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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스승

어렵고 멀게만 느껴지던 스승과 제자의 관계는 시대가 변하면서 그 모양도 함께 변했다. 스승의 그림자도 밟지 말라는 말이 무색해질 만큼 친구 같은 편한 관계가 되는 한편, '만만한 존재'로 하락하기도 한 것.5월 15일 스승의 날을 맞아 교육과 스승, 스승과 제자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스승을 자처한 세 권의 책을 통해 우리 사회의 진정한 스승의 의미를 되새겨보면 좋겠다.▲ 철학적으로 풀어낸 교육의 문제 - 무지한 스승자크 랑시에르 저/ 궁리/ 1만 5,000원교육의 문제를 정치적, 철학적 문제로 사유한 랑시에르의 지적 모험.이 책은 1818년 루뱅 대학 불문학 담당 외국인 강사가 된 조제프 자코토의 이야기로 시작된다. 제목처럼 무지한 스승에 대해 언급하며 가르치고 배우는 것이 스승의 학식을 전달하는 데만 해당되지 않고 학생의 지능이 쉼 없이 실행되도록 강제하는 것이라 주장하는 것. 주입식 교육과 족집게 과외가 성행하는 우리나라 교육 현실에 경종을 울리는 책이라 할 수 있다.스승이 학생에게 권위 속에서 복종 시키는 것이 아니라 자율적으로 책의 지능과 씨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스승과 학생의 관계, 학생과 책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 관계와 지식에 대해 생각을 정리해 볼 수 있울 것이다.▲ 사제가 나눈 삶과 지혜 이야기 - 제자, 스승에게 길을 묻다이선민, 최홍렬 엮음/ 민음in/ 1만 2,000원사회의 각 분야에서 열정과 노력으로 대가의 반열에 오른 스승과 제자가 나눈 대담.이 책은 우리 시대 스승과 제자가 삼과 지혜에 대해 나눈 이야기를 담았다. 60~70대 원로와 그 제자인 40대의 중견이 만나 진솔한 대화를 나누고 새로운 희망을 모색하고 있는 것. 학계, 문화ㆍ예술계, 경제계, 종교계를 두루 망라하여 24인의 스승과 그 제자가 화두로 삼은 세상 이야기를 깊이 있게 만날 수 있다. 2004년 8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조선일보에 연재되었던 글들을 지면상 생략됐던 부분까지 살려 엮어낸 것으로 진지하게 묻고 답함으로써 삶의 길을 찾아가고 있다. 질책과 쓴말, 격려와 덕담으로 인생의 길을 밝혀 주는 스승의 가르침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제자들은 무엇을 배웠나 - 스승으로 산다는 것로렌 글레넌 외 저/ 예문/ 9,000원제자들이 바라보는 스승의 모습은 어떠할까? 그들은 스승에게서 무엇을 배운 것일까?이 책은 의사, 소설가, 교사, 문학박사 등 저명인사들부터 평범한 삶을 사는 일반인들까지 다양한 필자들이 추억하는 스승을 담았다. 스승을 추억하는 제자들의 글 64편을 엮은 것. '제자에게 영감을 불러일으켜 도전의식을 불어넣어준 스승' '제자의 반응을 이끌어내는 특별한 지식과 기술이 있는 스승' 등 총 6장으로 구성해 학생 시절에 선생님을 통해 삶의 변화를 겪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실었다. 선생님과 제자 사이를 엿볼 수 있는 잔잔한 글들이 특징. 책을 읽는 교사들에게는 교사의 힘을 깨닫게 하며, 헌신적인 선생님을 만났던 제자들에게는 따뜻한 감동을 선사할 것이다. 나이, 직업, 성별, 학교, 스승도 모두 다르지만 읽는 모두가 자신의 경험을 떠올릴 수 있는 소소하고 따뜻한 이야기다.

  • 주말
  • 이지연
  • 2011.05.13 23:02

[책의 향기] 김수화 시인 '들꽃 같은 사람들' 출간

김수화 시인의 시집「들꽃 같은 사람들」은 '무채색 그림' 같다. 작고한 소설가 형문창씨는 그의 시가 어둡다고 했다. 형씨는 "수화 형의 시를 읽으면 이 시인이 세상을 어떻게 살았기에 이렇게 참회할 것이 많나 할 거야."라고까지 했다. 그의 우울한 서정성은 외로움과 참회의 눈물로 찡하게 여운을 남긴다. 하지만 정작 시인은 아니라고 이야기한다. 시인은 아직은 어둡지 않고, 그래서 두렵지 않다고 말한다."버리고 싶지 않은 소리들, 때로는 잊고 싶어도 잊혀지지 않는 소리들이 있습니다. 결국은 토씨 하나까지도 버리지 못하고 소리 소리들을 모았죠. 모아서 늘어놨습니다. 늘어놓고 나니 앞뒷말이 바뀌고, 위아랫줄이 어긋나고, 버려야 할, 잊어야 할 소리들이 툭툭 튀어나오다 보니 이게 아닌데 싶기도 합니다."'조금씩 바보가 되어서 떠난다','또 하나의 무게', '늙어가는 계절','빨간불 켜진 양심'으로 구성된 시집에는 고단한 삶의 궁핍함과 소박함을 스스로 들여다보는 위로의 언어 같다. 남원 출생으로 전북대 국문학과를 졸업한 뒤 40여 년간 교단에 몸을 담았다. 2002년 「문예사조」로 등단한 그는 시집「마음 졸이며 살며」(2003), 「내 별은 아직도」(2005), 「조그마한 몸짓으로」(2008) 등을 펴냈다.

  • 주말
  • 이화정
  • 2011.05.13 23:02

[책의 향기] 동화작가 권정생 4주기 추모행사

「몽실언니」, 「강아지똥」 등 아름다운 아동문학 작품을 남긴 고(故) 권정생(1937∼2007) 작가의 4주기를 맞아 고인의 삶의 터전이었던 경북 안동에서 추모 행사가 열린다.재단법인 권정생어린이문화재단이 14일부터 17일까지 안동 곳곳에서 추모식과 권정생 창작기금 수여식, 음악회, 문학기행, 영화제 등 다양한 행사를 마련한다. 추모식은 17일 저녁 7시 안동콘텐츠박물관 상영실에서 열린다.1부에서는 분향, 헌화와 함께 권정생 동시집 「삼베치마」(문학동네)를 헌정하는 의식이 이어지고 가수 백창우가 권정생의 동시에 노래를 붙인 '어매요, 어매요'를 들려준다. 2부에서는 권정생 창작기금 수여식이 진행된다.15일에는 '권정생의 자취를 찾아서'라는 이름으로 문학기행과 추모공연 등의 행사가 안동시 일직면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에서 열린다.올해에는 특히 권정생의 동화를 바탕으로 제작된 독립영화 '몽실언니'를 상영하는 영화제도 마련돼 눈길을 끈다. 이지상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전쟁과 가난의 상처를 긍정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여준 몽실이의 아름다운 삶을 영상으로 펼쳐놓은 작품이다. 이 영화는 안동전통문화콘텐츠박물관 상영실에서 14일부터 29일까지 6차례 상영된다. 입장권은 무료이며 선착순 예약을 받아 매회 100석 초대권을 배부한다.문의 054) 858-0808.

  • 주말
  • 연합
  • 2011.05.13 23:02

[책의 향기] 득음하듯 풀어 엮은 '명창들의 삶'

1973년 초여름 박동진 명창의 '흥보가'를 만났다.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군산대 교수(55)는 욕과 재담이 뛰어난 '최후의 광대'에 푹 빠져 판소리의 열렬한 팬이 됐다. 판소리를 연구하면서 하루하루를 보내는 사람 말이다. 본보에 '최동현의 명창 이야기'를 연재했던 그가 이 원고를 다듬어 「명창 이야기」(신아출판사)로 펴냈다."원고를 정리하면서 잘못된 부분이 많이 발견 돼 놀랐습니다. 왜 이런 오류가 생겼는지 난감하고 부끄러웠어요. 독자들이 나 때문에 잘못된 지식을 얻게 됐으니, 죄송하다는 말로 그냥 넘어갈 수 없게 됐지요. 뒤늦게라도 잘못을 바로 잡아 책으로 낸 게 천만다행입니다."아는 만큼 들리고, 보이는 게 판소리. 그는 판소리 연구를 해오면서 '소문'에 머물러 있는 '판소리 명창론'을 학문적으로 정립하는 데 힘을 쏟았다. 소리꾼들이 극적으로 득음의 순간을 경험했듯 그 역시 이같은 책을 내놓기까지 여러 차례 시행착오를 거쳤다."'일고수 이명창'이란 말이 있지만, 아무래도 판소리에서 가장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사람은 명창입니다. 물론 명창에 관한 구체적인 기준은 없습니다. 하지만 내가 꼽은 명창은 시대와 지역을 불문하고 판소리에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 정도로 훌륭한 활동을 했던 소리꾼입니다."그는 "명창을 이해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명창의 생애에 주목하고 때때로 예술성에 접근하는 방식을 선택했다"며 "적어도 그 시대 명창에 관한 이야기는 대개 구전이었기 때문에 어디에서, 어떻게 살았는 지 분명하게 사실을 확인하고 싶었다"고 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면서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고, 과거의 오류가 다수 수정됐으며, 이런 학계의 성과를 일반인들과 공유하게 됐다.책에는 비가비 권삼득을 시작으로 최초의 여자 소리꾼 진채선, 서편제 판소리의 시조 박유전, 근대 문물이 만든 명창 임방울, 서민 정서를 대변한 박초월 등과 판소리의 절대적인 후원자 신재효까지 포함됐다. 판소리는 고리타분한 노인들의 음악이 아니라, 현실 속에서 살아 숨쉬는 재밌고도 유익한 젊은 예술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기회. 그는 올해 안에 또다른 판소리 이론서 「키워드 총서 - 소리꾼」(문학동네)을 출간할 예정. 그는 고수를 이론적으로 접근하는 책 출간에도 욕심을 냈다. 잊혀질 뻔한 훌륭한 명창들이 그에 의해 기록된 것처럼, 고수도 그에 의해 또다른 판소리사로 기억될 것이다.

  • 주말
  • 이화정
  • 2011.05.13 23:02

[책의 향기] 경쟁

가수가 되고 싶은 일반인들 혹은 모델이 꿈인 이들을 대상으로 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유명 가수들을 출현시켜 노래로 경합하거나 오페라 가수 미션을 주는 경쟁 프로그램 등 요즘 텔레비전은 '오디션'과 '경쟁'을 빼 놓고는 이야기 할 수 없을 정도다. 그 와중에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면서 한 경쟁 프로그램은 한 달간 방송을 쉬기도 했고 오디션 프로그램들은 알게 모르게 몸살을 앓고 있다. 이렇게 경쟁을 부추기고 경쟁 없이는 앞으로 나아갈 수 없는 사회 속에서 우리가 가질 수 있는 마음가짐은 어떤 것이 있을까. 경쟁이 성공을 위한 필수 요소인지부터 생각해 보자.▲ 화해와 협력이 더 생산적이다 - 경쟁에 반대한다알피 콘 저/ 산눈/ 1만 5,000원이 책은 협력과 경쟁을 비교한 연구 결과를 제시하며 어느 것이 더 생산적이며 목표를 달성하는데 효율적인가를 밝힌다. 우리는 스스로가 가치 있다는 사실을 인정받고 싶어 하고 사람들은 그 이유로 경쟁과 승리를 추구 한다. 하지만 경쟁은 자존심에 타격을 입히기 마련. 과연 경쟁의 승리자들의 자존심은 높아질까?교육심리학자인 알피 콘은 수백 건의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물음에 대한 해답을 찾는다. 승리를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사회구조가 교육을 어떻게 훼손하고, 개인을 어떻게 지배하고 변화시키는지 분석한 것. 사랑과 관심마저도 승리를 통해 얻어야하는 경쟁 사회와 현실을 비판하며 화해와 협력을 추구한다.▲ 가식과 계산이 부르는 실패 - 어설픈 경쟁장 자끄 상뻬 저/ 미메시스/ 7,500원「뉴욕 스케치」,「얼굴 빨개지는 아이」의 작가 장자끄 상뻬의 데생 모음이다. 얼핏 저자의 이야기가 무슨 뜻인지 이해할 수 없지만 깊이 들여다 보면 가식과 맹랑한 계산이 그 스스로에게 낭패된다는 것을 말하고 있다. 장 자끄 상뻬는 그러한 순간을 기막히게 포착함으로써 우리 삶에 대한 통찰을 넓히는 데 기여하고자 한 것. 우리를 압박하며 몰아치는 경쟁과 시장의 논리조차 문득 틈이 보이고 우스꽝스러워지는 순간, 그 순간을 저자는 표현하고 독자인 우리가 좀 더 삶을 느긋하게 바라볼 수 있게 하는 근거가 되는 것이다.키득 거리며 웃을 수 있는 이야기와 그림이 친근하게 다가와 은근한 위안이 된다. 가득 찬 듯 텅 빈 그의 그림에서 경쟁의 부끄러운 순간들을 만난다.▲ 사람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 - 멀리 가려면 함께 가라이종선 저/ 갤리온/ 1만 3,000원20년 동안 300만 명을 만난 후에 얻은 변하지 않는 승리의 원칙.이미지 관리와 고객만족 컨설팅을 해온 이미지설계 전문가 이종선은 진정한 성공은 함께 할 때만 가능하다고 말한다. 세상은 언제나 성공을 사람으로 채우는 사람들의 편이라는 것이 그녀의 주장. 앞만 보고 질주하는 이들에게 사람의 소중함과 함께하는 성공을 이야기하며 사람이 곧 힘 임을 깨닫게 해준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을 줄 알고 작은 것에 행복을 느끼며, 무엇보다 사람을 귀하게 여길 줄 아는 사람들의 진정한 성공 사례를 실명을 등장시켜 엮었다. 경쟁을 통해서가 아닌 세상을 내 편으로 만든 사람들의 비밀부터 그들에게 배운 교훈, 그리고 삶의 기술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성공에 대한 또 다른 시각을 만날 수 있는 책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5.06 23:02

[책의 향기]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마음으로

눈을 감으면 불현 듯 떠오르는 거금도.짙푸른 바다, 깨끗한 청정지역인 전남 고흥 앞바다.거금도에서 어린시절을 보내며 그때의 나에게 바다는단지 나를 섬에 가두어 두는 큰 장애물로만 여겨졌다.물질적 풍요로움도 문명의 혜택도 누리지 못했지만 늘 여유롭고즐거웠던 나의 유년 시절을 생각하면 이제는 그 때 그 바다가 그립기만 하다.중학생 때였나 보다.한창 예민하고 공부에 대한 압박과 미래에 대한 불안함 속에서 안네를 만난 것은.그토록 동경하며 꿈꾸었던 육지를 처음으로 구경하며 부모님께서사주신 책 한권 『안네의 일기』그 시절 세계사에 대해 아무런 상식도 없었던 나는 안네의 비극을 보며 나치 독일, 유대인 탄압, 세계대전 발발 원인 등을 생각하며 국제사회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 지에 대해 조금은 눈을 뜨게 되었고, 14세의 수다스럽고 꿈 많은 소녀가 감당해야 했던 암담한 상황을 보면서 커다란 마음의 울림을 받았다.말소리도 크게 낼 수 없고 외부로 나갈 수도 없는 암울한 상황에서 희망을 노래하기란 쉽지 않았을 텐데도 하루하루 계속되는 탄압과 공포 속에서 한줄기, 한가닥의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꿋꿋하게 살아가는 안네를 만났을 때, 그 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마음속 한 구석이 쓰리면서도 무기력해지기 쉬운 삶에 봄철 파릇파릇한 새싹같은 활력이 생긴다.심지어 자신을 그렇게 만든 사람들마저도 선하다고 믿었던 안네.어쩔 수 없는 상황을 원망하기 보다는 당당히 받아들였던 그녀.생일에나 책을 선물받아 읽으면서도 때론 일기에 독후감도 남기며 작가로서의 꿈을 져버리지 않았던 그녀의 일기는 비록 책은 얇지만 삶에 대한 진지함과 지혜가 벅찰 정도로 담겨있다.어린이날을 맞이하여 부모가 자식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 또한 인생에서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좀 더 일찍 깨닫게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어린이 여러분에게 부탁하고 싶은 것은 다만 오늘 하루를 '살아지는' 것이 아니라 '살아가는' 마음으로 세상과 부딪혀 깨지고 상처 입더라도 희망을 잃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세상에서 당해서 좋을 고난은 없겠지만 시련을 극복한 사람과 아무 시련없이 살아온 사람과는 세상을 대하는 자세는 너무나도 다르다.안네가 필자에게 책을 통해 용기와 희망을 주었던 것처럼 이 《싱글벙글 책나눔 행사》에 많은 사람들이 동참하여 주위의 소외된 어린이들이 희망의 씨앗을 싹 틔웠으면 한다.요즘같이 어렵고 힘든 시기에 필자는 자꾸 안네의 밝은 미소가 떠오른다.싱글벙글 책나눔 캠페인빈곤가정아동들에게 책을 선물해 주세요.모금기간 : 2011년 4월 ~ 8월송금계좌 : 농협중앙회 10573964-75-9932 (예금주 어린이재단)참여방법 : 정기후원, 도서비 지원참여문의 : T. 276-2589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

  • 주말
  • 전북일보
  • 2011.05.06 23:02

[책의 향기] 책으로 만나는 '부처의 가르침'

오는 10일은 불기 2555년 부처님오신날. 불교계최대 경축일이다.이에 맞춰 부처의 가르침을 비롯해 사찰, 전통등, 명상집 등 불교 관련 책들이 잇따라 출간됐다.'부처가 부처를 묻다'(물병자리 펴냄)는 한국 선사로는 최초로 서양에 건너가 해외 포교를 한 숭산 스님의 100가지 가르침을 담은 책이다.숭산 스님이 미국에서 한국의 선(禪)불교를 가르치면서 했던 법문과 선문답, 일화, 대화 내용, 편지 등을 소개한다.숭산 스님은 이 책에서 "진리를 따르고자 한다면 반드시 우리가 처한 상황, 우리가 가진 조건, 모든 생각을 떨쳐 버려야 한다. 그리하면 생각 이전으로 돌아갈 수있고 이것을 맑은 마음이라 부른다"고 설법한다.1927년 평안남도 순천에서 태어난 숭산 스님은 2004년 입적할 때까지 전 세계 36개국에 120여 개 선원을 설립했으며 티베트의 달라이 라마, 베트남의 틱낫한, 캄보디아의 마하 고사난다와 함께 세계 4대 생불(生佛)로 추앙받았다.'청안스님의 무엇을 도와드릴까요'(다산초당)는 숭산 스님의 헝가리인 제자 청안 스님의 법문을 모은 책이다.2008년 불교 TV에서 방영된 법문을 모아 엮은 것으로, 각자 주어진 환경 속에서불성(佛性)으로 사는 삶이 무엇인지 알려준다.대구의 한국불교대학 대(大)관음사(옛 영남불교대학 관음사)를 키워낸 우학 스님은 명상집 '하루 한 가지 마음공부법'(조화로운삶)을 펴냈다.하루에 한편씩 1년 동안 읽을 수 있도록 365편의 글이 실려 있다.우학 스님은 "우리는 모두 평등하게 불성을 가진 본래 행복한 존재"라면서 "그러나 욕심에서 비롯된 번뇌와 망상으로 인해 그 행복이 가려졌을 따름이며 번뇌와 망상이라는 두텁고 칙칙한 커튼을 열기만 하면 본래의 행복은 다시 빛을 발하게 되는 것"이라고 말한다.'부처의 말'(21세기북스)은 베스트셀러 '생각 버리기 연습'의 저자인 일본의 코이케 류노스케(小池龍之介) 스님의 에세이다.전작 '생각 버리기 연습'에서 잡념을 버리는 방법을 제시했던 스님은 이 책에서는 부처의 가르침 중 가장 핵심적인 190가지 구절을 화, 친구, 행복, 자유, 신체 등12가지 주제별로 소개한다.인간의 감정과 욕망을 다스리는 법, 다른 사람들 대하는 법 등 불교 신자는 물론 일반인들에게도 도움이 될 만한 내용을 담았다.'비우고 채우는 즐거움, 절집숲'(운주사)은 사찰림 안내서다.저자인 산림학자 전영우 국민대 교수는 풍부한 인문학적 지식을 바탕으로 3년 동안 발품을 팔아 건져낸 사찰림 24곳을 소개한다. 사찰림의 아름다운 풍광이 담긴 200여컷의 사진도 눈을 즐겁게 해준다.최근 국내에서 주목을 받고 있는 남방불교 수행법인 위빠사나에 대한 수행 지침서 '쩨따시까'(푸른향기)도 출간됐다.네덜란드의 불교학자이며 명상수행가인 저자 니나 판 고르콤은 이 책에서 우리 마음의 심리적 상태와 현상을 52가지로 분류하고, 위빠사나 수행을 하는 동안 마음을 이해하고 지킬 수 있는 방법을 알려준다.김천 성전사 주지 정명 스님이 우리말로 옮겼다.이 밖에 부처의 가르침을 통해 아들을 잃은 슬픔을 극복한 이탈리아 심리학자 줄리오 체사레 자콥베의 '행복을 위한 마음 사용법'(문학세계사), 1천500년을 이어온 한지 전통등의 역사와 한지 전통등 만드는 법을 알기 쉽게 설명한 '한지 전통등'(불광출판사), 사찰 안내서 '바람이 지은 집'(우리출판사) 등도 나와 있다.

  • 주말
  • 연합
  • 2011.05.06 23:02

[책의 향기] 퀴즈왕이 된 컴퓨터 '왓슨' 이야기

지난 2월 미국 ABC 방송의 인기 퀴즈쇼 '제퍼디(Jeopardy)'에서 수많은 사람의 관심이 집중된 퀴즈 대결이 펼쳐졌다. 바로 인간 퀴즈의 달인 두 명과 IBM의 슈퍼컴퓨터 '왓슨'과의 대결이었다. 사흘간 열린 대결에서 왓슨은 74연승의 최다연승 기록을 갖고 있는 켄 제닝스를 비롯한 인간 경쟁자들을 완파했다. 비즈니스위크의 테크놀로지 부문 수석 편집자인 스티븐 베이커가 쓴 '왓슨, 인간의 사고를 시작하다'(세종서적 펴냄. 원제 'Final Jeopardy')는 왓슨이 2007년 처음 탄생해 퀴즈 챔피언이 될 때까지의 자취를 짚어본 책이다. IBM은 1997년 슈퍼컴퓨터 '딥 블루'가 체스 대결에서 인간 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를 누른 이후 슈퍼컴퓨터의 능력을 보여줄 새로운 대결로 '제퍼디'를 택했다. 제퍼디는 다양한 분야의 질문을 망라할 뿐 아니라 질문 자체에 은유적인 표현과 말장난을 담고 있어 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인간과 같은 방식으로 사고하고 소통하는 법을 알아야했다. 처음 만들어낸 컴퓨터의 성적은 형편 없었다. 왓슨의 전신인 '블루 제이'는 "3세와 18세 때 센세이션을 일으킨 팝스타로 2000년에 '갓 밀크(Got milk)?' 광고에 100번째 모델로 출연한 사람은?"(정답은 브리트니 스피어스)이라는 질문에 얼토당토 않게 '홀리 크랩'(Holy Crap. '맙소사'라는 뜻)이라는 답을 내놓기도 했고 러시아어 작별 인사를 묻는 질문에 '콜레스테롤'이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러나 연구진들의 노력에 곧 실력이 눈에 띄게 상승하면서 "'킬빌'의 주연으로 11년간 뉴욕 양키스의 포수를 맡았던 사람"을 묻는 넌센스 질문에 '우마 서먼 먼슨'(우마 서먼+서먼 먼슨)이라고 정답을 맞힐 정도의 능력을 갖추게 됐다. 이 책은 왓슨의 이야기를 통해 인공지능의 현주소도 짚어보고 있다. 생각하는 컴퓨터의 눈부신 성장은 언젠가 컴퓨터가 인간의 노동력을 완벽하게 대체할 것이라는 불안감도 준다. 저자는 그러나 "컴퓨터와 공존한다고 해서 인간의 사고를 컴퓨터의 가차 없는 논리로 프로그래밍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똑똑한 컴퓨터가 한 가지 효용이 있다면 노래하기, 수영하기, 사랑에 빠지기 등 인간만이 할 수 있는 무수한 일을 마음껏 즐기도록 우리를 해방하는 것이다. 컴퓨터가 점점 똑똑해지면서 호모사피엔스라는 종에 속해 있다는 사실로 인해 인간은 새로운 기회를 얻을 것이다."(321-322쪽)이창희 옮김. 336쪽. 1만3천500원.

  • 주말
  • 연합
  • 2011.04.29 23:02

[책의 향기] 한 권의 책, 아이들 일생 바꿉니다

저는 1940년 인천에서 태어났습니다. 1945년 해방되기 전까지 한국은 일본의 지배를 받았지만, 저는 이 모든 것들을 기억하기에는 너무 어렸던 듯합니다. 제가 기억하는 인천은 해방된 후 입니다. 시장에는 장이들이 갓 지어 온 독이 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쌓여 있고, 친구 놈들 중 한 두어 놈은 배를 타러 나간 아버지를 그리워하던, 사람들이 제법 북적대던 그런 곳이었습니다. 6.25 전쟁이 한바탕 휘몰아 쳐간 후 일상을 다시금 느낄 수 있을 때쯤 저는 까까머리 중학생이 되었습니다. 세상은 차츰 평화를 찾아가는 듯했지만 늦은 오후 노을을 보면서도 삶이 무엇이지 고민하는 제 마음은 아련한 허전함으로 간지럽기만 했습니다.주변 어른들의 말과 행동, 그들의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기 시작했던 것이 그때부터였던 듯합니다. 그 즈음 돌아가신 아버지도 종종 떠올려 보았던 것 같습니다.어떤 삶을 살 수 있을까 고민하고 고민하던 시절, 『인간의 조건』이라는 다소 무거운 제목만큼이나 분량도 만만치 않았던 그 책을 밤잠도 설치며 단숨에 읽었습니다. 책의 주인공이었던 '가지'라는 청년은 한 여성을 진심으로 사랑했고, 전쟁이라는 극한 상황 속에서도 인간됨에 대한 고민을 멈추지 않는 순수하고 용감한 남성이었습니다. 그의 모습에서 남자의 자존심을 느낄 수 있었고, 나도 그처럼 살고 싶다고 몇 번이고 다짐 했습니다.젊은 시절 그레이스켈리를 닮았던 제 아내에게 순정을 바치겠다고 결심했던 그 순간에도, 배우가 되겠다고 결심했던 그 순간에도, 제 가슴 한 켠에는 '가지'처럼 강한 열정과 큰 사랑을 뿜어내는 사람이 되겠다는 다짐이 함께 했습니다.살다보면 힘든 날이 왜 없겠습니까만 언젠가부터 제 마음에 각인 되어있는 강한 의지는 힘겨운 순간을 이겨내고 한 걸음을 내딛을 수 있는 힘이 되어 왔습니다. 그 덕분에 저는 아직도 내일을 꿈꾸고, 아내를 하루하루 더욱 좋아할 수 있는지도 모릅니다.책 한권을 읽는 것은 한 사람의 일생을 읽는 것과 같습니다. 인간의 조건을 썼던 고미카와 준페이는 본인이 직접 전쟁에 참전하면서 목격했던 전쟁의 참혹함과 그 안에서 느꼈던 인간의 고뇌를 책 한편으로 풀어냈습니다. 한권의 책 속에 담긴 깊은 성찰과 지혜는 읽는 이의 마음과 감응하여 그의 삶을 송두리째 바꾸어 줄 수도 있습니다.특히 어린 시절 마음에 자리 잡은 개념은 그것이 아무리 사소할지라도, 그의 나머지의 삶 깊은 곳에 뿌리박혀 그를 지배하기 마련입니다. 제가 만약 인간의 조건만큼 제 마음을 울리는 책을 만나지 못했다면 약주 한잔에 부르는 노래가 즐거움인 것이고 사는 것이라 생각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랬다면 그 당시 제가 바라보던 어떤 이처럼 약주 한잔이 삶의 낙인 어른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저는 모든 아이들이 소외 됨 없이 좋은 책을 만나 깊은 감명을 느끼고, 자신만의 삶을 꿈꾸길 바랍니다. 저의 이런 소망이 이루어지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의 도움이 필요합니다. 책이 넘쳐나는 이 시대에도 책이 부족한 아이들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꿈을 선물해 주시길 부탁드립니다.싱글벙글 책나눔 캠페인빈곤가정아동들에게 책을 선물해 주세요.모금기간 : 2011년 4월 ~ 8월송금계좌 : 농협중앙회 10573964-75-9932 (예금주 어린이재단)참여방법 : 정기후원, 도서비 지원참여문의 : T. 276-2589 어린이재단 전북지역본부

  • 주말
  • 전북일보
  • 2011.04.29 23:02

[책의 향기] 사랑

이번 주 화제의 이슈는 단연 서태지와 이지아의 결혼과 이혼이다. 팬들에게는 큰 충격을 안긴 '사건'이지만 유명 연예인이라는 사실만 아니라면 그저 슬픈'사랑'. 팬과 가수로 만나 결혼까지 한, 진한 운명 같은 그들의 사랑이 이렇게 안타까운 끝을 맺은 건 가슴 아픈 일이다. 동화 같은 사랑으로 시작해 현실로 끝이 난 이들처럼 사랑은 아름답지만은 않다.▲ 냉정과 열정사이(2권)에쿠니 가오리, 프지 히토나리 저/ 소담출판사/ 1만 6,000원일본의 대표적인 여류작가 에쿠니 가오리와 프지 히토나리가 2년여에 걸쳐 연애하듯 써내려간 릴레이 사랑 얘기다. 10년 후 재회의 약속을 간직한 쥰세이와 아오이, 두 사람의 사랑 얘기를 각자의 입장에서 그리고 있다. 실제로 사랑을 앓는 마음으로 썼다는 작가의 말처럼 남녀 사이의 감정이 고스란히 살아있는 것이 특징. 아오이는 냉정한 사랑을, 쥰세이는 열정적인 사랑을 부여해 책을 읽게 되지만, 책 제목처럼 이 둘 모두 냉정과 열정의 어느 사이엔가 있을 뿐이다. 책을 읽는 동안 우리의 사랑 또한 비슷한 모양임을 발견하게 될 것. 상대방에 대한 상처는 나에게 다시 돌아오며 욕심낼수록 상처는 더 쉽게 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아오이와 쥰세이를 통해 다시금 느끼게 된다.'그들은 사랑했는데 왜 헤어졌을까?'가 궁금하다면 이 책이 정답을 줄 것이다.▲ 사랑후에 오는것들(3권)공지영, 츠지 히토나리 저/ 소담출판사/ 1만 8,000원이 책은 「냉정과 열정사이」의 작가 츠지 히토나리와 섬세한 문장으로 공감대를 형성하는 작가 공지영이 공동집필한 소설이다. 한국 여인 홍이와 일본 남성 준고, 두 젊은 남녀를 주인공으로 문화와 언어의 차이, 남자와 여자 사이에 발생하는 오해를 소재로 삼았다. 츠지 히토나리는 남자의 시선으로, 공지영은 여자의 시선으로 상황을 담아내 복잡 미묘한 사랑의 줄타기를 경험하게 될 것. 두 권의 이야기가 서로 교차되어 하나의 사랑을 완성하는 것이다.열렬한 사랑은 후회를 남기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사랑 후에 과연 좋은 기억들만 찾을 수 있을까? 그 사랑 끝나고 또 다시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을까? 공지영과 츠지 히토나리의 대답을 들을 수 있을 것이다.▲ 당신, 거기 있어 줄래요?귀욤 뮈소 저/ 밝은세상/ 9,800원'인간이 운명을 선택하는 게 아니라, 운명이 결정하는 것을 따라야하는 존재가 바로 인간 아니던가?'(본문 중에서)사랑하는 여인을 한 번만 더 보기위해 과거로의 여행을 하게 된 엘리엇, 하지만 그가 과거를 바꾸면 미래도 바뀌게 된다.'만약 우리에게 시간을 되돌릴 기회가 주어진다면 인생의 어떤 부분을 바꾸겠는가'에서 출발한 이 책은 인생에서의 선택, 성찰, 시간에 대한 개념을 서로 더해 독특한 스토리를 만들어냈다.'사랑은 쉽게 얻어지는 것이 아니야'라는 여주인공 일리나의 말처럼 이들의 사랑도, 우리의 사랑도 순탄치만은 않다. 순식간에 읽게 되지만 그 어떤 책보다 긴 여운이 남는 이야기가 될 것. 귀욤 미소만의 독특한 상상력이 가미돼 재미있게 읽을 수 있으며 선택과 사랑에 대해 다시금 생각해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4.29 23:02

[책의 향기] 시각장애 딛고 사막 250km를 달리다

"내가 안전한 길만 걷고 있다면 세상은 재미없지 않겠습니까. 사막은 시련이 있어 인생은 살만하다고 나에게 일깨워주죠. 자연의 힘 앞에 고개를 숙일 줄 아는 겸손을 배운게 가장 큰 수확입니다."시각장애인이자 사막 마라토너인 송경태(50)씨가 최근 장애를 딛고 사막에 도전한 이야기를 담은 「신의 숨결 사하라」를 출간했다.약간의 빛조차 지각할 수 없는 '1급 시각장애인'인 저자는 이 책에서 지난 2005년 사하라 사막 마라톤 250Km를 6박 7일 동안 완주하는 동안 느낀 성찰의 감동을 군더더기 없는 유려한 문장으로 표현했다. 특히, 눈으로 볼 수 없었던 사막에 대한 묘사는 놀라울 정도로 사실적이면서도 독자들에게 긴 감동을 남긴다.저자는 "사하라사막은 그에게 가혹하다 못해 잔인함의 극치를 주는 땅이었다. 이글거리는 태양, 섭씨 50도가 넘는 지표 온도, 가공할 모래폭풍, 체력을 빨아들이는 모래구릉, 돌투성이 황무지, 40도에 이르는 낮과 밤의 일교차, 사하라는 인간의 발길을 거부하는, 신이 버린 대지였다."고 말했다.사하라 사막마라톤 횡단에는 무엇보다 아들 도움이 컸다."큰아들이 따라와 자원봉사를 했어요. 아들이 없었으면 포기했을지 몰라요. 내가 포기하면 아들의 사기가 떨어질 것 같았어요. 힘이 부치고 어려움이 닥쳤을때 아들과 이야기하며 많은 힘을 얻었습니다. 아들이 없었으면 아마 끝까지 가기 어려웠을 겁니다."고 말했다.이번 대회 준비를 위해 강릉 경포대와 남해 송정리에서 모래주머니를 정강이에 차고, 배낭에는 벽돌 6개를 넣고 뛰었어요. 한여름철 쨍쨍한 대낮에 전주 천변(川邊)을 서너 시간씩 달렸어요. 건식사우나에 들어가서도 뛰었었단다.학창시절부터의 사막에 대한 동경이 오늘날 나를 만들었다는 저자의 이 책에는 매 구절마다 극한을 이겨낸 감동이 살아 숨 쉬고 있다. 마라토너이자 희망전도사를 자청하는 그의 글 속에서는 강한 긍정의 메시지가 들어 있어 삶의 희망을 불러일으킨다.그의 저서로는 「나는 희망을 꿈꾸지 않는다」, 「희망은 빛보다 눈부시다」, 「삼 일만 눈을 뜰 수 있다면」등이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4.22 23:02

[책의 향기] 역사를 바꾸는 '사회적 기술' 의 힘

강철규 우석대 총장(66)은 「소셜 테크노믹스」(엘도라도)를 통해 '사회적 기술'의 중요성을 역설한다. 그가 말하는 '사회적 기술'은 제도와 조직, 정책, 법률, 운영능력 등을 망라한 개념. 전 공정거래위원장이자 서울시립대 경제학부 교수였던 그는 이 책을 통해 10여 년에 걸쳐 150여 개국을 대상으로 한 연구 결과를 집대성했다."'사회적 기술' 중에서 가장 오래된 것이 교역제도입니다. 개방과 교역은 인류가 고안한 최초의 '사회적 기술'이죠. 오늘날에도 해외 무역은 생산성을 향상시키는 기술 중 하나입니다. 국내에서 생산이 불가능하거나 가능하더라도 비효율적인 생산물을 교역을 통해 얻게 되면 기술 개발과 같은 효과를 얻을 수 있으니까요."강 총장은 "소득 수준이 높을수록, 선진국으로 진행할수록 '사회적 기술'은 더 중요해지고 성장에 더 탄력적"이라며 "이는 후진국의 성장 속도가 빨라져 선진국을 따라잡는다는 수렴가설이 더이상 타당하지 않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다. 반부패·법치·투명성 같은 '사회적 기술'이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설 때만 후진국이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있다는 결론. 이어 미래의 바람직한 기업상으로 '감동을 주는 신기업'을 제시했다."하지만 경제 성장은 필요충분조건이 아닙니다. 스리랑카나 인도 사람들은 자신들보다 소득수준이 높은 가봉이나 브라질 사람들보다 더 많은 행복감과 만족을 느끼고 산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어요."즉 경제 성장이나 개인의 자유가 곧 발전이라고 보는 좁은 시각에서 벗어나 생명 존중이나 신뢰 사회 구축, 재산권 보호 등을 발전으로 봐야 한다고 역설한 것이다. 이는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 창립 발기인,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뛰었던 현장 경험에 바탕을 둔 시각이기도 하다.강 총장은 현재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남북 긴장 완화와 평화 정착 기술을 꼽았다. EU(유럽연합) 통합의 기술을 거울 삼아 비무장 지대와 서해 5도 NLL 지역을 평화 지역으로 공동관리할 수 있는 평화협정 체결, 남·북한과 동북아 평화 정착을 위한 통합기술 개발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것이다.

  • 주말
  • 이화정
  • 2011.04.22 23:02

[책의 향기] '도선비결' 동학사상으로 재해석

한국철학 박사인 전택원 씨(65)가 1000년 전 도선(道詵)국사가 쓴 예언서 「도선비결」을 동학사상으로 재해석한 철학서 「마음에 이슬 하나」(바보새)를 출간했다.책의 표지에 실린 석상은 동학 창시자인 수운 최제우다. 그러나 동학사상과 최제우의 사상에 대한 논의는 책의 중심이 아니다. 지은이는 「도선비결」에 대해 전혀 다른 각도로 접근한다.「도선비결」은 조선왕조가 망한다는 예언서가 아니라 21세기 한반도 새 문명에 대한 포괄적 선언이다고 말한다.도선비결이 임진왜란, 병자호란, 한반도 전쟁의 3대 국난을 언급하고 있으며 '남북'이란 단어에 이어 '일국'이란 단어가 나온다고 했다. 통일된 한반도를 암시하는 것이다. 결국 진리의 힘으로 한반도에 통일이 이뤄지고 새 문명이 시작된다는 도선비결의 내용은 우리 앞에 가로 놓인 진리와 분단문제, 앞으로 30년간 일어날 우리의 운명적 사건을 예언하고 있다는 것이다.또 도선비결 271자의 마지막 구절 '三隣助安 鷄龍山 三子奠安'은 '세 이웃나라가 한반도의 안정과 평화를 돕는다. 계룡산은 한반도 1000년 예언을 마감하는 종지부의 상징. 유불선이 하나가 되어 진리의 문명이 자리를 잡는다'는 뜻이라고 한다. 오늘날로 해석하면 주변 4강이 한반도의 안정을 도와 평화를 이룬다는 말이다.문장도 주목할 만하다. 저자는 차분하고 부드러운 존칭어 문체를 구사했다. 도선비결의 문장들을 매듭으로 풀어내며 그 내용을 해설하고, 수운 최제우의 말과 글의 인용을 통해 수운이 이미 그 내용을 인지하고 있었음을 예시했다. 수운이 역사의 동란기에 지도자로서 예언자로서 겪고 생각했을 만한 일들은 다시 저자의 유년 시절과 지나온 세월의 회고, 특정 사물에 대한 사유와 경험을 통해서 재해석 되기도 한다. 그래서 책은 성 오거스틴의 고백록같기도 하고 예언서나 불경 해설서 같기도 하며 어느 시인의 깊고 내밀한 수상록같이 읽히기도 한다. 역사학자들에게 조차 잊혀졌던 비결, 수운을 주인공으로 하여 이 나라와 동학의 진운을 하나로 엮어보고 있는 이 책은 집필기간이 무려 12년이나 걸렸다.전택원 씨는 경남 진영 출생으로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했다. 해직언론인 출신으로 88년 복직돼 홍콩·북경특파원을 역임했으며 97년 신문사를 떠난 뒤 대학에서 10년 남짓 시간강사를 했다.

  • 주말
  • 황주연
  • 2011.04.22 23:02

[책의 향기] 정의

세간의 화두로 떠올랐던 「정의란 무엇인가」가 100만부 판매를 돌파했다. 전문가들은 책의 인기 비결을'정의롭지 못한 우리사회'와 '정의를 모르는 우리'를 꼽았다. 모르기 때문에 읽게 되고 그렇지 못하기 때문에 알고 싶은 욕망이랄까.'적을 알고 나를 알아야 백전무패'라고 했다. '정의'라는 올바른 가치를 실현하기 위해 우리가 알아야할 것은 무엇인가 고민해 봐야할 것. 책과 함께 '정의(正義)'의 정의(定義)를 찾아본다.▲ 자유사회 시민으로서의 도리 -정의란 무엇인가마이클 샌델 저/ 김영사/ 1만 5,000원철학 인문서적이 이렇게 인기 있을 수 있다는 사실에 한번 놀라고 예상처럼 이 책이 재미없다는 것에 두 번 놀라게 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읽게 되는 「정의란 무엇인가」의 매력은 다양한 논쟁 속에 보이는 극적인 발상 때문이다. 샌델 교수가 하버드대에서 실제로 강의한 'Justice(정의)'를 바탕으로 만든 이 책은 자유사회의 시민은 타인에게 어떤 의무를 지는가, 정부는 부자에게 세금을 부과해 가난한 사람을 도와야 하는가 등 시민으로 살면서 부딪히는 질문들을 설득력 있게 풀어 간다. 정치철학의 중대한 질문을 현대 문제에 접합시켜 설명한 우리 모두가 읽어야할 정의에 관한 지침서.▲ 각 분야 지식인들이 논한 '정의론' - 무엇이 정의인가이택광 외 4/ 마티/ 1만 5,000원샌델의 정의론은 '정치철학'이어서 일정한 정치적 입장을 대변할 수밖에 없지만 한국에서는 지극히 '비정치적인 것'으로 소비되고 있다. (저자의 말 중에서)정의 신드롬을 불러 일으킨 「정의란 무엇인가」의 대답을 위해 기획된 책이다. 사회평론가, 철학자, 법학자 등 각 분야의 지식인들이 모여 정의에 대해 논한다. 왜 샌델의 책이 한국 사회에서 인기 있을 수 있었는지를 살펴보고 샌델 정의론이 서 있는 문맥과 장점, 한계를 조명한 것. 또한 정의에 열광하지만 사실 정의는 없는 한국 사회의 모습을 비판적인 시각으로 바라봤다. 센델과는 다른 관점으로 추적한 정의론을 통해 폭넓은 생각의 기회를 제공한다.▲ 버른 절차·합리적 토론 왜 필요한가 - 헌법의 풍경: 잃어버린 헌법을 위한 변론김두식 저/ 교양인/ 1만 2,000원우리 시대 정의와 통하는 길, 법에 대한 변론이다. 이 책은 법이란 무엇인지를 이해하기 쉽게 풀어 쓴 법학 교양서.'법'이라는 단어가 주는 무게와 깊이 때문에 거리감을 느낀 독자라도 편하게 읽을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법대를 졸업하고 사법고시 합격 후 서울지검 검사를 지낸 저자가 우리나라의 왜곡된 법조 문화와 그로 인해 피해 받는 시민의 기본권을 말한다. 또한 정의를 찾아가는 과정에서 시민이 당당한 주체로 참여하기 위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하는 국가, 법, 인권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전달하고 있는 것. 정의란 올바른 절차와 합리적인 토론을 통해서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것임을 강조한다.이 책이 쓰인 2004년과 별반 달라지지 않은 지금의 모습에서 씁쓸함을 느끼게 되며 서양인의 시각으로 쓴 어느 다른 책보다 우리 사회에 던지는 파장이 클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11.04.22 23:02

[책의 향기] 이영순씨 '사랑이 나를 꿈꾸게 한다' 출간

이영순씨(46·전북도청 대외소통국 대외협력과 주무관)에게 책은 '속 깊은 애인'이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 사람들로부터 상처 받았을 때, 실망했을 때 그는 '책 애인'을 찾았다. '책 애인'은 아무 말 없이 받아줬다. 스스로에게 버림받았을 때조차 '책 애인'에게 돌아갔다. 애인은 조근조근 말했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들도 한 때 자신의 애인들이었음을. 그는 용기를 얻었다. 그가 펴낸 「사랑이 나를 꿈꾸게 한다」(스타북스)는 책이 얼마나 훌륭한 연인인 지 증명한 것이다. 동시에 인생의 주인이 바로 자신임을 깨닫게 한 결실이다."토요일 새벽을 여는 독서 모임'리더스클럽'과 결혼하면서 독서 진행을 위해 책을 10번이나 읽기도 했고, 집에서 리허설을 하고, 원고를 쓰고, 고치고 또 쓰고 했어요."한 지인의 말처럼 그는 '지독하게' 성실했다. 책읽기의 즐거움을 만끽하게 될 무렵 그는 새로운 욕심을 냈다. 그것은 바로 책 출간. 꼼꼼하게 글쓰기를 지도해준 최복현 작가의 강력 추천도 한 몫 했다.하지만 매주 금요일 이어지는 '책 쓰기 프로젝트'는 쉽지 않았다. 읽기만 할 땐 즐거웠지만, 읽고 써야할 땐 괴로웠다."급한 성격에 가족들에게 짜증낼 때면 남편은 '책만 읽으면 뭣하냐'고 타박을 하곤 했는데, 글쓰기를 하면서 많이 순화됐습니다. 또 어머니와 청소년기 딸과 아들과 겪었던 일들을 글로 써보면서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가 하는 생각도 많이 했어요. 내 인생의 가장 멋진 선택이 아니었나 싶습니다."그가 적은 것처럼 책은 그의 멘토이자 글쓰기는 그의 은사. 그는 앞으로도 책과 뜨겁게 연애하면서 가슴으로 글을 쓰게 될 것이다. 완주 출생인 그는 한국방송통신대학 행정학과를 졸업했으며, 25년 넘게 공직생활을 해왔다.

  • 주말
  • 이화정
  • 2011.04.22 23:02

[책의 향기] 장애인·소외층 시선 담은 만화집 '엄마, 다녀올게요!'

오는 20일 장애인의 날을 앞두고 장애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 이야기와 장애ㆍ소외계층의 문제를 다룬 만화들이 책으로 묶여 나왔다. 사회복지법인 기쁜우리월드가 최근 발간한 만화집 '엄마, 다녀올게요!'(주니어김영사)는 이 복지법인이 주최하는 창작문화콘텐츠 공모에서 선발된 작품 11편을 묶었다. 1999년 시작돼 작년까지 12회 열린 이 공모전은 장애인과 비장애인 모두에게 문을 열고 있지만, 장애인들의 참여를 특히 독려하고 있다. 이번 만화집에 담긴 'MP3와 보청기' '스무 살'은 각각 복합 장애를 지닌 리산 씨와 청각장애를 지닌 고은정 씨의 작품이다. 특히 현재 대학에서 애니메이션을 전공하고 있는 고은정 씨는 이 공모전에서 장려상과 두 번의 대상 등 세 차례나 수상했다. 이번 만화집에 담긴 '스무 살'은 청각장애를 지닌 스무 살 주인공이 사회의 편견과 생활 속에서 겪는 어려움들로 괴로워하다 자신의 마음 속에 있는 벽을 깨는 것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희망을 발견한다는 내용이다. 아울러 이 책에는 편부모 가정과 차상위 계층의 이야기를 담은 '붕어', 싱글맘과 그 아들을 주인공으로 한 '엄마, 다녀올게요!', 노인복지 문제를 다룬 '앨리스의 사정', 한국에 유학 온 터키인의 이야기를 담은 '하늘 아래 천사들' 등이 실려 있다. 주니어김영사 측은 13일 "정부의 복지 예산 삭감으로 올해 창작문화콘텐츠 공모전이 어려워졌단 얘길 듣고 이 수상작 모음집 출간을 결정했다"며 "이런 행사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져 장애와 소외 계층에 대한 의식을 환기시켰으면 하는 바람이다"고 말했다. 이 책의 인세 수익은 기쁜우리복지관의 장애인 직업 교육 사업에 쓰일 예정이다.

  • 주말
  • 연합
  • 2011.04.15 23:02

[책의 향기] 새들의 사생활을 엿보다

남편의 매력적인 노랫소리에 반해 결혼한 아내는 남편의 노래가 예전 같지 않자 외도를 결심한다. 남편은 아내가 바람을 핀 정황을 포착할 수 있었고, 함께 키우고 있는 아이 중 몇 명이 친자식이 아니라는 것도 의심하지만 누가 친자식이고, 누가 남의 자식인지는 알 수 없어서 아내의 간통을 모른 척 한 채 자녀양육을 계속한다. 또다른 집에서는 형이 부모의 사랑을 독차지하기 위해 동생을 죽인다. 부모는 살인을 목격하지만 양육 부담이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라 이를 방관한다. '막장 드라마'에 나오는 콩가루 가족의 모습 같지만 다행히 인간세계의 일은 아니다. 각각 두건솔새와 왜가리의 세계에서 비일비재하게 일어나는 일들이다. 자칭 '새 탐정'인 캐나다 조류학자 브리짓 스터치버리가 쓴 '암컷은 언제나 옳다'(이순 펴냄)는 여러 새들의 '사생활'을 정밀하게 관찰해 기록한 것이다. 과거 새들은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는 종으로 여겨졌으나 DNA 감식으로 친자 확인이 가능해진 이후 새들의 불륜 비율이 상당이 높은 것이 밝혀졌다. 조류의 세계에서 대부분 짝짓기와 번식에 관한 한 암컷이 선택권과 주도권을 갖고 있어서 두건솔새처럼 수컷이 암컷의 혼외정사를 속수무책 지켜볼 수밖에 없는 경우가 꽤 많다. 암컷의 선택을 받기 위해 수컷은 아름다운 깃털로 치장하거나 아침마다 열렬한 춤 공연을 벌이거나, 호탕한 노랫소리로 자신의 매력을 과시한다. 그렇다고 모든 새들이 '부정'한 것은 아니다. 열대새의 일종인 회색개미새는 일부일처제를 유지하며 부부가 1년 내내 함께 노래하고 함께 식량을 구하고 함께 알을 품는다. 떠돌이 알바트로스 역시 한번 짝짓기를 하면 평생 협력하고 서로에게 헌신한다. 저자는 그러나 이들의 백년해로가 '충실함'의 결과가 아닌 '기회 부족'의 결과일 뿐이라고 말한다. 회색개미새의 경우 번식기가 길고 암컷들의 생식시기가 동일하지 않아 바람피우기가 쉽지 않을 뿐이며 떠돌이 알바트로스는 육아 부담이 워낙 커서 양쪽 부모가 모두 필요하기 때문에 이혼이 어려웠던 것이다. "알바트로스의 복잡한 구애 표현과 일부일처 결합은 선택의 문제라기보다 수천 년에 걸쳐 대양의 생활방식으로 진화해온 것이다. 평생토록 이어지는 부부의 연과 낮은 출산율은 혹독한 환경에서 새끼를 키우는 어려움과 부모 역할에 필요한 에너지를 얻기 위한 필수사항이었다."(134-135쪽)이 책은 더 많은 후손을 남기고 생존 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새들의 다양한 전략을 흥미롭게 소개하고 있다. 제목이 꽤나 도발적인데 원제는 평범하게 '새 탐정(The bird detective)'이다. 정해영 옮김. 300쪽. 1만3천800원.

  • 주말
  • 연합
  • 2011.04.15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