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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인 2색’ 산골마을 품에 안겨 그려낸 작품 세계

완주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 2기 입주작가들의 첫 결과물인 상반기 입주작가 성과보고전이 열린다. 오는 15일부터 2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난 4월 입주해 최근까지 이곳에 머무르며 창작활동을 펼쳐온 홍남기 작가와 미와 나카무라(Miwa Nakamura) 작가의 새로운 작품을 만날 수 있다. 홍남기 작가는 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한 후 대학원에서 회화작업을 이용한 미디어매체 작업에 몰두했다. 현재는 특정 장소에서 발생한 사건을 드로잉해 재구성하거나 관련 영화를 찾아 콜라주하는 형태의 영상작업을 주로 하고 있다. 홍 작가는 연석산미술관 레지던스에 입주하면서 수년 전부터 스크랩해놓은 이미지와 텍스트를 3차원으로 재가공했다. 시대와 장소가 지닌 특별한 이야기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이미지들은 객체로 분리돼 새로운 시공간으로 변환될 가능성을 보여준다. 일본에서 온 미와 나카무라 작가는 일반적인 여성이 가지고 있는 숙명과 생존을 작업의 주제로 삼았다. 자신이 삶 속에서 끊임없이 내면과 마주하고 얻은 수많은 우연들은 이야기로 이어진다. Is that your wish, really을 비롯한 그녀의 최근 작품에는 한국화의 채색 기법을 통한 엷은 농담과 담백한 색채가 자신에게 체화된 감성을 은은하게 그려내고 있다. 연석산미술관 입주작가로 한국에 처음 온 미와 나카무라 작가는 재료와 소재에 한국적인 감성을 담기 위해 무던히 연구, 그 결과물을 선보이게 됐다. 조관용 미술평론가(미술과 담론 대표)는 미와의 작품을 보면 지금 일본에서 일고 있는 쿠투 운동을 연상시키며 페미니즘의 작업과도 같이 보인다면서 하지만 자세히 관찰하면 여성으로서의 생명에 대한 자각과 통찰의 시간이 담겨져 있다고 설명했다. 또 홍남기 작가의 작업에 대해서도 그의 영상이미지는 하나의 물음과 같다면서 이번 전시에서 선보이는 3편의 영상은 장르가 다르지만 보고 나면 내러티브와 연출에 대한 공통적인 궁금증이 생긴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전시는 제1전시장과 제2전시장에서 작가별로 나눠 진행한다. 오프닝은 15일 오후 2시.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6.11 18:21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해설과 함께하는 무형유산공연 ‘전통예능의 갈래’

우리 무형유산의 정수(精髓)를 느낄 수 있는 전통공연이 전북도민을 찾아간다. 일반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도 준비됐다. 전주 국립무형유산원은 6월 한 달 동안 매주 토요일 오후 4시 국립무형유산원 공연장에서 해설과 함께하는 전통예능의 갈래를 개최한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로 열리는 전통예능의 갈래는 다시 한번 우리 무형유산의 정수(精髓)를 느낄 수 있는 정통공연으로 준비됐다. 매주 가(歌)무(舞)악(樂)희(戱)로 갈래별 주제를 나눠 일반 관람객들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해설을 덧붙인 공연을 선보인다. 8일 첫 공연은 무(舞)를 주제로 한 정재(呈才), 재예를 올리다로 준비했다. 정재는 궁중무용으로 윗사람(임금)에게 재주를 올리다의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과거 궁중에서 연행된 무용의 정수를 보여줄 예정이다. 궁중무용의 대표 주자인 이흥구 보유자(국가무형문화재 제40호 학연화대합설무)의 좌담도 열려 궁중무용에 대한 설명도 들을 수 있다. 15에는 가(歌)를 주제로 장가(長歌), 긴 숨에 닮긴 삶 무대가 꾸며진다. 장가는 민간의 삶 속에서 불린 노래이지만, 전문 소리꾼들에 의해 예술성 높은 노래로 발전됐다. 이 공연은 유사한 성음과 가사를 지닌 다른 노래를 서로 비교하는 형태로 구성되어 관람객들에게 재미를 선사할 것이다. 특히 제비가와 제비 후리러 나가는 대목은 경기민요와 판소리의 대표적인 명창 이춘희, 안숙선의 소리로 비교해 들어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가 될 것이다. 22일은 악(樂)을 주제로 죽락(竹樂), 채우 듯 비우는 공연이 열린다. 대나무로 만들어진 전통 관악기의 멋스러운 소리를 감상할 수 있다. 특히 대풍류에서는 최경만 보유자(서울시무형문화재 제44호 삼현육각)가 피리를, 대금산조와 퉁소시나위는 이생강 보유자(국가무형문화재 제45호 대금산조)가 나서 그동안 쌓아온 예술혼을 쏟아낼 것이다. 마지막 공연인 29일에는 희(戱)를 주제로 고무(鼓舞), 두근반 세근반이 펼쳐진다. 이 공연은 그동안 사물 악기 등의 소리에 묻혀있던 북, 장구, 소고 등이 지닌 가죽의 개성적인 울림을 밖으로 드러내어 생생한 소리로 전달한다. 또한 고창농악 속 개인 놀이의 대표주자인 설장구와 고깔소고춤의 독무와 협연이 함께하는 이색적인 구성으로 전통의 재창조에 대한 연출자와 젊은 연주자들의 고민과 노력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전통예능의 갈래는 무형유산의 아름다움과 역동성을 느낄 수 있는 무대로 기대된다. 무엇보다 연출가의 직접적인 해설과 함께하는 공연 방식으로, 무형유산 공연문화를 감상하는 관람객들의 눈과 귀를 한층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공연은 사전예약으로 운영되며 전석 무료로 진행된다. 자세한 사항은 국립무형유산원 누리집을 참고하거나, 전화로 문의하면 된다.

  • 전시·공연
  • 천경석
  • 2019.06.06 16:55

전북도립미술관 지도리 특별전 ‘북경 發 전라특급’

전북도립미술관(관장 김은영)이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 북경 發 전라특급을 개최한다. 11일부터 9월 1일까지.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은 전북 미술가들이 아시아에 진출할 수 있도록 돕는 전북도립미술관의 야심 찬 프로젝트다. 그간 아시아 지도리 특별전을 통해 14개국 112명의 국내외 미술가가 전시에 참여했으며, 아시아의 5개 주요 레지던시와 교류 협약을 맺어, 현재까지 23명의 미술가가 서로 왕래했다. 이번 특별전에서는 북경과 전라의 시간성과 공간성을 초월한 현대미술 담론 형성과 공감을 주제로 중국의 현대미술에 집중했다. 중국과 전북 현대미술가 16명의 작품 50여 점을 선보이며, 회화조각설치영상 등 장르도 다양하다. 중국 참여작가는 북경 쑹좡(宋莊Song Zhuang)을 대표하면서 중국의 사회문제를 냉소적으로 들추는 치즈룽, 농담과 풍자로 현실을 희화화 하는 선징둥, 인간의 폭력과 공포를 집요하게 포착한 우가오중 등 10인. 북경 쑹좡은 2만여 명의 미술가가 집중해 있는 중국미술 특화지구다. 전북도립미술관 관계자들은 쑹좡의 수많은 작업실을 수차례 탐방하며 작가들을 직접 섭외했다. 전북 참여작가는 한국 아방가르드 미술이 선구자인 이건용, 한국미의 원형을 개념적으로 접근하는 채우승, 칼로 책을 정단해서 삶의 이야기를 담아내는 이정웅, 공모를 통해 선발한 청년 미술가(김영봉, (김)범준, 박두리) 등 6인이다. 투철한 작가 정신과 실험적인 주제를 갖고 자기 예술세계를 다지는 미술가들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이번 특별전 이후 올해 열리는 쑹좡 국제아트페스티벌에 전북 미술가 2인이 초대되며, 내년 4월에는 전북 미술가 20인이 북경 쑹좡문헌정보미술관에서 작품을 전시할 예정이다.

  • 전시·공연
  • 이용수
  • 2019.06.06 15:56

[리뷰] 관객 울린 ‘달하 비취시오라’…명작(名作) 반열에

오페라 너무 좋았고, 감동~이었다! 제10회 대한민국오페라페스티벌의 두 번째 작품인 달하, 비취시오라(5월 24일26일)는 이렇게 당당하게 오페라하우스의 명작(名作)으로 입성(入城)했다. 사실 우리 현대인들은 날마다 이별이요, 사는 게 전쟁이요, 그리움, 외로움을 가득 안고 살아간다. 더 멀리 가고 싶고, 다 던지고 떠나고 싶다. 그래서 달하의 정읍사는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이별의 원전(原典)이요, 우리 문학사 최고의 백미(白眉)다. 호남오페라단 조장남 단장이 산전수전을 다 겪으면서 낚아 올린 월척 중의 월척이다. 여기에 지성호 작곡가 역시 죽을 때 까지 한번 해보자는 심정으로 쓴 내공(內攻)이 다 녹았다. 풍부한 색채감의 관현악과 극적인 합창 장면이 강하게 관객을 압도하고, 빼어난 아리아가 군데군데 배치되면서 캐릭터가 살아난 연기가 몰입을 유도했다. 엔딩 부분의 도창은 우리 맛의 소리로 애절함을 더해 울컥하는 연출을 했다. 그렇다. 감동이 그저 오는 것은 아니다. 정읍사는 어디서도 만들 수 없는 전북지역 최고의 토산품이다. 이것은 이제 지역을 떠나 특화하지 못한다면 무엇을 자랑한단 말인가. 이태리는 베르디와 푸치니, 비엔나는 모차르트. 프랑스는 비제의 카르멘으로, 수많은 명작들이 전 세계 수백 곳의 극장에서 수 백 년을 이어져 내려오는 게 오페라다. 그러니까 작품 하나가 국왕의 명성과 비교가 되지 않는다. 작품의 가치란 이렇게 시대를 초월한다. 때문에 이번 달하를 더욱 보완해 세계 시장에 출시해 반응을 살피는 것은 조단장의 역할이 아닌 것 같다. 다 만들어 주어도 모른다 하면, 지역민들의 자존심에 큰 상처를 남기는 일이다. 오페라 하나가 떠서 세계 곳곳에 흩어진 우리 동포들이 탄성과 눈물을 흘릴 것을 생각해 보시라. 노랑머리의 외국인들은 달에 대한 정서가 우리와 다르다. 그들은 우주 정복의 달이다. 이런 것을 통해 한국이란 나라가 얼마나 높은 심미(審美)적 감수성을 가지고 있는가를 보여줘야 한다. 이태백의 달만 달이 아닌 것이니 중국 수출은 또 어떤가. 이런 것을 해야 문화 강국이 된다. 로비에서 만난 유인택 예술의전당 사장 역시 한국오페라의 가능성을 봤다며, 한 번 해 볼만하다고 하는 게 아닌가. 이구동성으로 작품의 평가가 이러할 진대 누가 할 것인가. 물 들어올 때 배 띄우라는 말처럼 본격적으로 달하를 띄워야하겠다. 베르디의 여러 작품들이 조국을 생각해 음악사에 남았다. 달하는 서정과 역사가 잘 버무려진 수작(秀作)이다. 작품이 국경을 초월해 나갈 수 있는 소재로서 적격(適格)인 것이다. 세상에 전쟁 안한 나라가 없고, 죽음으로 이별한 백성들, 히브리 노예들만 있는 것이 아니므로. 우리 창작오페라의 가능성을 열어준 감동의 밤이었다. /탁계석 예술비평가회장

  • 전시·공연
  • 기고
  • 2019.06.04 17:57

청소년·대학생 국악인재, 전주서 열정 펼친다

우리 전통음악을 계승발전시킬 청소년과 대학생 국악 인재들이 전주에 모여 그간 갈고 닦은 예술적 잠재력을 펼친다. 전북도립국악원(원장 이태근) 관현악단(단장 권성택)이 선발한 차세대 유망 국안인들이 4일과 5일 저녁 7시 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연지홀에서 열리는 협연의 밤 무대에 오른다. 올해로 16회를 맞은 청소년 협연의 밤과 24회를 맞은 전국 대학생 협연의 밤은 미래 국악계를 이끌어갈 젊은 예인을 위한 등용문으로 매년 열리고 있다. 전북도립국악원 관현악단은 수석 연주자 등 9명의 심사위원을 정하고, 지난 4월 고등학교와 대학교에 재학 중인 국악전공자를 대상으로 악, 기악, 타악, 작곡(대학생) 부문 오디션을 진행했다. 심사 결과 청소년에는 전북지역 4개교 17명의 지원자 중 6명이, 대학생에는 전국 9개교 17명의 지원자 중 6명이 최종 선발됐다. 4일 청소년 협연의 밤에는 △대금 최진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3년) △해금 주다은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3년) △판소리 이효원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3년) △가야금 천누리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3년) △아쟁 홍미연 (전주예술고등학교 3년) △설장고 심재환 (한국전통문화고등학교 3년) 등 6명이 무대에 오른다. 5일 전국 대학생 협연의 밤에는 △피리 윤휘수 (한국예술종합학교 4년) △대금 박정인 (전남대학교 4년) △해금 김다현 (서울대학교 4년) △판소리 임채경 (전북대학교 4년) △가야금 조혜민 (이화여자대학교 4년) △태평소 안지수 (전남대학교 4년) 등 6명이 공연을 채운다. 이태근 전북도립국악원장은 관현악단과 창극단 단원 중에도 이 협연의 밤 무대에 섰던 이들이 있다면서 장래가 기대되는 젊은 국악인들과의 만남을 통해 선후배간의 교류의 장이 되고 있다는 점에서 이 공연이 더욱 각별하다고 전했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6.03 17:58

전주 팔복예술공장 옥상예술정원에 담은 구조의 풍경

수직은 하늘과 땅의 틈에 있다. 본질과 현상의 논의는 거기에서 시작된다. 전주 팔복예술공장 옥상 예술 정원에서 수직의 다층적 현상을 담는 구조의 풍경이 펼쳐진다. 가드닝과 여러 조각설치작품에는 삶의 수직적 내달림 속에서 현대인이 무엇을 고양시키고 내려놓아야 하는 지에 대한 질문이 담겨있다. 수직의 안팎에서라는 주제로 지난달 31일부터 열리는 이번 전시에서는 지역 중진 작가와 팔복예술공장 2기 입주작가가 참여했다. 이들은 팔복예술공장을 수직으로 삼고 그 안과 밖을 살핀다. 지역작가와 타지역작가, 입주작가와 초청작가가 섞여 안과 밖을 이루고 팔복예술공장 곳곳을 구조비판과 보태니컬 실천으로 채울 예정이다. 전시 공간 구성 또한 수직성의 다층적 현상을 담아 1층 중정과 3층 옥상을 따라 안팎에 수직으로 나열하고, 두 섹션으로 나눴다. 첫 번째 섹션에는 강용면, 엄혁용, 채우승 작가가 참여해 9월 29일까지 조각 전시를 이어간다. 강용면 작가는 공간에서 발견한 안팎을 역전시키는 시간적 속성을 이야기한다. 엄혁용 작가는 풀어짐과 풀어헤침의 순환으로 문화적 엔트로피의 가역성을 제시할 계획이다. 채우승 작가는 공간 속에서 경험의 특별한 양상을 만들어내는 요소를 드러낸다. 두 번째 섹션은 작가가 가꾸는 가을과 겨울의 옥상 정원과 텃밭을 볼 수 있도록 내년 1월 27일까지 이어진다. 김영란, 박진영, 안준영, 최은숙 등 팔복예술공장 2기 입주작가 4명이 참여한다. 장소와 자연, 인간 문화의 기능적 관계 속에서 공간성이 생겨난다고 보는 위상학에 따라 이번 전시는 거주의 형식에 주목한다. 1년간 팔복예술공장에서 거주하는 이들의 작업은 옥상에서의 가드닝 실천과 연결된다. 7일 오후 5시에는 전시 오프닝 리셉션이 있다. 전시 참여 작가가 참석해 작품해설을 진행한다. 관심있는 누구나 참여 가능하며 팔복예술공장 홈페이지(www.palbokart.kr)와 전화(063-283-9221)를 통해 신청하면 된다.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6.03 16:32

“전주에 대한 고마움으로” ‘국악계 아이돌’ 이희문, 국립무형유산원서 신작 ‘프로젝트 날’ 초연

곱게 빗어 넘긴 머리와 짙은 화장, 새하얀 턱시도에 같은 색으로 제작한 한복 치마. 거기에 높은 하이힐까지. 독특한 분장으로 무대에 오르는 이희문이 등장하자 관객들은 눈을 떼지 못했다. 지난 29일 전주 국립무형유산원 얼쑤마당 대공연장에서 열린 이희문 컴퍼니 신작 프로젝트 날의 초연 모습.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이희문이 국립무형유산원이 준비한 21세기 무형유산 너나들이 공연의 첫 주자로 전주를 찾았다. 국악에 재즈, 힙합, 레게, 록 등 현대적 음악을 접목한 신선한 음악과 독특한 스타일링으로 대중을 사로잡은 국악계의 이단아. 하지만 알고 보면 무형문화재 제57호 경기민요 이수자로 진정한 실력가다. 세계가 주목하는 아티스트가 전주에서 2019년 신작을 발표했다. 이날 리허설 무대를 마치고 내려온 이희문을 만났다. - 이번 공연이 2019년 신작을 발표하는 자리라고 들었습니다. 기존 작품들과 달라진 게 있나요? 지금까지 여러 프로젝트나 레파토리, 시리즈를 계속해왔습니다. 특히 현대적인 음악들과 콜라보하는 작품들로, 덩치가 컸던 작품입니다. 하지만 이번 작품은 일단은 제 중심의, 제 노래가 주가 되는 무대를 꾸몄습니다. 악기들도 선율악기를 배제하고, 서양의 리듬악기인 드럼과 한국 리듬악기인 장구로 구성했습니다. - 이렇게 음악적인 변화가 생긴 이유가 있을 텐데요. 제가 2014년 쾌라는 작품을 통해 씽씽이라는 팀을 만들어 활동해왔는데요. 작년까지만 활동하고 해체하게 됐습니다. 개인적으로 무척 힘들었던 시간입니다. 멤버들과 무대에서 눈빛만 봐도 서로 통했던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서 했던 공연인데, 그런 것들이 모두 사라지니까. 개인적인 상실감이 컸습니다. - 그렇기 때문에 이번 무대가 오롯이 이희문이라는 개인에 초점을 맞춘 건가요? 그렇게 볼 수 있습니다. 제 앞에 항상 붙어 다니는 씽씽의 이희문에서 수식어를 이제 떼어내고 싶었는데 쉽지 않더라고요. 그래서 이번 작품을 더욱 제 위주로 구성했습니다. 그동안 저의 이미지는 소리꾼의 이미지보다는 퍼포먼스나 흥의 아이콘 등 이런 것들이 많았기 때문에 소리로도 진정성을 갖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관객들이 저에게 기대하는 퍼포먼스들도 포기할 수 없기 때문에 두 가지 요소를 잘 조화시키려는 고민이 많았습니다. - 그런 고민의 결실이 바로 프로젝트 날 이군요. 전주에서 초연한 이유도 있을까요? 날이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여러 가지더라고요. 나를 위한, 날이 선 듯한, 음악적으로 지금 것들보다 날 것 같은 그런 음악을 선보이고 싶었습니다. 전주를 초연 장소로 꼽은 것은 지난해 이수자전을 전주에서 공연했는데, 그때 받았던 느낌이 너무 좋았습니다. 무대 감독님과 스태프분들도 모두 잘해주셨고요. 그 기억 때문에 전주에서 초연하게 됐습니다.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리고 싶네요. - 앞으로 공연을 볼 관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공연 컨셉 등을 정할 때 무속인들에 비유하는데, 무속인들은 남이 잘되라고 굿을 하기도 하지만, 본인 자신을 위한 굿도 하거든요. 제가 일 년에 한 번씩 하는 신작도 그런 의미라고 생각해요. 내가 고민하는 것과 처해있는 상황을 하나씩 무대 위에서 관객들에게 펼쳐놓는 거죠. 그런 과정을 통해 제 상처를 치유할 수도 있고, 그 모습을 보며 누군가가 치유를 받을 수도 있다고 생각해요. 개인적으로 프로젝트 날이라는 공연은 의미가 큰 작품이기때문에 이제 시작에 불과하지만 해냈다는 뿌듯함이 있어요. 시원한 부분도 있고요. 많은 분들이 함께 치유받길 바랍니다.

  • 전시·공연
  • 천경석
  • 2019.05.30 17:37

[리뷰] 서정성으로 푸는 사포무용의 손짓

남원의 춘향테마파크 일각에 시립김병종미술관이 새로 서서 우리를 기다린다. 이 미술관 개관을 기념해 색다른 풍경 전시가 열렸고 지난 25일 오후 5시 미술관 정면 광장과 출입구를 통해 김화숙&현대무용단사포의 색다른 퍼포먼스 사포, 말을 걸다ㅡ11가 우리를 맞이했다. 공간과 환경변화에 따른 안무를 시도한지 열 한 번 째! 극장무대라는 익숙한 공간에서 벗어나 찻집, 미술관, 사찰, 레스토랑, 야외 등 주어진 환경에 맞추어 관객과의 대화를 시도하는 사포무용단의 주제는 뚜렷하다. 춤이 소통을 주도하겠다는 예술의지이다. 김병종미술관은 과묵한 직각의 시멘트 덩어리다. 정면의 출입문을 들어서야 비로소 전시실의 작품들이 서정의 따뜻한 품을 열어준다. 반대로 문을 나서면 작은 광장이 기하학적인 구조로 서정을 단절한다. 끊어진 서정을 비밀의 문을 통해 사포의 대표적 춤꾼 셋(박진경김남선송현주)이 이어낸다. 광장 바닥은 자갈밭이고, 물 바닥이고, 딱딱한 보도 블록인데 배경인 미술관 좌우는 숲이고 일꾼들이 공연과 상관없이 작업하고 있는 풍경도 보인다. 저녁 무렵 어쩌다 연상(聯想)은 과학화된 삭막한 광야에 버려진 인간 군상들이 살을 부비며 안녕하세요? 인사를 나누고 서로의 낯선 듯, 친숙한 듯, 알은 체 인사하는 풍경이 된다. 그 가운데 추억을 더듬으며 기억 저편에 떠오르는 사포의 말을 거는 방식은 단순화를 거쳐 순화(醇化)의 과정이다. 이 장면에 드라마가 있다. 시작도 끝도 없을 것 같은 제4장에 내가 있고, 네가 있으며 두 남녀(문지수, 고성수)의 추억이 관객의 몫으로 공유된다. 그렇게 이어진 서정성(抒情性)은 에필로그 사라지는 것들과 함께 과묵한 시멘트 미술관 건물, 딱딱한 광장 바닥, 자갈밭, 그리고 물 바닥의 현실 앞에서 무대 공간 이탈과 주변 환경과 하나 되는 앞선 의식의 현대화가 얼마나 어려운 작업인가를 새삼 깨닫게 만든다. 그러나 한편 시선을 돌려 관장을 부감(俯瞰)하면 거기 환경 속에 아름다운 춤의 서정이 서로의 소통을 기약하고 있다. /이상일 무용평론가성균관대 명예교수

  • 전시·공연
  • 기고
  • 2019.05.30 17:37

한국미술 300년 ‘김정희에서 이응노까지’

한국미술 300년 역사를 톺아볼 고서화 40여점이 한자리에 모였다. 문화공간 기린(관장 이현옥)은 오는 6월 30일까지 한국고서화 기획전을 통해 근현대 한국 고서화 41점을 전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에서는 추사 김정희부터 고암 이응노에 이르는 폭넓은 서화문화의 향취를 전한다. 조선과 현대를 아우르는 민화 4점, 서예 3점, 한국화 34점 모두 김동진(동진화랑 대표)씨가 소장하고 있는 작품이다. 김동진 씨는 미술관을 찾은 관람객들을 마중하며 작품 하나하나에 대한 설명을 전할만큼 이번 전시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 전북은 예부터 예향, 예도로 서화예술이 활발히 피어났던 고장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러한 경향이 다소 침체돼 무척 애석하게 생각합니다. 이순신 장군은 호남이 없으면 나라가 없다는 어록을 남기기도 하셨죠. 이번 한국고서화전을 통해 우리 고장의 정체성과 역사의식이 다시 꽃피길 기대합니다. 이번 전시에서는 17세기 조선후기부터 18세기 조선말기에 이르는 한국 서화가들의 작품이 펼쳐진다. 표암 강세황의 산수화, 추사 김정희의 석란도, 창암 이삼만의 글씨, 석파 이하응의 석란도, 천심죽재 민영익의 난 등을 가까이에서 감상할 수 있다. 현대 화가인 진제 배석린, 청전 이상범, 정재 최우석, 심산 노수현, 묵로 이용두, 고암 이응노, 남농 허건, 강암 송성용, 운보 김기창, 오당 안동숙, 벽천 나상목, 유산 민경갑, 남천 송수남의 작품도 소개된다. 이현옥 기린미술관장은 조상의 얼과 혼이 담긴 전시작품에서 우리는 지난 날의 삶과 호흡을 읽을 수 있으며 시공을 넘어 아름다운 담소를 나눌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번 전시는 무료 관람이며 관련 문의는 전화 063-284-0888로 하면 된다. 월요일은 휴관.

  • 전시·공연
  • 김태경
  • 2019.05.30 17:37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