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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벽메아리] 보육 이제 국가가 맡아라

부부가 이혼을 하는데 당사자 사이에 미성년 자녀가 있다면 협의이혼을 하든, 재판상 이혼을 하든 양육자와 친권행사자를 정해야 한다.예전에는 부모가 서로 자녀를 키우겠다고 하여 그것이 이혼소송에서 심각한 쟁점이 되는 경우가 많았고, 또 자녀를 키울 수만 있다면 위자료마저 포기하는 여자들도 있었다.그런데 최근에는 자녀를 서로 맡지 않으려는 부부들이 점점 늘고 있다. 심지어는 이혼 상담을 하면서 자녀를 고아원에 보내는 방법까지 문의하는 사람마저 생기는 실정이다. 같은 여자로서 나는 도저히 그런 여자의 상담에 성의 있게 대하지 못하였다. 양육권 포기하는 이혼부부 도대체 어떻게 하여 이런 일들이 생기는 것일까. 개인주의적 사고방식이 보편화된 탓일까. 물론 그것도 하나의 원인일 수 있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인 원인은 자녀 양육의 어려움 때문이라는 게 나의 결론이다. 나는 현재 6살 된 사내아이를 키우고 있고, 얼마 후면 또 한 아이를 출산할 예정이다. 그런데 친정 어머니나 시어머니의 도움을 받지 않고 혼자서 아이를 양육하다보니 이만저만 힘이 드는 게 아니다. 특히 아이가 아프거나 모임이 있을 때는 아이를 맡길 곳이 없어 멀리에서 살고 계신 친정 어머니를 오시라고 하거나, 꼭 참석해야 할 모임에도 불참하게 된다. 아이가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닐 수 있을 정도로 컸기 때문에 그나마 요즘에는 혼자서도 어찌 어찌 해볼 수가 있다. 하지만 앞으로 태어날 아이를 생각하면 잠도 오지 않는다. 아이를 키워 줄 만한 사람을 구하지도 못했고, 아이가 너무 어리기 때문에 놀이방에 맡길 수도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나보다 경제적으로나 근무 여건 등에서 여러모로 열악한 상황에 놓여 있는 대부분의 여자들이 느끼는 양육의 어려움은 더 말할 것도 없을 것이다. 아이를 보육시설에 맡기는 데 드는 비용도 만만치 않을 것이고, 직장일과 가사일, 양육 문제를 모두 혼자서 감당하기에는 모성애만 가지고는 쉽게 엄두가 나지 않을 터이다. 그래서 그 동안 나를 당혹스럽게 혹은 화나게 했던 여자들을 떠올려 보니 모두 경제적으로 너무나 열악한 상황에 있었을 뿐만 아니라 자녀의 나이가 너무 어려 보육시설에 맡겨야만 하는 경우였다. 이제는 자녀의 양육문제를 여성만의 문제로, 그리고 가정 내부의 일로 방치해서는 안 된다. 사회와 국가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새로 대통령으로 선출된 노무현 당선자는 유아 보육료의 50%를 국가가 부담하고, 방과후 보육을 확대하여 여성들의 사회 참여를 지원하겠다는 공약을 한 바 있다. 그러나 영아 보육 문제에 대해서는 아무런 언급이 없다는 점에서 위와 같은 공약만으로 여성들의 사회 참여에 얼마나 큰 도움이 될 지는 의문스럽다. 실질적 도움되는 정책 기대 또한 육아 휴직 문제, 직장 내 탁아소 설치 문제와 같이 법에 규정이 있지만 현실적으로 거의 실행되지 않는 것들부터 제대로 실현될 수 있게 하는 것 또한 이에 못지 않은 시급한 일이다. 보건복지부에서 대통령 인수위원회에 보고한 내용 중 출산율 증가를 위한 대책이 포함되어 있다는 기사를 읽은 적이 있다. 복지부에서는 그 대책으로 여러 가지를 언급했지만, 출산율을 증가시키기 위해서는 사교육비의 부담을 줄이고, 특히 자녀 양육문제를 국가적 차원의 문제로 여기고 그에 따른 해법을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할 것이다. 모든 엄마들은 내재적으로 모성애를 갖고 있다. 다만 그것이 발현되느냐 여부는 주위 여건에 따라 현실적으로 달라질 수 있는 문제인 것이다. /황은경(변호사) * 황은경변호사는 정읍출신으로 전주 중앙여고, 한양대 법대를 나와 97년 제39회 사법시험에 합격했으며 2000년 변호사 개업이후 전주 여성의전화 이사, 도교육위원회 소청심사위원 등 다양한 사회활동도 해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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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3.01.08 23:02

[새벽메아리] 사랑받는 보수로 다시 태어나라

16대 대선이 끝남과 동시에 향후 정치구도가 새로운 과제로 대두되고 있다. 그야말로 요동이 칠지 아니면 또다시 구태의연한 지역구도로 남아있을지 아무도 장담할 수 없다. 다만 이번 대선이 역대 어느 대선보다도 정치구도의 변화를 예고하는 많은 현상들이 나타났다는 것을 부인하는 사람은 없는 것 같다. 가장 중요한 변화는 과거 정치에 무관심했던 이삼십대 젊은 유권자들이 인터넷이라는 새로운 매체를 통해 결집되고 또 대세를 장악했다는 것이다. 전통적으로 대선에 막강한 영향력을 발휘했던 보수언론은 상황파악 못하고 계속 헛다리만 짚었다. 이러한 현상은 정보통신인프라가 발전할수록 더 심화될 것으로 예측되어 보수언론은 바짝 긴장하고 있는 것 같다. 초고속통신망 세계 1위의 국가에서만 나타난 수 있는 당연한 모습이다. 정치권 일대 변혁 예고 대선 전까지만 해도 한나라당은 이미 집권당이었다. 한나라당 및 이회창 후보와 사생결단 하듯이 대립하던 정치인 상당수가 이미 한나라당에 입당하거나 지지를 선언했다. 국민의 정부에서 장관 등의 요직을 두루 거친 정치인들이 그 정부가 끝나기도 전에 언제 그랬냐는 듯이 뒤도 안 돌아보고 다리를 건넜다. 어디 정치인만 그랬나. 내노라하는 학자와 전문가들이 이미 즐비하여 더 이상 달가워하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한번 끼어 들어 보려고 줄을 대기 바빴던 학자와 전문가들이 한둘이 아니었다. 이쯤되면 이미 대세는 결정난 것이었다. 그러한 한나라당이 패배했다. 아마도 그들은 대권을 도둑맞은 기분일 것이다. 그래서 그랬는지 오랜 정치관록으로 보아 그런 모습과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한나라당 거물급 정치인들이 체면 몰수하고 어린아이처럼 그렇게 서럽게 울었나 보다. 한편에서는 대선 결과를 받아들일 수 없다는 분위기도 있는 것 같다. 당선무효소송까지 내겠다는 것을 보면 아직도 분이 가시지 않는 모양이다. 그러나 5년 뒤 다시 울지 않기 위해서는 보다 냉정하게 패배의 원인을 분석해 보고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가가 정상적으로 발전하려면 정치편식이 없어야 한다. 헌정 54년 동안 이제 겨우 5년 정도 '개혁세력'이 집권했다. 그걸 가지고 그렇게 원통해 하면 우리 국민에게 지나친 정치편식을 강요하는 것이다. 그렇다고 개혁세력이 앞으로 지속적으로 집권해도 또한 문제다. 개혁세력에 의해 새로운 패러다임이 정착되면 그것을 차분하게 정리하고 수습하는 일은 역시 보수세력의 몫이다. 보수세력의 역할 개혁세력의 역할 못지 않게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누가 뭐라 해도 보수정당이다. 5년 뒤 대선 승리를 위해 당당하고 깨끗하고 사랑받는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 '개혁적 보수'라는 구호는 너무 어정쩡하다. 소금이면서 동시에 설탕이라는 것이다. 서슬 시퍼런 군사독재에 앞장섰던 구 민정당 출신 정치인들과 그들과 맞서 사투를 벌였던 개혁정치인들 그리고 386세대정치인들이 뒤섞여 있는 '비빔밥 정당'이다. 민주화와 통일을 위해 싸우다 투옥되고 빨갱이로 몰렸던 정치인들이 그들을 투옥시킨 정치인들과 합세하여 개혁입법을 저지하고 현정부를 '붉은 정부'라고 몰아치는 모습은 참으로 혼란스럽다. 보수의 색깔을 분명히 하고 그 이념과 맞는 정치인들과 함께 하여야 한다. 그렇게 되면 물론 민주당 내에서도 건너 가야할 정치인도 적지 않을 것이고 또 그래야만 한다. 독재정권의 맥 끊어야 군사독재의 잔재를 과감히 청산해야 한다. 현재의 한나라당은 그간 합당과 당명변경의 과정을 거쳤으나 법적으로 그 뿌리와 주류는 분명 민정당이다. 민정당이 어떤 당인가. 권력의 원천이 국민에 있지 않고 군부에 있었던 군부독재정당이다. 군부정권의 퇴장과 함께 이미 소멸되었어야 할 정당이다. 태생적으로 또한 체질적으로 권위적이 고압적일 수밖에 없다. 긴말 필요 없이 당시의 신문기사만 검색해 보아도 그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물론 그렇게라도 하지 않았으면 대혼란이 왔을 것이라고 변명한다. 자기들만 옳고 애국자인가. 법적으로 그 뿌리가 민정당인 현재의 한나라당을 해체하고 민주적이고 국민으로부터 진정으로 사랑 받는 보수정당으로 다시 태어나라. 군부독재정권이 검은 정치자금으로 형성하여 물려준 연수원 등 각종 한나라당 소유 재산이 아까워서 재창당을 못한다면 부끄러운 굴레에서 영원히 벗어나지 못할 것이다. /남천현(우석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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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30 23:02

[새벽메아리] 그럴지라도 내 형제 내 이웃인 것을…

-북한 탐방기-아직 북한과 미수교 상태이라 중국에서 비자를 받기 위해 북경행 비행기에 오르니 만감이 교차됐다.이튿날 북경을 떠나 1시간 30분만에 평양 순안 비행장에 도착하니 규모며 간단한 절차를 거치는 것이 85년 북경과 너무 비슷했고 시내에 들어오는 편도 2차선 도로며 차량통행이 뜸한 것 조차 매우 비슷했다.우리 일행은 시내 중심가에 자리한 창광 거리에 있는 고려 호텔에 여장을 풀었다.첫 일정이 8일 10시 평양 시내에서 상당히 떨어져 있는 봉수교회(`88건립)에서 예배를 보는 일이었다. 200석이 거의 다 찼으나 난방이 되지 않아 추웠다(날씨 영하 14℃).생필품-전력난 심해예배 후 그 유명한 옥류관(일시에 만 명 식사 가능)에서 냉면을 먹었는데 정말 일품이었다. 평양은 메밀이 많이 생산되어 메밀 물냉면이 유명하고 함흥은 감자가 많이 나 감자가루가 들어간 회냉면이 유명하다고 하며, 모든 생활에서 정량적 사고를 하는 것이 인상적이어서 기본은 200g, 추가시 100g 단위였으며 300g은 고기가 들어간다.오후에는 굿네이버스가 젖염소 200마리를 지원한 강동군 구빈리에 들려 젖산균을 배양하여 요구르트를 생산하는 과정과 저장고를 확인하였다. 귀한 손님이 왔다고 대접하는 군고구마, 군밤, 대추 등은 우리의 전통 종자가 북한에 남아 있음을 확인케 하였다.청년 영웅 고속 도로(청소년들이 등짐으로 건설한 도로라 하여 붙여진 이름)를 타고 남포에 도착하였다. 남포에는 3층 아동병원이 12월 준공 예정으로 추진되어 왔으나 자재 운반에 어려움이 있어 이제야 괭이와 삽 등으로 기초공사를 하고 있었다. 어린이 변기와 심지어는 도배지까지 남한에서 보내주어 다 도착되어 있었다.북한에는 14개소 애육원(고아원)에 5000명이 보호 되고 있는데 요즈음은 4000여명으로 줄었다고 하였다. 집 짓는 동안 200명의 아이들이 우선 다른 곳에 보호되고 있다고 하였으나 만나지는 못하였다.다시 평양으로 돌아와 평양 제 2 인민병원(700베드)을 방문 아동병원을 시찰하였는데 날씨가 영하 14℃임에도 불구하고 그 곳 역시 난방이 되지 않고 있었으며, 1959년 건립한 병원이라 지붕을 슬레이트로 교체해 준 상태였고 어린이 병원 창문을 알루미늄 샷시에 유리까지 끼워줘 방한에 커다란 도움이 되고 있었다.민간 컨소시엄으로 내시경 검사기를 비롯 필수 장비들을 굿네이버스(한국)에서 지원하고 있음을 확인하였다. 또한 정성 제약을 방문하였는데 지금 북한에 약이 얼마나 필요한가를 절감하였다.교육시설로는 김성주(김일성 주석의 아명) 소학교를 방문하였는데 1948년 건립하였고 1956년부터 지대 명을 따라 대동문 인민학교 였으나 1997년부터는 소학교로 바뀌었다고 한다.평양의 교통 수단은 지하철, 전차, 연결버스(2대가 연결된), 2층 버스 등 다양하였다. 그러나 교통 체증이란 용어가 필요 없을 정도로 한산하고 교통 신호등은 있으나 전력을 아껴 쓰기 위하여 가동하지 않아 전부 수신호였다.도시간 이동은 버스로 하겠지만 보다 자주 보이는 것은 트럭에 가득 타고 오가는 모습이었다. 또한 저녁이면 가로등에 불이 켜지지 않을 정도로 전력난이 심각한 것 같았다. 주일이면 모든 교통 수단이 중단되고 특수 차량만 움직인다고 하였다.물론 엄연히 통치 철학이 다른 외국에 간 것인데 왜 외국이라는 느낌이 들지 않는 것일까?대북지원 계속되길 바라며우리는 흔히 미국 문제나 북한 문제에 있어 이분법적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반미냐? 우호냐? 북한을 돕자! 돕지 말자! 등. 그러나 사안에 따라 풀어가는 것이 현명하지 않을까 싶다.국가간의 문제는 정부에서 정책을 정하겠지만 최소한 인도주의적 지원은 민간 차원에서라도 계속 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코소보라든지 아프가니스탄 등의 난민은 거처와 기구와 옷과 마실 물에 이르기까지 그 지원이 엄청난 것이지만 북한에 대한 인도적 차원의 지원은 그들 난민에 비하면 십분의 일 정도의 비용이면 족하다는 어느 전문가의 말을 기억해 내면서 그래도 내 형제, 내 이웃이 아닌가 하고 생각해 본다.85년 당시 북경이나 아프리카에 갔을 때 한 끼 밥을 실컷 먹어 봤으면, 신발 한 번 신어 봤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란 말을 듣고 내 것이라도 낭비 하는 것은 인류 앞에 죄짓는 것이란 생각에 음식도 남기지 않으려 애쓰고 검소하게 살아 보리라 하고 노력해 왔지만 어느새 아스라히 잊고 살았던 것을 이번 출장 길의 충격으로 다시 깨닫는 계기가 되었다./김명숙(전북여성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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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23 23:02

[새벽메아리] 강원도의 힘

아무도 강원도를 농도라고 부르지 않는다. 어디 하나 농도라고 부를만한 구석이 없다. 농사에 불리한 낮은 기온, 산간오지, 경사지 밭 등등. 여기에다 군사보호구역, 개발제한지역, 보호림 등 갖가지 제약과 규제가 많다. 이 때문에 무슨 일을 시작하려고 하여도 걸리는 문제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영호남처럼 대통령이 나온 적도 없었다.그래서 강원도민은 우리 강원도가 영호남에 비해 개발이 늦다는 말을 자주해 왔다. 이런 강원도가 몇 년전 부터 무섭게 변하고 있다.이래도 전북을 농도라고 부른다 '94년 우루과이 라운드 타결 때만해도 강원도는 걱정이 태산 같았다. 농가소득은 전국에서 최하위 수준. 농산물 개방화에 따른 농가 피해액이 예상보다 컸기 때문이다. 이 때 전북의 농가 소득은 중상정도, 피해액은 쌀 관세화 10년 유예 덕분에 가장 적은 수준이었다.강원도가 변하는 모습이 나타나기 시작한 것은 민선 2기. 1998년 '농어촌건설운동'의 전개부터이다.70년대 펼쳐진 새마을운동같은 관제운동과는 달리 마을 주민이 주체가 되어 마을 발전계획을 만들어 과제를 선정하여 추진하는 운동이다. 말로만 상향식이 아닌 제대로된 자율적인 상향식 방식이다.도는 옆에서 지원만 한다. 천억원이나 되는 농어촌진흥기금에서 사업비를 주거나 저리융자로 지원을 한다. 농림사업에도 우선권을 부여하거나 농업경영컨설팅 등 인센티브를 부여하기도 한다.이 가운데 가장 큰 것은 우수마을 선정시 주는 사업비 5억원. 물론 이 돈은 마을 주민이 알아서 쓴다. 이제까지 15개 마을이 받았다. 자연스럽게 관광과 농업을 연계한 그린투어리즘으로 발전하였다.최근 '아름마을'사업을 벌이고 있는 행정자치부도, '녹색농촌체험시범마을'사업을 벌이고 있는 농림부도 강원도에서 한수 배웠다. 올해 농림부는 강원도가 처음 도입한 '밭농사 직불제'에서 또 한 수 배울 것이다.일이 잘되면 사람이 모이고 더욱 틀이 잡혀 가는 법이다. 강원도는 벌써 뉴라운드에 대비한 자치농정의 틀을 짰다. 시장성을 확보할 수 있는 '친환경농업'을 기반으로 하고, 이 기반위에 '관광농업'이 실현한다.그리고 청정지역 이미지 브랜드와 품질브랜드화를 통해 국내외 틈새시장 개척에 주력한다는 것이다. 이와 아울러 '새농어촌건설운동'을 통해 농업인의 자생력을 향상시킨다는 것이다.작년 통계를 보면 강원도의 호당 농가소득은 전북보다 높다. 지방자치제가 실시된 년도에 강원의 농가소득은 전북의 90%정도였다. 그러나 이제는 오히려 전북이 강원의 90%에 머무는 역전이 이루어진 것이다. 쌀생산량이 고작해야 김제, 익산 두 곳에서 생산한 것보다 적은 강원도가 전북을 누른 것이다.도대체 이런 강원도의 힘은 어디서 나온 것일까. 숲이 주는 특유의 느림과 부드러움인가. 옛날 선인들 말씀처럼 궁한 것이 통한 것일까.의존하기 보다는 스스로 힘으로지방자치제가 실시된 이래 지사가 어떤 생각을 갖느냐에 따라 그 지역이 잘 나가고 못 나가는 것이 결정된다. 강원도가 이처럼 힘을 발휘한 것은 스스로 살 길을 찾아 노력한 결과이다. 이러한 예는 경남 남해군, 전남 함평군에서 보인다.이제 우리 전북도 제대로 좀 했으면 좋겠다. 전북에 맞는 농정 틀도 세우고 중앙정부의 농업정책에 전적으로 의존하기 보다는 전북 농업이 살 길을 찾아 스스로 힘을 찾아냈으면 한다. 전라북도 힘을 발휘하도록 해주는 사람은 바로 전북도지사이다./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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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09 23:02

[새벽메아리] 예절한국의 건설을 염원하며

우리가 사는 세상에는 두 종류의 중요한 어구가 있다. 하나는 '나와 너'라는 말이요, 또 하나는 '나와 일'이라는 말이다. 달리 표현하면 나와 너는 대인관계를 뜻하고, 나와 일은 대물관계를 의미한다. 나와 너와 일, 이 세 단어처럼 우리의 삶에서 중요한 말은 없을 것이다. 산다는 것은 결국 나와 너와의 만남이요, 나와 일과의 관계다. 만남과 관계의 연속인생은 만남과 관계의 연속이다. 우리는 매일 부모 처자와 만나고 스승과 친구를 만나고, 선배와 동료와 후배를 만나고, 친척과 이웃과 많은 시민을 만난다. 세상에서 만남처럼 중요한 것은 없다. 이처럼 대인관계를 떠나서 인생은 존재할 수 없는 것이다. 우리가 일상에서 사람을 대하고 일을 수행할 때, 누구나 반드시 지켜야 할 다섯 가지의 행동 원칙이 있다. 첫째는 시간을 지키는 것이요, 둘째는 질서를 지키는 것, 셋째 약속을 지키는 것, 넷째 분수를 지키는 것, 그리고 다섯째는 예절을 지키는 것이다. 이것을 안병욱님은 인간생활의 '5수 원칙(五守原則)'이라고 하였는데, 이를 한 단어로 요약하면 예절에 귀결된다.인간이 다른 사람들과 모여 사회 공동생활을 할 때, 저마다 지켜야 할 행동질서와 사회적 규범을 일컬어 예라고 한다. 예절은 인간사회의 기본 질서이며 더불어 사는 삶의 중요한 실천윤리다.중국의 고전인 {예기}는 예를 일컬어 "身之幹也 國之幹也"라고 했다. 우리 몸의 척추처럼 중요하며 나라를 지탱하는 근간이라는 뜻이다. 예절을 지키지 않는 것이 무례요, 결여되면 결례요, 어긋나면 비례요, 잃어버리면 실례다. 이러한 행동은 남에게 불쾌감을 주고 주변으로부터 빈축을 사고 사람들로부터 손가락질을 받는다. 언제 어디서나 배척과 혐오의 대상이 되며, 그는 사회에서 설 땅을 잃어버린다.공자는 {논어}의 맨마지막인 [요왈]편에서 "不知禮면 無以立也라"고 천명했다. 예를 알지 못하면 그는 인간사회에 존립할 수 없다는 뜻으로, 이 말은 동서고금에 두루 통하는 사회생활의 중요한 진리다. 예절은 인간 평가의 중요한 기준의 하나다. 예절에 어긋나면 결코 남의 신뢰와 존경을 기대할 수 없는 법이다.사회생활 진리-평가 덕목국보 제1호인 남대문을 '숭례문(崇禮門)'이라고 명명한 것은 참으로 의미심장하다. 우리는 예절을 숭상하는 백성이 되어야 한다. 지구촌과 세계화 시대에 떳떳하고 당당하게 살아가려면, 그리하여 세계인의 신뢰와 존경을 받으려면, 광명정대한 정신을 바로 세워야 한다. 기원전 7세기 중국의 사상가 관중도 그의 저서 {관자}에서 국가를 유지하는 네 가지 중요한 원칙과 강령을 설파했다. 그 첫째로 예절을 들었고, 그밖에 정의청렴염치를 말했다. 어떠한 조직에서든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지켜야만, 건전한 단체로 도약 비상하는 꿈을 펼칠 수 있을 것이다.예절 한국의 건설 ― 이것은 우리 국민이 앞으로 힘써야 할 가장 중요한 정신적 과제다. 문화국민은 모름지기 예절을 지켜야 한다. 예절은 교양인의 덕목이자 지성인의 자질이며 문명인의 자랑스런 품격이다. /이용숙(전주교육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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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2.02 23:02

[새벽메아리] 이제는 가계부실인가

지금으로부터 5년전 우리나라는 사상 초유의 외환위기를 맞아 IMF관리체제로 들어갔다. 환율과 금리는 하루가 다르게 폭등하고 과도한 부채에 시달리던 기업들이 줄줄이 부도를 맞았으며 그로 인해 많은 근로자들이 길거리로 내몰리는 그야말로 한치 앞을 내다볼 수 없는 암울하고 참담한 상황이었다. 일반 국민들은 왜 그러한 고통을 당해야 하는지도 또한 그러한 상황이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채 하루하루를 불안하게 지내야 했다.기업부실이 초래한 외환위기잘 알다시피 97년 외환위기의 그 근본적인 원인은 기업부실에 있었다. 대마불사라는 말을 증명이라도 하듯 대기업을 중심으로 너나 없이 기업확장에 일로 매진하였다. 자연히 그에 필요한 자금을 은행으로부터 차입할 수밖에 없었으며, 은행은 국내 자본으로는 한계가 있어 외채를 그것도 불안한 단기외채를 차입하여 기업에 대출하였다. 기업들은 실속 없는 외형경쟁에만 치중한 나머지 기업의 채산성이 악화되고 이것이 누적되어 차입금 상환에 대한 의심을 받게 되었다. 금융에 관한 한 우리보다 더 철저하고 합리적인 외국금융기관이 이러한 상황을 가만히 보고 있을 리 만무했다. 즉각적으로 단기외채를 회수하기 시작했으며 이로 인해 외환보유고가 급격히 떨어져 외환위기 초래되었던 것이다. 적어도 이때는 일반국민 즉 가계는 억울한 피해자였다. 기업부실이 그 원인이었기 때문이다. 공교롭게도 대선과 맞물린 상황이 비슷한 5년후 지금은 어떠한가. 이제는 반대로 가계부실의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6월 말 현재 가계대출은 국내총생산(GDP)의 70% 수준인 370조380조원이며 연말까지는 꾸준히 증가하여 국내총생산의 73% 수준인 400조원을 훨씬 넘을 것으로 전망된다고 하는데 이는 소비천국인 미국과 동일한 수준이다. 가계대출 증가는 최근 몇 년 동안 전례 없는 급격한 속도로 진행되었다. 가계대출 증가가 반드시 부정적인 측면만 있는 것은 물론 아니다. 어떤 면에서 볼 때 최근 몇 년 세계경제 침체에 빠져 있는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독 우리 경제만 그럭저럭 괜찮았던 데에는 가계대출의 증가가 한 몫을 한 것도 사실이다. 문제는 과도한 가계대출로 인한 상환능력 상실이 가계부실로 이어져 또다시 경제위기를 초래할 수 도 있다는 것이다. 97년과 마찬가지로 금융기관은 국내 저축으로는 부족한 대출자금을 단기외채를 차입하여 공급하고 있다. 가계부실로 인한 금융위기가 감지되는 순간 외국금융기관은 가차없이 외채상환을 요구할 것이며 그렇게 되면 그것이 바로 제2의 외환위기가 되는 것이다.원론적으로 말해서 기업은 생산물의 공급자이자 생산요소의 수요자이며 가계는 생산물의 수요자이자 생산요소의 공급자이다. 가계는 생산요소 즉 노동과 자본을 기업에 공급하여 임금, 이자, 이윤 등의 소득을 얻어 생산물을 소비하고 남은 일부는 저축하여 기업에 자본을 공급해야 정상적이다. 그런데 생산요소인 자본이 생산요소의 수요자인 기업으로 들어가지 않고 생산요소의 공급원인 가계로 역류하고 있는 것이 작금의 현실이다. 물론 이렇게 된 데에는 기업의 부채비율의 감소와 정부의 저금리정책에도 원인이 있다. 빚 내서 소 잡아 먹는 우리가계는 자신이 벌이들인 소득의 한도 내에서 소비를 하고 그 나머지를 저축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한 가계가 은행으로부터 자금을 대출 받는다는 것은 자신의 소득이상으로 소비를 한다는 것이다. 물론 가계대출의 전부가 소비에 지출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의 형태를 갖추지 못한 자영업자는 사업자금으로 지출하고 그 외 사람들은 부동산 혹은 기타 투자자산에 지출하기도 한다. 그러나 많은 경우 뚜렷한 상환대책도 없는 무분별한 소비에 지출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빚내서 소 잡아먹는 격'이 되어 버린 것이다. 최근 시사주간지 타임지는 세계적인 수요 감소로 고민 중인 위스키 업계에 한국이 새로운 희망으로 떠올랐다고 보도했다. 젊은이들은 프라다 구찌 루이뷔통 등과 같은 소위 명품을 구매하는데 망설임이 없다. 새로 분양 받은 아파트의 멀쩡한 싱크대, 변기, 벽지, 장판 등 내장재를 다 뜯어내고 고급 내장재로 바꾸는 사람들이 아직도 많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망각을 쉽게 한다고 하지만 불과 5년전의 처참했던 상황을 너무도 쉽게 망각한 것은 아닌지./남천현(우석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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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25 23:02

[새벽메아리] 보육 정책은 국방 차원에서 다뤄져야

한 국가의 인구 구조상 가장 적절한 인구 구조는 출산율 1.5% 대라고 한다. 우리는 불과 몇 십년 안에 가족 계획 사업이 성공적으로 추진되어 이젠 브레이크를 밟아야 할 정도의 1.3% 대라고 한다.이유야 여러 가지가 있겠으나 여성들의 경제적 독립으로 인한 독신 주의, 만혼, 부부만 재미있게 살면 된다는 사고의 만연, 결혼 보다는 나의 인생이 중요하다는 생각, 일은 필수요 결혼은 선택이라는 젊은이들의 사고, 일과 가정을 병립하려면 필수적으로 치뤄야 하는 이중, 삼중고, 직장여성을 위한 사회 지원체제 미흡 등은 종족 보존 본능을 넘어서는 저출산 추세의 원인이 되고 있다.요즘은 가족 개념도 혈연 중심만이 아니고 입양가족, 동거가족(계약의 경우도), 확대가족(동거하지 않더라도 부양 책임의식을 느끼는 가족 : 고영복 교수) 심지어 독신 가족이라는 용어가 자연스럽게 사용될 정도로 다양해졌다.동남아의 경우 많은 나라가 가족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이유인즉 다민족으로 구성된 경우 자기 종족을 줄이지 않겠다는 生의 약속때문이라고 한다.저출산시대 도래해마다 아동 인구는 줄고 있다. 이대로 가면 저출산의 영향은 뻔하다. 아동인구 감소는 학생감소, 산업인력감소, 국가경쟁력 저하, 국방문제까지도 심각하게 고민해야 할 것이다.학교들은 문을 닫거나 축소 해야 하고 그 동안 쉽게 설립할 수 있는 이점을 이용, 줄줄이 설립했던 대학은 문을 닫거나 고도의 차별화가 아니면 살아남기 어렵게 된다. (올해부터는 대학 정원이 고교 졸업 정원 초과)취업전쟁도 머지않아 끝나게 될 것이며, 고령화와 맞물려 사회는 탄력을 잃어갈 것이다.이제는 한 가정에 1자녀 아니면 2자녀만 낳기 때문에 이 아이를 잘 양육하는 것은 가정을 일으키는 주역이요, 사회의 주역인 동시 그야말로 나라를 부강하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다.우리나라 0~5세 아동은 2000년에 4,274천명 2001년에 4,250천명 2002년 4,217천명으로 해마다 약 3만 명의 영유아가 줄고 있다.이중 취업모의 0~5세 아동은 2002년 2,366천명이며 가정에서 보육이 가능한 아동을 제외하고 보육이 필요한 영유아는 1,334천명이다. 약 56.4% (한국 행동과학 연구소의 보육요구 비율)이다.정부에서는 늘어나는 보육수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고 아동의 건전한 육성과 맞벌이 가정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지원을 돕고자 `95~`97 보육시설 확충 3개년 계획을 수립 1조 3천억을 투입하여 보육시설 15천개소에 63만명의 아동을 보육 및 교육하는 목표를 세우고 추진하였다.그 후로도 계속 확충과 질적 개선을 노력한 결과 `2001. 6. 현재 19,611개소에 713천명의 아동이 보육받고 있다.보육 국가경쟁력 키우는 일보육시설은 단순한 사고나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탁아의 개념이 아니라 보호에 결함이 있는 아동을 집에서 돌보듯이 보호하고 교육하는 곳이며 보호자의 경제적 사회적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하여 가정복지 증진에 기여함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우리나라의 보육사업은 1921년 서울에서 태화 기독교 사회관이 탁아프로그램을 개발함으로써 시작되었다. 그후 `61년 아동복지법이 제정 공포됨으로써 탁아 사업은 종래의 구빈 사업적 성격이 변화 발전 되었다.몇 번의 관련법 제정, 개정을 거쳐 `91. 1. 『영유아 보육법』을 제정, 공포한 후 보육사업 주관 부처를 보건복지부로 일원화하고 종전의 단순 탁아사업에서 보호와 교육을 통합한 보육 (Edu-care) 사업으로 확대, 발전하게 되었다.그 후 관련부처에서는 수시로 교육인적자원부는 조기 교육 차원에서 노동부에서는 경제활동 여성의 지원체제라는 점을 강조 주관부서 이동을 강력히 주장, 1년간 행정력 낭비가 1조원이라는 수치를 계수하기도 했다.선진국처럼 공보육이 상당한 수준에 올랐다면 어느 부처에서 다루어도 상관없겠으나 우리나라 수준 ( 7.2%) 에서는 복지부에서 다루는 것이 타당할 것이다.공보육 비율을 보면 일본의 경우 공보육이 58.5% 이며 유치원과 보육으로 이원체제이다. 호주의 경우 90% (연방정부 부담) 수준이며 종일보육센터 (Long Day Center), 가정보육 (Family Day Care Schemes), 학교밖 보육 (Outside of School Hours Care), 일시보육 서비스 (Occasion Care Service) 등 맞춤형 보육을 하고 있다. 스웨덴이 70%로 교육성에서 다루고 있다. (`70대부터 `97까지 복지부) 미국에 66% (가족책임강조), 프랑스가 89% 교육성으로 일원화하고 있다.이제 우리나라도 특단의 대책이 나와야 한다. 2002. 3. 복지부, 노동부, 여성부가 공동으로 보육사업 활성화 방안을 마련한 것은 잘 한 일이라고 본다.이제 지방화 시대에는 보육의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지원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보장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할 것이다. 이는 국가의 법개정에도 적극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기 때문이다.이제 보육은 국방과 같은 차원에서 정책을 다룰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 칼릴지브란의 말대로 내 아이가 아닌 우리 아이로 키울 때 행복한 가정, 건강한 사회, 경쟁력 있는 국가를 반석위에 세우게 될 것이다./김명숙(전북여성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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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18 23:02

[새벽메아리] 이런 아이들이 보고 싶다

이런 아이들이 보고 싶다. 맑고 밝은 눈망울과 훈훈한 가슴을 지닌 이런 아이들이 세상에 가득했으면 참 좋겠다.우리 아이가 컴퓨터보다 책을 가까이하고, 자연의 신비와 경이로움에 감탄할 줄 알았으면 싶다. 조급하게 종종거리는 대신 여유롭게 사색하고, 감성의 풍요로움을 누릴 수 있다면.'나'만 챙기지는 말고 일체만유의 생명을 함께 존중하면서, 사람 사이의 예절과 덕목을 소중하게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리고 땀흘려 일하는 노동의 가치를 알면서, 자신의 능력으로 성취한 결실을 자랑했으면 싶다.'정직'을 목숨처럼 간직하고서도 '용서'를 절대 미덕으로 삼았으면. 하고자 하는 일에 열정을 가지고 도전하며, 어떠한 시련 앞에서도 좌절하지 않는 굳건함이 넘칠 수 있다면. 타인에게는 한량없이 겸허하면서도 자기 스스로 긍지와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힘겹고 지친 아이들전세계에서 우리 아이들만큼 고생하는 아이들이 또 어디에 있을까. 어깨가 무겁고 힘에 겨워 지쳐 있는 아이들- 누구를 탓해야 할까. 우리 아이들에게서 희망을 찾기가 쉽지 않다.아주 어릴 적부터 영어 공부에 시달리고, 별별스런 과외 공부에 짓눌려 있다. 피아노웅변논술그림공부태권도외국어‥.이 나라 교육을 믿지 못하고 외국으로 떠나는 사람들, 죽기살기로 책만 읽히려는 어른들, 영어를 못하면 뒤쳐진다고 몰아세우는 부모들. 참으로 한심스런 작태들이다.또 있다. 고층 아파트 주변에서 '목에 열쇠를 매단 아이들'을 흔히 보게 된다. 부모가 맞벌이거나, 양친 모두 불가피한 사정이 있어서일 게다. 이 아이는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까, 누구랑 놀아야 할까, 아니면 숙제를 어떻게 할까를 모두 혼자서 판단하고 실행해야 한다.원로 교육자 정범모 선생은 '친자(親子)시간'이란 용어를 제안한 적이 있다. 부모와 자식이 함께 하는 시간이란다.그리고 친자시간의 양은 자녀의 바람직한 성장과 비례한다고 얘기한다. 참 당연한 지적이라 생각된다. 아이들을 너무 볶아도, 그렇다고 지나치게 방임해도 안 될 일이다. 아이를 믿고 기다리면서 사랑으로 보살펴야 하리라.몸으로 가르쳐야『탈무드』는입으로 가르칠 때는 반항하더니, 몸으로 가르치니까 좋아지네라고 타이르고 있다. 교학행일치(敎學行一致), 없는 설교는 공염불일 뿐이다. 공부하라고 책상 앞에만 주저앉힌다고 공부가 되던가.나는 머지않아 교단에 설 우리 대학교 예비교사들에게 거듭 당부하는 말이 있다. 교사 자신이 일기를 쓰지 않거든 아이들에게 일기 쓰기를 강요하지 말라고.또 교사는 책을 읽지 않으면서 학생들에게 독서 운운하지 말라고. 스스로 실천하지 않는 교육은 기운이 막히고 공허한 울림만 요란할 뿐이다.21세기는 흔히 지식기반사회라고 한다. 여기서 '지식'은 교과서적인 주입 반복 암기에 의한 수동적인 내용이 아니다. 격변하는 국제화 정보화 다양화 사회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창의적 사고를 의미한다.이 글의 서두에서 열거한 우리 아이들은 오늘의 청소년과 어른들도 모두 포괄한다.어른들이 앞장서서 솔선수범하자. 입으로만 외치지 말고 실천궁행하자. 그래서 우리 모두 맑고 밝은 눈망울과 훈훈한 가슴을 지닌 희망의 새싹을 가꾸어 나가자./이용숙(전주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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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11 23:02

[새벽메아리] 내일이면 더욱 달라집니다

지난 29일 전주시는 '민선3기 전주발전 4개년 실행계획'을 내놓았다. 현재 60만명에 이르고 있는 인구를 100만명으로 끌어올려 광역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진다고 한다.여기에 드는 돈은 약 5조원. 국내의 대기업은 물론 중견기업을 적극적으로 유치해 일자리를 창출하는 데 최대의 역점을 두고 있다.전주시의 광역화는 95년 광역시 승격 실패이후에도 계속해서 추진해온 발전의 기본 방향이다.인구 100만의 광역도시전주가 광역시가 되면 여러모로 좋은 점도 많다. 시는 도의 간섭없이 독자적으로 계획을 만들고 이를 집행할 수 있고, 그 간 도에서 거두었던 취득세도 전주시 것이 된다.더욱이 전주시는 중앙정부의 지원도 많아져 돈이 있다고 큰 소리도 칠 수 있다. 뿐만이 아니다.시청, 교육청, 경찰청, 선관위 등은 격상되어 기구도 늘고 자리도 는다. 낙도에 가지도 않고 평생 전주시내에서만 근무할 수 있다.집적이익이라는 것도 있다. 공공시설 등을 한 곳에 모을 수 있기 때문에 비용이 절약된다. 이 점을 들어 광역시추진론자들은 앞으로 전북이 발전하려면 전주시가 맏형 노릇을 톡톡히 해야된다고 주장한다.그 동안 전북이 발전하지 못한 것은 공항은 군산, 철도는 익산, 행정은 전주에 흩어져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북은 광주권이나 대전권의 영향아래 놓여 제대로 발전할 수 없었다는 것이다.따라서 전북이 발전하려면 공항과 철도를 전주 부근에 만들어 전주시가 익산, 군산을 하나의 도심체로 묶어 중심도시로서 핵심적인 기능을 담당하여야 한다는 이야기이다.이집적이익 때문에 전주의 많은 사람은 전주의 광역화 다지기를 매우 긍정적인 눈으로 바라본다.나는 울산시와 광역시(그 당시에는 직할시)승격문제로 경쟁할 때부터 전주의 광역화에 대해 반대해 왔다. 왜냐하면 광역화는 경제학에서 말하는 규모이익과 행정구역의 확대를 혼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나는 시민이 일상생활을 거주지 주변에서 하기를 원한다고 생각하고있다.출근시간이 30분이상 걸리지 않고 걸어서 동사무소를 갔다올 수 있게하는 생활권의 협익화, 협역행정이 진실로 시민이 원하는 도시상이라고 믿고 있다.그리고 공항이나 고속철도는 전주나 전북의 잉여를 서울로 신속하게 누출시키는 파이프라인이라고.전북에 100만의 전주광역시를 떼어 놓으면 전북의 지역문제는 얼마나 심각한 가. 전주없는 전북의 도세는 얼마나 위축이 될까.전주는 항상 산업화과정에서의 소외 때문에 60년대 7등에서 13등으로 떨어졌다고 말하고 있지만, 이제는 오히려 전주시가 전북에 대해서 그 역할을 자임하고 있는 것이다.나는 전주시와 자매결연도시인 가나자와시에서 전주가 나아가야할 해법을 배운다. 가나자와시는 인구가 45만이 채 안되는 이시가와현의 현청(우리는 도청)소재지이다. 우리에게는 윤봉길의사의 사형집행장소로 알려져 있는 곳이기도 하다.가나자와시에서 배워야 할 것가나자와시의 성공비결은 지역사업의 내적산업연관적 발전이다.가나자와는 금속, 인쇄,섬유, 봉재 등 오랜 전통을 자랑하는 중소기업과 기술을 중심으로 발전시키면서 염색업, 금융산업, 기계 등 관련산업을 육성시켰다.그 결과 많은 회사가 본사 간판을 달고 금융기능, 도매기능 등 본사관련 기능산업도 집적되었다.이로 인해 전통문화, 자연을 중시하는 의식도 높아져 문화도시로 성장 발전해 '공업도시''산업도시' 그리고 '문화도시'로 된 것이다.60년대 철강, 섬유화학 등 외래기업을 유치하여 신산업도시 건설의 우등생으로 성장한 오이타시가 소득수준이 낮은 외래기업의 '공장도시'로 되어버린 것과 아주 대조적이다.나는 다들 뭐라해도 전주의 발전이 '간 것도 지옥, 남은 것도 지옥'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도록 최대한 보다도 적정화의 방향으로 가기를 바라는 것이다../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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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1.04 23:02

[새벽메아리] 조기 해외 유학

해외 유학 바람이 심상치 않다. 올 상반기 해외 유학 비용 송금액은 6억3천5백50만달러로 작년 상반기의 3억9천1백30만달러에 비해 62.2% 증가했다. 하반기에도 증가세는 멈추지 않을 것이어서 해외 유학 비용 송금액은 사상 최대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외국인들의 국내 유학 비용 입금액은 9백50만달러로서 해외 송금액의 1.36%에 불과해 이른바 교육수지는 엄청난 적자를 이루고 있는 셈이다. 대외수지 문제에 있어 관광수지적자가 언제나 따가운 눈총을 받고 있지만 조상들이 물려준 문화유산이 워낙 경쟁력이 없어 어쩔 수 없다고 한다면 더 이상 나무랄 수 없다.해마다 기하급수적 증가세조기 해외 유학의 문제는 더더욱 예사롭지 않다. 초중고 해외유학생이 99년 1839명에서 2000년 4397명으로 그리고 지난해에는 7944명으로 매년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 강남의 초등학교에서는 방학이 끝나면 주인 잃은 책상이 한 반에 한 두개씩 나온다고 한다. 좀 심하게 말해서 '교육대탈출'이 일어나고 있다.온 가족이 함께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가 새로운 인생을 개척하려는 교육 이민이라면, 땅덩어리 좁은 한국적 상황에서 어떤 측면에서는 권장할 만한 일이라 하겠다. 그러나 대부분의 경우 아버지는 한국에 남아 돈을 벌어 송금하고 어머니가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거나 혹은 어린 나이에 아이들 혼자 떠나는 것이다. 혼자 떠나는 경우 대개 기숙사에 머물거나 아니면 전문적으로 돌봐주는 집에서 하숙을 한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최근 법이 개정되어 유학생 보호자의 체류 허용 기간이 짧아져 어머니 마저 귀국하는 사태가 발생하고 있다. 경제적 여유가 있는 집에서는 계속 체류하기 위해 대학 또는 대학원에 진학하는 편법을 사용하기도 한다. 물론 공부에는 전혀 관심 없다. 감수성이 한참 예민한 어린 나이에 부모와 떨어져 교육을 받아야 한다는 것이 그렇게 바람직한 일은 아닐 것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지 않는가. 가정에서 부모와 형제의 사랑 속에 인격이 형성되어야 할 시점에 언어, 문화, 제도가 전혀 다른 이국에서 외롭게 홀로 성장한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천만한 일인가. 필자의 주변에도 '기러기 아빠'가 더러 있지만 속된 말로 뼈빠지게 돈 벌어서 송금하는데도 그곳에서의 생활은 항상 허덕인다는 불평을 듣는다고 한다. 사랑하는 아내 그리고 자식들과 생이별을 하고 싸늘한 원룸에서 궁상을 떨며 그 고생을 하면서도 결국 가족한테는 돈도 넉넉히 보내주지 못한다는 원망만 듣는다. 도대체 무엇을 얻기 위해 막대한 희생과 위험을 감수하는 것일까. 그리고 궁극적으로 과연 그들은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을까. 해외 조기 유학의 최종 목적은 유학 국가에서 좋은 직장을 얻어 정착하거나 아니면 귀국하여 좋은 직장을 얻는 것이다. 조기 해외 유학을 떠나는 이들 모두가 이러한 목적을 달성하고 있는 것일까. 몇몇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반드시 그렇지가 못하다. 아닌 말로 안에서 새는 바가지 밖에서는 안 새나. 우선 부모의 세심한 보살핌이 없는 어려운 유학 환경에서 우수한 성적으로 학업을 마친다는 것 자체가 그리 용이한 일이 아니다. 설령 어렵게 성공한다 하더라도 그 나라의 상류사회에 진입한다는 것은 단순히 공부만 잘한다고 해결되는 것이 아닌 또 다른 장벽을 넘어야 하는 일이다. 예컨대 아무리 좋은 비즈니스 스쿨을 졸업한다 하더라도 한국인 유학생이 뉴욕의 월가에 진출한다는 것은 이만 저만 힘든 일이 아니다. 결국 그만그만한 직장을 얻는데 만족하거나 아니면 조그만 수퍼마켓 혹은 세탁소같은 자기 사업을 하는 것이 고작이다. 교육은 학교에서만 안 이뤄져귀국해서 좋은 직장을 얻는 일은 용이한가. 그도 그렇지 않다. 아무리 한국기업이 세계화하고 글로벌 스탠다드화 한다고 하지만 한국기업은 한국기업대로 고유의 기업문화가 있다. 한국에서 대학을 마치고 해외 유학으로 석사 혹은 박사학위를 취득한 경우와 조기 유학을 한 경우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전자는 한국의 문화와 정서를 기본 바탕으로 필요한 일부 능력을 유학으로 채우는 것이다. 한국기업에서 후자가 경쟁력이 있을 리 만무하고 또한 현실이 그렇다. 한국의 교육환경이 매우 불만족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앞뒤 재지 않고 어린 나이에 무작정 해외로 보내는 것이 해결책은 아니다./남천현(우석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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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8 23:02

[새벽메아리] 축복된 노년의 삶을 위하여

몇 년 전 복지부 재직시에 있었던 일이다. 서울 S구에 노인 요양 시설 설치비를 배정 했는데 5년 만엔가 노인 복지관 설치비로 전용 되었다. 이유인 즉 노인 관련 시설은 안된다는 것이었다. 아마도 땅값이 떨어지고 집값이 떨어진다고 생각한 것은 아니었을까? 하지만, 이제 우리 나라도 노령화 사회에 진입(인구대비 7.3%)하면서 노인 문제에 대해 신중히 생각해볼 때가 되었다. 2020년이면 14%를 넘어 고령 사회가 온다. 선진 유럽은 인구 7%대에서 14%가 되는 기간이 약 100년이 걸렸고 일본이 26년이 걸렸지만, 우리는 겨우 20년 만에 고령 사회가 되는 것이다. 이는 준비 기간이 너무 짧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구나 우리 나라는 국가 경제 개발 계획 중 사회 문제나 복지 문제가 국가 계획에 통합된 것이 `87년 제 6차 경제 개발 계획 때부터 였다. 경제팀이 나라 발전을 주도한 때인 만큼 아마도 경제가 우선한다는 시각에서 그랬을 것이다. 고령 사회가 되면 몇 가지 예측이 가능하다. 첫째 수도권 보다 지방이 노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리라는 것, 둘째 농어촌은 경로당화 될 것이고 셋째 젊은이가 없으니 아이가 없을 것이며 넷째 아이들이 줄면 폐교가 늘어날 것이다. 다섯째 노동시장은 고연령화가 되어 활력을 잃을 수 있다. 여섯째 전통 가족 제도만을 고집하거나 자녀에게 노후를 기대한다는 것도 어렵게 된다. 이외에도 예측 가능한 일들이 많을 것이다. 노인 복지 대책은 복지쪽만이 아니라 교육, 경제, 문화 등 종합적인 대응이 나와야 한다. 노인쪽에서 보면 가장 심각한 것이 소득 문제고 (50%정도가 월 20만원 미만으로 생활) 그 다음이 건강이다. 소득이 있고 건강하다 해도 여가를 즐기거나 노동의 욕구를 채울 수 있는 곳이 드물다. 정부에서는 `99 노인 복지법 전문을 개정하여 경로 연금(60만명에게 월 5만원씩)을 지급하고 노인 의료를 체계화하는 한편 경로 효친 사상을 높이고자 5월 8일 어버이날과 함께 10월 2일을 노인의 날(세계 노인의 날은 10월 1일이나 우리 나라는 국군의 날을 감안한 것임)로 정하여 노인을 위해 애쓴 개인이나 단체들에게 포상을 해 오고 있다. 그 외에도 철도, 선박, 비행기(국내)요금을 할인해 드리고 지하철 무료 승차 등이 이루어 지고 있으나 만족스럽지 못한 상태다. 미국 아리조나주의 선샤인 씨티(Sunshine City)는 거대한 노인 타운으로 은행, 경찰임무, 백화점 등이 노인 스스로의 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호주의 경우도 같은 울타리 내에 건강한 노인 아파트, 건강이 약화될 때 옮기는 요양 시설, 치매 시설, 가족이 머무르는 아파트(15일까지 가능) 등이 함께 있다. 이러한 노인 타운 근처엔 외로운 노인들이 이주해와 더 큰 도시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백화점 은행 등 편의 시설들이 들어서 있다. 물론, 담세율이 60% 정도 되는 선진국과 담세율이 20% 정도 되는 우리로서 평면적 비교는 할 수 없을 것이다. 정부는 퇴직자 관리를 효율적으로 하는 방안을 강구하여 젊은 인재만을 발굴하거나 연령으로만 정년을 정하지 말고 분야에 따라 자연스럽게 퇴직 시키며, 노령화가 급속히 진전되는 지방의 노동 구조를 어떻게 해야할 것인지 노인 산업 육성은 어떻게 할 것인지, 노인들의 주거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등 노인 관련 대책을 미리 준비하지 않으면 어려움이 더욱 누적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노인들은 권리만 요구할 것이 아니고 스스로 건강을 잘 관리해서 지역 사회에 봉사도 하고 건강한 노인이 힘없는 노인들을 위해서 도와 주고 젊은이들을 위한 선생님이 되어 줄 수도 있을 것이다. 자식은 한 사회인으로 출발할 수 있을 정도로 도와주고 젊은 날부터 노년을 준비하는 것이 자기 자신은 물론 훗날 자식에게 짐이 되지 않는다는 것을 깨닫는 것이 현명한 길이 아닐까 싶다. 효자는 따로 있는 것이 아니고 부모가 만든 다는 말도 되새겨 볼만 하다. 요절하지 않는 한 나도 언젠가 노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고 나 자신의 노후를 미리 예비해야 할 것이다. 건강하게 늙는다는 것은 하늘이 준 축복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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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21 23:02

[새벽메아리] 전북쌀, 그래도 희망은 있다

올해는 흉년이다. 도에 의하면 올해 쌀 생산량은 지난해 보다 10%가량 감소할 것이라고 한다. 불과 몇 년까지만해도 다들 쌀이 모자라는 것을 걱정했다. 이제 오히려 쌀이 남아 도는 것을 걱정해야 하니 정말 격세지감이다. 점심시간때마다 도시락혼식검사를 받았던 세대는 더더욱 그렇다. 분명 쌀이 남는다는 것은 쌀이 없다는 것보다는 나을런지 모른다. 그러나 농민들은 결코 그렇지 못하다. 특히 일조량 부족과 태풍피해로 쌀품질이 예년같지 않아 농민의 걱정은 이만 저만이 아니다. 여기에다 2005년이후 쌀이 개방될 것을 생각하면 걱정이 앞선다.제값도 못받는 전북쌀 전북쌀이 제값도 못받는 것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전북쌀은 농협 하나로 클럽 양재점에서 항상 가장 낮은 가격이다. 서울의 유명백화점에서도 이름값을 한다는 전북쌀이 경기쌀에 비해 저가로 팔린다. 일산같은 신도시 대형할인점에는 아예 전북쌀은 한 종류도 진열조차 하지 않는 실정이다.이들 두고 다들 전북쌀이 푸대접받고 있다고 말한다. 유통과정에서 질좋은 쌀은 경기미로 바뀌고 질 나쁜 쌀은 호남미로 유통되었기 때문에 이미지가 나빠졌다고 말한다. 전라도라는 그릇된 역사 인식에서 비롯되었다고 주장하는 사람까지 있다.전북에서는 10여년전부터 전북쌀 제값받기운동을 시작하였다. 전북은 'EQ-2000' (올해 부터는 EQ-온고을)쌀이라는 도브랜드를 만들어 TV에서 홍보하기도 하고 서울 양재동 하나로클럽, 전주로 오는 귀성객을 대상으로 판매행사를 하기도 하였다.시군 자치단체 ,미곡종합처리장 등에서도 자체브랜드를 개발하여 전북 쌀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노력을 해왔다. '고창황토쌀' '장수메뚜기쌀' '지평선쌀' '동학농민쌀' '새만금쌀' '남원춘향골쌀' . 개인이 만든 것까지 합쳐서 무려 전북쌀 브랜드는 200개정도. 각 시군으로 따지면 평균 14개정도의 브랜드를 가지고 있는 셈이다.그러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북쌀 푸대접은 갈수록 심해져 가고 있다. 다른 지역 쌀과의 가격격차는 커져만 가고 있다. 최고의 품질만이 살아남는다'는 법칙이 쌀 시장에도 예외없이 적용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 처음으로 품질인증을 받아 최고가를 누리던 부안의 개화미가 품질관리의 소홀로 중저가로 된 것은 소비자의 기호를 충족시킬수 있는 냉엄한 경제원리를 거슬렸기 때문이다. 오늘날 전북쌀문제는 쌀이 가진 본래적 가치에 대한 제값을 못하여 생기는 문제인 것이다.현재 농협유통 하나로 클럽 양재점에서 가장 비싼 가격으로 팔리고 있는 것은 전남 해남의 옥천농협에서 생산하는 쌀(유기재배가 아닌 일반재배쌀)이다. 본래 적자이던 옥천농협은 주도면밀한 마케팅전략을 세워 이천쌀보다 더 좋은 가격을 받고 있는 것이다.경기미가 아닌 호남미이다는 사실이 얼마나 아이러니컬한가. 바로 쌀문제는 호남미가 아니라 전북에 사는 사람의 문제라는 이야기이다.나는 순창군 동계농협에서 이같은 희망을 본다. 동계농협에서는 매실을 입힌 '초롱매실미'를 개발하고 철저한 품질관리를 통해 시장에 내놓는다. 일반쌀보다 반 값정도 비싸지만 작년 250억원의 쌀을 팔았다. 산지간의 경쟁에서 논보다도 산이 많은 지역쌀이 이긴 것이다.팔 물건에서 팔 수 있는 상품으로전북에서 쌀의 중요성은 남다르다. 생산량으로는 전남, 충남에 이어 세 번째이지만 농가호당 소득의 60%이상이 쌀에서 나올 정도로 지역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가장 크다. 10%만 전북쌀 값을 높게 받을 수 있다면 전북에서는 1천억 정도를 더 벌어 드릴 수 있다.이제 쌀은 시장개방으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고 있다. 최근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쌀시장을 개방(관세화)할 경우, 5년후 쌀소득이 절반이하로 줄어 들 것이라고 한다. 쌀 수매도 어렵고, WTO에서 허용하는 최고관세를 매긴다해도 가격면에서 경쟁하기 힘들다.이 경쟁에서 이기는 유일한 길은 쌀이라는 본래의 가치에다 소비자의 신뢰를 넣어 팔 수 있는 상품을 만드는 길뿐이다./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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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14 23:02

[새벽메아리] 한글날에 앞서

해마다 한글날이 다가오면 한글학자 정인승 선생님이 생각난다. 선생께서는 우리 고장 장수에서 태어나셨는데, 대학원 시절 '국어학 특강'강좌를 모실 행운을 누린 적이 있었다. 댁으로 찾아뵐 대는 언제나 작은 밥상 앞에 앉아 무언가를 집필하셨고, 호떡만한 돋보기를 왼손에 들고 원고지 칸을 메우고 계셨다.한번은 세종대왕과 훈민정음을 얘기하시다가 벌떡 일어나 대왕초상을 향해 국궁4배를 올리며, 수강생들에게 함께 절을 올리라고 명하시기도 했다. 그리고서 평소 잠자리에 들었다가도 세종과 훈민정음을 생각하면, 의관을 정제하고 감사의 인사를 드린다는 말씀을 들려 주셨다.[우리 역사에 세종같은 성군이 없었다면, 설령 있었다 해도 그 숱한 치적 중에 정음 창제가 없었더라면]―이런 가상을 하면, 그 성스러운 은혜를 주체할 수 없기 때문이라 하셨다. 80고령 노학자의 학문과 한글사랑을 지금도 잊을 수 없다.민족민족어민족혼한 겨레는 한 핏줄을 나눈 언어 공동체이다. '언령(言靈)'이라는 단어가 있다. 우리가 쓰는 말에는 영혼이 깃들어 있다는 의미다. {구약}에도 태초에 말씀이 있었다고 시작하고 있지않은가?. 또한 언어는 '존재의 집'이라는 하이데거의 정의는 너무도 유명하다.말의 고어는 ' '인데 이 단어는 ' '에서 파생한 '얼'과 상통하는 어휘다. 곧 언어는 영혼과 밀접하게 연관되어서, 서로 고양시키기도 하고 때로는 타락시키기도 한다.건전한 영혼을 지닌 사람의 말은 고아하고, 저속한 생각에 젖은 사람의 말은 불량하기 마련이다. 또한 순화된 아름다운 말을 쓰면 그의 영혼도 정화되고, 포악한 비속어를 남용하면 영혼마저 거칠어진다.지나친 외래어를 함부로 쓰는 사람의 경우, 그의 의식은 많은 영역에서 그가 사용하는 나라에 대한 선망으로 표출된다. 아름답고 고운 우리말을 사랑할 때, 바르고 자랑스런 한국인으로 세계 속에 우뚝 서리라.철수대신 토마스가 넘치는 나라오늘 이 땅에 세종대왕이 다시 온다면, 그리하여 우리말의 실상을 본다면 어떤 실정일까. 외래어의 무분별한 남용, 어법의 무절제한 파괴, 비속어의 거침없는 횡포‥.영어 발음을 유창하게 구사하기 위하여 어린아이의 혀 어느 부분을 수술한다는 텔레비전 보도를 보면서 경악을 금할 수 없었다. 또 아이의 이름도 토마스나 제니, 프랭크 같은 외국인 호칭으로 바꾸어 부른다는 소리를 듣고 가슴이 철렁했다.아무리 생각을 뒤집고 비틀어도 도저히 이해할 수가 없는, 아니 이해해서도 안되는 일이 아닐까? 이런 사고의 사람들이라면, 할 수만 있다면 눈코입귀온몸을 서양인으로 바꾸고 싶을지도 모를 일이다.우리 문화와 우리의 전통, 그리고 우리말과 우리 겨레의 얼에 대한 긍지와 자부심이 그렇게도 결여된 사람이 어떻게 이 땅에서 숨쉬며 살고 있는지가 의심스럽다. 금수강산 아름다운 이 나라에 부스럼같은 그런 사람과 함께 발붙이고 산다는 건 부스럼딱지처럼 불쾌하다.556돌 한글날을 맞으며, 우리의 혼에 대해서 깊이 성찰해 보았으면 싶다. 진정한 나라 사랑은 겨레말 사랑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세종 임금의 위업에 새삼 감읍하면서, 한글 사랑의 외곬 삶을 누리신 정인승 선생님이 그립다./이용숙(전주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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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10.08 23:02

[새벽메아리] 보수는 당당해야 한다

미국의 공화당, 영국의 보수당, 독일의 기민당, 일본의 자민당, 기타 서방 국가들의 보수정당들. 이들의 공통적인 특징은 새로운 제도와 규범을 만들기보다는 기존에 설정된 제도와 규범을 그들 스스로가 준수함은 물론 국민들에 대해서도 그러한 요구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국민에게 기존의 제도와 규범 준수를 요구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들이 당당해야 한다. 너무도 당당한 나머지 때로는 오만하기까지 여겨질 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보수는 언제나 당당해야 한다.당대 모범생이요 엘리트 집단한 국가의 보수는 그 시대의 제도와 규범을 충실히 이행했거나 혹은 그러한 선대의 후손이라는 대가로 기득권을 보장받고 있다. 안정된 국가와 사회를 유지하는 데에는 이러한 보수의 역할이 매우 중요하다.당당하지 못한 보수가 무리하게 영향력을 행사할 때 국민은 새로운 규범과 제도를 요구하며 개혁세력을 찾게 된다.보수가 당당하지 못할 때는 두 가지가 있다. 기득권의 형성과정이 정당하지 못했거나 혹은 기득권의 형성과정이 정당했다 하더라도 오랜 세습으로 자정능력을 상실했을 때이다. 다른 사람을 해쳐가면서 부를 쌓거나 권력을 취득하면 기득권을 인정받기 어렵다.오래 고인 물이 썩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듯 부와 권력의 오랜 세습은 진입장벽을 높고 두텁게 쌓으면서 사회시스템의 효율성을 급격히 저하시킨다. 어찌 되었던 보수는 그 시대의 모범생이요 엘리트이다.이런 의미에서 볼 때 요즘 다시 거론되고 있는 소위 친일파는 일제강점기의 모범생이고 엘리트였다.일제강점기의 경찰, 군인, 검찰, 관료, 문인, 언론인, 예술인. 다들 능력이 출중하고 주어진 역할에 충실하다 보니 '본의 아니게' 당시로서는 반체제범인 독립군을 토벌하고 체포하고 고문해야 했으며, 정신대 학병 징용을 나가라고 글도 쓰고 노래도 작곡하면서 앞장서야 했다.비꼬듯 이야기하자면 그들에게는 성실하고 유능했던 죄밖에 없었다. 굳이 죄가 있다면 애초부터 그런 규범과 제도가 나오도록 이 나라를 내 준 구한말 무능했던 선조들에게 있을 것이다.일제강점기의 보수들은 미군정을 거쳐 신생 대한민국의 보수로 순조롭게 이행되었다. 이들은 겉으로는 일본의 침탈을 나무라면서도 침탈과정에 참여 내지 협조한 친일파의 척결에 대해서는 아예 관심조차 없었으며 오히려 조직적으로 가로막았다.일제강점기 36년동안 많은 한국인들이 참을 수 없는 고통을 당했음이 분명한데도 친일파는 없었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다시 말해 고통을 받은 사람은 있는데 고통을 준 사람은 없다는 것이다.일제강점기는 비록 일부의 고통은 있었으나 전체적으로는 우리민족의 발전에 도움을 주었다고 주장하던가, 또는 우리민족은 나찌 협조자를 철저하게 척결한 프랑스 국민과는 달리 자존심도 없는 열등 민족이라고 주장한다면 차라리 그 솔직함에 대해서는 제대로 평가해 줄 수 있다.필자가 일본인이라도 일본 교과서 왜곡을 운운하는 한국의 보수에 대해서는 실소를 금할 수 없을 것 같다. 친일파 하나 없을 정도로 36년 동안 잘 살게 해 주었는데 이제 와서 무슨 교과서가 왜곡되었다고 억지를 부리는가.기지개켜도록 원죄 풀어줘야일제강점기의 보수는 이렇듯 부끄럽게 쌓은 기득권과 그로 인한 원죄를 후대의 보수에게 유산으로 넘겨주고 거의 다 이 세상을 떠났다. 그 보수의 후손은 여전히 현재의 보수에 두툼하게 자리잡고 있는 한편 그들이 둘러놓은 제도와 규범 속에서 새롭게 진입한 보수도 있다.이들 모두가 한국 보수의 원죄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어 언제나 당당하지 못하다. 백번 선행을 했어도 한번 절도를 하면 그는 이미 절도자이며, 절도행위에 대해서는 처벌을 받아야 한다. 백번의 선행은 처벌과정에서 단지 정상 참작이 될 뿐이다.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처벌하자는 것도 아니다. 단지 사실은 사실대로 깨끗이 인정하고 이제 그만 훌훌 털어 버리자는 것이다. 이제까지 한국의 보수에게 씌워진 원죄를 속시원하게 털어 주어 그들도 서방 국가들의 보수와 같이 당당하게 행동할 수 있도록 해주자. /남천현(우석대 회계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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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30 23:02

[새벽메아리] 아름다운 유산

매년 여의도 만한 면적의 국토가 묘지로 잠식되고 있으며, 연간 20여만기의 묘지는 전국토의 1%에 달하고 있어, 현행의 장묘 관행이 지속 된다면 전국적으로는 10년 이내에, 전북도의 경우는 15년 이내에 집단 묘지의 공급이 한계에 이를 것으로 전망 되고 있다.전국의 화장장은 45개소(2001.12.31)로 모두 공설로 운영되고 있으며, 연간 처리 능력은 156천구이다. 화장율은 2000년 33.7%로 `91년부터 `94년까지는 매년 1%씩 증가 하였으나 `95년에 2% 증가 하였고 그 후부터 연 3~4%의 증가 추세에 있다.부산이 55.8%로 가장 높고, 울산이 48.7%, 서울이 46.5%이며 제주도가 2%로 가장 낮고, 그 다음이 전남 14.6%, 전북이 18.5%로 낮은 편이다. 일본 97%, 영국 68%, 스위스 67%, 태국 90%, 인도 99%, 네덜란드 98%에 비하면 아직도 낮은 수준이다.火葬문화 꾸준한 증가추세우리 나라의 장묘 제도는 1912년 6월 『묘지, 화장장, 매장 및 화장 취제 규칙』이 그 효시였다. 그 내용은 공공단체(읍면)에서 설치한 공동 묘지에 매장 토록 규정하고 기타 묘지 설치를 금하는 내용이었다. 그 후 1919년 동 규칙을 개정 가족 공동 묘지를 3000평 한도로 설치토록 하는 것이었다.1961.12.5.『매장 및 묘지 등에 관한 법률』이 제정됨으로써 대한민국 정부 수립 후 제대로 된 장묘 관련 제도가 마련 된 것이었다.시행령은 8년 후 제정되었고 시행 규칙은 `81년에야 제정 되었다. 장묘 제도가 종교, 관습, 문화 등과 깊이 관련되어 있어 제도적 장치만으로는 실효를 거두기 어렵고 물리적인 지도 단속만으로는 해결 하기가 얼마나 어려운가를 보여준다 하겠다.1993년 복지부는 훈령으로 묘지 면적의 축소, 묘지 사용기간 계약제, 납골제 보급 확대 등 권장 기준을 마련하여 운영해 오면서 끊임없이 계몽과 공청회 개최, 담당 공무원들의 선진지 견학 등을 실시하여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 되었다고 판단 2001.1.13. 『장사 등에 관한 법률』로 명칭도 바꾸어 개정 되었다. 개인 묘지 면적은 24평에서 9평 이하로, 집단 묘지는 9평에서 3평 이하로 합장할 경우 4.5평 이하를 허락 하고 있다.묘지 사용 기간은 영구적이었던 것을 60년까지 제한 하고 있다(15년을 기본 기간으로 15년씩 3회 연장 가능토록 함). 화장률을 높이기 위하여 화장장의 공원화 및 현대화를 국가가 적극 지원하는 정책을 펴고 있다. 또한 납골제를 지방 자치 단체가 의무적으로 설치토록 하였다. 서울의 경우는 시민의 경우 무료로 하고 타지인의 경우도 지극히 낮은 사용료를 받고 있다.스페인의 경우 화장 후 1년 정도 지나서 들에 뿌린다. 매장은 공장묘(共葬墓) 인 아파트식 묘지로 주변 환경을 잘 정리한 사자(死者)들의 아파트(4층)촌이 형성 되어 있다.또 가족 묘지도 맨처음 매장할 때 깊이 파서 사망 순서대로 매장하게 되며 관뚜껑에 순서대로 출생일과 사망일, 좋아하는 성경 구절이 기록된다. 홍콩은 매장 6년 후 납골당에 안치토록 하고 있다. 스웨덴도 화장 후 1년 정도 지나서 들에 뿌린다.우리도 국토 이용의 효율화와 국민의 위생 관리를 위하여 화장률을 높이고 납골제를 권장하되 국가나 지방 자치 단체가 적극 지원 하여야 할 것이며, 장례식의 경우도 장례식장의 원스톱 서비스(One Stop Service)로 장례 절차를 용이 하도록 하는 것은 물론 계약시 화장을 할 것인지 매장을 할 것인지 선택 하도록 하여 유족은 오로지 애도만 하도록 하여 장례로 인한 비합리적인 관행을 고쳐 나가도록 해야 할 것이다.불합리한 인습 과감히 바꿔야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지도층의 솔선 수범이라고 생각한다. 몇 년 전 고건 전 서울 시장을 비롯한 지도층에서 화장 서명 운동을 한바 있고 선경 그룹의 고 최종현 회장, 외국의 경우는 2차 대전의 영웅 윈스턴 처질, 중국의 주은래 전 수상(유언에 따름) 등이 실천 모델이 되고 있다. 몇 년 전 묘지 제도 시찰 차 유럽 여행을 했던 우리 일행도 전원 화장 서명을 한 바 있다.수해를 당할 때 마다 더욱 우리를 가슴 아프게 하는 것은 수재민들이 조상의 유택을 잃고 밤낮으로 찾아 헤매며 안타까와 하는 모습이다. 그도 그럴 것이 우리가 조상을 섬기는 마음은 도덕이나 윤리를 넘어선 하나의 신앙이기 때문이다.아름다운 전통이나 관행은 보존하되 인습은 고쳐 나감으로써 아름다운 사회, 아름다운 강산을 지켜 나라 수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김명숙(전북여성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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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23 23:02

[새벽메아리] 재해대책, 아직도 '대증요법'인가

정부는 지난 13일 특별재해지역을 선포하였다. 이번 선포로 수재민들은 추석전까지 먼저 특별위로금을 받게 된다. 추석뒤에는 일반적인 재해지역보다 복구비를 적게는 50%이상, 많게는 150% 더 지원받을 수 있을 것이다.그러나 이번 대책도 근본적인 대책없이 재해가 발생할 때마다 정치적 고려에 따라 결정되는 대증요법식의 처방을 보는 것같아 매우 답답하다.우선지원 없는 특별재해지역지난달 정부는 그 간의 재해피해에 대한 보상이 턱없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연재해대책법을 개정하여, 보다 많은 지원이 가능하도록 '특별재해지역선포'규정이라는 것을 만들었다. 자연재해로 인한 피해가 극심한 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정, 우선적으로 구호비용과 복구에 필요한 특별지원을 한다는 것이다.그러나 정부는 일부지역만 선정하면 형평성에 문제가 있다고 하여 수해 전지역을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하였다. 선포된 지역은 전체 시군구 232곳 가운데 무려 203곳, 읍면동 3500여개 가운데 1917곳이다. 수해를 입은 지역을 거의 특별재해지역으로 지정하여 사실상우선지원, 우선혜택의 의미는 상실되고 지원액의 평준화가 이루어진 셈이다.이러한 지정에 대한 여론은 수해주민이나 지역 의회의원, 국회의원등이 로비와 압력에 의해 재해수준과 관계없이 지정하게 되었다고 하고 있다. 그러나 그 까지것 크게 문제가 될 것같지 않아 보인다. 왜냐하면 위로금이나 보상금은 많으면 많을 수록 좋고 이르면 이를수록 좋으니까 말이다.그러나 문제는 돈과 관련되어 있다는 데에 있다. 법개정이후 이번 특별재해지역선포는 처음있는 일이기 때문에 이 선례는 앞으로 재해대책에 중요한 기준이 된다.이제 전국단위 총 재산 피해액이 1조 5000억원이면서 그 중 사유재산 피해액이 3000억원 이상인 경우 또는 이재민이 3만명이면 전국일원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된다. 읍면동이라면 피해액 200억원(사유재산 40억원)이상이거나 이재민 1000명이상이면 특별재해지역으로 선포된다.앞으로 수해가 나면 자치단체는 피해를 부풀리고, 지역주민은 시위를 하고 여기에 정치권의 압력이 가세하면 대부분의 수해피해지역이 특별재해지역으로 될 가능성도 높다. 우등고속버스가 일반버스이 된 것처럼 특별재해지역은 그저 일반재해지역처럼 된다.주민들의 반발을 고려한답시고 포괄적으로 정한 기준때문에 재해때마다 특별재해지역은 대폭 늘어날 소지가 있다. 특별재해지역이 늘어나면 중앙정부는 물론 도나 시군 지방자치단체의 예산부담은 늘어나기 마련이다.그래도 국가재정을 쥐고 있는 중앙정부는 예비비나 추경예산편성으로 보란 듯이 수재민에게 선심정책도 쓸 수 있다. 하지만 재정자립도가 낮은 지방자치단체로서는 지방비부담만 가중되어 반듯한 사업 하나 제대로 할 수 없는 형편이다.전북은 다른 도에 비해 재정자립도가 낮아 사정은 좋지 않다. 규정상 지원예산 중 30%를 도비와 시군비로 마련해야한다. 전북의 현재 예비비는 약 200억원정도. 그 가운데 이번 피해복구에 쓸 수 있는 돈은 100억원정도, 더욱이 모아놓은 재해대책기금은 한푼도 없다고 한다.정부의 증액교부금이나 국고 특별지원이 없다면 빚까지 내야할 판국이다. 이미 지방채를 수백억원 발행한 무주와 남원의 사정은 오죽하랴.재해위험을 완충흡수할 수 있는 시스템을최근 들어 세계적으로 지구 온난화로 인한 엘니뇨와 라니냐 현상이 자주 발생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 3년간 집중호우와 작년의 폭설 및 가뭄 등 이상 기상현상이 자주 나타나고 있는 것을 보면, 앞으로 재해피해는 빈번하고, 규모도 클 것으로 쉽게 전망된다.이같은 상황에서 정부의 자연재해의 사전예방대책은 아직 내놓을 만한 것이 없다. 예전에도 그렇듯이 정부는 재해대책예산을 별도로 편성하지 않고 예비비에서 집행하고 정치적인 분위기에 따라 결정한다. 아직까지도 WTO규정에서 인정하는 농업재해지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생각은 하지 않는다.내년 재해가 다시 오기전에 정부는 OECD에 들어간 나라답게 자연재해의 위험을 흡수완충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갔으면 한다. 더 이상 정치논리에 흔들리지 않게 판단하고 보다 근본적인 재해대책이 나왔으면 한다. "한 두 번도 아니고 이렇게는 농사 못 짓는다"라는 말이 나오지 않게 말이다./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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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16 23:02

[새벽메아리] 자연, 생명의 원천

주말 휴가를 맞아 고향집 텃밭에서 작은 수확을 누렸다. 풋고추며 들깻잎이며 부추랑 상추를 거두고 세면장에서 땀에 절은 몸을 씻었다.그러다가 문득 저 수해 현장의 처참한 모습을 떠올리고서, 미안하고 안타까운 생각에 망연하기도 했다. 목숨을 잃고 삶의 터전을 날려보내고, 먹을 쌀과 마실 물마저 끊김 참담한 모습에 할 말을 잃은 것이다. 우리는 또 한번 자연의 위력을 실감할 수밖에 없다.지난 집중호우 때 고향 임실 집에 전기가 단 하루 공급되지 않은 것만으로도 얼마나 짜증나고 불편해 했던가. 냉장고는 쉬어 터지고 TV도 볼 수 없고 컴퓨터는 불통이고, 폭염 속에 선풍기마저 켤 수 없었으니 말이다. 아침마다 편안한 잠자리에서 일어나 정겨운 식탁에 가족과 함께 앉는 것만으로도 우리는 얼마나 행복한가.대학 경영의 첫 행사로 수해 복구 지원 봉사에 나섰다. 물론 총학생회의 헌신적인 참여에 의한 진행이었지만, 학생들이 참으로 고마웠다. 무논에 발 한 번 적시어보지 않은 그들임에도 정성스레 쓰러진 벼 포기를 일으켜 세워 묶는 정경은 오래도록 가슴에 기억될 것이다.대학 게시판에 '호소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이번 주말은 일체의 여행이나 유흥은 피하고 가능하다면 공부하던 펜도 잠시 뒤로 하고, 가까운 농촌을 찾아 나서자고. 학과별 또는 동아리별로 어려움에 처한 학우가 있으면 함께 나서서 거들고, 그게 아니라면 아무 곳에 가든지 기다리는 일손이 있을 것이기에 현장으로 나가자고 말이다.자연과의 조화친화자연을 대하는 인간의 태도와 관점을 자연관이라 하자. 잘 알려졌다시피 이 자연관에서 동서의 차이가 현격하다. 서구의 자연관은 자연을 인간을 위한 존재로 파악한다. 그리하여 자연을 개척하고 이용하고 때로는 극복할 대상으로 여긴다.서구인들은 큰 산을 오르고 나면 그 산을 정복했노라고 으쓱댄다. 그러나 수수만년 수억만년 의연하게 버티고 선 저 백두와 금강과 태백과 지리를 하찮은 인간 하나가 사력을 다해 기어올라갔다고 해서 그 산악이 인간에게 정복당한 것일까? 그러나 동양의 자연에 대한 태도는 확연히 다르다.자연은 인간과 친화의 대상이요, 동화의 모델이며, 궁극에 이르면 존경과 숭배의 대상이 된다. 자연에 경외심을 갖는 이에게 산에 오르는 길은 '순례'의 길로 승화된다.이런 관점에서는 자연은 훼손하거나 오염시킬 수 없는 법. 그야말로 인간에게 영원한 생명의 원천을 제공하는 것으로 파악된다.자연보호라는 어휘에는 인간이 더 유능한 존재로서 자연을 돌본다는 관점이 스며들어 있다. 반대로 인간이란 존재는 자연의 보호를 받는 미미한 대상이다. 그래서 나는 환경운동을 생명운동로 바꾸어야 한다는 말을 자주 역설해 오고 있다.생명존중의 교육교육의 궁극적 목표는 생명 존중의 교육이어야 한다. 생명만큼 소중한 것이 또 오디 있으랴. 세상에서 가장 감독적인 어휘는 '살다'라는 동사이다. "살어리 살어리랐다"로 시작되는 〈청산별곡〉은 살다라는 단어에서 이미 감동적인 노래인 것이다.결국 생명의 존귀함을 인식하고 내 생명을 보전하는 일이 최우선이 되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남의 생명을 소중하게 여겨야 하는 것이다. 물을 아끼고 공기를 청정하게 유지하고 토양을 비옥하게 가꾸는 모든 일도 마침내 내 생명을 지키는 길로 통하는 것이다.쓰레기를 줄이고 나무를 심고 가꾸는 일 모두가 마찬가지이다. 여기에는 생명의 원천인 자연을 존중하고 아끼며 함부로 훼손하지 않겠다는 절절한 마음가짐이 필요하다.수해 지역 주민들의 처참한 모습이 안타깝다. 다가오는 한가위는 또 어떻게 지낼 것인지. 나남 없이 온 국민이 한 마음으로 복구에 동참하고 온정의 손길이 함께 해야 한다.풋고추와 깻잎과 상추쌈을 먹게 될 내 식탁이 또 다시 고마우면서, 아린 한 쪽 가슴을 지울 수 없다./이용숙(전주교대 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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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9.09 23:02

[새벽메아리] 확률적 진실의 의미

사실(fact)은 진실(truth)이 남긴 조각의 일부다. 인간은 진실이 남긴 조각들 즉 사실들을 찾아내고 꿰맞추어 진실을 추정할 뿐 진실 그 자체를 알지 못한다. 설령 역사의 현장에 있었다 하더라도 손바닥 안쪽을 봤느냐 바깥쪽을 봤느냐에 따라 사실이 달라지고, 그에 따라 추정되는 진실 또한 달라진다. 오로지 하느님만이 진실을 알지만 하느님은 언제나 이렇다 저렇다 말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인류의 역사가 그러하고, 판사의 판결이 그러하고, 한 시대의 보편적 상식이 또한 그러하다. 사학자는 선대가 남긴 일부의 기록과 유물을 통해 당시의 역사를 추정하여 기술한다. 판사는 사건 현장에 남겨진 일부의 단서를 통해 사건의 상황을 추정하여 판결한다. 모두 다 진실이 흘린 조각들을 뒤늦게 찾아 그 진실을 추정할 뿐이다. 대부분이 진실에 가까운 추정을 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더러 있다. 역사의 왜곡과 판결의 오류가 왕왕 존재하지 않았던가. 결국 인간은 절대적 진실보다는 확률적 진실 속에 살아가고 있다. 누구의 주장이 더 신뢰성이 있는가는 단지 확률로서 판가름될 뿐이다. 햇볕이 쨍쨍 내리쬐는데 폭우가 쏟아졌다고 또는 한 여름 복더위에 서리가 내렸다고 말하면서 돌아다니는 사람이 있다고 하자. 아주 희박하지만 전혀 가능성이 없는 말은 아니다. 그러나 그 희박한 가능성에 의존하기보다는 차라리 무시하는 편이 낫다. 복권에 당첨되는 것은 극히 예외적인 행운이지 당첨되지 않았다고 안타까워하는 할 일은 아니다. 우리는 그런 사람을 정상적으로 보지 않는다.한나라당 이회창 후보가 또 다시 두 아들의 병역문제로 곤욕을 치루고 있다. 고위층 자녀들의 병역기피가 그리 새삼스러운 것도 아니고 또한 본인의 문제가 아닌 아들의 문제를 가지고 너무 몰아친다는 주장이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 후보가 들고 나온 정치상품이 전 현직 대통령들이 들고 나왔던 정치상품과는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그러한 주장은 받아들이기 곤란하다. 박정희 전두환은 '산업화'란 정치상품을 그리고 김영삼 김대중은 '민주화'란 정치상품을 그것도 목숨걸고 들고 나왔고 또한 평가를 받았다. 이에 비해 이 후보는 그가 대법관, 감사원장, 국무총리를 지내면서 보여준 '준법정신'은 많은 국민들로부터 존경과 지지를 받았고 아마도 이것이 그의 정치상품일 것이다. 이 후보의 정치상품이 다름 아닌 철저한 '준법정신'이기 때문에 '고위층 자녀들에게 있을 수 있는 일' 혹은 '당사자가 아닌 아들의 문제일 뿐'이라고 넘겨줄 수는 없다. 말하자면 그의 정치상품에 하자가 생긴 것이다. 이 후보가 걸어온 소위 '대쪽같은 길'을 생각해 볼 때, 그런 비리는 도저히 상상을 할 수 없다. 그러나 두 아들이 모두 체중미달로 게다가 신장이 179cm인 장남이 체중미달로 병역의 의무를 이행할 수 없었다는 주장은 확률이 매우 희박하다. 또한 병적기록표에 나타난 몇몇 의문들 역시 단순한 실수로 보기에는 너무도 확률이 낮다. 이런 실수가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정도로 우리 나라 병무행정이 허술하다고 믿는 사람은 거의 없다. 이 후보의 인품과 경륜, 무엇보다도 그가 지금까지 몸소 보여준 '준법정신'이란 양질의 정치상품을 고려한다면, 설마 그릴 리가 없을 것이라 생각된다. 그러나 체중미달과 병적기록표의 의문이 그것도 한가족에게 동시에 발생했다는 사실은 너무도 예외적이다. 이 후보가 결백하다는 것을 진실이라고 믿고 싶어도 그 확률이 너무도 낮기 때문에 이 후보를 지지하는 사람들은 매우 답답해한다. 이 후보는 "나는 결백하니 무조건 믿어 달라"라는 식의 감정적 호소를 하기보다는 결정적 증거가 아니라도 좋으니 더도 말고 현재의 확률을 조금만이라도 높일 수 있는 사실을 찾아 제시해야 한다. 정말로 이 후보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그 정도 확률을 뒷받침하는 진실의 조각 즉 사실은 어디엔가 반드시 있을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이 후보 정치상품의 품질을 보증하는 확실한 품질보증서까지도 덤으로 얻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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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23 23:02

[새벽메아리]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마늘협상 파문으로 정부의 신뢰가 땅에 떨어졌다. 정부는 서둘러서 마늘문책을 하고 마늘산업 종합대책을 내놓았지만 농민들이 쉽게 울분을 가라앉힐 것 같지 않다.이번의 마늘 파문은 솔직하지 못한 정책이 현실에서 어떠한 결과를 가져 올 수 있는 가를 보여 주는 단적인 예이다.왜 하필이면 마늘인가?2000년 7월 정부는 중국과의 마늘협상 때에 핸드폰 수출이냐 아니면 마늘수입이냐의 둘 중에 한 가지를 선택해야만 하였다.정부는 돈액수로 따져서 수십배이상이 되는 핸드폰 등을 택했다. 마늘농사를 버리더라도 핸드폰을 팔면 국가 전체가 이익이라는 판단때문이다. 올해 상반기에 핸드폰은 지난해에 비해 전체의 3배나 수출하였다.무려 97년과 비교해서 30배정도로 팔았으니 핸드폰 수출은 결코 기대를 져버리질 않았다. 당시의 마늘 협상 타결에 대해 많은 사람들이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최선이 아니더라도 불가피하다고 생각하였다. 협상은 일방적인 것이 아니고 어차피 주고 받아야 하는 것이니까.그러나 이번의 마늘파문으로 그렇게 생각하는 사람은 극단적인 개방논자를 제외하고는 없다. 정부가 내년부터 중국산마늘에 대해 긴급관세를 부과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숨긴 결과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민들은 '정부가 속였다'는 사실에 분통을 터뜨리고 있는 것이다.피해를 보는 농민들에게는 중국에 핸드폰을 많이 파는 것이 별로 상관없는 일이다. 그도 그럴 것이 대부분의 이익이 삼성, 현대, SK등 대 기업으로 가기 때문에 '왜 하필이면 마늘이냐'라고 생각한다. '일방적인 희생만 강요하는 정책'이라고 한다.문제는 지난 3년동안에 정부가 아무런 대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데에 있다. 긴급관세조치가 시간벌기라는 것을 알고 있는 정부가 마늘농가의 피해액이 얼마나 되는 지 그 정도의 계산도 안했을까. 농민단체들의 반발이 무서워 알리지 않았는 가.솔직해야 대책이 나오는 법이다. 우르과이 라운드 협상 이후에 그 흔한 마늘 산업의 '경쟁력 강화''구조조정'대책은 한 번도 논한 적이 없다. 정부는 농민들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마땅한 일이었다.내년부터는 중국산 마늘의 수입 급증으로 피해를 보는 곳은 전남 신안군 등 10개군이다. 전남이 가장 피해가 가장 많고, 경남이 그 다음이며 경북제주 순이다. 전북 마늘 생산량은 전국의 2%정도이므로 피해액은 적다.그러나 앞으로 3년후에 쌀이 개방되면 전체농가의 열 농가 가운데 일곱농가가 쌀농사를 짓고 있는 전북의 피해는 가히 메가톤급이다. 실제로 몇년전 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전국에서 전북의 쌀 개방피해액은 가장 크다. 전국의 2백여개 시군 가운데에서 피해액은 김제군이 가장 크고 피해순위 열 손가락안에 드는 군 또한 전북이 다섯개군이나 된다.솔직해야 대안이 나온다정부는 쌀협상을 지금과 같이 쌀개방을 막을려고 하지만 여건은 예전같지 않다. 쌀수입제한을 지지했던 일본도 자유화했다. 쌀에 대해 수입제한을 하는 나라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밖에 없다. 더구나 OECD의 가입으로 지난 우르과이라운드 협상처럼 우리나라가 개도국이라고 하지 못한다.이런 저런 상황을 따지고 보면 3년후면 쌀이 개방될 공산이 크다. 마늘협상처럼 공산물 수출이라는 명분에서 쌀시장은 개방될 수 있다는 말이다.이제 정부는 마치 수입제한조처를 연장할 것처럼 말하지 말고 쌀 수입완전개방에 대해 논의해야한다. 그래야 피해가 얼마인 지 그리고 이에 상응하는 대책이 무엇인 지 찾아낼 수 있기 때문이다.이 문제에서 전북 또한 자유로울 수 없다. 다가오고 있는 상황에 대해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 그래야 전북에서 할 수 있는 대책을 찾아낼 수 있다. 할 수 없는 것이 있어도 솔직하게 말해야 한다./소순열(전북대 농업경제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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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19 23:02

[새벽메아리] 전북발전연구원 설립논쟁

요즘 전북지역의 최대 화두 가운데 하나는 <전북발전연구원> 설립에 대한 논의인 것 같다.전북도의 산업기반구축과 경제활성화를 위한 연구원 설립에 공감대가 형성되어 환영하는 분위기이다. 다만 그 추진과정에서 제시된 몇 가지 안 중에서 <여성발전연구원>과의 통합을 고려하고 있어 여성계가 초긴장 「공동대책위원회」를 구성하여 대처방안을 모색 중에 있다.女發硏과의 통합 고려 반발그도 그럴 것이 여성계의 반발은 당연한 것 같다. 왜냐하면 여성계는 여성발전연구원 설립 당시 여성담당관실을 폐지하는 아픔을 겪었고, 여성회관업무를 여성발전연구원에 위탁하면서 사실상 폐지나 다름없는 상황에서 다시 여성발전연구원의 통폐합 문제가 고려의 대상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또한 여성발전연구원은 여성의 인권, 복지, 건강,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설립된 기관이지만, 전북발전연구원은 지역사회의 산업기반과 지역발전을 위한 정책적 대안을 제시하는 기관으로 그 목적한 바가 서로 크게 다르다. 타도에 비해, 지역발전연구원 설립이 늦은 감은 있지만 여성발전연구원과 양립할 수는 방안이 반드시 모색되어야 한다.왜냐하면 그것이 유엔과 우리정부의 여성정책방향과도 호흡을 같이하는 것이기 때문이다.유엔은 일찍이 1997년 「유엔여성지위위원회」를 설립하고 여성기본정책기획을 수립하여 추진해 오고 있다. 그 가운데 대표적인 것이 1995년 제4차 북경회에서 채택한 성주류화(Geder Mainstreaming)정책인데, 이는 바로 작은 것부터 큰 것에 이르기까지 여성정책을 주변에서 중심정책으로 이동시켜야 한다는 것이다.유엔의 여성정책에 따라 우리정부도 '82년 국가 출연기관으로 '한국여성개발원'을 설립하였고, '87년 여성문제를 전담하는 제2정무장관실을 대통령 직속 여성특별위원회로 승격한 바 있으며, 보다 강한 집행력이 있는 여성부로 재편하여 여성문제를 독립적으로 다루고 있다.우리정부는 또한 1995년 12월 여성발전기본법을 제정 여성기금을 조성하고 지자체 단위의 연구기관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타도의 경우도 <여성발전>과 <지역발전> 연구원이 나란히 같이 가고 있다.예를 들면, 충남과 경북은 복지부에서 여성정책개발원 허가를 받았으나 「지방자치단체출연연구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2000.1 제정)에 의거 출연기관의 주무부서인 행정자치부로 옮겨 현재 2개의 출연기관을 갖게 되었고, 서울과 부산이 여성관련 기관을 설립하였고, 경기도와 대전광역시가 6.13지방선거에서 단체장의 공약사항으로 설립추진 과정에 있다.「전북발전연구원 설립준비위원회」는 도민 서로가 상처입지 않고 기쁜 마음으로 환영할 수 있는 방안 도출에 선험적 지혜를 모아야 할 것이다.여성계에서는 여성문제가 경제성이나 효율성만 강조하는 사회발전의 하위개념으로 전락되지 않을까, 혹은 강자의 힘의 요구에 작은 목소리는 묻혀지는 건 아닌지 걱정이 많은 것 같다.두 기관 양립방안 모색돼야강현욱 지사는 누구보다도 여성문제에 남다른 관심을 갖고 계심을 나는 잘 알고 있다.기회원 예산실장시절 시도는 물론 기초자치단체의 여성복지관 신축에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임명 도지사시절 여성단체에 기금을 쾌척하셔서 타 시도의 여성기금 조성에 효시가 되었다.그 후 당의 정책의장 시절에는 여성의 고위직 자리가 없어질 위기에서도 그 자리를 살려내는 견인차역을 하셨다. 경제 전문가이면서도 항상 약자 편에 서시는 용기 있고 공명정대하며, 열린마을 가진 강현욱 지사를 믿고 싶다./김명숙(전북여성발전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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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2.08.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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