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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신길수 시조시인 '새야새야' '꽃시 받듯 살으리라' 출간

"시조집은 10권을 냈으나 시집은 아직 낯설어요. 그러나 시는 시조와의 결별이 아니라 동행이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점에서 용기를 내 출간했습니다. 시조집이나 시집이나 결국은 인생을 살며 다 미처 말로 못다한 속내의 이야기를 풀어내기는 마찬가지 아니겠어요?"신길수 시조시인(73)이 첫 번째 시집 「새야 새야」(서울문학출판부)를 펴냈다. 침묵의 자리, 우리들의 합창, 겨울 바닷가에서, 마알간 앙금 등으로 구성된 시집에는 78편의 시가 실렸다. 시집에는 자연에 대한 서정이 일관되게 나타난다.'혼의 마디/조객해 놓고/낙조진 바닷가에 이르면/새 한 마리 울고 있다/사랑을 사랑을 부르는 까닭을 알고/바람은 서럽게 나뒹글고'('후조'중에서)를 보면 사랑을 대전제로 하는 자연의 이미지를 형상화시키려는 노력이 보인다. '꽃피운 자리에 얼굴을 묻는 일'과 '애정의 작희' 를 '아는 사람'은 행복하다 등을 통해 자연에 투영된 인간의 존재를 성찰한다.그는 시조집「꽃씨 받듯 살으리라」(시조문학사)도 함께 펴냈다. 그는 '살면서 내가 하고자 하는 일은 꽃씨를 받는 일'이라며 '꽃씨를 세상에 심는다는 것은 세상에 꽃밭을 일구는 성스러운 노동이나 마찬가지'라고 적었다. 자연의 품안에서 암울했던 시절 외길을 걸어왔던 세월의 편린들을 끄집어 내 위로하는 모습이 담겼다.익산 출생인 신씨는 원광대학교 명예교수로 재직 후 퇴임했으며, 국제펜클럽 한국본부 회원,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시조시인협회 회원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문예사조문학상 본상, 마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신길수 시조전집」 외 6권을 펴냈다. 사진작가로도 활동해왔던 그는 사진전과 시사전시회도 여러 차례 개최한 바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3.18 23:02

[책의 향기] 아동문학가 김종필씨 '경제학자 박승 이야기' 출간

'삶에 있어서 가치의 기준은 '나'가 아니라 '전인류' 나아가 '우주의 큰 공간'이 되어야 한다. '순간'이 아니라 '한평생' 또는 '영겁의 시간'이 되어야 한다. 그렇기 때문에 억만금의 재산도 이 큰 질서에 알맞게 벌고 쓰지 않으면 무의미한 것이다. 권력이나 명예도 마찬가지다.'(p 157)박 승 전 한국은행 총재는 학생들에게 이같이 말한다. 김제 출생의 경제학자로 대통령 참모, 관료, 통화정책 수장을 지내오면서 복잡한 경제상황을 해석하고 위기를 극복해본 경륜에서 나온 조언이다. 아동문학가 김종필씨(46·김제 금남초교 교사)가 그의 일대기를 엮어 「경제학자 박승 이야기」(율곡출판사)를 펴낸 것도 그의 올곧은 소신 때문이다. 황금 만능주의가 아닌 모두가 더불어 사는 공동체적 성장을 주장해온 박 전 총재의 가르침이 아이들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봤다. 물론 '동심 천사주의' 보다는 생활 동화 혹은 사실 동화를 추구하려는 작가의 철학도 작용했다."우리 가운데는 수단방법을 가리지 않고 나만 잘 살면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습니다. 물론 지난날에는 그런 생활방식이 절대빈곤으로부터 벗어나는 데 도움을 준 것도 사실이죠. 하지만 이런 사고방식으로는 우리가 잘사는 좋은 사회를 이룩할 수 없다는 걸 깨닫게 해주고 싶었어요."초등학교 선생님인 작가에게 아이들은 그야말로 훌륭한 독자이자 스승. 어른이 쓰고 아이들이 읽는 동화 장르의 특성상 아이들의 반응은 그대로 좋은 작품의 척도가 될 수 있다면서 아이들에게 아름다운 삶을 보여주고 싶다고 했다. '신발끈을 고쳐 매듯' 그는 앞으로도 아이들이 '사랑할 수 있는 동화', '아이들을 사랑하는 동화'를 쓰게 될 것이다.무주 출생인 김씨는 전주교대와 동대학원을 졸업했으며, 1994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해 아동문학가가 됐다. 「땅아 땅아 우리 땅아」,「아빠와 삼겹살을 」,「앙코르 왕국에서 날아온 나비」,「또 걸렸냐?」 등을 펴냈으며 '제1회 공무원 문예대전 대통령상','참교육문학상','환경동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3.18 23:02

[책의 향기] 여성

2011년, 대한민국이란 나라에 사는 여성의 위치는 어떨까? '남자는 하늘, 여자는 땅'이라는 인식을 넘어 역차별이란 말까지 나오고 있으니 나아진 것은 사실. 하지만 그 이면에 남은 혹은 변한 세상에게 다시 할당 받은 여성의 역할은 그리 여성스럽지(?) 않다. 지난 8일이었던 '세계여성의 날'이 아직 있는 것만 봐도 여성이 찾아야할 것들이 남았다는 뜻 아닐까. 세상이 만든 여성의 모습은 어떤 것인지 그리고 여성들은 어떻게 대처하는지 궁금해지는 순간, 여성을 주제로 한 책을 통해 비밀을 풀어보자.▲ 시대의 한계 뛰어넘은 25명의 여인들 - 세상을 바꾼 여인들이덕일 저/ 옥당/ 1만 8,900원역사 속 여성들은 승자보다 패자에 가까웠다. 승자에 의해 쓰이는 역사, 과연 여성들의 역사는 믿을 수 있는 것일까?얌전하고 연약한 것이 바람직한 여성상으로 존경받던 시절, 역사 속 여인들은 강하면 외면당했다. 그래서 남성들에게 쓰인 역사서는 여성들의 실제 삶이 아닌 그 의미가 왜곡되기 일쑤, 이 책은 시대의 한계를 뛰어넘고자 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운명에 맞서 싸우며 세상을 바꾸고자 했던 여인들의 삶과 도전의 기록인 것. 총 8부로 나뉘어 있으며 신사임당, 천추태후, 어우동 등 25명의 여인을 만날 수 있다. 역사가 만들어낸 허상의 이미지를 버리고 용감했던 여인들의 실체를 확인해 보자.▲ 소통과 치유의 미학…수다의 재발견 - 수다가 사람 살려오한숙희 저/ 웅진닷컴/ 9,000원할 일 없는 여자들의 시시껄렁한 일상으로 치부되던 수다에 의미를 부여한다.오한숙희는 이미 다수의 책을 낸 유명 여성학자. 대학과 대학원에서 공부한 사회학과 여성학 지식에 여성들을 위한 상담소 근무 경험을 더해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책을 만들어 냈다. 여성의 눈으로 여성의 모습을 바라봐 누구보다 따뜻하며 동시에 객관적인 것이 매력이다. 이 책은 수다를 사회심리학적인 기능을 다각적으로 조명하고 있다. 마음의 상처 때문에 아파하는 사람들에게 수다를 권하는 것. 막연히 떠드는 것이 아닌 자신을 보다 가꿀 수 있는 수다의 힘을 강조하고 활용할 것을 강조한다. 수다를 체계적으로 정리하여 사람과 사람이 올바르게 소통하고 상생의 힘을 발휘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미인 권하는 사회 조목조목 꼬집어 - 예쁜 여자 만들기이영아 저/ 푸른역사/ 1만 3,900원'예쁜 다리 만들기' 나 '예쁜 얼굴 만들기' 같은 뷰티 관련 서적으로 생각했다면 큰 오산. 제목만 보고 선택했다면 제대로 낚인, 외모와는 전혀 상관없는 슬픈 여성사다. 이 책은 아름다움에 대한 강박이 언제부터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미인 권하는 사회'의 역사를 훑고 있다. 타고난 미인이 권력을 가진 시대가 오기까지 어떤 일이 있었는지 분석한 것. 여성의 몸 가꾸기 문화가 누군가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는 점과 이것이 근대 이후에 급속도로 팽창한 사회 현상이라는 점 등 다양한 사례 분석을 하고 있다. 또한 한국 근대 여성 문화사 통찰을 통해 여성의 삶에 미친 영향들도 분석했다. 미모 경쟁에서 영원한 승자는 없음을 다시 한 번 각인 시켜주며 '예쁜 여자 권하는 사회' 속에서 고통 받는 여성들을 보듬어 주는 책.

  • 주말
  • 이지연
  • 2011.03.11 23:02

[책의 향기] 검투사들은 왜 대부분 뚱보였을까?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개미」, 「뇌」, 「신」 등 과학적이면서도 철학적인 베스트셀러를 발표해온 작가다.「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열린책들)은 그의 독특한 상상력의 비밀을 엿볼 수 있는 독특한 백과사전식 지식 노트다. 저자는 열네 살 때부터 기묘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키는 사건과 수수께끼들, 여기서 비롯된 자신의 영감과 해석을 적어왔다. 그 일부가 1996년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이라는 제목으로 국내에 소개됐고 이번 책은 230개 이상의 새로운 항목이 추가돼 총 380여 편의 글을 실은 확장판이다."개미들은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에 원자 폭탄이 떨어졌을 때도 살아남았다"며 개미 사회의 성공적인 생존 전략을 들여다보는 글에서는 그의 대표작 '개미'의 출발점을 훔쳐볼 수 있다.그가 과학저널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만난 발견과 정보 외에도 문학, 인류학, 심리학, 전설, 신화, 처세까지 수많은 분야를 자유자재로 넘나들며 펼쳐내는 지식과 사유가 풍부하게 펼쳐진다.인간은 왜 자신을 도와준 사람보다 자신이 도와준 사람에게 더 호감을 느끼는지, 쥐들의 세계에 어떻게 노예 제도가 만들어지는지, 검투사들은 왜 대개 뚱보였는지 등 호기심을 자극하는 이야기가 가득하다.저자는 "새의 알은 자연이 빚어낸 걸작 가운데 하나"라며 알 껍데기의 정교한 구조와 노른자의 자리가 변하지 않게 하는 알끈 등 새 알의 특장점을 설명한다. 또 "청바지는 사람들 사이의 평등을 위해 공산주의보다 더 많은 일을 했다"면서 "세계의 새로운 질서란 그렇게 보잘것없는 작은 아이디어들이 서로 더해짐으로써 만들어지는 것"이라며 청바지에서 평등을 보기도 한다.

  • 주말
  • 연합
  • 2011.03.11 23:02

[책의 향기]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수필의 '모든 것'

오래 참는 사람들에게만 보이는 것이 있다. 수필가 김경희(65)씨의 경우가 그렇다. 수필은 연륜으로, 때로는 머리로도, 종국엔 사랑으로도 이해가 어려운 삶에 접근해가는 진솔한 글쓰기다. 그의 저서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길」(도서출판 계간문예)을 읽노라면, 수필에 대한 곡진한 애정이 담긴 정갈한 글을 만나게 된다."지난해 뜻밖의 일이 많았어요. 전주덕진노인복지관에서 내 강의를 들으며 수필을 공부하던 분의 열정과 배려로 전라북도교육문화회관에서 '시·수필반'이 개설됐죠. 그 과정에서 노력의 끈을 맬 수 있었어요. 교재로 써오던 「말로 전하는 문학의 이해와 수필의 산책」에 이어 두번째 책이 나오게 된 겁니다."문학인의 삶과 이야기, 수필문학의 읽기와 쓰기, 수필 감상하기 등을 통해 '수필의 탱고'를 노래하고픈 마음이 담겼다. 그는 수업을 하면서, 또 글을 쓰면서 '가르침이 배움의 반'이라는 말을 실감했다고 말했다."문학의 적공(積功)도, 예술의 수양도 모자란 내가 덤비기에는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그러나 내 강의를 듣기 위해 젊지 않는 연세로 강의실을 찾아주고, 내 글을 읽고 분에 넘친 격려를 보내준 분들을 위해 보이는 만큼 아는 만큼 전해드리고 싶었습니다."수필 감상하기에서는 누구나 한 번쯤 읽어본 이하윤의 '메모광', '딸깍발이'로 더 유명한 이희승의 '독서와 인생' 을 비롯해 매화의 맑은 향기와 기품을 연상케 하는 작가의 '고니의 아침 명상'도 만나볼 수 있다. 그는 "내 실력과 능력 이상을 기대할 순 없지만, 앞으로도 글길을 공부하고 궁구하여 글살이를 채워나가고 싶다"고 밝혔다.순창 출생인 그는 1985년 「월간문학」으로 등단해 「둥지안의 까치 마음」, 「징의 침묵」, 「정상에 서면 산이 강물처럼 흐르고」 등을 펴냈으며, 월간 문학 신인상, 전주시 풍남문학상,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바 있다. 그는 현재 전북 문인협회 부회장을 맡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3.11 23:02

[책의 향기] 법정스님의 글 따라 자신 찾아가는 여행

진리는 홀로 있을 때 우리와 더 가까이 있다. 고독과 고립은 다르다. 고독은 옆구리께로 스쳐 지나가는 시장기 같은 것이지만, 고립은 수인처럼 갇혀 있는 상태다. 이연 이유경(56·남원중 교사)씨가 펴낸 서화집「그리운 바람길」(신아출판사)은 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샘터사)을 승화시킨 책이다. 자신의 내면을 찾아가는 내밀한 이야기를 쓰고 그리면서 잔잔한 감동을 선물한다."지난해 입적 소식을 듣고 한동안 멍했어요. 아, 내가 정신없이 잊고 살았던 게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그 때 내년 1주기 쯤 스님 글로 작품을 만들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그는 책을 읽으며 얼마나 쓸데없는 욕망에 사로잡혀 사는가를 깨달았다고 했다. 사소한 것에 목숨을 걸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책의 구절이 참 아프게 다가왔다. 책을 쓰는 과정은 스님을 쫓는 순례길이자 결국 나 자신을 찾아가는 여행. 그는 "2004년부터 이 책을 가지고 다니면서 읽었다"며 "이번에 다시 읽으면서 가슴을 뒤흔든 글 85편을 추릴 수 있었다"고 했다."작업하면서 마음이 평온해졌어요. 담백하고 간결하게, 여백에 주안점을 둬야겠다는 깨달음이 왔고 이후 작업은 술술 진행된 것 같아요."'촛불을 끄고 벽에 기댄 채 얼음 풀린 개울물 소리에 귀를 맡기고 있으면 아, 맑고 투명한 이 자리가 바로 정토요, 별천지이다. 이밖에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 가슴이 따뜻해진다. '좋고 좋구나' 소리 없는 소리가 들린다.'(법정 스님의 「홀로 사는 즐거움」 중에서)이렇듯 스님의 맑은 글과 그의 그림을 번갈아 보고 있노라면, 무정차 고속버스처럼 바쁘고 빠른 일상을 무작정 가도 되는가라고 스스로에게 묻게 된다. 해와 달, 구름과 산, 안개와 나무 등 온갖 자연의 울림에 귀를 기울인 그는 화폭을 통해 돌아봄의 소중함을 전한다. 전주 출생인 그는 원광대 미술교육학과를 졸업했으며, 전라북도서예대전 초대작가,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 초대작가로 활동하면서 두 차례 개인전을 열고, 「풀향기 머문길」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3.11 23:02

[책의 향기] 유물론적 시각으로 본 붓다의 삶

"1995년 중국 북경 인민대학 앞에서 책을 고르는 데 중국 영화(冷華) 선생이 쓴 「석가모니전」에 눈길이 끌렸습니다. 난해하게 생각했던 부처님 설법이나 법문을 어렵게 쓰지 않고 평이하게 써 곧바로 번역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 생겼습니다."윤원호 전북대 명예교수(75)가 「석가모니전」을 번역한 종교 해설서 「석가모니」(신아출판사)를 펴냈다. 윤 교수는 어려서부터 남원 교룡산 선국사에 드나들면서 불교에 대한 관심을 키워나갔다. 지금도 절에는 자주 못 가지만 불교에 대한 열정만큼은 독실한 신자 못지 않다."석가모니 붓다는 인류사에서 가장 매력적인 존재입니다. 그는 왕자의 신분으로 태어나 권력과 재력을 상속 받을 수 있었음에도 윤회하는 인간의 고통을 벗어나는 길을 열기 위해 그런 배경과 조건을 과감하게 버렸죠. '무'에서 '유'를 창조하듯 오직 자기와의 싸움을 이겨내 인류사에서 '붓다'로 탈바꿈했습니다. 붓다! 이 이름은 새로운 삶의 전형이자 인류의 희망과 비전을 열어준 인간입니다."경제학자로 평생을 몸담았던 그는 해탈의 길로 나아간 석가모니의 일생을 유물론적 시각으로 보여준다. 또한 석가모니 일생을 섬세하게 분석해 그가 이룩한 득도의 기반이 성장환경에서 찾을 수 있다고 강조, 석가모니의 인간적 면모를 전달하는 데 신경을 썼다."그간 불서들이 지나치게 난해한 문자들을 사용해 독자들이 깊이 있게 접근 할 수 없었지만, 이 책은 심오하고 난해한 불교이론을 쉽게 해설한 책입니다. 측량할 수 없는 불법 이론을 성스러운 발자취로 담아 독자들의 흥미를 유발시켰죠."그는 '사람마다 불성이 있다', '밝은 마음으로 견성하면 즉시 성불한다'(見性悟道)나 '이른 아침에 진리를 얻게 되면 그날 저녁에 죽어도 좋다'(朝聞夕死)는 것처럼 혼자 힘으로 배워 익히고 스스로 깨달아 몸과 입과 마음의 세가지 욕심 즉 삼업(三業)에서 벗어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3.11 23:02

[책의 향기] 일제강점기 전주 역사·문화 '한눈에'

경기전 조경묘 조경단 풍남문 풍패지관 전주향교.전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자산이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때 수많은 문화자산들은 파괴되기 시작했다.일제시대 이후 전주가 어떻게 변했는지, 전통도시가 어떤 과정을 거쳐 근대도시로 변하였고, 그 삶의 변화속에 나타난 우리들의 삶의 모습을 밝히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역사는 단절되거나 건너뛸 수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사단법인 체육발전연구원(원장 이인철)이 「전주부사」 사진집 「빼앗긴 역사, 일그러진 근대」를 펴냈다.일제강점기 전주의 역사문화 콘텐츠를 정리한 이 책은 전주의 역사를 총망라하고 민초들의 삶을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다.이 책에는 옛 전주부청사를 비롯해 요즘 전라감영 복원 문제로 주목을 받고 있는 선화당, 음순당, 제일은행, 전주농공은행, 남문, 전주의 상가 등 사진 100여점이 선보인다.「빼앗긴 역사, 일그러진 근대」의 토대가 된「전주부사」는 1933년 일제에 의해 전주부제가 실시되면서 1936년 착수해 1942년 완성된 '전주 근세사의 종합총서'.현재 전주에 3권, 일본에 2권 정도 남아있는 것으로 알려진 희귀본이 이인철 체육발전연구원장 손으로 들어온 것은 1958년으로, 사진 작업으로 책 편찬에 관여했던 임명길 선생에게 직접 받은 원본이다.이 원장은 "전주부사를 번역하고 관련사진을 모아 책으로 만든 것은 전주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작업이다"며 "일제시대 전주의 역사와 문화에 담긴 많은 이야기를 일반인들에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이다"고 말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3.04 23:02

[책의 향기] 공감

지금 리비아는 새로운 시대를 위해 몸살을 앓고 있다. 40년 넘는 카다피의 탄압에 국민들의 분노가 폭발했고 급기야 카다피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 그리고 이들의 시위는 세계인의 문제가 됐다. 이렇게 리비아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위해 많은 나라가 노력하고 있는 것은 우리 모두가 경쟁의 문명에서 공감의 문명으로 가고 있기 때문이 아닐까. 모두가 공감할 수 있는 길과 방법은 어떤 것인지 책 속에 답이 있다.▲ 분산 자본주의와 세계시민 의식 - 공감의 시대제레미 리프킨 저/ 민음사/ 3만 3,000원'우리가 과연 적절한 시기에 지구적 차원의 공감에 도달하여 문명의 붕괴를 막고 지구를 구할 수 있을 것인가?' (본문 중에서)제레미 리프킨 교수가'공감'이란 키워드로 자연과학과 사회과학을 넘나들며 만든 패러다임의 변천사. 저자는 인간은 근본적으로 '공감하는 종(種)'이라 주장하며 인간은 공격적이고 물질적이라는 그동안의 편견을 도마 위에 올려놓았다. 문제는 '공감'하는 능력을 타고난 인간의 능력이 우리 스스로를 파괴하고 있다는 것. 세계인을 하나로 만들수록 지구의 에너지와 그 밖의 자원의 소비가 급증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 책은 새로운 에너지를 바탕으로 분산 자본주의라는 3차 산업혁명을 시작할 때라고 말한다. 그리고 이에 맞는 높은 세계시민의식을 요구한다. 서로를 경쟁상대로 보는 것이 아니라 나와 상대방의 행복 지수가 같다는 의식을 끊임없이 강조하는 것이다. 두꺼운 책에 지레 겁을 먹게 되지만 관심 있는 부분을 먼저 골라 천천히 읽어 내려가면 이 시대를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을 것이다.▲ 관계맺기의 갈등 해결 제안서 - 천 개의 공감김형경 저/ 한겨레 출판사/ 1만 1,000원생의 어느 시기든 그 시절에 더 중요하고 긴박한 일을 선택해서 온 힘을 기울일 수 있는 능력, 그것이 생을 결정짓는 변수입니다.(본문 중에서)'관계'란 참 정의하기 어려운 단어다. 어디 단어의 의미만 어렵겠는가. 부모와 형제와의 관계, 타인과의 관계 등 그 종류도 다양하고 형식도 가지각색이다. 하지만 우리가 사는 동안 끊임없이 맺어야 하는 것이 또 관계. 그래서 이 책은 관계맺기에서 갈등이나 고통을 얻는 이들을 위해 위안을 전한다. 마음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제안 하는 것. 저자는 정신분석 경험에서 얻어낸 지혜를 바탕으로 우리가 삶에서 만나는 문제 원인과 해결 방안이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자신을 사랑하는 것만으로 타인을 사랑할 수 있다는 희망의 메시지다. '넌 할 수 있다'고 토닥여 주는 엄마 품 같은 책이다.▲ 사람·관계·세상과 소통하기 - 삼색공감정혜신 저/ 개마고원/ 1만원정신분석학을 바탕으로 사람, 관계, 세상에 대해 이야기 하는 오묘한 힘.이 책은 정신과 전문의인 저자가 '모든 인간은 개별적이며 독립적인 존재'라는 잣대로 바라 본 세상이다. 사람과 사회에 대한 전방위적 관심을 세밀하게 관찰해 모은 칼럼집으로 보편성은 개별성 안에 있음을 주장한다. 그리고 그 보편성에 내재하는 공감으로 세상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예술가, 기자 등 여러 분야에서 활동하는 사람들의 삶을 분석한 '사람 공감'과 사회 현안을 분석한 '관계 공감', 그리고 정치를 대하는 바른 태도와 정책을 비판하는 올바른 시선을 고민하게 하는 '세상 공감'으로 구성 돼 있다. 사람과 세상을 바라보는 공정하고 객관적인 저자의 시선이 돋보이며 논리 정연한 글 정리가 독자들을 편한 독서의 길로 안내한다. 막연하게 느꼈던 사람 사이의 무수한 감정과 관계 안의 무한한 가능성들을 정신의학적으로 명쾌히 읽을 수 있다.▲ 불타는 '카다피'2일(현지시각) 리비아 동부 벵가지에서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에 관한 정처서적이 불에 타고 있다.

  • 주말
  • 이지연
  • 2011.03.04 23:02

[책의 향기] 청소년을 위한 3월의 좋은 책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가 '3월의 청소년 권장도서'로 분야별 도서 10권을 선정해 발표했다. 선정된 도서는 「성깔 있는 나무들」(문학), 「모든 개는 다르다」(교양), 「화폐로 보는 이웃나라 세계유산 : 유럽과 아메리카 편」(역사), 「소통을 꿈꾸는 토론학교 사회·윤리」(정치·사회), 「모두를 위한 서양음악사 1」(예술),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경제경영), 「아이들 눈에 비친 어른 세상, 그리고 나」(아동), 「상상하며 배우는 철학놀이」(철학), 「또 다른 인류 유인원」(과학),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실용).SAT·ACT 만점, 아이비리그 9개 대학 동시 합격, 전미 최고 고교생을 뽑는 '웬디스 하이스쿨 하이즈먼 어워드' 아시아인 최초 수상 …. 화려한 경력의 소유자 이형진씨가 펴낸 신간 「공부는 내 인생에 대한 예의다」(쌤앤파커스)는 공부를 왜 해야 하는 지에 관한 고민이 담긴 책이다. 예일대 재학생이기도 한 이씨는 부모님이 시켜서 혹은 선생님한테 혼나지 않기 위해 공부를 하지 않았다고 적었다. 식상한 이야기 같지만, 공부는 역시 '마음'에서 우러나와서 해야 한다.동물 칼럼니스트 김소희씨가 쓴 「모든 개는 다르다」(페티앙북스)는 개와 인간의 51가지 에피소드를 다뤘다. 팝아트의 대가 앤디 워홀이 닥스훈트를 아꼈고, 히틀러가 저먼 셰퍼드 도그인 블론디와 함께 최후를 맞이했다는 사실 등은 흥미진진하다.프랑스의 경제학자이자 저술가인 앙드레 푸르상이 펴낸 「십대를 위한 경제학 이야기」(주니어김영사)는 눈높이를 낮춘 경제 해설서다. 작가가 일관되게 주장하는 것은 경제가 인간의 행복을 향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권리의 규제가 없는 시장은 방향성도 없고 일관성도 없는 기계일 뿐이야.(중략) 그렇기 때문에 어느 한쪽의 손을 들어주면 안되는 거야", "이자율은 자신의 소비 혹은 생산을 시간으로 분할하는 방법인 거야" 등을 통해 그는 경제학의 가치에 대한 긍정적인 이해를 심어준다.인류의 문명과 함께 발달한 화폐에 각 나라를 대표하는 자랑거리가 담겼다. 배원준·김온유씨가 출간한 「화폐로 보는 이웃나라 세계유산 : 유럽과 아메리카 편」(꿈꾸는 사람들)은 인류의 역사를 화폐를 통해 살펴본 책으로 역사는 물론 문화 지리 여행 등 관심을 일으킬 만한 정보로 가득하다.「또다른 인류 유인원」은 베스트셀러 「털 없는 원숭이」의 저자인 동물학자 데즈먼드 모리스가 쓴 책. 평화를 사랑하는 보노보, 싸우기를 좋아하는 침팬지, 서로 잘 어울려 지내는 고릴라, 혼자 있기를 좋아하는 오랑우탄 등 유인원의 다양한 특징과 생태가 담겼다.도서 목록은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 홈페이지(www.kpec.or.kr)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3.04 23:02

[책의 향기] 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왜 잘사는 집 아이들이 공부를 더 잘하나 = 신명호 지음. 부자일수록 자녀의 학업 성적도 높다는 '학력의 대물림' '교육 양극화' 현상을 진단한다. 한국도시연구소 소장인 저자는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어떻게 자녀 세대의 학력 불평등으로 이어지는지 고학력 중산층, 저학력 노동자층 등 다양한 계층의 부모와 자녀 29명에 대한 심층 인터뷰를 통해 분석한다. 한울. 259쪽. 2만원. ▲당신이 몰랐던 경제지식의 오해와 진실 = 윤채현·정용구 지음. 경제지식에 대한 기존의 통념을 깨는 책이다. 저자들은 각종 통계자료를 제시하면서 '외화보유액이 많기 때문에 환율이 안정될 것이다' '화폐 가치가 떨어지면 부동산가격이 상승한다'처럼 그동안 맹신해온 경제지식의 오류와 문제점을 하나하나 짚어준다. 프롬북스. 336쪽. 1만5천원. ▲투 래빗 = 인더 시두 지음. 김하락 옮김. '선택과 집중' 전략을 택한 기업들을 제치고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추구하는 '투 래빗'(two rabbit) 전략으로 25년간 1등 자리를 지켜온 세계 최대 네트워크 장비업체 시스코사의 성공비결을 소개한다. 모멘텀. 284쪽. 1만5천원. ▲5분 철학 오프너 = 줄리아 드 퓌네스 지음. 이나무 옮김. '진정으로 원하면 이루어진다' '인생에 정해진 규칙은 없다' 등 40가지 고정관념이 지닌 허점을 플라톤, 니체, 사르트르 등 철학자들의 대표 명제를 통해 조목조목 짚어준다. 이숲. 264쪽. 1만3천원. ▲미야모토 무사시 오륜서 = 60전 무패를 자랑하는 일본의 검객 미야모토 무사시가 쓴 병법서. 원문을 바탕으로 미야모토 무사시의 생애와 검술, 무사도, 당시 전술과 진법 등에 대한 설명을 300여 컷의 삽화를 곁들여 실었다. 일빛. 노만수 옮김. 472쪽. 2만5천원. ▲은퇴하면 뭐 먹고 살래 = 유상오 지음. 안정적인 노후를 위한 대비책을 제시한다. 저자는 즐겁고 풍요로운 노후를 맞기 위해서는 노후자금보다는 건강과 가족, 친구, 일과 취미 등이 더 중요한다고 강조한다. 나무와숲. 286쪽. 1만3천원. ▲결정하는 조직 행동하는 조직 = 마르시아 블렌코 외 지음. 정지택 옮김. 컨설팅 회사 베인&컴퍼니의 컨설턴트인 저자들이 전세계 760개 기업의 경영자와 관리자들을 대상으로 한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결정을 신속하게 내리고 실행할 수 있는 5단계 전략을 소개한다. 청림출판. 256쪽. 1만5천원. ▲재테크의 거짓말 = 홍사황 지음. 사람들의 '대박 심리'에 기초한 금융기관 등의 대표적인 재테크 거짓말 4가지를 소개하고 이런 거짓말에 속지 않는 방법을 조언한다. 위즈덤하우스. 312쪽. 1만3천원.

  • 주말
  • 연합
  • 2011.03.04 23:02

[책의 향기] 공부법

우리에게 벤처사업가로 알려진 안철수 교수가 독특한 공부 비법을 밝혔다. 그의 공부법은 자신이 알아야할 새로운 기술에 대한 기사를 쓰는 것. 마감날짜와 독자에 대한 책임감으로 공부를 하고 글을 쓰고 나면 어느새 그 분야에 대해 확실히 알게 된다는 것이 그의 말이다. 이렇게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는 IT분야의 종사자가 아니라도 늘어가는 지식에 대한 압박감은 누구나 느낀다. 더군다나 새 학기를 맞아 학교로 돌아갈 학생들은 험난한 세상과 맞설 무기를 갖춰야 할 것. 그래서 공부를 위한 공부가 아닌 자신의 미래를 위한 공부가 될 수 있도록 길라잡이 책 몇 권을 골라봤다. 물론 안철수 교수의 끈기와 책임감 공부법도, 소개되는 책들도 정답이라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주관식 보다는 객관식이 쉬운 법이고 아는 것이 힘이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이루고 싶은 목표, 목록 만들기 - 버킷리스트강창균, 유영만 저/ 한국경제신문사/ 1만 2,000원어느 날, 누군가 '꿈의 리스트'을 묻는다면 자신 있게 대답할 수 있을까?보통 어떤 비법을 전하는 책이라고 하면 자기계발서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이 책은 특이하게도 짧은 이야기를 모아 놓은 에세이집이다. 책 제목 버킷리스트(Bucket List)는 '내 생에 꼭 하고 싶은 일들'이라는 뜻으로 죽음을 앞둔 두 남자 주인공이 하고 싶었던 일을 리스트로 만들어 하나씩 이뤄내는 동명의 영화에서 착안해 만든 책이다. 실제 경험담과 이야기를 중심으로 실어 딱딱하지 않고 부드럽게 넘어가는 책. 먼 미래의 꿈을 위해 스스로 약속을 하도록 다독이는 신기한 힘이 있다. 한 순간을 넘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인생을 계획하도록 도와주는 것. 아직 사회에 나오지 않은 학생들 뿐 아니라 현실에 쫓겨 꿈을 잊은 사람들에게 가슴 울리는 경고가 될 것이다.▲ 목표에 걸맞은 지식 쌓기, 독서 - 1만 페이지 독서력윤성화 저/ 한스미디어/ 1만 3,000원목표를 세웠다면 이제 그에 어울리는 지식을 갖춰야한다. 수많은 공부법이 있지만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것이 책. 물론 가장 접하기 쉽지만 또 하기 어려운 것이 책 읽기기도 하다. 이 책은 누적되는 시간의 힘과 책 읽기를 융합하여 책 읽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1만 페이지를 1년인 365일로 나누면 하루에 27~28 페이지, 하루 14장 정도만 꾸준히 읽는다면 1만 페이지 책을 읽을 수 있다는 것. 더불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와 1년에 1만 페이지를 어떻게 읽을 것인지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도 실었다. 또한 마지막 장에는 꼭 읽어야 할 책들을 추천에 책 읽기의 가이드라인을 제시한다. 실제 인터넷 서점 알라딘과 11번가에서 도서 MD로 근무한 저자의 경험이 살아 있어 다른 자기계발서 보다 재미있게 읽을 수 있다.▲ 역량 뛰어나도 실행 없으면 '제로' - 실행이 답이다.이민규 저/ 더난출판사/ 1만 4,000원'문제를 제대로 파악하기만 하면 답은 저절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문제를 풀려면 먼저 문제가 무엇인지 제대로 알아야 한다.'(본문 중에서)하고 싶은 일을 찾고 그에 맞는 지식을 갖췄다면 이제 실행에 옮길 차례다. 「끌리는 사람은 1%가 다르다」의 저자 이민규의 새 책 「실행이 답이다」는 간단명료하게 성과를 내기 위한 방법을 말한다. 역량 곱하기 실행력을 성과라 말하는 저자는 재능과 지식 등이 아무리 뛰어나도 실행력이 없으면 제로라고 주장한다. 결심, 실천, 유지 3단계를 거쳐야만 생각을 성과로 만들 수 있다고 설명하고 있으며 각 장을 통해 단계의 실행력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 있다. 우리를 머뭇거리게 하는 장애물을 걷어 줄 실천의 지렛대 같은 책. 동화를 보는 듯한 파스텔 톤의 구성이 돋보인다.

  • 주말
  • 황주연
  • 2011.02.25 23:02

[책의 향기] "사교육 의존, 학력신장 방해" 배운 것 익히는…'생각하는 힘' 길러야

학교 다닐때 많은 학생들이 학원에 의존한다.수학과목의 경우 학원에서 배울 때는 다 알 것 같지만 막상 집에 와서 문제를 풀어보면 막히는 경우가 한두번이 아닌 경험을 했을 것이다.그렇다.학습에서 중요한 것은 익힘이고, 학원에 의존하지 말고 스스로 책상앞에 앉아 공부하는 힘을 길러야 좋은 성적을 얻을 수 있다.전주영생고 권승호 교사()가 「자기주도학습이 1등급을 만든다」(이담북스)를 펴냈다.이 책에서 권 교사는 '국어사전과 한자사전을 친구해야 한다. 사진과 그림 도표도 중요하다.'며 공부를 잘하는 비법을 나지막하게 때로는 격정적으로 소개하고 있다.학원강사와 학원장을 하다 학교에 돌아와 20여 년 동안의 현장 경험과 고민 끝에 얻은 결론을 명료하고 설득력 있게 제시하고 있다.공부는 선생이 아니라 학생이 하는 것이고 강의를 들음보다 책으로 연구함이 보다 효율적이며 사교육은 학력 신장을 방해 할 뿐이라고 역설한다.'책으로 생각하며 공부하라'는 부제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은 지금까지의 수동적이고 듣기 중심의 잘못된 학습방법을 과감히 내던지고 능동적이고 사고력 신장 중심의 학습방법으로 변화해야 효율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즉 學而不思則罔(학이불사즉망-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아무 것도 없다)고 제시했다.공부한 양이 아무리 많아도 가치가 없는 수박겉핥기식 공부는 이제 그만두고 하나라도 완벽히 익히자고 충고한다.그는 새롭게 하는 것은 기존의 것을 때려 부수어야만 가능하고, 때려 부순다는 것은 나쁜 일이 아니라 새로움의 근본이 된다고 피력하고 있다.게으름, 수동적 태도, 과외 의존, 휴대폰, 컴퓨터, 텔레비전, 잡념, 잠 등을 미련없이 때려 부수어야만 공부를 잘 할 수 있다고 했다.'구슬이 서말이라도 꿰어야 보배'인 것처럼 아무리 좋은 방법이 있을지라도 실천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고 강조하는 그는 "자기주도학습의 핵심은 실천력이다"고 강조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2.25 23:02

[책의 향기] 멀리 있어도 사랑…진득한 언어로 그려낸 '절경'

'절경은 시가 되지 않는다 / 사람의 냄새가 배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 사람이야말로 절경이다.'문인수 시인의 시쓰기 방식이다. 정윤천 시인(51)은 그에게 사용료 1000원을 지불하고, '절경은 시가 되지 않는다'는 대목을 얻었다. 시를 쓴다는 것은 결국 사람 구경인 까닭이다. 그가 응시한 절경은 바로 사랑. '사랑의 가객'이 되어 4년 만에 돌아온 시인의 손엔 시화집 「십만년의 사랑」(문학동네)이 들려 있었다. 부제'마흔한 편의 사랑 노래와 한 닢의 편지'는 위태로울 만큼 감성적인 사랑의 시라기 보다 사랑의 진풍경을 보여주는 진득함이 묻어난다.'너에게로 닿기까지 십만 년이 걸렸다 / 십만 년의 해가 오르고 / 십만 년의 달이 이울고 / 십만 년의 강물이 흘러갔다 // 사람의 손과 머리를 빌어서는 / 아무래도 잘 헤아려지지 않을 지독한 / 고독의 시간 / 십만 년의 노을이 스러져야 했다.'('십만 년의 사랑' 중에서)일 분, 일 초 만에도 사랑은 왔다가 간다. 시인은 십 만 년이나 되는 사랑을 짊어지고 '추운 별' 지구에서 오랜 시간 방황했다. 그의 '사랑의 방정식'에 따르면 '당신' 혹은 '너'는 일 초인 동시에 십만 년도 될 수 있는 존재. '한 번은 소나기'로, '한 번은 무지개'로 사랑은 흐려졌다 개는 과정을 반복한다. 그의 지인 영화평론가 신귀백씨는 "대중 가요 '뽕짝 삘'을 기대했다면 9000원은 비싸지만, 아무도 모르는 해제의 지점에서 얻어진 사랑이 존재에 대한 고찰이라면 8만원을 받아야 할 시집"이라고 했다. 사랑에 대한 매혹적인 황홀을 내보이는 한희원씨의 그림은 더욱 깊어진 서정을 선물한다. 전남 화순 출생인 그는 광주대를 졸업했으며, 1991년 「실천문학」으로 등단했다. 정읍에서 활동하고 있는 시인은 시집 「생각만 들어도 따숩던 마을의 이름」, 「탱자꽃에 비기어 대답하리」,「구석」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2.25 23:02

[책의 향기] 유명 광고인과 만난 '치열한 향학열'

# 1. '열심히 일한 당신, 떠나라.'이 유명한 광고카피를 내놓은 광고대행사 웰콤의 문애란 전 대표. 그는 숱한 '최초' 기록을 만들어냈다. 카피라이터, 제작팀장, 대표 등 '광고계 여성 1호'에 대우자동차 레간자 TV광고 '개구리편'으로 국내 최초로 '칸광고제 은사자상'을 수상했다. 대학생 이호길씨는 그를 통해 '선(先) 광고, 현(現) 봉사 후(後) 도전'하는 삶을 담았다.# 2.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넥타이와 청바지는 평등하다','KTF적인 생각', '진심이 짓는다'….카피라이터 박웅현의 작품들이다. 광고는 시대읽기이자 사람읽기. 대학생 이보미씨는 인간에 대한 지향을 목표로 광고를 만들기를 하는 그를 집중 탐구했다. 결론은? 인문학으로 뿌린 씨앗이 광고로 꽃피운다는 것이다.강준만 전북대 교수의 제안으로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동아리 '광고 PR학회'가 유명 광고인 10명을 찾아가 '단박 인터뷰'를 자청, 「대학생이 묻고, 광고인이 답하다」(인물과 사상사)를 출간했다. 전북대의 교육역량강화사업으로 진행되는 '다산 교수+학생 저술 장려 프로젝트'의 결과물. 광고 PR학회의 원년 멤버인 전상민씨(전북대 신방과 석사과정)를 필두로 구순모 김소미 김송희 김이라 박신우 서가희 이보미 이상하 이은비 이호길씨 등 06학번부터 10학번까지 참여했다.강준만 교수는 추천사를 통해 "잘 만들어진 광고를 생활에서 즐기고 감상하고 평가하는 최고의 전문가는 언론인이나 대학교수가 아니라 바로 젊은 대학생"이라며 "이들은 불타는 향학열이 있다는 점에서 아마추어의 정열까지 겸비한 프로들"이라고 소개했다.이 책은 박웅현 김혜경 남충식 이지희 이현종 등 베테랑 광고인들부터 문애란 이용찬 정상수 등 원로 광고인, 박서원 박신영 등 신예 광고인에 이르기까지 국내에서 내노라하는 광고인들을 담았다.학생들이 전문 분야인 광고를 다룬 책이라 완성도에 의구심을 갖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의 강점은 쉽게 읽힌다는 것이다. 전상민씨는 "광고인들이 갖는 상품을 팔기 위한 전략이 아닌 시대를 앞서가는 안목을 담으려고 노력했다"며 "'광고가 화려한 기술이 아니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전략'이라는 일관된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2.25 23:02

[책의 향기] 곰삭은 시대 슬픔, 시에 담다

정양 시인은 유대준 시인(50·전북대 영상의학과 근무)의 두번째 시집「춤만 남았다」(모아드림)를 통해 발효 돼 삭아가는 우리 시대의 절망과 분노, 슬픔을 읽어냈다. 시인은 농촌의 절망과 응고되지 않는 가슴앓이를 응시하고 있다.표제작 '춤만 남았다'가 그 전형이다. '더 느리지 않고는 이승을 빠져나갈 수 없는 속도로 / 한 걸음 뗄 때마다 몸을 마구 흔'드는 할머니의 춤은 결국 '걸음이 없어지고 춤만 남'은 인생이 된다. 시인은 '팔 남매 키운 풍성했던 젖가슴이 툇마루에 말라붙은 살구꽃잎같이 / 쪼글쪼글(시'살구나무')'해지고, '내장 다 빼낸 뱃속을 소금으로 봉한 채 통증을 발라 먹고 있(시'자반고등어')'는 모습을 통해 비극적인 삶을 삭이고 있다. 이같은 절망적인 현실을 '물소리 깊은' 몽돌로 빚어내 '곰삭은 꿈'을 빚어내고 싶은 것이다.'평생 땅을 지켜온 아버지 손을 펴 보았다 / (중략) 아니, 다 놓아버린 벼랑 같다 // 그래도 괜찮다며 / 농부의 꿈은 잡초 같아서 뽑아도 / 언제나 푸르다며 / 등불에 그을음 피면 가만히 심지를 낮추던 / 모습처럼 아버진 고요했다.' (시'벼랑' 중에서)폭포나 벼랑같은 절망을 이겨내는 아버지의 모습은 삶의 순간 순간 시인을 일으키는 몽돌처럼 단단하면서도 부드러운 다짐으로 다가오기도 하고, 이같은 현실을 잘 곰삭혀야 한다는 가르침으로도 읽힌다.시인은 두번째 시집을 펴내며 "아직 단물이 들지 않는 과일을 따 상자에 담는 게 아닌지 두려울 따름"이라며 "이제 소리가 칭칭 감긴 고요에 들고 싶다"고 적었다. 그의 절망과 분노와 슬픔은 침묵 속에서 그렇게 차곡차곡 삭여지고 있다.완주 출생인 그는 1993년 「문학세계」로 등단, 시집 「눈 바로 뜨고 게는 옆으로 간다」를 펴냈다. 전북시인협회 회장을 역임한 그는 현재 동인회'금요시담'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2.25 23:02

[책의 향기] 짓밟힌 여성 노예의 삶

"그대들은 노예 상태가 어떤 것인지 상상도 못할 것이다. 법과 관습의 보호는커녕 오히려 그 법에 의해 재산의 일부로 격하당한 채 전적으로 타인의 뜻에 모든 것을 내걸어야 하는 짐승 같은 처지에 놓인 것이 바로 노예다."신간 '린다 브렌트 이야기'(뿌리와 이파리 펴냄)는 미국의 흑인 여성 노예가 쓴 최초의 자서전이다. 흑인 여성 노예였던 해리엇 제이콥스는 린다 브렌트라는 가명으로 남북전쟁이 발발하기 직전인 1861년 이 책을 출간했다. 책은 노예제의 실상은 물론 노예 여성들이 겪었던 성적 착취와 학대 문제를 정면으로 다뤄 출간 당시 큰 충격과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나는 노예로 태어났다"는 고백으로 책을 시작하는 저자는 주인의 끊임없는 성적 학대와 괴롭힘에 시달리다 극적으로 노예제가 폐지된 자유주(州)로 탈출하기까지의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삶을 들려준다. "오직 경험해본 자만이 그 악의 나락이 얼마나 깊고, 어둡고, 추악한지 깨달을 수 있다."저자는 탈출 후 "노예제의 속박 아래 나와 같은 고통을 겪고 있는, 아니 그보다 더 극심한 고통 속에 몸부림치는 200만 남부 여인들의 처지를 북부 여인들이 깨닫게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이 책을 썼다고 고백한다. 저자는 1863년 노예제가 폐지된 뒤에도 해방된 노예의 자립과 여성의 권리 신장을 위해 노력했으며 이 책은 1960-70년대 인권 운동과 여성 운동에 큰 영감을 준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원제는 'Incidents in the Life of a Slave Girl Written by Herself'. 이재희 옮김. 384쪽. 1만5천원.

  • 주말
  • 연합
  • 2011.02.18 23:02

[책의 향기] 동학 '인내천' 사상 詩세계에 옮겨놓은 시인을 추모하며

'봄이 오는데…… 왜 낯선 사람이 거울 속에서 봄을 기다립니다 굴러가지 않는 자전거의 페달을 밟고 텅 빈 거울 속에서 앉아 있습니다 (중략) 낯선 사내는 하루종일 거울 속에 갇혀서 꼼짝 못하고 있습니다 거울 밖은 봄이 오는데.'(시'낯선 사람' 중에서)죽음을 앞둔 인생은 더이상 굴러가지 않는 자전거와 같다. 지난해 췌장암으로 세상을 떠난 오남구 시인은 '봉인하듯' 시전집 원고를 만들어놓고 눈을 감았다. 출간된 시전집「노자의 벌레」(글나무)는 1975년 첫 시집 「동진강 월령」부터 마지막 시집 「빈자리 X」, 눈을 감기 전까지 펜을 놓지 않고 썼던 시들이 모두어졌다.'간밤 봄비에 쑥쑥 자란 쑥, 어느새 내 공포 두려움이 쑥쑥 자란 쑥, 지팡이를 놓고 쑥을 뜯는다. 땅에서 쑥쑥 솟아오는 울음! 쑥을 뜯는다.'(시'쑥국') 시인은'카메라 기법'을 통해 생의 마지막 국면에 다다랐다는 두려움이 산야의 쑥이 되어 돋아난다고 했다. 마지막 투병 생활 속에서도 날마다 새롭게 시를 벼리어내는 고심의 흔적이 엿보인다.그의 시세계는 탈관념, 빈자리의 미학으로 요약된다. 시인은 '약수터에서 수운을 만나다','다시 백산에 가면','봉황각','다시 손병희' 등을 통해 동학의 세계를 접목시킨다. 나와 우주를 하나의 생명체로 연결시키는 동학의 한울 사상. 사람도, 짐승도, 초목도, 바위도 그 근본에서 평등하며 그들 각자는 내적으로 서로 연결돼 있다는 것이다. 문학평론가 방만호씨는 "시인이 동학의 인내천(人乃天) 사상을 시의 세계에 옮겨 놓기 위해 무던히 애썼고, 사물을 투명하게 보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았다"며 "탈관념, 빈자리의 시는 방법론적 귀결"이라고 설명했다. 그의 시가 투명하고 선명한 것도 자연이 인간에 의해 더렵혀지기 전 원형의 아름다움을 보여주기 때문일 것이다.'숲이 눈이 푸르도록 아름답다 / 푸른 단어들이 지나간다 / 거기에는 무수한 삶의 흔들림이 있다 / (중략) 숲이 된다. 사람의 숲, / 숲이 떠도는 나를 껴안는다 / 나의 핏속에서 싱싱한 새들이 날아간다' (「파고다 공원 - 딸아 시를 말하자 13」 중에서)부안 출생인 그는 1973년 「시문학」으로 등단, 시집 「동진강 월령」,「딸아 시를 말하자」, 「첫 나비, 아름다운 의미의 비행」 등과 시선집「동학시」, 시론집 「이상의 디지털리즘」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2.18 23:02

[책의 향기] 세상을 변화시키는 언론의 힘

"우리가 사는 세상은 펜이 움직인다 해도 과언이 아니죠. 문인들이 쓴 '글', 깨어있는 '신문기사', 지각있는 대학교수의 '칼럼' 등이 세상을 변화시키고 있죠. 또다른 '언론 개혁'을 건드리고 싶었습니다."수필가 신영규(54)씨가 펴낸 두번째 칼럼집 「펜 끝에 매달린 세상」(신아출판사)은 언론의 정론직필 의무에 대한 반성문이다.  '봄이 오니 꽃이 피고', '과정보다 결과를 중시하는 사회', '생명 경외와 부활의 의미','돈 때문에 쪽팔린 사람들','가을엔 연서를 띄우자''인생은 허무한 것인가''사람의 혀와 정치인의 말' 등을 통해 언론이 바른 말을 해야 세상이 변한다는 자신의 철학을 피력하고 있다. 아울러 공익성이 상업성에 압도되는 신문시장에 대한 진단과 '언론의 자유'가 '언론사의 자유''언론사주의 자유'로 변질되어 버린 세태에 대한 위기의식도 짚는다.정부 반체제 인사 류사오보가 노벨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과 관련해 화를 내고 있는 중국 정부를 향한 쓴소리, 고위 공직자의 위장 전입에 대해 철저한 검증을 요구하는 목소리, 4·29 재보선 민의에 대한 해석까지 굵직한 이슈에 대한 쓴소리를 내뱉는다. 그는"일부 신문의 기사나 칼럼, 방송의 뉴스나 논평은 시민들의 뜻에 반영하지 못하고 금권 앞에 아첨하거나 비굴한게 사실"이라며 곡학아세의 현실을 안타까워했다.임실 출생인 그는 1995년 월간 「문예사조」를 통해 등단, 12년간 임실문협 주간 겸 사무국장을 역임했으며,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사무국장, 전북수필과비평작가회의 편집주간, 한국신문학인협회 전북지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으며, 수필 집「숲에서 만난 비」, 칼럼집 「돈아, 돈 줄게 나와라」등이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2.18 23:02

[책의 향기] 수필로 우려낸 '詩 이야기'

'창밖 매화꽃은 두 세 가지 피었어라(窓外梅花兩三枝)시객(詩客)과의 기약을 지켜 이룬 경치려니(詩家景致每相期)아, 이제 오얏꽃 복사꽃 아니라고(如今莫道春風晩)봄바람 더딤을 말하지 말라.'(李白桃紅未發時)시조시인이자 수필가인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80·고하문학관 관장)는 매화를 사랑하는 선비다. 잔설 속에서도 꽃망울을 터뜨려 그윽한 향기를 퍼뜨리는 매화는 세상의 부침에 연연하지 않고 뜻을 곧게 지키는 선비의 정신과 닮았다. 그는 김철기(1889~1952)의 '이월시견매화음(二月始見梅花吟)'을 읊으면서 "이 한 수 만으로도 번화함을 멀리하고 조촐하게 세상을 산 한 시인상을 대할 수 있다"며 "시설스럽고 낙낙하지 못한 마음을 이 시 한 편으로 비추어 본다"고 했다. 그가 펴낸 「詩를 생각한다」(시간의 물레)는 유독 매서웠던 추위에 꽁꽁 언 마음을 매화 향기로 녹여주는 시화수필(詩話隨筆)이다. 지난 1969년부터 현재까지 발간되고 있는 「전북문학」에 연재된 '시를 생각한다' 를 엮어낸 것으로 시를 이야기하는 수필. 고려 때부터 구한 말까지의 한시들을 소개, 담담하고 조용한 어조로 시에 얽힌 이야기를 덧붙여 이해를 돕는다."책이 될 수 있을까, 책의 구실을 할 수 있을까, 망설이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5언 절구와 7언 절구로 글자수가 정해진 정형시를 주로 했어요. 향토 서정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죠."곳곳에서 한시를 통해 자신을 반성하고, 삶의 이치와 진리에 접근하는 자세를 보여준다. '분국(盆菊)'은 실학자 안정복(1712~1791)이 72세 때 쓴 작품. 그는 늙어서도 국화가 오상고절(傲霜孤節)로 스스로의 삶을 닦고 있는 것을 보면서 시작(詩作)이란 무엇인가를 생각해 본다고 적었다. 한평생 한시도 게을리 하지 않고 선비정신으로 가꿔온 그도 울창한 시의 숲을 보면서 '공부하는 겸허함'으로 배우게 됐다는 것이다. 겸허하고 성경(珹敬)을 다한 그의 이야기에 오랜 세월 풍상을 겪어온 매화 같은 품격을 엿보게 된다. 이 작품은 그가 지닌 선비정신의 예술적 표상일 수 밖에 없다.

  • 주말
  • 이화정
  • 2011.02.1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