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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신은 위대하지 않다 등

△ 신은 위대하지 않다크리스토퍼 히친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마 펴냄 / 2만5000원종교를 비판하는 책이 쏟아지고 있는 요즘. 「신은 위대하지 않다」 역시 그러한 흐름 속에서 나온 책이다. 이 책의 특징은 종교의 폭력성과 야만성을 신과 종교의 ‘자기모순’에 초점을 맞춰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는 것. 미국의 대표적인 진보적 지식인 크리스토퍼 히친스에 따르면, 인간은 신의 섭리에 따라 서로를 죽이고 짓밟는 한편, 간신히 이룩한 문명의 성과를 파괴하며 살아왔다. 이러한 과거의 문제들과 현재의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신에 엮인 고리를 끊어버려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 나는 아침이 두려웠다방우영 지음 / 김영사 펴냄 / 1만5000원방우영 현 조선일보 명예회장의 회고록. ‘제호만 빼고 다 바꾸자’ ‘화려한 편집과 특종만이 살 길이다’라며 과감한 혁신을 추진, 4등 신문을 1등 신문으로 바꾼 생존전략이 담겼다. 조선일보는 비판하는 시선도 많지만, 한국현대사에서 조선일보를 빼놓을 수는 없다. 중앙정보부 요원들이 한밤중에 들이닥쳐 윤전기를 멈춰세운 선우휘·이영희 필화사건, 한 줄 기사로 촉발된 평민당의 ‘전쟁’, 당대 최고 요정에서 벌어진 흥미진진한 정치야화까지, 야사적 기록이기도 하다.

  • 주말
  • 도휘정
  • 2008.02.01 23:02

[책의 향기] 때로는 눈먼 이가 보는 이를 위로한다

‘김제를 오가면서 행복했다. 오윤택을 만나면서 많이 배웠다. 사람을 점점 멀리하고 싶은 나에게 그는 돌아오라고, 돌아오라고 손짓했다. 인연에는 다 이유가 있고, 때가 돼야 맺어지는 것 같다. 회의와 냉소로 가득 찼던 나에게 그는 긍정과 희망을 가르쳐 주었다. 그것을 삶 속에 녹여내 나를 살찌우는 일은 전적으로 나의 몫일 것이다.’ (김경환씨 글 중에서)김제시 성덕면 남포리에 가면 ‘희망 남포 작은도서관’(약칭 남포문고)이 있다. 자그마한 붉은 벽돌 건물. 푸르른 들녘을 뒤에 거느린 단층 건물은 아담하고 예쁘다. 마당 왼쪽에는 농구대가 있고, 그 맞은 편에는 군데군데 황토빛 흙이 묻은 트럭이 한 대 서있다. “오윤택이에요.”1만5000여권의 장서로 가득찬 곳. 남포리 토박이 오윤택씨(47)가 생활하는 이 곳은 그의 삶 전체가 담겨있는 곳이다. 시각장애인이지만, ‘남포리 홍반장’으로 불리는 그는 늘 마을 사람들 편에 서서 부당함에 맞서왔다. 경지 정리 감시단을 조직해 부실공사를 막아내고, 저울을 조작하는 중간 상인들의 횡포에 맞서고, 버스 노선을 바꾸고 과속 방지턱을 만들었다. 그 뿐만이 아니었다. 도서관을 세우고 장학회를 설립했으며, 해마다 마을 축제도 열고있다. 앞이 보이지 않는 사람이 멀쩡한 사람이 해내기도 힘든, 열가지 스무가지 백가지 일을 해내고 있었던 것이다. 희망제작소(상임이사 박원순)가 기획한 ‘희망을 여는 사람들’이 ‘김제 남포리의 상록수 오윤택’을 찾아갔다. 「때로는 눈먼 이가 보는 이를 위로한다」(푸른나무). 잡지사 기자를 지낸 김경환씨가 쓴 이 책은 시각장애인이 스스로 세상의 빛이 되기까지 결코 만만치 않았던 오씨의 삶을 되짚는다. “세상에 내 맘대로 한번 해 보고 싶은 게 있긴 있어요. 책이 그렇게 보고 싶어요. 문고에 책이 들어오면 그냥 손으로 넘겨봐요. 한 권이고 두 권이고 하염없이 넘겨 보는 거죠. 그렇게 손으로 만지다 보면 내 눈으로 죽죽 읽고 싶어져요.”“시각장애가 하고자 하는 일에 장애가 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는 오씨. 그저 불편하고 더딜 뿐이었다. 오히려 “이 어지러운 세상 안 보고 살 수 있는 것도 특권”이라고 웃는 그이다.방 한 칸, 땅 한 평, 주식 한 주 가진 것 없다. 아내도, 자식도, 부모도 없다. 성한 눈, 건강한 몸조차 없다. 하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것 없는 그가 그보다는 훨씬 많이 가진 사람들을 부끄럽게 만든다. 모두가 자신만의 부와 명예를 좇는 요즘, 더 멀리 더 넓게 자기 주변을 위해 일하는 사람들을 찾아가는 희망제작소 ‘희망을 여는 사람들’은 계속된다. 대한민국의 ‘희망의 증거’를 찾아가는 즐거운 여정이기 때문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8.02.01 23:02

[책의 향기] 탄원서 '의송'

조선시대의 과거시험장에서 백발이 성성한 노인들을 찾기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당시에는 문과에 급제하여 벼슬길에 오르는 것이 거의 유일한 출세의 길이었기 때문에 하늘의 별을 따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과거에 평생을 바치다시피 하였다. 예컨대 고종 27년(1890)의 문과에 급제한 정순교는 당시 만 85세로 조선조 1만 4천여명의 문과급제자 중 최고령자였다. 생원 진사시로 가면 훨씬 더 많은 고령자들과 만나게 된다. 조선 말기에 갈수록 생원 진사시 응시자 중에는 고령자가 많았으며, 그들에 대해서는 성적과는 관계없이 특별히 합격자 명단의 말미에 추가하라는 왕명이 내려지기도 했다. 고종 11년 원자의 탄생을 기념하여 실시된 생원 진사시에서는 80세 이상의 고령자라는 이유로 1차 시험(초시)의 합격만으로 생원 또는 진사의 학위를 받은 사람이 무려 75명이나 되었다. 이 가운데 최고령자는 95세였다. 그러니 초시에 합격하지 못한 응시자 중에는 이보다 몇갑절 많은 고령자들이 있었을 것이 틀림없다.이처럼 오랜 세월 동안 과거에 전념하다 보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다. 천민을 제외하고는 거의 모든 사람들에게 과거의 문호가 개방되어 있었지만, 평민들이 제대로 시험을 치를 수 없었던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문제는 예나 지금이나 결국 돈이었다. 특히 서울에 있을 수록 응시의 기회가 많고 그만큼 합격의 가능성도 많았으므로 지방의 응시자들 중에는 서울에 올라 와 과거를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그런 사람치고 빚을 지지 않은 사람은 거의 드물었다. 그러다 보니 과채(科債)로 인해 집안이 풍비박산이 난 경우 또한 적지 않았다. 오늘 소개하는 의송 문서에 나오는 조동술의 집안이 바로 이에 해당한다. 의송은 백성들이 관찰사나 암행어사에게 올린 탄원서를 가리킨다. 전라도 영암군에 살던 그는 무자년에 순찰사에게 의송을 올려, 과채에 얽힌 억울한 사정을 호소하고 있다. 과거에 뜻을 두었던 그의 아버지는 여러 해 동안 서울에 머물면서 많은 빚을 지게 되었다. 그러나 급제는 고사하고 끝내는 빚을 갚기 위해 문중의 제사를 위해 마련한 위토답(位土畓) 14마지기를 같은 고을의 유창언에게 저당잡히고 3백냥을 빌려야 했다. 그 돈으로 빚은 갚았으나 낙제에 한이 맺혀서였던지 그는 얼마 뒤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뒤 조동술과 그의 삼촌은 위토답을 되찾기 위해 수년 동안 고용살이를 하면서 갖은 고생 끝에 돈을 마련하고, 유창언을 찾아가 논을 되돌려달라고 하였다. 유창언이 이를 거절하자 조동술은 관에 문서를 올려 논을 되찾을 수 있도록 조치해 줄 것을 탄원하였다. 관에서는 돈을 받고 되돌려주라는 결정을 했지만 벌써 오래 전의 일이 되고 보니 생각처럼 일이 쉽게 풀리지 않았다. 유창언으로서는 이미 제 것이나 다름없는 논을 헐값에 돌려주어 손해볼 수 없다는 입장이었다. 그는 끄덕도 하지 않았다. 조동술의 진정서가 그 뒤에도 몇 차례 더 이어지고 있는 것을 보면 유창언의 버티기는 그 뒤에도 계속 되었던 것 같다. 과거 때문에 집안 말아먹는다는 소리가 결코 헛소리가 아니었던 것이다. /유호석(전북대박물관 전문연구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1.25 23:02

[책의 향기] 쿠키 한 입의 인생수업 등

△ 쿠키 한 입의 인생수업 / 에이미 크루즈 로젠탈 글 / 작은 곰자리 / 9000원 쿠키 하나를 먹으면서도 인생을 얘기할 줄 아는 책이다. 서로 돕는다는 건 쿠키를 만들 때 한 사람은 반죽을 젓고, 다른 이는 초콜릿을 집어넣는 일. 친구와 함께 쿠키를 만들며 ‘협동’을, 쿠키가 익을 때까지 기다리며 ‘인내’를 이야기한다. 쿠키가 맛있게 구워져 나왔을 때는 ‘자부심’과 ‘겸손’을, 맨 처음 나온 쿠키를 할머니께 드리며 ‘공경’을 배울 수 있단다. 따스하고 편안한 느낌을 주는 일러스트도 눈길을 끈다. 책을 통해 지혜를 얻는 강아지까지 캐릭터 하나하나의 생생한 동작과 표정을 섬세하게 표현했다."만족스럽다는 건, 너랑 나랑 둘이서 쿠키 하나씩 들고 계단에 앉아만 있어도 좋은 거야."상황에 맞는 재치 있는 정의를 통해 인생의 소중한 가치에 대해 이야기 나눌 수 있도록 했다.△ 로봇 반란을 막아라 / 김수경 글 / 한솔수북 / 7900원 2005년 영국 잡지 ‘가디언’은 장차 인류의 종말을 가져올 원인 가운데 하나로 '로봇 반란'을 꼽았다.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것처럼 정말 로봇이 사람을 지배하고 반란을 꿈꿀 수 있을까?로봇 박사로 유명한 한광석씨. 그는 어렸을 적 사고로 한 쪽 다리를 잃은 슬픔을 안고 있다. 늘 친구들한테 놀림을 당했던 그에게 어느 날 형은 기계 다리를 만들어 준다. 그날부터 그는 형과 함께 로봇을 만들기 시작하면서 로봇 강아지를 발명한 천재 로봇 박사로 세상의 주목을 받게 된다. 하지만 그는 로봇이 반란을 일으키는 꿈을 꾼 이후 로봇이 두려워 세상에 있는 로봇을 없앨 방법을 찾아다닌다. 이 책은 로봇이 반란하려면 아주 뛰어난 지능이 필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로봇이 똑똑해지려면 적어도 2050년은 되어야 한단다. 하지만 로봇보다 더 위험한 건 사람일지도 모른다. 세계 여러 나라에서 현재 전투 로봇을 만들고 있으니까 말이다.△ 꼬마 파울 아저씨의 주머니 가득 행복한 겨울 이야기 / 마르틴 발트샤이트 글 / 기파랑 / 7500원‘세상이 온통 눈으로 뒤덮여 꼼짝할 수 없을 때 책으로 몸과 마음을 살찌우기, 가로등 밑에 서 있는 눈사람에게 말 걸기, 오래된 자신과 작별하고 새로운 자신과 만나기, 사랑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정성스럽게 포장해서 선물하기….’ 책을 좋아하고 책으로 가득 찬 집안에서 태어난 책벌레 꼬마 파울 아저씨의 독특하고 행복한 겨울나기 방법을 담고 있다. 일에, 공부에, 사람에 지쳐 행복과 웃음의 의미를 잃은 아이들뿐 아니라 어른들까지 위로할 수 있는 책. 독일 문학계에서 최고의 극작가와 삽화가로 인정받는 두 명의 콤비가 손을 잡고 탄생시켰다. 이미 독일과 오스트리아에서 사랑받고 있는 작품이다. ‘꼬마 파울 아저씨’, ‘꼬마 파울 아저씨의 여름휴가 이야기’에 이어 세 번째로 탄생했다.△ 어린이를 위한 긍정의 힘 / 이상화 외 2명 글 / 두란노 / 8500원 조엘 오스틴의 베스트셀러 ‘긍정의 힘’이 창작동화로 태어났다. 동화와 더불어 어린이들에게 주는 현명하고 지혜로운 조언과 명언을 곁들인 것. 천국의 '삐까삐까 대박 왕잔치' 이벤트에서 당첨이 된 민우. 그는 선물로 세 가지 소원을 받게 됐다. 하지만 수호천사는 복권에 당첨되게 해준다든가 공부를 안 했는데도 시험에 1등을 하게 만들어 주는 일은 없다고 말한다. 그런 소원은 이벤트 항목에 들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나. 긍정의 힘을 갖기 위한 7단계 실천 항목을 아이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어렸을 때부터 ‘긍정의 힘’을 심어 능동적이고 적극적인 삶을 살아가도록 이끄는 책이다. 부정적인 생각을 가졌던 흥미, 빛나, 민우, 윤지, 준희, 은호, 원범이가 긍정적인 아이들로 변화돼가는 모습을 재미있지만, 가슴 찡한 감동으로 전한다.

  • 주말
  • 이화정
  • 2008.01.25 23:02

[책의 향기] '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

서점에 나와있는 책들 중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중앙북스)에 손이 간 것은 순전히 작가들의 캐리커처 때문이었다.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인 ‘달로 간 코미디언’의 김연수는 뭔가 불만스러운 듯 표정이 일그러져 있지만, ‘딱’ 보면 그임을 한 눈에 알아볼 수 있다. 문체에서 왠지 모를 까칠함과 깐깐함이 느껴지는 은희경은 예쁘게 그려졌으며, 요상한 안경이 포인트인 박민규도 ‘의외로’ 평범하게 나왔다. 황순원문학상은 2000년 타계한 소설가 황순원 선생의 문학정신을 잇기 위해 중앙일보와 문예중앙이 2001년 제정했다. 심사 대상은 중편소설을 포함한 단편소설. 상금은 5000만원으로, 단편소설 한 편에 수여하는 상금으로는 한국 문학상 중에서 가장 많다. 모두 13명의 심사위원이 동원돼 세 단계에 걸쳐 진행되니, 심사과정도 꽤 까다롭다. 2007년 7회를 맞은 황순원문학상은 2006년 7월부터 2007년 6월까지 문예지에 발표된 작품을 대상으로 심사했다. 통상 1심을 통과하는 작품은 30편 정도. 그러나 이번에는 27편만이 선정됐다. 이 중 10편의 작품이 2심을 통과해 최종심에 올랐다. 수상작은 작가의 특징과 장점이 골고루 드러난 김연수의 ‘달로 간 코미디언’. “상복 많은 김연수를 피해가기 위한 이러저러한 다른 논의들에도 불구하고 ‘달로 간 코미디언’은 이러한 마지막 태클까지도 뛰어넘어 질주했다”는 권오룡 최종 심사위원의 심사평이 재밌다. 「2007 황순원문학상 수상작품집」에는 수상작을 비롯해 2심을 통과한 10편이 실렸다. 윤성희 ‘이어달리기’, 이혜경 ‘한갓되이 풀잎만’, 성석제 ‘여행’, 백가흠 ‘루시의 연인’, 권여선 ‘반죽의 형상’, 김애란 ‘칼자국’, 전성태 ‘남방식물’, 은희경 ‘고독의 발견’, 박민규 ‘깊’ 등이다. ‘칼자국’은 아직 신인의 이미지를 풍기는 작가의 작품이라 하기에는 안정감이 돋보인다. 건강하고 활달한 ‘어머니’를 한 인물로 내세워, 소설을 통한 인물의 발견 의미가 어떤 것인가에 대해 생각해 볼 여지를 남긴다. 콩나물국밥집 네 딸이 여행 중 우연히 버스승객을 구하면서 전개되는 ‘이어달리기’는 인물 구성과 캐릭터 제시의 방식이 독창적이다. 대식증에 시달리는 나와 거식증에 걸린 N의 모호한 관계를 다룬 ‘반죽의 형상’, SF소설로는 사상 최초로 문학상 최종심에 진출한 ‘깊’, 남성 자위용 인형에 얽힌 이야기 ‘루시의 연인’, 대학신입생들의 고단한 무전여행기를 다룬 ‘여행’, 진정한 자아를 찾아 길을 떠나는 구도 소설의 면모를 보인 ‘고독의 발견’, 관계와 소통에서 오는 좌절감을 그린 ‘한갓되이 풀잎만’, 다인종을 바라보는 우리 의식의 이중성을 보여준 ‘남방식물’ 등 색깔이 다른 한 편 한 편이 매력적이다. 물론, 읽는 재미는 말할 것도 없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25 23:02

[책의 향기] 책 펴고 뒹굴뒹굴~ 세계로 간다

“그렇게 살았다. 바쁘게, 언제나 부지런을 떨며, 왠지 바쁠수록 능력있어 보이는…. 또 나 혼자 그렇게 사는 것만도 아니었다. 그러던 어느 날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여행은 그렇게 시작됐다.” (「히피의 여행 바이러스」(넥서스) 중에서)매일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이라면, 언제든 떠날 수 있는 백수지만 돈이 없다면, 책으로라도 ‘여행’을 떠나자. 아무 고민 없이 짐을 싸는 듯한 저자를 보며 ‘팔자 좋다’는 생각에 배 아플 수도 있지만, 여행은 ‘일상의 도피가 아니라 일상의 아름다움을 발견하는 것’. 심심치 않게 출판되는 여행서 중에서도 요즘 한창 뜨고 있는 책들로만 골라봤다.‘오래된 여행자’라 불리는 이지상. 3년여 동안 직장 생활을 하다 1988년부터 배낭을 메고 세상을 기웃거리는 ‘유목민의 삶’을 살고 있는 그가 산문집 「낯선 여행길에서 우연히 만난다면」(중앙북스)을 펴냈다. 20년간 전 세계를 다니며 온 몸으로 체험하고 얻어낸 것들에 대한 기록이다. “인도 음식점에서 카레 냄새만 맡아도 울컥”해 지는, 여행의 매혹에 빠져 늘 세상 밖을 그리는 사람들에게 마음으로 건네고 싶은 말을 담았다. 떠나고 돌아오고 다시 떠나는 여행 이야기다.세계의 중심 뉴욕이 궁금하다면 「뉴욕다이어리」(시공사)와 「뉴욕의 보물창고」(브이북)가 있다. 「뉴욕다이어리」는 ‘뉴욕에 관한 가장 솔직한 이야기’다. 2004년 뉴욕행 비행기에 오른 유학생의 뉴욕 체험기. 뉴욕이 가진 화려함과 넘치는 에너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인종차별과 빈부격차, 쓰레기 넘치는 지저분한 골목길을 가진 뉴욕의 맨 얼굴도 보여준다. 사기를 당해가며 체득한 집 구하기 요령,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배운 문화의 차이 등 저자의 ‘생존’과 관련된 것들이 이 책의 밑천이다. 글을 풀어놓는 솜씨가 꽤나 맛깔스러우며, 풍성한 사진을 보는 재미도 크다. 「뉴욕의 보물창고」는 파리, 캐나다, 도쿄에 이어 ‘보물창고 시리즈’ 네번째 책이다. 5년째 뉴욕에 살고있는 실력파 디자이너 박영하와 뉴욕의 4대 프랑스 식당 중 하나인 장조지의 쉐프 최지원이 한두번의 여행으로는 느끼기 힘든 뉴욕의 구석구석을 소개한다. 이들이 말하는 뉴욕 탐험의 팁! 뉴욕을 2∼4주 이하의 기간으로 여행한다면, ‘명소’라 불리는 식당은 가격대를 불문하고 최소한 2주에서 한달 전에 미리 국제전화로 예약하라는 것. 유명한 브로드웨이 뮤지컬이나 콘서트, 오페라도 마찬가지다.스타일리시한 젊은 여성들이라면 「데이즈 인 런던」(예담)을 추천한다. 최근 패셔니스타들과 여성 투어리스트들에게 각광받고 있는 도시 런던의 핫 스팟과 스타일리시한 명소들을 소개하는 런던 가이드북이다.한 도시에 장기투숙하면서 라이프와 문화를 온전히 즐기려는 도시 여행자들, 또는 개성적인 여행을 원하는 셀프 여행족들이 반가워할 책이다. 런던의 빈티지 스타일과 이색적인 문화탐방을 테마로 삼고 있다. 「스물한살의 프라하」(랜덤하우스코리아)는 프라하로 음악 유학을 떠났다가 스물한살이란 ‘어린’ 나이에 민박집 주인이 된 유학생 박아름의 에세이다. 특별한 수완도 경험도 없던 저자가 침대 두 개로 시작해 프라하 최고의 민박집이 되기까지 ‘풀하우스’를 운영하며 겪었던 소소한 일상들을 들려준다. 단 돈 만원이면 배불리 먹을 수 있는 립 집, 환율이 좋은 환전소 등 프라하의 알찬 정보를 만날 수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18 23:02

[책의 향기] 블루 카드 등

△블루 카드 / 제리 스피넬리 글/ 웅진주니어 / 8500원우연인 듯 필연인 듯, 네 아이들에게 블루카드가 날아온다. 아이들 사이의 공통점은 없다. 도시의 밤거리를 활보하는 아이, 텔레비전에 혼을 뺏긴 아이, 집 없이 자동차에서 생활하며 떠돌아다니는 아이, 대도시에 살다가 시골 버섯농장으로 이사 온 아이. 다만 어쩌다 파란색 도서관 카드가 이들을 찾아왔다. 이 카드는 아이들이 '진짜 영혼'을 찾을 수 있도록 도서관에 안내한다. 도서관에는 이들 자신의 모습이 낱낱이 기록된 전기가 있다. 그리고 날마다 새로운 내용이 더해진다. 간절하게 찾아다녔지만 어디서도 찾을 수 없었던 엄마와의 유일한 추억이 담긴 책도 있다. 이 신비한 도서관에 발을 들여놓은 아이들은 점차 주체할 수 없었던 자신의 감정을 다스리는 법과 어지러운 주변에 휩쓸리지 않는 법을 배우게 된다. 작가는 진짜 나를 찾기 위해서, 나를 둘러싼 타인의 세상이 아니라 그 중심에 내가 서 있는 세상을 위해 격렬하게 몸부림쳐야 한다고 말한다. 자신의 과거를 마치 현재처럼 되살려내는 작가의 능력이 탁월하다.△ 오즈의 마법사 / 라이먼 프랭크 바움 글 / 어린이작가정신 / 1만원 부모를 일찍 잃은 여자아이 도로시가 환상의 나라에 가서 겪게 되는 모험담. 도로시는 어느 날 강한 회오리바람이 집을 통째로 날려버리는 바람에 위대한 마법사 오즈가 사는 나라에 가게 된다. 그녀는 그곳에서 머리를 갖고 싶어하는 허수아비, 펄펄 뛰는 심장을 원하는 양철 나무꾼, 용기를 얻고 싶어하는 겁쟁이 사자를 만난다. 그리고 이들은 소원을 들어줄 수 있다는 위대한 마법사 오즈를 찾아나선다.알고 보니 오즈는 마법사가 아니라 평범한 대머리 노인. 하지만 그의 엉터리 처방으로 허수아비는 두뇌를, 양철나무꾼은 심장을, 겁쟁이 사자는 용기를 갖게 된다. 모험을 통해 자기도 모르는 사이 각자가 원하는 것을 가지게 됐던 것. 이 책이 더 눈길을 끄는 이유는 '이 시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로 평가받는 리즈베트 츠베르거의 아름다운 그림이 새로운 '오즈'를 만들어냈기 때문이다. 파스텔톤 은은한 수채화 그림은 환상 세계의 모습을 제대로 그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두근두근 사랑의 소리 쿵쿵쿵 / 훠테메 마쉬하디 로스탐 글 / 큰나 / 9500원상상력을 뛰어넘어 감성을 자극하다. 사랑하는 사람을 볼 때 몸 안에서 일어나는 심장의 두근거림.사랑을 느끼고 사랑을 부르는 소리가 바로 '쿵쿵쿵'이다.이 책은 '쿵쿵쿵' 소리를 통해 사랑이라는 감정뿐만 아니라 아이들 마음속에 일어나는 변화무쌍한 감정에 대해 생각해 보도록 했다. 천 년이란 긴 시간동안 집을 떠나 있다가 돌아온 소년. 그는 어떻게 하면 세상을 아름답게 볼 수 있는지 답을 찾기 위해 여행을 떠났다. 하지만 그 긴 여행 뒤 변한 자신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보는 사람은 엄마 뿐이었다. 그 길고 긴 사랑의 여정을 깨닫는 과정을 '상상의 힘'을 통해 경험할 수 있도록 했다. 2006년 볼로냐 라가치상 수상작이다. △행복한 한국사 초등학교 / 전국역사교사모임 글 / 휴먼어린이 / 1만원주몽이 고구려를, 대조영이 발해를 세웠다는 걸 아이들은 어떻게 알았을까. 최근엔 조선의 왕이었던 세종과 정조에 대해 궁금한 게 많아졌다는데…. 답은 간단하다. MBC 드라마 '주몽', KBS '대조영', '대왕세종' 와 같은 텔레비전 드라마 덕분이다. 하지만 텔레비전 드라마는 역사 교과서가 아니라 '재미있는 이야기'를 각색해 보여주기 때문에, 실제 일어나지 않은 일을 엮거나 주인공만 돋보이도록 얼개를 짜는 경우가 많다.반면 역사 속 수많은 사람들의 모습 대신 이름만 남고, 무슨 뜻인지도 모르고 외워야 할 제도만 남은 역사책은 재미없는 게 당연하다. 그래서 책 '행복한 한국사 초등학교'는 학교 선생님들이 만든 학교 밖 역사 이야기을 담았다.또한 인물이나 제도의 '이름'보다는 역사 속 수많은 이야기들과 각각의 이야기가 서로 어떤 관련을 맺고 있는지 초점을 맞췄다. '우리 역사를 가지고 어린이들과 어떻게 소통할 것인가' 하는 교사들의 오랜 집단적 고민과 현장 경험이 녹아 있다.

  • 주말
  • 미디어팀
  • 2008.01.18 23:02

[책의 향기] 리버 보이 등

△ 리버 보이팀 보울러 지음, 정해영 옮김/다산책방 펴냄/9000원「해리포터」를 제치고 영국의 ‘제61회 카네기 메달’을 거머쥔 책. 선정위원단으로 부터 “읽고 또 읽어도 언제나 가슴이 뭉클하며, 동시에 삶과 죽음에 대한 많은 생각을 하게 한다”는 이 책은 전 세계 21개국 사람들의 영혼을 두드린 성장소설이다.죽음을 앞둔 할아버지와 손녀 제스의 마지막 여행. 전혀 과장되지 않은 시나리오는 조용하고 단순해 더 아름답고 사랑스럽다. 청소년 뿐만 아니라 성인에게도 충분히 감동적인 소설이다. △ 배효숙의 누가 만들어도 참 쉬운 옷·소품 DIY배효숙 지음/동아일보사 펴냄/1만4800원하루 방문자수 3000명에 달하는 인터넷 최고의 바느질 사이트(www.jom.pe.kr) 주인 배효숙. 그가 오랜 기간 축적한 노하우를 살려 한 벌 한 벌 직접 옷을 만들고, 만드는 방법과 실물본을 일러스트로 수록한 책을 내놨다. 그의 작품은 고급스러운 색감 매치와 디자인이 장점. 이 책에는 요즘 유행하는 블라우스와 원피스, 남성용 트렌치코트와 재킷, 가방과 머플러 같은 소품까지 총 33가지 옷과 소품 만드는 법이 소개돼 있다. ‘알아두면 유용한 정보들’까지 챙겼다. 미싱 한대만 있으면 초보자들도 다양한 품목을 만들 수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18 23:02

[책의 향기] 창건실기(創建實記)

옛 사람들이 기록을 남기는 것을 보면 생각을 읽을 수 있다. 무슨 일인가를 도모하면서 만들어 내는 기록들이야 지금도 여전하지만, 소소한 것들 예컨대 집의 내력을 적는 등과 같이 있어도 그만 없어도 그만인 것들에 대해서 공들여 기록하는 것은 사물을 대하는 시대적 정신적이 차이에 기인한다.오늘 이야기 하려는 집의 유래에 대한 기록은 흔히 상량문으로 알려져 있다. 새로 집을 짓거나 고칠 때에 그 내력과 이유, 공사일, 기간 등을 적은 것을 상량문이라 한다. 대부분의 일반인들 건물에는 간략하게 붓글씨로 상량에 써 넣는 것으로 대신하였지만, 중요한 건물 궁궐, 관아, 학교, 사원 등은 비단이나 종이에 내역을 상세히 적어 나무나 구리, 대나무 등으로 만든 통에 넣어 상량에 홈을 파고 넣어 두었다.“경사를 기리어 축하를 드리오니, 하늘이 높은 산을 만들어 만고에 용처럼 서리게 할 것이다 (…) 태조 임금의 초상화를 모신 경기전을 다시 손질하니 사시사철 옥빛처럼 빛나리라”라는 경기전의 상량문 내용처럼 상량문은 건축의 내역을 적는 것 외에도 그 건물에 대한 바램과 의미들을 표현한다. 말하자면 상량문은 건물을 단순한 하드코어로 보지 않고 당시대 그 건물에 담겨있는 정신적인 문화코드이었던 셈이다. 때문에, 옛 사람들은 상량문 이외에도 좋은 일이 있기를 축원하는 찬양의 글을 짓기도 하고, 집을 짓는 데에 관계한 사람들을 기록해 놓기도 한다. 집의 방향과 상량일, 입주일 등을 적어두고, 때로는 그에 관한 창건실기(創建實記)를 지어 놓기도 한다. 1928년 일제시대 어려운 살림살이 속에서도 임실 대정리에 사는 해조 오씨들은 재실을 하나 짓기 위해 10년 동안 기금을 모으고 병인년에 서쪽 산에서 나무를 베어 목재를 준비하고, 북쪽 산의 흙으로 기와를 굽는 노력 끝에 정면 4칸의 건물을 짓게 된 내력을 적어 놓았다. 10년을 준비하고 착공으로부터 준공에 이르기까지 9개월이라는 시기가 걸렸다 하니 그 노력은 뜻을 넘고도 남는 것이었다. 오해수 등 해주오씨 5명의 연명으로 작성된 이 창건실기는 재실 다락 한켠에 고이 간직되어 오다 공개되었다. 상량문처럼 다시 깨끗하게 써서 상량 속에 들어있을지 모르는 이 창건실기를 보면 ‘재실’에 대한 후손들의 정성과 노력을 엿볼 수 있다. 돈 있는 후손이 떡 하니 돈을 내어 짓는 재실에 비하면 그 소중함은 그 이상의 가치를 지닌다.집 장만은 결혼한 사람들의 최대 화두이다. 한 채의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수년 수십년을 생활비를 쪼게고 쪼개어 돈을 모아야 한다. 하지만 집을 장만하고 나면 그런 노력과 정성은 쉬 잊혀져 버린다. 굳이 후손들에게 알려야 할 만한 것은 아닐지 몰라도 집에 대한 부모님들의 마음은 잊혀져서는 안될 일이다. 지금이라도 한번쯤 기억을 되살려 써 보면 어떨까? /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01.18 23:02

[책의 향기] 새해 관심 끌고 있는 책들

“좋은 책을 읽는다는 것은 과거의 가장 훌륭한 사람들과 대화하는 것이다.(데카르트) "좋은 책 나쁜 책을 떠나 요즘 사람들은 어떤 ‘사람들’과 대화하고 있을까. 새해 벽두, 서점가에선 어떤 책이 관심을 끌고 있는지 홍지서림을 비롯한 도내 서점 7곳을 통해 알아보았다. 2008년 판매경향도 읽을 수 있었다. △ 더 이상은 비밀이 아닌「시크릿」열풍2007년 후반기부터 시작된「시크릿」의 열기가 예사롭지않다. 지난해 폭발적인 반응을 얻으며 베스트셀러에 오른 「시크릿」(살림Biz, 1만 2000원) 은 연초까지도 인기가 지속되고 있다.매년 새해 자기계발서가 인기인 것을 감안한다면 자연스러운 상황이다. 미국의 유명 토크쇼 오프라 윈프리 쇼를 통해 소개되는 등 미디어의 노출이 많은 탓도 있다. 「시크릿」은 ‘수 세기 동안 소수의 사람들만 알고 있던 부와 성공의 비밀’이라는 소제목을 달고 ‘긍정적인 마인드’와 ‘끌어당김의 법칙’을 이야기 한다. 「시크릿」 출판 이후「부의 시크릿」, 「어린이를 위한 시크릿」등 비슷한 류의 책들이 쏟아져 나온 것으로도 인기를 실감할 수 있다. 국내에서 이미 60만부 이상이 팔렸으니 「시크릿」 은 더이상 ‘비밀’이 아니다.△ 새해의 화두는 ‘자기계발’과 ‘재테크’자기계발서와 함께 재테크와 관련된 경제서적의 인기도 눈에 띈다. 불안한 경제사정과 연초 자기계발을 목표로 하는 사람들의 심리가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이기는 습관」(쌤앤파커스, 1만 2000원)과 「여자라면 힐러리처럼」(다산북스, 1만원)이 강세. ‘가는 곳마다 1등 조직으로 만든 명사령관의 전략노트’라는 부제를 단 「이기는 습관」은 지난해 4월에 출판 됐지만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판매가 계속 이뤄지고 있다. 올해 있을 미국 대선에 후보로 나선 힐러리 클린턴 뉴욕주 상원의원 이야기를 담은「여자라면 힐러리처럼」은 20대 여성에게 인기가 높다. 그의 성공 비결을 14가지로 분석하고 인생이야기를 재미를 더해 실었다. △ 책 선물 어때요?부담스럽지 않은 가격으로 지난 연말부터 새해까지 책을 선물로 택하는 소비자도 늘고있다. 특히 「마시멜로 두 번째 이야기」(한국경제신문사, 1만원) 나 「무지개 원리」(위즈앤비즈, 1만 2000원)는 선물용 패키지로 제작돼 판매가 많다. 베스트셀러로 꼽히는 「시크릿」도 선물용 책으로 빠지지 않는다. 교보문고 이명진 대리는 “선물용으로 나가는 책들도 자기계발서가 많다”며 “자신이 읽었던 책들 중 좋았던 것을 선물로 택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이제 소설은 그만하면 됐어요지난해 말 발간된 해리포터의 마지막 시리즈 7편 「해리포터와 죽음의 성물」(문학수첩, 4권 각 8500원)의 인기는 올해들어 수그러졌다. 많은 양이 팔리기도 했지만 7편의 판매율은 다른 시리즈들만 못했다. 소설의 부진은 저명한 국내 작가들의 책에서도 나타난다.공지영의 「즐거운 나의 집」(푸른숲, 9800원), 황석영의 「바리데기」(창비, 1만원) 같은 국내 유명 작가의 책들이 기대치를 채우지 못한 것. 목적구매가 많은 전주홍지서림이나 작가를 보고 책을 사는 고객을 제외하고는 예전과 같은 붐은 일어나지 않는다. 홍지서림 양계영 전무는 “책을 알게되는 경로가 미디어의 영향이 크기 때문”이라며 “요즘은 재미와 흥미 위주인 책들이 많아 소설의 시대는 끝났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해에는 공부하세요비록 작심삼일이 되더라고 새해에는 다들 ‘열공’을 다짐한다. 학원 학생들과 대학생층 고객이 대부분인 전주문화서적은 외국어 참고서와 시험전문 서적의 판매율이 새해들어 늘어났다. 연초에 새로운 공부를 시작하거나 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이 많아지기 때문. 중·고등학교 근처에 위치한 익산 종로서점은 세계단편, 위인전기 등 청소년을 위한 책 판매율이 높다. 방학을 맞아 다음 학년을 준비하는 책 구매가 많아진 것. 종로서점 이미화 팀장은 “학생들이 부모님과 함께 서점을 찾는다”며 “방학 기간이라 추천도서 같은 독서를 위한 책 구매가 많다”고 말했다.시내 중심에 위치해 10대 20대 젊은층의 접근성이 높은 전주교보문고도 외국어, 논술 서적같은 학습서가 가장 높은 인기를 보였다. △ 대통령이 쓴 책대선 이후 이명박 당선인의 책을 찾는 사람도 늘었다. 이 당선인이 지은 8권의 책들이 다시 인기를 얻고 있는 것. 특히 1995년 출판된 「신화는 없다」(김영사, 9900원)는 개정판이 나오면서 다른 책들보다 찾는 사람이 많다. 자전적 에세이지만 경제사정과 사회적 상황이 맞물리면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은 30대 이상 남성 고객들이 주로 구매하고 있다.

  • 주말
  • 이지연
  • 2008.01.18 23:02

[책의 향기] 조류독감 등

△ 조류독감마이크 데이비스 지음, 정병선 옮김/돌베개 펴냄/1만2000원「슬럼, 지구를 뒤덮다」 등의 저서를 통해 사회학과 역사학, 생태학 분야를 가로지르는 성과를 보여주고 있는 도시사회학자 마이크 데이비스의 책. 조류 인플루엔자에 관한 방대한 자료들을 꼼꼼하게 검토해 조류 인플루엔자 위기와 전 세계적 생태·사회·경제 환경 변화의 광대한 연관을 명쾌하게 파헤쳤다. 그는 조류 인플루엔자가 막연한 생물학적 재앙이 아니라 전 지구적 자본주의의 문제와 다층적으로 얽혀있는 우리 시대의 질병임을 강조한다. 제약업계의 전횡에 휘둘리고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에 의해 축소되고 있는 전 세계적인 공중보건 체계의 결함을 변혁해 나가지 않는 이상, 다가올 대유행병에 대해 무력할 수 밖에 없음을 경고하고 있다. △ 마에스트로 금난새 열정과 도전금난새 지음/생각의나무 펴냄/2만5000원“나의 음악 성전에는 청중이 가장 높은 자리를 차지한다. 비평가나 소수의 마니아보다 청중 한 사람이 나에게는 더욱 소중한 것이다. 거듭 말하지만, 음악은 결코 전문가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다.”한국 최고의 지휘자 금난새. 그가 데뷔 30주년을 기념하며 자서전을 펴냈다. 연대기적 구성을 따르는 대신, 열정적인 예술가로서 비범한 음악가로서 치열하게 살아낸 시간에 초점을 맞췄다. 풍부한 사진자료를 비롯해 베토벤과의 가상대담, 자신에게 쓰는 편지, 인터뷰 등 다양한 형식의 텍스트가 어우러졌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11 23:02

[책의 향기] 앙드레 고르 'D에게 보낸 편지'

이 책은 이렇게 시작된다. “당신은 곧 여든두 살이 됩니다. 키는 예전보다 6센티미터 줄었고, 몸무게는 겨우 45킬로그램입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그리고 이렇게 끝을 맺는다. “당신은 이제 막 여든두 살이 되었습니다. 그래도 당신은 여전히 탐스럽고 우아하고 아름답습니다. 함께 살아온 지 쉰여덟 해가 되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나는 당신을 사랑합니다.”오스트리아 출신의 사상가이자 언론인인 앙드레 고르(1923∼2007). 경제 전문기자이자 탐사취재의 대가로 명성을 날린 그는 일자리 나누기와 최저임금제의 필요성을 역설한 선구적인 노동이론가이기도 하다. 산업시대의 노동중심성이 종말을 고하고 글로벌 경제, 정보화 시대가 도래할 것임을 예견한 그를 사르트르는 ‘유럽에서 가장 날카로운 지성’이라고 평가했다. 그가 쓴 「D에게 보낸 편지」(학고재)는 땡전 한 푼 없는 유대인 고르와 극단 배우였던 미모의 영국 처녀 도린과의 사랑과 삶이다. ‘D’는 1947년에 만나 49년에 결혼한 ‘도린’의 머릿글자. 아내가 척추수술 후유증으로 불치병에 걸리자 그는 1983년 이래 공적인 활동을 접고 20여 년간 간호했다. 그리고 2007년 9월 22일 파리의 동쪽 시골마을 자택에서 아내와 동반자살했다. 고르 부부는 ‘내성적이고 지적인 남편에 비해 도린은 사교적이고 활당한 여성이었다’고 한다. 고르가 ‘화가’였다면, 도린은 그에게 ‘영감을 주는 모델’이었던 것이다.‘어느 사랑의 역사’란 부제가 붙은 「D에게 보낸 편지」는 고르가 죽음을 기다리는 아내에게 바친 연서(戀書)다. 스스로 죽음을 택하기 1년 전, 고르는 아내와의 첫 만남부터 최근까지의 이야기를 담은 한 통의 긴 편지를 썼고, 이를 본 지인들의 권유로 그 글을 출판하게 됐다.소설가 김훈이 “아, 나는 언제 이런 사랑 한번 해보나”라고 했던 책. “우리는 둘 다, 한 사람이 죽고 나서 혼자 남아 살아가는 일이 없기를 바랍니다. 우리는 서로에게 이런 말을 했지요. 혹시라도 다음 생이 있다면, 그때도 둘이 함께하자고.” 아름다운 사랑고백이 들려온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11 23:02

[책의 향기] 숙제 주식회사 등

△ 숙제 주식회사 / 후루타 다루히 글 / 우리교육 / 8500원.동화 ‘숙제 주식회사’는 숙제를 대행해 주는 회사를 차린 벚꽃초등학교 5학년 3반 아이들의 이야기. 다케시와 아키코 등 여섯 친구들은 어느 날 데루 형이 1000만 엔을 받고 프로야구 선수가 됐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열심히 공부한 이웃집 누나가 받는 한 달 월급은 고작 2만5000엔. “열심히 공부하고 2만5000엔, 야구만 하고 1000만 엔. 공부하는 게 정말 바보 같다는 생각이 들어.” 다케시와 친구들은 숙제를 대신해 주고 돈을 받는 아이디어를 생각해낸다. ‘숙제 주식회사’의 탄생 비화다. 아이들은 남의 숙제를 대신해 주는 만큼 더 꼼꼼하고 치밀하게 공부한다. 그결과 다양한 숙제를 통해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스스로 고민하며 답을 찾으려는 아이들로 자라난다. 삶에서 부딪치는 문제를 치열하게 고민해 자신만의 답을 얻으면 더 성장한 자신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책은 1966년 일본에서 발표돼 현재까지 인기를 끌고 있다. △ 인간이란 무엇인가 / 세실 로블랭, 장 로블랭 글 / 웅진주니어 / 7500원.인간에 대한 책을 써야 하지만 한 줄도 쓰지 못한 철학자가 머리를 쥐어뜯고 있을 때 커다란 누렁 개가 등장한다."맛있는 거 주면 설명해 주지"넉살좋고 엉뚱한 개 레오는 고독하고 소심해서 어쩐지 정이 가는 이 철학자와 말다툼에 가까운 토론을 벌인다. "인간은 말을 하기 때문에 인간이라며? 나도 말을 하니까 인간이나 마찬가지잖아. 그렇다면 나를 더 존중해 줘야 할 텐데!" 철학자는 반박한다. "그렇다면 네가 인간과 마찬가지가 아니라는 게 확실하지? 왜냐하면 인간은 사회 속에서 함께 사는 존재거든." "인간이 사회생활을 하는 존재라고?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릴! 인간은 서로 못 믿고 경계하잖아! 그래서 문 앞에 세워 두고 지키는 거 아니야? 산책 나가면서 문을 두 번이나 잠그는 개 봤어?" 티격태격하는 철학자와 레오의 대화를 따라가다 보면 인간에 대한 철학적 문제가 머릿속에 쏙쏙 들어온다. 생동감 넘치는 그림과 말풍선 등 만화적 요소는 딱딱한 철학을 재미있게 풀어내는데 일조한다.△ 미래의 의사에게 / 페리 클라스 글/ 미래M&B / 9000원생사의 비밀이 가득한 매혹적인 세계로의 초대.미국의 저명한 의사이자 작가인 페리 클라스가 의과대학 진학을 앞둔 아들에게 보내는 멘토링 북이다. 의사는 많은 이들이 선망하는 직업이다. 고소득과 평생 고용이 보장되는 안정적인 일이라는 인식 외에도 일반인이 쉽게 접근하지 못하는 전문 지식과 아픈 사람을 돕는다는 도덕적 우월감이 그 직업에 아우라를 더하기 때문. 저자는 아들에게 쓰는 편지 형식으로 평범한 젊은이가 의사라는 인간형으로 탈바꿈하는 과정을 친절하게 보여준다.“일주일에 80시간 일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야. 하지만 내가 바라는 건 너 스스로 환자에 대해 잘 안다고 느끼고 환자들 곁에 머무르면서 책임감을 갖는 거란다.”또한 그는 병원이 모든 사람에게 더 안전한 곳이 되도록 의사들이 위험성을 더 많이 인식하고 좀 더 신경 써서 해결 방법을 찾아나갔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자신이 어린 아이들의 독서를 돕는 ‘리치 아웃 앤드 리드(Reach Out and Read)’에서 의학부문 위원으로 활동하는 것처럼 세상을 바꾸는 다른 일에도 참여하기 바란다면서.△ 구덩이 / 루이스 새커 글 / 창작과 비평사 / 9000원지독히 운이 안 따라주는 집안에서 태어난 소년 스탠리. 어느 날 하늘에서 떨어진 운동화 한 켤레 때문에 억울한 누명을 쓰고 사막 한가운데 소년원에 갇힌다. 영문도 모른 채 구덩이를 파는 강제 노역에 시달리다 결국 탈출을 시도. 과연 그는 성공했을까. 하지만 이런 비참한 상황 속에서 도리어 그는 자신의 잠재력에 눈뜨고, 신체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훌륭히 성장해 간다. 고난을 겪으면서도 낙천성을 잃지 않고 기적을 믿고, 최악의 상황에서도 포기하지 않는다.소년원의 강제 노동, 대대손손 이어지는 가문의 저주, 인종차별로 인한 비극적 사랑 등 얽히고 얽힌 인연과 운명의 끈이 전혀 예상치 못한 곳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1999년 전미도서상과 뉴베리 상을 수상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8.01.11 23:02

[책의 향기] '호구단자' 과부의 고단한 삶

오늘은 2만건에 가까운 전라도의 고문서 DB가 구축된 ‘호남기록문화시스템(http://honam.chonbuk.ac.kr)’을 통해서 필자가 원고를 집필하는 과정을 소개해 보자. 우선 신문에 연재할 적당한 자료를 찾기 위하여 검색항목을 이용한다. 그런데 검색방법도 한 두가지가 아니다. 일반분류검색과 전문분류검색에 지역분류검색까지 세분화되어 있다. 일반인과 전문연구자 모두를 위한 배려인 듯 싶은데, 오늘은 이 방법 대신 홈페이지의 맨 상단에 있는 통합검색을 이용해 보기로 했다. 신문연재의 특성상 조선시대 생활사와 관련하여 흥미있는 자료를 찾기 위하여 ‘과부’라는 검색어를 넣어보았다. 그랬더니 무려 361건의 자료가 금새 눈앞에 나타났다. 호적관련 문서를 비롯하여 매매문서와 상속문서, 그리고 간찰(편지)까지 각종 문서가 두루 포함되어 있다. 18세기 이후의 문서가 대부분인 이들 문서 가운데 필자의 눈길을 끈 것은 경상도 예천군 개포면에 사는 과부 송씨의 문서들이었다. 그녀의 호적문서만 무려 8건이나 되었다. 이건 얘깃거리가 되겠다싶어 문서들을 찬찬이 훑어보았다. 1735년부터 1753년까지 거의 20년 동안에 걸쳐 3년마다 작성된 호구단자는 물론 관에서 발급받은 준호구들까지 함께 실려 있었다. 영조시대에 예천의 한 마을에서 과부로서 얼마나 고단한 삶을 살았을까,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남아있는 송씨의 문서로는 가장 오래된 1735년의 호구단자를 찾아 보자 수십명은 족히 넘음직한 노비명단이 제일 먼저 눈에 들어왔다. 딸린 가족으로는 79세의 늙은 시어머니만 달랑 혼자였다. 자식이 없는 것은 일찍 남편을 떠나 보냈기 때문일까. 그래도 노비가 이렇게 많으니 먹고사는 데는 아무 불편이 없겠지. 그런데 그게 아니었다. 문서의 제일 끝에 노비의 숫자를 남자 종 한 명, 여자 종 두 명으로 적고 있어서 실제 그녀들과 함께 사는 노비는 세 명뿐이었다. 대부분의 노비들은 도망을 갔거나 놓아준 노비들이었다. 도망간 노비들은 그렇다 치더라도 왜 팔지를 않고 놓아주었을까. 까닭이 궁금했지만 그 이상은 알 수 없었다. 3년 뒤의 호구단자를 보니 식구가 한 명 늘었다. 열세 살 먹은 아들이 갑작스럽게 모습을 드러낸 탓이다. 조선시대에는 유아사망률이 높은 데다가 군역을 피할 목적으로 어린 자식들을 호적에 올리지 않는 경우가 흔했던 것이다. 그로부터 10여년이 지난 1750년의 호구단자를 보자, 송씨 혼자만 을씨년스럽게 기재되어 있다. 90을 바라보던 시어머니는 이미 세상을 떠났고, 살아 있으면 이제 스무살이 넘었을 아들도 그녀의 곁을 떠났다. 혹시 전염병이 돈 것일까. 3년 뒤에 작성된 그녀의 준호구에는 데리고 있는 노비마저 3명에서 2명으로 줄어들었다. 갑자기 그녀의 남편이 누군지 궁금해졌다. 검색창에서 ‘예천군’을 검색어로 넣어보자 32건의 자료가 찾아졌다. 이들 자료 속에서 어렵게 송씨의 남편 김몽룡의 준호구를 찾을 수 있었다. 1726년에 그가 발급받은 준호구에 따르면 그는 송씨보다 12살이나 많았다. 이때 송씨는 자신보다 한 살 많은 시동생과 예의 그 시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다./유호석(전북대박물관 전문연구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01.11 23:02

[책의 향기] 김정현 교수 '꿈의 해석'

우리는 인생의 삼분의 일 정도를 거의 잠을 자며 산다. 우리는 또한 잠을 자며 의도하지 않게 많은 꿈을 꾼다. 우리는 왜 이렇게 매일 꿈을 꾸는 것일까? 꿈이란 우리의 의식이나 낮의 활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 것일까? 꿈에는 어떤 해석의 규칙이나 적절한 해석의 방법이 있는 것일까? 서양에서는 아리스토텔레스 이후 지금까지 약 2000년간 꿈이란 앞뒤가 맞지 않고 복잡하며 따라서 객관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부조리한 것이라고 여기며, 이를 신체의 자극에 대한 반응, 수면 장애 및 내부기관 장애의 결과, 심리적 자극에 대한 주관적 해석, 예언적 계시적 기능, 상징적 활동 등 다양하게 해석해 왔다. 그러나 이렇게 어둠 속에 잠겨있던 인간 정신의 영역에 과학적 빛을 비추어 준 것은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에서였다. 이 책은 정신분석의 길을 열어 놓았을뿐만 아니라 무의식을 이해하는 단서를 제공해 주었다는 점에서 20세기 학문의 최고 금자탑이라 불릴 수 있다. 비록 1900년에 출간된 이후 6년동안 351부만 팔리며 처음에는 그 학문적 성과가 제대로 인정받지 못했지만 지금은 그 누구도 그의 학문적 업적에 대해 의심하는 사람은 없다. 그는 인간의 심리도 과학적으로 연구할 수 있으며, 성에너지와 무의식이 상관관계에 있고, 무의식은 헛말, 농담, 실수, 사고내기, 기억력 장애, 꿈과 같이 일상생활에서도 발현된다고 봄으로써 정신분석이 정신병리의 영역뿐만 아니라 정상인의 일상생활에도 적용될 수 있다는 것을 분명히 보여주었다. 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무의식의 논리를 발견하며 부조리하고 생소해 보이는 꿈을 학문적으로 해석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 꿈의 해석은 무의미해 보이는 꿈을 이해할 수 있는 삶의 언어로 번역하는 것을 의미한다. 그에 의하면 꿈이란 검열에 의한 왜곡된 사고 내용의 결과이자 소원 성취의 기능을 한다. 즉 꿈은 한편으로는 우리 안에 숨어있는 무의식적 내용이 의식의 세계에 그대로 표출되지 못하게 검열한 왜곡된 내용의 결과물이며, 다른 한편으로는 과거나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소원 성취 혹은 억압된 유아기적 소원의 충족과 연관되어 있다는 것이다. 물론 이러한 유아기적 소원 성취라는 그의 꿈해석은 논란거리가 있을 수 있으나, 꿈의 분석은 분명 무의식적 자신의 내면을 이해하는 길을 제시해 준다. 프로이트는 이 책에서 자기분석을 함으로써 꿈의 본질을 탐구한다. 그러나 우리는 이 책을 매개로 자신의 꿈을 분석함으로써 어둠 속에 갇혀있던 무의식적 자신을 이해하는 단서를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책은 인간의 자기 이해의 영역을 확장시키는데 기여했을 뿐만 아니라 문학, 사회학, 정치학, 종교학, 인류학, 범죄학, 교육학 등 현대의 여러 인접 학문에도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이 책은 800여 쪽의 방대한 분량과 마지막 장의 난해한 내용으로 인해 초보자에게는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다. 그러나 이 책에는 많은 꿈의 분석사례가 나오고 무의식적 정신생활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정신분석의 개념들이 소개되어 있어 자기 이해를 배울 수 있는 현대의 최고 고전으로 여겨지고 있다. /김정현(원광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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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11 23:02

[책의 향기] 새 밑 새해 선물에 담긴 정 '편지(簡札)'

망할 놈(?)의 인터넷 때문인지 연말이면 당연히 하던 고민이 하나 없어져 버렸다. 성탄절이 25일이니 성탄절 카드를 보내는 것이나 새해를 맞이하는 연하장을 보내는 것이나 이제는 하나 만들어서 죽~ 인터넷 주소창을 연결해서 버튼 하나면 끝나니 말이다. 고등학교 때면 성탄절을 겸해서 카드를 사다가 손으로 직접 그려서 보냈던 기억이 있는데, 언제부터인가 인쇄된 성탄카드나 연하장을 보낼 곳을 손꼽아 세어 사고 일일이 안부를 묻는 글을 써 넣었던 듯한데, 그런 정성이 담긴 카드와 연하장을 보낸 것이 언제이었을까 싶다.사실 한 해의 끝은 곧 새로운 해의 시작이니 굳이 끝과 시작이랄 것도 없는 영속의 시간이다. 그럼에도 한 해를 정리하고 새로운 해를 맞이하는 것은 차곡 차곡 쌓여져 가는 나이 만큼이나 그 폭도 깊이도 더해진다.연하장의 시초가 15세기 독일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와있는 데, 그것은 인쇄용 연하장의 시초일 뿐이다. 사람이 해와 달을 나누어 달력이라는 것을 만들었을 때부터 새해를 맞이하여 안부를 묻는 연하편지는 당연히 있었을 것이다. 그렇다면 연하장의 시초는 그보다 훨씬 세월을 거슬러 올라가야 마땅할 것이다. 우리나라 옛 사람들은 어떠하였을까?새해는 출발이고, 새로운 생명의 탄생을 예고하는 또 하나의 자연 순환고리이다. 따라서 새해라 함은 몸과 마음을 정갈히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안부를 여쭈며 아울러 조그마한 선물을 보내는 것이 예의였다. 연하장이라는 인쇄된 매체를 이용하는 연하장은 아닐지라도 조선시대 사람들 역시 새 밑이나 새해에 들면 편지를 보내 안부를 묻곤 하였다.1874년(고종 11)년 1월 9일 이승오라는 사람은 자신이 병이 들어 크게 기운이 떨어졌다고 하면서 새해에 들어 몹시도 보고 싶다는 글과 함께 달력 2통을 선물로 함께 보내었다. 달력을 보내는 것은 조선시대에 있어서 귀한 선물이었다. 매년 그 해의 달력을 간행해서 배포했었기 때문에 세월이 어떻게 흐르는지 농사를 언제 어떻게 지어야 할 지 등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달력이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인쇄매체가 그리 많이 발달하지 않았던 시대 달력은 고마운 선물이었다. 60-70년대까지만 해도 매년 인쇄되어 돌아 다니는 정치인의 한 장짜리 달력이 귀하게 대접받고, 매일 매일 뜯어 낼 수 있었던 일일 달력은 귀한 몸처럼 화장실에서 사용되었다. 때로는 일기장으로 때로는 메모장으로 숱한 생명력을 가진 달력은 이렇듯 새해에 연하편지에 담아 보내는 정이었다.지금도 연말이면 누가 달력을 주지 않나? 달력의 인쇄량이 그해의 경기를 대변할 정도이니, 예나 지금이나 변함없는 가치를 지니고 있다. 그저 달력 하나 달랑 보내는 정성에 몇자 적어 동봉하면 그안에 담긴 정을 느낄 수 있지 않을까?/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연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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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08.01.04 23:02

[책의 향기] 전통문화의 정신적 뿌리를 찾아서 - 이종민 교수

유림(儒林), 그 울림이 좋은 숲을 주유하며 많은 생각을 주어올리고 많은 반성의 한숨을 내쉬어야 했다. 크게 이루신 공자님 이야기만 해도 그러할 터인데 노자, 맹자, 안자, 주자, 거기에 극적인 삶을 살았던 조광조, 그리고 율곡, 퇴계 선생의 삶과 사상까지 담고 있으니 불민하고 게으른 후학으로서야 탄식을 동반한 끊임없는 뒤돌아봄 말고 다른 무슨 반응을 보일 수 있겠는가?전통문화를 운위하면서도 항상 마음 한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허함을 떨칠 수 없었다. 화려하게 꽃피운 (지금은 그 초라한 자취만 어렴풋하지만) 우리들 전통문화의 정신적 뿌리 혹은 그 실한 사상적 줄기를 잘 모르기도 하거니와 기실 그것을 확인할 수 있는 길이 막연하기만 했기 때문이다. 불교와 더불어 “우리 민족의 핏속을 흐르는 또 다른 원형질”인 유교에 관한 소설에의 초대에 서둘러 응한 것은 이런 갈증과 기대 때문이었을 것이다. 과연 최인호였다! 조광조의 적려유허비를 찾아가는 처음 대목에서부터 곡부(曲阜)기행으로 마무리되는 마지막 부분까지, 『사기』,『시경』등에 이르는 고전 그리고 수많은 문집들에 대한 그의 거침없는 섭렵 인용은 혀를 내두르게 한다. 번역이 되어있는 사서삼경이나 조선왕조실록은 그렇다 하더라도 그 수많은 시들을 서사의 틀에 얽어 넣는 솜씨라니! 더구나 매일 내몰려야 하는 신문연재소설에!천인무간(天人無間), 고궁(固窮), 위기지학(爲己之學), 화이부동(和而不同), 거경궁리(居敬窮理) 등의 성어는 물론이요 정치사회적 상황과 개인의 삶까지 뒤돌아보게 하는 글귀들이 하도 빈번하여 애초부터 밑줄 긋기는 불가능하다. 게다가 퇴계와 율곡이 주고받은 몇 통의 편지로 단 한번의 만남을 ‘우주적 조우(遭遇)’로 승화시키는 놀라운 상상력!그 상상력은 퇴계와 두향의 관계에 관한 부분에서 그 절정에 달하는데, 이 대목은 분명 지나침이 미치지 못함만 못하다(過猶不及). 소설적 재미를 더하기 위한 것이고 작가 자신의 변명대로 책이 ‘살아 있는 생물’로서 완간 후 끝없는 교정과 보완을 통해 완성된다는 점을 인정하더라도 아쉬움은 남는다. 공자, 석가, 예수의 비교가 빈번하게 끼어드는 것도 소설적 흐름을 상당히 방해한다. 적어도 ‘선비사상’을 주축으로 하여 우리의 ‘국격’을 찾기 위해 “공자의 혼을 불러들이고, 이퇴계와 조광조를 초혼”했다는 진정성을 기대한 독자에게는 별무효용의 사족 혹은 마감에 쫓겨 헤어나지 못한 중언부언쯤으로 읽히는 것이다.그래서 “과연 최인호였다!”는 이중적 의미를 가질 수밖에 없다. 광대무변의 섭렵과 때로는 지나쳐 넘치는 상상력, 이를 토대로 한 ‘대담하고 거침없는 문장’, 그리고 진지함을 요하는 소재를 대중적 취향으로 적당하게 버무릴 줄 아는 능청까지. 신비한 매력을 지니고 있으면서 가끔 어이없이 헤픈 웃음을 머금은 여인 같아 보이기도 하는 이 소설, 그러나 그것은 분명 엄청난 내공으로나 가능한 2천5백년 동양사상에 대한 대주유기이다. 그 ‘넘침’을 눈감아 줄 수 있다면 누구나 “혼탁한 현실을 걸러주는” 굵고 환한 빛줄기 하나 이곳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이퇴계의 사상보다 그의 “얼굴이 그려진 화폐를 더 사랑”하는 천민자본주의를 실용주의라 호도하는 정치구호에 휘둘리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일독을 해야 할 우리시대의 고전인 것이다. /이종민(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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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1.04 23:02

[책의 향기]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 '인생 수업'

2008년의 시작과 동시에 세상은 늙게 되었다. 사람들은 한 살 더 먹게 됐고, 사물들은 연식을 더하게 됐다. 누군가 그랬다. 인생은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죽어가는 것이라고. 호스피스 운동의 선구자이며 20세기를 대표하는 정신의학자 엘리자베스 퀴블러 로스는 “삶이라고 부르는 이 기간 우리 모두에게는 배워야 할 것들이 있다”며 “죽음을 눈앞에 둔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다 보면 그것이 더욱 분명해 진다”고 말했다. 생의 마지막에 이르러 사람들은 많은 것을 배우지만, 그 배움을 실천하기에는 이미 너무 늦었다. 그 역시 뇌졸중으로 신체의 일부가 마비됐고, 그 후 몇 해 동안은 죽음의 문턱에서 시간을 보냈다. 때로는 금방 죽음이 찾아올 것처럼 느낀 적도 있었고, 때로는 마음의 준비가 되어 있는데 죽음이 찾아오지 않은 적도 있었다. 그는 “내가 죽지 않은 것은 삶으로부터 배워야 할 것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나는 책 한 권을 꼭 더 쓰고 싶었습니다. 죽음과 죽음을 앞둔 사람들에 대한 책이 아니라, 삶과 살아가는 일에 대한 책을.”그 책이 바로 「인생 수업」(이레)이다. ‘아침의 냄새를 맡아 본 것은 언제였는가?’ ‘맨발로 풀밭을 걸어 본 것은? 파란 하늘을 본 것은 또 언제였는가?’라고 질문을 던지는 책. 그가 눈을 감은 지 2년 뒤인 2006년에 나온 이 책은 베스트 셀러이자 스테디 셀러로 자리잡았다. 엘리자베스와 그의 제자 데이비드 케스러는 죽음 직전의 사람들 수백명을 인터뷰해 그들이 말하는 ‘인생에서 꼭 배워야 할 것들’을 받아적어 살아있는 이들에게 강의 형식으로 전하고 있다.우리 각자 내면에는 간디와 히틀러가 있다. 간디는 우리 안에 있는 최상의 것, 우리 안의 가장 자비로운 모습이고 히틀러는 최악의 것, 부정적이고 편협한 모습이다. 엘리자베스가 말하는 배움은 그런 편협함과 부정적인 모습을 걷어내고 우리 자신과 서로의 안에 있는 최상의 것을 발견하는 일인 것이다. 암 환자는 “이 책을 읽으면서 왜 나인가에서 벗어났다. 그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더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으면 했지만, 그저 그 억울함과 두려움에서 벗어나는 것만으로도 나에게 충분했다”고 말한다. 다른 독자는 “처음엔 지루했는데 읽는 동안 참 행복했다. 마음이 평화로워졌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으면서 내가 망설이고 두려워하는게 무엇인지, 내가 나를 얼마나 사랑하지 않고 살았는지를 알게되었다. 자기 자신으로서 존재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라며 “다시금 자기 비난을 하기 시작했을 때, 아마도 난 다시 이 책을 잡을 것 같다”고 했다. 아마 이들에게는 ‘두려움(fear)이란 실제처럼 보이는 가짜 증거(False Evidence Appearing Real)의 약자’라는 구절이 가장 기억에 남았을 것이다.군데 군데 밑줄 긋고 싶은 대목이 많은 책이다. 새해, 「인생 수업」 한 권 어떨까?

  • 주말
  • 도휘정
  • 2008.01.04 23:02

[책의 향기] 호기심 등

△ 호기심 / 김리리 외 글 / 창비 / 9000원 단짝 친구에게 남친이 생겼다. "너 먼저 가. 나 남친이랑 약속이 있어"란 희영의 말에 외톨이가 된 문순. '제발 좀 깨져버려라'. 엉큼한 마음이 저 밑바닥에서부터 스멀스멀 올라오며 혀를 날름거렸다. 문순의 심정은 '상실, 무안, 비참, 허무, 굴욕'이다. (김리리 '남친 만들기'중에서)10대의 풋풋한 사랑과 성(性) 이야기. 그 한바탕의 열병을 엿보고 돌아보는 재미가 쏠쏠한 책이다. 김경연 평론가는 "어떤 아이들은 하이틴 로맨스 소설을 돌려 읽으며 몽환적인 사랑을 꿈꾸고, 또 어떤 아이들은 성인 비디오나 야동을 훔쳐보며 앞뒤가 쑹덩 잘린 성관계가 남녀관계의 정수인 양 받아들이는 현실"에서 한발 앞으로 나간 기획작이라 평했다. 이야기 하나하나에는 이제 막 이성에 눈 뜬 10대들의 속내가 실감나게 펼쳐진다. 아이들이라고 '계산'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왕이면 부잣집 딸과 사귀고 싶고, 공부 잘하는 아이와 친하고 싶다. 자신의 그런 속물근성을 깨닫고 당황하는 아이들. 서글픈 현실이긴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게 어른의 세계로 한발 들여놓는다. △ 안녕, 스퐁나무 / 하은경 글 / 문학동네 / 9000원열 두 살 소년 현이가 겨울방학을 맞아 아빠와 단 둘이 캄보디아 여행을 떠난다. 아빠는 안 팔리는 영화 시나리오 작가, 엄마는 종합병원 간호사. 어느 날 아빠가 "좋아하는 사람이 생겼다"고 폭탄 고백을 한다. 동료 작가와 사랑에 빠져버린 것. 격분한 엄마는 아빠를 내쫓는다. 부자의 캄보디아 여행은 이렇게 시작됐다. "그래도 나는 정신 바짝 차려야 한다. 엄마 아빠가 헤어지면 나는 돈을 벌 거다. 나도 살 궁리를 해야 하니까. 나는 컴퓨터를 아주 잘하니까 게임을 개발해서 친구들한테 팔아야겠다." 부모 때문에 일찍 철이 든 아이의 독백은 우습고도 찡하다. 이혼 위기에 처한 젊은 부부와 그 아들이 가족이란 무엇인지 성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 문학동네 어린이 문학상 수상작. '스퐁 나무'는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유적 타프롬 사원에 있는 거대한 무화과 나무다. 세월이 흐르면서 사원 지붕과 벽을 파고들어 한 몸이 된 나무와 사원은 이제 한 몸이 된 상태다. 스퐁 나무 앞에서 아빠와 아들은 각자 생각에 잠긴다. 이어지는 마지막 장면에서 작가는 무리한 화해를 시도하기보다 가족들이 서로에 대해 조금씩 더 잘 이해하게 됐다는 면만을 부각시킨다.  △ 내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 아스트리드 린드그렌 글 / 시공주니어 / 6000원양쪽으로 땋아 하늘로 뻗칠대로 뻗친 빨간 머리, 깨소금을 살살 뿌려놓은 듯한 주근깨 얼굴, 삐쩍 마른 다리에 짝짝이로 신은 긴 양말…. 이 소녀의 이름은 삐삐 롱스타킹. 1945년 처음 독자를 찾아왔을 때 아홉 살이었으니, 지금은 일흔 넘은 파파 할머니가 돼야하지만, '말괄량이' 삐삐는 여전히 아홉 살이다.제멋대로 어른들을 놀려먹고, 학교도 가지 않고 거짓말을 밥 먹듯 하는 삐삐. 전 3권으로 완역된 삐삐 시리즈 중 첫 권에 해당하는 이 책은 삐삐가 '뒤죽박죽 별장'으로 오는 일부터 시작한다. 토미와 아니카와의 첫만남, 친구가 된 두 아이를 따라 학교로 가게 된 삐삐의 엉뚱한 행동들, 다과회에서 겉으로만 점잔 빼는 부인들의 속내를 활짝 들여다볼 수 있게 한 유쾌한 수다, 도둑들을 멋지게 혼내주고 정신차리게한 일화까지. 삐삐는 어른들이 보기엔 버릇없어 혀를 내두르게 하는 아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이 책이 출간되자마자 아이들은 열광했다. 어른들을 골려 주는 삐삐에게서 통쾌함을 느끼고, 삐삐의 거짓말에서 유쾌한 상상력을 발견했기 때문. 동화란 '착한' 이야기를 담아야 한다는 고정관념을 보기좋게 깬 계기가 됐다.△ 전세계 1% Boy들의 비법노트 / 도미니크 이언라이트, 가이 맥도널드 글 / 오로라북스 / 8000원 맨손으로 올빼미 소리를 내려면 손 모양을 어떻게 해야 할까. 종이 물폭탄을 만드는 비법은. 닭에게 최면을 거는 방법은.(옆으로 뉘어서 손가락을 왔다 갔다 하면 된단다)이제 막 10대에 접어든 소년들이 남들에게 주목받기 위한 기발한 비법들을 담았다. 단순히 '운동을 잘하기' '유머를 익혀 두기' 같은 평이한 노하우를 담은 것이 아니다. 두루뭉술한 교훈이 지루해진 아이들이 깔깔대며 읽을 법하다. 영국 Buster BooK에서 출간된 『The Boys' Book - How to be the best at everything』한국어판으로 우리나라 실정에 맞게 보완했다. 아마존닷컴ㆍUK 아동서적 부문에서 1위를 기록하며 화제의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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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08.01.04 23:02

[책의 향기] 마이크로트렌드 등

△ 마이크로트렌드마크펜·킨니 잘레스니 지음, 안진환·왕수민 옮김/해냄 펴냄/1만4800원“당신이 보지 못하는 곳에서, 이미 새로운 세상이 시작되고 있다.”빌 클린턴, 토니 블레어 등 25개국의 리더를 배출해 낸 ‘킹메이커’ 마크 펜의 트렌드 분석 비법을 담았다. 현재 우리 삶을 변화시키는 작은 힘들이 어떻게 세력을 키워서 미래의 큰 힘으로 발전하게 되는지, 일상생활에서 만날 수 있는 다양한 마이크로트렌드의 군상들을 상세히 설명해 놓았다. 인종, 종교, 직장생활, 패션, 여가활동, 정치 등 15개 주제에 걸쳐 75가지 마이크로트렌드 유형이 분석됐다. 미국 내 틈새 그룹을 다루는 신선한 감각과 재미있는 사고방식을 즐길 수 있는 책이다.△ 문학은 자유다수잔 손택 지음, 혼한별 옮김/이후 펴냄/1만6500원수잔 손택이 세계적으로 주목받던 말년에 쓴 열여섯편의 글이다. 특히 1부 ‘아름다움에 대하여’에 실린 글 가운데 몇 편은 죽기 전 병상에서까지 고치고 다듬으면서 애정을 쏟았던 글이다. 2부 ‘미국의 야만성’에서는 베트남 반전운동부터 이라크전 반대 등 인간의 존엄을 위협하는 사람들에 저항했던 손택의 생생한 육성이다. “작가가 가장 중요시해야 할 일은 의견이 아니라 진실을 말하는 것입니다.”국가보다 개인의 양심을 더 우선했던 손택의 지적 저력을 느끼게 해주는 부분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8.01.04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