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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박예분씨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

아동문학가 박예분씨의 시를 읽으면, 엄마의 품 속처럼 가슴이 훈훈해진다. 동시집 「엄마의 지갑에는」(신아출판사)는 힘든 시련에서도 밝은 마음의 뿌리를 살리는 시들로 빼곡히 차 있다."내면에 쌓인 것들을 털어내기 위해 무조건 시를 쓰던 때도 있었습니다. 시를 쓰면 절대고독에 빠지게 되지만, 아이들 눈높이로 가서 쓰다 보면 긍정적인 생각들로 바뀌었어요. 그 안에는 늘 긍정의 힘이 자리하기 때문이죠."그가 갖는 사랑의 불씨는 전방위로 펼쳐져 있다. '엄마의 지갑에는'을 들여다 보면 살림살이가 넉넉치 않음에도 불구하고 가족을 감싸앉는 그가 있다. 그는 IMF 때 남편 사업이 부도가 나면서 아이 셋을 혼자 키우며 밥벌이를 했다. 하지만 남편에게 힘내라는 편지를 쓰기 위해 '편지쓰기 대회'에 나가면서 글을 쓰게 됐고, 2003년 「아동문예」 문학상을 수상하고 200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글쟁이가 됐다. 시련이 오히려 보약이 된 셈이다.참깨 콩 팥 등을 파는 불쌍한 할머니에 대한 가슴 뭉클한 사랑을 담은 '종이상자 집'이나 고양이가 생선 대가리를 물어갔는데 잘못 없는 까치가 야단 맞은 데에 대한 안타까움이 묻어난 '억울한 까치'도 사랑의 마음을 담뿍 느끼게 하는 시. 그는 "더불어 사는 따스함을 느끼는 시를 쓰고 싶다"며 "모든 생명을 귀히 여기면 세상이 아름다워진다"고 했다."텃밭에 심은 봉숭아꽃잎을 따다가 물들여주는 봉숭아꽃물처럼 우리의 마음도 그렇게 사랑으로 가득찼으면 좋겠습니다. '예분'이란 이름을 세상에 아름다운 꽃을 피우는 '꽃가루'로 여기면서 살고 있어요. 오늘도 마음 밭에 동심의 씨앗을 뿌리면서 살아가고 싶습니다."임실 출생인 그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글쓰기 논술교실을 열고 있는 박씨는 한국문화예술인연합회 이사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5.07 23:02

[책의 향기] 윤이현씨 동시집 '야옹이는 신났다'

가정의 달 5월을 맞아 좋은 어린이책을 소개하는 것도 '어머니의 마음'과 닿아 있다. 성취도 평가에 따라 한 줄로 길게 줄을 서야 하는 교육 현실이지만, 그래도 위안이 되는 것은 이들의 삶을 외면하지 않는 문학이 있어서다. 아이들 상상력에 작은 불씨를 더해주는 책들을 모아봤다.아동문학가 윤이현씨의 동시집 「야옹이는 신났다」(섬아이)는 오랜 교직 생활을 마감한 뒤 펴낸 시집이다. 동심, 그 순수에 머무를 수 있었으면 더 바랄 것이 없었던 삶에 대한 동경. 그는 짧은 시 속에 독자들로 하여금 순수의 시대를 추구하라는 메시지를 전한다.세 살 배기 동생의 단추 같은 배꼽을 눌러 까르르 깔깔깔 웃음이 터져 나오는 '웃음 단추'나 소나기를 어른, 아이 모두 뛰어 달리게 하는 호루라기로 빗댄 '소나기'를 보면 동시를 잘 쓰는 사람은 세상의 어떤 기교도 인간의 순수한 성정을 따라갈 수 없다는 사실을 온몸으로 보여준다.여리고 헤픈, 삐죽빼죽한 마음을 조약돌 닮으라며 스스로를 다독이는'조약돌'도 있고, 병실에 있는 할아버지가 손자들 입에 과일을 주는 모습을 참새들로 묘사한 '병실에서'는 세월의 뒤안길에서 손자·손녀들을 지켜보는 자신의 모습과 닮았다.그는 "인간의 삶에서 미래는 살아갈수록 뿌연해지는 데 비해 소년기의 추억은 우리들의 마음을 평화롭게 한다"며 "그럴 적마다 우리는 동시집을 읽으며 잃어버린 순수의 시대를 기억하며, 마음의 평정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했다."동시집을 읽으면서 꿈의 씨앗이 심어지고, 가슴이 커다란 보자기처럼 넉넉해지면 좋겠습니다. 그냥 지나치기 쉬운 작은 조가비 하나, 아침이슬 한 방울까지 자세히 들여다보며 골똘히 생각에 잠기다 보면 무한한 상상력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요."남원에서 태어난 그는 1976년 「아동문예」로 등단, 동시집 「그림자로 대답하기」, 「가을하늘」, 동화집「다람쥐 동산」, 「공박사와 로보트 루키」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5.07 23:02

[책의 향기] 강태구 시인 시집 '허공을 긁어보다'

강태구 시인의 시는 짧고 단조롭다. 어두운 마음보다는 삶의 여백을 채우는 자신의 성찰에 무게가 있다. 시집 「허공을 긁어보다」(인문사 아트콤)에 담긴 시 '방정식 풀기'는 허무의식을 방정식 푸는 방식으로 드러낸 대표작이다. 시집은 '달팽이의 꿈','강물처럼', '미련한 사랑', '우리 서로' 등 4부작으로 구성, 살아간다는 것은 물굽이마다 또 한 길을 내어 꿈을 길어올리는 과정임을 드러냈다. 생의 의미를 가볍게 벗어놓고자 하는 심정이 담겼다.그는 현대사회의 문명 위기와 삶의 깊은 상처를 원죄의식으로 바라본다. 부패와 불신, 배반과 살해를 응시하면서 욕망의 무한질주를 이야기한다. 하지만 벌 주는 심정 보다는 탐욕의 그물을 제거하자는 데 초점을 맞춰 풀어간다. 조그만 것까지 사랑하다 보면 꼬투리 도톰할 날이 있지 않겠느냐는 심정. 문학평론가 이운룡씨도 이런 그의 품성을 아는 듯 "마음 비우는 공부를 먼저 하는 이"라며 "비워야만 사람이 들어설 자리가 생기고 길이 보이고, 꿈꾸는 세계가 열린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라고 적었다.군산 출생인 그는 2004년 「해동문학」 신인상을 수상하면서 문단에 나왔다. 전북문인협회, 전북시인협회, 전주문인협회, 열린시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23 23:02

[책의 향기] 김옥녀 시인 다섯번째 시집 '낮달'

논둑콩의 한은 여자이기에 받아야 했던 차별이다. 김옥녀 시인이 펴낸 다섯번째 시집 「낮달」(마을)은 숙명으로, 체념으로 살아야 하고, 서러운 아픔을 참고 견뎌내야 했던 여자의 한이 드러난다."사랑하는 사람에게 한없이 퍼주고 싶은 마음이 잘 드러났는지 모르겠네요. 삶에 대한 애착과 그리움 때문에 사라져가는 것들을 털어버리면서 내놓게 됐어요."조병무 동덕여대 명예교수는 그의 시집에 대해 인고와 비련의 고독 속에서 궁핍을 한탄하며 살아온 여인들의 망부석을 절실한 감성으로 때로는 고발과 호소, 강경한 어조로 남겨준다고 평가했다.연작시 '논둑콩'은 여인의 운명이며 숙명으로 숨죽이며 살았던 시대를 몇 가지 상황으로 집약시켰다. '암울한 50년대의 여자의 땅','여자를 꽁꽁 쇠사슬'에 얽어놓은 땅으로 여성들이 봉건사회의 노예가 됐던 아픈 시절을 기억한다. '믿음으로','한스러움'과 '불행의 실마리에서'를 통해 여자의 삶은 불행할 수밖에 없다는 목소리. 그러면서도 생명의 모성에 대한 강한 메시지를 던진다.'여자가 고귀한 건 잉태의 주머니가 있기 때문 / 고귀한 생명을 낳아 인간 보존을 해왔기에 / 여자는 위대하고 거룩하다 / 여자에겐 사랑 주머니가 하나 더 있는 셈이다.' ('논둑콩 7' 중에서)가슴앓이 속에서도 남성에게 일침을 가하는 적극적인 면모도 드러난다. '여자를 울린 남자는 / 그 울음이 자신에게도 돌아간다.'('논둑콩 9' 중에서)'남자여, 눈을 뜨고 보시라.'('논둑콩 10' 중에서)를 통해 남성들에게 사랑의 언저리를 지킬 것을 경고한다.김제 출생으로 1989년 「동양문학」으로 등단, 시집 「수수밭」, 「목이 쉬도록 너를 부르면」 등을 펴냈으며, 마한문학상(2004), 예술지역화상(2009)을 수상한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23 23:02

[책의 향기] 강성철 한국수출입은행 전북본부장 '詩 읽어주는 은행원' 펴내

"은행원이란 일이 숫자 하나하나에 신경을 써야 하고, 대출을 할 때는 상대방의 신용도를 잘 따져야 하고 혹시 상대방이 부실이 나면 어떻게 하나 고민도 해야 하고, 수시로 체크하고 이루 말할 수 없이 감정이 메마를 수 밖에 없죠. 많은 사람들이 왜 골프를 안하냐고들 하는데, 그저 웃기만 하면서 속으로는 시라는 애인을 주말에 만나기 때문이라고 속삭입니다."시선집 「詩 읽어주는 은행원」(현대시)을 펴낸 강성철 한국수출입은행 전북본부장(53). 그는 "주말에 시와 시에 관련된 글을 쓰기 때문에 나와 시는 주말부부"라고 말한다.제주에서 태어나 어려운 가정형편으로 인해 열두살 때 서울로 올라왔다. 어린시절 꿈은 문학을 전공하는 것이었지만, 경제적인 이유로 성균관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은행에 입행했다. 하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을 버리지 못하고 1988년 「문학과비평」을 통해 시인으로 등단, 현재 격월간 시전문지 「시를 사랑하는 사람들」 편집위원도 맡고 있다."현대문명의 황폐함을 조금이나마 극복하고 싶어서 낸 책입니다. 잘 읽어주신다면 저로서는 더없는 기쁨이겠습니다."'봄' '여름' '가을' '겨울'로 나눠 90여편의 시를 소개하고, 그 시들을 통해 한국시의 틈새를 들췄다. 원구식 시인은 "지금까지 맛보지 못했던 우리시의 싱싱한 속살을 아주 예리하게 저며내어 보여준다"고 평한다. 깊이있게 읽어내는 해석력도 탁월하지만, 독자들에게 거의 알려져 있지 않은 시인들의 뛰어난 작품들을 찾아냈다는 점에서도 신선하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23 23:02

[책의 향기] 최명표 평론가 '전북지역 아동문학 연구' 발간

"지역의 문학 연구자들은 전공에 갇혀서 다른 영역은 넘겨다볼 생각조차 안 합니다. 한국의 학계가 안고 있는 생리적 결함이자 구조적 모순이죠. 겉으로는 통섭이니 통합적 안목을 부르짖으면서도 속으로는 자신의 구각을 깰 엄두조차 내지 않습니다. 그들의 외면 속에 이 책이 태어날 수 있었기에 감사한 마음이 들면서도 속이 편치 못한 것도 사실입니다."평론가 최명표씨(50)가 「전북 지역 아동문학 연구」(청동거울)를 발간했다. 2007년 전북시인 연구서 「전북지역 시문학 연구」(청동거울) 발간에 이은 또 다른 결실. 전북의 아동문단이 형성되는 과정을 살펴보고,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사명처럼 문학활동을 한 작가들을 조명했다."어렸을 때 읽었던 책 한 권이 일생을 결정합니다. 그런데 전북은 흘러간 이야기만 쓰죠. 해방 후 1970년대까지만 해도 전북의 아동문학은 주류에 속했어요. 상황은 판이하게 달라졌습니다."그는 책을 통해 전북의 아동문단이 식민지 시대의 김완동, 곽복산부터 해방 후 백양촌, 1960년대 최승렬과 김용택 등이 쌓아놓은 치열한 문학정신을 올바르게 되살리지 못한다는 지적하면서 실험의식이 결여된 작품세계가 주를 이루고 있다고 꼬집었다."최승렬 시인의 경우 자연을 예찬하는 작품으로 전원시를 다시 꽃피게 했습니다. 그에게 자연은 어머니이자, 어머니는 곧 자연이었던 셈이죠. 하지만 목포, 서산 등을 전전하다가 전주로 귀향한 뒤 인천으로 출향해 전북문단과 충분히 교류할 만한 여유를 갖지 못했습니다. 전북을 대표할 만한 시인임에도 불구하고 묻혀버린 셈이죠. 이렇듯 전북의 아동문단은 걸어온 발자취에 비해 정체돼 있는 상태입니다."아동문학이 발전하려면 소설적 접근으로 이루어져질 필요도 있다는 그는 민담에 관심을 기울이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박상재를 예로 들면서 「원숭이 마카카」의 성공에 이어 근작 「술 끊는 까마귀」는 생태동화까지 확대해 쉼 없이 노력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다고 적었다."전북 문단의 기반을 닦은 이익상이나 채만식을 보더라도 현 단계에서 아동문단을 바라보는 태도는 잘못된 것입니다. 이익상은 「어린이」에 글을 발표하거나 천도교가 주최하는 어린이 행사에 적극적으로 참여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활동이 개인적인 친분관계로 치부되거나 일제시대라는 특수한 조건에 포괄하는 편이 옳을까요? 아동문학이 발전해야 성인문학이 발전합니다. 하지만 아동문학이 월등한 위치를 점유하려는 욕심이 아니어야겠죠."도내에서 아동문학 평론가는 그가 유일하다. 고된 여정이지만, 그를 기다리고 있는 작품이 많다는 사실만큼 힘나는 것도 없다고 했다. 현재 「전북지역 시단 형성 과정」(가제)를 집필중에 있으며, 2년 후 「비평가론」(가제)도 발간할 계획. 현재 계간 「문예연구」편집위원으로 활동중인 그는 편저로 「김창술전집」 「김해강시전집」 윤규섭 비평집 1「인식론적 비평과 문학」등이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23 23:02

[책의 향기] 이종근·유연준씨 '한국의 옛집과 꽃담'

안보다 밖을 먼저 생각한 우리네 집과 담은 삶의 여유이자 타인을 위한 배려다. 특히 말부터가 예쁜 '꽃담'은 소통의 상징. '타인 출입금지'라는 식의 엄포가 없다. 질박하면 질박한 대로 화려하면 화려한 대로 집주인의 성품을 드러내고 지나가는 사람들을 기꺼이 집 안으로 초청한다.2008년 「우리동네 꽃담」을 펴낸 이종근씨(전민일보 문화교육부장)와 유연준씨(사진작가)가 다시 「한국의 옛집과 꽃담」(생각의 나무)을 내놨다.10년 동안 전국의 꽃담을 답사한 기록. 담장과 굴뚝, 합각에 새겨진 수많은 상징을 읽어내며 그 안에 숨겨진 의미와 가치를 통해 우리 문화의 결을 생생하게 느낄 수 있도록 해준다.이씨는 "꽃담은 잘 알려지지 않은 대한민국 문화유산 가운데 흙으로 남은 마지막 작품이며, 일반 백성과 사찰, 궁궐에 이르기까지 모두가 공유했던 만큼 스펙트럼도 넓다"고 말한다. 그러나 "꽃담이 열악한 관리 시스템과 문화재청과 지자체의 무관심으로 인해 사람들의 관심에서 점차 멀어져 가고 있다"며 아쉬워했다.책은 서울·경기, 충청·강원, 전라도, 경상도 등 총 4부로 구성돼 있다. 전북에서는 전동성당 사제관과 임실 영모재, 김성수 생가와 별장, 전주 한옥마을 최부자댁 등이 소개됐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16 23:02

[책의 향기] 최명희문학관·전주국제영화제 '전주문화기행' 참가자 모집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전주국제영화제(집행위원장 민병록)가'영화촬영지와 문학의 성지를 둘러보는 전주문화기행' 참가자를 모집한다.전주문화기행은 5월 1일부터 5일까지 일곱 차례 걸쳐 전주한옥마을과 영화의거리, 걷고싶은거리 등에서 영화 촬영지와 문학으로 형상화된 장소 등을 둘러보는 프로그램.▲ 영화 찍기 좋은 곳, 전주한옥마을(전주한옥마을 느리게 걷기Ⅰ·5월1일 오전 10시, 5월4일 오후 3시) ▲ 영화 촬영 1번지, 전주한옥마을(전주한옥마을 해찰하며 걷기Ⅱ·5월1일 오후 3시, 5월3일 오후 2시) ▲ Back To The Future, 영화의 거리(영화평론가 신귀백과 함께 하는 영화의 거리 산책·5월2일 오전 10시30분·같은 날 오후 3시) ▲ 절대미각, 전주비빔밥(영화감독 한승룡과 함께 하는 전주비빔밥 맛보기·5월5일 오후 3시)으로 구성된다. 각 프로그램마다 영화 시나리오 읽기, 영화의 한 장면처럼 사진 찍기, 문학작품 낭송·낭독, 전주와 영화·문학 영상물 관람, 영화·문학 퀴즈 등이 진행될 계획.5월 5일엔 전주비빔밥을 소재로 한 단편영화 '절대미각'을 감상하고, 한승룡 전주대 교수와 전주음식 명인 제 1호인 김연임 가족회관 대표와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마련된다.26일까지 선착순으로 20명. 전화와 온라인 접수가 가능하다. 문의 063) 284-0570, jeonjuhonbul@empal.com

  • 주말
  • 이화정
  • 2010.04.16 23:02

[책의 향기] 유길문 리더스클럽회장 '다시 시작하는 힘 결단'

가슴 뛰는 삶은 물 만난 물고기의 파닥거림처럼 활기차다. 유길문 독서토론모임 리더스클럽 회장(46·전북은행 김제지점 차장)이 또 다른 삶의 결단을 선언한 것은 2002년."중년의 사춘기라고 할까요? 홍지서림을 들렀다가 「카네기 인간관계론」에 꽂혔습니다. 6번을 읽고 또 읽었죠. 책이 빛이 되어줬습니다. 이듬해 리더스클럽을 만들고, 모든 것을 걸었어요. 삶이 바뀌었습니다."잠이 유독 많은 그가 잠과의 전쟁을 선포했다. 매주 토요일 오전 6시40분이면 리더스클럽으로 향했다. 자신의 임계점을 넘어선 결단이었다."책읽기야말로 전북의 희망이고, CEO의 희망이자 대한민국의 희망이란 생각이 들었습니다. 생기 넘치는 삶을 설계하려면 독서가 우선돼야죠."그가 출간한 「다시 시작하는 힘 결단」(무한)엔 현실을 가슴으로 껴안되 꿈에 감염된 채로 살아가자고 채근하는 결단의 거인들이 담겼다. 일본 전산의 나가모리 사장, 그리스 선박왕 오나시스, 이건희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비전스쿨 강헌구 대표, 메가스터디 김성오 대표, 구본형 변화경영연구소장, 김영식 천호식품 회장 등이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위한 '뜻밖의 초대'로 안내한다. 통찰과 작심을 바탕으로 성공하는 습관과 믿음에 대한 이야기가 알기 쉽게 풀어진다.어찌보면 그는 내향적인, 자신의 길을 묵묵히 가는 40대 여느 중년과 다를 바가 없는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이들이 그를 찾는 것은 인간적이면서도 따뜻한 '유길문 다운' 매력 때문이다. "그들이 성공하는 게 내가 성공하는 길"이라고 말하는 그의 진심은 누구도 의심하지 않는다.현재 그는 리더스클럽을 통해 '100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1년에 100권 이상의 책을 읽고, 100명 이상의 부자가 나타나 100세까지 장수하면서 살기를 바라는 이들을 위해 준비했다."인생 경기장에는 퇴장이 없습니다. 우리는 왜 꿈꾸는 대로 살면 안 되는 걸까요. 스스로를 고용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내부에서 가장 자기다운 것을 발견하고 계발해 자신을 자본화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것은 결단의 힘에서 나옵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16 23:02

[책의 향기] 강상기씨 '와와 쏴쏴' 출간

'전두환 같은 환경미화원 아저씨가 / 은행나무가지를 흔들어댄다 / 은행나무를 발로 차기도 한다 / 그때마다 노란 은행잎이 죄도 없이 지상으로 내려앉는다 / (…) / 아직 떨어지지 않는 초록 잎까지 / 긴 막대기로 후려친다 / 상처입어 찢어진 초록 잎들이 무수히 내려앉는다 / (…)' (시 '낙엽 쓸기' 중에서)시 '낙엽 쓸기'는 지금으로부터 30여 년 전 그 때 그 시절을 떠올리게 한다. 1982년 전두환 정권 시절, '오송회 간첩단 사건'으로 세상은 시끄러웠다. 학교 뒷산 솔밭에 앉아 4·19를 기억하며 현실을 안타까워 하던 군산 제일고 전·현직 교사들은 '반공법과 국가보안법을 위반했다'는 이유로 옥고를 치러야만 했다.1971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임실 출생 강상기 시인(64) 역시 오송회 사건에 연루돼 차가운 감방에 갇혔고, 17년간 교직을 떠나야만 했다. 2008년 11월 오송회 사건에 대한 재심에서 무죄 판결을 받았고, 2009년 8월 교직에서 정년퇴임했다. 한결 가벼워진 것일까.그가 시집 「와와 쏴쏴」(시와에세이)를 펴냈다. 표제시 '와와 쏴쏴'는 집회장에서 건진 시. '와와'하는 사람들의 함성과 그들을 향해 총을 겨누는 '쏴쏴'가 합쳐지니 '와와 쏴쏴'다.'노동으로 휘어진 당신의 허리 같은 포크, / 당신의 분노 같은 나이프를 들며 / 무엇을 자르고 무엇을 찔어야 할까를 안다'나 '눈도 없는 것이 / 귀도 없는 것이 / 코도 없는 것이 // 길쭉한 몸통을 오므렸다 폈다 / 하는 일은 위대하다'나, 날카로운 눈매와 고요한 지혜가 담겨있는 그의 시를 부조리한 사회는 두려워할 수 밖에 없다.이번 시집은 단어와 단어 사이, 침묵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그 깨달음으로 쓴 시들이다. 그는 "변하지 않는 본질을 살피고자 했다"고 말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16 23:02

[책의 향기] 이동호씨 칼럼집 '활을 당기고도 쏘지 않는다'

"시사적인 내용이나 논쟁이 가열된 사회적인 이슈들에 대해 발언하고 언급한 것이지만, 해결책을 제시하고자 했습니다. 말하자면 시대의 흐름과 무관하지 않은 성격을 지닌 글들이지요. 그런 점에서 책으로 묶기에 조금은 면구스러운 점도 없지 않지만, 시대의 격랑에 발을 담그고 치열하게 나름대로 시대사조의 중심을 건너온 내 개인의 정신사적 흔적이거나 구체적인 생활의 기록이 아닐 수 없습니다."칼럼집 「활을 당기고도 쏘지 않는다」(디자인흐름)를 펴낸 이동호 박사. 본업은 개업의지만, 의학·의료 분야 뿐 아니라 문화·예술·철학·역사·전통·교육·장학·체육·사회 등 다양한 분야에 대한 깊은 지식으로 지역사회의 어른으로 활동해 온 그는 무엇보다 잊혀져 가는 지역의 문화와 역사·전통을 되살리고 현재화하는 일에 발 벗고 나서왔다.이번 칼럼집에 실린 내용은 최근 몇 년 사이 지역 일간지와 기타 잡지 등에 게재했던 글들. 1부 '변화와 희망'은 우리사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과 생각거리들에 대한 진지한 시선이며, 2부 '지역 공동체를 지키는 목탁'은 지역의 현안과 다양한 행사들에 대한 애정 어린 시선이다. 3부 '도(道)의 본질은 삶에 있다'는 도교 사상에 입각한 생명과학과 정신세계가 담겼다. 그는 "이 조촐한 묶음이 우리 지역사회, 우리 시대의 한 징표를 새겨둔 작은 비문이길 바란다"며 "내 자녀들에게도 이 글의 어느 대목이 삶의 지침이거나 참조가 되기를 바란다"고 했다.잠시도 손을 놓지 않았던 공동체의 진보를 위해서, 그 곳에서 수천년 살아왔고, 또 그보다 더 멀리 살아갈 사람들의 진화를 위해서, 생각하고 실천하며 표현한 글들. 날카로운 목소리는 언제나 철학적 사유와 역사적 맥락과 심리적 접근을 포기하지 않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09 23:02

[책의 향기] 최상철씨 수필집 '내가 살던 집 그곳에서 내가 만난 사랑'

"40대 중반을 넘어서면 집에 대한 애틋하고 따뜻한 추억이 생깁니다. 그런데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을 부동산 투자 대상으로만 여기고, 사랑의 공간으로 바라보질 않아요. 그게 정말 안타깝습니다."연백당 최상철 삼호건축사무소 대표(48)씨가 펴낸 「내가 살던 집 그곳에서 내가 만난 사랑」(푸른 사상)은 집에 대한 추억을 길어 올린 수필집이다. 전북일보에 '건축 상담'과 '최상철의 건축 이야기'를 10년 이상 연재하면서 떠오른 감회를 실타래처럼 풀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됐다."우리가 의식하지 못하는 많은 공간이 또 다른 집이 될 수 있습니다. 하루의 대부분을 쏟아붓는 사무실도 집이나 마찬가지죠. 그런데 8시간 남짓한 소중한 시간을 꽉 막힌 공간에서 보낸다고 생각해 보세요. 그렇게 1년, 2년만 보내면 성격도 바뀌고, 행복도 달라집니다. 하루의 1/3 이상을 돈 늘리는 공간에만 쳐박혀 있다면, 동물 우리에 갇혀 있는 것과 뭐가 다르겠습니까. 행복을 꾸릴 여건이 안되는 데요."'아련한 추억','이기적 초상','아낌없는 배려','사랑이란 이름으로' 를 통해 집이 생활을 담는 또다른 그릇이 될 수 있음을 강조한다. 20여 년 건축사로 일하면서 집이 주는 행복감을 뒤늦게 체감하게 됐다는 그는 "좋은 아파트에서 살다가 느닷없이 전원 주택이나 빌라를 지어 살겠다고 하는 사람들은 바로 이와 같은 성찰에 다다른 것"이라고 설명했다. 2002년 완주 소양에 한옥을 지어 나간 그도 마찬가지."전문가이면서도 집을 짓는 과정에서 많은 생각이 오갔어요. 설계도면이 시공자에게 넘겨지면서 제가 놓친 걸 발견하게 됐고, 살다 보니까 아쉬운 구석도 많았죠. 생활공간을 크게 하다 보니 마당이 많이 좁아졌거든요. 여백의 미가 없어진 게 제일 후회가 됩니다."그는 2004년부터 삼호건축사무소에서 건강건축연구소도 따로 만들어 운영하고 있다. 집의 또 다른 테마는 건강이라는 평소 철학에서 비롯된 것."병에 걸리게 하는 것은 호흡, 음식, 스트레스가 주된 요인이라고 생각합니다. 음식과 스트레스는 아니지만, 호흡은 건축과 관련 있죠. 집에서 편안하게 호흡할 수 있도록 흙을 쓰고 목재를 쓰면, 어느 정도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든요.""집에서 몸과 마음을 부대끼며 살지만 정작 집에 대해 잘 알지 못한다"는 그는 "우리네 집에 담긴 깊은 정성과 땀방울, 사랑에 주목하길 바란다"고 말했다.무주 출생인 그는 전북대 건축학과와 동대학원 박사과정을 마쳤으며, 「건강한 집 건강한 생활」,「건축 상담」, 「최상철의 건축 이야기」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09 23:02

[책의 향기] 오현씨 일곱번째 에세이집 '잊혀지고 사라지고'

"처음 글을 쓸 때에는 마음 속에 숨어있던 미친 기운과 은밀한 욕망들이 꿈틀거려 때로는 감당할 수가 없었고 휘청거리기도 했었습니다. 설익은 글들을 몇 권 만들어 내놓으면서 건방을 떨었던 지난 날을 떠올리며 마음 가다듬고 다시 문자를 조립했지요. 그래도 세월이 지나다 보니 이제는 자유롭게 사색하며 쓸 수 있을 것 같습니다."일곱번째 에세이집 「잊혀지고 사라지고」(도서출판 정명)를 펴낸 수필가 오현씨(64). 그는 "엮고 보니 대수로운 것이 못되고, 때로는 푸념으로 내뱉었던 것들이 활자화된 것 뿐이라는 생각도 든다"며 "명문은 아니지만 넉넉한 아량으로 읽어주길 바란다"고 겸손의 말을 얹었다."글의 소재들이 객관적으로 거론될 수 있는 어떤 사물이기도 하고, 나의 사적인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일상생활에서 느끼고 생각한 것들을 대체적으로 솔직하게 직선 표현으로 썼습니다."이번 책은 2007년 이후 써온 글들을 모은 것. 독자와 숨바꼭질하는 글들과 달리 복잡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짧은 문장이 속도감 있게 읽히며, 직접적인 표현이 명쾌한 목소리로 전해진다. 글 한 편이 끝날 때면 고전에 나오는 귀한 말이나 사자성어를 덧붙여 놓아 유용하다.군산 출생으로 포항제철공사를 시작으로 10여년 간 건설업에 종사하다 글을 쓰기 시작한 오씨는 국제펜클럽과 한국문협, 전북문협, 전북수필문학, 영호남수필문학 등에서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다. 한국예총 전국사무처국장협의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군산예총 사무국장을 맡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02 23:02

[책의 향기] 정우영 세번째 시집 '살구꽃 그림자'

"분노보다는 위로에 더 눈길이 간다"고 했던 정우영 시인(50). 1989년 '민중시' 동인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가 세번째 시집 「살구꽃 그림자」(실천문학사)를 펴냈다. 시인의 고향은 임실. 수십 년 전 떠나온 생가 뒤 대숲과 흙벽의 그을음이 시집 표지와 면지 속에 무늬와 빛깔로 스며들었다."아무것도 아닌 것들의 시간과 기억들에 나는 들려 있다. 한동안 나를 지탱해준 힘들은 이들에게서 나왔다. 아무것도 아니지만 실제로는 구체적인 그 무엇들이 나를 이끈다."고향집 사랑방 흙벽을 감싸고 있는 그을음, 아롱지는 그리움을 채워가는 거미줄, 지금은 안 계시는 어머니 아버지의 바지런한 움직임들, 실체이면서도 실체가 아닌 것처럼 그늘 속에 스며 있는 것들이 그에게는 시로 다가온다.사회학적 테마로부터 생태학적 상상력으로 이어져온 이전 시집을 통해 시언어의 본질적인 변화를 겪은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 '큰 역사'의 주름 속에 가려진 '작은 역사'를 되살리고자 한다. '역사의 틈새를 메우는 실금들'인 것.해설을 쓴 문학평론가 박수연씨는 "시인의 시선에 포착된 대상들은 시간 속으로 들어가서 시간을 새롭게 하고 새로워진 시간과 함께 재탄생된다"며 "그는 미래를 재구성하기 위해 과거로 돌아간다"고 말했다. 그의 시에서는 죽고, 늙고, 낡은 것들이 시간을 넘어 아직 오지 않은, 혹은 오지 않을 미래를 기다리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4.02 23:02

[책의 향기] 노령 씨 첫 장편소설 '파도타기'

"나 한 사람의 희망이 파도하기 하듯 전해져 세상이 변화되길 바라는 마음에서 썼습니다."소설가 노 령(63·본명 노경자)씨의 첫 장편소설 「파도타기」(디자인 흐름)는 2008년 3월부터 9월까지의 촛불집회를 배경으로 한다."당시 다른 장편을 쓰고 있었습니다. 글 쓴다고 집에만 틀어박혀 있었죠. TV나 인터넷을 통해 촛불집회를 보면서, 마음 안에 쌓인 분노를 터뜨려고 싶단 생각이 들었어요. 작가는 글로 표현하잖아요? 글 쓰면서 서울 광장에서 열린 집회에 참석하는 것과 같다 여겼습니다."촛불이 소고기와 만나면서 격렬한 투쟁의 시간이 됐다. 날마다 급진전되는 사태를 지켜보면서, '촛불이 과연 무엇인가'라는 생각에 이르렀다고 했다. 아무런 대가나 보상을 바라지 않고, 자신의 불순물을 태워 고독한 승화를 하는 촛불은 저마다의 위치에서 고군분투하며 살아가는 우리 자화상.주인공 진정한은 촛불집회에 참여하면서, 사회에 대한 문제의식을 갖게 된다. "지난 1년간 촛불을 경험한 사람들에게 어떤 변화가 있었을지, 모습과 표정이 궁금했다"는 노씨는 "불구자가 된 주인공은 촛불을 통해 저항정신과 정화를 경험하면서 희망의 촛불을 갖게 되는 과정을 그렸다"고 설명했다. 2008년 촛불은 삶의 질에 변화가 필요하다는 열망과도 같다는 설명이다.그는 28년간의 교직생활을 접고 뒤늦게 글쓰기를 시작했다. 의욕은 넘쳤다. 전주에서 서울까지 원정 강의를 빠지지 않고 다녔다. 좋은 글을 써야지 하는 욕심 보다는 쓰고 싶은 글을 남들이 재밌게 읽어주면 좋겠다는 소박한 바람이 컸다. 몇 번의 고배도 있었지만, 2006년 단편소설 「동심원」로 문단에 발을 디뎠다.장편소설에 대한 미련은 아직 남았다. 백제 여인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숭고한 희생을 소재로 한 장편소설을 준비하고 있다. 가능하다면, 대하소설도 도전해보고 싶다고 했다."어떻게 사는 것이 바른 삶인가를 화두로 삼아 자신을 비춰보았습니다. 덕분에 살아온 생활을 반성할 수 있어 쓰는 동안 더없이 행복했습니다. '문학의 젊음, 젊음의 문학'이라는 말로 격려를 해준 소설가 박상우씨를 비롯해 멋진 아호를 선물한 남편 이동희씨, 모든 인연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4.0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