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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한 여름밤 만나는 추리·공포소설

무더위엔 추리·스릴러 소설을 읽는 '북캉스'는 어떨까. 등골이 오싹해지는 소설 종합선물세트다. 읽다 보면 숨 막히는 반전과 서늘한 기운으로 무더위는 '싹' 가실 것 같다.「반가운 살인자」(노블마인)는 2009년 '한국 추리문학 대상'을 수상한 서미애씨의 단편 소설집. 표제작'반가운 살인자'는 2004년 서울 서남부 지역에서 비 오는 목요일마다 살인사건이 벌어져 시민들을 떨게 한 '서울판 살인의 추억'을 소재로 했다. 평소 신문에 난 사건을 꼼꼼히 본다는 서씨는 이 사건을 소재로 하면서도 잔잔한 슬픔을 깔았다. 영화로도 개봉됐으며, 연극 '남편을 죽이는 서른 가지 방법'으로도 올려진 바 있다.「한국 공포 문학 단편선 5」(황금가지)는 열 가지 이야기로 열가지 공포를 선물한다. 막다른 길에서 남들의 나쁜 기억을 대신 받아주는 직업을 선택하게 된 남자의 이야기인 '기억 변기', 갑자기 나타난 괴물체로 인해 도시가 파괴되는 이야기를 그린 '네모', 옷들의 반란을 그린 '벗어버리다' 등 누구에게나 일어날 법한 일상에서 끄집어낸 공포라 더 섬뜩하다. 매년 여름 출간되는 공포 소설집으로 김종일 이종권 장은호 류동욱 모희수 우명희 임태훈 엄길윤 황태환 이종호씨가 썼다.「원죄자」(폴라북스)는 '서술의 묘미'를 잘 살리는 오리하라 이치의 미스터리 소설이다. 작품의 가장 큰 매력은 치밀한 복선과 교묘한 구성이 압권. 자유기고가 이라가시는 어느 날 자기 앞으로 결백을 호소하는 살인용의자 가와하라의 편지를 받는다. 가와하라는 약혼녀를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아라가시는 반신반의하면서 사건을 다시 조사하고 가와하라의 결백을 증명할 인물이 나타나 항소심에서 무죄판결을 받는다. 그러나 가와하라의 주변에서 사건 관계자들이 처참하게 살해당하면서 사건은 미궁에 빠지는데….'일상 미스터리의 여왕'이라 평가받는 와카타케 나나미의 대표작 「빌라 매그놀리아의 살인」(작가정신)은 개성 넘치는 주인공과 허를 찌르는 유머, 극적인 전개와 반전이 읽는 재미를 더한다. 가상의 해안도시인 하자키를 배경으로 한 수수께끼 사건과 별난 캐릭터들의 반전이 벌어진다. 평화로운 가을의 일요일 한낮, 고다마 부동산 사모님이 손님에게 집을 보여주기 위해 빌라인 매그놀리아를 찾아온다. 바닷가 언덕에 지어진 그림 같은 열 채의 집 중 3호를 구경하던 손님들이 비명을 지르며 뛰쳐나온다. 신원을 알 수 없을 만큼 얼굴과 손가락이 짓뭉개진 시체가 발견된 것. 그 와중에 발생되는 살인사건까지 탄탄한 구성력이 돋보이는 작품이다."왜 부인을 죽이고 싶냐고? 결혼하면 알아." 「악처에게 바치는 레퀴엠」(살림)은 기 센 마누라로부터 해방되고 싶은 네 남자의 포복절도 마누라 죽이기를 담고 있다. 결혼 생활이 끔찍하긴 하지만 부대끼고 살면서 쌓인 정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일. 작가는 "아무 불만도 없는 삶이란 살맛나지 않은 건지 모른다."는 주인공의 자조 섞인 말처럼 마누라가 밉다가도 언제 그랬냐는 듯 한 이불 덮고 사는 게 우리네 인생이 아니겠느냐고 말한다.스릴러 소설계에 화려하게 등장한 마커스 세이키의 데뷔작. 「칼날은 스스로를 상처 입힌다」(황금가지)는 더 많이 가질수록, 더 많이 잃어야만 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주인공이 과거에 저지른 범죄로 인해 또 다른 범죄에 발을 내딛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행복한 인생을 살고 있던 그에게 옛 파트너 에번이 찾아와 과거의 빚을 갚을 것을 요구한다. 자신이 새롭게 쌓아올린 모든 것,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이 위험해지자 대니는 빛과 어둠 사이에서 아슬아슬한 줄타기를 하게 된다.「프리처」(살림)는 2006년 '스웨덴 국민 문학상'을 받으며 순식간에 유럽을 대표하는 세계적인 작가로 우뚝 선 카밀라 레크베리의 문제작. 작고 아름다운 마을 풍경을 배경으로 벌어지는 연쇄 살인 미스터리를 통해 음울하고 오싹한 공포를 절묘하게 버무려 낸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30 23:02

[책의 향기] 안치용 기자의 '내 인생을 바꾼 한 번의 만남'

우연이든 필연이든, 우리는 인생을 살면서 누군가를 만난다. 만남은 일종의 공습이다.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고 땅에는 폭격으로 움푹 파인 구덩이가 남는다. 어떤 이는 얕고 작은 수백 수천 개의 구덩이들로 삶을 채우기도 하며, 어떤 이는 단 한 번의 폭격을 평생 움켜잡고 살기도 한다. 우리는 땅이면서 동시에 폭격기다.생애 한 번 뿐인 시간. 그래서 모든 만남은 의미가 있다.「내 인생을 바꾼 한 번의 만남」(리더스북)은 한 분야에서 일가를 이룬 명사들의 만남에 관한 이야기다. 또한 지금의 그들을 있게 한 성장의 이야기이자 저자가 그들을 만난 기록이기도 하다.'고도원의 아침편지'는 김대중 전 대통령과의 만남과 격려로 탄생한 것이다.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은 김 전 대통령과 정치인과 취재기자로 만남을 시작해 대통령과 연설담당비서관으로 재회한다. 고도원 이사장은 '아침편지'라는 엉뚱한 외도를 할 때 지지해 준 사람이 바로 김 전 대통령이었다고 말한다.'접시꽃 당신'의 도종환 시인에게서는 시와 시인이 따로 노는, 그 흔한 서걱거림을 발견할 수 없다. 그런 그는 숲과 만나 시인으로서 새롭게 자신을 자각했다고 한다. 2003년 봄, 자율신경실조증이라는 희귀병에 걸려 만신창이가 된 그는 후배들에게 이끌려 충북 보은군 내북면 법주리 산 속 황토집으로 들어가게 된다. 적막하기 이를 데 없는 숲에 혼자 남겨졌지만 그 곳에서 그는 나만 외로운 것이 아니라 산벚나무도, 고라니도, 다 힘들고 외로웠다는 걸 깨달았다.책은 '다시 일어설 힘'과 '나를 찾아가는 길'로 나뉘어져 스무명의 명사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전북이 고향인 고도원 아침편지문화재단 이사장과 안숙선 명창 이외에도 도종환 시인, 동물학자 최재천, 박원순 변호사, 건축가 승효상 등이 누구를 만나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에 대해 이야기했다저자는 1991년 경향신문에 입사해 주로 경제 문화 파트에서 일해온 안치용 기자. 현재는 경향신문 사회책임 전문기자로,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경제연구소 소장도 함께 맡고 있다.그는 "자신들의 인생에서 소중한 만남을 이야기한 그들을 만나면서 만남이 갖는 치명적 의미를 다시 한번 일깨울 수 있었다"며 "중요한 것은 인생을 바꾼 만남을 찾기 보다는 만남 자체를 바꾸려는 의지라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7.23 23:02

[책의 향기] 진안문화원 '마이산' 출간

마이산은 옛 백제 땅의 지붕이다. 마이산에서 발원한 금강은 서북쪽으로 흐르다가 활처럼 휘어 계룡산을 감아 돌아 서해로 들어가고, 또 마이산에서 발원한 섬진강은 서남쪽으로 흐르다가 호를 그리며 동남쪽 남해바다로 들어간다. 그 모양을 보면 마이산을 중심으로 마치 태극모양이 된다. 백두대간에서 내려온 산줄기도 금남정맥, 호남정맥으로 이어지려면 반드시 마이산을 지나야 되는데, 그 모양 역시 태극을 이룬다.수태극과 산태극의 중심에 있어 풍수지리상 중요하게 여겨지는 마이산. 진안문화원(원장 최규영)이 「마이산」을 펴냈다.책은 '마이산의 개황'과 '마이산 풍수론' '마이산 적석탑' '마이산과 항일운동' '마이산의 사찰' '마이산의 이모저모' '문학에 실린 마이산'으로 구성됐다. 특히 일반인들이 가장 흥미로워 하는 마이산 적석탑(積石塔)에 대해서는 구전과 기록, 축탑방식, 불탑과 서낭당, 비보탑으로서의 가능성 등을 집중조명하고 있다.최규영 진안문화원장은 "나라의 안녕을 바라는 역대 왕조에서도 마이산의 풍수상 입지를 결코 가볍게 여길 수 없었을 것"이라며 "이처럼 의미있는 마이산의 길잡이가 되고자 이 책을 펴내게 됐다"고 말했다.글은 최원장이 직접 썼다. 책 속에 들어있는 사진들은 이정만(진안군청) 이병률(진안향토사연구소장) 정길웅씨(사진애호가) 등이 촬영했다.

  • 주말
  • 도휘정
  • 2010.07.23 23:02

[책의 향기] 소설가 김영하씨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 출간

소설가 김영하씨(42)가 「오빠가 돌아왔다」 이후 6년 만에 신작 소설집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아무도」(문학동네)를 펴냈다.책에 실린 단편들은 대부분 '여행지에서 문득 생각나서, 밤에 자다가 벌떡 일어나서' 썼다는 작가의 말처럼 내용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자유롭게 풀어낸 소설들이다.예를 들면 수록작 '오늘의 커피'는 지하철 5호선이 아래를 지나다니는 광화문의 한 커피전문점에 앉아 누군가를 기다리다가 그곳에서 일어날 만한 일을 상상해 연습장에 쓴 작품이다. 21일 그 커피전문점에서 작가를 만났다.그는 "내가 쓰고 싶은, 묻고 싶은 이야기를 여행이나 산책 등으로 몸과 마음이 가벼울 때 썼더니 내 원고인데도 느낌이 새롭다"며 "세상이 단편집에 원하는 규격에 모범적으로 맞추지 않고 내 호흡에 맞게 어깨에 힘을 빼고 썼기 때문에 최근의 나 자신이 잘 반영된 소설들"이라고 말했다."한국 단편 문학의 수준이 높아서 문예지의 청탁이 오면 중압감이 강했어요. 너무 많은 생각을 하면서 긴장하고 쓰곤 했죠. 이제 김영하라는 작가를 세상에 증명해야 하는 과제에서 많이 자유로워졌기 때문에 여러 층위에서 복잡한 것을 다루기보다는 하나의 주제로 밀어붙이는 방식으로 썼어요."'마음 놓고' 쓴 소설에서 현실 세계와 판타지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가의 상상력은 더 강력한 힘을 낸다. 13편의 단편들은 유쾌하고 쉼 없이 읽히지만 묵직한 여운을 남긴다.

  • 주말
  • 연합
  • 2010.07.23 23:02

[책의 향기] 불편해도 괜찮아 등

▲ 불편해도 괜찮아김두식 저/ 창비/ 1만3800원무심코 본 영화가 안그런 척 하면서 여성과 장애인을 차별하고 있다면?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 기독교 문제 등을 종횡무진 파헤쳐온 저자의 인권에 대한 새로운 이야기가 시작된다.이 책은 판에 박힌 구태의연한 인권이 아닌 약 80여 편에 이르는 영화, 드라마, 다큐멘터리를 인용한 맛깔스런 인권 이야기다. 청소년, 성소수자, 여성 장애인 인권부터 노동자, 종교, 겸열 등 국가권력의 문제를 거쳐 인종차별과 제노사이드 같은 국제적인 문제까지 폭넓게 다루고 있다. 청소년들도 어렵지 않게 인권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다.▲ 예언마리오 리딩 저/ 비채/ 1만3000원사라진 노스트라다무스의 예언이 담긴 충격적인 비밀. 이 책은 노스트라다무스 연구의 권위자인 마리오 리딩이 필생의 업적으로 써낸 작품이다.노스트라다무스가 실제로 유언장에 언급했던 비밀 상자에 주목한 저자는 그가 인류의 미래를 바꾸어 놓을 결정적인 예언을 의도적으로 숨겼다고 보고 이야기를 시작한다. 그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노스트라다무스의 생애와 예언에 얽힌 의문을 흥미진진하게 펼쳐나가며, 조사와 검증을 통한 생생한 묘사도 놓치지 않았다. 실제 노스트라다무스의 유언장이자 예언서인 원문을 변역한 내용이 실려 사실감을 더한다.▲ 체크 체크리스트아툴 가완디 저/ 21세기북스/ 1만4000원문제를 해결하는 체크리스트의 힘은 어떤 것일까? 외과 의사이자 베스트셀러 작가인 아툴 가완디는 복잡하고 까다로운 일들을 처리하는 현대인들에게 실패하지 않기 위한 방법으로 체크리스트를 제안한다.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고 모든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단순한 전략이지만 놀라운 효과를 불러오는 것이 체크리스트의 힘. 이 책에서 제시하는 체크리스트는 일을 하는 방법이나 과정을 알려주는 매뉴얼과는 다르다. 저자는 매뉴얼과 체크리스트를 혼동하지 않기를 강조하면서 인간의 실수를 막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을 가진 체크리스트를 소개한다.

  • 주말
  • 이지연
  • 2010.07.23 23:02

[책의 향기] 무더운 여름, 책과 함께 '지혜의 바다로'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 단 가방 속에 몇 권의 책을 쟁여 넣고서. 오늘도 어제와 같은 삶을 표절하고 싶지 않다면 말이다.삼성경제연구소와 현대경제연구원이 올해 여름 CEO에 권장하는 도서 14권과 10권을 선정했다. 「마켓3.0」(타임비즈),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 「구글드」(타임비즈), 「행복의 조건」(프런티어),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뜨인돌) 등 5권은 두 연구소가 공통적으로 추천한 CEO 필독서다.가장 주목 받는 책은 필립 코틀러의 「마켓 3.0」이다. '마케팅의 그루'로 꼽히는 필립 코틀러 교수(노스웨스턴대학 켈로그경영대학원 석좌 교수)는 시장을 다르게 분류한다. 상품으로 승부하던 1.0 시장, 고객 만족 서비스가 전부이던 2.0 시장을 넘어서서 쌍방향 소통을 넘어 자기실현·사회적 만족까지 고려하는 기업이 바로'마켓 3.0'이라는 것이다. 이런 기업은 소비자를 이성과 감성,영혼을 지닌 완전한 인격체로 바라본다. '고객을 사랑하고 경쟁자를 존경하라','고객과 적극적으로 관계를 맺고 그들의 성장을 도와라' 등은 이를 위한 지침이다.켄 올레타의 「구글드」는 제파 자비스의 「구글 노믹스」와 접근 방식은 다르지만, 구글의 경영철학을 담았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한 책이다. 1998년 설립된 구글은 20여 년 만에 세계 검색시장의 65%를 점유하는 세계 최대 인터넷회사가 됐다. 미국 대학생들이 가장 취업하고 싶어하는 기업, 미국 비즈니스 사상 최단기간에 급성장한 모델로도 꼽히고 있다. 구글의 이같은 성공 비결은 철저하게 소비자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검색서비스를 제공했다는 데 있다. '뉴요커'의 수석 칼럼니스트 켄 올레타는 구글의 창업자 세르게이 그린과 래리 페이지, 최고경영자 에릭 슈미트를 포함한 150여 명의 구글 임직원, 경쟁사·재계의 주요 인사 150여 명을 3년에 걸쳐 인터뷰해 썼다.마이클 센델이 쓴 「정의란 무엇인가」는 인문학책이다. 미국 하버드에서 30년간 정치철학을 가르치고 있는 마이클 샌델의 강의록을 담은 묵직한 정치철학 서적. 작가는 '정의란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이야기하는 공리주의와 '정의란 개인적 선택의 자유'를 언급하는 자유주의 모두 비판한다. 결론적으로 정의란 미덕을 키우고 공동선을 고민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정치철학 책이 20~30대 사이에 잘 읽힌다는 사실은 분명히 인문학적 사건에 가깝다. 한 때 '부자 되세요'란 유행어가 지배했던 시절에 관한 반작용일 수도 있다.조지 베일런터의 「행복의 조건」은 하버드대 연구팀이 하버드 졸업생, 여성 천재, 보통 사람들의 3개 집단 800여 명의 삶을 70년 동안 추적해서 행복의 조건을 분석한 책이다. 생의 마지막 10년을 건강하고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지 50세 이전의 삶을 통해 예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발견된다 점에서 놀랍다.「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은 인류 역사를 관통하는 근원적인 문제였으나 우리가 놓치고 있었거나, 외면해왔던 질문들과 그에 관한 통찰력 있는 분석을 담는 책이다. 사이토 다카시는  '유럽에서 시작된 근대화는 필연적으로 딜레마에 빠질 수밖에 없었는가?','역사적으로 문화예술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고, 경제의 중심이었던 곳은 브랜드가 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을 질문하면서 인간의 감정이 만들어낸 욕망·모더니즘·제국주의·자본주의·사회주의·파시즘으로 대변되는 몬스터와 종교를 중심으로 세계사의 흐름을 살펴본다.이외에도 삼성경제연구소 추천도서는 「메가트렌드 차이나」, 「슈퍼 괴짜경제학」, 「일본 재발견」, 「논어와 주판」, 「혼창통」, 「간송 전형필」, 「물리와 함께하는 50일」,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 가지 힘」, 「스웨이」, 「조선 왕을 말하다」, 「행복의 조건」 등이 있다. 현대경제연구소 추천도서는 「왜 똑똑한 사람이 어리석은 결정을 내릴까」,「왜 그녀는 저런 물건을 돈 주고 살까」, 「스위치」, 「살아남기 위하여」, 「위대한 미래」 등이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23 23:02

[책의 향기]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 등

▲ 집 나가면 생고생 그래도 나간다허영만, 송철웅 저/ 가디언/ 1만 3,000원사건의 시작은 술자리다. 지인들과 술잔을 기울이던 만화가 허영만이 바닷길을 돌아보자고 제안한 것. 그 옆에 있던 히말라야 사나이 박영석 대장이 거들면서 열네 명의 중년 남자들이 한반도 바닷길 일주를 결정했다. 낡은 요트를 마련해 여섯 달을 수리한 끝에 2009년 6월 경기도 전곡항을 출발할 수 있었다. 이 책은 전곡항에서 동해의 끝 독도까지 1년간의 한반도 바닷길 여행기다. 배 멀미와 모기들의 공격, 추위와 더위 등 '집 나가면 고생'이라는 진리를 체험한 여행이었지만 우리나라의 숨겨진 비경들과 사람들의 정을 만끽할 수 있었다고 저자는 회고한다. 생생한 사진과 허영만 화백의 그림이 곳곳에 실려 있어 재미를 더한다.▲ 지의 정원다치바나 다카시, 사토 마사루 저/ 예문/ 1만 3,500원두 명의 독서광이 공유한 2500년의 인류 지성사 대담집. 이 책은 박학다식함을 자랑하는 탐사 저널리스트 다치바나 다카시와 일본의 대표 논객 사토 마사루가 서로 다른 관점에서 시대와 지성에 대해 나눈 이야기다. 두 사람이 나누는 이야기 속에서 한 문제를 다양한 방법으로 생각해 보는 기회를 만나게 될 것이다. 소크라테스, 톨스토이가 건네는 고전의 가르침에서 현대의 실용 교양이 담긴 책에 이르기까지 각자 소화한 내용을 소개하고 비평한다. 두 사람이 추천하는 400권의 책이 함께 실려 있어 풍부하고 다양한 교양서가 될 것이다.▲ 이슬람과 페미니즘하이다 모기시 저/ 프로네시스/ 1만 5000원일반적으로 알려진 이슬람 여성의 불합리한 현실을 폭로하는 책이 아니다. 서구의 입장에서 만들어진 책도, 반대로 이슬람 문화의 긍정적인 면을 강조하기 위한 책도 아니다. 저자가 말하는 페미니즘이란 다양하게 주어진 사회·경제·문화적 상황을 파악하고 그에 맞는 문제의식을 제기하는 것이다. 그래서 이슬람의 페미니즘은 다른 문화권과 분명이 차이가 있다. 하지만 궁극적인 목표는 서구 여성들과 같은 기본권 획득. 이 책은 '이국적인 것'과 '토착적인 것'의 추종에 빠져 이슬람의 이데올로기가 그 자체로 비판의 대상이 되고 있음을 말하며 강도 높게 비난하고 있다. 이지연기자jiyeonwithu@▲행복에 목숨 걸지 마라리처드 칼슨 저 / 한국경제신문사 / 1만2000원그의 베스트셀러 「사소한 것에 목숨 걸지 마라 」의 완결판이다. 그는 행복하고 충만한 인생을 사는 법을 가르치는 저명한 심리학자다. 그는 행복하기 위해 아등바등 살아가고 있는 현재의 시간이 결국은 자신을 불행하게 만들고 있다면서 행복에 목숨 걸지 말라고 조언한다. 저자 특유의 낙관적인 자세로 누구에게나 닥쳐올 수 있는 큰 일에 대해 염려하지도 말고, 아주 사소한 일이나 도저히 극복할 수 없을 것만 같은 어려운 일들도 극복해나갈 수 있다는 믿음을 주는 책. 삶에 대한 균형감각과 마음의 장애를 극복할 수 있는 실질적인 기술을 전한다.▲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야마다 에이미 저/ 민음사 / 1만1000원'일본 연애소설의 여왕'으로 통하는 야마다 에이미의 연애소설 「돈 없어도 난 우아한 게 좋아」. 남들이 보기엔 철없고 천하태평인 사십 대 남녀가 만나 풋풋한 사랑을 나눈다는 이야기다. 마흔두 살 동갑내기인 학원 강사 사카에와 꽃집을 운영하는 지우가 주인공. 동물 성대모사를 하면서 즐거워하고 냉동 우동을 먹으며 국물에 계란을 어떻게 넣을지를 두고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아이들 같다. 사랑, 연애, 일상의 시시콜콜함이 유머러스하고 따뜻하게 그려진다.

  • 주말
  • 이화정·이지연
  • 2010.07.16 23:02

[책의 향기] 신정일 우리땅 걷기모임 대표 '신정일의 新 택리지'

김용택 시인은 그를 두고 "김정호 선생을 닮은 사내"라고 말했다. 평생 개량한복 위에 가방 하나 짊어지고 깐닥깐닥 걷는 그를 보며, '저 사내 틀림없이 김정호 귀신이 씌웠지. 그러지 않고서야 어찌 저럴 수 있단 말인가' 하고 생각했다고 한다.'현대판 김정호'라고 하면 과한 표현일까?문화사학자이자 우리땅 걷기모임 신정일 대표가 「신정일의 新 택리지」(타임북스)를 펴냈다.조선시대 최고 베스트셀러 「택리지」가 이중환이 20여 년 동안 전 국토를 발로 밟는 방랑생활 끝에 쓴 조선 후기 인문지리서라면, 「신정일의 新 택리지」는 「택리지」를 교본 삼아 30년간 답사 끝에 다시 쓴 문화역사지리서 시리즈다.「신정일의 新 택리지」는 오는 12월까지 전 10권으로 발간될 예정으로, 최근 1차본으로 '살고 싶은 곳'과 '전라도' '경상도'편이 나왔다.신대표는 지난 30여 년간 한국의 5대강과 수백개의 산을 오르내렸으며, 1500여 회 이상 답사를 다녔다. 최근에는 우리 옛 길을 따라 다시 길을 나섰다. 조선시대 전국 각지에서 서울로 통하는 큰 길인 일곱 대로를 따라 홀로 걸으며 길에 얽힌 역사와 길 위의 사람들, 사라져 가는 문화를 직접 보고 기록했다.신대표는 "책을 기술하는 데 있어 기본적인 관점과 방법은 이중환이 「택리지」에서 보여준 자연의 이치를 알고 자연과 인간의 조화가 얼마나 중요한 것인가를 깨닫게 해주는 우리 고유의 지리관을 따르도록 했다"고 말했다. 접근 방법 역시 행정구역 중심의 사고에서 탈피해 생활권 중심으로 접근, 산줄기와 하천을 중심으로 우리 국토를 파악하고 지역의 역사와 문화, 경제활동을 기술했다.'살고 싶은 곳'은 택리지의 '복거총론(卜居總論)'을 바탕으로 그 요지를 현대적 관점에서 풀어낸 책. '전라도'편과 '경상도'편에는 전라도와 경상도지역의 역사적 위치와 출신 인물들에 대한 고증 등을 담았다.

  • 주말
  • 도휘정
  • 2010.07.16 23:02

[책의 향기] 박영희씨 수필집 '하얀 신작로 저 너머엔'

반가운 메일을 받았다. '쉬면 늙는다'는 내용이었다. 요즘엔 인생을 봄(~25세), 여름(26~50세), 가을(51~75세), 겨울(76~100세)로 나눈다고 했다. 노인이 되려면 꽤나 많은 날들이 남아있었다. 다시 펜을 잡았다. 열정을 갖고 진실된 글을 쓰자는 마음이 들었다. '만년 소녀'로 불리웠던 수필가 박영희씨가 펴낸 수필집 「하얀 신작로 저 너머엔」(신아출판사)은 스스로를 다독이면서 썼던 글이다."교육계에서나 문단에서나 이제 내가 영광의 자리에 올랐으니 여성문학 선두에서 뭔가 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야기를 들을 때면 가슴이 '콱' 막히는 절박함을 느껴요. 나 스스로가 이런 사실을 인정할 수가 없어서요. 바쁘게 살다 보니 나태해졌고, 글도 안 써졌고요."책은 '하얀 신작로 저 너머엔','아, 강물이여','물개가 흘리는 눈물','땡의 노예가 주는 의미' 등 네 개의 주제로 엮어졌다. 봄날의 그리움처럼 다가온 사랑의 기억, 일본 삿포로·이탈리아 나폴리·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등을 돌면서 오감으로 느꼈던 감회, 교단에 서면서 스친 인연 이야기 등이 담겼다."내 삶의 진솔한 면면과 삶 속에서 느낀 아름다움, 짜릿함, 서글픔 등을 글을 통해 재발견하는 것도 나를 사랑하는 길이라 여겼습니다. '쉬면 늙는다'는 말을 마음 속에 새기고 젊고 고운 수필을 쓰고자 합니다. 이젠 하얀 신작로 저 너머에 내가 그리는 희망과 행복이 있을 거라고 믿어요."김제 출생인 그는 서울 문리사대와 전주대 국어국문과를 졸업했다. 한국수필가협회·수필과비평사 운영위원, 전북문인협회 부회장, 전북여류문학회 회장, 전주 솔빛중학교 교장 등을 역임했으며, 수필집 「그리움은 별빛처럼」, 「사랑으로 다가오는 영상」, 「셈치고 사는 마음」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16 23:02

[책의 향기] 일제강점기 도내 '저항 문학' 새롭게 조명

1924년 12월호 「영대」(靈臺)를 들추면 백주(白洲) 김태수의 소설'백주'에 '전부 삭제'가 쓰여 있다. 1925년 11월호 「신민」(新民)에도 그의 소설'한야(寒夜)'는 송두리째 뜯겨 있다. 당시 일본은 단행본의 발매·반포 금지·삭제·압수 등을 통해 검열했다. 그와 같이 작품이 모두 지워진 일은 드물었지만, 한국현대문학사에서 그는 잊혀진 존재였다.오하근 원광대 교수는 「전북현대문학」(신아출판사)을 통해 "그를 한국현대문학사에 불러들여 식민지시대를 극복한 도전정신을 재조명하고 선구자의 자리를 마련해줘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백주는 1920년대 신경향파 관념주의 소설을 사실주의 소설로 변화시키고, 목적문학을 제시한 사회주의자라는 설명도 더해졌다.윤규섭은 사회주의 운동으로 반일 저항문학을 지향했다. 변절한 최재서가 「인물평론」을 청탁했을 때 친일에 끌려다니지 않는 자주의지를 보여줬으며, 친일지 「국민문학」에도 한 편의 글도 싣지 않았다. 분단시대의 질곡에서도 뜻을 굽히지 않았던 양심은 오늘날 우리에게 커다란 귀감이 된다. 하지만 월북했다는 이유로 업적은 커녕 그의 존재감은 없었다. 오 교수는 "숨어있는 이들의 문학사적 위치를 바로 잡아주는 게 책무"라고 설명했다.오 교수가 펴낸 「전북현대문학」 (상·하)은 전북 현대문학사을 씨줄과 날줄로 엮은 귀한 결실이다. 「시사전북」의 기고(1996)와 「전북현대문학」(1996), 잡지에 실렸던 글이 모두어졌다. 전북현대문학평론사(1920~1940)엔 이익상 유엽 김환태 윤규섭의 문학이론과 작품에 관한 평가를 따로 실어 새롭게 조명했다. 하지만 이런 시도에 대한 섣부른 칭찬은 지양한다.평소 "나는 태 내는 게 싫어"라고 수줍게 고백하곤 했다. 교수 시절 보직 교수도 한 번 안했고, 문화예술단체 가입도 꺼려했다. 패거리를 만들어서 잰체하는 것을 싫어했다. 떠벌리는 것이 예술이 아니라는 그의 입장은 단호했다.그는 다들 서울로 몰려가던 시절에 지역을 지키며 지금의 전북문단을 키워냈다. 물론 전국에서 알아주는 탄탄한 문학의 숲을 캐워낸 것은 수많은 선배들이 한여름 땡볕의 그늘을 자처했기 때문이었다. 오 교수는 자신에게 늘 허물없이 대해주었던 신석정 시인에 관한 평론집과 김영랑론에 관해 써보고 싶다고 했다. 나이테가 두터워질수록 나무의 결은 아름다워지듯 그의 작품도 더욱 풍성해질 것이다.김제 출생인 그는 '목정문화상(2002)'을 수상했으며,「김소월 시의 성상징 연구」, 「김소월시어법 연구」, 「한국 현대시 해석의 오류」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16 23:02

[책의 향기] 풋내기 작가의 베스트셀러 '만들기'

대학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를 대신 써주며 근근이 먹고살던 남자가 어느 날 헤어진 여자친구의 청첩장을 받고 복수심을 불태우며 유명한 소설가가 되기로 마음먹는다. 남자는 베스트셀러를 연구해 '팔리는 책'을 쓰는 열여섯 가지 원칙을 세우고 이 요건을 짜 맞춘 소설을 완성한다. '나는 어떻게 유명한 소설가가 되었나'(중앙북스 펴냄)는 주인공 피트 타슬로가 베스트셀러 작가가 되는 과정을 그린, 소설 쓰기에 관한 소설이다. 소설은 베스트셀러와 문학, 출판계의 현실을 반짝이는 재치로 비꼬며 통쾌한 웃음을 던진다. 저자 스티브 헬리는 하버드대를 졸업하고 인기 토크쇼 '데이비드 레터맨쇼'의 작가로 활동해왔으며 '기발한 세계일주 레이스'라는 여행기를 펴내기도 했다. 주인공 피트의 소설 쓰기 제1원칙은 '진실을 버려라'다. 대신 수줍은 성격의 인물, 인생 역전의 인물, 뜻하지 않은 연애 사건, 사랑을 포기했지만 아름다운 백조로 판명나는 여자 등 독자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를 총동원한다. "사람들은 시간을 초월한 사랑에 열광한다. 그리고 일터에서 벌어지는 코미디, 크리스마스를 소중히 여기는 얼간이 아빠, 광선 검 전투, 매력적인 이탈리아 남자와 결혼하는 짜증 나게 못생긴 여자, 그리고 멋쟁이 탐정을 좋아한다."(59쪽)애매모호한 슬픈 느낌의 결말, 서정적인 문체, 운전하는 모습이 시적이고 신비하게 느껴지는 고속도로 장면, 힘든 일터에서 기적적으로 해방되는 주인공, 잘 알려지지 않은 이국적인 장소도 빠져서는 안 될 베스트셀러의 요건이다. 이렇게 "멋있는 요소란 요소는 죄다 투입"해서 탄생한 소설이 '회오리바람 장례 클럽'이다. 이 소설은 우연히 어느 유명 여배우의 스캔들 사진에 당당히 자리잡고 인기 드라마에서 살인마가 읽는 책으로 도 등장하는 '행운'을 잡으며 베스트셀러가 된다. 운 좋게 베스트셀러가 되지만 '진실'이 없는 소설의 최후는 비참하다. 소설의 세계를 그린 이 소설은 시종 유쾌하지만 그 속에는 문학의 진정성에 대한 진지한 고민이 담겨 있다. 황소연 옮김. 392쪽. 1만2천원.

  • 주말
  • 연합
  • 2010.07.09 23:02

[책의 향기] 아프리카의 별 등

▲ 아프리카의 별정미경 저/ 문학동네/ 1만원'오늘의 작가상'과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소설가 정미경의 신작 소설. 자신에게 사기를 치고 아내까지 데리고 사라져버린 K를 찾아 딸 보라와 함께 모로코에 온 승의 이야기다. 보라는 아빠에게 아무것도 묻지 않으며 관광객을 상대로 헤나 타투를 한다. 가이드 일을 하며 K를 찾던 승은 우연히 기묘한 물건을 발견하고 이것을 무스타파에게 맡기지만 그는 디자이너 로랑에게 팔아버리는데. 그런데 로랑이 갑자기 죽자 그 물건을 맡은 소년 바바는 사막으로 사라져 버린다. 마음에 깊이를 알 수 없는 사막을 품고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키스 해링 저널키스 해링 저/ 작가정신/ 2만 2000원팝아트의 슈퍼스타인 키스 해링의 일기를 묶어 내놓은 것이다. 1980년대 미국 뉴욕을 대표하는 낙서화가로 삶과 예술에 대해 끝없이 고민하고 탐구하던 키스 해링을 만날 수 있다. 학습하고 경험하며 치열하게 살았던 그의 삶을 느낄 수 있다. 1989년부터 1997년까지 10여 년 간 써내려간 일기장을 소개하고 있으며, 세련되면서도 순박했던 그의 서정적인 작품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에이즈 합병증으로 31살에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대중도 예술을 즐길 권리가 있다는 신념으로 시각언어를 선택한 그이다. 공공장소를 캔버스로 삼은 키스 해링의 열정과 집중력, 인간애와 확신, 도전정신을 만나보자.▲ 책 사용법정은숙 저/ 마음산책/ 1만원20여 년간 편집자로 활동해온 '마음산책'의 대표 정은숙이 책 사용법을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해 펴냈다. 책과 떨어져 살 수 없는 운명이라고 스스로 생각하는 그는 책 모서리를 접고 포스트잇을 끊임없이 접은 결과 이 책을 쓰기에 이르렀다. 한 편집자의 독서 분투기를 통해 책을 사랑하고 연애하는 방법을 배우게 된다. 책을 읽는 이유를 설명하고 우리 일상에 도움이 되는 기능을 살펴본다. 이어 책이 몰락했다고 주장하는 우리 시대 속에서 책의 존재를 증명하면서, 책을 잘 읽기 위한 계명을 소개한다. 책을 만드는 편집자부터 출판사까지를 둘러싼 은밀한 이야기를 훔쳐볼 수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09 23:02

[책의 향기] 안도현 두번째 동시집 '냠냠'

"시는 30년 썼지만 동시는 초보예요. 보통 시는 행복이나 영광스러운 것의 편이 아니고 불행이나 상처의 편이라 이야기하죠. 동시는 그래도 긍정적인 면을 보려고 해요. 아이들이 가진 고민이 있더라도 고민을 보다 즐겁게 표현하려는 게 동시지요. 시는 속으로 열을 내면서 써야 하는데, 동시를 쓸 때는 신이 납니다."두번째 동시집 「냠냠」(비룡소)을 펴낸 안도현 시인(49·우석대 교수). 윤동주, 정지용, 권태응, 박목월, 그는 신문학 초기부터 굉장히 중요한 시인들이 동시에 관심을 가졌다고 말했다."그런데 100년 전 동시가 우리 동시의 정점이에요. 거의 90∼100년 동안 제자리걸음이죠. 시를 쓰는 시인이 동시에 참여함으로써 동시의 외연을 넓힐 수 있겠다고 생각했습니다."첫번째 동시집이 아이들의 감각으로 말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고민하다 쓴 것이라면, 「냠냠」은 음식을 소재로 했다. 어린 시절에 먹었거나 아이들을 키우면서 먹였거나, 아는 집 아이들이 먹고 있는 것을 두루두루 취하려고 했다. 유치원과 초등학교 식단을 점검하고, 음식 관련 논문도 챙겼다. 그렇게 누룽누룽 누룽지, 파마한 라면, 퀴퀴한 김치 악당, 빗줄기로 만든 국수, 불자동차 떡볶이 등이 탄생했다."아이들에게 무엇보다 중요한 게 먹는 것이죠. 먹는 것의 중요성을 동시라는 형태로 아이들에게 말을 건네 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고기만 좋아하는 아이들에게는 채소의 중요성을 알려주고, 같은 민족이지만 세 끼 밥을 먹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어요. 밥이 하늘처럼 귀하고, 밥 한 숟가락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알려주고 싶었어요."그는 "학교에서 시창작 시간에도 학생들에게 음식을 잘 만들어야 시를 잘 쓴다고 강조한다"며 "자기 식 라면을 끓일 줄 아는 것, 김치, 파, 계란 등을 자기 식대로 곁들일 줄 아는 것 속에 창의성이 생겨난다"고 덧붙였다."제 어린 시절을 보면 동시 읽을 기회도 많지 않았고, 교과서 동시는 감동을 주지 못했죠. 동시를 읽으면서 아이들이 흥 같은 것을 느꼈으면 좋겠어요. 눈에 번뜩 뜨이는 동시를 읽다보면 창의성을 키우는 데 이보다 좋은 재료는 없을 겁니다."「냠냠」을 탈고하고, 주변 아이들 10명에게 먼저 읽혔다. 재미를 기준으로 동그라미표와 가위표를 해달라고 했더니, 동그라미를 고루 받았다. 그는 "예상 밖으로 아이들 눈이 다양하고 고정돼 있지 않다는 것을 느꼈다"고 했다.막걸리든, 닭찜이든, 자장면이든, 뭐든지 요리할 수 있다는 시인은 자신의 동시가 비빔밥이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눈이 즐겁고, 갖가지 채소가 들어있어 맛도 좋고 영양분도 골고루 들어있는 비빔밥. 시인의 동시를 읽다보면 입안에 침이 고이고, 고소한 냄새가 나는 것만 같다.

  • 주말
  • 도휘정
  • 2010.07.09 23:02

[책의 향기]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 등

▲ 조선의 사나이거든 풋뽈을 차라(천정환/ 푸른역사 / 1만6000원)스포츠를 통해 식민지 시대의 민족주의를 살펴본다. 대중적 신드롬을 통해 식민지 시대를 살펴보는 이 책은 신드롬의 진원지이기도 한 스포츠를 매개 삼아 민족주의를 탐구한다. 당시의 신문 기사와 회고록 등을 토대로 1900년대에서 1930년대까지의 식민지 조선 사회를 섬세히 복원해 냈다. 이번에 나온 책은 개정판으로서 초판의 오류를 잡고 필요한 부분을 보충하여 최근의 연구 동향까지 아우르고자 했다. 월드컵이면 돌아오는 붉은악마의 기원도 찾을 수 있을 것.▲ 이상은 이상 이상이었다(조영남 / 한길사 / 1만7000원)20세기 한국 현대문학을 대표하는 이상 시인 탄생 100주년을 맞았다. 가수이자 시인으로 활동하는 조영남씨는 그에 대한 책을 쓰는 것이 죽기 전에 꼭 하고 싶은 일이었다. 20대 초반부터 그 오랜 계획을 실천에 옮긴 시 해설서. 그는 '오감도'를 비롯해 '이상한 가역반응' '회환의 장' 등 100편의 시를 아홉 묶음으로 나누고 이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덧붙였다. 특유의 자유분방한 개성으로 '엉뚱한' 상상을 곁들였다. 그는 "이상이 써놓으면 시 같기도 하고 산문 같기도 하고 수필 같기도 하고 소설 같기도 하다"며 "그것은 현대미술에서 가장 요구되는 통일성과 일관성"이라고 말했다.▲ 아름다운 세상의 조건(박원순/ 한겨레출판 / 1만2000원)참여연대, 아름다운재단 등 사회활동으로 유명한 박원순 변호사가 펴낸 새 수필집.그는'소셜 디자이너'이다. 한 사회를 업그레이드시키기 위해 사회의 설계 및 디자인 방법을 고민하는, 세계 최초의 직업. 모두가 함께 행복한 사회를 위해 노력하는 등불같은 이들에 대한 희망 이야기가 담겼다. 참여연대와 아름다운재단, 아름다운가게, 희망제작소에 몸담으면서 기고한 원고와 인터뷰 내용들을 모은 책. 그는 세상을 바꾸는 21세기 키워드로 나눔과 기부를 꼽았다. 미국의 기부 문화를 비롯해 우리 사회에서 나눔을 실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소개된다.▲ 브레인 어드밴티지(매들린 L.반 헤케 외 3명/ 다산초당 / 2만3000원)창조적인 리더는 어떻게 탄생되는가? 이 책은 임상심리학자, 지식 경영 전문가, 리더십 전문가, 신경과학자가 함께 탄생시킨 책으로 뇌 과학을 기업 경영에 적용시켰다.각 장에서 뇌의 작용에 관한 사례와 연구 결과를 소개하고, 뇌의 작용이 인간의 행동과 기업 경영에 연결 되는 과정을 설명했다. 과학적 연구 영역에서 경영에 대한 적용 영역으로의 연결성이 부드럽다. 뇌 연구 결과를 통해 창조적인 리더가 되는 구체적 제안들을 풀어놓고 있으며 직원부터 경영 측면까지 뇌의 비밀을 어떻게 적용시키는지 알 수 있을 것. 뇌를 활용한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한다.▲ 디자인 씽킹(로저 마틴/ 웅진윙스 / 1만3000원)'신뢰할 수 있는 데이터에 의한다면, 잡스의 결정은 참으로 어처구니없는 생각이었다. 그러나 잡스는 과거에 그러했던 것이 아니라 미래에 그럴 수도 있는 것을 선택했다. ' (본문 중에서)책 제목이기도 한 '디자인 씽킹'은 경영자적 마인드와 반짝이는 아이디어가 공존하는 생각의 최고지점을 뜻하는 단어. 분석적, 직관적 사고가 아닌 통합과 균형을 추구하는 진보된 방식을 얘기한다. 다양한 사례를 통해 양자택일적 사고를 버리고 두 대안의 장점을 통합해 새로운 대안을 만들라는 것. 혁신적인 창조를 위한 방법을 배워보자.

  • 주말
  • 이화정·이지연
  • 2010.07.02 23:02

[책의 향기] 전용직 시인 첫 시집 '붓으로 마음을 세우다'

전용직(56)씨는 시인이기에 앞서 서예가다. 첫 시집의 제목이 「붓으로 마음을 세우다」(황금알)인 것도 글씨 공부가 마음을 세우는 일이고, 참다운 나를 찾는 과정이어서다. 지천명이 넘어서야 첫 시집을 내놓은 시인은 "내 작은 섬에 갇혀 홀로 살았다"고 했다.시작(詩作)이 마음 공부와도 같다고 여긴 그는 함부로 시를 쓰지 않았다. 아호'설우(소를 이끌다)'에서 알 수 있듯 소를 찾아, 소를 길들여, 소를 잊고서도 평화로운 마음을 우선했다.집열쇠, 차열쇠, 사무실 열쇠가 하나둘씩 늘어나는 것은 얼굴에 주름이 늘어가는 것과 같다(시'고백')고 표현한 시인은 욕망에 이끌리는 자아를 응시하면서 참회한다. 15년 전 위암을 앓았던 아내를 통해 새로운 인생에 눈을 떴다는 그는 생의 보석은 다름 아닌 사랑임을 강조한다. 진 자리마다 열매가 맺히는 것처럼 내 한 목숨도 누군가가 내어준 꽃자리(시 '꽃 진 자리')라는 성찰은 삶에 대한 긍정과 낙관. 참회록과 같은 이 시집은 마음 세우기를 위한 자기 몸부림에 가깝다.그에겐 붓을 드는 것과 시를 쓰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시인은 "형식만 다를 뿐 결국 같다"며 "더 울림이 크고 깊은 작품이 내놓기까지의 과정은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그동안은 일인칭 시가 많았던 것 같다"며" 큰 눈으로 주변을 돌아보는 시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완주 출생인 그는 전북대 사범대학· 동대학원을 졸업했다. 2002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금문천자문」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02 23:02

[책의 향기] 정읍 출신 전 금감위원장 김용덕씨 '반복되는 금융위기'

정읍 출신으로 관세청장과 금융감독원장·금융감독위원회 위원장(2007∼2008)을 지낸 김용덕 씨(법무법인 광장 상임고문)가 최근 글로벌 금융위기에 대한 진단과 처방을 담은 저서 「반복되는 금융위기」(삼성경제연구소)를 내놓았다.33년의 공직생활 동안 재무부, 재정경제부, 국무총리실, 청와대 등에서 주로 경제금융분야 전문가로 일했던 저자는 1997년 촉발된 IMF외환위기 극복 과정에서 뛰는 등 줄곧 금융시장 안정 정책의 중심에 있었다.저자는 이 책에서 반복되는 금융위기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가, 차단할 수 없다면 피해를 최소화 할 수 있는 방안은 무엇인가를 놓고 고민하고 있다.1997년에 이어 2008년 찾아온 글로벌 금융위기의 발생 원인과 경과, 극복 과정 등을 비교분석하고, 세계금융질서와 안정적인 경제발전을 위해 무엇을 고민하고, 또 배워야 하는가에 대한 해답도 제시한다.이들 문제와 관련해 저자는 우선 G20을 중심으로 한 세계 각국이 공조해 방만한 유동성을 회수하고, 국가별 재정건전성을 회복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글로벌 불균형문제와 물가, 자산버블, 통화정책 목표의 딜레마, 불안한 환율, 국제통화시스템 등 금융위기의 근본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그는 "예를 들어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모두 과잉유동성이 문제가 됐다"며 "경제에 거품을 형성하는 확장적 통화정책 지속과 과잉유동성은 적절히 통제하지 않으면 반드시 붕괴된다"고 경고한다. 또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것은 본질적으로 더욱 높은 수익을 추구하는 인간의 탐욕과 부주의, 그리고 망각에서 온다"며 조심과 경계를 강조했다.

  • 주말
  • 김재호
  • 2010.07.02 23:02

[책의 향기] 황석영 장편소설 '강남몽'

"1970년대 초반 강남 일대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았는데, 엄청난 발전이죠. 하지만, 그 속도에 부러지고 꺾인 게 많아요. 개인도 그렇고 사회에도 구멍이 뚫리기 마련이죠. 대충 막고 지나간 그 구멍의 마개를 열어 다시 짚어보고자 했습니다."소설가 황석영씨(67)가 '강남'으로 대표되는 한국 자본주의의 형성 과정과 이에 얽힌 인간의 욕망을 그린 장편소설 「강남몽」(창비)을 출간했다. 인터넷서점 인터파크도서에 지난해 9월부터 올해 1월까지 연재한 소설을 묶은 책이다 .소설은 강남의 대형백화점이 무너지는 1995년 6월에서 출발해 3·1 운동 직후로 거슬러 올라갔다가 다시 1990년대 중반에 이르기까지 '강남 형성사'를 담았다.황씨는 "1980년대 말부터 '강남 형성사'를 쓰겠다고 해왔는데 계속 미뤄오다 이제야 쓰게 됐다"며 "10권 이상의 대하소설로 쓸 수 있는 양인데 한 권으로 압축해 쓰느라 힘들었다"고 말했다."시대가 바뀌었는데 과거처럼 정색하고 시간의 흐름에 따르는 10권짜리 대하 장편으로 쓰는 것은 낡은 방식이라고 생각해 내버려두고 있었죠. 좀 더 자유롭게 쓰고 싶었는데 꼭두각시놀음이 떠올랐어요. 몇 개의 캐릭터로 날렵하게 역사를 짚어낼 수 있겠다 싶었죠."5장으로 구성된 소설은 백화점 회장의 후처가 되면서 '강남 사모님'으로 신분 상승한 화류계 출신의 박선녀, 일본 헌병대 밀정으로 일하다 해방 후 미국 정보국 요원을 거쳐 기업가로 성공한 재벌 회장 김진, 강남 부동산 투기로 큰돈을 번 심남수, 개발독재시대 밤의 암흑가를 주름잡은 조직폭력배 홍양태, 어려운 살림에도 희망을 품고 백화점 점원으로 일하는 임정아 등이 차례로 등장해 '강남의 꿈'을 재구성한다.삼풍백화점 붕괴사고에서 소재를 빌려 1995년 무렵을 현재 시점으로 삼은 소설은 붕괴사고를 당한 박선녀와 임정아 등 각 등장인물의 삶이 얽히고설키면서 하나의 이야기로 절묘하게 수렴된다.황씨는 "성수대교와 삼풍백화점이 차례로 무너진 1990년대 중반 무렵이 굉장히 중요하다고 본다"며 "지금은 그때보다 질적, 양적으로 큰 성장을 했지만 우리 욕망의 뿌리는 그대로 남아있다"고 말했다.1990년대 중반은 "정치적으로는 형식적 민주주의 시대의 시작, 경제적으로는 개발독재의 종언, 문화적으로는 사회 변혁에 대한 열정으로 지식인의 머릿속에서만 형성돼온 민중이 걷잡을 수 없는 소비사회의 적나라한 대중으로 휩쓸려들면서 욕망에 얽혀가는 시대"라고 그는 설명했다.중심이 되는 다섯 인물의 삶을 따라가다 보면 백화점 붕괴사고를 비롯해 제주 4.3항쟁과 여순사건, 5.16 군사쿠데타 등 현대사의 굵직한 장면들이 파노라마처럼 펼쳐진다. 방대한 역사와 거대한 주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이야기는 빠르고 힘 있게 전개된다.박정희, 김구, 전두환 등의 역사적 인물은 실명으로 그려지지만 기타 주변 인물과 이야기의 중심인물은 작가가 만든 이름들이다. "중립을 지키려 노력했지만 모든 사실은 위대한 힘이 있다"라는 황씨의 말이 의미심장하다."객관적 자료에 근거해 아무런 정치적 가치판단을 하지 않은 채 중립적인 다큐소설 형식으로 사람을 그리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사실을 사실 그대로 밝혀놓고 보니 소설이 굉장히 불온하게 보이네요. 사실 자체가 불온한 거죠."이어 그는 "한국 자본주의 근대화의 그늘과 상처를 다룬 작품이면서 현재 우리 삶의 뿌리가 어디서 비롯됐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라는 취지에서 쓴 소설"이라며 "현재 우리의 욕망과 좌절, 문제점들은 시간의 상처 속에 그 흔적이 있다"고 덧붙였다."근대화 과정에는 어디나 상처와 그늘이 있죠. 근대화를 이룬 것은 근대화를 이끈 세력들이 아니라, 그 속에서 살아온 이름없는 여공과, 007가방을 든 월급쟁이 회사원들입니다."

  • 주말
  • 연합
  • 2010.07.0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