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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칼럼] 거꾸로 보기

우리시대의 지성이라고 회자되는 법정 스님의 글중에 "거꾸로 보기"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그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수필이라기보다는 시의 구절들을 모아둔 것만 같은 섬세함과 서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밑줄을 그으며 읽도록 하는 열정을 유발시킨다. 하루는 하도 심심하여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숙여 유심히 산을 관찰 하였다는 것이다. 그 때 마침 느릿느릿 저물던 땅거미도 평소의 땅거미가 아니요, 산세 역시 어제의 산세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왔으며, 따라서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를 달리하여 접근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주제였던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접근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거꾸로 보기"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요즈음 우리들 주위를 둘러볼 때 괄목 할 만한 변화중 하나는 40대 이후 세대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하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일 것이다. 이미 일천만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 또한 최단시간내 일천만명 관객 돌파를 기록했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하여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마리아'등 한국영화의 부흥을 접하면서 "거꾸로 보기"를 해본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의 존치 여부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에서 보듯이 질 좋고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의 제작은 소비자로 하여금 외화가 아닌 우리 영화를 찾도록 한다. 즉, 스크린쿼터제도의 철폐로 인한 외국영화의 무차별적인 개방은 영화인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불러 일으켜, 살아 남기 위하여는 질좋은 우수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숙제를 부과하여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거꾸로 보면 기회인 것이다. 아울러, 농업인 입장에서도 우리 농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만 같은 한칠레 FTA의 발효를 앞 둔 시점에서 한국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희망해 본다. 본격적인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생산을 위하여 산지유통센터등의 과감한 보완과 지원등을 통한 산지유통의 활성화에서부터 소비지 생산자에게 이르기까지의 농산물 유통을 좀더 과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공급은 소비자로 하여금 우리 농산물을 찾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농산물수입개방 위기는 농산물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우리농업의 질적 도약의 계기라는 "거꾸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업인과 농업관련단체는 절망과 낙담의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여야만 한다. 얼마전 100년만의 3월 폭설로 고속도로에서의 고립,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농작물 피해와 일부지역에서의 대형산불 발생등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이 겪었다. 이 시점에 재난방재시스템과, 원리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국가기관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하여 더 이상은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신발끈을 매어야 할 것이다. 이제, 올해 추위는 폭설대란과 함께 끝이 나고 훈훈한 봄바람의 기운을 못 이겨 벌거벗은 가지는 새싹들을 틔우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할 것이다. 날씨가 풀리는 때일수록 한겨울의 추위에 대하여 "거꾸로 보기"를 하며 희망찬 새봄을 조용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영곤(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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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4.16 23:02

[전북칼럼] 여성정치인 비례대표 1번의 의미

국회의원이 되면 갖게되는 특권이 무려 190개 이상이라고 한다. 특권이 많다는 것은 거의 무기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4.15 총선은 국회의원에게 칼 한 자루를 쥐어주는 날이다. 그 칼로 가시덤불을 쳐내듯, 국민들의 살길을 헤쳐나가는 데 쓰이게 될 것인지, 국민들을 위협하는 데 쓰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어쨌다더라 무슨 말을 했다더라 식의 말의 홍수에 휩쓸리기보다는 우리 살림살이에 대한 전권을 누구에게 건네주느냐에 대한 신중한 선택과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할 때이다.요즘 주목할 만한 사실은 각 당에서 차지하는 여성정치인의 위상이다. 민주당의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모두가 당의 최고 구심점에 서 있으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등 각 당의 비례대표 1번 모두가 여성 후보라는 사실이다.수많은 여성문제 현안에 대해 정치권에서 얼마만큼 공감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의 표심을 의식하는데는 각 당 모두가 한 마음이 된 것 같다.일부에서는 여성정치 원년이라 일컬을 만한 쾌거라고 떠들썩한 시각도 있지만, 여성이 한 당의 대표가 되었다고 해서 여성의 정치참여가 다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위기에 처한 일부 정당이 여성이 가진 부드러움과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서 부패로 얼룩진 정치 현실과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폭력적 이미지를 바꾸어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자민련을 제외한 각 당 모두가 여성을 비례대표 1번에 지명한 것은 괄목할 만하지만, 그 지명된 여성후보가 각 당의 이미지 쇄신을 하기 위한 홍보용 얼굴마담역할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중심역할을 해내는 리더가 될 것인지 이런 맥락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이제 우리 여성계를 포함한 시대적 흐름은 얼마나 많은 여성이 진출하느냐 보다 '어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진 여성이 진출하느냐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17대 비례대표 1번의 여성후보들은 각 당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유학파 출신 경제전문가 교수를, 열린우리당에서는 무학의 소아마비 여성장애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민주당에서는 여성계 시민운동가와 민주노동당에서는 서울대 출신의 장애인 노동운동가 등을 포진하고있다.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여성 재원들과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장애인들의 후보진출은 반가운 일이다. 지금 국회의사당은 장애인 의원들에 맞추어 시설물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그렇게 잘못된 것은 한쪽에서 고치고 보완해가면서, 17대 국회에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등극한 의원들은 노인. 장애인, 여성, 빈곤, 소외계층의 권익을 위한 초당적 협조를 이루어, 남성 편향의 경직된 정치구조를 여성성으로 유연하게 변화시킬 것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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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4.09 23:02

[전북칼럼] 4월의 바람

다시 4월이다. 어김없이 서해를 건너 온 황사는 삼천리 화려강산을 검은 먼지로 뒤덮고 있다. 천식환자는 기침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루고, 눈병환자는 눈을 비비느라 고통스럽다. 4월은 우리에게 그런 달이다. 1960년도의 4월과 2004년의 4월을 대비해 본다. 그 해 4월에도 황사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4. 19혁명이 일어났다. 독재와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민의가 거리에 넘쳐 흘렀고, 민의를 향해 총을 쏘아대던 독재자는 결국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마흔 네 해가 지난 2004년의 사월에도 거리에는 의회구데타를 규탄하는 촛불의 민의가 거리를 화려하게 밝히고 있다. 아니, 촛불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했으니, 서울의 광화문을 비롯한 도시의 광장을 대낮처럼 밝히던 촛불은 이제 만행을 규탄하던 국민들의 가슴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두 눈 부릎 뜨고, 의회구데타를 일으킨 한심한 선량들을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올해의 4월은 그래서 희망이 있다. 4월의 얘기를 꺼내놓고 보니 그 해의 4월과 올해의 4월에서 닮은 꼴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해 4월, 독재자에 항거하는 민의에는 질서가 있었다. 두 주먹 불끈쥐고 독재자는 물러나라고, 부정선거는 다시 하라고, 총칼 앞에 목숨을 내놓고 소리소리를 질렀지만, 그 함성에는 질서가 있었다. 의사는 가운을 입고, 학생은 교복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거리를 행진했다. 그리고 올해의 촛불시위 역시 질서가 있었다. 수만 명이 모여 밝힌 수만 개의 촛불 속에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래서 희망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희망 속에는 흥겨움까지 있었다. 의회구데타를 일으켜 국민들의 가슴에 절망을 심어 준 선량들을 향해 분노를 내뿜으면서도 욕지거리 한 마디 없었다. 욕지거리 대신 노래를 불렀고, 돌멩이를 던지는 대신에 춤을 추었다. 그만큼 불의에 맞서 싸울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땅에 다시는 불의가 판을 치는 어두움의 그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었던 것이다. 불의에 이길 자신이 있기에 흥겨울 수가 있었다. 그래서 2004년에 밝히는 촛불은 희망의 한 마당 잔치판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이다. 황사바람같은, 그 바람에 실려 온 먼지같은 선거바람이 다시 거리를 휩쓸고 있어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그 해의 국민의식과 올 해의 국민 의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해의 선거바람은 참으로 음습했다. 고무신과 막걸리가 판을 쳤으며, 제복의 공무원들이 은근히 국민들을 협박하고 돌아다녔다. 어디 그 뿐이었던가? 차마 필설로 다 못할 부정이 국민의 의사를 짓밟아 버렸다. 그래서 4월 혁명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올해의 선거판은 분명 다르다. 선량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 가운데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 줄을 유권자들은 알고 있다. 밥 한 끼 사 주는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또 다시 의회구데타를 일으킬 가짜 선량 후보인 줄을 현명한 유권자는 알고 있다. 아줌마들을 동원하여 거리에 서서 열심히 절을 해대는 후보일수록 가짜라는 것을 유권자는 알고 있다. 돈을 많이 쓰는 후보일수록, 돈 쓰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후보일수록 당선만 되면 인면수심이 될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유권자인 것이다. 그래서 2004년의 4월은 희망이 있다. 거리를 밝히던 촛불같은 희망이 있다./윤영근(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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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4.06 23:02

[전북칼럼] 전주권 개발 마인드 중요

사전을 보면 고향은 "태어나서 자란 곳과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으로 정의돠어 있다. 이미 조상 대대로의 땅에서 살아 온 사람이 별로 없으므로 고향이란 대개 태어나서 자란 곳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고향 이미지 역시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고향이란 웬지 많은 경험을 공유한 그래서 무언가 할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런 정서를 지닌 사람들끼리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장소성이 함께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화 이후의 생활양식은 고향이야기와는 무관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고향을 묻는다. 오죽헌은 누구나 알다시피 율곡 선생이 태어난 집이며 이곳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정집이었다. 신사임당은 아기의 분만 때뿐만 아니라 이미 혼인 때부터 친정에서 거주하였으며 시댁인 경기도 집을 내왕하다가 율곡이 6세 때에 시댁 살림을 주관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조선 초기에는 집안의 상황에 따라 가족의 거주 요건이 비교적 자유로왔다. 또한 선비들은 벼슬 후 낙향하여 풍광 등의 자연조건이 좋은 곳 아니면 외가나 처가 동네를 정착 거주지로 선택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교통의 어려움이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심신을 닦기에 좋은 자연환경이 아니면 공생적 인간관계를 따라 거처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캐나다의 친환경 도시인 벤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늘 그 이름이 물망에 오른다. 이러한 위치는 천혜의 자연적 조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캐나다의 지독하다고 할만한 도시 환경정책의 결과이다. 수많은 미국인들은 은퇴 후의 노후 거주지로 벤쿠버를 희망하며 실제 많은 이들이 이곳에 정착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도 노후의 거처에 대하여 흥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은 산이나 바다에 대한 단순하고 지엽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동호인 거주지역을 조성하여 착실하게 노후 거주지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남편의 직장을 따라 가족이 이주한 뒤 그 지역이나 도시가 마음에 들어 아예 방향 전환을 하여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아마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 안에서도 살기 좋은 거주지역의 순위가 매겨질 것이다. 그 때 우리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주는 어느 위치에 들까? 역사적으로나 위치상으로도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는데 문제는 도시개발의 마인드이다. 은퇴 후 주거지로 좋은 곳이면 내 자녀의 성장환경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산업의 유치와 자본 유입이 시급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녹색 인프라가 주는 친환경적 혜택은 돈으로 금방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고할 만하다. 이런 관점에서 전주권 개발을 주변의 전원 벨트와의 연계성을 살려 누구나 전주에서 살기를 희망하도록 친환경, 친문화, 친복지의 개념을 지닌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로 만들어 가는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를 위한 좋은 고향 만들기와 은퇴 후 거주지를 찾는 일이라면 아마 대한민국 엄마들은 발 벗고 나설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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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4.02 23:02

[전북칼럼] 탄핵, 말 장난, 코미디

지난해 가을 국회에서 보여준 장면. 대통령 측근비리와 불법대선 자금 문제가 쟁점이 됐을때다.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이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새를 받고 있었다. -장관 들으세요. '듣고 있습니다.' -장관 이런 얘기 들어 본적 있습니까? '지금 들었습니다.' 우문에 현답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일까? 질문하는 야당 위원들은 꽤나 심각하고 때로는 비분강개 하는 모습이었지만 듣는 장관의 표정은 지극히 태평했다. 그 뿐인가. TV에 자세히 비춰지지는 않았지만 질문도중 장관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는 모습도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인가? 도대체 당신들 얘기가 가당치 않으니 웃음밖에 나올게 없다는 뜻 아닌가? 신문 가십란에는 이날 장면을 두고 장관이 정치판을 코미디라고 조롱했다는 설명이 실렸다.정치판을 코미디로 본 장관자 그랬으니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리 있나. 다음날 이어진 질문 공새. -장관 '코미디야 코미디' 라고 말한적 있습니까?. 여기서 강장관은 꼬리를 내렸다.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과는 정중(?) 했지만 그 순간에도 그녀는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TV를 통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달 됐다. 정치를 소극으로 만든 강장관의 죄과(?)는 왕조시대 같으면 곤장 맞아 마땅할 중죄다 남성 장관들조차 의원들의 하늘같은 위세에 기를 못 펴는 마당에 언감생심 새파랗게 젊은 여성장관이 고개를 빳빳히 들고 맞서다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그러나 그것은 약과였다. 강장관이 조롱한 코미디가 진짜 정치권에서 재연되고 있는 것은 탄핵안 국회 가결로 시끄러운 요즘이다. 어떤 논객은, '죽기살기로 싸울 이유가 없다.' 고 찬반 양측을 준엄히 나무라고 있지만 어느 한쪽도 상대방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집회를 파괴적이고 시대에 역행적인 포퓰리즘으로 단정짓는 세력이 있는 반면 국민여론과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헌정 불안을 초래한 수구반동 세력의 횡포를 규탄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국민들이 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라는 엄청난 사태에 갈등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의 진퇴가 걸린 국가 대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을 지지하는 단체의 주장대로, 친노(親盧)세력이 방송을 장악하고 탄핵안 반대를 사생결단으로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가장 소박한 논리대로 온갖 부정부패로 얼룩진 16대 국회가, 더구나 임기가 3개월여 밖에 남겨놓지 않은 마당에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탄핵 할 수 있느냐는 '울분 섞인 성토'에 더 귀기울일 것은 당연 한일 아닌가어찌됐던 탄핵안은 지금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들은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엊그제 보여준 말장난과 코미디다. 여의도 집회에 모인 그 많은 젊은이들이 '이태백이나 삼팔선'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이라고 발언한 사람은 홍사덕 원내 총무이고 탄핵안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강금실 법무장관과 문재인 변호사가 호텔에서 만나 협의 한 것을 두고 '혹시 두 사람간의 불륜 행위가 아니라면 그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고 주장한 사람은 전여옥 대변인이다. 탄핵 정국에 천막정치까지이게 도대체 말장난인가 코미디인가. 아무리 정치판이라지만 공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현실인식이나 의식수준이 이 정도라면 한심 한일 아닌가. 더 웃기는 일은 따로 있다. 박근혜 의원을 대표로 뽑은 한나라당은 당사를 여의도 광장에 친 천막으로 옮겼다. 차떼기 정당의 오명을 벗어나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란다. 탄핵정국에 낯선 천막 정치라니 이거야말로 진짜 비장감(?)마저 드는 코미디가 아닌가/김승일(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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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26 23:02

[전북칼럼] 거꾸로 보기

우리시대의 지성이라고 회자되는 법정 스님의 글중에 "거꾸로 보기"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그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수필이라기보다는 시의 구절들을 모아둔 것만 같은 섬세함과 서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밑줄을 그으며 읽도록 하는 열정을 유발시킨다. 하루는 하도 심심하여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숙여 유심히 산을 관찰 하였다는 것이다. 그 때 마침 느릿느릿 저물던 땅거미도 평소의 땅거미가 아니요, 산세 역시 어제의 산세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왔으며, 따라서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를 달리하여 접근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주제였던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접근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거꾸로 보기"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요즈음 우리들 주위를 둘러볼 때 괄목 할 만한 변화중 하나는 40대 이후 세대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하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일 것이다. 이미 일천만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 또한 최단시간내 일천만명 관객 돌파를 기록했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하여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마리아'등 한국영화의 부흥을 접하면서 "거꾸로 보기"를 해본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의 존치 여부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에서 보듯이 질 좋고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의 제작은 소비자로 하여금 외화가 아닌 우리 영화를 찾도록 한다. 즉, 스크린쿼터제도의 철폐로 인한 외국영화의 무차별적인 개방은 영화인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불러 일으켜, 살아 남기 위하여는 질좋은 우수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숙제를 부과하여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거꾸로 보면 기회인 것이다. 아울러, 농업인 입장에서도 우리 농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만 같은 한칠레 FTA의 발효를 앞 둔 시점에서 한국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희망해 본다. 본격적인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생산을 위하여 산지유통센터등의 과감한 보완과 지원등을 통한 산지유통의 활성화에서부터 소비지 생산자에게 이르기까지의 농산물 유통을 좀더 과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공급은 소비자로 하여금 우리 농산물을 찾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농산물수입개방 위기는 농산물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우리농업의 질적 도약의 계기라는 "거꾸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업인과 농업관련단체는 절망과 낙담의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여야만 한다. 얼마전 100년만의 3월 폭설로 고속도로에서의 고립,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농작물 피해와 일부지역에서의 대형산불 발생등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이 겪었다. 이 시점에 재난방재시스템과, 원리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국가기관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하여 더 이상은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신발끈을 매어야 할 것이다. 이제, 올해 추위는 폭설대란과 함께 끝이 나고 훈훈한 봄바람의 기운을 못 이겨 벌거벗은 가지는 새싹들을 틔우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할 것이다. 날씨가 풀리는 때일수록 한겨울의 추위에 대하여 "거꾸로 보기"를 하며 희망찬 새봄을 조용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북농협 본부장 고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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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19 23:02

[전북칼럼] 여성의 힘으로 나라를 바로 세운다

주부로써 살림하고 살다보면 사회흐름이나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누구나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생활정치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생활정치란 무엇일까요. 담배값 하나에도 방위비와 교육세가 붙듯이, 임금과 세금, 쓰레기 봉투 하나에도 정치가 있습니다. 핸드폰 요금이 왜 이리 비싸냐고 따지는 것, 불합리한 제도적 장치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 자신의 뜻에 맞는 정당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것이 모두 다 정치입니다. 정치에 대한 안목과 감각을 키운다면 살림살이를 좌우하던 정치를 오히려 수많은 주부들이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수 백억 대의 돈을 먹고 그 돈줄이 되는 기업을 위해 법과 모든 편익을 바꾸는 국회의원들 백날 뽑으면 뭐합니까.. 친일인명사전을 만든다는 데는 벌떼처럼 반대하면서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수 백억 불법선거자금의 주역을 석방시켰습니다.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입니까.. 매국노의 친일행적을 밝히는데 이 나라의 녹을 먹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반대하고 나서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코미디지만 도대체 그 국회의원은 누가 뽑았단 말입니까..이제 여성들이 정치에 나서야할 때입니다. 여성들이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야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권익만이 목표가 아니라 고질화한 현 정치판을 깨부술 새 정치 대안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할 때이고, 여성들의 정치의식과 참여가 식탁에서, 아이들 학교에서, 병원과 법원에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치가 되고, 자녀들을 보살피는 어머니 같은 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한 해법이 되어줄 것입니다.홀애비 삼년에 이가 서말이고 과부 삼년에 보리쌀 서말이라는 옛말도 있습니다. 한 가정의 살림을 꾸려나갈 때도 수입과 지출, 이웃과 친지?친척들간의 애경사와 이해관계를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기고 꾸려나가는 솜씨는 어머니들의 몫이 아닙니까.. 이렇게 가정생활을 규모 있게 꾸려나가는데 여성의 역할이 절대적인 것처럼 실생활에 뿌리를 둔 여성들의 유연하고 세심한 정치감각으로 정치살림을 꾸려간다면 남성들의 경직된 정치보다는 훨씬 다양한 계층의 욕구와 의사가 반영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여성의 정치참여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이미 중국의 외교부에는 여성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선진국은 40%이상 북한의 경우만 해도 여성의원의 수가 20%이며,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원 평균비율이 15% 에 달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한참 못 미치는 5.9%에 불과합니다.우리나라 여성의 능력에 문제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대학 유망학과의 수석과 차 수석이 거의 여학생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이제 여성장관 몇으로 구색 맞추기 식이 아니라 남녀공학의 학교처럼, 아들딸을 둔 가정에서처럼, 국회에도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구성되도록 제도적인 배려와 30%선에 가까운 여성의 정치세력을 확보해야합니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그 절반의 목소리를 내고 그 절반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균형 잡힌 정치와 따뜻한 사회를 앞당길 것입니다./이 화 왕(한국부인회 익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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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12 23:02

[전북칼럼] 생태환경으로 건강한 삶을

최근 매스컴을 통하여 갑자기 드러난 새집 증후군이 사람들에게 주요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새집을 짓는 동안 사용된 각종 건축자재의 화학성분은 점차 기화하여 실내의 공기를 오염시킨다. 특히 이들 중의 유해가스는 사람의 호흡기나 피부로 유입하여 건강상의 폐해를 유발시킬 수 있는 것이다. 필자 본인도 수년전 이로 인한 피부염이 생겨서 오랫동안 고생한 경험이 있기도 하다. 그동안 새 아파트를 선호하던 많은 이들은 아마도 이 소식에 가슴 졸이고 또 어떤 이들은 내 아이의 천식이나 아토피성 피부가 이로 인한 것이 아닌가 안타까워 할 수도 있다. 실제 도심의 아파트에만 거주했던 서울의 한 가족은 자연재료로 지은 전원주택으로 이주한 후 아이의 아토피성 피부가 말끔히 사라지고 부인의 두통과 불면증도 해소되었다는 이야기가 여성 잡지에 실린 적도 있다. 사실 이러한 실내의 오염된 공간 환경에 대하여 학계에서는 이미 수년 전부터 염려하고 그 문제점들을 지적하여 왔다. 일본의 한 학자는 콘크리트 건물의 실내 오염도를 실험한 결과 최소 3년은 경과하여야 그 유해성에서 벗어날 수 있음을 보고하기도 하였다.미국의 경우 이미 건강주거(Healthy Home)에 대한 관심을 갖고 주거 환경의 유해성을 적게 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특히 지하 지질층에서 발생하는 라돈(Radon)에 대하여는 미국 전역의 라돈 분포 지도까지 분석되어 있을 정도이다. 이 라돈은 흡연 다음으로 폐암을 유발시키는 위험인자로 보고되어 있다. 그래서 집을 지을 때 어떻게 하면 이 라돈이 집안에 유입되지 않을까 하는 구체적인 시공방법까지 제시되어 있다. 건강주거는 생태주거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생태주거는 자연재료를 그대로 활용한 집으로 우리 한국의 초가집과 같은 것이다. 초가집은 흙과 나무와 돌, 한지 그리고 짚으로만 지은 가장 천연의 집인 것이다. 활용연한이 다 되어 폐기물이 되어도 자연으로 그대로 돌아가는 건축자재로 지은 집이 바로 생태주거이다. 사람이 죽으면 흙으로 돌아가듯이 유기체인 사람에게 가장 좋은 집은 자연의 재료이다. 그래서 많은 이들이 오늘날 전원주택을 흙집이나 나무로 지으려고 하며 심지어는 도심 아파트에서조차 방을 황토 방으로 구성하기까지 한다.독일, 미국, 덴마크, 이탈리아, 스리랑카 등 세계 전역에서는 적극적으로 생태환경에 큰 관심을 갖고 집도 직접 생태주거를 지어 함께 모여 사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그들은 단순히 자신들만 건가하게 잘 살자는 게 아니라 지구 환경의 생태적 회귀를 통한 사회경제 건강, 정신문화 건강, 음식과 생활 건강을 그 근간으로 하고 있다. 우리가 과거에 가장 원시적이라고 생각했던 삶의 방식이 실은 가장 건강하고 우리 후손을 가장 오래도록 보호할 수 있는 그러면서 신의 섭리에 가장 부합되는 조화로운 삶이었던 것이다. /박선희(전북대 가정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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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3.05 23:02

[전북칼럼] 선무당이.....

요통으로 고생한 것이 몇 년째다. 요통이라는 병이 참 고약한 병이다. 병원에 가면 죽을병이 아니라고 대수롭지 않게 진단을 내린다. 뿐만 아니다. 아프다고 소리 치면 웬 엄살이 그리 심하냐고 오히려 비웃기까지 한다. 그도 그럴 것이 다시 일어날 수 없을 것처럼 고통스럽다가도 며칠이 지나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멀쩡해지고 만다. 언제부터인가 내게는 요통이 시도 때도 없이 찾아오는 불청객이 되어버렸다. 예고는커녕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니 내가 받는 고통은 이루 말할 수가 없다. 심하면 앉아서 밥도 못 먹고 화장실도 기어서 다녀야 한다. 직립동물인 사람이 기어다니는 고통은 겪어 보지 않고는 모를 일이다. 당사자 본인은 죽을 맛인데 의사들까지 만수무강 하는데 아무 지장이 없는 꽤 병이라고 웃어 버리니 더 기가 막힌다. 한번 요통이 오면 한 열흘씩은 꼼짝도 하지 못한다. 완치를 해보겠다고 별 짓을 다 해보았다. 치료 방법도 갖가지라 침을 잘 놓는 한의원이 있다면 불원 천리 찾아가고 물리 치료를 잘 하는 병원이 있다고 하면 또 그쪽으로 옮긴다. 하도 많이 돌아다녀 단골병원도 없고 치료하는 방법도 일정치가 않다. 그렇게 몇 년을 고생하다보니 만성이 되어 고통스럽기는 하지만 오히려 큰 걱정에서는 벗어났다. 만수무강 하는데 지장이 없다고 하더니 거짓말처럼 낫고 멀쩡해지는 속성에 젖어 버리고 만 것이다. 하지만 언제 또 올지 몰라 예방으로 허리에 좋다는 운동도 제법 해보았고 보조 기구도 이것저것 갖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어줍잖은 돌팔이치료사가 된 셈이다. 허리 강화 운동을 해주어야 한다. 운동 중에서도 거꾸로 매달리는 것이 좋다. 매일 삼십분 가량만 매달려 있으면 다시는 요통 따위에 고생을 하지 않아도 된다. 내가 알고 있는 상식이다. 아침에 눈을 뜨면 일어나기 전에 침대에서 허리를 비틀기부터 한다. 허리가 조금 풀렸다하면 거꾸로 매달려 있는 것이 습관처럼 되어 버렸다. 처음에는 피가 역류해서 눈알이 튀어나올 듯 괴롭고 허리가 늘어나듯이 아팠다. 한 달쯤 지났을까? 조금 시원하다 싶더니 시간이 지나면서 정기적으로 찾아오던 요통이 슬그머니 달아나고 말았다. 완치가 된 듯 싶었다. 요통에는 거꾸로 매달리는 것이 최고라는 믿음이 생겼다. 아무 곳에서나 요통소리가 나오면 아는 소리까지 하게되었다. 요통 따위는 거꾸로 매달리기를 모르는 무식한 사람이나 겪는 고통쯤으로 생각하기에 이르렀다. 문제는 다음이었다. 내 건방을 비웃기라도 하듯 잠잠하던 요통이 또 찾아 온 것이다. 하지만 나는 걱정을 하지 않았다. 거꾸로 매달리면 끝나는 일을 걱정할 일이 무엇일까? 한 것이다. 그날은 아침부터 컨디션이 좋지 않더니 사무실 계단을 내려오다가 허리가 삐끗했다. 안 되겠다 싶어 서둘러 귀가를 했다. 집사람이 또 요통이냐고 놀라 빨리 병원으로 가자고 했지만 나는 무시하듯 웃어버리고 윗도리를 벗고 거꾸로 매달렸다. 아픈 허리를 잡은 체 두발을 걸고 엉덩이를 밀어서 반 바퀴 회전을 시켰다. 순간 뚝 하는 소리가 척추에서 들리는가 싶더니 컥 숨이 막혀 버렸다. 끊어질 듯 한 통증이 몰려왔다. 거꾸로 매달린 상태에서 몸을 내릴 수조차 없다. 누가 옆에서 잡아주어야겠는데 거실에는 나 혼자 뿐이다. 온몸에서 식은땀이 비 오듯 쏟아지고 있었다. 그 순간 어찌나 통증이 심하던지 누가 고통 없이 죽여주었으면 하는 극단적이 생각까지 들었다. 집사람이 되돌아들어 왔을 때까지 그 짧은 순간이 마치 천년의 지옥 같았다. 간신히 내려지고 구급차를 불러 응급실까지 실려 가서도 통증은 가시지를 않았다. "안질 걸린 눈을 손으로 비벼서 충혈 시킨 격이지요.거꾸로 매달려 있다가 이지경이 되였다는 소리를 듣고 의사가 비웃듯 말했다. 매달리는 것은 허리 강화 운동 일뿐 요통의 치료가 아니었다. 요통이오면 일단 안정을 취해야 하는 데도 오히려 허리에 무리를 준 내 미련함이 문제였다. 응급조치가 끝나고 간신히 집으로 실려왔다. 선무당이 사람잡는다고 했던가? 매사에 잘 알지도 못하고 짧은 지식으로 아는 체를 한 돌팔이근성 때문에 또 한번 죽을 고생을 하고 말았다./라대곤(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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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28 23:02

[전북칼럼] 朝廷에서 끝나버린 전쟁

중국의 전국시대(戰國時代) 제(齊)나라에 추기(鄒忌)라는 재상이 있었다. 당시 제나라에는 서공(徐公)이라는 사람이 미남자로 소문나 있었다. 어느날 추기가 아내에게 물었다. 서공과 나를 비교하면 누가 더 미남이오? 아내는 서공이 결코 당신을 따를수 없다고 대답했다. 그러나 이 말을 믿을 수 없었던 추기는 다시 둘째 부인에게 물었다. 그녀의 대답 역시 본부인과 다르지 않았다. 그런 다음날 어떤 사람이 추기를 찾아왔다. 추기는 그와 대화를 나누다가 슬며시 서공과 자기중에 누가 더 미남인가를 물었다. 그의 대답 역시 부인들과 똑같았다. 서공은 당신만 못 합니다. 듣기 좋은 거짓말의 함정이런 일이 있은 얼마후 서공이 추기를 찾아 왔다. 추기는 그를 상세히 뜯어보았다. 그러나 역시 자기는 서공에 비할바가 못 되었다. 그는 생각했다. 아내가 나를 미남이라고 한 것은 나를 사랑하기 때문이다. 첩이 나를 미남이라 한 것은 나를 두려워하기 때문이다. 손님이 나를 미남이라고 한 것은 나에게 바라는 바가 있기 때문일 것이다.생각이 여기에 미치자 그는 궁궐에 들어가 위왕(威王)에게 고했다. 제가 진실로 서공과 같은 미남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저의 아내는 저를 사랑하기 때문에, 저의 첩은 저를 두려워 하기 때문에, 그리고 저를 찾아온 손님은 제게 원하는 것이 있기 때문에 모두 저를 서공보다 미남이라고 말했습니다. 이제 제나라는 영토가 넓고 위세도 당당합니다. 나라 상황이 이러하니 궁중의 여인들과 좌우에 있는 사람들이 왕을 사랑하지 않는 이가 없고 조정의 신하들이 왕을 두려워하지 않는 자가 없고 백성들 중에 왕에게 바라는 것이 없는 자가 없습니다. 이렇게 되면 왕께서는 자신의 잘못을 지적해 주는 사람을 하나도 못 가진 셈이 되지 않겠습니까?왕은 이 말을 듣고 크게 깨달아 명(命)을 내렸다. 자신의 잘못을 직접 면전에서 간(諫)해 주는 자에게는 최고의 상을, 글로써 잘못을 알려주는 자에게는 중급의 상을, 그리고 자신의 잘못을 비방하고 소문을 내어 왕의 귀에 들리게 하는 자에게는 하급의 상을 주겠다는 영(令)이었다. 이 영이 떨어지자 처음에는 왕의 잘못을 고하려는 군신(君臣)들이 줄을 이었다. 그러나 얼마 지나지 않자 간하는 자들의 수가 점점 줄어들게 되었고 몇 년 후에는 비록 간하고 싶어도 왕의 결점이 찾아지지 않았다. 위왕은 잘못을 지적 받을 때마다 곧바로 잘못을 고쳤기 때문이었다. 이 소식을 들은 이웃 나라들이 모두 제나라에 조공(朝貢)을 바쳤다. 전쟁의 승리는 조정(朝廷)에서 이루어진다.는 말은 이런 것을 일컫는다고 전국책(戰國策)은 적고 있다.자신의 잘못을 지적 받고 이를 고치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하지만 이것 없이는 자기성찰도, 미래 발전도 기대할 수 없다. 개인이 그럴진대 하물며 일국의 지도자라면 더더욱 그러하다.자기 성찰없이 미래발전 없다.참여정부 출범 1년을 맞아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이 그동안 대립각을 세워왔던 일부 언론과의 화해를 모색하기로 한 모양이다. 다행스런 일이다. 노대통령이 잘못했다거나 특정 언론의 시각이 편향됐다거나 하는 시비는 국민들의 판단에 맡길 일이다. 다만 건전한 의미의 권언(權言)긴장 관계는 유지되는게 정치개혁이나 나라발전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만은 명백하다. 그렇다면 대선 당시 불법정치자금을 받은 혐의로 검찰의 소환통지를 받은 자민련 이인제(李仁濟)의원의 경우는 어떻게 봐야 하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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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27 23:02

[전북칼럼] 우리 모두 상생의 길을 찾자

지난 연말 전주지방법원에서는 교단에서 정년을 맞고 퇴임하신 원로 교장 선생님들 중 스물 세분을 법원의 상근 조정위원으로 위촉하였다고 지난주 대법원으로 전근가신 이동원 부장판사로부터 전해 들었다. 민사 재판에 들어가기에 앞서 고급 유휴 인력을 활용 소송 당사자들이 상호 대화와 타협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게 함으로써 여러 가지 실효를 거두고자하는 뜻에서 시작했다고 한다.이분들이 하는 일은 고도의 법률적인 전문성이 요구되는 부분보다 가사나 협의 이혼사건에 주로 상담역으로서 활동하는바 인생의 많은 경륜과 지혜를 쌓은 퇴직 교장선생님들로 하여금 조정케 함으로서 순간의 잘못 판단이 우리 사회를 대립과 갈등으로 치닫는 우를 범하지 않게 하려는 매우 바람직한 시도였다고 본다.2004년 1월 5일부터 시작하여 1월 한달 동안 재판 이전에 조정 성립 4건, 소 취하 7건 도합 11건으로 시행 첫 달의 성과로서 매우 놀랄만하다. 조정위원회에 회부된 사건 총 42건 중 11건은 매우 높은 해결 율로 법률 비전문가 집단이 해결한 일로서는 이례적인 성과라 아니할 수 없다.특히 협의 이혼 소송 9건 중 5건을 이해와 설득으로 소송 자체를 취하케 했음은 여러 가지 의미에서 조정위원들에게 찬사를 보내지 않을 수 없다.나는 이 바람직한 사업을 시작한 법원 측과 이 업무에 종사하는 퇴직 교장선생님들 그리고 소송 당사자들에게 다음과 같은 이유에서 한없는 찬사와 격려의 말씀을 올리고 싶다.첫째 법원이 이 사업을 시도한 목적이 폭주하는 소송업무의 경감을 꾀하고 갈등과 대립의 해법으로서 법률적인 판결보다는 대화와 타협으로 해결하려 하고 이 문제 해결의 주체로 퇴직 교장을 선택한 탁월한 안목과 법원의 교육자에 대한 신뢰에 교육자의 한사람으로서 고맙게 생각한다. 법률적인 판결은 결국 승소와 패소라는 양극으로 나뉘어져 우리 사회를 삭막하게 만드는 바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는 차원 높은 해결을 시도하여 성과를 거양 했다는 것은 찬사를 받아 마땅하다.둘째 조정위원으로 일하시는 퇴직 교장선생님들의 공로 중 특히 이혼 문제 해결에 깊은 감동을 받았다. 교육에서 흔히 회자되는 말 중 "문제 부모는 있어도 문제 아동은 없다" 는 말이 있다. 또 "아이들은 부모의 뒤에서 자란다"고 했다. 오늘날 교육의 가장 큰 문제는 교육의 첫 시작인 가정교육의 부족이라고 본다. 사랑과 우애와 절제와 책임을 배워야할 가정에서 이별과 증오를 배우게 해서는 안 된다. 학교생활의 부적응과 문제를 야기 시키는 학생의 대부분 아니 거의 전부가 결손 가정이거나 원만한 가정이 아니라는 사실을 나는 교육현장에서 확실히 보아왔다. 이러한 사실을 생생하게 보고 느꼈을 교장선생님들에게 이혼은 성인의 문제가 아닌 아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가정화합을 위해 안쓰러울 정도로 노력하셨을 그분들의 노고를 높이 찬양하고 싶다.셋째 소송당사자들의 용기와 지혜를 높이 평가한다. 사람이란 감정의 동물이기에 생활에서 야기되는 여러 문제에서 이성보다는 감정이 앞설 수 있다. 부부는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기에 사람이 갈라놓을 수 없다고 했다. 순간의 감정이 부부뿐 아니라 그들 자녀에게 일생을 어둡게 살게 하는 우를 범하지 말아야겠다. 재판의 문턱에서 어른의 설득으로 현명하게 해결하신 분들에게도 찬사를 보낸다. 이제 시작의 단계에 있는 제도지만 대립과 갈등의 사회구조를 대화와 타협이라는 바람직한 가정 사회 분위기로 만드는데 크게 기여할 것으로 확신한다. 또한 이러한 노력들이 사회 모든 분야에 더욱 확산되어 모두에게 유익한 상생의 길을 찾도록 해야겠다./신국중(전주교육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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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25 23:02

[전북칼럼] 절제의 미학

최근 우리 사회의 돌아가는 걸 보면 정신없기 그지없다. "차떼기"로 대변되는 몇 백억에 달하는 정치자금, 서로 치고받는 난타전을 연상케하는 각 당 대변인들의 성명전, 총선을 눈앞에 둔 정치라이벌끼리의 숨막히는 대결은 중앙과 지역사회를 막론하고 필부들에게는 혼라란의 연속이다. 이와 더불어 각종 현안마다 목청을 돋구는 이익집단들의 가시돋친 주장들은 가히 백가쟁명의 시대를 방불케 하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 지울 길 없다. 사회의 변화는 말 없는 다수의 조그마한 실천에서 시작된다는 현자들의 말을 곱씹어 보면서도, 언제부터 우리사회가 이렇게 됐는지 반문하고 이럴 때일수록 내 주변의 일부터 차근차근 해결해 나갈 것을 다짐해본다. 며칠전 9시뉴스 종료시점에 조용히 자기 자신을 되돌아볼 필요가 있는 시점이란 앵커의 멘트를 볼 때 우리사회의 혼란스러움은 도를 넘은 것 같다. 하고 싶은 말을 거침 없이 쏟아 부어 상대방에게 마음의 상처를 주며, 속된 말로 "맞으면 좋고, 틀리면 말고"식의 말들이 모여 우리의 직장과 사회를 큰 혼란의 세계로 몰고 가고 있는 것은 아닌지 곱씹어 볼 시점이 바로 지금인 것 같다. 특히 CEO를 비롯한 사회지도층은 더욱더 그러하다. 모든 말을 자기 생각대로 뱉고 난 뒤의 공허함은 이루 헤아릴 수 없어, 다음에는 더욱 강도는 강해지고 이는 상대방에게 더욱 큰 불행을 초래하기 때문이다. 요즘 유행하는 단어들을 생각해본다. "느리게 살기", "슬로우 푸드", "슬로비(Slobbies)", 이 모두는 내면으로 자신의 몫을 찾고 내적으로 충실도를 더해가는 삶을 강조하는 말들이다. 자꾸만 혼란의 도를 더해가는 상황에서 자신의 삶에 충실하는 마음의 거울을 하나쯤은 갖고 있어야 하지 않을까? 나의 몫을 챙기기 전에 나의 일에 충실하고, 혹여 나의 말 한마디가 상대방에게 지울 수 없는 상처를 안기는 불씨가 되지 않았는지 각자가 곰곰히 생각해 볼 시점이다. 그러나, 요즘의 세태가 반드시 절망적인 것만은 아닌 것 같아 다행이다. 나는 이러한 흐름을 젊은이들한테서 찾고 있다. 우리 기성세대가 "새마을운동"으로 대변되는 산업세대인데 반하여 2030세대들은 성장의 과실을 맛보면서 자라, 요즘 유행하는 웰빙이나 웰룩킹등을 추구하며 자신의 내면세계를 되돌아 보고, 자신을 가꾸는 데 과감한 투자를 하는 모습을 보이기 때문이다. 자신에 대한 투자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전북농협의 CEO로서 필자는 시간이 날 때마다 젊은 직원에게 학문이든 운동이든 자기계발에 열중하라고 조언을 아끼지 아니한다. 사회나 조직이 정신없이 바쁘게 돌아갈수록 자기 자신에게 침잠하며 뒤돌아 보는 생활자세가 더욱 중요하다는 충고와 함께 말이다. 자기명상, 독서를 통한 선인과의 만남, 각종 동호회에 적극 참여하면서 일상의 스트레스를 말끔히 해소하거나, 요즘 유행하는 아침형 인간으로의 변신등은 자신만이 아니라, 우리사회의 건전한 발전을 위하여도 필수불가결의 조건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자기계발은 시작은 어렵더라도 일단 탄력이 붙으면 내면세계의 폭과 깊이는 더욱 확대되고, 그 과정에서 느끼는 자기 성취와 함께하는 재미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상대에 대한 비판과 자기의 주장을 펼침에 앞서 겸허히 자신을 되돌아 보고, 충고를 통한 발전을 이끌어 내는 절제와 자아성찰의 자세가 간절히 필요한 시점이 바로 지금이다. 바쁠 때 일수록 돌아가라는 선인들의 말씀을 떠올리면서 말이다. /고영곤(전북농협 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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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20 23:02

[전북칼럼] 얼짱 신드롬과 진선미

뒤늦은 감이 있지만 나는 최근에서야 '얼짱'이라는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었다. TV나 다른 매체에서 자주 듣게 되는 말이어도 그런가보다 했는데 국회 의원들 사이에서까지 얼짱 운운하는 얘기를 얼핏 듣고 나니 묻지 않을 수 없었다. '혹시 얼이 빠진 사람을 가리키는 말인가?' 내심 그렇게 생각이 들었지만 막상 손녀에게 물으니 그게 자기가 속한 집단에서 최고로 예쁜 얼굴을 가리키는 말이란다.신세대들이 즐겨 쓰는 말답게 어감도 재미있고, 뜻도 함축적으로 그럴싸하다. 따지고 보면 요즘 세태를 이만큼 잘 반영하는 말도 없다싶다. 얼짱이 있는데 몸짱이 없겠는가. 최근 40대 주부의 이른바 '몸짱' 아줌마의 주가가 치솟아 수 천만 원대의 CF를 계약했다는 얘기도 들린다. 10대 얼짱 신드롬에는 예쁘다 외에 다른 것이 들어갈 틈이 없어 보인다. "예쁜데 뭘 더 바래? 그저 예쁘면 모든 것이 용서된다는 위험한 등식에서는 걱정스러운 마음도 든다. 어쨌든 얼짱문화의 모태가 된 것은 이 사회를 주도하는 기성세대이다. 젊은 세대들이 불나방처럼 외모에 목숨걸게 만들도록 내몬 결과가 아닌가...입시지옥을 거쳐 취업전쟁을 치러야하는 청년세대들은 면접에 조금이라도 유리하다고 생각되면 무엇이라도 한다. 자신의 외모에 특별한 하자가 없는데도 불구하고 성형수술을 통해서 자신의 개성을 저버리고 그야말로 바비인형같이 매끈하고 잘생긴 성형 미남 미녀로 재생산되는 것이다.아는 사람 중에 수능 끝난 손녀를 성형 수술시키고 온 사람 얘기를 듣다보니, 놀랍게도 그 날 거기 모인 열 명중에 일곱은 성형을 이미 한 사람이거나 가족 중 누군가가 성형을 할 예정인 사람들이었다. 성형은 이제 더 이상 먼 이야기가 아니었다. 이제 야인시대도 가고 무인시대도 가고 얼짱시대가 바야흐로 도래한 듯도 하다. 그런데 너도나도 미남미녀이다 보니 바비인형처럼 예쁘긴 한데 고유한 개성이 희박해서 그 얼굴이 그 얼굴이다. 예쁜 것이 평범해서인지 오히려 일부 광고전략은 못난이모델 전략을 세우기도 하고, 모 휴대폰 광고처럼 휴머니티를 내세우기도 한다. 모두가 얼짱에 열광하고 선호하는 추세와는 반대로 일부 영화.TV.광고 쪽은 오히려 독특한 캐릭터와 개성을 추구하는 것을 보니 외모에 편중되지 않은 가치를 인정한다는 점에서 매우 고무적이며 다행이란 느낌마저 든다.예전에는 진선미라 하여 외모의 아름다움을 인간의 참됨과 선함 아래에 두었으며, 사람이 내면에 갖추고 있는 덕목과 기품을 등한시하지 않았다. 얼굴이 예쁘지 않은 사람도 다른 덕목으로 평가받을 기회가 있었던 것이다. 그 예로 홍길동전의 저자 허균과 가까이 지내던 이매창이라는 유명한 기생이 있었는데 그녀 또한 그리 예쁜 얼굴은 아니었으나 그녀와 한 번이라도 만나서 얘기를 한 사람은 그 사람에게 반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다고 한다. 그만큼 시서에 능하고 학문이 깊었으며, 누구를 막론하고 대화가 질리지 않았다고 하니, 그 인품과 매력이 얼짱 운운하는 우리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이화왕(한국부인회 익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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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13 23:02

[전북칼럼] 취업과 대학원 진학의 차이

대학을 마친 자녀가 대학원에 진학한다면 아마 요즘 같은 불경기가 아니더라도 "뭐 하러 대학원에 가냐? 외국 박사도 교수자리가 별 따기만큼 어렵다는데...하며 달가워하지 않을 부모들이 많을 것이다.대학원은 전공의 심화과정이자 그 전공 분야의 학문에 대한 입문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다시 말하자면 그 전공에 관련한 다양한 주제에 대해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으며 각 주제에 대한 기초이론들은 어떻게 정립되어 있는가를 각종 문헌이나 학위논문 등을 통하여 공부하는 과정이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개인적으로 더욱 심도있게 연구하고 싶은 주제나 분야를 생각하게 되고 그렇게 결정한 부분에 대하여 논문을 쓰면서 연구방법을 익히게 된다.예전에는 대학원 진학을 교수가 되기 위한 과정으로 보는 시각이 강했지만 지금은 다양한 대학원 제도가 마련되어 본인의 사회 활동과 관련된 세부 전공을 더욱 익히기 위하여 진학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물론 학부 과정도 많이 변했다. 대학의 학점이 이미 수년 전에 136학점으로 하향 조정되어 부전공이나 복수전공을 이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대학생들이 선택하는 전공이 다양해졌다는 점에서는 매우 고무되는 일이기도 하다. 그러나 제도적으로는 전공이수 요건이 크게 완화되어 해당 전공의 심층적 지식 습득에는 문제가 많다는 지적이 줄곧 제기되면서 올해부터는 다시 전공 필수 요건이 상향 조정 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전공에 따라 차이가 있긴하지만) 학부를 나와 사회의 전문가로 바로 발돋움하기에는 역부족한 점이 많은 게 사실이다. 그래서 경우에 따라서는 대학원을 수료해야 비로소 전공을 시작한다고(최소한 이론만이라도) 이야기 할 수 있을 만큼의 상황이 되기도 한다. 기실 대학원 진학에 대하여 부모 입장에서는 우선 경제적으로 대학 마치기도 어려운데 무슨 대학원인가 반문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오히려 학부에 비하여 그리 불리한 여건이 아니라는 점이다. 무엇보다도 그동안 거쳐간 대학원생 제자들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느낀 점은 대학원이 전공 공부 그 이상의 가치가 매우 많다고 하는 점이다. 스스로 과제를 찾아 해결하고 발표하면서 2년 간의 세월을 거치다 보면 입학 때의 도도한 표정이 뒤에 겸손한 인격체로 성장하는 모습을 여러 번 보면서 대학원의 과정이 인간적인 점에서도 매우 의미 있고 가치가 있음을 느꼈다. 뿐만 아니라 과제 해결 과정에서 얻어지는 문제의 처리 해결 능력은 일상의 생활이나 사회에서도 상당히 도움이 될 수 있는 논리적 사고와 통찰력으로 발전된다. 이런 점에서 본다면 자녀의 취업을 강요하고 대학원 진학을 막무가내로 반대하는 일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내 아이의 진로에 대하여 본인의 의견을 충분히 존중해주고 스스로 독립된 생활을 일궈낼 수 있도록 지원해 주는 것이 장기적 관점에서의 자녀의 생애 계획에 큰 도움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박선희 전북대 교수생활과학부 약력박선희 교수는 전북대 생활과학대 학장을 역임했으며 94년부터 1년동안 일본 쇼와여대 국제문화연구소 객원교수를 지냈다. 현재 전라북도문화재위원회와 지적위원회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한국주거학회 부회장과 한국공간디자인협회 감사를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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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2.06 23:02

[전북칼럼] 정치판은 달아 오르는데

또 정치의 계절이 다가 왔다. 정확하게 앞으로 76일 후면 17대 총선이 실시된다. 정치에 뜻을 둔 많은 입지자들의 행보가 부산하다. 일찍이 뜻을 세워 표밭갈이를 해온 정치신인들이 있는가 하면 느닷없이 고향이라고 찾아와 낯내기에 열심인 전직 고관대작도 있다. 모두의 허리가 90도로 꺾인지 오래다. 그러나 유권자들의 표정은 아직 심드렁하다. 도대체 누가 왜 무슨 비전으로 정치에 입문하겠다는 것인지 쉽게 판단이 서지 않는다. 정치는 이런 사람이 해야 한다는 식으로 자칭 정치가연 하는 사람은 많지만 "그래 바로 이런 사람이야. 하고 믿음이 가는 사람이 쉽게 눈에 띠지 않기 때문이다.심드렁한 유권자들 표정때 만난 메뚜기 떼처럼 요즘 리서치라는 이름의 여론 조사가 유행이다. 난데없이 가정집에 전화가 걸려오고 ○○○씨를 아느냐 거나 씨를 지지하느냐는 식의 여론 떠보기도 한창이다. 사회적으로 계량할만한 위치에 있는 사람이면 쉽게 판단이 설 수 있다. 하지만 그게 아니다. 대부분의 민초들에게 정치는 호구지책 다음 차례다. 아니 정치적이라는 말 자체가 냉소적으로 들릴 정도로 관심 밖인 경우가 더 많다. 그런데도 정치분위기는 달아오르고 알게 모르게 그 판에 흡인돼 가는 게 지금 판세다. 그래서 사람은 본디 정치적 동물이란 말도 성립되는지 모르지만, 아무래도 정치판을 좌우하는 것은 지역 정서다. 그 지역에서 바람직하다고 생각되는 사람이면 그 지역 정서가 어떤지 정도는 파악해야 한다. 그 중심에 전북이 있다.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의 세 대결이 치열하게 전개되는게 지금 전북정치 현실이다. 집권여당을 표방하는 열린우리당이나 황색깃발만 들어도 표밭을 휩쓸었던 민주당이 사활을 걸고 민심 잡기에 혈안이된 형국이다. 그러나 지금 민주당은 변화와 개혁을 위해 중진들의 용퇴가 바람직하다는 당내 여론에 시달리고 있고 우리당 역시 뚜렷한 지지세를 확보하고 있다고 보여지지 않는다. 실제로 양당의 중진들은 모두 우리지역 대변자로서 손색이 없는 중량감 있는 정치인들이다. 적어도 정치적 위치는 그렇다. 그러나 과연 지역 유권자들의 생각도 그럴까? 정동영의원은 지역구를 서울로 옮겨야 한다는 소장파들의 주장에 몰려 있고 김태식의원 같은 경우는 이제 은퇴 할 때가 된 노장으로 가닥 잡혀 당내입지마저 튼튼하다고 볼 수 없는 처지다. 그들을 두고 유권자들의 평가도 제 각각이다. 오히려 이름만 들어도 손사래를 치는 의원들도 있다.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나. 우선 당내 기반보다 지역 기반을 더욱 튼튼히 다질 필요가 있다. 그들이 지닌 케리어 만큼 중뿔나게 지역구를 위해 해놓은 일이 무엇인가. 유권자들은 중앙정치무대에서의 명성보다는 지역구에서의 정치적 역할 수행을 더 희망한다. 그게 대의정치의 본질이기도 하다. 지역을 아우른후 중앙을 제패 하는게 순서 아닌가.수많은 정치 신인들의 동태도 고만고만이다. 무슨 연구소니 무슨 포럼이니 해서 활동 기반을 다지고 있다고는 하지만 거기서 하는 일이 무언가. 기껏 자기 매명(賣名)이나 지역 현실 꼬집기 외에 표나게 해놓은 일은 없는 것 같다. 제제다사(濟濟多士)들이거나 장삼이사(張三李四)거나 목표가 한가지면 성취도 외길이어야지 여기 기웃, 저기 기웃 하다가 제자리 찾기 힘들자 무엇 입네 하고 객기 부리는 것으로 유권자들의 표심을 얻어내기는 힘들다.덕목과 신의와 비전이 있어야민초들은 그냥 두고 보고 있는 것 같지만 속셈으로 평가를 나름대로 한다. 누가 어떻게 지역을 위해 일해 나가야 할지를 보는 눈이 나름대로 다듬어져 있다는 말이다. 때되면 나타나 한바탕 휘젓고 다닌다고 모두 한무더기로 정치인 대접하는 시대는 아니다. 정치인이면 정치인답게 갖춰야 할 덕목과 신의와 비전으로 유권자들의 냉혹한 평가를 받을 각오를 해야 한다. 정치가와 정치꾼을 구분하는 눈은 오랜 경험으로 민초들도 축적하고 있다...언론인 김승일씨는 전북일보 기자로 출발하여 사회부장과 편집부국장 제작국장을 거쳐 논설위원 주필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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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1.30 23:02

[전북칼럼] 벽돌공의 행복과 성공

한 여름 뜨거운 햇빛 아래 땀을 뻘뻘 흘리며 일하는 세 명의 벽돌공에게 물었다. 당신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소? 첫 번째 벽돌공이 대답한다. "나는 공사 감독의 지시대로 벽돌을 쌓고 있소." 무표정하기 짝이 없는 얼굴이다. 전원을 켜면 돌아가고 끄면 멈추는 기계처럼 시키면 시키는 대로 일하는 것이다. 아무 의욕도 비젼도 없다. 감흥도 재미도 창의의 고민도 없다. 그저 말없이 일 할 뿐이다. 두 번째 벽돌공의 답변이다. "나는 처자식을 먹여 살리려고 일당 10달러 짜리 노동으로 벽돌을 쌓고 있소." 그의 표정에는 불평불만과 짜증이 가득하다. 시간은 지루하고 몸놀림은 무겁다. 무더운 날씨도 뜨거운 햇빛도 그에게는 불만이고 공사감독의 지시나 건설회사의 방침도 비판의 대상이다. 그에게는 언제나 근무조건은 나쁘고 임금은 낮을 것이다. 세 번째 벽돌공이 대답한다. "나는 역사에 남을 훌륭한 성당건축을 위해 벽돌을 쌓는 중이오." 그의 검은 얼굴에는 의욕과 만족이 넘쳐 난다. 눈빛과 목소리는 맑고 힘차며 그의 손놀림은 정성스럽다. 언젠가 중공될 성당의 아름다운 모습에 그는 사로잡혀 있는 듯 하다. 그런 성당신축에 참여하는 것이 그에게는 행운이고 축복이다. 더 좋은 성당을 만들기 위해 자신이 어떻게 벽돌을 쌓아야 하는지 항상 연구하고 이에 대해 동료들이나 공사감독과 대화하고 토론한다. 사람은 태어날 때 부모나 가정환경 또는 국가나 고향을 자신의 자유의사로 선택하는 것이 아니다. 직업이나 직장 또는 직장 안에서의 업무도 이와 흡사한 측면이 없지 않다. 이런 저런 이유로 주어진 직업과 직장에 묶이게 되고 주어진 업무에 종사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위대한 정치가나 훌륭한 기업가 또는 유명한 학자나 언론인 예술가 연예인이나 체육인이 되고 싶었던 어릴 적 꿈들을 누구나 다 이루는 것은 아니다. 우리들의 대부분은 사실 어린 시절의 꿈이나 희망과는 전혀 다른 삶을 살아간다. 어린 시절의 꿈을 이룬 사람들의 삶이 다 행복하거나 성공적인 것이 아니듯 꿈을 이루지 못한 사람들의 삶이 다 불행하거나 실패한 것이 아니다. 꼭 같은 조건에서 꼭 같은 일을 하는 세 명의 벽돌공 이야기는 우리에게 어떤 삶이 진정 행복하고 성공적인 것인지를 말해준다. 그들의 어릴 적 꿈이 무엇이었는지 또 그 꿈이 이루어 졌는지의 여부는 이제 전혀 중요하지 않다. 현재를 사는 삶의 자세 그것이 오늘의 행복과 미래를 좌우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세월이 흐른 후에도 이들 세 사람은 꼭 같은 일을 하고 있을 것인가. 누가 더 직장과 지역사회로부터 인정받고 누구에게 더 많은 기회 그리고 더 크고 무거운 책임과 과업이 주어질 것인가. 직장과 지역사회의 후배들에게 이들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될 것인가. 어떤 조직이나 지역사회의 발전과 번영 또한 그 구성원 가운데 어떤 벽돌공이 많으냐에 달려있다. 첫 번째나 두 번째 벽돌공이 많으냐 세 번째 벽돌공이 많으냐에 따라 그 직장이나 지역사회가 판이한 모습을 보일 것임은 자명하다. "지킴ㆍ나눔ㆍ돋움"의 일등도민운동의 취지도 그런데 있을 것이다. 활력과 생명력이 샘솟고 감사와 기쁨의 감흥이 흐르는, 그 속에서 변화와 개혁의 상큼한 바람이 인습과 타성, 탐욕과 나태, 질투와 반목의 묵은 때와 먼지를 쓸어내고 미래를 향한 아름다운 성당의 희망과 꿈을 키우는 그런 직장 그런 지역사회를 만드는 벽돌공들 가운데 하나이고 싶은 마음이 새해를 맞이하여 더욱 새삼스럽다. /전북농협 본부장 고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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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1.16 23:02

[전북칼럼] 을지문덕 장군이 중국인이라고?

최근에 중국은 우리의 고구려사를 중국사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마치 남의 아버지를 자기 아버지라 우기는 꼴이다. 원래는 우리 아버지였으니 그 아버지가 남긴 유물과 땅과 역사도 결국 자기들의 것이라고 생떼를 쓰는 격이 아닌가. 중국이 원래 이런 주장을 했던 것은 아니다. 1980년 이전까지는 중국의 모든 역사책이 고구려를 한국사라고 했다. 명백한 사실을 뒤집는 중국의 입장이 우리 눈에는 훤히 보이는 거짓말과 억지이지만 현실은 간단치 않다. 중국이 우리의 역사를 왜곡하기 위해 쏟아 붓는 엄청난 경비와 인력과 노력은 상상을 초월한다. 중국은 이미 움직이기 시작했다. 현재 북한이 신청한 평양 고분군이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되면 고구려사는 한국사라는 것이 전 세계적으로 확정된다. 그러나 WHC(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의 21개 이사국 중 의장국가인 중국의 방해로 무산되었다. 거꾸로 중국은 고구려 유적을 세계문화유산으로 신청하였고, 가능성은 특별한 변수가 없는 한 현실화될 전망이다.일제에 의해 고의적으로 축소되었던 고구려사가 이제는 중국의 것이라고, 발해도 중국 지방정권이며, 고조선 역시 중국의 후예들이 세운 나라라고 하는 중국의 억지논리가 우리가 눈 깜빡하는 사이에 현실이 되어가고 있는 것이다.이에 비해 우리 정부의 대처는 너무 안이하고 무지하기 이를 데 없다. 우리역사의 뿌리가 흔들리고 송두리째 빼앗길 위험에 처해있는 지금, 우리 정부와 정치권에서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일본은 역사를 왜곡했지만 중국은 송두리째 앗아가고 있다는 탄식과 분노가 여기저기서 들끓고 있다. 을지문덕 장군이 중국인이 된다는 냉소가 떠도는 가운데 고구려 살리기 100만인의 서명이 전국적으로 시작된 지금, 국민 모두가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 또한 요즘 이슈가 되고 있는 재외동포법안도 거시적인 안목을 가지고 성숙된 접근과 합리적인 해법을 찾아야한다. 앞으로는 문화의 시대이다. 우리의 소중한 역사와 문화적 자산을 맥없이 빼앗긴다면 그 파장과 손실은 상상도 할 수 없을 만큼 심각할 것이다.현정치판이 아무리 얼룩지고 서로 갈라져 있어도, 이 때 만큼은 모두 자기의 이해관계에서 눈을 돌려 국익을 위해서 대처해 나가야 할 것이다.국민들도 동서와 남북, 보수와 진보, 계층간, 세대간으로 갈라져 있더라도 이번 민족의 얼을 지키는 일에서만은 모두가 똘똘 뭉쳐야한다. 기업인은 기업인이 할 수 있는 자리에서, 서민은 서민의 자리에서 할 수 있는 저마다의 최선을 다하여 우리 민족의 저력을 보여주어야 한다.세계가 놀란 한국의 월드컵 응원전을 기억해 보라! 그 가슴 뜨거웠던 일치와 용솟음 치던 함성을 떠올리자. 새해에는 우리들의 그 저력을 다시 한 번 끌어 모아서 민족사도 지켜내고 불황도 이겨나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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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4.01.09 23:02

[전북칼럼] 2004년에 거는 기대

금년 한해가 저물어가고 있다. 낡고 썩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실망은 극에 달하였고, 경기침체로 중소기업들과 영세상인들이 큰 고통을 겪어야 했던 한해가 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는 것이 요즘 민심이다.불법대선자금을 수백억원씩 받았다는 사실을 듣게 된 서민들은 그 돈이 주로 선거운동에 쓰여졌다는 것을 생각하기 전에 자신들의 빈 호주머니 사정에 비추어 분개하게 된다.대중심리는 불법정치자금을 적게 받았다고 너그럽게 보아주지 않는다. 오십보 백보 아니냐고 싸잡아서 욕하고 싶은 것이다.따라서 모든 정치인들이 과거의 잘못을 참회하고 앞으로는 그런 잘못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제도개선 노력을 보여주는 것만이 국민들의 분노를 누그러뜨릴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불법정치자금을 많이 받은 정치집단일수록 제도개선 노력을 더 많이 기울여야 하는데 오히려 그 반대라면 국민들은 좌시하지 않을 것이다.내년 국회의원 선거는 그 심판장이 될 것이 분명하다. 5년 전에 우리는 IMF 경제위기를 겪었다. 그래서 우리는 재벌기업과 금융기관의 투명성을 높이는 제도개혁을 단행하면서 동시에 부실규모가 큰 기업과 금융기관들을 과감히 퇴출시켰다.마찬가지로 우리가 현재 직면한 정치위기도 정치자금의 투명성을 확보할 수 있는 제도개혁을 빨리 단행하면서 썩은 정치집단과 정치인들을 과감히 퇴출시켜야 새로운 정치질서가 자리잡을 수 있는 것이다. 한국국민들은 IMF 경제위기를 신속히 극복함으로써 세계인들의 칭찬을 받았던 것처럼 현재의 낡고 썩은 정치구조를 새롭고 깨끗한 정치구조로 변화시킬 저력을 발휘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세계인들은 또 한번 한국인들의 저력을 높이 평가할 것이다. 2004년은 우리가 정치개혁에 성공하여 세계의 주목을 받는 한해가 되기를 기대해 본다.금년의 한국경제는 수출이 두자리수의 증가를 보였으면서도 기업투자와 가계소비가 위축되어 3%에도 못미치는 저성장에 머물고 말았다.그러나 2004년에는 5~6%로 경제성장이 높아질 전망이다.미국, 중국, 일본 등 우리의 교역 상대국들이 내년에 경기상승세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수출여건이 좋아질 것이다.노무현정부는 금년에 집권초기의 시행착오를 겪어 보았기 때문에 내년에는 훨씬 성숙한 자세로 경제여건을 개선시킬 수 있을 것이다.글로벌경제시대에는 외국인투자가 경제성장에 큰 역할을 한다. 중국경제가 고도성장을 유지하는 비결이 바로 적극적인 외국인투자 유치에 있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금년은 우리나라에 들어오는 외국인투자가 예년의 절반에도 못미치게 되었다. 그 이유는 북한핵문제, 정치불안, 노사불안 때문이었다. 내년에는 북한핵위협이 6자회담을 통하여 잘 수습될 가능성이 크다. 또한 정치 사회 불안도 상당히 해소될 것이므로 외국인들이 한국투자에 관심을 갖게 될 것이다.국내기업들의 투자심리를 되살리고 외국인 투자를 유치하는데 정치안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점을 재삼 강조하지 않을 수 없다. 그러면 정치안정은 누가 어떻게 해야 만들어지는 것인가. 정치인들이 서로 싸우지 않으면 정치안정이 되는 것인가?그 해답은 여야 구도에 있다고 생각한다. 거대한 야당세력과 소수의 여당세력으로 국회가 구성될 때 정치안정은 기대하기 어렵다. 속성상 야당세력은 정부를 견제하여 차기 집권을 해보려는데 정치활동의 근본 목적이 있기 때문이다. 사회가 안정되고 경제가 번창하면 야당의 집권 가능성은 그만큼 줄어드는 것이다. 내년 총선을 통하여 여당이 안정세력을 확보하는 것만이 정치안정을 이룰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이 선택은 국민들이 할 것이다.국민들이 지금의 어려운 경제가 내년부터 호전되기를 기대한다면 안정된 여당세력을 먼저 만들어 주어야 한다.정치가 안정되지 않은 나라에서 경제가 잘 되는 예를 찾기는 매우 힘든 일이기 때문이다.많은 국민들은 내년에는 경제가 풀려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계경제가 호전되는 상황에서 한국경제만 정치불안 때문에 계속해서 어려워진다면 서민들의 고통은 계속될 것이다.2004년은 정치가 새롭게 탈바꿈하고 정치안정이 노사안정으로 이어져서 경제도 회생되는 희망의 새해가 되기를 기대한다./강봉균(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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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2.26 23:02

[전북칼럼] 국가지정 연구실 사업 발전시키자

인류는 과거에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일들을 과학기술이라는 도구를 통하여 현실화시키고 있다. 또한 우리는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국가 간 무한 경쟁시대에서 살아남을 수 없다는 사실도 이미 알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우리나라는 지난 8년 동안 국민소득 1만달러의 벽을 넘지 못하고 헤매고 있다. 참여정부는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를 열고자 여러 가지 야심찬 계획을 내놓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노력은 과학기술의 발전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따라서 과학기술 개발의 핵심부처인 과학기술부는 그동안 21세기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과 국가지정 연구실(NRL)사업을 수행해 왔다. 여기서 프론티어 연구개발 사업이란 정부가 연구과제를 지정하여(Top-down방식) 지식기반 경제의 국제사회에서 경쟁할 수 있는 우리만의 강점 기술을 전략적으로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는 미래 신기술 개발에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나 국가지정 연구실(National Research Laboratories, NRL) 사업은 기반성, 공공성을 유지하고 있는 소규모 연구실을 집중 지원하여 탁월한 연구실로 성장시킴으로서 산업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기 위한 중기사업으로 연구자의 제안을 받아 과제를 수행(Bottom up방식) 하는 것이다.NRL사업은 중소기업 육성과 같다.국가지정연구실(NRL)은 현재 전국적으로 416개 연구실(책임연구원 800여명, 대학원생 2000여명 규모)이 운영되고 있다. 이 사업은 매 2년마다 평가를 통하여 하위 20%를 탈락시킴으로서 연구실간의 경쟁을 유도하고 내실을 기하고 있다. 그 결과 그동안 많은 신기술과 지식이 개발되었으며 국가 과학위원회 평가에서 3년 연속 최우수 등급을 받았다. 이는 그동안 수행되었던 국가 연구개발 사업중에서도 성공적인 선례로 꼽히고 있는 증거다.국가과학기술 발전 전략으로서 프론티어 사업을 대기업 육성에 비유한다면 국가지정연구실 사업은 전국에 흩어져 있는 중소기업을 육성하여 국가 경제기반을 튼튼히 하는 것과 같은 것이다. 따라서 각 대학의 연구소에서 규모는 크지 않지만 특정연구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로 훌륭한 성과를 내고 있는 NRL사업은 지속적으로 발전시킴은 물론이고 계속 확대해 나가야 할 것이다. 그런데 최근 언론보도에 의하면 내년부터 실시될 차세대 성장 동력 프로젝트와 프론티어 사업이 연계되면서 상대적으로 NRL사업이 예산상으로 축소될 것이라는 이야기이다.이대로라면 NRL사업은 내년 예산이 올해(1070억원) 보다 50% 가까이 줄어든 547억원에 불과해 당장 내년에 신규사업 지정은 어려운 형편이다.이공계 기피로 인한 인적자원의 부족과 충분치 않은 연구비라는 열악한 환경속에서도 성실하게 연구하면서 NRL 신규사업을 준비해온 연구자들에게는 실망스러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연구지원 분야에서 조차 낙후된 전북전국 NRL 416개중 대부분이 수도권과 대전, 충남에 몰려있고 경북 20여개, 부산 10여개, 광주-전남 10여개, 전북 1개 등이다. 이 통계치를 보면 지방 푸대접과 특히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 보면 가장 낙후된 전라북도에는 전국의 416개 NRL중 단 1개밖에 없다는 사실이 우리를 경악하게 하고 있다.이 지역 대학의 연구소의 능력이 부족해서 이러한 결과가 왔다고 생각하는가? 그것은 그렇지 않다. 이 지역에도 국제적으로 우수한 연구를 수행하여 인정받고 있는 연구자들이 많이 있다. 단지 그동안 소외되어 왔던 낙후성이 이러한 연구실 지정 사업까지도 영향을 받고 있다는 것이 속상할 뿐이다. 낙후된 전북지역을 위해서도 이 사업의 축소는 안된다. 이를 더욱 늘리고 이 지역에 보다 더 많은 NRL이 지정되기를 바란다. 이를 위하여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국가지정 연구실 사업에 대한 필요성을 예산심의 과정에서 깊이 인식하기를 바란다. 아울러 이 지역의 자치단체와 대학교, 연구소들이 합심하여 도내의 우수한 연구자들이 이 사업에 많이 참여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조가 있기를 간절히 빈다./두재균(전북대학교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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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2.20 23:02

[전북칼럼] 2003년 경제 회고와 새해 전망

한 해를 마감하면서 우리 경제를 돌아보자면 마음이 좋지는 못하다. 연초 북핵문제, 이라크 전쟁 발발 가능성, 가계부채 증가 등 여러 가지 불안요인이 산재해 있어 지난해 보다 성장세가 둔화될 것으로 예상은 하였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불확실성이 해소되면 경기가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던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지금에 와서는 우리 경제가 이와 같은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것을 부인하기 힘들다.금년 1/4~3/4분기중 우리 경제는 2.6% 성장에 그쳐 부진한 모습을 보였으며 연간으로는 2.9%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연초 전망치인 5.7%는 물론이고 3%를 웃돌 것으로 기대했던 하반기 전망치에도 미치지 못하는 수치다. 이와 같은 부진은 주지하는 대로 소비가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 이후 처음으로 감소세를 기록하고 투자도 소폭 감소하는 등 내수 부진이 예상보다 심각했던 데 따른 것이다. 고용사정도 경기 부진으로 인해 실업률이 전년보다 0.3% 포인트 높아져 3.4%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다만 이라크 전쟁, 중증급성호흡기 증후군(SARS) 등 대외적인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오던 수출이 9월 이후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세계경제의 회복에 힘입어 급신장하고 있는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하겠다.최근 해외 경제의 전반적인 호전에도 불구하고 우리 경제가 크게 나아지지 못한 원인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특히 노사분규 문제와 신용카드와 관련한 금융시장의 잠재적 불안 등을 들 수 있다. 연초 불법파업에 대해 기업들이 노조를 대상으로 손해배상 및 가압류 조치를 취하면서 야기된 노사간의 첨예한 대립은 이후 비정규직문제, 주5일 근무제, 정부의 노사개혁 로드맵 추진 등 주요 현안을 둘러싸고 갈등이 지속되면서 투자 및 근로의욕의 회복을 어렵게 하고 있다. 또한 카드사간 과당경쟁으로 신용카드가 남발되면서 신용불량자가 속출하여 10월말 현재 360만명에 이른 것도 소비심리와 금융시장의 안정을 저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실정이다.한국은행은 지난주 새해 경제성장 전망치를 5.2%로 발표했다. 미국이 잠재성장률을 웃도는 4% 내외의 높은 성장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고 중국도 8% 가까운 고성장을 지속할 전망이며 유럽과 일본 경제도 회복세를 보여 수출이 호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설비투자가 다소나마 회복될 것이라는 기대에 근거한 것이다. 다만 수출은 반사효과로 증가율이 다소 둔화되겠으며 소비는 가계부채 및 신용불량자 문제, 향후 경기회복에 따른 금리상승으로 인한 가계의 부채상환 부담 등으로 인해 미약한 회복에 그칠 것이라는 전망이다.그러나 금년 우리 경제가 어려움에서 헤어 나오지 못하도록 제약했던 노사문제와 카드채 문제 등으로 유발된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어떻게 풀려나가느냐에 따라 경제성장률은 4%대로 하락할 수도, 6%대로 상승할 수도 있다는 설명도 뒤따랐다. 결국 새해 우리 경제는 근로자와 사용자가 현재의 상황을 인식하고 서로 협력하여 어려움을 극복할 의지를 가지고 있느냐에 좌우된다고 하겠다. 또 정부가 시장원리에 입각한 합리적이고 일관된 정책을 폄으로써 안정적인 경제기반을 조성하는 것도 향후 우리 경제의 방향을 결정하는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전북지역으로서는 한 해를 보내는 아쉬움이 더욱 크다. 새만금 사업이 진통을 겪고 극심한 도내 갈등에도 불구하고 위도 원전수거물처리장 문제는 원점으로 돌아갔으며 군산의 경제자유구역 지정, 전주의 문화영산산업 수도 지정 등의 사업도 불투명해지고 말았다. LG전선 군포공장의 도내 이전과 다임러현대상용차의 합작법인 설립도 해를 넘길 가능성이 커졌다. 부디 새해에는 도민들이 힘을 모아 암초에 걸린 현안들을 풀어내고 전북지역이 앞장서 우리 경제의 회복을 이끌었으면 하는 바람이다./최성주(한국은행 전북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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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12.19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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