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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 함께 하는 대통령의 민생토론회가 조만간 전북에서 열릴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일 경북에서 개최된 26번째 토론회에 이어 그 가능성이 훨씬 높아졌다. 그동안 25차례 토론회가 열렸지만 이번 경북을 포함해 전북, 광주, 제주 지역만 열리지 않았다. 대통령도 그 점을 의식해서인지 총선 때문에 잠정 중단됐던 민생 토론회를 우선적으로 이들 지역부터 진행한다고 밝혔다. 현장의 목소리를 통해 국정 과제들이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지 대통령과 직접 소통하는 자리이기에 전북 개최는 절박한 입장이다. 지난해 잼버리 파행을 둘러싸고 정부와 꼬인 실타래를 풀고 신뢰 회복의 전환점을 모색하기 위함이다. 지역 현안이 산적하고 속도가 나지 않는 상황에서 대통령과의 공감대를 갖는 기회인 만큼 그 의미는 남다르다. 도민들은 지금도 정부 여당에 대한 불신을 거두지 않았다. 그런 기류가 4월 총선에서 그대로 반영돼 여당의 참패를 불러왔다. 새만금 예산 삭감 사태가 가까스로 수습됐나 싶더니 아직도 앙금이 가라앉지 않은 여파다. 뜬금없는 새만금 기본계획 재검토와 함께 감사원 감사를 통해 국가사업 추진을 옥죄는 양상이다. 사실 민생토론회 4곳의 늑장 개최도 정치적 함수관계에 따른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으로 오해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절대 열세 지역인 호남을 의도적으로 배제하고, 여당의 전통 텃밭인 경북을 꿰 맞추기로 넣다는 것이다. 선거공학적 측면에서 지역간 형평성 논란을 잠재우는 동시에 득표 전략에 유리한 측면을 고려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북은 128년 만에 특별자치도 출범을 통해 미래 산업의 생태계를 바꾸고 있다. 333개 분야별 특례를 만들어 이를 뒷받침하는 것은 물론 기업하기 좋은 환경 조성을 위해 1기업 1공무원 전담제, 환경단속 사전 예고제를 통해 기업의 애로 사항을 해소하고 있다.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그럼에도 지속적인 추진 동력을 담보하기 위해 정부 여당의 협조가 필요한 건 사실이다. 지금 전북 이익을 대변해야 할 민주당은 지역 현안 보다 정치적 헤게모니에 집착한 데다 국민의힘도 총선 후유증 때문에 제 역할을 못해 이래저래 고민이 클 수밖에 없다. 정부 입장에서도 새만금의 지정학적 경쟁력을 감안하면 전북의 미래 가능성을 간과하기 어렵다. 국가경제 차원에서 이런 점을 인식하고 현안 사업의 속도감 있는 추진을 뒷받침해야 한다. 아울러 자존감에 상처를 입은 도민에게도 선물 보따리를 풀어 국정 동력의 후원자로 끌어 안았으면 한다. 다만 알맹이 없는 의례적 수준의 토론회에 그친다면 그것은 최악의 시나리오다. 그동안 진행된 토론회에서 이미 300개가 넘는 정책이 쏟아져 '백화점식 토론회' 란 지적이 나왔다. 실질적으로 예산 지원이 이뤄 지도록 현실성 있는 정책 과제가 다뤄지길 기대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전국 지방자치단체의 '민선 8기'가 꼭 2년전인 2022년 7월 1일 개막했다. 전국 17개 광역자치단체와 시·도교육청, 226개 기초지자체 단체장들은 일제히 취임해 공식 업무를 시작했고 광역의원 872명과 기초의원 2988명도 임기를 시작한게 엊그제 같은데 벌써 2년이 휙 지났다. 물리적으로는 절반만 지난것 같아도 실은 수면하에서 민선 9기를 향한 대장정은 이미 시작됐다고 봐야한다. 제9회 동시지방선거는 2026년 6월 3일 치러지는데 현실 정치의 속성상 내년말 쯤에는 대체적인 구도가 다 잡히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의 경우 김관영 지사, 서거석 교육감을 비롯, 우범기 전주시장, 이학수 정읍시장, 최경식 남원시장, 정성주 김제시장, 유희태 완주군수, 최훈식 장수군수, 최영일 순창군수, 심덕섭 고창군수 등이 2년전 선거때 새롭게 마운드에 등판했다. 지난번 지선때 단체장 교체폭은 시도지사 17명중, 13명, 시장군수구청장 226명중 153명이나 됐기에 차기에도 3선제한에 걸려 자연스럽게 나오지 못하는 시장군수를 포함하면 전북에서도 교체폭은 의외로 클 수밖에 없다. 민선 8기가 반환점을 넘어서면서 전북에서도 기자간담회나 각종 여론조사, 공약 이행률 등이 각 지역별로 발표되고 있다. 김관영 지사의 경우 26일 오후 전주KBS 공개홀에서 민선 8기 2주년 기념 ‘도민과의 대화’를 가졌다. 서거석 교육감이나 도내 시장군수 등도 이런저런 자리를 통해 전반기 2년을 점검하고 유권자들과 새로운 다짐을 할 예정이다. 철저히 민주당 중심의 선거구도하에서 현역 단체장은 상대적으로 유리한 입장에 있으나 제22대 총선을 거치면서 크고작은 균열과 지각변동이 이뤄졌기에 세부적으로 들어가보면 단체장에 따라 유불리가 크게 엇갈린다. 도내 10명의 국회의원 중 전주을(이성윤), 전주병(정동영), 익산갑(이춘석), 남원장수임실순창(박희승) 등 4명이 새 얼굴로 교체된 바 있다. 지금 당장은 어느 누구도 출마 여부를 확실히 밝히지는 않고있으나 지역정가에서는 도지사 후보군의 경우 김관영 지사는 확실히 재선 가도에 나설 예정인 가운데 김윤덕, 안호영 의원 정도를 잠재적 후보군으로 꼽고있다. 민주당 사무총장에 임명된 전주갑 김윤덕 의원의 경우 한때 불출마 설이 나돌았으나 상황은 유동적일 수 있으며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도 출마 쪽에 무게를 두고 있다는 후문이다. 다만 변수는 당 대표 연임이 확실시되는 이재명 대표가 만일 사법 리스크 파고를 넘지 못할 경우 전북지사 선거전은 그야말로 예측불허다. 한편에선 호남에서만큼은 조국혁신당이 과거 안철수 바람이 불었던 것처럼 일정 부분 돌풍을 일으킬 수도 있다고 보고 있으나 파급력은 아직 미지수다. 교육감 선거는 현직인 서거석 교육감이 현재 진행중인 사법 리스크를 극복할 경우 천호성 교수와의 리턴매치를 벌이게 될 전망이며, 전주, 완주 등 대다수 시장군수들도 당내 경선 과정에서 거센 도전에 직면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래서 지금부터 매일 매겨질 현직 단체장의 성적표는 훨씬 중요해졌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다큐멘터리 영화 <김복동>은 위안부 피해자이자 인권운동가였던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삶을 담은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할머니가 위안부 피해자로 세상에 나선 이후 1992년부터 2019년 1월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웠던 27년 동안의 긴 여정을 담았다. 아흔 살이 넘은 고령에도 세계 여러 도시를 찾아 일본의 식민정책 만행을 고발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했던 할머니의 치열했던(?) 삶을 통해 영화는 역사적 실체와 대한민국 국민이 왜 이 치욕적인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를 묵직한 감동으로 전했다. 영화는 2019년 여름의 끝에 개봉됐다. 한국에 대한 아베 총리의 경제제재로 한일관계가 극도로 악화된 시점이었다. 시기적으로도 한일관계를 좀 더 긴밀하게 돌아볼 수 있게 하는 영화였지만 <김복동>은 기대했던 만큼 흥행(?)에 성공하지 못했다. 관객이 차지 않자 상업영화관은 서둘러 <김복동>을 내렸다. 다행히 자치단체나 기관, 학교, 각 분야 모임이 나서 관객을 이끌었다. 영화를 만든 사람은 이 지역 출신 송원근 감독이다. <김복동>은 그의 첫 다큐멘터리 영화였다. 영화는 관객들에게 강요하지 않고, 있는 그대로를 시간의 흐름으로 일별하면서 스스로 역사적 실체를 알게 하는 형식과 구성이 새로웠다. 할머니의 자서전과도 같은 기록을 통해 역사를 보여주는 방식을 고민했던 송 감독은 “모두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었다”고 했다. 다큐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믿는 송 감독의 두 번째 영화가 나왔다. ‘한반도 평화를 일깨우기 위한 대국민프로젝트’를 내세운 영화 <판문점>이다. 판문점은 1950년 발발한 한국전쟁을 멈추기 위한 정전 협상이 열린 회의 장소다. 1951년 10월 25일 열렸던 정전 협상을 시작으로 한반도 평화를 위한 상시적 협의가 이루어지던 곳, 각종 회담이 열려온 대화 창구로 남과 북을 이어주었던 유일한 통로. 판문점은 지난 70년 동안 어느 정부에서나 남과 북의 중요한 의제를 다루며 해결했던 남북의 상징적인 공간이다.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 남북이 만나 대화할 수 있는 유일한 공간이 판문점이었다. 그러나 지금 판문점은 그 역할과 존재 의미를 잃었다. 서로 대치하며 싸우고, 그 어느 때보다 긴장감으로 경색된 남북관계에서 판문점을 주목하지 않는 현실은 안타깝다. 지난 19일 개봉된 <판문점>은 이러한 판문점의 역사를 되짚어 이 공간이 가진 근원적인 의미를 묻는다. 우리가 판문점의 존재를 잊지 않아야 하는 이유를 일깨우는 이 영화가 ‘시대적 과제를 통찰하는 힘’이 되어 시대의 변화를 이끄는 통로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은정 선임기자
비상사태다. 윤석열 대통령이 지난 19일 ‘인구 국가비상사태’를 공식 선언했다. 그리고 다음날 윤석열 정부의 핵심 균형발전 정책인 기회발전특구 지정 결과가 발표됐다. 윤석열 정부가 지방시대 실현을 위해 추진하는 4대 특구 중 하나다. 대규모 투자유치로 지역 특화산업 육성에 새로운 동력을 마련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전국 각 지자체가 촉각을 세웠다. 정부가 발표한 1차 기회발전특구에는 전북과 경북·전남·대구·대전·경남·부산·제주 등 8곳이 포함됐다. 인구절벽 시대, 수도권공화국 대한민국에서 인구 위기의 직격탄은 지방이 먼저 맞을 수밖에 없다. 당연히 국가 비상사태 대응 전략은 지방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윤석열 정부의 지방시대 실현 ‘4대 특구’ 계획은 이른바 ‘선택과 집중’과는 거리가 멀다. 정부가 설정한 요건을 갖춘 곳은 모두 선정하고, 요건을 갖추지 못한 경우에도 보완을 요구해서 가급적 지정하는 방식이다. 치열한 경합 속에 상대적으로 우수하거나 경쟁력이 있는 지역 1~2곳을 선정해 집중 지원하는 일반적인 공모사업과는 다르다. 희소성을 전제로 한 ‘특구(特區)’라는 명칭과도 어울리지 않는다. 실제 정부는 지난 3월 ‘교육발전특구’ 1차 시범지역으로 6개 광역지자체와 43개 기초지자체를 선정했다. 3가지 유형으로 나눠 신청을 받았고, 전북이 익산·남원·완주·무주·부안 등 5개 지자체를 지정해 신청한 3유형에서는 전국의 신청 지역이 모두 지정됐다. 또 기회발전특구는 별도의 공모 일정도 없이 지방정부에서 준비가 완료되는 시점에 신청하면 수시 지정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렇다면 굳이 공모사업으로 진행해야 할 이유가 있을까? ‘지역이 주도하는 성장’이라는 윤석열 정부의 균형발전 정책 기조 때문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7월 출범한 대통령 직속 지방시대위원회의 목표도 ‘지방 주도 균형발전, 책임 있는 지방분권’이다. 중앙정부에서 세제·규제특례 등의 지원을 통해 기회를 만들어주고 지방정부에서 그 정책을 직접 설계·운영하는 방식이다. 지자체의 공모사업 신청 과정이 바로 지방정부가 정책을 설계하고, 동시에 운영 의지를 중앙정부에 피력하는 절차인 셈이다. 하지만 중앙집권식·수도권 위주 경제정책으로 급성장한 대한민국에서 지방이 자체적으로 성장동력을 만들어내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하늘은 스스로 돕는 자를 돕는다’고 했다. 변화와 도전이 요구되는 ‘위기의 시대’, 지방정부도 달라져야 한다. 중앙정부 공모사업에 신청해 특구로 지정된 것 자체는 크게 내세울 만한 일이 아니다. 그런데도 마치 혼자 월계관을 쓴 것마냥 단체장의 치적으로 요란하게 홍보하는 모습이 보인다. 성과가 아니라 과정이다. 정부에서 사업 추진을 위해 요구한 필요조건을 충족시켰을 뿐이다. 특구 지정을 받기 위해 쏟은 공력보다 앞으로의 노력이 더 중요한 이유다. 어쨌든 기회는 얻어냈다. 이제 시작이다. 응원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특자도가 출범한지 6개월이 되어간다. 128년간의 도제시대를 마감하고 지난 1월 18일 특별자치도 시대를 맞았다. 지금 도민들은 특자도가 출범함으로써 뭐가 달라지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한마디로 중앙정부가 갖고 있던 권한을 지방으로 일부 이양, 전북도 스스로가 발전전략을 세울 수 있는 제도다. 이미 특자도로 운영하는 제주 세종 강원도에서의 잘못된 점을 보완하고 특례조항을 많이 발굴해서 법을 고쳐나가면 된다. 도민들의 성징이 충청도를 닮아 느린 듯하지만 광주전남처럼 급한 대목도 있다. 특자도가 출범했지만 금방 뭐가 달라지는 게 아니다. 씨를 뿌려놓아 잘 가꿔나가는 게 중요하다. 김관영 지사가 취임한지 2년이 다가왔다. 전반전이 끝나간다. 전반전도 중요하지만 후반 2년도 더 중요하다. 지금 도민들이 전북의 달라져가는 모습을 피부로 느끼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동진만경 섬진강 물이 역사의 숨결을 따라 도도히 조용하게 흘러가지만 물속에서는 소용돌이도 친다. 함께 혁신, 함께 성공, 잘사는 전북을 캐치프레이즈로 내걸면서 '도전경성 백년대계'를 지향하는 김관영호가 지난해 새만금잼버리 실패라는 복병을 만났지만 코로나 예방주사를 맞고 나면서 체질개선이 이뤄진 것처럼 희망을 갖게 한다. 새만금을 이차전지특구로 지정받은 것을 필두로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바꾸기 위해 기회발전특구로 지정된 것은 자랑이 아닐 수 없다. 다른 지역에 비해 바이오산업이 뒤졌지만 전북이 갖고 있는 모든 역량을 결집해서 김 지사가 직접 특구 지정을 위해 프리젠테이션을 했기 때문에 좋은 결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이 바이오산업 쪽으로 방향을 잡고 나가는 것은 잘한 일이다. 전주 탄소, 익산 건강기능식품, 김제 모빌리티, 정읍 동물의약품 쪽으로 특화해 나가면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도 함께 이뤄질 것이다. 특히 도와 14개 시·군이 삼성전자와 협약을 통해 70개 기업이 전북형 스마트 제조혁신을 이뤄 나가면 전북 산업지도가 크게 바뀌면서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다. 한때 삼성이 새만금에 대규모 투자를 한다는 게 도민 사기극으로 끝나면서 삼성의 신뢰도가 추락했지만 전북도가 인건비를 지원하면서 삼성 퇴직자를 끌어들여 그들이 갖고 있는 세계수준의 기술력을 접목, 경쟁력을 향상시키기 때문에 벌써부터 결과가 주목된다. 도민들이 김 지사가 추진하는 정책 방향에 공감을 표시하고 있어 성과가 서서히 나타날 것이다. 그간 워낙 발전 속도가 더디어 온기를 당장 못 느꼈지만 아랫목부터 윗목으로 퍼져나가고 있어 도민들이 곧 체감할 것이다. 이런 때 도민들이 격려의 박수를 쳐줘야 한다. 궁즉통(窮則通)이란 말뜻처럼 도민들도 절박함을 갖고 적극 나서야 한다. 너무 체면치레에 치중한 나머지 점잔만 빼고 있을 때가 아니다. 새만금이 분명 기회의 땅임에는 틀림없지만 연약지반이라서 지진 대비를 철저히 해야 한다. 부안 행안면에서 발생한 진도 4.8의 지진을 김 지사가 하늘의 경고음으로 인식, 완급을 조절하면서 발전전략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4월 총선이 끝난 뒤 국민의힘의 존재감은 거의 눈에 띄지 않는다. 민주당이 싹쓸이한 전북에서 당선자 배출은커녕 득표율 한자리 수가 고작이었다. 혹시나 기대했던 정운천 후보마저 겨우 20%선에 턱걸이 할 정도다. 충격파가 더욱 큰 것은 선거 참패가 직접적이지만 당선 가능성에 대한 기대치가 현격히 떨어진 탓도 있다. 집권 여당의 체면만 구겼을 뿐만 아니라 당원들 사기도 셧다운 상태에 놓인 것이다. 오죽하면 유일하게 배출된 전북 출신 조배숙 비례대표 의원이 어떤 상임위에 배정됐는지 조차도 관심이 없다. 국회 원구성 협상을 둘러싸고 거대 야권 192석에 맞서 분투하고 있지만 코너에 몰린 상황이 국민의힘 현주소를 대변한다. 국회의원 워크숍에서 채택된 결의문에서 “국민 기대에 못 미쳐 총선에서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선거에 나타난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여 국민을 두려워하며 반성의 계기로 삼겠다” 는 그들의 모습은 여전히 후유증을 앓고 있다. 하지만 유권자가 힘을 실어준 108석을 통해 반전을 모색할 수 있다. 4년 전 총선보다 의석이 5석 늘고 득표율 격차는 8.4%에서 5.4%로 줄었다. 이 숫자에 담겨진 행간 의미를 곱씹어 보면 집권 여당의 존재감이 필요한 때다. 여야 최악의 상황을 피할 수 있는 절묘한 선택이며 국정 파트너로서의 역할에 의미를 부여한 걸로 해석된다. 무엇보다 걱정되는 건 민주당 일색이다 보니 정부 예산과 국책사업 추진 과정에서 정부와의 소통 창구가 부족한 점이다. 그나마 21대에선 정운천 의원이 그 역할을 대신하며 김관영 지사와의 협치를 지렛대로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 그런 점에서 국민의힘이 제시한 공약 중 새만금 국제공항과 신항만 조속 추진, 국가산단 입주기업을 위한 공공폐수처리시설 건립, 전북혁신도시 KTX 정차역 신설 등은 고무적이다. 새만금 하이퍼튜브 핵심기술의 검증시설 조성, 한국투자공사와 국내 7대 공제회 이전도 약속했다. 집권 여당의 공약인 만큼 선거 결과에 나타난 민심 수습 차원에서라도 더 강력한 추진력을 발휘해야 한다. 전북 정치권의 역학 관계를 감안하면 민주당 역할과 책임도 빼놓을 수 없다. 지역구 10석을 독식한 데다 자치단체, 의회도 사실상 장악한 제왕적 권력 집단에 버금 간다. 총선만 해도 민주당이 잘했다기 보다는 윤 정부의 정권 심판론에 편승한 측면이 강하다. 여야 모두 마음에 들진 않지만 정부 여당이 더 밉보여 채찍질을 가한 셈이다. 한마디로 총선 승리에 오버하지 말고 지방 소멸 위기에 직면한 전북의 제몫 찾기에 집중하라는 의미다. 국민의힘과의 협치를 통해 지역 발전의 성과물을 내놓으란 경고성 메시지가 담겼다. 총선 전국 득표율 격차가 3% 줄었다는 것은 향후 대선과 지방선거 결과를 점칠 수 없다는 점에서 여야 모두에게 기회를 준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조선시대 기록을 보면 명문가 자녀교육에 아버지가 직접 나선 경우는 수없이 많다. 대표적인게 다산 정약용이다. 무려 18년간 전남 강진에서 유배생활을 했던 그는 많은 편지를 보내 두 아들의 교육을 꼼꼼하게 챙겼다. 인상적인 문구 하나를 보자. 다산은 아들에게 “무슨 일이 있어도 사대문 밖으로 이사가지 말고 버텨라. 벗어나는 순간 기회는 사라진다” 고 강조했다. 자녀 교육에 관한 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한민국에서는 ‘치맛바람’, ‘바지바람’이 유달리 거셌고 지금도 거세다. 대한민국 교육열을 보여주는 대표적 사례가 바로 “엿이나 먹어라” 는 말의 유래다. 때는 1964년 12월 7일 치러진 서울 시내 전기 중학교 입시과목 정답을 놓고 벌어진 논란이다. 엿을 만드는 과정을 설명한 뒤 '엿기름 대신 넣어도 좋은 것이 무엇이냐'를 물으면서 ①다이스타제 ②무즙 ③꿀 ④녹말을 제시했다. 정답은 ①번 '디아스타제'였는데 침과 무즙에도 소화제 일종인 디아스타제 성분이 들어 있기에 시끄러워졌다. 학부모들이 '무즙으로 만든 엿'을 들고 서울시 교육청에 찾아가 '엿 먹어라'고 항의하고 나섰다. 결국 서울고법이 '무즙도 정답이다'고 판결하면서 경기중 39명을 포함해 서울중·경복중 등 당시 명문 중학교에 총 59명이 추가 합격했다. 파편이 튀면서 사회지도층 인사들의 자제들이 부정 입학을 한 사실이 발각돼 청와대비서관, 문교부 차관, 서울시 교육감 등이 책임을 지고 물러나야만 했다. 대한민국 교육계는 치맛바람, 바지바람을 가릴게 아니다. 특히 스포츠 분야에서 아버지의 역할은 절대적이다. 불세출의 스타 플레이어 뒤에는 하인스 워드처럼 어머니만 있는 게 아니고 아버지가 있다. 차범근, 손흥민을 떠올리면 쉽게 이해가 된다. 최고봉에 서있는게 최동원과 선동렬의 아버지다. 선동렬의 선친 선판규 씨와 최동원의 선친 최윤식 씨의 열정은 너무나 유명하지 않던가. 선동렬 선수가 송정중 1학년 때 벌써 집 근처 공터의 땅을 고르고 야간훈련을 할 수 있게 등불도 달아줄만큼 아버지의 지도는 남달랐다. 고려대 야구부 후배들을 데려와 선동렬 선수가 학교근처 갈비집에서 맘껏 먹을 수 있었던 것은 그의 선친이 "앞으로 우리 애가 오면 달라는 대로 줘라. 값은 내가 한 달에 한 번씩 올라와서 치르겠다"고 조치해놨기에 가능했다. 최동원의 아버지는 불편한 다리를 이끌고 전구 600개를 담벼락에 매달아 전용연습장을 만들었고 특수 안테나를 설치해 아들이 일본 야구를 TV로 볼 수 있도록 했다. 일본 프로야구 중계를 보며 꼼꼼하게 해설을 메모했고, 이를 연구해 아들을 지도했다. 대한민국 여자골프의 위상을 전세계 톱 랭킹에 올려놨던 박세리가 요즘 부친의 불미스런 새만금 투자 사기 문제로 인해 세간의 입방아에 올랐다. 어느 부모가 자식의 얼굴에 먹칠을 하고 싶을까만 결과적으로 어느 분야가 됐건 스타의 가족은 더 겸허해야 함을 새삼 깨닫게 해주는 씁쓸한 사건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이상문학상은 동인문학상 황순원문학상과 함께 우리나라 3대 문학상으로 꼽힌다. 천재 작가 이상(李箱))을 기려 1977년 문학사상사가 제정한 이 상은 중·단편소설을 대상으로 해마다 가장 탁월한 작품을 선정해 시상해왔다. 첫 수상자 김승옥을 비롯해 이청준 오정희 유재용 박완서 최인호 서영은 최일남 이문열 임철우 한승원 김원일 양귀자 윤대녕 은희경 신경숙 김훈 한강 김영하 등 한국 문학사를 빛낸 소설가 모두 이 상을 거쳤으니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것이 당연하다. 그러나 47년을 이어오는 동안 권위를 위협하는(?) 부침도 없지 않았다. 지난 2020년(44회) 불거진 수상 거부 사태가 대표적인 예다. 이상문학상은 그해 대상 수상자와 다섯 명 우수상 수상자를 선정했지만, 우수상 선정 작가 세 명이 수상을 거부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저작권 양도 조항>이 문제였다. 이상문학상의 저작권 양도 논란은 처음이 아니었다. 불공정 계약 관행으로 작가의 저작권 부당 침해 논란이 이어지자 2000년에는 한국문예저작권협회가 소송을 제기, 출판사의 제작과 배포금지 판결을 얻어 내기도 했다. 권위는 추락하고 출판사 경영 악화로 이상문학상은 어려움에 처했다. 지난 10일, 이상문학상이 새 주인을 맞았다. 47년 만에 바뀐 상의 운영 주체는 다산북스다. 내년(48회)부터 운영을 맡게 된 다산북스는 이미 혼불문학상, 고창신재효문학상 등 문학 분야에 큰 힘을 실어 온 출판사인데, 우리에게는 다산북스가 운영해온 문학상의 지역 연고가 관심을 끈다. 다산북스 김선식 대표는 고창이 고향이다. 전주에서 고등학교를 다닌 그는 늦게 대학에 들어가 8년 만에 졸업하고 곧바로 출판사에 들어갔다. 두 곳 출판사의 마케팅 분야에서 일했던 그가 독립해 다산북스를 창립한 것은 2004년. 올해로 20년을 맞았으니 그리 오랜 역사가 아니지만, 자타 공인하는 국내 대표출판사가 됐다. 들여다보면 그 바탕에는 탄탄한 김 대표의 철학과 비전이 있다. 다산북스의 비전은 'The joy of story', ‘스토리의 즐거움을 인류에게 전한다’는 것이다. 10여 년 전 가진 인터뷰에서 김 대표는 정약용의 애민(愛民)정신과 실사구시(實事求是)의 정신을 비전의 바탕으로 삼았다고 소개했었다. 초창기 다산북스를 일으켜 세운 베스트셀러 〈4개의 통장〉 〈덕혜옹주〉 〈리버보이〉 〈Who시리즈〉도 모두 김 대표가 직접 기획한 책들이다. “지식의 '소스'만이 아니라 지식의 '즐거움'을 독자들과 나눌 수 있는 책을 만들겠다”던 김 대표는 이상문학상을 이어받으면서도 “문학에 대한 진심을 갖고 출판을 이어가겠다”고 약속했다. 이상문학상의 새로운 출발을 응원한다./김은정 선임기자
‘특별함’은 선망의 대상이다. 그래서 ‘특별한 것’, ‘특별한 곳’, ‘특별한 사람’이 마구 늘어난다. 정치권에서는 제22대 국회 개원과 함께 특별법과 특검법이 넘쳐난다. 꼭 필요한 경우도 있겠지만, 국회의원들이 자신의 지역구 개발이나 정치적 목적 등으로 특별법을 남발한다. 그래서 ‘특별하지 않은 특별법’이 되고 만다. 또 여야가 이런저런 의혹을 들춰내며 경쟁하듯 특검범을 발의하고 당력을 집중하고 있다. 일반법에 우선해서 적용되는 특별법과 극히 제한적으로 도입돼야 할 특별검사제가 남발되면 국가의 법률체계·사법질서가 흔들릴 수 있다. 그런데도 그들은 전혀 주저하지 않는다. ‘특별한 곳’도 늘어나고 있다. 지방자치법과 각각의 특별법을 근거로 특별자치시·도가 잇따라 출범했다. 2006년 제주에 이어 세종(2012년)과 강원(2023년)이 각각 특별자치시·도가 됐다. 그리고 올 1월 18일에는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는다. 제22대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과 ‘지방소멸 위기 극복을 위한 전남특별자치도 설치 등에 관한 특별법’이 발의됐다. 민선 7기 전주시가 공을 들였지만 실패한 새로운 형태의 지방자치단체인 ‘특례시’도 지난 2022년 1월 일제히 출범했다. 경기도 고양과 수원·용인, 그리고 경남 창원 등 4곳이 특례시가 됐다. 그렇다면 이렇게 명칭에 새로 특별·특례가 붙은 곳은 정말 특별해질 수 있을까? 전북특별자치도가 출범한지 꼭 5개월이 됐다. 온갖 수식어를 끌어와 새로운 명칭에 의미를 부여했지만 지금 그 ‘특별’에 기대를 거는 도민은 없다. 쓸데없이 길어진 명칭이 여전히 어색하고, 불편할 뿐이다. 홍보한 만큼의 특별함을 가져오지 못한 지역 정치권에서는 다시 특별법 개정에 열을 올리고 있다. 고치고 또 고칠 태세다. 특별해지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현실은 냉혹하다. 대한민국에서 특별한 곳은 여전히 서울특별시뿐이다. 희소성이 없는 ‘특별’은 무색해진다. 특별한 게 많으면 더 이상 특별하지 않게 된다. 그런데도 그 명칭이 이곳저곳에서 넘쳐난다. 인플레이션이다. ‘특별’의 가치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특(特)처럼 ‘가장’·‘제일’의 뜻을 더하는 접두사 ‘최(最)’와 ‘대(大)’도 여기저기에 마구잡이로 붙는다. 각종 경연대회에서 주어지는 상(賞)의 등급만 보더라도 ‘우수상’ 위에 ‘최우수상’이 생기더니 또 그 위에 ‘대상’이 더해졌다. 최우수상이 용어와 달리 최고가 아니고, 우수상은 그렇게 우수해 보이지 않는다. 이러다가 대상보다 더 높은 등급의 상이 생길지도 모른다. 또 매우 중요한 사람을 뜻하는 VIP 위에 VVIP, 한우의 육질등급(5단계)은 1등급 위에 1+, 1++등급이 있다. 최고일 것 같고, 또 최고여야 할 1등급은 사실 중간 단계에 불과하다. 분명 정상이 아니다. 더 남발해서는 안 된다. ‘특별함’의 가치는 명칭에서 나오는 게 아니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은 민주화 이후 지역이 크게 정체돼 왔다. 그 첫번째 원인은 정치적으로 경쟁이 치열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진보진영이 선출직을 거의 독식해온 탓이 크다. 너무 오래동안 그들만의 리그가 만들어지면서 유능한 인재들이 끼어들 공간이 없었다. 굽은 소나무 선산 지킨다는 말처럼 목소리 큰 진보쪽 사람들이 지역을 좌지우지 했다. 민주화에 대한 공로가 있어 선출직을 맡았지만 전문성 결여와 세상을 바라다보는 안목 즉 미래비젼이 약해 지역발전을 도모하지 못했다. 경쟁은 자유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다. 특히 여·야 경쟁관계는 필수다. 하지만 전북은 이같은 시스템이 작동되지 않았다. 양날개로 날아가야 하는데 한쪽 날개 밖에 없다. 정상적인 사회라고 볼 수 없다. 진보와 보수세력이 건전하게 경쟁관계를 형성해야 하느데 이게 전혀 작동되지 않고 있다. 22대 총선에서 10석 전석을 민주당이 싹쓸이했다. 20년 만에 민주당이 백점 맞았다고 반기고 기뻐하는 분위기이지만 이게 지역발전을 위해 옳은 일이었는지를 생각해봐야 할 때다. 선거는 시대정신이 중요하다. 독재정권 때는 민주화가 시대정신이었지만 이번 총선 때는 윤석열 정권에 대한 중간평가로 검사독재정권을 종식시키기 위해 정권심판론이 먹혀들었다. 특히 코로나를 겪으면서 민생 문제가 도탄에 빠지자 더 정권심판론이 기세를 얻었다. 사실 전북은 민주당 안방이나 다름없을 정도로 강세지역이라서 민주당 경선이 끝나고 난 이후부터는 전혀 선거 열기를 느낄 수 없었다. 본선거가 하나의 통과의례로 요식행위에 지나지 않았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이 45.53%로 제일 표를 많이 얻어 전국적으로 12석을 차지하는 개가를 올렸다.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내기로 공약했기 때문에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간에 선명성 경쟁이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지역에서 조국혁신당 후보로 나서려고 몸을 푸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 여야 경쟁구도로 가는 게 바람직하지만 그래도 야야 간 경쟁이라도 하게 돼 다행이다. 대우그룹 전 김우중 회장이 말했듯이 세상은 넓고 할 일이 많다고 한 발언을 돼새겨야 할 때다. 너무 오래동안 민주당에 안주한 까닭에 절박함과 치열한 경쟁의식이 부족한 게 오늘의 전북인의 의식구조다. 그간 바깥세상이 얼마나 빠르게 변해가고 있는 줄 모르고 우물 안 개구리 같은 좁은 시야에 갇혀 살았는지를 깨달아야 한다. 전국적으로 지방소멸을 극복하려고 광역권으로 가고 있는 판에 인구 175만도 안 된 전북이 지역이기주의에 파묻혀 있으니 답답하고 한심하다. 2년 후에 있을 지방선거 때는 정치권에 머물러 있는 관료 출신보다는 기업 경영을 했던 인물을 단체장으로 선출해야 한다. 그 이유는 기업인들이 세상을 내다보는 안목이 더 깊고 정확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지역에서부터 기업인을 우대하고 존경하는 풍토를 만들어야 한다. 이미 AI 등장으로 지식이 판치던 시대보다는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는 시대가 도래했기 때문이다. 기업인은 장사꾼과 달리 세상을 이롭게 하는 파수꾼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기업 유치에 대한 김관영 지사의 강한 의지와 열정은 그의 준비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CEO 지사답게 가급적이면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데 사전에 실전을 방불케 하는 30여 차례 연습을 통해 완성도를 높여 간다고 한다. 정부 관계자와 기업 임원들이 해당 프로젝트 실무 책임자를 물으면 김 지사가 스스로 자신이라고 답할 정도로 임팩트를 준다는 것이다, 지난주 특강에서 김 지사가 밝힌 바이오 특화단지 유치와 관련한 뒷 얘기다. 이렇게 기업 유치를 통해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가며 미래 먹거리를 챙기는 추진 동력은 지역경제 활성화와 도민 삶의 질 개선에 있다. 이것이야말로 자치단체장의 무한 책무인 만큼 혁신 행정을 전제로 함은 물론이다. 지난달 혁신 행정 사례로 국민훈장을 받은 도로공사 직원의 번뜩이는 아이디어는 역대급 파급 효과를 낳았다. 이젠 우리에게도 익숙한 고속도로와 자동차도로 출구에 색깔이 다른 차량 유도선을 표시함으로써 운전자의 편리함을 극대화한 공로다. 2~3개 노선이 얽혀 있는 곳에선 출구 찾기가 쉽지 않아 가끔 난처한 경우를 겪을 때가 있다. 이런 점에 착안한 그의 투철한 직업 의식이 돋보이는 대목이다. 현재 전국 고속도로에만 900여 곳 이상 표시된 것은 물론 주요 도로에도 차량 유도선이 하나 둘씩 늘고 있는 추세다. 이뿐 아니라 국민 신문고를 구축해 온라인을 통한 국민 소통의 혁신 네트워크를 만들어 내거나 ‘감성 충만’ 유튜브 채널을 통해 시민들과 소통해 충주를 전국 최고 고장으로 홍보한 공무원도 있었다. 가장 눈길을 끈 건 초고령화에 직면한 농촌 현실을 감안해 우편함을 손수 제작해 집집마다 설치해 줌으로써 도회지와의 소통을 원활히 해준 우체국 직원의 공복으로서 사명감이 진한 감동을 주기도 했다. 도내에서도 지역 소멸 위기에 처한 군청 담당자가 농공단지 기업 유치를 위해 휴일도 잊은 채 사장을 끈질기게 찾아가 결실을 맺기도 있다. 정부 혁신 워크숍과 매스컴에 소개된 이런 사례를 통해 공무원의 혁신 마인드 제고와 함께 변화를 두려워하는 공직사회 경각심을 일깨워 줬다. 최근 전주시와 남원시의 역동적 행정 움직임도 주목을 끌있다. 해묵은 지역 현안 전주 종합경기장과 대한방직 터 개발에 속도를 내며 가시적 추진 성과에 대한 기대감을 높였기 때문이다. 남원 춘향제도 지난해 바가지요금 논란으로 오명을 남겨 깊은 우려를 자아냈다. 그런데 불과 1년 만에 가성비 좋은 음식을 통해 역대 최다 관광객을 끌어모으면서 화려하게 부활했다. 전문가 의견을 수렴해 부스의 고질적 병폐를 도려낸 혁신 행정의 결과다. 도민 40% 이상이 기업 유치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민생 우선 과제로 꼽은 조사 결과는 그만큼 상황이 좋지 않다는 걸 반증한다. 그 해결책의 전제 조건으로 창조적 파괴의 행정 역할도 포함됐다. 김영곤 논설위원
경남 창녕군 출신으로 지명도가 있는 이는 홍준표 대구시장, 박영선 전 장관, 박원순 전 서울시장 등을 꼽을 수 있는데 의외로 많은 사람들이 이들의 고향이 창녕인 것을 잘 모르는 경우가 많다. 주로 수도권에서 활동을 많이했고, 고향색을 크게 드러내지 않기 때문인듯 하다. 그런데 홍준표 대구시장은 고향이 창녕일뿐 고교 졸업때까지 학창시절을 대구에서 보냈고, 이후 대구에서 국회의원도 역임했기에 경남지사 출신이지만 대구시장을 하는데 거부감이 거의 없다시피 했다. 홍준표 대구시장이 요즘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정면으로 들고나와 논란의 중심에 섰다. 홍 시장은 박정희 전 대통령 동상 건립에 대한 지역 내 일부 반대 여론에 아랑곳없이 “대구는 제2의 산업화 시대를 열어가야 하며 과거의 자랑스러운 역사 재조명도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개인적으로 유신 반대 운동으로 중앙정보부에 끌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지만 박 전 대통령이 5000년 가난을 털어내고 선진국으로 가는 길목을 마련했는데 그 정신만은 참으로 존경한다”고 소신을 피력했다. 광주에 가보면 상징인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한 기념사업이 참으로 많다는 점도 덧붙였다. 홍 시장이 불을 지펴서인가. 오는 2029년 개항 예정인 대구통합신공항(=TK신공항) 명칭을 ‘박정희국제공항’으로 정하자는 주장이 경북도의회 도정질문에서 나와 비상한 관심을 끌었다. 동대구역 광장 이름을 ‘박정희광장’으로 바꾸는 작업을 진행 중인 대구에 이어 경북에서도 박정희 전 대통령 기념사업을 추진하자는 거다. 경북도의회 허복 의원은 지난 11일 제347회 경북도의회 정례회 제2차 본회의 도정질문에서 “1970년 새마을운동을 통해 5000년 가난을 물리치고 조국을 근대화로 이끈 박정희 전 대통령 업적이 이념논리에 밀려 제대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며 박정희국제공항 필요성을 제기했다. 프랑스 샤를 드골 국제공항, 미국 존 에프 케네디 국제공항, 몽골 칭기즈칸 국제공항, 튀르키예 아타튀르크 국제공항 처럼 지도자 이름을 따서 국제공항 이름을 짓자는 거다. 이에 대해 이철우 경북지사는 “신공항은 준공을 앞두고 명칭을 정하는데 그때 박정희국제공항이라는 이름을 지으면 된다. 국민적 공감대가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한편에선 대구지역 57개 단체가 최근 ‘박정희우상화사업반대 범시민운동본부’를 결성하는 등 강력한 반대 움직임을 예고했다. 우리 주변에 보면 강감찬, 세종대왕, 이순신 등의 이름을 딴 함정이나 지명은 많은데 근현대사와 관련된 이들은 아예 배제되고 있다. 평생을 독립운동에 몸바친 백범 김구나 대한민국에서 유일하게 노벨상을 수상했던 김대중의 이름을 따서 공항을 만들자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박정희는 평소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하면서 공과 과는 후세의 사가들이 평가할 것이라고 했다. 그의 사후 숱한 이들이 무덤에 침을 뱉었고 많은 시간이 흘렀다. 박정희 동상과 공항을 둘러싼 논란을 지켜보면 아직 우리사회는 근현대사에 대한 평가와 정리가 여전히 진행중인듯 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전쟁범죄자를 뜻하는 ‘전범’과 깃발을 뜻하는 ‘기’를 합친 ‘전범기’.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전범국들이 사용했던 깃발 이름이다. 독일 나치당의 당기였던 하켄크로이츠, 일본 군대가 사용한 군기인 욱일기, 이탈리아 파시즘 정권의 파시즈가 모두 전범기다. 태생의 배경이 그러하니 전범 국가의 침략으로 피해를 입었던 국가들은 이들 전범기 사용을 금기시한다. 직접적인 피해를 입지 않았더라도 국제적 분쟁을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전범기 사용에 반발하고 비판하는 국가도 적지 않다. 이들 전범기는 뜻밖에도 오랜 연원을 갖고 있다. 특히 ‘갈고리 십자가’를 뜻하는 독일 하켄크로이츠는 메소포타미아와 그리스 고대문명에서 문양이 발견되고 있을 정도로 연원이 깊다. 하켄크로이츠는 1920년 나치스가 창당할 때 문양을 정당의 상징으로 사용하면서 독일 나치즘의 상징이 됐다. 히틀러 시대에는 국기로 사용하기도 했으나 1945년 독일 패전과 함께 나치스가 해체되자 독일 정부는 아예 하켄크로이츠 사용을 법으로 금지해 버렸다. 일본의 욱일기는 다르다. 욱일기는 1870년 육군 군기로 사용하기 시작해 2차 세계대전 때는 공식 군기가 되었으나 1945년 패전으로 육해군이 해체되자 사용을 중단했다. 그러다 1954년 육상자위대와 해상자위대를 창설하면서 다시 들여와 공식 군기로 만들었다. 지금은 극우파들의 시위, 스포츠 경기 응원 등에도 욱일기 사용이 활발하다. 일본의 군국주의 사랑(?)은 다양한 통로로 표출된다. 2004년, 영국 에든버러 축제 개막공연에 초청된 일본 도쿄오페라단의 <나비부인> 무대도 그중 하나. 당시 무대 배경은 시작부터 끝까지 일본 국기를 그대로 옮긴 커다란 붉은 원이었다. 놀랍게도 우리나라에서도 욱일기 등장이 낯설지 않다. 보수단체 시위 현장에서 펄럭이는 욱일기가 대표적인 예다. 욱일기가 다시 등장했다. 지난 현충일, 부산의 한 아파트다. 국가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친 분들을 기억하고 추모하는 날, 아파트 창에 태극기가 아닌 욱일기가 걸린 사진은 언론과 SNS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국민의 공분을 샀다. 논란이 거세어지자 해당 주민은 사과문을 올렸지만 비판 여론은 여전하다. 4년 전에는 모로코의 카사블랑카 거리에 세워진 현대자동차 광고판이 논란이 됐다. 현대자동차 사진 뒤로 욱일기를 연상케 하는 광고판 배경 때문이었다. 광고를 제작한 현지 업체는 욱일기와는 무관하게 햇살이 사방으로 퍼지는 형상을 디자인한 것일 뿐이라고 밝혔지만, 우리 국민의 거센 비판을 받은 광고판은 결국 철거됐다. 식민지를 경험한 우리에게 욱일기는 군국주의의 망령일 뿐이다. 불쑥불쑥 찾아오는 그 존재가 거역스러운 이유다./김은정 선임기자
어느 날 담임 선생님과 함께 쭈뼛쭈뼛 들어온 전학생은 아이들에게 호기심의 대상이었다. 스스럼없이 다가가 금세 친해지곤 했다. 아이들이 느꼈을 이별과 만남의 어색한 감정을 풀어낸 이야기, 전학을 소재로 한 창작동화가 많았다. 그런데 언제부턴가 전학생에 대한 이미지가 크게 달라지고 있다. ‘감당 못할 전학생’이 늘고 있어서다. 물론 가족의 이사로 학교를 옮겨온 평범한 전학생도 있지만, 큰 문제를 일으켜 강제전학을 당한 이른바 ‘문제 학생’, ‘위기 학생’이 늘어난다. 이제 교실에 낯선 전학생이 들어오면 날카로운 경계의 시선부터 보내야 할 판이다. 이른바 ‘문제 학생’에게 내려지는 교육기관의 징계 중 사실상 가장 수위가 높은 처분은 전학이다.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제17조)에서는 가해 학생에 대한 조치를 1호 ‘서면사과’부터 9호 ‘퇴학’까지 단계별로 규정해 놓았다. 하지만 법률은 ‘퇴학 처분은 의무교육 과정(초·중학교)에 있는 학생에 대하여는 적용하지 않는다’는 단서를 붙였다. 이로 인해 매우 심각한 학교폭력이나 교권침해에 연루된 학생에게는 해당 법률 조항 8호에 규정된 강제전학 조치가 내려진다. 학교의 ‘폭탄 돌리기’다. 물론 학생을 폭탄에 빗대는 것은 부적절하다. 하지만 금방 터질것 같은 ‘위기학생’의 폭주가 교육현장에서 이어지고 있다. 입에 담기 조차 민망할 정도다. 최근에도 전주 모 초등학교에서 이런 일이 생겼다. 이 학교 3학년 학생이 무단 조퇴를 제지하는 교감에게 욕설을 퍼부으며 뺨을 때리고 침을 뱉는 충격적인 일이 일어났다. 해당 학생은 결국 학교를 무단 이탈했고, 이후 학교에 온 학생의 어머니는 담임교사를 폭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가 막힐 노릇이다. 이번 일로 교원단체에서는 다시 교권보호 대책을 강조하고 있다. 교권침해 논란 이전에도 학부모들의 민원이 속출했다고 하니, 같은 반 학생들은 학습권을 침해받고 정서적 학대에 시달렸을 것이다. 이런 위기 학생은 다른 학생과 교사들에게 기피를 넘어 공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최고 수위의 징계인 강제전학으로 문제가 해결될까? 당장 눈앞의 불 끄기에 급급한 미봉책이다. 이번에 논란이 된 학생도 이미 비슷한 문제로 수차례 학교를 옮겨 다니다가 지난달 이 학교에 전학 왔다고 한다. 다시 일탈행동을 할 게 뻔한 위기 학생에 대한 적극적인 분리·치유 대책이 없었던 것이다. 학교에서 심각한 문제를 일으킨 학생에 대해 현재 취하고 있는 궁극의 조치는 피해자와 격리해 다른 학교로 보내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학생의 전학을 받아야 하는 학교에서는 이후 똑같은 문제로 피해가 발생해도 괜찮다는 것일까? 그때 가서 또 전학을 보내면 되는 것일까? 세심한 진단을 통해 해당 학생을 일정 기간 분리, 치유할 수 있는 체계적인 시스템이 필요하다. 기존의 제도와 시스템에 허점이 없는지 제대로 살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22대 총선을 앞두고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후보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후보)라는 구호가 널리 회자되었다. 그 결과 전북에서 20년만에 민주당이 지역구 10석 전석을 싹쓸이했고 조국혁신당은 남원이 고향인 강경숙 원광대 교수가 비례대표 11번으로 당선됐다. 이같은 결과는 어느정도 예상했지만 막상 이같은 결과가 나오자 도민들이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왜 이같은 결과가 도출되었을까. 윤석열 정권 심판론이 먹혀들었기 때문이다. 전북은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지역구 당선은 따 논 당상이나 다름없어 완전히 파란색으로 도배질했다. 국힘에서 전주을에 정운천 후보를 공천했지만 강한 지역정서의 벽을 넘지 못하고 주저앉았다. 그간 지역구와 비례대표 의원을 역임하면서 전북특자도를 만드는 등 지역발전에 공로가 많아 기대를 갖게 했지만 실패로 끝났다. 일각에서 전북 발전을 위해 정 후보 한 명이라도 당선시켜줘야 하는 동정 여론도 있었지만 무위로 끝났다. 이번 총선을 통해 2년 후 지방선거를 가늠할 수 있을 것 같다. 지사·교육감·시장·군수·도의원·시군의원을 뽑는 지방선거도 큰 변화 없이 도긴개긴으로 끝날 전망이다. 하지만 비례대표 의원 12명이 있는 조국혁신당이 지방선거에서 후보를 공천하면 상황은 달라질 것이다. 이번 총선 때 약속한 것처럼 신속하게 국민의 가려움을 긁어주면 조국혁신당의 지지율은 계속 상승하면서 국민의 이목을 집중시킬 것이다. 도민들은 타는 목마름에 지쳐 있다. 그간 총선 때마다 민주당 후보를 당선시켜줬지만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곧장 드러내지 못해 전북 몫을 찾아오지 못했다고 불만이 높다. 이런 식상한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새로운 변화를 바라는 도민들이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후보를 1순위로 지지, 득표율 45.53%를 기록했던 것. 상당수 도민들은 이재명이 이끄는 민주당에 식상함을 느껴 조국혁신당이 강력하게 치고 나서면 경쟁상대가 될 것으로 본다. 특히 국민의힘의 지지율이 실정으로 답보상태에 머물러 있는데 민주당 지지율도 정체돼 있어 경제난에 지쳐 있는 서민들이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민주당 안방인 전북에서 똘똘한 인물들이 다음 지방선거에 조국혁신당 후보로 대거 출마하면 가능성이 높다는 사람들이 있다. 그간 오래동안 민주당에 안주하다 보니까 타성에 젖어갈수록 실망하는 빛이 역력하다. 사실 전북에서 경쟁 없이 민주당 일당독주 체제가 지속되다 보니까 유권자들이 식상함을 느낀지 오래다. 이런 상황에서 조국혁신당이 윤석열 검사독재를 조기에 종식시키겠다고 순발력 있게 대응하자 상당수 도민들이 비례대표 선거에서 조국혁신당을 1등으로 만들었다. 지금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를 대통령 만드는 데만 전념, 민생 처리에 소홀하다는 여론과 이재명 사법 리스크 때문에 지지율이 오르지 않고 있다. 이에 반해 조국혁신당이 공약을 제대로 이행해 국민들한테 신뢰를 얻으면 다음 지방선거에서 새로운 강자로 떠오를 것이다. 조국혁신당 때문에 모처럼 만에 전북에서 경쟁의 정치가 열릴 수 있을 것 같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전북 국회의원의 고질병인 상임위 중복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4월 총선 직후 도민들과 약속한 '겹치기 해소' 기조가 갑자기 뒤집힘에 따라 도민들 시선이 곱지 않다. 22대 국회 전반기 상임위 배정에서 농해수위에 의원 4명이 무더기로 1지망 신청을 했다고 한다. 지역구 의원은 10명이 고작인데 상임위는 17개로 전략적 배치가 절실한 상황에서 이 같은 쏠림은 자칫 정치력 약화를 불러올 수 있다. 당선자 시절 이들은 전북 발전의 큰 그림에서 현안 해결에 걸림돌이 된 상임위 중복을 피하기로 천명해왔다. 그런데 채 두 달도 안돼 언제 그랬느냐 식으로 약속을 깨고 정치적 속셈을 드러낸 셈이다. 주민에 의해 선택된 지역의 대표자로서 이중적 행태를 선보임으로써 초심을 잃은 것은 아닌지 의구심이 든다. 상임위 중복은 의원 이기주의와 맞닿아 있다. 자기 정치 기반과 지역구 문제에 집착한다는 비판에 시달려왔다. 그들도 이 점을 의식해 현안 해결에 포커스를 맞추기로 공감대를 가졌다. 의원 수가 절대 부족한 상황에서 서로 겹치지 않으면서 정치력 누수를 막자는 의미다. 상임위 연결고리를 한개라도 추가해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 하자는 것. 3선 이상 의원들은 법안 처리 열쇠를 쥐는 상임위원장을 노리되, 재선 3명은 전북 위원장과 겹치지 않는 상임위 간사에 주력키로 했다. 하지만 아쉽게도 3명 중 이원택 의원만 농해수위 간사로 정해졌다. 전북도당위원장인 한병도 의원이 전북특별자치도 후속 법안을 뒷받침하기 위해 행안위원장을 희망한 건 전략적 판단과 맞아떨어진다. 최근 일련의 움직임을 보면 총선 직후 일사불란한 모습과는 약간의 온도 차를 느낀다. 지역 정치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신구 힘겨루기 양상을 띠고 있다. 사실 22대 국회의원 면모는 한병도 김윤덕 안호영 의원 등 기존 중심축이 여전한 가운데 공석이나 다름없던 이상직 이용호 의원 자리에 이성윤 박희승 의원이 들어왔다. 여기에다 재선 김성주, 초선 김수홍 의원을 꺾고 합류한 5선 정동영, 4선 이춘석 의원이 중량감을 한층 더해줬다. 파워 게임이 불가피할 거란 관측이 제기된 배경이다. 22대 국회의 방향성은 21대 실패에서 찾을 수 있다. 원팀 정신을 강조하며 지역 현안 해결사를 자처한 건 공통점이다. 관심을 끄는 건 도지사 선거를 둘러싸고 이해 충돌 양상이 빚어지면서 각자 도생의 길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지난 2022년 도지사 선거 논란을 기폭제로 해서 균열 조짐을 보이던 21대 국회의원 갈등이 노골화되면서 ‘원팀’ 은 무색해졌다. 김관영 도정 출범 뒤에도 이런 기류가 계속되더니 급기야 잼버리 사태를 계기로 무기력한 의정 활동이 부각되면서 최약체 평가를 받았다. 2년 뒤 도지사 선거의 데자뷔 가능성에 주목하는 이유다. 상임위 배정에서 드러났듯이 의원들 속내가 다르기 때문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백제는 고대 동아시아권에서 가장 빛나는 문화적 역량을 발휘했다. 그러나 아쉽게도 그 역사는 길지 않았다. 기원전 18년에 건국해 660년에 패망했으니 700년이 채 안 되는 짧은 역사다. 이후에는 존재조차 미미해져 고대 삼국에 대한 역사적 평가에서도 주목받지 못했다. 백제에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한 것은 1971년 무령왕릉이 발굴되면서다. 그 뒤 서서히 역사의 전면에서 부활(?)하기 시작했다. 백제는 두 번이나 수도를 옮기는 천도를 했지만, 강과 바다를 안고 있는 지리적 여건으로 수운 해운 교통이 발달해 개방성이 강했다. 덕분에 선진문화를 받아들여 자기화하고 그것을 더 발전시켜 주변국에 다시 전달하는 교류 활동이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고대 동아시아 공유문화권 형성에도 핵심 역할을 할 수 있었던 바탕이다. 2015년 7월, 공주 부여 익산을 잇는 8개의 백제역사유적지구가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됐다. 충남과 공주가 무령왕릉으로 세계문화유산 등재 추진에 나섰던 것이 1990년대 중반이니 20년 만에 얻게 된 결실이다. 주목하게 되는 것이 있다. 등재된 세계문화유산이 공주 부여 익산의 백제역사유적을 함께 묶은 지구 단위라는 점이다. 당초 백제유적을 안고 있는 공주와 부여, 익산은 각각 따로 세계유산 등재를 추진했다. 그러니 모든 인류가 공동으로 보존하고 관리해야 할 ‘탁월한 보편적 가치(Outstanding Universal Value·OUV)’와 진정성, 완전성을 동시에 갖춰야 하는 등재 조건을 충족시키기 쉬웠을 리 없다. 2011년 3개 기초단체와 광역단체 전북과 충남이 <공주부여익산 백제역사유적지구 세계유산 등재 추진단>을 발족해 협업으로 등재 추진에 나선 배경이다. 당시 추진단은 ‘인간 가치의 중요한 교류’와 ‘문화전통 또는 문명의 독보적이거나 특출한 증거’를 내세웠다. 이 과정에서 3탑 3금당이라는 특별한 구조를 가진 익산 미륵사와 진정성을 증명할 수 있는 왕궁리 유적의 역할은 컸다. 들여다보면 백제역사유적은 복원과 상상으로 지켜질 수 있는 가치, 보이지 않는 것의 가치를 알려준다. 익산의 유적들이 특히 그렇다. 구체적 유적이 부족하다고 해서 실체가 규명되지 않은 섣부른 복원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세계문화유산이 된 백제역사유적은 다양한 통로로 부상하고 있다. 그러나 세계문화유산으로서의 가치를 어떻게 살려 나갈 것인지, 지역마다 특성을 살리면서도 세계문화유산 도시를 어떻게 조성해나갈지 과제는 여전히 무겁다. 익산시와 익산문화재단이 만든 역사유적 관광상품이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는 소식이다. 백제유적의 탁월한 가치가 확산될 수 있는 모처럼의 기회가 반갑다./김은정 선임기자
쓰레기 배출량이 갈수록 늘고 있다. 쓸모없게 되어 내다 버린 잡동사니가 산처럼 쌓인다. 쓰레기는 하찮고 쓸모없는 물건이나 사람을 낮잡아 이르는 말이기도 하다. 이것을 담는 용기인 쓰레기통도 똑같은 취급을 받았다. 그런데 정작 없으니 아쉽다. 손에 든 쓰레기를 당장 버려야 하는데 길거리에서는 좀처럼 찾아볼 수 없다. 내년이면 꼭 30년이 된다. 도심 거리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쓰레기통은 지난 1995년 ‘쓰레기 종량제’ 전면 시행 이후 사라지기 시작했다. 쓰레기 불법투기 억제와 악취 방지, 도시 미관 등을 위해서다. 일부 시민들이 가정이나 가게에서 나오는 쓰레기까지 길거리 쓰레기통에 아무렇게나 버려 문제가 되면서 공공 쓰레기통은 빠르게 사라졌다. 그런데 정작 쓰레기통이 없어지면서 거리가 지저분해졌다. 길거리 무단투기가 늘어 환경미화원들이 어려움을 겪기도 한다. 코로나 시국때는 시내버스 내 음료 반입이 금지되면서 버스 승강장 주변에 버려진 음료 용기가 쌓이기도 했다. 그리고 지금도 곳곳에 아무렇게나 버려진 쓰레기가 도시 미관을 해치고 있다. ‘쓰레기 버릴 곳이 없다’며 불편을 호소하는 시민이 늘어나고, 버스 승강장과 번화가 골목에는 누가 가져다 놓았는지 모를 쓰레기 수거용 ‘빈 깡통’이 보이기도 한다. 몇 년 전부터 전국 각지에서 길거리 쓰레기통이 속속 부활하고 있다. 도심 거리에 다시 쓰레기통을 설치하는 지자체가 늘고 있다. 모양과 색상이 확 달라졌다. 화려하게 변신했다. 시민 아이디어를 반영한 참신한 디자인으로 지역주민과 관광객들의 눈길을 끌기도 한다. 그 지역에서만 볼 수 있는 독특한 모양의 아이디어 쓰레기통이 시민들의 호응 속에 확대 설치된다면 도시의 새로운 아이콘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전북지역에서는 여전히 길거리 쓰레기통을 찾아보기 어렵다. 전주 한옥마을을 비롯한 유명 관광지나 일부 공원을 제외하면 쓰레기를 버릴 곳이 아예 없다. 전북지역 대다수의 시·군에서는 길거리 쓰레기통 확대 설치 방안을 검토조차 하지 않고 있다. 물론 거리 곳곳에 공공 쓰레기통을 설치하면 종량제의 취지인 생활쓰레기 배출량 감소 효과가 줄어들 수 있고, 집 안에서 발생한 쓰레기까지 일반 봉투에 담아 길거리 쓰레기통에 몰래 버리는 얌체족도 나타날 것이다. 쓰레기통 주변에 분리되지 않고 마구잡이로 쌓이는 오물과 악취로 오히려 도시미관과 거리 환경을 해칠 수도 있다. 또 이를 관리해야 하는 지자체의 부담도 클 것이다. 그렇다고 손사래부터 칠 일이 아니다. 시민들의 의견을 폭넓게 들어야 한다. 먼저 쓰레기 무단투기가 빈번한 거리를 정해 시범사업을 실시하고, 그 효과를 분석해 확대 시행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할 필요성이 있다. 지역의 특색을 반영한 독특한 디자인을 도입한다면 새로운 도시경관을 만들고, 거리환경 개선에 대한 관심도 높일 수 있을 것이다. 우려도 있겠지만 믿어야 한다. 시민의식을.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은 몇시인가. 지역에 돈 될만 한 것이 없어 외지인들도 별반 찾지 않는다. 전주 한옥마을도 지금도 스쳐지나가는 경유 관광지밖에 안 된다. 연간 1500만 명이 전주 한옥마을을 찾지만 택시운전사, 콩나물국밥집, 비빔밥집, 막걸릿집, 일부 숙박업소에서나 이삭줍기할 정도이며 관광객들이 돈을 쓰고 가질 않아 윗목 아랫목 구분 없이 전체적으로 온기를 못 느낀다. 도청 소재지인 전주 중심상가가 오래전부터 텅텅 비어 있다. 여수는 엑스포를 치른 이후 관광객이 연중 넘쳐나면서 활기를 띠어 빈 상가가 없을 정도다. 지금 도민들이 바깥세상이 어떻게 빠르게 변하는지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다. 너무 오랫동안 지금 같은 삶에 익숙한 탓인지 변화에 모두가 둔감해 그저 그렇게 살아간다. 인구나 경제력 면에서 우리 뒤에 있던 강원과 충북이 우리를 휠씬 앞질렀다. 강원도는 평창 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KTX가 강릉 동해 앞바다까지 연결돼 서울시민들의 앞마당이 돼버렸다.대기업들의 이해관계가 얽혀 골프장이나 관광·레저 쪽으로 투자를 계속해 지역발전이 가속화되고 있다. 충북은 오송을 바이어산업단지로 특화해 산학연체계를 구축한 바람에 예전의 충북이 아니다. 바이오 후발주자인 전북이 최근에는 충북한테 한수 배우러 다닌다. 왜 충북도민들이 오송역을 KTX 분기역으로 하려고 사투를 벌였는지를 이제야 알 것 같다. 충북은 청주·청원을 통합하고 청주공항이 들어서면서 중부권 물류허브로 급속하게 발전해가고 있다. 수도권 물류가 넘쳐나면서 그 모든 물류를 청주공항에서 처리해 청년 일자리가 계속 늘어간다. 부·울·경 메가시티 건설이나 최근 들어 정치·경제적인 이해가 맞아떨어진 대구·경북의 통합론이 뜨겁게 달궈지고 있다. 광역단체 간에 통합을 이루려고 양 단체장 간에 의기투합이 이뤄지고 있는 반면 전북은 새만금 행정구역을 놓고 3개 시·군이 피 튀기는 싸움을 하고 전주·완주 통합을 놓고 완주 정치권에서 비토하는 바람에 통합 자체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간 전북은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에 너무 매몰된 게 패착이었다. 새만금사업 하나에만 올인한 것이 잘못이었다. 지역 간 균형발전을 도모하지 않은 탓이 컸다. 이제 와서 이 모든 것을 함께 다 추진하려다 보니까 힘이 부친다. 성과주의를 내세운 김관영 지사도 도민들에게 뭔가를 보여주려고 혼자 뛰다 보니까 맘만 급하지 뜻대로 잘 안된다. 그도 그럴 것이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 하마스 간 전쟁으로 국제 원자재값이나 원유값 그리고 곡물값이 뛰어올라 기업들의 자금 사정이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해 새만금에 10조 원 이상 투자 유치했다고 자랑했던 이차전지사업도 미국이 IRA감축법에 따라 중국 자본 비율이 25% 이상인 기업은 전기차 보조금 지급 대상에서 제외키로 해 한·중 합작기업들이 투자계획을 미루거나 포기하려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22대 국회의원에 기대가 컸는데 10명 중 4명이 농해수위를 중복 신청해 희망이 절벽으로 바꿔지고 있다. 왜 전북의원들은 21대처럼 이 모양 이 꼴인가 모르겠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10년 전 술자리에서 뺨을 맞았다는 한 교수의 발언을 둘러싼 진실 공방이 갈수록 혼돈의 연속이다. 2022년 당시 교육감 선거를 뒤흔들어 놓았던 이 발언이 법정에서도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상황까지 이르게 된 것은 전적으로 그의 말 바꾸기 탓이다. 공개 석상에서 본인이 한 발언을 스스로 뒤집기 함에 따라 자신의 신뢰성을 떨어뜨린 셈이다. 이솝 우화 ‘양치기 소년’ 과 비슷한 양상이다. 거짓말을 반복하다 진짜로 “늑대가 나타났다” 는 소년의 말을 사람들이 믿지 않은 것과 같은 이치다. 개인의 도덕성 문제로 치부하기엔 사회적 이슈를 불러온 만큼 기류가 강경한 편이다. 이 사건 당사자 임에도 그가 공인으로서 보여준 모습은 무책임한 말 바꾸기가 고작이다. 얼마 전 진행된 2심 재판에서 그는 1심 무죄 판결 때 발언을 또 뒤집었다. 이렇게 실체적 진실을 밝히는 법정에서도 오락가락한 발언이 이어 지면서 그의 진술에 대한 신빙성 여부가 도마에 올랐다. 선거 과정뿐 아니라 경찰과 검찰 조사, 심지어 법정 진술까지 말 바꾸기를 되풀이하는 그의 태도에 시선이 곱지 않다. 진검승부를 가리는 결정적 순간에도 그의 말 한마디에 따라 선거판이 요동치고 후보들 희비가 엇갈렸음은 물론이다. 그에게 책임을 묻고자 하는 건 그의 말 바꾸기가 블랙홀 역할을 하며 모든 이슈를 빨아들여 교육감 선거 때 백년대계를 논의하는 토론 자체가 실종됐다는 점이다. 한때 그의 뜨뜻미지근한 태도에 대해 뒷말이 무성했다. 본의 아니게 오래전 자신과 관련된 일이 선거 국면에서 갑자기 화제가 되자 그가 곤란한 상황에 놓인 걸로 보인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가운데 처음에는 스탠스 취하기가 쉽지 않았던 모양이다. 실제 선거에서 치열한 경쟁을 펼친 두 후보가 공교롭게도 그와 학교 인연을 맺어 오랜 친분 관계를 유지했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그런 처지의 상황에서 당사자로서, 공인으로서 무거운 책임감을 회피할 순 없다. 그때 진실을 밝혔더라면 선거 끝난 지 2년이 다 된 지금까지 소모적 논쟁을 겪지 않아도 됐다. 하지만 말 바꾸기는 분명한 의도가 있기 마련이다. 그의 말 바꾸기로 인해 꼬인 실타래가 결국 부메랑이 되어 그를 옭아 매고 말았다. 여러 번 기회가 있었는데도 진실을 밝히기는커녕 되레 의혹만 부채질했다. 그는 선거 때 사실관계 확인을 위해 기자가 취재 요청을 해도 일절 응하지 않았다. 일파만파 사태가 번지면서 그에 대한 부정적 이미지만 키우더니 결국은 위증죄로 구속되는 최악의 상황에서 재판 받는 신세가 됐다. 사소한 시비로 발생한 가십성 기사인데 그의 발언 뒤집기를 통해 뉴스밸류가 커진 것이다. 수 많은 논란 속 그가 공인으로 부적절한 처신을 통해 남긴 트라우마가 있다. 누구도 이젠 그의 발언을 귀담아 듣지 않는다는 것, 혹여 발언이 또 뒤집힐까 두려워서다. 김영곤 논설위원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공직자 줄서기’ 악습, 이번엔 뿌리 뽑아야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
‘연두색 넥타이’와 개헌의 봄
아리랑에 담긴 한민족의 고유정서
새 주인 맞는 군산조선소, 신조선박 보고 싶다
'매커니즘'보다 '구조'가 좋아요
고래가 싸우는 세계, 한국의 길
부모님의 땀방울 서린 농지, 지혜롭게 물려받는 법
제세공과금이 뭔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