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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이 배는 지옥행' 등

▶ 이 배는 지옥행야마나카 히사시 저/ 보물창고/ 9,000원평범한 소년들이 겪는 한 편의 모험담. 주인공 가즈야는 여름방학이 시작하자마자 방학이 끝나기만을 바란다. 새로 산 텔레비전을 실수로 깨버렸기 때문. 걱정이 가득해진 가즈야는 결구 가출을 결심하고 집을 나온다. 친구 마고토와 우연히 낯선 배에 올라타게 되는데 알고보니 배는 보험사기를 노리고 바다 한가운데서 폭발 시킬 '지옥행' 배.동화에서 낯선 소재로 받아 드릴 수 있는 '보험사기'를 다뤘지만 친숙한 에피소드를 통해 충분한 재미와 설득력을 지녔다. 소년들에게 닥친 음모는 긴장감을 더하고 위기를 헤쳐 나가는 모습에서 충분한 공감을 얻을 수 있다. 주인공의 사소한 행동 하나와 등장하는 물건들이 결말 부분에서 모두 합쳐지며 고개를 끄덕이게 만드는 매력을 가진 책.▶ 잘 가라, 산도깨비야이환제 저/ 도서출판 문원/ 9,000원그저 애완동물이 아닌 '가족'이 된 강아지에 얽힌 다섯 가지 이야기를 담은 동화집이다. 사람에게 새끼를 빼앗기고 슬퍼하는 개, 다른 개에게 물리고 위협 당하는 사람을 구하는 개, 함께 살 사람을 스스로 선택하는 개, 살갑진 않지만 죽을 때까지 묵묵히 주인 곁을 지키는 개, 눈물 흘리며 고통을 호소하는 개 등 저마다 가슴 뭉클한 이야기를 전한다.아이들로 하여금 제대로 키울 수도 없으면서 함부로 생명 있는 것을 가지려 하는 행동은 무책임하다는 것을 느끼게 해준다. 개의 순수하고 우직한 충성심을 볼 수 있는 훈훈함이 담겨있다.▶ 애벌레 너, 딱 걸렸어!오시은 저/ 푸른디딤돌/ 9,000원이야기 속 주인공들이 닥친 여러 상황을 보며 공감하고 위안을 얻을 수 있는 동화집이다. 처음 학교에 들어가게 되며 겪는 아이들의 어려움과 많은 스트레스를 그냥 피하기보다는 상황을 받아들이고 이겨내도록 도와주는 이야기들을 엮었다.'뽀송뽀송 나라 울보 공주'에서는 눈물 때문에 부모님의 골칫덩어리가 된 울보 공주의 이야기를 '여우 누이'에서는 막내 동생이 여우라고 믿는 민우의 이야기를 들려준다. 책 제목과 같은 '애벌레 너, 딱 걸렸어'는 씩씩한 나래와 애벌레들의 한판 승부를 담았고 '내 멋진 꿈'을 통해서는 잔소리에도 기죽지 않는 가연이의 이야기가 펼쳐진다.어른들의 세계와 부딪히면 서도 무너지지 않고 자신의 내면을 꿋꿋이 만들어가는 네 명의 주인공을 통해 자아를 성장 시킬 수 있을 것이다.▶ 뜻밖의 유산잉바 암비요른센 저/ 써네스트/ 1만원뉴욕이 미국인지 동경이 일본인지는 대부분 알고 있는 사실. 하지만 오슬로나 노르웨이는 어떨까? 아이들 뿐 아니라 어른들도 제대로 알고 있는 사람이 드물다. 나이를 떠나 문화를 편식하기 때문에 생기는 일.'뜻 밖의 유산'은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함께 개와 고양이 등 많은 동물들이 등장시켜 서로 다른 특징을 가지고 있지만 서로 합의한 약속만 지키면 함께 살 수 있다고 말한다. 세계가 하나가 돼가는 요즘 문화의 다양성을 알려 주는 책. 아이들로 하여금 나와 다른 문화와 성격이 항상 존재하며 내 것만을 내세우는 것이 아니라 서로 인정하면서 살아나가는 방법을 배워야 함을 느끼게 해준다.

  • 주말
  • 이지연
  • 2008.08.08 23:02

[책의 향기] 인생에도 알리바이가 필요하다

"실존주의 문학을 대표하는 까뮈의 「이방인」을 읽은 소감 한마디씩 해보자.""너무 평범해요." "졸려요.""우와, 작품을 완벽하게 이해했구나! 역시!""???????""'뫼르소'라는 인물이 정말 평범하잖아. 인생이 졸릴 정도로 단조로워요. 까뮈가 지루한 문장을 나열한 이유가 그 삶을 표현해내기 위해서야. 그러니까 너희들은 완벽하게 이해하며 읽은 거지. '뫼르소'의 평소 성격이 어떠했니?""평소에 필요한 말 이외에는 하지 않아요. 돈, 성공, 명예에 관한 욕구가 별로 없어요. 결혼에 대한 구체적인 생각도 없어요.""사람들은 죄를 추궁할 때 그 자체보다 이전의 행동들을 가지고 판단한다. 요즘 말로 '뒤끝 길다'라고 하지. 엄마들이 야단칠 때 지나간 일까지 들추어내는 것 싫어하잖아. 너희들은 어떠니?""당연해요. 생각은 이어지는 거잖아요." "안돼요. 이전의 것은 반성했는데 또 말하면 반성의 의미가 없어요.""'뫼르소'가 어머니가 돌아가신 날 했던 행동들(울지 않고, 담배 피우고 , 차 마시고, 어머니의 시신을 보려하지 않은)은 평소 그의 행동을 보면 이상할 것도 없는데, 왜 지탄을 받았지?""평소에 적극적으로 살지 않은 탓이에요. 다른 사람들 눈도 좀 의식하고 살아야 하잖아요.""맞아. 현실에 적극적이지 않은 사람은 상처받기 쉬운 세상이야. 어떤 형태로든 낙오자 취급을 받아. 사실 우리가 원하는 삶은 무소유로 사는 것인데 욕심없이 살면 바보 취급을 해요. 인생에도 알리바이가 필요한 거 같다. 무슨 일이 생겼을 때 그 사람이 살아온 모든 것이 알리바이가 되어 그 사람을 평가하게 된다. 우린 어떻게 살아야 할까?""열심히 살아야 해요. 그리고 '뫼르소'는 어울리지 않는 친구를 사귀어서 엉뚱한 사건에 말려 들었어요. 친구 사귀는 것도 중요한 거 같아요.""맞아. 아랍인을 죽인 동기에 대해 판사에게 '뫼르소'가 뭐라고 했지?""태양때문에요.""그 태양은 어머니 장례식 날 뜬 그 태양과 비슷하지. 그 날의 슬픔, 아픔이 밀려온 것이 아닐까? '뫼르소'는 울지는 않았지만 그 때까지 그 상처를 달고 다닌 거야. 상처란 그날 바로 발산 되는 것이 아니라 후에 나타나기도 하는 거지. 모든 사람이 너무 자기중심적으로 생각하는 건 곤란한 거 같아. 너희들은 적극적인 태도로 열심히 살아야한다. 하지만 적극적이지 않다고 해서 이방인 취급을 하는 건 안돼. 누구나 존재의 의미는 다른 거라는 걸 인정해 주어야해."'뫼르소'는 죽은 사람 모양으로 살다가 마지막으로 신부를 향해 하나님을 부정하며 분노를 폭발하다 평화와 생의 의욕을 느꼈다. '뫼르소'는 살인범으로 고발되었지만 어머니의 장례식때 눈물을 흘리지 않은 죄로 사형선고를 받았다.우리도 어느 시점에서 죄를 추궁당할 수 있다. 열심히 살지 않으면 '뫼르소'를 위한 '셀레스트'의 증언처럼 그저 운이 나쁘게 죽을 수도 있는 것이다. 현실은 이방인을 향해 언제나 총을 겨누고 있다.-알베르 까뮈의 「이방인」을 읽고 아이들과 이야기를 나누다./민경희(책읽기모임 '담쟁이' 회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8.08 23:02

[책의 향기] '1318' 을 위한 이청준 선생 대표작품

"이청준 씨의 소설을 좋아하오. 직업상 그럴 테지 하고 빈정댈지 모르지만, 그렇기도 하고 또 그렇지 않기도 하오. 하늘과 땅이 하도 아득하여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제일 먼저 보고 싶은 것의 하나가 이청준 씨 소설이오. 이런 경우엔, 그는 무엇이라 할까. 그는 어떤 표정을 짓고 또 울음을 울까." (김윤식 문학평론가)한국문학의 앞이 보이지 않을 때 제일 먼저 찾아 읽고 감당해야 할 소설이 바로 미백(未白) 이청준의 소설이다.소설가 이청준. 지난달 31일 그가 세상을 떠났다. 지난해 11월 투병 중에 창작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열림원)를 펴내며 "내 눈에 신화, 영혼의 문제가 보이는 걸 보니 여기가 내 소설 쓰기의 낭떠러지인 모양"이라고 했던 그. 창작집 「그곳을 다시 잊어야 했다」는 그의 마지막 책이 됐다.1939년 전남 장흥에서 태어난 그는 1965년 「사상계」를 통해 문단에 나왔다. 문학의 길로 나서게 된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열살도 되기 전 잇달아 겪었던 아버지와 맏형, 아우의 죽음. 그의 작품이 고도의 관념적인 주제와 맞닿아 있었던 것도 이 때문이란 걸 부정할 수 없다.이청준의 문학세계는 집단과 개인의 관계, 지식인의 역할, 산업사회의 인간 소외 등 현대사회의 묵직한 주제들로 대표된다.그의 작품은 영화로도 많이 만들어졌다. '서편제'와 '축제', 그리고 임권태 감독의 100번째 영화 '천년학'의 토대가 된 「선학동 나그네」. 이창동 감독이 영화로 만들어 칸영화제 수상을 이뤄낸 '밀양' 역시 이청준의 「벌레이야기」가 원작이었다.문학적으로, 대중적으로 높은 평가를 받은 작가. 온라인 서점 알라딘(http://www.aladdin.co.kr)이 '우리 문학의 거목 이청준 선생님 타계'를 제목으로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선생의 작품을 선별했다.「천년학」(열림원), 「할미꽃은 봄을 세는 술래란다」(주니어파랑새), 「동백꽃 누님」(다림), 「떠돌이개 깽깽이」(다림), 「그 여름의 일기장 소동」(다림), 「눈길」(휴이넘), 「당신들의 천국」(휴이넘), 「선학동 나그네」(문이당) 등.이청준 작품은 학생들에게는 교과서나 마찬가지다. 「선학동 나그네」는 6차에, 「눈길」은 7차 국정교과서에 실렸으며, 「잔인한 도시」 「병신과 머저리」 「매잡이」 「이어도」 「서편제」 「건방진 신문팔이」 「줄광대」 등이 문학 교과서에 수록되거나 모의고사에 단골 출제되고 있다. 공부 삼아서라도 그의 책을 펼쳐보자.

  • 주말
  • 도휘정
  • 2008.08.08 23:02

[책의 향기] 상서(上書)

연일 폭염이다. 폭염주의보라는 말이 익숙해지려는 걸 보면 예전에 비해서 더워 진 것은 분명한 듯하다. 그래도 이상 기후 때문인지 가뭄에 대한 걱정을 조금 덜해 진 듯하다. 봄 가뭄과 한 여름 가뭄에 논밭이나 농부의 맘이나 다 타들어간 것을 생각한다면, 수리시설의 개량도 한 몫을 했겠지만 지구온난화의 덕(?)일지도 모르겠지만 확실히 가뭄에 대한 걱정과 두려움은 줄어들었다.농경을 기반으로 한 우리나라에 있어 물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장마철에만 비가 집중된 기후 때문에 가뭄과의 싸움은 생존의 문제였다. 단군신화에 나오는 풍백(風伯)·우사(雨師)·운사(雲師)들이 그렇고 백제 등 삼국이 시조묘와 명산에 기우제를 지낸 ??삼국사기??의 기록들에는 왕조사회에 백성들의 풍요로움을 저해하는 가뭄을 이겨내는 것이 곧 왕의 '천명'과 통했음을 알 수 있다. 비가 내리지 않아 백성들이 고통을 겪게 되는 것는 왕의 도덕정치에 흠이 있기 때문에 왕은 하늘에 기우제를 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고려시대에는 가뭄이 들면 근신하고 천지, 산천, 종묘, 부처, 용신에게 제를 지냈으며, 조선시대에는 음력 4월과 7월 사이에 거의 정례적으로 기우제를 지낼 만큼 가뭄은 일상화되어 있었다.가뭄은 곧 흉년으로 이어지고, 이는 백성들의 삶이 고단해 지는 것을 의미하였다. 가뭄과 흉년이 반복되면 극심한 어려움이 있을 수밖에 없다. 때문에 위정자들은 기우제를 지내기에 앞서 백성들의 생활을 돌보는 소위 '민생법안'을 챙기는 일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가뭄과 흉년에 따른 백성들의 고통은 모두의 분담으로 숨통을 트는 그런 너그러움과 상생의 방안이 우리들에겐 있었다.위의 문서는 1902년 부안 소산면의 박덕수를 비롯한 43명의 면민(面民)이 연명으로 관찰사에게 올린 상서이다. 본래 이 지역은 가뭄이 잘 드는 곳인데 농사까지 흉년이 들어 백성들이 뿔뿔이 흩어지고 도산하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런데 신율포에 사는 박병선이 소산면과 고부에 접해있는 지역의 주민에 이르기까지 한사람마다 조(租) 3, 4두씩 나누어주는 일이 있었다. 그러므로 그를 포상하여 다른 사람들이 본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청하는 내용이다. 박병선의 노력은 남 다르다. 관청에 손을 벌리는 것 보다, 몇몇 유력자들 중심의 시혜보다 십시일반이 갖는 소중한 가치를 실천한 것이다.어려움을 해결하는 다양한 방법들이 존재할 것이다. 박병선이 한 것처럼 자신이 아닌 공공의 이익을 위해서 서로가 도움을 주고 받는 힘은 무엇보다도 값지고 오래갈 수 있다. 굳이 값싼 소고기를 먹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축산 농가를 망하게 하는 그런 아둔하고 이분법적인 정책보다 십시일반으로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그런 정책을 고민해야 할 때이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08.01 23:02

[책의 향기] 비폭력은 약자 아닌 강자의 무기

마이클 네이글러(Michael Nagler)의『폭력 없는 미래』(이창희 역, 두레, 2008; 원제: The Search for a Nonviolent Future)는 2002년 전미국도서상을 수상한 노작이다. 간디의 손자 아룬 간디는 추천 서문에서 "인류는 폭력의 문화에 푹 절어 있어 그것이 우리 존재의 핵심까지 파고들어버렸다"고 탄식한다. 폭력에는 물리적 폭력뿐만 아니라 과소비, 자연파괴, 증오, 편견 등과 같은 조용한 폭력도 엄존한다고 하였다.저자는 '비폭력'이란 여러 가지 조건 때문에 가려져 왔을 뿐 원래부터 있어 왔던 것이며, 그것은 약자의 무기가 아니고 강자의 무기라고 주장한다. 사랑에 바탕을 둔 비폭력의 강력한 힘은 공포로부터 나온 힘보다 천 배나 더 강하고 오래 지속된다고 말한다. 저자는 폭력의 문제를 해결하고, 한 걸음 더 나아가 폭력이 없는 즉 비폭력 상태를 정상적인 상태로 만들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를 꼼꼼하게 서술하고 있다. 1991년 8월 러시아에서는 스탈린주의로 돌아가려는 반혁명 쿠데타를 대중이 일어나서 봉쇄한 사건이 있었는데 그것은 용기 있는 비폭력 저항 운동가들이 몇 달 전부터 체계적으로 비폭력적인 대응 전략을 꾸준히 준비해온 결실이었다. 그들은 아무 무기도 없었고 오직 의지, 정의에 대한 확신, 그리고 목숨을 건 용기를 가졌을 뿐이었다.1941년 아우슈비츠에서 다른 수감자를 대신해 죽기를 자청한 끝에, 물도 주지 않는 아사 감방에서 죽어간 막시밀리안 콜베 신부의 예는 비폭력의 힘이 나치 하에서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에게 용기와 힘을 주었는가를 잘 보여준다.현장에 있었던 이는 당시를 이렇게 증언하였다."이 일은 수용소 전체에 큰 충격을 주었다. 우리는 인간성이 진흙탕에 떨어져 짓밟혔다는 말이 틀렸음을 확신하게 되었다. 수만 명의 사람들이 정의로운 세상은 계속 존재할 수 있으며, 우리를 괴롭히는 자들은 이런 세상을 파괴할 수 없다는 확신을 얻었다. 콜베 신부가 우리들 중 한 사람, 아니면 그 사람의 가족을 위해 죽었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매우 단순한 시각이다. 그의 죽음은 수만 명을 구했다고 하는 편이 옳다."저자는 이처럼 비폭력이 얼마나 위대한 힘을 발휘해 왔는가를 수많은 사례들을 통해 보여준다. 비폭력주의자들은 폭력보다 비폭력의 힘이 더 강하다고 생각하여 폭력 대신 이 힘을 선택한다.비폭력은 폭력이 아닌 어떤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자연에 뿌리박은 힘이며 비폭력은 법칙이지 우연이 아니라는 것이다. 우리는 이라크 전쟁 당시 드러났듯이 전쟁을 게임을 보듯 텔레비전으로 감상하는 시대에 살게 되었다. 욕망을 무한대로 부추키는 광고, 객관적임을 표방하는 매체 보도 방식, 이런 것들이 폭력을 내면화시킨다. 해결책이 없는 듯하다. 그런데 저자는 우리 시대에 이르러 폭력이 넘친다는 사실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폭력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도전에 직면했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네이글러는 폭력은 더 큰 폭력을 불러오기 때문에 폭력을 폭력으로 해결하려고 하면 안 된다고 주장한다. 이제까지 세계평화를 위한 인류의 끝없는 전쟁, '마약과의 전쟁,' '테러와의 전쟁' 등은 모두 실패로 끝나고 말았다.우리는 역사와 자신을 돌아보고 비폭력의 소양을 쌓기 위한 부단한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데 그것은 근본적인 가치관, 세계관의 전환을 필요로 하는 것 같다. 무자비한 무한 경쟁의 논리가 지배하는 이즈음 '내'가 아닌 '우리'의 공존을 위하여 시대는 우리에게 깊고도 근본적인 성찰을 요구하고 있다./최효준(전북도립미술관장·본보 서평위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8.01 23:02

[책의 향기] 눈먼 소년 미로 바다를 보다 등

▶ 눈먼 소년 미로 바다를 보다알렉스 쿠소 저/ 푸른숲/ 8,500원프랑스를 어느 한적한 바닷가 마을을 배경으로 그 곳에서 살고 있는 눈먼 소년 미로의 맑고 섬세한 성장 이야기. 팔뤼슈 할아버지와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나누고 옆집에 새로 이사 온 소녀에게 두근거리는 첫사랑의 감정을 느끼는 미로를 통해 일상생활 속에 숨어있는 삶의 행복함을 잔잔한게 느낄 수 있다.세상을 바라보는 주인공 미로의 시선은 시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는 아픔을 이겨낸 당당하고 자유로운 모습이다. 오히려 앞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자유롭게 꿈꿀 수 있다고 있는 미로의 모습에서 타인과의 관계, 세상과 소통하는 의미를 깊숙이 들여다 본다.▶ 꿈 나누미 요정로이스 로리 저/ 주니어랜덤/ 9,000원'꼬맹이가 속삭였다. 꼬맹이는 손을 뻗어서 비쩍 노인의 손을 잡았다. 둘은 꿈이 노부인에게 힘을 주기를 바랐다. 그들은 생각했다. 평화. 가족'(본문 P152)'겹겹이 집'에서 함께 살면서 사람들의 추억을 모아 행복한 꿈을 꾸게 해주는 꿈 나누미 요정, 고사머. 이 책은 사람들에의 추억 조각을 모으는 고사머들 중에서도 이제 막 꿈을 만들기 시작한 어린 고사머 '꼬맹이'가 주인공이다. '꼬맹이'를 훈련시키는 감독자 '비쩍 노인'과 학대 받으며 자라온 한 소년, 외로이 홀로 사는 노부인 사이에서 성장해 가는 어린 고사머를 통해 자신을 키우는 것은 '나 자신'이라는 것을 배울 수 있다.요정과 악마의 대결이 아니라 이제 꿈을 만들기 시작한 어린 고사머의 성장 이야기 이자 희망의 메시지. 가정 폭력이나 이혼 등 현대 사회에서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이야기에 녹여 더욱 친근하게 다가온다.▶ 맛있는 정크푸드, 왜 몸에 나쁠까요?케이트 나이턴 저/ 시공주니어/ 6,500원아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을 꼽자면 단연 피자, 햄버거 같은 정크 푸드. 이미 인스턴트 음식에 길들여진 아이들의 입맛을 고칠 방법은 없을까?아이들의 식습관을 위협하는 정크 푸드의 모든 것을 밝히며 아이들 스스로가 무서움을 알게 도와준다. 그저 정크 푸드의 유해성만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라 몸에 좋은 음식에 대한 정보도 함께 알려줘 건강한 식습관을 유도한다.그림과 함께 설명 돼 있어 더욱 쉽게 다가오고 햄버거 등 정크 푸드로 알려진 음식들의 건강한 요리법도 나와 있어 아이들 먹거리를 걱정하는 어른들도 함께 보면 좋을 책이다.▶ 꽃이 피었어요, 바닷가에!박상용 저/ 보림/ 1만 5,000원바닷가에서도 꽃이 핀다고?거친 환경에서 살아가는 바닷가 식물 중 대표적인 38종을 섬세한 그림, 사진과 함께 담아냈다. 저자와 화가가 현장을 다니며 직접 관찰한 자료를 바탕으로 각 풀들의 이름에 얽힌 유래부터 꽃을 피우로 열매를 맺는 과정까지 쉽게 설명했다. 정밀한 그림까지 다룸으로써 전문 서적 못지않은 깊이를 지닌 책.비록 볼품없어 보일 수 있는 키 작고 꽃잎마저 작은 풀들이지만 척박한 환경에 적응한 모습에서 생명의 아름다움을 느낄 수 있다. 바닷가 식물의 모습을 담은 우리나라 첫 생태 이야기책이자 도감.

  • 주말
  • 이지연
  • 2008.08.01 23:02

[책의 향기]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

불볕 더위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이 때 방학이라서 그나마 다행이다. 하지만 학교에 안 간다고해서 아이들이 한가한 것은 아니다. 학원, 어학연수, 체험활동 등 모두 중요하게만 여겨져 어떤 것도 포기하지 못해 바쁘다. 방학에 어딘가로 떠나는 것이 모험이 아니라 지친 심신을 쉬겠다고 여유만만하게 푹 쉬는 것이 이제는 크나큰 모험인 것이다. 이런 실정이다보니 어느 신문 만평에서는 방학을 '방대한 학비가 드는 기간'이라고 꼬집기까지 했다. 이렇게 여유를 잃어가는 아이들에게 「정민 선생님이 들려주는 한시 이야기」를 권하고 싶다. 한시 이야기라고 해서 한자로 쓰여진 책이 아니다. 알기 쉽고 친절하게 현대시처럼 풀어서 썼다. 원문은 책 끝부분에 부록으로 수록하여 궁금하면 비교해 볼 수 있어 좋다.초등학생이 읽어도 이해하는 데는 큰 어려움이 없지만, 중학생은 되어야 시의 참 맛을, 책의 진가를 제대로 알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시의 원리를 쉽고 확실하게 이해하는데 이 보다 더 좋은 책을 아직 나는 만나지 못했다.한시를 읽는 즐거움은 함축미와 상징성을 깨닫는 데에 있다. 한시 뿐 아니라 모든 시의 특징은 돌려 말하고 감춰 말함으로써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기게 된다. 시인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직접 말하지 않고 시 속에 감춰 둔다. 그러므로 한 편의 시를 읽는 것은 시인이 말하고 싶었지만 말하지 않고 시 속에 숨겨 둔 말을 찾아내는 숨은그림찾기 또는 보물찾기와 비슷하다.좋은 시 속에는 감춰진 그림이 많아서 우리에게 생각하는 힘을 키워준다. 보통 때 같으면 그냥 지나치던 사물도 찬찬히 살피게 해 준다.아이들은 시가 어렵다고 말한다. 너무 조급한 탓일 게다. 시는 천천히 여러 번 읽어야 그 뜻을 알 수 있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여백을 채우고 시인이 감추어 둔 말을 찾아내는 일은 마음에 여유가 있어야 되는 일이다. 「한시 이야기」를 제대로 읽은 중학생들은 '정말 매력있는 책이다' '시를 이해 못하는 친구에게 강추하고 싶은 책'이라는 반응을 보였다.올 봄에 우리 아이 학교 교정에 연분홍 진달래가 곱게 피어 있었다. 혹시 아들이 철쭉과 진달래를 혼동할까봐 확인해 보았더니 헷갈리고 말고 할 게 없단다. 철쭉도 모르고 진달래도 모르기 때문에. 이런……. 이번 일요일에는 아들 손에 이 책을 들려주고, 함께 덕진 연못이라도 가야겠다. 연꽃의 은은한 향기 맡으며 사물에 각자 의미를 부여해 보아야겠다. /황춘임(청소년책읽기모임'담쟁이'회장)

  • 주말
  • 전북일보
  • 2008.08.01 23:02

[책의 향기] '1318', 청소년 성장 소설

전쟁과도 같은 청소년기 성장통. 이들이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 그들 내면의 투쟁은 어른들의 상상을 초월할 만큼 복잡하다. 자신의 경험을 통해 방황하던 시절의 이야기를 풀어낸 국·내외 작가들의 이야기는 현실의 압박에서 벗어나 청소년들의 내면을 들여다 볼 수 있도록 돕는다.소설가 황석영씨의 10대를 다룬 자전적 소설이자 내면의 성장을 다룬 소설 「개밥바라기별」 (문학동네). 작가는 주인공 '준'과 그의 친구들을 통해 불안정한 성장기의 길고 긴 방황을 그렸다. 고등학교 자퇴, 일용직 노동자와 선원의 생활, 베트남 참전, 망명, 투옥 등 작가의 삶 자체가 일반인이 감히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어선다. 그래서일까.주인공 '준'은 눈에 보이는 쉬운 길을 가지 않고, 자신의 세계를 지키기 위해 끊임없이 여정에 나선다.'목마르고 굶주린 자의 식사처럼 맛있고 매순간이 소중한 그런 삶'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것."사람은 씨팔… 누구나 오늘을 사는 거야."한 개인의 자전 소설이기 이전에 개인이 어떻게 성장하는가에 관한 이야기다.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기만 하던 세계에 대해 청소년들이 회의하고, 주체적으로 바라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해 준다.「비뚤어질테다」 (씨네 21)는 일본 인기 개그맨 시나가와 히로시 성장 소설. 히로시는 실제로 만화 「비밥 하이스쿨」을 보고 불량학생을 동경해 잘 다니던 학교를 그만뒀다.학창시절 그의 유일한 목표는 새학교에서 성공적인 불량학생이 되는 것. 싸움 한번 해본 일 없는 그였지만, 싸움·무전취식·도둑질·가출에 이르기까지 뒤늦게 발동이 걸린 반항기는 걷잡을 수 없다.이들에게 학교는 학업 능력과 주먹순으로 서열이 매겨지는 곳이다. 어른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어렵고 복잡한 인간관계가 얽혀 있기 때문. 거기엔 폭력과 따돌림이 존재한다.고등학교에 진학하고 싶은 이유도 단순하다. 교복에 '용 자수'를 그려 넣고, 머리를 금발로 염색하고 싶어서다. 이렇듯 주인공의 청춘 모험극을 담은 이 소설은 흔한 '모험생표' 성장소설과 다르다.하지만 바닥까지 내려가는 이들의 비뚤어진 열정은 때론 진지하고 순수하다. 원제가「드롭(Drop)」이었던 이 소설은 지난해부터 만화로 연재됐고, 감독과 각본을 맡아 영화로 제작중이다.「리버보이」와 「스타시커」를 통해 잘 알려진 성장 소설가 팀 보울러의 신작 「스쿼시」 (다산책방). 스쿼시를 사랑하지만 우승만을 강요하는 아버지로 인해 목표를 잃은 제이미가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았다. 아픔을 지닌 아이들이 상처를 나누고 그 속에서 용기와 희망을 되찾는 우정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그늘 속에 너무 오래 있다 보면 누구나 그림자가 되는 법이야. 그림자가 되기 전에 빛 속으로 나와야 해."스쿼시를 포기하면 뭘 잘할 수 있을지, 진정으로 원하는 게 무엇인지 알 수 없어 불안한 제이미 앞에 한 소녀가 등장한다. 갑자기 자신의 인생으로 뛰어들어온 소녀와 함께 가출을 감행한 그는 두려움, 불안, 분노 등 거의 모든 종류의 감정을 경험하고 깨달음을 얻는다. 인생의 방황은 끝이 없지만, 우리가 할 수 있는 단 한가지는 일단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 주말
  • 이화정
  • 2008.08.01 23:02

[책의 향기] '상근아 놀자!' 등

△ 상근아 놀자!봉현주 저/ 삼성당/ 8,500원TV 프로그램을 통해 이미 친근한 덩치 큰 개 상근이를 책으로 만난다.「상근아 놀자!」는 상근이의 실제 주인과의 인터뷰를 통해 재구성한 창작동화. 전 주인에게 버림 받아 외로움을 많이 타는 상근이와 낯가림이 심한 아이 재동이가 만나 둘도 없는 친구가 되는 이야기를 담았다.인터넷과 게임에 익숙해진 아이들에게 신선한 자연을 선물할 뿐 같이 읽는 어른들에게는 아련한 기억의 조각을 찾는 기회. 무엇보다 사람은 아니지만 진정한 우정을 나누는 상근이와 재동이를 통해 어린이들은 인생에서 친구가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느끼게 될 것이다.△ 요술 손가락로알드달 저/ 열린어린이/ 8,500원"쪼그만 게 어디서 말대꾸야?" "네가 뭘 안다고 그러니?"수업시간에 망신을 준 선생님과 자신을 무시하는 이웃 사람들. 이렇게 머리끝까지 화가 날 때는 오른쪽 집게손가락을 똑바로 편 다음 화나게 한 사람을 향해 휘둘러 보자.어른들의 잔소리와 권위에 마음대로 말조차 못했던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요술 손가락」을 준비했다. 엉뚱하고 기발한 발상에 못된 사람은 벌주는 결말까지 흥미진진하지만 무엇보다 '분노'의 이미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책. 이 시대의 초고 이야기꾼이라 물리는 로알드 달이 들려주는 흥미롭고 통쾌한 이야기다.△ 우리 역사 속 못 말리는 여자들(조선편)임해리 저/ 꼬마이실/ 9,800원여자가 남자보다 능력이 부족하거나 업적이 작지 않음에도 대부분의 위인전은 남성들의 이야기로 꾸며졌다. 「우리 역사 속 못 말리는 여자들」는 역사에 당당히 자신의 이름을 알린 여자들의 삶을 이야기 형식으로 엮은 것.절망적인 세상과 온몸으로 싸웠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을 올곧게 가꾼 조선시대 여자 15명의 이야기다. 왕을 움직여 나라를 다스렸던 정희왕후와 문정왕후, 예술에 꿈과 현실을 담은 신사임당과 허난설헌, 여자 선비로 이름 높았던 김호연재 - 임윤지당, 조선의 부흥을 꿈꾼 비운의 세자빈 민회빈 강씨로부터 자신의 전 재산을 바쳐 세상을 살린 김만덕, 조선의 마지막 국모 명성황후까지 조선을 뒤흔든 여자들. 왕비, 기생 등 직업을 떠나 어려운 상황에서도 굴하지 않는 의자와 변함없는 희망을 간직한 '못 말리는' 여성들을 만날 수 있는 책.△ 그래도 넌 내 짝꿍아오키히로에 저/ 아이세움/ 8,000원정신지체아 나츠헤이와 짝꿍이 된 주인공은 이상하기만 하다. 숙제를 안 해오는 건 기본이고 준비물도 항상 챙겨 오지 않는다. 벌을 받으면서도 웃기만 하는가 하면 체육시간에 달리기를 하다가도 그대로 집으로 뛰어가기도 한다. 하지만 같은 동네에 살면서 짝꿍이라는 이유로 같이 등교하고 급식 빵도 챙겨줘야 하는 주인공은 짜증만 난다. 어느날 주인공은 짝꿍나츠헤이가 이사를 간다는 소식을 듣게 되고 이상한 기분을 느끼게 되는데.'정상'과 '비정상'이라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 우정과 친구가 무엇인지 명쾌하고 유머러스하게 보여주는 이 책은 아이들에게 세상을 살아가면서 꼭 갖춰야할 건강한 사고에 대해 자연스럽게 이야기 한다. 사랑스럽고 표정이 돋보이는 캐릭터 삽화는 이야기를 더욱 편하게 해줄 것. /이지연기자 jiyeonwithu@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25 23:02

[책의 향기] '마법의 설탕 두 조각'

아이가 크면서 책을 읽어주는 시간이 줄었다. 하지만 아이들이 책을 스스로 읽을 수 있더라도 엄마가 읽어주는 책은 재미가 또 다르다. 어린이도서연구회에서는 아이들에게 책을 읽어주자는 운동을 몇 년째 펼치고 있다. 나도 시간을 내서 책을 읽어주곤 하는데 의외로 큰아이도 참 좋아한다.아빠에게 혼이나 기분이 별로 좋지않은 큰아이를 위해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을 골랐다. 「마법의 설탕 두 조각」은 우리에게 「모모」로 잘 알려진 미하엘 엔데의 작품이다. 아이 방으로 책을 들고 들어갔다. 큰아이는 관심 없는 척 딴 짓을 하며 자신의 기분이 별로 좋지 않다는 표현을 한다. 모른 척하고 책을 읽기 시작한다.잔소리가 심한 부모님의 커피 잔에 요정에게서 구한 마법의 설탕을 몰래 넣는 '렝켄', 마법이 발휘되면서 '렝켄'의 말을 들어 주지 않을 때마다 부모님의 키가 반으로 줄어든다. 관심 없어 하던 아이는 이미 이야기에 푹 빠져있다."나도 마법의 설탕이 있었으면 좋겠다.""어디에 쓸 건데?""비~밀!"무슨 상상을 하는지 녀석이 웃는다.한동안 부모님의 잔소리에서 해방되어 자유를 누리던 '렝켄'. 하지만 작아진 부모님이 고양이에게 잡아먹힐 뻔 하기도 하자 다시 요정을 찾아가 원래대로 되돌려 달라고 한다. 그러려면 '렝켄'이 마법의 설탕을 먹는 수밖에 없다는 요정의 말에 '렝켄'은 설탕을 삼킨다.이야기가 끝나자 아이는 잠시 침묵한다."아직도 마법의 설탕이 있었으면 좋겠니?""음~. 그런데 설탕의 마법이 작아지는 것 말고, 내말을 안 들어 주면 뚱뚱해지고 내말을 들어주면 다시 날씬해지는 거면 좋겠어."'헉, 엄마의 약점을 잘도 알고 있군.'책을 다 읽고 엄마와 아들은 한참동안 상상 속에서 마법의 설탕을 쓰는 중인지 킥킥 웃고 있다. 동상이몽. 아이는 상상 속에서 마법의 설탕을 쓰면서 기분이 풀렸나보다.아이에게 토마토 주스를 가져다주자,"엄마 혹시 이속에 마법의 설탕이 들어 있는 건 아니죠?""글쎄다. 마법의 효과가 언제부터 나려나?"이 책을 읽으면서 아이의 입장을 다시 한 번 헤아려 본다. 아이도 많은 생각을 했을 것이다. 이 책은 아이와 어른이 함께 보면 더 좋겠다. 서로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보기에 더없이 좋은 책이다. 조현순(어린이도서연구회 전주지회 회원)

  • 주말
  • 조현순
  • 2008.07.25 23:02

[책의 향기] "이성친구가 스킨십을 원해요."

"이성친구가 스킨십을 원해요.""학교 앞에서 변태를 마주쳤을 때는 어떻게 하죠?""야동을 끊을 수가 없어요."점점 더 유혹적이고 위험해 지고 있는 10대들의 성(性). 10대들의 성은 더이상 그들만의 문제가 아닌, 우리 사회의 문제다.그들을 도와주고 싶어도 방법을 몰라 가슴만 답답해 하던 부모들, 입에 올리기 부끄러워 애써 외면해 왔던 부모들이라면 아이들에게 이 책 한 권 권해보면 어떨까. 여름방학을 우리 아이들이 성에 대해 한단계 더 성숙해 질 수 있는 기회로 삼자.90년대 말 '아름다운 우리들의 성'으로 신드롬을 일으켰던 아우성 아줌마 구성애가 이번엔 만화로 돌아왔다. 「구성애 아줌마의 10대 아우성」(올리브).10대들이 가장 많이 고민하는 문제를 통해 올바른 성 지식을 알려줄 뿐만 아니라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나 나쁜 사건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세심하게 일러준다. 자신에 대해 혹은 이성에 대해, 나쁜 어른들에 대해 잘 몰라서 다치는 일이 없도록, 다치더라도 자신의 탓으로 돌리지 않고 평생 상처로 남지 않도록 이끈다. 자녀들을 돕기 위해 부모들이 할 수 있는 현실적이고 친절한 조언도 덧붙였다.그림은 '만화는 (영양가 있는) 밥이다'는 만화 전문 기획 집단 '만밥'이 그렸다.어린이·청소년 성폭력 전문가 마리 프랑스 보트가 쓴 「가장 특별한 말」(웅진주니어)은 성폭력 치유 프로젝트다. 그의 다른 책 「이럴 땐 싫다고 말해요」가 유아와 아동 성폭력을 다뤄 좋은 반응을 얻었다면, 이 책은 다른 작가들이 거의 다루지 못하는 사춘기 청소년들의 성폭력 문제를 전문적으로 다루고 있다.특히 근친성폭력을 '말하기' 위해서는 특별한 용기가 필요한 일. 「가장 특별한 말」은 주인공 '이자벨'이 자신의 이야기를 재구성해 털어놓는 소설 형식의 '이자벨의 이야기'와 또래 소녀들이 성폭력의 두려움에 대해 솔직하게 얘기하는 '함께 이야기하기', 성폭력 피해자들이 두려움을 딛고 상처에서 벗어나는 방법을 담은 '가까운 사람들의 성폭력에서 벗어나기' 등으로 '말하기'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여성학이나 여성 인권 등 여성 문제에 관심있는 이들도 읽어볼 만한 책.「앰 아이 블루?」(낭기열라)는 미국의 청소년 문학 작가들에게 동성애를 주제로 단편을 공모해 엮은 소설집이다.각각의 소설들은 '동성애 받아들이기'라는 주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지만 동시에 사랑과 성장, 모험, 자아발견에 관해 이야기한다. 동성애에 대한 고정관념과 편견에 용감히 맞서는 작품들. 동성애라는 민감한 주제를 정면으로 다루면서도 문학성을 갖추고 있다.제목부터 귀가 솔깃한 「야한 질문 쿨한 대답」(깊은강)은 한국성문화연구소가 사이버상담실을 운영하며 수집한 사례들을 바탕으로 펴낸 청소년 성교육서다.피임, 낙태, 자위, 성충동, 성정체성, 성폭력 등 폐쇄적인 우리 나라 분위기상 누구에게도 물어볼 수 없었던 것들을 청소년들이 그들의 언어로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 주말
  • 도휘정
  • 2008.07.25 23:02

[책의 향기] 정사(呈辭)

매미떼 울음소리가 매일매일 커지는 요즘은 바야흐로 휴가철이다. 산으로 바다로 계곡으로 사람들은 더위를 피해 떠난다. 일 년 어느 달이나 휴가를 낼 수 있을 텐데, 우리들의 휴가는 유난히 여름철에 몰려 있는 것 같다.지금과 같은 '주일제'는 1894년 갑오개혁으로 실시되었기에, 조선시대에는 '일요일'이라는 휴일은 없었다. 그렇다고 휴일이 없었던 것은 아니고, 음력으로 매달 1, 8, 15, 23일은 쉬었고, 입춘?경칩?청명?입하 등 절기에도 쉬었다. 태양력으로 계산하는 절기와 음력 휴일이 겹치면 '연휴'가 될 수도 있었기 때문에 연초에 관상감(觀象監)에서 달력이 나오면 연휴가 얼마나 되는지 따져보기도 했다고 한다. 그리고 왕과 왕비, 왕의 어머니 등의 생일이나 왕과 왕비들이 사망한 국기일(國忌日)에도 근무를 하지 않았으므로, 이런 날도 휴일이라고 할 수도 있겠다.이렇게 정해진 휴일 말고 '휴가도 갔다'. 오늘 살펴보려는 문서는 바로 휴가를 요청하는 정사(呈辭)이다. 오늘 문서의 주인공 김용우(金容遇)는 황산도(黃山道) 찰방(察訪)으로 근무하고 있었는데, 기묘년(己卯年) 8월에 고향 방문을 위한 휴가를 도순찰사(都巡察使)에게 요청하였다.이 문서만으로는 김용우의 고향이 어디인지는 모르겠지만, 경상도 양산(梁山)의 역참(驛站)에서 근무하던 김용우는 아마도 추석 때에 고향에 가지 못하고 쓸쓸히 보냈을 것이다. 당시 설날에는 7일 정도 쉬었지만 추석 때는 하루 밖에 쉬지 않았다. 추석이 지난 어느 날, 김용우는 역참의 책임자로서의 책무가 막중하고 개인적인 사정은 가벼운 것이기는 하지만, 공무도 다소 한가해졌고 고향에 다녀오는 일도 그만둘 수 없는 일이므로 잠시 휴가를 달라고 요청하였다.『경국대전』의 '급가(給暇)' 조항에는 친부모 상사 때 3년상 치르기 위해 3년간 휴직하도록 했고, 장인, 장모, 아내 상사 때는 15일간 휴가를 주도록 했다. 이외에 부모님을 뵈러 가거나, 조상의 묘를 살피러 갈 때도 휴가를 낼 수 있었다. 부모의 병환 때도 휴가를 주었는데 고향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서 벼슬살이 하는 경우에는 70일까지 휴가를 주기도 했다.휴가를 요청했던 김용우는 도순찰사로부터 8월 28일자로 '許由向事', 곧 허락한다는 처분을 받았다. 휴가를 허락받은 그 날로 김용우는 행장(行裝)을 꾸리고 고향을 향해 출발하였을 것이다. 그의 휴가는 고향에 계신 부모님과 가족들을 만나 회포를 푸는 자리이지 않았을까? '휴가'라는 것이 여유를 통해 새로운 활기를 얻는 것이라면 꼭 새롭고 낯선 곳이 아닌 '고향'같은 익숙하기에 마음 편한 곳이어도 괜찮을 것 같다. (이선아 한국고전문화연구원 상임연구원)사진설명 : 김용우의 휴가 요청서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25 23:02

[책의 향기] 나치시대의 일상사-순응, 저항, 인종주의

모차르트는 예술 분야에만 있는 줄 알았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모차르트를 떠올렸다. 내가 알기로 33세에 이런 책을 쓸 수 있는 역사학자는 없었다. 그 나이에 보여준 통찰과 성실한 사색에 경의를 표한다.우리는 나치즘은 '안네의 일기'나 영화 '쉰들러리스트' 등을 통하여 '잔혹함과 야만성'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그런데 1차세계대전 이전(1914년)까지, 그리고 2차대전 이후(1945)는 '정상적'이었는데, 그 사이에 나치즘이라는 별종의 시기가 있었다는 말이다. 그러면 왜 정상적인 상태에서 나치즘같은 파탄 상황이 나타났는가? 어떻게 해서 다시 정상화되었는가? 어떻게 나치의 '반유태주의', '반볼셰비즘', '반자본주의'가 지지자들에게 전혀 모순되는 것으로 느껴지지 않을 수 있었는가?데틀레프 포이케르트(Detlev Peukert, 1950-1989)는 독일 나치시대를 연구했던 역사학자이다. 이 책은 1982년, 저자 나이 33세에 쓴 책이었다. 서문의 일부분. "근대성과 야만성이라는 상호 배타적인 딜레마를 해소하려면, 거기에 함축된 근대성과 진보의 관계, 즉, 기술적·경제적·사회적 발전과 인간성의 고양/해방의 연관 관계를 해체시키거나 비판적으로 논의해야 한다."이런 말이다. 우리는 20세기, 그리고 21세기로 이어지는 우리의 근대를 어떻게 이해하고 있는가? 여전히 우리는 근대를 '해방'과 '계몽', '절대자유'로 이해하고 있지는 않은지? 그런데 우리 실제 근대 역사는 식민지, 전쟁, 민간/군사 독재로 점철되었다. 우리는 그 원인을 충분히 근대화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였다. 빨리 '전근대적' 삶과 생각을 벗어나 '근대적'이 되어야 한다고 닦달하였다. 과연 그런가? 아니다. 우리가 '전근대적'이라고 생각한 것이 사실은 '근대적'인 것이었다. 한 예로, 포이케르트는 나치의 광기를 뒷받침했던 인종주의를 '전근대적'인 것으로 보지 않는다. 그것은 유전형질에 대한 근대 생물학의 지원을 받은 음모였다. 타자(他者)에 대한 불관용의 가장 비열하고 근대적인 형태!여기서 그치면 폭로나 문제제기는 되어도 대안은 아니다. 포이케르트가 주목하는 것은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에서 관철되는 나치즘의 모습이다. 왜 보통 사람들이 테러에 방관하는지, 왜 '총통'의 '지도력'을 믿었는지. 또 나치의 요구에 왜 순응하거나, 저항했는지. 나치에 대한 지지와 실망, 저항을 전혀 도식적이지 않게 당시 포스터, 선전물, 인터뷰, 사진, 일기 등을 통해 설명해간다.식민지 시대 친일과 반일을 구분하는 것은 중요하다. 더 중요한 것은 식민지시대라는 병적(病的) 상황을 산 당대인들의 운명에 가슴 아파 하면서[傷心. Die Betroffenheit] 비겁하게 행동했거나 타협하고 만 이유를 납득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식민지시대나 나치시대의 '야만성'과 '잔혹함'을 '침 튀기며, 욕을 하며' 폭로하는 단계를 벗어나, '극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타협/굴종에 대한 비난이 아니라, 왜 그렇게 되었는가를 설명할 수 있어야-합리화가 아니라!- 진정으로 또 다시 그런 일이 생기지 않을 수 있다는 말일 것이다.꼭 나치시대, 식민지시대에만 해당되는 일일까? '어, 어….' 하다가 이상한 정권에게 나라를 맡겨놓고 불안해하는 일이 역사에는 생각보다 아주 많이 발생한다. 계급을 배반하고, 공공의 가치를 배반하고, 대표성을 배반하는 기묘한 현상들이. 그것이 역사이든, 현실이든 답답한 분들은 한번 읽어보시기 바란다. 무엇보다 정신건강에 좋다. 소화된 언어와 통찰이 빚어내는 걸작이다. 더위가 시작되었는데, 이 여름을 보람되고 즐겁게 보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아니지만 '유력한' 방법은 될 것이다.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25 23:02

[책의 향기] '축구생각'

「축구생각」. 제목만 보고 축구를 좋아하는 4학년 아들녀석에게 읽힐 요량으로 책을 집어 들었다.물론, 저자가 「학교에 간 개돌이」를 쓴 김옥씨라는 것도 크게 작용했다. 아니나 다를까, 아이들과 함께 잠자리에 누워 이 책을 읽는데 아이들이 데굴데굴 구르며 난리가 났다. 그러고 보니 표지에 공을 차고 있는 '대용이'의 모습이 무척 신나 보였다.「축구생각」은 머릿 속에 온통 축구생각뿐인 '대용이'가 축구를 너무 좋아하면서 생기는 여러 가지 사고들을 심각하기보다는 유쾌하고 건강하게 담고있다. 담임선생님 당부에도 불구하고 교실 안에서 공을 차는 바람에 선풍기가 박살나고, 덕분에 축구를 못하게 된다. 엄마도 '대용이'가 공부는 안하고 매일같이 공만 차러다녀서 속상해한다. 벌로 200자 원고지 칸칸마다 '다시는 축구를 하지 않겠습니다'를 빽빽하게 쓰는 '대용이'를 보면서 아이들은 계속 깔깔거린다. 결국 다시 축구를 하기 위해서는 시험에서 90점을 받아야만 하고 '대용이'는 절박한 마음에 친구의 답을 베껴쓰고 만다.책을 읽다보면 축구를 좋아하는 '대용이'의 마음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또 축구가 아닌 다른 것은 시시해보이는 '대용이'를 보면서 자기가 무엇을 할 때 가장 행복한지 잘 알고 있는 '대용이'가 기특하기도 하다.큰 아이가 건강하게 태어난 것만으로도 기뻐하고 감동했었다. 하지만 소박한 기쁨도 잠시, 아이가 학교에 가면서부터는 건강은 기본이고, 공부도 잘 했으면 싶었다. 그런데 엄마인 나의 바람과는 달리 불행하게도(?) 아들은 공부보다 축구를 더 좋아한다. 또래들과 신나게 공을 차고 오는 날, 얼굴 가득 환하게 퍼지는 만족스런 웃음를 보면 나까지 기분이 환해진다. 아이 표정에서 정말 축구를 좋아하는 걸 알 수 있고, 할 수만 있다면 하루 종일 축구만 하라고 하고 싶다.그러나 우리 현실이 과연 아이가 좋아하는 것만 하게 할 수 있는 건지 혼란스러울 때가 많다. 하지만 분명한 건 짧은 우리 인생에서 모든 걸 다 잘할 수는 없다는 것. 그렇다면 가장 좋은 방법은 우리가 좋아하는 것을 하고 사는 것이 아닐까?깔깔거리다 잠든 아들 얼굴을 바라보니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는 모습이 참 고맙다. 바란다면 좋아하는 축구를 마음껏 할 수 있었으면 좋겠고, 더 바란다면 공을 차며 우르르 몰려다니는 동네 꼬마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본다. /박은정(청소년 책읽기 모임'담쟁이'회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18 23:02

[책의 향기] 고래와 래고 등

▶ 고래와 래고이옥용 저/ 푸른책들/ 8,800원'뉴스는 혼자 있고 싶다./ 제발 누가 좀/ 찾아오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람들은 주말도 있고/ 방학도 있고/ 휴일도 있는데/ 뉴스는 하루도 놀 수가 없다.'(뉴스는 中)엄마는 어른인데 왜 삐칠까? 하루도 놀 수 없는 뉴스는 얼마나 피곤할까? 홍수에 밀려 아기 하마가 우리 집에 오면 어떻게 하지? 등 친근한 일상에서 시작된 독특한 발상이 가득 담긴 동시집 「고래와 래고」.아이의 시선으로 어른들의 생각을 뛰어넘는 기발함이 가득한 <제1부 엄마가 삐쳤다>, 사회적 이슈들을 재치 있는 시선으로 잡아낸 <제2부 거북 생각>, 새로운 난센스와 말놀이를 보여 주는 <제3부 심심>, 아이들의 갖가지 생각들을 자유로운 상상으로 풀어낸 <제4부 꿈> 등 4부에 총 76편의 동시를 담아 시인이 만들어낸 기발하고 재치 있는 세상을 만날 수 있다.똑같은 발상과 구태의연한 표현을 뛰어넘은 「고래와 래고」는 어린이들 뿐 아니라 동심을 잃은 어른에게도 새로운 책.▶ 스스로의 힘, 용기 백배 자신감을 얻는 책민혜진 저/ 가람어린이/ 9,200원영국의 위대한 장군이 웰링턴은 사람들에게 존경받는 장군이 될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나는 많은 고난을 통해서 군인으로서의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어려움을 겪을 때마다 '나는 극복할 수 있다'고 굳게 다짐했습니다. 그 덕분에 우수한 군인이 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게 되었습니다."여러 나라에서 출간되어 큰 호평을 얻은 사무엘 스마일스의 자조론이 어린이들의 정서와 필요에 맞게 「스스로의 힘, 용기 백배 자신감을 얻는 책」으로 새롭게 구성됐다. 이 책은 여러 위인들의 생애를 통해 자기 스스로 노력하는 의지가 생겨나도록 도우며 용기를 내어 곤경을 헤쳐 나가라고 말한다. 어린이들은 위인들의 다양한 일화를 보면서 남의 도움을 받지 않고 스스로 할 수 용기와 자신감을 얻게 된다.▶ 나는야 열 살 사장님!안순혜 저/ 파란자전거/ 8,900원초등학교 3학년 성우는 책을 통해 '벤포스타'에 대해 알게 된다. '벤포스타'는 1956년 스페인의 한 신부와 열다섯 명의 아이들이 만들어간 어린이 나라. 성우는 누나와 복지 센터 선생님들과 함께 벤포스타를 방문하지만 그곳은 성우의 상상과 달리 그곳은 어린이가 무엇이든 마음대로 할 수 있는 나라가 아니었다. 곧 실망하지만 우연히 홀로 오솔길 탐험에 나서면서 다양한 경험과 즐거운 추억을 만든다.자기 몫의 물과 빵을 나누어 주는 아이, 때 묻은 수건을 선뜻 내미는 아이 등 성우는 서로 사랑하고 돕는 어린이 나라의 아이들 모습을 보면서 진정으로 새로운 세상이 어떤 곳인지, 진정한 사랑이 어떤 것인지를 어렴풋이 알게 된다.「나는야 열 살 시장님!」을 통해 어린이들은 아름다운 꿈을 꾸고, 그 세상을 이루는 방법을 깨닫게 될 것이다.▶ 꿈을 찾아 떠나는 마시멜로 이야기호아킴데포사다 저/ 한국경제신문/ 9,000원이 책의 주인공 에릭은 열한 살의 말썽꾸러기지만 자기 인생의 목표와 꿈이 있습니다. 그 꿈은 마시멜로 하나를 1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을 수 있느냐 없느냐를 실험하는 '마시멜로 실험'으로부터 시작된다.참았을 때와 못 참았을 때 어떤 결과가 올 것인지 인생은 목표를 달성하는 한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목표를 향해 가는 길에는 기회와 위기가 함께 오며 마시멜로 같은 달콤한 유혹이 닥치기도 한다. 문제가 무엇인지 알고, 그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과 행동을 통해서 한 걸음 더 성장하게 되는 과정을 담은 책. 어린이들에게 희망의 열쇠를 선물하는 자기계발서일 뿐 아니라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한 편의 감동적인 동화다.

  • 주말
  • 이지연
  • 2008.07.18 23:02

[책의 향기] "만화, 때론 훌륭한 인생 지침서 랍니다"

온·오프라인서점 리브로가 15일 서울 신촌에 만화전문서점 '리브로 코믹'을 열었다. 국내외 만화책 5만여권을 보유하고 있으며, 캐릭터 상품과 피규어 등 만화 관련 상품도 함께 판매하고 있다. 국내에 아직 발간되지 않은 일본과 미국, 유럽의 만화 원서도 수입해 판매할 계획. 어렵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우리나라 만화시장이 살아있다는 증거다.방학만 되면 대놓고 만화책을 펼치는 아이들과 죽어도 이런 상황은 두고 보지 못하는 엄마들의 전쟁이 시작된다. 하지만 "만화 같은 걸 봐서 뭐하냐"는 말을 잘못 꺼냈다가 성난 매니아들에게 둘러싸일 수도 있다. 만화책 한권이 때로는 아이들 인생에 훌륭한 지침서가 될 수도 있기 때문. 상상력을 길러준다는 것도 만화의 가장 큰 힘이다.「삼봉이발소」(소담출판사)는 파란웹툰에 연재, 총 조회수 1000만 회를 넘기며 폭발적인 인기를 얻은 만화다. 평단에서도 치밀한 구성능력으로 독자들에게 감동을 준 보기 드문 수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외모에 심각한 콤플렉스를 가진 사람들이 자괴감에 빠져 시름시름 앓다가 발작을 일으키는 '외모 바이러스'란 병이 퍼지자 꽃미남 이발사 '삼봉이'가 커다란 가위를 들고 그들을 치료하러 다닌다는 내용. '외모 지상주의'에 대한 비판을 '외모 바이러스'라는 황당한 설정을 통해 코믹하게 터치했다.저자는 "재미있으면서도 다시 한번 생각해 볼 수 있는 만화, 세월이 가도 다시 읽고 싶은 만화를 그리는 게 꿈"인 '만화계의 젊은 피' 하일권.「대한민국 원주민」(창비)은 「공룡 둘리에 대한 슬픈 오마주」 「습지생태보고서」로 단숨에 한국 만화의 새로운 주역으로 자리잡은 만화가 최규석의 최신작이다.작가가 말하는 '대한민국 원주민'은 '갑자기, 그리고 너무 늦게 세상의 흐름에 휩쓸려 미처 제 삶의 방식을 손볼 겨를도 없어 허우적대야 했던' 사람들. 대한민국 60년 역사와 삶의 궤를 같이 해왔지만 그 존재감은 극히 미미해 잘 해야 역사책에 '민중'이라는 이름으로 기록되는 이들이다.가족을 위해 진학을 포기하고 공장에서 일했던 누나, 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성공하려 애쓰지만 마음처럼 되지 않았던 큰 형, 50년 동안 하루도 거르지 않고 가족을 위해 아침밥을 지어왔던 엄마, 날마다 술에 취해 가족에게 주사를 부렸던 아버지. 이제 서른을 갓 넘은 젊은 작가가 그렸다고 하기에는 그 속이 꽉 차서 여물었다.제목부터 특이한 「고모가 잠잘 때 생길 법한 일」(새만화책). 상상력 넘치는 꼬마 조카가 자신을 둘러싼 세상과 뚱보에 잠만 자는 노처녀 고모에 대한 의문에 관한 만화. 삭막할 것만 같은 요즘 아이들의 일상에서 나름의 상상과 해답을 찾아 보여주며 소리내 웃게 만든다. 판화 느낌 나는 펜선의 거칠음도 신선하다.만화가 낯선 소재에 대한 접근을 쉽게 만들어 주기도 한다. '한국의 「신의 물방울」'로 떠오른 허영만의 「식객」(김영사), 한승희 전진석 콤비가 만들어낸 또하나의 야심작 「춘앵전」(서울문화사), 박물관에서 멀찌감치 바라보기만 하던 도자기가 마음으로 빚은 것이라는 걸 깨닫게 하는 「도자기」(애니북스)가 그런 면에서는 요즘 가장 뜨고 있는 작품들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8.07.18 23:02

[책의 향기] 관보(官報)

국가가 하는 일을 국민에게 알리는 방법의 하나가 바로 '관보' 게재이다. 촛불문화재와 함께 가장 많이 거론된 단어도 소고기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이다. 관보는 '국민들에게 널리 알릴 사항을 편찬하여 간행하는 국가의 공고 기관지'로서 '공문서로서의 효력'을 갖고 있다. 즉 관보에 게재되는 것 자체가 공문서로서의 공적 책임을 수반하는 것이다. 소고기 장관고시의 관보 게재가 바로 소고기의 수입을 의미하는 것도 바로 그 때문이다.조선시대에는 '조보(朝報)'라 하여 승정원에서 발행하였다. 주로 국왕의 모든 명령과 지시, 중요 정책에 대한 상소와 국왕의 답변, 대국민 회유문, 인사이동, 특이한 자연,사회현상, 각종 보고서 등이 게재된 관보는 인쇄되어 대량 배포된 것이 아니고 각 관서에 소속된 기별서리(奇別胥吏)들이 필사하여 발행하였다. 다만 서체가 매우 독특하여 아무나 읽을 수 없었다는 한계점을 갖고 있기도 하다.근대로의 전환은 '조보'의 대량인쇄와 이용의 확대로 나타났다. 갑오개혁기의 「공문식」에 '내각의 처리와 국왕의 재가를 받아 제정된 법률과 칙령 또는 하위 명령'은 관보로 포고하도록 규정하였고, 「명령반포식」에서는 '관보가 도착한 7일 후' '천재지변으로 인하여 기한대로 도착하지 않으면 도착한 다음 날' 효력을 발생한다고 규정하였다.근대적 관보는 1894년 6월 21일에 창간되었는데, 1895년 3월 29일까지는 호수(號數)의 표시 없이 조보와 같은 형식으로 발간되다가 1895년 4월 1일자부터 제1호로 호수를 붙여 발행하여 1910년 국권침탈까지 4,768호가 발행되었다. 의정부 관보국에서 발행하던 관보는 제1호 발행 때부터 내각 기록국 관보과로 이관되었다.관보에 호수가 부여되고 인쇄되어 대량 유통되었다는 점은 공문서제도의 근대성인 '정보의 확대'와 '공유'를 의미한다. 관보에 게재되는 내용을 국민들이 모두 인지해야 했기에 1895년에 주임관 이상의 관원들은 의무적으로 관보를 구독하도록 지시를 하기도 하였다. 이는 1969년 2월 '공무원은 반드시 읽어야 하고, 관보는 공문서로서의 효력을 가지며, 비치용 관보는 5년 이상 보관'하도록 규정하기에 이르렀다. 1948년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1963년에 세로쓰기에서 가로쓰기로 바뀌었고, 1969년부터는 제호도 한자에서 한글로 바뀌었다.관보는 정부가 수행하는 각종 법률과 정책을 국민들에게 당당하게 알리는 것이고, 국민들은 관보를 통해 정부가 하는 일을 알 권리를 가진다. 권력을 가진 자는 관보에 올리는 수많은 정책들이 올바르고 정의로울 때 떳떳할 수 있다. 때문에 소고기 문제는 그 단순한 의미조차 파악하지 못했던 우둔한 위정자들의 행위로밖에 파악될 수 없는 것이다. /홍성덕(전북대박물관학예연구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18 23:02

[책의 향기] 본디 사람은 나누기 위해 '경쟁' 했다

지금의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단어는 경쟁일 것이다. 이 시대의 성공이란 다른 국가, 다른 민족, 다른 사람과 경쟁에서 이기는 일에 다름 아니다. 경쟁 상대는 전지구화로 확산되었는데, 우리나라의 사과 농부는 일면식도 없는 미국 캘리포니아 사과 농부와 진검 승부를 벌여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 말 그대로 무한 경쟁의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성공한 사람들의 막대한 재산은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그들의 성공 신화는 모두가 뒤좇아야 삶의 본보기로 널리 홍보된다. 사람들은 성공하고 이윤을 축적하고 남보다 더 잘 살기 위해서 밤낮없이 뛰어다닌다. 때때로 우리는 지쳐서 자문하곤 한다. "경쟁하지 않고, 모두가 함께 동고동락(同苦同樂)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마르셀 모스는 『증여론』에서 이런 바람이 단지 유토피아적인 상상이 아니라, (놀랍게도) 실제 우리 인류가 오랜 동안 영위해 왔던 삶의 양식이었음을 알려 주고 있다. 1925년에 발표한 이 기념비적인 인류학 논문에서 그는 아메리카 북서부 해안에 거주하는 인디언들의 포틀래치(Potlach)를 자세히 분석하고 있는데, 포틀래치란 인디언들이 관혼상제 등과 같은 통과 의례뿐만 아니라 후계자를 계승하거나, 새 집을 짓거나, 공적을 기리거나, 명예와 위엄을 찾기 위해 여는 공적인 의례 행사를 말한다. 모스가 전해 주는 포틀래치의 본질은 전혀 아낌없이 부를 주는 데에 있다. 손님을 초대한 주인은 손님에게 아낌없이 음식과 예물을 나누어 주어야 한다. 많이 베풀수록 주인의 명예와 위세는 높아진다. 현재 우리가 자연스럽게 받아들이고 있는 자본주의적 삶에 물들지 않았던 인디언들은, 모스의 표현을 빌면, "누가 가장 부자이며 또 가장 미친 듯이 씀씀이가 헤픈 자인가를 앞 다투어 경쟁"했던 것이다.포틀레치에서의 경쟁은 자기 이득을 관철하고, 승리하고, 재물을 모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기의 재물을 나눠주고, 함께 소비하고 그럼으로써 축제를 벌이려고 하는 그런 야단법석이다. 우리도 자본주의의 경쟁 사회에 들어서기 전에는 관혼상제의 의식에서 모두가 소란을 떨며 음식을 먹고 떠들고 하지 않았던가? 어떤 면에서는 우리도 한때는 "어디에서나 주려고 안달했던" 인디언이었다. 인디언들이 재산을 모으는 이유는 오로지 그 재산을 남김없이 고귀하게 지출하기 위해서였다. 그들은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것은 체면이고 염치라고 확신하고 있었다. 옆에서 고통스럽게 죽어가는 이웃이 있는데도 혼자 기름진 음식을 목구멍으로 넘기는 사람을 그들은 삶에 대한 배반자라고 간주하였다.모스는 본래 인간은 타산적인 경제 동물이 아니었음을 역설한다. 경쟁의 승리와 이익만을 눈앞에 두는 현대인들에게 『증여론』은 우리들 인간이 체면을 차릴 줄 알며, 악착같이 모으기 위해서가 아니라 타인에게 증여하기 위해 경쟁을 하며, 모두가 동참하는 대동제(大同祭)를 벌일 수 있는 존재였음을 역사적으로 일깨우고 있다. 무한 경쟁 사회에서 성공하는 사람은 소수이고 대부분은 패배자가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최후의 일인(一人)만이 살아남는 무술시합과도 같다. 이것이 무한 경쟁 사회에서는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즐거운 축제가 거행될 수 없는 중요한 이유일 것이다.『증여론』은 도대체 "우리가 왜 그리고 무엇을 위해 경쟁하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반성을 요구하는 동시에 우리들 선조들의 삶을 복원할 것을 촉구한다./본지 서평위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18 23:02

[책의 향기] "부모 체온·情 느끼게 하는 옛이야기"

지금처럼 어린이 책이 많지 않던 시절, 아이들은 어른들로부터 옛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두어 가지 이야기만을 반복해서 들으면서도 지루해하지 않았고, 들려주는 어른이나 듣는 아이들이 모두 옛이야기를 통해서 즐겁게 놀았다.어린이 책이 넘쳐나고 아이들에게 글을 익히는 시기도 빨라진 요즘에는 아이들이 읽을 만한 책을 구입하거나 빌려다주는 일이 어른들의 주된 임무로 바뀌었다. 그렇지만 스스로 책을 읽는 아이들이라도 어른들이 책 읽어주는 소리를 듣는 즐거움과 바꾸려하지는 않을 것이다.아이들에게 무슨 책을 읽어주어야 할까?옛이야기만큼 아이들이 듣기 좋아하는 책도 드물다. 그동안 아이들에게 그림책부터 줄 글 책까지 다양하게 읽어주었는데 지금은 새로이 「옛이야기 보따리」(보리출판사)를 읽어주고 있다. 10권으로 되어있지만 전혀 부담스럽지 않은 작은 책이다. 각 권마다 주제에 맞추어 옛이야기들을 묶어놓았다. 구수한 입말로 된 이야기는 아이들에게 읽어주기에 그야말로 안성맞춤이다. 잠자리에 누운 초등 1학년 옆에서 "옛날 어느 마을에 내외가 살았는데, 남편이 미련하기가 짝이 없어서 인사하는 법도 몰랐어~"로 이야기를 시작하면 어느새 중학생이 된 아이도 슬그머니 와서 이야기를 듣는다. 때로는 남편도 한 쪽에 슬쩍 자리를 잡고 앉는다. 우스운 이야기를 듣고 배꼽 빠지게 웃다보면 또 다른 이야기가 궁금해진다. 아이는 하나 더 읽어달라고 애원을 하고 결국 못이기는 척 다른 이야기 한자리를 읽어준다.이런 옛이야기에는 우리 겨레의 삶과 숨결이 녹아 있다. 언어도 외래어와 인터넷 언어에 잠식당하고 아이들의 삶은 하루가 다르게 그 모습이 바뀌고 있다. 이럴 때 들려주는 옛이야기는 잊었던 우리의 정감어린 언어를 다시 생각하게 해 주고 우리 민족 고유의 생활상과 정서를 느끼고 알게 해 준다.낮 시간동안 이리저리 바삐 움직이다가 하루를 마무리하는 밤 시간에 아이들을 충분히 살펴주지 못한 아쉬움을 옛이야기 읽어주기로 보상해주고 있다. 아이는 옛이야기를 들으며 엄마아빠의 체온을 느끼고 정을 느끼고 귀로 듣기만 하는 편안함을 느낀다.어른들로부터 옛날이야기를 듣던 시절을 기억하며 아이들에게 읽어주는 옛이야기 보따리는 함께하는 즐거움과 편안하고 행복한 시간을 만들어주고 있다. /김은자(여성객원기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7.11 23:02

[책의 향기] 그래도 내일은 희망 등

▶ 그래도 내일은 희망조앤바우어 저/ 주니어김영사/ 1만원'희망은 인간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의 것'이라고 말하며 자신의 이름을 스스로 '희망(호프)'이라고 선택한 소녀의 성장 일기.희망을 믿는 주인공 호프는 새로 자리를 잡은 식당에서 새로운 동료와 친구들 그리고 사장님의 선거 운동 과정을 통해, 희망이라는 단어와 함께 조금씩 성장해 간다. 그리고 그 희망을 지켜 내는 용기도 함께 키워 간다. 호프는 희망은 '앞날에 대한 기대'뿐 아니라 믿음, 신념, 신뢰, 확신, 자신감 이라는 여러 의미를 담았기 때문에 희망을 버리는 것은 모든 걸 포기하는 것이라고 말한다.정의로움과 희망을 노래하는 「그래도 내일은 희망」은 미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아동 문학상이자 세계 최고의 아동 문학상으로 손꼽히는 뉴베리 상의 2001년 영예 도서다.▶ 꼬물꼬물 지렁이를 키워봐손호경 저/ 대교출판/ 9,000원광우병을 비롯해 유전자 조작 콩 등 먹거리에 대한 이야기가 걱정스럽게 대두되고 있다. 땅이 오염되고 자연이 파괴 되면서 먹거리가 많은 영향을 받는 요즘 아이들에게 좋은 가르침을 줄 수 있는 책. '지렁이'를 통해 자연을 지킴으로써 우리의 먹거리를 보호하는 방법을 담았다.집에서 음식 쓰레기 버리는 것을 담당하고 있는 민아는 어느 날 민아는 신문을 통해 지렁이로 음식 쓰레기를 해결할 수 있다는 기사를 보게 된다. 민아는 삼촌을 통해서 지렁이가 진짜로 음식물을 분해해서 좋은 거름을 만든다는 것을 알게 되고 마침내 관찰 일기를 쓰며 지렁이를 키우게 된다. 지렁이를 키울 화분 사는 것을 시작으로, 지렁이에게 음식물을 직접 주고, 지렁이 알도 찾아보면서 점점 지렁이의 소중함과 우리 자연의 소중함을 느낀다.▶ 진과 대니진루엔 양 저/ 비아북/ 1만 1,000원중국계 미국인인 작가가 '진짜 나'를 찾고자 했던 어린 시절의 자신의 경험과 현재 교사로서 직접 관찰한 청소년들의 일상과 고민을 생생하게 그려냈다. 무엇보다 전체가 컬러만화로 구성 돼 있어 아이들이 쉽게 읽을 수 있다.우리에게 잘 알려진 손오공의 이야기와 중국계 미국인인 진이 초등학교부터 고등학교 까지 겪는 여러 가지 사건이 교차해서 보여진다. 손오공으로 시작되는 환상적인 이야기와 유색인 이민자 2세의 주인공의 현실 이야기가 후반부에서 하나로 합쳐지며 나는 누구인가에 대한 화두를 던지고 해답을 얻어간다.단순한 인종 갈등의 문제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보편적인 갈등의 장치로 삼아 자아의식과 문화적 정체성 자아수용 등의 주제를 함께 엮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로 다듬어 냈다.▶ 프린세스의천일책섀넌헤일 저/ 책그릇/ 9,800원<프린세스의 천일책>은 그림 형제의 고전 동화 <마렌 공주>를 독특한 시각으로 새롭게 재조명한 작품이다. 꾸준히 어린이와 청소년을 위한 흥미롭고, 환상적인 성장 모험 이야기를 써 왔던 섀넌 헤일은 이번 책에서 자립심 강한 유목민 소녀를 주인공으로 삼아 색다른 재미와 교훈을 전달, 전례에 없던 새롭고 산뜻한 프린세스의 모습을 보여준다. 특히 원작 <마렌 공주>도 부록으로 첨부되어, 고전 원작과 새로운 작품을 비교해 보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포악한 이웃 나라 왕과 강제로 결혼시키려는 아버지에게 반발했다가 7년간 탑에 갇히게 된 공주와, 공주의 시녀로서 함께 탑에 갇힌 소녀. 2년 후 겨우 탈출해 보니 이웃 나라의 침공에 나라가 망해 있었다. 절망에 빠진데다 대인공포증이 있는 공주 대신, 소녀가 공주 행세를 하며 노래의 힘으로 포악한 왕을 물리치고 모든 것을 바로잡으려 하는데...행복이란 외부 조건보다 마음에 달려 있음을 보여주는 이 책은, 바람직한 삶의 태도가 무엇인지 진지하게 생각해 보도록 이끈다. 더욱이 '내가 세상에서 가장 힘들고 가엽다'는 생각으로 투정부리듯 남을 원망하고 뭔가 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내가 먼저 변하는 것이 행복의 지름길임을 가르쳐 주어 자신의 인생을 주체적이고, 능동적으로 살아가도록 도와주는 책이다. 스스로 미래를 개척하는 법을 알고 행복의 지름길을 찾길 바란다면 <프린세스의 천일책>을 읽으면 해답이 보일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8.07.11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