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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명문(明文)

조선시대 매매문서[明文]을 보면 옛 문서(舊文記)를 함께 넘기니 이후에 말썽이 생기면 이로써 관에 고하여 증거로 삼도록 하라는 문구가 정례화된 규정처럼 들어가곤 한다. 무엇인가를 사고 팔 때, 그 행위를 증명한다는 것은 그리 쉬운 것은 아니다. 소위 등기제도가 성립되기 이전에 토지나 집, 노비 등을 사고 팔 때에는 매매계약서인 명문을 작성하고 그 문서를 관에 신고하여 증명[입안]을 받아야 했다. 이러한 원칙이 있었음에도 대부분의 경우 매매 당사자 사이의 거래 행위로 제한되는 경우가 많았다.그런데, 등기시스템이 없던 시대에 모두가 인지할 수 있는 토지를 팔았다는 증거를 남기기는 어려운 일 중에 하나였다. 때문에 조선시대에는 토지를 팔고 살 때에 매매 당사자가 새로운 매매계약서[新文記]를 작성하고, 그에 첨부하여 토지에 대한 권리의 유래를 증명하는 일체의 옛 문서[구문기]를 함께 양도하였던 것이다. 그렇지만 매매문서를 잃어 버렸거나 또는 옛 문서에 표기된 물건 중 일부만을 넘길 때 문제가 발생한다.이 경우에 바로 말소사항을 배탈(背?)하도록 하였다. 이를 효주배탈이라 하는데 효주는 지우다 말소하다의 뜻이며, 배탈은 문서의 뒷면을 뜻하는 '배(背)'와 '사고, 사건, 문제, 고장'의 의미인 '탈'이 합한 것으로 '탈을 내다' '사고를 일으키다'는 의미이다. 즉 효주배탈은 후에 있을지도 모르는 문제를 문서의 뒷면에 기록하여 말소한다는 의미이다.효주배탈은 옛 문서 내에 기록된 물건 중 매매 대상이 되지 않는 건에 대하여 동그라미를 그리거나 가위표를 하고 그 내용을 뒷면에 기록하는 것을 말하지만, 반드시 뒷면에 기재한 것은 아니었다. 옛 문서를 잃어버린 내용을 전면에 기재하거나 옛 문서를 넘겨줄 수 없는 이유를 매매계약서 내에 적어 놓은 것이다.1834년 류지원이 류도원에게 판 문서를 보면 매매 계약서 상에 동그라미를 그려 넣어 표시한 것은 류도원에게 매매하는 토지가 아니므로 표시를 한 뒤 뒷면에 각 토지에 대한 매매사항을 기록해 놓았다. 즉 한 장의 옛 문서에 표시되어 있는 여러 곳의 토지 권리에 대해서 그 일부만을 류도원에게 양도하는 것을 표시하기 위한 것이다. 이 문서만으로 류도원과의 매매가 성립되는 것은 아니다. 류지원은 류도원과의 류도원에게 팔 땅에 대한 새로운 매매계약서를 작성하고 그 증거자료로 그 권리를 증명할 수 있는 이 옛 문서를 첨부해 넘긴 것이다. 따라서 이 문서 중 류도원에 팔지 않은 토지에 대한 권리는 그 토지를 산 사람들에게 옛 문서의 첨부없이 그 내용만을 적어 매매문서를 작성했을 것이다.토지의 권리 승계가 복잡하면 할수록 토지를 산 사람은 관청에 신고하여 공증을 받는 것이 확실하게 소유권을 보장 받는 방법이었다. 토지매매의 공증을 받은 입안문서가 토지매매문서에 비해 턱없이 적게 남아 있는 것을 보면, 조선시대의 토지매매 관행 어떠했을지 그리고 그로 인한 분쟁이 끊이지 않았을 것이라는 점을 유추해 볼 수 있다. 예나 지금이나 모든 사람들이 꼭 꼭 보관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소유권을 증명해야 할 각종 경제관련 문서들이었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11.07 23:02

[책의 향기] 에이미 추아 '제국의 미래'

동료 교수들과 다양한 분야의 책을 선정하여 읽고 토론한 지도 벌써 5년이 넘어섰다. 최근에 읽은 책이 예일대 법학 교수인 에이미 추아가 쓴 "제국의 미래"다. 저자는 고대 페르시아 제국과 로마 제국으로부터 오늘날 미국까지 2500년 동안 동서양 초강대국의 흥망성쇠를 흥미로운 관점으로 재구성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초강대국은 군사나 경제 분야에서 막강한 힘을 축적하여 세계를 지배하였지만 하나 같이 다원적이고 관용적이었다는 공통점이 있다. 세계 재패의 필수조건인 '관용'이라는 용어는 정치적으로나 문화적으로 피지배 민족이 지배 민족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 경우에 사용되고 있다.총 12장으로 엮어진 이 책은 세계적인 패권국가에게 있어서 관용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를 잘 보여 주고 있다. 저자는 관용과 연관하여 고대 페르시아제국이나 로마제국, 중국의 당나라와 몽골제국, 스페인과 네덜란드, 대영제국 등의 역사를 되돌아보고 미국과 유럽연합, 중국과 인도와 같은 초강대국들이 미래에 세계를 제패할 수 있는지를 예견하고 있다. 결론적으로 어떤 나라가 정치적 군사적으로 큰 영토를 지배하였다 하더라도 타민족이나 타종교에 대하여 관용정책을 펼치지 못했을 경우 멸망에 이르게 되었고, 반대의 경우에는 작은 나라라 하더라도 국력이 신장되어 번창하였다는 것이다. 예를 들면 로마 제국이 2000년이 넘도록 제국의 영광을 지속하게 되었던 가장 큰 이유는 정복지에 독자적인 자치권을 허용하였을 뿐만 아니라, 계층에 상관없이 로마시민이 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었던 관용의 힘 때문이었다.관용정책을 지속적으로 펼치지 못한 경우, 아무리 초강대국이라 하지라도 분열과 쇠락의 길로 들어설 수밖에 없다. 로마가 기독교를 국교로 삼으면서 타종교와 타인종을 박해함으로써 붕괴되었듯이, 한때는 초강대국이었던 스페인이나 영국, 오스만 제국 또는 무굴 제국도 이런 불관용 정책으로 인해 분열과 위기를 맞게 되었다. 저자에 따르면 종교탄압이나 인종차별은 인적 자원의 이동뿐만 아니라 기술이나 자본의 이동도 야기하게 되었고 이로 인해 관용정책을 펼쳤던 네덜란드와 같은 작은 나라도 초강대국으로 번창했던 역사를 갖게 되었다.관용에 대한 역사적 교훈에 의거해서 저자는 중국이나, 유럽연합, 인도가 타민족에 대한 배타적 태도 때문에 미래에 제국이 되는 한계를 가지고 있다고 예단한다. 반면에 미국은 이민을 통해 인재들을 끌어들여 경제발전과 기술혁신을 창출했고, 이것을 토대로 최고의 부와 막강한 군사력을 확보하여 새로운 초강대국으로 성장하였다. 그러나 9ㆍ11 테러 이후 국제적인 공조 없이 행한 이라크 침공과 같은 미국의 행동은 반미감정만을 부추기게 되었다. 저자는 지금 세계를 미국과 묶어줄 정치적 접착제가 필요하며 이를 위해 미국은 패권적인 제국의 길을 포기하고 관용적인 강국으로 복귀할 것을 조언한다.이 책을 읽는 동안 내내 감탄을 할 수밖에 없었던 점은 역사학자도 아닌 법학교수가 이렇게 세계사를 명쾌하게 분석하여 재구성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독자들도 이 책을 읽게 된다면 이런 감동과 지적 자극을 받을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특히 이 책을 통해 외국인 100만 명이 함께 살아가는 한국사회에서 관용의 중요성을 깨닫고 다문화사회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힐 수 있는 기회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홍성하(우석대 교수)

  • 주말
  • 전북일보
  • 2008.11.07 23:02

[책의 향기] '책 읽는 도깨비' 등

▲ 책 읽는 도깨비이상배 저/ 처음주니어/ 8,500원이 책은 돈을 좋아하며 돈을 모아 땅만 사던 고리짝도깨비가 책을 사랑하게 되는 과정을 담았다. 땅을 사 부자가 된 고리짝도깨비. 더 많은 땅을 사기 위해 둘러보던 중 마음에 드는 곳을 찾지만 이미 '선비'라는 사람이 집을 지으려고 땅을 봐둔 상태다. '선비'는 자신이 내는 문제를 맞추면 이 땅을 도깨비들에게 주겠다고 제안하게 되고 도깨비들은 땅을 차지하기 위해 게임에 응한다. 이 대결에서 이기는 방법은 책을 읽는 것뿐임을 알게 된 도깨비는 자신의 재산을 책 사는데 모두 사용하고 책을 읽는데서 행복함을 느끼게 된다.재치 있는 책 제목부터 아이들이 좋아하는 도깨비의 등장과 책의 매력을 알 수 있게 해 주는 내용으로 아이들에게 텔레비전이나 비디오, 컴퓨터 보다 책이 재미있다는 것을 이야기 해 줄 것이다.▲ 요란 요란 푸른 아파트김려령 저/ 문학과지성사/ 8,500원"세상에 나는 것들은 다 지 헐 몫을 가지고 나는 것이여. 허투루 나는 게 한나 없다니께. 고 단단하던 것들이 이렇게 제 몸 다 낡도록 사람들 지켜 주느라 얼마나 고했혔냐."(본문 中에서)지어진 지 사십 년 된 5층짜리 푸른아파트는 네 동이 옹기종기 모여 산다. 이곳에도 재개발의 바람이 불지만 결국 신도시 개발은 무산되고 아파트와 주민들의 괴리감은 깊어진다.이 책의 이야기가 더욱 진솔하게 다가오는 것은 다양한 캐릭터의 사람뿐 아니라 아파트에게도 각자의 개성과 성품을 부여했기 때문. 살아있는 듯한 캐릭터들이 이야기에 몰입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훈훈하게 다가오는 아파트의 이야기는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환경에 대해 다시 생각할 수 있는 기회다.▲ 난 가끔 엄마 아빠를 버리고 싶어발레리 다이르 저/ 미래아이/ 9,000원주인공 릴리는 엄마 아빠와 여름휴가를 떠나다 휴게소에 홀로 남겨진다. 그리고 그 곳에서 주인에게 버려진 개를 만나 서로 의지하며 아스팔트 위 생활을 시작하고 릴리는 자신의 이야기를 일기에 담담히 써 내려간다.'일기'는 이 작품을 특징짓는 형식이자 후반부에 이야기를 전개하는 모티브로서 독자들은 너무나 끔찍한 릴리의 일기를 보며 아이가 처한 상황을 마음아파 한다. 그러나 결국 이 모든 내용이 열두 살 소녀의 외로움과 세상을 향한 차가운 시선으로 지중해 휴가지에서 쓴 거짓 일기. 이 후에 더 끔찍한 사건이 전개 되지만 이 마저도 릴리의 소설로 결론 난다.전형적인 성장 소설의 구조를 깨고 반전에 반전을 거듭하는 이야기 구조는 영화를 보는 듯한 속도감으로 아이들의 사춘기를 대변할 것.▲ 초딩, 자전거 길을 만들다박남정 저/ 소나무/ 8,500원학기 초 어느 날, 학교에 온 아이들은 '자전거 금지령'을 듣게 된다. 앞으로 학교에 자전거를 타고 올 수 없다는 것. 학생들이 자전거를 학교 앞 상가에 아무렇게나 세워둬 주민들의 항의가 있다는 것이 이유다. 교과서에서도 권장하는 자전거를 못 타게 한다는 아이들과 관리 소홀 책임을 이유로 자전거를 금지한 학교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아이들은 결론을 내리게 된다. 자전거 타기가 위험해 진 것은 자전거를 안전하게 탈 수 있는 시설을 마련하지 않는 시의 탓이라는 것. 아이들은 시장님께 실제로 편지를 쓰고 건의를 하는 등 당당한 사회의 일원임을 보여준다.이 이야기는 실제 있었던 일을 바탕으로 쓴 동화로 실제로 해낸 일이라는 것에 읽는 아이들도 큰 의미를 가지게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8.11.07 23:02

[책의 향기] '1318'을 위한 재미있는 그림 읽기

숙제 때문에 억지로 찾아갈 수밖에 없었던 전시장. 한 폭의 그림 앞에서 숨이 '턱' 막혀오는 것은 어쩔 수 없다. 그림이 어렵다고 누가 그랬던가. 그림에 흥미를 느끼게 하는 두 권의 책을 소개한다. 서양의 명화를 다룬 「무서운 그림」(세미콜론)과 한국의 옛 그림을 다룬 「다정한 벗 든든한 수호신」 (보림).단, 그림에 대한 저자의 설명은 상당부분 주관적이라는 것을 유념하자. 그림을 접근하고 해석하는 방법은 다양하다.미술사적 의미나 미술 작품에 등장하는 소품의 의미 등 대부분 사람들은 지식을 통해 그림을 이해하려고 하지만, 무엇보다 그림과의 충분한 교감이 필요하다. '아름다운 명화의 섬뜩한 뒷이야기'란 부제가 붙은 「무서운 그림」은 '그림 읽기'가 아닌, '그림 느끼기'의 진수를 맛보게 한다. '공포' '엽기' '호러'라는 말에 열광하는 일본에서 미술서로서는 드물게 출간 1년 만에 8쇄를 찍을 정도로 인기를 끌었던 책이다.16세기부터 20세기까지의 명화 20점을 고른 이 책은 그림에 얽힌 드라마틱한 역사적 문화적 사실이나 화가 개인사를 끌어내고 있다. 드가의 '에투알', 뭉크의 '사춘기', 보티첼리의 '나스타조 델리 오네스티의 이야기', 다비드의 '마리 앙투아네트 최후의 초상' 등 인간의 원초적 호기심을 자극하는 매혹적인 명화 이야기들이다. 지은이는 일본의 나카노 교코. 와세다 대학에서 독일 문학과 서양 문화사를 강의하고 있다.「다정한 벗 든든한 수호신」은 지난달까지 국립전주박물관 관장이었던 이원복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이 전주박물관 재임 시절 썼던 책이다.옛 사람들의 따뜻한 마음이 담긴 동물 그림들로, 우리 미술의 일반적인 특징으로 꼽히는 익살과 명랑함, 우리 민족의 어질고 따뜻한 마음과 심정이 반영돼 있다. '쥐-부와 신통력을 지닌 서생원' '소-지순하고 의연한 친구 우공' '호랑이-한민족의 상징, 슬기, 의젓함, 익살' '개-인간의 오랜 벗이자 동반자' '돼지-재산이 불어나게 하는 복덩이' 등 우리 민족의 삶 속에서 동물들이 지녔던 의미와 동물 그림을 그린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어린이의 옛 그림 감상을 위한 새로운 시도로, 초등학교 3학년 이상이라면 누구나 쉽게 볼 수 있도록 우리 미술의 문턱을 낮춘 한국미술화집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8.11.07 23:02

[책의 향기] 엄마는 얼마나 소중한 존재일까

처음엔 제목이 신기했습니다. 돼지책?, 돼지들이 주인공인가? 그러나 표지에는 한 가족의 그림이 있었습니다. 엄마가 아빠, 아들 둘까지 모두 업고 있는 것을 그린 그림이었습니다. 하지만 각 가족 구성원의 표정을 살펴보면 엄마를 제외한 세 명의 가족은 웃고 있는 데 반해, 엄마는 무표정을 짓고 있습니다.이 표지그림은 혼자서 집안일을 떠맡고 힘겹게 생활하고 있는 엄마들의 모습을 뜻합니다. 늘 그렇듯이 엄마들은 우리 가족들이 요구하는 모든 상황을 다 받아주는 그러한 존재라고만 여깁니다.그런 점에서 이 책은 아이들이 우리 집에서 엄마의 역할은 무엇인지, 엄마는 나에게 그리고 우리 가족에게 얼마나 소중한 존재인지 생각하게 하는 것과 더불어 더 나아가 아이들이 평소 당연시여기고 있는 것들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멋진 집, 당당하고 즐거워 보이는 아빠 피콧씨 와 사이먼과 패트릭 두 아들, 그 행복한 풍경에 엄마는 보이지 않습니다. "빨리 밥 줘" 하고 외치는 입이 강조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윤곽만 나타난 얼굴로 묵묵히 일하고 있는 엄마의 모습과 강렬하게 대비됩니다. 여러 가지 집안일을 하던 엄마는 드디어 집을 나갑니다. "너희들은 돼지야."라는 편지를 남기고.. 그 다음 날로부터 아빠와 두 아들은 스스로 자신의 생활을 꾸려 나가야 합니다. 엄마에게 해 달라고 요구하는 일 말고는 할 수 있는 것이 없었던 가족. 집안은 돼지우리처럼 변해갑니다. 아빠와 아이들도 돼지로 변합니다. 그런 집안 곳곳에 돼지 그림이 숨어 있습니다. 그 그림을 찾는 재미도 각별해요. 그리고 집으로 돌아온 엄마. 엄마의 '보이지 않는 손'이 얼마나 소중하고 필요한가 깨달은 피콧씨와 두 아이들은 이제 더 이상 예전의 모습으로 살지 않습니다. 엄마의 집안일을 돕고 엄마는 아빠의 자동차 고치는 일을 돕습니다. 온 가족의 얼굴이 웃음으로 환합니다.우리 아이들과 함께 이 책을 같이 읽으면서 가족의 소중함과 더불어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여자와 남자의 관계를 가르치기에 충분히 현명한 그림책이 될 것 같습니다. 특히, 많은 아빠들이 이 책을 읽고 엄마들이 집안일에서 벗어날 시간을 좀 주었으면 더 좋겠지요./강소영(전주시립 금암도서관 사서)

  • 주말
  • 전북일보
  • 2008.11.07 23:02

[책의 향기]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 등

▲ 오바마 아저씨의 꿈의 힘박성철 저/ 글담어린이/ 9,800원어떻게 하면 꿈을 이룰 수 있을까?아이들은 자라면서 수백 가지 꿈을 꾸고 이루고 싶어 한다. 커서 무엇이 되고 싶다든지 어떤 것을 하고 싶다는 등 모양도 방법도 가지각색. 하지만 어떤 꿈이든지 이루고 싶다면 많은 노력이 뒤따른다. 이 책은 흑인 이라는 이유로 수많은 편견과 차별을 받아야 했던 미국 대통령 후보 버락 오바마를 통해 그 한계를 이겨내고 꿈을 향해 도전하는 모습을 담았다. 미국 최초의 흑인 대통령을 꿈꾸는 오바마의 이야기는 꿈을 이루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알려 줄 것. '꿈을 이루기 위해 길러야할 7가지 힘' 코너는 미래 성공을 위해 어떤 능력을 길러야 하는지 현실적인 조언들이 가득하다. 꿈은 잊어버리고 눈앞에 놓여있는 것들에만 연연해하는 아이들에게 다른 책에서는 찾아볼 수 없는 차별화 된 충고와 실천들을 알려줄 것이다.▲ 조태백 탈출 사건황현진외 6면 저/ 푸른책들/ 9,500원'가족이 모여 있는 시간에 진정으로 따뜻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누군가 말했다지만 나는 왜지 더 외롭다. 식구들 모두 내가 어떤 메시지를 보내는지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조태백 탈출 사건 본문 中에서)이 책은 제 6회 푸른문학상에 응모한 130여편의 작품 중 '새로운 작가상'을 받은 5편의 동화와 역대 수상자들의 신작 2편을 담았다. 7편의 동화들은 스트레스로 인한 몽유병, 기러기 아빠, 아토피, 휴가철 극성 좀도둑, 식물인간, 초등학생의 결혼 등 오늘의 세태를 순발력 있게 반영하면서도 진정성이 느껴지는 것이 특징. 이야기와 캐릭터, 감동이 어우러진 다양한 개성의 동화를 한 권의 책으로 만날 수 있는 기회다. 신인 작가다운 재치와 유쾌함 뿐 아니라 깊이를 갖춘 책.▲ 김웅식과 깡패 삼촌소중애 저/ 기댄돌/ 8,800원진정한 용기란 남보다 우월하다고 잘난 척 하는 것이 아니라 두려워하는 마음 없이 자신감을 갖고 스스로 존중하는 것. 이 책은 진정한 용기를 알게 된 주인공 웅식이의 이야기를 담았다. 반에서 놀림감 이던 웅식이는 집에 온 깡패 삼촌을 통해 복수하고 싶어 하지만 삼촌은 상상 했던 모습과는 정반대. 근육이 우락부락하지도 않고 눈물 많은 여자 같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삼촌을 통해 웅식이는 '용기'란 힘이 아닌 자신감이라는 것을 배우게 된다. 자신을 괴롭히던 중학생 형들에게 떳떳하게 말하고 친구들 앞에서 기 죽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는 웅식이를 통해 '용기'의 참 의미를 깨닫게 될 것이다.▲ 학교는 왜 가야 할까프랑수아즈 라스투앵 포주롱 저/ 교학사/ 7,500원자라면서 많은 것을 배우는 아이들. 그 중에는 이 닦기나 골고루 먹기 등 어렸을 때부터 익혀야할 중요한 습관들이 있다. 하지만 모든 것이 궁금한 아이들에게는 귀찮고 성가신 일상의 일들이 왜 중요한지 의문스럽기만 하다. 왜 이는 닦아야 하고 학교는 왜 가는 걸까? 감자튀김이나 패스트푸드는 왜 나쁜 걸까?「학교는 왜 가야할까」는 어린이들이 자신의 몸과 자신을 둘러싼 세상에 대해 갖는 궁금증 들어 풀어 주기 위해 만들어진 지식 그림책이다. 소아과 의사이자 어린이 건강 교육 전문가로 활동해 온 저자가 어린이들이 자주 던지는 질문들을 주제별로 묶어 정보와 지식을 전한다.

  • 주말
  • 이지연
  • 2008.10.31 23:02

[책의 향기] 전래동요·놀이와 친구가 되보세요

「께롱께롱 놀이노래」 (보리출판사)는 어려서 한 번쯤 불러보거나 들은 적이 있는 전래놀이 50곡을 음반과 함께 수록한 모음책이다. 노란 표지에서 느낄 수 있는 장난스럽고 해맑은 어린 아이들 모습을 보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절로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이 책은 아침부터 잠자리에 들기까지 불렀던 노래를 주제별로 묶고 뒷부분엔 '이렇게 놀아요'로 놀이방법을 풀어놓은 것이 특이하다. '께롱께롱 동네한바퀴'는 들놀이·말놀이·저녁놀이 영역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런 편집은 전래동요에 다소 낯선 요즘 아이들에게 보다 편안하고 쉽게 다가서게 한다.여기 실린 노래를 통해 아이들은 자연스레 부모님이나 조부모님이 어린 시절을 보냈던 과거로 이끌린다. 그래서 그 시절을 상상하고 우리 민족의 생활상과 정서를 맛보게 된다. '어깨동무 씨동무'의 동요에서는 낯선 낱말을 해석과 함께 읽으므로 다양하게 어휘력을 향상시킬 수 있고, '엿장수 똥구멍은 찐득찐득 '에 표현된 재미난 의성어 의태어를 통해 우리말의 우수성을 느끼고 동시에 표현력 향상 또한 기대하게 된다. 뿐만 아니라 전래동요의 전반적인 소재인 자연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 소중함을 새겨보게 도와준다. 특히 놀이를 통한 전래동요는 놀이의 규칙을 알아 지키도록 함으로써 사회성을 키워줄 수 있다. 이렇게 신나게 동요를 부르며 놀이의 바다를 헤엄치면 아이들은 자연스럽게 작은 것도 크게 바라보며 느낄 줄 아는 따스한 심성을 갖게 되고, 멋진 세상을 여는 작은 시심이 시작된다.하지만 게임, 비디오의 홍수에 빠진 아이들에게 책을 통해서만 익숙지 않은 장르인 전래동요를 만나게 하는 것은 다소의 무리가 따를 수 있다. 따라서 함께하는 엄마의 재미난 지도방법도 필요하다. 중학년과는 '떡해 먹자 부헝' 주거니 받거니 말놀이를 해보고, '이 서방 일하러 가세'는 친구의 이름을 넣어서 그에 맞게 개사해 불러보면 재미날 것이다. 저학년은 '오랑께롱 간께롱'과 같이 께롱을 붙여 애기 나누다 보면 즐거운 마음이 생기고, '별 하나 따다가'를 부모님과 형제에게 불러보고 놀게 한 후 느낌을 적어보거나 그리기를 해보면 전래동요의 즐거움을 한층 더 느낄 수 있을 것이다.지나치게 풍족한 장난감과 게임기, TV프로에 둘러 쌓인 요즘 아이들은 친구들과 부대끼며 '마당'에서 노는 재미를 모른 채 자라고 있다. 그것을 바라보며 안타까워하기 전에 우리가 나서서 그들에게 흥겨운 가락과 유쾌한 전래놀이를 보다 많이 찾아 주어야겠다. 산에 갈 때는 '가자가자 감나무'를 부르고, 차 안에서는 재미난 '말놀이'를 할 수 있는 푸근한 엄마가 돼줘야겠다./김수현(전주시립도서관 사서)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31 23:02

[책의 향기] '1318'을 위한 공부 지침서

"공부가 제일 쉬웠어요"청소년들이 가장 하고 싶은 말일 것이다. 공부 하라고 강요하는 분위기만 팽배할 뿐 왜 공부를 해야 하는지 깨우쳐주는 책들이 별로 없다. 인문학에 주목해 공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할 수 있는 책들과 공부를 잘 하는 비법을 담은 책들을 추렸다.장정일 소설가는 독특한 자신만의 관점이 있다. 많은 이들이 가치라 믿는 것들에 '딴지'를 건다.「장정일의 공부」 (랜덤하우스)는 우리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에 관한 책이다.그는 아무도 관심을 갖지 않는 여호와의 증인의 양심적 병역문제를 통해 우리 사회를 진단한다.'건국 이래 1만여 명의 신도를 감옥에 보내며 양심에 따른 병역거부를 해 온 사람은 여호와의 증인이 유일했다.'그리고 묻는다. '살인하지 말라'는 성경말씀을 따르는 여호와의 증인들을 이단으로 여기는 거대 개신교 목사들이 살상거부를 위한 종교적 정언명령을 고민해본 적이 있느냐고 말이다. 살생을 금하는 불교계는 이 문제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놓을 수 있는지도 질문한다.그는 그렇게 '딴지'를 걸며 송시열을, 조봉암을 공부하고, 미국의 극우파를 공부했다. 그의 공부를 따라가다 보면 좋은 게 좋은 걸 '중용'으로 포장하면서 이 사회의 가치를 성찰 없이 맹종해 온 부끄러운 우리의 자화상을 엿볼 수 있다.「공부의 달인 호모쿵푸스」 (그린비) 역시 「장정일의 공부」 에 이은 인문학 부활 프로젝트 책이다.근대는 학교를 탄생시켰다. 그 학교는 국가에 충성하는 국민을 만들어 냈다. 그 국민은 학교를 통해 초등 1학년 생부터 대학 4학년생까지 사회적 직위를 얻었다. 대학 학번은 존재론적 나이를 대체했고 그에 의해 '쭉' 선 줄에 세워 취직과 함께, 공부와 함께 사람들의 인생에서 자취를 감췄다.저자 고미숙씨는 '공부도 때가 있다'는 말을 통해 학교가 근대적 제도를 통해 만든 허구임을 폭로한다.그는 고전을 열심히 소리내 읽을 것, 앎의 공동체를 만들 것을 강조한다. 즉 공부를 몸과 연결시켜 독서해야 한다는 것. 그가 말하는 '호모 쿵푸스' 존재론이다.인문학 프로젝트가 아닌 공부를 잘하고 싶은 이들을 위해 돕는 책들도 골라봤다.「공부의 신」 (중앙 M&B)은 모의고사 전국 수석, 수능 전국 차석에 이르는 모범생파뿐만 아니라 자퇴해 혼자 힘으로 장학금을 받아 해외로 날아간 유학파, 경시대회로 대학문턱을 넘은 경시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이력을 자랑하는 이들이 공부 잘하고 싶어하는 이들을 위해 쓴 책이다.하지만 이들은 '공부엔 왕도란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공부에 뜻이 있고 열심히 하려는 학생들을 위해 자신에게 맞는 공부방법을 찾도록 돕는 책에 속한다. 그리고 기본적으로 학교공부를 토대로 혼자 공부를 하되 필요한 경우에만 적절한 사교육을 이용할 것을 강조한다. 이것이 절대원칙이다.「스펀지 2.0 공부잘하는 법」 (주니어김영사)는 KBS와 서울대학교병원이 공동으로 제작, 실험을 통해 입증한 두뇌개발법을 담은 책이다. '공부는 습관이다'는 진리를 통해 공부를 잘 할 수 있는 두뇌를 만들어주는 구체적인 방법이 수록됐다. '스펀지 2.0' 방송에서는 볼 수 없었던 구체적인 트레이닝 스케줄과 수련과제 등을 정리한 '트레이닝북'이 담겨졌다. 또한 6개 분야별로 실험에 참가한 일반인 참가자들의 구체적인 효과와 실제 상황까지 실어 과학적인 타당성을 높였다.누구나 힘들이지 않고도 누구나 '공부 잘 하는 머리'를 가질 수 있고, '공부를 잘 할 수도' 있다는 게 이 책의 요지다.

  • 주말
  • 이화정
  • 2008.10.31 23:02

[책의 향기] 풍낙헌 상량

우리들이 흔히 전라감영이라고 부르는 것은 전라도를 다스리기 위하여 설치된 행정기관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옛 전라북도청 일원과 객사를 포함하는 것이었다. 반면 전주부는 전주부윤이 임명되어 다스렸지만, 조선시대 전 기간 동안 대부분은 전라감사가 전주부윤을 겸하고 있었다. 따라서 자칫 전주부를 다스리는 행정기관이 전라감영 내에 있었을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전주부 통활 행정기관은 이아(貳衙)라 해서 별도의 공간으로 구획되어 있었고 실제 전주부의 통치업무는 전주판관(全州判官)이 담당하곤 했다. 관찰사가 전라도 전체를 돌아다니면서 전라도 행정을 맡아보아야 했기 때문에 판관은 감영에서 관찰사의 공백을 메우면서 중앙과 지방을 연결하기도 하고, 때로는 관찰사의 전횡을 견제하는 등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전라도와 같이 전라감사가 전주부윤을 겸할 경우 판관이 실질적으로 전주를 통할할 수밖에 없었다. 바로 그 공간은 현 전주우체국 사거리의 남동쪽 블록으로 산업은행과 기업은행이 있는 방형구역과 구 전북은행 본점이 있는 블록을 포함한 약 7천여 평이었다전주판관이 근무하던 건물은 풍락헌(豊樂軒)이라 하였으며 현 중소기업은행 자리에 위치하였다. 음순당(飮醇堂)이라는 현판이 걸려 있었던 풍락헌은 전면 7칸의 팔작지붕 형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또한 좌우 1칸의 크기는 중앙 5칸에 비해 기둥 사이가 약간 좁은 특징을 가지고 있다. 음순당이란 편액은 1901년 당시 전주군수였던 취송(醉松) 이삼응(李參應)이 제작한 것으로 조주승이 썼다. 전주판관의 설치 때부터 세워진 것으로 추정되는 풍락헌은 1758년 판관 서노수가 개건하였고, 1890년 화재로 소실된 뒤 1891년 판관 민치준이 중창하였다고 한다. 이 풍낙헌은 1895년 행정구역개편으로 전주부가 폐지되고 전주군이 설치되면서, 1935년 전주군 전주읍이 전주부로 승격할 때까지 전주구청으로 사용되었다.전주부사에 의하면 1934년 봄 이 풍락헌은 매각되어 구이면 덕천리(옛 태실리) 전주류씨 제각으로 옮겨졌다고 한다. 옮겨질 당시 음순당 현판은 떼어 내어 옛 객사 내에 두었다고 하나 현존 유무를 할 수는 없고, 구이 태실부락으로 옮겨진 풍락헌은 1992년 1월 7일자 전북일보의 보도로 세상에 다시 알려지게 되었다. 전주류씨 제각으로 사용된 풍락헌은 전면이 7칸이 6칸으로 줄어들고, 내부 역시 제실에 맞도록 많은 변형이 이루어졌다. 이전되지 74년만인 올해 3월 풍락헌은 전주류씨의 기증으로 현재 전주향교 옆에 이전 복원 준비 중에 있다. 이전을 위해 해체했을 당시 발견되었던 상량이 바로 오늘 소개하는 문서이다. 이 상량은 감독 이근택, 도편수 김장렬, 절편수 설인항 등의 이름과 을해년 4월 29일이라 기록된 것으로 보아 전주부사의 기록과 일치한다. 원래 1891년 민치준이 중창할 때의 상량이 아니어서 서운하긴 하지만, 이 상량이 발견으로 인하여 이 건물이 풍낙헌이었음을 증빙하는 역사적 증거를 확보한 셈이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31 23:02

[책의 향기] '경제위기' 해법 책에서 찾는다

▲'한국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최근 미국발(發) 금융위기가 전 세계를 뒤흔드는 가운데 10월 들어 다양한 각도에서 금융위기의 원인을 진단하고 해법을 모색하는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신장섭 싱가포르국립대 경제학 교수는 '한국 경제, 패러다임을 바꿔라'(청림출판 펴냄)에서 경제문제를 바라보는 철학과 한국 경제발전사의 해석, 산업과 금융의 관계, 국제 금융시장의 이해 등 다양한 주제들을 다루며 단편적인 대응책이 아닌 경제를 바라보는 패러다임 자체를 바꿀 것을 우선 강조한다.신 교수는 이어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한 대응방안으로 주요 교역 상대국 통화에 일정한 가중치를 둬서 하루하루의 환율을 결정하는 복수통화변동환율제, 즉 바스켓(basket) 방식의 환율제 도입을 제안한다.그는 국내 경제의 필요에 맞는 환율 수준을 유지하기 위해 정부가 개입할 때 큰비용이 드는 자유변동환율제보다 돈을 들여서 환율을 조정할 필요가 없는 바스켓 방식이 시장 흐름을 잘 읽고, 투기 대비책을 잘 세운다면 돈이 훨씬 덜 들어가는 경제적인 제도라고 설명한다.신 교수는 또 경제 사정이 더 나빠지기 전에 외국인 투자자들에게 조금 더 시간을 두고 돈을 빼내가게 하고 빼내 가더라도 일부만 갖고 가게 하는 한편 환투기도 지금보다 훨씬 어렵게 만드는 긴급 자본통제를 도입해야 한다고 주장한다.▲전략적인 인수·합병, 그리고 성장미국 펜실베이니아 경영대학원 와튼스쿨 교수인 마우로 기옌과 와튼 스쿨에서 경영학 강의를 하는 아드리안 최글이 함께 쓴 '산탄데르 은행'(W미디어 펴냄)은 최근 수많은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와중에서 활발한 인수ㆍ합병(M&A) 전략을 구사하며 성장하고 있는 스페인의 산탄데르 은행을 분석한 책이다.1857년 스페인의 작은 지방은행으로 시작해서 한 세기 뒤인 1960년대 전국 은행으로 성장한 산탄데르 은행은 2004년 영국 6위 은행인 애비 내셔널 은행을 인수하면서 세계 금융시장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산탄데르 은행은 이후 잇단 M&A를 통해 2007년 HSBC에 이어 유럽 2위, 세계 8위은행에 올랐으며 최근 금융위기 와중에서 영국 최대 주택담보대출업체인 B&B의 소매금융부문과 영국 모기지업체 A&L, 미국의 저축대부은행 소버린뱅코프를 잇따라 인수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이고 있다.책은 소매금융에 주력하는 산탄데르의 사업모델을 미국식 투자은행(IB)의 대안으로 주목하며 가족 주도 경영 등 산탄데르의 성장 배경을 분석한다.▲금융위기, 주가 대폭락 등이 책속에앞서 미국 월스트리트의 투자전문가인 나심 니콜라스 탈레브의 '블랙 스완'(동녘사이언스 펴냄)과 미국의 경제학자 진 스마일리의 '세계 대공황'(지상사 펴냄), 민간경제연구소인 김광수 경제연구소가 펴낸 '위기의 한국경제'(휴먼앤북스) 등 최근 금융위기와 관련된 책들도 잇따라 출간돼 서점가에 나와있다.이런 가운데 1929년 미국 월스트리트의 주가 대폭락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재구성한 책 '대폭락 1929'(일리 펴냄)도 지난 1월에 출간된 이후 새롭게 주목받고 있다.일리 관계자는 "지난 1월 출간 당시 국내 주식시장이 침체하며 시장의 호응을 받았으나 그 이후 잠잠하다가 최근 세계적으로 금융위기가 발생하면서 제법 나가고 있다"며 "미국에서도 원서인 'The Great Crash 1929'가 금융위기 전에는 미국 아마존에서 1만위 이하의 판매순위를 기록했으나 최근에는 종합 베스트셀러 50위권으로 뛰어올랐다"라고 전했다.

  • 주말
  • 연합
  • 2008.10.31 23:02

[책의 향기] '1318'을 위한 먹을거리 안내서

뼈있는 미국 쇠고기에 이어 멜라민 파동으로 먹거리에 대한 안전이 위협받고 있다.안전한 먹거리를 위해 알아야 할 기본 상식, 비만으로 인한 각종 성인병을 유발하는 식생활에 감춰진 독소, 먹거리를 중심으로 한 사회학적 관계망을 탐색한 책들을 모아봤다.「딱 걸렸어 마시멜로」 (푸른나무)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간식거리들을 추려 인체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목조목 분석한 내용을 담은 책이다.하얀 설탕과 물엿 덩어리로 이뤄진 마시멜로. 아이스크림은 유지방과 설탕물이 주원료다. 기름과 물을 섞기 위해 화학물질인 유화제를 넣는데, 이는 신장에 장애를 일으키는 물질. 아이스크림의 예쁜 색깔을 내는데 쓰이는 인공색소도 석유에서 추출한 타르가 원료다.유기농산물 도농 직거래 운동을 실천하는 아이쿠프(iCOOP)생협연합회에서 펴낸 책으로 아이들에게 어떤 음식을 권해야 할지, 올바른 먹거리 교육에 대한 내용이 대안으로 제시되는 점이 돋보인다.'카날플뤼스(Canal+)'의 프랑스 시사 프로그램 공동 기획자 윌리엄 레이몽이 현대인 식생활에 감춰진 독소들을 추적한 책 「독소」 (랜덤하우스코리아).'왜 유독 미국인들은 저렇게 뚱뚱할까? 왜 다른 나라에도 뚱뚱한 사람들이 늘어갈까'작가는 이 단순한 질문에 답을 찾기 위해 여러 논문과 미국사회 면면을 취재했다. 그 결과 단순 비만의 위험성에 관한 문제가 아니라는 결론을 얻어 쓴 것. 공장식 도축과정에서 항생제를 지속적으로 사용해 동물들이 옮기는 박테리아에 대한 치료법이 없다. 싼값에 고기를 즐기려는 소비자들의 입맛이 문제. 미국에서는 매년 76만마리에 가까운 닭들이 옴짝달싹도 못한 채 차곡차곡 포개져서 사육된다. 작가는 다른 닭들의 발밑에서 똥을 뒤집어쓰며 자라는 싼 닭들을 먹기 때문에 유독물질을 먹는 것과 다름없다고 지적하고 있다.「내가 먹는 것이 바로 나」 (책세상)는 다양한 먹거리를 중심으로 관계망을 탐색한 사회학적인 책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카카오 초콜릿의 달콤함 뒤에는 아프리카 농장에서 일하는 아이들의 눈물이 있다. 국제 곡물 가격 급등으로 옥수수 사료로 가축을 사육해야만 하는 농민,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는 서민들의 얼굴에 그늘이 진다. 작가는 우리의 밥상이 다양한 맥락의 사회적·생태적·윤리적 가치를 포함하고 있으며 전세계의 생산자와 소비자가 오랜 시간 역사적으로 형성해 온 먹거리 공동체의 관계망, 즉 자연·사회·인간의 네트워크의 총체라고 말한다. 우리 현실을 바탕으로 먹거리의 총체적 관계망을 고민하고 모두가 '잘 먹고 잘 사는' 공동체를 만드는 선택을 실천하게 만드는 책이다.

  • 주말
  • 이화정
  • 2008.10.24 23:02

[책의 향기] 나쁜 늑대이야기 알고보면 진실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삼형제 이야기」 (보림출판사)는 「아기돼지 삼형제」 를 패러디한 그림책이다. 우리에게 익숙한 「아기돼지 삼형제」 의 늑대는 심술 맞고 고약하다. 늑대가 착하고 순한 아기돼지네 집을 한 입에 불어 버린다는 내용. 하지만 지혜로운 막내돼지의 튼튼한 벽돌집만 부수지 못하고 달아난다는 내용을 담았다.늑대하면 무서움과 두려움의 대명사로 이빨을 드러내고 비겁하게 웃으며, 약한 동물들을 괴롭히는 모습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책 속에 나오는 늑대 알렉산더 울프는 안경 낀 선한 얼굴로 지금껏 보아온 늑대 모습과는 사뭇 다르다. 그래서인지 늑대가 들려주는 아기돼지 이야기의 늑대 울프는 귀엽다. '아! 늑대 입장에서 보면 그럴 수도 있었겠구나, 그동안 내가 너무나 늑대를 오해 했었구나' 하는 미안한 마음이 들게까지 하는 그림책이다.주인공 울프는 지독한 감기에 걸려 재채기를 하면서도 할머니 생신 케이크를 준비하는 도중 설탕 한 컵이 부족하여 아기돼지 형제들이 사는 이웃집으로 설탕을 얻으러 간다. 지푸라기와 나뭇가지로 지은 돼지네 집에서 요란한 재채기를 하자 몽땅 무너져버리고 지푸라기 한복판에 죽어있는 아기돼지를 먹어치운다. 음식을 바깥에 그냥 놔두면 상해 버릴까봐 말이다. 셋째네 벽돌집으로 설탕을 얻으러 간 울프는 세 번째 아기돼지의 고함소리에 흥분을 하고 만다. "흥! 너희 할머니, 다리나 부러져라!"라는 말에 돼지네 집을 부수려고 하는 순간 경찰과 신문기자가 출동하여 감옥에 갖혀 버리고 만다. 기자들은 재채기와 설탕 한 컵 때문에 생긴 이야기라는 사실은 숨긴 채 나쁜 늑대 이야기로 둔갑시켜 돼지일보에 싣는다. 그 때문에 진실이 와전된 채 전해오는 이야기가 「아기돼지 삼형제」이고 본인은 억울하게 누명을 썼다고 주장한다.그림책은 이야기 뿐 아니라 그림을 보는 즐거움도 상당하다.이 책은 그런 독자에게 실망을 주지 않는다. 아이들과 함께 햄버거나 케이크 반죽 속에 숨어있는 작은 동물들을 찾아본다든지 험상궂은 돼지 모습을 비교하며 읽어 본다면 보는 관점에 따라서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음에 재미있을 것이다.우리 시대 어린이들은 사회생활에 적응하면서 자기와 다르다는 시선하나만으로 따돌림하거나 자신감을 상실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런 시기에 있는 아이들에게 재미있고 익살스러운 그림과 대화를 통해 너와 나의 다른 입장에 대해 자연스럽게 느껴 보도록 이끌 있는 책이라 본다./서혜옥(전주시립삼천도서관 사서)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24 23:02

[책의 향기] 금산사 그림·시

올해는 가을 단풍이 예년만 같지 못하다고 한다. 기후 변화 탓일런지는 모르지만 엊그제 내린 비로 전주시내 가로수 은행잎이 그리 곱게 느껴지지는 않는다. 지난 월요일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전북의 역사문물전, 김제' 특별전이 열이었다. 모악산 전주사람들에게 있어서는 특별하다. 무악산(毋岳山)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이 있기도 하지만 전주사람들에게는 어미뫼산인 모악산(母岳山)으로 어머니의 품으로 느껴지는 산이다.이 산 자락의 아랫뜸에 금산사가 자리한다. 1865년 겨울에서 1967년 5월가지 전라북도 임피에 잠시 살았던 소치 허련의 그림이 이번 전시회에 선을 보였다. 지역에서 몇차례 소개되기도 소치의 금산사 그림은 사실 금산사를 그린 그림으로서는 실경산수로서는 희귀한 그림이다. 전북대박물관에 소장되어 있는 이 그림은 밝은 톤의 채색 그림으로 소치 허련이 그린 몇 점 안되는 실경산수 중의 하나이기도 하다.그림은 또 하나의 기록이다. 금산사의 그림에서도 지금은 볼 수 없는 형태의 건물과 석등, 홍교, 성문 등이 그려져 있다. 견훤대왕의 유폐지로도 유명했던 금산사의 경우 그 입구에 지금은 사라져 버린 성문의 모습이 그림에는 그대로 그려져 있던 것이다. 홍교를 지나 금산사의 대적광전으로 이어지는 길에 있는 금강문과 보제루의 형식도 지금과는 달랐던 것으로 보여지며, 방등계단 역시 둥근 원형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499년 백제 법왕의 자복(自福) 사찰로 세워진 것이라 전하는 금산사는 진표에 의해 762년~766년까지 중건되었고, 1069년에 대규모의 가람을 형성하였으나, 1598년 임진왜란 때에 미륵전, 대공전, 광교원 등과 40여 개소에 달하는 암자가 모두 소실되었다. 선조 대에 시작된 재건은 인조대에 이르러 완공되었고, 고종대에 이르러 미륵전, 대장전, 대적광전 등을 보수하였다. 이 즈음에 소치 허련이 금산사도를 그린 것이다. 일제시대인 1934년에 대적광전, 금강문, 미륵전 등이 중수되어 오늘에 이르고 있다.우리나라의 문화재는 그 특성상 수차례의 개보수 과정을 거치게 된다. 따라서 그에 대한 기록화 작업들이 이루어지지 않았을 경우, 우리들은 그에 대한 정확한 정보들을 알 수 없게 된다. 기록되지 않은 역사는 바다로 흘러드는 강물과 같다. 기록은 반드시 글로 표현되는 것만이 아니다. 그림과 문학작품에 의해서도 역사는 전해진다. 금산사도와 함께 짝을 이루고 있는 금산사 시(詩)는 조면호가 쓴 것으로 추정되며, 시를 지은 사람은 전라도 감사를 지낸 정기세의 아버지인 정원용이다. 아마도 소치 허련이 정원용에게서 시를 받고 조면호에게 써 받은 것에다, 소치 허련이 그림을 그린 것으로 추정된다(소치 허련 200년 특별전 도록). 그림과 시에서 뽑아 낼 수 있는 정보는 종종 복원사업에 활용된다. 경기전의 부속시설의 복원도 경기전의라는 책에 실린 그림을 바탕으로 이루어진 것이다. 중요한 사업을 진행할 때 백서를 남기는 것은 그 사업에 대한 전말을 기록함으로써 후손들에게 올바른 정보를 남기기 위한 통과의례의 기록들이다. 행위와 기록은 때문에 서로 보완적이고 진실 규명을 위한 바늘과 실의 관계일 수밖에 없다./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24 23:02

[책의 향기] '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

바이올린 연주자이며, 심리학과 문학, 인식사(認識史)를 공부한 작곡가, 시인, 교사로서, 전 세계를 다니며 즉흥연주 공연을 하고 음악과 그래픽을 결합시키는 비쥬얼 뮤직 분야에서도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스티븐 나흐마노비치(Stephen Nachmanovitch)의 저서『놀이, 마르지 않는 창조의 샘』(원제: Free Play, 이상원 역, 2008, 에코의서재)은, 되풀이하여 읽고 곱씹어 깨달음과 통찰을 얻고 그것을 다듬어 가는데 좋은 길라잡이가 될만한 책이다.즉흥적인 창조란 무엇인가? 그것은 전통적으로 연극과 무용 분야에서 중요시되었고, 음악이나 미술 분야에서도 많은 예술가들이 시시각각 변하는 자신의 영적 상태를 뒤따라가며 즉흥적 창작을 해내었다. 그들은 무의식에서 나오는 원재료를 가지고 의식이 한바탕 자유로운 놀이를 벌이게 했다. 저자는 모든 창조적 행동은 놀이의 다른 형태이며, 놀이는 창조성의 시작점이자 삶의 근본형태라고 주장한다. 문제는 우리의 창조성이 퇴화된다는 것이다.어릴 적 그린 아이의 그림이 자유롭고 거침없고 너무도 독창적이어서 피카소나 미로의 무애한 그림과 방불하였는데, 커가며 학교 교육을 받고 어떤 틀 속에 갇히면서 그 창조성과 상상력은 어느덧 사라져 버리는 경우를 왕왕 보곤 한다. 아이의 상상과 탐색의 날개는 조만간 꺾여버리고 어른들의 세상은 아이를 찍어 눌러 예측 가능한 사회구성원이라는 틀 속에 맞춰 넣는데 이 퇴화의 과정은 유치원에서부터 대학을 거쳐 사회생활을 하면서 강화된다. 최신의 강력한 교육제도인 텔레비전과 대중음악은 획일화를 이루는데 더욱 큰 효과를 발휘한다는 점, 그래서 인스턴트 음식처럼 키워진 우리는 사회의 좋은 먹잇감이 된다는 점을 저자는 아프게 상기시킨다.저자는 가장 흔한 즉흥연주 형태가 일상의 대화임을 환기시킨다. 모든 대화가 재즈 연주와 같다는 것이다. 만족스런 대화를 할 때처럼,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스스로 감탄할 만큼 아주 독창적이고 거침없이 닥친 상황을 잘 풀어나가는 경험을 하곤 한다.저자는 말한다. "즉흥 작업을 이어가려면 창조적 영감이 얼마간 유지되어야 하고 그래서 즉흥작업자는 그 순간적인 섬광을 잡어 늘여 일상의 활동에까지 연결해야 한다. 즉흥작업의 창의력과 자유를 평소의 마음가짐이나 행동에서 느낄 수 있게, 그러한 순간이 단절 없이 계속 이어지게 하는 것이 가능해질 때, 특별한 예술은 없고 다만 자신이 하는 모든 일이 예술이 되는 상태에 도달하게 된다." 여기서 "우리는 모두 예술가다"라는 말이 허사가 아님을 깨닫게 된다.저자는 "지구 전체의 생명 유지 체계가 위기에 처한 오늘날 아 상황을 타개하는데 인간이라는 종(鍾)이 사용할 수 있는 유일한 능력은 상상력이다"라고 주장한다. 파괴의 유일한 해독제는 창조성이며, 인류의 창조성을 되살리는 것은 절박한 게임이니, 이제 예술을 위한 예술이 아니라 생명을 위한 예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는 것이다. 창조적 영감은 직업예술가·같은 특별한 삶들에게만 가능한 일이 아니며, 그들에게 창조 능력을 넘겨버리는 것은 의사에게 치료 능력을 넘겨버리는 것과 같고, 진정한 치료, 진정한 창조성은 우리 모두 안에 있는바 그 능력을 버린다면 인류는 파멸할 수밖에 없다는 점을 저자는 경고한다. 분야를 막론하고 자신의 창조력을 찾고 강화하고픈 사람이라면 이 책은 매우 유용하다. 상상력을 최대로 사용할 때 얻어지는 기쁨, 책임감, 이해력, 평화 등을 널리 퍼뜨리는 것이 이 책의 목표이기 때문이다./최효준(본지 서평위원·전북도립미술관장)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24 23:02

[책의 향기]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 등

▲ 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패트리샤 폴라코 저/ 베틀북/ 8,000원"꿈을 가지렴. 가슴에 꿈을 품고 포기하지 않으면 어젠간 이루어 진다."피아니스트가 꿈이었던 마릴린은 어느 날 손가락 조차 움직일 수 없게된다. 병명은 백혈병. 꿈을 잃어가는 마릴린에게 위첼만 선생님은 따뜻한 사랑으로 용기를 북돋아 준다. '시고 쓴 레몬으로도 달콤한 레모네이드를 만들 수 있다'는 위첼만 선생님의 외침을 통해 어려움을 극복하는 바른 삶의 자세와 진정한 용기를 배우게 될 것이다.「꿈꾸는 레모네이드 클럽」은 저자인 패트리샤 폴라코가 실제 겪은 일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야기로 진실성을 높혔다.▲ 엄마 친구 아들노경실 저/ 어린이작가정신/ 8,500원"왜 우리 엄마 친구 아들들은 모두 착하고 잘생기고, 말 잘 듣고, 공부 잘하고, 똑똑하고, 태권도, 피아노, 바이올린, 영어, 한자쓰기, 글짓기, 바둑, 운동까지 못하는게 하나도 없을까?'(본문 中에서)이 책은 주인공인 평범아 최현호가 세상의 모든 '엄친아'에게 외치는 이야기다. 완벽한 엄마친구의 아들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고 아파하는 아이들에게 그런 사람은 실제로 존재하지 않음을 알려준다. 다만, 자신이 가장 잘하는 장점을 깨닫고 단점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이야기 한다. 세상에 많은 엄마 친구의 아들이 있지만 엄마의 아들은 자신뿐임을 깨닫는 성장 동화.▲ 뇌의 비밀 속으로앨릭스 프리스 저/ 시공주니어/ 1만 3,000원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제작한 미니 백과 사전이다. 단순한 정보 전달 책 수준에서 벗어나 유익함과 재미를 주기 위해 다양한 그림과 설명을 담았다. 무엇보다 다른 책들과 다름 점은 각 장에 플랩(flap)을 만들어 넓게 펼쳐지는 책장을 통해 다양한 지식을 얻을 수 있다는 것.뇌를 이해하는데 꼭 필요한 물리적 구조와 뇌의 활동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뉴런' 등에 대해 설명하고 다양한 일을 관장하는 뇌의 각 부분, 뇌가 오감을 느끼는 법, 뇌가 일으키는 착시 현상을 비롯해 정신 질환까지 뇌에 대한 정보는 모두 담았다.양장본으로 제작 됐으며 '네버랜드 지식 팡팡 플랩북' 시리즈의 일곱 번째 책이다.▲ 분노 폭발에르빈 그로쉐 저/ 한림출판사/ 8,500원아이들이 고학년이 돼 가면서 신경 쓸 부분이 점점 늘어난다. 특히 학습적인 부분보다도 아이들의 내면의 변화에 걱정이 되는 시기.이 책의 등장인물인 마라이케는 다른 사람들에게 자신의 고민을 털어 놓아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문제를 해결한다. 브로딘은 나이에 맞지 않는 유치한 놀이로 웃음을 되 찾고, 한노는 기분의 좋아지는 자신만의 주문을 만들어 화가 풀릴 때까지 외우는 방법을 사용한다.「분노 폭발」은 8가지 이야기 속 주인공들을 통해 감정을 조절하고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또, 화를 바르게 표현하고 해결해야 한다는 교훈을 줄 것. 감정적인 변화가 많은 시기의 아이들에게 화를 가라앉히는 자신만의 특별한 방법을 찾도록 도와줄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8.10.24 23:02

[책의 향기] 비단에 쓴 보은의 글

'글 숲을 거닐며, 묵향(墨香)에 취하다'라는 전북대박물관 특별전에 조금은 특별한 문서가 소개되었다. 숭정황제어필이라는 제하의 '비례부동(非禮不動)'이라는 글씨이다. 남색 비단에 금으로 쓴 이 문서를 문서로 보아야 할 지, 서예작품으로 보아야 할 지 조금은 모호하지만 내용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전자에 가깝고, 수발신자가 없다는 점에서는 후자에 가깝다. 문서라는 것이 굳이 종이여야 한다면 이것은 문서는 아닐 것이다.사진으로 보아 알 수 있듯이 이 전시유물은 숭정황제의 친필은 아니다. 황제의 친필을 모사해 놓은 것이다. 글자를 쓴 주인공은 명나라 숭정황제인 의종이다. 의종은 17세에 황제에 오른 뒤 1627년부터 1644년까지 재위한 명나라 마지막 황제이다. 후금과의 치열한 싸움을 치러야 했고 결국은 나라가 망하는 것을 볼 수 없어 자금성 북문 바로 건너 산에서 스스로 목을 매달아 자살한 불운의 황제이기도 하다.이 의종황제의 글씨가 우리나라에 오게 된 연유는 무엇일까? 이 유물의 아래부분에 송준길이 쓴 기문을 보면 중국에 연행사로 갔다 온 민정중이 가지고 온 것이라 한다. 민정중은 사행길에 '비례부동'이라 쓴 의종황제의 글을 가져와 송시열에게 주었고, 송시열은 그 글을 충북 괴산군 청천면 화양동의 암석에 새겨 넣었다. 후에 그 제자에 의해 만동묘가 세워져 현존하고 있다.중국의 명나라는 임진왜란 때에 우리나라를 도와주었다는 이유로 인해서, '국가를 다시 세울 수 있게 해 준 은혜(再造之恩)'를 베푼 나라로서, 후금이 세운 청나라의 등장 이후 중원의 정통성을 지닌 마지막 국가로서 조선의 사대부들에게는 '잊지 못하는 성의'를 표현해야 하는 대상으로 미화되었다. 청나라를 중심으로 하는 세계질서를 거부하여, 청나라의 연호를 사용하지 않고 '숭정기원후몇갑자' 식으로 대한제국이 들어설 때까지도 명나라 마지막 연호를 계속 사용한 것도 그 때문이다.의종황제의 글은 송시열에게 전해지면서 목판으로도 제작되었다. 이 유물을 제작했던 송준길의 글에 의하면 민진원의 집에서 의종의 글을 보고 '보배로운 글씨가 새것과 같아 재차 삼가 눈물과 콧물을 흘리며' 봉행하였다고 한다. 송준길은 비단에 의종황제의 글을 정성스럽게 베껴 옮기고 그 아래 연유를 기록해 놓은 것이다. 아울러 별도로 목판을 새기의 추모의 마음을 기리도록 하였다.이 때는 의종황제가 즉위한지 99년이 되는 1726년이었다. 1세기가 넘도록 중국에 대한 은혜를 잊지 않으려 했던 조선후기 사대부들의 마음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부끄러운 추수주의나 숭모사상의 역사일까, 아니면 예를 중시했던 조선시대 양반들의 삶이었을까. 의리와 명분을 목숨보다 더 소중히 했던 당시대 지식인들에 있어, 일본의 침략에 보여준 중국의 행동을 은혜로 파악할 뿐만 아니라 명나라가 멸망한 뒤 조선을 '소중화'라 하여 스스로를 세계의 중심으로 놓았던 그들의 사상을 전 세계가 요동치고 있는 금융의 한파에 곰씹어 생각해 볼 여지는 없는 것일까? /홍성덕(전북대박물관 학예사)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17 23:02

[책의 향기] 고미숙 '이 영화를 보라'

처음 내가 이 책의 제목을 보았을 때, 솔직히 나는 '뭐야, 이거!' 하는 언짢은 마음을 품었었다.나이가 먹어도 도무지 철들지 않는 반항심의 소산이다. 도대체 누가 독자들에게 영화를 보라, 마라 할까? 그러나 저자를 보고는 수긍이 갔다. 그럴 자격이 있었다.고미숙! 연암 박지원에 대한 창의적인 해석서 『웃음과 역설의 유쾌한 시공간』 (그린비)으로 우리에게 다가온 젊은 학자이다. 젊은 데도 깊이가 있다. 이런 스타일의 인간을 나는 좀 꺼려한다. 이유는 내가 그렇지 못하기 때문이다. 허나 그의 글은 신뢰가 간다. 이 책에 소개된 영화는 모두 여섯 편이다. 아마 다들 아실 영화라고 생각한다. 괴물, 황산벌, 음란서생, 서편제, 밀양, 라디오스타, 이렇게 여섯 편이다. 영화를 즐겨보지 않는 나도 이 중 다섯 편을 보았다.'보았었다'고 말하는 것은 이 책을 처음 접했던 지난 여름께 다섯 편을 보았다가, 이후 나머지 한 편인 '밀양'을 보았다. '밀양'은 무거운 느낌이 들어서 내심 피하고 싶었던 영화였는데, 영화를 보지 않으면 이 책에 나오는 밀양편을 읽어도 이해가 가지 않을 듯하여 할 수 없이 보았다. 역시 보기를 잘한 듯하다.덕분에 책도 이해할 수 있었지만, 좋은 영화, 감독, 배우를 만난 것이 무엇보다도 기뻤다.뿌듯한 영화라고나 해야 정확한 감상평이 되리라.이 여섯 편 중에서 어떤 영화에 대한 글을 먼저 보고 싶으신지? 물론 각자 다를 것이다. 이 말은 굳이 책을 처음부터 차례로 읽을 필요없이 가장 기억에 남는 영화부터 골라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내 경우는 '황산벌'을 가장 먼저 보고 싶었다. 어디가 궁금했냐면, 계백이 5000 결사대를 이끌고 황산벌로 출발하기 전에, 아내와 아이들 셋을 베는 바로 그 장면이었다. 난 지금도 그 장면이 생생하다. 김선아가 배역을 맡았던 계백의 아내는, 계백을 향하고 일갈한다. "호랭이는 가죽 땜시 죽고, 사람은 이름 땜시 죽는 거시여, 이 병신아!" 이 장면을 보았을 때 내 의식 속에서는 뭔가 확 뒤집어지고 있었다. 그렇다. 분명 뒤집어지는 느낌이었다. 그것도 아주 유쾌하게! 짐작컨대 이 영화를 보신 분들의 의식에는 '거시기'와 이 '뒤집어지는 느낌'이 남아 있을 것이다. 그 부담스러운 '역사', '민족', '언어'를 가지고 노는 느낌, 이 책의 필자도 우리와 생각이 같았나 보다. 그 편이 '황산벌_거시기! 표상을 전복하다'라는 제목인 걸 보니. 그 '전복된 느낌'의 실체를 들여다보고 싶지 않으신가?며칠 전, '연구공간 수유+너머'라는 다소 낯선 이름의 연구실에서 이 책의 필자인 고미숙 선생을 처음 만났다. 오래 사귀고 싶은 사람에게는 정직한 것이 제일이다. 나는 말했다. " 「유쾌한 시공간」 을 보았을 때는 글이 좀 야단스럽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런데 '이 영화를 보라'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제가 꽤 여러 권 팔아 주었을 겁니다." 사실이다. 내가 꽤 팔아주었다."먼지가 세상에서 제일 싫다"면서도 독극물 포르말린을 한강에 방류하는 미 군의관의 말을 빌어 근대 위생권력을 폭로했던 영화 '괴물' 낯선 곳에 살러 간 사람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거두던 영화 '라디오스타' '한'을 실체화한 나머지 스스로 한스러워진 영화 '서편제' 등 왠지 다시 보고 싶다.그나저나 모두 지난 영화들이라서 못 보신 분들은 DVD로나 볼 수밖에 없을 듯하다. 이 책을 통하여 우리는 위의 영화 여섯 편을 훨씬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훨씬 더 재미있게 감상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앞으로 볼 영화도 더욱 재미있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될 것이다./오항녕(한국고전문화연구원)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17 23:02

[책의 향기] '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 등

▲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서해경, 이소영저/ 휴먼어린이/ 1만 3,000원신호등은 파란불에 건너야 하고 몸이 불편한 친구는 도와줘야 한다고 학교에서 배운다. 그런데 피부색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외국에서 일하러 오는 외국인들은 불법인 걸까?「행복한 사회공동체 학교」는 우리 주변에서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일이지만 교과서에서는 가르쳐 주지 않는 진짜 사회 이야기를 이야기한다. 아름다운 세상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10가지 사회 이야기를 20가지 이야기와 생각주머니를 통해 문제를 정확하게 제시하고 올바른 판단을 할 수 있도록 돕는 것. 피부색, 외모, 국적은 물론 가치관이 다른 수많은 사람들과 어울려 사는 요즘 세상에서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어울려 살아갈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는 책이다. 서로가 존중하고 이해하며 배려할 때 세상은 더 풍요로워지고 행복해 진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우리 동네 방귀 스타이현주 저/ 주니어랜덤/ 8,500원"다른 사람들도 다 방귀를 뀌면서 내가 뀌는 걸 보고는 뭐라고 한다. 달리기 잘하고 공부를 잘하는 사람이 있는 것처럼 방귀를 좀 잘 뀌는 사람도 있을 수 있지 않나?"주인공 수동이는 '스컹크'라는 별명을 가지고 있다. 어디서나 마음먹은 대로 방귀를 뀔 수 있기 때문. 서운하거나 나쁜 일이 생기면 엉덩이를 들이대고 방귀를 뀌어 사람들을 골탕 먹이기 때문에 붙여진 별명이기도 하다. 이런 수동이의 방귀가 장기가 될 수 있다니.서울 방송국에서 수동이를 장기자랑 프로그램에 내보내가며 찾아오게 되고 결국 장기자랑에서 최고 인기상 까지 받게 된다.'방귀도 재주'라는 수동이의 반문처럼 획일화된 기준과 잣대로 판단할 것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는 일이라도 남들보다 뛰어나다면 놀리고 웃을 일이 아니라 재주로 인정해 줘야한다는 깨달음을 주는 이야기.▲찌푸린 지구의 얼굴 지구 온난화의 비밀허창회 저/ 풀빛/ 9,500원모든 생명체는 기후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추운 곳에서는 낮은 온도에 적응하기 위해, 더워지면 더운 곳에 적응하기 위해 기후의 영향을 받고 끊임없이 진화 하는 것. 그런데 지구 온난화가 계속 되면서 이상 기상이 일어나고 생명체 까지 위협한다.총 5부로 나뉘어 진 이 책은 딱딱해 보일 수 있는 '지구 온난화' 라는 주제를 재미있는 그림과 함께 쉽게 설명한다. 저자는 오랫동안 대기과학을 연구하며 특히 관심을 가져온 지구 온난화에 대해 왜 일어나는 것인지 원인은 무엇인지 또, 온난화가 끼치는 영향은 무엇인지 과학의 원리에 맞추어 이해를 도왔다. 그동안 지구 온난화에 대한 어린이 책이 출간되기도 했지만 대부분 지구 온난화의 문제나 현상만 이야기 할 뿐 온난화가 일어나는 원인을 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은 없어 아이들에게 '왜' 온난화가 일어나는지 명쾌히 설명해줄 반가운 책이다.▲오늘은 지구 지키는 날마이클 드리스콜 저/ 미래아이/ 1만1,000원이 책은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환경을 과학으로 이해하고, 위기에 처해 있는 지구를 구하기 위해 아이들에게 직접 할 수 있는 일들을 알려주는 환경 이야기다.기상학자인 아버지와 작가인 아들이 함께 쓴 책으로 지역 환경에 대한 이야기를 전문적이면서 재미있게 구성했다. 물, 땅, 공기 편으로 나뉘어 과학적 사실을 설명하고 생태계의 모습과 인간과의 관계를 통해 환경문제는 '바로 내 자신의 문제'라는 것을 인식하게 된다. 나부터 시작된 지구의 문제임을 알게 되고 환경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력하는 법을 배움으로써 풍요로운 삶을 살 수 있다는 교훈을 전한다.

  • 주말
  • 이지연
  • 2008.10.17 23:02

[책의 향기] 이야기가 있는 미술관 나들이

여러분은 미술관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게 뭔가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학교 숙제, 지루함, 어려움 이런 단어를 가장 먼저 떠올릴 것입니다. 미술작품이 주는 느낌을 음미하기보다 하나의 감상문 숙제로 봐왔기 때문에 미술관이 우리에게 주는 느낌은 참 딱딱합니다.입시에 매달리고 성적에만 관심 있는 우리 교육 풍토가 낳은 또 하나의 부작용이겠죠.흔히 예술은 우리네 삶을 풍요롭게 한다고 합니다. 아마도 관념의 틀을 깨는 상상의 장이 되기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요.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하루하루 똑같은 일상을 반복하다보면 삶은 건조함 그 이상 그이하도 아닌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예술을 내 곁에 가까이 한다면 그 반대가 되겠죠. 이런 면에서 예술은 바로 삶의 비타민이 아닐까요.예술작품에서 받은 강한 인상은 예술에 대한 참된 공감과 무한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킵니다. 어렸을 때부터 예술을 접하고 느끼게 해준다면 우리 아이들은 인생을 보다 풍성하게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그 시작이 어려우시다구요. 그렇다면 「행복한 미술관」 은 어른아이 할 것 없이 예술을 가깝게 해주는 그 출발점이 될 수 있을 겁니다.엄마, 아빠, 두형제가 어느 날 미술관 나들이를 떠납니다. 이 가족은 미술을 감상하는 방법이 그리 어렵고 대단한 게 아니라는 것을 보여줍니다. 특히 아빠의 활약이 정말 대단한데요, 유머러스하고 엉뚱한 아빠 때문에 미술관 나들이가 지루함에서 즐거움으로 서서히 바뀌지요. 실제 화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고 해설까지 곁들여 있답니다. 주인공의 마음상태에 따라 그림의 분위기가 바뀌는 점도 참 재미있습니다.이 책에서 소개해준 그림놀이도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기에 아주 그만입니다. 부모들이 유아기 때부터 독서와 함께 예술을 삶의 동반자로 만들어준다면 우리 아이들의 영혼은 정말 자유롭고 윤택해질 겁니다.이 책과 더불어 같은 저자의 책 「미술관에 간 윌리」 도 한번 읽어보세요. 재미와 위트가 넘치는 그림입문서가 될 것입니다./홍혜진(전주시립금암도서관 사서)

  • 주말
  • 전북일보
  • 2008.10.17 23:02

[책의 향기] '1318'을 위한 노벨상 이야기

올해도 우리나라는 노벨상의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일본은 올해 물리, 화학상을 포함해 15명이 돼 아시아에서 가장 많은 노벨상을 받은 나라가 됐다.역대 노벨상 수상자들이 건네는 과학 이야기, 노벨상 수상자에 관한 궁금증, 논쟁의 중심에 선 스캔들에 이르기까지 노벨상에 관한 책들을 모아봤다.「노벨상 가이드」 (알마)는 노벨 생리학, 의학상을 수상한 도어티 교수가 역대 노벨상을 수상한 과학자의 이야기를 곁들이면서 과학의 과거 현재 미래를 아우르는 책이다.일반 교양서로도 부족함이 없다.책의 주제는 과학 발견의 본질. 저자는 데이터와 증거, 합리적 이성과 객관적 실험에 따른 사실이 세상을 바꿔나간다는 점을 강조한다.유전자변형 옥수수가 인체에 해가 없는데도 잘못된 정보에 근거해 이를 거부한 잠비아 정부를 예로 들며, 그릇된 믿음이 잘못된 정책을 가져온다고 꼬집기도 한다.노벨상을 받은 이후 달라진 삶, 과학자들의 국제적 협력, 치열한 경쟁 등도 짚는다."과학은 박수나 상, 부를 얻고자 하는 게 아니다. 발견과 흥분에 관한 것이다. 찾아낸 것을 놓고 관점을 바꿔가며 보고 또 보라. 불가능한 것이나 부조리한 것도 생각해보라"'아빠는 왜 살아' '눈은 왜 하얀가요'「아이들이 묻고 노벨수상자들이 답한다」 (달리)는 아이들의 단순한 질문에 그 분야 최고 권위자인 노벨상 수상자들이 답한다는 기발한 발상으로 엮은 책이다.'질문은 단순하지만 그냥 웃어 넘겨버릴 수 없는 심오한 물음일 수도 있다'는 진지한 발상이 기획의도에 깔려 있다.물리학 화학 의학 경제학 문학 평화 분야에서 탁월한 업적을 남긴노벨상 수상자 22명의 대답을 모았다.예컨대, '하늘은 왜 파란가요'는 물리학의 기초가 되는 파장에 대한 개념을 이끌어 내는 질문이다."햇빛 안에는 빨강 주황 노랑 초록 파랑 남색 보라 등 온갖색깔이 들어 있거든. 각각 파장이 다른 광선들이 공기의 미세한 입자들과 부딪히면 파장이 짧은 파랑과 보라가 파장이 긴 주황과 빨강보다 더 많이 분산돼 하늘이 파랗게 보이는 거란다"오존층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마리오 몰리나가 아이들에게 알아듣기 쉽게 설명한다.'사랑이 뭐예요'라는 질문엔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달라이 라마가, 수학의 기초적인 물음인 '1+1은 왜 2가 되나요'라는 물음엔 수학자인 엔리코 봄비에리가 답했다.「노벨상 스캔들」 (랜덤하우스중앙)은 노벨상의 화려한 장막 뒤에 감춰진 노벨상 논쟁에 관한 역사 이야기다.노벨상 선정 과정은 그 자체가 매우 높은 수준의 연구 활동. 어떤 연구결과나 저작물 또는 활동이 인류에게 어떤 가치가 있으며, 진짜 공로자는 누구인지 꼼꼼히 밝혀내는 과정이다.그래서 노벨상 선정과정은 그 어떤 영화보다 더 치열하며, 쓰디쓴 실패를 맛보기도 한다.윈스턴 처칠은 히틀러에 맞서 싸운 위대한 영국의 정치가다. 영국의 우익반동에서 유럽통합과 동서갈등의 완화시키는 등 화려한 정치경력이 있다. 그런데 노벨위원회는 그에게 노벨 평화상이 아닌 노벨문학상(1953)을 수여했다. 전투 경험을 담은 소설의 문학성이 아닌 역사성을 인정한 것. 하지만 노벨상을 주기 위한 쇼였다는 비난이 현재까지 계속된다.독가스 개발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하버, 동료의 연구결과를 훔친 DNA 발견자 왓슨 등 이렇듯 수많은 오류와 인간적 실수에 관한 노벨상 스캔들 이야기를 생생하게 담았다. 노벨상이 더 위대한 지성을 가리는 상이 되길 바라며 쓴 글이다.

  • 주말
  • 이화정
  • 2008.10.17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