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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 김명국 시인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왼쪽)김명국 시인, (오른쪽) 책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사진 = 시인동네 홈페이지 한뎃식구들과 낮밥을 먹으면서도/허공에다 자꾸 무언가를 쓰고 있는/논두렁에 풀 벨 낫이나 앉아 갈고 자빠져 있는/의심 많고 조심성 많은 수컷 고라니 같은,/아직 총각이라고 박박 우기는 이웃사촌/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 일부) 농촌을 지키며 한 가정을 이루고 사는 김명국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배불뚝이 항아리 사내가 사는 우리 동네>(시인동네)를 펴냈다. 이번 시집에는 오늘날 농촌이 처한 현실과 그 속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생활상과 부조리함을 담은 53편의 시가 담겨 있다. 지금의 농촌 현실을 반영해 독자의 성찰을 자극하고 유도하는 비판적 성찰이 돋보인다.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고 해서/할머니께서는 못내 말리셨지만/눈을 단단하게 뭉쳐/벽돌집 담벼락에다 힘껏 던져보던 아이들은/싫증이 나서/검투사처럼 고드름을 땄다(겸손하게 몰려 있는 눈 일부) 이 시집의 해설을 맡은 진순애 문학평론가는 고드름을 떼어내면 떼어낸 집이 가난해진다는 금기와 함께했던 시절의 인간사가 신화적 자태로 승화된다. 자연에 대한 숭배의식이 만들어낸 금기다며 자연을 숭배하던 시절을 은유한 것으로, 겸손한 자연이 있어서 겸손한 인간 또한 비롯된다는 이야기다고 말했다. 시인은 겸손하게 자연을 대하면서도 자연은 넉넉한 품이라고 생각해 자연과 인간과의 경계를 말끔히 없애 인간사를 신화로 승화시켜 독자들을 시인만의 치유의 세계로 이끈다. 그는 고창에서 태어나 1998년에 문화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베트남 처갓집 방문>이 있다. /박현우 인턴기자

  • 문학·출판
  • 전북일보
  • 2021.08.18 16:36

어린이를 사랑한 아동문학가 임복근 별세

임복근 작가 아동문학가 임복근 작가가 향년 83세를 일기로 17일 별세했다. 빈소는 전북대장례식장 2층 3호실 발인은 19일(목) 10시, 장지는 익산 선영하. 임 작가는 평소 어린이들은 원대한 꿈을 가진 사랑의 덩어리라면서 무한한 사랑과 상상력 속에서 자라는 어린이들에게 동시, 동화를 많이 읽도록 기회를 마련해 주면 생각하는 힘, 상상하는 힘이 길러지고 정서가 풍부해지리라 확신한다고 주장하면서 평생 어린이 교육을 위해 힘써왔다. 임 작가는 지난 1939년 익산에서 태어나 전주사범학교를 졸업했다. 월간 아동문예 동화 신인문학상(1987)과 월간 아동문학 동시 신인문학상(1990)을 수상했다. 전북교단문학회 초대회장, 전북글짓기지도회 2대 회장, 교육청연수원 연구원 장학사, 전주교육청 초등교육과장, 김제용지초등학교장, 전북도교육청 초등장학과장, 정보화과장, 무주완주교육청 교육장(정년퇴임), 한국문인협회 회원, 한국아동문학회 중앙위원, 한국아동문학연구회 부회장을 역임했다. 표현문학회전북아동문학회원으로도 활발한 활동을 벌였다. 작품집은 동시집 <소나기 내리는 숲속>, <까치들의 사랑나누기>, 동화집 <비밀의 꿀밤이야기>, <사랑의 카네이션>등이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7 16:54

[신간] 이문희 시인 첫 시집 ‘맨 뒤에 오는 사람’

전나무 숲에 내리는 눈발들이 환한 슬픔 같습니다//환해서 더 잘 들여다보이는 어둠의 안쪽//꼭 다문 막막한 마음을 한순간 켜주는 등불 같은 거 말입니다(겨울 내소사일부) 이문희 시인이 등단 6년 만에 첫 시집<맨 뒤에 오는 사람>(한국문연)을 펴냈다. 시인이 시집에 자주 반복해서 쓰는 표현은 슬픔과 꽃이다. 그가 묘사하는 꽃에는 슬픔이 내려앉아 있고, 그의 슬픔엔 꽃처럼 환한 슬픔이 스며들어 있다. 이는 슬픔의 역설이다. 시집에 실은 52편의 시는 시간과 공간의 변화에 따라, 그리고 감성의 변화에 따라, 아득한 추억에 따라 그늘이 있는 삶을 드러낸다. 삶 속에서 느끼는 슬픔에 대한 고백이기도 하다. 독자들에게 쉽게 드러내기 힘든 것들이고 고통스러운 시작이기도 하다. 다만 독자들에게 미리 정해진 의미를 강요하진 않는다. 시인에게 슬픔은 사유의 대상이며 존재의 그릇이기 때문이다. 이문희 시인은 늦은 등단으로 치열하게 쓰고 싶었다며 삶을 슬픔에 기대고 싶었고, 절벽을 마주하는 마음으로 오롯이 견디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눈이 뜨겁도록 사는 날에도 슬픈 시간들은 도착할 것이며 난 날마다 나를 지울 것이다고 강조했다. 시인은 전주에서 태어났으며 <시와경계> 신인상으로 작품 활동을 시작했다. 전북시인협회와 전주문인협회 전북작가회의에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1 17:53

[신간] ‘나의 독립’

강병인 글씨연구가가 8.15 광복절에 더욱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의 말씀을 담은 책인 나의 독립(글꽃 출판)을 출간했다. 나의 독립은 8.15 광복절을 앞두고 더욱 기억해야 할 독립운동가의 시와 말씀 서른네 점을 작품으로 옮기고 설명한 책이다. 문화의 힘을 강조한 김구 선생, 씨앗이 땅을 들치고 올라올 때 제힘으로 올라오지 남의 힘을 빌리는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씨앗을 강조한 이승훈 선생, 제 몸보다 나라사랑을 더 강조한 윤봉길 의사, 한글이 목숨처럼 귀하고 소중하다는 최현배 선생의 말씀들은 말과 행동이 일치한 삶에서 나온 말이기에 살아있다. 시와 말씀을 글씨로 옮기기 전 독립운동가의 삶을 살펴보고 글씨를 쓸 때의 감정과 작품에 임했던 태도 그리고 작품 속에 담고자 한 의미 등을 되짚었다. 시와 말씀을 단순히 읽는 것이 아니라 글씨가 일어나 말을 걸게 하기 위한 장치로서 글꼴과 구도를 작품마다 다르게 하고 입체성과 심미성을 살리는 등, 한글서예의 새로운 조형을 찾는 실험과 탐구 과정이 그려져 있다. 작가는 이 책에서 거창하게 조국애를 논하고 다시는 나라를 잃지 않기 위해 어찌 살아야 하는지를 말하려는 게 아니다. 남의 생각을 빌리지 않고 오직 자신의 신념으로 원대한 꿈을 꾸고 그것을 실천한 혁신가들의 말씀이 독립적으로 살아가고자 하는 개인과 국가의 미래를 여는 창조적인 자원으로 연결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진정한 나의 독립은 무엇일까. 남의 삶을 살 것인가, 아니면 독립된 존재로 살 것인가를 이 책은 끊임없이 질문하고 있다. 강병인 글씨연구가는 개인전시 31운동 100주년 기념 〈독립열사 말씀, 글씨로 보다〉 순회전 등 16회를 개최하고, 국립현대미술관 〈미술관에 書 : 한국 근현대 서예전〉 등 130여 회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2009년 한국출판인회의 선정 올해의 출판디자이너상을 수상하고, 한글의 디자인적 가치와 예술적 가치를 확장해온 노력을 인정받아 2012년 대한민국디자인대상 은탑산업훈장을 수훈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11 17:16

[신간] ‘내 눈이 마지막 머문 곳’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이 내 눈이 마지막 머문 곳을 주제로 칼럼집을 발간했다. 저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의 후원회장으로 오늘날 우리나라 정치판의 산증인으로 불린다. 칼럼들은 주제와 내용은 다르지만 고 노무현 대통령과 함께 꿈꾸었던 사람 사는 세상을 향한, 여전히 변치 않는 저자의 열망이 담겨 있다. 저자는 한 편 한 편의 글에서 우리 사회의 미래를 위해 제언하고 비판한다. 그 제언과 비판은 정치지도자들에게는 매섭게 후려치는 회초리이고, 국민에게는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대한민국을 향해 함께 나아가자는 간곡한 호소이다. 그렇게 저자가 그리는 대한민국은 저자의 눈이 마지막 머무는 곳이고, 우리가 영원히 살아가야 할 땅이다. 언론인이자 방송작가로 활동했던 저자는 노무현 의원의 초선 시절부터 그의 됨됨이를 알아보고 나라의 변화와 진보를 위해서는 노무현 의원 같은 지도자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그런 저자는 제 한 몸 살아가기에 부족함이 없었던 KBS 방송작가 자리마저 팽개치고 후원회장을 자임한다. 누구도 알아주지 않는 결단이었지만, 이는 결국 노사모의 씨앗이었고, 노무현의 대통령 당선에 원동력이 되었다. 노무현 대통령은 긴 시간 가시밭길을 걸었던 자신의 후원회장을 맡아 생사고락을 같이했던 저자에게, 당선 후 공개편지를 보내고 참여정부에서의 역할도 제안했다. 하지만 저자는 한마디로 거절한다. 저자가 노무현과 함께했던 건 당선 후의 감투나 권력 때문이 아니라 노무현이 품었던 사람 사는 세상이라는 꿈을 그 역시도 함께 그렸기 때문이다. 그 꿈은 여전히 미완인 채로 남아 있지만, 저자는 고 노무현 대통령을 가슴에 묻은 채 여전히 그 꿈을 향한 도전을 멈추지 않고 있다. 그 꿈은 자신의 눈이 마지막 머문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한 일이기 때문이다. 발간된 책은 책은 칼럼 중 가장 최근의 글 약 60편을 엮었다. 여기에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한정애 환경부 장관, 김병기김의겸 국회의원, 박수현 국민소통수석 등의 추천사가 더해졌다. 이기명 팩트TV 논설위원장은 국민참여연대 상임고문(2005~ ), 문화네트워크 회장(2003~ ),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 이사, 노무현후원회 회장, 이낙연대통령 후보 상임고문 등을 지내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11 17:16

[신간] 전라감영 가치와 의미를 새롭게 보여주다

전라감영이 복원되는 전 과정을 사진과 해설로 기록한 책이 나왔다.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회장 나종우)가 출간한 <사진으로 보는 전라감영 복원 기록>(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이다. 이 책은 손상국 전JTV 편성국장(pd)이 3년여에 걸쳐 전라감영 해체부터 복원까지의 과정을 찍은 사진 7000여컷 가운데 450컷을 추려서 수록했다. 이에 따라 책은 기공식과 공사과정, 관련 유물 발굴현장, 1차 복원건물과 2차 복원건물, 완공후 모습을 세세하게 담고 있다. 특히 전라감영의 주요 복원자료로 활용된 19세기 말 완산부 지도, 18세기 후반 전주 지도를 수록해 감영의 옛 모습을 그려내는 데 도움을 준다. 책은 총15부로 구성돼 있다. 각 장에는 복원과정에 대한 해설을 수록하고 있다. 손 전 국장은 이 책은 다큐멘터리 기록집으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나종우 전라북도문화원연합회장도 이 책은 단순한 사진집이 아니다며 전북도민에게는 감영이라는 건물의 복원을 뛰어넘어 전북 전주의 전통과 문화의 복원이라는 의미가 있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호남의 수부로서 전라감영은 항상 자존심이었고, 정체성을 이야기할 때 항상 거론됐다며 이번에 복원하면서 남겨진 사진들은 후일 큰 자료로써 그 가치가 부여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11 17:06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최기우 작가 - 김용택 외 ‘해찰하기 딱 좋은 전북 천리길’

감나무가 보이는 것은 마을이 멀지 않다는 뜻이다. 이름에 감나무가 들어간 길도 마찬가지다. 이곳에는 저마다 살길을 찾아 드나들던 산성이 있고, 간절한 마음을 밝히는 절이 있다. 풍류 깊은 폭포와 사람들이 더불어 사는 마을이 있다. 사람과 가까운 거리에서 오가는 이들을 모두 품어주는 고종시마실길. 전북 천리길 중 하나인 이 길은 완주군 소양면 위봉산성부터 위봉사와 위봉폭포, 동상면 다자미마을과 학동마을에 이르는 11㎞ 구간이다. 이름에 담긴 고종시(高宗枾)는 동상면 특산품인 곶감을 만드는 감의 이름. 언제 걸어도 좋지만, 감꽃 피는 늦은 봄이나 알알이 붉게 물든 고종시가 익어가는 가을은 더 반갑다. 산골짜기를 타고 내리는 서늘한 바람, 생명이 움찔하는 계곡, 밤이슬 젖은 바짓가랑이에 차이는 날벌레들, 놀란 가슴을 털어내며 깔깔대는 달빛, 대숲은 곳곳에서 술렁이고, 댓잎처럼 날카롭고 빠른 바람이 숲에서 불어온다. 그 바람은 적벽에 부는 동남풍처럼 기세가 등등하다. 그 기운에 사람들은 자신의 마음에도 길을 낸다. 그래서 길을 가다 모퉁이를 만나면 더 반갑다. 그 구부러진 자리에서 손을 잡고 싶은 사람이 기다리고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 잰걸음을 하거나 뛰어가기도 한다. 느티나무와 참나무, 서나무와 때죽나무, 산벚나무와 소나무가 산 아랫마을과 사람들을 품으며 도란도란 이야기를 들려줄 것 같이 소담한 길. 이 길을 머금은 숲에 꽃 피고 잎 지고 눈 내리며 세월이 흐르는 동안, 물소리를 귓전 가득 품었을 바람은 이야기를 품은 시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길이 있고, 그 길에서 마음과 마음이 만난다. 그러니 길을 나서면 우선 내 마음부터 다정하고 볼 일이다. 전북의 길을 걸을 땐 『해찰하기 딱 좋은 전북 천리길』(전북문화관광재단2018)을 벗 삼으면 더없이 좋다. 길을 보면 길에 서 있는 내가 보인다(완주), 달빛을 찍어 달빛 위에(정읍), 물길 따라 내 마음도 흐르네(장수), 싸목싸목 걷다 보면 솔래솔래 풀린다(김제)와 같이 인문생태적으로 가치가 높은 길을 14개 시군마다 한 곳씩 선택해 전북의 문학인들이 직접 걸으며 영근 생각과 감동을 엮었다. 낯설면 낯선 만큼, 낯익으면 또 낯익은 그만큼 설레고 정다운 전북 천리길의 여정. 이 길에 서면 꼭 해찰해야 한다. 기웃기웃, 두리번두리번. 딴 길로 새면 또 다른 마음과 마음이 만난다. 맑은 바람 소리가 걸음을 떼는 길 위로 푸르게 깔린다. 발자국에 발자국이 놓이고, 그 위에 또 발자국이 쌓이며 사람들은 구불구불 이야기를 담은 길을 낸다. 질기지만 고운 인연과 일상의 소박한 풍경이 자분자분 살갑게 말을 걸어온다. 손잡고 내딛는 걸음과 걸음에, 길과 길을 잇는 선에, 해찰하기 딱 좋은 전북 천리길에 우리가 있다. /최기우 작가

  • 문학·출판
  • 기고
  • 2021.08.11 17:06

완주 귀촌 시인 김용만, 첫 시집 펴내

5년 전, 완주군 동상면 수만리 입석마을에 작은 집을 마련해 돌담을 쌓고, 꽃을 가꾸고, 텃밭을 가꾸고, 시를 쓰면서 귀촌의 단맛을 한껏 누리고 있는 시인 김용만(62)이 첫 시집 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삶창 출판사)를 냈다. 임실 출신 섬진강 시인으로 유명한 김용택의 동생인 그는 이제 막 첫 시집을 낸 늦깍기 시인이지만, 아름다운 것들은/ 땅에 있다// 시인들이여// 호박순 하나/ 걸 수 없는// 허공을 파지 말라// 땅을 파라(시인)고 목소리를 높이는, 자연에 충실하며 인간 내면의 진리 찾기에 천착하는 난형난제 시인이다. 그는 완주 귀촌 5년 만에 내놓은 첫 시집에서 용접기 대신 호미들고 완주 산골에 살며 느낀 안타까움과 희열, 그리고 자연의 충만함과 비움 등을 간결한 시어로 엮어 낸다. 그는 자신의 귀촌 사연을 시 귀촌에서 이렇게 밝혔다. 평생 그리던 시골집 하나 사놓고/ 덜컥 아팠다/ 속살이 타버린 줄도 모르고/ 하루를 못 바티고 다들 떠난/ 마찌꼬바 용접사로 삼십여 년 살았다 / 노동이 아름답다는데 나는 신물이 났다/ 살 타는 냄새를 맡았다 그는 부산 영도의 한 마찌꼬바(작은 회사를 일컫는 일본어)에서 용접 일을 하며 30여 년을 살 타는 냄새를 맡으며 죽어라 일했다. 하지만 그는 일만 하는 노동자가 아니었다. 그의 마음은 뜨거운 감성으로 일렁거렸고, 일상의 느낌을 시어로 승화시키는 작업을 꾸준히 해왔다. 서울 구로공단 일대의 노동자들의 시 모임인 일과 시 동인으로 활동하며 문학의 저변도 넓혀왔다. 시골뜨기가 된 시인은 삶의 미학을 간결하면서도 재치있는 은유적 표현으로 노래한다. 하느님도 혼나야지에서 김 시인은 학동마을 구 이장님은 장마철에도 또랑에 물이 없다며 논 가상에 자전거를 삐딱하게 세운다고 한 뒤 온종일/ 천둥소리 자갈자갈/ 돌 구르듯 끓어도 비가 내리지 않는다고 한탄한다. 이어 난 하느님이 알아서/ 하는 일이라/ 암 소리 안 하지만/ 낼 아침 구 이장님에게/ 하느님은 틀림없이 또 한소리 듣겠다고 꼬집는다. 시인은 맨날 그럽니다에서 시 작업에 몰두하기보다는 호미들고 밭이랑 풀이라도 매야 하는 산골살이의 아쉬움도 살짝 내비치는 솔직함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내 잎 떨군 가지마다/ 햇살 눈부십니다/ 저리 홀가분하게 사는 것도/ 괜찮을 듯합니다라고 말한다. 김시인은 4부로 나눠 담은 66편의 시를 통해 먼 길을 떠나기 위해 새들이 이른 아침부터 뒷산에다 울음마저 버리듯(새들은 날기 위해 울음마저 버린다)이 항상 비우는 삶의 지혜를 노래한다.

  • 문학·출판
  • 김재호
  • 2021.08.11 16:59

[신간] 선거에서 위너는 어떻게 결정되는가

박시영(좌) 김계환(우) 정치컨설턴트 2022년은 대통령 선거와 전국동시지방선거가 실시되는 선거의 해이다. 제20대 대선(3월 9일)은 7개월, 제8회 지선은 10개월 정도 앞둔 상황에서 선거에 뛰어드는 지망생들이 읽어야 할 필독서가 나와 관심을 끌고 있다. 박시영김계환 정치컨설턴트가 공동으로 저술한 <위너는 어떻게 결정되는가>(김영사)이다. 책의 제목에서 알 수 있듯, 내용은 선거에서 승리하기 위한 전략을 담고 있다. 우선 책은 정치에서 승리하는 전제조건을 대중의 마음으로 내세운다. 정치는 어떤 사안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리는 일이 아니라 대중의 요구를 파악하고 실행해나가는 일이라는 것이다. 이 때문에 민심은 정치적 행위의 중요한 지표가 된다. 좋은 전략도 민심을 읽어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저자는 민심을 토대로 자신과 경쟁자의 특성, 선거지형, 불확실한 변수를 분석한 뒤, 미래를 내다보는 통찰력을 길러야 한다고 당부한다. 민심이 가진 속성도 파헤친다. 민심은 데이터로 증명할 수 있는데, 표심과 향방은 일정한 흐름을 띈다. 한순간에 이리저리 움직일 만큼 가볍지 않다는 것이다. 이런 대중의 마음은 투표지에 고스란히 투영된다. 코로나19로 변화한 시대정신도 제시한다. 함께 잘 살아보자이다. 코로나19 재난이 대중들 사이에 많은 경제적 격차를 발생, 사회 분열을 야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대선에 나가는 주자들을 향해 어느 때보다 격차 해소와 복지국가 구축에 힘써야 한다고 당부한다. 온라인 언택트 정치로 인한 선거구도 변화도 분석하고 있다. 책에 따르면 과거에는 정당, 조직, 자금 등 오프라인에서 세를 과시할 수 있는 인물이 부상할 수 있었다. 반면 온라인 언택트 정치는 자신의 스토리와 메시지, 정책, 정견, 비전, 감성 등으로 승부를 볼 수 있다. 세가 약한 언더독 후보도 새로운 강자로 부상할 수 있는 구조다. 과거 노무현 전 대통령이 대표적인 사례다. 출마자 개인의 노력과는 무관하게 선거가 흘러가는 사태도 설명한다. 저자는 정치가 거대한 구도에 의해 판이 좌우되거나 작동하는 경우를 사례로 든다. 다만 고정불편의 판은 없다고 한다. 구도의 키를 쥐고 있는 대중의 마음을 흔드는 것은 정치이자 정치인이기 때문이다. 결국 정치에서는 영원한 여당과 야당도, 영원한 승자로 패자도 없다는 게 결론이다. 이런 속성 때문에 정치가 혼탄하고 실망스럽더라도 정치를 외면하거나 멀리해서는 안된다고 당부한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 수 있는 희망이 정치에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정읍출신인 박시영은 여론조사 전문가이자 정치 컨설턴트이다. 노무현 대통령 당시 청와대 행정관을 지냈으며, 문재인 후보의 전략컨설팅을 맡았다. 현재 윈지코리아컨설팅의 대표이사로 여론의 흐름에 기초한 정세 분석 및 다양한 선거의 전략 컨설팅을 맡고 있다. 유튜브 박시영TV의 진행자이며, 더 라이브 김어준의 뉴스공장등에 출연하고 있다. 저서는 <19대 대통령>(공저)과 <대통령을 만드는 정치컨설턴트>가 있다. 김계환은 민주당 대표의 연설담당비서관이다. 서울특별시장 연설 및 메시지 비서관, 윈지코리아컨설팅 수석 컨설턴트 등을 지냈으며, 지난 2012년 대선에서 저녁이 있는 삶을 기획하고 슬로건화하며 큰 반향을 일으켰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04 17:31

[이병초 시인 서평] 서릿발 같은 쇳날에 어린 詩

시(詩)는 어떻게 사는가. 문명이 내민 현란한 스펙트럼의 적자로 사는가. 사람을 점점 잃어가는 세태에 거리를 두고 서정의 영토를 개간하며 사는가. 아니면 자신의 존재감을 숯먹(「돌꽃」)으로 갈아서 빛내며 사는가. 김남곤의 일곱 번째 시집 『시장에 나가보면 싼시 짠시가 널려있다』를 읽고 나는 이런 생각이 들었다. 시인의 몸에 적힌 일상을 억지로 재해석하지 않는 시편들은 단지 창작물에 그치지 않고 생명체일 것이라는 생각을 갖게 했던 것이다. 길섶에 핀 민들레 한 송이처럼 시(詩) 또한 자신만의 옷을 입고 인간의 시간 바깥에서 나부끼는 셈이다. 삶의 현재를 걸림새 없이 써내려 간 김남곤의 시편들은 토박이말과 우리말을 버무리는데 능숙하다. 시인도 세월을 이겨 먹을 수 없어서 해는 져서 어두운데 찾아오는/ 사람 없는(「하모니카」) 입장이 되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코로나 바이러스가 창궐한 오늘에도 이슬 따먹기 좋게 환해 보이(「거리두기」)는 봄날을 얻고, 인간사에 편입된 던적스러운(「간치러 간다」) 것들을 엄히 꾸짖고 싶은 욕망을 지나, 좁으장한 마당귀와 미루적거리는 내 그림자(「고산면을 지나며」)를 살뜰하게 보여준다. 오늘이 잃은 것은 사람만이 아니라는 듯 막사발은 저녁 밥상에서 자그락거렸(「막사발」)고, 어린이의 손을 보고싶어서 코쭝배기(「애기똥풀」)를 데려오고 싶으며, 시절이 수상해서일까 왕궁리 피 먹진 수숫대 바람(「왕궁리 바람」)을 만나기도 한다. 누군들 그리움을 파먹고 살지 않으랴만 시인도 눈이 번하(「보리라」)게 보고 싶은 사람이 있었거나 그 사람에게 사랑한다는 말을 목 꺼지게 꺼내지 못(「죽비가 걸려 있는 풍경」)했던 때도 있었을까. 하여 되창문을 밀치고/ 함박눈이 바작으로 빠지기(「겨울이면」)를 바라면서 술밥 친구(「집, 느티나무 산조」)를 오래 기다렸을까. 언어가 물질화되다 못해 더러 무례하기까지 한 풍토에 눈비음하지 않는 그의 시학은 기억 속을 들랑거(「입동일기」)리며 시구를 입에 쩍쩍 들어붙게 한다. 어느 봄날 점심을 먹고 나서 그럴싸했습니다.(「어느 날 점심」)라는 넉살이며, 별똥이 찍하고 떨어(「공허」)진다는 해학, 대팻집 속에 감춰진 서릿발 같은 쇳날(「소목장(小木匠)」) 등의 어구는 단아하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다. 여기에 잔챙이가지며 딱 엎딘 굴뚝새집이며 됫박소금이며 딸따니 등의 시어들과 어구는 사람의 체취를 간직한 품성을 호출하기까지 한다. 모질게 가난했던 그 시절이 데면데면한 지금보다 삶의 정서가 훨씬 풍요로웠음을 언표하는 것이겠다. 땅에 떨어진 동백꽃을 보고 무량의 너비(「동백꽃 지다」)를 짐작하는 김남곤의 시편들은 품이 넓고 깊다. 시집 제목에 적힌 싼시 짠시 즉 싱거운 시와 짱짱한 시를 차별하고 싶은 생각이 없음은 물론 문명의 이중성에 시달리는 사람들까지 존중하고 싶다. 그러므로 승속을 아우르는 김남곤의 시편들은 존재한다. 그가 선택한 시어들이 운율과 어울려 빚어내는 메타의 생명력은 시(詩)의 얼이 무엇인가를 보여주는데 인색하지 않다. 시인이 꽃이름을 피다지다꽃(「피다지다꽃」)으로 명명하듯 앞으로도 그의 시편들은 토박이말과 우리말 속에 간직된 한국적 정서를 토대로 자신만의 시의 영토를 넓혀갈 터이다. /이병초(시인, 웅지세무대 교수)

  • 문학·출판
  • 기고
  • 2021.08.04 17:31

[신간] 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

술을 마시는 자리에서 화기애애한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 건배 구호를 외치는 것은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다. 우리나라는 그동안 흔히 쓰이던 건배라는 구호 대신 요즘엔 위하여, 지화자 등 우리 고유의 흥겨움이 담겨있는 구호가 많이 쓰인다.(제8장 세계의 음주문화 세계 각국의 건배 구호 중에서) 조정형 이강주 명인과 조윤주 전통식품 요리연구가가 후학에게 전하고자 하는 전통주 지침서를 담은 전통주 비법과 명인의 술<다온북스)을 책으로 발간했다. 신은 물을 만들고, 인간은 술을 만들어 생명의 물이라 했다. 전 세계 어디에나 그에 맞는 술이 있듯, 우리나라 역시 일찍이 술 문화가 발전돼 왔다. 제9호 대한민국 식품명인 고천 조정형 명인과 대한민국 식품명인체험홍보관의 조윤주 관장은 우리 전통주의 전통을 이어가는 명인의 술 자료와 기초개론 자료를 모았으며, 전통주의 역사와 특징, 세시풍속 속 전통주, 술 빚는 도구, 세계의 주류 문화, 대한민국 전통주 식품명인 25인을 소개했다. 두 저자는 전통주를 사랑하는 후학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으며, 우리 전통주에 관심 있는 모든 독자에게 좋은 안내서 역할과 전통 주류 문화 발전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책은 전통주 역사를 토대로 술 빚기 기초개론부터, 전통주 명인들의 비법과 이야기, 전통주가 나아가야 할 길 등을 소개했다. 〈제1절. 전통술의 기초개론과 〈제2절. 전통주의 역사, <제3절 술 빚는 도구와 용어>,〈제4절. 양조 기법,〈제5절, 명인의 술>, 〈제6절, 가루술_분말주, <제7절. 세시풍속>,〈제8절. 세계의 음주문화>,〈제9절. 세계 각국의 유명 술>, <제10절. 문헌과 참고문헌>으로 구성됐다. 고천 조정형 이강주 명인은 전북대 농화학과에서 발효학을 전공한 후 삼학소주, 보배소주 연구실장, 한일소주 기술고문 등을 지냈고, 전통주 제조에 젊음을 바쳤던 그는 열한 번이나 전세방을 전전하다 결국 이강주를 제품화하는 데 성공하면서 전통주 계승의 발판을 마련했다. 저술한 저서로는 《다시 찾아야 할 우리 술》과 《우리 땅에서 익은 술》, 《그 집에 술이 있다》, 《명주보감》 등이 있다. 조윤주 전통식품 요리연구가, (사)대한민국식품명인협회 식품명인체험홍보관 관장으로, 각종 방송매체를 통해 대중들에게 전통식품을 알리며 우리 전통식품 대중화에 이바지하고 있다. 방송뿐만 아니라, 한양대성균관대홍익대이화여대 등 어학당에서 외국인들을 대상으로 정기적인 전통체험 활동으로 우리 전통의 가치를 알리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8.04 17:24

혼불기념사업회, 천주교 · 동학농민혁명 주제 문학기행 성료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지난달 31일 전주 일대에서 천주교와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문학기행을 다녀왔다. 문학기행은 책을 현장에서 낭송낭독하면서 그 의미를 살피는 문화재 기행이다. 이날 읽은 작품은 김근혜의 청소년소설 <유령이 된 소년>과 최기우의 희곡 <들꽃상여>. <유령이 된 소년>은 1867년 초록바위 아래에서 순교한 홍봉주의 아들을 이야기의 한 축으로 삼고, 서사과정에서 치명자산, 전동성당, 풍남문, 서천교, 전주천변 천주교 순교 상징물 등을 담고 있다. 김근혜 작가는 단 하나뿐인 목숨을 내걸고 이 땅에 천주교라는 씨앗을 심어 싹을 틔우고 꽃피어 열매 맺은 순교자들의 행적을 따라 걷는 길은 신자가 아니라고 해도 가슴이 먹먹해지면서 영혼이 깨끗이 씻기는 선연한 체험이라고 소개했다. 희곡 <들꽃상여>는 전주, 동학농민혁명, 집강소를 소재로 연극을 준비하는 극단의 단원들이 이름 모를 동학농민군 지도자의 유골이 2019년 125년 만에 전주에 안치된다는 기사를 보고, 이름과 한 두 줄의 행적만 남긴 동학농민혁명 참가자들의 사연을 담구하며 혁명의 역사를 알아가는 내용이다. 이날 기행 참가자들은 동학농민혁명군 천주교 신자들과 동학농민혁명군의 발자취를 따라 전라감영과 경기전, 남부시장, 초록바위 등을 둘러본 뒤, 동학농민혁명 녹두관에 들러 동학농민군을 위해 헌화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8.01 16:57

[신간] 결혼은 세 번쯤 하는게 좋아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었음에도 나중에 깨달음처럼 사랑이 되는 사랑이 있다. 사랑이라고 확신할 수 없었음에도 나중에 사랑이 아니었음을 깨치게 하는 사랑도 있다.(본문 중) 고요한 작가가 결혼은 세 번쯤 하는게 좋아(& 앤드)라는 소설을 출간했다. 이 책은 거대한 대륙의 도시 뉴욕에서 스너글러로 일하는 한국인 데이비드 장이 뉴요커 할머니인 마거릿을 만나 생긴 에피소드를 담고 있다. 한국인 불법체류자인 장이 인종차별을 겪으면서 영주권을 따기 위해 백인 할머니와 결혼을 감행하는 시도는 이전의 삼류 영화나 소설 속에서 혼히 본 레파토리였다. 그러나 장은 여기에 머무르지 않고 사랑이라는 또 다른 차원의 신대륙을 개척한다. 그게 바로 우리가 지금껏 경험해 보지 못한 낯선 사랑이다. 사랑이라고 말할 수 없었음에도 나중에 깨달음처럼 사랑이 되는 사랑 말이다. 여기서 거래를 그만할까? 이번에는 진짜 거래를 해요.장은 마거릿의 손을 움켜잡았다. 마거릿이 장의 손을 떼어냈다. 진짜 거래? 이제부터 진짜 사랑을 하자고요.(본문 중) 고요한 작가는 이 소설을 쓰기 시작한 것이 4년 전부터라고 한다. 고 작가는 소설을 출간하면서도 아직도 밤마다 뉴욕의 밤거리를 유령처럼 떠돌아다니는 꿈을 꾼다면서 거리를 걷다가도 불현듯 장의 모습이 떠오를 때면 하늘을 본다고 했다. 고 작가는 전북 진안에서 태어나 원광대학교 신문방송학을 전공했다. 2016년 2016년 <문학사상>과 <작가세계>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등단했다. 2020년 첫 소설집인 <사랑이 스테이크라니>가 출간되면서 독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7.28 17:22

[신간] 인형극 대본으로 만든 ‘콩쥐팥쥐 전래동화’

황현택 작가 전래동화 콩쥐팥쥐를 인형극 대본으로 만든 책이 나왔다. 아동문학가이자 전북평생교육원 원장인 황현택 작가가 쓴 <신지앵곡 신데렐라 콩쥐팥쥐 인형극본>(인문사 artcom)이다. 극본은 서막 콩쥐의 근본, 2막 콩쥐 탄생과 아버지 최선비 콩쥐 사랑, 3막 계모 팥쥐 등장과 신데렐라 콩주의 슬픔, 4막 계모 강씨 콩쥐에게 올가미 씌우기, 5막 팥쥐와 계모의 물동이 채우기, 6막 권선징악에서 잘못을 뉘우치는 계모와 팥쥐, 7막 콩쥐의 용서와 사랑으로 구성돼 있다. 계모와 그 딸인 팥쥐에게 갖은 학대를 받던 콩쥐가 고귀한 인물과 혼인하고, 콩쥐를 괴롭히던 두 인물은 처벌받는다는 설화를 막으로 구성한 것이다. 부록은 콩쥐팥쥐 연구문헌과 콩쥐팥쥐(한국민속문학사전, 설화편)이 수록돼 있다. 이 중 콩쥐팥쥐 연구문헌은 설화의 모티브를 분석한 내용을 수록해 눈길을 끈다. 연구문헌에 따르면, 한국의 콩쥐팥쥐전은 <신데렐라(Cinderella)>유형의 이야기로, 중국의 <싸라기 언니와 겨동생>, 일본의 <고메와 아와> 베트남의 <떰(깨진 쌀알) 깜(겨)> 역시 같은 구성을 보인다. 특히 의붓언니와 계모가 천벌을 받는다는 모티브는 같다. 황현택 작가는 군산신흥초등학교 교장을 지냈으며 현재는 평생교육전북독서교육원장으로 있다. 정년퇴임 후 13년 동안 전북의 자랑스러운 인물도서독후감 공모를 진행하고 있다. 전라북도 교육대상, 한국아동문학 작가상, 전북예술문학 도지사상 등을 수상했다. 저서는 <훈장선생님의 종소리>외 24권, 시집은 <뜬봉샘>을 펴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28 16:48

[신간] 김인규 시집 ‘삶의 애환’

삶의 행복은/긍정적이고 친절한 곳에서/기적을 만들어 찾아오고//삶의 불행은/소유할 수 없는 것을/원하는데서 찾아온다//누구나 의미있었던 삶,/삶의 부정적인 것/기억 하나쯤은 다 있다.// (삶의 애환 일부) 김인규 시인이 인생이 가지는 의미를 담은 시집 <삶의 애환>(도서출판 북매니저)을 내놨다. 각 장에 달린 제목은 시인이 느끼는 감정과 의식의 흐름을 따라간다. 제1장은 인생이란, 제2장 그리움 하나, 제3장 낭만이 부른다, 제4장 뿌리 글, 제5장 사계의 계절, 제6장 사랑이란. 제7장 옛날 옛적에가 이를 반영한다. 각각의 시는 시인이 살면서 느낀 슬픔과 기쁨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시인은 이런 감정을 시 100편에 녹여내면서 내가 만들고 내가 주인공이 되는 삶의 희로애락, 인생은 모노드라마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정읍 출신인 김인규 시인은 1974년 한국작가회 백일장 장원, 한국문학세상 신춘문예 신인상, 소년보호협회 법무부장관상, 전북예총 하림예술상 공로상, 전북문예문학상 등을 받았다. 시집은 <시가 그리운 날>, <봄의 신부>, <사랑은 말로 할 수 없는 것>등이 있다. 현재 전북문예 이사, 한국미래문화원 상임이사, 한국문인협회 전주지회 카페 운영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28 16:48

[신간] 김근혜 작가 동화 ‘나는 나야!’출간

전북일보 신춘문예로 등단한 김근혜 동화 작가가 성적지상주의 사회에서 아이들이 직면하고 있는 문제를 우회적으로 드러낸 동화를 출간했다. 초등 34학년을 대상으로 하는 동화 <나는 나야!>(단비어린이)다. 내용은 주인공 대범이 공부를 잘하게 해 준다는 집중력 안경을 쓰면서부터 시작한다. 대범은 엄마가 인터넷 카페에서 비밀리에 사온 그 안경을 쓴 이후, 시험도 잘 보고 상도 여러 개 받는다. 엄마는 정말 기뻐하고 선생님도 그런 대범이를 계속 칭찬한다. 그러나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 생긴다. 대범이의 몸은 점점 피곤해져간다. 반 친구들 역시 마찬가지다. 짜증이 늘어나고 어지러움과 피곤함을 호소하는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어간다. 이런 부작용의 심각성을 알아챈 대범은 친구와 함께 안경의 비밀을 밝혀내려 애를 쓴다. 김근혜 작가는 아이들이 나보다는 사회가 원하는, 부모가 원하는 인재가 되기 위해 쫓기듯 경쟁 구도에 뛰어든다며 어른들의 비뚤어진 사랑이 불러온 결과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동화는 아이가 나 자신을 알고 나만의 방식으로 세상과 경쟁하면서 건전하고 올바르게 자라길 바라는 마음에 쓴 글이라며 부모님이 먼저 읽고 아이들에게 권할 좋은 책이라고 강조했다. 전남 순천 출생인 김근혜 작가는 2012년 전북일보 신춘문예에 동화 <선물>로 등단했다. 발간한 책으로는 동화 <제롬랜드의 비밀>이 있으며, 올해 <나는 나야!>와 <유령이 된 소년>을 동시에 출간했다. 현재 전주 최명희문학관 상주 작가로 있다.

  • 문학·출판
  • 김세희
  • 2021.07.28 16:48

청암문학상 대상지역 군산에서 전북으로 확대

청암문학상 운영위원회(이사장 김철규 시인)는 지난 24일 전주 모 식당에서 제2기 운영위원회(위원장 조미애 시인) 정기모임을 가졌다. 위원회는 이날 모임에서 그동안 군산시에 국한 한 수상자 대상을 올해부터 전북 거주자나 전북출신을 수상대상자로 하기로 위원회 운영규정을 개정했다. 또 위원회는 고문단규정을 신설하고 운영위원도 일부 교체했다. 청암문학상은 군산출신 김철규 시인에 의해 지난 2018년, 그동안 군산출신 문인을 대상으로 3회 수상자를 배출했다. 올해부터는 개정된 규정에 따라 전북출신 문인을 대상으로 1명의 수상자에게 상금과 상패를 수여하며, 오는 10월 중 수상자를 선발, 시상한다. 다음은 신규 청암문학상 운영위 고문단과 운영위원 명단. ◇고문단- 수석고문 김남곤 시인(전 전북일보 사장). 고문 진동규 시인(전 한국문협 부 이사장), 소재호 시인(전북예총 회장), 안도 시인(전 전북문학관장), 공종구 군산대 교수(문학박사). ◇운영위원 - 위원장 조미애 시인(전 전북시인협회장), 위원 장교철 시인(전북문협 부회장), 전길중 시인(한국문협 감사), 김정수 시인(전 군산문협 수석부회장), 김사은 수필가(원음방송 PD), 김철호 화가(이학박사), 김성권 수필가(정보통신산업진흥원 수석).

  • 문학·출판
  • 백세종
  • 2021.07.26 17:06

[신간]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공주·부여

인조가 이곳에 머물렀을 때 임씨 댁에서 콩고물에 무친 떡을 진상했다. 맛이 좋아 이름을 물었으나 아는 사람이 없어서 그 사람의 성을 따 임절미라 불러 오늘날 인절미가 됐다는 이야기가 만들어진 곳이 쌍수정이다.(본문 중) 신정일 문화사학자가 한 도시 깊이 읽기. 지역에 대한 인문적 이해 확장을 목표로 <여행자를 위한 도시 인문학 공주부여편>(가지출판사)을 출간했다. 부산, 마산진해창원, 강릉, 인천에 이은 다섯 번째 시리즈로 공주부여편은 백제의 역사문화유산을 심장부에 간직하고 있는 도시답게, 많은 고대 문헌과 인문학적 사료를 바탕으로 쓰여졌다. 공주와 부여는 백제의 흥망성쇠가 고스란히 담겨 있는 도시다. 백제 두 번째 도읍지였던 공주는 공산성과 무령왕릉을 비롯한 문화유산들이 즐비하고, 부여는 정림사지와 궁남지, 부소산과 백제문화단지 등 많은 문화유산을 품고 있다. 문화사학자 신정일씨는 길 위의 철학자라는 애칭에 걸맞게 방대한 철학 지식을 백제의 역사 현장에 밀도 높게 녹여냈다. 그 땅을 살다 간 옛 사람들과의 대화를 통해 나를 돌아볼 수 있도록, 시간여행자를 위한 문사철 도슨트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이 책은 두 도시로 여행을 떠나기 전 읽어야 할 필독서다. 지루할지 모른다는 걱정을 깨고 여행을 흥미진진한 역사드라마로 만들어줄 비법 소스와도 같다. 부여편은 1부 낙화암에 올라 백마강을 바라보다와 2부 부여의 문화와 인물을 만나다로 구성됐다.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은 백제 문화의 진정한 아름다움을 소개했다. 신정일 문화사학자는 역사와 문화 관련 저술활동을 전개하고 있는 작가이자 도보여행가로 1980년 중반 황토현문화연구소를 발족해 1989년부터 문화유산답사 프로그램을 만들어 현재까지 진행하고 있으며, 1994년 동학농민혁명 100주년 기념사업회에 참가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7.21 17:02

[신간] 동학 소년과 녹두꽃

가슴이 싸하도록 그리움이 솟아난다. 너도 몰래 가슴을 움켜쥔 채 그 숲으로 달리기 시작한다. 겨울바람 소리가 귓전에 사납게 부서진다. 이제는 귀를 부여잡은 채 마구 달린다. 그 속에서 홍이 손짓하고 있다. 치맛자락을 휘날리며. (본문 중) 이마리(정환) 소설가가 소년 춘석을 통해 동학혁명과 우금치 전쟁, 그리고 그 시대를 살았던 젊은이들의 고뇌를 담은 <동학 소년과 녹두꽃>(행복한나무)을 출간했다. 이 소설은 일제 강점기에 연구용으로 진도에서 일본으로 반출된 유골의 이야기에서 시작된다. 일본 홋카이도 대학 한구석에서 먼지를 쓰고 발견된 동농조수 수급(동학 농민 조선 수괴의 머리)이라는 백여 년 된 유골은 이마리 작가의 손에서 동학 소년 춘석으로 살아났고, 주인공 춘석은 2인칭인 너가 되어 이야기를 끌어간다. 대장간 소녀였던 춘석의 첫사랑 홍은 서학을 가르치는 선생님이 되어 있었고, 진주 농민운동에 참여하면서 떠돌이 생활을 하던 춘석은 홍을 찾아 고향으로 돌아온다. 그러나 혼돈의 시대는 춘석과 홍이 평범하게 사랑하도록 놔두지 않았다. 구한말의 혼란과 외세의 침략에서 나라를 구하겠다는 의지 하나로 춘석은 동학농민운동에 뛰어들게 되고 운명처럼 김개남 장군을 만나 별동대 작전부터 우금치 전투까지 치르게 된다. 이때 만나게 된 하린과 형에게서 사랑과 죽음을 배우고, 믿었던 뱃사공 돌배의 배신을 겪는다.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홍과 함께 평범한 생활을 꿈꾸는 어린 춘석은 사랑과 혁명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할까? 과연 동학 소년 춘석의 가슴앓이 사랑은 이루어질 수 있을까? 하얀 눈 위에 형을 뉘었다. 하얀 눈밭에 누운 시신 둘레로 붉은 꽃이 몽글몽글 피어나고 있었다. 뒤에서는 계속 총성이 울렸다. 산을 떠메갈 것처럼 대포 소리도 펑 펑. 터졌다. (본문 중) 1894년 동학혁명이 한창일 때 조선 조정의 온갖 수탈로 백성은 피폐해가고, 청과 일본을 비롯한 외세의 개입은 조정 뿐 아니라 민초의 삶을 나락으로 뒤흔들고 있었다. 이때, 외세의 침략으로부터 나라를 구하기 위해 주인공 춘석과 하린 등 수 많은 동학 소년들이 마지막 격전지 우금치 전장에 나선다. 그러나 전쟁은 패배하고 일부 동학 소년들은 우금치 붉은 꽃으로 스러져 갔다. 이 소설은 우리 역사가 기억하는 우금치 전쟁을 그리고 있다. 그러나 작가는 우금치 전쟁을 패배한 전쟁으로만 그리지 않았다. 주인공 춘석을 통해 불의에 항거하고 저항하는 고귀한 정신이 살아 오늘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이야기했다. 이마리 소설가의 장편소설 『코나의 여름』,『구다이 코돌이』,『버니입 호주 원정대』는 세종도서 문학나눔에 선정됐고, 제3회 한우리문학상 대상에 『버니입 호주 원정대』, 제5회 목포문학상에 『악동 음악회』, 제18회 부산가톨릭문예작품공모전에 『바다로 간 아이들』, 2015년 <아르코 국제교류단 문학인>에 선정된 바 있다.

  • 문학·출판
  • 이강모
  • 2021.07.21 17: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