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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국민 깔보는 딴나라당

요즈음 뉴스와 신문을 보는 것은 짜증스럽다 못해 치욕적이다.한나라당의 사회개혁과 통일로 가는 길에 딴지 걸기는 오로지 내년 대선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해야겠다는 목적 하나로 최악으로 달려가고 있다.족벌언론 세무조사에 대한 우려를 표명하다 그들 언론들의 엄청난 탈법과 탈세 진실을 가리고 힘과 결탁하여 그들의 부정적 힘을 강화하는 역할을 해온 사실이 구체적인 증거들로 나타나자 연일 언론탄압이라며 거품을 물고 있다. 또한 5공 시절 9시 땡전뉴스의 주인공 하순봉 의원을 통한 시민사회단체 정권 홍위병 발언, 김만제 의장의 사회주의 발언 등 앞뒤를 안 가리는 작태는 눈뜨고는 못 봐 줄 일이며 뛰다 죽을 노릇이다. 싸움을 하면서 싸우게 된 사연은 어디로 갔는지 없어지고 인신공격이나 가족 심지어 조상까지 들먹이며 감정을 비약하고 싸움을 불미스럽게 이끌어 다른 쪽으로 전이시키고 자신의 잘못을 무마해보겠다는 형국이다. 이 얼마나 국민들을 깔보는 처사란 말인가? 변화의 시대에 국민적 열망으로 진행중인 언론개혁을 저지하려는 한나라당과 이회창총재의 투쟁은 참으로 안쓰럽기(?) 조차하다. 스스로 자신들의 존재 기반이 족벌언론에 있음을 자인하면서 본색을 드러내고 있다. 우리사회의 민주적 발전을 저해하는 모든 관행적 부패구조를 만들어온 장본인들이 바로 족벌언론들과 한나라당 자신이었음을 희한한 방식으로 세상에 고백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족벌언론들과 한나라당이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다면 그동안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을 인정해야 한다. 그리고 그 잘못으로 인한 사회적 상처를 치유하고 진실을 회복하는 것까지를 포함하여 사회구조를 변화시키려는 노력으로 여당과 함께 언론개혁을 달성해 나가야 한다. 사회적 갈등을 어떻게 다루는가에 따라서 보다나은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민주사회의 동력이 되기도 하고 불균형과 배타적 경쟁을 강화시키는 원인이 되기도 한다. 관용과 타인에 대한 배려, 사회적 인권개념이 취약한 우리사회에서 권력과 부의 불균형을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민주적인 제도와 사회구조를 만들어나감으로써 사회정의를 회복하는 과정이 절실하게 필요하다. 이러한 정의회복의 과정에 있는 우리사회는 힘의 불균형에서 오는 사회구성원간의 분열을 통합해 나갈 수 있는 협력적 정치지도력이 필요하다.이러한 시점에서 집단이기주의에 사로잡혀 목적 달성에 물불을 가리지 않고 사회적 갈등을 조장하고 혼란스럽게하는 한나라당과 이회창 총재는 우리사회가 요구하는 지도력을 발휘 할 수 없다. 정책적 대안과 사회통합의 비전을 가지고 국민적 지지로 대통령이 되기보다 족벌언론을 비호하고 역사적 필연인 통일을 음해하면서 대통령이 되겠다는 발상으로 막가는 한나라당은 국민을 무시하는 딴나라당임이 분명하다. 한나라당이 이회창 총재를 대통령으로 만들고 정권을 획득하려는 목적으로 족벌언론을 끌어안고 온갖 비약과 갖다 붙이기식 억지를 부리고 있슴에 걸려들지 말일이다.그러나 분통 터지는 것은 오늘도 우리는 족벌신문들을 통해 편파적이고 왜곡된 세상의 소식을 들어야 한다는 사실이다.정말이지 이런 세상이 싫은 사람들은 세상을 바꾸는 일에 함께 해야만 한다.더이상 주권을 유린당하고 자존심과 명예를 훼손 당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세상이 마음에 안드는 모든 사람들은 모여서 족벌언론의 대표주자 조선일보 구독반대운동을 전개하는 것으로 세상을 바꿔나가자./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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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8.08 23:02

[새벽메아리] 송판을 구멍내는 리더십

정치란 열정과 판단력이라는 두 연장을 가지고 송판에 못으로 구멍을 내는 일이다.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이자 작가이자 명연설가로, 이천 년이 지난 지금까지 그 이름을 전하고 있는 세네카가 말하는 정치다. 짧은 문장이지만 곱씹을수록 탄복하지 않을 수 없는 절창(絶唱)이다. 정치에 필요한 연장들은 물론 열정과 판단력 외에도 많이 있다. 지식도 있어야 할 것이고 인덕도 있어야 하며, 건강한 신체나 적당한(?) 재물도 필요할 것이다. 때로는 간교한 책략을 써야만 할 때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세네카는 열정과 판단력을 가장 중요한 두 가지 덕목으로 꼽았다. 못을 박는다가 아니라 못으로 구멍을 낸다는 표현도 절묘하다. 비교적 무른 것이 송판이라지만, 못을 이용하여 나무판자에 구멍을 내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무작정 세게 내리쳐서는 못이 송판에 박혀 움직일 수 없게 될 것이고, 더 큰 힘을 가했다가는 송판이 쩍 갈라져 버리는 최악의 결과를 초래할 것이니 말이다. 세네카가 말하는 열정은 어쩌면 끈기와 일맥상통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세네카 관점에서 보면 한국정치는 열정도 없고 판단력도 부족하다. 핵심 연장도 없이 못질하는 시늉만 내는 어설픈 사이비판이다. 정치인이 최고의 불신 대상이 되고 여기저기서 두들겨 맞는 동네북이 된 지도 오래다. IMF위기의 광풍과 한파에 시달리며 온 나라와 국민이 개혁에 매진할 때, 아랑곳하지 않고 방탄국회다 야당탄압이다 하며 이전투구 정쟁만 벌이던 자들이다. 이런 정치 덕분에 우리는 다시 위기의 파도가 몰려드는 것을 목도하고 있다. 열정과 판단력이 결여된 정치가 나라와 국민을 위기로 몰아가는 셈이다. 이런 무능한 정치에 한국號의 조타를 맡길 수밖에 없는 우리 자신이 서글플 뿐이니, 실로 정치의 위기, 국가의 위기가 아닐 수 없다. 한걸음 더 들어가면, 정치의 위기는 리더십의 위기다. IMF위기의 진정한 교훈 가운데 하나는 지도자의 중요성에 대한 새로운 깨달음이다. 지도자를 잘못 뽑으면 나라와 국민이 쪽박 찰 수 있다는 냉엄한 현실을 몸으로 체험한 것이다. 그 어느 때보다 리더십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회자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고금을 통틀어 탁월한 지도자들은 국가와 민족과 국민을 현실 위에서 이끌어가는 리더십을 구사했다. 고상한 이상주의에 도취되지도 않고, 지도자 개인의 취향에 치우치지도 않았다. 오로지 한 길, 국가를 위하고 국민을 위하는 길로 나갔을 뿐이다. 문제는 그 길이 어느 길인지를 모를 때 발생한다. 어느 지도자나 다 국가와 국민을 위하는 길이라며 앞서 갔지만, 대개는 돌아오지 못하는 길을 갔다. 협곡에 갇혀 옴짝달싹 못하거나 미로에 빠져 길을 잃고, 아니면 낭떠러지로 떨어지는 이들도 많았다. 역사는 이들을 실패한 리더십이라 부른다. 리더십의 위기는 성공한 리더십에 대한 강렬한 욕구를 낳는다. 지금 우리에게 팽배한 바람 가운데 하나가 성공한 정치, 성공한 대통령, 성공한 리더십에 대한 갈망이 아닐까. 그것이 정치든 아니면 경제나 비정치 영역이든 관계없다. 어느 분야에서든, 국가와 국민을 살리는 길로 이끄는 리더십이면 된다. 다시 세네카로 돌아가면, 송판을 깨뜨리거나 못을 휘어버리지 않은 채 송판에 구멍을 낼 수 있는, 그런 리더십을 만들어내야 한다. 성공한 리더십의 부재야말로 우리가 처한 가장 본질적인 위기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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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8.01 23:02

[새벽 메아리]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

전주 한울 생협에서는 지난 두 달 동안 생명학교를 운영했다. 환경호르몬의 정체, 유전자 조작식품 바로 알기, 농촌에 가서 농사체험하기 등 10주에 걸쳐 진행된 이 프로그램의 마지막 시간은 '세상을 바꾸는 작은 실천'이라는 제목아래 참가자 각자가 실천사례를 발표하는 시간이었다.사례가 없어 지루하게 진행될까 걱정했는데 예정된 시간을 훨씬 넘겨서 얘기를 끊어야 할 정도로 열띤 시간이었다. 심한 가뭄을 겪은 뒤라 그런지 물을 아껴쓰는 실천사례가 많았다. 한 아기의 엄마는 아침에 일어나면 변기의 물을 아끼기 위해 세 식구가 한곳에 소변을 본 뒤에 물을 내린다고 하였다. 이외에도 설거지할 때 물을 받아놓고 하는 사례, 화장실 청소할 때 물과 세제로 씻어내는 대신에 걸레나 수건으로 닦아내는 사례, 목욕한 물을 변기의 물로 이용하는 사례, 설거지 물을 줄이기 위해 반찬그릇을 남은 밥으로 깨끗이 닦아먹는 사례 등 특별한 방법은 아니어도 나름대로 실천하고 있는 좋은 방법들이 많았다. 물절약의 방법뿐만이 아니었다. 아이들 바지를 기워 입히고 도시락을 꼭 싸준다는 조합원도 있었고, 재활용을 철저하게 하는 조합원, 비닐 봉지를 깨끗이 씻어서 여러 번 사용하는 조합원, 음식쓰레기를 퇴비로 만들어 쓰는 조합원 등 예쁜 행동으로 인해 얼굴이 더 아름다워 보이는 조합원들이 많았다. 그 중에 제일 칭찬을 많이 받은 사례는 골목길의 쓰레기를 주워 남에게 좀더 기분좋은 환경을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한 조합원의 실천이었다. 그녀는 매주 토요일마다 집에서부터 아이의 학교까지 청소부의 손이 미치지 못하는 골목길의 쓰레기를 줍는다고 했다. 집게와 빈 쓰레기 봉투를 들고 한 시간 남짓 한바퀴 돌아오면 비닐봉투가 꽉 찬다고 했다. 함께 자리를 했던 한 생산자는 오히려 부끄럽다고 했다. 도시 사람들이 이렇게 실천하고 있는데, 자기들은 지하수를 마음놓고 쓴 것 같아 반성이 된다고 했다. 정말 생각해보면 보통문제가 아니다. 지표에 있던 물이 땅밑으로 흘러들어가서 지하수로 있다가, 땅위로 올라오려면 150년이 걸린다고 한다. 물은 어디서 새롭게 생겨나는 것이 아니다. 옛부터 있던 물이 땅속으로 땅위로 하늘로 순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모든 물질이 마찬가지다. 지구상에 그 어떤 물건도 세상에 없는 새로운 물질로 만들 수 있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 원래부터 있던 자원의 모양을 변형하는 것일 뿐이다. 즉 순환하는 것일 뿐이다. 이 순환의 원리에 따라 만들어진 물건이 수명을 다해서 자연으로 되돌아갈 때는 어떤 상태인가. 물건들이 각종 오염물질로 변해 있어서 제대로 순환하지 못하고 오히려 자연에 치명적인 상처만 입히는 실정이 아닌가. 심지어는 사람도 농약과 방부제로 오염된 먹거리 때문에 죽은 후에도 썩지 않아 자연스럽게 흙으로 돌아가지도 못한다고 한다. 결국 순환의 이치가 자연스럽지 못하고 일방적인 착취와 훼손으로 악순환만 되풀이되는 것이다. 이렇게 볼 때 이 세상에 가장 큰 공헌을 하는 사람은 자연훼손을 덜하고 쓰레기를 제일 조금 버리고 가는 사람이 아닐는지.나의 작은 실천이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생활하고 있는 조합원들을 보면서 아직은 희망이 넘치는 세상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 이덕자 (전주 한울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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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7.25 23:02

[새벽메아리] 세상이 바뀌면 질병도 달라진다

요즘 응급실 당직을 서 보면, 응급실을 찾는 환자의 유형이 겨우 수년 전과 비교해도 큰 차이가 있음을 체감한다. 피를 토하는 환자나 위 천공으로 복막염이 생긴 환자는 예전에는 비교적 흔했지만, 지금은 만나기 어려울 정도다. 팔다리가 잘리거나 뼈가 심하게 부러진 환자도 확실히 줄었다.그만큼 외상이나 급성기 질환이 줄어들었다는 이야기인데, 그 이유는 생각 외로 간단하다. 우선 신약개발 등 의학기술이 발전했고, 병원 문턱이 낮아지면서 조기에 진단 및 치료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큰 교통사고가 줄고, 다른 대형사고가 적어서 외상 환자도 줄어들고 있다. 경찰이 안전띠 단속만 열심히 해도 교통사고 환자가 줄어드는 것은 농담이 아니라 진실이다. 앞으로 운전중 휴대전화 사용을 금지하면 더 줄어들 것이다. 그러나 과거에 비해 환자가 늘어난 질병도 있다. 그 대표적인 것이 뇌졸중과 심근경색이다. 이것은 소위 '선진국형' 질병 패턴으로, 우리 나라가 발전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여전히 위암이 암 가운데 가장 많기는 하지만, 부동의 1위였던 과거와는 달리 폐암과 대장암의 발생빈도가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다. 우리는 세상이 변하면 질병도 변하고 그에 따라 의료도 변한다는 평범한 사실을 빨리 깨달아야 한다. 문제는 이러한 변화를 따라 잡지 못하면 의사들도 괴롭고 정부는 한심해지고 국민들은 헤매게 될 것이라는 점이다.첫째, 노인인구의 증가는 이 변화의 핵심이다. 이미 우리 나라도 작년 기준 65세 이상의 노인 인구가 전체 인구의 7%를 넘어섬으로서 고령화 사회로 공식적으로 진입했다. 20년 후에는 전체 인구의 20%를 차지할 전망인데, 이는 선진국에 비해서도 더 급속한 노령화다. 이것은 이미 여러 현상을 낳고 있는데, 65세 이상 노인 중 8.3%가 치매에 걸려 있으니 이 치료 및 간호 비용은 매우 만만치 않은 것이다. 한 사람이 죽기 전 3개월 동안 쓰는 의료비가 평생 쓰는 의료비의 1/3이라는 보고가 있다. 노인인구의 증가는 최근 쟁점이 된 보험재정 파탄의 실제적 제1요인이다. 일본이 실시하고 있는 개호(介護)보험과 같은 새로운 제도적 틀을 시급히 만들어야 한다.둘째, 급성질환이 줄고 만성질환이 중심을 차지하게 되었다. 고혈압, 당뇨병 등 병원에서 치료받는다는 개념보다는 환자 스스로가 건강을 관리하고 질병의 진행을 막지 않으면 다스릴 수 없는 질병이 주가 된 것이다. 앞으로 의사는 치료의 보조자이고 환자 스스로가 치료자로 나서게 된다. 따라서 병원도 변해야 한다. 병원을 찾아오는 환자를 격리해서 치료하는 패턴이 아니라 거꾸로 병원 밖으로 나가 환자를 방문하고 교육하고 일상을 관리하는 패턴으로 바뀌어야 하기 때문이다. 병원의 외형적 틀이 변하는 만큼 의사들의 인식 변환도 필요하다.패러다임의 변화는 단지 의료보험 재정파탄이나 의약분업과 같은 단기적인 제도적 변화에 기인하는 것이 아니다. 세상이 변하고 있고 질병이 바뀌고 사람이 사는 방식이 달라지는 만큼, 병원도 달라져야 하고 의사들의 생각도 변화해야 하고 환자들의 태도도 바뀌어야 하는 것이다. 지금 우리는 전환기에 놓여 있다. / 이왕준 (인천 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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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7.04 23:02

[새벽 메아리] 제철음식을 먹어야 하는 까닭은

저는 토마토입니다. 혹시 제가 어느 철에 나오는 농산물인지 아시나요? 여러분들은 사시사철 먹을 수 있으니 제 생일이 언제인지는 관심이 없으시겠지요. 저는 여름철에 난답니다. 그런데 요즘은 제철에 나면 괄시를 받아요. 참 슬픈 일이랍니다. 요즘은 사람이나 과일이나 철을 모르는 것 같아요. 이른봄에 여름 참외가 노랗게 시장바닥에 쌓여 있는가 하면 한겨울에 빨간 딸기가 손님들을 부르고 있어요. 사람들은 딸기가 봄에 나고 참외와 수박이 여름에 난다는 사실을 알면서도 그 욕구를 참고 기다리지 못해 미리미리 앞당기고 싶어하지요. 아이들 교육도 마찬가지지요. 요즘 영재교육에 관심을 가지는 부모들이 영재교육은 태어나자마자 시켜야 한다고 생각해 생후 6개월의 아이들에게 교육을 시킨다면서요. 현재 학교에 다니는 아이들도 학원이나 과외를 통해 몇 개 학년의 과정을 건너뛰어 미리미리 앞서가는 학습을 하고 있다는 얘기를 들었어요. 어디 농산물이나 교육만 그런가요? 사회의 전반적인 추세가 그렇게 흘러가고 있잖아요. 빠르지 않으면 소외되고 속전속결하지 않으면 경쟁에서 뒤진다고들 생각하지요. 이런 흐름에 뒤질세라 음식문화도 점점 속성화 되어가고 있지요. 인스턴트 식품이나 패스트푸드가 그렇지요. 주문만 하면 기다릴 필요 없이 바로바로 먹을 수 있어 참 편리하지요. 배달음식도 최대한 빨라야 소비자들이 좋아하구요. 이젠 몇 분 안에 배달되지 않으면 돈을 받지 않는다고 큰소리치는 음식점도 생겼다고 하더군요. 갈수록 참을성이 없어지는 것 같아요.생각해보세요. 여러분들이 빨리빨리를 외치는 것이 무엇 때문인가. 어렵게 생각할 필요도 없지요, 뭐. 간단히 말하자면 먹고살기 위해서가 아닌가요? 그런데 아이러니하게도 여러분들은 먹고살기 위해서 먹는 것을 마구 소홀히 하는 것 같아요. 제철이 되면 자연스럽게 크는 것을, 자랄 조건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억지로 자라게 하려니 비료와 농약, 성장호르몬을 더 많이 치지 않으면 안되겠지요. 게다가 햇빛을 많이 받아야 하는데 계절을 앞서 하우스에서 크게 되니 햇빛 대신 전등불빛이라도 받아야 자랄 수 있잖아요. 그러니 아까운 에너지만 소비되지요. 영양가도 더 없어요. 제맛도 나지 않구요. 언제나 맛볼 수 있으니 새로운 맛을 느끼는 감각도 둔하게 되지요. 참는 힘도 없어져요. 그러니 계절에 앞선 음식을 너무 좋아하지 않는 것이 훨씬 좋아요.식물들은 씨앗 하나를 싹틔우기 위해 온 우주의 기를 다 동원한답니다. 제철에 나오는 음식을 먹어야 농약을 덜 친 것을 먹을 수 있고, 그 철에 맞는 하늘과 땅의 기를 받아 한 계절을 잘 지낼 수 있는 힘을 얻을 수 있답니다. 그것이 바로 신토불이라는 것이지요. 자기가 살고있는 땅에서 난 제철음식을 먹어야 올바른 몸의 조화를 이룰 수 있는 것이지요. 그러고 보니 요즘 철없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것이 철없는 음식만 먹고살아서 그런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드는군요. 아무리 빨르게 움직여야 살아갈 수 있는 사회라고 하지만 우리 조상들의 느긋한 마음을 이어받아 철든 음식으로 철든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군요. /전주 한울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이덕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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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6.27 23:02

[새벽메아리] 공든 탑이 무너지고 있다

기독교 방송(CBS)이 9개월째 정상적인 방송을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 언론사상 최장의 파업 기록은 갱신한 지 이미 오래고 곧 세계 신기록이 세워질지도 모를 판국이다. 이 부끄러운 기록을 세우고 있는 당사자는 CBS 노조와 CBS 권호경 사장을 비롯한 재단 이사회이다. 재단 이사들을 기독교계 주요 교단들이 파견하고 있으니 넓게 보면 기독교계 전체가 당사자이다. 파업의 원인도 임금협상과 단체협약으로 명분을 삼았으나 이미 작금의 쟁점은 사장 퇴진과 재단 개혁이 중심이 되었다. 나아가 CBS사태는 교계 정치의 핵심을 건드리고 있다는 조심스런 진단도 나오고 있다(한겨레21 6.13). 이제 CBS 사태는 교계의 테두리를 넘어서 국회 문화 관광위원회, 방송위원회에서 다루어져 전 사회적인 문제가 되었다. 또한 120여개국에 40여만의 회원을 가입시키고 있는 국제기자연맹(IFJ)의 제24차 서울 총회에서는 CBS 파업사태가 다루어져 CBS 노동조합의 파업에 연대를 표명하고 모금을 했으며, 각국에 돌아가 지원 방법을 논의하기로 했다니 이제 기독교 방송의 파업사태는 세계적 뉴스가 되게 생겼다. 참으로 국제적 망신이 아닐 수 없다.지난 18일(월)부터 200명 전 조합원이 단식 기도회에 돌입했다. 여기에는 주조정실의 엔지니어들까지 합세하여 방송중단이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질 전망이다. CBS가 어떤 방송인가? 암울한 독재정권 시절 온 국민을 대상으로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하던 CBS는 80년 언론통폐합 조처로 보도기능을 빼앗긴 뒤에도 자기 색깔을 잃지 않고 끈질기게 버텨낸 유일한 매체였다. 87년 10월, 7년간 중단했던 뉴스의 재개를 알리던 CBS 아나운서의 떨리는 목소리가 지금도 생생하다. CBS는 단순한 방송이 아니라 한국 민주화의 굴곡을 고스란히 함께 겪은 한국 현대사의 증인이다. 이런 연고로 연초부터 'CBS를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C사모)'가 전국적으로 발족하여 파업사태에 대한 공동 대응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많은 언론사들이 파업을 경험했지만 'K사모'나 'M사모'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 CBS는 노조나 이사회, 기독교계만의 것이 이미 아니다. 온 국민의 사랑을 받고 있는 국민 방송국이다. 본래 CBS는 자본주의의 전통적인 노사간의 갈등이 없는 방송국이다. 박봉에도 자랑스런 CBS의 한 식구라는 자부심으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하나님 나라를 이루어 가는데 언론인으로 한몫을 한다는 신앙의 동지의식으로 노사가 하나였다. 회사내의 단결과 교계의 뒷받침으로, 그리고 기독교인을 비롯한 청취자들의 지지와 헌금으로 그 어두운 시대의 등불 역할을 당당히 해온 것이다. 이러한 우리의 CBS가 자중지란(自中之亂)으로 공든 탑을 무너뜨리려 하고 있다. 이 불행한 사태는 막아야 한다. 다행히 권사장이 속한 교단의 총회장과 연합 기관인 KNCC 현 회장을 겸하고 있는 김경식 목사님이 중재를 자임했고 노조는 그 분에게 백지 위임장을 제출한 상태이다. 이제 재단 이사회와 교계 어른들이 대답을 해야 할 시점이다. 교계의 위기관리 능력을 보여 주어야 할 때이다. 필자를 포함한 기독교인과 청취자들은 이 과정을 기도하며 지켜볼 것이다. CBS의 공든 탑 뿐 아니라, 수 십년간 감옥과 고문을 이겨내고 쌓아온 민주화 운동 지도자로서의 공든 탑이 무너지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하며 그분들의 신앙과 능력이 우리의 기대를 버리지 않기를 빈다. / 양진규 (전북기독교 사회, 복지연구소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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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6.20 23:02

[새벽메아리] 6월, 다시 희망을 만들자

우리는 1987년 6월 이후부터 해마다 6월이 오면 민주화를 위해 외치던 거리의 행진을 기억한다. 1987년 6월 독재타도를 위한 함성의 물결을 따라 나서지 않았던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그 누구라 할 것도 없이 관통로, 팔달로 그리고 전국의 도시 어디에도 사람들로 가득 했었다. 우리는 6월 그 소중한 정치적 경험을 청년시기에 맞이한 사람들을 386세대라 칭하고 희망을 걸어주기도 하였다. 우리여성들이 생전 처음 보는 사람들을 만나서도 출산의 고통과 기쁨을 공유하면서 금새 친해지는 모습, 그리고 남성들이 군대얘기를 하면서 느끼는 연대감처럼 6월 민주 대항쟁의 경험도 사람들에게 공통적 경험이주는 연대감을 만들어 주었기 때문이다.우리사회의 성숙하고 합리적인 발전을 위한 사회 구성원들의 통합에 공통의 정치적 경험이 기여 할 것이라는 사회적 기대를 반영 한 것이다.지금도 그 시절의 친구나 동료들을 만나면 한동안 거리에서의 무용담과 독재의 역사를 민주의 역사로 바꿔내는 현장의 한복판에 자신이 함께 했음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이야기를 많이듣게 된다.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도 모르게 계속되는 흥분과 자랑도 잠시 세상을 향한 한숨과 정치에 대한 환멸로 금새 주제가 바꿔지기 일쑤다.여전히 세상이 바뀌어도 정치권력의 부패지수는 낮아 질 줄 모르고 빈부의 격차는 심화되고 공익적 가치보다 집단적 이익에 자신들의 힘과 권위를 활용하는 모습들에 대한 비판이 이어진다. 무엇보다도 정치가 썩었다고 한탄하고 외면하는 모습을 많이 보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부패한 정치는 누가 만들었는가?정치는 시대정신의 산물이다. 정치는 우리사회의 모습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이다. 부패한 정치는 우리사회의 공기가 통하지 않고 음습한 곳에서 피어나는 곰팡이로 그들 곰팡이가 피어날 수 있는 조건은 우리들 스스로가 만들었다. 이들 부패한 곰팡이가 피어나지 않도록 햇볕과 신선한 공기를 넣어주어야 한다. 그 일은 바로 시민의 손으로 할 수 있는 일이다.箚?열변을 토하던 어느 선배님의 말이 다시 6월 세상에 희망을 만들어 나가는데 필요한 것 같다. 87년 6월 민주대 항쟁의 열린공간은 당시의 정치권, 재야 운동권 그리고 각계각층의 다양한 사람들이 민주쟁취라는 하나의 과제를 중심으로 뭉쳤기 때문에 가능 할 수 있는 것이었다. 지금 우리사회는 정치, 경제, 사회, 환경적으로 수많은 문제들을 지니고 있다. 이제 어려운 시기에 다시 맞이하는 6월에 평화적 통일과 산적해있는 사회개혁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모든 사람들의 힘과 지혜가 모아져야 한다. 6월의 민주적이고 참여하는 시민정신은 자발적인 대중조직들로 모아져 시민사회운동단체들로 건설되는 성과를 낳기도 하였다. 이제 이들 시민사회운동단체들의 내용을 강화하고 그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많은 참여가 필요한 때이다.우리 사회가 비록 개개인의 삶을 보장해줄 복지제도가 낙후함으로 인해 보다 고상한 이념을 위한 활동에 함께 참여하게 하는 것을 가로막고는 있지만, 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힘을 모아 싸워서 소중한 것을 얻었던 87년 6월의 경험을 기억하며, 음습한 곳에 햇볕으로 밀폐된 곳에 신선한 공기를 넣어 줄 행렬이 되어 건강하게 제 역할을 다 할 수 있도록 시민사회운동단체에 참여로 이어지기를 희망해본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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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6.13 23:02

[새벽메아리] 외국인근로자 의료보장 시급

만약 누가 내게 최근 맡고 있는 일 중에서 가장 보람있는 게 뭐냐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없이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 활동이라고 대답할 것이다. 우리 나라에 체류 중인 외국인은 지난해에 50만 명을 넘어섰다. 작년 법무부 발표에 따르더라도 그 중 20만명 이상이 불법체류자이며, 이들은 우리 나라 사람들이 기피하는 전형적인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저임금과 열악한 근로환경 속에서도 '코리안 드림'을 일궈가고 있다.자본에 국경이 없는 세계화의 시대에, 노동시장 역시 국경이 있을 수 없으며 시장논리에 따라 움직인다는 명제를 부정할 수는 없다. 그러나 우리 나라는 외국인 노동자를 수입하여 값싼 노동력으로 활용하면서도 이들에 대한 신분적, 법적 보장 조치는 전혀 취하지 않고 있다.이들 불법체류자들이 겪는 어려움은 매우 크지만, 실제로 외국인노동자들을 만나보면 그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것은 임금체불이나 열악한 근로환경이 아니다. 자신들을 동등한 인간으로 대접하지 않고 저개발 국가에서 수입된 값싼 노동력, 즉 뭔가 우리보다 저급한 족속으로 취급하는 데 대한 모멸감이고 불법체류자라는 신분에서 오는 불안감과 정체성 상실이 더 큰 고통인 것이다. 나의 사촌 형님 중 한 분은 60년대 후반 독일로의 인력송출이 한창일 때 광부로 들어가, 지금은 다른 일에 종사하고 있지만, 아직 그곳에서 살고 있다. 형수도 당시 취업을 위해 독일로 온 간호사였고, 이들 부부의 두 자녀는 현재 베를린에서 대학을 다니고 있다. 사촌형님을 만나기 위해 내가 10년 전쯤 독일을 방문했을 때, 그곳의 교민들에게 60년대 말과 70년대 초 독일로 이주한 한국인 노동자들이 3D 업종에 종사하면서 느꼈던 그 고통과 외로움에 대해 생생하게 들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유대인 학살의 경험을 가지고 있는 독일 사람들은 그 죄과를 보상하기 위해서라도 최소한 이방의 노동자들에게 자국 노동자와 동일한 대우를 해 주었다. 물론 의료혜택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는 어떤가? 과연 우리 민족이 언제부터 그렇게 잘 살게 되어서 불과 2030년 전만 해도 외국에 이주한 노동자로 나가 외화벌이를 하였던 과거를 잊고 이제는 이 나라에 들어온 외국인 노동자들을 학대하거나 착취한단 말인가? 이는 정말 부끄러운 모습이 아닐 수 없다. 세계화의 구호가 소리높이 외쳐지고 영어를 잘하는 것이 생존의 본질처럼 추앙받는 시절에, 나는 그 세계화의 출발이 이 나라에 들어 온 외국인 노동자들의 기본적인 생존권 문제를 저버리지 않는 것이야 한다고 생각한다.더욱이 사람이 아프거나 중병에 걸리는 것을 어찌 사람의 뜻으로 통제할 수 있겠는가? 전장에서도 부상자는 적군과 아군을 가리지 않는 것이 의료의 본질이다. 그러나 우리 나라에 들어 온 이들 외국인노동자, 특히 불법체류자들은 완전히 의료의 사각지대에 방치되어 있고,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이들에게 병원의 문턱은 너무나 높다. 외국인노동자 의료공제회는 이러한 현실을 자력으로 타개하기 위해 지난 1999년 9월에 출범했다. 현재 뜻을 같이한 300여 협력 의료기관이 참여하고 있고, 5000여명의 불법체류 노동자들이 조합원으로 가입하고 있다. 공제회는 외부의 후원금과 조합원들이 매달 5000원씩 내는 회비로 입원 및 외래 환자에게 재정 지원을 하고, 외국인노동자에게 병원의 문턱을 낮춰주는 일을 하고 있지만, 궁극적 해결을 위해서는 이들의 신분적 조건을 바꿈으로서 사회적 차원에서 인권을 보장할 국가적인 시스템이 갖추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대다수의 외국인 노동자들을 언제까지 지금처럼 불법적 영역에 방치한 채 민간에서 알아서 책임질 수는 없기 때문이다. / 이왕준 (인천 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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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6.06 23:02

[새벽메아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요즘 학교급식사고가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급식을 하는 학교가 늘어나면서 매년 사고건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학교급식으로 인한 식중독 환자가 전체 식중독 환자의 66%를 차지했다고 한다. 학교급식을 시작한 목적은 청소년들에게 영양가 있는 음식을 골고루 먹여서 건강하게 자라게 하고, 학부모들에게 도시락을 싸는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요즘의 실태를 보면 오히려 학생들의 건강을 해치는 것이 학교급식이라 해도 지나친 말은 아닐 것이다. 식중독사고가 나지 않았다고 해도 급식 때에 아이들에게 먹이는 음식재료는 질이 좋지 않은 것이 대부분이다. 급식을 먹는 학생들에게 주로 어떤 반찬이 나오느냐고 물으면 햄이나 소시지, 어묵 등 인스턴트 식품이나 냉동식품이 많이 나온다고 한다. 시중에서 처리하기 힘든 재료를 해결하는 곳이 학교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유통기한이 지난 식품이나 값싼 수입농산물 등 질 낮은 식품이 학교급식으로 쓰이고 있다. 한창 크는 우리 아이들의 건강이 참으로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햄이나 소시지 같은 인스턴트 식품은 요즘 아이들이 선호하는 음식인데다 조리하기 쉽기 때문에 반찬으로 자주 쓰이는 것 같다. 그러나 이것에는 각종 첨가제와 방부제, 발색제 등이 포함되어 있다. 이 첨가물들은 체내에서 다른 물질과 결합하여 발암성 물질로 변한다는 논란이 있으며, 특히 어린아이들에게는 치명적으로 작용할 수도 있다는 주장도 있다. 또한 산만하고 정서불안정한 아이들과 공격적인 아이들이 늘어나는 것이 식생활과 관련이 있다는 보고도 있다. 값싼 수입농산물은 농약으로 찌들어 있다고 해도 틀린 말이 아니다. 농약은 건강을 해치는 주물질이다. 발암성 물질임은 말할 것도 없거니와 신경세포를 교란하여 자살 충동까지 일으키게 한다. 요즘 남자들의 정자수가 줄고, 다섯 살 어린이가 생리를 하고 스무 살 처녀가 폐경이 되는 원인도 다 이 농약성분 때문이다. 아이들은 우리의 미래이다. 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야 건강한 정신을 가지고 사회를 올바르게 이끌어 나갈 수 있다. 아이들을 오염된 먹거리 환경에서 자라게 하는 것은 먹을거리에 대한 어른들의 안이한 태도나 무관심 때문이다. 그것은 결국 우리의 미래를 포기하겠다는 것이나 다름없는 태도이다.빠른 속도로 성장하는 아이들에겐 먹을거리의 질이 대단히 중요하다. 가능하면 농약을 치지 않은 유기농산물을 먹이고, 여의치 않으면 저농약 농산물을 먹이도록 해야 한다. 물론 가격이 부담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비싼 과외나 비싼 옷, 비싼 외식에 돈을 들이는 것보다 아이들의 건강한 미래에 투자하는 것이 더 확실하고 보람있는 일이 아닐까. 요즘 먹을거리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유기농산물로 급식을 하는 유치원이 있다. 이런 깨달음이 유치원에서부터 전체학교로 확산되어 우리 아이들에게 건강한 미래를 물려줄 수 있는 날이 빨리 왔으면 좋겠다. / 이덕자 (전주한울생활협동조합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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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5.30 23:02

[새벽메아리] 아카데미즘과 저널리즘

저널리스트를 지향하는 한 사람으로서 내 나름의 저널리즘과 저널리스트의 역할에 대한 견해를 학자와의 관계 속에서 말해보고자 한다. 저널리즘(journalism)의 의미는 협소하게는 정기적인 출판물을 통하여 시사적인 정보와 의견을 대중에게 전달하는 활동을 가리키고 넓게는 모든 매체와 방법을 동원하여 대중전달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한다. 저널리스트는 이러한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 그럼 학자는 무엇인가? 학자는 학문으로 밥을 먹고사는 사람, 즉 직업적으로 학문을 하는 사람이다. 학자는 무엇으로 인정받는가? 직업적 학자를 인정하는 것은 대중이 아니라 자기 분야의 동류 학자들이다. 학자들 세계를 곁눈질해서 본 나의 눈에는, 학자는 이들 학자 동무(同務, peer)집단에 의해 학위를 받고, 채용되고, 권위가 정해지고 자원과 권력이 배분되는 것으로 보인다. 학자는 철저히 자기 집단에 의해 발탁과정과 성장?쇠락이 결정되는 것이다. 나는 석사과정의 세미나에서, 선배학자인 교수와 예비학자인 동료들에게 단어나 수식 하나에서부터 주장의 근거가 합당한가와 주장하는 주제의 가치에 이르기까지 수정되고 철저히 해부 당하는 경험을 하면서, 이 소심하고 지겨운 과정을 직업으로 삼을 것인가에 대한 심한 회의를 하였다. 이 과정을 견딜 능력이 없거나 의지가 없는 사람은 학문의 길을 갈 수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그러나 직업적 학자가 될 능력이나 의지가 없다 하더라도 지적 능력이 있는 사람들은 비학술적 잡지나 신문 등에 글을 쓰고 방송에 출연하여 자신들의 주장을 펼친다. 이들을 학자들과 구분하여 "저널리스트"라 총칭하면 어떨까? 저널리스트들은 동류학자들의 엄격한 비평(review)과정에서 자유롭기 때문에, 훨씬 광범위한 이야기를 훨씬 적은 증거들을 가지고 주장할 수 있다. 좋은 저널리스트에 대한 내 생각은 이렇다. 가령 내가 기독교나 사회복지와 관련된 글을 썼는데 그 글이 일반독자들이 볼 때 이해가 잘 가는 글이고, 신학자나 사회복지학자들이 보기에도 맞는 소리가 많으면 좋은 저널리즘이다. 따라서 좋은 저널리스트는 관련 분야의 학자들의 논의의 흐름을 정확하게 읽고 이를 대중적으로 가공할 능력이 있는 사람이다. 훌륭한 저널리스트의 역할은 훌륭한 학자의 역할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 훌륭한 학문을 잘 정리해 대중적 언어로 알려주는 저널리스트가 없다면 학문과 대중의 일상의 연결고리가 없어져서 학문의 현실성이 약화되기 때문이다. 또 저널리스트는 어려운 학문을 대중에게 전해주는 역할로 그치지 않는다. 어쩌면 학문의 엄밀성 때문에 소심해진 학자들이 못하는 큰 질문이나, 시의 적절한 질문을 던지고 답하는 일을 저널리즘이 해야 한다. 학자는 학자를 대상으로 일하고, 저널리스트는 학자와 대중을 향해 글을 쓴다.종종 교수의 직함을 갖고 학자인양 하면서 학자들을 향해 일을 하지 않고 대중에게 지식으로 군림하려는 사람들을 본다. 자신도 잘 모르는 전문용어로 대중을 주눅들게 하고 허세로 권위를 유지하려는 이들이다. 이들이 빨리 학자로서의 한계를 인정하고 저널리스트로 전향하면 역할이 있거니와 그렇지 아니하면 뛰어난 저널리스트들에 의해 해부되어 망신당하는 결과가 우려된다. 좋은 학자와 저널리스트, 그리고 혹세무민(惑世誣民)을 구분하는 훌륭한 대중이 있는 한 거짓 학자, 나쁜 저널리스트가 '세상을 미혹하고 대중을 업신여기는' 죄를 더 이상 짓지는 못할 것이다.양진규 소장(전북기독교사회복지연구소장,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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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5.23 23:02

[새벽메아리] 정신분열 없는 세상

지난해 9월 군산 매매춘 집결지인 대명동의 화재사건으로 매매춘 여성 5명이 사망한 사건이 있었다. 이에 전국의 주요여성, 시민사회단체가 공동으로 이사건과 관련하여 시 공무원, 경찰관계자, 포주 등 관련자와 책임자들을 고발하였다.이 사건은 문제의 심각성에 비해 아무도 입 밖으로 내지 않았던 매매춘 문제의 해결을 우리사회가 해내지 않으면 안된다는 것을 보여준 것이었다. 또한 매매춘 문제는 여성의 인권문제라는 인식의 확산으로 전국의 여성, 종교, 시민단체들은 군산화재사건을 계기로 매매춘 문제의 해결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만들어내고자 공동 고발한 것이었다.그러나 검찰은 7개여월 만에 각하처분을 내렸다. 인신매매와 노예매춘의 실상을 드러내고 사회적인 충격과 분노를 안겨주었던 사건의 책임자들에 대한 처벌을 통해 매매춘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 가고자 했던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희망을 수포로 돌아가게 하는 검찰의 조사결과는 매매춘 문제를 더욱 정상화해나가게 하는 역할을 할지도 모른다.이에 공동고발단체들은 지난 5월 8일 항고하였다. .매매춘 문제는 매매춘여성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매매춘 뒤에는 매매춘 조직이 있고, 매춘을 강요하기 위한 폭력이 있다. 매매춘이 폭력을 동반하고 조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은 이를 통한 경제적 이득 때문이다.매매춘을 불법으로 규정하고 범죄로 다스리는 우리나라에서 매매춘을 통해 부당한 이익을 얻는 세력들은 관계기관의 단속의 대상이 된다. 이를 한 장소에서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는 단속기관과의 유착 없이는 불가능하다는 것을 모르는 이가 없을 것이다.우리는 법과 현실의 이중구조속에서 가치관의 혼란을 겪을 때가 종종있다. 매매춘 문제는 그중의 하나이다.우리사회는 법으로 매매춘을 금지하고 있지만 현실에서의 매매춘은 인정하고 있다. 때문에 매매춘이 불법인지 아는 사람들은 적고, 불법을 행하고있다는 것을 느끼지 못하게하는 속에서 군산사건의 올바른 수사와 관련자들의 처벌은 우리사회가 법과 현실의 이중구조로 인해 단속대상과 기관의 유착으로 비리와 부정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사회적 문제해결의 계기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우리는 일관성이 없는 가치기준을 가진 사람들을 정신분열환자라고 부른다. 우리사회는 집단적으로 곳곳에서 정신분열의 모습을 보이고있지만 여성에 대한 입장만큼 많은 분열증세를 드러내는 곳을 없을 것이다.여성의 인권이 존중 되지않는 이러한 이분법적 성규범은 남성의 외도와 매매춘을 필요악으로 기정 사실화 했다. 성관계는 이성관계와 사회관계의 성격을 가름해주는 기본적인 인간관계이다. 또한 정신과육체 이성과 감성의 결합이 얼마나 조화되는지를 보여주는 기본이다. 상대방에 대한 기본존중과 배려 동시에 자신의 자존과 인격에 대한 존중을 포함한다.때문에 여성의 성적자기결정권은 인권과 민주적시민권의 일환으로 자리매김 해져야하며 남성의 성적특권은 가부장적 문화권력의 하나로 폐지되어야하는 인권운동의 과제이다.이러한 운동은 여성의 권익신장만이 아니라 보살핌과 나눔이라는 여성주의적 사회관계를 확산하고 세상의 모든 사회적 약자의 인권을 존중하는 것이어야 한다. 또한 이중적이고 분열적인 의식을 개선하고 법과 현실의 괴리를 좁혀내는 대안적생활양식을 만들어나가고 확산해나갈 의식개선운동이 필요하다.우리모두가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와 행동을 일치시키고 일관되게 적용해 나갈 수 있는 정신분열없는 세상에 살기를 희망하기 때문이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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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5.16 23:02

[새벽메아리] 어버이날과 종합검진

해마다 돌아오는 어버이날이지만, 내게는 올 어버이날이 더욱 특별한 감회로 다가왔다. 바로 지난달에 아버님을 여의었기 때문이다. 따로 떨어져 생활한 지 이십 년 가까이 되었지만 늘 든든한 후원자로 마음속에 계셨던 분을, 이제는 정말로 마음속으로만 그려야 한다는 사실을 생각하니 다시 가슴이 콱 막히는 듯한 느낌이다. '나무는 고요하게 있고자 하나 바람이 그치지 아니하고, 자식이 부모를 잘 모시려고 하니 이미 떠나고 안 계신다'는 옛말이 새삼 떠오른다.아버님은 그야말로 창졸간에 고인이 되셨다. 오랫동안 병상에서 고통받다 떠나는 많은 분들에 비하면 차라리 그게 낫지 않느냐는 위로를 많이 받았지만, 평소에 건강관리에 조금만 더 신경을 쓰셨더라면 하는 진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나의 아버님은 의사로서 평생 진료만 열심히 하신 분이고, 나 또한 그런 아버님의 영향으로 의사가 되었다. 언제나 환자들에게 지속적 건강관리가 중요하다고 열심히 설명하는 직업을 가진 사람이 의사이지만, 의사들의 평균수명은 다른 직업군에 비해 오히려 낮은 편이다.업무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커서일 수도 있지만, 질병이나 죽음과 너무 가까이 있기 때문에 오히려 자신의 건강 문제를 기피하는 경향 때문이기도 하다. 알면 알수록 두려움도 커지는 법이기에.부모님의 건강과 장수를 바라는 자식들의 마음은 다 똑같지만, 마음과는 달리 평소에 세심하게 신경을 쓰지 못하는 것도 똑같다. 특히 먼 곳에서 따로 생활하는 경우에는 더욱 그런데, 그래서인지 어버이날이나 생신 등의 시기에 '효도선물'로 흔히 선택되는 것이 종합검진상품권이다. 하지만, 이 종합검진이라는 것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오해를 갖고 있어 몇 마디 하고자 한다.종합검진에서는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지만 얼마 후 어떤 질병이 발견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많은 환자들은 종합검진 결과가 잘못됐다고 생각하고 불만을 갖기도 하고, 심지어 진단이 틀렸다고 다른 병원에 가서 다시 진료를 받기도 한다. 이런 것은 모두 종합검진에 대한 과도한 믿음 때문에 일어나는 오해의 결과이다.이름에 '종합'이라는 말이 들어 있어 그렇겠지만 종합검진이 '모든' 질병의 유무를 검사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이것은 큰 잘못이다. 종류에 따라 조금 다르기는 하지만, 종합검진은 가장 흔한 질병 몇 가지에 대한 검사일 뿐이다. 사람이 걸릴 수 있는 수없이 많은 질병들 중에서 종합검진에 포함된 검사항목들만으로는 전혀 발견되지 않는 질병이 훨씬 많다는 말이다.차라리 종합검진보다는 집 근처에 있는 동네의원이라도 꾸준히 다니면서 의사와 자주 상담하고,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검사들만 시행하는 것이 비용은 더 적게 들고 효과는 더 크다. 아주 많은 질병들은 사소한 증상에서부터 시작한다. 특히 연세가 높은 분들의 경우는 더 그렇기 때문에 작은 증상이 생겼을 때 병을 '키우지' 말고 가까운 의료기관을 찾는 것이 좋다.물론 어르신들은 사소한 이상이 있다고 해도 병원에 가는 일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더욱 중요한 것이 부모와의 대화를 늘리는 것이다. 부모 자식 사이의 대화가 많을수록 부모가 어떤 증상을 갖고 있는지 알게 될 기회도 많아지고, 초기에 질병을 해결할 수 있는 가능성도 훨씬 높아지기 때문이다.어버이날에 종합검진상품권을 선물하는 것으로 자식의 도리를 다했다고 생각하는 것은 어리석은 일이며, 나중에 큰 후회를 남길 가능성이 크다. / 이왕준 (인천사랑병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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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5.09 23:02

[새벽메아리] 작은 힘이 큰 물결로

전주의 소비자들이 부안 변산의 유기농업 생산자들과 인연을 맺게 된 때는 10년 전 이른봄이었다. 그 당시 그들은 8년이 넘게 유기농업을 했는데 판로가 없어서 배추밭을 뒤엎었다고 했다. 그 말에 우리 소비자들은 마음이 아팠다.그래서 바른 농사를 짓는 이들을 살리는 데 힘을 모으기로 마음을 먹었다. 여덟 가구가 함께 하는 이 농부들은 농약, 비료, 제초제를 전혀 쓰지 않고 안전한 먹을거리를 생산해내는 농사를 짓고 있었다. 남들보다 몇 배의 힘을 들이면서 농사를 짓는데, 생활은 아주 힘드는 형편이었다.나는 솔직히 이 생산자들을 만나기 전까지는 돈 많고 이기적인 사람들이 몸에 좋은 유기농산물을 찾는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지금 이 세상에 모든 것이 오염되어 있는데 혼자만 청정한 것을 찾는다는 것은 어불성설이며, 이 문명사회가 그렇게 흘러가면 흘러가는 대로 따르는 것이 순리이지, 혼자만, 더군다나 값비싼 무공해음식을 먹으려고 하는 것 자체가 이기적인 태도가 아닌가 생각했다.그러나 생산자들이 경제적인 어려움을 감수하면서까지도 유기농업을 하는 이유와 농약비료오염으로 인한 피해사례를 접하면서, 우리 모두가 함께 건강하게 살고 후손들에게 건강한 땅을 물려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좀 불편하고 힘들더라도 그 방향으로 나가는 것이 바람직한 삶의 태도가 아니겠는가 하고 생각하게 되었다.우선 몇 가지 농산물이라도 소비자생산자가 직거래를 해보기로 하고 일주일에 한 번씩 구역별로 공동나눔을 시작하였다. 5가구 이상이 모여 함께 주문하고 함께 먹을거리를 받아 나누었다. 그리고 어린이 자연학교, 봉사활동, 가족모임행사 등을 통해서 소비자와 생산자는 한가족이 되어갔다. 처음엔 십여 가정이었던 소비자 회원수가 점차 늘기 시작했고 생명농업을 하겠다는 생산자도 늘어났다.생산자들의 생활이 어느 정도 안정되었고 살아있는 땅도 조금씩 늘어났다. 소비자들은 온힘을 다해 봉사하며 알뜰하게 공동체를 꾸린 결과 얼마간의 돈을 적립할 수 있었다. 그 돈에다 회원들의 매장마련을 위한 특별출자금을 모아서 마침내 소망이었던 직매장을 열게 되었다. 한울공동체가 창립된 지 9년만의 일이었다.그로부터 1년 5개월 후인 지난 2월, 한울공동체는 생활협동조합으로 재탄생하였다. 생활협동조합은 말 그대로 생활에 필요한 것을 얻기 위하여 조합원들이 서로의 힘을 모아 민주적으로 운영하는 자발적인 공동체이다. 조합원들 스스로 투자하고 이용하며 운영하는 이 공동체에서 지향하는 바는 다음과 같다.첫째는 바른 농사를 짓는 생산자와 함께 참먹을거리 생산을 통해서 환경과 생태계 보호에 앞장서는 일이다. 둘째는 수입농산물의 홍수 속에서 우리의 농촌과 농민을 살리며, 셋째는 이웃과 협동하는 공동체문화를 형성하여 보다 인간다운,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도록 힘쓰는 일이다.지금은 조그맣고 약해 보이지만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힘들이 모인다면 큰 물결이 되어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지키고 가꿀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이덕자 (전주 한울 생활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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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5.02 23:02

[새벽메아리] 소 잃고 외양간도 못 고치면

우리 나라는 지금 곳곳에서 이해 집단과 정부 또는 이해 당사자간의 갈등이 증폭되고 있고 수많은 주장들이 제 나름의 근거를 가지고 난무하고 있는 실정이다. 혹자들은 이 현상을 혼란으로 보고 집단이기주의나 지역이기주의 정도로 비판하며 집단적 욕구 분출을 개탄하기도 한다.그러나 이러한 현상들은 우리 사회에 부정적 영향만을 준다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오히려 이 과정은 각자의 욕구들을 어떻게 조율하고, 만족시킬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규칙(Rule)을 합의하는 능력을 키우는 훈련의 장을 제공할 것이다. 최근 노동계와 의료계, 사회복지계의 뜨거운 쟁점이 되고 있는 건강보험 재정파탄에 대한 논의도 사회적 룰의 형성이라는 관점에서 진행될 것을 기대한다.건강보험공단의 재정이 악화되어 2001년도 재정적자 예상액이 무려 4조 정도가 되어서 보험료 지급 불능 사태가 예상된다는 공단 측의 발표가 있었다. 재정적자의 원인은 의약분업 실시를 전후해서 보험공단의 진료비 지출이 폭발적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그리고 지출증가 이유는 건강보험 가입자 증가, 조제료?처방료 등 보험급여 범위의 증가, 노인인구의 증가 등 의료이용량의 확대, 의료기관에 지불되는 보험수가의 인상 등 복합적 요인이 있다. 이 중 진료비 지출 증가의 가장 직접적인 원인은 99년 11월부터 2001년 1월까지 다섯 차례에 걸쳐 단행된 44%(복리계산)의 급격한 '보험 수가 인상'으로 보여진다.그 증거로 수가 인상에 의한 진료비 증가가 전체 진료비 증가액의 약 41%와 올해 적자 예상액의 45.8%를 차지한다는 정부측 자료를 제시할 수 있다. 이제 우리는 원인을 밝혀내고 그에 근거한 해법을 찾아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진료비를 공단으로부터 받지 못한 의사들이 환자에게 진료비 전액을 요구하고, 환자는 보험료 납부를 거부하여 현 의료보장체계의 완전한 붕괴를 가져오는 불행한 시나리오가 현실화 될 수도 있다.보험재정 파탄에 대한 대책은 '보험재정의 확충'과 '의료비 지출의 절감' 두 가지로 비교적 단순하게 제시할 수 있다. 다만 재정의 확충 방법이 보험료 인상이 아닌 사회보장예산의 증액으로, 의료비 지출 절감책도 의료 수가의 재조정을 핵심으로 한 소비자 중심의 해법을 채택해야 한다는 것을 전제로 해야한다.의료를 비롯한 교육, 복지 등은 공공성이 아무리 강조되어도 지나치지 않다. 현재 30%에도 못 미치는 보험재정의 국가 분담율을 김대중 대통령의 공약대로 50% 수준으로 올리고 수가재조정, 진찰료와 처방료 통합 등 단기적인 대안과 함께 우리 나라 의료제도의 비효율성을 제거하기 위한 근본적인 대안이 함께 마련되어야 한다.반면에 정부 일각에서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민간의료보험제도, 일부본인부담제, 의료저축제도 등의 도입시도와 건강보험 재정적자를 빌미로 한 의약분업에 대한 회의론, 의보통합 백지화론 등은 해결해야 할 과제를 문제삼아 애써서 도입한 바람직한 제도를 훼손하고 현 의료보장체계를 근본적으로 부정하는 퇴행적이고 위험스런 발상이다.우리는 의약분업과 의보통합 과정에서 많은 것을 잃었다. 의사와 정부, 의사와 국민, 정부와 국민간의 오해와 불신의 벽이 두터워 졌다. 보험 재정파탄의 원인을 밝혀내고 대책을 마련하는 과정은 이 크나큰 손실을 보상하는 사회보장 확대의 방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건강보험 재정 파탄 위기를 단기적이고 미봉적인 방법으로 해결하려 하는 것은 소를 잃고도 외양간을 고치지 않는 우를 범하는 것이라고 확신한다. / 양진규 소장(전북기독교사회복지연구소,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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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4.25 23:02

[새벽메아리] 갈등의 시대 관용정신을 배우자

우리는 지금 갈등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과거 너와 나 사이에 존재했던 갈등은 이제 웹사회를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동시다발적으로 복잡화 그룹화 되어가고 있다.개개인, 그룹, 조직, 공동체, 국가 사이에서 가치, 필요, 이해, 의도를 둘러 싼 강한 불일치와 충돌하거나, 기본필요가 충족되지 않거나 개인이나 그룹이 다른 개인이나 그룹의 어떤 목적을 달성하는 것을 간섭하거나 방해 할 때 발생하는 갈등부터 자원과 권력 분배에 따른 갈등까지를 포함하여 참으로 다양한 갈등 속에 놓여있다.개개인이 당면하고 있는 갈등을 제외하고라도 지역 개발과 관련된 환경분쟁과 정리해고와 관련된 생존권 분쟁, 의약분업과 같은 공공분쟁, 일본의 역사 교과서 왜곡, 미국의 부시정권의 강경한 한반도 정책 등이 빚어낸 국가분쟁, 국제분쟁 등 다양한 원인으로 도저히 양립 할 수 없을 것 같은 갈등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우리사회는 이제 산업화, 민주화, 지방자치제의 시행, 시민사회 형성 등으로 갈등과 분쟁의 시대에 들어서고 있다. 갈등이 발생했을 때 이를 해결하는 방식은 다양하다. 우리사회는 갈등상황에 폭력적인 힘에 의한 해결방식을 채택해 왔다. 힘에 의한 해결방식은 승자가 모든 것을 가져가는 것으로 함께 공존 할 수 없으며 평화를 깨는 비민주적인 방식이다.우리사회는 평화와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사회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 이제 새로운 갈등해결방식을 만들어 나가야한다. 그러나 여전히 힘에 의한 폭력적인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민주화로 인해 협상 등 새로운 갈등해결 양상이 시도되고 있지만 여전히 힘에 의한 폭력적인 방법을 채택하고 있다. 우리는 이러한 갈등의 시대에 존중받으며 함께 발전하고 성장해 나가기 위해 관용정신을 배워야한다. 21세기 세계는 평화와 인권을 중요한 가치로 지켜내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에 놓여있다.상대방을 부정함으로써 자신의 존재를 인식 할 수 있었던 투쟁의 시대에서 상대방의 실익을 지켜주지 않고 자신의 안녕과 실익을 보장할 수 없는 갈등의 시대를 맞이 하고있다. 이에 유엔은 1995년을 세계관용의 해로 선포했었다. 관용정신이 평화와 인권, 민주주의의 원리가 되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대와 화해와 협력의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사회통합과 민주적인 발전을 위해 관용정신을 배워나가야 한다.어떤 대상에 대해 싫어하고 반대하지만 용납하거나 적어도 부정적 행위를 자발적으로 중지하는 실천인 관용정신은 인권, 평등, 평화의 사회로 가기 위한 작은 출발이 되며, 다름을 다름으로 볼 뿐 틀린 것으로 보지 않으려는 태도, 다름과 옳음의 개념을 제대로 아는 사회적 덕목이기 때문이다. 다양한 개인들간의 이해가 충돌하면서 상대적 가치들이 공존 할 수 있는 다원주위사회는 이러한 관용정신으로 가능할 수 있을 것이다.비온 뒤에 땅이 굳는다는 옛말처럼 우리사회가 겪고있는 갈등을 새로운 사회의 시작으로 만들기 위해 우리모두 노력해야한다. 관용 사회를 만들어 가기 위해서 연대와 참여는 참으로 중요한 실천방식이 되고있다.양립 불가능한 것으로 보이는 갈등을 양립 가능한 것으로 만들고 서로의 실익을 보장하기 위해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갈등당사자들이 해결과정에 직접 참여해야한다. 갈등해결을 위해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결정에 따라 영향을 받는 당사자들의 참여를 보장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 김금옥 (전북여성단체연합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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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4.18 23:02

[새벽메아리] 의료대란의 값진 교훈

의료 문제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얼마나 될까? 지난해 의료대란이 벌어졌을 때만 해도 지금보다는 덜 중요한 문제로 여겨졌지만, 의료보험 재정파탄 문제가 불거지고 국민의 의료보험료 및 의료비 부담이 대폭 늘어나게 된 근래에 와서는 갑자기 그 중요성이 커진 것처럼 보인다.정말 의약분업의 실시가 이 사태의 주범이고 과도한 수가인상이 공범일까? 의약분업이 실시되지 않았다거나 의사들이 파업을 벌이지 않았다면, 우리의 의료 시스템이 지금도 아무런 문제없이 건재했을까?의료 문제가 전사회적 골칫거리가 되는 일은 1990년대 들어서 매우 많은 선진국들에서 공통적으로 일어났다. 인구의 노령화, 첨단 의학의 발달, 만성 질환의 증가 등의 요인으로 인해 국가 전체의 의료비가 급등했기 때문이다. 의료 부문을 포함하여 복지 부문 전체의 지출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나라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진행되었고, 지출을 줄이면서도혜택을 줄이지 않는 방법을 찾기 위한 묘수를 찾기 위해 애썼다.의료가 사실상 시장에 맡겨져 있는 대표적인 나라 미국에서는 클린턴 대통령 재임시 사회주의적 성향의 의료보험제도를 도입하려는 시도가 있었으나 실패했고, 우리 나라처럼 국가가 의료보험을 관리하던 여러 나라들은 전면적, 혹은 부분적으로 사회보험을 민간기업으로 이양했다. 복지혜택의 전면적 축소가 진행된 나라도 있고, 복지제도의 내부조정을 통해 효율성을 높이는 쪽으로 개혁을 진행한 나라도 있다.의료보험 재정적자는 수많은 나라들이 이미 겪은 일이며, 또한 우리 나라의 재정적자도 수년 전부터 충분히 예견되어 오던 일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지난 1999년에 이미 2001년에는 2조원 이상, 2004년에는 3조5천억원 이상의 재정적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산한 바 있다. 문제의 핵심은 의약분업이 아니라는 것이다.의약분업이 의료개혁의 일환이며 선진적인 제도라는 사실에는 누구도 이견이 있을 수 없다. 그러나 의료개혁을 위해 필요한 과제는 그것 말고도 매우 많은데, 현 정부가 무리해서라도 의약분업을 강행하고자 했던 가장 중요한 이유는 의약분업을 통해 예상되는 재정적자를 줄일 수 있다고 믿었기 때문이다. 재정적자를 예방하기 위한 조치가 오히려 재정적자를 부추기는 예기치 못한 악결과를 낳았을 뿐이다.정부의 의도와는 달리 의약분업을 통한 의료제도의 개혁이 픗?로 귀결되어 가는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목표의 정당성에도 불구하고 설정된 목표를 실현할 정책 역량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은 목표를 설정하기만 했을 뿐, 그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한 실무는 모두 관료들에 손에 맡겨졌다. 정책을 세밀하게 기획하고, 부작용에 대비하고, 지지자를 격려하고, 저항집단을 설득 혹은 무력화시키고, 예기치 않은 결과가 생겼을 때 민첩하게 대응하는 사람은 정치인과 관료 중 어느 쪽에도 존재하지 않았다.현실을 무시한 몇몇 이론가의 논리를 철석같이 믿고 밀어붙였으나, 일이 이론대로 되지 않자 허둥대기만 했다. 눈앞에 보이는 하나의 구멍을 막으면 다른 곳에 더 큰 구멍이 생기고, 그 구멍을 막기 위해 달려가는 사이에 또 다른 곳에 균열이 생기는 꼴이 된 것이다.현 정권은 잇단 개혁실패로 점차 허물어져가고 있다. 개혁을 구상하는 머리는 있었으되 그 구상을 현실화시킬 손발이 없었기 때문이다. 안타깝지만, 이것은 현 정권만의 한계라기보다는 나라 전체의 한계일 수밖에 없다. 단견으로 새로운 땜질처방을 낸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도 아니다. 실패의 원인과 현재의 상황을 국민 앞에 솔직하게 털어놓고 장기적이고 근본적인 방안을 마련해야만 한다. 그러한 의미에서 제2막에 접어든 의료대란의 교훈을 현 정부는 다른 부문에 적용되는개혁정치의 타산지석으로 삼아야 할 것이다./ 이왕준 (청년의사신문 발행인, 인천사랑병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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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4.11 23:02

[새벽메아리] 이런 생산자들을 아시나요

유홍준 님의 나의 문화유산답사기2"에는 정농회의 젊은 농사꾼이라는 제목의 글이 있는데, 부안 변산은 땅의 생명을 지키는 유기농업 생산자들이 있어 더욱 아름다운 답사길이 된다는 내용이다.요즘은 농토에서 지렁이나 무당벌레나 달팽이 등의 벌레를 찾기가 쉽지 않다. 그러나 부안 정농회 농부들의 땅에는 각종 벌레들이 바글바글 바쁘게, 주인과 더불어 농사일을 하고 있다. 그야말로 요즘엔 보기 힘든, 살아있는 공생공존의 땅임을 실감할 수 있다. 땅을 살리기 위해서 그들이 농사짓는 방법은 농약도 뿌리지 않고 화학비료도 쓰지 않는 유기농업이다.그들은 그 흔한 제초제도 뿌리지 않는다. 그리고는 손으로 일일이 뽑아주며 풀과 씨름을 한다. 제초제 한 줌만 뿌리면 좀더 쉽고 편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을 텐데, 왜 그들은 어리석은 일을 힘들게 하고 있는 것일까?제초제의 성분 중 다이옥신은 1㎍(100만분의 1g)으로 사람 2만명을 죽일 수 있는 독성분으로 각종 암을 유발하고 기형아를 낳게 하는 원인이 된다. 이 물질은 사람 몸으로 들어가면 지방에 축적되어 죽을 때까지 빠져나가지 않으며, 엄마젖을 통해서 아기에게 물려줄 때에만 빠져나갈 수 있다. 농약과 화학비료 역시 우리 몸을 병들게 하는 독소로 그 위험성은 이미 잘 알려져 있다.뿐만 아니라 이 물질들은 땅을 황폐하게 만들고 생태계를 파괴하는 주범들이다. 이들은 비에 씻겨 지하수로 흘러 들어가고, 강과 바다로 흘러가고, 먹이사슬로 연결이 된다. 식물에 뿌려진 약성분은 그것을 먹고 자란 동물들 속에 축적되어 우리가 먹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생선 등 먹을거리 전체를 오염시킨다. 결국 인류의 생존자체를 위협하는 결과를 가져오게 되는 것이다.인간이 농약과 비료를 만들어 농사를 하기 시작한 이유는 보다 더 많이 생산하여 인간만이 더 잘 살겠다는 이기적인 생각 때문이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생태계뿐만 아니라 우리 인간에게 피해로 돌아오고 있다. 요즘 공포에 떨게 하는 광우병도 초식동물에게 먹이가 없어서가 아니라 빨리 키우기 위해서 동물성사료를 먹인 결과물이다. 자연의 섭리를 거스르면서까지 인간의 욕심을 채우려다 생긴 병이다.이 생산자들이 엄청난 노동력을 감수하면서 유기농업을 하는 이유는 바로 자연 속에서 이 땅의 모든 생명을 지키고 함께 존재하고 싶기 때문이다. 그들은 세속적인 욕망과 물질을 꿈꾸지 않고, 생명을 나누고, 삶을 나누고 싶어한다. 그런 삶의 결과가 가난이라면 그것도 달고 행복하게 생각하며 살고자 한다.이제 유기농사는 그들에게 단순한 생활의 방편이 아니라 삶을 나누고 살리는 생활의 철학이 되었다. 요즘 그들은 한 단계 더 나아가 땅속의 미생물마저도 다치지 않게 하려고 무경운(땅을 뒤집거나 부수지 않고 그 상태로 놔둠), 무비닐로 하는 농사를 시도하고 있다.세상 한 구석에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조용하면서도 옹골차게 실천하는 이런 생산자들이 있는 부안은 진주와도 같이 귀하고 아름다운 곳이다./ 이덕자 (전주 한울생활협동조합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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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1.04.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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