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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열린사회와 폐쇄사회

산업화는 뒤졌지만, 정보화는 앞서나가 선진국으로 도약하자는 구호아래 노력한결과 디지털경제의 기반은 세계 일류국가의 반열에 올라선 것은 자랑스런 일이 아닐수 없다.2002년 12월 현재 초고속인터넷 보급율은 100명당 17.6 명으로 카나다의의 8.4명, 미국의 4.47명에비해 월등히 앞서있고, 네티즌(netizen)들의 인터넷 이용시간도 월평균 19 시간 20 분으로 세계 최고를 자랑하고 있다.그러나 이러한 하드웨어 측면에 성공했다고해서 우리나라가 디지털강국이라 할수 있을까? 과연 우리나라가 하드웨어를 이용하고 고부가가치를 창출해주는 소프트웨어 에서도 그러할까?일찍이 죠셉 나이 하바드대 교수는 미국이 세계를 주도하고 명실공히 강대국의 역할을 할수 있는 것은 민주주의제도, 시장경제, 개방화, 개척정신 등 인류가 공감할 소프트파워를 생산 확산하기 때문이라고 주장한바 있다.흔히들 미국과 일본경제간 역전 드라마의 動因으로 미국 정보 통신산업과 금융산업 및 아이비리그(Ivy League) 대학의 경쟁력을 꼽는다. 그러나 일본 매킨지 콘설팅의 컨설턴트인 한다 준이치(半田純一) 박사는 이와는 다른 관점에서 답을 찾는다.바로 열림여부가 미국 일본간 격차의 근본 원인 이었다는 것이다. 폐쇄적이고 내부지향적 자기완결을 지향하는 집합체적 특성을 갖는 일본의 닫힌시스템은 산업화 시대에는 힘을 발휘했으나, 디지털시대에는 오히려 경쟁력 약화 요인이 되고 있다는게 그의 주장이다.경제에서도 모든 제품의 중간재 최종재를 일본에서만 생산하는 자기완결형 경제(one set economy)를 고집하여, 이웃국가들의 무역역조를 심화시켜온 것은 잘알려진 사실이다.이와 다르게 미국기업과 정부가 지향한 열린 시스템은 내부의 비효율적 서비스를 아웃소싱하고 전략적 제휴를 통해 강점을 키워 나감으로써 1980 연대에 고전했던 미국을 다시 세계 최강국의 위치로 올려 놓았다고 말한다.디지털사회에 가장 적합한 화두를 꼽으라면 필자는 주저없이 열림(openness)이 라고 말하겠다. 기업경영, 정부, 문화, 예술, 체육도 활짝 열어제치지 않고선 생존할 수가 없다. 월드컵 4강의 감격도 열림의 결과라는 것은 우리모두 공감하는 바 아닌가?열린사회의 힘은 창조력, 즉 끊임없는 혁신의 여건을 만드는데서 나온다. "열린사회와 그적" 들을 쓴 "칼 포퍼"가 열린 사회의 주요특징으로 언급한 자유로운 토론문화가 창조력을 가능하게 만든다. 스티븐 코비 박사의 성공하는 사람들의 7 가지 습관에서도 열린마음으로 공감적 경청을 하라고 강조한 것은 이런 맥락에서 수긍이 간다.열린사회인가 아닌가는 선진국과 개도국을 구분하는 잣대로도 사용된다. 일반적으로 선진 사회일수록 열린사회이다. 열린사회는 상식과 정직이 통하고, 투명성이 보장되는 사회다.필자가 좋아하는 글중의 하나가, 노자의 도덕경에 나오는 "上善若水" 인데, 최고의 선은 흐르는 물과 같다는 뜻이다. 물은 투명하고, 순리와 상식대로 움직이므로 구김살이 없다. " 상식선에서 모든일이 이뤄지는 것이 가장 선하다 " 는 뜻이다.따라서 최상의 사회는 바로 "상식이 통하는 열린 사회" 라 할 수 있다. 한사람의 독단 보다는 여러사람의 衆智 가 중시된다. 민주적 토론의 분위기가 자리잡고 건전한 비판이 허용된다. 선진국일수록 창조력이 왕성하도록 여건이 조성된 열린사회라 할 수 있다.이에 비해 폐쇄 사회는 "地代追求( rent-seeking)" 행위가 횡행한다. 지대추구는 미국 아리조나주립대학의 공공경제학자인 털록(G. Tullock)이 창안해낸 개념이다. 지대추구란 생산(pie)은 증가하지 않는 상태에서 독점적 권리만을 얻고자 하는 행위다.독점적권리를 위해 쓰이는 비용은 가치를 창출하는데 전혀 기여하지 못한다. 이를테면, 진입제한이 돼있는 사업권을 따려고 부당한 로비를 한다든지, M&A나 빅딜등에서 서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려고 노력하는 행위가 모두 지대추구의 일종이다.털록에 의하면, 지대추구행위는 이중적으로 사회적 비용을 증대시킨다. 하나는 해당 집단들이 로비과정에서 쓰는 자금자체가 비생산적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로비자금이 다른 생산적 용도로 사용됐을 경우 얻게될 사회적 후생이 무산된다는 점이다. 일종의 기회비용인 셈이다.한국은 열린사회인가? 열린사회라면 열림의 정도는 어느 정도인가?국제적으로는 OECD 에 가입을하고, UN을 비롯한 많은 국제기구의 회원이 되고 경제적으로는 WTO 체제에 동참하는등 열린사회의 틀은 잘갖추고 있다고 본다.국내적으로도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이래 개혁의 지향점을 " 열린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로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해왔고, 성과도 적지않았다고 할수 있다.과감한 금융구조조정, 기업의 투명성 제고, 공공개혁, 등을 통해 IMF 통제도 최단기간에 벗어나고, 무역도 많은 흑자폭을 유지하여, 지난달에는 대한민국 건국이후 누적적자를 말끔히 청산하고 사상최초의 누적흑자를 기록하는등 디지털사회에 희망있는 국가로 발전하고 있다고 외신들은 전하고 있다.그러나 아직도 많은 문제점이 있다고 말하지 않을수 없다. 종종 우리는 상식이 잘 통하지 않는 사례를 보고 있다.겉으로는 지역감정청산을 외치면도, 교묘히 부추기는 행위,기업의 발전보다는 자기의 보상만을 우선시하는 행위,국민의 건강보다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환자도 돌보지않는 행위등, 아직도, 후진국적인 사례를 흔히 보고 있다. 오죽하면, 우리나라에는 헌법위에, 정서법이있고, 그위에는 떼법이 있다고 하지않는가?전문가의 연구에의하면, 사회 각 구성원간 신뢰도가 높을수록 자본주의는 발전한다고 한다. 싱가포르, 미국, 영국등이 다 그렇다. 남을 믿을수 있고 미래를 예측할수 있을 때 창조력은 왕성하게 발현되는 것이다.기업, 정치권, 중앙정부, 지방정부 모두 열려야 한다. 단 상식이 통하도록 열려야 한다.언론도 열리되 상식이 통하고 순리가 제자리를 차지할 때 진정한 의미의 열린 언론이 되는 것이다. 전북에는 전북일보를 비롯하여 많은 언론기관이 열린 전북의 길잡이 역할을 훌륭히 해왔다고 할 수 있다. 다만 아쉬운 것은 인구수에 비해 적정수의 언론기관 이 있는가는 공정경쟁과 경제성측면에서, 염려가 되는 것은 필자만의 기우일까?/유희열(前과기부차관, 카이스트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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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06 23:02

[전북칼럼] 주둔군인가, 점령군인가

지난 6월, 경기도 양주군 광적면 지방도로에서 두 여중생이 미군 전차 구난차량에 의해 사망케 된 사건에 대해 미군 영내 형사재판에서 두 사병 모두에게 무죄 평결을 내린데 대해 온 국민들은 연일 분노를 금치 못하고 있다.어쩌면 도시, 제어장치가 풀린 미국의 힘의 논리는 그 끝이 어디인지 모르겠다. 인간의 신성한 자유와 인권을 세계 어느 나라보다 앞세울 뿐만 아니라 걸핏하면 남의 나라 평가의 잣대로 삼고 있는 미국이 이럴수가 있을까?만일 이와 유사한 사건이 미국에서 일어났다면 어찌 되었을까 결단코 좌시하지 않았을 것이다. 세계가 미국의 도덕성을 또 한번 의심케 하는 계기가 되고 있다.미국의 도덕성 의심케 해잘 알다시피 뉴욕에 있는 자유의 여신상은 연간 3천만명의 관람객을 끌어들일 만치 미국의 한 상징물이 되고 있다.이 여신상은 자유와 희망, 그리고 진리와 정의를 상징하며 자유를 찾는 모든 사람들을 환영하는 표상물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발아래의 쇠사슬은 노예해방을, 높이 치켜든 횃불은 세계를 비추는 자유를 뜻하고 있다.1883년 엠마가 유태인을 위해 쓴 시 「새로운 거인」이 그녀는 세상을 향해 불꽃을 피우고 있다 지치고 가난한 사람들 모두 나에게 보내다오 나는 그들을 위해 불을 밝히고 있다.라는 구절과 함께 새겨져 있다.그러나 자유와 평등의 등가물로 우뚝 서 있는 이 여신상은 동시에 미국이 안고 있는 불평등과 부자유의 역설적 상징이 되기도 한다.잠시 눈을 밖으로 돌려보자. 지난 1991년 걸프전에서 패배한 이라크가 지금 11년 전의 전쟁 후유증으로 매월 수천여명이 죽음을 맞고 있으나 치료약이 없어 속수무책이라는게 현지 보도이다.한 때 중동 제일의 산유국이었던 이라크가 지금 식량과 의약품 부족으로 신음중이며 당시 탱크를 뚫기 위해 사용한 우라늄탄의 방사능으로 인해 숱한 어린이가 질펀하게 누워있고 산모는 곧잘 기형아를 낳고 있다.결국 독재자 사담 후세인 한 사람을 제거키 위해 2,200만의 이라크인이 담보로 잡혀 신음하고 있는 셈이다.이를 두고 세계의 이목들은 미국의 중동의 원유통제전 때문으로 보려는데 주저하지 않고 있다. 이어 노암 촘스키 같은 교수는 궁극적으로 미국보다 더 강한 나라를 용납하지 않겠다는 로마적 정책추구가 그 핵심이라면서 그 남은 과제가 빈 라덴과 이라크와 북한의 문제라고 지적하고 있다.다시 시선을 안으로 돌려본다. 지난 1964년 2월, 아직 채 눈이 녹지 않은 추위 속에 배고픔을 참지 못한 한 소년이 당시 경기도 운천리에 주둔중인 미군부대의 철조망을 몰래 숨어들다가 초병의 총격으로 무참히 사살된 어처구니 없는 사건이 일어난 적이 있다.당시 중앙 일간지들은 눈치만 보며 가까스로 사회면 1단으로 싸늘하게 처리하고 말았다.너무도 어이가 없어 필자가 본보에 「목종(木鐘)」이라는 제목으로 이 소년의 죽음을 시에 담자 곧이어, 석정 시인이<-素羅의 목종에 괘념하여>라는 부제가 달린 「슬픈 서정」을 발표하였고 그 때 눈 속에 흘린 소년의 피는 시방쯤 다냥한 햇볕에 녹아 인젠 한강으로 금강으로 낙동강으로 철철 흘러갈 것이다로 시작되는 이 작품은 뒷날 시집 『산의 서곡(序曲)』에 담겨져 하나의 증어록으로 남아 있다.세계 자유와 평화 기여하길이 당시에 비하면 그래도 항의의 목소리도 내고 형식상으로나마 미국 대통령의 사과를 받아낸, 진일보의 한미관계라고 할지 모른다. 그러나 그 사이엔 무려 40여년의 세월이 누워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된다.누가 뭐래도 지금 미국은 세계 최강국이 되어 있다. 미국이 그동안 주장해온 슈퍼 파워역시 군사적 파워에서 벗어나지 않는다. 그러나 이제 그 힘이 다른 곳으로 유도되어져야 한다.자유의 여신상이 뜻하는 세계의 자유와 평화를 위하여라는 오직 인도적 목적 아래에서만 발휘되어져야 한다.그럴 때에만 주둔군이 점령군으로 의심받지 않게 된다. 미국의 힘이 축복으로 비쳐질 날을 기대해 본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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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29 23:02

[전북칼럼] 文化 産業의 열매는?

文化의 시대가 만개하고 있다. 文化란, 사회구성원인 인간에 의해 습득된 무형의 총합체 로서 지식, 신념, 기술, 도구, 도덕, 법, 관습 및 관련능력을 포함하는 광범의한 개념으로 이해되고 있다.이러한 文化의 범주에는 음악, 미술, 전시, 영화, 문학, 드라마 등을 들 수 있고, 文化의 전달방식도 기술의 발전에 따라 콘텐트( 미디어 ), 이벤트, 축제, 광고, 디자인 등으로 다양화 되고 있다.이러한 文化 의 시대가 과거와는 다른 차원에서, 전개되고 있다. 국가, 기업, 지역, 개인의 경쟁력 원천이 물질적, 기술적 힘에서,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이하여 점차 감성적, 문화적 힘으로 바뀌고 있는 것이다.지식정보시대서 감성적 시대로미국 하버드大 교수 였던 Joseph S. Nye 博士에 의하면, 역사적으로 강대국들의 힘의 源泉은 시대를 따라 변화해 왔다고 한다.16 세기 강대국이었던 스페인은 금, 식민지 무역, 용병부대, 왕실과의 유대를 힘의 원천으로 하였고, 17 세기 네델란드는 무역, 자본시장, 해군을, 18 세기 프랑스는 인구, 농업, 공공행정, 근대를, 19세기 영국은 산업, 정치적 단합, 금융 및 신용, 해군, 자유주의적 규범, 섬 (방어에 유리한 지리 )을 힘의 원천으로 하여, 강대국으로 부상할 수 있었다고 한다.20 세기에는 미국이 보편적 문화, 초국가적 커뮤니케이션, 경제규모, 과학기술의 우위, 군사력과 동맹관계, 자유주의 국제체제를 힘의 원천으로 하여, 역사상 가장 강력한 초강대국의 위치를 확보하고 있다고 본다.많은 전문가들은, 기술과 지식이 우위를 점하는 정보화 시대이후에는 문화와 예술의 전성시대가 도래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코펜하겐 미래학 연구소장 롤프 예센에 의하면, 이제 정보화 시대는 지났고 앞으로 소비자에게 꿈과 감성을 제공해주는 것이 차별화의 핵심이 되는 꿈 의 사회 ( Dream Society ) 시대가 온다고 한다.1997년의 한국 외환위기에 대해서 프랑스의 문화비평가 이자 경제학자인 기 소르망은 한국이 겪는 위기는 단순한 경제문제가 아니라 세계에 내세울 만한 한국의 문화적 이미지 상품이 없다는 데서 비롯됐다 고 평가한 바 있다.시대적 변화에 가장 민감한 기업들도 최근 고객의 소비패턴이 품질중심에서 품격중심으로 이행함에따라, 종래의 저원가나 고품질로는 차별화가 어려움을 간파하고, 문화욕구를 충족 시키는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고 문화를 매개로 한 마케팅을 통해, 차별화, 고급화하면서 신규수요를 창출해가고 있다.세계 초일류 기업일수록 독특한 문화 이미지를 화보하고, 문화마케팅에서 한발 앞서 나가고 있다.2002년 포츈誌 선정 가장 존경 받는 기업 빅3 중 1 위를 차지한 GE 의 경우, 1926년 조직된, Elfun ( Electrical Funds )을 중심으로, GE 사업장 지역의 공동체 문화, 교육, 복지 사업에 대한 재정적 지원, 서비스 참여 등 문화마케팅 활동을 실시하고 있는 것은 좋은 사례라 할 것이다.이러한 문화 마케팅은 편익과 기능을 강조하고 합리적 소비를 전제로 하는 전통적 마케팅과는 차이가 있어, 고객의 감성을 터치하고, 체험하도록 해주며, 이벤트에 은근하게 숨어서 하는 체험, 감성, 매복 마케팅 등의 기법을 사용하고 있다.문화마케팅으로 공략해야제품( 서비스) 에 문화이미지를 차별화해 성공한 기업으로는 1987 년 미국 시애틀에서 6 개 매장으로 스타박스 프랜차이저 사업을 시작한 이후 전세계 커피점 문화를 일대 혁신한 스타벅스 ( Starbucks )를 들수 있다.이탈리아 에스프레소의 맛과 커피 문화를 미국 스타일에 접목 시켜 현재 전 세계 5688개 매장을 갖춘 거대 규모로 성장하고 있다.한잔의 이미지를 판다는 목표에 맞게 매장분위기를 연출하여, 커피 맛과 향기 외에 인테리어와 음악을 통해 매장을 집이나 직장과는 차별화된 "제 3 의 장소" 로 포지셔닝 되고 있어, 대중매체를 통한 광고를 하지 않으면서도, 스타벅스는 브랜드 관리와 일관된 분위기의 매장 홍보를 통해 대성공을 거두고 있는 것이다.우리나라에서도, 문화 마케팅에 성공한 기업으로 " 나들이에서 축제까지" 한국 미래형 놀이문화의 상징으로 여겨지는 에버랜드를 들 수 있겠다.1976 년 개장한 에버랜드의 이후 역사는 한국 놀이문화의 진화과정이라 할수 있다.창업초기인 70 년대는 "놀이"에 대해 다소 소극적이었던 사회 분위기를 반영하여 " 자연농원 국민 관광지, 동물원"을 사용했으나, 80 년대 중반부터, 장미, 튤립 축제 등을 개최하면서 본격적인 가족 및 연인의" 놀이공원" 으로 변신하여, 세계 6 대 테마파크로 성장하였다.계절별 축제, 야간 시간대의 "멀티미디어 쇼" "문라이트 어드벤쳐", 대학 문화와 연계한 캠퍼스 개강 파티 등의 다채로운 문화 이벤트를 개최하고, 에버랜드 공간 시설의 환상적 분위기를 활용하여 TV 의 드라마 장소로도 제공되고 있다.문화 자원이 풍부한 전북은 문화 마케팅에 눈을 돌리면 스타박스나 에버랜드 못지않은 문화기업을 창출 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전국민이 즐겨하는 全州비빔밥에 스타박스 같은 독특한 문화이미지를 살려준다면, 전세계인이 즐겨 찾는 문화상품이 될 수 있을 것이다.또한, 全州 와 南原 사이에 춘향전의 정취를 심어 놓고, 최명희의 "혼불" 이미지를 각인 시켜 놓는 다면, 에버랜드보다 훌륭한 전통놀이 공간이 될 수 있을 것이다.머지않아, 세계 최대의 전주비빔밥 프랜차이저 사업이 번창하고, 연간 1000 만명이 즐겨 찾는 에버랜드를 능가하는 한국판 디즈니랜드가 전북에 설립되어, 세계인이 부러워 하는 놀이공간으로 발전할 것을 바라는 것은 筆者만의 바람일까?/유희열(前과학기술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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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8 23:02

[전북칼럼] 이 가을에 ‘나’로 돌아오자

거대한 여름이 육중한 둔부를 내밀며 쓰러지는가 싶더니 벌써 가을이 져물어 가고 있다. 바람에 지는 낙엽이 실연한 자에게는 비애의 끝자락이요 복권에 당첨된 자에게는 하늘에서 뿌려지는 지폐장으로 보일수도 있다. 이처럼 사물과 인생은 보는 자의 위치와 관점에 따라 다르다.지금 내가 앉아 있는 벤치앞으로도 장의사의 육중한 차체가 구세기의 회색 엔진소리를 내며 나른한 오후를 가르는가 하면 그 뒤로 갓난아기를 태운 유모차가 지나가고 곧 이어 비타민 C가 뺨에 넘쳐흐르는 수녀들이 지상의 모든 고뇌를 우리에게 넘겨달라는 듯 밝고 화사한 표정으로 지나간다.자신을 비추는 거울 들여다봐야이제는 모든 축제가 끝나고 조용히 나로 돌아와야 할 시간, 텅빈 광장에서 나를 찾아야 할 시간이다. 나를 비치는 거울, 그 깨진 거울을 다시 마춰야 할 시간이다. 영국의 어부들은 그물질을 할 때 큰 고기만 잡고 그물 속에 담긴 새끼 고기들은 자비를 베풀어 바닷속에 다시 놓아준다. 이 때 그들은 큰 소리로 빽 홈을 합창한다.우리에게도 진정한 의미의 빽 홈이 필요하다. 그리하여 실내악이 준비된 그 마음의 고도(古都)를 찾아가자. 그곳엔 지난 여름의 요트도 없고 하얀 별장도 없지만 우리를 위해 안락의자가 있고 기름등잔이 있고 몇권의 책도 가즈런히 놓여있다. 우리의 위대하고도 허황된 꿈을 위해 상상의 자유도 마련돼 있다. 이 자유를 통해 내가 선택하고 만들어 낸 내 인생의 형태위에서 구축된 세상만이 확실한 존재이며 그 밖의 일체는 불안정한 것이라고 한 싸르뜨르의 말처럼 새로운 나를 구축할 수도 있을 것이다.독자여, 어서 우리 조용히 책장을 넘기자 가을에는 기도하게 하소서로 시작되는 김현승의 「가을의 기도」도 좋고 내일의 새로운 꿈을 다짐하는 이효석의 「낙엽을 태우면서」를 읽어도 좋으리라. 그리하여 혼미스런 어제의 환각속, 그의식의 기념관에다 우리도 낙엽을 긁어모으고 강한 겨울과 강한 밤바다와 싸우지 못하는 그 허상(虛像)들을 불태우자.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자기자신을 읽는다는 것과 마찬가지이다. 어떤 사람이든지 그것이 우수한 작품이라면 그것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부 깊숙이 감추어져 있는 여러 가지 형태의 감정들과 해후한다. 그 감정들에는 정확한 이름이 붙여져있지 않지만 우리는 다른 작가들이 살 작품을 통해 자기의 이름 없는 감정들에 이름을 붙이게 된다. 작품이 주는 감동이라는 것은 자신도 모르고 있던 자기 내부의 충동과 감정을 의식앞으로 이끌어 내게 하는 심적 구조를 말한다. 좋은 책 읽어 정신적 풍요 갖길그러므로 좋은 책을 많이 읽는다는 것은 한 개인의 내적, 지적 성장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자기 속에 있는 많은 충동, 또는 감정이 밖으로 드러날수록 그의 판단 범위가 넓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판단 범위가 넓어진다는 것은 인생을 그만치 다양하게 사색하며 정신의 풍요를 확보할 수 있다는 뜻이 된다.가을이 깊어가고 있다. 우리 모두의 고단한 꿈의 구리거울을 닦아주며 가을이 사르르 눈감으면 또 하나의 낯선 계절이 군화소리를 내며 진주하게 될 것이다.지금은 얻은 것과 잃은 것을 냉정히 가려야 할 시간. 그리하여 신의 언약을 챙겨넣은 묵직한 가방을 들고 또 재난의 세계 속을 달려가야 한다.그 이전에 나로 돌아와야 한다. 나로 돌아오는 시간처럼 쓸쓸할 수가 없다. 그러나 진정한 나로 돌아오는 시간처럼 기쁠 수가 없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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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5 23:02

[전북칼럼] 전북을 실버산업의 메카로

10월 1 일은 유엔이 정한 "世界老人의 날"로 고령인구의 증가는 전세계인의 관심사가 되었다. 2002년 유엔 인구국이 발간한 " 고령화 보고서" 에 따르면 세계의 60세 이상인구는 약 6억명으로 10명당 한명꼴인 셈이다.유엔은 65세 이상의 인구가 전체의 7 %를 넘으면 " 高齡化 社會(aging society)", 14 %를 넘으면 "高齡社會(aged society)", 20 %를 넘으면, "超高齡化 社會"로 분류하고 있다.2002년 현재 한국의 65세 이상 고령자는 전체 인구의 8 %로 이미 고령화사회로 접어 들었고, 2019 년에는 14 %를 넘어 본격적인 고령사회가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일본의 경우, 75 세 이상인구 가 약 2000만명 이고, 85세 이상 인구 도 250만명이나 된다고 하니, 한국은 일본보다는 아직도 젊은 인구국가 에 속한다고 할수 있겠다.그러나 고령화사회에서 고령사회로 진입하는데 프랑스가 115년, 스웨덴이 85 년, 영국이 45년, 대표적인 노인국가인 일본도 26 년이 걸린데 비해 한국은 불과 16 년만에 고령사회로 변모하는 놀라운 속도를 보이고 있어, 선진국과는 달리 압축고령화사회에 걸맞는 대책이 요망된다 하겠다.고령화사회 빠르게 진행옛부터, 無病長壽는 모든이가 바라는 바다. 최근,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의 박상철교수팀이 전국의 100세이상 노인 과 85세이상 노인등이 가장 많이 거주하는 곳과 장수비결등에 대한 흥미있는 조사를 한바있다.장수비결은 원만한 부부생활, 가족과의 다정다감한 유대, 작은 일이라도 쉬지않고 끊임없이 일하기, 편식하지않기등 특별한 비결이라고는 할 수 없는 것들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조금만 건강에 관심을 기울이고, 노력한다면, 장수할수 있을 것으로 본다.한편, 우리는 급속하게 진행될 인구 고령화의 도전에 어떻게 대응해야 할것인가 ?필자는 이 挑戰이 단지 문제만을 야기하는 것이아니라, 무엇인가 새로운 機會를 제공하는 시각에서 접근하여, 복지과학기술 발전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주장한다.인구 고령화의 도전이 노령인구의 삶의 질과 사회적 기회를 제고함과 동시에 새로운 수요에 부응하는 산업활동의 경쟁력을 증강하기위한 기회들을 科學技術에 대하여 제공한다고 볼 수 있다.미국, 일본 유럽연합등 선진국들의 고령화에 대비하는 정부 정책에는 노인을 위한 기술수요와 기술공급의 연계구축, 제품, 서비스개발, 표준화등 다양한 과학기술정책을 펼치고 있다.이는 노인의 복지와 삶의 질을 증진하기위한 것이기는 하지만, 인구 고령화에 따라 새롭게 부상하는 시장부문에서 국가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적 선택의 결과라 할 수 있다. 이들 선진국에서 "실버産業"이 급속히 성장하고 있다.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노령인구의 수요를대상으로 하는 "실버산업"을 住居관련분야, 保健醫療분야, 餘暇분야, 生活분야 등으로 나누어 2000년 현재, 한국의 실버산업 시장규모를 약 24조 7800억원으로 추정하였으며, 2005년에는 38조원, 2010년 경에는 54조원으로 급격히 성장할것으로 전망하고 있다.여기서 우리가 강조해야할 사실은 , 세계화와 시장개방의 진전에따라, 노인들의 필요에 적합한 제품과 서비스의 개발과 공급을 노인용이라고 해서 국제경쟁에서 특별히 제외시키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이다.실버산업분야에서, 한국이 국제경쟁력을 갖지 못한다면, 국내시장이 잠식당함은 물론, 급성장하는 세계 시장에도 참여하지 못하게 될 것이다.이처럼 새로히 부상하고있는 새로운 산업에 대하여 기업들이 적응하고 대응하는 일은 단순히 기업만의 책임은 아니다. 이러한 제품과 서비스의 연구개발과 시장창출 및 규제, 공정경쟁측면에서, 정부의 역할 적지않다 할것이다.이의 일환으로, 과학기술부에서도 2003년 국가대형사업으로 연간 100억원씩 10년간 지원하는 프론티어연구개발사업의 하나로 실버산업기술을 지원할 계획이고, 보건복지부, 정통부, 산자부등에서도, 부처별로 관련 실버산업기술개발을 지원할 것이다.노인 여가선용 기회 확대를한편, 전문가들의 분석에 의하면, 실버산업중에서도, 특히 여가분야의 市場規模가 가장크고 성장이 빠를것으로 전망하고 있다.노인들은 많은 시간을 활동없이 지내는 경우가 많으므로 이러한 유휴시간을 유익하게 보낼수 있는 餘暇善用의 기회를 제공할 필요가 있는데, 이는 여가생활을 통해, 노후생활이 보다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모 될 수있기 때문이다.하지만, 노인을 위한 여가상품은 저렴한 가격으로 제공되고, 생활관습이나, 문화적차원에서, 노인들의 접근이 용이한 상품이어야 하고, 노인의 특성을 연구하여, 이를 바탕으로 개발되어야하며, 단순한 재미보다는 생산적이며 성취감을 느낄수 있는 여가 활동이 되도록 유도해야한다.노인들의 여가활동에 적합한 것은 무엇이 있을까 ? 운동중에서도 시장규모가 클뿐만 아니라, 나이가 들어서도 즐길수 있는 것이 있다면, 골프가 아닐까 한다. 프로시합중에 유일하게 시니어 투어가 있는 것을 보면 쉽게 알수 있을 것이다.필자가 미국생활 시절에, 70대의 노부부들이 골프장에서 여가를 즐기고 있는 모습이 너무도 자연스럽고, 부러워서, 이들과도 함께 어울려 운동을 한 것이 한두번은 아니었다.미국은 대지가 넓고, 골프장도 많고 또한 노인들은 할인요금을 내기 때문에 쉽게 즐길수 있다. 한국은 어떠한가 ? 노인우대 는커녕, 일반인들도 접근하기가 용이하지 않다.다행스럽게도 최근 노인을 위한 골프게임 과 장비를 개발하여 시험생산에 들어가고 있다는 소식이다. 全北大學校의 生體工學科 金南均 교수가 개발한 미니골프 장비가 한국여건에 맞고, 노인들에게도 적합한 장비로 각광을 받을 수 있을것같다.18홀 기준으로 정규골프장이 20 만평 이상 소요되는데 비해, 김교수가 개발한 미니골프게임은 10,000평이면 足하고, 장비도 일반골프장비의 10분의 1 가격인데다, 입장요금도 파격적으로 저렴하면서, 정규골프장의 규칙에 맞추기 때문에 운동량도 정규골프와 차이가 없도록, 고안되어있기 때문이다.특히 운동량이 많기 때문에 시간에 쫓기는 직장인들에도 경제적인 운동이 될 수 있을것으로 본다.이러한 사업이 전북도에서 시범적으로, 운용된다면, 조만간 전국적확산은 물론, 세계시장 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누릴수 있을것으로 본다.英國이 세계골프 의 메카로 알려져 있듯이, 전북도에서 조만간, 세계최초로 노인은 물론 일반인을위한 세계미니골프선수권대회개최등을 통해 전북을 미니 골프의 메카로 발돋움시키고, 실버산업으로 많은 고용창출과 부가가치를 창출하며, 나아가, 건강한 고령화(healthy aging), 활기찬 고령화(active aging), 그리고 성공적 고령화(successful aging)라는 국가정책의 전반적 목표를 달성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할수 있는 날이 오는 것을 기다리는 것은 필자만의 바람일까?전북에 長水가 있는 것은 長壽산업의 메카가 될것이라는 선조들의 慧眼이었을까?/유희열(前과학기술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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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1 23:02

[전북칼럼] 승리는 그 과정이 중요

세계 제1차대전 후에 간행된 시펭글러의 「서구의 몰락」은 20세기 초엽의 유럽에 심각한 인상을 주었었다. 그는 서구의 미래에 대하여 화폐가 그 마지막 승리를 자랑하고 이를 계승할 케사르주의가 소리없이, 그러나 확고하게 다가오고 있다.역사의 필연성에 의하여 이미 설정된 붕괴과정은 개인외 호오(好惡)에 관계 없이 그대로 성취될 것이다라고 아주 운명적으로 비관하고 있다.한편 역사의 지배는 오로지 힘이라고 주장하는 이 군국주의자 시펭글러와는 본질적인 견해차를 가지고 있는 석학토인비 까지도 서구문명의 붕괴는 시인하고 있어 더욱 주목을 끌게 하였다. 그러나 토인비가 서구문명을 진단하면서 표현한 붕괴의 개념은 그 양태가 다르다.즉 역사의 변화발전이란 도전과 응전과정의 산물로서 서구의 최근 역사에 암울과 불안이 감돈다면 그것은 어떤 반성과 행동을 촉구하는 도전이지 그들의 의욕을 종결짓는 사형선고가 아니라는 것이다.그러므로 서구문명이 자진하여 사회적 자살을 꾀하며 역사적 전례를 거역한다면 그것(붕괴)을 면할 도리가 없지만 스스로의 노력으로 역사의 새로운 발전과 전환을 기할 수 있는 길은 열려있다는 것이다. 그에 의하면 서구문명의 붕괴조짐은 이미 16세기 종교전쟁기부터 시작된 것으로 되어 있다.힘의 환상에 사로잡힌 미국아무튼 브레이크가 풀린 서구문명에 갖가지 암울한 징조가 보이기 시작한 것은 사실이며 이를 진단하고 각성을 촉구하는 뜻있는 학자들의 저술들이 잇달아 나오고 있음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특히 미국의 낙천문화와 일방적 패권주의에 대한 깊은 우려의 목소리도 그 시기는 다를지 언정 같은 맥락에서 이해되어야 할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근 미국의 외교 전문가이자 국방부 차관보를 지낸 조지프 나이(65) 하버드대 케네디 행정대학원장이 쓴 「제국의 패러독스」도 우리의 관심을 끌기에 족하다.저자는 지난 911테러는 미국이 아무리 막강한 파워를 지녔더라도 다른 나라들의 참여 없이는 해결할 수 없는 글로벌 이슈의 등장을 예고하는 상징적인 사건이라고 진단하고 있다.세계화 정보화가 진행되면서 테러, 국제금융, 마약밀매, 지구기후 변화 등의 글로벌 이슈들은 미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사회의 신뢰와 협력을 통해 해결해야 하는 과제가 되어가고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미국이 힘의 환상에 사로잡혀 새로운 변화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몰락의 길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진단과 처방을 함께 내놓고 있다.각설하고 미국은 지금 조지프 나이의 표현대로 협박수단인 군사력과 경제력을 앞세운하드파워와 다른 나라의 인권과 환경문제, 경제지원등의 호감을 수반하는 소프트 파워라는 두 개의 카드를 손에 쥐고 있다.그러나 조금전 뉴스에 백악관 대변인이 가장 저렴한 전쟁비용은 후세인의 암살이라는 말을 서슴없이 쏟는가 하면 미 의회가 이라크에 대한 무력사용 결의안을 합의해놓고 있어 일촉즉발 세계는 긴장하고 있다. 솔직히 미국의 눈을 벗어나 온전할 수 있는 나라는 지금 어디에도 없다.그만치 군사적으로나 경제적으로 막강하다. 근래에 들어 미국이 딱 한번 패배한 것은 지난 월드컵 축구에서 뿐이다.문제해결 국제사회 협력 필요지금 한국의 부산에서는 아시안 게임이 한창이다. 북한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의 젊은이들이 건강한 정신과 육체를 뽐내며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최종 목표는 물론 우승이다.그러나 우승보다 소중한 것은 그 과정이 정당하고 올바르야 한다. 규칙을 준수해야 한다. 그때문에 유도 영웅 계순희도 억울한 판정에 승복하고 동메달을 따냈다.바야흐로 개방모델로 신의주 특구가 생기고 미국의 케리특사가 평양행 비행기를 탔다. 지금 한반도를 둘러싼 여러 정황을 역시 미국이 주도하고 있다. 다만 우리가 바라는 것은 평화요 순리요 우리의 의사가 존중되는 민족 지존이다./허소라(시인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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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4 23:02

[전북칼럼] 제4의 계기

올해의 월드컵 행사는 여러모로 커다란 행사이었다. 해외에서 느끼는 효과는 특히 대단하였고 국가나 민족의 집단적인 차원을 떠나서 개인적인 면에서도 교민들이나 주재원들에게 외국 생활에서의 보람과 자부심을 심어주는 기회가 되었다.교민들 중에는 마지막의 대 독일 전과 대 터키 전에서 우리 팀이 부진한 것에 심리적인 타격을 받고 며칠을 일하러 가지도 못하고 자리를 보전하고 누어서 지낸 분도 있다고 들었다.더구나 이 행사는 비단 한국의 입장에서만 성공에 그치는 것이 아니고 세계축구협회로서도 72년의 FIFA 역사상 가장 성공적인 대회로 평가한다고 한다.우리에게 이 "성공"의 의미는 경제적인 면에서 홍보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를 생각할 수 있겠고 정부는 정부 나름대로 이 "성공"의 효과를 여러 면에서 극대화하고 이를 사후 관리하는 방안들을 만들어 시행하고 있다.월드컵성공 지구촌 큰 관심다른 한 편으로 좀 더 긴 시간의 관점에서 보면 이 번의 행사는 중요한 역사적인 의미를 갖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우리나라는 신화 시대를 포함하여 5천년의 긴 역사를 자랑하고 있지만 수많은 자랑할만한 업적이나 성취에도 불구하고 세계사의 큰 차원에서 보아 세계무대에서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을 받거나 인류 역사의 큰 흐름에 영향을 주는 계기는 몇 차례에 불과하지 않았는가 생각한다.우리에게는 큰 의미를 갖는 사건들일지라도 세계사에 끼친 영향의 면에서 보면 그렇게 중대한 일은 아니었을 수도 있었고 세계 사람들의 집중적인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하였던 경우를 가끔 생각할 수도 있다.우리 민족의 입장에서 매우 통분하고 부정(不正義)의한 일이지만 3.l 운동은 수 많은 희생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열강이나 세계인들의 큰 관심을 차지하는 사건은 아니었다. 마찬가지로 8.l5 광복도 2차 대전이라는 큰 사건의 종결에 관련된 적은 부분적인 현실에 불과하였다.현대사에 있어서 한국이 처음으로 세계사 무대의 중앙에서 관심의 초점으로 등장한 계기는 유감스럽게도 반세기 전에 일어난 한국 전쟁이었다.그 당시 미국과 소련의 두 초강대국을 축으로 세계가 첨예한 양극 대결로 치닫는 상황에서 동북아시아의 적은 반도에서 일어난 전쟁은 급속히 세계 전쟁으로 발전하면서 온 세계가 어떤 형태로든지 이 전쟁에 참여하는 이른 바 "세계 시민 전쟁으로(weltburgerliche kriege)" 된 것이다.이 전쟁은 세계에 전반적으로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었다. 이 전쟁으로 동 서 양진영의 대결 양상이 매우 경직되었고 이 대립은 단지 정치. 군사적인 면에서만이 아니고 경제, 사회, 문화 등의 전 영역에 걸친 것으로 되었다. 서방측은 이 때부터 본격적인 재무장으로 돌입하였고 이 것은 경제적으로도 온 세계에 큰 영향을 미쳤다.두 번째로 한국이 세계적인 관심의 대상이 된 것은 '88 올림픽이었다. 한국이 파멸적인 전쟁이 끝 난지 불과 4 반세기만에 놀라운 경제적인 발전을 이룩하여 올림픽을 주최하는 나라가 되었다는 사실은 세계의 주목을 끌만한 사건이었다.이 대회에 오랜만에 처음으로 두 초강대국을 포함하여 동서 양진영의 여러 나라가 대거 참여하여 모처럼 명실 상부한 평화의 제전을 만든 것도 큰 성과이었다. 그러나 가장 큰 충격은 사회주의 진영에서 일어났다. 한국의 올림픽은 한 세기가 넘도록 계속되어온 논쟁을 정리하는데 중요한 기여를 한 셈이었다.일반 사람들은 지식인들이 백 여 년이 넘도록 토론에 토론을 거듭하면서 결론을 내지 못하는 문제를 자신의 눈과 귀를 통하여 확인할 수 있었던 것이다. 어떤 체제가 더 우월한가하는 문제는 이제 상식으로 된 것이다. 이어서 일어난 동구에서의 벨 혁명에는 '88년의 올림이 숨겨진 기여를 한 셈이었다.한국 세계사에 어떤 영향올해의 월드컵은 세 번째로 한국이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기회이었다. 한국은 단지 경이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어려운 금융위기를 쉽게 극복한 나라일 뿐만 아니라 위기를 활용하여 경제 구조를 새롭게 조정하고 세계화에 긴요한 개혁을 단 시일 내에 시행하고 지식 기반의 경제를 짧은 시일 내에 발전시키는 나라인 만큼 축구 경기도 잘 할 뿐만 아니라 그 조직도 빈틈 없이 해내는 나라인 것이다.그러나 정말로 세계인의 관심을 끈 것은 일반 시민들의 공적 정신이었다고 느꼈다. 특히 구라파 사람들에게 그렇게 격렬한 열기에 찬 경기에 한 건의 폭력 사태도 없었다는 사실은 믿을 수가 없는 일이기도 한 것이었다. 이제 우리의 관심은 지난 일의 축하가 아니다.경기의 마지막 날에 발생한 서해에서의 불상사는 우리에게 다시 한 번 과거를 돌아보게 하는 경고이었다. 할 일이 산적해 있는 한 반도는 이제 우리가 언제, 어떻게, 어떤 일로 다시 한 번 세계를 경탄시킬 일을 하겠는가, 그리하여 불우했던 지난 세기의 청산이 우리에게 새로운 미래를 열게 할 뿐 만 아니라 온 세계에 산재한 난제들을 해소하는데 기여할 수 있겠는가 하는 각성을 요구하고 있다./라종일(주영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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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27 23:02

[전북칼럼] 全北의 미래는 科學英才의 양성에 달려있다

얼마전 이스라엘 예술과학학교 校長 에레즈 ( R. Erez) 博士는 英才敎育에 대하여 필자와 환담을 나누면서 이스라엘 영재교육을 다음과 같이 예를 들어주는 것이었다.우리학교에서 몇 년전 러시아에서 이민온 物理學科 학생이 물리학의 자기 공명장치를 이용하여 암세포를 죽일수 있다는 주장을 하면서 硏究할수 있도록 지원을 요청하였다.담당교사는 그의 주장이 황당하다는 것을 알면서도 꾸지람을 주지않고 학생의 아이디어가 재미있다고 하면서 연구 할수있도록 조치를 하여 주었다. 1 년 의 연구 끝에 학생은 자기의 주장이 터무니 없다는 것을 밝히고 연구를 중단한바 있습니다.그러나 학생이 연구한 1년의 기간이 낭비라고만 할수 있을까요 ? 그렇지 않습니다. 자기 스스로 아이디어가 실현 불가능 한것이라는 것을 깨달을수 있었고, 학문적으로도, 문제해결에 한계가 있음을 자각하면서 자기의 상상력을 키운 귀중한 시간 이었지요. 그 학생은 지금 세계적인 물리학자를 꿈꾸면서 博士學位공부를 하고 있지요전북출신 숱한 인재 맹활약에레즈 박사는 이스라엘 교육의 핵심요소가 바로 "創意性"과 "問題解決力" 함양이라고 필자에게 강조 하는 것이었다. 이러한 이스라엘 영재 교육의 사례는 너무도 인상적이었다.우리나라는 어떤가 ? 기회의 평등은 물론이요, 결과의 평등까지 요구하는 사회풍토하에서, 영재교육은 참으로 실현하기가 어려운 일이 아닐수 없다.다행히 2002년 4월에 발효된 英才敎育法 施行令에 따라 국가 과학기술 영재교육체계 구축 및 영재교육 기관간 연계 강화로 국가 과학영재 육성사업의 물꼬를 트게되었다.이의 일환으로 15 개 대학부설 과학영재 교육센터를 英才敎育 振興法상의 "영재교육원"으로 전환하여 영재교육 기능을 강화하였고, 아울러 KAIST 과학 영재 교육연구소를 영재교육 진흥법상의 "영재교육연구원" 으로 확대개편 하여 영재교육 전담 연구기능을 강화한 것은 만시지탄이지만 참으로 다행이 아닐수 없다.특히 釜山科學高를 과학영재학교로 지정하여, 선진국 못지않은 교수 , 시설 , 장비를 지원 하고 , 3차에 걸친 엄격한 시험을 거쳐 선발된 144 명의 영재들을 교육시켜, 이들이 졸업후 미래 한국의 과학기술발전에 핵심역활을 할것이 기대된다. 선발된 영재들은 KAIST(한국과학기술원) 의 영재교육연구원의 전폭적인 지원으로, 최상의 교육프로그램과 우수한 교수들의 지도를 받을 뿐만 아니라, 출연연구소 , 대학, 민간기업등과도 공동연구를 할수있도록 재정적 지원을 하고, 졸업후, 희망하면, 전원 KAIST에 입학할수 있도록 하였다.특히, 입시부담이 제거됨에따라, 창의력에 바탕을 둔 실험실습위주의 교육과 연구사업에 매진 할수 있도록 하여, 학문적으로는 노벨상에 도전하고, 경제적으로는 Bill Gates 같은 뛰어난 사업가 등 미래 한국의 장래를 짊어질 영재탄생이 예상된다하겠다.全北의 경우도, 과학고등학교를 빠른 시일내에 科學技術部 指定 英材學校로 선발되도록 모든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할 것이다. 경제적으로 취약한 全北의 경우, 우수한 영재를 발굴하여 양성하는 것이 全北發展의 첩경이 아닌가 생각된다.全北에는 예로부터 뛰어난 인재들이 많기로 잘알려져 있다. 科學分野만 보더라도, 이미 세계적인 物理學者로 슈퍼세레모니 理論을 발표하여 물리학계의 난제인 통일장이론을 받침한 슈퍼스트링이론의 기초를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중성미자 연구에 독보적인 위치를 구축하여 노벨과학상에 근접한 김정욱 고등과학원장을 비롯해, 화학분야에 탁월한 연구실적을 내신 심상철 KAIST 교수, 과학자는 아니지만, 기술에 바탕을 둔 벤처기업의 신화를 창조한 정문술 회장 은 물론이요,또한 미국 심장부인 와싱턴에 소프트웨어회사를 설립하여, 國防省은 물론, P&G, J&J,등 미국 유수의 기업들을 대상으로 소프트웨어수주를 성공적으로 획득하여 2003년에는 1000만$ 매출에 흑자까지도 예상되는 핸디소프트의 안영경 사장도 全北이 자랑하는 과학 인재다.지식정보화 일자리 창출 주역흔히들 全北을 農道라고 하지만, 지식정보화 시대에는 고급과학영재가 수십만명의 일자리를 창조하고, 국부창출의 일등공신임을 고려하여, 과감히 農道가아닌 고급 과학인재를 주축으로 하는 科學技術道로 전환하여야 할것이다.최근 釜山市가, 과학기술의 날을 선포하고, 우수과학자에 대한 포상과 각종 과학관련 행사를 개최하여, 釜山市民들의 과학기술 마인드를 지속적으로 제고시키고 있는 것을 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全北의 인구 가 200만 미만으로 계속 감소하고 있는 것도, 많은 이유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일자리가 없기때문일 것이다. 지식정보화 시대를 맞아, 일자리 창출의 주역인 과학영재를 많이 배출하여, 全北이 韓國은 물론 東北亞의 핵심기지로 발전할수 있도록 해야 할것이다./유희열(前과학기술부 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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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13 23:02

[전북칼럼] 오호, 통재라 정치 허무주의여

한 나라 한 민족이 흥왕 발전하는 데는 몇가지 주요 조건을 떠올리게 한다.미국의 국제정치학자 한스 모건소가 규정한 '국력'의 기본요소를 보면 첫째 국토의 지정학적 위치나 그 넓이, 식량과 원료의 자급자족 등으로 상징되는 '자연적요소(自然的要素)'와 공업화, 군비(軍備)등으로 이어지는 '산업적요소(産業的要素)', 더하여 인구나 국민성같은 '인적요소(人的要素)'와 정치의 수준이나 외교력 등으로 포괄되는 '정치적요소(政治的要素)'등을 들고 있다.정치수준 나라운명과 직결이중 '자연적요소'같은 것은 어느 나라 어느 민족에게나 대체로 미리 운명지어져 있다 할 것이다. 그렇다면 산업화가 어느 정도 본 궤도에 와 있는 우리에게 있어 이제 무엇보다 절실한 것은 '인적요소', 즉 정치의 수준과 그 역량이라 아니 할 수 없다.왜냐하면 경제, 사회, 노사, 학원 등 사회의 모든 분야가 바로 이 정치에 연관되어 있는 상황아래에서 정치의 수준과 질(質)은 바로 나라의 운명과 직결되고 있기 때문이다.그런데 오늘날 우리의 정치 행태는 어떤가? 지난 월드컵때 '오 대한민국!' 하고 목이 터져라 외쳐대던 국민적 통합은 서서히 원점으로 되돌아가고 있는 느낌이다.매스컴에서는 월드컵붐을 타고 관중석이 넘쳐나던 K리그가 벌써 관중석 곳곳에 구멍이 뚫리고 있다고 전하면서 그 원인을 잇단 판정시비와 톱스타들의 잦은 결장에서 찾으려 하고 있다.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만은 않다. 대중이란 원래 환상을 지니며 살게 되어있다. 지구촌의 축제였던 월드컵이 국내 K리그에 그대로 이월되리라는 건 무리한 기대다. 월드컵 속의 환상은 시간이 흐르면서 서서히 무너지게 되어있는 바 그들은 또다른 환상을 찾아 떠나게 되어있다.머리 좋은 히딩크가 어찌 이 원리를 모르겠는가. 그래서 그는 우리와의 영원한 밀월을 위해 알맞은 시점에서 알맞은 거리를 두며 일단 우리 곁을 떠난 것이다.그렇다면 월드컵 이후에 증대되는 대중의 거창한 문화적 식욕(?)을 무엇으로 채워야 했을까? 그것은 멋진 정치였다. 세계 어느 박람회에 내놓아도 손색이 없는 멋진 정치상품이었다. 그것은 압제와 분열, 갈등과 권모술수로 일관되어온 근대 한국정치사에 종지부를 찍고 국민 대통합에 이바지 할 수 있는 절대절명의 기회였다.그리하여 축구영웅 못지 않은 정치스타도 배출하고 아라비안나이트처럼 신명나는 정치판과 에피소드도 만들어내야 했다. 그러나 지금은 과거 독재정권치하에서 형성되던 국민의 저항적 통합에너지도 소멸되고 다만 태풍으로 날아간 월드컵 경기장에서 허탈에 젖어있다.정치월드컵에선 몇 위 할까참으로 묘하다. 국민소득도 올라가고 단군이래 가장 폭넓게 마련된 민주화의 광장에서 우리는 왜 이렇게 허탈감에 젖어있는가. 과거의 언론탄압때처럼 입에 재갈을 물려서인가? 그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대통령이 무서워서인가? 아니다. 이따금 TV에 비치는 그의 모습은 머리 짤린 삼손처럼 초라하기 그지없다.월드컵을 성공적으로 마친 한 나라의 행정수반이면서도 한낱 감독이었던 히딩크가 누리는 영광과 찬사의 백분의 일도 천신을 못하고 있다.그렇다면 파출소 순경이 두려워서인가? 아니다. 그 옛날 통금시간이 있을 때나, 걸핏하면 빨갱이로 몰던 때가 두려웠지 지금은 거꾸로 우리가 그들의 멱살을 잡을 수도 있다. 그렇다면 도대체 이 무기력의 정체는 무엇이란 말인가.만일 정치판 월드컵대회가 열린다면 그때 우리는 세계 몇위나 할 것인가? 국가적 허무주의에로의 확산을 심히 우려한다./허소라(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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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06 23:02

[전북칼럼] 아프리카 이야기

근래에 영국의 주요 일간지 The Times에 눈길을 끄는 칼람이 있었다. 기고를 한 칼람니스트는 이 신문에 고정적으로 글을 쓰는 독자에게 익숙한 문이었는데 글의 내용인즉슨 이 즈음 구라파의 여론 주도층의 공개적인 의견치고는 조금 특이한 것이었다.글의 제목부터가 길고 이색적인 것이어서 "어째서 아프리카 인들은 자신들에게 알맞은 (나쁜) 지도자들을 갖게 되는가(This is why Africa gets the leaders it deserves)" 하는 것이었다. 거창한 제목과는 달리 글의 내용은 단순한 것이어서 필자가 아프리카에 여행을 가기 위하여 비행기 탑승 수속을 하는 몇 시간 동안 체험한 것을 기술한 것에 불과하다.36명 항공기 탑승수속이 3시간이 글에 의하면 런던의 공항에서 한 아프리카 항공사가 3인의 백인을 포함하여 36인의 승객 탑승 수속을 마치는데 무려 3시간 이상이 걸렸다. 문제는 항공사 직원에 있는 것이 아니고 승객들의 파렴치하고 무질서한 행동 때문이었다.우선은 줄서기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서 수속이 끝날 무렵에는 맨 마지막에 남은 것은 백인 3인이었다. 이들은 모두 런던에서 핑을 한 결과 엄청난 짐들을 갖고 가면서 화물에 제한이 있다는 것을 몰랐다고 억지를 부렸다.탑승 시간이 되자 서로 먼저 타려고 뜀박질이 시작되고 몇 명은 2등 칸으로 들어가서 온갖 엉터리 이야기를 꾸며대면서 거짓말을 하였다. 이 글의 필자가 특별히 비판적으로 지적하는 것은 이 승객들이 누군가 비난을 받을만한 짓을 하더라도 일단 성공만 하면 모두가 그를 부러워하고 축하한다는 점이다.어떤 특히 파렴치한 승객이 늦게 도착하여서 무리하게 사람들을 밀치고 변명을 하면서 앞자리로 나아가자 실랑이가 벌어졌는데 그가 앞자리를 차지하고 주변에 악수를 청하면서 딴 청을 하자 모두가 지난 일은 잊은 것처럼 이 "성공한" 파렴치한을 부러워하였다.말하자면 어떻게 하건 간에 성공만 하면 주변이 모두 그에게 관대하더라는 것이다. 이 승객은 다음에도 틀림 없이 꼭 같은 나쁜 짓을 할 것이다.더구나 이 승객들이 그 나라에서는 나름대로 지도층에 속하는 사람들이며 구라파에 핑 여행을 다닐 수 있는 부유한 계층이라는 점이다.필자의 결론인즉슨, 흔히 외부 사람들이 아프리카의 일반 사람들이 인간미가 있고 재능과 인내를 갖춘 좋은 사람들인데 어쩌다가 나쁜 지도자들을 만나서 발전 도상에 온갖 왜곡과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그 실은 문제의 핵심이 일반 사람들에게 있을 수 있다는 것이다.사회가 정치발전 유도할 수도이렇게 적은 경험에서 큰 결론을 이끌어 내는 것에는 문제가 있다. 또한 어떤 특별한 지역의 상황을 다른 지역과 쉽게 비교하는 것도 위험한 일이다.그러나 가끔 우리 자신도 생각의 방향을 달리 해 볼 수 있지 않겠는가. 정치가 잘 되어서 사회가 잘 되는 것보다는 사회가 잘 되어서 정치가 잘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제대로 된 일이 아닌가. 그리고 때때로는 우리가 매우 싫어하는 현실에서 우리 자신의 반영을 발견하지는 않는가./라종일(영국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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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29 23:02

[칼럼] 소리축제의 합창 음악, 제대로 즐기기

2002 전주세계소리축제는 악기의 소리를 중심으로 했던 제1회 축제와는 달리 인간를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특히 여러 사람이 모아 내는 소리인 '합창'이 두드러진다.본 행사전부터 전국을 순회하며 축제 홍보사절로 활동하고 있는 '체코 보니 푸에리 합창단' 공연을 시작으로 2002명 합창의 전야제, 축제의 문을 여는 개막공연 '세계의 합창', 행사기간 내내 공연되는 '미지의 소리를 찾아서', 연지홀과 덕진예술회관에서 5일간 펼쳐지는 '온누리합창제', 지난 해 극찬을 받았던 전동성당에서 4일간 '필리핀 산미겔 합창단 공연' 등 합창음악이 성황을 이루고 있다.합창음악에 관심이 있거나 또는 이런 저런 합창단 활동을 하고 있는 합창음악 애호가들에게 이번 소리축제는 진수성찬을 안겨줄 것 같다. 특히 그동안 유럽의 합창음악에 익숙한 우리에게 이번 소리축제는 제3세계의 합창을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는 점에서 더욱 기대가 크다.합창음악은 인간의 목소리라는 단순해 보이는 도구를 이용한 음악이지만 합창단의 구성형태나 레퍼토리에 따라 매우 다채로운 느낌을 주는 훌륭한 음악 장르이다.올해 소리축제에는 소년합창, 혼성합창, 남성합창, 여성합창, 대편성합창 등 다양한 형태의 합창단이 무대에 오른다. 형태의 다양함보다도 더 관심을 끄는 것은 레퍼토리의 다양함이다.서양음악을 중심으로 한 합창단에서부터 내몽고, 아프리카, 벨라루스, 그루지아, 마오리족 등 쉽게 접하기 힘든 다양한 민족의 합창음악(서양음악에서는 이를 민족음악 또는 종족음악이라는 이름으로 서양음악과 차별화한다)이 소개된다.합창음악의 가장 중요한 감상포인트는 앙상블이다. 여러 사람이 모여 만들어내는 합창음악은 그 자체로 공동생산물, 집단창작물이라 할 수 있다. 따라서 어떻게 음악적인 조화와 균형을 유지해 가는가 하는 것이 합창음악의 포인트이다.앙상블을 이루어내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을 수 있다. 그런데 우리는 서양의 합창음악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에 서양식 발성법에 의한 합창을 선호한다.공명을 최대한 이용하여 잘 정제된 소리를 만들어내는 발성과 치밀한 음악적 계산을 통해 다양한 소리를 조화(blending)하는 방식이다. 그래서 서양 합창음악은 매우 아름다운 소리를 만들어낼 뿐만 아니라 세련된 음악을 만들어낸다.이러한 서양 합창음악의 특성은 서양의 합창음악이 카톨릭 미사에 기원을 두고 있다는 점이 강하게 영향을 미쳤기 때문으로 생각된다.우리의 음악교육은 서양음악의 영향아래에 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한국 합창음악 또한 서양 합창음악의 영향아래에 있다. 그래서 다양한 민족의 합창음악을 경험할 수 있는 이번 기회를 놓치는 것은 매우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이들의 합창음악은 서양의 합창음악과는 전혀 다른 새로움을 우리에게 줄 것으로 기대된다. 민족마다 노래부르는 방법이 다르고, 노래를 구성하는 방법도 다르며, 또 음악적 감수성도 다르기 때문이다.따라서 이번 소리축제의 합창음악을 즐기는 또다른 감상포인트는 각 민족마다 갖는 고유한 음악 구성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더불어 천편일률적인 우리의 합창음악을 어떻게 새롭게 변모시킬 수 있을 것인지 그 가능성을 찾아보는 일도 흥미로운 일이 될 것이다.그래서 이번만큼은 선입견을 가지고, 또는 입맛에 맞는 프로그램만 골라서 감상하지 말고 여러 합창음악 프로그램을 단일 프로그램으로 삼아 갖가지 메뉴들을 비교감상하는 것이 즐거운 일이 될 것 같다./문윤걸(문화평론가, 음악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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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24 23:02

[전북칼럼] ‘문화영웅’노릇 이제는 그만

올해에도 연변대학과의 약속에 따라 그곳에 갔다가 2주일간의 일정을 마치고 돌아오는 날, 연길공항에서의 풍경이다. 출국수속을 마친 우리 관광객들이 남은 시간을 이용해 기념품을 흥정하고 있다.이곳에선 거의가 정가판매인데도 한사코 값을 깎으려고 실랑이를 벌이는가 하면 한쪽에선 진열대에 있는 물건들을 잔뜩 늘어놓고 이리저리 뒤적이다가 물건포장이 이게 뭐야, 한국같으면 이렇게 안만들지!하고는 핑 옮겨간다.그러나 조선족 여점원들은 아예 이런일에 이골이 나 있다는 듯 태연히 진열장에 다시 집어넣는다.외국에만 나가면 기세등등어디 이뿐인가, 식당에 왔으면 차분이 식사나 하고가면 좋으련만 바삐 움직이는 여종업원들을 골라 고향이 어디이냐에서부터 지금 몇살이냐월급이 얼마나 되느냐, 중신하랴?등등 집요하게 말을 건넨다. 이중 제일 궁금한게 월급인 듯 재차 케물으면 마지 못해 대답을 한다.그러면 안쓰럽다는 표정으로 한국에 와서 벌라고 한다. 한국에서 한달 벌면 이곳에선 1년을 살 수 있다며 내가 초청해줄까?하고 떠본다. 그러면 역시 이런류의 화두엔 이미 이골이 나있다는 듯 묵묵부답으로 나간다.관광철이 되면 이런 수준의 문화영웅들을 연변일대에서는 어렵지 않게 만나게 된다. 물론 소수이긴 하지만 고국에서는 잠잠하고 온순하던 사람들이 어찌된 영문인지 이곳에만 오면 느닷없이 갑부가 되고 문화우월주의자가 되어 기세가 등등해진다.익히 알려진 바와 같이 중국에 있을 우리 조선족은 55개 소수 민족중 인구서열 열 한번 째가 되는 한인 혈통의 공동체이다. 이중 약 40%가 두만강 건너의 연변조선족자치족에 살고 있으며 전체 인구는 200여만 이중 우리 조선족동포는 이미 80만을 넘어섰다.연변조선족자치족 산하에는 연길.도문.훈춘,화룡,돈화,용정등의 6개 시와안도,왕청의 2개 현(縣)이 소속되어 있다. 그러나 대부분의 한국인들은 연변자치주의 수도라 할 수 있는 연길시를 통칭 연변으로 부르고 있는 것이다.광복절 연변으로 이주한 우리 동포들은 상당수가 애국지사나 그 후손들이었으며 여타는 일제의 수탈과 등쌀에 못이겨 광활한 천지가 기다리고 있다는 설레임으로 정처없이 두만강을 넘어온 것이다.막막한 황무지를 되땀으로 일궈낸 이주 1세때는 거의 작고행고, 세대가 교체될수록 타인족이 부러워할 정도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그 위상이 높아가고 있다. 때문에 작금 중국 당국에서도 이곳 조선족과 모국이 되는 한국사회와의 유대관계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특히 우리 나라 사람들이 연변에 와 이곳이 옛날 고구려땅으로 우리 영토였음을 은근히 부추키는 대목과 다음으로는 기독교 전파, 즉 적극적인 선교활동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자국인들에게는 기독교를 위시하여 어느정도 종교의 자유를 허용하고 있으나 남의 나라 제3자가 와서 활동하는 것을 용납하지 않고 있다. 이밖에 북한과의 관계를 고려하여 노골적인 북한비방이나 탈북자 지원활동 등에도 예의 즉시하고 잇는 실정이다.'월드컵 국민 다운' 자세 필요이런 와중에서 우리 동포들은 국적은 엄선한 중국이요 되와 얼은 옛날 조선이라는, 그 중심에 서 있으며 때론 자신들의 이런 태생적 정체에 대해 고뇌하기도 한다. 그러면서도 지난 월드컵대회 때에는 한국이 승리할 때마다 삼삼오오 얼싸안고 목이 메였었다.그들은 또 남북이 하루속히 통일되기를 갈망할 뿐만 아니라, 그 과정에 있어 기회만 주어진다면 미국이나 중국에 비해 전혀 트릭이 없는 가장 공정한 거중조정역을 자임하고 있다.비단 연변에서 뿐만 아니라 어느 나라에 가서든 더 이상 서툰 문화영웅 노릇을 자제할때 월드컵으로 다져진 우리의 위상은 더욱 높아질것이다./허소라(시인, 군산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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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16 23:02

[전북칼럼] 휴가, 유배 그리고 역사의 발자취

지난 주말에 정말 의미 있는 휴가를 다녀왔다. 모처럼 아내와 단둘이 떠나는 오붓한 여행이었다. 비록 1박 2일의 짧은 기간이었지만 지난 세월을 음미하면서 마음속에 남는 감회는 그렇게도 클 수가 없었다.시원하게 뚫린 서해안 고속도로를 따라서 남으로 남으로 내려갔다. 이왕 서해안 고속도로라는 이름처럼 도로를 건설하려고 했으면 가끔 우측에 해안가 마을과 바닷가가 보여야 할 텐데 전혀 그러질 못했다.이런 면에서 보면 서해안 고속도로는 잘못된 이름이다. 보다 정확하게 표현하면 서해안 가까운 고속도로라고 해야 맞다. 아마도 낭만 보다는 기능적인 면과 실용성이 더욱더 우선이었을 것이고 공사비용을 아끼느라고 그냥 내륙 쪽으로 공사를 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영원히 존재할 도로라고 생각하면 그런 면이 아쉬움으로 남았다.작지만 큰 '우리나라'그러나 도로주변은 짙은 녹음이 온 산하에 어우러져 있고, 흰 구름들은 그 중턱을 휘감고 있어서 보기 좋았다. 우리나라를 작은 나라라고는 하지만 가보지 못한 곳이 너무 많아서 오히려 큰 나라라는 생각이 들었다.목포를 지나서 도착한 곳은 땅끝 마을로 유명한 해남이었다. 여기서 먼저 대흥사(대둔사)를 둘러보았다. 서산대사를 비롯한 고승들의 숨결을 느낄 수가 있었고 산세의 수려함에 과연 이름난 절의 면모를 갖추고 있구나 했다.첫날은 그쯤 그렇게 지나갔다.다음날 우리는 과거 역사의 현장 속에서 또 다른 문화적 충격을 경험할 수 있었다. 그것은 바로 해남의 고산 윤선도(1587~1671) 종가인 녹우당과 강진의 다산 정약용(1762~1836)의 유배터에서 시작되었다.낮은 야산이 병풍처럼 둘러싸고 있는 녹우당은 비전문가인 필자가 보아도 집터로서 과연 위치한번 잘 잡았구나!하는 탄성이 나왔다. 전시실에 있는 윤선도와 윤두서(1668~1715)의 역사적 자료들은 필자로 하여금 많은 것을 느끼게 하였다.고산 윤선도는 그의 일생에서 알 수 있듯이 정치적으로는 불우한 생을 살았지만 어부사시사를 비롯한 많은 문학작품을 남김으로써 문학적으로는 위대한 업적을 남겼다.유배는 역사의 커다란 업적을 남기고윤두서는 윤선도의 증손으로서 인물화와 말 그림을 잘 그린 조선 중기와 후기를 잇는 중요한 화가이다. 그는 1693년 25세에 진사가 되었으나 당쟁으로 세상이 어지럽자 벼슬을 포기하고 시서화로 일생을 보낸 인물이다. 그의 그림은 예리한 관찰력과 뛰어난 필력에 바탕을 둠으로써 사실에 가까울 정도의 정확한 묘사가 특징이다.하지만 그가 단순한 화가가 아니었음을 알 수 있는 것은 동국여지도와 일본지도, 그리고 천문학과 수학에 관한 저서를 보면서 쉽게 이해가 된다. 그는 화가이면서도 대표적인 실학적 학문에 취향을 가진 학자이었던 것이다.이어서 방문한 강진의 정약용 유배터는 더욱더 큰 놀라움의 연속이었다.어떻게 그는 컴퓨터?복사기도 없던 시절에 유배생활이라는 제한된 조건하에서 참고문헌 등을 마음대로 구할 수 있는 형편도 아니었을 텐데 500여권이라는 방대한 저술을 남길 수 있었을까?고산은 벼슬기간보다도 은둔과 유배의 세월이 더 많았다. 다산은 유배생활과 형제들이 천주교와 관련되어 순교하는 모습을 보면서 비통함과 한스러운 마음을 어떻게 달랠 수가 없었을 것이다.그들에게는 이처럼 힘든 인생이 이율배반적으로는 역사의 위대한 업적이 되어서 우리 앞에 놓여있다.만일 그들이 유배생활을 하지 않고 한양의 좋은 집에서 편안하게 보냈어도 그러한 업적을 남길 수 있었을까?그렇게 보면 참으로 묘한 것이 인생이다. 고난과 함께 한 개척정신, 시련과 함께 한 극복 노력, 좌절과 함께한 승화정신이 오늘날 그들을 위대한 역사적 인물로 생생하게 살아있게 하는 힘이다. 집에 돌아오는 길에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번 휴가는 공부 한번 잘했다./두재균(전북대학교 제14대 총장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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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09 23:02

[전북칼럼]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할 때

우리나라는 일상생활에 필수적인 에너지의 대부분인 97%이상을 불행히도 수입에 의존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에너지를 수입하는데 376억불을 지불해야만 했다. 이는 연간 국가 수입 규모의 3분의 1에 달하는 엄청난 비중이다.석유 한방울 나오지 않는 우리로서 원자력 발전에 눈을 돌린게 그나마 다행이랄까 . 현재 원자력 발전소가 국내에는 16기 설치돼 있어 총 공급 전력의 약 40%를 차지하고 있다는건 주목할 일이다. 이에 따른 수입 대체 비용으로도 41억불 이상이 나 돼 외화 지출을 줄이는데 크게 도움을 주고 있다.향후 원자력 활용 삶의 질 좌우우리나라는 일찌기 원자력 발전기술을 해외에서 도입하였으나, 그동안 에너지 확보의 중요성을 감안하여 원자력 발전기술의 자립화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이 일환의 하나로 한국표준형원전(KSNP)을 완성하여, 오늘에는 플랜트를 북한에 공급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에는 1억 1,500만불의 증기 발생기를 수출하는 원자력 강국으로 부상했다.그러나 원자력기술은 이러한 원자력 발전이외에도 암환자의 절반이상을 원자력으로 치료하는데 사용되고 있고, 종자개량과 식품보존, 비파괴검사나 정밀측정, 성수대교 안전진단, 환경오염처리 등 여러 분야에 다양하게 이용되고 있다. 앞으로의 복지사회에서는 방사선이나 방사성 동위원소를 얼만큼 어떻게 이용해 나가느냐가 삶의 질을 결정하게 된다해도 과언이 아닐 것 같다.그러나 불행히도 우리는 이러한 RT(Radiation Technology) 기술개발에는 투자여건이 충분치 못하여 아직은 미흡한 수준에 있다. 선진국은 오래전부터 RT기술의 개발과 산업화에 집중하여 미국은 GDP의 1.5% (약 200 조원)를, 일본은 1% (약 80 조원)를 RT 산업으로 창출해 내고 있다.현재 우리나라는 방사선 치료기기, 계측기기, 방사선발생장치, 분석기기, 방사성동위원소 대부분을 외국에서 수입하고 있다. 이런 현상이 지속될 경우 RT산업의 해외 의존도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이를 극복하고자 정부는 지난 해 7월 원자력 진흥종합계획을 수립한 바 있다. 보다 RT기술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관련 산업을 국가 주요산업으로 육성 하여 2010년까지 이 분야에서의 매출이 원자력산업 전체의 9.1%에서 30% 수준에 이르는 기본 계획을 확정한 상태다.현재 정읍에 설치를 준비하고 있는 첨단방사선센터가 2005년 완공되면, 전문직연구원 200명을 포함해 적어도 500명 이상의 고용효과가 이루어지게 될 전망이다. 또 관련산업이 연이어 들어서 전체적으로는 1만명 이상을 고용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더욱 고급 인력들이 전북으로 전북으로 몰려오게 된다. 이같은 시설과 산업들이 정착되는 2010년경에는 전북을 중심으로 우리의 RT 산업은 약 2조원 이상의 산업경제효과도 유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마침 전북은 지역적 특성을 감안하여 생물산업과 메카트로닉스, 반도체산업을 전략적으로 추진해 나갈 계획으로 있는 바, 이들 산업의 육성과 함께 RT기술을 연계시켜 나가게 되면 시너지 효과가 더욱 커질 것 같다.전북 여건 충족 새전기 맞아이렇게 되면 전북지역은 RT의 선두주자로서 동북아 RT의 Hub로 성장하여 세계속의 전북으로 자리매김해 나갈 수 있을 것이다.지난 수십년 농도 전북으로 긍지를 가졌던 전북은 산업화의 대세에 본의든 본의가 아니었든 밀렸던게 사실이었다. 이로 인해 인구는 감소하고 경제는 위축돼 도세가 지금은 전국 자치단체 중 최약체로 허덕이고 있다.뒤늦게나마 RT 산업이 전북에 여러 조건이 충족되면서 새로운 계기를 맞을 수있을 것이다. 전북 중흥의 기폭제라 할까.도민 모두가 이 RT 산업에 적극적인 관심을 가지고 이를 활용해야 한다. 이제 전북지역에도 새로운 산업군을 형성해 나갈 때가 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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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19 23:02

[전북칼럼] 세계화로 가는 길목에서

우리는 지난 월드컵이 단순히 다리로 하는 축구잔치만이 아니라 국가간, 또는 계층간의 가치관, 행동, 관습 등의 이질요소가 하나로 통합되는 문화오케스트라를 한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나아가 그라운드 안팎을 통해 자국의 생활양식과 이미지를 세계에 알리는 효과적인 문화상품으로 자리잡을 수 있음도 확신하게 되었다.그동안 유럽 국가들의 변두리에서 소도구로 들러리만 서오던 변방의 나라들이 선전하면서 세계의 이목이 상당부분 새로운 인식체계를 구축하게 된것도 하나의 수확이자 할 수 있다. 이를 기화로 우리 주변에선 세계화란 말이 눈에 띄게 잦아졌다.따지고 보면 이미 세계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 할만큼 우리 생활과 의식전반에 침투된지 오래이다. 그리하여 우리 나라처럼 국토가 좁고 자원이 없는 나라에서는 해외로 뻗어나가지 않으면 안된다는 주장에 더욱 가속이 붙게되었다.선택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그러나 세계화란 연일 인천공항이 북새통을 이루고 활발한 수출로 외화를 벌어들이고 오대양 육대주에 유학생과 이민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미래학자 존 나이스빗 교수는 글로벌화의 핵심이 열린 마음(open mind)과 네트워크에 있다고 말한 바 있다.열린 마음이 없는 글로벌화는 남의 잔치의 들러리로 끝날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우리는 말이나 구호로는 글로벌화를 외치면서도 막상 속을 들여다보면 국수주의 또는 배타주의의 늪에 갇혀있는 경우를 왕왕 목도하게 된다. 이제 열린 마음으로 세계로 나가고 세계를 받아들여야 한다.우리 모두는 지난 월드컵때 온통 하나로 엉켜서 태극기를 몸의 일부로 받아들였다. 그러나 역시 그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이젠 엉킨 그 하나가 다시 나뉘는 슬기가 필요하다. 움쿠렸던 그 하나가 열, 스물, 백으로 나뉘어 이웃의 가슴에, 세계의 가슴에 파묻혀야 한다.지연, 학연, 혈연, 정파, 민족 등 하나로만 웅크리고 있으면 우리가 어렵게 이룩한 세계의 축제는 한낱한여름 밤의 꿈으로 전락하고 만다. 반만년 역사와 전통문화를 우리가 아무리 외쳐대어도 다른 나라의 양질의 문화와 극고 받지 않는다면 그야말로 독야청청으로 끝난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그는 다만/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는다/내가 그의 이름을 불어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김춘수「꽃」천연.그동안 널리 읽혀온 이 시는, 식물도감에 있는 특정화훼(꽃)를 위해 쓰여진 게 아니다. 우리가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게 이름을 부여하고 또 부른다는 것은 단순한 기호 이상의 특별한 관계맺음이 일어나는 것으로, 그 관계맺음은 바로 내 안에서 하나의 의미, 하나의 사랑으로 승화되게 되어있다.누가나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 내가 먼저그의 이름을 불러주는 일이야말로 우리 사회가 화해와 사랑으로 가는 지름길이 되며, 나아가 세계화로 가는 지름길이기도 하다.다른 나라와 관계 맺음 중요작금 세계화로 가는 길목에서 가장 우리를 답답하게 하는 분야는 두말할 나위 없는 정치가 될 것이다. TV에서 뉴스시간만 되면 재빨리 채널을 돌린다는 이야기를 자주 듣는다. 그만치 정치에 식상한 것이다. 한 국가사회의 변화에는 2인3각 경기처럼 모두가 함께 나아가야지 어느 특정분야만으로는 안된다.끝으로 세계화라 해서 그에 막무가내로 편승해서도 안된다. 그것은 내것을 송두리째 바치고 동화되라는 뜻이 아니다. 오히려 건전한 지역브럭화에서만이 가능한 것이다. 그것은 국가함몰이나 해체가 아니라 세계의 보편적 가치를 극고 받아들이는 다원주의, 민족주의안세서 기초되어져야 할 것이다. 그리고 다시 한번 기억해야 할 것은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되었다는 사실이다./허소라(시인군산대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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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12 23:02

[전북칼럼]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는 가야 한다. 우리에게 좋은 기억과 아름다운 신화를 남기고 떠나야 한다.그가 처음 우리나라에 와서 프랑스 그리고 체코와의 경기에서 모두 5-0으로 패했을 때 우리는 그의 이름을 오대영(5:0) 감독이라고 부르며 비아냥 거렸다.그가 무엇을 아느냐. 돈 낭비다 하면서 거세게 비난했었다.그러나 한일월드컵을 계기로 4강 신화를 창조하면서 그가 영웅이 되었을 때 우리는 그에게 "희동구"라는 한국이름을 주고 명예 서울 시민증, 명예박사를 수여하면서 극찬하고 있다. 한마디로 우리는 비난과 칭찬이 너무 극명하다.못할 때 참고 기다려 주며 비난을 아낄 줄 알아야 하고, 잘할 때 칭찬해주어야 하지만 너무 호들갑을 떨어서는 안 된다. 아무튼 우리는 한일 월드컵과 히딩크감독이라는 사람을 경험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고, 느꼈으며 우리 자신이 가지고 있는 가능성을 확인했다.공감대 형성의 좋은 기회필자는 한국과 폴란드가 처음으로 시합을 갖던 날 30여명의 전북대학교 총학생회 간부들과 함께 삼겹살 집에서 소주를 곁들이면서 TV중계를 보았다.일부러 그 날을 잡은 것은 아니었지만 우연히 식사약속을 한 것이 그렇게 되었다.필자가 학생대표들을 만난 것은 향후 학교 당국과 학생회가 서로를 이해하면서 학교 발전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눠보자는 의미이었다.그러나 우리는 학교이야기는 조금 밖에 못하고 한 몸이 되어서 우리 국가 대표팀을 응원했다.경기시간내내 두손을 쭉 펴면서 "대-한민국" "짝짝 짝짝 짝"을 계속 외쳐 댔다. 누가 학생인지 누가 앞으로 대학경영을 맡을 책임자인지 구별 자체는 의미가 없었다. 그냥 좋았고 즐거웠다. 우리나라가 2:0으로 승리하고 경기가 끝났을 때의 기쁨은 이루형언 할 수가 없었다. "우리 앞으로 잘해 보자구" "여러분 나 믿지" "그럼요, 잘 부탁드립니다. " "열심히 해 주십시오"고작 몇 마디 안 되는 대화이었지만 서로 눈빛만 보아도 느낄만큼의 공감대가 형성되었으며, 서로를 믿고 대학발전에 대한 인식을 함께 하는데 있어서 그 어느 방법보다도 좋았다고 생각했다.그가 남긴 교훈을 간직하자그날부터 시작된 월드컵에 대한 온 국민의 응원열기는 대단했다.수십만에서 시작된 거리응원 인파는 독일과의 경기가 열리던 준결승전에는 7백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응원을 펼쳤다.온통 거리에는 붉은 색 상의를 입은 사람들로 붐볐고 여기에는 남녀노소도 없었다. 필자도 그 날 전북일보사 전광판이 바라다 보이는 도로에서 학생들 틈속에 끼여서 열심히 응원했다. 어디서 이 많은 사람들이 모였나 할 정도로 그 응원의 열기는 뜨거웠다. 질서 정연한 붉은 악마들의 응원모습과 "꿈은 이루어진다"라는 카드섹션은 우리들의 가슴을 애국심으로 뭉클 끓어오르게 했다.이제 월드컵은 끝났다. 지도자 한 사람이 주는 의미도 깨달았고 서로 다른 집단이 함께 응원하면서 공감대를 형성하는 방법도 배웠다.이제는 일상으로 돌아가자. 히딩크가 존재하지 않는 한국축구가 어떻게 되는지 한번 살펴보자. 선수선발에 학연, 지연, 혈연이라는 연고주의을 배제하고 감독의 소신 있는 결단이 어떤 결과를 맺게 하는지 우리는 이미 보았다. 이제는 우리 자신을 테스트하자, 그리고 과거 모습을 되풀이하지 말자.히딩크! 그가 남기고 간 교훈을 가슴속 깊이 새기면서 우리 핏속에 흐르는 저력을 부끄럽게 만들지 말자.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그리고 우리를 지켜봐 달라. 당신 없이도 잘 할 수 있다는 것을 그에게 보여주자./두재균(전북대학교 제 14대 총장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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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7.05 23:02

[전북칼럼] 월드컵과 6.25

죠지 오웰은 한 민족의 정체성에 있어서 연속성(continuity)이란 개인의 경우와 마찬가지라는 이야기를 한 일이 있었다. 어른이 된 사람은 어렸을 때와 매우 다르지만 그 둘은 역시 같은 사람이란 이야기이었다.이즈음에 특히 오웰의 이 말이 자주 생각나는 것은 월드 컵 행사를 계기로 느끼는 축구의 열기 때문이다. 필자가 35년 전 처음 영국을 왔을 때에 한국에서 왔다는 이야기를 하면 모두 "아 축구를 잘 하는 나라!"라는 말을 하던 기억이 난다.필자가 이 곳에 오기 전 해에 북한의 축구팀이 처녀 출전을 하여서 놀랄만한 성적을 올린 일 때문이었다고 들었다. 이 즈음에도 만나는 사람마다 축하를 받느라고 바쁘게 지낸다. 우선은 월드 컵 행사의 조직이 훌륭하게되었고 개막식의 축전도 매우 의미 있으면서도 사람의 이목을 끌만큼 화려하게 치루었으며 특히 가장 중요한 것은 한국 축구팀이 놀랄 만큼 경기를 잘 한다는 것이다.참전용사들 의미있는 행사세계가 주목하는 주요 경기를 주최하고 세상 사람들에게 경탄의 대상이 되는 한국은 반세기전의 한국과 같은 나라이면서도 다른 나라인가? 필자가 받는 축하와 인사 중에는 약간 다른 것도 있다.조금 거창하게 말하자면 역사성이 있는 축하들이다. 공교롭게도 월드 경기가 열리고 있는 시기가 6월이고 이 달은 한국전쟁 참전 용사 회(British Korean Veterans Association)가 반세기 전을 회상하면서 여러 가지 행사를 벌리는 달이기도 하기 때문이다.한국전쟁에 UN군 측에서 참여했던 모든 나라가 다 그러하겠지만 영국의 경우에는 협회 차원에서도 활동이 활발하지만 회원들 사이에도 유대감이 깊어서 유독 여러 가지로 깊은 의미가 있는 것 같다.참전 용사들은 이제 모두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지만 자신들의 젊은 시절에 이름도 잘 모르던 나라에서 큰 역사적인 사건에 참여했다는 것을 의의 깊게 기억하고 있다. 현재로는 회원 수가 4,000여명이나 되고 지방 별로 결성된 지부가 전국에 60 여 개나 있다.이들은 각 지부별로 연 1회 이상 지부 기를 교회에 바치는 기 헌수식(Standard Dedication)을 행하고 시가 행진 등의 행사를 열뿐만 아니라 회원 가족 간의 친목 리셉션 등을 개최하기도 한다. 물론 중앙에서는 따로 한국전 참전 기념비가 있는 쎄인트 폴 교회에 모여 기념식을 갖는다.이 때에 의식을 주관하는 목사님도 유명한 글로스터 연대의 솔마리 전투에 종군 목사로 참전했다가 오랫동안 북한에서 포로생활을 겪은 분이다. 이 협회는 한국 교민회나 대사관에서 주최하는 행사들에도 적극 참여하는데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이 예전의 부대 기를 앞세우고 구령에 맞추어서 행진하는 모습은 보는 사람들도 감회에 젖게 한다.이들 중에는 더욱이 과거에 싸웠던 상대방에게도 미움과 원한보다도 평화를 기원하는 분도 있다. 한국전쟁 당시는 영국이 국민 개병제(national service)를 시행하던 시기이어서 직업 군인들 이외에도 영국 사회의 도처에서 한국전 참전 용사들을 만난다. 더욱이 흥미 있는 것은 이제 참전 용사들의 2 세들의 진출도 간혹 눈에 뜨이는 점이다.최근에 한국에 해군 함장으로 참전했던 분의 아드님이 정부에 요직에 임명된 일도 있다. 새로운 일은 아니지만 이들이 한국이 개최하는 월드 컵에 특별한 관심을 갖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들에게는 한국의 발전이나 국제사회에서의 성취가 바로 자신들의 과거의 업적에 대한 평가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한국 비약적 발전 보람느껴며칠 전에 이제는 저명 인사가 된 참전 군인 한 분을 만났더니 유별나게 월드 컵에 관한 덕담과 축하를 하기에 그것이 반세기 전에 우리를 위하여 싸워 준 분들의 덕택이라고 인사 치레를 하였다. 그 분은 정색을 하고 이렇게 답을 하는 것이었다:"대사 님! 반세기 전에 우리가 한국을 위하여 적은 기여를 하였는지 모릅니다. 그러나 한국은 그 것에 대하여 충분하고 남을 만큼 보답을 하였습니다. 그 사이에 한국이 국내적으로나 국제적으로 이룬 성취는 우리 같은 사람들에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만약 전쟁 이후에 한국이 불행한 길을 걸었다면 우리도 얼마나 비참한 느낌이었겠습니까. 월드 컵을 보면서 저는 이런 생각도 합니다. '우리는 오랜 역사를 통하여 수 많은 해외 전쟁을 치루었지만 한국 전쟁만큼 보람이 있는 참전도 드문 예이다.'"필자는 한 마디를 더 보태었다."그러나 우리들 중에 우리가 그 사이에 이룬 발전을 만족스럽게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그 분은 다시 한 마디 답을 하였다."아마도 자신에 대한 그런 비판적인 태도가 한국 발전의 비밀인지 모릅니다. 그러나 때로는 자신에 대하여 약간은 관대한 점수를 주어도 됩니다."/라종일(주영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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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8 23:02

[전북칼럼]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으로

'若無湖南是無朝鮮' 즉, '호남이 없다면 조선도 없다'는 뜻이다. 임진왜란때 충무공 이순신은 이와 같이 호남의 중요성을 강조하였다. 이는 예전부터 전북이 호남의 행정, 경제, 문화 등의 중심이었음을 엿 볼 수 있다.그런데 해방이후 산업화가 급속히 진행되면서 전북을 떠나는 사람들의 행렬이 멈추지 않고 있다. 최근 통계청에서 발표한 올 1분기의 도내 인구유출이 3만3천명으로 전국에서 제1위로 나타났다. 이때문에 한때 3백만명으로 불리던 전북인구가 급기야 2백만마저 붕괴되고 있는 실정이다.이는 정치ㆍ경제ㆍ사회ㆍ문화 등 각 분야에서 전북의 현주소를 그대로 반영하여, 지역경제의 침체, 중앙정치영향력의 왜소화, 사회ㆍ문화적 공동체의 축소 등으로 나타나고 있다. 특히, 산업화의 낙후는 실업율 증가와 인구 감소를 촉발하고 있으며, 전북의 경제력마저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최하위권인 2%대로 전락시키는 요인이 되고 있다.올1분기 인구유출 전국1위또한 인구 감소문제는 가뜩이나 재정자립도가 열악해 대부분의 재정을 중앙정부에 의존하고 있는 전북의 도세(道勢) 약화와 지역경제활성화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이는 인구 감소에 따라 지방교부금 삭감은 물론 광역 및 기초자치단체의 직제가 축소되는 등 직간접적인 불이익을 받기 때문이다.그렇다면 전북의 인구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무엇일까?다름아닌 특정지역에 편중된 투자정책이 가장 큰 원인이라 할 수 있다. 60년대 후반 영남과 수도권에 사회간접자본투자와 산업단지 조성 등이 집중되어, 우리나라 경제의 기본축을 형성한 반면, 전북의 주력 산업인 제1차 산업은 생산성이 갈수록 떨어져 경쟁력 약화되었다.더구나 90년대 이후 농업시장의 개방은 생산성 약화와 이농현상 등의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이때문에 이농인구와 취업문제, 그리고 자녀들의 교육문제, 척박한 기업경영환경 등이 전북을 떠나게 하는 주된 요인이 되고 있다. 특히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수도권으로 떠나는데 앞장서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을 더 해 주고 있다.최근 전북의 인구 감소에 대한 여러 가지 대책이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나오고 있다. 그러나 지방의 인구가 증가하려면 중앙정부차원에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이라는 강력한 의지와 정책의 실천에 의해서만 가능하다.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민의 정부 출범이후 각종 정책이 입안되었지만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미봉책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며, '지역균형발전특별법' 또한 국회에서 입법화되지 못하고 계류중에 있다. 이로 인해 수도권 지방 공장이전 문제와 국가기관의 지방이전 등도 논의만 무성할 뿐이다.도민 누구나 인구 감소의 심각성은 인식하고 있지만, 그에 대한 뚜렷한 대안을 찾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렇다고 마냥 속수무책으로 있는 다면 전북인구의 유출문제는 더욱 심화될 것이다.기간산업의 지방분산 선결이의 해소를 위해서는 먼저 국가기간산업의 지방분산을 과감하게 시행될 수 있도록 중앙정부와 정치권의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그리고 지방자치단체의 수도권 기업의 도내 이전에 따른 인센티브제도의 도입 등 적극적인 지원과 지역경제의 활성화를 통한 인구의 유입을 도출하기 위한 의지와 노력이 필요하다.예컨대, 기업하기 좋은 환경조성과 이농현상 예방, 지방대학 육성, 전북으로 주소 옮기기 운동 등도 좋은 방법일 것이다. 특히 사회지도층인사들이 옛 선조들의 낙향(落鄕)정신을 계승하여, 고향으로 돌아와 지역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제 떠나는 전북에서 돌아오는 전북으로 만들어 지역경제발전으로 승화시켜야 한다. 이를 위해 온 도민과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상공인, 사회지도층들이 다 함께 발벗고 나서야 할 때이다. /송기태(전주상공회의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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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6 23:02

[전북칼럼] 地方格을 높이자!

지난달 동티모르가 독립되면서 지구상의 가족이 190개로 늘어났다. 지구가족을 식구(食口)로 비유하면 싱가폴스위스와 같이 잘 사는 나라가 있는가 하면, 미국독일과 같이 중요한 나라가 있고 또 이디오피아콩고 처럼 의식주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도 있다.이런 나라에는 그 나라에 맞는 국격(國格)이 있다고 한다. 마치 우리몸을 체력(體力)과 체격(體格)으로 나누듯 나라도 국력(國力)과 국격(國格)으로 나눠 살펴볼 수 있다. 일본 니혼게이자이(日本經濟新聞) 신문의 아라이 준이치(新井淳一) 편집국장은 국가의 격을 나타내는 국격(國格)에는 3가지의 격이 있다고 지적하였다.힘과 매력 있어야 발전첫째는 세계에서「호감(好感)」을 받는 나라이고, 둘째는「힘」을 통해「자립(自立)」하는 나라로 강하고 매력적인 나라(strong and charming country)이며, 셋째는 힘보다는 매력을 강조하여 국민 한사람 한 사람의 개성이 반짝 반짝 빛나는 매력적인 나라라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과연 어느 격에 해당할까.국민의 정부는 지난 4년간('982001) 엄청난 구조개혁과 기술개발에 집중하여 IMF 당시 39억불인 외환보유고가 세계5위인 1076억불로 늘어났고, 지난 35년간('62'97) 867억불의 무역수지 적자가 841억불의 흑자로 바뀌어 외국언론이나 투자기관에서도 우리를 모범국가로 높이 평가하고 있다. 또 국제경영개발원(IMD)의 과학기술 경쟁력 평가에서도 10위로 평가받고, 기초과학 수준 또한 세계 14위로 성장하여 이젠 국제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꽤 커졌다. 이런 연유로 지금쯤이면 우리나라에서도 노벨과학상 하나쯤 나올 만하다고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우리가 노벨상에 담겨있는 신뢰와 존경의 품격을 얻기위해 노벨상에 도전하는 것처럼, 국격(國格)이 높아지도록 국가위상을 키워 나가야 한다.국격(國格)의 개념을 지방에 적용할 때 이를 지방격(地方格)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 지방격은 준이치 편집국장이 지적한 3가지 격에서 첫번째 것은 전북지역에 아주 잘 들어맞는 것 같다. 본래 호남지역은 농수산물이 풍부하여 예로부터 마음씨 착하고 인심도 좋으며 친절하지 않았던가.그러나 두 번째 조건은 전북경제가 자립수준에 이루지 못하고 인구수도 감소하는 추세에 있어 만족스럽지 못한 편이며, 세 번째 것 역시 미진한 편이라고 생각된다. 앞으로 전북이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힘과 매력을 함께 키워 나가야 할 것 같다.과학 인재양성에 투자를이런 점에서 전북지역은 우리와 비슷한 여건을 갖추었으나 이공계 과학기술인력이 70%인 필랜드와 외국인 투자유치나 과학기술자 초빙활동이 가장 활발한 아일랜드를 벤치마킹하여 전북의 지방격(地方格)을 높이는 데 주력해 나가야 하겠다.전북지역에는 훌륭한 대학과 참신한 인재가 많이 있다. 여기에 머물지 않고 세계적인 인재가 많이 나와 경제적으로 활력이 넘치는 사회를 이끌어 가도록 지원해 나가야 하며, 아시아의 두뇌허브로서 역할을 해나갈 수 있도록 국제화에 필수적인 영어교육도 강화해 나가야 할 것 같다.최근 부산지역에서는 부산과학고를 과학영재학교로 지정하여 세계적인 인재를 양성하는 데 열을 올리고 있다. 이러한 과학영재고는 앞으로 전국적으로 확대될 계획인 만큼, 이를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 발전시켜 나갔으면 한다.그리고 창의적인 벤처정신을 북돋아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알찬 기업을 일궈내 지역의 고용문제까지도 자체적으로 해결해 나가는, 한 차원 높은 변화를 추구해나가면 전북지방의 地方格은 가장 활기차고 인정이 넘치는 대표격(代表格)으로 성장할 것 같다./유희열(과학기술부차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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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21 23:02

[전북칼럼] 농민이 존경받는 사회를

바야흐로 신록의 계절 6월이다. 산도 대지도 온통 초록색으로 가득한 이 좋은 계절에 우리는 모처럼 각종 게이트와 같은 지저분하고 어수선한 분위기에서 벗어나 지구촌 최대의 축제라고 일컬어지는 한일 월드컵 축구대회에 환호하며 시름을 달래고 있다.그러나 잠시 눈을 돌려 농촌 현장을 바라보면 지금 한창 농번기로서 농민들은 구슬땀을 흘리며 모내기, 밭갈이 등 농사일에 눈,코 뜰새없이 분주한 것을 볼 수 있다.물론 농촌도 예전에 비하여 농번기라 하더라도 부지깽이도 한몫을 한다고 하던 시절만큼 그렇게 지독히 분주하지는 않다고 하더라도 여전히 힘들고 어렵고 바쁜 일이 농사일임을 우리는 다 알고 있다. 이는 농사일이야말로 적시성과 육체노동을 바탕으로 하기 때문일 것이다.그런데도 우리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함께 사회가 급속히 도시화되면서 어느새 차츰 농촌을 잊고 지내기가 쉽다. 아무리 농촌이 분주하더라도 주말이면 산으로 바다로 풍광 좋은 곳을 찾아 레저를 즐기지만 우리의 영원한 고향인 농촌에 들려 농민들과 보내려는 노력은 별로 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그와 같은 오늘의 현상을 탓할수도 없는 것이 현실이다.다만, 이 시간도 뙤약볕 아래에서 구슬땀을 흘리며 농사일에 매달리고 있는 농민들의 고통이 없다면 과연 우리가 의식주를 해결하면서 안락한 삶을 누릴 수 있을까를 한번쯤 생각은 해보면서 이 6월을 보냈으면 하는 바람이다. 정말로 우리 사회에서 노력과 사회에 끼치는 공헌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농민들이 받는 대우는 너무도 보잘 것이 없다. 하기야 농민이 주류를 이루던 전근대 사회에서 조차 농민들이 우대받은 흔적은 찾아보기 힘들었다.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정책적으로 농민을 우대하는 것 같았지만 실제적으로는 농민은 항상 수탈과 천시의 대상이었던 것이다. 하물며 농경사회가 물러가고 산업사회를 거쳐 지식정보화 사회에 이른 오늘날에는 농민의 지위를 논하는 것 조차 구차스러운 일일지 모르기는 하지만, 아무리 그렇더라도 오늘의 우리 현실에서 농민은 좀 심한 표현을 빌린다면 아예 망각지대에 놓여있는 것 같은 의구심이 들만큼 우리들의 관심권에서 멀어지고 있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정책당국자들도 도시민들도 입만 열면 하나같이 농촌이 잘 살아야 나라가 산다는 말을 입버릇처럼 하지만 진실로 농민을 존경하고 농민의 지위에 관심을 기울이는 사람은 얼마나 될지 의문이 아닐 수 없다. 걸핏하면 농민들을 가리켜 촌놈이니, 좀 소박한 사람을 가리켜 촌티가 난다느니 하면서 농민을 무시하고 비하하는 말을 하기 일쑤이니 농촌 총각은 결혼도 못하고 너도 나도 농촌을 떠나 도시인 행세를 하며 살고 싶은 것이 아니겠는가 말이다.필자는 농촌 출신으로 지금도 농촌에 가까운 도시에 살면서 가끔씩 고향집에 홀로 사시는 모친을 도와 농사일을 거들 때가 있다. 거드는 농사일이라야 논농사는 친척에게 맡기고 조그마한 밭뙈기를 가꾸는 일을 돕는 것에 불과하지만 그때마다 농사일이 그렇게 힘들고 고통스러운 것임을 새삼스럽게 느끼곤 한다.일부 도시인들은 주말 농장 같은 것에 참여하면서 자녀들에게 농사일과 근로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기도 하고 자연을 벗삼아 건강관리에 도움을 얻기도 하는 모습도 더러는 볼 수 있고, 농촌의 전원풍경을 보며 다정다감한 정서를 느낀다고 하지만 사실 농민들은 그럴 여유도 없이 오늘도 뙤약볕 아래에서 살을 태우며 우리의 먹거리 생산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물론 농민들도 하나의 직업인으로서 자신들의 생활을 위해 하는 일이기는 하지만, 농업이야말로 생업적 차원으로만 볼 수 없는 것으로 농촌은 우리의 영원한 고향이며 농민은 우리의 기본적 식생활을 책임지는 가장 중요한 직업인으로 보아야 하는 것이다. 그렇기에 다른 직업과 달리 농업은 좀더 특별한 관심과 보호를 받아야 하는 것이다.그러므로 정부 당국자들은 농촌을 위해 지속적으로 좋은 정책을 개발하여 시행해야 하겠지만, 이에 못지 않게 우리 일반 국민들도 농민을 존경하고 농민의 처지를 이해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할 것이다.따라서 내 직장에 햇볕으로 얼굴이 검게 그을린 농민이 볼일이 있어 찾아오면 그 누구보다도 더 친절하고 정중하게 대해주고, 시장에서 농산물 가격이 조금 올랐다고 너무 투정 부리지 말고, 심지어 식당이나 주점에서도 어쩌다 농민이 손님으로 들어오면 가장 친절하게 모셔서 정말로 농민이 존경받고 우대받는 사회를 만들어 나가자.그리고 농촌 총각과 결혼하는 여성에게는 어떤 정책적인 특별한 인센티브라도 주어서 농촌 총각도 행복한 가정을 이루어 사명감을 가지고 농촌에 정착할 수 있게 하자. 그렇게 될 때 농촌도 살고 도시도 더 잘살게 될 것임을 확신한다./전희종(전라북도 교육연수원 교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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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6.15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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