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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윤명한 장로 '하나님께 영광' 펴내

"저도 한 때는 하나님을 모르는 무신론자였고, 하나님을 거역한 대역 죄인이었음을 고백합니다. 하지만 그 크신 하나님의 사랑, 말로 다 형용 못하고 이처럼 사랑하여 주심과, 피와 같이 붉은 죄를 십자가에서 용서해 주심을 감사드립니다. 그 마음을 이루다 표현할 수 없어 졸필이나마 우리 예수님을 자랑하고 싶어 또 다시 붓을 들었습니다."수상집 「하나님께 영광」(도서출판 러브하우스)을 펴낸 윤명한 남원시 보절면 신흥교회 장로(80·남원시 보절면 괴양리). 함께 개척교회를 일군 아내 정순금 권사가 채소를 판 돈과 자식들이 준 용돈을 틈틈이 모아 출간한 책이다."60년 전 6·25전쟁에서 정통으로 머리에 총을 맞아 죽을 뻔했습니다. 그런데 1·4후퇴 때에도 또 살려주셨지요. 이 죄인을 불러주셔서 하나님 백성으로 삼아 주시고 덤으로 육십 평생을 더 살게 해 주셨습니다."하나님 말씀으로 살아온 인생. 윤장로는 "주님의 뜻에 따라 살아가다 보니 백발이 눈서리 휘날리게 됐다"며 "우리는 하나님의 뜻대로 살아야 하는 피조물"이라고 다시한번 강조했다."비록 물질적으로는 부족했지만, 하나님께서 반드시 같이 하여 주시니 우리에겐 부족함이 없다는 긍정적인 믿음이 있었습니다. 소원이 있다면 자손들이 하나님 뜻대로 신앙생활을 잘해서 다윗과 같은 믿음의 자손들이 되어 수천대에 이르기까지 은혜 받기를 기원합니다."책에는 윤장로가 체험한 하나님의 사랑과 장로들의 수련회 등 신앙적 내용과 함께 기행문, 종친회 파주 기행, 지역에서 벌어진 일 등이 함께 기록됐다. 윤장로는 1957년 진기교회 서리집사, 1991년 전국장로회 전북남노회 장로회 회장, 1993년 전북남노회 부노회장 등을 역임했으며, 1965년부터 1991년까지 농촌자원지도자로 활동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22 23:02

[책의 향기] 47년간 교직 몸담았던 김정수씨 '전라도 사람들' 펴내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관통하는 1300년의 세월. 우리 역사 속에 묻혔던, 그러나 반드시 조명돼야 했던 비범한 전라도 출신 인물 106명의 삶이 담겼다.「전라도 사람들」(도서출판 장문산). 1995년 금호고등학교 교장으로 47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한 김정수씨(80)가 15년에 걸쳐 펴낸 이 책은 우리사회 일각에 여전히 존재하고 있는 '전라도 사람들'에 대한 근거 없는 오해와 편견의 뿌리를 찾고, 잘못된 인식을 불식시키기 위한 노력이다."퇴직 후에 무엇을 하며 지낼 것인가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 때 생각한 것이 역사 속에 묻힌 전라도 인물들에 대한 탐구를 해보자는 것이었지요. 노년의 소일거리로 생각했는데, 막상 시작하고 나니 결코 쉬운 작업이 아니었습니다."그는 "우리나라 역사에서 소홀히 취급된 전라도의 의맥(義脈)을 철저히 되짚어내고자 했다"며 "내가 바로 그 분들의 후손이기 때문에 전라도 사람으로서 반드시 해내고 싶었다"고 말했다.김씨는 국립중앙도서관과 국회도서관, 규장각 등을 터전 삼아 1000년 전 우리 역사의 숲 속을 샅샅이 탐사했다. 인물을 선정하고 관련 자료를 모으고 정리하는 한편, 그들의 삶을 더욱 깊이 이해하기 위해 동양고전과 한문 공부도 새롭게 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해당 문중을 찾아가 관련 자료를 입수하고 묘지나 문집 등을 다시 해석하기도 했다."조선시대와 달리 고려시대 인물들은 특히 자료가 부족했습니다. 그래서 전라도 땅에 본관을 가지고 있는 각 성씨 시조들의 생애와 면면을 역사적 사실에 입각해 정리하는 것부터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본관이라는 용어가 본격적으로 등장한 것도 고려시대부터였죠."고려시대 도선국사부터 조선시대 김인후까지, 인물들은 충신이나 명장 등 훌륭한 업적을 남긴 사람들만 선별하는 것이 아니라 전라도 출신의 충신과 폐신, 시대 상황에 따라 영욕의 부침을 겪은 정치가, 관료, 장군, 학자들의 행적을 사실 그대로 이야기하고자 했다. 김씨는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삶의 모습은 1000년 전이나 지금이나 대동소이하지만, 그들의 정신세계만큼은 훨씬 더 치열하고 투철했으며 경건했다는 점에서 온고지신에 다름 아니다"고 덧붙였다.고려시대 3권과 조선시대 3권에 이어 김씨는 임진왜란 이후 전라도지역 의병들의 활약상도 준비하고 있다. 그는 "역량이 닿는 한 구한말까지 전라도 땅에서 빛나는 삶을 살았던 의인(義人)들에 대한 이야기를 발굴해 펼쳐보이겠다"고 말했다.전남 장성 출생인 김씨는 고창중학교 4년 수료 후 중·고등학교 교원자격 검정교시에 합격, 초등학교와 중·고등학교 교사로 재직했다. 1973년부터 금호고 교감, 광주중앙여자중고등학교 및 금호고등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22 23:02

[책의 향기]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등

▲ 우아한 아이디어가 세상을 지배한다 - 상상력 자극하는 우아함, 세상을 바꾼다매투 메이 저/ 살림Biz/ 1만 5,000원세상을 뒤흔든 혁신 뒤에 감춰진 우아한 아이디어를 찾아냈다!세계적인 혁신 경영 전문가인 매튜 메이는 제대로 된 단순화를 통해 이뤄낸 우아한 아이디어가 브랜드와 제품을 성공시키는 필수적인 요인이라고 주장한다. 최소한의 투자로 최대의 효과를 거둘 때 우아함이 그 모습을 드러낸다는 것. 우아함의 법칙을 분석하는 대신 그에 대한 여러 사례들을 제시하며 우아함의 힘을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도록 도와주고 있다.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최면을 걸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우아함에 대해 알아보자.▲ 유혹자와 희생양 - 새로운 눈으로 본 근대소설과 여성 관계노지승 저/ 예옥/ 1만 5,000원1920~1930년대까지 한국 근대소설을 '여성 표상'이라는 키워드로 분석한 연구서. 이 책은 한국 근대 소설사 서술을 새롭게 시도한 책으로 소설뿐 아니라 잡지나 신문 등 여러 담론을 중심으로 그 시대의 여성을 탐구하고 있다. '여학생' '가정부인' '기생 '여급'등의 여성 범주를 '유혹자'와 '희생양'이라는 두 가지 여성 표상의 패턴으로 보는 것. 근대소설과 여성의 관계를 비롯해 역사적으로 성립하는 여성의 범주, 희생양과 유혹자, 여성 표상의 패턴들, 또한 여성 표상에 나타난 공적 영역과 사적 영역까지 살펴 볼 수 있다.▲ 가족을 그리다 - 근현대 미술사 '가족상' 재현박영택 저/ 바다출판사/ 1만 3,000원우리 미술 작가들에게 가족은 무엇이며 그들은 가족을 어떻게 그리고 있을까?이 책은 한국 근현대미술사의 궤적에서 가족이 어떤 식으로 재현되고 있는지 살펴보며 시대를 바라보고 있다. 가족은 결국 현실을 비추는 거울인 것. 전통과 현대의 교차, 한국 근현대사의 표정이 적나라하게 뒤엉킨 가족 그림에서 시간과 시대의 변질을 체험해 온 한국이 그대로 담겨있다. 미술평론가 박영택이 그 흐름과 양상을 미술 작품을 통해 꼼꼼히 분석하고 있으며, 70여 명의 한국 근현대 미술 작가와 110여점의 예술 작품을 만날 수 있을 것.

  • 주말
  • 이지연
  • 2010.01.22 23:02

[책의 향기] 고전문집 DB 10년만에 구축…인터넷 서비스

통일신라 시대의 최치원부터 구한말의 최익현까지 우리나라 주요 인물의 문집을 엄선한 「한국문집총간」 정편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이 10년 만에 끝났다.한국고전번역원(원장 박석무)은 최근 「한국문집총간」 정편 663종 350책의 데이터베이스 구축을 끝내고 이달 말 웹서비스를 시작한다고 10일 밝혔다. 속편 150책 가운데 17책도 고전번역원 한국고전DB 사이트http://db.itkc.or.kr)에서 함께 볼 수 있다.2000년부터 시작된 디지털화 작업에는 10년이 걸렸으며 예산은 55억원이 들었다. 글자 수는 무려 1억6000만자나 된다. 통일신라시대의 「계원필경」(최치원)부터 고려시대의 「동국이상국집」(이규보), 「익재난고」(이제현), 「목은집」(이색), 「포은집」(정몽주), 조선시대의 「삼봉집」(정도전), 「화담집」(서경덕), 「퇴계집」(이황), 「율곡전서」(이이), 「백사집」(이항복), 「성호전집」(이익), 「연암집」(박지원) 등 662명의 문집을 시대순으로 총망라했다.인생의 정서적 감흥을 노래한 시부류(詩賦類), 생활실용문인 서독류(書牘類), 정사에 관한 의견서인 주소류(奏疏類), 사물과 사건에 대한 의견을 모은 잡저류(雜著類) 등 다양한 장르의 작품이 모여 있다.이미 인터넷 서비스 중인 289책에 더해 이번에 작업을 마친 것은 추사 김정희의 「완당전집」, 구한말 매천 황현의 「매천집」 등 조선후기의 문집 61책이다.고전번역원 백한기 고전자료센터 팀장은 "조선후기의 자료에 대한 연구자들의 요구가 많았는데 앞으로 한국학 연구가 더욱 활성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한국문집총간은 1985년 정부의 「고전국역사업활성화방안」에 따라 시작된 우리나라 최대의 고전적(古典籍) 정리사업의 결과물로, 지난 2005년 정편이 완간된 데 이어 속편 150책 가운데 현재까지 70책이 간행됐으며 2012년 정편과 속편을 포함해 1천270종 500책으로 완간될 예정이다.한국고전번역원은 「한국문집총간」 데이터베이스 구축 성과를 알리는 보고회를 27일 개최한다.

  • 주말
  • 연합
  • 2010.01.15 23:02

[책의 향기] 김재영 전북대 교수 '한국사상의 맥' 발간

김재영 전북대 정치외교학과 명예교수가 「한국사상의 맥」(이담)을 펴냈다.'단군에서 위정척사사상까지'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2004년 김교수가 발간한 「한국사상 오디세이」를 근거로 전면 개편한 것. 김교수는 "한국사상에 관심있는 이들이 단군사상부터 실학사상에 이르기까지 한 권으로 읽을 수 있도록 구성했다"고 밝혔다.김교수는 "세상 문명이 첨단과학의 시대를 치닫고 있다 해도 사람들의 생각과 태도에는 예나 지금이나 크게 달라진 것이 없다"며 "오랜 역사를 거치는 동안 우리 선조들의 생각과 논리를 공부해 보면 그 속에서 오늘날 우리 사회가 안고 있는 사람들 사이의 고민을 해결할 길을 찾아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책은 '단군신화와 단군사상' '화랑정신' '불교사상' '유교사상'으로 구성됐다.김교수는 단군사상의 핵심인 '홍익인간(弘益人間)'과 '재세이화(在世理化)'를 바탕으로 한국 사상의 맥이 오늘에 이르렀다고 보고 있다. 신라의 화랑정신에 대해서는 보다 새로운 차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했으며, 삼국시대부터 우리나라에 유입돼 고려까지 이어진 불교사상은 한국 불교사상과 불교정책의 변화를 비교분석했다. 유교사상은 중국의 유학, 조선의 유학, 실학사상, 위정척사론으로 나눠 설명하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15 23:02

[책의 향기] 김계식 시인 9번째 시집 '왜목에서 만난 겨울' 펴내

"나름대로의 시상을 풀어놓는 동안 작더라도 손에 잡히는 시를 쓰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사물을 묘사하거나 그럴 듯한 단어들을 끌어다 붙여놓는 것이 아닌, 한 편을 읽고나면 마음에 와닿는 줄기 같은 것을 세워두고 싶었어요.""살얼음판에 발 올려놓듯 두근대는 마음으로 첫 시집을 내고 뛰뚱거리면서도 잘 버티어 내며 오늘에 이른 것 같다"는 시인 김계식씨(70). "뜻대로 되는 것은 아니지만, 되도록 마음이 편해지고 평온해 지는 밝은 시를 쓰고 싶다"는 그가 아홉번째 시집 「왜목에서 만난 겨울」(신아출판사)을 내놨다."길지 않은 세월 속에 여덟권의 시집을 내어놓았습니다. 시란 갈수록 어려운 것이더군요. 사물을 보는 눈이 무뎌지지 않을까, 그냥 스쳐지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늘 귀담아 듣고 응시하며 시세계를 지키려고 노력해 왔습니다. 처음에는 구절초부터 시작해 자연을 노래하는 시들이 많았던 것 같던데, 자연을 섭렵하고 나니 언젠가부터 시도 내면으로 옮겨가는 것 같습니다."읽으면 읽을수록 가락과 리듬이 살아나는 시들. 현대 자유시의 형태를 취하고 있지만 내재적으로 전통적 가락이 깔려있다. 고전적이고 관념적인 언어들과 감각적인 표현들, 순수한 고유어와 사투리를 광범위하게 오가는 언어구사력도 풍부하다.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는 모두 83편. 부지런하다 보니 그 중 20편이 최근 문단에 발표된 것들이다. 시인은 이번에도 '풍-풍류(風流)' '정-세정(世情)' '한-회한(悔恨)' '기-운기(運氣)' '원-소원(所願)'으로 갈래를 타서 실었다. 동양적이고 선비적인 주제들. 시인은 "대자연에 마음을 담으며, 오롯한 사랑을 떠올리고, 한 서린 삶 속에서 진솔함을 찾고, 부딪치는 사물에서의 지혜와 용기를 얻으며, 저 하늘 우러른 소원을 이루어가는, 작은 디딤돌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라고 말했다.마음을 전하고 싶어 3집에 이어 다시 시 한 편 한 편을 손글씨로 썼다. 행여 글씨에 눈길을 주다가 시상이 너무 깊이 묻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염려도 있지만, 인쇄된 글씨가 넘쳐나는 세상에서 시인을 떠올리는 통로가 된다면 그런 부담 쯤은 참고 싶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15 23:02

[책의 향기] 에코 지능 등

▲ 에코지능 - 50년간 전 세계를 지배한 패러다임대니얼 골먼 씀/ 웅진지식하우스/ 1만8000원인간 지능의 혁명적 진화를 모색해온 세계적 심리학자 대니얼 골먼의 신작인 이 책은 감성지능과 사회지능을 넘어 앞으로 50년간 전 세계를 장악할 에코지능을 제안하고 있다. 에코지능은 새로운 패러다임으로서 최신뇌신경학과 산업생태학을 통합적으로 연구, 인간의 두뇌가 가진 치명적 한계를 극복할 진화를 역설한다. 새로운 소비 형태로 등장한 트위터, 블로그 등의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기 위해 기업이 에코지능의 마인드로 변해야 한다는 것. 인간과 자연의 상호 영향력을 이해하게 될 것이다.▲ 폭정의 역사 - 찬란했던 유럽 왕실의 추악한 잔혹사브렌다 랄프 루이스 씀/ 말글빛냄/ 2만4500원중세 유럽 왕실의 어두운 역사에 등장하는 군주들의 폭정과 광기가 역사에 미친 영향. 이 책은 유럽 군주제의 화려함과 우아함 뒤에 감춰진 비극와 광기의 역사가 담겨있다. 영국 유명 신문사의 왕실 특파원으로 활동한 저자가 300컷이 넘는 풍부하고 다양한 화보와 그림으로 다큐멘터리를 보는 것처럼 사실적으로 전한다.드라큘라 백작과 벨기에 왕 레오폴드 2세의 아프리카 콩고인 대학살을 비롯해 정신병으로 우울한 생을 산 스페인의 후아나 여왕의 삶 등 그들의 행동이 후대에 미친 영향까지도 다루고 있다.▲ 모나리자 미소의 법칙 - 83% 행복과 17%의 슬픔, 그 비밀은?에드 디너, 로버트 비스워스 디너 씀/ 21세기북스/ 1만5000원세계적인 행복 권위자 에드 디저 교수가 말하는 행복의 비밀은?저자는 행복에 대해 말하면서도 "조금 불행한 행복을 원하라"고 말한다. 30여 년간 쌓은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행복에 대한 통념을 뒤엎고 있는 것. 지속적이고 완벽한 행복은 불가능하며 장기적으로 득보다 실이 더 많다고 주장하고 있다. 모나리자의 미소처럼 83%의 기쁨과 17%의 슬픔이 균형을 이룰 때 성공적인 삶을 살 수 있다고 강조하며 근거 없는 희망보다는 사실적 행복의 모습을 최신자료로 만날 수 있을 것.

  • 주말
  • 이지연
  • 2010.01.15 23:02

[책의 향기] 김기현 전북대 교수의 '선비'

시대를 뛰어넘는 선비정신. 매화처럼 강인하고 학처럼 고고했던 그들에게 길을 묻는 책. 김기현 전북대 사범대학 윤리교육과 교수(59)의 「선비」(민음사)다.7일 전북대 연구실에서 만난 그는 한복 차림으로 무릎을 꿇고 옛 책들을 읽고 있었다. 대학시절부터 겨울이면 늘 한복을 챙겨입는다는 그에게 "교수님은 스스로를 선비라고 생각하십니까?"라고 물었다. 갑작스러운 질문에 "따라갈 수가 있겠습니까?"라는 답이 돌아왔다."사람들은 흔히 선비정신이라는 말을 하는데, 우리는 선비에 대해 잘 모르거나 오해를 하거나 외면하고 있습니다. 그 실체가 무엇인지 궁금했지요. 화석을 뒤져서 나열하자는 차원의 것이 아니라 그 근본이라고 할 수 있는 선비철학에 입각해 오늘날 사고와 문법에 맞게 정렬하자는 것이지요."그는 '선비정신을 무시하고 폐기처분해도 좋을 만큼 오늘날 우리는 지적으로, 도덕적으로, 또 심미적으로 성숙해 있는 것일까?'라는 질문을 던진다. 「선비」는 이러한 문제의식 속에서 선비의 정신을 이 시대의 토양 위에 재생하고자 한 것. 그렇다면 선비란 누구일까."지금의 선비는 단순히 지식인을 가르킵니다. 옛날 선비 역시 유교적 소양을 가지고 있는 지식인이란 점에서는 똑같지만, 적어도 옛날 선비들은 지식을 상품으로 팔기 위해 공부하지는 않았었죠."이 책이 열어 보여 주는 선비의 세계는 성리학상의 것으로 퇴계 이황 선생의 학문과 삶을 모델로 한다. 배경은 사서오경. 오직 진리와 도의에 입각하여 자아를 확립하고 완성하려 했던 사람이 진정 선비다."요즘 연구자들은 이기심성론이란 건조한 논법으로 접근하지만, 이기심성론에서는 워낙 추상적이어서 인간의 체취, 사람의 숨결을 느낄 수가 없습니다. 책을 자연과 인간, 사회, 죽음과 삶으로 나눈 것도 그 때문이죠. 독자들이 선비의 인격을 스스로 느끼면서 자기성찰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책은 선비의 사상적 배경과 그가 실천하고자 했던 모든 덕목들을 하나하나 풀어나가면서 역사 속에 잊혀져 가고 있는 선비의 모본을 생생히 재현하고 있다. 그의 책을 읽은 둘째 아들은 "어렵다"고 했으며, 큰 아들은 "읽으면서 자기성찰을 하게 돼 진도가 안나간다"고 말했다.김교수는 "기본적으로 학술서이기 때문에 조금은 어려울 수도 있지만, 현대인이 어려운 것은 외면하고 너무 가벼운 것에만 익숙해져 그럴 수도 있다"며 "삶의 철학, 인간과 자연 문제, 삶과 죽음의 문제를 밝혀내는 데 가벼울 수는 없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그러나 일반인들을 위해 책머리에 '선비와 오늘'이란 서론 형식의 글을 써놓는 것을 잊지 않았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08 23:02

[책의 향기] 이향아 시인 '물푸레나무 혹은 너도밤나무' 펴내

"이렇게 하여 시집의 숫자만 부질없이 늘어나게 되나보다. 이루지 못한 꿈의 숫자가 늘어나는 셈이다. 만일 내 화살이 일찍이 과녁을 명중했더라면 이토록 많은 어휘를 낭비하지 않아도 되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그러나 설령 명중했더라도 시인은 계속 활을 당겼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이향아 시인(72)이 시집 「물푸레나무 혹은 너도밤나무」(고요아침)를 펴냈다.시적 대상을 궁극적으로 파고드는 사유의 힘. 그것이 그의 시의 특징. 시적 대상을 감각적으로 받아들이려는 자세가 아니라 대상의 본질을 해부하고 분석하면서 이를 시적 상상력으로 재구성한다. 생의 질문을 구체화하려는 성찰적 자세가 진지하지만 때로는 강렬하게 시적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성찰적 생의 자세와 순응하는 겸손'이란 제목으로 해설을 덧댄 이지엽 경기대 교수는 "이 사유의 방식은 물질보다는 정신주의를 추구하고 있다. 산뜻한 느낌을 주는 묘사 중심의 시는 울림이 동반되지 않기 때문에 시적 감동은 약화되기 마련인 법이다. 이에 반해 이 시인의 작품은 전반적으로 편편이 가지고 있는 정신 영역의 기저에 닿아 있어 중후하면서도 깊은 울림을 동반하고 있다"고 말한다. 그래서일까. 시집을 덮고나도 한참동안 원로시인의 목소리가 귀에 쟁쟁하다.시인은 충남 서천에서 출생했지만 군산에서 성장했다. 「현대문학」을 통해 문단에 나온 뒤 열여섯권의 시집을 세상에 내놓았다. 현재 호남대 명예교수로 재직 중이다.

  • 주말
  • 도휘정
  • 2010.01.08 23:02

[책의 향기] 컨슈머 키드 등

▲ 컨슈머 키드 - 상흔이 빚어낸 키드 마케팅 고발에드 메이오, 애그니스 네언 저/ 책보세/ 1만 5,000원컨슈머 키드란 소비에 탐닉하는 아이들을 지칭하는 단어. 이 책은 컨슈머 키드에 대한 자료와 통계 수치를 바탕으로 아이들을 겨냥한 마케팅이 얼마나 치밀하고 대규모로 이뤄지는지 폭로하고 있다. 영국의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업들이 이윤을 얻기 위해 아이들에게 어떻게 접근하는지 또, 마케팅 배우에서 아이들을 어떻게 노리는지 파헤치고 있는 것. 이런 소비지상주의는 아이들의 자의식과 가치관에도 영향을 미친다고 경고하고 있다. 기업들의 상혼이 빚어낸 키드 마케팅 실체를 직설하고, 상업주의적 세계를 헤쳐 나가는 법을 함께 살펴보고 있다.▲ 닥터스 -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의학 실험 15장면셔윈 놀랜드 저/ 살림/ 2만 5,000원내셔널 북 어워드를 수상한 셔윈 놀랜드의 대표작. '세상을 뒤바꾼 위대한 의학 실험 15장면'이라는 부제가 붙은 이 책은 외과와 내과, 해부학, 병리학 등 의학사에서 새로운 기술이 탄생한 순간을 담았다. 의학계의 절대적인 윤리 기준인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를 비롯해 존 헌터, 윌리엄 홀스테드, 헬렌 타우시그까지 2,500년간 의학계를 이끌어온 위대한 사람들의 이야기. 저자 자신의 임상 경험을 바탕으로, 과학적 호기심과 의사로서의 사명 사이에서 고민한 의학계의 영웅들의 이야기가 전문적인 지식과 함께 쉽고 대중적으로 담겨있다.▲ 기후변화의 정치학 - 지구 온난화 보는 또 다른 시선앤서니 기든스 저/ 에코리브르/ 2만원이 책은 기후변화는 더 이상 환경문제가 아닌 정치적 문제라는 발칙한 생각으로 시작한다. 우리가 그동안 간과했던 지구온난화는 현제 전 세계에서 가장 이슈가 되는 문제로 정치, 경제, 식량 등 다양한 분야에서 손실을 가져다주고 있다. 이러한 지구온난화를 정치적으로 접근하여 그 위험성을 고발하는 것. 또한 주요 선진국들의 현황과 실천사례, 구체적인 대책까지 꼼꼼히 조사해 기존 정치와 녹색운동의 허점을 메울 수 있는 일련의 개념과 제안도 소개하고 있다. 이미 심각성을 초월한 지구온난화에 대해 알아보자.

  • 주말
  • 이지연
  • 2010.01.08 23:02

[책의 향기] 정군수 시집 '봄날은 간다'

시인의 정서는 아직도 철들지 않아서 천방지축이다. 가지 않는 곳이 없으며 어린 아이처럼 불안한, 그런 정서가 때로는 가엾다. 그래서 시인은 그 뒤를 쫓아다니며 그의 정서가 저질러 놓은 일들을 주워 책상머리에 쌓아둔다."잠 못 드는 밤이면 흥부 제비다리 얽듯 이리 맞추고 저리 맞추어" 내놓게 되는 시집. 정군수 시인(64)의 세번째 시집 「봄날은 간다」(도서출판 계간문예)가 나왔다."시는 나를 떠났다. 이제 독자의 몫이다. 차가운 눈빛이 이마에 꽂히는 듯하다. 그러나 나는 그 차가운 눈빛을 철없는 내 정서의 자양분으로 삼으련다."친자연적인 소재들. 한국에서 친자연적인 것은 대체로 낯이 익기 마련이지만, 시인의 목소리는 상당히 낯이 설다. 낯이 설다는 건 새롭다는 것. '주검을 실은 영구차가 / 문을 들어서면 / 장례식장은 살아난다.'는 '장례식장'이나 '사람들은 전세금만 한 행복을 싸들고 / 어초 같은 가게로 이사 갔는데 / 옥화네 할매는 행복만 한 사글세가 없어 / 신식 건물에 좌판 잃고 자리 빼앗겨 / 해망동에 없는 사람이 되었다.'는 '옥화네 할매', '절집 벼랑에서 / 죽어가는 / 조개들의 노래를 들으며 / 새만금 방파제를 본다.'처럼, 그의 시는 젊어졌다.그러나 젊어진 것은 시의 표현기법. 추석이 되어 고향에 갔던 일을 아버지와 어머니의 환생으로 현재화한 '추석 2', 우리의 삶을 지배하는 과거가 행복한 현재로 재생되고 있는 '고향집' 등 나이가 들어가는 시인의 행복한 환각현상은 더욱 깊어지는 그리움의 또다른 표현이다. 얼마전 세상을 떠난 김치현 화백, 부안 내변산에 있는 김오성씨의 조각공원…. 그리운 것은 시가 된다.김제 출생으로 현재 전주문인협회장, 전북대 평생교육원 문예창작과 전담교수, 혼불정신선양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9.12.25 23:02

[책의 향기] 최형 시인 자서전 '한세상 숨결'

"허전하다 못해서 생각해 낸 일감이지만, 내 이야기를 쓴다는 것부터가 쑥스럽기도 했다. 더구나 내가 읽은 자서전들치고 그들의 작품만큼 깊이 울려 들지 않았다. 읽을 맛도 별로였다. 이래저래 눈을 질끈 감고 덤벼 보았는데, 한참 후에는 문득 '자서전 쓸 자격' 문제에 부딪힌다. 비록 정직하게 벗어 버린 내 벌거숭이 자체가 역겨움을 주는, 흉터 투성이라면? 헛고생일 뿐이다."몇년 전 문인들의 모임에서 루소의 「참회록」 이야기를 꺼내며 자서전을 써볼까 한다는 시인은 그로부터도 꽤 오래 망설였다.최형 원로시인(81)이 자서전 「한세상 숨결」을 펴냈다. '한세상 숨결'이란 제목은 참으로 가볍고 편안해 보이지만, 뒤돌아보면 스스로 엄격했던 삶이었다.1928년 김제에서 태어나 동국대학을 졸업하고 교직에 종사하다 1984년 자원 명예 퇴직을 했다. 이후에는 집필 생활을 하며 사회 운동 단체에서 활동해 왔다. 작가라면 건강한 도덕성과 바른 역사의식을 가져야 하며, 문학 역시 그 시대의 중요한 문제를 던져줘야 한다는 생각으로 이 땅의 민주화운동을 대하 서사시로 형상화하기도 했다.자서전은 유년기를 시작으로 소년기, 청년기, 장년기, 노년기, 노쇠기로 이어진다. 그의 성격처럼 정갈하고 분명한 분류. 시력을 잃은 시인이 스스로를 '노쇠기'라고 표현하는 걸 보니 너그러웠어도 될 가족들에게도 꼿꼿했던 그가 늙어가고 있다는 사실에 슬퍼진다.자서전 형식은 운문. 시인은 "내 이야기를 자질구레 재잘거리고 싶지 않기에 운문이려 힘썼다"며 "한 행마다 주술부가 있으면서도 압축된 '뜻의 운율'이고자 했다"고 설명했다. 단지 마음에 걸리는 게 있다면 어제와 오늘을 섞바꿔 가는 일기체의 복합구성에 행여나 시순에 혼란이 있을 수 있다는 것. 그러나 "어떻든 오랜 내 숨결을 제대로 한번 짚어볼 수 있었으면 싶고 조금은 깊은 철이 들었기만 빌 뿐이다"는 것이 시인의 진심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9.12.25 23:02

[책의 향기] 소재호 시인 '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

소재호 시인(64)의 시를 읽으면 '친화력과 다감함'이 떠오른다."나를 비우고 상대를 나에게 들여 놓겠다"고 입버릇처럼 말하던 삶의 태도가 스며있다. 하지만 시인은 "보이는 것보다 보이지 않는 진실들이 내 시의 그늘이 됐다"며 "내가 움켜쥐고 있던 일상은 대개 위선이었다"고 털어놨다. 7년 만에 펴낸 시집 「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시학)는 자신의 어둔 뒷등이나 아득한 내면을 살피는 고백서다.시인은 "전북문인협회 회장, 원광문인협회장에 선출되면서 요 몇년 사이 너무 바빴다"며 "다작형이 아니라 더딘 작업에 4~5년에 걸쳐 쓴 시들"이라고 말했다.시엔 거창한 구호나 심오한 이론이 등장하진 않지만, 담백한 시어들로 짧게 형상화됐다. 표제작 '어둠을 감아 내리는 우레'는 '배롱나무는 / 조상의 원죄(原罪)까지 / 바들바들 떨었다'가 전부."배롱나무는 무덤가에 심는, 작은 나무예요. 조상의 죄까지 물려받은 표상이죠. 우레(천둥)가 어둠을 감싸면서 어긋난 것들을 바로 잡는다는 것을 형상화하고 싶었습니다. 어둠과 빛, 침묵과 함성이 대립되면서도 조화된다, 원죄까지도 씻어준다는 순수 지향이 담겼죠."간단 명료한 시어들은 '나'보다는 '공동체'를 지향하면서 자연에 순응하고 사회의 부조리에 담담하게 맞서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세월의 늪을 건너면서 가슴에 묻어 두었던 사랑의 이야기도 만나볼 수 있다. 시'무화과나무'에선 심금이 서로 울리며 꽃 없이도 얼얼하게 맺히는 사랑이, 시'한 그루 은행나무로'에선 노오란 사랑의 밀어가 흩날리는 광경이 담겼다.남원 출생인 그는 원광대를 졸업했으며 전주완산고 교장을 마지막으로 36년간의 교직생활을 마쳤다. 198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전북문단 주간, 전북문인협회장, 원광문인협회장, 전북예총 이사 및 감사 등을 역임했다. 시집으로 「이명의 갈대」, 「용머리 고개 대장간에는」등을 펴냈으며, 다수의 문집과 동인지에 작품을 발표해 왔다.

  • 주말
  • 이화정
  • 2009.12.25 23:02

[책의 향기] 이경아 시인 '시간은 회전을…'

지인들은 이경아 시인을 두고 "사는 일에 있어서나 시를 쓰는 일에 있어서 무리수를 두지 않는다"고 말한다. 순리로 인내하고 기다리면서 적응하고 받아들인다는 것. 그래서 그가 출간한 시집 「시간은 회전을 꿈꾸지 않는다」(시문학사)엔 모든 만물을 아우르는 물을 소재로 한 시가 유난히 많다.'넘치면 넘치는 대로 줄면 주는 대로 / 제 살을 부풀리고 줄이기도 하면서 / 오장육부 썩어 문드러지는 줄 번연히 알면서도 / 단 한 번 문빗장을 걸어 잠그지 않았다.' ('강' 중에서)시인은 "깨끗함을 바라는 강의 본심, 하늘에 발을 담그고 유유히 흐르고 싶은 강의 천성에 가까이 닿고 싶었다"며 "물은 곧 역류도 회전도 꿈꾸지 않고 순순히 흐르는 시간과도 닮아 있다"고 말했다.행이나 연을 나누지 않고 산문의 호흡으로 이어서 정리한 시도 여럿된다. 새로운 경향에 민감하게 대응하기 보다 느슨하고 편안한 흐름을 고집한다. 가슴이 서늘해도 내일이 있으니 안심해도 좋지 않느냐고 늘 위로하는 그의 천성이 반영됐다. 어쩌면 그가 세상을 평화롭게 이겨내는 지혜일지도 모른다. 그는 "이만큼 어설프게 살아온 것도 장한 일"이라고 겸손하게 적었다.삶의 고통이 시나브로 삭아서 함성이 멎을 때까지, 세월 위에 딱지가 앉고 그 딱지가 떨어져 내릴 때까지 견딜 줄 아는 삶의 태도가 잘 녹아있는 시집.군산 출생인 그는 군산대 국어국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 한국문인협회 회원, 전북문인협회 이사, 석정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청사초롱 회장을 맡고 있다. 시집 「물 위에 뜨는 바람」, 「내 안의 풀댓잎 소리」, 「오래된 정원」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12.25 23:02

[책의 향기] 안녕 헌법 등

▲ 안녕 헌법 - 대한민국 헌법, 교양 삼아 쉽게 읽기차병직, 윤재왕, 윤지영 저/ 지안출판사/ 1만5000원이 책은 시민들의 손을 잡고 우리 헌법에게 '안녕'이라고 인사를 건네게 하는 길라잡이다. 대한민국 헌법에 어떤 내용이 담겨있고, 또 어떤 의미로 개개인의 일상에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는지 세세하게 살펴보고 있다. 인문 문제에 관심을 쏟아온 베테랑 법조인, 법학자, 시민권리 지킴이로 활동 중인 변호사 세 명이 뜻을 모아 1년여 동안 고민하고 토론한 결과물이기도 하다. 각 조문 마다 담긴 의미 뿐 아니라 실생활에 어떻게 연관되는지 살피는데 주력하고 있으며 실제 케이스를 통해 쉽게 배울 수 있다. 교양으로서의 헌법 읽기.▲ 여자들 - 서른네명의 여자, 거리낌없이 밝히다고종석 저/ 개마고원/ 1만3000원소설가의 연애담으로 오해하기 쉬운 이 책은 서른 네 명의 여자들의 이야기가 담긴 에세이다. 역사적으로 훌륭한 업적을 남기지는 않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평범하지도 않은 여자들의 이야기. 실존했던 사람들 뿐 아니라 예술가의 상상력 속에서 빚어진 여자들도 담겨있다. 여성의 삶에 호의적인 작가의 시선을 통해 과거부터 현재까지, 혹은 실존하거나 허구인 인물까지 여성들의 다양한 삶을 담고 있다. 피와 살을 지닌, 느끼고, 생각하고, 행동하는 구체적이고도 개별적인 여자들을 공정한 잣대로 만날 수 있을 것이다.▲ 욕망의 경제학 - 통제받지 않는 시장의 위험성 경고피터 우벨 저/ 김영사/ 1만3800원'호모 에모노미쿠스'란 개인의 선호에 따라 이성적 결정을 하는 경제적 인간이란 뜻. 19세기와 20세기 자유주의적 시각을 뒷받침하는 경제학자들이 대거 등장하며 선보인 경제 이론이다. 이 이론에 따라 자유시장이 사람들의 삶에서 차지하는 영역은 점점 넓어졌고 구구단은 못 외우지만 브랜드 이름은 줄줄 외우는 어린이, 병에 대한 두려움을 조장하며 병원으로 이끄는 제약회사들이 등장했다. 이 책은 자유시장이 소비자의 불합리한 선택을 조장하고 있음을 폭로한다. 통제받지 않는 시장의 위험성을 경고하고 비합리적 행동과 나쁜 결정을 막는 조언을 들어보자.

  • 주말
  • 이지연
  • 2009.12.25 23:02

[책의 향기] 정양시인 첫번째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

"술과 친구는 묵을수록 좋다는데 글은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시사적 사회적 소재를 다루는 글이 특히 그렇다. 주제넘게도 나는 그런 시와 산문을 더러 썼다. 묵을수록 맛있는 글, 그런 글에 대한 그리움이 새롭다."느릿느릿 흘러나오는 그의 말투처럼, 그의 산문집은 늦게 찾아왔다.정양 시인(67)의 첫번째 산문집 「백수광부의 꿈」(작가). "책을 엮으면서 곰팡내 역겨운 그런 글들을 상한 음식 버리듯 버렸지만, 버리지 못하고 남은 글들의 유통기한에도 딱히 믿음이 가지는 않는다"고 하지만, 날카롭지만 깊고 또 따뜻한 시선은 시대를 가리지 않는다.차마 버리지 못한 글들도 있었다. 책의 2부에 실린 20~30년 묵은 아주 오래된 글들이 그렇다. 음식 중에 향수식품이 있는 것처럼 교직생활의 향수가 소박하게 서려 있는 글들. 비교적 덜 오래된 글들이 실린 1부는 '헌화가의 신화적 여건' '백수광부의 꿈' '그 영전에 촛불을 켜지 마십시오' 등 문학을 통해 문화적·사회적·정치적·역사적 그늘들에 대해 접근한 글들이다. 3부는 지난 참여정부 시절 북학에 갔을 때 쓴 북한 기행문과 그 이듬해 중국 산동사범대학에 교환교수로 가 있을 때 썼던 토막일기와 문인들에게 쓴 편지글이다. 그는 "쓰는 김에 좀 더 꼼꼼히 쓸 걸 너무 대충대충 썼구나 싶어 후회가 많다"고 했다.안도현 시인은 "이 책에는 시인으로서의 정양과 비평가로서의 정양, 그리고 선생님으로서의 정양이 트라이앵글을 이루고 있다. 각각의 세 사람은 저마다 따스하고, 품이 넓고, 때로는 엄격하다. 시력 40년을 넘긴 한 시인의 생을 관통하고 있는 의식의 물줄기는 세상에 대한 꼿꼿한 비판정신으로 합류한다. 역사와 현실의 좌절을 개인의 좌절로 수렴하여 생을 약진시키는 이러한 정신은 가히 지금은 우리한테서 멀어진 곧고 정한 선비의 풍모를 연상시킨다. 그렇다. 깊은 강은 역시 크게 물소리를 내지 않는다."고 말한다.소소한 것에서 위대함을, 비루한 것에서 장엄함을 느끼게 해주는, 물줄기가 흐르고 있다.그러나 '고은 시인이 연전에 어느 일간지에서, 나를 보면 석정 선생 생각이 난다고 밑도 끝도 없는 글을 쓴 적은 있지만 내 생각에는 얼굴 생김생김은 말할 것도 없고 키만 해도 나는 좀 어색하고 껀정해 보이고 신석정 시인은 보기 좋게 훤칠한 편이다.'나 '당신은 매사에 엄벙하고 어리숙해서 걱정인데 이참에 이병천 선생과 같이 가게 돼서 좀 마음이 놓인다고, 매사에 똘밤똘밤한 이병천 선생만 줄곧 따라다니라고 아내는 몇 차례나 못을 박는다. 똘밤똘밤이 아니고 똘방똘방이라고 고쳐주면서 나도 몇 차례나 고개를 끄덕거렸다.'처럼, 곳곳에 숨겨진 '인간으로서의 정양'을 발견하는 재미도 크다.김제가 고향인 시인은 대한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 조선일보 신춘문예 문학평론 부문에 당선돼 등단했다. 시집으로는 지난 7월에 펴낸 「철들 무렵」 등이 있으며, 판소리평론집 「판소리 더늠의 시학」과 시화집 「동심의 신화」 등을 발표했다. 아름다운작가상, 백석문학상, 모악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주말
  • 도휘정
  • 2009.12.18 23:02

[책의 향기] 올해 마지막 '제19회 시와 소리의 만남'

가는 해의 아쉬움과 오는 해의 설레임이 교차되는 '제19회 시와소리의 만남'엔 양병호 전북대 국문과 교수와 정윤천 시인이 초대됐다.18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 고하문예관에서 열리는 이번 만남에서 양 교수는 자작시 '순창고추장','구봉서와 배삼룡', '아폴로 11호'를 소개한다. 순창이 고향인 그는 '순창고추장'을 통해 붉고 찰지고 알싸한 고추장의 매력을 입말을 그대로 살려 옮긴다. 시'구봉서와 배삼룡'을 통해 TV 속 그들을 보면서 쓰디쓴 알약 같은 날들을 견디어냈던 이야기가 풀어진다. 양 교수는 1992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구봉서와 배삼룡」, 「시간의 공터」, 「그러나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을 펴낸 바 있다.정 시인은 자작시 '바라보며 서 있다', '불편한 손으로', '경첩(창이나 문을 달 때 쓰는 철제 기물)'을 낭송한다. 시'바라보며 서 있다'에서는 200년 넘게 바다를 바라보며 서 있던 김제 망해사에 대한 작가의 소회를, 시'경첩'에서는 모든 사랑에 존재하는 경계를 경첩에 빗댄 작가의 감수성을 만난다.전남 화순 출생인 정 시인은 1991년 「실천문학」으로 등단,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흰 길이 떠올랐다」,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 등을 펴냈다.이날 만남에선 광주포교장 여래원 주지인 보광스님의 아코디언 소리가 함께 한다.

  • 주말
  • 이화정
  • 2009.12.18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