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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비점오염 저감으로 '수질개선' 앞당기자 - 한상준

"두시언해(杜詩諺解)"로 번역되어 한국인에게도 많은 공감을 받고 있는 중국 당대의 시인 두보의 시(詩) 중에 "춘야희우"(春夜喜雨:봄밤에 내리는 반가운 비)라는 작품이 있다. "호우지시절(好雨知時節) 당춘내발생(當春乃發生)"이라는 구절이 나오는데, 이를 직역하면 좋은 비가 때를 알아 내리니 봄을 맞아 온갖 생명을 싹트게 한다는 뜻으로 비는 만물을 소생시키는 근원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서 비는 마냥 고마운 존재가 아닌 고대 로마의 신 야누스의 상반된 두 얼굴처럼 생각될 수도 있다.최근 문제시 되고 있는 비점오염이 바로 그것이다. 비가 오면 거리나 건물, 농경지축산지 등에 쌓여 있는 각종 오염 물질이 빗물과 함께 일반적인 차집관로가 없이 우수로를 통하여 하천이나 호수로 유입되어 수질을 오염시키는데 이를 "비점오염(非點汚染)"이라 한다.비점오염원은 아파트나 공장에서 발생하여 관거를 통하여 하수종말처리시설, 폐수처리시설에서 처리되는 생활하수나 공장폐수 등의 점오염원과는 달리, 오염물질이 배출되는 위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고 측정하기도 곤란하다는 특징을 갖고 있다. 또한, 오염지역이 폭넓게 배출되므로 배출되는 수질오염물질을 적절히 처리하기가 쉽지 않다.실제로 4대강 수계로 흘러드는 오염물질 중 비점오염원이 차지하는 비율은 42~69%로 조사 되었으며, 향후 2015년이 되면 65~70%에 달할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비점오염을 줄이는 것이 하천 수질개선에 중요한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특히 농경지와 축산농가가 많은 우리 전북지역의 경우 비점오염원의 적절한 관리없이는 수질개선을 기대하기 곤란하며, 전북도민의 오랜 숙원사업이며, 세계적 명품복합도시를 꿈꾸는 새만금의 수질 개선을 위해서도 새만금 상류 하천인 만경강, 동진강의 비점오염 저감방안이 절실히 요구되는 실정이다.이를 위해 정부에서는 비점오염 저감을 위한 "4대강 비점오염원 관리 종합대책('04)"을 수립하여 추진해오고 있으며, '06년 4월부터는 골프장, 산업단지 같은 환경영향평가 협의 대상 개발사업과 1만㎡이상의 폐수배출시설 사업장에 대하여 비점오염원 설치신고 및 저감시설 설치를 의무화했다.또한 도로변, 농경지, 산림지역 등 토지이용형태별로 적합한 비점오염 저감시설 표준 모델마련을 위한 수계별 시범시설 설치사업을 추진하고, 고랭지 채소밭 개발로 인한 흙탕물 오염이 우려되는 소양호, 도암호 등을 비점오염 관리지역으로 지정관리 하고 있다.우리관내인 새만금지역에도 합류식하수도 초기월류수(CSOs) 처리시설 설치를 위한 환경부 및 관계시군과의 MOU를 체결한 바 있고, 생태습지 및 생태유수지 확대 등 명품 새만금 조성을 위해 다양한 비점오염원 저감방안이 추진될 계획이다.그러나 기업과 국민들의 자발적인 협조 없이 이러한 정부 주도의 정책만으로는 불특정지역에서 발생하는 비점오염원을 효과적으로 관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사업장이나 공사장에서는 원료나 생산품 사용보관시 덮개설치 등 보관요령을 준수하여 강우에 직접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지붕 및 배수로 등에 퇴적된 오염물질을 제거함으로써 비점오염원의 하천유입을 막도록 유의하여야 한다. 지역주민들도 우기를 피해 최소한의 농약비료만 살포하고, 우수맨홀도로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대문 앞 청소시 물청소 대신 빗자루로 쓸기 등 비점오염 줄이기에 적극 동참하여야 한다.온 국민의 노력과 정부의 정책이 하나가 될 때 "호우지시절 당춘내발생"과 같이 비는 고마운 존재가 될 것이다./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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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10.05 23:02

[전북칼럼] 소리축제, 이제 다시 시작이다! - 이종민

신종플루 호들갑에 소리축제마저 추풍낙엽이 되고 말았다. 아르헨티나의 가수 수잔나와 우리 심수봉이 함께 엮어갈 이색 무대에 대한 기대도 허한 한숨과 함께 날아가 버렸다. 세계적인 소프라노 신영옥 공연 보여주겠다고 외교사절까지 초청했는데 닭 쫓던 견공신세가 되어 그 뒷수습에 지붕 쳐다볼 여유조차 없다. 새로운 축제 장소로 지목되면서 한껏 기대에 부풀어 있던 한옥마을의 분위기도 예사롭지 않으며 지역 문화예술계도 때 아닌 찬바람에 진짜 감기 조심해야 할 처지에 몰리고 말았다.그러나 백신조차 없는 홍두깨 독감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을 축제 관계자들에 비하랴! 시작 자체가 늦어진데다가 예산확보마저 매끄럽지 못해 숱한 어려움을 겪으면서도 소리축제를 살려야 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밤을 낮 삼아 준비해온 사람들이 감내해야 할 그 참담함을 생각하면 서운하다거나 유감이라는 말조차 꺼낼 수가 없다. 더구나 이미 맺은 수많은 계약의 해지 및 정산 등 미묘하고 선례도 없는 일을 아무런 전망도 없이 추슬러야 하는 번잡함이라니!그렇다고 도깨비 같은 신종플루를 탓하거나 방역책임을 전가하기 위해 급하게 위협공문을 내려 보낸 정부를 비난하고 있을 여유가 없다. 다음을 준비해야 하기 때문이다. 주저앉아 탄식만 하고 있을 게 아니라 이번의 '해프닝'을 '약진의 발판으로' 삼을 지혜를 차분히 모아 나가야 한다.이를 위해 우선 요구되는 것이 조직의 안정화이다. 공연중심 축제의 경우 양질의 프로그램 확보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지속적인 홍보와 마케팅이다. 이는 안정적인 조직을 기반으로 해서만 가능하다. 올 소리축제에 대해 염려의 소리가 끊이지 않았던 것도 이러한 점 때문이었다. 시간에 쫓기면 수준 높은 연주자들도 섭외할 수 없고 최고의 홍보수단인 입소문을 기대할 여지도 없다. 더구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조직의 불안정속에서는 축제 성패의 핵심고리라 할 수 있는 조직원들의 자발적인 열정도 이끌어낼 수 없는 것이다.그래서 '이제 다시 시작이다!' 올해 준비과정의 소중한 체험, 그 실행착오까지를 계승할 수 있어야 한다. 새롭게 조직 꾸리느라 다시 시간을 낭비할 수는 없다. 축제 조직원들이 어렵게 구축한 소중한 인적네트워크도 지속적인 소통을 통해 견고하게 다질 필요가 있다. 적어도 이번 일이 도로(徒勞)의 해프닝으로 마무리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소리축제 자체가 소중해서 만이 아니다. 축제가 결국 지역의 문화역량을 키워나가는 데 기여해야 한다면 이를 이끌 전문인력에 대한 배려가 반드시 병행되어야 한다. 소리축제가 이 지역 소리문화 활성화를 위해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한다면 올해의 경험이 결코 '없었던 일'로 흘러가서는 안 된다. 이런 일이 반복된다면 누가 참신하고 독창적인 공연기획을 무릅쓰겠는가? 어느 기획자나 연주가가 아무런 보상 없이 그 위험만 감수하려 하겠는가?수개월동안 밤잠 설치며 연습해오고도 아직 대사 한마디 치지 못한 배우를 무대에서 내려오게 할 수는 없다. 기왕에 기회를 다시 주어야 한다면 그것은 빠를수록 좋다. 그래야 장기적 전망 속에서 내년을 준비할 수 있으며 뒤치다꺼리 하느라 진이 빠진 이들의 지친 마음에 작으나마 위로의 힘을 실어줄 수 있다. 실망으로 축 늘어진 지역주민들의 어깨에도 희망의 날개를 달아줄 수 있는 것이다.해괴망측한 신종플루와 이에 대한 당국의 섣부른 조처가, 우리 소중한 소리축제에 오히려 탄탄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백신으로 기여하는 반전의 묘미, 이 가을에 기대해 본다!/이종민(전북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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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28 23:02

[전북칼럼] 이명박 대통령과 이미지 정치 - 천호성

요즘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고 한다. 그간 무슨 일이 있었기에 대통령의 인기가 올라간 것일까? 국정수행을 잘 해서 인기가 올라가고 있는가? 그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보자. 지금 쇼가 벌어지고 있다. "친서민 행보"라는 청와대 기획, 한나라당 조연, 주연배우 이명박 대통령이 보여주는 쇼이다. 여기에 개념 없는 몇몇 신문과 방송들이 연일 친절하게 대통령의 서민행보를 홍보해주고 있다. 결과적으로 요즘 이명박 대통령의 인기는 1회성 쇼를 동반하는 "이미지 정치"에 국민들이 현혹되고 있기 때문이다.보라! 이명박 대통령으로 정권이 바뀌고 국가경제가 더 나아졌는가? 자신이 대통령이 되는 것만으로 코스피지수가 3000포인트 찍을 것이며, 임기 내 5000 포인트를 달성할 것이라고 이야기 했는데 지금 어떠한가? 틈만 나면 경제대통령이 되겠다고, 경제를 살리겠다고 이야기 했는데 요즘 서민들의 삶이 행복한가? 기본적인 권리인 언론 및 집회의 자유는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보다 나아졌는가? 남북문제는 어떠한가? 금강산 관광은 중단 되었고, 개성공단은 삐걱거리고 있지 않는가! 사교육비는 줄어들었는가? 대학 등록금은 반값으로 낮추어졌는가? 임기 내 달성하겠다던 747공약(연 7%성장, 국민소득 4만달러, 세계경제 7위)은 어디로 갔는가? 이명박 정부는 잃어버린 10년이라며 그토록 비판하던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보다 더 나아졌다고 자신 있게 이야기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국민들의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또 국가의 품격을 높이기 위해 대통령이 해야 할 일은 너무나 많다. 국민의 생명과 재산 보호를 기본으로 국방, 외교, 경제, 정치, 민생 등 가히 대한민국에서 대통령이 해야 하는 일은 엄청나다. 나는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시장에 가서 만두와 오뎅을 먹고, 슈퍼에 가서 뻥튀기를 사는 것을 비난하고 싶지 않다. 농촌마을에 가서 모를 심고, 고추를 따고 농민을 격려하는 일도 그의 선택이며 자유이다. 군대를 다녀오지 않은 대통령으로서 신병교육대를 방문하여 젊은 병사들과 함께 사진을 찍고, 전문계 고등학교를 방문하여 "대한민국 사회에서 대학을 가지 않아도 성공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겠다"고 말하는 것도 자유이다. 하지만 적어도 그것을 말로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재래시장 사람들이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정책, 농민들이 정말 잘 살 수 있는 정책으로 서민들의 삶이 보다 나아 질 수 있도록 구체적인 정책과 비전을 제시하고 결과로 보여달라는 것이다. 구호로서 끝날 일은 아니다.세계경제포럼(WEF)이 평가하는 우리나라의 국가경쟁력이 올해 6계단이나 떨어졌다. 세계경제포럼이 8일 내놓은 '2009년 국가경쟁력 평가'를 보면, 우리나라는 평가 대상 133개국 가운데 19위다. 2007년 11위까지 올라간 뒤 2008년(13위)에 이어 2년째 순위가 떨어졌다. 이명박 정부의 말과는 달리 세계는 현재의 우리나라에 대해 보다 냉혹하게 평가를 하고 있다.대통령의 역할 중에서 사회의 갈등을 조정하고 국민들의 아픔을 치유하여 우리사회에 희망을 주는 일은 매우 중요이다. 이명박 정부가 진정 "친서민정책"으로 패러다임을 전환하였다면 서민들의 아픔을 상징적으로 보여준 "용산 참사 사건"부터 해결하라. 죽어서 저승에도 못가게 하는 사회가 어찌 정상이란 말인가! 현 정부는 그들을 차디찬 냉동고에 둔 채 "친서민정책"을 이야기한다는 것이 부끄럽지도 않다는 말인가?쇼는 쇼다. 국민들은 쇼와 현실을 구별할 줄 알아야 한다. 정치의 수준은 국민들의 의식 수준을 넘지 못한다. 정치인들을 탓하기에 앞서 우리 국민들은 어떤 사람을 정치지도자로 뽑아야 하는가에 대해 보다 진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정책은 뒷전이고 이미지만 바꾸는 것으로도 인기를 얻을 수 있다면 누가 국민들을 두려워 할 수 있단 말인가!/천호성(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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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21 23:02

[전북칼럼] 전주·완주 통합의 길 - 안호영

최근 전주완주 통합 움직임이 갈등의 길로 가고 있어 걱정이다. 통합 추진기구들이 연내 주민투표 실시를 목표로 속도를 내자 완주군의 농민 여성단체들과 완주군 의회 등이 일방적인 흡수통합 추진이라며 반대하고 나섰다. 지난 날 방폐장 유치를 둘러싸고 부안에서 있었던 주민간 갈등이라는 아픈 상처를 떠올리게 된다. 아직 갈등의 초입인 이 시점에서 통합의 의미나 방법을 진지하게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전주를 둘러싸고 있으면서 역사 문화가 비슷하고 생활권이 같은 완주와 전주의 통합은 광역 거점 도시를 중심으로 지역발전을 도모하고 행정의 효율성과 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오랜 숙원 사업의 하나이다. 더욱이 정부가 연내 자율통합 결의를 하는 경우 상당한 지원을 한다 하니 좋은 기회기도 하다.이런 점은 통합을 찬성하거나 반대하거나 대체로 인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왜 갈등이 일어나는 것일까? 통합추진과정을 보면, 통합추진단체가 정부의 자율통합 시한을 이유로 충분한 여론 수렴 절차 없이 우선 통합건의서명 작업에 들어갔고, 반대측에서는 이를 전주시가 완주군과의 여러 쟁점 현안에 대한 진지한 해결의지 없이 일단 통합하고 보자는 흡수통합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인식하고 있다. 한마디로 통합에 대한 충분한 공감대 형성 절차 없이 진행되는 움직임에 대한 반발인 것이다.지금의 상황이 그대로 전개될 경우 조만간 격렬한 갈등으로 통합은 커녕 지역 사회에 심각한 후유증만 남기게 될 가능성이 크다. 통합을 위해서는 대책이 필요하고 대단히 시급하다.문제의 해결 방안은 멀리 있지 않다. 모두가 다 아는 것처럼 통합 자치단체 주민 다수의 뜻에 따라 해결하는 것이다. 즉 찬반 양측이 참여해서 통합 필요성이나 문제점을 토론하고, 조정 타협하는 과정을 통해 주민들이 자연스레 통합이든 반대든 선택하도록 절차와 내용을 만들어 가야 한다. 이것이 민주주의 시대의 분쟁해결 방법이다.사실 통합이 필요하다고 하지만, 통합을 하면 구체적으로 무엇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대부분의 주민들은 잘 알지 못한다. 우선 1995년 이래 지금까지 80여개의 도시와 농촌을 40 여개로 통합한 도농 통합이 예측된 행정의 효율성 증진에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거대 통합시 출범과 이후 행정구역 개편으로 도가 폐지되거나 약화 될 경우 오히려 중앙집권화 되어 광역자치단체 강화라는 세계적 추세나 지방자치 강화에 역행할 수도 있다. 통합이 양쪽 주민 모두의 생활향상으로 연결될지도 의문이다. 이처럼 통합에 얽힌 문제를 하나하나 따져보면 간단하지 않다.따라서 지금 필요한 것은 여론몰이가 아니라 통합의 당사자인 주민들이 모여 통합에 얽힌 문제를 따져보는 절차이다. 통합이 급하면 급할수록 더욱 더 완주군 마을 마을 마다 공청회를 열어야 한다. 찬반 양측 모두 통합이 필요한지, 통합되면 쓰레기 처리장 같은 혐오시설은 어찌 되는지, 전주시의 지원 약속은 실현가능한지, 오해가 있다면 풀고, 정말 문제가 된다면 통합을 위해 양보하고 타협할 수는 있는지 등 따져봐야 한다. 그 과정에 행정기관은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지원하여야 함은 당연하다.그런데 그런 절차를 밟다 보면 통합시한을 넘겨 정부의 지원을 받지 못한다는 걱정이 있다. 그러나 지금의 정부 지원책 역시 전국적인 행정구역개편에 대한 논의와 맞물려 있어서 확실하지 않다. 또 정부의 지원 보다는 통합의 과정을 통한 공감대 형성, 신뢰와 민주주의 실천 경험이 통합의 실질적인 추진력이 되고 통합시나 지방자치 발전의 소중한 밑거름으로서 더욱 귀중하다. 급할수록 돌아가라는 말의 의미를 새겨볼 때다. /안호영(변호사참여자치연대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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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14 23:02

[전북칼럼] 온실가스, 환경영향평가로 잡는다.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 만시지탄(晩時之歎), 망양보뢰(亡羊補牢)때를 놓치고 후회함을 나타내는 고사성어다. 최근 이런 단어들이 현실로 나타나지 않을까 염려스러울 정도다.올 여름 우리나라를 뜨겁게 달구었던 재난영화 "해운대"가 한달여만에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영화는 우리가 천재지변이라고만 여겼던 재난들도 예측 가능하고 또한 미리 대처할 수 있음을 역설하고 있다.한편 해운대를 보면서 작년에 개봉된 다큐멘터리 영화"지구(Earth, 2007)"의 한 장면이 떠올랐다. 한마리 아빠북극곰이 먹이를 찾아 떠난다. 그러나 점점 빨라지는 해빙기로 인해 먼 거리를 헤엄쳐 결국 먹잇감을 발견하지만 이미 탈진한 북극곰은 결국 쓰러지고 만다.북극곰은 지구온난화의 폐해를 상징하고 있다. 이러한 북극곰은 현재와 같이 지구온난화가 지속된다면 2030년에는 결국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영화를 보면서 "아름다운 우리 지구가 병들어 있고, 아파하고 있는데, 나는 지금 뭘 하고 있는가?", "너무 늦지는 않았는가?"라는 생각이 들자 소름이 끼쳤다. 내 자식에게 물려줘야 할 하나밖에 없는 지구인데....최근 심각해지고 있는 기후변화는 산업화, 도시화에 따른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도 상승에 있다. 온실가스는 현재와 같은 증가세라면 2050년경에는 산업혁명 이전에 비해 두배 정도로 늘어나 지구는 물부족, 해수면상승, 생물종 변화 및 일부 생물종의 멸종 등 심각한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한다.그래서 전 세계 각국에서는 이러한 환경재앙을 예방하고자 수소자동차, 수소연료전지,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등 온실가스 배출을 줄일 수 있는 다양한 정책들을 쉴 새 없이 쏟아 내고 있다.우리정부도 예외는 아니어서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관련법 및 제도적 기반 마련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특히 환경부에서는 환경영향평가법 시행령을 개정('08.12.31, '10.1.1 시행)하여 환경영향평가 시 기존의 대기, 수질, 자연생태, 생활환경, 사회경제 6개 분야 21개 세부 평가항목 중 대기분야에 온실가스를 추가하였다.따라서 내년부터 사업자 또는 계획입안자는 사업계획 수립 시 환경부에서 제공하는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단계별?분야별 고려사항을 참고하여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하고 기후변화의 영향을 사전에 고려해야만 한다. 그렇게 되면 각종 개발사업에 따른 온실가스 배출량은 상당히 감소될 것으로 생각된다.그리고 우리청에서는 개발사업에 따른 온실가스 저감을 위해 전북지역 개발사업에 대한 환경영향평가 및 사전환경성검토 시 사업의 초기단계부터 물순환체계 확보(폐수재이용, 빗물재이용), 녹지확보, 자원재이용, 청정연료 이용 등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대안을 제시하여, 올 상반기에는 총 협의건수 160건중 약 37%에 대해, 올 하반기에는 60% 이상을 목표로 저탄소 녹색개발을 적극 유도하고 있다.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기후변화 대응 노력을 더 이상 미뤄서도 미룰 수도 없다.미국의 기후전문가 제임스 한센(James Hansen)은 "기후변화 문제를 해결하는 데 우리에게는 아주 짧은 시간이 남아있고, 이는 기껏해야 10년 이내"일 것이라고 한다.정부는 큰 틀에서 기후변화 대응정책을 만들고 국민들은 생활 속에서 불필요한 전기코드를 뽑고, 대중교통 또는 자전거를 이용하는 등 적극적으로 온실가스를 줄이는 노력을 할 때, 우리 지구는 건강을 회복하게 될 것이다./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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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9.07 23:02

[전북칼럼] 전주에서 축제하기 - 이종민

지난 8월 26일 한옥마을에서는 전주 축제의 발전방향에 관한 전문가 토론회가 있었다. 원래 예정되어 있던 한옥마을 투어 일정까지 생략하며 함평나비축제와 보령머드축제의 성공사례에 귀 기울이는 등 진지한 고민이 꽤 길게 이어졌다.하지만 토론이 길어지면서 답답함은 오히려 더해갔다. 초청전문가들의 진단과 처방은 나름 명쾌했지만 이 지역의 고유한 특성에 대한 치밀한 고려가 없어 큰 설득력을 얻지 못했다. 함평과 보령의 예도 '저돌적인 마케팅'을 제외하고는 거의 본받기가 어려운 '다른 나라 얘기'였다. 이 지역 참여자들의 토론도 '맥'이 풀려 있기는 마찬가지였다. 거의가 이 지역 특수 상황을 내세운 변명 수준을 맴돌고 있었다. (더욱 안타까운 일은 그나마 이 지역 축제 관계자들의 참여가 극히 저조했다는 것!)왜 이런 일들이 반복되는 것일까? 답이 없어서? 문제를 잘못 제기했기 때문에? 말하자면 우문에 현답을 바라고 있는 꼴이어서? 그야말로 '어리석은 질문'이 꼬리를 물면서 갑갑증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았다.한국음악 공연 횟수가 서울보다도 더 많은 곳에서 판소리를 중심으로 한 축제가 과연 주민들의 '일상의 탈출' 욕구를 충족시켜줄 수 있을까? 실제 공연을 직접 보러가지 않더라도,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안숙선이나 왕기석 같은 명창들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주민들이 소리축제가 마련한 그 어떤 판소리 공연에 특별한 매력을 느낄 수 있을까?매일 한옥마을 어딘가에서 한지제작이나 한지공예 등의 체험을 할 수 있는 마당에 한지문화축제는 과연 어떤 프로그램으로 주민들의 참여를 이끌어낼 수 있을까? 한집 건너 비빔밥집인, 그래서 평소에는 외지 사람들이 손님으로 찾아왔을 때에나 울며 겨자 먹기로 그곳을 찾을 정도인 전주 사람들에게 비빔밥 축제는 또 무슨 매력으로 다가올 수 있을까?외지 관광객을 위한 것이라고? 그러면 바로 '주민들의 참여 저조'라는 '딱지'를 받을 것이다. 판소리나 한지, 비빔밥이 아닌 다른 것에 중심을 두면? '정체성 상실!' 불호령이 떨어질 것이고.이래저래 축제 관계자들로서는 난감할 뿐이다. 애초 이런 조건을 모르고 참여한 것은 아니겠지만, 정체성도 살리고 주민들 참여도 이끌어내고, 거기에 관광객 유치와 경제적 효과까지 거두는 일은 분명 손오공의 여의주로도 버거운 일이다. 예산 생색으로 애햄 거리는 정치권이나 흠집 찾기에 더 열심인 듯한 언론, 손 하나 거들지 않고 평가의 자만 들이대기에 골몰하고 있는 소위 전문가들의 등살에 축제 자체의 기획 추진에는 힘을 싣기조차 쉽지 않은 것이다.그렇다고 공공예산을 쓰면서 평가를 피할 수는 없는 법. 길은 평가지표를 다양화, 현실화하는 것일 터인데 아무리 그래봤자 창의성 말살하는 공교육 일제고사 꼴을 면하기는 애초에 불가능한 일이 아닌가? 독창성이 생명인 문화예술 관련 분야에서.토론회 뒤풀이 술맛이 영 개운치 않다. 전주 같은 곳에서는 축제수준의 행사들이 매일 벌어지고 있기 때문에 축제에 너무 큰 비중을 두지 않아도 될 것이다. 멀리서 오신 전문가 선생님이 위로랍시고 말을 건네는데, 그 것이 꼭 축제 자체를 포기하라는 말로 고깝게 들리는 것이렸다!그리고 바로 다음날 아침. "몬트리올은 1년 내내 축제 중" 기사가 계시처럼 어느 일간지 문화면 하나를 온통 차지하고 있다. '철수어머니 생일 축하 축제'가 있을 정도로 축제가 일상화 된 곳. 어느 특정한 것에 매달리지 않고 종가집 제사 치르듯 다양한 축제를 일삼아 즐기는 것, 거기에 전주의 길이 있지 않을까? 그러고 보니 파리나 뉴욕에 무슨 축제가 있었지?/이종민(전북대 영문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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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31 23:02

[전북칼럼] '다문화사회'와 '전주비빔밥'이 닮은 이유 - 천호성

우리나라에서 살거나 생활하고 있는 외국인 수가 이미 100만 명을 넘어섰다. 현재의 국제결혼 증가율과 외국인 이주노동자의 증가 추세로 볼 때, 약 2020년쯤에는 외국인이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약 5%정도가 될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20세 이하의 젊은 층 중에서는 5명 중에 1명이 다문화가정의 자녀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바야흐로 대한민국 사회가 본격적인 다문화사회로 진입하게 되는 것이다.이러한 현상은 전북의 상황도 예외가 아니다. 한 통계자료에 의하면 2009년 현재, 전북에 거주하고 있는 외국인 수는 약 1만 9천여명이고 국제결혼 자녀수도 4천 5백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특히 농촌지역에서 국제결혼비율의 증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점에 비추어볼 때, 전북에서 외국인 수나 다문화가정 구성원의 수는 더욱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자본과 인구의 국경 없는 이동과 글로벌화의 진행이라는 세계적인 추세를 감안할 때, 우리사회의 다문화사회로의 전환은 이제 거부할 수 없는 시대의 흐름이다. 다문화사회로의 진입은 단일민족의 전통과 문화를 강조하던 기존의 우리사회과 갖고 있는 폐쇄적인 사회적 질서와 시민들의 의식이 이제는 변화하지 않으면 안 되는 시대에 직면하게 된다는 의미를 갖는다. 요컨대 서로 다른 차이를 인정하고 함께 더불어 사는 공존공영의 시대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한민국의 사회가 전환되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다문화사회에 대한 우리나라의 기존의 정책은 동화주의였다. 우리와 다른 사람들을 한국사회에 동화시켜 한국의 문화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정책이 기본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경향은 다문화가정 구성원들에게 언어와 문화 그리고 삶의 방식을 인정하고 그들 나름의 정체성을 인정해 주는 쪽으로 정책의 방향이 전환되고 있다. 이러한 정책 전환은 매우 고무적인 일이 아닐 수 없다. 물론 우리나라의 문화적 전통과 고유성을 잘 유지하는 것도 우리사회의 미래를 위해서 필요하다. 그러나 동화보다는 그들에게 고유한 문화적 가치를 인정함으로써 우리 사회에서 다양한 문화의 공존과 조화를 통해 새로운 사회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다문화가정 구성원들이 우리사회에 잘 적응하고 우리와 함께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와 시민들의 열린 마음과 배려하는 자세가 무엇보다도 필요하다. 고정관념이나 편견에서 벗어나 그들을 우리사회의 진정한 구성원으로 인정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한다.전주비빔밥이 각종 재료가 잘 어울려 조화를 이룰 때 그 나름의 독창적인 맛을 만들어 내는 것처럼, 우리사회도 다양한 구성원들의 멋진 하모니가 이루어질 때 진정 아름답고 행복한 사회로 거듭날 수 있을 것이다. 이런 점에서 보면 다문화사회는 우리의 노력에 따라 새로운 도약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문화란 "아이가 성숙해서 어른이 되는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다른 문화를 사랑해야 우리 문화를 사랑할 수 있다. 이제 다문화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서로 다름을 인정하며 상호 존중과 배려를 위한 열린 마음이다. 맛있는 전주비빔밥처럼 아름다운 다문화사회를 꿈꾸어본다./천호성(전주교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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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24 23:02

[전북칼럼] 중소상인 살리기와 민주주의 - 안호영

지난주 대형마트 기업형 슈퍼마켓 규제와 중소상인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중소자영업자 실업안전망 구축을 위해 관련법 개정을 포함한 여러 활동을 하는 중소상인 살리기 전북네트워크가 출범했다.고사위기에 처한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도내 소비자정보센타 등 시민사회단체와 이해당사자라 할 전라북도 상인연합회 등 슈퍼마켓, 주유소 등 중소상인을 대표하는 단체 등 40여 단체가 함께 나섰다는 점에서 이제야 비로소 문제해결을 위한 노력이 제방향을 잡아 다른 어느 때 보다도 성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대형유통업체의 무분별한 확장으로 인한 중소상인 폐업, 실업,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해 볼 때 이를 합리적으로 규제하고 실직 중소상인을 보호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으로 유통산업발전법, 고용보험법등 등 관련법 개정은 반드시 필요하다. 지금 국회에 대규모 점포 등의 규제와 관련해 무려 12개의 법률 제 개정안이 발의되어 있고, 발의에 함께한 의원도 102 명에 이른다는 것도 이를 말해준다. 그러나 정부는 대규모유통업체를 대변하여 영업의 자유를 제한한다거나 국제무역협정에 위반된다는 이유로 개정에 반대하고 있다. 여러 현안에 대해 여론을 무시하고 독선적으로 정국을 운영하는 정부 여당의 고집스런 태도와 비슷한 내용의 법률안이 지난 17대 국회에서 10 여개가 넘게 제출되었다가 관련 상임위의 심의조차 없이 폐기된 전례에 비추어 볼 때 개정 전망이 밝지 않다.어떻게 해야할까? 선거로 뽑은 대표자를 통해 정책을 결정 시행하는 대의민주주의하에서 국민은 결국 여론과 선거시 신임투표로 책임을 물어 그 의사를 관철시킬 수밖에 없다. 따라서 선거 전인 현재로서는 이해당사자인 중소상인들과 시민단체들이 나서서 중소상인 보호를 위한 법 개정 여론을 형성해 정부와 국회의원을 설득 압박하는 한편 그들의 법개정 노력을 감시하고 평가해야 한다. 향후 선거에서는 반드시 지역 감정이나 헛된 공약이 아니라 그간의 정책 태도에 따라 대표자를 선출 그들로 하여금 입법하도록 해야 한다. 이 노력은 어느 한 지역 만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루어져야 효과적일 것이다.이러한 입법 노력과는 별개로 중소상인 보호를 위해 현재 가능한 제도를 적극 활용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얼마전부터 대중소기업상생협력촉진법에 따른 사업조정권한이 전라북도에 이관됨에 따라 도에 설치된 사업조정기구인 사전조정협의회를 통해 대규모 유통업체의 도내 신규 진출, 영업시간점포면적취급품목에 대해 조정할수 있는 길이 열렸다.따라서 앞으로 대규모 유통업체의 신규 진출, 대형마트의 주유소 진출, 대형마트 심야영업을 막고 농산물 등 지역산품 판매를 위해 적극적으로 사업조정신청을 해야 한다. 그러나 갈등이 원만히 해결되기 위해서는 대기업의 사업진출이 지역 중소기업의 경영안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조사나 제시하는 대안이 지역 실정을 정확하게 반영하고 대기업과 중소상인의 입장, 소비자의 이해가 고루 반영되어 합리적이고 공정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기업이 조정에 응하지도 않을 뿐더라 자칫 소비자로부터 외면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대한민국은 민주 공화국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문제는 민주주의 원리 즉 국민이 주인으로서 언제든지 스스로 나서서 해결하는 것을 보장하는 체제라는 뜻이다. 정치권력의 선택도, 내 생활상의 이익 실현도, 오늘의 중소상인이 처한 어려움의 해결도 마찬가지다. 국민주권은 선거 때만, 정권선택을 위해서만 행사하는 것이 아니다.목마른 사람이 우물 판다는 말이 있다. 이것이 오늘 중소상인 살리기 전북네트워크에 기대를 거는 이유다. 선거때가 아니라고 머슴이 제멋대로 하는 세상이어서 더욱 그렇다./안호영(변호사참여자치연대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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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17 23:02

[전북칼럼] 우리동네 사업장에선 화학물질이 얼마나 나올까 - 한상준

1,200만여 종, 그 중 3만8천여 종 유통! 현재 지구상에 존재하는 화학물질과 우리나라에서 유통되고 있는 화학물질 종류이다. 그리고 한 해 3~4백개의 신종 화학물질이 생성되고 있다. 이러한 화학물질의 범람 속에서 우리 인간은 얼마나 안전할까?과거 식량부족으로 어려움을 겪던 시절에는 화학물질-화학비료는 식량혁명을 불러와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벗어나게 해 주었고, 산업화 이후 근현대에 이르러서는 우리 아이들의 장난감에서부터 식료품, 가구, 자동차, 건물 등에 이르기까지 화학물질은 우리 일상 깊숙이 침투하여 우리 삶의 패턴을 완전히 바꿔 놓았다. 그러나 그 편리성과 유익성에 함몰되어 화학물질의 위험성을 간과하기도 했던 것도 사실이다.한 예로 50대 이상인 우리국민이면 백색가루를 온몸에 뒤집어쓰고는 이가 없어지는 것을 보면서 신기해하면서 고맙게 여기기도 했던 것을 기억할 것이다. 이 물질이 바로 살충제인 DDT이다. DDT는 살충효과가 뛰어나 1945년 이후 살충용 농약으로 널리 사용하게 되었다. 그러나 땅에 녹아 있던 DDT가 식물에 흡수된 후 생물농축을 통해 인간 같은 생물에게까지 해를 끼치는 물질임이 밝혀지면서 지금은 대부분 국가에서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이렇듯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알게 모르게 화학물질에 과다 노출되어 있고 심지어 이의 유해성을 모르고 무분별하게 사용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그래서 환경부에서는 이러한 화학물질의 과다 노출과 남용을 방지하기 위하여 유해화학물질관리법에 따라 2000년부터 화학물질 배출량 조사 및 화학물질 정보공개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이 제도는 원료 투입부터 생산된 제품 폐기까지의 과정에서 배출되는 화학물질 양을 사업자가 직접 파악해서 사업자 스스로 화학물질 배출량을 줄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데 그 목적이 있다. 그리고 이를 위해 화학물질배출량 정보공개시스템(인터넷)을 구축하여 정부뿐만 아니라 시민과 기업이 배출량 정보를 공유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이에 따라 올해 전북도에서는 2008년 7개 사업장에 이어 19개 사업장이 배출량 공개에 참여하였는데, 이들 공개사업장의 화학물질 배출량이 '04년 388톤에서 '07년 192톤으로 대폭 감소(50%)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종별로는 화학제품 13개, 자동차제조 5개, 고무 및 플라스틱 4개, 조립금속 3개, 봉제제품 1개 사업장이다.이는 그 동안 환경부와 산업계가 함께 자발적 협약 체결, 정보교류회 활동, 배출저감 기술 적용 등 화학물질배출량을 줄이고자 혼신의 노력을 기울인 결과라고 생각된다.물질의 풍요와 신제품 개발에는 새로운 화학물질의 탄생이 필연이며 환경으로의 노출 또한 피할 수는 없다.다만, 정부는 화학물질 배출저감을 위한 다양한 환경기술 및 산업지원, 원료부터 폐기까지 유해화학물질 저감을 추진하는 녹색화학(Green Chemistry)육성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는 한편 사업자는 스스로 시설 및 공정개선, 고독성물질을 저독성물질로 대체하는 물질대체, 친환경 기술적용 등을 통해 화학물질 배출량을 줄여 환경오염을 최소화하는 노력이 절실히 필요한 시기라 생각된다.아무쪼록 2010년 모든 사업장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화학물질 배출량 정보공개 제도가 원만하게 안착되어, 정부시민기업 이해관계자 상호간에 화학물질에 대한 정확하고 올바른 소통(Risk Communication)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한다./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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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10 23:02

[전북칼럼] 경기전, 600주년을 준비하자! - 이종민

'역사는 흐른다!' 그러나 그 흐름에 그냥 내맡기는 것은 역사적이지 못하고 문화의 길도 아니다. 그 흐름의 결을 살펴 그 방향을 가늠해야 반문명의 혼돈을 피해갈 수 있다. 그렇게 해서 세운 얼개에 살을 더하고 피를 흐르게 하여 피워낸 것이 바로 문화의 꽃이다.우리가 자부하는 전주 문화의 근저에 경기전의 역사가 있다. 유교 철학을 국가이념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가 그 뿌리를 이루고 있으며 가파른 전란 속에서도 그것을 지켜낸 숭고한 결기가 이곳 그윽한 한옥처마에 서려있다. 그래서 조선 회화의 정점이라 할 수 있는 태조어진과 임진왜란 이전 조선 전반기 역사를 고스란히 지켜낼 수 있었다. 이 자랑스러운 역사에 힘입어 찬란한 서화, 인쇄, 한지의 문화가 피어났다. 그 자부심에 기대어 한옥, 한식, 판소리 등 전통문화의 맥을 이 '실용'의 시대까지 이어올 수 있었다.그 경기전이 내년이면 600주년을 맞이한다. 60 회갑이 열 번이나 거듭한 것이다. 경사스런 터에 경사가 났다. 그러니 손 개고 있을 수는 없는 일! 그 경사와 위엄에 걸맞은 잔치를 준비해야겠다. 어서 추진위원회를 구성하여, 마침 내년에 어진유물전시관도 준공될 것이니, 이때에 즈음하여 그 품격에 어울리는 국가적 차원의 축하행사를 마련해나가자는 것이다.우선 경기전의 위격에 맞는 조처들이 선행되었으면 좋겠다. 시립박물관을 거쳐 시민공원으로 이어지면서 슬리퍼에 잠옷 차림으로 들락거려도 되는 곳으로 전락해버린 슬픈 역사부터 정리해야 한다. 경기전 뜨락이야 자유스러운 휴식공간으로 계속 활용해도 무방하지만, 적어도 삼문 안쪽의 제례 공간만은 일정한 예를 갖추었을 때에, 전문가의 안내를 받으며 돌아볼 수 있도록 했으면 좋겠다. 종묘와 비슷한 위격을 갖춘, 그래서 종묘제례악이 연주될 수 있는 귀한 공간의 품위를 우리 스스로 떨어뜨리는 일이 더 이상 되풀이되어서는 안 될 것이다.이 경사스런 터에 대한 제대로 된 안내도록의 발간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일이다. 외국인 관광객을 위해서도 그렇지만 아직도 단순 휴게 공간 정도로 여기고 있는 내국인, 심지어 전주시민들을 위해서도 시급한 일이다.또 하나 이곳에 대한 체계적이고 종합적인 연구도 제안하고 싶다. 어떤 철학과 사상을 근거로 조성된 공간이며 건축에는 또 어떤 미학이 배어있는지, 전주사고와 그것이 지켜낸 조선왕조실록의 역사문화적 의미는 무엇인지, 등에 관한 전문적 연구보고서가 기록의 차원에서도 이제는 필요한 것이다. 또한 1872년(고종 9년)에 있었던 '세초매안'(洗硝埋安)의 실상도 철저한 발굴조사를 통해 밝힐 일이며 조경묘가 조성된 사연과 근대 일제에 의한 훼손의 역사, 최근의 부끄러운 일까지도 체계적으로 정리해둘 필요가 있는 것이다.잘못된 역사를 되풀이하거나 소중한 역사를 제대로 계승하지 못하면 문화의 장래는 무망하다. '실용'이라는 명분을 내세운 돈의 이전투구만 난무하여 문화는 애당초 그 싹을 기대할 수 없게 되는 것이다. 법고창신(法古創新)! 경기전 역사를 거울삼은 600주년 기념제전이 흔들리는 '전주다움'을 되살리는 귀한 기회로 이어지기를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이종민(전북대 영문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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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8.03 23:02

[전북칼럼]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그 아이 - 천호성

어느 날, 나는 내가 사는 아파트의 엘리베이터 안에서 초등학교 3-4학년쯤 되어 보이는 한 남자 아이를 만났다. 아파트 엘리베이터는 같은 라인에서 함께 사는 사람들이 주로 만나는 공간이기에 간단한 인사정도는 오고가는 곳이다. 나는 "안녕하세요"라고 먼저 인사를 건넨 후, 몇 마디 말을 걸기 시작했다. "몇 층에 사니?, 너 이름이 뭐니?" 그 아이는 대답이 없다. "몇 학년이니?, 그럼 몇 살이야?" 여전히 대답이 없다. "너 ○○초등학교 다니는 거 맞지?". 그 아이는 나를 힐끔 쳐다보더니 아무 말도 없이 그만 11층에서 내려버렸다. 이 때 "아빠하고 함께 다니는 것이 너무 창피해!" 옆에 있던 중학생 딸아이가 퉁명스럽게 한마디를 던지며 나에게 핀잔을 준다. 왜 모르는 사람에게 말을 걸어 그 아이를 난처하게 만드냐는 것이었다. 그래서 내가 딸아이에게 "아빠가 무섭게 생겼니?"라고 한마디 건네며 나도 모르게 이런 발칙한 상상을 해보게 되었다. 그 아이는 혹시 내가 불량한 사람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한건 아닐까? 그 아이는 정말 창피해서 내말에 한마디 대꾸도 안했던 것일까?부모들은 가정에서 자녀들에게, 그리고 선생님들은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어떻게 가르치고 있는가? 대개는 모르는 사람이 말을 걸면 대꾸도 하지 말고, 누가 뭐 사준다고 해도 따라가지 말 것이며, 공짜로 차를 태워준다고 해도 절대 타지 말라고 신신당부하며 몇 번을 주지시킨다. 하기야 세상이 하도 무서워서 이렇게 경각심을 갖게 하는 교육이 당연한지도 모른다. 따라서 그 아이의 행동 또한 당연했고 심지어 칭찬받을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왜냐하면 배운 대로 실천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한번 곰곰이 생각해 보자. 이것이 미리 경각심을 갖게 해주기 위한 어른들의 지혜라는 것을 모르는 바는 아니며 부정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이렇게 가정과 학교에서 무의식적으로 이루어지는 경각심 강화 교육이 우리 아이들을 어떻게 만들고 있는지도 되돌아 볼 일이다. 안면이 없는 사람이라고 그 사람의 이야기에 한마디 대꾸조차 안하는, 아니 일부러 피하는 아이로 키우게 된다면 우리 세상은 어떻게 될까? 왜 그 아이가 "내 이름은 ○○○"이라고, "나는 ○○초등학교 몇 학년"이라고 당당하게 말할 수 없게 만드는가? 이것이 정말 바른 교육일까? 이것이 정상적인 사회인가? 교육이 사회를 바꾸고 또 사회적 현상은 교육에 그대로 영향을 미친다. 어른들의 삶은 아이들의 거울이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는 사회 안에서 그들은 어른들을 모방하고 학습하며 그렇게 닮아가며 커간다. 어른들이 만들어 놓은 잘못된 사회, 무서운 세상이 아이들을 이렇게 만들고 있는 것이다. 사람이 사람을 경계하는 사회가 교육을 통해 더 강화되고 있는 것이다. 교육의 기본은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출발한다. 아이들은 어른들의 삶에서 배우고, 배운 대로 살아가도록 하는 것이 교육이 추구하는 본래의 목적이기도 하다. 나는 다시 엘리베이터에서 그 아이와 만나는 것을 상상해 본다. 그리고 이번에는 호기심 많은 눈으로 그 아이가 나에게 이렇게 묻기를 기대해 본다. "아저씨는 몇 층 사세요?", "아저씨 이름은 뭐에요?" 라고이런 나의 상상이 현실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 어른들이 해야 할 몫이 너무 크게 느껴진다./천호성(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 천호성 교수는 전북대 사회교육학과를 졸업하고 일본 나고야대학 대학원에서 교육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한국 일본교육학회 편집위원장전북다문화교육센터 소장 등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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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7 23:02

[전북칼럼] 기업형 슈퍼, 규제 법률 시급하다 - 안호영

최근 군산 나운동 기업형 슈퍼마켓의 입점, 도내 일부 대학의 대형마트 입점 추진, 대형마트의 영업시간 연장 등 우리 지역에도 대형 마트와 기업형 슈퍼마켓이 밀려들고 있다. 지역 상권 붕괴를 막고 지역유통업체와 상생할 수 있도록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를 규제하는 법률 개정이 시급하다.지역상권 내에서 막대한 자본력을 가진 거대유통기업과 영세기업이 똑같이 경쟁하면 영세점포의 몰락, 지역상권의 붕괴, 실업자의 증가로 이어지고 이는 고스란히 국가, 지역사회의 부담이 된다.지난 5월 중소기업중앙회가 실시한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이 중소유통업체에 미치는 영향조사'에 의하면,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이후 중소상인들 79%가 경영이 악화되었고, 소매업체 평균 매출액은 34%가 감소되었고, 경영적자 상태의 업체는 39% 로 나타났다고 한다.한편 2009년 5월 현재 도내에는 홈플러스, 롯데마트, E -마트 등 14개의 대형마트가, 롯데슈퍼, 킴스클럽 등 23개의 기업형 슈퍼마켓이 개점해 있고, 앞으로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그간 대형유통점으로 인한 지역상권의 붕괴를 막기 위해 전주시 등 행정당국은 도시계획조례에 의해 건축을 제한하거나 지역산품을 쓰거나 지역 주민을 채용하도록 대형마트와 협약하고 이행을 촉구하는 등 노력을 해왔다. 최근 기업형 슈퍼마켓 입점 규제책으로 도내 지방자치단체들이 판매 및 영업시설 건축 허용 면적을 일반 주거 지역의 경우 1000-2000㎡ 미만에서 700㎡ 이하로 축소하는 조례개정 작업에 착수하고 있다. 하지만 대형유통점이 규제면적 이하로 또는 판매시설이 아닌 근린생활시설로 입점하게 되면 이마저 소용 없다. 실제로 신세계 이마트가 서울 상도동에 개설한 에브리데이 1호점의 건축면적은 240.9㎡(약73평)에 불과하다고 한다. 상생협약 역시 이를 강제할 수단이 없는 한 실효성이 적다.결국 이 문제는 유통산업발전법등 관련법을 개정해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의 개설이나 영업에 대해 합리적으로 규제하는 것이 근본적인 해결책이다. 법률에 대형유통업체의 입점과 영업을 규제할 근거가 없는 이상 백약이 무효이기 때문이다. 지금 국회에는 지역유통업체와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대형마트나 기업형 슈퍼의 출점을 허가제로 하거나 영업시간, 품목 등을 제한하는 다양한 법률안이 제출되어 있다. 이에 대해 정부는 기업의 영업의 자유를 침해하거나 국제무역협정에 위배된다는 논리로 규제법안에 대해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 헌법은 시장의 지배와 경제력 남용방지, 균형 있는 지역 경제의 육성, 중소기업의 보호 육성 등을 국가의 의무로 명시하고 있다. 또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유럽의 많은 나라, 가까운 일본에서도 법률로서 대규모 판매시설 개설시 지역유통업체와 공존할 수 있도록 개설 허가나 영업시간 등에 대해 다양하게 규제하고 있다. 규제 법률은 얼마든지 가능하다.말로만 서민생활 안정 대책을 주장할 것이 아니라 기업형 슈퍼가 골목 골목 자리잡기 전에 조속히 규제 법률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안호영(변호사참여자치시민연대 공동대표)▲ 안호영 변호사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35회 사법고시에 합격했으며, 현재 백제종합법률사무소 변호사와 참여자치 시민연대 공동대표로 활동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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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20 23:02

[전북칼럼] 4대강,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강으로 태어나라 - 한상준

강(江)은 우리 인간에게 어떤 의미가 있을까?강은 생명의 근원이자 문명의 발상지이며 문화가 번성할 수 있는 원동력이었다.그래서 예로부터 강(물)을 잘 관리하는 나라는 번성했고, 그렇지 못한 나라는 여지없이 쇠락의 길을 갈 수밖에 없었다.유프라테스와 티그리스 강, 황하, 인더스강, 나일강 유역에서 나타난 세계 4대 문명의 부침이 이를 대변하고 있음에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그렇다면 우리의 강 관리는 어떠한가?강(하천)을 우리 몸의 혈관에 비유하기도 한다. 다시 말해 강은 몸에 해당하는 우리 땅 구석 구석에 영양분을 공급하고, 노폐물을 실어 날라 외부로 보내는 역할을 한다.그러나 우리 강들은 과거 무분별한 지역개발로 도심과 산업시설에서 흘러드는 노폐물이 하천 바닥에 그대로 쌓이고, 하천 변은 토사 등이 몰려와 퇴적되면서 물 길을 좁혀 비가 조금만 와도 하천이 범람하여 농경지, 심지어 도심지를 삼켜 버리고 있다.하천이 동맥경화에 걸린 것이다.게다가 최근 기후변화 영향으로 비가 오지 않는 날이 많다보니 하천에 물이 없다. 물고기가 사라지고 있다.동맥경화에 걸린 강(하천) 이대로 둘 것인가?유럽 최대의 수로이자 희대의 화학물질 유출사고로 오염이 심각했던 독일 라인강에 2000년 이래 63종의 다양한 어류가 서식하고, 주변 샛강에는 연어가 자연 증식하고 있다고 한다. 이는 강으로 유입되는 생활하수와 산업폐수에 대한 적정 처리와 함께 민관합동으로 강둑을 허물고 습지와 범람지를 재생하는 등 다양한 생태복원 사업 등을 통해 수질을 개선한 결과라고 한다.우리정부는 지난 6월 8일 충분한 수자원 확보, 기후 변화와 홍수대비, 수질개선 및 건전한 수생태계 조성 등 5대 핵심 과제를 중심으로 본사업과 직접연계사업을 포함하여 약 22조원의 사업비를 투자하는 4대강 살리기 사업 마스터플랜을 확정발표하였다.이와 관련하여 환경부에서는 하수처리장 설치 등 유입오염물질 저감에 집중 투자하여 2012년까지 4대강 본류수질을 좋은물 (2급수, BOD 3㎎/ℓ)수준으로 개선하고, 총인(T-P) 저감을 위해 하폐수처리장의 화학적 처리시설 보강, 여과시설 설치, 비점오염 저감을 위해 생태습지둠벙, 생태유수지 등을 설치하여 수질개선을 적극 추진한다.아울러, 공사중 대체서식지 조성, 보호종 인공배양시설 구축 등을 통해 수생태계 영향을 최소화하고, 실개천지방하천도심하천을 생태적으로 복원하여 하천의 자정 능력이 향상 되도록 할 것이다.정부발표에 의하면 주요 본류 등을 중심으로 시작한 4대강 살리기 사업은 단계별로 나머지 국가하천과 지방하천도 추진될 계획으로 전북지역의 주요 현안인 새만금유역의 상류하천인 만경강과 동진강 등 전북지역 주요 하천에도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단계적으로 반영될 수 있다면 전북지역의 수질개선에 한층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4대강 살리기 사업들이 전국 곳곳에서 시작 되고 있다. 각 사업마다 지역별로 구성된 환경평가단을 주축으로 환경영향평가를 실시하여 친환경적으로 조성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그 옛날 우리들이 뛰놀고 멱감던 강, 문화와 역사가 흐르는 강, 생명이 살아 숨쉬는 강으로 다시 태어나기를 기대해 본다./한상준(전주지방환경청장)▲ 한상준 청장은 연세대 행정대학원을 수료했다. 경인지방환경관리청, 환경부환경정책실 평가분석과, 중앙환경분쟁조정위원회, 인천지방환경청, 환경부 환경정책국 민간 환경협력과, 환경부 총무과, 환경부 총무과운영지원과에서 근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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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13 23:02

[전북칼럼] 한옥체험교육전문기관의 필요성 - 이종민

한옥이 21세기 '참살이'의 터전으로 부각되면서 한옥전문기관의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자연친화적인 우리 전통 주거형태가 아토피를 비롯한 각종 질환의 치유뿐만 아니라 현대인들의 정신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이에 대한 체계적인 연구와 교육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으며 그 체험의 수요도 급증하고 있는 것이다.이런 점에서 볼 때 수백 채의 한옥으로 유명해진 전주한옥마을에 이 관련 전문시설 하나 없다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 할 수 있다. 한옥이 좋아 이곳을 찾는 이들에게 그 특성과 장점을 체계적으로 교육 체험케 하는 것은 관광자원으로의 활용이라는 측면에서도 절실한 일이었다. 실제 외국인 유학생들을 위한 한국전통문화아카데미에서도 한옥 관련 수업은 가장 호응이 좋은 프로그램의 하나였다. 그러나 준비 과정이 매우 복잡하여 상설공간이 없는 현재로서는 일반 관광객을 위한 체험교육이 거의 불가능한 형편이다.최근 전주시가 한옥마을 2단계 발전계획을 수립하면서 '한옥학교' 사업을 적극 검토하고 있는 것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이 학교가 한옥 관련 전문기능인 양성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기왕의 타 지역 한옥학교와는 분명한 차별성을 견지해야 한다.우선 신ㆍ개축을 원하는 이 지역 주민들에게 전문적 자문을 해주는 역할이 포함되어야 한다. 이는 한옥 때문에 겪은 그 동안의 고초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뿐만 아니라 한옥마을의 정체성을 제대로 지켜나가기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한 작업이라 할 수 있다. 신ㆍ개축 과정에서 업자들과의 갈등으로 또 다른 마음고생에 시달리는 이 곳 주민들을 위해서라도 하루빨리 시행되어야 할 일이다.또 하나, 다양한 형태의 미래형 한옥에 대한 전문적 연구를 통해 그 전범을 마련해나가는 일도 주문하고 싶다. 한옥마을의 집들은 도시형 한옥으로의 장단점을 함께 지니고 있다. 이를 보완하여 우리나라 다양한 지형에 걸맞은, 편리하면서도 생태 친화적 특성을 최대한 살린, 21세기형 한옥의 모범적 모형들을 개발해나가야 한다. 그것이 바로 '한브랜드 사업'이 추구하는 일상화, 산업화, 세계화를 한옥 분야에서 실현시켜나가는 길이다.이들 세 가지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일반인들이나 관광객을 대상으로 체험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하는 것도 이 전문기관이 떠맡아야할 중요한 일. 목조건축이 갖는 탁월한 온실가스감축효과 및 짜마춤 공법의 기능적, 미학적 장점 등에 대한 교육과 체험을 통해 한옥의 우수성을 직접 확인할 수 있게 해주는 작업이 필요한 것이다.궁극적으로는 이런 지속적인 연구와 체험교육을 통해, 서부신시가지나 혁신도시, 아니면 새만금지역에 미래형 한옥마을을 건설할 수 있는 터전을 마련해나가는 일. 그러나 그것은 내일 일이고 당장은 전주시가 최근에 확보한 코아아울렛 건물에 한옥상설체험공간을 확보하여 급증하는 관광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이 급하다. 더불어 한옥아카데미 등 단기간의 교육체험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일도. 그래야 명실상부한 '한옥의 마을'로 거듭날 수 있지 않겠는가!/이종민(전북대 영문과 교수)▲ 이종민 교수는 완주출신으로 서울대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 플로리다 주립대학 교환교수, 서울대 교류교수를 거쳐 전북대 영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동학농민혁명기념사업회, 전북일보, 문화저널, 도곡장학재단 등의 임원을 역임했다. 현재, 전주전통문화중심도시추진단장, 전주전통문화도시조성위원장으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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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7.06 23:02

[전북칼럼] 이 작은 소망들을 들어 주소서 - 안홍엽

우리나라에서 단 한 명뿐인 불치병으로 온몸이 굳어서 꼼짝도 못하는 환자가 남겼다는 시의 한 귀절입니다."새벽, 겨우 겨우라도 잠자리에서 일어나 아침 햇살을 볼 수 있기를,아무리 천대 받는 일이라 할지라도 일을 할 수 있기를,""구리 료헤이"의 소설 "우동 한 그릇"은 두 아들을 데리고 우동 집에 들어가 우동 두 그릇을 시켜 나누어 먹으며 내년에는 세 그릇을 시켜 먹을 수 있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소망을 그렸습니다.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의 소망이 너무나 컸기에 그 좌절감을 이기지 못하고 극단적인 최후를 선택했습니다. 설령 측근 중 누가 적절치 못한 행위를 했더라도 한편이었던 사람들마저 자기와 거리 두기에 나설지는 몰랐을 것입니다. 전국을 뒤흔든 조문 정국은 그들의 죄책감에서 나온 거라고 하면 과장일 런지요. 사상 처음으로 시행된 존엄사는 생명의 존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이러저러한 일로 소망이 크면 좌절도 크다는 것을 알았습니다.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정부 여당이 경쟁상대가 아니라 투쟁 상대며 대통령의 사과가 없으면 등원을 하지 않겠다고 선언하고 국회 앞 연좌를 계속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은 단호한 대통령이어야 하고 국회는 싸움터가 아니길 우리는 소망합니다. 성당의 종소리도 소음 피해라는 이유 때문에 듣지 못합니다. 전국의 도로는 방음벽으로 막혀 여행의 즐거움을 즐기지 못합니다.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소음은 절대로 용납되지 않습니다. 그런데 광장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난폭한 굉음들이 주변 시민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공무원들이 시끄러워 일을 못하면 그 피해는 어디로 돌아갑니까? 70억원 이상의 혈세를 드려 만든 다른 광장 역시 고성능 전자음으로 시민들을 괴롭힙니다. 이게 뭡니까? 광장에 나무를 심어 소음 없는 고간으로 쓸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옛 모양을 살린다고 만들어 놓은 전주 한옥지구 실개천은 여름이 되자 이끼 닦는 아낙들로 가득합니다. 혈세를 낭비하는 공직자가 없기를 소망합니다. 중앙당에서조차 인정하지 않은 자치단체장 후보 공천을 시작으로 노골적인 지선 전략에 들어간 민주당은 어찌 이토록 자기들의 소망에만 집착하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검찰 발표가 사실이라면 PD수첩 수사가 과연 국민의 알 권리를 짓밟는 정권의 음모일까도 의문스럽습니다. 선진 된 정치문화를 소망합니다.가끔씩 떼쓰는 어린이를 달래는데 장애인이 활용 됩니다. "에비에비, 너 울면 저 사람이 잡아 간다." 많은 문학작품에서 장애인은 무서운 사람, 공포의 대상으로 묘사되고 있습니다. 할 말을 못 하고 하고 싶은 일도 하지 못 하는 우리는 이미 장애인이 되었지만 세상을 불안하게 하는 사람들에게 우리는 "에비에비"의 대상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민족상잔의 비극은 59년이 흐르도록 막을 내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5천만은 한결같이 비극의 종말을 소망합니다. 우리들의 소망은 작지만 간절합니다.하느님! 아무리 세상이 어지럽더라도 우리 모두가 서로 서로 조금씩 양보하고 노력하면 소망은 이루어지리라고 믿습니다. 누구나의 마음속에 별처럼 총총 새겨진 이 작은 소망들이 조금씩 조금씩 이루어지도록 하느님! 저희에게 희망을 주소서. 어차피 인생살이 덤이라지만 있어도 좋고 없어도 좋은 덤이 아니라 더 좋은 덤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이 모든 소망이 이루어지리라는 희망의 축복을 내려 주소서./안홍엽(수필가. 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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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29 23:02

[전북칼럼] 품위 있는 사회를 위하여 - 윤찬영

최근 한국사회를 움직이는 중요한 에너지는 모욕에서 비롯되는 것 같다. 모욕감은 자신의 존재 자체를 부정당하는 느낌이기 때문에 이것을 느꼈을 때 가만히 있다는 것은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것보다 더 힘든 일이다. 그 동안 세상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연쇄살인범들의 범행동기는 모욕감이었다. 세상으로부터 받은 모욕감으로 세상에 대하여 처절한 앙갚음을 했다는 것이다. 그런가하면 자신을 죽이는 자살을 선택하는 사람들도 있다. 최근에 서거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가 그 예이다. 인터넷에서도 유난히 '굴욕'이라는 단어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모욕은 언어와 행동의 배설물과 같다. 배설하는 자는 쾌감을 느끼겠지만 그것을 받는 자는 견디기 힘든 일이다. 그러니까 살인 아니면 자살을 택하지 않겠는가? 이런 극단적인 행동을 취할 수 없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모욕을 당했을 경우, 그 속이 상하는 것은 이루 표현하기 힘들 정도일 것이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수사과정에서 검찰의 모욕주기 또는 망신주기식 수사, 그것에 편승하는 보수언론의 보도행태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하고 비판했다. 그것이 결국 거대한 추모열기로 이어졌던 것 같다. 또한 서울시 교육감 선거에 나섰던 진보진영의 주경복 교수의 이메일을 모두 뒤지고, 광우병 관련 보도 관련하여 MBC PD수첩 관계자의 7년치 이메일을 공개하는 수사는 모욕주기의 전형이다. 그러나 현재 집권세력은 오히려 자신들에 대한 비판을 모욕이라고 보고 사이버모욕죄를 신설하겠다고 한다. 정부의 정책을 비판하는 것이 모욕이라는 것이다. 오만과 독선으로 가득 찼으니 당연한 얘기이다.동물과 달리 명예감정을 가지고 있는 인간이기 때문에 모욕은 상대를 공격하여 자신의 생존을 도모하는 일종의 생존전략일 수 있다. 그러나 그런 전략을 구사하면 자신도 타인에 의해 모욕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감수해야 한다. 그러므로 서로에게 모욕을 주는 경우를 피하는 것이 상생하는 현명한 방법이다. 인간이기 때문에 동물과 달리 이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가?이스라엘의 히브리대학 철학교수인 아비샤이 마갈릿은 이러한 모욕이 없는 '품위있는 사회'를 이상적인 사회로 꼽는다. 그는 모욕에 대한 개념적 정의를 명확히 하고 모욕 없는 사회가 곧 품위 있는 사회라고 설파한다. 특히 제도가 사람들을 모욕하지 않는 사회가 품위 있는 사회라는 것이다. 그리하여 사회복지제도조차 사람을 모욕하는 제도라고 비판한다. 사회복지제도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무능력하고 무책임한 존재로 폄하되는 낙인을 수반하는 한 사회복지제도조차 인간을 모욕하는 제도인 것이다. 그래서 정의로운 사회를 이루기 전에 먼저 품위 있는 사회를 이루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재산을 많이 가진 사람들은 감세 등 혜택을 받고 권력을 누리고, 없는 사람들은 잘해야 비정규직, 아니면 정리해고, 실업, 빈곤, 무주택 등의 상황에서 살아야 한다면, 분명히 우리사회는 품위있는 사회와 거리가 멀다. 지방민, 여성, 장애, 고령, 심지어 외모 때문에 우리는 모욕적인 차별을 당하며 산다. 개인에 의해서, 제도에 의해서, 권력에 의해서 끊임없이 모욕을 주는 사회는 인간적 품위가 없는 사회이다.장관이나 여당 국회의원이 국민들에게 막말을 해서 모욕을 해놓고서 그것을 비판하는 사람들에게 오히려 모욕죄로 처벌하겠다는 이 나라는 세계적으로 스스로 망신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을 모욕해놓고도 잘못을 모르고, 그것을 지적하는 상대방에게 오히려 모욕죄라고 하는 것은 엄청난 인격장애이다. 정신보건법에 의해 강제입원 조치가 필요한 환자들이다. 품위있는 사회는 고사하고 모욕을 주었을 때, 조금이나마 미안한 마음을 표현하는 정도의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윤찬영(전주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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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22 23:02

[전북칼럼] 사대부의 소박한 정신 공간 - 김영원

유학을 통치 이념으로 삼았던 조선시대에는 유교 성리학을 깊이 연구하는 학자로서 관직에 오른 사대부(士大夫)가 세상을 주도했다. 그들은 절개를 지키며 순결하고 고상한 생활을 최고의 덕목으로 삼았다. 학문에 정진하면서, 시를 짓고 서예를 익히며 그림을 그림으로써 교양과 예술을 함양하고 스스로 수양하는 일에 몰두하였다.그러므로 사대부들이 기거하던 사랑방에는 항시 그림을 그리거나 글을 쓸 때 사용하는 용기들이 즐비했다. 연적, 필세(筆洗: 붓 씻는 그릇), 벼루, 필통(붓 꽂는 통), 지통(종이를 말아 넣는 통) 등등. 이런 문방구들은 대부분 크기가 작고 기형도 간소하여, 사랑방을 장식하는 단촐한 목가구들과 잘 어울린다.조선의 한옥은 방의 크기가 작기 때문에 가구들과 생활 용기들이 작을 수밖에 없다. 목가구는 장식이 번잡하지도 화려하지도 않다. 오히려 매우 간결하고 수수한데, 이는 꼭 필요한 선과 면으로 이루어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문갑이나 서안(書案: 책상) 위에 놓이는 물건들도 작고 소박하면서도 기품이 있다. 그것을 애용한 사람들의 품성을 짐작할 수 있다.필자의 눈을 끄는 우리 문화재 가운데에 높이가 5~6cm 정도의 작은 백자가 있다. 이 백자 항아리에는 국화 한 송이가 그려져 있는데, 국화가 지조와 기품과 고결함을 상징하므로 그것을 덕목으로 삼은 조선시대 사대부들의 품성과 잘 맞는다. 국화가 매화, 난초, 대나무와 함께 문인화의 대표적인 소재였음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러므로 국화가 그려진 이 백자 항아리는 사랑방 목가구 위에 놓여 주인의 품격을 대변해주는 사대부의 애장품이었다.그런데 '국화문', '백자 작은 항아리'와 관련된 흥미로운 고문헌 기록이 전해 온다. 영조가 왕위에 오르기 전, 세제(世弟)로 있던 시기(1721-1724)에 분원(分院) 관요(官窯)의 관직을 맡았던 일이다. 왕세제였던 영조는 직접 자기의 제작에 관여했다. 그는 산수, 난초, 국화, 매화를 도자기의 밑그림으로 손수 그려 '작은 항아리'를 구워 오도록 서리(書吏: 하급 관리)에게 전해 주었다. 그런데 그 밑그림의 필치가 묘했다고 한다.조선시대에는 왕실 백자를 제작하기 위해 경기도 광주(廣州)에 특별히 분원 관요를 설치했다. 분원의 총책임자는 영의정, 좌의정, 우의정 중 한 사람, 또는 종친이 맡았다. 이처럼 조선시대에는 왕실에서 사대부까지 의례나 일상에서 백자를 애용했다. 영조의 세제 시절, 그가 서리에게 그려 준 국화문이 바로 이 작은 백자 항아리의 국화문이 아닐까.필자가 좋아하는 이 백자 국화문 항아리는 작지만, 아담하며 자기의 품질도 뛰어나다. 항아리에 그려진 국화는 실제 모습 그대로 묘사되지 않고, 백자의 하얀 바탕 위에 몇 군데 붓질만으로 국화라는 것을 함축적으로 표현했다. 구도 역시 번잡하지 않다. 모든 것이 매우 절제된 가운데, 한 송이 국화가 쓸쓸한 듯 조용한 분위기 속에서 고고하게 피어오른 모습이다. 한 폭의 사군자화를 보는 듯하다. 이렇게 사랑방 목가구와 백자는 소박하고 절제된 아름다움으로 조화를 이룬다./김영원(전주박물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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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15 23:02

[전북칼럼] 전북의 핵심 전략산업 육성 방향 - 김원호

북극의 빙하가 크게 줄어들고,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와 카메룬의 국경지역에 있는 챠드 호수가 메마르고 있다. 이제까지 경험하지 못했던 허리케인'카트리나와 같은 초강력 태풍이 불고, 지구촌 곳곳에서 사막화가 진행되는 등 기후 온난화로 인한 지구의 기후변화 징후가 여러 곳에서 인지되고 있다. 기후 온난화의 주범은 점증(漸增)하는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이다. 대기권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크게 증가하면서 온실효과(green house effect : 지구표면의 복사열이 대기권 내 머물러 지구표면의 온도가 높아지는 것)로 인하여 기후 온난화가 일어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초여름을 맞이하기도 전인 지난 5월은 무척 더웠다. 일시적인 현상일 수도 있겠지만 요즈음은 봄, 가을이 아름다움을 느끼기도 전에 지나가 버리는 아쉬움이 있다. 주변에서도 봄, 가을이 무척 짧아졌다고 느끼시는 분들이 많은 것 같다.산업발전으로 운송수단이 급격히 증가하고 도시 주변의 초록색 숲이 회색 도로와 건물로 바뀌면서 대기의 이산화탄소 농도가 급속하게 증가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변화를 조금이라도 개선하기 위한 매우 모범적인 사례를 하나 들어보자. 독일 베를린에서는 빌딩 옥상에 들판과 유사한 녹색공간을 조성하고, 빌딩 주변에는 빗물을 이용한 작은 개울을 만드는 등 환경 친화적인 건축양식을 선보이고 있다. 이러한 건축양식이 도시의 열대야(熱帶夜)현상을 해소하는데 매우 좋은 효과를 보여주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건축양식을 도입하여 도시의 녹색공간을 늘려가고 있다.최근 정부도 우리의 미래를 좌우하게 될 '저 탄소 녹색성장 산업의 육성에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과거 우리 경제의 견인차 역할을 해왔던 국가 기간산업(基幹産業)에 원자력, 또는 신(新)재생에너지 관련 기술을 융합할 수 있는 연구와 기술을 개발하는데 과감한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우리 고장 전북은 4+3 핵심 전략산업인 첨단 부품소재 산업, 방사선융합기술 산업, 신재생에너지 산업, IT융합 인쇄형 전자산업을 비롯한 항공우주산업, 미생물 융복합 바이오 식품산업 및 플라즈마 응용산업을 설정하여 육성하고 있다.성공적인 핵심 전략산업을 육성하기 위하여 지방자치단체, 연구소 그리고 산업체가 고려하여야 할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타 지방자치단체와는 다른 창의적인 생각, 우리 전북의 환경에 대한 적합성 여부, 느림의 철학이 바로 그것이다. 이곳저곳에서 경쟁적으로 유사한 첨단 산업단지를 조성하고 있는데, 전북에서 조성하고 있는 산업단지는 타 지역의 그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런 의문에 답(答)이 없이 조성되는 산업단지는 미분양 사태를 초래할 것이 뻔하다.전북은 넓은 농업 지역과 함께 우리의 독특한 음식문화를 타 지역에 비하여 잘 보존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적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다면 어느 산업보다도 큰 부가가치를 가져올 수 있을 것이다. 긴 시간을 필요로 하지만, 식물 육종기술을 이용한 우리 고유의 종자를 보존하고 개량하는 것이 한 가지 좋은 예이다. 최근 미국의 언론에서는 우리 한식이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색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비만으로부터 자유롭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미 비빔밥과 장류(醬類)의 국제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다.또한, 전통한지를 이용한 새로운 의류 패션과 조형미술도 독창적인 우리 것만의 이 또 다른 예이다. 최근 미국의 언론에서는 우리 고유의 전통 한식이 맛과 영양이 풍부하고 색이 잘 어우러져 있으며, 비만으로부터 자유롭다는 좋은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미 비빔밥과 장류(醬流)의 국제 상품화가 이루어지고 있으며, 전통한지를 이용한 새로운 의류 패션과 조형미술도 세계화가 가능한 산업으로 성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우리만의 장점을 지닌 산업분야에 지속적인 연구와 투자가 이루어진다면, 의류 패션의 본 고장이 프랑스와 이탈리아인 것과 마찬가지로 우리 지역도 세계적인 상품의 본 고장이 될 수 있다. 우리의 것이 세계 최고의 브랜드가 되는 날을 기대해 보자./김원호(정읍 방사선과학연구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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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08 23:02

[전북칼럼] 숲길에서 유월을 걷는다 - 안홍엽

홀로 걷는 숲길,그 길은 명상의 길이요 사유의 길이며 비움과 텅 빔의 길이다.숲길은 생명의 존엄과 가치에 눈을 뜨게 하여 공동체 정신을 회복시켜 준다고 숲길재단의 도법스님이 설명한다. 깊이 병든 공동체 정신을 되살려 내는 방법으로 숲길을 처방했으면 좋겠다.그 숲길에서 우리는 꺼질 듯 무거운 발 거름으로 유월을 걷고 있다. 유월은 우리에게 씻을 수 없는 상흔과 원한을 심어준 통곡의 골짜기다. 250만의 원혼이 59년 세월의 간극을 넘나들고 있는 비극적 현장에서 우리와 함께 살고 있다. 우리는 막 국상을 치루고 야릇한 마음으로 유월을 맞이했다. 여느 유월과는 감회가 다를 수밖에 없다. 김정일의 핵장난이 끝나지 않은 전쟁을 상기시켜 주는 것도 모자라 그날의 악몽을 되살리려 하고 있다. 살림살이의 어려움은 피난살이 부산을 떠올리고도 남을 만하다. 우리는 생각하고 다짐할게 있다. 진정 이 나라는 어디로 가야 할 것인가를 심각하게 생각해 봐야 하고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세계사적 비극을 부끄러워하자는 다짐을 해야 한다. 너와 내가 아니고 좌와 우가 아닌 우리 모두가 함께여야 한다.정치적 포퓨리슴이 싫었지만 그래도 그에게 돌을 던지지나 않았는지 야릇한 죄책감마저 드는 마음으로 많은 국민들이 국상기간을 지났을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비극적 최후는 그래서 결코 최후의 사태가 아니며 중대한 전환의 시작이 될 수도 있는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은 유서에서 삶과 죽음은 자연의 한 조각이라며 미워하지 말 것을 당부했다. 그것이 노 전 대통령의 인간적 진면목이요 소망이었으리라 생각한다. 누가 이를 짓밟았는가? 아이러니 하게도 그를 좋아 했고 그를 따르던 사람들이었다고 하면 비약일 런지. 어쨌던 인물을 거부하고 영웅을 부정하는 우리문화의 치부 가운데 노 전 대통령의 비극이 있었음도 부정할 수 없다. 중국의 개혁주의자 덩샤오핑은 마오쩌둥의 인간적인 결함과 실정을 들춰 내지 않았던 사실을 상기할 필요가 있다. 숨 막힐 듯 답답한 이 유월, 깊은 화평의 숨 쉬며 저만치 트인 청청한 하늘이 싱그러운 물줄기 되어 마음과 마음들에 빗발쳐 왔으면 좋겠다. 자연에 순응하듯 넓은 마음으로 모두에게 포근함을 전해주고 서로 서로 양보하며 더부러 살아가는 모습의 유월이었으면 얼마나 좋으랴.임시 국회를 비롯하여 많은 행사와 일들이 한꺼번에 몰리게 된 유월, 우선 정치적인 싸움판이 더욱 거셀 수 있는 유월이지만 만일에 그 묵은 때가 조금도 벗겨지지 않은 몰골을 보인다면 이 나라 이 국민은 구제 받을 가치조차 없는 사람들이 되고 말 것이다. 노 전 대통령의 죽음을 정치적인 호재로 야당이 더욱 극렬한 야성으로 바뀌는 일이며 예를 들어 DY의 정치적 진로를 두고 지방 정치무대가 난장판으로 두 동강이 나는 일이며 내년으로 닥친 지자체 선거의 발 빠른 과열, 그리고 단순 추모열기로 재연될 수도 있는 사회 갈등과 혼란들이 그렇다. 젊음의 열기와 함성이 성난 고함으로 변질 되고 스스로 몸을 태워 헌신하던 촛불이 불순한 횃불로 바뀌어서는 안 된다.그렇다. 숲은 숲더러 길이라 하지 않는 것처럼 우리도 우리 길만이 길이라 하지 말아야 한다. 거기에 삶의 희망이 있고 삶의 경이로움이 있다. 홀로 걷는 숲길의 여유 속에서 위대한 유월을 만들어 가자./안홍엽(수필가필애드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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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6.01 23:02

[전북칼럼]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총 맞은 것처럼 - 윤찬영

1974년 8월 15일, 광복절 기념식 중계방송을 시청하다가 육영수 여사 피격사건을 목격하였다. 충격이었다. 1979년 10월 27일, 그날따라 새벽에 잠이 깨어 냉수 한 대접 들이켜고 라디오를 켰다가 애국가에 이어 박정희 대통령의 유고 소식을 듣고 혼란과 흥분을 느꼈다. 2009년 5월 23일 아침,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다가 노무현 전 대통령의 서거 소식을 들었다. 만우절도 아닌데 무슨 소리냐며 일단 축구를 계속 했다. 축구를 마치고 사실을 확인한 후, 이긴 팀도 진 팀도 모두 무거운 분위기에 휩싸였다.전직 그것도 바로 직전 '대통령'의 '자살'이라는 사실이 우리를 충격으로 몰아넣었다. 대한민국 건국 이래 4?19 직후를 제외하고 우리나라는 대통령중심제를 유지해왔다. 대통령은 권력의 1인자요, 국민의 대표자였다. 과도한 권력 때문에 국민도 대통령도 숱한 불행과 고난을 겪어야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4?19 이후 하야하여 망명의 길을 떠났다. 박정희 대통령은 재임 중에 충직한 부하의 총에 숨을 거두었다. 전두환, 노태우 대통령은 국민의 열화와 같은 요구에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김영삼 대통령은 아들 현철씨가 감옥살이를 해야 했고, 김대중 대통령은 햇볕정책의 핵심인사들이 감옥살이를 해야 했다. 현재로서 마지막 전직 대통령인 노무현 전 대통령은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노무현 전 대통령 재임시절 권력층 인사들의 자살사건이 유독 많았다. 2003년 정몽헌 전 현대아산 회장, 2004년 안상영 전 부산시장, 남상국 전 대우건설 회장, 박태영 전 전남지사, 이준원 전 파주시장, 2005년에는 이수일 전 국정원 제2차장, 2006년에는 경찰청 간부, 서울시 간부 등이 자살하였다.그런가하면, 연예인들의 자살도 잇따랐다. 2005년 이은주씨, 2007년 유니씨, 정다빈씨, 2008년 안재환씨, 최진실씨, 그리고 2009년 장자연씨 등 유명 연예인들이 자살을 선택했다. 특히, 외환위기 이후 계속되는 경제위기 속에서 많은 사람들이 자살하고 있어 자살이 유행처럼 번지고 있다. 이제 전직 대통령마저 자살하는 일까지 벌어졌다.노무현 전 대통령의 공과와 그에 대한 호불호의 감정을 떠나 전직 대통령이 권좌에 물러난 지 얼마 안 되어 자살했다는 사실에 많은 사람들이 슬픔과 착잡함을 억누르기 힘든 것 같다. 게다가 최근에 포괄적 뇌물 수수 혐의로 대검찰청의 조사까지 받았지 않았는가? 현 정부는 작년 촛불집회부터 소통의 부재가 현격하게 나타나고 있고 지지율도 바닥인 상황에서 검찰의 조사를 받던 전직 대통령이 고향마을 사저 뒷산의 바위에서 뛰어내려 죽음을 선택한 사건은 많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무죄로 처리되기는 했지만 미네르바 사건은 현 정권의 소통부재를 상징하는 사건이다. 또한 궁지에 몰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마지막으로 선택한 장소는 부엉이 바위이다. 자연스럽게 '미네르바의 부엉이'를 떠올리게 된다. 독일의 유명한 철학자 헤겔(Hegel)의 말처럼 "미네르바의 부엉이는 황혼이 지나야 날개를 편다". 역사가 어떻게 전개될지 지나봐야 알겠지만, 어둡고 보이지 않는 곳에 대한 정확한 정보를 파악하는 부엉이, 이에 따라 지혜롭게 판단하는 미네르바의 교훈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작년 말부터 올해 초까지 백지영씨의 노래 '총 맞은 것처럼'이 엄청나게 히트했다. 왠지 불길함을 느꼈었는데, 결국 미네르바의 부엉이가 총을 맞은 것인가?/윤찬영(전주대 사회과학대학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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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9.05.2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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