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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고창농악 100년의 발자취

사단법인 고창농악보존회(회장 이명훈)가 고창농악 100년을 정리한 책 「고창의 마을굿」과 「고창농악을 지켜온 사람들의 삶과 예술세계」를 출간했다.고창농악은 호남우도농악 중간에 해당하는 영무장농악에 전통적 계보를 이어오고 있다. 호남우도의 목포지방 농악은 좀 느리고 익산지방으로 갈수록 점점 빨라진다. 그 중간지역인 고창지방은 가락이 느리지도 빠르지도 않다. 고창농악의 가장 큰 특징은 쇠가락과 장구가락, 고깔 소고춤, 잡색놀이. 풍성하면서도 음악적 색깔이 짙은 삼채가락, 질굿가락과 발림이 조화를 이룬다. 굿거리가락에 맞추어 추는 소고춤은 소고잽이의 멋이 가장 우러난 대목이다. 상쇠의 지휘하에 전 치배가 자유롭게 가락에 맞추어 노는 여유가 보이면서도 일사분란하게 호흡을 같이해 참맛이 살아있다는 평가.이명훈 회장은 "고창 농악은 제도적인 관심으로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 순전히 고창농악보존회 회원들의 순수한 열정으로 이루어낸 성과"라며 "고창농악을 전승하는 제자들이 1998년 현장조사를 시작으로 2005년부터 집필해 6년에 걸친 노력 끝에 이뤄낸 성과물"이라고 말했다.전국적으로 이름을 날렸던 쇠 명인 박성근, 장구 명인 김만식, 법구 명인 강모진, 김양술 등이 고창농악의 토대를 닦고, 황규언(고창농악 상쇠), 정창환(고창농악 수법구), 유만종(법구 명인), 박용하(고창농악 대포수, 법구 명인) 등과 70세 이상 고령의 고창농악보존회 회원들, 10여년 동안 고창농악을 전수받은 젊은이들이 올곧게 받아들여 현재에 이르고 있다.제자들은 고창지역 22개 마을에서 연행되는 마을굿과 더불어 고창농악을 발굴하고 이어온 농악 명인 및 원로 등 12명을 만나 인터뷰한 내용을 비롯해 고창농악의 한 종류의 문굿, 도둑잽이굿, 풍장굿 등의 재현과정 등을 사진으로 생생하게 담았다.이명훈 회장은 "고창농악을 활자로 집대성하고자 제1권 「고창농악」에 이어 나머지 두 권을 발간하게 됐다"며 "생생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굿을 재현한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했다.

  • 주말
  • 이화정
  • 2010.11.12 23:02

[책의 향기] 호수·목련 등 자연이 주는 삶의 철학

"되돌아보면 습작을 시작한 지 10년이 흘렀습니다. 서정주 시인의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는 그렇게 울었나 보다'는 구절이 생각납니다. 막상 내 삶의 편린들을 한데 묶어 들추어 보려니, 세상에 소음이 될까 두럽고 떨리네요."자연현상에 대한 남다른 통찰로 폭넓은 공감을 이끌어내온 류인명 시인이 첫 시집 「바람의 길」(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산에 갇힌 호수/산을 떠나지 못하고 있다/너를 만나던 날부터 네 그림자/내안에 둥지를 틀고/그렇게 천년의 세월이 흘렀다'('산정호수' 중에서)시인은 산에 갇힌 호수, 호수를 떠나지 못하는 산을 통해 너(산)와 나(호수)의 관계는 그 누군가를 떠나 홀로 살아갈 수 없는 관계임을 상징적으로 그려냈다. 그는 둘도 아니고 그렇다고 하나도 아닌 불일불이(不一不二)의 관계를 발견한다. 시인은 시'하얀 목련'에서 찰나속에서 영원을, 현상속에서 저 너머 본질의 세계를 꿈꾸기도 했다. 먼 훗날 영혼의 소리가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는 한편의 시로 남으면 좋겠다는 그의 바람이 반영됐다.'어둠 저쪽에 하얀 새떼들 앉아 있다/건드리면 툭 떠질 것만 같은/저 아슬아슬한 경계 문득, 가슴에 와 박힌다/언제나 손에 닿을 듯 하얗게 피어 있는/허공 유난히 눈 부시다'('하얀 목련' 중에서)시인은 "삶의 목적이 완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그것을 향해 나아가는데 있다"며 "삶을 마감하는 날까지 시와 동행하며 한 그루의 나무가 벌판에 서서 우주와 하나 되어 밀어를 주고 받듯이 나의 시도 그런 시가 되고 싶다"고 적었다.부안 출생인 그는 전북지방경찰청에서 근무하다가 1998년 정년 퇴임했다. 2006년 「한국시」로 등단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전북불교문학회, 경찰문학회, 온글문학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0.11.05 23:02

[책의 향기] 40여년 교단에서 바라본 삶의 단상

아동문학가 안도씨(62)가 새 산문집 「안골에서 도시로 나오다」(북 매니저 )을 펴냈다.'언중유골(言中有骨)'이란 말처럼 새 책에서 안씨는 질경이처럼 살아온 삶의 굴곡에 대한 단상(斷想)을 풀어냈다.책은 '나의 증조부 염와할아버지'로 시작해 '아버지의 방학을 축하드리며'로 끝난다. 42년 교단생활을 마감하며 펴낸 이 책에는 작가의 어릴적 가슴속에 간직한 소중한 이야기와 제자와의 추억 등 20편이 담겼다.'서양에서는 어머니가 시집가는 딸에게 진주를 선물하는 풍습이 있다. 그 진주를 'Frozen tears'라고 부르는데 '얼어붙은 눈물'이라는 뜻이다. 시집살이가 아무리 어렵고 힘들어도 참고 견디면 남몰래 흘린 그 눈물이 언젠가는 아름다운 진주로 변할 것이다란 의미를 담고 있다.'(p 87)'진주같은 부부''나의 아내'등에는 치열한 삶을 산 작가의 긍정적인 인생관과 순수한 열정, 진솔함이 묻어난다.또한 걷기 예찬론자인 그는 외모 지상주의와 학교의 문학교육에 대한 따끔한 지적을 한 이야기도 실었다.전북일보에 '재미있는 한자 이야기'를 7년간 연재했던 그는 「월간문학」 으로 등단, 현재 국제펜클럼전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전북아동문학상과 한국아동문학회 공로상, 전북문학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동화집 「민들레의 꿈」「선생님은 내가 미운가 봐」「산에는 꽃이 피네」와 동시집 「지하수」,수상집 「내가 꿈을 꾸는 이유」등을 펴냈다.

  • 주말
  • 황주연
  • 2010.11.05 23:02

[책의 향기] 6일 5회 전북새만금문학제

전북문인협회(회장 이동희)의 '제5회 전북새만금문학제'가 6일 군산 채만식문학관에서 열린다.전북도가 후원하는 이 행사는 문인들도 새만금 시대 전북발전에 동참, 전북의 문화, 예술적 풍토를 조성해 경제와 문화가 함께 발전하는 시너지효과를 극대화 하기 위해 마련됐다.새만금방조제 33.9㎞ 문학투어로 시작되며 이덕일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장을 초청해 새만금테마 문학강연을 듣는다.특히 이덕일소장의 문학강연은 고조선 및 고구려사를 자국의 한 지방사에 편입시키려는 중국의 역사왜곡 작업인 동북공정을 고발하고 이에 대한 심각성을 고취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덕일 소장은 61년 충남 아산출생으로 숭실대 사학과를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사의 쟁점을 풍부한 자료와 정확한 역사적 평가로 재해석한 대중 작가이다.문학강연에 이어 전북문인협회 회원들의 시낭송과 시극공연과 도내 고교생 백일장등으로 진행될 예정이다.이동희 회장은 "군산에서 열리는 이번 문학제는 우리 민족이 대도약을 할 수 있는 역사적인 새만금 현장을 답사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그 현장을 직접 밟은 감회를 문학작품으로 승화시켜 나가기 바란다"고 말했다.한편 고교생 백일장 운문부와 산문부 장원에게는 각 40만원의 장학금이 수여된다. 문의 (063) 278-2296.

  • 주말
  • 황주연
  • 2010.11.05 23:02

[책의 향기] 김용옥 수필집 '찔레꽃 꽃그늘 속으로'

몇 달 만에 문학 행사장에서 우연히 마주친 수필가 김용옥씨(62)는 수척해져 있었다. 지난 여름 심하게 앓았다. 때마침 반가운 소식이 위안이 됐다. 그의 수필집 「찔레꽃 꽃그늘 속으로」(좋은 수필사)가 '제6회 에스쁘아 문학상'에 선정돼서다."'에스쁘아'라는 말 자체가 희망을 뜻하지만, 이 책이 몸 고생을 한 나에게 효자 노릇을 해줬어요. 내가 앞으로 10년간 더 글 쓸 수 있겠지 하는 희망을 선물했습니다."'에스쁘아 문학상'은 작고한 이청준의 소설 「우리들의 천국」의 주인공 조창원 시인이 상금을 내놓은 상이다. 그는 소록도에서 20년간 병원을 운영하면서 문인들을 위해 쾌척한 그의 뜻을 기렸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해했다.표제작 '찔레꽃 꽃그늘 속으로'는 익산 이리초교와 이리농고 사잇길에 있던 무성한 찔레숲에 관한 단상. 잘 익은 망고색의 오솔길은 아름다웠고, 슬펐다."너무 너무 속이 상할 때면 눈을 감고 그 때의 풍경 속으로 들어갑니다. 비몽사몽하듯 시간의 강을 건너죠. 침묵의 소리 끝에 보이는 건 찔레꽃이 날리는 화면이에요."작품은 남다른 인연도 맺어줬다. 미국 수필 전공자 박양근 부산 부경대 교수가 이 작품을 접하고 연락을 해왔다. 찔레꽃 꽃그늘의 적막에 대한 이야기를 오래토록 나눴다.작품 '둘둘둘둘 구구구구'는 숫자'2'와'9'가 갖는 의미에 대한 소회다. '2'는 네가 있어야 사랑이 완성되는 생명체의 짝수, 인화의 수다. 그는 "2인칭 없는 세상은 살맛이 없다"고 했다. '9'는 추억의 숫자다. 1999년 9월 9일 밤 9시 9초는 소설가 김상휘, 대금산조 명인 강정렬, 김용옥 심옥남 이현애 시인, 수필가 김연주·나희주·임숙례·이숙자 시인이 취한 절대시간. 그는 "999년은 고려시대 동성애자 목종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며 "이를 위해 당시의 글을 찾아 읽기도 했다"고 했다."어른이 된다는 건 약아진다는 거에요. 나쁘게 말하면 때가 탔다는 거죠. 정말 나이를 먹어도 순수해지고 싶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그걸 많이 잊고 사는 게 아쉽네요."중앙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그는 1980년 「전북문학」에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를 발표한 뒤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그는 전북문학상, 박태진 문학상, 백양촌 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시집 「서로가 서로를 원하는 이유」, 「세상엔 용서해야 할 것이 많다」, 시선집 「그리운 상처」, 화시집 「빛·마하·생성」, 수필집 「생놀이」,「생각한잔 드시지요」 등을 펴냈다.

  • 주말
  • 이화정
  • 2010.11.05 23:02

[책의 향기] 이경한 전주교대 교수 '골목길에서 마주치다'

이 사내, 부지런하다. 매우 활동적이다. 방송 시사토론 프로그램을 진행할 만큼 사회현상에 대해서도 폭넓은 관심을 갖고 있다. 그리고 세상을 보는 시선이 따뜻하다. 어릴적 술래잡기, 딱지치기, 숨바꼭질, 얼음땡을 하던 골목길을 소중한 기억으로 갖고 있다.교육학 박사이며 지리학자인 이경한이 「골목길에서 마주치다」(푸른길)를 펴냈다.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던가. 1년 넘게 발품 판 소중한 기록을 담아서인지 이 책에는 공감가는 대목이 많다.상인들의 흥정과 호객 행위, 소비자의 물건 값을 깎는 행위, 사람들의 시끄러운 소리 등이 넘치는 시장 골목에서 생기를, 단칼에 동태를 서너 동강이를 내는 아주머니의 숙련된 칼질에서 삶의 생명력을 발견한다.생존과 품위의 경계선상에서 시장 골목을 지키고 있는 사람들을 따뜻하게 응시하고 있다.집과 집이 올망졸망 모여서 마치 미궁처럼 변한 곳. 골목이 골목다운 것은 이 고불고불함에 있다. 다만 이 미로의 끝에 자리하고 있는 것은 함정이 아니라 담장, 대문, 화분, 그밖의 우리들이 잊고 있었던 추억들이다.(99쪽)전형적인 주택가 골목길 풍경을 그림처럼 묘사한 저자는 도시와 교외를 막론한 우리 주변 다양한 골목길의 풍경을 통해 한국의 현대사를 되돌아본다.이 책에서 그는 골목길이 가진 현대사적 의미와 생활 속에 숨어 있는 지리학적 요소들을 학자 특유의 예리한 눈으로 조목조목 찾아낸다. 시장과 여인숙이 동거하는 거리 병무청 안길, 그냥 지나가기도 좁은 말바우 시장 골목길 안에 꼭꼭 들어찬 노점상들의 행렬, 홍어가 빚어낸 거리 영산포, 담주리와 천변리 골목이 보여주는 생생한 대문의 변천사 등을 통해 지리학 이론과 골목의 관계를 알기 쉽게 풀어낸다.골목길에는 삶의 현장성이 강하다. 길을 따라서 새로움을 만들어가는 프론티어 정신이 생존능력과 결부되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저자는 도심 재개발에 밀려 빠른 속도로 사라지고 있는 골목길을 안타까워 한다."골목에는 우리라는 공동체 개념이 있죠. 끼리끼리 어깨를 나누며 살아가는 모습이 있는 곳이다. 골목길을 직선화 하는 것보다는 골목길이 삶을 담아내는 소중한 곳인 만큼 불편하다면 보완하는게 우선이다"고 말했다.전주교대 사회교육과 교수이자 지리학자인 저자는 저서로 「다문화사회와 다문화교육」, 「희망은 아이들이다」, 「아빠의 눈으로 본 미국교육」등이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0.10.29 23:02

[책의 향기] 108편 다양한 시에 대한 우리말 연구가의 해설

한국적 아름다움을 완벽하게 형상화한 시나 한 폭의 동양화 같은 시, 간절한 기도를 담은 시, 우리말의 운율을 잘살려 격조 높은 율격을 보여주는 시 등은 우리말의 아름다움을 가장 함축적으로 담고 있어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그러나 시는 짧은 글이지만 어렵다.단 2행시의 농도 짙은 불확실성이 독자들에게 다양한 해독을 촉발하는 경우도 있다. 문장 끝에 찍은 물음표와 말줄임표, 그리고 마침표도 그냥 지나쳐선 안된다. 현대시의 속성이 절제된 언어와 다양한 비유법을 구사하는 압축미, 함축미이기 때문이다.나 역시 낯선 시를 대할 때마다 감상 능력의 부족으로 애태운 적이 많다.그래서 욕심을 부렸다.나처럼 시 읽기에 자신이 없는 사람들을 위해 내가 소장하고 있는 짧은 시 108편에 작가들의 작품 해설 평을 곁들였다.우리말 연구가 강대택(70)이 펴낸 단시평설 「짧은 시 긴 여운」(신아출판).이 책에는 서정주 김소월 정지용 이해인 부터 도내에서 활동중인 최승범 안도현,정양의 시 108편에 대한 다른작가의 해설을 실었다.자연의 맑고 깨끗한 풍광을 담은 시부터 농촌사람들이 떠난 빈집을 통해 농촌이 처한 현실을 고발하는 시, 삶의 순수성이 나나탄 동시, 시조까지 스펙트럼이 넓다.독자들에게'먼저 나 스스로 감상을 해본 뒤에 작품 해설을 읽어달라'는 주문도 잊지 않았다.미술 전람회장에서 작품 감상 후 제목을 보듯이 말이다.정읍이 고향인 저자는 지난 40년간 초등교육계에 봉직하는 동안 국어교육 전반에 남다른 열정을 쏟았다. 2002년 진안 성수면 외궁초등학교 교장으로 정년퇴임 했으며 2004년부터 4년 동안 전북일보에 '강대택의 알쏭달쏭 우리말'을 연재하기도 했다.지은 책으로는 동시집 「등나무의 노래」,잡문집 「교육에 희망을 걸고」등이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0.10.29 23:02

[책의 향기] 서로 다독이는 마음 오롯이 담아

"'시'라는 놈 알기 쉽게 읊으게. 지나가는 개도 알아듣고 컹컹 짖게."백지를 펼쳐 놓고 앉으면 우뚝 선 산이 시인을 내려다보며 말했다. 세상이 복잡하다고 시까지 복잡할 필요가 있느냐는 가르침이다.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인 목천 정병렬 시인이 펴낸 시집 「설원에 서다」(월간문학 출판부)는 그래서 군더더기가 없다. 서로를 다독이는 마음만이 오롯이 담겼다."살다 보니 시를 쓰게 되고, 더듬더듬 쓰다 보니, '나'를 찾는 노래가 되는 것 같습니다."시 쓰기는 고뇌의 과정이다. '무심으로 기운 비탈길 굴러서 굴러서/ 망가질수록 자유로운 떠돌이 / 하루하루 '나'를 벗는 옥체길('돌의 길')'을 보면 고통 속에서 존재의 집짓기를 하는 시인의 면모가 드러난다. '흐리멍덩한 날'에는 득음하는 영혼의 거문고를 떠올린다."시가 안 써져 답답할 때 뼛속까지 철철 쏟아지는 하늘로, 내안의 천명고를 울리고 싶은 그런 맘이 됩니다. 다 풀어놓고, 다 흘려놓는 그런 마음이 돼요."허소라 군산대 명예교수는 이를 두고 "목천의 시가 품고 있는 정신의 뼈대가 바로 아늑하면서도 쉽사리 무너지지 않는 존재의 집에 맞닿아 있어 읽는 이로 하여금 속화된 스스로를 고문케 한다"고 평가했다.시인은 곳곳에서 자연과의 합일도 염원한다. '부처도 주인이 아니어서 / 이내 떠나고('절')'는 무심(無心)의 극치다. 자연의 일부에 귀속된 시인은 스스로를 만원(滿員)이라 말한다."삶의 희노애락을 맞닥뜨릴 때 과부족 없는 나로 받아들이면서 괴로움이나 죽음마저도 즐거움으로 감내하는 내가 되고 싶습니다. 변화무쌍한 세상을 극복하면서 마음 밭을 가꾸는 콧노래 같은 시를 흥얼흥얼 쓰고 싶어요."순창 출생인 시인은 1961년 「전북일보」로 등단, 시집 「등불 하나가 지나가네」, 「물 길어 가는 새 떼들」를 펴냈다. 현재 한국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두리문학회 회원으로 왕성하게 활동중이다.

  • 주말
  • 이화정
  • 2010.10.29 23:02

[책의 향기] 40여년 교육 여정 갈무리

"나의 삶의 요체는 자강불식(自疆不息), 법고창신(法古創新) 입니다.쉴새없이 걸어온 40년 교육여정, 굽이 틀며 가는 길 참 사연도 많았지만 부단히 뭔가를 새롭게 해보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러나 워낙 재주가 없어서인지 지금 교단생활을 되돌아보니 모든게 다 미미할 뿐입니다.전주신일중 교장을 끝으로 42년 교직생활을 마감한 이광훈 전 교장이 정년퇴임 문집 「길」(도서출판 합동)을 펴냈다.이 책은 오랜 교직생활에 중에 저자가 틈틈이 생각하고 느낀 바를 진솔하게 적은 일기와 메모, 주고 받은 편지, 수필과 논단, 출강시 사용한 원고와 학생들에게 훈화한 내용을 학교 홈페이지에 올린 연설문, 그리고 학부모에게 보내는 글들을 묶어 발간했다.그는 평소 교무수첩에 주요 업무내용외에 시시콜콜한 것까지 메모하기를 좋아했고 1988년부터는 인터넷다이어리를 쓰기 시작해 10여년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충실하게 작성했다. 그러나 인터넷 사이트가 사이트가 갑자기 폐쇄되는 바람에 소중한 기록들을 졸지에 잃어버리고 말았다며 이번 퇴임문집이 반 쪽 문집만 내는 꼴이 되어 아쉽다고 말했다.글마다 학생들에 애정이 듬뿍 담겨있고 진정한 스승상이 무엇인지를 제시하고 있다.1968년 정읍 수곡초에서 교편생활을 시작했으며 정읍산외중 교장, 전북학생교육원장, 전북공립중교장회 회장등을 역임했다. 2009년 한국교육자대상 스승상을, 올해는 대한민국 황조근정훈정을 수상했다.저서로는 고려속악가사 여음고등 다수가 있다.

  • 주말
  • 황주연
  • 2010.10.22 23:02

[책의 향기] 병 고치는 의사, '지독한 식민지' 병에 경종

책을 내는 데 얼추 3년이 걸렸다. 자료를 찾고, 또 찾았다. 뭔가 미흡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설 쓰는 의사 이선구(54·군산 안과 원장)씨가 이번엔 역사소설 「사자춤」(도서출판 계간문예)을 출간했다. '인간은 역사적인 존재'라는 물음에 대한 미완의 답이다."광복절 특집 프로그램'광야로 간 의사들'을 보면서 책을 써야겠다고 마음 먹었어요. 일제 때 조선인 의사라고 하면 안락한 삶을 살기 마련인데, 왜 그걸 포기하고 만주나 몽골, 러시아로 가서 자신의 몸을 불살랐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식민지적 역사 인식이 두번째 도근점이 됐다. 조선은 일본에 의한 지배와 착취 구조가 뿌리 깊었다고 판단했다. '재주는 조선인이 부리고, 돈은 일본인이 챙겨간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수탈은 잔혹했다. 차별은 소외로, 소외는 저항을 낳았다. 우리나라의 국운은 현재에 이르기까지 일본과 중국, 러시아, 북한과의 긴장 속에서 결정된다는 뼈아픈 현실도 한 몫 했다."날마다 분노하고 날마다 울었습니다. 우리나라에 살면서도 정치, 경제, 역사 어느 것 하나 내 목소리를 낼 수 없었던 현실 때문이죠. 지독한 식민지성에 대한 결과물인 셈입니다."소설은 1900년대와 2030년을 넘나든다. 한반도와 동북아를 둘러싼 일본의 음모에 맞서는 이 록과 구한말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헌신하는 열사 이 준이 주인공으로 등장, 소설 속 또 다른 소설이 이어진다. 강화도 조약, 임오군란, 갑신정변, 을미사변 등을 일으킨 일본의 끝없는 야욕과 조선의 패배적인 역사인식이 '지독한 식민지성'에 경각심을 일깨워준다.'칸트는 알아도 조선 후기 실학자인 최한기(1803~1877)는 모르는 것이 오늘을 사는 우리의 자화상이다.'김용헌 한양대 교수의 말은 그의 역사의식을 대변한다. 그에게 있어 역사란 책 속에 묻힌 과거의 기록이 아니라 깨어있는 자에 의해 재해석되는 것이다."일본의 상야(우에노)공원에 가면 한번쯤 이준 열사를 떠올려 보길 바랍니다. 아르바이트로 동경전문학교 법률학과에 다니던 그가 굶주리다 못해 공원에 힘없이 앉아 지은 시를 말입니다."그는 장편소설 「왕롱의 잔」의 재판과 희생에 관한 뒷부분을 준비중이다. 온통 금기로 가득찬 세상에 대한 판결이 어떻게 나올 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 주말
  • 이화정
  • 2010.10.22 23:02

[책의 향기] 제9회 전북 중·고생 이야기대회

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전북국어교사모임(회장 이정관)은 28일 오후 2시부터 최명희문학관에서 전북 중고생이 참여하는 '제9회 전북 중·고생 이야기대회'를 연다.이번 대회는 사라져가는 입말을 보존·발전시키고 학생들의 말하기 능력을 향상시키며, 상상력과 창조력을 높이기 위해 마련됐다.이 대회는 옛날 이야기(들은 이야기)와 요즘 이야기(겪은 이야기)를 소재로 한다. 내용은 제한이 없고 시간은 5~ 8분 내외. 이야기로 들어볼 만한가, 새로운가, 꿈을 꿀 수 있는가, 짜임새가 있는가, 말솜씨가 있는가 등을 기준으로 평가한다.접수기간은 25일까지. 중·고생 각 부문별로 총 8명에게 수상의 기회가 돌아간다. 1등상인 금상수상자에게는 도교육감상이 수여된다. 문의 016-683-7631(이정관), 한수미(016-9345-4390).최명희문학관은 아홉번째 혼불문학기행 '이진숙 선생과 함께하는 혼불 읽고 또 읽고'가 29일 오전 10시에 열린다.이번 기행은 혼불 8권에 나오는 경기전 전동성당 오목대 이목대 향교 등 전주한옥마을 일대를 직접 걷는다.혼불 읽고 또 읽고에 참석하는 분들을 주요대상으로 하며 전주시 문화관광해설사가 로드강사로 참여한다.27일까지 모집하며 일반 시민들의 참가신청도 받는다.문의 063)284-0570

  • 주말
  • 황주연
  • 2010.10.22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