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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따구리] 지자체 인구유입에 시민반응 냉담

‘전입자에게 쓰레기봉투 무료지원’‘농촌주택개량사업자금 우선 배정’.일선 지방자치단체들이 주민수를 늘리기 위해 묘안을 짜내고 있다.주민 한명이 늘어날 때마다 중앙정부로부터 연간 8만5천원의 지방교부세를 추가로 지급받는데다 자동차세와 주민세등 각종 세수익이 1인당 평균 30만원 이상 보장되기 때문이다.정읍시의 경우 지난 95년 도농 통합이후 15만명 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다른 지역처럼 시세불리기에 안간힘을 쏟고 있다.지난 65년만해도 27만8천명을 초과하던 인구였다.물론 주민등록상으로는 지난 96년말 15만2백여명에서 98년말 15만5백여명,2000년말 15만2천여명으로 증가세를 나타내고 있으나 상주인구는 현재 12만5천7백여명으로 상당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이에 전입자에게는 주민소득지원자금및 사업자금,쓰레기봉투 무료지원,도로개설등 최우선 추진,귀농자금 우선배려,무료진료,문화예술행사무료 입장등을 지원책으로 내놓았다.인구유입에 공헌한 기관·단체및 개인에게는 시상금과 함께 감사패를 시상키로 했다.예산 1백만원도 책정했다.공무원과 직장인뿐 아니라 군부대와 사회복지시설등도 이번 활동의 공략대상이다.이같은 현상은 해외에서도 고민이다.프랑스의 경우 적정인구를 유지하기 위해 임산부 누구에게나 출산수당을 지급하고 있다.이웃 일본에서도 인구감소로 인한 ‘망국론’까지 제기되자 일본정부가 혼외출생아에게도 수당을 지급하고 육아비용 세금감면 혜택을 늘리고 있다.그러나 문제는 정부와 당국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시민들의 반응은 냉담하다는 사실이다.“인구는 기하급수적으로 증가하지만 식량은 산술급수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에 기아로 인한 인류의 파멸은 불가피하다”는 비관론이 영국의 토머스 맬더스가 18세기말 ‘인구론’을 집필하게 된 동기였다.21세기의 현실에 맞는 새로운 인구론을 제시하는 ‘제2의 맬더스’가 기대되고 있다.

  • 지역일반
  • 최동성
  • 2001.02.28 23:02

[딱따구리] 한 초등교사가 준 선물

군산대 박물관이 군산시 대야면 산월리 유적 발굴조사를 마치고 22일 현장설명회를 가졌다. 학계는 백제시대의 묘제 변천과정 뿐아니라 당시의 매장풍습, 사회상을 연구하는데 귀중한 자료가 될 것이라고 평가했고, 군산시도 추가발굴을 위한 행정적 지원에 대한 의지를 보여줬다.또하나의 지역 문화유적이 태어난 셈이다. 이번 발굴조사는 문화재적 가치 외에도 일반사람들의 매장문화재에 대한 관심이 얼마나 소중한가를 전해주는 기회가 됐다는 점에서 그 의미를 더해준다.산월리 유적이 1차 조사를 마치고 처음 언론에 공개된 것은 지난 99년. 이보다 1년 앞선 98년 유적이 발굴된 인근을 산책하던 이황세교사(군산흥남초)는 숲길의 절단면에 노출되어 있던 옹관묘 파편을 수습하고 이를 군산대 박물관에 제보했다. 군산대박물관은 곧바로 확인작업에 들어가는 한편 이교사가 수습한 옹관묘를 복원했다. 이교사의 제보가 마한과 백제의 묘제변천과정의 비밀을 푸는 첫 실마리를 제공한 것이다.이교사는 열흘전 급작스런 병환으로 입원, 22일 현장설명회에는 참석하지 못했다. 매장문화재 보호와 관련한 각종 법규가 강화되고 있지만 공사현장 등에서 ‘의도적으로’으로 묻히거나 훼손되는 경우는 여전하다. 이교사의 제보로 발굴된 산월리유적은 일반인들의 매장문화재에 대한 관심과 애정의 중요성을 새삼 깨닫게 만든다./이성각 (전북일보 문화부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24 23:02

[딱따구리] 군민 기대 져버린 '장계IC'

전주-함양간 고속도로 경유 구간에 설치될 ‘장계IC’명칭을 두고 한국도로공사측이 장수 군민들에게 큰 실망을 주고 있다.전국에서 재정자립도가 하위에 머무르고 있는 장수군은 아직도 어느지역에 위치하고 있는지 정확히 모르는 사람들이 많다.이러한 시점에서 이지역에 한가닥 밝은 희망이 밝혀졌다. 다름아닌 대전-전주간 고속도로가 건설된다는 계획 발표와 함께 장수군 계남면 호덕리에 인터체인지가 군 이미지를 살릴수 있는 ‘장수IC’라는 명칭으로 하루 빨리 개통되기를 학수고대 하고 있다.그러나 지난해 한국도로공사 건설2처에서 명칭을 당초 ‘장수’에서 ‘장계’로 바꾸어 버렸다.이에 대해 몇가지 의문시되고 있는 문제점을 지적하고 싶다.첫째 기존 장수IC 대하여88고속도로에서 진입하는 장수IC는 개통 당시 IC의 성격이 아니며 필요상 지방도와 만나는 진입로적 성격이며 지도상에도 표시가 없다.또 외곽순환도로에서의 장수IC는 인천 남동구 장수동에 위치한 곳으로서 고속도로의 성격보다는 명칭 그대로 수도권 외곽의 우회도로로서 지방도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명칭 서울외곽순환 고속국도)둘째 장수IC 명칭 중복에 따른 혼란성에 대하여88고속도로에서 장수IC를 사용하고 있다면 외곽순환고속국도에서는 사용을 하면 안된다는 것.셋째 장수IC에 대한 성격 분리에 대하여한국도로공사측은 고속도로와 고속국도를 혼용하여 업무 처리를 한 결과라 판단되다면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기존의 두곳은 요금소(톨게이트)가 없다는 것이다.앞으로 88도로에서 장수진입로에 요금소가 설치 될 예정이라고 하나,그것은 도로공사측의 변명에 불과하며 확정시 남원-장수지역 에서 논의할 문제라는것.이와같이 많은 문제점이 돌출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도로공사는 무슨 이유로 장계IC로 확정했는지 장수지역 주민들은 분노하고 있다.더욱이 장수군은 한국도로공사측에 장수,장계의 명칭에 대해 문의를 했을것으로 주민들은 알고 있다.그러나 장수군은 아무런 대응책도 없이 수개월이 지나서야 동분서주 하고 있어 이지역 주민들의 실망은 더욱 크다.이제 고속도로가 개통되기전 IC명칭에 대해 명쾌한 답변으로 곧 다가올 새봄에 새롭게 태어날“장수의 봄”이 오길을 장수 주민들은 간절히 바라고 있다/최광진 (전북일보 장수주재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23 23:02

[딱따구리] 공공기관 지역경제 살리기 외면

공공기관 공사 입찰은 정녕 투명해질 수 없는가. 지역업체를 위한 ‘환상적인’ 입찰공고는 끝내 볼 수 없는가.실물경기 부양을 위해 건설공사를 조기발주한다는 정부방침에 따라 관급공사 입찰공고가 이달들어 시작되고 있다. 내달에는 봇물 쏟아지듯 엄청난 물량의 공고가 나올 것이다.그러나 최근 도내에서 실시된 몇건의 관급공사 입찰공고는 의혹으로 얼룩졌고 지역업체에 실망을 안겼다.호남농업시험장 전북개발공사 전주시환경관리사업소 고창군 남원시의 입찰공고가 그랬다.이들 발주기관의 입찰은 특정업체를 봐주려 한다는 의혹을 받았는가 하면 마땅히 경쟁입찰시킬 계약을 수의계약으로 집행하려 했다. 또 입찰참가자격에 불필요한 사항을 넣었고 과다한 시공실적을 요구해 지역업체로부터 원성을 샀다.다행히 전북개발공사와 전주시환경관리사업소는 공고를 바꿔 공정성을 확보한 후 입찰을 실시했지만 입찰까지 한달이상 남아 있는 고창군 남원시 등은 업체들이 강력하게 정정을 요구하고 있으나 전혀 움직임이 없다.특히 집중적으로 정정요구를 받던 고창군은 96억원규모 쓰레기처리시설 입찰공고에서 등록마감·입찰일시 등을 연기하고 매립장 신공법 기술사용 협약서를 추가하는 등 일부 사항을 정정했으나 전기면허 분담이행, 지역업체 공동도급 비율 45%에서 49%로 상향 등은 반영되지 않았다. 지역업체의 한결같은 바램을 외면한 것이다.물론 이들 발주기관의 입찰공고가 위법은 아니다. 국가계약법을 비롯 난마처럼 얽혀 있는 건설관련 법령 들은 정부 부처별 입장에 따라 입찰공고 내용을 다르게 작성할 수 있는 근거를 제공하고 있기 때문이다.이에따라 발상을 바꾸면 공공발주기관이 지역경제를 위하고 규제를 완화하는 차원에서 입찰공고를 만들 수 있는 근거는 얼마든지 있다.1/4분기에만 1조원 이상 물량의 공사에 대해 입찰을 실시할 도내 지자체와 공공발주기관 등에서 ‘몸보신’보다는 과감하고 선진적인 사고방식으로 지역경제 활성화에 기여할 입찰공고가 나와주기를 기대한다./백기곤 (전북일보 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22 23:02

[딱따구리] 환경파괴와 지역발전

운봉읍 일원에 건설될 예정인 운봉골프장을 둘러싸고 남원 지역이 뜨거운 찬반론에 휩싸여 있다. 남원시 홈페이지에 있는 시민의 소리함에는 네티즌들의 주장이 하루에도 수십건씩 쏟아져 올라오고 있다.소위 반대론자들은 ‘골프장이 건설 될 경우 민족의 영산 지리산이 크게 훼손될 수밖에 없기 때문에 중단돼야 마땅하다’는 입장이고 찬성론자들은 ‘골프장이 들어설 경우 막대한 세수입과 관광객 증가 등이 예상되는 만큼 지역 개발을 위해서는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굳이 비율을 따져본다면 찬성보다는 반대 의견이 갑절 이상 많아 보인다. 그래서인지 허가권을 쥐고 있는 남원시도 사업 추진을 주저하고 있는 모습이다.이는 시민들의 의견이 존중되고 있다는 측면에서 무척 다행스런 일이다.하지만 이를 보면서 자칫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기형적 민주주의를 재연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하는 걱정이 든다. 침묵하는 절대 다수의 목소리는 묻혀버린 채 일부의 주장이 전체 의견인 양 호도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점이다. 또 하나의 걱정은 ‘주장’만 난무할 뿐 정작 논쟁의 ‘실체’는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점이다. 논란의 계기가 된 것은 골프장이 지리산 자락에 들어선다는 부분이었다. 갈수록 환경의 중요성이 더해지는 시점에서 지리산을 파헤친다는 것은 누구도 납득하기 어려운 일이었다. 그러나 실제 골프장 위치는 남원 운봉읍 가장마을 뒷산으로 지리산이라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이곳은 일각의 주장과 달리 이미 K그룹에서 수년전 주민들의 동의를 얻어 골프장 건설을 추진했던 곳이다. 환경과 개발은 어찌보면 영원히 공존할 수 없는 인류의 과제다. 그러나 무분별한 개발이 더 큰 재앙을 낳을 수 있듯이 무원칙한 반대도 우리의 생존 기반을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문제는 결국 어떻게 환경 피해를 최소화하며 지역의 발전을 도모할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근거 없는 공허한 주장보다는 현실과 실체에 바탕을 둔 생산적이고 건강한 논쟁이 진행됐을 때 대다수가 만족하는 결과를 도출해낼 수 있을 것이다./신기철 (남원 주재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21 23:02

[딱따구리] 마녀사냥식 인터넷 폭로

지난주 김제시에는 행자부 감사반이 내려와 특별감사활동을 벌였다.지방공직기강등을 바로잡기 위한 특별감사에서 4명으로 구성된 감사반들은 4일간 자치단체장의 재량권남용과 선심행정행위는 물론 수집된 비위제보내용등까지 광범위하게 정밀조사했다.이번 특별감사는 최근 지방자치단체장의 비리가 사회문제화되고 있는 시점에서 주목을 끌었다.특히 특별감사 직전에 자치단체장및 간부급직원들이 각종 비위와 관련돼 있다는 글이 인터넷을 통해 유포됐던 터라 지대한 관심이 쏠릴수 밖에 없었다.인터넷 폭로글중에는 곽인희김제시장이 직원승진인사와 관련, 부정과 비리로 축재해 얼마전 임명한 민간인 출신 시장비서실장 황모씨 명의로 시내 D건물을 구입했으니 철저한 수사와 계좌추적을 해달라는 내용도 포함돼 있었다.이같은 글 폭로시점이 얼마전 국승록정읍시장 부인이 직원들의 인사시 수천만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검찰에 구속된 직후라는 점에서 특정인을 겨냥, 이번 기회에 결정적 타격을 줘 이미지 훼손을 주겠다는 의도가 다분히 내포되고 시류(時流)와 무관치 않은 것으로 받아들여졌다.그러나 특별감사 결과는 자치단체장의 비위관련 인터넷 폭로글이 사실무근인 것으로 판명됐다.감사결과로 황비서실장의 건물매입과 관련된 자금조달 경위등이 소상히 밝혀져 곽시장과는 무관하고 공무원의 승진인사도 큰 지적사항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으나 행정력 낭비는 물론 당사자의 고충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김제지역에서 음해성및 흠집성 인터넷 폭로글이 난무하는 작금의 추세에서 이번 사태를 지켜본 대부분의 시민들은 씁쓸한 뒷맛을 느끼고 있다.“지역발전및 화합을 저해하는 마녀사냥식 인터넷 악성루머 유포행위는 제발 사라져야 한다”는 한 시민의 목소리가 귓전을 때린다.

  • 지역일반
  • 홍동기
  • 2001.02.20 23:02

[딱따구리] 官 주도 '고향사랑운동'

진안군이 ‘경쟁력있는 자치단체 건설’이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진안사랑운동에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 관심을 끌고 있다.군은 지난해부터 상당한 행정력을 쏟아부으면서 엄청난 추진력으로 범군민운동으로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이미 천여명의 공무원과 직능단체 임직원,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진안사랑 아카데미’에 입교시켜 연수를 마쳤고 지난 14일에는 대규모의 심포지움을 개최하기도 했다.이와함께 보기드물게 3백명이내로 구성된 운동본부를 창립, 전 군민 통합에 나서고 있다. 운동본부에는 지역주민 대표와 직능대표들이 참여하며 부군수와 실과소장이 참여하는 행정지원단까지 구성돼 가히 전 군민을 포괄하는 단체가 탄생됐다.외형적으로 보면 진안군 유사이래 이만한 사회통합을 위한 노력이 있었는지 찾아볼수 없는 대규모이다. 군이 주창하는 ‘내발적 발전’을 추진하기 위한 자랑스러운 모체가 형성된 것이다.자치시대가 열린이래 이같은 사회통합 모델을 비롯한 지역별 발전 방안들이 다양하게 쏟아져 나오고 실험을 거치는 것은 바람직하다는 여론이다.아무나 흉내낼수 없는 일련의 시도를 지켜보면서 ‘또다른 의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상당하지만 이 운동이 자생적으로 뿌리내릴수 있도록 군민들은 관심을 보내고 있다. 다만 실생활에 유용한 실천적 운동이 뒷받침되지 못할때 그 역파장이 심각할 것이란 점을 강조하고 싶다.경쟁력을 일깨우고 지역이 안고있는 숙제가 무엇인지 깊은 천착이 뒤따르지 못하면 군민들의 허탈감을 치유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메세지를 간과해서는 안될 것이다.군수가 당연직으로 본부장에 위촉되는것까지는 그렇다 치더라도 지역대표를 읍면장이 추천하고 직능대표를 군에서 선발한다는 운영규정은 이미 자생적이어야할 이 운동의 한계를 보여주는 대목이라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정대섭 (전북일보 진안주재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17 23:02

[딱따구리] 핵폐기물처리장 '판도라 상자' 안돼야

‘판도라의 상자’는 인류에게 희망과 절망을 동시에 던져주는 양면성을 지니고 있다. 그리이스신화에서 제우스는 프로메테우스가 인간들에게 신(神)의 전유물인 불을 선물한 반대급부로 그에 못지않은 불행을 주기로 작정한다. 그는 흙으로 여자를 빚어 생명을 불어 넣어 최초의 여자인 판도라(Pandora)를 만들었다. 제우스와 신들은 판도라에게 온갖 재앙이 들어있는 상자를 주며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절대 상자를 열지 말라는 주의와 함께.그러나 호기심 가득한 판도라는 남편이 없는 사이 상자를 열고 만다. 그러자 상자 속에 갇혀 있던 고통과 슬픔, 질병 등을 망라한 재앙이 빠져 나왔다. 오늘날 인류가 직면하고 있는 재앙은 여기서 비롯된 것이다.반면 판도라가 두려운 나머지 상자를 서둘러 닫는 바람에 밑바닥에서 꾸물대던 희망만 나오지 못하고 갇히고 말았다. 흔히 좋은 일이나 어떤 가능성을 이야기할 때 ‘판도라의 상자’를 떠올리는 것은 바로 아직도 희망이 상자안에 남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고창에서 ‘판도라의 상자’를 연상케 하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 바로 방사성폐기물 처리장 유치 논란이다. 한전에 제시한 방사성폐기물관리시설 유치공모 시한(2월말)이 코앞으로 다가오자 지난해 12월 이호종군수가 유치포기 선언으로 잠잠해졌던 고창유치 문제가 다시 불거졌다.지역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는 주민들은 유치운동을 벌이고 있고 한켠에서는 환경오염을 우려하는 농민회 등 사회단체가 반대운동을 강하게 추진하고 있다. 이들이 대립하는 이유는 방사성폐기물처리장 유치가 지역개발과 복지향상이라는 희망과 함께 핵폐기물로 인한 환경오염 등 재앙이라는 양극성을 띄고 있기 때문이다. 시설이 고창에 들어서건 다른 지역에서 유치되건 핵폐기물로 인한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한전은 1백% 안전성을 확보해야 한다. 그래서 ‘판도라의 상자’에서 재앙이 아닌 지역개발이라는 ‘희망’이 쏟아져 해당 지역민들이 혜택을 받았으면 하는 바람이다./강인석 (전북일보 익산주재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16 23:02

[딱따구리] 여론수렴 절차 무시한 익산시 행정

지난 13일 오후 1시 익산시청 2층 상황실에 웅포골프장 건립을 반대하는 주민대표와 조한용시장이 마주 앉았다.“시장이 웅포에서 직접 자식키우며 살아봐야 심정을 안다” ,“조상묘는 죽어도 못옮긴다”, “땅 주인의 허락도 없이 제맘대로 한다”는 등의 주민 불만이 쏟아졌다. 일부 주민은 “시장에 다시 출마하려고 하느냐”며 조시장을 몰아세웠고 급기야 조시장이 “인격 모독에 대해 경고한다”는 사태까지 이어졌다.조시장은 나름대로 사업에 대한 소신을 밝혔지만 대화내내 20여명의 대표들에게 집중포화를 맞았다. 칠순의 시장과 대화하고 있다는 생각을 잠시 잊을 정도의 막말이 난무해 우리 국민들의 대화문화의 수준을 보여주기도 했지만 문제가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따져보면 주민들의 격한 감정도 이해가 간다. 수십년, 수백년 터를 잡고 살아온 땅 주인에게 갑자기 땅을 팔고 나가라고 하니 말이다.시는 지난해 10월31일 한국프로골프협회와 웅포관광지개발사업 민자(民資)부문 투자협약을 체결하며 18개월이내에 골프장 예정부지를 시가 매입하겠다고 약속했다. 물론 땅 주인에게 사전에 양해를 구한 것은 전혀 아니다. 시는 협약체결이후 한달여뒤인 11월27일에야 웅포면 주민들에게 골프장사업을 설명했다.민주주의는 다수를 위한 소수의 양보와 희생을 요구한다. 그러나 이는 소수의견이 무시되지 않고 배려됐을때의 얘기다. 익산시 행정이 되새겨봐야할 대목이다. / 강인석 (익산주재)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15 23:02

[딱따구리] 가정과 사회 좀 먹는 도박 근절돼야

우리경찰에서는 근로의욕을 상실시키고 한 가정의 경제를 뿌리채 흔들어 놓고 나아가서는 국가 경제를 좀먹는 도박을 근절시키기 위하여 금년 2월1일부터 말일까지 ‘도박사범 특별단속’이라는 명제를 걸고 전국적으로 대대적인 도박 단속을 펼치고 있다.그러나 실적을 위주로 한 양적위주의 단속을 전개하고 있다는 일부 언론기관의 보도와 관련, 경찰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도 적지않게 일어 도박사범 근절에 대한 경찰의 단속이 약간 느슨해지고 있다.부안경찰서에서 현재까지 단속한 도박사범 65명중 도박 경력을 분석해 본바 그들중 34명이 기 도박으로 입건된 사실이 있는 상습적인 사람들이다.이는 도박의 상습성 때문에 도박에서 빠져나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좋은 예이다.경찰의 단속 때문에 수반되는 장점은 여러가지를 들수가 있다. 우선 남자들의 귀가 시간이 빨라지고 있고 다방의 차배달이 줄어 티켓영업 때문에 발생할수 있는 윤락행위도 예방하고 있다.왜냐하면 비단 도박판에서만 차배달을 시키는 것은 아니겠지만 도박판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잔돈이 필요하고 담배등이 많이 필요한데 다방의 차배달을 통해 이를 해소하기 때문이다.그런데 도박하는 장소가 현저하게 줄어 차배달도 같이 줄고 있다.이것은 티켓영업으로 인한 윤락행위 근절은 물론 다방문화에도 좋은 영향을 주는 것이다.이외에도 도박을 근절시킴으로써 얻어지는 장점을 나열할수 없을 만큼 많다는 것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다.건전한 오락문화의 정착을 위해서 우리모두가 이번 도박사범 특별단속기간에 우리모두가 경찰에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부안 = 김찬곤 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13 23:02

[딱따구리] 익산시 예산절감 '이율배반'

익산시가 지난 98년 10월 대기발령된 별정직 공무원 5명에게 그동안 2억여원에 가까운 시민들의 혈세를 낭비한 것으로 밝혀져 지역사회에 적지않은 파장을 주고 있다.별정직이나 정무직 공무원들은 일반직 공무원들과 달리 자리가 없어지면 그만둬야 하는 공무원직으로 별정직 공무원들에게 대기발령이란 공직을 떠나라는 것과 같은 얘기.시는 “직제, 정원의 개폐 또는 예산의 감소 등에 의하여 폐직 또는 감원된 때 직권면직시킬 수 있다”는 ‘익산시 지방 별정직 공무원의 임용에 관한 조례’를 만들어 놓고도 대기시킨 별정직 공무원들을 직권면직시키지 않은채 봉급을 지급해 왔다.특히 대기발령된 5명의 별정직 공무원중 1명은 시청에 출근조차 하지 않고 있는데도 6천3백여만원의 시민 혈세가 봉급과 수당으로 지급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시민들의 혈세를 이렇게 낭비하고 있는 익산시가 시민들에게 세금을 제대로 내라고 독촉하고 공무원들에게 세금낭비 요인을 줄이자고 독려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시는 그동안 시민들이 제때 내지 않은 세금이 1백50여억원에 이른다며 2월 한달동안 무슨 일이 있어도 밀린 세금을 최대한 거둬들이겠다고 벼르고 있다.또한 시는 최근 6년사이 시의 빚이 37.7%나 줄었다고 자랑했다. 시의 빚은 결국 시민들의 빚으로 빚이 줄었다니 시민들로선 무척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시는 빚이 줄어든 것에 대해 “조한용 익산시장이 탁월한 지방행정 경영능력을 발휘한 때문” “시장 스스로 업무추진비 절약을 생활화해 오면서 산하 전 공무원들에게 행정비용 절약정신을 가르쳐주고 익산시 행정전반에 걸쳐 예산절감을 강조해온 결과”라고 설명했다.한마디로 조시장의 탁월한 능력과 절약정신으로 시의 빚이 크게 줄었다는 것이다.익산시가 불필요한 인력을 정리하지 않아 2억여원에 가까운 세금을 낭비해왔고 지금도 낭비하고 있다니 예산절감을 강조하는 조시장이 이런 사실을 모르고 있는 것인지, 아니면 한 입으로 두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인지 궁금한 일이다./익산 = 강인석 기자

  • 지역일반
  • 전북일보
  • 2001.02.12 23:02

[딱따구리] 지역에서 영화제를 치른다는 것은..

‘갈등’, ‘진통’, ‘내홍’…….제2회 전주국제영화제 개최 3개월도 남지않은 상태에서 프로그래머가 사임하면서 몇몇 일간지를 장식한 제목들이다.지난해 첫 영화제를 치르면서 전주영화제가 내세운 개최취지 가운데 하나는 바로 50∼60년대 한국영화의 맥을 잇는 터였다는 점이다. 사실 지역에서 조차 묻혀질만큼 아득한 옛이야기일지 모르지만 분명 전주에는 졸인 배를 움켜 잡으며 한국의 영화역사를 이어가던 사람들이 있었다.그리고 지금, 첫 영화제를 치르고 한껏 고조된 영화열기는 젊은 사람들에게 시민영화제, 창작영화제라는 이름으로 단절된 지역의 영화사를 되살려내고 있다.하지만 여전히 거대한 규모의 국제영화제를 치르기에는 전문인력이 부족한 것이 사실. 첫해 영화제에서 줄기차게 나온 이야기 중에 하나는 ‘서울사람들이 치르는 전주영화제’라는 비아냥이었다. 조직위도 이런 비난을 모르는바 아니었지만 지역출신 영화인이나 전문인력을 찾기 어려운 여건에서 ‘애써 외면할 수밖에’ 없었던 상황이었다. 영화제를 치러가면서 전문인력들을 키워 가겠다는 생각이었다.항간에는 프로그래머의 전격적인 사임과 관련해 ‘대안영화’라는 기본컨셉이 흔들리지 않을까라는 괜한 우려까지 영화제 조직위에 얹혀졌다. 그러나 ‘대안영화’라는 컨셉은 프로그래머 혼자만의 결정도, 선택도 아니다. 영화제를 준비해온 모든 사람들의 결정임은 물론 지난해 영화제를 애정으로 바라본 전주시민 모두의 검증을 거친 컨셉이다. 기본컨셉이 몇몇의 사임으로 ‘흔들릴수도, 흔들려서도 않되는’이유가 바로 이때문이다. 영화제를 코앞에 둔 전주영화제의 지역적 현실과 한계를 뛰어 넘어보려는 노력이 일방적으로 ‘갈등·내홍’으로 비쳐지는 것이 아쉽다.이런 내막을 들여다본다면 프로그래머 사임과 관련한 ‘갈등, 진통, 내홍’의 시각보다는 ‘전주영화제의 설움’이라는 제목이 더 잘 어울리지는 않을까 생각해본다.

  • 지역일반
  • 이성각
  • 2001.02.05 23:02

[딱따구리] 위법공무원이 法 세울 수 있나

지난해말 고교학력변조 파문으로 박모 전서울경찰청장이 옷을 벗은데 이어 경찰청 자체 조사결과 서울경찰청의 경정급 간부 2명도 허위학력 사실이 들통나 지난 16일 사표를 제출했다.최근 전북도에서도 K모국장승진자가 학력허위기재 사실이 드러나 사의를 표명했지만 도에서 그간의 공로를 인정, 명예퇴직 절차를 밟고있다.하지만 학력허위기록 사실이 밝혀진 전주시 K모국장의 경우 시에서 가벼운 징계수준에 그칠 것으로 알려져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김완주시장은 이와관련 시청출입기자들에게 “어려운 여건속에도 성실하고 남다른 능력을 갖춰 국장직위에 오른데다 본인이 충분히 책임을 통감하는 만큼 다시금 시발전을 위해 봉사할수 있는 기회를 배려했다”며 선처배경을 설명했다.학력.학벌을 타파하고 능력위주의 사회를 만들어가자는 관점에서 볼때 실력과 능력이 있다면 일면 설득력있는 주장이다.그렇지만 공무원의 학력변조는 명백한 위법행위다. 지방공무원법 43조 인사에 관한 허위행위금지조항을 보면 ‘누구든지 임용시험 또는 승진이나 임용 기타 인사기록에 관하여 허위 또는 부정의 진술.기재.증명.채점 또는 보고를 하여서는 아니된다’고 못밖고 있다. 이를 위반할 경우에는 1년이하의 징역, 또는 3백만원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했다.물론 공무원 임용당시 학력허위기재를 했다면 공소시효(2년)를 넘기었기때문에 법적으로는 문제삼을수 없을 수도 있다.그러나 법을 집행하고 이를 준수해야할 공무원이 위법행위자라면 과연 업무를 법대로 처리할수 있을지 궁금하다.환경보건분야는 시민생활과 밀접한 지도.단속업무가 주류를 이룬다. 설령 모든 일을 법과 원칙대로 처리한다해도 시민들이 이를 수긍하고 따르겠는가.더욱이 위법행위자를 감싸는 인사권자가 어떻게 시민들에게 법과 질서를 지키라고 요구할수 있을지 의문이다.

  • 지역일반
  • 권순택
  • 2001.01.20 23:02

[딱따구리] 도덕적해이가 빚은 예고된 사고

안서법인어촌계의 총체적인 관리부재가 결국 어촌계 파산이라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어 지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지난1978년 12월초 관내 어촌계원의 생산력증진과 생활향상 도모등을 위해 설립됐던 안서법인어촌계는 99년 1차 금융사고를 일으켜 해직됐던 총무담당직원을 지난해 초 총대회의와 이사회의를 거쳐 복직 처리, 이번 사태를 예고했다. 도덕성과 투명성을 전제로 하는 금융기관이 금융사고의 장본인을 복직,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우를 범한 것.부안수협의 자체감사결과 총무담당 이욱일씨(43)는 지난해 복직된 후 4월부터 12월초에 이르기까지 9개월동안 현금시재액 5억2천여만원과 예금담보를 빙자한 불법대출 4억6천여만원, 고객예금해지액 3억7천여만원등 총 13억6천여만원을 횡령, 잠적했다. 이번 사건으로 안서법인어촌계는 생사의 갈림길에 놓여있다.조직 및 대출관리 허술등 총체적인 도덕적해이 속에서의 부실운영이 6백여 조합원들의 자긍심을 한순간에 무너뜨리고 결국 그 피해를 선의의 계원들에게 뒤집어 씌운채 좌초 일보직전에 처해 있는 것.이씨가 ‘이미 중국으로 도피했는니’‘직원들간 내부적으로 연결고리가 있었느니’등 말도 많지만 정작 책임질 사람은 없다.이런 가운데 이번 사건은 내부직원들간 사전 거래없이는 불가능하다는 여론이 강력히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서법인어촌계는 전혀 몰랐다는 답변으로 일관할뿐 책임회피에 급급할 뿐이다.계원들의 복지후생등을 위해 설립된 어촌계가 설립목적에서 이탈 한 채 파국을 맞고 있는 지금, 그 책임을 단 한사람에게만 물을 수 있을까. 의혹의 메아리는 끝없이 이어지고 있는 점을 안서어촌계는 직시해야 한다.

  • 지역일반
  • 김찬곤
  • 2001.01.20 23:02

[딱따구리] 대입 면접 요란한 출석점검

“점수에도 반영하지 않는다면서 꼭 이렇게 전체 지원자를 한꺼번에 불러모아 출석점검을 해야 하는지…”대입 면접시험을 치르는 수험생 자녀를 태우고 청주에서 왔다는 한 학부모가 극심한 교통체증 때문에 애를 태워야했다며 터뜨린 불만의 목소리다.전북대 면접고사가 실시된 18일 오전,학교 주변 간선도로에서는 면접 1시간전부터 최악의 교통대란이 발생했다.2001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이 대학에 지원한 수험생은 모집정원의 4배가 넘는 1만4천9백여명. 면접에 참석하지 않을 경우 불합격 처리한다는 규정때문에 지원자 대부분이 캠퍼스에 들어왔고 여기에 차량을 동원한 학부모들까지 가세,1만6천여명이 한꺼번에 몰렸다는 게 학교측의 분석이다.그러나 늦은 출근시간 영문도 모르는 시민들의 발목을 붙잡으면서 치러진 이날 면접은 사범대학 지원자를 제외한 나머지 수험생들에게는 단지 출석점검에 불과했다. 4명이 한 조로 불과 4∼5분 동안 실시된 면접에서는 학과 지원동기등 극히 형식적 질문이 던져졌고 면접관과 수험생들도 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점에서 크게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이처럼 형식에 치우치고 있는 절차를 생략하는 대학이 점차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그 필요성에 대한 대학측 답변도 옹색했다. 그동안 줄곧 치러온 시험이고 2002학년도 새롭게 바뀌는 입시에서부터는 점수에 반영되는 심층면접을 실시하게 되므로 연습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것.고등교육 환경이 급격하게 변화되면서 각 대학에서 내세우고 있는 수요자 중심의 학사행정을 굳이 들먹이지 않더라도 납득이 가지 않는다.대학측 입장에서 꼭 예비 새내기 대면 절차가 필요했다면 면접시간을 오전과 오후로 나눠 수험생들을 분산,해마다 되풀이 된 교통대란이라도 막았어야 했다.

  • 지역일반
  • 김종표
  • 2001.01.19 23:02

[딱따구리] 무늬만 지역구

선거법으로는 전혀 그럴 필요가 없지만 국회의원 후보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선거를 앞두고 주민등록을 해당 지역구로 옮긴다. 25세 이상만 되면 전국 어디서나 출마할 수 있는데도 굳이 지역구에 집을 마련하고 주민등록을 옮기는 것은 무엇때문일까.표를 가진 유권자들의 정서(情緖)는 법과는 또 다른 측면이 있다. 국회의원은 독립된 입법기관으로 국가의 대사를 논하지만, 주민들은 내 손으로 뽑은 국회의원을 곁에서 지켜보고 싶어 한다.국회의원들도 이를 잘 알고 대부분의 지역구 의원들은 틈날때마다 귀향활동이라는 이름으로 지역에서 활동을 벌인다. 또 이런 활동은 주민들 사이에서 의원을 평가하는 한 기준으로 작용하기도 한다.하지만 실제로 국회의원들이 주민등록을 지역구로 옮기고, 주말에 지역 활동을 하는 것은 형식적인 겉치레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전북뿐 아니라, 전국 거의 모든 국회의원들이 서울에 살고 있고, 자녀들도 서울의 학교를 다닌다.주민등록은 지역구로 되어있더라도 이들이 타고 국회를 드나드는 차량의 번호판이 ‘전북’으로 등록되어 있는 의원들은 손에 꼽을 정도다.국회의원직을 그만둔 뒤 서울을 떠나 자신의 지역구에서 활동을 하는 사람도 없고, 그들의 자녀가 아버지의 지역구를 자신의 고향으로, 대를 이어 삶의 터전으로 삼는 경우도 찾아볼 수 없다. 정치에서만 고향이지, 실제로는 철저한 ‘서울사람들’인 셈이다.미국이나 영국, 독일 등에서는 국회의원들, 또 그의 가족들이 자신의 지역구에 거주하고, 국회가 열릴때만 의사당이 있는 도시에서 생활하는 것이 일반적이라고 한다.우리나라, 전북에서도 국회의원이 주민들과 이웃이 되고, 아들 딸들이 지역 주민들의 자녀와 같은 학교에 다니는 모습을 볼 수 는 없을까.법(法)과는 관계없이, 정치가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기 위해서는 “이런 의원도 있었으면” 하는 것이 유권자들의 생각이다.

  • 정치일반
  • 황재운
  • 2001.01.15 23:02

[딱따구리] 민간인 출신 시장 비서실장

지난해 12월말로 공석이 됐던 김제시 시장 비서실장에 민간인 황태규씨(47.자영업)가 이달 10일자로 발탁 임명됐다.지난 95년 하반기부터 실시된 민선자치시대 이후 시장 비서실장의 민간인 발탁임명은 두번째로 3년여만의 일이다.시는 민선 1기 출범해인 95년 8월에 시의원 출신인 민간인 나모씨(54)를 시장 비서실장으로 임명했었다.그러나 나씨가 98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시의원 출마를 위해 97년말로 사표를 내자 98년 9월에는 6급 행정공무원을 시장 비서실장에 임명해 근무토록 한 뒤 지난해 말일자로 단행된 인사에서 고충민원실장으로 전보시켰다.시장 비서실장에 민간인이 발탁돼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또 법적인 하자가 없는데다 자치단체장 비서실장에 민간인을 발탁한 타자치단체도 적지 않다.그럼에도 불구, 이번 민간인 비서실장 발탁이 김제지역사회에서 화제거리가 되고 있어 유별스럽게 받아들여지고 있다. 한 편에서는 잘했다, 또 다른 편에서는 잘못했다는 식의 긍정과 부정적 목소리가 교차하고 있다.또 일부에서는 시장선거 판짜기가 아니냐는 곱지않은 시각도 드러내고 있다. 곱지않은 시선 중에서는 차기 시장을 노리는 경쟁상대및 반대 진영에서 보내는 것도 없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비서실장이 별정 6급으로 시장의 원활한 시정수행을 돕고 민선시대의 대내외 가교 및 조정역할에 지나지 않음에도 화제거리가 된다는 사실은 뭔가 되짚어 볼일이 있음을 반증하는게 아닌가 싶다.지난해 입찰비리사건으로 김제시 간부공무원과 지근거리를 유지했던 강모씨(53. 전도의원)가 검찰에 의해 구속됐던 일을 뚜렷히 기억하고 있는 시민들은 시고위층과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물들에 의해 인사및 이권이 좌우된 부작용발생을 크게 경계하고 있다.또 선거열기가 너무 일찍 달아올라 조기 행정공백이 빚어지는 것도 원치않고 있다.신임 황태규비서실장이 기독교 장로로 깨끗한 성품인데다 신중한 처신으로 조용한 가운데 지역발전의 가교역할을 다짐하고 있어 이같은 경계및 우려는 기우에 불과할수도 있다.하지만 비서실장을 통해 목적을 이루려는 공무원및 민간인등 일부 세력의 공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따라서 신임 비서실장은 부지불식중에 이들세력에 의해 감염돼 초심이 흔들려서는 안된다는 애정어린 충고를 아끼지 않는 시민들이 적지않은 만큼 곰곰히 새겨 시종일관 운신에 신중함을 보일수 있도록 다시 한번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지역일반
  • 홍동기
  • 2001.01.12 23:02

[딱따구리] 시민제보는 사회의 건강성 척도

삘리릭 삘리릭...지난 8일 도국장급 내정인사가 신문지상에 발표된 날 오전, 기자의 핸드폰에 한통의 제보전화가 날아들었다.순창에 살고있다는 제보자는 경제통상국장에 내정된 K씨의 학력이 실제와 다르다는 것이였다. 신문 프로필에 게제된 순창고를 졸업한 사실이 없다고 주장했다.순간 기자는 지난해말 고교학력 변조로 물의를 일으켜 사표를 제출한 박모전서울경찰청장사건이 뇌리를 스쳤다.한편으로는 K씨가 오래전부터 순창군수 출마를 염두에 두고 꾸준히 활동해온데다 군수입지자들이 난립하고 있는 만큼 반대세력의 음해일수 있다는 생각도 들었다.하지만 서울경찰청장사건이나 최근 미국등 해외 고교졸업장을 위조, 대학에 부정입학했다가 들통난 사례등을 보면서 일단 취재의 필요성을 공감했다.확인결과 당사자가 지난 65년 공무원 임용당시에 작성한 인사기록카드의 학력난에 60년 3월 1일 순창고에 입학, 63년 2월 25일 졸업한 것으로 기재돼있었다.다음은 순창고로 확인전화를 걸었다. 교직원에게 먼저 학교설립연도를 묻자 학교법인은 1964년 인가를 받아 66년 3월에 개교했다는 답변이였다. 일순 뭔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었다.설립되지도 않은 학교를 졸업했다는 것은 전혀 있을 수 없는 일이기때문이였다.마지막으로 당사자에 확인을 요구하자 인사기록카드에 순창고졸업기록은 오래전 일이라 기억이 없다면서 서울 용산방송통신고를 졸업했다고 해명했다. 이후 학력허위기재 사건은 연일 신문 톱기사를 장식하면서 공직사회에 엄청난 충격과 함께 일파만파의 파장이 일었다. 사상 초유로 도 내정인사가 전격 취소되고 다시금 전면 교체인사가 단행됐다. 사건의 당사자는 이로인해 사의를 표명하고 35년간 봉직한 공직을 불명예스럽게 마감해야만 했다.이같은 회오리의 진원에는 시민의 제보가 결정적 역할을 했다.사실 우리 사회의 비리나 부정부패 문제등은 내부 제보나 고발이 없다면 시시비비를 가리고 바로잡는데 한계가 많다.때문에 시민의 제보는 우리 사회의 건강성을 확립해가는 바로미터이다. 부정과 비리, 잘못등에 대한 제보가 쏟아질때 그만큼 우리 사회는 투명해지도 올바로 정립될 것이다.그러나 우리 일각에서는 이를 공직사회의 음해나 모함, 중상모략이라며 폄하하는 풍토도 엄존하고 있다.이같은 단세포적 사고와 부정적인 시각은 공명정대한 사회로 발전해나가는데 걸림돌이 아닐수 없다.그동안 어떻게하든지 나만 잘되고 출세하려는 탈.편법 만능주의, 학벌 패거리주의등 우리 사회의 삐뚤어진 단면을 바로 잡으려면 근본부터 바로세워야 한다.가장 사소하고 작은 것일지라도 기본부터 다져야 우리사회의 건강성이 회복되고 맑고 투명한 사회로 자리잡아갈 것이다.

  • 지역일반
  • 권순택
  • 2001.01.11 23:02

[딱따구리] 남원시의회 예결위의 두얼굴

“불요불급한 예산을 철저히 가려내 시민들의 세금이 낭비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남원시의 2001년도 예산안 심사를 앞두고 남원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위원장 김종술) 의원들이 수차례에 걸쳐 공언했던 말이다. 그러나 지난 21일 예결위의 예산안 심사 결과에 대한 시민들의 반응은 한결같이 ‘예결위원들이 과연 시민들을 대표할 자격을 갖추고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었다. 이날 예결위는 집행부가 올린 보건소 셔틀버스 구입비 4천5백만원을 전액 삭감했다. 보건소 셔틀버스는 사용연한이 다한데다 25인승으로 너무 비좁아 이용 시민들이 큰 불편을 겪고 있는 터였다. 특히 이 버스는 의료 혜택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농촌 노인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소중한 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런 예산을 삭감한 예결위는 올 4월 원활한 의정활동을 위해 필요하다며 4천여만원을 들여 의회전용버스를 구입했었다. 그러나 의회전용버스는 의원들이 5분 남짓한 거리에 있는 의회와 의원회관을 오가는 데 주로 쓰일 뿐이며 1년에 몇 차례 사용하지도 않는 버스다. 이를 두고 시민들은 “병약한 노인들을 위해 버스를 구입하는 것은 불요불급한 예산이고 자신들의 권위를 세우는 것은 그렇지 않다는 얘기냐”며 “이는 예결위원들이 시민들을 발 아래 두고 있다는 생각에서 나온 일”이라고 비난했다.예결위의 예산 심사가 얼마나 자의적이고 감정적이었는지를 드러내주는 사례는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날 예결위는 여론과 민심 파악을 위해 각 실과소가 구독하는 신문마저 모두 없앴다. 또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남원시가 역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관광산업 관련 예산과 홍보예산도 대부분 삭감했다. 그 대신 자신들의 의정활동비는 증액시켰다. 이번 예산안 편성은 일부 강성의원들이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더욱 공분을 사고 있는 것은 의원들이 삭감액 24억여원 중 16억 정도를 자신들의 지역구 사업비라 할 수 있는 ‘읍면동 숙원사업비’에 반영시켜 줄 것을 요구하는 이중적 태도를 보였다는 점이다.시민들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겨 놓은 꼴”이라며 “다음 선거를 위해 시민의 혈세를 의원들의 생색내기에 쓰겠다는 얘기 아니냐”고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시민들의 혈세가 세는 것을 막겠다’는 예결위가 왜 정작 시민들을 위해 필요한 예산은 삭감하고 자신들을 위한 예산은 증액했는지, 시민들은 지금 그 대답을 기다리고 있다.

  • 지역일반
  • 신기철
  • 2000.12.26 23:02

[딱따구리] 노벨평화상과 노르웨이 시민

노벨평화상 시상 장소로 유명한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는 역시 ‘평화’의 도시다.인구 50만의 크지 않은 도시지만 고풍스러우면서도 아담한 건물이며 깨끗한 길거리, 여유롭고 명랑한 시민들의 표정에서 편안함이 배어 난다.노벨평화상 시상을 통해 인류평화의 성지로 남겠다는 시민들의 자긍심 때문인가.어쨌든 평화상에 대한 오슬로 시민들의 ‘주최자’로서의 애정은 남다르다.김대중(金大中) 대통령에 대한 시상식이 끝난 뒤 오스로 시민들이 보여준 횃불행진은 이들의 노벨평화상에 대한 사랑을 단적으로 보여준다.시상식날 저녁 6시부터 2시간 동안 진행된 이 횃불행진에는 노르웨이 시민과 교민 등 5백여명이 참석, ‘Congreturation KIM DAE JUNG (축하합니다. 김대중)’이란 플래카드를 앞세우고 퍼레이드를 벌였다.행렬이 김 대통령의 숙소인 그랜드 호텔에 도착하자 김 대통령은 부인 이희호 여사와 함께 호텔 2층 발코니에 나와 시민들의 환호에 답례했다.일부 교민들은 태극기와 대통령 사진피킷을 흔들며 애국가와‘만세’를 연호했고, 오슬로 시민들도 덩달아 손뼉을 치며 ‘만세, 만세’를 외쳤다.김 대통령이 손을 흔들어 답례할 때마다 시민들의 환호는 커져갔다.이슬비가 내리는 가운데도 아이들 손에 횃불을 쥐어주고 나온 시민들도 눈에 띄었다.노벨평화상 수상자를 기념하기 위해 매년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펼치는 이 횃불행진은 수상자에 대한 시민들의 예우가 얼마나 극진한가를 읽게 해준다.수상자의 차량이 지날때도 수많은 인파가 거리에 몰려나와 환호와 갈채를 보이는 것이 연중행사다.누가 하랄 것도 없이 스스로 횃불을 들고 축하행진에 나서는 오슬로 시민들에게는 노벨평화상 시상식이 하나의 축제인 셈이다.평화상에 대한 시민들의 애정은 시상식때 전 세계 언론이 오슬로에 집중된다는 자부심을 통해 더욱 깊어지는 듯 하다.이들 시민들은 행복한 표정속에 이런 생각을 담고 있을지 모른다.‘세계 평화는 오슬로로부터’세계인이 칭송하는 노벨평화상의 권위와 지고함이 주최지 사람들의 시민의식과도 무관치 않음을 느끼게 한다.

  • 지역일반
  • 윤재식
  • 2000.12.12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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