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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줌] 남기헌 극단 마삐따 대표 “자립 공연을 기회로 공연계 선순환 만들고파”

남기헌 극단 마삐따 대표/사진=독자

지원도, 극장도 없었다. 대신 사람과 공간이 있었다. 극단 ‘마삐따’가 순창에서 선보인 연극 ‘벽’은 그런 공연이었다. 수도권에서 활동하는 극단이 한겨울 비수기에 지역으로 내려와, 공연장이 아닌 공유공간에서 자립 공연을 올린 사례는 흔치 않다. 그 선택의 배경과 의미를 극단 마삐따의 대표, 남기헌(39·부산) 씨에게 들었다.

‘벽’은 지난해 6월 서울 대학로에서 초연된 부조리극이다. 남 대표는 “초기 대본은 2024년에 완성됐지만, 이후 사회적 사건들과 개인적 감정이 겹치며 계속 수정해 왔다”며 “이번 순창 공연에서는 정치적 장면을 덜어내고, 훨씬 일상적인 감정으로 접근했다”고 설명했다. 계절적 이유도 컸다. 그는 “겨울은 공연계에 비수기다. (공연께 종사자들이) 쉬거나 아르바이트를 하는 시기인데, 차라리 이때 뭔가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순창과의 인연은 우연에서 시작됐다. 대학 선배의 귀촌을 계기로 찾은 순창에서 남 대표는 지역 주민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하는 공유공간에서 열린 아마추어 밴드 공연을 접했다. 이후 공동체의 색을 그대로 드러낼 수 있는 공간의 매력에 빠지게 되며, 이곳에서의 공연을 구상하게 됐다.

그 공간이 바로 순창의 ‘공유공간 이음줄’이다. 전문 극장이 아닌 탓에 무대 장치와 조명은 최소화했지만, 이마저도 오히려 선택의 이유가 됐다. 남 대표는 “극장이었다면 대관료, 수익 배분, 퀄리티 압박 등으로 시도조차 어려웠을 것”이라며 “극장이 아니기에 우리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최선을 다하자는 마음으로 접근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대표는 지역 주민들의 식사와 숙소 지원도 큰 힘이 됐다 말하며, “모두의 도움이 없었다면 불가능한 프로젝트였다”고 덧붙였다.

이번 지역 공연과 초연 공연이 가장 달라진 점은 형식이다. 기존 2인극이었던 작품은 이번에 3인극으로 확장됐다. 해설자 역할의 ‘MC 누’가 추가돼 관객의 이해를 돕는다. 남 대표는 “구조를 좀 더 친절하게 전달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가 바라는 관객의 감정은 분명했다. 대표는 “공연을 찾아주신 분들이 위로를 받았으면 했다. 지금까지의 삶을 자책하지 말고, 잘 살아오고 있다고” 동시에 “이렇게 미련하게 계속 도전하는 사람들이 아직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번 순창 공연은 이들에게 작지만, 분명한 전환점으로 남았다. 남 대표는 “정산까지 마쳤고, 수익이 크지는 않았지만 ‘해냈다’는 사실 자체가 큰 자부심이 됐다”며 “앞으로도 숙식만 해결된다면 어떤 지역이든 찾아가 공연을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하며 웃어 보였다. 이어 “수도권에서 활동하고 있지만, 그곳 역시 공연 여건이 결코 녹록지 않다”며 “지역이든 수도권이든 젊은 배우들이 무대에 설 기회가 더 많아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그런 점에서 이번 자립 공연은 규모는 작지만, 공연계에 작은 선순환의 가능성을 남긴 시도였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전현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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