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칼럼] 송구영신
다른 어떤 한 해보다 어려웠고 숨가쁘게 달려온 2005년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송년을 맞이하는 즈음에 장식하는 수식어들은 항상 한결같다. 한 해를 정리하며 돌이켜 보는 지난 한 해는 여태의 일년보다 다사다난 했고, 어려웠으며 쉼없이 달려온 것만 같기 때문이다. 자연과 세상살이는 변함이 없는데 한껏 의미부여하는 인간의 간사함이 엿보이는 것 같기도 하다. 2005년도는 쌀수입개방이란 큰 파고 앞에서 농업을 둘러싼 주변환경은 녹록치 않았기에 농업분야에 종사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다사다난 했으며, 어려운 상황들을 겪고 지나왔다. 지금 이순간에도 홍콩발 기사는 한국농업의 위기상황을 전하고 있으며, 여의도발 농민의 사망보도와 우리고장의 폭설은 우리농업이 안고있는 절체절명의 현실을 반영하고 있기만 하다. 이러한 어려운 상황에서도 우리 농업인들은 농업이란 생명산업을 포기할 수 없기에 지난 1년간 열과 성을 다하여 뛰어 왔다. 여기에는 농업인의 최대 생산자단체인 농협이라고 예외일 수는 없다. 먼저, 올 초 낯설기만 했던 "1사1촌운동"이란 단어가 등장해 도시의 기업과 농촌마을이 자매결연을 맺고 농촌과 도시가 같이 잘살자는 도농상생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 운동은 도시민의 많은 호응을 받아 우리 지역에서도 600여개의 기업과 농촌이 자매결연을 맺는 성과를 나타내어, 농산물직거래와, 산지수확체험 프로그램 운영 등 도농간에 상생하는 계기를 마련 하였다. 2006년은 2005년 성과를 바탕으로 질적도약을 이루어내는 단초를 마련해야만 하는 숙제를 안게 되었다. 둘째로, 우리농산물애용에 대한 전국민의 공감대를 확대시킨 한 해 였다. 현실화된 외국쌀 수입개방과 중국산 수입김치의 범람은 안전농산물에 대한 수요증가를 일으켜, 국내 농산물에 대한 선호를 더욱 높였다. 이는 웰빙을 추구하는 소비경향과 일치하였으며, 중국산 김치에서의 기생충파동은 이러한 선호를 더욱 부추겼다. 이러한 경향에 힘입어 전북농협에서는 전북쌀을 비롯한 농산물의 판촉에 적극 나서 전북농산물의 브랜드파워 제고에 많은 힘을 쏟아 부었다. 아울러 안전농산물 생산에 대한 욕구는 '농장에서 식탁까지'를 구현할 수 있는 우수농산물 생산(GAP)사업의 확대와 생산이력제를 적극적으로 도입하여야만 하는 숙제를 남겼다. 셋째, 산지가 살아나는 한 해였다. 올해로 두해째가 되는 연합마케팅사업은 선택과 집중의 원칙에 입각해 산지에 많은 투자를 한 결과, 미작중심의 전북농업이란 한계점을 탈피하여 과수와 원예분야가 살아 날 수 있게 되었다. 농업인과 농협, 지자체가 하나가 되어 많은 시설투자와 적극적인 지원으로 장수 및 무주 구천동의 사과, 김제 백구지역의 포도, 익산지역의 고구마, 남원지역의 감자, 딸기와 파프리카, 전주의 복숭아와 배,고창 수박, 정읍지역의 복분자등 지역 특화작목이라 할 수 있는 과수 및 원예분야에서 기반을 확실히 잡은 성과를 보였다. 이는 미작위주의 농업에서 작목의 다변화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기초를 튼튼히 하였다는 평가를 내릴 수 있다. 넷째, 소비지 마케팅활동을 강화한 한 해였다. 전북지역 농산물의 우수한 품질에 대한 소비자 인지도 약화를 극복하기 위한 활동을 적극 전개하였다. 브랜드쌀과 사과, 수박, 고구마 등 계절별 성출하품에 대하여 전라북도의 적극적인 후원으로 수도권 대형유통센터에서 적극적인 마케팅활동을 강화함으로서 전북농산물의 우수성을 다방면으로 홍보하였다. 아울러, 소비자들의 안전농산물에 대한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하여 원산지 위반과 유통기한 경과 등의 사례가 없도록 내부직원의 교육강화에도 역점을 두었다.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전북농업이 나아가야할 길은 험난하기만 하다. 요즘 소비자들은 단순한 것을 선호하여 수백개로 난립한 브랜드의 통합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며, 안전농산물에 대한 욕구가 더욱 강화됨에 따라 친환경 농산물 생산에 대한 농업인의 의식전환이 필요하다. 또한, 지자체별로 특화된 농산물의 생산과 판매 전략 또한 요구되고 있다. 그러나, 뭐니뭐니 해도 우리나라의 양곡창고인 우리도는 쌀문제의 해결없이는 농업에서의 해결은 없다. 이에 대한 해답을 김제 공덕의 "상상예찬"은 제시하고 있는 것이다. 우수한 미질을 담은 브랜드는 수입개방의 시대에 더욱 날개를 달 것이기 때문이다. 세밑이다. 지난 한 해 농업분야에서의 시련은 간단치 않았으며, 이 시련은 지금도 지속되고 있다. 따라서, 정부에서는 이러한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농업인의 기를 살릴 수 있는 정책을 제시하여야 하며, 도민여러분께서는 우리농산물 애용의 정신이 더욱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농업인은 우수하고 질좋은 농산물의 생산이 절실히 요구되는 시점이다. 다가오는 2006년, 농업인이 희망의 나래를 펼 수 있는 한해가 될 수 있기를 간절히 기원해 본다. /이상준(전북농협본부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