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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안상수 교수 '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

한글 서체 '안상수체'로 유명한 타이포그라피 디자이너 안상수 홍익대 교수. 전주에서는 자신이 개발한 마노체로 전주국제영화제의 상징 'J'를 표현해 더 친숙하게 느껴지는 안교수가 아기를 위한 첫번째 그림책을 펴냈다. 3권으로 구성된 '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보림)."첫 손녀가 처음 태어났을 때 무엇인가 끼적였던 기억이 납니다. 귀한 아기를 보내 주신 하늘에 고마움을 보답하고 싶었지요. 이 그림책에 그 마음을 담았습니다."'날개할아버지의 우리 아기 눈맞춤책'은 세상에 갓 태어난 아기에게 엄마 아빠가 보여주는 눈맞춤 그림책이다. 안교수는 "우리나라에 초첨책은 많지만, 단순 도형 혹은 외국 것을 변형한 것이 대부분"이라며 "한국적 정서를 담은 초점책을 만들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그래서 조선시대 민화에서 추출한 요소, 한국전통 문양집에서 추출한 요소를 바탕으로 그래픽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안교수의 눈맞춤책은 기획부터 출간까지 3년의 시간을 들여 완성한 작업. 수차례 아기 엄마들과의 워크숍과 수십차례의 내부회의와 조정과정을 거쳤다.1권 「해님 달님 우리 아기」는 0~2개월된 아기의 시각 발달을 도와주는 책. 명암의 구분은 가능하지만 색은 명확하게 구분하지 못하는 신생아의 특성을 반영, 뚜렷하게 대비되는 흑백 문양으로 구성했다. 2권 「아롱다롱 우리 아기」는 색을 인지하기 시작하는 3~5개월된 아기를 위한 것으로, 조선시대 민화에서 따온 문양에 오방색을 넣어 아기들의 정서와 지능 발달에 도움을 줄 수 있도록 했다. 3권 「우리 아기 보러 와요」는 형태를 완전히 구분하는 생후 6개월 정도의 아기들에게 빛깔을 구분하고 사물을 인지하도록 도와준다.

  • 주말
  • 도휘정
  • 2010.08.27 23:02

[책의 향기] 스펜트 등

▲ 스펜트제프리 밀러 저/ 동녘/ 2만 5,000원진화심리학 교수로 코카콜라 등의 기업들을 컨설팅 해온 저자 제프리 밀러. 그는 이 책을 통해 모든 문화를 아우르는 역사적 관점뿐 아니라 진화적 관점에서 소비주의를 파헤치고 있다. 우리가 상품이나 서비스를 살 때 영향을 받는 숨은 요인들을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는 것. 인간 본성의 바탕으로 소비주의를 이해하고 그 혼돈에 숨은 논리를 파헤쳐 가며 마케터가 소비자를 이용해 돈을 버는 방법과 그들에게서 벗어나 돈을 아끼는 법까지 세세하게 가르치고 있다. 절대 포기하기 힘든 인가의 욕구를 소비하지 않고 채우는 진짜 방법을 고민하게 해주는 책이 될 것이다.▲ 꼴, 좋다!박종서 저/ 디자인 하우스/ 1만 5,000원스쿠프, 티뷰론, 소나타, 산타페 등의 자동차를 디자인한 한국 자동차 디자인의 전설 박종서가 전하는 자연에게서 배운 디자인. 저자는 자신이 자연에게서 배운 디자인 46가지를 이 책에 풀어 놓았다. 장미, 고추, 호박 같은 식물과 야생화, 곤충에게서 자연의 디자인을 찾아 낸 것. 몇 천 년의 역사를 살아온 우리 조상의 도구에서도 같은 맥락을 찾을 수 있어 즐거움을 더한다.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사물에도 관심을 기울여 재미있는 디자인을 발견하도록 인도하고 있으며 자연 속에 완전하고 훌륭한 디자인이 숨겨져 있음을 깨닫게 해 줄 것이다.▲ 사랑이 나를 미치게 할 때수잔 포워드, 조안 토레스 저/ 푸른지팡이/ 1만 3,000원우리를 미치게 하는 사랑의 진실, 그 속 깊은 이야기.사랑이라는 감정 속에 갈피를 잡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한 치유 에세이인 이 책은 여자와 남자가 만나 사랑에 빠지고 가슴 아픈 이별을 경험하기까지의 과정을 소개한다. 여성 심리 치료분야의 권위자인 저자가 실제 상담 사례를 바탕으로 사랑의 내면을 파헤치고 있는 것. 사랑한다는 이유로 여자를 쥐고 흔드는 남자, 사랑에 중독된 여자의 내면 등 관계 개선을 휘한 구체적인 행동 방침을 말하고 있다. 또한 남녀관계에 국한되지 않고 타인에 대한 관계도 제시하고 있다.

  • 주말
  • 이지연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노벨문학상 헤르타 뮐러 한국 방문…소설 2권 출간

서울에서 열리고 있는 '제19차 국제비교문학회 세계대회'를 위해 한국에 온 노벨 문학상 수상자 헤르만 뮐터(57).루마니아의 독일계 소수민족 출신으로 독재정권에서 탄압받은 경험을 토대로 작품활동을 하고 있는 그는 지난 16일 중앙대학교에서 열린 강연에서 "사회 고발이나 규명 자체가 목적이 아니라 자기와의 의사소통이 문학"이라고 말했다.아버지는 2차대전 당시 나치 무장친위대로 징집됐다가 돌아왔고, 어머니는 우크라이나의 강제수용소에서 5년간 노역했다. 나치의 몰락과 루마니아 독재정권의 횡포를 침묵으로 지켜보았던 시골 마을의 강압적 분위기는 어린 뮐러에게 공포와 불안을 심어주었다.차우셰스쿠 독재정권에 반대하는 젊은 독일어권 작가들의 모임 '악티온스그루페 바나트'에 유일한 여성 멤버로 참여했던 그는 1982년 루마니아 정부의 강도 높은 검열을 거친 작품 「저지대」로 문단에 데뷔했다. 이후 루마니아 비밀경찰의 감시와 압박이 심해지자 남편이자 동료 작가였던 리하르트 바그너와 함께 1987년 독일로 망명했고, 2009년 응축된 시와 진솔한 산문으로 박탈당한 삶의 풍경을 그려냈다는 평가와 함께 노벨문학상을 수상했다.그의 방한에 맞춰 국내에서는 그의 소설 「마음짐승」(문학동네)과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문학동네)가 잇따라 출간됐다.「마음짐승」은 개인의 자유가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인간이 겪을 수 있는 실존적이며 일상적인 억압의 풍경을 시적이고 치밀한 언어로 풀어내고 있다.차우셰스쿠 지배하의 루마니아를 벗어나는 데 성공한 주인공이 고향 사진을 보며 기억을 더듬는 장면으로 시작되는 이 작품에는 특히 헤르타 뮐러의 개인사가 많이 반영됐다. '마음짐승'이란 제목 역시 작가가 어릴 적 할머니에게서 들었던 자장가에서 착안한 것. 내일을 알 수 없는 삶 속에서 불안해 하는 자아의 그림자이자 상처 입고 그늘진 초상의 다른 이름이다.그는 1998년 국제 임팩 더블린 문학상 수상 당시 「마음짐승」이 차우셰스쿠 독재치하에서 세상을 떠난 두 친구를 위해 쓴 작품이라고 밝힌 바 있다.「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는 헤르타 뮐러가 루마니아에서 독일로 망명하기 1년 전인 1986년 발표한 작품으로, 당시 독재정권의 공포에 시달리며 서구세계로의 이주를 기다리던 독일 소수민들의 내면풍경을 압축적으로 보여주고 있다.이주를 원하는 독일 소수민들에게 돈을 받고도 출국 허가를 내주지 않았던 루마니아 정부와 관리들에게 뇌물을 주고 허가증을 살 수 밖에 없었던 독일 소수민들. 그는 도덕과 정의 대신 탐욕과 불법이 판을 치는 인간 세상을 촘촘하면서도 특유의 서늘한 문장으로 그려냈다.소설 제목 '인간은 이 세상의 거대한 꿩이다'는 인간의 모습을 단적으로 표현하는 루마니아 속담. 날개가 퇴화한 꿩은 위기에서 쉽게 먹이로 전락하고 만다. 그는 독재치하의 부조리한 삶에 대한 날카로운 비판과 함께 권력의 횡포 앞에서 스스로 존엄성을 지키지 못하는 나약한 인간 존재의 본성을 동시에 파고들고 있는 것이다.

  • 주말
  • 도휘정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인디고 서원 '북페어' 22일까지

청소년이 직접 기획한 인문학 축제가 부산에서 열리고 있다.부산의 인문학 서점 '인디고 서원'은 지난 18일 오후 부산 해운대구 누리마루APEC하우스에서 미국 하버드대 멜라니 애드리안 교수 등 세계 유명 인문학자가 대거 참석한 가운데 '2010 인디고 유스 북페어' 개막식을 하고, 5일간의 일정에 들어갔다.인디고 유스 북페어는 청소년들이 직접 기획하고, 주최하는 인문학 프로젝트로 2008년에 이어 두번째다.올해는 '가치를 다시 묻다'를 주제로 정의와 희망(북미), 평등과 다양성(아시아), 자유와 자기실현(유럽), 공동체와 민주주의(아프리카), 생명과 자연(오세아니아), 아름다움과 사랑(남미) 등 6개 대륙별 가치를 모색한다.미국에서는 애드리안 교수와 함께 '버락 오바마 당선을 위한 학생단체' 고교 총감독을 맡았던 몰리 카와티씨 초청됐고, '라이즈업 인디아'를 이끄는 카이자드 밤가라 등 인도의 청년 활동가 3명이 참석했다.또 인문학 잡지 '투데이스 유스 아시아'의 발행인 산토시 샤흐, 영국 리즈대의 마크 데이비스 교수, 스웨덴 웁살라대의 브라이언 파머 교수,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야생동물 보호 운동가인 로렌스 앤서니와 작가 베키 압테케가 부산을 찾았다.이와 함께 지난해 케냐 청소년 평화회담을 이끈 자반 아푸두씨, 뉴질랜드 오클랜드대의 클라우스 보셀만 교수, 국제 의료봉사 활동을 하는 쿠바 의사 3명, '체 게바라 자서전'을 집필한 작가 빅토르 카사우스씨 등이 담론에 참여한다.이번 북페어는 오는 22일까지 누리마루APEC하우스와 벡스코(BEXCO), 부산문화회관 등에서 열린다.

  • 주말
  • 연합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의견 불일치 수용해야 정의로운 사회"

"의견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정의로운 사회입니다."국내에서도 베스트셀러에 올랐던 「정의란 무엇인가」(김영사)의 저자 마이클 샌델 하버드대 교수가 제시한 '정의로운 사회'의 개념이다.그는 19일 아산정책연구원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같이 말하고 "서로 다른 윤리적, 도덕적 가치가 경쟁할 수 있는 사회, 도덕적 불일치를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정의로운 사회로 나아가는 첫 번째 단계"라고 강조했다.경제 정의와 관련해서는 정부가 어느 정도 개입해서 응집력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평등주의적 접근법'을 강조했다.샌델 교수는 "빈부 격차가 너무 벌어지면 사회가 불안정해지고 공동체가 분열될 것"이라면서 단순한 기회균등 뿐만 아니라 민주적 삶에 대한 공동의 참여를 보장하기 위해 부와 기회를 분배하는 것이 평등주의적 접근법이라고 설명했다.그는 "지난 수십년 동안 미국과 유럽, 한국 등 민주주의 국가에서는 성장 등 경제적 문제를 우선 과제로 삼아왔으며 좋은 삶은 무엇인가 등 삶에 중요한 도덕적, 영적 문제들은 도외시했다"면서 "그러나 풍요해지면 질수록 사람들은 공허함을 느끼게 되고 존재 문제에 관심을 갖게 된다"고 지적했다.샌델 교수는 자신의 저서가 한국서도 큰 인기를 끈 것과 관련, "한국에서 많은 사람들이 제 책을 읽었다는 사실에 많이 놀랐다"면서 "한국에서도 정의란 무엇인가, 공동선은 무엇인가 등 진지한 논의에 대한 '배고픔'과 '갈증'이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방한 기간에 한국에서 자신의 책이 폭발적인 인기를 끈 이유에 대한 해답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했다.그는 "이 책이 조금이나마 정의와 윤리에 대한 공공 토론을 활성화하는 데 기여했으면 하는 것이 내 바람"이라면서 "정치인들, 정당 간 논쟁은 당파적이고 분열적이며 정작 대다수 사람들에게 중요한 문제에는 논의가 미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지적했다.인터넷과 TV를 통해 자신의 강의를 공개했던 샌델 교수는 강의와 책을 통해 "독자들에게 좋은 삶의 의미, 철학과 윤리 문제에 대해 스스로 생각해보는 도전과제와 흥분감을 안겨주고 싶었다"고 말했다.그는 특히 전 세계 교실들을 연결할 수 있다면 전 세계 학생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공동선, 칸트의 인간존엄성, 유교사상 등에 대해 토론하는 세계 최초의 '글로벌 교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샌델 교수는 천안함 사건과 같은 문제의 경우, 정의가 국제관계에서 어떻게 적용될 수 있느냐는 질문에는 "유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국제 인권법 등이 있지만 이런 국제기구들은 불완전하며 협상과 타협이 이뤄지는 경우가 많다"면서 "따라서 유엔 안보리 규제 결의 등에 '정의'의 개념을 글자 그대로 적용시키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답했다.

  • 주말
  • 연합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기자출신 이정규씨 장편소설 '진채선'

"우연히 신문기사를 읽다가 진채선 명창에 관한 글을 봤습니다. 선운사 풍천 장어를 소개한 글이었는데, 말미에 진채선 명창 얘기가 나왔어요. 흥선대원군이 실각한 뒤 진 명창이 3년상을 지키고 홀연히 사라졌다는 짧은 이야기에서 강렬한 인상을 받았습니다. 그 시절의 명창이라고 하면 전부 남자였는데, 그 벽을 넘고 명창이 되고, 대원군의 총애까지 입었다는 게 범상치가 않았어요."장편소설 「진채선」(밝은 세상)을 펴낸 소설가 이정규씨(55). 부산 출생인 그는 전직 신문기자였다. 경향신문, 일요신문 기자로 활동하다가 1994년 소설을 써보고 싶은 마음에 무작정 전업작가로 뛰어들었다. 소설 「초록빛 모자의 천사」, 「바다 위의 피아노」, 「너는 사랑이다」 등을 펴낸 그는 책이 얼마나 많이 팔리느냐에 구애받지 않고 쓰고 싶은 글을 써왔다고 했다. 「진채선」을 쓸 때만 해도 판소리에 관한 지식은 거의 없었다. 영화 '서편제'를 보면서 '소리를 저렇게 아름답게 묘사할 수 있구나'라고 감탄한 게 전부. 일단 판소리를 잘 알려면 귀가 트여야 했고, 판소리 이론도 꿰뚫고 있어야 했다."귀가 깨여야 해서 안숙선 김소희 명창의 소리를 많이 들었습니다. 귀가 열려야 소리를 듣고 육화시킬 수 있으니까요. 이론 공부를 외면하면, 글쓰는 입장에서 탄탄한 이야기를 써낼 수도 없지요. 그래서 어려운 겁니다."최초의 여류 명창 진채선은 1847년 고창에서 무당의 딸로 태어났다. 고창 관아 기생이었던 채선은 소리를 배우다가 신재효를 만났다. 신재효는 채선의 재능을 한눈에 알아보고 그를 거두어 소리를 가르쳤고, 그 과정에서 애정이 싹텄다. 채선은 신재효보다 서른 다섯 살이나 아래였지만 그건 아무런 문제도 되지 않았다. 책엔 남자 소리의 세계에서 남다른 재능과 노력으로 조선 최고 명창 대열에 선 채선과 그녀를 사랑했던 대원군, 판소리 대부 신재효의 사랑 이야기가 담겨졌다. 서로를 그리워하고 사랑했지만, 이뤄질 수 없었던 채선과 신재효, 한 여자를 자신만의 방식으로 사랑했던 대원군의 이야기다."진채선 명창은 사회의 벽을 뛰어넘은 분인데, 너무 초라하게 대접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많이 들었습니다. 신재효 선생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는 우리나라로 치면 한국의 세익스피어에요. 세익스피어를 영국 사람들은 얼마나 떠받듭니까. 앞으로도 이같이 숨겨진 명창들의 이야기를 쓰고 싶습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故 앙드레 김 삶 기록한 유일한 책 재출간

12일 세상을 떠난 '국내 남성 패션 디자이너 1호'인 앙드레 김의 삶을 기록한 「앙드레 김 My Fantasy」(아침나라)이 재출간된다.이 책은 앙드레 김과 이승재 동아일보 기자가 쓴 것으로 앙드레 김의 패션 세계와 꿈, 인생관, 자존심, 아들 키우기, 결혼관, 여성관, 애국심 등을 인터뷰 형식으로 담았다.앙드레 김이 패션 디자이너의 길을 걷겠다고 한 것은 오드리 헵번이 주연한 영화 '퍼니 페이스'를 본 뒤였다. 그는 영화에 등장한 디자이너 지방시의 의상을 보고 '여성의 아름다운 꿈을 실현하는 옷을 만드는 데 평생을 걸겠다'고 다짐했다. 부산에서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서울로 올라와 디자이너 최경자의 양장점에서 일하던 그는 최경자 국제복장학원에서 디자이너 수업을 받았다. 그는 1962년 서울 반도 호텔에서 패션쇼를 열고 데뷔, 소공동에 의상실 '살롱 드 앙드레'를 열었다. '앙드레'는 당시 프랑스 대사관의 한 외교관이 세계적인 디자이너가 되려면 부르기 쉬운 외국 이름이 있어야 한다며 붙여준 것이다.특히 그의 패션쇼엔 당대 최고의 연예인이 등장, 남녀가 이마를 맞대는 장면으로 피날레를 장식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그의 무대에 서야 비로소 최고의 스타로 인정받는다는 말이 나왔을 정도.그의 삶 외에도 패션 디자이너로서 옷 입는 법, 말하는 법, 테이블 매너, 마음가짐 등과 아들 중도의 이야기와 사진도 공개됐다.아침나라 출판사는 앙드레 김 본인의 이야기가 담긴 유일한 책이라며 빠르면 이달 말 책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혔다. 황근식 아침나라 대표는 "책 출간을 위해 책 표지 등을 꼼꼼히 신경썼던 모습이 기억난다"며 고인을 회고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8.20 23:02

[책의 향기] 광복 65주년…일본을 다시 본다

광복 65주년을 맞아 일본의 근현대사를 재조명하는 책이 잇따라 출간되고 있다. 일본의 역사학자 한도 가즈토시가 쓴 베스트셀러 「쇼와사」(전 2권·루비박스)는 일본인의 시각에서 본 일본 전전(戰前)과 전후(戰後)의 모습을 증언하고 있다. 쇼와는 일본 히로히토 천황 시대의 연호로 1926년부터 1989년까지를 말한다. 1권(전전편)엔 러일전쟁의 유산인 만주를 일본 땅으로 만들고자 시작된 전쟁이 소련군에게 침공당하면서 무너지는 과정이 담겼다. 2권(전후편)은 패전 당시 중학생이었던 작가가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한 혼란기를 거쳐 기술대국으로 발전해가는 이야기다. 작가는 이 시기의 어리석은 판단이 빚어낸 오류를 통렬하고 신랄하게 증언한다. 하지만 도쿄 재판에 대해 강자의 논리를 내세워 공정치 못했다는 지적이나 한·일 병합, 식민지 지배에 대한 언급이 없다는 점은 아쉽다.「대일본제국 붕괴」(바오)는 한국의 '광복절'이자 일본의 '종전기념일'인 1945년 8월15일을 전후한 역사를 파노라마처럼 풀어놓는다. 가토 기요후미 인간문화연구기구 국문학연구자료관 교수는 "특히 일본의 붕괴는 강대국의 분할 점령과 독재정치 등을 통해 한반도에 커다란 상흔을 남겼다"면서 일제 패망 뒤 식민지였던 한국과 대만이 어떤 역사적 경로를 걸어갔는지 추적한다. 가토 교수는 "광복절을 기점으로 조선과 대만은 해방됐지만 결코 찬란한 해방이 아니라 오히려 새로운 고뇌의 시작이었다고도 할 수 있다"고 적었다.「후세 다츠지」(작가정신)는 '일본판 쉰들러 리스트' 후세 다츠지(1880~1953)의 생애를 담은 책이다. 그는 양심적인 인권변호사로, 조선의 독립운동과 관련된 사건 대부분의 변론을 맡은 주인공. 의열단원 김지섭의 폭탄 투척 사건, 박열의 황족 폭살 기도 사건 등은 그가 변론을 맡은 대표적인 사건이다. 그는 관동대지진 이후 수많은 조선인이 죽게 되자 사죄와 함께 책임을 통감한다는 사죄문을 신문에 기고하기도 했다. 그는 2004년 한국 정부로부터 일본인 최초로 건국훈장 애족장을 받았다. 오오이시 스스무 중국 저장대 아시아법 연구센터 명예교수, 작가 고사명씨 이형낭 추오대 교수, 이규수 성균관대 동아시아 학술원 연구교수, 작가 고사명씨 등이 도쿄 고려박물관에서 한 강연 내용과 논문을 정리한 것이다.

  • 주말
  • 이화정
  • 2010.08.13 23:02

[책의 향기] 이청준의 소설, 전집으로 만나다

미백(未百) 이청준(1939~2008)의 2주기를 맞아 「이청준 전집」의 1차분인 단편소설 「병신과 머저리」, 중편소설 「매잡이」가 출간됐다.「병신과 머저리」는 전쟁의 상흔을 치유할 방법을 찾지 못하는 형제 이야기다. 한국 소설의 새 경지를 개척했다는 평가와 찬사를 동시에 받은 이 작품은 대한민국예술원 회장인 김수용 감독에 의해 영화로 만들어지기도 했다. 「매잡이」는 급속히 변화하는 세상에서 밀려나 전통을 고집하는 매잡이 곽돌의 기이하고도 비극적인 운명을 형상화한 작품.작가의 등단작이자 사상계 신인문학상 당선작인 두 작품엔 각각 12편(「병신과 머저리」), 9편(「매잡이」)이 실렸다.문학과지성사는 2015년까지 6년에 걸쳐 그의 소설, 산문, 콩트, 동화 등을 거의 완벽하게 망라하는 「이청준 전집」(총 33종 34권)으로 출판할 계획이다. 전집 간행위원으로는 문학평론가 권오룡 홍정선 정과리 우찬제 이윤옥씨, 소설가 이인성 김수영씨, 문학과지성사 대표 등이 참여, 작가가 생전에 수정·보완한 것까지 모두 충실히 반영해 정본으로 평가받는다.작가의 문체 변화, 출판 판면의 변화 등 작품마다 해설도 붙였다. 인간 존재의 의미를 특유의 성찰적 시선으로 천착해온 그의 초기작들은 자신의 환부를 알지 못하는 환자, 자아를 상실한 존재를 주된 내용이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8.06 23:02

[책의 향기] 만해축전, 11일 강원 인재서 개막

만해 한용운(1879~1944)의 사상과 문학을 기리는 '2010 만해축전'이 11~14일 강원도 인제군 백담사 만해마을과 인제읍 일대에서 열린다.올해 12년째를 맞는 이번 축전은 만해사상실천선양회와 강원도, 인제군, 조선일보사가 주최하며, 학술·문학 심포지엄과 백일장, 음악회 등 다채로운 문화행사가 열린다.첫날인 11일에는 만해시인학교 입교식을 비롯해 '유심작품상' 시상식, 모암서학회 단시조 한글서예전 개막식, 축전 전야제 등이 열린다. 12일에는 '현대시학', '시안', '시와세계', 현대불교문인협회, 동북아미시사회연구소 등이 주관하는 다양한 심포지엄이 이어진다.또 행사의 공식 시작을 알리는 입재식과 이동건 전 국제로타리클럽회장, 성운스님, 존 랠스톤 소울 국제펜클럽회장, 정진규 '현대시학' 주간, 김학성 성균관대 교수, 존 던컨 미국 UCLA 동아시아학과 한국학연구소장 등이 수상하는 제14회 만해대상 시상식이 오후 4시부터 인제 하늘내린센터에서 개최된다.13일에는 창작21작가회 주관으로 열리는 국제문학심포지엄이 열린다. '아시아·유럽문학의 경계'를 주제로 서장원 고려대 독문과 교수, 일본의 문학평론가 고오노 에이지, 미얀마 시인 마웅 따노 등이 주제발표를 맡았다. 이번 축전은 14일 회향식을 끝으로 4일 간의 공식 일정을 마치며, 이후에도 한국문인협회 심포지엄, 종교자유정책연구원 심포지엄, 한국작가회의 심포지엄, 불표평론 학술 심포지엄 등이 마련된다.만해사상실천선양회 총재인 자승 조계종 총무원장은 "이기적 가치관이 세상을 점점 더 더러운 진흙탕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부처님은 매우 아름다운 처방을 내놓은 바 있다"며 "비록 더러움 속에 몸 담그고 살더라도 연꽃처럼 청정한 마음을 갖도록 하라는 것으로, 우리가 매년 만해축전을 개최하는 것은 바로 연꽃 같은 마음을 배우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 주말
  • 연합
  • 2010.08.06 23:02

[책의 향기] '1Q84' 3권 드디어 나왔다

"아오마메가 죽기를 중단한 것은 먼 목소리를 들었기 때문이다. 그 울림 속에서 아오마메는 그리운 따스함을 알아들을 수 있었다. 목소리는 아무래도 그녀의 이름을 부르는 것 같았다."(p43)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61)의 장편소설 「1Q84」(문학동네) 3권은 여성 킬러 아오마메가 자살을 하지 않고, 은신처로 돌아오면서 시작된다.아오마메는 폭력을 혐오하는 부잣집 노부인의 지원으로 비밀 종교단체 '선구'의 교주를 살해하고 도피하는 삶을 살고 있다. 초등학교시절 첫사랑이었던 덴고와 재회하게 되는 아오마메. 덴고를 다시 만날 희망에 자살을 단념한 아오마메는 '선구'의 추적을 피해다니면서 겨울을 보낸다. 작가 지망생 덴고 역시 정신병을 앓는 아버지를 찾아간 요양소에서 소녀 시절 아오마메를 환상으로 본 뒤 늘 그를 마음에 품고 다니고 있다.전편(1~2권)이 아오마메와 덴고의 이야기가 한 장씩 교차됐다면, 3권은 아오마메의 행적을 쫓는 우시카와까지 등장해 긴장감을 더한다. 명민한 두뇌, 못생긴 외모, 삐뚤어진 마음을 지닌 이 전직 변호사는 아오마메와 덴고의 인연을 파헤치가면서 그녀를 집요하게 추적한다.무라카미는 이 책에 대해 한 언론과 인터뷰에서 "한 시대의 세상 전체가 입체적으로 그려지는 '종합소설'을 쓰고 싶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편은 광신도 집단, 가정 폭력 등 일본 사회의 병리적 현상을 다루면서 '종합소설'적인 모습을 띄고 있다. 하지만 3권은 덴고와 아오마메의 순수한 사랑에 좀 더 집중돼 있다. 특히 아오마메는 이전 그의 소설에서 남성적 판타지에 그대로 순응했던 여성과는 다른 모습이다. 「상실의 시대」에서 애잔하게 그렸던 무력한 사랑과는 대척점에 놓여 있는 것.아오마메는 사랑을 통해 개인에게 가해지는 세계의 폭력을 넘어선다. 그의 사랑은 세계의 질서를 제 뜻대로 재편하는 막강한 힘이다. 심지어 그녀에게 목숨을 잃은 교주의 도움까지 얻어 아오마메는 덴고의 아기를 수태하는 기적을 일으킨다. 때문에 강렬한 전개를 기대했던 일부 독자들은 이같은 구성을 두고 '원작만한 속편은 없다'는 세간의 법칙을 그대로 반영하는 게 아니냐고도 말한다.하지만 4권에 대한 독자들의 갈증은 계속되고 있다. 작가는 또다른 인터뷰를 통해 "지금으로서는 아무것도 말할 수 없다"면서 "지금 단계에서 말할 수 있는 건 '그전에도 이야기가 있고 그 후에도 이야기가 있다'는 것"이라는 알듯 말듯한 말만을 전했다. 한번도 한국을 방문한 적이 없는 그는 개인적으로 사람들 앞에 나서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며 '한국에 가면 굉장한 환영을 받을 테니 각오하세요'라는 말을 들어 한국행을 주저하는 것 같다고도 전했다.출간 전부터 독자들이 목을 길게 빼고 기다려야 했던 이 책은 인터넷 서점을 통한 예약판매로 출간 전까지만 3만부가 넘게 팔렸고, 출간 즉시 초판 10만부가 거의 다 나가 추가로 5만부를 제작하고 있는 상태다.

  • 주말
  • 이화정
  • 2010.08.06 23:02

[책의 향기] 여행가방 등

▲ 여행가방세르게이 도블라또프 저/ 뿌쉬낀하우스/ 9800원더 이상 예술적 삶이 가망 없음을 지각한 뒤 미국행을 결정한 세르게이 도블라또프. 이 책은 저자가 미국행을 결정하고 싼 이삿짐에 얽힌 몇 가지 이야기다. 양말, 구두, 양복 등 여행가방에 들어갈 목록 치곤 다소 초라해 보이는 이 사소한 것들을 통해 작가는 이야기를 전하고 있다. 여행가방 속 소소한 물건들로 이별과 망명, 스파이, 경비 등 무거운 주제를 소화해내는 저자의 위트가 돋보인다. 작품 안에 가득한 유머는 '20세기 후반의 체홉'이라는 별명이 무색하지 않을 만큼 그 안에서 웃음과 해학, 애수를 동시에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 옛 그림의 마음김정애 저/ 아트북스/ 1만 5000원옛 그림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소설가 김정애씨가 옛 그림 속에서 인생의 지혜를 찾아냈다. 우리 선조들의 마음을 그림에서 읽어 내는 것이다. 김홍도 신윤복 윤두서 등의 그림을 통해 자신을 성찰하는 시간을 갖게 된다. 옛 사람들이 보여주고자 한 참된 마음과 미덕을 엿보고 살아가는 데 필요한 지혜를 배울 수 있도록 한다. 1장에서는 조선시대 예인의 인생의 지혜, 2장에서는 조선 문민들과 예인들의 자연에 대한 사랑이 담겼다. 3장은 옛 사람들의 이상향, 마지막 4장에서는 꽃신부터 화로까지 인생 속에 깃든 작품을 살펴본다. 어지러운 세상에 마음과 품성을 다듬어 줄 힘이 되어 줄 책이다.▲ 자동차 바이러스헤르만 크노플라허 저/ 지식의 날개/ 1만 3000원자동차는 인간에게 은총이 아닌 저주다! 오스트리아 빈 공과대학 교통계획과 교수인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동차의 폐해에 대해 이야기한다. 자동차가 널리 보급되면서 정치·사회적으로 일어난 의도하지 않는 부정적 현상을 다루고 있다. 자동차가 역사상 가장 비효율적 이동 수단임을 강조한다. 지금보다 빠른 자동차를 개발하고 고속도로를 더 짓는 일이 인간에게 이롭다는 시대착오적 발상을 일깨워주면서 자동차 바이러스를 추방하여 인간다운 삶의 현장을 복원하도록 이야기하고 있다. 오랫동안 자동차 문화 비평가로 활동해온 저자의 도발적 논쟁을 만날 수 있는 기회다.

  • 주말
  • 이지연
  • 2010.07.30 23:02

[책의 향기] 바다로 떠난 소설가의 삶·문학정신 기려

소설가 미백 이청준(1939~2008)의 2주기를 맞아 그의 삶과 문학을 기리고자 시작된 추모사업이 결실을 보고 있다.2주기가 되는 31일에는 오후 3시부터 전남 장흥군 회진면 진목리에 있는 고인의 묘소 앞에 마련된 '이청준 문학자리' 개원식이 열린다.지난해 7월 발족한 이청준추모사업회(회장 김병익)가 2주기에 맞춰 조성한 '이청준 문학자리'는 우뚝 솟은 돌기둥인 '글기둥'과 14톤 무게의 평평한 '미백바위', 고인이 손수 그린 장흥문학지도가 새겨진 '바닥'으로 구성된 석재 구조물로 짜여진 공간이다.글기둥에는 김선두 화백이 그린 고인의 초상, 이청준 문학의 가치를 보여주는 비문, 고인이 남긴 '해변 아리랑'의 한 대목, 고인의 약력이 각 면에 새겨졌다.총 공사비 1억여 원으로, 김현문학비 등을 만든 조각가 박정환 신옥주 부부가 제작했다. 공사비는 독자와 고인의 동창, 문인, 문화계 인사 등 총 277명의 개인과 6개 단체의 모금으로 마련한 약 2억1천만원에서 충당했다. 남은 모금액은 이청준 전집 출간 등을 위해 쓰일 예정이다.이날 개원식에는 이청준 추모사업회 발기인들과 이창동 감독 등 문화계 인사들이 참석할 예정이다. 황지우 시인이 추모시를, 소설가 한승원씨가 비문을 낭독하며 춤과 소리 등 추모 공연도 펼쳐진다.추모사업회 김병익 회장은 29일 "'이청준 문학자리'는 그의 영원한 안식처인 장흥 진목의 언덕진 그의 묘역에 바다를 향해 영원을 꿈꾸는 그의 문학과 정신을 장중하게 펼치며 형상화하고 있다"며 "우리의 현대 문학을 가장 힘차게 대표하는 이청준 소설의 원천이면서 현장이고 그 의미이면서 상징으로 자리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이날 행사에는 2주기에 맞춰 문학과지성사가 펴내는 '이청준 전집' 1차분인 「병신과 머저리」와 「매잡이」 봉정식도 진행된다. 고인의 소설, 산문, 콩트, 동화 등을 총망라할 이번 전집은 약 5년에 걸쳐 총 33종 34권으로 구성될 예정이다. 40여 년에 걸친 고인의 문학세계를 발표순으로 정리하며 문학평론가 이윤옥 씨 등이 참여해 이청준 문학의 현대적 의의를 살피는 새로운 비평과 해설을 실을 예정이다.

  • 주말
  • 연합
  • 2010.07.30 23:02

[책의 향기] 조윤수 두번째 수필집 '나도 샤갈처럼 미친 글을 쓰고 싶다'

수필가 조윤수씨(67)는 길 잃는 즐거움을 즐긴다. 삶의 여러 갈래 길 중에서 한 길을 선택하지만, 그것은 삶의 결과가 아닌 과정이어서다. 작가가 되려는 꿈조차 없었던 그는 펄벅재단 카운슬러 퇴직 후 수필과창작반을 다니게 됐다. 글쓰기는 행운도, 행복도 아닌 평생 직업이 될 줄 그 역시 몰랐다.조씨가 2년 만에 펴낸 두번째 수필집 「나도 샤갈처럼 미친 글을 쓰고 싶다」(수필과비평사)는 글쓰기에 대한 쉼없는 열정이 녹아있다. 샤갈은 그에게 캔버스의 시인. 샤갈은 전통적인 미술법을 관통하면서도 어떤 화풍, 어떤 사조에도 기울어지지 않고 그만의 독특한 색감과 비구성화법을 구현해냈다. "그림은 그릴 수 없더라도 글은 그런 색채와 느낌이 담고 싶다"는 그는 "머릿속에서 삐죽삐죽 글머리가 튀어나올 때까지 오래 참고 기다렸다"고 했다."어찌보면 글쓰기는 미칠 수 없는 나이의 늦바람이지만, 언제 어디서라도 꽃을 담는 눈, 새소리를 울리는 귀, 풀 냄새 그윽한 코, 미소가 머무는 입, 노래가 흐르는 가슴, 솔바람 같은 마음을 지니고 싶습니다."그는 1987년부터 전통차 문화를 연구해오기도 했다. 아침의 차 한 잔은 하루를 깨우고, 저녁의 차 한 잔은 하루를 마무리하게 만든다는 그는 글밭을 일구는 일 역시 자신을 가다듬는 도구라고 했다. 그에게 수필은 차와 같이 다향의 여운을 남기는 평생 벗."수필 묘목을 모종해 수필 정원 하나를 엮어보려고 했지만, 생각처럼 잘 되지 않았습니다. 공부하면 할수록 모르는 것만 더 많이 알게 돼요. 앞으로 23년은 더 써봐야 알 것 같습니다."경남 진주 출생인 그는 경희대·부산동아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했으며, 2003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한 뒤 수필과비평작가회의·전북문인협회·행촌수필문학회한국미래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수필집 「바람의 커튼」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0.07.30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