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하면 손자손녀에게 자기 젖을 물려주시던 할머니. ‘어이구 내 새끼’ 하며 밥알을 질근질근 씹어서 입에 넣어주시던 할머니. 꽃놀이도 가고 싶고 멋진 할아버지와 데이트도 하고 싶은 그런 할머니들이 요즘은 아들 내외가 맞벌이를 하다 보니 손자손녀들을 모두 책임져야 하는 할머니가 되었습니다. 힘이 부치고 팔다리가 쑤셔도 혼자서 삭이는 할머니들이 요즘은 길가에 버려지거나 노인시설에 맡겨집니다.
흙냄새 풀냄새에 찌든 할머니께서 손자 어진이와 함께 시내로 장을 보러 버스를 타고 가는지 아니면 기차를 타고 멀리 친척집에라도 가는지 차를 타고 가는 그 동안에도 쉬시지 않고 꿈속에서도 일을 하시나 봅니다. 갈퀴 같은 할머니 손을 꼬옥 잡아보세요. 이 세상에서 가장 따뜻한 손입니다. 효도는 거창한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데서 부터 시작합니다. 할머니를 자주자주 부른다거나 할머니 옆에서 말동무가 되어주는 것입니다. 세상의 할머니들은 한 때는 아름답고 꿈 많은 소녀였습니다. 꽃은 져도 열매는 남습니다.
/정성수(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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