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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스럽게 익은 여섯 개의 배가 함지박 안에 가득히 담겨 있는 정물화다. 화면의 정중앙에 좌우대칭의 안정적인 구도를 이룬 이 작품은 충실한 원근법을 따르지 않아 다소 평면적인 느낌을 주지만, 치밀하고도 정밀한 묘사력으로 인해 시각적으로 극사실적인 회화 효과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손응성(1916-1979)은 강원도 평강에서 태어나 배재고등보통학교를 재학 중이던 1934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상하며 화단에 등단했다. 일본 다이헤이요 미술학교에서 서양화를 전공했다. 창덕궁의 비원을 즐겨 그려 비원파의 창시자로 불리며, 사실주의적 풍경화와 정물화를 많이 남겼다. 손은성의 정물화는 도자기나 고가구, 책, 과일, 불상 등과 같은 한국적인 소재들의 정밀하고 사실적으로 묘사가 특징이다.
산 아래 강변 마을 풍정을 짙푸른 색조로 표현했다. 집, 나무, 산, 강 등을 멀리서 바라본 이 장면은 모든 대상의 형태감이 지극히 생략적이다. 이러한 기하학적인 구도와 명확한 색채의 대비는 모던아트협회의 전형적인 양식 중 하나이기도 했다. 거친 질감, 절제된 색채를 통해 다소 우울한 시적인 감성을 자극한다. △정규(1923-1971)는 강원도 고성에서 태어났고, 1941년 일본 제국미술학교에서 유화를 배웠다. 미술비평가로도 활동했으며, 유화, 판화, 삽화, 도자공예 등을 두루 섭렵하는 창작활동을 펼쳤다. 풍토적인 소재를 단순한 형태와 중후한 마티에르로 표현한 것이 그의 작품의 특징. 대표작으로는 간이역, 교회, 곡예 등이 있다.
김경은 소라는 소박하고 우직한 존재에 자신의 마음을 투사했다. 소에서 대지의 옅은 노란색은 저 너머에 아직 누워있는 소의 옅은 갈색으로 그리고 이제 막 눈을 뜨고 일어나려고 하는 전면 소의 짙은 갈색으로 이행한다. 색의 강도가 고조됨에 따라 활기, 곧 살려고 하는 의지 역시 고조되고 있는 것이다. 소는 전후의 비극적 상황에서 화가의 생의 의지를 드러내는 선언문과도 같은 작품이다. △김경(1922-1965)은 경남 하동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만두다. 1953년 부산에서 동인 그룹 토벽에 참가하면서 사실적인 경향의 그림을 그렸으나, 1956년 무렵부터는 현대정신의 허망성을 고발하고 생명의 강인한 근원을 드러내는 추상적인 작품을 그렸다. 주요 작품으로 모자상, 침식 등이 있다.
촉산행려도는 1922년 6월 제1회 조선미전 입선작으로, 중국 안휘성에 위치한 촉산의 경치를 그린 산수화다. 심산유곡 곳곳에 우뚝 솟은 소나무, 폭포수, 개울물 등을 그려 넣어 촉산의 웅대함을 암시했고, 가파른 산길에 수레에 탄 인물이나 말을 타고 이동하는 행려인들을 배치해 관객의 시선 이동을 유도했다. △변관식(1899-1976)은 황해도 웅진 출생으로 소림 조석진에게 그림을 사사했다. 1923년 전통 회화의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고자 한 동연사(同硯社) 창단에 이용우, 노수현, 변관식 등과 함께 했다. 1937년부터는 한국의 산수를 사경하기 위해 전국을 돌아다녔다. 그의 그림은 갈색의 화면과 갈필의 적묵법과 파선법으로 구현된 거친 분위기를 그 특색으로 한다. 대표작으로는 누각정경도, 산수춘경도, 농가도 등이 있다.
이 작품은 산과 나무를 모티프로 한 추상화다. 붉은색, 갈색의 색면과 미세한 선이 형태감을 전해주고 화면의 공간을 분할하는 역할을 한다. 유영국의 작품세계는 1970년대 이후부터 두터운 마티에르가 없어지고, 나이프로 밀착시켜 평면화되는 경향을 나타내는데, 이 작품은 그와 같은 특성을 여실히 드러내면서 단조롭지만 규칙적이고 엄격한 기하학적 구성을 보여준다. △유영국(1916-2002)은 경남 울진 출생으로 1983년에 도쿄 문화학원 미술과를 졸업했으며, 같은 해에는 일본의 대표적 전위미술전시인 자유미술가협회전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1943년에 귀국한 유영국은 광복 이후 신사실파, 50년 미술협회, 모던아트협회, 신상회를 창립하며 꾸준한 활동을 이어 나갔다. 한국 추상미술의 1세대이기도 한 그는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인 조형 요소를 활용하여 자연을 표현했다.
장욱진에게 집은 그의 예술을 이해하는 출발점이다. 생전에 그는 일곱 차례 집을 손수 설계하고 수리했다. 사는 집이 달라질 때마다 작품세계에도 변화가 있어 장욱진 연구는 대부분 그가 기거했던 집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곤 한다. 1970년대까지 장욱진의 그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요소로 건축적인 화면 구성을 들 수 있는데, 이 작품은 장욱진의 명륜동 양옥, 마지막을 보낸 신갈시기의 양옥과 좌우대칭을 이루는 형태와 지붕 모양이 어딘지 닮았다. △충남 연기 출생인 장욱진(1917-1990)은 1948년 김환기유영국 등과 함께 한국 최초의 추상미술그룹인 신사실파의 동인으로 활동했다. 시골의 집소산나무 등을 주제로 동심의 세계를 자유롭고 해학적으로 그린 것이 특징이다. 그는 시골에서의 생활과 자연 풍경을 선묘와 평면적이고 장식적인 화면으로 그려내는데, 주요 작품으로는 까치, 두 아이, 가로수 등이 있다.
아열대Ⅱ는 화사한 꽃다발, 나비, 뱀 등이 주요 소재로 선택된 환상적인 그림이다. 꽃, 나비, 뱀의 알록달록한 원색은 강렬한 빨강의 배경과 어우러져 화면에 생동감을 부여한다. 태양의 빛을 받아 각양각색의 색깔을 뽐내는 꽃, 그 향기와 꿀을 즐기며 주변을 맴도는 나비의 생명력이 그를 사로잡은 것이다. 뱀은 두꺼비, 개구리, 해골, 닭과 함께 젊은 시절 고통스러운 현실에 빠져있던 1952년부터 본격적으로 등장한다. 그 중에서 혀를 날름거리는 뱀은 욕망하는 천경자 자신인 동시에 그를 유혹하는 악의 화신이기도 하다. △전남 고흥 출생인 천경자(1924-2015)는 일본 도쿄여자미술전문학교를 졸업한 후 조선미술전람회에 입선하며 화업을 시작했다. 꽃과 여인의 화가로 불리는 그는 뱀, 꽃, 여인을 소재로 채색 한국화를 주로 그렸다. 화려한 채색 기법과 자전적인 주제, 이국적인 풍물화와 인물화는 천경자의 작품을 구분 짓는 특징이다. 주요 작품으로는 생태, 여인들, 내 슬픈 전설의 49페이지 등이 있다.
피버옵틱은 백남준 작가의 사이버네틱스적 사고의 연장선상에서 인간과 기계의 교집합을 모색한 작품이다. 2미터가 넘는 압도적인 크기의 인간형상을 한 로봇과 기계장치들이 주는 차가움은 위압감과 이질감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이러한 비인간적인 로봇이 어색한 모습으로 오토바이를 타고 있음으로써 인간적인 미와 친숙함을 불러일으킨다. 작가는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모습을 통해 조화로운 미래의 모습을 제시하고자 한 것이다. △서울에서 출생한 백남준(1932-2006)은 1960년대 플럭서스Fluxus 운동에 참여하여 전위적이고 실험적인 공연과 전시를 선보이며 예술계에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음악, 퍼포먼스, 비디오 등 다양한 형식이 도입된 그의 작업은 예술의 개념과 표현방식의 범위를 확대시켰으며 비디오 예술의 시원이 되기도 했다. 특히 1974년 여러 대의 모니터가 사용된 TV 정원은 예술에 비디오 설치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설치 미술 개념의 새로운 확장을 가져왔다.
산, 구름, 달과 같은 전통적 자연 소재를 양식화하여 화면에 배치하고 한국인의 오랜 정서를 표현했다. 검은 선들의 겹침과 푸른색의 둥근 달이 회색조와 암청색을 기조로 화면 안에서 서로 조응하면서 김환기 특유의 푸른색과 유화의 두터운 질감 등으로 변환되어 나타나고 있다. 한국적 모티프를 통해 한국미의 현대적 변환을 시도하였으며 초기 추상에서 구상적 회화로 전환되는 특징을 보인다. ◇ 김환기(1913-1974)는 전남 신안군 출생으로, 1936년 일본 니혼대학 미술학부를 마치고 1946년에서 1949년까지 서울대학교 미술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신사실파新寫實派를 조직하여 한국에서의 모더니즘 운동을 전개하는 데 앞장섰다. 주요 작품으로는 론도, 산, 작품,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09-05-74 등이 있다.
열매를 맺기 위한 과정에서 아름다운 자태를 뽐내는 꽃의 이미지를 형상화한 작품이다. 도자기가 갖는 정교함이나 우아함보다는 생명감 자체를 주목하면서 질박하게 표현했다. △문호창 도예가는 서인천 가마축제 운영위원, 도화지 도자축제 운영 및 심사위원,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위원, 전북산업디자인 공모전 심사위원을 역임했으며, 10여 년 전부터 상감청자의 요람인 부안에 터를 찾고 활동하고 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하얀 눈이 내려 천지를 덮고 있는 개울가, 골을 따라 흐르는 물은 세상의 진실을 드러내려는 듯하다. 진솔한 필력으로 눈 내린 겨울 풍경을 많이 그렸던 화가의 꿈이 녹아 흐르는 느낌이다. ▲ 한소희 화백은 전북 익산에서 출생하여 서울대학교 회화과를 졸업하고 20여 회의 개인전과 초대전을 가졌다. 전라북도 미술대전 창립위원이며 추천작가와 심사위원, 운영위원, 전북예총회장도 역임하였다. 1970년에는 전라북도 문화상을 받았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장지성은 간송미술관에서 10여 년 근무하면서 조선 시대 진경산수화를 임모하면서 전통회화를 연구했다. 전통의 현대적인 모색 그리고 단순한 실경에서 나아가 감성적이고 명상적인 풍경을 의도했다. △장지성 화가는 서울, 전주에서 개인전 4회, 산수화조전, 삼천전, 형상과 본질을 말하다 展 등에 출품했으며, 현재는 전주교육대학교 미술교육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1980년대부터 현대화에 밀려 젊은 작가들이 관심을 두지 않는 실경산수를 우직하게 그려내며 독특한 자기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전통의 한국화가 지닌 필촉의 감각적인 활용과 우직함이 돋보인다. 또한, 용담댐 건설로 물에 잠긴 고향마을의 풍경을 서정적인 색채로 진솔하게 표현한 기록화를 제작했다. △김학곤 한국화가는 베이징, 서울, 전주에서 개인전 15회, 전남 국제수묵 비엔날레, 한중 수묵예술 초대전, 전북미술 강소성 초대전, 동서 미술의 현대전에 출품했고, 2019년 전북위상작가상을 받았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한옥의 곡선과 장수를 상징하는 학을 통해 새로운 희망을 전달하고 있다. 강렬한 색채와 대담한 공간처리가 인상적이며, 천년 학을 통해 만남과 기다림 동행의 모습에서 삶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끄집어내고 있다. △김성욱 미술가는 일본, 싱가포르, 서울, 전주에서 개인전 20회, 한일수교 50주년 기념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초대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작품 안내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하얀 눈이 내려 천지를 덮고 있다. 마실 나온 여인의 등에 업힌 아이는 마냥 즐거운 느낌이다. 주인을 따라나선 강아지도 꼬리를 치켜들고 신명이 났다. 편안한 붓질로 한국적으로 토착화된 인상파의 특징을 담아내고 있다. △김용봉 화백은 전주고와 대구사범대학 출신으로 성심여고, 전주공고, 전주여고, 전주농고에서 후학을 양성하면서 작품 활동을 하였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대중적인 영웅 캐릭터(슈퍼맨)를 통통한 몸과 익살스러운 표정으로 조각해서 즐거움을 준다. <석조영웅좌상>은 서산 마애석불의 고전적 미소를 주제로 표현했다. 돌이 가진 본래의 모양과 재질을 최대한 살리기 위해 원시적 돌 조각 기법을 현대적으로 활용했다. △이길명 조각가는 대구, 전주, 화순에서 개인전 8회, 2011 전라미술상, 2005 두산 아트 페스티벌 우수작가상, 1996 전라북도미술대전 조각 부문 대상을 받았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 눈 덮인 만연산. 독특한 미감으로 자연의 시간을 담고 있다. 대범한 공간처리와 부드럽고 허정(虛靜)한 붓질이 인상적이다. 대상의 재현에 얽매이지 않고 자연스러운 터치를 통해 자기만의 미의식에 접근하고 있다 △ 조기풍 화백은 1936년 전주에서 태어나 전주고등학교와 서울대학을 졸업했다. 1966년 스위스와 독일에서 원색분해 기술을 연수하고, 서울대학교, 홍익대학교에서 강사를 했고, 광주대학교 문리과대학장과 예술대학 교수를 역임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1980년대 재현 회화에 대한 반동과 풍자를 위해 제작한 <이내 사라질 당신의 초상>을 새롭게 재해석해서 극대화한 설치작품이다. 제행무상(諸行無常)이라 했던가!, 모든 것은 변하고 사라진다. 하지만, 무한공간 속에서 천지를 깨우는 범종 소리와 함께 붉은 카펫 위에 올라선 당신이 역사의 영웅이고 오늘의 주인공이다. △이승우 미술가는 중국, 서울, 전주, 익산, 군산에서 22회 개인전, 파리 루브르박물관 특별전, 2003년에는 전라북도 예술상을 수상했으며, 저서로는 「미술을 찾아서」, 「현대미술의 이해와 감상」, 「색채학」, 「아동미술」 등이 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엄혁용은 죽은 나무, 병든 나무, 썩은 나무에 숨을 주어 재생시키고, 다시 자연으로 돌려주려 한다. 그래서 병들고 썩은 나무만을 수집해서 작업한다. 이번 작품은 어제와 오늘, 그리고 내일에 대한 모든 자연과 인간에 대한 존경의 표현이다. △엄혁용 조각가는 한국, 이탈리아에서 개인전 29회, 중앙미술대전, 대한민국미술대전, 중앙미술대전, 금평미술상, 한국미술상을 받았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납작하게 변형한 부조처럼 표현한 환조 작품이다. 안정감 있는 큼직한 구두를 신고, 단정하게 정장을 차려입은 40대 중년 남자가 뒷짐 지고 꽃다발을 들고 있다. 간결한 형상으로 우리의 삶 이야기를 풀어낼 수 있는 공간을 주고 있다. ▲ 이용철 조각가는 한국, 이탈리아에서 개인전 11회, 국제예술제, 국제조각심포지움에 참여 했으며, 대한민국미술대전 심사 및 운영위원을 역임했다. 작품 안내 = 이문수(전북도립미술관 학예연구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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