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의 향기] 스승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시대가 변하면서 그 모양도 함께 변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무색해질 만큼 친구 같은 편한 관계가 되는 한편, '만만한 존재'로 하락하기도 한 것.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과 스승, 스승과 제자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스승을 자처한 세 권의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승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겠다.▲ 철학적으로 풀어낸 교육의 문제 - 무지한 스승자크 랑시에르 저/ 궁리/ 1만 5,000원교육의 문제를 정치적, 철학적 문제로 사유한 랑시에르의 지적 모험.이 책은 1818년 루뱅 대학 불문학 담당 외국인 강사가 된 조제프 자코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제목처럼 무지한 스승에 대해 언급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스승의 학식을 전달하는 데만 해당되지 않고 학생의 지능이 쉼 없이 실행되도록 강제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것. 주입식 교육과 족집게 과외가 성행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 할 수 있다.스승이 학생에게 권위 속에서 복종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책의 지능과 씨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스승과 학생의 관계, 학생과 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관계와 지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울 것이다.▲ 사제가 나눈 삶과 지혜 이야기 - 제자, 스승에게 길을 묻다이선민, 최홍렬 엮음/ 민음in/ 1만 2,000원사회의 각 분야에서 열정과 노력으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스승과 제자가 나눈 대담.이 책은 우리 시대 스승과 제자가 삼과 지혜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60~70대 원로와 그 제자인 40대의 중견이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고 있는 것. 학계, 문화ㆍ예술계, 경제계, 종교계를 두루 망라하여 24인의 스승과 그 제자가 화두로 삼은 세상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2004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지면상 생략됐던 부분까지 살려 엮어낸 것으로 진지하게 묻고 답함으로써 삶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질책과 쓴말, 격려와 덕담으로 인생의 길을 밝혀 주는 스승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제자들은 무엇을 배웠나 - 스승으로 산다는 것로렌 글레넌 외 저/ 예문/ 9,000원제자들이 바라보는 스승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들은 스승에게서 무엇을 배운 것일까?이 책은 의사, 소설가, 교사, 문학박사 등 저명인사들부터 평범한 삶을 사는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필자들이 추억하는 스승을 담았다. 스승을 추억하는 제자들의 글 64편을 엮은 것. '제자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도전의식을 불어넣어준 스승' '제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특별한 지식과 기술이 있는 스승' 등 총 6장으로 구성해 학생 시절에 선생님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선생님과 제자 사이를 엿볼 수 있는 잔잔한 글들이 특징. 책을 읽는 교사들에게는 교사의 힘을 깨닫게 하며, 헌신적인 선생님을 만났던 제자들에게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나이, 직업, 성별, 학교, 스승도 모두 다르지만 읽는 모두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