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PDATE 2026-05-06 17:08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의정단상

정부기관부터 한글 사용 앞장서야

올해는 훈민정음 반포 568돌이 되는 해다. 한글날 국경일 지정에 역할을 했다는 공로로 한글계 최고 권위의 상인 ‘외솔상’을 받기 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한글 사용을 위해 노력해왔다고 자부한다. 실제로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를 상징하는 문양이 현재 한자로 되어 있는 것을 한글로 바꾸자는 주장을 하기도 했다. 덕분에 지난 5월에는 국회문양이 41년 만에 한글로 돌아왔다.41년만에 한글로 바뀐 국회 문양우리 국회는 개원 첫 해인 1948년 10월 9일 한글전용에 관한 법률을 제정해서 모든 공용문서를 한글로 쓰도록 했다. 2005년 1월 27일 국어기본법을 제정해 민족 제일의 문화유산인 국어를 잘 보존하고 후손에게 계승하는 국가의 의무를 선언하였으며 2005년 12월 29일 국경일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여 한글날을 국경일로 지정했다.오래전부터 한글의 위상을 높이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해 온 국회가 정작 자신을 상징하는 문양은 정체불명의 한자로 써왔다는 사실은 정체성에 어울리지도 않는 부끄러운 일이다. 고쳐야 할 문양의 종류는 국회 본회의장의 정면을 압박하고 있는 기괴한 국회 문장과 국회 기, 국회의원 배지, 국회차량 표지판 등이다.국회 문양의 변천사를 살펴보면 1950년 2대국회 때 한자로 처음 만들어졌고, 1960년 5대국회 때 참의원의 것을 한글로 바꾸어서 1년쯤 쓰다가 1963년 6대국회에서부터 다시 한자로 썼다. 1971년 8대국회 때 한글로 바꿔 1년을 쓰다가 1973년 9대국회 때부터 다시 한자로 환원된 다음 오늘에 이른 것이다. 참으로 혼란스러운 과정을 거쳐 왔다. 이제 혼란을 끝내고 제 길로 들어섰으니 다시 한자로 돌아가는 일은 없어야 한다.다른 기관의 예를 들어보면 정부와 법원은 모두 한글로 ‘정부’ ‘법원’ 이렇게 한글로 된 문양을 쓴다. 정부와 법원이 이미 하고 있는 것을 우리 국회는 아직도 하고 있지 못했던 것이다. 헌법재판소만이 한자로 된 ‘헌법 헌’자 헌(憲)을 아직 쓰고 있다. 이 또한 조속히 바로 잡아야 한다.그동안 우리 국회에서는 여러 차례 국회 문양을 한글로 바꾸자는 내용의 ‘국회기및국회배지등에관한규칙’ 개정안이 제출되었다. 17대국회인 2004년 6월 14일 박병석 의원 등 35인이 한글 ‘국’으로 하자는 내용, 그해 7월 8일 박영선 의원 등 74인이 한글 ‘국회’로 하자는 내용의 각 개정안을 제출하였으나 제대로 논의조차 이루어지지 못하고 임기 만료로 폐기되고 말았다.이번 19대국회에 들어와서 2012년 8월 3일 노회찬 의원 등 64인이 한글 ‘국회’로 하자는 내용, 2013년 2월 15일 박병석 의원 등 12인이 한글 ‘국’으로 하자는 내용의 각 개정안을 제출되었다가 지난 5월 2일 본회의를 통해 결국 통과되었다.행정·법조계도 널리 쓰기를오래전부터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다니지 않다가 이번에 새로 바뀐 배지는 항상 달고 다니고 있다. 이유가 있다. 동료 의원들과 더불어서 배지가 한글로 바뀌지 않는 한 달지 않겠다고 다짐한 적이 있기 때문이다. 하루빨리 제대로 된 새로운 국회의원 배지를 자랑스럽게 달고 다니고 싶다고 늘 말하고 다녔는데, 실제로 왼쪽 가슴에 달고 있다. 감회가 새롭다.지방 의회에서도 최근에는 의회 상징을 한글로 바꾸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지역구인 서울시 강서구의회도 최근에 한글로 바꾸자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다행이다. 이제는 행정기관과 법조계에서도 한글 사용에 앞장서서 민족의 자랑스러운 유산인 한글을 널리 쓸 수 있게 되기를 희망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10.09 23:02

'통일 대박' 첫걸음은 '10·4 선언' 이행

지난 달 24일 박근혜 대통령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이 있었다. 우리 정부가 북측에 고위급 접촉을 제안한 상태라 이날 대통령의 유엔 연설은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나오게 만들 중대한 기회였다. 때마침 북한 외교의 수장인 리수용 외무상이 15년 만에 유엔 총회 자리에 앉아 있었던 터라 박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북한의 지도자에게 한반도 평화와 통일에 대한 자신의 구상을 직접 전달할 수 있는 자리였다. 핵·인권 문제로 북한 압박만 해서야국내외의 전문가들은 박 대통령이 유엔 기조연설을 통해 꽉 막혀 있는 남북관계에 돌파구를 열어줄 것을 지속적으로 주문하였다. 그러나 이 날 연설은 이러한 모두의 기대를 빗나가게 만들었다. 박 대통령은 북한 핵과 인권 문제를 앞세워 북한을 강하게 압박하는 데 무게 중심을 두었다. 남북관계의 경색을 풀기 위한 대화가 절실한 시점에서 대통령이 직접 나서서 남북간 대화의 문을 막아선 형국이다. 북한 핵과 인권 문제의 심각성은 그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연설의 방법과 시기 면에서 대통령의 진정성이 북측에 전혀 전달되지 못했다. 오히려 역효과를 초래하고 말았다. 북한은 박 대통령의 연설을 자신들을 국제사회에서 고립시키려는 흡수통일 시도라며 강력하게 반발하고 있다. 북측은 노동신문, 조평통, 국방위원회 정책국 대변인 담화 등 각종 매체들을 통해 박 대통령의 연설을 ‘체제에 대한 정면 도전’, ‘위험한 도발’, ‘흡수통일 야망’이라며 연일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박 대통령의 유엔 연설 이후 대북전단 살포와 인천아시안 게임 북한 응원단 불참으로 냉랭해진 남북관계는 완전히 얼어붙고 있다. 한반도의 정세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평소 보수적인 대북정책을 고수했던 보수언론마저 정부의 대북정책 전환을 요구하고 나선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취임이후 한반도 신뢰프로세스와 동북아 협력구상, 드레스덴 선언, DMZ 평화공원 조성, 그리고 통일대박론 등 일일이 열거하기도 어려울 만큼 많은 제안들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북한과 합의가 이루어져 실행되고 있는 제안은 전무한 실정이다. 통일문제는 대통령의 진정성만으로 해결할 수 없다. 대통령이 북측과 어떤 합의를 하고, 어떤 조치를 취했는지가 문제의 핵심이다. 박근혜 대통령 자신도 지난 8월 광복절 경축사에서 “남북이 실천 가능한 사업부터 행동으로 옮겨서 서로의 장단점을 융합해 나가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인정한 바 있다. 지난 이명박 정권은 대북 제재에 매달려 북과 아무런 교류를 하지 않았다. 북의 굴종을 강요하며 낭비한 5년동안 남북간의 불신과 군사적 대결만 심화되었다. 그 결과 북한은 누구의 통제도 받지 않고 핵무기를 개발하고 강화시켜 왔다. 북한이 먼저 변하기만을 손놓고 기다리는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 3000’은 ‘통일 대박’의 밑거름이 아닌 방해물이었다. 신뢰 프로세스로 北 변화 이끌어야남북 정상들의 ‘10·4 선언’이 있은 지 올해로 7주년을 맞이한다. ‘10·4 선언’에는 통일 대박의 밑거름이 될 남북간의 훌륭한 합의가 가득 담겨 있다. 박근혜 대통령이 진정으로 남북관계에 새로운 돌파구를 만들고자 한다면, ‘10·4 선언’을 되살리는 결단에 나서야 한다. ‘통일 대박’의 성공여부는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낼 구체적인 합의와 실천에 달려있다. ‘10·4 선언’의 단계적 이행을 통해서 한반도신뢰프로세스를 제자리에 올려놓아야 한다. ‘10·4 선언’은 통일대박을 위한 필요충분조건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10.02 23:02

새만금특별법 개정안 발의 준비하며

뜀박질이 장기인 발 빠른 토끼와 느림보 거북이의 경주에서 예상을 깨고 거북이가 이긴다는 이솝우화의 이야기를 누구나 알고 있다. 그런데 최근에 인기를 끌고 있는 드라마 ‘왔다! 장보리’에서는 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수밖에 없는 이유를 재미있게 해석했다. 극중에서 악녀로 등장하는 연민정이 보리를 향해 던지는 대사 중간에서 이 경주에서 거북이가 이길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더운 날씨’를 이야기했다. 더운 날씨에는 털이 많은 토끼가 많은 운동을 하게 되면 당연히 졸리게 된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를 새만금에 대입해보면 어떨까. 1987년 대통령 선거에서 당시 민정당 노태우 후보가 공약하면서 시작된 새만금사업. 벌써 2017년이면 30년, 강산이 세 번이나 변할 세월이지만 새만금사업은 아직도 멀었다. 22조원 국가예산으로 밀어붙인 4대강사업이 3년 만에 완공된 것과는 극과 극이다. 공항·항만·철도 빨리 건설해새만금과 비슷한 시기에 착공했던 중국의 상하이 푸동지구는 이미 세계 G2 대열에 오른 중국경제의 심장으로 자리 잡았다. 중국은 이제 보하이만을 가로질러 랴오닝성과 산둥반도를 연결하는 총길이 123km의 세계 최장 해저터널 건설을 이야기하고 있다. 우리나라가 프랑스 로템사로부터 로비를 받고 고속철도를 건설할 때, 중국은 독일과 손잡고 고속열차보다 빠르고 미래기술인 자기부상열차를 상하이를 중심으로 건설했다. 대한민국 새만금은 거북이 꼴이고, 중국은 저만치 앞서가는 토끼인 셈이다. 더구나 새만금이 첫 삽을 뜨던 1991년의 이듬해에서야 한중수교가 이뤄진 점을 생각한다면, 당시에 한국보다 못사는 나라, ‘짝퉁의 나라’로만 생각했던 중국은 이제 기억에서 지워야 한다. 역사는 반복된다고 했던가. 중국은 이제 당나라시대처럼 세계 최강대국이 됐다. 대한민국의 최대 교역국도 미국에서 중국으로 바뀌고, 이제는 ‘중국이 기침만 해도 한국은 감기에 걸린다’는 게 오늘날 우리 경제사정이다.그럼 여기에서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역발상의 전환이 필요한 시점이다. 먼저 중국 상하이 푸동지구가 먼저 겪었던 경험들을 배우고, 중국의 거대자본과 13억 인구의 세계 최대 시장을 우리 앞마당으로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여기까지는 총론이다. 새만금을 위한 각론은 무엇일까? 국내에는 현재 새만금을 비롯해 중국시장을 겨냥한 일종의 여러 ‘특구’가 존재한다. 그중 대표적인 곳이 송도를 중심으로 한 인천 경제자유구역이다. 이곳은 금융허브, 교육허브를 목표로 한다. 인근 영종도에는 동북아 허브가 된 인천국제공항이 있고, 내륙에는 서울과 경기도라는 2000만 인구의 배후시장이 버티고 있다. 전남 무안에도 국제공항이 있고, 한·중기업도시를 추진하고 있다. 다만 아직은 이렇다 할 성적표는 없다.새만금은 국제공항도 없고, 메트로시티급 배후시장도 없다. 새만금의 현주소는 방조제 완공이후 내부 방수제 공사가 진행 중이고, 마스터플랜(MP)는 대통령이 바뀔 때마다 바뀌고 있다. 투자자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은 바닷물이 가득한 ‘상상의 땅’이다.동북아 물류중심 기지 조성해야어차피 늦은 것, 지금이라도 새만금을 위한 각론의 방향을 잘 잡아야 한다. 필자는 오래전부터 새만금은 ‘물류중심’으로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만금신항만과 국제공항을 갖추고, 동서2축 고속도로와 새만금~인천을 잇는 고속철도를 건설한다면 새만금은 진짜 황금알을 낳는 동북아 물류 중심기지가 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 여기에 ‘한중경협단지’까지 만들어진다면 물류기지의 백년 일감은 이미 따놓고 출발하는 셈이다.이처럼 새만금의 배후에는 메트로시티급 배후시장은 없지만, 눈 앞에 13억 인구의 대륙시장이 있다. 수심 15m이상 7000 TEU급 대형 컨테이너전용부두를 가질 수 있고, 국제공항이 만들어지면 중국으로 날아갈 새만금을 기반으로 한 항공사도 있다. 어쩌면 거북이가 토끼를 이길 수도 있는, 이 각론의 꿈을 이루는데 가장 필요한 것은 그동안 수없이 이야기했던 새만금사업 지원단과 특별회계다. 이제 그 꿈을 담은 ‘새만금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하려고 한다. 도민여러분과 함께 반드시 국회 본회의를 통과시키고 싶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9.25 23:02

장학재단은 더 많아져야 한다

쏜 화살이 단단한 돌에 깊이 박혔다는 뜻의 중석몰촉(中石沒鏃)이란 말은 정신을 집중하면 돌에 화살촉이 박히듯 어떤 일도 이룰 수 있다는 뜻이다. 그만큼 중심을 잡고 매진하다 보면 못 이룰 일이 없다는 뜻일 것이다.하지만 과연 현실은 그런가. 이 시대에는 노력을 아무리해도 노력만으로는 넘지 못할 것들이 많아졌다. 공부도 취업도 결혼도 눈에 보이지 않는 차이로 인해 ‘편중화’가 심하다고 하지 않던가. 이렇듯 최소한 ‘이익의 균형’을 이루기 위해 목소리를 내는 것도 없는 이들에겐 벅차다. 한·미 FTA 통과 때 ‘이익의 균형’이라는 말로 미국이 재협상을 요구했지만 정작 누구를 위한 균형인지는 자명하듯 말이다. 어려운 환경에 처한 젊은이들 위해더불어 사는 것은 인간지혜의 가장 소중한 지상과제이자 발전의 원동력이다. 대한민국에 태어났다는 것은 ‘인재육성만이 가장 커다란 국가발전 가치’라는 절대절명의 나라에서 태어난 것이다. 한국전쟁 직후에도 그랬고 더욱 커지고 복잡해지고 빨리진 2014년에도 대한민국 사회에 있어서 인재가 더욱 중요하고 필요하다는 것은 우리나라의 특성상 더욱 간절한 목표이다. 지금의 나 또한 사회와 국가의 도움으로 대학을 졸업하고 대기업에 취직을 하고 국회의원 자리에 이르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가난이 몸서리치게 싫었던 어린시절 나는 아버지께서 주변 이웃의 어려움을 그냥 넘어가지 못하시고 소 한 마리를 흔쾌히 내어주신 것을 이해하지 못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아버님은 무엇이 있어야 남에게 베풀 수 있다는 소극적 사고방식이 아니라 ‘내가 해 줄 수 있는 것은 그 무엇이라도’ 나누는 것이 배품의 시작이라는 사고였을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나는 늦었지만 지난 5월 돌아가신 아버지의 삶의 뜻을 받들어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다. 조의금으로 들어온 감사와 고마움의 가치와 뜻있는 분들의 숭고한 가치를 합쳐서 장학재단의 첫걸음을 내딛게 되었다. 하지만 나는 더 많은 장학재단이 만들어져야 한다고 믿는다. 현재 장학재단의 숫자가 지금보다 두 배, 세 배는 많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양적 증가와 함께 질적인 면에서도 다양한 분야에서 세밀하고 구체적인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자리매김해야 한다. 공부를 잘하거나, 수학만 잘하거나, 달리기를 잘하거나, 춤을 잘 추거나, 음식을 잘 만들거나, 게임을 잘하거나 등등 우리의 젊은 미래에게 화살을 쏘지도 못한 채 좌절하게 만들거나 포기하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화살 촉이 단단한 돌에 박히도록 더 나아가서는 뚫고 지나갈 수 있도록 장학재단이 많아져야 하는 것이다. 배움에 대한 열정과 특출한 자질을 구비한 젊은이들에게 그들의 꿈을 실현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그들의 꿈이 사회의 발전에 거름이 될 수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나와 돌아가신 부친 그리고 장학재단에 쾌척을 해주신 많은 분들의 마음은 행복할 것이다.꿈 포기하지 말라는 지원 이어져야나라에 대한 애국심과, 사회에 대한 보은, 삶에 대한 자신감 등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려야겠다는 소신으로 미력하나마 장학재단을 설립하게 되었지만 향후 이 장학회를 거쳐 간 인재들이 우리 사회에 등불이 되어 또 수많은 장학재단을 만들어 준다면 살면서 가장 행복한 순간일 것 같다.이 장학재단이 어려운 환경의 젊은이들에게 이 사회가, 국가가 그 어려운 젊은이들을 버리지 않고 옆에서 지켜봐주고, 소중히 여기고 있다는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면 이 ‘포근함’의 기운은 계속해서 이어질 것이라고 믿는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9.18 23:02

극우 외교정책 유감

침략자들의 오판으로 시작되고 방어자들의 오판으로 확대 연장되었던 한국전쟁은 수백만의 인명피해를 내고서야 겨우 휴전이 되었다. 그러고서 60년의 세월이 흘렀다. 같은 민족끼리 각자 외세를 등에 업고 싸운 업보가 쓰라린 고통으로 후세에 전해졌다. 세상은 많이 변했지만 또한 변하지 않고 남아있는 것도 많다. 남북 간의 응어리진 감정이 그렇고 우리 민족을 둘러싼 외세의 세력분포가 그렇다. 강대국들의 포진 한가운데에 위치한 우리의 지정학적 구도는 한 세기 전 구한말 때나 60년 전 한국전쟁 때나 지금 이 시대나 숙명적으로 유지되고 있다.현명함·냉철함 저버린 극우파 논리국권을 강탈당했을 때나 민족끼리 전쟁을 했던 때의 쓰라린 경험에서 소중한 교훈을 얻지 못한다면 우매한 짓이고, 그런 민족에겐 다시 그런 굴욕의 역사가 되풀이될 수 있다. 우리의 진정한 소망은 민족통일이다. 외세의 세력균형 틈에서 현재 수준의 평화를 이어가는 것이 능사가 아니라, 외세의 균형을 선용하여 우리의 능동적이고 주도적인 역할수행으로 통일의 역사를 이루어 내는 것이 시급하다. 그렇게 해서 우리의 비뚤어진 민족사를 복원해야 한다. 그 책임은 누구보다도 우리 대한민국이 감당해야 할 몫이다. 우리는 그러한 사명의식을 가지고 민족 앞에 밀려오는 파도를 현명하게 헤쳐 나가야 한다.현재 우리 사회에는 갑자기 시대에 어울리지 않는 극우파의 논리가 횡행하고 있다. 국내정치의 극우파도 문제이지만, 특히 대북관계를 포함한 외교정책에서의 극우파는 정말 우려스럽다. 북한붕괴론을 내세우며 일전불사까지 외치는 것을 보면 위태롭기 그지없다. 현명함과 냉철함을 저버리고 감정과 이즘에 빠져 있다. 더구나 북한을 두둔한다는 이유를 들어 중국에 대한 비난에 열을 올리는 현상이 일고 있는데, 이것이야말로 세상 물정 모르는 우물 안 개구리 같은 행동이라 하겠다.중국은 이 시점 한반도 통일과 동아시아의 평화유지에 가장 중요한 위치에 있다. 그러한 중국에 대해 우리는 정확한 인식을 해야만 한다. 중국의 생각과 입장을 이해하고 그들의 행보를 예측하며 궁극적으로는 그들이 우리에게 협조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중국에게도 한반도는 가장 중요한 문제 중의 하나임이 틀림없다. 그것은 오랜 역사를 통해 그래 왔다. 중국이 임진왜란 때 조선 땅에 출병한 것이나 20세기 말 청일전쟁을 한반도에서 벌인 것은 다 자신의 이해관계 때문이었다. 한국전쟁에서 중국이 참전한 것도 그 역사적 맥락이 적용된 또 하나의 예에 해당한다고 할 수 있다.물론 미국과의 동맹관계는 분명히 필요하다. 그러나 이것이 연미봉중(聯美封中)으로 비쳐서는 안 된다. 북한을 정신 차리게 한다고 해서 서해에 미국 항공모함을 띄우고 합동군사훈련을 하면 그것이 단순히 북한만을 상대로 하는 것이라고 여기겠는가? 또 일본과 해상 합동군사훈련을 벌인다면 그것은 연일항중(聯日抗中)으로 비쳐지지 않는다고 장담할 수 있을까? 중국을 가상적국으로 설정한다면, 어떻게 우리가 한 해 400억불의 흑자를 내는 무역을 더불어 할 수 있으며, 북한이 대화전선으로 나오도록 압력을 넣어 달라고 요청할 수 있겠는가? 중국·러시아와도 실용 외교 해야60년 된 ‘한미일 VS 북중러’라는 낡은 구도로 돌아가서는 안 된다. 이제는 바꿔야 한다. 그래야 새 시대가 온다. 새로운 구상을 하는 창조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미국과 일본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중국과 러시아도 마찬가지로 중요하다. 우리의 외교는 실용외교가 되어야 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9.11 23:02

세월호 특별법과 솔로몬의 재판

세월호특별법이 거대한 벽 앞에 가로막혔다. 지난 9월1일 새누리당과 세월호 유가족들의 3차 협상이 30분 만에 결렬됐다. 이날 새누리당 지도부는 시종일관 고압적인 자세에 막말까지 서슴지 않았다. 유민 아빠의 생명을 건 단식으로 비난 여론이 급등하자 대화에 나섰던 새누리당은 유민 아빠의 단식이 중단되자마자 자신들의 대화 성과라며 실컷 선전만 해놓고 순식간에 ‘나몰라’라는 식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다.'아이 잃은 부모 마음' 헤아려야이러한 세월호 특별법 난국에 대해 박근혜 정부와 집권여당은 물론, 야당도 실패를 인정할 수밖에 없다. 대의 민주주의의 심각한 위기이다.나는 지난 8월 31일 오전 9시부터 24시간 동안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한 릴레이 단식에 참여했다. 많은 시민을 만나 대화를 나누며 온종일 세월호 정국의 해법을 고민했다.동서고금을 막론하고 가장 지혜로운 판결로 ‘솔로몬의 재판’을 떠올린다. 솔로몬은 한 아기를 두고 서로 친모라 주장하는 두 여인중에서 진짜 어머니를 찾아준다. 지혜의 대명사로 불리는 이런 판결의 비결은 ‘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이해했기에 가능한 것이다. 세월호특별법 논의 과정에서 범한 가장 뼈아픈 실책은 이 마음을 100% 이해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결국 여야는 유·불리를 떠나서‘아이를 잃은 부모의 마음’을 공감하는데서 문제를 풀어 나가야 한다. 세월호특별법 문제를 풀기 위한 몇 가지 해법을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박근혜 정부와 새누리당이 유족의 신뢰를 회복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유족의 신상을 털고, 색깔론으로 여론몰이를 하며 유족을 모독하는 시도를 중단해야 한다. 보수 언론과 우익 단체들이 나서서 유족을 모독하고 조롱하는 일이 잦아질수록 사회 갈등은 심화되고 정부에 대한 신뢰는 떨어질 수밖에 없다. 둘째, 대통령이 세월호 유족의 이야기를 직접 들어야 한다. 청와대는 세월호특별법은 국회의 몫이므로 청와대가 관여할 사항이 아니라며 유족의 면담요청을 거절했다. 매우 궁색한 거짓 변명이다. 새누리당 원내지도부가 야당·유가족과의 협상을 전후해 청와대와 통화를 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새누리당 내부에서도 청와대의 부당한 개입이 문제가 되고 있는 실정이다. 솔로몬의 세기의 명판결의 시작도 아이를 잃은 부모와의 만남에서 시작되었다. 셋째, ‘유족의 억울함을 풀어주는 것이 승리의 길’이라는 야당의 확신이 필요하다. 새정치민주연합은 의원 총회 결의를 통해 ‘세월호 특별법이 가장 시급한 민생현안이자 최우선의 민생법안이라는 원칙’을 결의하고 비상행동에 나서기로 하였다. “새누리당과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의 진실규명을 위한 요구에 응답할 때까지 유족과 국민의 곁에서 끝까지 싸우겠다”고 약속하였다. 유족과 국민이 원하는 법 제정을그럼에도 불구하고 야당내부에서 장외투쟁과 원내복귀를 두고 분열하는 것은 국민적 열망을 훼손하는 매우 유감스러운 일이다. 지금은 약속대로 유족과 국민이 원하는 세월호특별법 제정을 위해 총력투쟁에 나서야 할 시점이다. 결국 야당 생존의 길은 여기에 있다. 이것이 국민과 공감하는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9.04 23:02

교황과 전북 성지

열흘 전 우리 사회는 ‘교황 앓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 질 정도로 달달한 홍역을 치렀다. 프란치스코 교황의 4박5일 공식일정은 온 국민의 눈과 귀, 그리고 전 세계인들이 교황의 일거수 일투족에 환호와 지지를 보냈다. 꼭 가톨릭 신자가 아니면서도 우리가 교황에 열광한 이유는 그는 사회에서 소외받고 고통을 당하고 있는 약자들을 가식이 아닌 정성으로 따뜻이 안아줬기 때문이다.교황, 전북방문 이뤄지지 못해 아쉬워특히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과 위안부 할머니, 밀양과 제주 강정마을 주민들, 새터민, 그리고 장애인에 이르기까지 한국 사회에서 풀리지 않는 딜레마를 그는 위로와 화해, 그리고 희망의 메시지로 해원(解寃)케 했다.하지만 이번 교황 방한에 가장 아쉬운 점은 그토록 고대하던 전북 방문이 이뤄지지 못했다는 점이다. 수년전부터 로마 교황청을 통해 방한 소식을 접하고, 본인은 국회의원이 되기 이전부터 지금까지 교황이 한국을 방문하면 꼭 전북을 방문해야 한다고 주장했었고, 비공식적 이나마 외교적 노력을 기울여 왔다.교황의 한국방문은 요한 바오로 2세가 지난 1984년 한국 가톨릭교회 창립 200주년 기념식과 1896년 제44차 세계성체대회 등 두 차례 이뤄졌지만 천주교의 성지인 전북방문은 이뤄지지 않아 이번 프란체스코 교황의 방한에 기대하는 바가 실로 컷다.교황의 전북 방문 당위성은 이번 ‘윤지충 바오로와 동료 123위 시복식’ 미사에서 나타났듯이 전북에서 박해를 받아 목숨을 잃은 순교자들이 24위에 이를 만 큼 전북의 천주교 역사는 깊다.이번 시복 대상자 124위의 대표자로 이름을 올린 윤지충 바오로(1759~1791)는 1791년 12월 한국 천주교회에서 첫 번째로 전주 남문 밖에서 참수 당했다. 또 호남의 사도 ‘유항검 아우구시티노(1756~1801)’와 아들 부부인 유중철 요한, 이순이 루갈다가 전주감옥과 숲정이에서 순교하는 등 신유박해 때 4개월에 걸쳐 전주 남문 밖과 전주옥, 숲정이에서 피 흘린 순교가 이어졌다.이들 순교자들이 치명자산에 모셔졌고 그 기적의 땅에 순교자들의 선혈이 서린 전동성당이 23년의 공사 끝에 완공돼 전주를 지키고 있다.이제 교황은 떠났고 앞으로 언제 다시 찾을지 모르지만 천주교의 성지인 도내 곳곳의 유서 깊은 유물과 역사를 차분히 조명하고 정리해 다시 찾을 교황 맞이에 준비해야 한다.전북은 비단 천주교만의 역사가 아니다.특히 전주 모악산은 단순한 명산이 아닌 영산(靈山)으로 불교를 대표하는 금산사와 귀신사, 금산사 바로 아랫마을 용화동에 위치한 개신교의 금산교회, 천주교의 수류성당, 원불교 원평교당, 일명 ‘오리알(來) 터’에 위치한 증산교의 동곡약방과 정여립의 대동사상, 동학혁명의 정신적 모태가 되는 한국의 대표적인 종교 발원지이자 문화 보고이다.이들 종교들을 모두 품에 안은 모악산을 성지화하고 정신문화자산으로 관리하고 보존해야 한다.모든 종교 품은 모악산 성지화 필요세계적으로 명성을 얻고 있는 도시는 단순히 규모나 인구의 양적기준으로만 평가 받는게 아니라, 도시 주변에 사색할 수 있는 산책로나 순례길이 있어서 세계적인 문호나 대 철학자를 많이 배출한 무형의 정신적 가치와 인적자산을 중시하는 것이다. 따라서 모악산 주변의 종교 순례길(둘레길)을 걷다 보면 왜, 모악산이 자유민주주의 사상과 세계의 평화, 인권과 평등, 국민행복의 소중함을 근간으로 하는 여러 종교의 발상지가 되었는지, 왜 모악산이 소중한 정신적 자산인지, 그리고 앞으로 새만금을 아우르는 전북이 세계적인 도시가 될 수 있는지를 만끽할 수 있을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8.28 23:02

야당의 길, 국민 삶에 녹아내려야

멋들어진 가을 풍경을 담기 위해 인사동 화방에 들려서 비싸고 질 좋은 붓과 물감들을 사가지고 왔다. 그리고 넓은 거실에서 시원하게 에어컨도 켜 놓고 고상한 클래식 음악도 배경으로 깔아 놓는다. 물론 옆 탁자 위에는 은은한 향이 일품인 헤이즐럿 커피도 한 잔 준비해 놨다. 자 이제 그림만 그리면 된다. 하지만 큰일이다. 가을 풍경이 집에서 보이질 않는다. 상상으로 그릴 순 있지만 그것도 한 두 번이지 매번 똑같은 장면만 떠오른다. 결국 늘 그리듯이 똑같은 구도의 똑같은 색감으로 그림을 그리다 붓을 놓고 만다. 그것도 마무리도 제대로 하지 못한 채로 말이다. 국민 눈높이 맞춘 생활정치 절실얼마 전 7·30 재보선에서 야당은 국민들로부터 거듭나라고 심판을 받았다. 국민들은 야당에게 우리 주변에 만연해 있는 불합리를 과감히 비판함과 동시에 그 불합리함을 변화시킬 미래의 그 무언가를 알려주고, 실천하기를 기대했었다.하지만 야당은 선택을 받지 못했다. 그림을 그리지 못했기 때문이다. 아주 비싸고 질 좋은 재료들을 다 구비해 놓았지만 정작 우리는 하얀 도화지 위에 제대로 그리고 못한 형국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7·30 재보선 패배 이후 안타깝게도 정계은퇴를 선언하고 조용히 물러난 손학규 전 대표가 늘 이야기했던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말이 해결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개인적으로 김대중 전 대통령의 ‘준비된 대통령’이란 선거구고 이후 ‘저녁이 있는 삶’이라는 어젠다(agenda)가 우리 정치사에서 손에 꼽힐 정도의 기가 막힌 말이라고 생각한다. 7·30 재보선 이후 패배의 원인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야당 내외에서 나오고 있다. 강한 야당의 모습을 보이지 못해서, 공천에 실패해서 등등 하나같이 야당이 새겨서 다음 선거에 대비해야 할 지적들이다. 하지만 난 ‘저녁이 있는 삶’과 같은 생활정치의 핵심이라고 할 만한 국민 눈높이 전략을 짜지 못해서도 커다란 이유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또한 국민들에게 ‘왜 야당에게 투표를 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을 던지지 못하고 인사 참사, 세월호 참사 등 현 정부의 불통과 무능에만 기댄 전형적인 20세기형 선거전략이 패배의 원인이라는 일부의 지적에 동의한다. 문제점에 대한 강한 비판과 함께 국민들이 야당을 선택하면 ‘야당이 만들고자 하는 나라는 이러한 나라다’는 그림을 국민 앞에 내놓지 못한 것이다. 우리에겐 먼 이야기 할 것도 없이 절체절명의 위기가 많았다. 대한민국 건국이후 한국전쟁의 잿더미에서, 경제참사라고 불리는 IMF 시절을 지나 지금까지도 ‘저녁이 있는 삶’을 살아온 우리 부모님이 계시던가. 그렇게 살아온 우리 부모님들은 자식들에게는 ‘저녁이 있는 삶’을 물려주고자 정작 본인들은 ‘저녁이 있는 삶’을 포기하고 살아온 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아이러니하게 ‘저녁이 있는 삶’인 것이다. 단순하게 저녁에 집에서 쉬는 것이 ‘저녁이 있는 삶’이 아니라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 볼 경제적, 정신적 삶의 여유를 가지게 하는 것의 함축적 의미라고 난 생각한다. 그 경제적, 정신적 삶의 여유를 만들기 위해서는 예측 가능한 사회, 합리적인 사회, 상식이 통하는 사회 등이 만들어져야 한다. 그것이 우리 모두에게 ‘저녁 있는 삶’을 꿈꿀 수 있도록 할 수 있다. 이 꿈이 없는데 어찌 현재가 행복할 수 있겠는가. 그리고 아버지도, 어머니도, 군인도, 경찰도, 아이들도 ‘저녁이 있는 삶’이 항상 꿈이어서만은 안된다.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고 그 속에서 다시 힘을 얻을 수 있으려면 제도적, 사회적으로 ‘저녁이 있는 삶’의 길로 가야한다고 믿는다. 야당 위기·두려움 이겨야 민심 얻어관객 천만을 넘긴 영화 ‘명량’에는 많은 백성들이 묵묵히 이순신을 믿는다. 12척 배로 울돌목 바다에서 혼신의 힘을 다해 싸워 이긴 이순신을 향해 백성들은 먼발치 육지에서 큰 절로 이순신에게 존경의 인사를 보낸다. “두려움을 이겨낼 수만 있다면 그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만 있다면 그 두려움은 몇 배 더 큰 용기가 될 수 있다”라고 ‘명량’은 이순신의 말을 빌어서 우리에게 말하고 있다.지금 야당은 위기다. 위기가 심해지면 패배주의에 빠지는 두려움으로 변화할지 모른다. 이 위기와 두려움을 이겨낸다면 그것은 용기가 되고 결국 국민의 마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된다고 말하자.’

  • 오피니언
  • 기고
  • 2014.08.21 23:02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체복무 햇살을

현재 군대내 인권 문제로 여론이 뜨겁다. 하나의 대안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에 대한 대체복무를 주장하고자 한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 보다 매우 많은 수준이다. 광복 이후 양심적 병역거부로 수감된 사람이 1만 6000명이고 수감된 사람만 3600명에 달한다. 현재 수감 중인 사람은 800명이 넘고, 매년 새로 수감되는 사람은 평균 600명이나 된다.2001년 12월 17일 평화운동가 오태양씨가 특정 종교인 아닌 사람으로서 처음으로 양심적 병역거부를 선언했고, 2002년에는 박시환 판사가 병역거부를 처벌하는 병역법 제88조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을 헌법재판소에 최초로 제청했다.전과자 양산, 정부 외면 말아야2005년 12월 26일 국가인권위원회는 정부에 대체복무 제도 도입을 권유했고 2007년 9월 18일에는 국방부가 대체복무 제도를 2009년부터 허용한다고 발표했다. 이듬해인 2008년 3월 6일 국제사면위원회는 이명박 대통령에게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인권상황을 개선할 것을 촉구했다. 그러나 이명박 대통령이 취임하자마자 국방부는 대체복무 제도를 재검토하겠다고 하더니 결국 대체복무 도입 백지화를 발표하고 말았다. 그래서 오늘까지 전과자가 꾸준히 양산되고 있는 것이다.유엔 인권위원회는 2006년, 2010년, 2011년 세 차례에 걸쳐 “한국정부가 ‘시민적 정치적 권리에 관한 국제규약’ 18조 1항을 위반했다”며 보상과 구제조치를 권고하고 있는 실정이다. 헌법재판소, 대법원, 국가인권위원회, 국제사면위원회, 유엔 인권위원회, 그리고 참여정부의 국방부까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무조건 범죄자로 취급하여 징역을 살리지 말고 대체복무라는 대안을 제시하여 구제하자는 주장을 하는데, 우리 정부는 한사코 이를 외면하고 있다.이제 우리는 이런 의문을 감출 수가 없다. 5만3000명의 공익근무요원이 있는 나라에서 매년 600명의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수용할 여유가 진정 없는 것일까? 축구나 야구만 잘 하면 혜택을 받는데도, 혜택은 커녕 현역복무보다 길고 공익근무보다 힘든 대체복무를 하겠다는 양심의 호소는 그렇게 무시 받아 마땅한 것인가?내 주장은 공익근무를 폭 넓게 운영하면서 양심적 병역거부는 가혹하게 대하는 것이 형평성에 어긋나므로 대체복무의 기회를 주자는 것이다. 병역법을 개정하거나 새 법을 만들어서 공익근무의 일종으로 양심적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를 추가하면 된다. 자, 이제 이 문제는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수 있느냐 하는 ‘역량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가 받아들일 것이냐 하는 ‘가치의 문제’가 되었다고 본다. 이 문제는 이 시대 우리 사회 속에서 인간의 양심에 관한 기본권이 어디까지 인용되느냐 하는 바로미터가 될 것이다. 이제는 충분히 그 때가 되었다고 나는 확신한다.헌재, 조속히 위헌결정 내려야나는 해군 전투병과 장교로 3년 4개월 복무하여 병역의무를 이행했고, 내 큰 아들도 해군 전투병과 장교를 마쳤다. 막내아들도 해군에서 사병으로 병역의무를 이행하고 있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특히 군필자와 현역복무 예정자들이 가지기 쉬운 사소한 시기심이나 이기심을 버려야 한다고 생각한다.현재 헌법재판소에는 양심적 병역거부에 관한 6건의 위헌법률심판제청과 헌법소원이 계류되어 있다. 헌법재판소는 속히 위헌결정을 내려서 국회를 압박해 주기 바란다. 햇살이 빈틈없이 고루고루 비춰지는 사회가 진정한 민주사회일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8.14 23:02

군 인권보호가 국가안보의 진정한 기초

최근 일어난 28사단 윤 모 일병의 집단 구타에 의한 사망사건이 전 국민에게 커다란 충격을 주고 있다. 윤 모 일병에게 가해진 집단적 구타와 가혹행위는 경악스러운 엽기요, 야만이다. 한 군인이 국가에 의해 보호받지 못했고, 지휘부의 축소·은폐 등이 있었다는 점에서 군대판 ‘세월호 사건’이라 할 수 있다. 마음 편히 군대 보낼 수 있도록이번 사고의 중대한 원인에는 구조적이고 심각한 부대관리의 실패가 존재한다. 윤 일병이 속한 부대는 해당 생활관 내에서 집단 폭력이 대물림되어 자행되어 왔다. 문제는 윤 일병의 생활관이 외진 곳이 아니라 다른 포대 소속 내무반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위치한 점이다. 옆방의 병사들과 타 소대 지휘관들은 자기 부대가 아니라며 외면했고, 윤 일병의 부대지휘관은 떨어져 있다 보니 방치했다. 서로 책임을 떠넘기다 직무를 유기한 것이다.이렇게 심각한 부대관리 실패에도 불구하고 간부 중에서는 유모 하사 1명만 구속되고, 연대장·대대장 등 간부급 16명은 정직·보직해임 등 단순한 행정적 징계에 그쳤다. 군은 군형법 제24조의 직무유기와 관련된 대법원 판례가 매우 제한적으로 해석되고 있기 때문에 이와 관련한 수사도 하지 않았다. 더욱 심각한 것은 국방부장관이 한 시민단체의 폭로를 통해서야 사건의 전말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이는 군이 사건을 고의적으로 축소·은폐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음을 의미한다. 특히 유족들의 수사기록 요구를 묵살한 점, 현장검증 시 유족의 입회를 거부했다는 점 등이 이를 뒷받침한다. 부대관리 실패, 보고체계 전반에 대한 철저한 재수사와 문책이 있어야 한다는 국회의 지적이 있고 난 후에야 한민구 국방부 장관은 전반적인 재수사를 지시하였다. 이래서야 어떻게 국민들이 군을 신뢰할 수 있겠는가.제2, 제3의 윤일병 사태를 막기 위해서는 특단의 병영문화 개혁 대책이 필요하다. 이는 군 지휘부에 대한 엄중한 책임을 묻는데서 출발해야 한다. 노크귀순, 사이버사령부 대선개입, 22사단 GOP 총기사고, 북한 무인기 사고 등 중대한 안보사고가 지속적으로 발생했음에도 군 수뇌부는 누구도 책임지지 않았다. 일벌백계 없이는 군 기강 해이에 따른 안보 사고의 악순환을 끊을 수 없다.둘째, 군의 폐쇄성을 혁파하는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 국회가 임명하고, 독립적으로 군의 인권 감시 활동을 할 수 있는 ‘군 옴부즈만 제도’ 도입이 절실하다.셋째, 병사에 대한 인권교육을 강화되어야 한다. 군의 교육 훈련을 단순히 싸워 이기는 ‘전술·전기연마’에 머물지 않고 제복 입은 민주시민 육성을 위한 국가인적자원 개발 차원으로 접근하는 근본적인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하다. 세계최강 미군의 경우 장교 육성 목적을 ‘생각하는 조직(thinking system), 비판적 전사(criticial warrior)육성’에 두고 있다.병영문화 특단의 개혁 절실군의 근본적인 개혁을 통해 부모가 마음 편히 자녀를 군에 보낼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해야 한다. 군내 온갖 불의와 폭력에 맞서는 용기야 말로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지키는 진짜 국가안보의 기초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8.07 23:02

불공정 담합 삼진아웃 도입해야

‘죄수의 딜레마’라고 하는 심리학 이론이 있다. 경찰에 붙잡힌 두 명의 공범을 떼어 놓고 조사를 하며 먼저 자백할 경우 형량을 낮춰준다고 유도하는 게임이론이다. 이럴 때 대부분 상대방을 믿지 못해 범행을 자백하는 쪽을 택한다고 한다.기업들의 불공정 거래와 가격 담합 등 독과점 폐해를 막기 위해 담합행위를 자진 신고하거나 정부 조사에 협조한 경우 ‘죄수의 딜레마’처럼 과징금을 면제, 또는 감면해 주는 제도가 있다. 바로 리니언시(Leniency)제도로 우리말로는 ‘관대 또는 관용’의 의미이며 ‘담합 자진 신고자 감면제’라고도 불린다.'과징금 면제 혜택' 악용 대기업 많아1978년 미국에서 처음 시행한 이후 우리나라도 1997년에 도입했으며, 시행 초기 기업들이 소수 대기업에 의해 장악된 과점시장체제이다 보니 자진신고의 혜택(과징금의 75%)보다 배신에 대한 낙인효과가 두려워 큰 효과를 거두지 못했다.하지만 공정거래위원회가 2005년 리니언시제도를 대폭 수정해 첫 번째 신고자는 과징금 100% 면제, 두 번째 신고자는 50% 감면 혜택을 부여하면서 리니언시가 적용된 담합 사건 역시 2011년 32건, 2012년, 13건, 2013년 23건 등 크게 늘고 있다.담합 자진 신고 사례도 정유와 생명보험, 가전업체 등이 가격 카르텔을 형성했다가 적발됐으며 최근에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 대림산업, 대우건설 등 ‘빅7’ 대형 건설사들의 담합이 문제가 되고 있다.이들 건설사들은 4대강과 지하철 등 대형 정부 사업들의 공사구역을 10여개씩 쪼개서 발주하면서 사전에 공구를 배분하고, 낙찰회사를 미리 정해두고 다른 회사들을 들러리 내세우는 일명 ‘짬짜미 입찰’을 하고 있다. 또 이들 대형 건설업체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가 시작되면 과징금 면제 및 감면혜택을 받기 위해 서로 짜고 리니언시 제도를 악용하는 고도의 수법을 쓰고 있다.이를 막기 위해 지난 4월 본인을 비롯한 새정치민주연합 강기정의원을 대표로 정무위원들이 담합업체들이 공정위의 직권조사 개시 이전에 신고하는 기업에만 리니언시를 적용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제출했다.하지만 최근 이들 건설사들이 호남고속철도 담합으로 28개 건설사가 4,355억원의 과징금을 부과 받았고 대형 공사인 원주~강릉철도에 대한 담합사례들이 잇따라 제보되면서 역시나 더 강한 제재수단이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느끼곤 한다.실제로 정부발주공사 평균 낙찰율이 70% 중반인데 4개강은 90%가 넘는다. 이는 담합으로 나라 돈을 빼먹는 큰 도둑과 뭐가 다른가! 레드카드를 받고 퇴장 시켜야할 도둑들을 리니언시로 솜방망이 처벌하고 재응찰 기회를 주는 제도는 개선돼야 할 것이다.물론 협력업체들에게 최저입찰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겨우 변동비만 커버하는 수준의 납품단가를 후려치는 현행 입찰제도의 문제점도 있지만 툭하면 담합해 중소건설업체의 진입장벽을 차단하고 공정위의 조사가 시작되면 리니언시 제도를 교묘히 이용해 자진신고 후 과징금을 면제받는 등 날로 진화하고 있다. 따라서 현행 제도보다는 오히려 삼진아웃제 도입이나 전과자처럼 전과법인도 응찰을 못하도록 하는 등의 일명 전과법인에 처벌에 관한 형법 개정과 재벌의 처벌(중소기업과 차등)에 대해선 리니언시 제도의 허점을 보완해야 된다고 본다.'짬짜미 입찰' 참여 처벌 강화를필자는 다가오는 국정감사에서 대기업들의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불공정 담합행위, 그리고 독과점 행위를 보다 상세히 파헤쳐 진정한 경제민주화가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다. 특히 법을 교묘히 이용해 과징금을 면제받는 기업들이 더 이상 발붙이지 못하도록 원아웃(경고), 투아웃(입찰제한), 쓰리아웃(퇴출) 제도의 도입과 경제부문 만큼은 참신한 아이디어와 창의성을 갖춘 기업들이 ‘개천에서 용나는 기업’이 될 수 있도록 앞장서 노력하겠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7.31 23:02

공직자의 길, 신독(愼獨)

간혹 젊은 청년들을 대상으로 강연을 할 때가 있다. 그들의 눈망울, 활짝 웃는 모습만 봐도 난 젊은 날의 설레임에 빠진다. 사랑이든 경쟁이든 실패해서 쓰러져서 모든 것이 끝났다고 생각하다가도 ‘젊음’이라는 무기는 어느새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쉼 없이 달리게 만드는 법이다. 만고의 진리는 젊음들 한명 한명이 꿈이 있을 때 그 사회는 그 나라는 성장하고 발전한다는 것이다. 꿈을 가지고 있는 젊은이들과 단단한 경험으로 무장한 어르신들이 조화를 이루어야 그 사회는 건전한 목소리와 생동감을 가질 수 있다.부도덕한 공직 후보들 너무 많아나는 어린 청년들에게 ‘많이 배운 사람이 나을까, 많이 본 사람이 나을까’라는 질문을 간혹한다. 청소년들은 많이 배운 사람이 착하고, 똑똑하고, 인생을 잘 산다고 알고 있다. 일률적인 시험에서 서열을 가르고, 명문대를 나오고 또 그 경쟁 속에서 일류회사에 취직하고 그 속에서 맨 앞자리에 본인이 서 있는 것이 옳은 길이라고 보는 사회 분위기도 한몫 했으리라 본다. 그들의 이력서는 수많은 스펙으로 꽉꽉 채워지고 있다. 그리고 꽉꽉 채워진 이력서가 그들의 삶을 인도할 거라고 믿는다. 일면 타당하다. 하지만 인생의 겹이 계속 쌓이다 보면 배움은 지혜를 기르는 필요조건일 수는 있지만 필수조건은 절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인생의 성공이 단지 명성과 돈으로 포장되어지는 것은 아닐 것이고 그런 의미에서 많이 배운 사람들이 저녁 뉴스에 나오는 일이 많은 걸 보면 그들의 삶이 항상 옳은 길은 아니라는 걸 느낀다.더군다나 얼마 전 있었던 인사청문회 과정을 보면서 이제 ‘신독(愼獨)’을 다시 배우고 익혀야 한다고 믿는다. 국회의 인사청문회는 2000년 제16대 국회에서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함으로써 도입됐다. 공직에 지명된 사람을 우리 국민들이 믿고 맡길 수 있는지 업무능력과 도덕성 등 본질적인 자질을 갖추었는지를 검증하는 것이다. 하지만 벌써 15년이 되어 가지만 인사청문회에서는 일상적인 거짓말은 물론이고 논문 표절, 부동산 투기 등의 부적절한 행동들이 들어난다. 그 후보자들은 아마 아무도 모를 거라고 생각했을 것이다. 남이 보질 않으니까. 국민들 사이에서는 정말 우리가 믿고 맡길 공직자들이 이렇게 없단 말인가라는 자조석인 말도 나온다. 인사청문회를 보면 우리 공직 후보자들의 배움과 지식과 그들의 겉모습은 우리가 존경할 만하다. 하지만 두껍게 치장된 그들의 명성 뒤에는 국민들이 지도자로 따르기에는 부족하다 못해 부적절한 부분이 너무 많다.근묵자흑(近墨者黑)이라 했다. 검은 먹을 가까이 하면 검어지듯이 공직의 길을 가고자 한다면 그 꿈을 가졌을 때부터 주변 관리와 정리를 해야하는 것은 숙명인 것이다.보거나 듣는 사람 없어도 항상 노력그러기에 공직자의 길을 가기로 생각을 했다면 신독(愼獨)해야 한다. 만약에 부끄러운 일이 많다면 공직자의 길을 가기를 두려워해야 한다. 누가 보거나 듣는 사람이 없는 곳에서도 항상 노력해야 하는 신독의 마음은 공직자에겐 필수다. 즉, 보이지 않는 곳에서도 남이 볼 때와 마찬가지로 마음가짐과 행동거지를 다듬어야 한다는 것이다.쉽지 않다. 성인군자가 아닌 다음에야 아니 성인군자라 해도 혼자 있을 때까지 신독(愼獨)의 자세를 잃지 말라는 것은 쉽지 않다. 하지만 공직 후보자에게는 국민이 바라는 시대적 바람이 있다. 맞다. 어렵다. 하지만 공직자의 길이 쉬운 길은 아니잖은가! △이석현 부의장은 익산 출신으로 5선 국회의원(경기 안양시 동안구 갑·새정치민주연합)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7.24 23:02

철새 정치

중학교 다닐 때 영어선생님께서 재미있는 단어를 가르쳐 주셨다. ‘statesman’과 ‘politician’이란 두 단어였다. 전자는 자기 이익을 돌보지 않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가를 일컫는 말이고, 후자는 출세를 위해 정도보다는 사도를 걷는 정치꾼을 표현하는 말이라는 것이다. 선생님은 너희가 앞으로 정치를 하겠다면 politician이 되지 말고 statesman이 되어야 한다고 당부하셨다. 그 때 들었던 말씀이 매우 인상적이었고 까닭 모르게 오랫동안 내 뇌리에 박혀 있었다. 진정으로 시민 위하는 '정치가' 필요그러다가 나도 모르게 나 자신이 정치를 하기에 이르렀다. 나는 자신의 운명이 어렸을 적에 생각하지 못한 방향으로 가게 된 것을 신기하게 여기면서, 줄곧 자신에게 내가 과연 statesman이냐 아니면 politician이냐를 자문해 보곤 했다. 고백하건대 결코 statesman다운 면모를 보였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그러나 단순한 politician에만 머무를 수는 없다고 다짐하고 나름대로 용을 썼다는 점만은 확실하다. 자랑스럽지는 못해도 부끄러워서는 안 되겠다는 일념으로 지내왔다. 그런 눈으로 정치계를 볼 때, 이 쪽 세계에서 떠도는 사람들 중에 소위 ‘정치가’의 범주에 든다고 말할 수 있는 이가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 상당수의 정치인들은 ‘정치꾼’의 차원을 넘어서지 못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눈살을 찌푸리게 하는 정치인들의 행태 중 대표적인 하나의 예가 바로 철새정치이다. 철새는 계절에 따라 따뜻한 곳을 찾아다닌다. 그것은 동물의 자연스러운 본능이겠지만, 사회의 지도자인 정치인은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시민의 요구이다. 이익만 좇는 기회주의적 처신이 아니라 원칙과 소신을 추구해 주기를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그러한 기대에 아랑곳없이 바람 부는 대로 철새가 되어 떠돈다. 철새정치는 특히 선거 때가 되면 만연한다. 이 당 저 당을 경계 없이 기웃거리다가 안온한 둥지가 발견되면 주저 없이 내려앉는다. 아무 당이나 공천만 받으면 되고 새 당의 배지를 달면 된다. 정치인에게 당은 가치관의 보루이다. 그가 출마하는 지역인 지역구는 자기를 키워주는 고향이요 뿌리이다. 그런데 성격이 전혀 다른 당으로 하루아침에 변절해서 배를 바꿔 타는 배신적 행위를 스스럼없이 하는 정치인들을 많이 볼 수 있다. 때로는 당의 결정이나 방침을 무시하고 뒷구멍으로 라이벌 당과 야합을 하기도 한다. 어떤 이들은 그 짓을 여러 번 되풀이 하는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미련도 없고 양심의 가책도 없다. 이런 것들이 바로 오로지 자기의 출세와 이익을 위해 정치를 이용하는 전형적인 정치꾼의 행태이다. 정당이나 유권자가 가짜 정치인을 식별하여 가려내야 하는데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특히 유권자들이 그런 정치꾼을 구별하여 쫓아내는 혜안을 가지지 못할 때 정치꾼들은 활개를 치며 정치계를 활보한다. 유권자들 '정치꾼' 구별해 쫓아내야도대체 정치를 무엇 때문에 하고 있는 것인가? 그 목표설정이나 실천방법에 있어서 최소한이나마 도덕적 가치관이 서 있지 않다면 그는 아무리 화려한 겉옷을 걸치고 있어도 이미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불쌍한 사람일 뿐이다. 정치의 수준은 그 나라 유권자의 수준이다. 철새인지 아닌지 알지도 못하고 알아보려 하지도 않는다. 그러하니 자연히 철새가 많다. 북쪽 대륙과 남쪽 해양을 잇는 교량 역할을 하는 한반도의 지리적 환경 때문이라고 해 둘까?△신기남 의원은 남원 출신이며 5선 국회의원(서울 강서구 갑)이다 . 19대 국회 후반기 부의장, 새정치민주연합 전당대회 의장 등을 맡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7.17 23:02

세월호 교훈, 인사 청문회 강화하는 것

박근혜 정권 2기 내각에 대한 인사청문회가 진행 중이다. 지난 7일 최양희(미래창조과학부), 이병기(국정원장)의 인사청문회가 있었고, 8일에는 최경환(경제부총리), 정종섭(안전행정부), 이기권(고용노동부), 김희정(여성가족부)의 인사청문회가 실시됐다. 세월호 참사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임했던 정홍원 총리의 후임으로 지목된 안대희·문창극 총리 후보자의 연이은 낙마 이후 사임했던 총리의 유임이라는 초유의 인사 참사가 있었지만 이 정권의 누구도 책임지려 하고 있지 않다. 고위공직자 후보 도덕성 큰 문제문제는 이번 인사청문 후보자들 역시 국회와 국민의 동의를 받을 사람이 거의 없을 정도로 ‘의혹 투성이’다. 야당이 부적격 1순위로 꼽는 김명수 교육사회 부총리는 무더기 논문 표절과 제자 논문 가로채기, 연구비 횡령 의혹 등 최악의 교육자 상을 보였다. 이병기 국정원장 후보자는 2002년 대선 당시 ‘한나라당 차떼기 사건’ 으로 실형을 받은 사람이다. 최양희 미래부 장관 후보자는 다운계약서, 농지 투기와 세금 탈루, 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는 군복무 특혜와 위장 전입 등의 의혹을 받고 있다. 하나같이 고위공직자로서 지켜야 할 도덕성과 자질에 심각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박근혜-새누리당 정권은 공직 후보 자격 검증이 뒷전으로 미룬 채, 미리 결론을 내놓은 듯 ‘전원 무사 통과’를 외치고 있다. 박 대통령은 인사청문회에서의 도덕적 검증을 “죄인처럼 혼내는 인사청문회로 인재를 데려다 쓰기 어렵다”거나 “인사검증이 망신주기로 변질됐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새누리당은 야당이 청문회 시작 전 여론을 선동해 불필요한 사회분열을 초래하고 인사청문회를 자의적으로 악용하고 있다고 강변하고 있다. 박 대통령의 인사청문회 비난은 자신이 말해온 원칙을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다. 지난 2005년 4월 8일, 당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는 국회 본회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이 맑다”, “국회 인사청문회 대상을 전 국무위원으로 확대하고, 그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인사청문회법 개정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지난 2012년 8월 23일, 기자간담회에서도 당시 이명박 정부의 인사검증에 대해 “인사청문회에서 걸리고 그러잖나. 이런 공감대는 (형성)돼야 하지 않겠나.” “(밀어붙이면) 절대 안 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박 대통령은 지난 5월 19일 세월호 참사에 대한 사과와 후속 개혁조치를 담은 대국민 담화를 발표했다. 당시 대통령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이 위협받지 않도록 우리 사회 전반의 부패를 척결해 나가겠다며 ‘국가개조’를 공언했다. 세월호의 교훈 속에 출발하는 제2기 박근혜 정부 가 가장 먼저 청문회 제도 무력화를 내세운다면 이는 대통령의 눈물과 약속은 모두 거짓이 될 수밖에 없다. 세월호의 교훈을 망각한 것이고, 개혁의 동력을 스스로 차버리는 것이다.대통령, 인사 실패 사과해야세월호의 교훈은 인사청문회를 더욱 강화하라는 것이다. 부패를 척결하려면 이를 주도하는 이들부터 엄격한 도덕성을 갖추는 것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대통령은 국민들이 납득하기 어려운 의혹이 확인된 인사들에 대해서는 국민 앞에 사과하고 지명을 철회해야 한다. 박근혜 정권이 야당 탓, 청문회 탓, 엄격한 국민의 눈높이 탓을 하며 인사 실패의 책임을 회피하려 할수록 국민적 분노와 불신은 더욱 커질 수밖에 없음을 명심해야 한다. △진성준 의원은 전주출신으로 제19대 국회 새정치민주연합 비례대표로 국방위원회 소속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7.10 23:02

국정운영 '골든타임' 놓치지 말아야

“엄마, 내가 말 못할까봐 보내놓는다. 사랑한다.” 제주로 가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최근 들어 우리 사회는 가슴 아픈 일들을 연이어 겪고 있다. 있을 수 없는 대참사로 기록된 세월호 침몰사고는 희생된 실종자의 수색이 두 달 가까이 진행형이다. 여기에 지난주에는 강원도 고성지역 22사단 최전방 GOP에서 총기사고가 발생해 젊은 장병들이 희생됐다. 이 안타까운 죽음 앞에 우리는 할 말을 잃을 수밖에 없다. 다만 일련의 사건들을 그냥 단순 사실(fact)로만 받아들이기에는 묘한 공통점이 있다. ‘골든타임(golden time)’이다. 모든 일에는 유효한 시기가 있어그동안 세월호 사고 관련 뉴스를 지켜보면서 국민들은 배의 최초 사고 시점으로부터 침몰할 때까지 단원고 학생들을 포함한 탑승객들에게 탈출하라는 지시를 어느 누구도 내리지 않았는지에 대해 궁금하게 여겼다. 배에 이상이 발생한 때부터 침몰할 때까지 무려 1시간, 더구나 침몰 당시 해경이 현장에 도착하고도 아무런 조치를 하지 못함으로 인해 어린 학생들이 “해경이 도착했다”는 사실을 보고도 그대로 가라앉아야만 했던 야만스러운 광경에 분노할 수밖에 없었다.22사단 총기사고도 그렇다. 5명의 장병이 희생됐다. 그러나 이들은 최초 총격을 받은 직후부터 사망에 이르기까지 1시간 이상, 두 시간 가까이 아무런 응급조치를 받지 못한 채 그대로 방치됐다고 한다. 희생 장병의 가족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때까지도 시신이 총을 맞고 웅크린 채로 있었다는 뉴스 인터뷰를 보면서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세월호와 22사단 GOP 총기사고 모두 ‘골든타임’을 놓치면서 ‘상식적인 응급조치’를 못해 피해를 줄일 수 있는 기회를 놓쳤고, 결국 참사로 이어졌다. 이처럼 모든 일에는 유효한 시기가 있다. 우리 사회의 복잡 다양한 문제들 가운데 정치 현실 역시 마찬가지다.박근혜 대통령은 취임 이후 세월호 사고를 겪으면서 국정지지도가 추락했고, 급기야 정홍원 국무총리가 정부의 무능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하지만 안대희,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가 연달아 자진사퇴하면서 대통령은 바꾸기로 했던 국무총리를 다시 유임하겠다고 밝혔다. 야당이 자꾸 발목을 잡아서 “못해먹겠다”는 불만의 표현인지도 모르겠다.그러나 정부의 무능에 대해 책임을 지고 갈아치우기로 했던 총리를 다시 재활용하는 건 무책임한 궤변이다. 세월호 사고에 대한 책임을 물어 사실상 총리를 경질하고, 해경과 소방 119까지 해체한다고 했지 않았던가. 결국 현장에서 일하는 조직에게는 책임을 묻고, 최고책임자들에게는 면죄부를 준다면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대응조치’라고 하기 힘들다.더구나 청와대는 헌정사상 초유의 ‘국무총리 재활용’에 대한 이유로 국정공백을 막고 경제 재도약의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라고 한다. 그런데 경제와 거리가 먼 검사출신의 ‘책임(지고 물러 날) 총리’를 다시 ‘재활용’하는 것은 논리상 앞뒤가 맞지 않는다. 국정운영에도 ‘골든타임’이 있다. 정부 '재활용 총리' 골드타임 허비만일 국민화합과 경제 재도약을 위해서라면 대통령의 인사수첩을 그냥 덮을 게 아니라, 능력 있는 호남출신 인물들에게도 문호를 열어줬어야 한다. 재활용을 할지언정 호남출신 총리는 중용하지 않겠다면 ‘대탕평’의 골든타임은 이미 지난 셈이다.지금 우리는 골든타임을 놓치면 참사로 이어진다는 뼈아픈 경험을 충분히 하고 있지 않은가. 청와대는 야당의 반대 이전에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상식적인 인사’를 했어야 옳다. 청와대로 행진하는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 눈과 귀를 막고, 이렇게 ‘재활용 총리’를 내세워 국정운영의 골든타임을 허비할 일이 아니다. △이상직 의원은 민주통합당 원내부대표를 지냈으며, 새정치민주연합 전국직능위원회 수석부의장을 맡고 있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7.03 23:02

지방선거이후 어떻게 달라질 것인가

6·4지방선거가 끝난 이후 선거결과를 놓고 해석이 분분하다. 승부에 대해서만 얘기한다면 여야가 비긴 것이라는 견해가 있다. 광역단체장은 야당이 1곳 앞섰으니 이겼다고 할 수 있으나 기초단체장은 여당이 늘었으니 여당이 이겼다고 볼 수 있다. 지역별로 보면 충북, 강원 도지사는 야당이 차지했지만 정당지지도는 여당이 월등히 높아 시장 군수 지방의원에서 앞섰다. 야당으로서는 낮은 정당지지율에도 불구하고 선전한 것에 대해 위안을 삼고 여당은 세월호 심판론이 거세게 일어났음에도 지켜낸 것에 안도할 것이다. 당선인들, 유권자의 변화 요구 반영을이번 선거는 세월호 심판론과 박근혜지키기가 맞선 선거였다. 그러나 지역적으로는 전혀 다른 양상으로 나타났다. 심판론은 하나만 있지 않았다. 전국적으로 세월호 심판론이 제기됐지만 지역적으로는 다른 심판론이 나왔다. 부산의 무소속 오거돈 후보와 대구 김부겸 후보의 선전은 새누리당 정치독점에 대한 심판의 의미였다. 호남에서 무소속 단체장 대거 당선은 새정치연합 정치독점에 대한 반대였다. 민심은 지역에 따라 서로 다른 심판론을 제기한 것이다. 인천, 경기 등 경합지역에서 미세한 차이를 보인 민심보다 특정 정당으로의 쏠림현상이 심했던 영호남의 선거결과가 더 민심의 흐름을 반영한 것으로 판단한다. 전북은 기초단체장 절반이 무소속이다. 반면 광역의원은 2명을 제외하고 새정치연합 승리였다. 일부 기초의원 중 무소속 후보가 이전보다 더 당선됐지만 진보정당 등 소수당의 당선자수는 오히려 더 줄어들었다. 무소속 시장 군수의 대거 당선은 정당에 대한 지지 변화라기보다 공천과정의 난맥상을 반영한 것으로 보여진다. 특히 개혁공천을 내세워 엄격해진 범죄 경력 등 자격심사가 경선참여자수를 줄여놓았고, 갑작스런 합당으로 기존 경선제도 대신 새로운 규칙을 정하기 위한 지루한 다툼이 경쟁력 있는 후보들의 무소속행을 불러왔다.이번 선거에서 유권자들은 변화와 발전에 대한 요구를 동시에 표출했다. 변화 없이 발전 없고 발전 없이 변화 없다. 사람과 생각의 변화 없이 지역발전이 불가능하고 낙후지역의 발전 없이는 변화를 체감하기 어렵다.선거는 끝났다. 새로 뽑힌 단체장과 지방의원들은 선거에서 나타난 주민의 뜻을 잘 반영해야 할 것이다. 먼저 내부 변화를 통해 발전을 준비해야 한다. 새로운 지역발 전전략은 치열한 내부 혁신없이는 불가능하다. 무엇보다도 부정과 비리가 없는 투명하고 깨끗한 지자체를 만들어야 한다. 지방의회도 이제 제 역할을 찾아야 한다. 4년 내내 다음 선거를 위해 친목모임과 경조사를 쫓아다니는 동네정치 대신 시민의 요구가 분출되는 삶의 현장에서 문제를 찾고 해결해내는 시민정치를 펼쳐야 할 것이다. 매년 등장하는 의원들의 해외연수 외유 논란도 종지부를 찍고 제대로 된 테마연수를 실시해야 한다. 전북에서도 브랜드 정치 등장 기대며칠 전 새정치연합지도부와 박원순시장 등 광역단체장 당선자들은 한자리에 모여 선거과정에서 내놓은 ‘지방정부 10대 공통 약속’을 실행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이 중에는 공공부문 최저임금 대폭 인상을 통한 생활임금제 도입과 지자체 소속 모든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담고 있다. 또 지방의료원부터 보호자 없이도 간호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안심병원’을 실현할 것과 전월세 전용 공공 임대아파트 공급 확대를 약속했다. 이 약속들을 실천해나가면서 새정치연합이 새누리당과 어떻게 다른지 보여줘야 할 것이다.전북에도 박원순의 ‘깨알정치’, 안희정의 ‘3농정책’과 같은 브랜드 정치가 등장하기를 기대한다. 새정치연합은 변화와 발전에 대한 욕구에 제대로 부응하기 위해 자성과 성찰의 자기 혁신에 당장 들어가야 할 것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6.26 23:02

정치는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

지방선거가 끝났고 이제 7월 30일 재보궐 선거가 기다리고 있다. 여당은 세월호 참사에도 불구하고 비교적 선전했고, 야당은 세월호 여파와 대통령의 불통 이미지, 전반적인 국정운영 엇박자 등 유리한 여건 속에서도 서울을 제외한 수도권에서 패배하면서 강하게 치고나갈 수 있는 전기를 마련하는 데 성공하지 못했다. 야권 성향 평론가들은 이번 지방 선거를 이긴 것도 진 것도 아닌 선거라고 평하기도 한다. 전반적인 평가는 별도로 하고, 이번 선거를 통해 두드러지게 나타난 몇 가지 것들을 꼼꼼하게 짚고 넘어갈 필요성이 있다. 야당 공천 절차 바로 세워 나가야야당 입장에서 가장 근본적인 반성지점은 국민들이 아직도 ‘새정치민주연합’을 선뜻 대안으로 보지 않는다는 점이다. 국민들은 세월호 참사에 분노하고, 박근혜 정부의 무능과 책임회피를 질타했다. 그러나 ‘새정치연합’ 또한 국민들이 볼 때는 소극적 대안, 어쩔 수 없는 차선책 수준 이상이 아니었다. 그나마 지방선거에서 얻은 소기의 성과는 세월호 참사와 박근혜 정부 실정의 반사이익과 인물중심 광역선거 구도에 편승한 결과인 측면이 컸다. 왜 이렇게 되었나. 야당이 합당과 공천 과정 속에서 바뀐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했기 때문이다. 기존의 민주당에 안철수 당대표와 새정치세력이 통합되었는데 인물 위주의 기대감만 추가적으로 덧붙여졌을 뿐 행태와 관행에서 변화된 모습을 보여주지는 못했다. 무공천 논란으로 너무 많은 시간을 끌었다. 당원투표까지 하면서 결국 공천을 하는 쪽으로 결론이 났지만 충실한 공천, 좋은 공천을 하기 위한 소중한 시간이 사라지고 말았다. 기초 공천도 높은 점수를 받기는 어려워 보인다. 전북과 전남에서 15개 무소속 기초자치단체장이 당선되었다. 어렵고 힘든 것이 공천이라지만, 공천 과정에서 개혁적이거나 주민의 의사를 충실히 반영하거나 둘 중 하나를 충족시키기 위해 좀 더 끈질긴 노력을 했었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있다. 안타깝지만 야당 정치에서 객관적이고 엄정한 공천 절차가 아직도 확고하게 자리 잡고 있지 못하고 불신도 여전히 존재한다. 큰 틀에서 보면 공천 절차를 바로 세워나가는 것이 집권 비전 제시와 더불어 야당 정치 개혁의 가장 중요한 과제 중의 하나 아닐까 한다. 정부여당 측면을 보자면 많은 악재에도 불구하고 선거전 막바지 대통령의 눈물과 이에 편승한 전국 동시다발 1인 시위가 여권 지지층을 결집하는데 성공했다. 현상적으로만 보면 불리한 상황에서 선전이었다고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중간 점검과 나사조이기 시점을 놓침으로써 정부여당이 더욱 방만과 자멸의 길로 접어들 가능성 또한 높아졌다. 세월호 참사에서 국민이 본 것은 재난 앞에서 우왕좌왕하는 무력한 리더십이었다. 어느 것 하나 제대로 되어 있지 않은 위기 대응 시스템이었다. 그리고 대통령의 정치적 위기를 차단하는 데만 집중하는 ‘정치적 위기대응 매뉴얼’의 작동이었다. 공감과 진정성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새누리당은 청누리당으로 부르고 싶을 만큼 청와대의 눈치를 보는 데만 급급했다. 국민은 분노를 터뜨릴 시점과 대상을 냉정한 눈으로 가늠하고 있지 않을까. 여당 인사쇄신·개혁 아직 멀어국민의 정서와는 무관하게 정부여당은 지방선거 선전에 힘입어 제한적인 인적쇄신과 국정기조 유지를 밀어붙이려 하고 있다. 세월호 국정조사는 슬슬 물타기하고, 총리 등 일부 개각을 통해 변화하는 시늉만 하려고 한다. 그런데 인사쇄신 바람잡기는 초장부터 수포로 돌아가는 분위기이고 개혁안도 면피용 이상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 국민들은 이를 어떻게 평가할까. 그리고 새정치연합은 어떤 후보자를 내세우고 어떤 기조로 재보궐선거에 임할까. 정치가 국민의 마음을 얻는 것이라면 정부여당도 야당도 아직 기준에 한참 미달하는 것으로 보인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6.19 23:02

가슴으로 우는 정치

64 지방선거가 끝났다.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종합해보면 여야 어느 쪽도 만족스러운 성적표를 받았다고 보기 어렵다. 광역단체장은 새정치민주연합이 9석, 새누리당이 8석을 얻어 승리했지만 기초단체장은 승패가 바뀌었다. 투표율 또한 지난 2010년 62 지방선거에 비해 오르긴 했으나 여전히 60%를 밑도는 저조한 성적이다. 이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사회적 분노가 투표율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려운 수치이다. 무기력한 정치의 피해자 국민께 죄송지난 4월 16일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이후 정치권은 몇몇 새누리당 의원들과 극우 인사들이 부적절한 행동과 발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것을 제외하면 세월호를 정치에 이용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언행에 각별한 조심을 기했다. 그러나 정치인은 국민의 고통에 동참하는 것과 함께 문제를 해결해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들이다. 지금 대한민국 정치는 세월호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해 무엇을 고치고 보충해야 할 것인지, 경제위기는 어떻게 돌파할 것인지 목소리를 내고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때다. 곧 치러질 730 재보선에 또 다시 정치권 전체가 매몰되어 시급히 해결해야 할 사회 현안들을 뒤로 미룬다면 2014년은 슬픔과 분노에 빠져 아무런 성과 없이 흘려보내는 한해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 이번 64지방선거는 어느 때보다 눈물바람이 많았던 선거였다. 대통령이 울었고, 여러 후보들이 유권자들 앞에서 눈물을 보였다. 그리고 한동안 이 눈물의 진정성을 따지느라 세상이 시끄러웠다. 불행한 일을 당한 국민의 아픔에 통감하는 정치인의 눈물은 당연하다. 하지만 이분들이 아픔을 극복하고 일상으로 돌아 올수 있도록 현실의 문제들을 해결해주고 우리 사회 깊숙이 뿌리박힌 부정부패를 뿌리 뽑는 일은 한두 번 흘리는 눈물보다 훨씬 의미 있고 값진 일이다. 무기력한 정치의 피해자는 국민이다. 이제부터라도 대한민국 정치는 국민보다 먼저 눈물을 훔치고 개혁에 박차를 가해야 한다. 세월호가 침몰할 수밖에 없었던 근본 원인을 철저히 가려내고, 우리 사회에 만연한 탐욕과 부패에 경종을 울려야 한다. 이것이야말로 작금의 한국정치가 가장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이다. 아직까지 돌아오지 못한 12명의 실종자 구조와 세월호 선체 처리, 피해자 보상, 유가족의 생계, 생존 학생들의 심리치료, 국정감사 국가개혁, 관피아 척결에 등 산적한 문제들을 제대로 해결하려면 눈물만 흘려서는 안 된다. 고질적 병폐 척결위해 고군분투누군가는 정신을 차려야 한다. 슬프지 않기 때문이 아니다. 정치인은 보이는 눈물이 아니라 가슴으로 울 줄 알아야 한다. 분노와 눈물만 가지고는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냉철한 이성과 정의감으로 무장하고 우리 사회의 고질적인 병폐를 척결하기 위해 고군분투해야 한다. 이것이 진정한 반성이요. 대한민국 정치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기꺼이 투표장으로 나와 준 국민에게 보답하는 길이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6.12 23:02

호국 정신과 정권의 안보 논리

호국 보훈의 달이다. 매년 이맘때면 국민 모두가 늘 경건한 마음가짐을 유지한다. 매년 6월 6일은 현충일로 애국선열과 국군장병들의 충절(忠節)을 추모하기 위해 국가가 정한 공휴일이다. 나라를 위해 자신의 몸을 희생한 순국선열들의 고귀한 희생정신은 결코 잊을 수가 없다. 호국보훈의 달, 경건한 마음가짐을우리들이 잊고 있거나, 인지하지 못할 수도 있었지만 월초(月初)가 의병의 날이었다. 국가가 위기에 처했을 때 자발적으로 일어난 의병의 역사적 의의를 되새기고 이들의 애국애족 정신을 계승 발전시켜 국민통합과 국가발전의 원동력으로 삼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매년 6월 1일을 정부가 주관하는 의병의 날로 제정했다. 임진왜란이 일어났던 1592년 홍의장군 곽재우가 최초로 의병을 일으켜 항일의병의 효시가 됐던 날을 기념해 의병의 날로 정해 지난 2010년 5월 25일에 기념일로 제정·공포했던 것이다. 의병정신은 참혹했던 일제시대하에서는 광복군의 항쟁으로 이어졌다. 그래서 호국보훈의 달이 시작되는 첫날은 호국정신을 고취할 수 있는 매우 의미있는 날이다.예로부터 망우보뢰(亡牛補牢)라는 말이 있다. 소 잃고 외양간 고친다는 뜻이다. 이미 어떤 일을 실패한 뒤에 뉘우쳐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 과거에서 교훈을 찾아야 한다. 내치가 되지 않을때면 과거에는 민란이 일어났고, 권력마저 넘어갔음을 지난 역사에서 알수 있다. 내치가 뒷받침되지 않고서는 안보가 쉽지 않다. 우리나라는 역사적으로 900여차례가 넘는 외침에 시달려 왔다. 고려 우왕집권 14년간에는 무려 378회에 걸친 왜구 침입이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안보는 내치와도 직결돼 있다. 최근 안보의 개념은 단지 국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국가안보는 식량,에너지,사회적 환경, 사이버 정보보호 등 넓은 개념으로 확대되고 있는 추세다. 정부는 안보관을 재정립할 시점이다. 자연재해나 대형참사 등 국가재난관리도 국가안보의 개념에 포함되어야 할 것이다.하지만 그동안 안보논리는 선거때만 되면 더욱 기승을 부렸다. 안보는 국가존립의 초석임에도 권력자들은 정권유지에 악용해 왔다. ‘총풍’, ‘북풍’이라는 신조어까지 등장했다. 정권기반이 흔들릴때마다 이념과 안보를 내세웠다. 더구나 지난 대통령 선거때는 국가정보원, 국군사이버사령부 등 국가안보기관마저 선거에 개입했다. 안보라는 미명하게 인터넷에 각종 댓글을 통해 민심을 조작했다. 야당의 유력후보를 음해하거나 발언까지도 왜곡했다. 특정지역을 폄하하고 지역갈등도 조장했다. 참으로 어이없는 행태다. 국가안보의 보루라고 하기에는 있을 수 없는 정치개입이다. 은밀하고 교묘하게 자행해서 들통나지 않을거라고 자신했겠지만 결국 진실은 밝혀질 수 밖에 없다. 안보 논리, 정치에 악용하지 말아야검찰 수사결과, 국가안보기관들의 대선개입은 상당히 조직적으로 진행된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현 정권은 정권의 정통성과 도덕성 시비에 휘말려 아무것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국가안보의 최후의 보루라고 여기던 이들 기관들의 선거개입으로 국민의 신뢰를 잃었다. 안보관을 왜곡시킨 것이다. 전적으로 국가안보기관들의 책임이다. 과거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등 군사정권은 정통성과 도덕성을 상실했기 때문에 정권기반이 취약하기 그지없었다. 그때마다 안보논리를 정권유지에 악용했다. 정권이 신뢰를 잃고 기반이 흔들리면 국가는 누란(累卵) 과도 같은 위급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 현 정권은 이솝 우화에 나오는 양치기 소년의 교훈을 잊어서는 안된다. 툭하면 선거때나 정권이 위협받을때마다 안보를 악용한다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려 정작 국가의 위급상황에 제대로 대처하기 힘들 수 있다. 호국의 달을 맞이하여 호국정신과 함께 악용되어온 정권의 안보논리를 되새겨 본다. 더 이상 안보논리를 선거와 정치에 악용하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6.05 23:02

6·4 지방선거와 민주주의

세월호 참사를 겪은 후 확성기와 율동이 사라진 조용한 선거가 치뤄지고 있다. 후보가 자신의 주장을 펼치는 대신 유권자의 요구에 귀 기울이는 ‘경청 선거’가 진행되고 있다. 거리는 한결 차분해졌고 유권자들이 진지해질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되고 있다. 투표는 강력한 민주주의 실천 방식선거는 민주주의의 꽃이다.민주주의는 모든 구성원이 참여하는 직접민주주의가 가장 이상적이다. 그러나 수만 수십만이 한 자리에 모여 의사결정을 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지역별로 직능별로 대표를 뽑아 중요한 결정을 맡기는 것이 대의민주주의다. 따라서 선거참여는 민주주의를 지탱시키는 강력한 수단이다. 민주주의가 발달한 나라일수록 투표참여율이 높다. 북유럽의 발달한 민주주의국가들은 보통 80%이상의 높은 투표율을 보인다.영국의 ‘이코노미스트’지가 매년 발표하는 민주주의지수에서 스웨덴, 노르웨이, 덴마크, 핀란드 등은 항상 1~5위를 차지한다. 영국의 레가툼연구소가 발표하는 ‘번영지수’에서도 북유럽나라들은 상위를 차지한다. 민주주의와 번영, 행복지수는 서로 연관되어 있다는 것을 입증하는 증거다.우리의 상식과 달리 미국과 일본은 20위권 안팎의 민주주의 지수를 보여준다. 미국은 극심한 빈부격차, 일본은 ‘나라는 부자지만 국민은 가난하다’는 말이 있듯이 모든 국민이 행복한 국가는 아니다. 선거와 정치는 이런 현실을 타개하는데 별 도움이 되지 못하며 갈수록 투표율은 낮아진다. 낮은 투표율은 결국 민주주의의 위기로 다가오게 된다.민주주의가 발달하지 않은 부국이나 강국은 있을 수 있지만 민주주의 없이는 결코 국민은 부유하지도 행복하지도 않다.풀뿌리민주주의는 자치경험을 통해 민주주의 훈련기회를 제공한다. 시민들은 자치를 통해 민주주의역량을 키워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힘을 갖게 된다. 대선에 비해 총선이, 총선에 비해 지방선거는 낮은 관심과 낮은 투표율을 보여왔다. 그러나 일상생활의 작은 변화들이 사회적 큰 변화보다 더 직접 영향을 미치는 것이 현실이다. 시위, 청원 등 다양한 의사표시방법이 있지만 선거만큼 강력하고 결정적인 수단은 없다. 선거는 우리 삶을 결정하는 권력을 결정하기 때문이다.6·4지방선거는 박근혜정권에 대한 중간평가와 심판의 의미를 띨 수밖에 없다. 또한 박원순시장 등이 해온 지방자치 민주주의 실험에 대한 재신임도 포함된다. 아울러 다음 총선과 대선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묻는 중간선거 성격이 될 것이다. 정당은 끊임없이 내부혁신을 이루어야 한다. 이번 공천과정에서 갑작스런 합당으로 제대로 된 경쟁을 벌이지 못한 아쉬움이 남는다. 정당 끼리 경쟁이 약한 지역에서 싱거운 선거운동은 유권자에 대한 예의가 아닐 것이다. 단순히 이기기 위한 선거가 아니라 치열하게 지역문제를 꿰뚫고 해법을 모색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선거 통해 탐욕 지배 사회 변화 시켜야그러나 결코 무소속정치가 정당정치의 약점을 해결해주지 못한다. ‘소속이 없는 정치’는 존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번 6·4선거부터는 사전투표제 도입으로 투표일이 사흘로 늘었다. 후보나 선거운동원 뿐 아니라 유권자도 지지후보를 위한 선거운동을 벌일 수 있다. 근로자는 근무시간에 관계없이 투표할 권리를 법적으로 보장받게 된다. 모든 변화는 아래로부터 시작한다. 투표는 가장 강력한 민주주의 실천방식이다. 여당이 승리한다면 세월호는 하나의 사고에 불과하게 되고 국민의 기억 속에서 잊혀져 갈 것이다. 야당이 승리한다면 탐욕이 지배하는 우리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계기가 될 것이다. 모두 투표합시다!

  • 오피니언
  • 기고
  • 2014.05.29 23:02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