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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중견 소설가 이병천 새 장편 '에덴 동산을 떠나며'

모악산 서쪽 능선 아래 금산 땅의 비류동과 황지동 자락. 사람들이 '에덴 동산'이라 부르는 다솜터 공동체마을이 있다. 다솜터는 사업가 서평재가 이상향을 그리며 건설한 일종의 낙원 프로젝트. 초가집 한 채를 배정받아 다솜대학에서 철학을 강의하게 된 구문보는 그 곳에서 인간 본성의 여러가지 근원에 대한 고민도 커진다. 그러는 사이 촌장의 딸 오초혜와 인연을 맺게 되고, 남녀가 가정을 꾸리는 것이 금지돼 있는 다솜터에서 그들은 선악과를 따먹은 아담과 이브가 된다.아름답고 깔끔한 문체를 가진 중견 소설가 이병천. 그가 꿈꾸는 에덴동산은 어떤 곳일까?그의 새 장편소설 「에덴 동산을 떠나며」(문학동네)는 이상향에 대한 진지한 사유다."언젠가 때가 되면 참으로 그렇게 하고 싶던 날들이 있었다. 산중에 숱한 집을 지어다가 부수고 다시 짓고, 아는 얼굴들을 추려 집 한채씩 지어주었다가 빼앗은 다음 도로 내주고, 화페를 발행했다가 찢기도 하고, 가상의 내 공화국에서 필요한 가치가 무엇이어야 하는지 순서를 정해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기도 하고… 말하자면 이상사회를 그려보곤 했던 것이다."그는 "그 때 차마 실현시키지 못했던 꿈을 소설로 세운 작품"이라며 "에덴의 설화 이후 시도됐던 수많은 파라다이스들이 덧없이 스러져야 했던 역사적 사실도 내 창작열에 불을 지핀 게 사실"이라고 말했다.「에덴 동산을 떠나며」는 1년여의 구상작업을 거쳐 2007년과 2008년 한 지방일간지에 연재했던 것. 구문보의 시각으로 보는 다솜터는 김제시 금산면 금곡리 동곡마을과 그 산자락 일대가 모델이 됐다. 이 곳은 증산교 창시자인 강증산이 약방을 열었던 곳이며, 조선 중기 문신 겸 사상가인 정여립이 활동했던 곳이기도 하다.이상향과 함께 이 소설을 지탱하는 또하나의 축은 사랑. 결국 서로에게 빠져들 수밖에 없었던 구문보와 오초혜를 통해 어쩔 수 없이 위험한 낙원을 쫓는 인간의 모습을 그렸다. 이상향과 욕망은 함께 할 수 없는 것일까. 제목이 「에덴 동산을 떠나며」가 된 것에 대해 그는 "내가 그려 보인 사회도 완전하지 않은 듯" 해서라고 설명했다.전주에서 태어나 전북대 국문과를 졸업한 그는 1981년 조선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1982년 경향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인상적인 첫 소설집 「사냥」에서부터 중편집 「모래내 모래톱」, 수준 높은 무협역사소설이라는 평을 받은 「마지막 조선검 은명기」, 타고난 이야기꾼으로서의 기량이 유감없이 발휘된 「저기 저 까마귀떼」 등 작품마다 단단한 구성과 유연한 흐름을 통해 삶의 깊이를 보여줬다. 현재 전북작가회의 회장도 맡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7.02 23:02

[책의 향기] 김세명씨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다' 펴내

수필가 김세명씨는 부지런한 사람이다. 고희(古稀)를 목전에 둔 그는 안골노인복지회관과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을 다니면서 수필공부를 하고 있다. 덤으로 노인복지사 자격증을 따더니 주부들과 요리학원에 다니면서 요리사 자격증까지 땄다. 주말이면 아들과 며느리, 사위와 딸을 초대해 스스로 만든 요리를 내놓으면서 행복하다고 말한다. 두번째 수필집 「소리 없는 소리를 듣는다」 은 '즐거운 인생'의 결정판이다."내가 무엇을 남기고 떠날 것인가 생각해 본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생각해낸 것이 수필집입니다. 정보과 형사로 근무할 때 날마다 글 쓰는 게 일이었어요. 그날그날의 정보를 선별해 보고서를 써야 했으니까요."그는 경찰관으로서 정읍, 진안, 장수, 전주, 순창 등 30번이나 옮겨다닌 까닭에 떠돌이 생활을 해야 했다. 하지만 성실하게 근무해 장관표창을 비롯해 31회 표창을 받았으며, 정년 퇴직할 땐 대한민국 녹조근정훈장을 받기도 했다.무주구천동 두메산골에서 8남매의 장남으로 태어난 그는 모든 일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는 강박관념(?)은 오히려 자신을 다스리는 힘이 됐다. 지인들은 우스갯소리로 스스로 진 어깨의 짐이 무거워 키가 작아졌는지도 모른다고 할 정도다. 이번 수필집은 48편의 작품을 5부로 나눠 실었다. 김학 전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부이사장은 그의 수필집을 두고 "장문 보다는 단문 위주, 해학미와 서정성의 강조가 작품의 맛과 멋이 됐다"고 평가했다.무주 출생인 그는 전북지방경찰청에서 정년한 뒤 2001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 회원과 행촌수필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업(業)」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6.25 23:02

[책의 향기] 안시성 전투의 진실 다룬 소설 '안시의 하루'

"책에서 한 30만명 죽였나? 글로 사람을 죽인다는 게 스트레스에요. '계백'을 짝사랑했던 '비류'라는 여인과 수나라 출신으로 안시성에 와 인간답게 살았다며 전투하기 전에 성 밖에서 수화를 했던 벙어리 '평성'의 죽음도 안타까웠죠."그래서 그는 책의 마지막 페이지에 '단 한 분도 이름을 남기지 못한 10만 안시성민께 이 글을 바칩니다'라고 적어놓았다.중국 최고의 황제 당태종은 왜 토산까지 쌓아가며 안시성을 차지하려고 한 것일까?당태종에 의해 사라지는 안시성 전투의 진실을 다룬 소설 「안시의 하루」(도서출판 파코디자인)를 펴낸 홍남권씨(41). 전주 출생으로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한 그는 20여년 동안 역사서를 틈나는대로 읽어왔다.픽션과 논픽션의 경계를 넘나들며 허구로 역사적 실체에 도전하는 「안시의 하루」는 역사적 지식이 작가적 상상력과 만나 이뤄진 것. 그는 "그동안 학자나 연구자 그 누구도 대답해 주지 않은 것들이 있었다"며 "소설이지만 새로운 역사적 사실을 많이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프롤로그가 약간 어렵다는 이야기가 있지만, 읽을 수록 흥미를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작가가 독자들이 읽고 싶은 이야기를 해주면 좋겠지만, 작가 역시 세상에 해야 할 이야기가 있으니까요."'계백'과 '양만춘', '바보 온달' 등 우리 상식에서 한참 벗어나 새로운 인간으로 창조된 인물들은 역사에 대한 의미있는 해석이다. 역사소설의 한계로 작용할 수도 있지만, 일부러 한자어나 고어를 현대어로 바꾸지 않았다. 대신 한·중·일 삼국의 사료와 한시를 적절히 활용하며 각주와 참고문헌을 밝혔다.그는 "고대사를 안다는 건 수수께끼를 푸는 작업"이라며 "여름에는 10∼15시간씩, 겨울에는 15∼20시간씩 글을 쓰는 작업은 근육통이 생길 정도의 중노동이었다"고 말했다.저자는 "「안시의 하루」를 3권으로 펴낼 계획"이라며 "역사는 승자의 역사로, 우리가 알고 있는 진실은 다를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 주말
  • 도휘정
  • 2010.06.25 23:02

[책의 향기] 라종일 우석대 총장 '낙동강' 출판기념회 성황

한국 역사상 가장 큰 폭력과 파괴가 자행됐던 시대적 비극 6·25를 우리 민족 고유의 정서를 토대로 반추한 동화 「낙동강」. 라종일 우석대학교 총장이 한국 전쟁 발발 60년을 맞아 국영 합본으로 「낙동강」을 출간했다.24일 오후 3시 서울 장충동 서울클럽에서 열린 출판기념회에서 라총장은 "지금으로부터 60년 전 한국전쟁이 우리 민족에게 얼마나 큰 참화였으며, 한국전쟁을 통해 우리 민족과 근대세계가 어떻게 만나게 되었는가를 말하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전쟁을 책임지고 있는 사람들과 그 속에서 살아간 일반인들의 간격을 애기하고 싶었다"며 "한국전쟁을 통해 한 시대가 가고 새로운 시대가 왔음을 그리고 싶었다"고 덧붙였다.「낙동강」은 민족의 젖줄과도 같던 낙동강을 배경으로 살아가는 평범한 민중이 전쟁의 격랑에 휩쓸리는 모습을 성찰적 관점으로 그려냈다. 빗자루 도깨비와 신선과 나뭇꾼 등의 설화를 더해 동화적 재미도 더했다.이날 축사에 나선 투비야 이스라엘리 주한 이스라엘 대사는 "라종일 총장을 통해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갖게 됐다"며 "한국처럼 다양한 문화와 흥미로운 역사를 가진 나라는 없다"고 말했다.추미애 국회의원은 "「낙동강」은 한국전쟁이 우리민족에게 어떤 상처를 주었으며, 이 상처를 어떻게 극복했는지, 그리고 우리는 앞으로 한국전쟁을 어떻게 되짚어 보아야 하는가를 상기시켜 주는 작품"이라고 평했다. 김재윤 의원도 "「낙동강」은 남과 북, 지역과 지역, 노사문제 등 갈등의 극복 방안을 제시하고 있다"며 "희망의 세상, 사랑의 공동체를 만들어 갈 수 있는 메시지를 얻었다"고 말했다.최병효 전 노르웨이 대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판기념회에는 고건 사회통합위원회 위원장, 김형오 전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부의장, 추미애 의원, 김재윤 의원, 신건 의원, 이강래 의원, 조연흥 방일영문화재단이사장, 장지익 형설출판사 회장 등 정관계, 학계 인사, 주한 대사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6.25 23:02

[책의 향기]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것들 등

▲ 스무살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티나 실리그 저/ 엘도라도/ 1만 2,000원이 책은 스탠퍼드 대학교의 티나 실리그 교수의 기업가정신과 혁신 강의를 정리한 것. 진부하고 평범한 아이디어를 송두리째 뒤집어, 자신과 세상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도록 돕고 있다. 5달러의 법칙, 행복한 일탈, 과감히 규칙 깨는 법, 올바른 행동과 똑똑한 행동 구분법, 타인의 생각을 토대로 사고를 확장하는 방법 등 스탠퍼드 강의실에서 실제로 진행하는 갖가지 프로젝트를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혁신적이고 창의적인 방법으로 과제를 풀어나가는 스탠퍼드 학생들의 실제 사례를 통해 자신만의 방식으로 성공을 일군 사람들의 이야기.▲ 빅 픽처더글라스 케네디 저/ 밝은세상/ 1만 2,000원빼어난 착상 위에 반전을 거듭하는 폭발적 흡입력의 스토리가 펼쳐져 유럽을 사로잡은 장편소설. 변호사 벤에서 사진가 게리로 살아가게 된 한 남자의 일상 속을 그린 스릴러로 생생한 유머와 위트가 돋보인다. 주어진 삶에 만족하지 못한 채 일탈을 꿈꾸는 우리를 완전한 몰입의 세계로 인도 할 것. 방황과 일탈에 빠져든 모습이 우리 자신을 비춰내고 있으며 이루지 못한 꿈에 밤 잠 설치는 우리에게 섬뜩한 긴장감을 안겨주게 된다. 작가의 기발한 상상력으로 손이 땀으로 젖어들 만큼 스릴 있는 이야기를 만나게 될 것이다.▲ 피노키오의 모험카를로 콜로디 저/ 비룡소/ 2만 8,000원19세기 이탈리아의 작가 카를로 콜로디가 쓴 세계적인 고전 피노키오의 모험이 새롭게 태어났다. 날카로운 풍자와 교훈으로 지금까지도 사랑을 받아온 이 동화가 그림의 거장 로베르토 인노첸티의 섬세한 그림과 만나 환상적인 이야기로 재탄생한 것. 공간감 느껴지는 구도와 풍성한 색감이 원본의 묘미를 한층 더 살려주고 있다. 이탈리아어 원전의 번역, 거장의 솜씨가 돋보이는 삽화가 피노키오의 모험을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었다.로베르토 인노첸티는 어린이책 일어스트레이터로서 브라티슬라바 황금사과상, 볼로냐 라가치상 명예상, 한스 크리스티안 안데르센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주말
  • 이지연
  • 2010.06.18 23:02

[책의 향기]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도깨비 이야기

도깨비는 어떻게 생겼을까.머리에 뿔이 달리고 눈이 하나에 원시인처럼 허리에 풀잎으로 만든 옷을 감고 있고 못이 삐죽삐죽 솟은 쇠몽둥이를 든, 우리가 흔히 떠올리는 도깨비의 모습이 진짜 우리의 전통 이야기 속에 내려오는 도깨비의 모습일까.역사가 이이화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도깨비는 도채비, 돗가비, 독갑이, 귀것, 영감, 물참봉, 돛재비, 또개비 등 여러 이름으로 불렸고 머리를 풀어헤친 도깨비, 칠흑처럼 검은데 다리가 한쪽뿐이어서 겅중겅중 뛰어다니는 도깨비, 키가 무척 커서 구름 위에 머리가 불쑥 솟아 있는 도깨비 등 그 모습도 다양하다는 것이다.그렇다면 우리 머릿속에 박혀있는 도깨비의 모습은 어디서 온 것일까.이이화는 일본 도깨비 '오니'가 일제 강점기를 거치면서 우리 도깨비로 잘못 전해졌다고 지적한다.특히 도깨비와 관련해 가장 많이 알려진 '혹부리 영감 이야기'는 우리의 전래동화가 아닌, '고부도리지이'라는 일본 이야기라고 설명한다. 역시 일제 강점기에 우리나라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리면서 유명해졌다는 것이다.도깨비에 대한 이런 해석은 역사가 이이화 씨가 그간 여러 저서에서 이미 밝혔던 내용이다.이를 어린이책 작가인 김진섭이 전국역사교사모임 내의 연구모임인 '역사사랑'의 도움을 받아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도깨비 이야기」(파랑새)로 엮어냈다.또 이이화 씨가 우리의 전통과 풍속 이야기 중 하나로 자주 언급했던 '뒷간'에 대한 이야기도 「이이화 역사 할아버지가 들려주는 뒷간 이야기」로 묶어 함께 출간했다.이 책은 뒷간과 관련한 갖가지 전통 풍속들을 동화처럼 쉽게 들려주면서 각 장의 말미에 '세계의 뒷간 역사' '아름다운 뒷간 간판들' '불국사의 수세식 변기' 등 역사적인 내용에 대한 짤막한 해설도 덧붙였다.어린이들이 흥미롭게 읽을 만한 책이다.

  • 주말
  • 연합
  • 2010.06.18 23:02

[책의 향기]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 출간한 신경숙씨

"사람이 사람을 어떻게 사랑하는가를 추적해 가는 작품…. 네 개의 종소리가 울리는 것 같은 그런 작품이 될 거 같아요. 네 사람에 대한 이야기. 아마 한 이야기가 한 이야기를 찾아서 계속 가는 그런 이야기 될 것 같구요. 어떤 시기를 통과하면서 누구나 한 번쯤 자기 옆에 두고 한 번 친구같이 읽어보고 싶은 그런 작품이 될 것 같기도 하고."청춘은 깊고 거친 들숨과 날숨, 절망과 상처를 동반한다.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게 빛나는 시기. 그러나 우리는 사랑을 하며 크게 웃고 울고 기뻐하고 좌절하다 헤어지고 그러면서 성장한다.성장소설이고 청춘소설이며 연애소설인 이야기. 연재를 앞두고 가진 인터뷰에서 여러 개의 종소리가 울려퍼지는 사랑 이야기가 될 것 같다고 했던 그는 내게는 사랑이 죽음이기도 한 것인지 끊임없이 죽음이 따라나왔다고 했다. 사랑이 아니라 죽음 이야기가 되어버렸어, 라는 말을 하지 않기 위해 누군가를 만나서 기뻤던 순간들을 줄기차게 생각했다.신경숙의 일곱번째 장편소설 「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문학동네). 그는 '이 소설에서 어쩌든 슬픔을 딛고 사랑 가까이 가보려고 하는 사람의 마음이 읽히기를, 비관보다는 낙관 쪽에 한쪽 손가락이 가 닿게 되기를' 바라고 있다.「어디선가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는 6개월 동안 인터넷 서점에 연재했던 원고를 초고 삼아 다시 쓴 것. 제목은 최승자 시인의 '끊임없이 나를 찾는 전화벨이 울리고'에서 가져온 것으로, 이야기는 제목처럼 팔 년 만에 걸려온 전화로 시작된다.비극적인 시대상황 속에서 부대끼며 살아가는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사랑과 젊음의 의미를 탐색하지만, 가능한한 시대를 지우고 현대 문명기기의 등장을 막으며 마음이 아닌 다른 소통기구들을 배제시켰다. 윤이와 단이와 미루와 명서라는 네 사람의 청춘들로 하여금 걷고 쓰고 읽는 일들과 자주 대면시켰다. 그는 "풍속이 달라지고 시간이 흘러가도 인간 조건의 근원으로 걷고 쓰고 읽는 일을 생각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정읍 출생으로 삶의 시련과 고통에서 길어낸 정교하고 감동적인 서사로 작품세계를 넓혀가고 있는 그는 최근 「리진」 「엄마를 부탁해」 등 장편 집필에 집중하며 한국 문학의 대표작가로 자리를 굳혀가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6.18 23:02

[책의 향기] 이목윤 단편소설 '비둘기자리 별' 펴내

다섯권의 시집을 내고도 소설에 대한 갈증은 풀리지 않았다. 버릴까 말까 하다가도 차마 버리지 못한 습작소설은 20~30년을 묵혔다. 극적인 시대 상황, 죽은 자의 눈물, 신춘문예 심사위원 눈에 들어서…. 소설을 버리지 못한 이유도 제 각각. 장편소설 「소양천 아지랑이」 을 펴냈을 때 '언제부터 소설을 써왔냐'는 선의의 가시가 가슴을 허거푸게 했지만, 다시 펜을 들었다. 미련이어도 좋았다. 손질하고 덜어내다 보니 한 권이 되지 않아 단편소설을 한 편 더 썼다. 단편소설집 「비둘기자리 별」(신아출판사)의 출간은 소설가 이목윤씨를 더욱 강하게, 깊어지게 만들었다."원래 타고난 글재주가 없어서인지, 내놓은 모습이 성에 차지 않아 부끄러움이 앞섭니다. 괜한 치기가 아니었나 싶어요. 때로는 모자란 것의 채움도 좋은 공부라 했으니 그런 맘으로 봐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비둘기자리'는 별다른 특징이 없는 작은 별자리로 우리나라는 겨울의 오리온자리가 여기에 속한다. 비둘기는 평화와 사랑, 화해의 상징. 표제작 '비둘기자리 별'은 전쟁터에서 스러진 영혼이 어느 별에서 어떤 모습으로 우리를 내려다 보고 있을까 하는 궁금증에서 시작됐다. 비극적인 죽음을 당한 이들을 통해 자신의 성찰로 이어진다. 시대상의 아픔을 정직하게 기록하고자 하는 자서전적인 소설.'두부 한 모'와 '일기첩의 진혼곡'은 단순한 줄거리지만, 과거의 시간이 서로 엉키도록 구성됐다. 문학평론가 호병탁씨는 이는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시키는 의도적인 시간의 흩뿌림이라며 그는 시간을 부리는 데 능숙한 작가라고 평가했다.작품 중간 중간에 사람들은 너무 빨리 과거를 잃어버리고, 미래를 쫓는 위험한 도박을 한다는 생각이 드러났지만, 중립적인 시선은 잃지 않았다. 작가는 충실한 보고자여야 한다는 자신의 철학이 반영됐다.그는 노년은 인생의 황금 결실기라고 했다. 여전히 자신을 갈고 닦는 지고지순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실버세대라는 속 좁은 타이틀을 벗어던지고 각광받는 골드세대를 꿈꾸고 싶다는 그는 노년을 사는 방법에 대한 고민중이다. 아마도 이런 고민에 대한 해법은 또다른 작품으로 이어질 것 같다.전주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전쟁문학회 이사, 전북불교문화회장을 역임했으며, 전북펜작촌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6.18 23:02

[책의 향기]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 출간

아름다운 길 하면 떠오르는 이가 바로 도보 답사가인 신정일 우리땅 걷기 대표다.꼭 걸어봐야 할 '대한민국 아름다운 길 50'을 담은 「가슴 설레는 걷기 여행」(랜덤하우스코리아)은 지난해 출간됐던 「꿈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을 수정·보완한 것이다.그의 길은 평범한 공원로나 산책로가 아니다. 국내 8도와 제주도에 이르기까지, 산·강·바다·골목길 등 다양한 주제를 넘나들면서 국내 여행 코스를 총망라한다. 서울과 제주도의 여행지를 새롭게 추가하고 교통편과 구간별 이동거리를 재조사해 정보들을 담았다."걷기를 시작하면서 사물을 만나고, 만나는 사물들이 내게 말을 걸어옵니다. 이곳에 소개된 길들은 아름답다 못해 처연한 그리움의 길이죠. 내가 나를 만나고, 내가 사물을 이해하는 경이를 체험하면서 실타래처럼 엉킨 여러가지 생각들이 정리되고,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시 설정하게 됩니다."민속과 지리, 역사를 향한 고집스런 30여 년간의 열정이 고스란히 담겨 있다. 도종환 시인은 이 책을 두고 '이 땅의 산천이 곧 책이고 길에서 만난 모든 사람과 사물이 나의 스승이었다'는 것을 깨닫게 됐다며 그를 '길의 시인'이라고 평가했다.조선 500년의 역사를 따라가는 서울 도성 성곽 일주, 문득 길이 자연이 되는 정선군 강변길(정선군 임계면~아우라지), 구성진 아리랑 가락 따라 굽이굽이 걷는 문경세재 등 꿈 속에나 나올 것 같은 아름다운 길들이 소개돼 있다. 이름도 없는 수많은 길을 순례하며 체득한 것은 길 속의 문화와 역사. 결국 길을 걷는다는 것은 사람살이에 대한 이치를 배우는 일이기도 하다.바쁜 현대인들을 위한 당일치기 여행 코스와 꼭 가봐야 할 명소, 총거리와 소요시간, 먹을거리, 베스트 뷰 포인트, 대중교통 가이드와 함께 여행 동선을 쉽게 파악할 수 있도록 한 전국 8도 지도도 수록했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걷고 있음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 주말
  • 이화정
  • 2010.06.18 23:02

[책의 향기] 최명희문학관, 소설가 김종광씨 초청 문학특강

김유정의 반어, 채만식의 풍자, 이문구의 입담을 떠올리게 하는 천상 이야기꾼, 소설가 김종광.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이 한국도서관협회 문학나눔사업추진반의 '모니터링 문학활동' 일환으로 소설가 김종광씨(40)의 문학특강을 연다. 19일 오후 3시 최명희문학관 비시동락지실.'모니터링 문학활동'은 우수문학도서에 선정된 문인들이 지역을 방문, 글짓기 방법과 글쓰기 평가, 작품낭독회, 문학난장토론 등을 통해 독자와 만나는 유쾌한 시간이다.이날 김씨는 '나의 문학청년시절'을 주제로 강의할 예정. 미리 선정된 전주지역 문학청년들의 산문을 살펴본 후 이를 대상으로 습작지도도 한다. 또한 '작가와 독자가 함께 읽는 소설낭독' '판소리가락으로 듣는 소설 한 대목' '문학퀴즈' 등이 펼쳐지며, 18일부터 20일까지 김씨의 친필을 따라 쓰는 프로그램도 함께 진행된다.김씨는 중앙대 문예창작학과를 졸업, 1998년 계간 「문학동네」 문예공모에 당선되면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2000년에는 중앙일보 신춘문예에 희곡 '해로가'가 당선됐으며, '대산창작기금'과 '신동엽창작상'을 수상했다.이번 특강은 무료.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63) 284-0570

  • 주말
  • 도휘정
  • 2010.06.11 23:02

[책의 향기] 홍장수씨 '새만금 아리울 강남 아줌마가 변했다' 펴내

"꼭 해내야 한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책을 펴냈습니다. 환갑은 넘었지만, 정말 몸이 부서지도록 일했어요. 땅에 대한 관심은 많지만 정보엔 어두운 이들이 많다는 걸 알게 되면서 이런 궁금증을 해소시켜주고 싶단 생각이 들더군요. 새만금은 특히 기회의 땅으로 조명받고 있잖아요. 이 지역에 투자할 때 내가 1등 파트너가 됐으면 합니다."홍장수(63·새만금 토지연구소장)씨가 「새만금 아리울 강남 아줌마가 변했다」(신아 출판사)를 펴냈다. '아리울'은 물의 터전이란 뜻의 순우리말로 새만금 명품복합도시에 조성될 신도시 이름. 부동산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는 홍씨는 현장경험을 통한 생생한 실전 투자 전략을 제시한다. 새만금 배후도시인 군산과 김제, 부안, 전주 등을 직접 뛰면서 수집한 실전 정보들을 담았다.새만금 방조제 개통부터 새만금의 개발 계획 마스터 플랜, 내부 교통 인프라 구축, 새만금에 들어서는 시설에 대한 정보가 요약돼 있다. '땅을 사면 왜 직불제 신청 농지원부 만들기 서둘러야 하나요.', '택지개발 예정지역에서 어느 시점에 땅투자를 해야 큰 폭의 수익율 올릴 수 있는지요.' 등 질문에 대한 답변도 부록으로 실렸다.전주시청, 완산구청, 덕진구청 주택과, 건설과, 도시개발과에서 두루 근무했던 그는 30여 년간의 공직 생활을 마친 뒤 현재는 부동산 컨설팅을 하면서 '제2의 인생'을 살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6.1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