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5-11-06 18:29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벽메아리

[새벽메아리]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면

우리 나라는 지금 곳곳에서 이해 집단과 정부 또는 이해 당사자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수많은 주장들이 제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자들은 이 현상을 혼란으로 보고 집단이기주의나 지역이기주의 정도로 비판하며 집단적 욕구 분출을 개탄하기도 한다.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만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과정은 각자의 욕구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규칙(Rule)을 합의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의 장을 제공할 것이다. 최근 노동계와 의료계, 사회복지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에 대한 논의도 사회적 룰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이 악화되어 2001년도 재정적자 예상액이 무려 4조 정도가 되어서 보험료 지급 불능 사태가 예상된다는 공단 측의 발표가 있었다. 재정적자의 원인은 의약분업 실시를 전후해서 보험공단의 진료비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그리고 지출증가 이유는 건강보험 가입자 증가, 조제료?처방료 등 보험급여 범위의 증가, 노인인구의 증가 등 의료이용량의 확대, 의료기관에 지불되는 보험수가의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 이 중 진료비 지출 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99년 1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단행된 44%(복리계산)의 급격한 '보험 수가 인상'으로 보여진다.그 증거로 수가 인상에 의한 진료비 증가가 전체 진료비 증가액의 약 41%와 올해 적자 예상액의 45.8%를 차지한다는 정부측 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원인을 밝혀내고 그에 근거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진료비를 공단으로부터 받지 못한 의사들이 환자에게 진료비 전액을 요구하고, 환자는 보험료 납부를 거부하여 현 의료보장체계의 완전한 붕괴를 가져오는 불행한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보험재정 파탄에 대한 대책은 '보험재정의 확충'과 '의료비 지출의 절감' 두 가지로 비교적 단순하게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재정의 확충 방법이 보험료 인상이 아닌 사회보장예산의 증액으로, 의료비 지출 절감책도 의료 수가의 재조정을 핵심으로 한 소비자 중심의 해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한다.의료를 비롯한 교육, 복지 등은 공공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30%에도 못 미치는 보험재정의 국가 분담율을 김대중 대통령의 공약대로 50% 수준으로 올리고 수가재조정, 진찰료와 처방료 통합 등 단기적인 대안과 함께 우리 나라 의료제도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반면에 정부 일각에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제도, 일부본인부담제, 의료저축제도 등의 도입시도와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빌미로 한 의약분업에 대한 회의론, 의보통합 백지화론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문제삼아 애써서 도입한 바람직한 제도를 훼손하고 현 의료보장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퇴행적이고 위험스런 발상이다.우리는 의약분업과 의보통합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의사와 정부, 의사와 국민, 정부와 국민간의 오해와 불신의 벽이 두터워 졌다. 보험 재정파탄의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은 이 크나큰 손실을 보상하는 사회보장 확대의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파탄 위기를 단기적이고 미봉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 양진규 소장(전북기독교사회복지연구소, 목사)

  • 오피니언
  • 기타
  • 2001.04.25 23:02

[새벽메아리] 갈등의 시대 관용정신을 배우자

우리는 지금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 너와 나 사이에 존재했던 갈등은 이제 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동시다발적으로 복잡화 그룹화 되어가고 있다.개개인, 그룹, 조직, 공동체, 국가 사이에서 가치, 필요, 이해, 의도를 둘러 싼 강한 불일치와 충돌하거나, 기본필요가 충족되지 않거나 개인이나 그룹이 다른 개인이나 그룹의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간섭하거나 방해 할 때 발생하는 갈등부터 자원과 권력 분배에 따른 갈등까지를 포함하여 참으로 다양한 갈등 속에 놓여있다.개개인이 당면하고 있는 갈등을 제외하고라도 지역 개발과 관련된 환경분쟁과 정리해고와 관련된 생존권 분쟁, 의약분업과 같은 공공분쟁,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미국의 부시정권의 강경한 한반도 정책 등이 빚어낸 국가분쟁, 국제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저히 양립 할 수 없을 것 같은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우리사회는 이제 산업화, 민주화, 지방자치제의 시행, 시민사회 형성 등으로 갈등과 분쟁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리사회는 갈등상황에 폭력적인 힘에 의한 해결방식을 채택해 왔다. 힘에 의한 해결방식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으로 함께 공존 할 수 없으며 평화를 깨는 비민주적인 방식이다.우리사회는 평화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 이제 새로운 갈등해결방식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러나 여전히 힘에 의한 폭력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민주화로 인해 협상 등 새로운 갈등해결 양상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힘에 의한 폭력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의 시대에 존중받으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 관용정신을 배워야한다. 21세기 세계는 평화와 인권을 중요한 가치로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상대방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인식 할 수 있었던 투쟁의 시대에서 상대방의 실익을 지켜주지 않고 자신의 안녕과 실익을 보장할 수 없는 갈등의 시대를 맞이 하고있다. 이에 유엔은 1995년을 세계관용의 해로 선포했었다. 관용정신이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원리가 되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대와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통합과 민주적인 발전을 위해 관용정신을 배워나가야 한다.어떤 대상에 대해 싫어하고 반대하지만 용납하거나 적어도 부정적 행위를 자발적으로 중지하는 실천인 관용정신은 인권, 평등, 평화의 사회로 가기 위한 작은 출발이 되며, 다름을 다름으로 볼 뿐 틀린 것으로 보지 않으려는 태도, 다름과 옳음의 개념을 제대로 아는 사회적 덕목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개인들간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상대적 가치들이 공존 할 수 있는 다원주위사회는 이러한 관용정신으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옛말처럼 우리사회가 겪고있는 갈등을 새로운 사회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모두 노력해야한다. 관용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연대와 참여는 참으로 중요한 실천방식이 되고있다.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갈등을 양립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서로의 실익을 보장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등당사자들이 해결과정에 직접 참여해야한다. 갈등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정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1.04.18 23:02

[새벽메아리] 의료대란의 값진 교훈

의료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의료대란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지금보다는 덜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지만, 의료보험 재정파탄 문제가 불거지고 국민의 의료보험료 및 의료비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된 근래에 와서는 갑자기 그 중요성이 커진 것처럼 보인다.정말 의약분업의 실시가 이 사태의 주범이고 과도한 수가인상이 공범일까?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았다거나 의사들이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면, 우리의 의료 시스템이 지금도 아무런 문제없이 건재했을까?의료 문제가 전사회적 골칫거리가 되는 일은 1990년대 들어서 매우 많은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났다. 인구의 노령화, 첨단 의학의 발달, 만성 질환의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국가 전체의 의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의료 부문을 포함하여 복지 부문 전체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나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지출을 줄이면서도혜택을 줄이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해 애썼다.의료가 사실상 시장에 맡겨져 있는 대표적인 나라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 사회주의적 성향의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고, 우리 나라처럼 국가가 의료보험을 관리하던 여러 나라들은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사회보험을 민간기업으로 이양했다. 복지혜택의 전면적 축소가 진행된 나라도 있고, 복지제도의 내부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혁을 진행한 나라도 있다.의료보험 재정적자는 수많은 나라들이 이미 겪은 일이며, 또한 우리 나라의 재정적자도 수년 전부터 충분히 예견되어 오던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999년에 이미 2001년에는 2조원 이상, 2004년에는 3조5천억원 이상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의약분업이 아니라는 것이다.의약분업이 의료개혁의 일환이며 선진적인 제도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의료개혁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그것 말고도 매우 많은데, 현 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의약분업을 강행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약분업을 통해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재정적자를 부추기는 예기치 못한 악결과를 낳았을 뿐이다.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의약분업을 통한 의료제도의 개혁이 픗?로 귀결되어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목표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설정된 목표를 실현할 정책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목표를 설정하기만 했을 뿐,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실무는 모두 관료들에 손에 맡겨졌다. 정책을 세밀하게 기획하고, 부작용에 대비하고, 지지자를 격려하고, 저항집단을 설득 혹은 무력화시키고, 예기치 않은 결과가 생겼을 때 민첩하게 대응하는 사람은 정치인과 관료 중 어느 쪽에도 존재하지 않았다.현실을 무시한 몇몇 이론가의 논리를 철석같이 믿고 밀어붙였으나, 일이 이론대로 되지 않자 허둥대기만 했다.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구멍을 막으면 다른 곳에 더 큰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막기 위해 달려가는 사이에 또 다른 곳에 균열이 생기는 꼴이 된 것이다.현 정권은 잇단 개혁실패로 점차 허물어져가고 있다. 개혁을 구상하는 머리는 있었으되 그 구상을 현실화시킬 손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현 정권만의 한계라기보다는 나라 전체의 한계일 수밖에 없다. 단견으로 새로운 땜질처방을 낸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실패의 원인과 현재의 상황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털어놓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2막에 접어든 의료대란의 교훈을 현 정부는 다른 부문에 적용되는개혁정치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왕준 (청년의사신문 발행인, 인천사랑병원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1.04.11 23:02

[새벽메아리] 이런 생산자들을 아시나요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에는 정농회의 젊은 농사꾼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부안 변산은 땅의 생명을 지키는 유기농업 생산자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답사길이 된다는 내용이다.요즘은 농토에서 지렁이나 무당벌레나 달팽이 등의 벌레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부안 정농회 농부들의 땅에는 각종 벌레들이 바글바글 바쁘게, 주인과 더불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요즘엔 보기 힘든, 살아있는 공생공존의 땅임을 실감할 수 있다. 땅을 살리기 위해서 그들이 농사짓는 방법은 농약도 뿌리지 않고 화학비료도 쓰지 않는 유기농업이다.그들은 그 흔한 제초제도 뿌리지 않는다. 그리고는 손으로 일일이 뽑아주며 풀과 씨름을 한다. 제초제 한 줌만 뿌리면 좀더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텐데, 왜 그들은 어리석은 일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일까?제초제의 성분 중 다이옥신은 1㎍(100만분의 1g)으로 사람 2만명을 죽일 수 있는 독성분으로 각종 암을 유발하고 기형아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물질은 사람 몸으로 들어가면 지방에 축적되어 죽을 때까지 빠져나가지 않으며, 엄마젖을 통해서 아기에게 물려줄 때에만 빠져나갈 수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역시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독소로 그 위험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뿐만 아니라 이 물질들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들이다. 이들은 비에 씻겨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강과 바다로 흘러가고, 먹이사슬로 연결이 된다. 식물에 뿌려진 약성분은 그것을 먹고 자란 동물들 속에 축적되어 우리가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먹을거리 전체를 오염시킨다. 결국 인류의 생존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인간이 농약과 비료를 만들어 농사를 하기 시작한 이유는 보다 더 많이 생산하여 인간만이 더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요즘 공포에 떨게 하는 광우병도 초식동물에게 먹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빨리 키우기 위해서 동물성사료를 먹인 결과물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 인간의 욕심을 채우려다 생긴 병이다.이 생산자들이 엄청난 노동력을 감수하면서 유기농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자연 속에서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지키고 함께 존재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속적인 욕망과 물질을 꿈꾸지 않고, 생명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런 삶의 결과가 가난이라면 그것도 달고 행복하게 생각하며 살고자 한다.이제 유기농사는 그들에게 단순한 생활의 방편이 아니라 삶을 나누고 살리는 생활의 철학이 되었다. 요즘 그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땅속의 미생물마저도 다치지 않게 하려고 무경운(땅을 뒤집거나 부수지 않고 그 상태로 놔둠), 무비닐로 하는 농사를 시도하고 있다.세상 한 구석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조용하면서도 옹골차게 실천하는 이런 생산자들이 있는 부안은 진주와도 같이 귀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이덕자 (전주 한울생활협동조합 이사장)

  • 오피니언
  • 기타
  • 2001.04.04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