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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한국개발연구원(KDI)은 "국내 기업 10곳 중 3곳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실정이고 특히 내수기업보다 수출기업의 채산성이 더 나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내수경기가 장기침체로 언제 회복될지 가늠조차 할 수 없는 상황에서 나온 이같은 보고서는 매우 충격적인 것이었다. '내수 부진, 수출호조'의 외끌이 성장세를 보여온 최근의 우리 경제상황에서 그나마 경제성장을 견인해온 수출이 속으로 골병이 들고 있다는 것이기 때문이다.우리 전북지역 수출기업 역시 이같은 상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을 것이다. 어쩌면 더욱 심각한 상황일지도 모른다. 최근 무역협회 전북지부가 3/4분기 전북지역 수출경기를 조사한 결과에서도 수출확대에 대한 기대감은 여전하나 원자재가격 상승, 수출대상국 경기부진 등 불안요인이 상존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수출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있는 것은 여러 가지 악재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볼 수 있다. 지속적인 원화강세로 인한 환율요인을 비롯해 원자재 수급난에 따른 원가 상승, 국제유가의 급등이 대표적이다. 여기에 주력 수출품목들이 대부분 중저가 제품인 탓에 중국 및 동남아 등 후발개도국과의 경쟁심화로 출혈수출이 불가피해지면서 수익성이 나빠진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특히 상당수의 중소기업들이 출혈수출로 인하여 수출채산성이 계속 악화되고 있는 실정인 점을 감안하면 수출이 앞으로도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우려가 된다. 그러나 채산성이 나쁘다고 수출의 경제성장 기여도를 과소평가하거나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을 게을리 할 수는 없다. 아니 이럴 때 일수록 오히려 수출확대를 위한 지원과 노력을 더욱 강화해야 한다.수출이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에 기여한 비율은 131.0%로 지난해 우리나라 경제성장을 주도했을 뿐만 아니라 소득, 취업 및 생산유발효과 등에 있어서도 절대적인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더욱이 내수가 살아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는 시점에서 수출마저 위축된다면 우리 경제의 성장 동력을 완전히 잃어버릴 수 있다. 따라서 수출확대를 위한 노력과 지원을 더욱 강화해야 할 것이다.우선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각종 수출지원시책들을 재점검해 효율적인 방안을 강구하는 한편 예산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수출지원 예산을 늘려나가야 할 것이다. 또한 에너지와 원자재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저소비형으로 고도화하고 틈새시장 개척 등 시장다변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한다.기업들 역시 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한 다양한 자구노력을 펼치는 동시에 기술 및 품질 등 비가격경쟁력 제고를 위해 배전의 노력을 경주해야 한다. 이같은 노력들을 바탕으로 수출채산성 악화를 극복하고 수출확대를 통한 경제성장을 이루는데 모두가 합심해야 한다./전재일(한국무역협회 전북지부장)
최근 감사원은 '공항확충사업추진실태 감사'에서 김제공항건설을 연기ㆍ재검토하도록 결론을 내렸다. 감사원의 감사결과는 한마디로 김제공항이 "경제성이 없다는 것이다. 경제성은 '비용 대비 효과'로 판단해 볼 수 있다. 먼저 비용 측면을 살펴보면, 김제공항건설에는 1999년부터 2006년에 걸쳐 약 1,400억 원이 투입되며, 여기에 공항시설 운영비용이 들어간다. 참고로 군장대교 건설에는 1,900억원, 전북의 농어촌 전원마을 조성에는 2,600억원이 소요된다. 익산-장수 간 61km의 고속도로 건설에 1조 1,249억원이 드니, 단순계산으로 고속도로 8km를 만드는 비용 정도면 김제공항을 건설할 수 있다. 그리 많은 예산을 필요로 하는 사업이 아니라는 얘기다. 다음으로, 효과 측면을 보자. 김제공항은 지역경제의 필수 인프라로서 향후 산업발전에 기여하는 효과는 수 조원 대에 이르게 될 것이다. 공항 운영시의 항공운송수익 외에 공항건설사업에 따르는 경기 활성화 및 고용증대 등 부수적 효과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그런데, 감사원은 "고속철도 개통 등에 따라 항공수요가 격감할 것이라면서, 단기적 수요예측에만 의존하여 '공항건설 연기ㆍ재검토'라는 잘못된 결론에 이르고 있다.감사원의 수요예측도 문제다. 수요예측은 어떤 '모델'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결과가 도출된다. 김제공항의 항공수요에 대해서는 '발전형 모델'과 '축소형 모델'을 생각해 볼 수 있다. 발전형 모델은 앞으로 전북지역의 경제발전전략이 제대로 추진되어 지역경제가 활성화되고, 이에 따라 항공수요도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것을 전제로 삼는다. 반면에, 축소형 모델은 향후 지역경제가 낙후되고 인구도 계속 감소할 것이라는 전제에서 예측을 한다. 축소형 모델에 기초한 감사원의 수요예측은 발전형 모델에서 보면 전혀 타당성이 없는 것이다.작은 회사 하나를 차릴 때에도 초기 1~2년간은 적자를 감수해야 한다. 국가의 중요 인프라사업인 공항건설에 초기 적자가 생기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따라서 초기 적자를 우려하여 사업 연기를 주장하는 것은 설득력이 없다. 일단 부지매입 후에 사업을 연기하자는 얘기도 있으나, 몇 년 뒤라고 상황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투자시기를 놓치는 우(愚)를 범할 뿐이다.김제공항건설은 전북지역발전을 위한 야심 찬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기반시설로서 국토의 균형발전을 위해 반드시 실현되어야 할 사업이다. 대중국교역의 증가 등 미래 환경변화에 대응할 국제공항으로서 김제공항의 가치는 더욱 커질 것이다. 또한 앞으로 첨단기술 산업유치와 문화ㆍ관광산업의 육성 등 지역경제의 발전에 따라 항공수요도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이며, 10년 이내에 제2, 제3의 공항을 건설하자는 이야기도 나올 수 있다.지난 90년대 중반 이래 다각적인 검토와 논의를 거쳐 추진되던 국가적 사업이 조변석개(朝變夕改)식으로 중단돼서는 안 된다.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국가가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오늘 하루를 늦으면 내일은 한달을 늦게 된다. 우리가 오늘 해야 할 일을 머뭇거린다면, 우리와 후손들의 내일은 누가 보장해 주겠는가.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慧眼)과 결단이 필요한 때이다./2004년 7월 일, 채 수 찬약력전주고, 서울대 수학과 졸업미국 펜실베니아대학 경제학 박사 미국 라이스대학 종신교수미국 브루킹스연구소 초빙연구원 IMF외환위기극복 김대중 대통령 경제자문다보스 포럼 한국 대통령당선자 특사 특별보좌역제17대 국회의원총선거 전국최다득표 당선(전주 덕진구)
여름방학이다. 이서면 소재지에 친환경 전원주택을 신축하여 2년째 맞고 있는 홍길동씨는 초등학교 3학년인 딸, 미정이와 초등학교 1학년인 아들 미준이의 방학을 맞아 우선 주말 하루 가족들을 데리고 새로 생긴 부안 인근의 '해당화랜드'를 가기로 하였다. 아이들은 뛸 듯이 기뻐하였으며 엄마 이장미씨는 가족들을 위한 가벼운 채비를 준비하였다. 채비래야 모자 , 선글라스, 아이들 여벌의 옷과 수영복 등이다. 자동차로 새로 생긴 지방 연결국도를 통하여 달리니 1시간도 채 안되어 표지판이 나왔으며 이어 숲길로 들어서니 최근에 새로 개장한 멋진 정경의 해당화랜드가 홍길동씨 가족들을 기다리고 있었다.주차장에 차를 놓고 입구에서 1일 가족용 할인 티켓을 구입하여 랜드안으로 들어섰다. 아이들은 초롱초롱한 눈빛으로 어떤 정경이 펼쳐질 지에 대하여 매우 궁금해 하고 있었다. 우선 안내서에서 많은 시설들 중에 오늘 하루를 미정이와 미준이 나이에 맞는 것을 고르기로 하였는데 홍길동씨는 민물수족관과 과학탐험관을 이장미씨는 분수물놀이관과 야생초정원을 추천하여 그 위치와 관람시간 및 놀이시간을 고려하여 먼저 수족관을 가기로 하였다. 수족관을 들어서니 입구에는 전라북도 민물고기들의 생태와 환경에 대한 전시를 본 후 이어 수족관으로 들어선 미준이는 입을 벌리고 좋아서 어쩔줄 몰라하였다.수족관에는 민물고기 뿐만 아니라 약간의 바다관련 생물 및 어패류, 갑각류 등 다양한 생물들이 살아 있거나 혹은 표본으로 전시되어 있었다. 전시실 마지막 공간에는 영상실이 별도로 있어서 할머니와 할아버지들이 앉아서 전라북도의 민물고기 생태에 대한 종합적이고 생생한 현장을 보시면서 "저거 숭어야, 아니야 맞아하고 계셨다.다음으로 들른 곳은 과학탐험관이었다. 지구 내부 모습의 모형에서 과학의 다양한 기초 원리가 간단한 전시모형을 통하여 잘 나타나고 있어서 과학을 싫어했던 이장미씨도 새삼스럽게 많은 재미를 느끼면서 과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는 동기가 되었고 실생활에서도 지구와 환경을 위한 더 많은 노력이 있어야 함을 자각하였다. 이렇게 보고나니 벌써 점심시간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 홍길동씨 가족은 단지 안에 마련한 깨끗하고 쾌적한 식당에서 시내와 다를 바 없는 저렴한 금액으로 가볍게 각자 좋은 것을 골라 맛있게 식사를 하였다. 식당 옆에는 다행히 바로 분수물놀이관이 있었다.아이들을 수영복으로 갈아 입힌 이장미씨는 애초 출발할 때부터 남편과 함께 반바지 차림이었고 몸을 다 담글 생각은 없었기 때문에 아이들 위주로 준비를 하였다. 분수 물놀이관에 들어선 아이들은 소리를 지르며 달려 들었다. 양쪽 입구에 길게 늘어선 각양각색의 동물형상이 만들어져 입이나 코에서 물이 뿜어지거나 졸졸 흐르는 속으로 물개 위에도 올라타고 팬더 곰 위에도 올라가고 펭귄들사이에 솟아오르는 물위에도 앉아 있고 너무너무 신이 나는 정경이었다. 이장미씨와 홍길동씨도 발목정도 흐르는 물 사이를 걷다가 약간 피곤하여 주변에 마련된 일광욕 벤취에 서 음료수를 마시며 눈을 감았다. 너무 안전하게 설비된 곳이라 위험요소가 전혀 없고 아이들이 웃는 소리로도 잘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었다.가기 싫어하는 아이들을 달래어 마지막 야생화정원에 들어가 좋은 허브 향기도 맛고 야생차를 한잔 하면서 하루의 심신을 매우 기분좋게 정리하는 경험은 홍길동씨로 하여금 전라북도에 사는 새로운 즐거움을 느끼게 하였다. /박선희(전북대교수주거학)
지역균형개발에 대한 열망은 오직 우리 전북에만 지워진 시지프스의 신화 같은 숙명인가? 참으로 질긴 불평등과 홀대에 대한 푸념들이 귓전을 때린다. 왜 그런가. 왜 그토록 역대 정권때마다 외치고 호소하고 항변했어도 공허한 메아리로 되돌아 오고 마는 신세인가.지금 전북과 관련된 많은 현안사업들이 안팎에서 시련에 처해 있다. 가깝게는 새만금사업과 김제공항 건설이 그렇고 기대에 부풀었던 동계올림픽과 태권도공원 유치도 전망이 밝지 못하다. 찬반 양론으로 지역갈등만 조장하고 있는 위도 원전수거물처리센터 역시 한걸음도 앞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참여정부 들어 국가산업 발전이나 지역육성을 위한 정책수립 과정에서도 전북은 여전히 따돌림 당하고 있는 듯이 보인다.내 앞에 큰 떡이 놓기 경쟁반면 가까운 이웃 충청권은 행정수도 이전이란 획기적 개발 전기(轉機)를 맞고 있고 같은 호남이지만 전남의 경우는 든든한 인프라에 문화 집적(集積)환경이 배가되고 있다. 영남권 진출을 전략 목표로 세운 여당이 '영남발전특위 구상을 도모했던 점도 같은 맥락에서 우리에게 좌절감을 안겨준 사례다. 오직 전북만이 그 넓은 ' 기회의 바다'에서 좌초하고 표류하는 양상이다. 그러니 도민들의 불만이 속으로 응어리지고 비등점에 이른것은 당연하다.'참여정부의 출범에 절대적 힘을 실어 준 전북인의 정서에 행여 토사구팽(兎死拘烹)당했다는 배신감이 쌓이게 해서는 안된다. 그 앙금을 '우는 아이의 앙탈'정도로 가볍게 보고 사탕발림으로 적당히 봉합하려 한다면 정말 곤란하다. 전북인의 자존심을 살려주고, 적어도 이정도면 섭섭하지 않을 수준의 당근을 내놓아야 그들의 반감을 달랠 수 있다. 그래야 비로소 슈거코팅(Sugan Coating:糖衣)일망정 어느 정도의 만족감을 느낄 수 있을테니까.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참여정부를 향해 수없이 쏟아내는 우리 지역의 아우성(?)이 모두 옳고 시의에 마즌 일인지는 다시한번 생각해 볼 일이다. 거의 무조건적으로 모든 프로젝트에서 우리 몫챙기기에 과도하게 나선다면 그야말로 역(逆)균형의 또다른 전형이 될수도 있다.적어도 정부의 정책입안과 결정은 지리적 여건과 개발전망, 지역균형이란 시각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리란 믿음이 중요하다. 차별화니 홀대니 불이익이니 하는 소리는 지난 시대 유물로 타기의 대상이다. 너무 앙앙불락하는 모습은 체신머리 없다는 비아냥을 자초할수도 있는 것이다. 여우가 토끼의 비명을 들으면 냉큼 달려 오지만 그것은 구해주려는것이 안라는 우화가 있다. 비유가 너무 과도한지는 몰라도 하도 푸대접 푸대접 하다가 1만원짜리 지폐 잊어버리고 백원짜리 동전 하나 주웠다고 좋아하는 꼴이나 보게되지 않을까 염려스러워 하는 말이다./김승일(언론인)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건물에는 약 100여명의 직원이 하루 종일 바쁘게 일하고 있다. 대략 아침 8시 30분에 시작하여 오후 6시 이후에 개인 각자 일의 진척도에 따라 하루 일을 마친다. 따라서, 우리 건물에는 각양각색의 직원들과 천차만별의 외부인들이 오고 가며 생활을 영위하고 있는 것이다. 나는 이들중 아침을 활기차게 시작하는 사랑하는 직원과 외부인 몇몇에게 주목한다. 우리 건물의 환경정비를 위하여 약 한달전부터 일을 시작한 50세가 넘은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그 분은 직원들이 출근하기 전에 한 발 앞서 출근하여 5층에 이르는 공간을 닦고 빛을 내고 있다. 출근하면서 만나는 직원들에게 바쁜 중에도 먼저 활기찬 목소리로 "안녕하세요"로 시작되는 아침인사와 더불어 그야말로 신바람 나게 청소를 하고 있는 것이다. 따라서, 그분을 만나는 직원들은 아침의 활기를 함께 나누며 하루를 산뜻하게 출발하고 나 역시 그분에 대해 예외는 아니다. 혹자의 입장에서는 그리 중요하지 않을 것 같은 청소를 하면서도 주어진 일에 열심과 신명을 다하는 우리 아주머니의 생활에서 자족하는 삶은 이런 것이구나 하는 교훈을 얻으며 항상 감사하게 생각한다. 또한, 우리 사무실에는 구두를 닦고 수리 해주는 아주머니 한 분이 계신다. 100여명에 이르는 직원들의 구두를 닦고 수리하는 그 아주머니는 100여 켤레에 이르는 구두의 주인이 누군가를 다 기억하고 있다. 언제 구입했으며 언제쯤 수선이 필요하며 등등 구두의 이력에 대하여 줄줄 외고 있다. 직업의식으로 치자면 그야말로 프로급의 선수다. 구두를 닦고 광내는 분야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수준의 아주머니이다. 몇년째 같은 금액을 유지하고 있는 부담스럽지 않는 가격과 신명나게 일에 임하는 또 다른 아주머니에게서 주어진 일에 자족하는 삶을 발견한다. 아울러 이른 아침을 활기차게 여는 이들을 추가하자면, 직원들이 하루를 충실하게 일할 수 있도록 여건을 조성해 주는 이들이다. 사무실 내외부의 환경정비와 사무기기들이 제대로 작동하도록 도와주는 직원들이다. IMF경제대란이후 근무조건은 열악해 졌으나, 묵묵히 자신들의 일과 직분을 수행하므로써 이 건물은 아무 탈 없이 오늘도 돌아가고 있는 것이다. 나는 자족하는 삶을 사는 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요즈음 돌아가는 우리사회를 되돌아 본다. 청년실업이 심각하고, 가정경제는 어렵고 혼수 때문에 이혼을 한다는 암울한 기사들을 접한다. 그러나, 자신의 기대수준을 조금만 낮추고 남들의 눈을 의식하는 체면문화에서 벗어나 실리를 추구하며 주어진 여건에서 자족하는 삶의 자세를 견지한다면 비록 힘들더라도 보람된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부자가 되기 위해서는 얼마를 어떻게 버느냐 보다는 얼마를 어떻게 쓰느냐가 더욱 중요하다는 것이 동서양을 통털어 부자들의 불문율이다. 비록 소득수준이 낮더라도, 임금이 낮더라고 나의 적성에 맞고 나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자리를 찾아 나서며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는 삶을 산다면 우리 사회는 더욱 나아질 것이다. /고영곤(전북농협 본부장)
가끔씩 친한 사람들끼리 만나면 이런 말들이 튀어나온다. "참 요즘 세상 살기 편해졌지. 우리 살던 옛날에는 말이야... 하면서 격세지감을 주고받는다. 설거지며 빨래를 한다고 해도 우물에서 물을 길어다 썼던 시절에 얼마나 물 한 방울도 귀하게 썼던가... 사람이 먹고 남은 것은 개와 닭에게 주고, 설거지한 물은 화분이나 꽃나무에 뿌렸다. 요즘처럼 쓰레기, 세제 오염을 걱정하지 않아도 되었으니 그야말로 자연의 순환법칙에 충실했던 시절이었다.그런데 요즘에는 어떤가. 홈 네트워크인가 하는 기술로 바깥에서 전화만 하면 집안 모든 가전제품을 마음대로 제어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초인종을 누르면 방문객의 사진이 찍혀서 휴대폰으로 전송이 되는데 굳이 집에 사람이 없어도 휴대폰으로 문을 열어 줄 수가 있다고 한다.인간의 지혜나 발전속도로 보면 그다지 새롭고 놀랄만한 일은 아니다. 의식이 족해야 예를 안다던가. 이제는 사는 수준이 웬만해지다 보니 먹고사는 것만이 아닌 '질 높은 삶'을 추구하게 되는 모양이다. 추세에 발맞추어 최근 웰빙이라는 말이 유행의 물결을 타기 시작했다. 유행어를 보면 만화경을 보는 것처럼 우리는 요즘 세태의 특성을 엿볼 수 있게 된다.웰빙이란 여유있는 삶, 건강한 삶, 편리하고 안락한 삶 등을 의미한다고 하니 이 풍족한 세상에서 웰빙이 선풍적인 관심을 일으키는 이유를 알 것도 같다. 그러나 편리함은 반드시 댓가를 지불한다는 것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맑은 공기 쾌적한 환경, 편리한 시설, 건강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그에 합당한 물질과 부가 밑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한 것들이 많다. 그러다 보니 상대적으로 소외와 상실감을 낳는다. 아직도 우리 사회는 교회에서 나누어주는 무료급식과 용돈 700원을 받기 위해 발바닥이 부르트도록 걸어서 이곳 저곳을 전전하는 노인들이 존재함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웰빙은 본래 well(잘) being(산다)는 말에서 유래한다고 한다. 그렇다면 정말 참되게 잘~ 산다는 것의 의미는 무엇일까... 단순히 자신의 건강이나 안락하고 편리한 개인적인 생활만을 추구하는 삶을 의미하는 것일까. 옛말에 '내 집안이 편안하려면 사돈네 팔촌까지 안녕해야한다'는 말이 있다. 사람은 원하든 원치 않든 주변의 환경과 영향을 주고받을 수밖에 없는 존재들이라는 얘기다. 우리 모두의 삶이 이처럼 공동체 속에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있는 것인데 이제 웰빙에 대한 관심도 개인에서 사회적 복지에 대한 관심으로 넓어져가길 간절히 바란다. 진정으로 행복한 삶이란 무엇일까. 나 혼자만 잘 살고 나 혼자만 건강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는가. 행복하게 잘 살아 보겠다는 생각들이 모여 이웃들의 눈물겨운 삶에도 마음을 주는 우리의 웰빙시대를 만들어 낼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이화왕(한국부인회 익산지회장)
최근에 우리 가족은 새로 지은 집으로 이사를 하였다. 드디어 나의 오랜 숙원이었던 단독주택의 거주와 동시에 아파트로부터의 탈피가 가능하였던 것이다. 한국에서의 가장 보편적 주택 유형인 아파트의 인기는 외국인들에게는 매우 기이하게 보여지는 현상이다. 아파트는 잘 아시다시피 아파트먼트를 줄여서 부르는 말이다. 미국이나 캐나다에 있어서 아파트란 대개 다운타운의 중심 또는 인접 지역에 위치하여 도심에서의 일이 수월하도록 단기나 임시 거주자들을 위한 임대주거를 말한다. 이에 비하여 비교적 내부시설이 잘 갖추어지고 전망 좋은 위치에 놓여 일반인들이 개별 소유할 수 있는 공동주택을 콘도미니엄이라고 한다. 그 이외는 대부분 단독주택이나 다세대 주택이다. 땅이 넓어서 그렇다고도 보겠지만 이웃 일본의 경우 역시 인구수에 비하면 땅이 과히 여유롭지 못한 것은 우리와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본인들 역시 아파트는 임대 개념 내지는 단독주택 소유 이전에 경제적 여건으로 인한 임시 주거라는 개념이 강하다. 그래서 일본의 큰 견본주택 전시장에는 매우 다양한 상품으로서의 단독주택 모델이 과거보다 더욱 고급스러워진 내부 공간구조를 지니며 일반에게 선을 보이고 있다. 한국에서의 아파트 선호 및 가치에 대한 평가는 무엇보다 상대적 개념이 강한 것 같다. 브랜드가치와 이미지에 대한 우선 순위가 집값의 주요 배경이었던 80년대의 영향이 아직 지속되는 면도 있다. 실제 가장 인기가 있었던 A사의 공간 구조는 생활 기능면에서 본 실내의 공간 디자인적 가치는 타사와 별로 차이가 없어 보였다. 이 후 아파트의 가치는 공간자체의 구조나 설비보다 어느 지역에 위치하느냐는 커뮤니티의 배경과 특성에 영향을 받기 시작하였다. 서울의 강남이나 분당 등을 선호하는 특성도 이의 한 예이지만 이 외에 과거와 달리 가족들의 다양한 생활양식에 의한 거주요건이 그만큼 단순하지 않음을 시사해 준다. 거대도시 서울과 달리 전주는 이러한 커뮤니티 배경의 영향이 아직은 그리 크지는 않아 보여 다행이다. 이러한 차이점이 커진다는 것은 도시의 불균형 발전을 의미하기도 하는 것이다. 도시가 기형적 발전을 가져와 시민들의 상대적 위화감이 생기지 않도록 균형 감각을 갖고 마스터 플랜을 잘 계획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아울러 일반인들도 거주 위치를 정할 때는 정말 내 가족을 위한 보금자리로서 합당한 집을 선택해서 심신이 편안하고 건강한 삶을 누려야 할 것이다. 남과의 비교나 어느 아파트에 산다는 과시적 선택은 집이 지닌 본래의 의미를 상실하는 것이다. 집은 일상적 삶을 담는 가족을 위한 것이지 특별한 행사에 입고 가는 좋은 브랜드의 파티복이 아니다. 겉으로 보는 장식과 치장이 요란한 아파트일수록 건강주거 및 웰빙의 삶과는 멀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탤렌 마이데너가 웰빙은 어떻게 사느냐에 관한, 다분히 철학적인 코드이며 웰빙은 말 그대로 존재(being)의 안녕이자 완성이고 자기 스스로 만족스러운 삶이라는 말을 되새겨 본다./박선희(전북대 교수, 주거학)
중국 춘추시대 제(齊)나라에 장석(匠石)이라는 목수가 살았다. 하룻날 그가 길을 가는데 사당 하나가 보였고 그 옆에 거대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이 나무가 얼마나 컸던지 줄기의 둘레가 백 아름은 되었고 높이는 산을 굽어 볼 정도였다. 이 나무를 보려고 사람들이 구름같이 모여 들었다. 그러나 장석은 이 나무를 쳐다 보지도 않은채 그냥 지나쳤다.뒤를 따르던 제자가 이를 의아하게 여겨 장석에게 물었다. "제가 도끼를 들고 선생을 따른 이후 이처럼 큰 나무를 본적이 없는데 어찌 선생께서는 쳐다 보지도 않으십니까?장석이 대답했다. "쓸데없는 소리는 하지도 말아라. 저것은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는 나무이니라은퇴한 老政客과 큰나무장석의 설명은 이랬다. '저렇게 큰 나무로는 배를 만들어 보았자 가라 앉을 것이다. 관(棺)을 만들어 보았자 곧 썩을 것이다. 문을 만들어도 진이 흐를것이고 기둥을 만들어 보았자 벌레가 먹을 것이니 아무것도 취할것이 없는 나무다. 어찌 그러한가. 저 나무는 아무 소용에도 닿지 않는 까닭에 저렇게 오래 산 것이다'-장자(莊子)에 나오는 말이다.이 고사(故事)를 감히 은퇴한 노정객 김종필(金鍾泌)씨에게 비유하는 것은 큰 결례일지 모른다. 아무렴 이 나라 정치사에서 DJYS와 함께 지울 수 없는 족적을 남긴 그를 뉘라서 감히 폄훼할 수 있겠는가. 정치 입문이후 40여년 동안 권력의 핵심에서 부침을 거듭해온 영원한 2인지아니 그의 정치 역정을 '쓸모없는 큰 나무'로 깎아 내리는것은 너무 잔인하다는 생각이다.하지만 어쩌랴. 그가 그토록 오랜 세월 정치 일선에서 명맥을 유지할 수 있었던것은 역으로 그 누구에게도 확실한 '쓸모'를, 공고하게 제공하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역설(逆說)이 성립되는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그 결과 남은 정치인생을 '석양을 붉게 물들이는데' 쏟는 대신 '노병은 죽지 않고 사라질뿐'이라는 맥아더 장군의 절구(絶句)를 되새김질하는 것으로 끝내고 말았지만...일찌기 로버트 그린이라는 사람은 '권력이란 근본적으로 도덕과 무관한 것이며 권력을 잡기 위해서는 속임수와 잔재주에 능해야 한다'고 주장한바 있다. JP가 과연 그러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그러나 그도 결국 시대의 변화와 개혁의 거센 풍랑을 이겨 내진 못했다. 그의 역할이 종지부를 찍은 지금 우리 정치는 한단계 성숙의 출발점에 서 있다. 상생과 화합, 개혁과 진보를 외치는 정치 신진들의 눈부신 성장을 지켜봐야 할 때다.정치는 가능성의 예술그래서 더욱 안타깝고 절실한 것이 '쓸모있는 큰 나무'를 보는 일이다. 당랑거철(螳螂拒轍)처럼 시대의 흐름에 저항하던 이인제(李仁濟)의원이 구속된 지금 과연 우리 전북의 큰 나무는 누구인가. 미루어 짐작컨대 열린우리당의 정동영(鄭東泳)전 당의장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정치적 행로가 '쓸모있게 될지' 아니면 끊임없는 '가지치기'에 시달려 크지도 못한채 잔나무로 그칠지는 무도 예측이 불가능하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것은 '정치는 가능성의 예술'이란 마음뿐이다. 그의 역량이 어디까지인지 지켜보는 일이야말로 지금 우리의 최대 관심사다./김승일(언론인)
작금의 우리 농업 농촌이 안고 있는 문제들은 이제 더 이상 농업 내부의 힘만으로는 해결하기가 어렵다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다. 농업 농촌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농업에 대한 경제적인 투자외에 국민적인 관심과 지원이 절실하기 때문에 농협을 비롯한 농업계에서는 1993년 우루과이 협상타결 이후 농업위기 극복차원에서 '신토불이(身土不二)'운동을 전개했고 뒤이어 90년대 중반에는 도시와 농촌은 서로 돕는 하나라는 의미의 '농도불이(農都不二)'운동으로 확산하는 노력을 해왔던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이러한 운동에 힘입어 한때 전국을 뜨겁게 달구었던 우리 농산물 애용에 대한 소비자들의 애정과 관심은 날이 갈수록 엷어지고 값싼 수입농산물에 대한 거부감이 점차 약화되고 있는 것 또한 숨길 수 없는 사실이다. 더구나 올해에는 도하개발아젠다(DDA)농업협상과 함께 우리 농업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쌀시장의 개방확대를 요구하는 쌀 재협상을 앞두고 있어 우리 농업은 어느 때보다도 어려운 처지에 직면해 있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작년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국회비준을 둘러싸고 농업계와 비농업계가 서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갈등과 반목을 보여준 경험에 비추어봐서 우리 농업은 외부로부터의 거센 도전과 함께 내부로부터의 갈등극복이라는 이중의 고통에 직면해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농협은 경제계를 비롯한 소비자단체의 적극적인 지지와 동참을 토대로 농업농촌의 문제를 우리 사회의 구성원 모두가 서로 공유하고 다시 한번 힘을 모아 함께 극복해 나가자는 취지에서 '농촌사랑 운동'을 대대적으로 전개하고자 한다. 다행히 경제계에서는 작년 12월 노무현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농협과 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협동조합중앙회, 한국경영자총협회 등 경제5단체가 공동으로 주최한 "도시민과 농업인이 함께하는 농촌사랑 공동선포식에서 '1사1촌(一社一村)자매결연'운동 등을 통해 농촌사랑운동의 한 축을 담당하겠다는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은 이날 격려사에서 "우리 농민들은 예전에 온갖 고생을 통해 산업역군을 길러내 온 주역으로서 보답받을 자격이 있고 당연히 보상을 받아야 한다면서 우리 농업농촌에 대한 아낌없는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또한 도시소비자들도 '아침밥 먹기 생활화'와 '쌀 한포대 더사기 운동' 등 우리 농산물 애용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하고, 변화된 식생활에 맞춰 우리 농산물로 만든 새로운 음식 개발과 보급에 앞장서겠다고 결의하는 등 우리 농업과 농촌에 새로운 활력과 희망의 불씨를 지피는 원동력이 되고 있다. '농촌사랑운동'은 과거 신토불이와 농도불이의 연장선상에 있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농도상생과 국민 대통합을 지향하고 있다는 점에서 보다 큰 의미를 가진다고 할 수 있다. 농업계의 위기극복을 위해 비농업계가 후원하는 일방향 운동이 아닌 상호교류 확대와 협력강화를 통해 지역간, 계층간 갈등을 해소하고 화합의 길로 나가자는 명실상부한 범국민적인 켐페인 성격을 띠고 있다. 농업인은 도시소비자를 위해 우수한 농산물은 물론 양질의 문화,관광,휴양 등 소위 농촌 '어메니티(amenity)'를 제공하고, 도시 소비자와 경제계는 농업인의 원군 역할을 함으로써 도시와 농촌의 벽을 허무는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좋은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고영곤(전북농협본부장)
이 나이쯤 되고 보니, 집에는 늘 우편물이 쌓이고, 매달 부쳐오는 정기간행물도 적지 않다. 바쁘다보니 다 읽는 것도 쉽지 않아서 시간 날 때마다 한번씩 훑어보는데, 어쩌다 우연히 펼쳐든 잡지 내용이 미혼모들에 대한 기사였다. 읽는 순간 눈을 뗄 수 없었고, 여성단체협의회장을 십 여 년을 해오면서 나름대로 소외빈곤 계층에 눈을 돌려 열심히 사회봉사를 해왔다고 생각했던 나로서도 부끄러움이 앞섰다. 인권의 사각에 놓여진 10대 미혼모들의 이야기가 안타까운 것은 물론이고, 미혼모의 열악한 처지와 법적 문제에 미처 관심을 갖지 못했던 사실이 더 그렇다.젖병을 엄마 손인 양 꼭 붙잡고 우유를 먹고 있는 아이들의 모습이 어찌나 이쁘고 해맑던지 가슴이 아팠다. 그 깨끗한 눈빛을 바라보며 감히 '너는 버려진 아이이며, 네가 살아갈 세상이 얼마나 힘들고 고단할지 아느냐'고 말할 수 있을까.청소년들의 신체는 일찍 발육하고 성은 어디에서나 넘쳐난다. 그러나 정작 성교육과 책임의식의 부재로 해마다 10대 미혼모가 5000명 가까이에 이른다고 하니 보통 문제가 아니다. 거기에다 임신을 한 경우에 모든 책임을 여자 혼자 떠맡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어디에도 아버지는 없다. 미혼모는 엄마 혼자 아이의 양육과 생계를 동시에 책임져야하며, 친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해도 거부하면 받아낼 길이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년 뒤에라도 친부가 자기자식이라고 주장하면 본인의 의사와 상관없이 성과 호적이 바뀌는 게 현재의 법 제도이다.또한 어린 엄마가 가장 먼저 겪어야하는 불행은 학습권 박탈이다. 남학생의 경우는 생리적으로 임신이 없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될 필요도 없지만 여학생의 경우는 아무리 본인의 잘못이 아닌 불행한 사고였더라도 임신사실이 알려지면, 낙태하지 않는 한 학교측에서 거부당한다. 퇴학을 당한 어린 엄마는 검정고시를 통해 대학 진학을 해보려고 해도 쉽지 않다. 배움의 기회도 놓쳤는데 취직인들 쉽겠는가. 결국 사회 빈곤층으로 전락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철없는 시절의 실수지만 그래도 생명을 지키려고 결심한 어린 엄마들의 용기를 이 사회는 거부한다. 낡은 법과 제도는 미혼모들에게 낙태를 종용하는 셈이다. 이는 앞으로 생명경시 풍조와 도덕성 파괴라는 사회적 파장을 불러일으키니 더 큰 문제이다. 가정과 학교와 사회에서 좀더 적극적으로 성교육을 펼쳐야한다. 성은 부끄러운 것이 아니고 자연스러운 것이지만, 책임이 따르는 중요한 문제라는 의식을 심어주어야 한다.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으면서 가정에서조차 따뜻한 보살핌을 받기 어려운 미혼모의 문제는 그동안 음지에 버려두었지만, 이제부터라도 그 음습한 곳에 햇볕을 들게 하고 바람을 쏘여서 양지를 만들어야한다. 미혼모문제를 사회적으로 공론화 하다보면 좀더 성에대한 책임있는 자각도 이루어질 것이고 사회빈곤층 여자들이 겪는 아픔을 제도적으로 법적으로 보호해줄 수 있는 장치가 마련되리라 믿는다./이화왕(한국부인회 익산지회장)
삶이 어렵고 지칠 때일수록 많은 이들은 '힘을 내라'고 위로한다. 이 힘은 바로 스스로 위로하는 마음의 힘일 것이다. 오늘날 이 마음의 힘이 있고 없고 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은 무엇일까? 돈이 좀 있었으면...또는 돈이 조금 더 많았으면...이 아닐까?많은 이들이 놀라움과 공감을 얻은 베스트셀러 '물은 답을 알고 있다'의 실험 내용은 .마음이 물질보다 우선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있다. 즉 그 책은 정말 마음을 어떻게 갖느냐에 따라 물이라는 분자의 상태가 변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보여 준 것이다. 놀라운 일이다. 마음은 무엇인가? 오스트레일리아 원주민 부족 중 하나인 참사랑 부족은 문명인들을 가리켜 '무탄트' 라고 부른다. 무탄트는 돌연변이라는 뜻이다. 즉 기본 구조에 중요한 변화가 일어나 본래의 모습을 상실한 존재를 말한다. 백인 여의사 말로 모건은 이 참사람 부족이 엄선한 무탄트 메신저로 선택되어, 이들과 함께 넉 달에 걸친 사막 도보 횡단여행에 참가하였는데 여기서 말로 모건은 무엇보다 중요한 경험 즉 자연 속에서 일체가 되어 마음을 다스리는 법을 깨닫는다. 물질에 목적을 두면 결코 그 물건이 나에게 오지 않는다는 것이다. 숭산대사는 우리 생각이 삶을 만들고 생로병사를 만든다고 하였다. 그러므로 일상생활 속에서 언제나 평정한 마음 상태 즉, 평상심을 갖는 것이 진정한 수행의 본질이라고 지적하였다. 원불교에서는 용심법 즉, 자기의 마음을 자기 마음대로 자유스럽고 정성스럽게 잘 사용하는 법으로 이 마음 사용의 과정을 4단계로 단련하도록 제시한다. 오늘날 많은 이들이 삶에 필요한 돈을 벌기 위하여 하루 하루를 열심히 뛴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젊은이들이 돈 그 자체를 벌기 위하여 무슨 일을 찾는다. 어떤 일, 어떤 직업이 돈을 많이 벌 수 있나가 삶의 목적이 되어 버렸다. 무엇보다 남보다 좋은 물건을 빨리 그리고 많이 소유하는 삶이 인생의 주요 목표가 되어 버린 것 같아 아쉽다. 물질 과잉의 환경일수록 우리는 이 마음을 조절하는 일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전 동경대 교수 오가와 하루히사는 우리들이 소비를 줄이고 물자의 부족을 빈곤이라 생각하지 않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열어 가지 않으면 안된다고 역설하면서 자연을 찾아 고향에 거처를 마련한 퇴계의 삶에 주목하였다. 당시 퇴계가 도회지의 번잡함을 피하고 산림생활을 찾은 것은 우리가 사물에 쉽게 의존하고 이 사물이 많으면 많을수록 우리의 정신은 이 사물의 소유나 관리에 빼앗기게 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하였다. 물질의 추구가 정신의 성장과는 반비례되는 지극히 자연적인 진리를 퇴계가 몸소 실천하며 보여주었던 것이다. 자연이 하나님의 간접적 계시라고 말하는 기독교의 창조적 사랑까지 이야기 해본다면 진정 자연을 아끼고 가까이 하는 삶의 분위기가 될 때 우리는 절로 마음과 몸이 조절되는 소중한 천국 속에 있는 셈이 될 것이다. /전북대학교 교수 박선희(주거학)
남원판소리대학 유치추진위원회 발족기념 창작 창극 "남원뎐을 관람하기 위하여 춘향문화예술회관을 았다남원인으로서 국악에 관심을 갖고 공연때마다 아왔지만 객석이 많이 비어있어 마음이 아팠다. 오늘도 관람객이 적을 텐데하는 마음으로 현관에 들어섰을 때 공연을 준비한 사람들의 얼굴이 밝은 모습들 이였다.그들의 표정에서 많은 관람객들이 객석을 채워주었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객석에는 관람객이 가득하게 채워져 있었다.4시 정각에 막이 오르면서 아름답고 웅장한 무대가 펼쳐 지고 음악과 무용과 조명이 잘 어울려 관객을 사로잡기 시작하였다.무대옆에 대형스크린을 설치하여 관람객의 이해를 돕기 위하여 자막처리를 하여 분위기를 한층 돋구었다.해마다 당산제를 지내오던 남원의 어느 마을을 배경으로 순박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놀부같은 심보를 가진 사람이 공존하면서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관객과 함께 공감하면서 재미 있고 해학적으로 내용있는 강한 메시지를 주고 있음은 성공적 이였다. 춘복이라는 땅 부자가 교만과 방종으로 마을 사람들을 괴롭히며 살다가 잘못을 깨닫고 마을 사람들과 화합하는 내용은 청소년들에게 교훈을 주는 좋은 소재가 되였다.특히 이번 공연에는 많은 학생들이 관람했다는 것은 앞으로 우리나라의 국악이 발전해가고 있다는 고무적인 현상이라고 생각한다.그동안 젊은이들이 국악에 관심을 갖지 않는 이유는 판소리에만 치우쳐 공연장에 가면 큰 무대위에 고수와 명창과 단 둘이 2시간 동안 열심히 부르지만 20분만 듣고 나면 지루하여 더 이상 보고 싶지 않고 자리를 떠난다. 그때부터 국악에 대한 매력을 잃게 된다.다행스럽게도 이러한 문제점을 느낀 국악인들이 국악을 대중 종합예술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은 바람직한 일이다. 이제 더 나아가 현대적인 감각을 가미하면서 관객과 같이 하는 친근감 있는 국악으로 발전하여 가기를 바란다.남원은 1년에 500만이 넘는 관광객들이 다녀 간다고 한다.그냥 광한루만 둘러보고 점심만 먹고가는 스쳐가는 관광지로 마드어서는 안된다.우리의 국악을 남원에서만 볼 수 있는 대형 춘향전을 제작하여 관광객에게 보여줄 수 있는 프로젝트를 개발하여야 할것이다.미국 라스베가스쇼나 불란서 파리의 니노쇼처럼 한국의 대표적 창극으로 세계속의 관광 상품으로 개발하여야 한다.이번 공연은 남원에 관련된 춘향전 흥부전 변강쇠전 의 중요 인물들을 등장시껴 하나로 조화를 이루고 남원의 이난초 명창을 주연으로 한 것은 뜻있는 일이다.연기자는 관객의 사랑을 먹고 산다고 한다. 관객없는 공연은 죽은 공연이라고 표현하고 있다. 이번 공연이 관객동원에도 성공을 하였다는 점도 높이 평가하고 싶다.이제 모든 공연이 보여주는 공연에서 관객과 같이 하는 공연이어야 한다.앞으로 더욱 더 좋은 창극을 제작하여 남여노소가 다 같이 즐길 수 있는 공연이 무대위에 올려지기를 기대한다이 공연을 준비하는 기간동안 수고하신 박양덕감독 황의성 기획담당 오진욱 연출가에게 큰 박수를 보내며 출연진 모두에게 뜨거운 감사와 사랑을 뜸북 드림니다.남원은 국악이요 국악은 남원이다.남원뎐의 공연을 통해서 남원에 판소리 대학을 유치하여 후배양성과 국악육성에 초석이 되기를 기대하며 중국의 경극 일본의 가부끼를 능가하는 남원의 창극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남원을 는 관광객에게 남원에서만 볼 수 있는 창극 개발에 국악인들은 노력을 아끼지 않아야 할 것이며 남원 시민 모두가 동참하여 세계적인 국악공연장을 만들어 세계 속에 남원으로 만들어 가야 할 것이다./ 남원 건강생활연구소장 고 재 훈
가정(假定)이지만 박관용(朴寬用)국회의장은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4.15총선 패배에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그가 노무현(盧武鉉)대통령 탄핵소추안의 국회의결을 서두르지만 않았더라도 총선 결과는 사뭇 달라 질 수도 잇었을 것이기 때문이다.국회 경위들이 의장석을 둘러싼채 그가 탄핵안 가결을 신포했을때 이미 한나라당 패배와 민주당 몰락은 예견된바나 다름없다. 국회의원들은 미처 예상 못했을지 몰라도 TV를 통해 이 광경을 지켜본 국민들의 마음은 벌써부터 두 당(棠)을 떠나고 있었고 결과는 예측했던 대로다. '탄핵 심판론'을 내세워 총선에서 승리한 열린우리당으로서는 박관용의장의 '구국의 결단(?)'에 백번 감사해야 할지도 모른다.예견했던 탄핵 후폭풍그렇다고 이미 헌법재판소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는 탄핵안 국회 가결을 놓고 새삼 박의장의 정치력 부족 운운 하는것은 부질없는 시비다. 의장은 국회법 절차와 헌법에 정해진 의결 정족수의 동의를 얻어 탄핵안을 가결시켰을 뿐이다. 헌정사상 초유의 탄핵안을 굳이 발의하고, 열린우리당의 절박한 반대투쟁에도 불구하고 이를 가결시킨것은 순전히 민주당과 한나라당의 판단착오에 따른 정치적 자승자박일 뿐인것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박의장의 경직된 국회 운영에 국민들이 선뜻 동의하지 않은 이유는 자명하다. 그의 평소 정치적 소신과 의정활동에 배치되는 결과를 내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비교적 온건하고 합리적인 사고로 여야간 조정자역을 다 해 왓다. 후배를 위해 17대 국회에 진출하지 않고 정계를 은퇴하는 결단을 내리기도 한 그다. 그러나 그는 이번 탄핵안 처리를 씻을 수 없는 정치적 상처를 입을 수 밖에 없게됐다. 역사의 기록은 결코 지워질 수 없기 때문이다.이미 옆질러진 물(?)이고, 헌재(憲裁)의 결정이 임박한 시점에서, 더구나 4.15총선 결과로 절반의 심판이 내려진 마당에 탄핵안 문제를 다시 왈가왈부 하는것은 다름 아니다. 17대 국회의장 후보로 우리 전북출신의 김원기(金元其)의원이 거론되고 있다는 소식때문이다. 잘 알려져 있다시피 김의원은 노대통령의 정치적 스승이자 집권 여당의 원로다. 앞으로 노대통령 임기중 국정운영에 핵심적 역할이 기대돼왔던 터다. 그가 과거 56공시절 여당 원내총무로서 보여준 타협과 조정의 정치역량은 정계에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서두르지 않되 빠뜨리지 않고, 강하되 부드러운 그의 정치적 처신은 새로 구성되는 17대 국회에서 균형 잡힌 여야관계의 중심축으로서 상생과 화합의 정치 구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지금까지 그래 왔던대로 여야간 격동이 벌어질때 의장실을 점거 당하거나 소속당의 요구에 따라 날치기 의안 통과와 같은 구태(舊態)를 다시는 재연하지 않는 일은 그에게 주어진 과제다.국회는 건전한 토론의 場다시 강조하거니와 국회의 권능과 의정(議政)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의장의 역할이 중요하다. 그러나 의장의 권위는 제도적 장치는 강화한다거나 의원들에게 강요한다고 해서 얻어지는 것은 아니다. 영국 하원(下院)은 '의장에게는 정치도 당(棠)도 없이 오직 여야 정당 사이에서 공평무사하게 직무를 수행할 뿐'이라고 의장관(議長觀)이 있다. 국회가 정쟁(政爭)의 장이 아니라 국정 수행을 위한 건전한 정책 토론의 장으로 변모할 수 있는 기회가 17대 국회다. 흔히 말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국회를 갈망하는 국민들에게 김의원의 책임은 막중하다.
우리시대의 지성이라고 회자되는 법정 스님의 글중에 "거꾸로 보기"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그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수필이라기보다는 시의 구절들을 모아둔 것만 같은 섬세함과 서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밑줄을 그으며 읽도록 하는 열정을 유발시킨다. 하루는 하도 심심하여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숙여 유심히 산을 관찰 하였다는 것이다. 그 때 마침 느릿느릿 저물던 땅거미도 평소의 땅거미가 아니요, 산세 역시 어제의 산세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왔으며, 따라서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를 달리하여 접근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주제였던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접근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거꾸로 보기"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요즈음 우리들 주위를 둘러볼 때 괄목 할 만한 변화중 하나는 40대 이후 세대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하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일 것이다. 이미 일천만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 또한 최단시간내 일천만명 관객 돌파를 기록했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하여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마리아'등 한국영화의 부흥을 접하면서 "거꾸로 보기"를 해본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의 존치 여부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에서 보듯이 질 좋고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의 제작은 소비자로 하여금 외화가 아닌 우리 영화를 찾도록 한다. 즉, 스크린쿼터제도의 철폐로 인한 외국영화의 무차별적인 개방은 영화인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불러 일으켜, 살아 남기 위하여는 질좋은 우수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숙제를 부과하여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거꾸로 보면 기회인 것이다. 아울러, 농업인 입장에서도 우리 농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만 같은 한칠레 FTA의 발효를 앞 둔 시점에서 한국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희망해 본다. 본격적인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생산을 위하여 산지유통센터등의 과감한 보완과 지원등을 통한 산지유통의 활성화에서부터 소비지 생산자에게 이르기까지의 농산물 유통을 좀더 과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공급은 소비자로 하여금 우리 농산물을 찾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농산물수입개방 위기는 농산물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우리농업의 질적 도약의 계기라는 "거꾸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업인과 농업관련단체는 절망과 낙담의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여야만 한다. 얼마전 100년만의 3월 폭설로 고속도로에서의 고립,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농작물 피해와 일부지역에서의 대형산불 발생등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이 겪었다. 이 시점에 재난방재시스템과, 원리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국가기관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하여 더 이상은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신발끈을 매어야 할 것이다. 이제, 올해 추위는 폭설대란과 함께 끝이 나고 훈훈한 봄바람의 기운을 못 이겨 벌거벗은 가지는 새싹들을 틔우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할 것이다. 날씨가 풀리는 때일수록 한겨울의 추위에 대하여 "거꾸로 보기"를 하며 희망찬 새봄을 조용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영곤(전북농협 본부장)
국회의원이 되면 갖게되는 특권이 무려 190개 이상이라고 한다. 특권이 많다는 것은 거의 무기를 갖고 있는 것과 같다. 그런 의미에서 4.15 총선은 국회의원에게 칼 한 자루를 쥐어주는 날이다. 그 칼로 가시덤불을 쳐내듯, 국민들의 살길을 헤쳐나가는 데 쓰이게 될 것인지, 국민들을 위협하는 데 쓰일 것인지는 아무도 모른다. 누가 어쨌다더라 무슨 말을 했다더라 식의 말의 홍수에 휩쓸리기보다는 우리 살림살이에 대한 전권을 누구에게 건네주느냐에 대한 신중한 선택과 소중한 권리를 행사해야할 때이다.요즘 주목할 만한 사실은 각 당에서 차지하는 여성정치인의 위상이다. 민주당의 추미애 선대위원장과 한나라당의 박근혜 대표 모두가 당의 최고 구심점에 서 있으며, 열린우리당, 한나라당, 민주당, 민노당 등 각 당의 비례대표 1번 모두가 여성 후보라는 사실이다.수많은 여성문제 현안에 대해 정치권에서 얼마만큼 공감하고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여성들의 표심을 의식하는데는 각 당 모두가 한 마음이 된 것 같다.일부에서는 여성정치 원년이라 일컬을 만한 쾌거라고 떠들썩한 시각도 있지만, 여성이 한 당의 대표가 되었다고 해서 여성의 정치참여가 다 된 것은 아니라고 본다.위기에 처한 일부 정당이 여성이 가진 부드러움과 참신한 이미지를 앞세워서 부패로 얼룩진 정치 현실과 탄핵정국에서 보여준 폭력적 이미지를 바꾸어보겠다는 전략으로 보이기도 한다.자민련을 제외한 각 당 모두가 여성을 비례대표 1번에 지명한 것은 괄목할 만하지만, 그 지명된 여성후보가 각 당의 이미지 쇄신을 하기 위한 홍보용 얼굴마담역할에 그칠 것인지, 아니면 실질적인 중심역할을 해내는 리더가 될 것인지 이런 맥락에서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아야 한다.이제 우리 여성계를 포함한 시대적 흐름은 얼마나 많은 여성이 진출하느냐 보다 '어떤 여성이 정치에 참여해야 하는가' 그리고 어떤 생각을 가진 여성이 진출하느냐에 관심이 옮겨가고 있다.17대 비례대표 1번의 여성후보들은 각 당의 특성을 잘 드러내고 있다. 한나라당에서는 유학파 출신 경제전문가 교수를, 열린우리당에서는 무학의 소아마비 여성장애인을 내세우고 있으며, 민주당에서는 여성계 시민운동가와 민주노동당에서는 서울대 출신의 장애인 노동운동가 등을 포진하고있다. 전문성을 갖춘 다양한 여성 재원들과 소외계층을 대표하는 장애인들의 후보진출은 반가운 일이다. 지금 국회의사당은 장애인 의원들에 맞추어 시설물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그렇게 잘못된 것은 한쪽에서 고치고 보완해가면서, 17대 국회에 여성이라는 이름으로 등극한 의원들은 노인. 장애인, 여성, 빈곤, 소외계층의 권익을 위한 초당적 협조를 이루어, 남성 편향의 경직된 정치구조를 여성성으로 유연하게 변화시킬 것을 기대해본다.
다시 4월이다. 어김없이 서해를 건너 온 황사는 삼천리 화려강산을 검은 먼지로 뒤덮고 있다. 천식환자는 기침을 하느라 잠을 못 이루고, 눈병환자는 눈을 비비느라 고통스럽다. 4월은 우리에게 그런 달이다. 1960년도의 4월과 2004년의 4월을 대비해 본다. 그 해 4월에도 황사는 어김없이 찾아왔다. 그리고 4. 19혁명이 일어났다. 독재와 부정선거에 항의하는 민의가 거리에 넘쳐 흘렀고, 민의를 향해 총을 쏘아대던 독재자는 결국 국민 앞에 무릎을 꿇었다. 그리고 마흔 네 해가 지난 2004년의 사월에도 거리에는 의회구데타를 규탄하는 촛불의 민의가 거리를 화려하게 밝히고 있다. 아니, 촛불시위를 중단하겠다고 했으니, 서울의 광화문을 비롯한 도시의 광장을 대낮처럼 밝히던 촛불은 이제 만행을 규탄하던 국민들의 가슴을 밝히고 있을 것이다. 두 눈 부릎 뜨고, 의회구데타를 일으킨 한심한 선량들을 심판하겠다고 벼르고 있는 올해의 4월은 그래서 희망이 있다. 4월의 얘기를 꺼내놓고 보니 그 해의 4월과 올해의 4월에서 닮은 꼴을 발견할 수 있다. 그 해 4월, 독재자에 항거하는 민의에는 질서가 있었다. 두 주먹 불끈쥐고 독재자는 물러나라고, 부정선거는 다시 하라고, 총칼 앞에 목숨을 내놓고 소리소리를 질렀지만, 그 함성에는 질서가 있었다. 의사는 가운을 입고, 학생은 교복을 입고 질서정연하게 거리를 행진했다. 그리고 올해의 촛불시위 역시 질서가 있었다. 수만 명이 모여 밝힌 수만 개의 촛불 속에는 조금의 흐트러짐도 없었다. 그래서 희망이라고 하는 것이다. 그 희망 속에는 흥겨움까지 있었다. 의회구데타를 일으켜 국민들의 가슴에 절망을 심어 준 선량들을 향해 분노를 내뿜으면서도 욕지거리 한 마디 없었다. 욕지거리 대신 노래를 불렀고, 돌멩이를 던지는 대신에 춤을 추었다. 그만큼 불의에 맞서 싸울 자신이 있다는 것이다. 이 땅에 다시는 불의가 판을 치는 어두움의 그늘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다짐이 있었던 것이다. 불의에 이길 자신이 있기에 흥겨울 수가 있었다. 그래서 2004년에 밝히는 촛불은 희망의 한 마당 잔치판이 될 수 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은 희망이 있는 나라이다. 황사바람같은, 그 바람에 실려 온 먼지같은 선거바람이 다시 거리를 휩쓸고 있어도 희망을 노래할 수 있는 것은 그 해의 국민의식과 올 해의 국민 의식이 다르기 때문이다. 그 해의 선거바람은 참으로 음습했다. 고무신과 막걸리가 판을 쳤으며, 제복의 공무원들이 은근히 국민들을 협박하고 돌아다녔다. 어디 그 뿐이었던가? 차마 필설로 다 못할 부정이 국민의 의사를 짓밟아 버렸다. 그래서 4월 혁명이 일어난 것이 아닌가. 그러나 올해의 선거판은 분명 다르다. 선량이 되겠다고 나선 후보자들 가운데 누가 진짜이고 누가 가짜인 줄을 유권자들은 알고 있다. 밥 한 끼 사 주는 후보가 국회의원이 되면 또 다시 의회구데타를 일으킬 가짜 선량 후보인 줄을 현명한 유권자는 알고 있다. 아줌마들을 동원하여 거리에 서서 열심히 절을 해대는 후보일수록 가짜라는 것을 유권자는 알고 있다. 돈을 많이 쓰는 후보일수록, 돈 쓰는 것이 눈에 훤히 보이는 후보일수록 당선만 되면 인면수심이 될 것을 뻔히 알고 있는 유권자인 것이다. 그래서 2004년의 4월은 희망이 있다. 거리를 밝히던 촛불같은 희망이 있다./윤영근(소설가)
사전을 보면 고향은 "태어나서 자란 곳과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곳으로 정의돠어 있다. 이미 조상 대대로의 땅에서 살아 온 사람이 별로 없으므로 고향이란 대개 태어나서 자란 곳으로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내용의 고향 이미지 역시 그리 오래가지 않을 것 같다. 왜냐하면 고향이란 웬지 많은 경험을 공유한 그래서 무언가 할 이야기가 쏟아져 나올 것 같은 그런 정서를 지닌 사람들끼리 그리고 이에 수반되는 오랜 역사를 지닌 장소성이 함께 전제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도시화 이후의 생활양식은 고향이야기와는 무관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고향을 묻는다. 오죽헌은 누구나 알다시피 율곡 선생이 태어난 집이며 이곳은 어머니 신사임당의 친정집이었다. 신사임당은 아기의 분만 때뿐만 아니라 이미 혼인 때부터 친정에서 거주하였으며 시댁인 경기도 집을 내왕하다가 율곡이 6세 때에 시댁 살림을 주관하기 시작하였다. 이렇듯 조선 초기에는 집안의 상황에 따라 가족의 거주 요건이 비교적 자유로왔다. 또한 선비들은 벼슬 후 낙향하여 풍광 등의 자연조건이 좋은 곳 아니면 외가나 처가 동네를 정착 거주지로 선택하기도 하였다. 그 당시 교통의 어려움이 지금과 비교도 할 수 없는 처지임에도 불구하고 선비들은 심신을 닦기에 좋은 자연환경이 아니면 공생적 인간관계를 따라 거처를 선택하였던 것이다. 캐나다의 친환경 도시인 벤쿠버는 세계에서 가장 살기 좋은 곳으로 늘 그 이름이 물망에 오른다. 이러한 위치는 천혜의 자연적 조건만으로 되는 것이 아니고 캐나다의 지독하다고 할만한 도시 환경정책의 결과이다. 수많은 미국인들은 은퇴 후의 노후 거주지로 벤쿠버를 희망하며 실제 많은 이들이 이곳에 정착하고 있다. 이미 수년 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도 노후의 거처에 대하여 흥미를 나타내고 있다. 아직은 산이나 바다에 대한 단순하고 지엽적인 이야기가 많지만 일부에서는 동호인 거주지역을 조성하여 착실하게 노후 거주지를 대비하고 있는 모습도 볼 수 있다. 이 외에도 남편의 직장을 따라 가족이 이주한 뒤 그 지역이나 도시가 마음에 들어 아예 방향 전환을 하여 떠나지 않고 정착하는 경우도 점점 늘고 있다. 아마 멀지 않은 장래에 우리나라 안에서도 살기 좋은 거주지역의 순위가 매겨질 것이다. 그 때 우리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전주는 어느 위치에 들까? 역사적으로나 위치상으로도 매우 유리한 입장에 있는데 문제는 도시개발의 마인드이다. 은퇴 후 주거지로 좋은 곳이면 내 자녀의 성장환경에도 좋을 수 밖에 없다. 지금 당장 산업의 유치와 자본 유입이 시급할 수도 있지만 장기적 관점에서 보면 녹색 인프라가 주는 친환경적 혜택은 돈으로 금방 해결할 수 없다는 점에서 재고할 만하다. 이런 관점에서 전주권 개발을 주변의 전원 벨트와의 연계성을 살려 누구나 전주에서 살기를 희망하도록 친환경, 친문화, 친복지의 개념을 지닌 깨끗하고 쾌적한 도시로 만들어 가는 마스터 플랜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내 자녀를 위한 좋은 고향 만들기와 은퇴 후 거주지를 찾는 일이라면 아마 대한민국 엄마들은 발 벗고 나설 것이다.
지난해 가을 국회에서 보여준 장면. 대통령 측근비리와 불법대선 자금 문제가 쟁점이 됐을때다. 강금실(康錦實) 법무장관이 야당 의원들의 질문 공새를 받고 있었다. -장관 들으세요. '듣고 있습니다.' -장관 이런 얘기 들어 본적 있습니까? '지금 들었습니다.' 우문에 현답은 이런 경우를 두고 한 말일까? 질문하는 야당 위원들은 꽤나 심각하고 때로는 비분강개 하는 모습이었지만 듣는 장관의 표정은 지극히 태평했다. 그 뿐인가. TV에 자세히 비춰지지는 않았지만 질문도중 장관이 손으로 입을 가리며 호호 웃는 모습도 보였다. 그게 무슨 뜻인가? 도대체 당신들 얘기가 가당치 않으니 웃음밖에 나올게 없다는 뜻 아닌가? 신문 가십란에는 이날 장면을 두고 장관이 정치판을 코미디라고 조롱했다는 설명이 실렸다.정치판을 코미디로 본 장관자 그랬으니 의원들이 가만히 있을리 있나. 다음날 이어진 질문 공새. -장관 '코미디야 코미디' 라고 말한적 있습니까?. 여기서 강장관은 꼬리를 내렸다. '장관으로서 적절치 못한 언행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사과는 정중(?) 했지만 그 순간에도 그녀는 웃음을 참느라 애쓰는 표정이 역력했다. 그리고 그런 모습들은 TV를 통해 고스란히 국민들에게 전달 됐다. 정치를 소극으로 만든 강장관의 죄과(?)는 왕조시대 같으면 곤장 맞아 마땅할 중죄다 남성 장관들조차 의원들의 하늘같은 위세에 기를 못 펴는 마당에 언감생심 새파랗게 젊은 여성장관이 고개를 빳빳히 들고 맞서다니... 세상 참 많이 변했다(?). 그러나 그것은 약과였다. 강장관이 조롱한 코미디가 진짜 정치권에서 재연되고 있는 것은 탄핵안 국회 가결로 시끄러운 요즘이다. 어떤 논객은, '죽기살기로 싸울 이유가 없다.' 고 찬반 양측을 준엄히 나무라고 있지만 어느 한쪽도 상대방 주장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은 보이지 않는다. 광화문을 가득 메운 촛불집회를 파괴적이고 시대에 역행적인 포퓰리즘으로 단정짓는 세력이 있는 반면 국민여론과 현실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헌정 불안을 초래한 수구반동 세력의 횡포를 규탄하는 목소리 또한 높다. 국민들이 헌정 초유의 대통령 탄핵안 국회 통과라는 엄청난 사태에 갈등을 겪는 것은 당연하다. 그들의 손으로 직접 뽑은 대통령의 진퇴가 걸린 국가 대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탄핵을 지지하는 단체의 주장대로, 친노(親盧)세력이 방송을 장악하고 탄핵안 반대를 사생결단으로 선동하고 있다는 주장에 공감할 국민이 얼마나 될지는 의문이다. 오히려 가장 소박한 논리대로 온갖 부정부패로 얼룩진 16대 국회가, 더구나 임기가 3개월여 밖에 남겨놓지 않은 마당에 임기가 4년이나 남은 대통령을 탄핵 할 수 있느냐는 '울분 섞인 성토'에 더 귀기울일 것은 당연 한일 아닌가어찌됐던 탄핵안은 지금 헌법재판소의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가결이든 부결이든 국민들은 헌법 재판소의 결정을 존중하면 그만이다. 문제는 한나라당이 엊그제 보여준 말장난과 코미디다. 여의도 집회에 모인 그 많은 젊은이들이 '이태백이나 삼팔선'이라고 보지는 않지만... 이라고 발언한 사람은 홍사덕 원내 총무이고 탄핵안 대책을 협의하기 위해 강금실 법무장관과 문재인 변호사가 호텔에서 만나 협의 한 것을 두고 '혹시 두 사람간의 불륜 행위가 아니라면 그 내용을 소상히 밝혀야 한다.' 고 주장한 사람은 전여옥 대변인이다. 탄핵 정국에 천막정치까지이게 도대체 말장난인가 코미디인가. 아무리 정치판이라지만 공당의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들의 현실인식이나 의식수준이 이 정도라면 한심 한일 아닌가. 더 웃기는 일은 따로 있다. 박근혜 의원을 대표로 뽑은 한나라당은 당사를 여의도 광장에 친 천막으로 옮겼다. 차떼기 정당의 오명을 벗어나 국민 앞에 사죄하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서 란다. 탄핵정국에 낯선 천막 정치라니 이거야말로 진짜 비장감(?)마저 드는 코미디가 아닌가/김승일(언론인)
우리시대의 지성이라고 회자되는 법정 스님의 글중에 "거꾸로 보기"라는 대목이 생각난다. 그의 글은 읽을 때마다 느끼지만 수필이라기보다는 시의 구절들을 모아둔 것만 같은 섬세함과 서정성이 듬뿍 들어 있어 독자들로 하여금 밑줄을 그으며 읽도록 하는 열정을 유발시킨다. 하루는 하도 심심하여 가랑이 사이로 고개를 숙여 유심히 산을 관찰 하였다는 것이다. 그 때 마침 느릿느릿 저물던 땅거미도 평소의 땅거미가 아니요, 산세 역시 어제의 산세와 다른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 왔으며, 따라서 모든 사물은 보는 각도를 달리하여 접근하면 새로운 모습으로 다가온다는 것이 주제였던 것 같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현상에 대하여 접근하는 데에 있어서 이러한 "거꾸로 보기"의 자세가 필요한 시점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가져 본다. 요즈음 우리들 주위를 둘러볼 때 괄목 할 만한 변화중 하나는 40대 이후 세대들의 발길을 영화관으로 돌리게 하는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일 것이다. 이미 일천만 관객을 동원한 '실미도', 또한 최단시간내 일천만명 관객 돌파를 기록했다는 '태극기 휘날리며'를 비롯하여 작품의 우수성을 인정받은 '사마리아'등 한국영화의 부흥을 접하면서 "거꾸로 보기"를 해본다. 우리 영화계에서는 "스크린쿼터"의 존치 여부로 뜨거운 논쟁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안다. 그러나, 한국영화의 르네상스에서 보듯이 질 좋고 작품성 있는 한국영화의 제작은 소비자로 하여금 외화가 아닌 우리 영화를 찾도록 한다. 즉, 스크린쿼터제도의 철폐로 인한 외국영화의 무차별적인 개방은 영화인들로 하여금 위기감을 불러 일으켜, 살아 남기 위하여는 질좋은 우수영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절대절명의 숙제를 부과하여 한국영화의 르네상스를 맞이하게 된 것이라 생각한다. 위기는 거꾸로 보면 기회인 것이다. 아울러, 농업인 입장에서도 우리 농업의 붕괴를 가져올 것만 같은 한칠레 FTA의 발효를 앞 둔 시점에서 한국농업의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계기로 삼을 것을 희망해 본다. 본격적인 수입개방에 대비하여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생산을 위하여 산지유통센터등의 과감한 보완과 지원등을 통한 산지유통의 활성화에서부터 소비지 생산자에게 이르기까지의 농산물 유통을 좀더 과학화하고 효율성을 높이는 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질좋은 우수농산물의 공급은 소비자로 하여금 우리 농산물을 찾도록 하게 될 것이다. 이 또한 농산물수입개방 위기는 농산물유통구조의 혁신을 통한 우리농업의 질적 도약의 계기라는 "거꾸로 보기"가 필요한 시점이다. 우리 농업인과 농업관련단체는 절망과 낙담의 자세에서 벗어나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생각하는 적극적인 자세로 전환하여야만 한다. 얼마전 100년만의 3월 폭설로 고속도로에서의 고립,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농작물 피해와 일부지역에서의 대형산불 발생등으로 많은 국민이 어려움이 겪었다. 이 시점에 재난방재시스템과, 원리 원칙대로 움직여야 하는 국가기관 시스템의 재정비를 통하여 더 이상은 인재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단단히 신발끈을 매어야 할 것이다. 이제, 올해 추위는 폭설대란과 함께 끝이 나고 훈훈한 봄바람의 기운을 못 이겨 벌거벗은 가지는 새싹들을 틔우며 새로운 생명을 준비할 것이다. 날씨가 풀리는 때일수록 한겨울의 추위에 대하여 "거꾸로 보기"를 하며 희망찬 새봄을 조용히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전북농협 본부장 고영곤
주부로써 살림하고 살다보면 사회흐름이나 정치와 무관하지 않다는 것을, 아니 오히려 밀접하게 연결되어있다는 것을 누구나 체험하게 될 것입니다. 그래서 요즘에는 생활정치라는 말이 등장하게 되었습니다. 생활정치란 무엇일까요. 담배값 하나에도 방위비와 교육세가 붙듯이, 임금과 세금, 쓰레기 봉투 하나에도 정치가 있습니다. 핸드폰 요금이 왜 이리 비싸냐고 따지는 것, 불합리한 제도적 장치에 대해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표현하는 것, 자신의 뜻에 맞는 정당을 지지하고 후원하는 것이 모두 다 정치입니다. 정치에 대한 안목과 감각을 키운다면 살림살이를 좌우하던 정치를 오히려 수많은 주부들이 변화시킬 수 있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수 백억 대의 돈을 먹고 그 돈줄이 되는 기업을 위해 법과 모든 편익을 바꾸는 국회의원들 백날 뽑으면 뭐합니까.. 친일인명사전을 만든다는 데는 벌떼처럼 반대하면서 국회의원이라는 특권을 이용해 수 백억 불법선거자금의 주역을 석방시켰습니다. 이 나라가 누구의 나라입니까.. 매국노의 친일행적을 밝히는데 이 나라의 녹을 먹는 국회의원들이 앞장서 반대하고 나서는 것도 이해가 안가는 코미디지만 도대체 그 국회의원은 누가 뽑았단 말입니까..이제 여성들이 정치에 나서야할 때입니다. 여성들이 정치 참여를 적극적으로 해야하는 이유는 사회적 약자인 여성권익만이 목표가 아니라 고질화한 현 정치판을 깨부술 새 정치 대안이라고 보기 때문입니다. 이제는 뭔가 달라져야할 때이고, 여성들의 정치의식과 참여가 식탁에서, 아이들 학교에서, 병원과 법원에서, 국민들이 피부로 느낄 수 있는 정치가 되고, 자녀들을 보살피는 어머니 같은 정치가 이루어지기 위한 해법이 되어줄 것입니다.홀애비 삼년에 이가 서말이고 과부 삼년에 보리쌀 서말이라는 옛말도 있습니다. 한 가정의 살림을 꾸려나갈 때도 수입과 지출, 이웃과 친지?친척들간의 애경사와 이해관계를 세심하고 꼼꼼하게 챙기고 꾸려나가는 솜씨는 어머니들의 몫이 아닙니까.. 이렇게 가정생활을 규모 있게 꾸려나가는데 여성의 역할이 절대적인 것처럼 실생활에 뿌리를 둔 여성들의 유연하고 세심한 정치감각으로 정치살림을 꾸려간다면 남성들의 경직된 정치보다는 훨씬 다양한 계층의 욕구와 의사가 반영될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여성의 정치참여는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이미 중국의 외교부에는 여성이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고, 선진국은 40%이상 북한의 경우만 해도 여성의원의 수가 20%이며, 전 세계적으로 여성의원 평균비율이 15% 에 달하고 있지만, 유감스럽게도 우리나라는 한참 못 미치는 5.9%에 불과합니다.우리나라 여성의 능력에 문제가 있습니까? 우리나라 대학 유망학과의 수석과 차 수석이 거의 여학생이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이제 여성장관 몇으로 구색 맞추기 식이 아니라 남녀공학의 학교처럼, 아들딸을 둔 가정에서처럼, 국회에도 여성과 남성이 동등하게 구성되도록 제도적인 배려와 30%선에 가까운 여성의 정치세력을 확보해야합니다. 세상의 절반인 여성이 그 절반의 목소리를 내고 그 절반의 역할을 제대로 할 때, 균형 잡힌 정치와 따뜻한 사회를 앞당길 것입니다./이 화 왕(한국부인회 익산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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