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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동권 출신 말고 전문가를

민주당이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17%차로 대승을 거둔 게 전북에도 순기능으로 작용할 것 같다. 잼버리 실패 책임을 전북에다가 똘똘 뒤집어 씌워 새만금관련 예산을 78%나 삭감했던 정부 여당이 최근들어 유화 제스쳐를 쓰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와 국민의힘이 성난 전북민심과 수도권 출향인의 결집을 차단해야만 어느정도 내년 총선에서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 삭감한 예산을 부활시킬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왜 이 같은 일이 생겼는가를 살펴봐야 한다. 그래야 재발방지책을 마련하면서 해답을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적으로 여가부장관 등 5인 공동조직위원장 책임이 크지만 집행위원장을 맡았던 전북도지사도 일정부분 책임이 있다. 감사원 감사가 진행돼 시시비비가 가려 지겠지만 집행예산규모로 볼 때 전북이 20%대의 책임은 져야 한다. 처음부터 공동조직위원장 구성을 놓고 송하진 전 지사와 민주당 김윤덕 국회의원간 갈등이 컸다. 송 전 지사가 조직위원장을 맡길 강력히 원했지만 여가부 측과 스카웃연맹 측의 강력 반대로 집행위원장으로 격하되었다. 전북지사는 법상 권한과 책임을 놓고 볼 때 개최지라는 이유로 시군 공무원들을 조직위에 파견하고 궂은 일과 잡일을 도맡아 했던 것. 폐영후 쓰레기를 치우는 등 뒷정리를 깔끔하게 처리했으나 비난의 화살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후일담이지만 전북도가 윤석열 대통령 참석행사에만 온갖 신경을 썼지 대회준비에는 소홀했다는 말들이 나왔다. 하지만 국민의힘 의원들과 정부가 잼버리 대회 실패 책임을 빌미로 생각지도 않았던 새만금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분명 폭거요 전북 도민의 자존심을 짓밟는 행위였다. 이 같은 일이 다시 발생하지 말라는 법이 없기에 철저한 대비책을 강구해야 한다. 자강의식을 갖고 전북이 정치력을 키워 존재감을 높여야 한다. 철 지난 낡은 이념으로 무장한 운동권 출신 갖고는 AI시대에 맞는 정치를 할 수 없다. 그러기 때문에 농도 전북인 만큼 스마트 첨단농업 육성을 위해 농림수산식품부에서 잔뼈가 굵어 차관까지 지낸 농업전문가 김종훈 전북경제부지사 같은 전문가를 국회로 보내야 한다는 것. 김 지사와 고시동기인 김 부지사가 1급자리인 경제부지사를 맡은 것은 더이상 고향의 낙후상황을 보고만 있을 수 없다고 판단, 김 지사와 함께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섰던 것. 그 결과 김제시가 3건 총310억 가량의 농림수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되도록 도움 준 것을 비롯 진안 장수 남원시의 국가예산 확보에 결정적 도움을 줬다. 아는 만큼 길이 보인다는 말처럼 중앙인맥이 좋은 전문가를 국회로 보내야 전북 몫을 찾아올 수 있다. 원광대 1학년 재학중 해병대에 입대해 수색작업을 펴다가 순직한 전북의 아들 채상병 사건을 전북 국회의원이 파헤쳤어야 했지만 모두가 모기소리도 못냈다. 이런 식으로 국회의원을 눈감고 하다 보니까 대거 물갈이론이 확산된다. 면책특권 뒤에 숨어 밥값도 못하는 의원은 국민대표가 아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11.05 17:50

새만금 경제론

국책사업 인데도 33년째 공사를 진행하면서도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새만금 사업. 그만큼 우여곡절이 많았고 소외와 차별, 분노로 점철됐다. 그런 참기 어려운 아픔을 간직했지만 그보다 더 혹독한 위기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현실이 매우 안타깝다. 그때 그때 정치 논리에 따라 심한 부침을 거듭해 왔지만 경제적 측면의 잠재 가치는 계속 외면 받아온 것도 사실이다. 대중국 전진기지로 새만금이 급부상한 셈이다. 올해 1분기 우리 경제의 대중국 수출의존도는 19.5%로, 지난 2020년 25.9%를 기록한 이후 코로나 기간 다소 줄었다. 그래도 중국의 무역 보복이 두려울 정도로 우리 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은 대단하다. 지정학적으로 새만금이 기업들의 구미를 당기는 흡수 요인으로 꼽힌다. 국내외 투자 러시로 산업 용지는 이미 바닥난 상태다. 그 상황에서 잼버리와 엮인 예산 삭감을 둘러싸고 기업들이 불안해하며 투자를 꺼린다는 점에서 심각성을 더해준다. 새만금이 국제투자진흥지구에 이어 이차전지 특화단지까지 업그레이드 되자 기업들의 투자 열기는 뜨겁다. 정부도 이런 점을 감안해 기본계획안에서 농지 비중을 줄이는 대신 산업 용지 확대 쪽에 무게를 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제2 반도체’ 로 불리는 이차전지의 경우 최근 3년간 LG화학, SK온, LS, 에코프로, 엘앤에프 등 투자액만 7조 8000억에 이른다. 지난 30일 롱바이 그룹이 새로 1조 2천억 투자협약을 맺은 가운데 보복성 예산 칼질로 SOC 인프라의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타 시도와의 치열한 경쟁 속에 물류 수송이 기업 경쟁력을 좌우한 까닭이다. . 당장은 전북에 미운 털이 박혔더라도 우리 경제의 미래 먹거리를 감안하면 ‘새만금 희생양’ 은 번지수가 틀렸다. 으레 중앙 정치권의 전북 길들이기에 단골 메뉴로 활용된 건 익히 알려졌다. 윤석열 대통령도 지난해 4월 전북 방문에서 “새만금 입지 여건은 세계 최고 수준이다. 기업들이 바글바글하는 지역으로 만들어 보자” 며 분위기를 띄웠다. 새만금개발청 투자액도 정부 출범 이후 1년새 지난 9년치의 4배가 넘는 6조 6000억으로 늘렸다며 자랑했다. 정부도 뒤질세라 7월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지정함으로써 한껏 기대감을 높여 주었다. 그러나 잼버리 뒤 상황은 극과 극으로 치달았다. 새만금 SOC 확충과 산업 용지 확보는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투자다. 설령 전북을 위한 투자라 해도 30년 넘게 속앓이를 해 온 도민들에게 생색낼 일은 더더욱 아니다. 전북의 내년 예산 정부안을 보면 작년보다 3천 870억이 줄어든 7조 9215억으로 전국에서 감소 폭이 가장 크다. 광주, 대전을 제외한 타시도는 모두 늘어났다. 호남권이라도 광주는 971억 감소에 그쳤다. 역설적으로 과거 정권에서 전북이 소외와 차별을 통해 낙후 지역였다는 점이 새만금 사업의 계기로 작용했다. 그런 만큼 더 이상의 홀대는 30년 넘은 세월로도 충분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1.02 17:48

고창 영선고 야구부

고창 무장면은 고창읍으로부터 서쪽으로 약 16km 떨어진 곳에 있는 작은 면 지역인데 1894년에 발생한 동학농민혁명으로 인해 잘 알려져 있다. 관아문화를 엿볼 수 있는 무장읍성이 있고, 무장향교, 용오정사 등 유적지도 많다. 그런데 면 단위 작은 시골 학교인 영선고에 지난 27일 야구부가 창단되면서 큰 이목을 끌었다. 전북교육감을 지냈던 염규윤씨가 교장을 지낸 바 있고, 최백규 전 도의원 역시 이 학교 교장 출신이다. 그런가하면 고석원 현 무송학원 이사장은 전북도의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작은 면단위에 있는 전형적인 시골학교 출신 인사들이 교육감, 도의장, 도의원 등을 잇따라 지낸 것을 보면 예사롭지 않은 일임엔 분명하다. 이 학교 교장을 지냈던 이희철 씨는 전북 유도계 발전에 앞장서 온 원로다. 사실 요즘엔 있는 팀도 없애는 추세다. 어린 학생들이 엘리트 선수의 길을 걷지 않으려고 하는데다 막대한 비용이 소요되는 특성상 학교나 재단 모두가 부담을 느끼기 때문이다. 영선고 야구부는 8년 전 출범했으나 4년 만에 해체됐다가 이번에 다시 창단됐다. 이로써 전북지역 고교 야구부는 군산상일고(옛 군산상고), 전주고, 정읍 인상고, 고창 영선고 등 모두 4곳이 됐다. 고교 야구의 인기가 최고조에 이르던 1970년대 이후 전북 고교 야구팀은 군산상고, 전주상고, 전주고 등 3곳이었다. 흔히 성동원두(城東原頭)란 애칭으로 일컬어졌던 동대문야구장은 한국 야구의 성지와도 같은 곳인데, 1960~1970년대 고교야구와 실업야구의 전성기를 보냈고, KBO 리그의 역사 역시 이 곳에서부터 시작됐다. 특히 70년대 이후 전국대회를 석권하던 군산상고는 성동원두를 달구던 뜨거운 함성의 주인공이었다. 영선고 야구부는 지도자 3명과 1∼2학년 선수 17명으로 구성됐다고 한다. 박진호 전 쌍방울 레이더스 선수가 감독을 맡았다. 영선고 야구부는 2015년 11월 창단식을 갖고 고교 대회에도 참가했지만 전북도교육청의 승인을 받지 못했다고 한다. 도교육청은 ‘학생 수급을 위한 단체 운동부 창단 불허’ ‘운동부로 인한 민원 발생으로 도교육청 청렴도 저하 예상’ 등의 이유를 들어 허가를 내주지 않았는데 속내는 고석원 이사장이 교육감 선거때 다른 사람을 밀었다하여 김승환 당시 교육감 측으로부터 괘씸죄에 걸린게 결정적 이유였다고 한다. 한국야구위원회로부터 지원금을 받고 스포츠클럽으로 운영하던 야구부는 끝내 2019년 말 눈물의 해단식을 가져야만 했다. 세월이 한참 흐른 뒤 영선고는 재단과 동창회, 지역민들의 염원이 한곳에 모아지면서 재창단에 성공했다. 고석원 이사장과 강현숙 교장이 발벗고 나섰고 지난해 7월 취임한 서거석 교육감이 적극 도왔다고 한다. 창단식에 서거석 교육감, 윤준병 국회의원, 심덕섭 고창군수, 정강선 전북체육회장, 김성수·김만기 도의원 등이 참석한 것만 봐도 영선고 야구에 대한 지역민들의 큰 기대를 짐작케 한다. 영선고 야구가 전주고, 군산상일고, 인상고 등과 더불어 제2의 전북야구 중흥기를 이끌기를 기대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11.01 14:29

오래된 공간의 위기와 기회

강원도 원주에는 얼마 전까지만 해도 시민들이 지켜낸 오래된 극장이 있었다. 1963년 문을 열었으니 올해 꼭 60주년을 맞은 단관극장 <아카데미극장>이다. 단관극장은 스크린을 한 개만 갖추고 있는 옛날식 극장이다. 옛 극장은 모두 단관극장이었으나 지금은 모든 극장이 여러 개의 스크린과 복수의 상영관을 갖춘 이른바 ‘멀티플렉스’ 극장이다. 환경이 바뀌면서 오래된 단관극장들은 살아남지 못하고 문을 닫았다. 원주에도 아카데미극장뿐 아니라 5개의 단관극장이 있었다. 그러나 2000년대 중반, 멀티플렉스 극장이 들어서면서 단관극장들은 하나둘 문을 닫았다. 아카데미극장도 철거 위기에 놓였다. 극장의 원형을 갖고 있는 단관극장으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이 극장을 지키기 위해 시민들이 나섰다. 여러해동안 이어온 시민들의 보존 운동은 결국 결실을 얻었다. 지난 2021년 원주시는 극장을 사들여 복원하고 시민 소통공간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시장이 바뀌자 복원계획은 다시 철거로 바뀌었다. 일사천리(?), 지난 10월 28일 철거가 시작됐다. 철거 반대 농성과 격렬한 시위로 물리적 충돌까지 벌어졌지만, 건물은 대부분 철거되고 말았다. 도시재생의 가치가 증명되고 있지만, 아직도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런 사례는 원주만의 일이 아니다. 쓰임을 다한 낡고 오래된 공간을 활용해 도시의 자산으로 만들어낸 성공 사례가 부러운 이유도 그 때문이다. 수많은 기존 공간을 복원해 도시재생을 성공시킨 독일 베를린에는 관광객들이 찾아가는 흥미로운 공간이 있다. 베를린 크레우츠버그에 있는 <발하우스 콘서트홀>이다. 19세기의 사교댄스장의 원형을 살려 독특한 형식의 공연장으로 만들었다. 객석이라고 해봐야 100여 석이 전부인 이 작은 공연장은 화려하게 복원된 재생공간들과는 달리 낡고 비좁은 구조에 평범한 주거지역의 건물 사이에 있어 찾아가기도 쉽지 않지만, 베를린의 자유로운 예술가들이 창작무대로, 국제예술 무대로 활용하면서 이름을 알렸다. 베를린 이주문화를 대표하는 연극이나 댄스, 클래식과 현대음악 콘서트, 퍼포먼스와 설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국제교류 활동도 활발하다. 낡고 방치된 공간에서 베를린의 빛나는 자산이 된 이곳을 주목하는 이유가 있다. 공간의 쓰임새를 찾아가는 과정과 결과다. 이 지역주민들과 전문가들은 건축물의 역사도 살리고 현대에 맞는 쓰임을 찾기 위해 다양한 활용방안을 놓고 고민했다. '오래된 공간의 역사를 기억하면서도 가장 가치 있게 활용하는 방식'을 찾는 것이 목표였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베를린은 새로운 자산을 갖게 됐다.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선택. 지금 우리에게도 필요한 지혜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10.31 18:02

불균형의 시대, ‘20명 교실’ 가능할까

너무 많아서 문제고, 또 너무 적어서 걱정이다. 지역별로 큰 차이를 보이고 있는 초‧중‧고교의 학생 수 얘기다. 농어촌과 원도심 학교는 폐교를 걱정하고, 반대로 아파트가 밀집한 신도심은 학생 수가 너무 많아 골머리를 앓는다.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는 불균형 현상은 학교에서도 심각하다. 20명.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교원단체와 정치권에서 적정 수준의 학급당 학생 수로 제시한 인원이다. 공교육의 질을 높이고 교육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최근 수년 사이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초‧중등교육법 개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하지만 20명이라는 구체적 숫자를 법령에 명시하지는 못했다. 이런 가운데 세종과 서울‧ 울산‧ 강원‧ 광주교육청 등이 ‘초등 1학년부터 단계적으로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이하로 편성하겠다’는 방침을 속속 밝혀 눈길을 모은다. 전북교육청에서도 ‘2023학년도 학급편성 기준’을 정하면서 초등 1학년에 한해 학급당 학생 수 기준을 20명으로 낮췄다. 다만 택지개발지구 등 교실이 부족한 지역은 예외로 했다. 신도심의 과대‧과밀 학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해서다. 전주 에코시티의 모 초등학교는 운동장에 임시 모듈러 교실을 설치할 정도로 과밀 현상이 심각하다. 현행 초·중등교육법 시행령은 교육감이 학년도별로 관할 학교의 학생 배치계획을 수립하도록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시‧도별로 학급당 학생 수를 달리 정하고 있고, 같은 시‧도 내에서도 농어촌과 도시, 그리고 원도심과 신도심 학교의 기준이 각각 다르다. 전주의 경우 올해 학생 배치 기준으로 정한 초등학교의 학급당 학생 수는 일반 학교 27명, 택지개발지구 28명, 원도심 학교 26명이다. 최대한 현실 여건에 맞춘 것으로 풀이된다. 전주지역 75개 초등학교 중 9곳이 전교생 100명 이하의 작은학교다. 반면 7곳은 1000명이 넘는 과대‧과밀 학교로 나타났다. 이들 신도심 과밀학교에서 ‘20명 교실’은 상상조차 어렵다. 학급당 학생 수 감축을 위해서는 학급 수를 늘리거나 학교를 새로 건립해야 하고, 늘어나는 학급 수만큼의 교사 증원도 필수다. 그런데 교육부에서는 학령인구 감소를 이유로 학교 신설을 억제하고, 교사 정원마저 감축하면서 엇박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과대·과밀 학교의 학생을 인근 원도심과 농어촌 작은 학교로 분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버스로 30~40분 거리 내의 작은 학교로 통학 수 있도록 공동통학구를 확대하고, 차량을 지원해주는 방식이다. 하지만 자녀 교육 문제에서는 극도로 예민해지는 학부모들에게 동의를 얻어내는 일은 기대하기 힘들다. 지역 간 인구 불균형, 그리고 신도심과 원도심으로 나뉘는 도시 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한 정책적 노력이 앞서야 한다. 또 학교 간 불균형 문제를 풀어낼 새로운 방식의 해법도 찾아야 할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10.30 14:47

새만금 예산 삭감과 물갈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도민들의 민주당 지지도가 더 견고해졌다. 새만금 관련 국가예산이 대폭 삭감되자 정부와 국민의 힘을 비난하는 반발여론이 거세졌기 때문이다. 상당수 도민들은 전북 정치권이 무능해서 이를 막아내지 못했다면서 내년 총선 때 대거 물갈이를 시켜야 한다는 여론이 대세를 이룬다. 도민들은 그간 각종 선거 때마다 민주당을 일방적으로 지지해왔기 때문에 이번 예산 삭감문제는 민주당이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는 것. 하지만 국감기간 새만금 관련예산 삭감문제가 여야간 정쟁대상으로만 부각되었지 아직껏 뚜렷한 해결방안이 마련되지 않아 비대위원들의 속만 새까맣게 타들어간다. 도민들은 1차적으로 정부 여당에 불만을 강하게 표출하면서도 민주당 도내 의원들의 정치력이 약해서 이 같은 일이 발생했다면서 노골적으로 현역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한다. 특히 도민들의 절대적인 지지를 받고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이 맡은 당직을 보면 한심할 정도라면서 이런 사람들을 믿고 전북발전을 맡길 수가 있겠느냐고 성토하는 분위기다. 모두가 공천 때문에 당 대표한테 쓴소리 한번 제대로 한 사람이 없다면서 이런 무능한 사람들이 한번 더 한다고해서 지역이 나아질 게 없다고 비판한다. 최소 재선 의원이 되면 최고위원 정도는 출마해서 전북 몫을 챙겨 올 줄 알아야 하지만 보신 하기에 급급하다 보니까 하위당직에 머물러 있다. 원내대표나 최고위원 정책위의장 사무총장 수석대변인 정도가 되어야 당내에서 일정한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데 전북 의원들은 이 같은 직책을 맡지 못해 정치적 비중이 갈수록 약해졌다. 이재명 대표 영장 기각 이후 친명계의 보폭이 더 커지는 상황에서 전북 의원들의 입지가 작아졌다. 설사 친명계로 분류가 되어도 당 대표와의 친소관계가 멀어 말발이 제대로 서질 않고 있다. 예전 DJ대통령 시절만해도 초재선 의원들이 용기있게 나서 쓴소리를 했지만 지금은 공천 때 불이익을 볼까 봐 모기소리도 못내고 있다. 전두환 군부독재정권하에서도 국회의원이 애국지사 같은 강단과 정치력을 보여줬는데 지금은 샐러리맨화가 되어서인지 용기있는 모습은 찾아볼 수가 없다고 개탄한다. 아무튼 도민들은 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과 담판을 지어서라도 삭감된 새만금관련예산을 전액 살려내야 한다면서 그 정도가 아니면 국회의원직을 모두 사퇴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다음달 7일 도민들이 대거 상경해서 출향인과 손잡고 예산부활투쟁에 나설 계획이지만 민주당 의원들이 그 이전이라도 정치력을 발휘해서 예산을 살려내야 한다는 것. 지금은 국회의원들 보다도 지방의원들이 삭발투쟁에 나서는 등 더 적극적으로 대응한다. 야당 국회의원들이 국감 때 가장 힘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런 기회도 제대로 살리지 못해 도민들만 답답해 한다. 내년 1월18일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둔 시점에 이런 일이 터져 안타깝지만 이번 일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다 함께 힘을 모아야 한다. 이번 일을 계기로 총선 때 역량있는 인물을 발굴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전북의 존재감을 과시하도록 밀어줘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10.29 19:01

신공항을 둘러싼 지역감정 악몽

말 그대로 '어르고 뺨 때리는 격' 이다. 새만금 신공항의 적정성 재검토는 효율적 사업 추진을 위한 것이라며 국토부가 입장을 내놨다. 그제 국감에서 이같은 의견과 함께 환경영향평가 등을 빈틈없이 준비해 착공이 늦어지지 않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지금 예산 삭감의 절체절명 위기에서 논란을 일으킨 문제에 대해 재론 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무엇보다 당장 시급한 것이 예산 회복을 통한 정부의 추진 의지와 더불어 영남권 신공항과의 형평성이 핵심이다.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새만금 죽이기를 겨냥한 것 아니냐는 강한 불신감에 휩싸여 있는 상황에서 여봐란 듯이 속도전을 방불케 하는 영남권 신공항을 바라보는 도민들 심사는 뒤틀릴 수밖에 없다. 과거 지역 감정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착각을 느낀다. 무려 78%나 예산이 잘려 나간 새만금의 위기 상황을 타개하기 위한 도민 총궐기가 전개되는 가운데 부산의 가덕도 신공항과 TK 신공항은 날개를 달아 대조적이다. 수조 원이 투입되는 이들 신공항의 예타 면제가 기정사실화 되는 상황에서 새만금 신공항은 90% 가까이 예산이 삭감돼 좌초 직면에 놓여 있다는 점에서 지역 차별은 더욱 뚜렷해진다. 사업비가 무려 14조에 육박하는 가덕도 신공항의 내년 예산은 올해 대비 40배 가량의 5300억 규모다. 개항 시기도 2030 부산엑스포 유치 명분으로 5년이나 앞당겼다. 반면 새만금 신공항 전체 예산은 가덕도 내년 예산보다 3000억이 많은 8000억 규모에 불과하다. 전북 입장에선 이런 극단적 차별을 두고 정치적 해석 말고 달리 설명할 도리가 없다. 먼저 선거 공학적 측면에서 고도의 셈법이 작용했다고 본다. 역대 선거 성적표에서 드러났듯이 이 지역은 묻지마식 야당 텃밭임을 감안해 충격 요법의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여겨진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새만금 때리기를 통해 그 예산을 줄여 영남권 텃밭에 몰아주기 위한 의도로 해석된다. 동시에 민주당의 무능과 존재감을 간접적으로 확인시켜 정부 여당의 반사 이익을 노린 측면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런데 세상 이치는 의도대로 풀리지 않는 게 민심이다. 영남권 신공항과의 역대급 차별에서 민심이 폭발하는가 하면 드러내놓고 지역을 편 가르는 꼼수 정치에 환멸을 느껴 비호감만 부추기는 역효과를 낳기도 한다. 새만금 예산을 살리기 위한 도민들 총궐기 상황에서 집안 단속의 필요성도 제기된다. 정부 경제성 논리로 새만금 공항에 대한 부정 기류가 여전한 가운데 일부 도민들의 동조 분위기도 감지된다. 하늘 길이 열리지 못하면 새만금 외자 기업유치는 물론 교통 오지로 낙인 찍혀 도민 삶의 질에 악영향을 미친다. 실제 군산공항이 올해 미군 활주로 공사로 5개월가량 멈췄을 때 도민들은 광주와 청주 공항을 이용하면서 큰 불편을 겪었다. 영남권 신공항은 그렇다치고 인근 전남 무안공항에다 충남 서산공항까지 가시화되는 형국에서 자칫 전북이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하지 않을까 우려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0.26 17:32

전주지검장과 전북경찰청장

최근 지역사회에서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과 진교훈 전 전북경찰청장이 세간의 화두로 종종 오른다. 미니총선으로 여겨졌던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나선 진교훈 전 청장은 여당 후보에 압승을 거두며 전국적인 인물로 떠올랐는데, 최근에는 문홍성 전 검사장의 변호사 개업 소식이 법조계 안팎에서 잔잔한 화두가 됐다. 사실 역대 전주지검장을 역임한 인물 중에는 고검장을 거쳐 훗날 검찰총장이나 법무장관을 지낸 이들도 있고 꼭 출세가도를 달리지는 않더라도 전주지검장을 지낸 뒤 곧바로 변호사로 개업하는 경우는 그리 많지는 않았기 때문이다. 지난 23일 문홍성 전 전주지검장(55·사법연수원 26기)이 서울 서초동에서 개인 변호사로 개업했다. 군산 출신인 그는 돈 많이 벌고 각광받는 대형 로펌 대신 개인 변호사로 새출발했다. 당장 현실 정치에 뛰어들거나 하는 일은 없겠지만 긴 안목으로 미래를 설계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대표적인 검찰 내 '특수통'으로 꼽혔던 그는 서울중앙지검 특수3부장, 방위사업비리 합동수사단 부단장, 대전지검 특수부장 등 요직을 거쳤고 문재인 정부때인 2019년 7월 검사장으로 승진해 대검찰청 인권부장, 창원지검장, 수원지검장, 대검 반부패·강력부장, 전주지검장을 지냈다. 지난해 6월 김오수 총장 시절의 대검 간부진이 대거 지방으로 이동했는데 문 전 검사장은 그 중 한명이다. 지난 8월말 대규모 인사를 앞두고 사의를 표명, 검찰을 떠나 변호사로 새 출발한 그의 행보를 예의주시하는 이들도 제법 많다. 역대 전북경찰청장 출신 3인방도 요즘 심심치 않게 세간들의 입에 오르내린다. 진교훈 전 전북경찰청장이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 선거에서 일약, 스타덤에 오른 때문이다. 평소 정치성이 강한 것도 아니고 33년 묵묵히 경찰 공무원으로 재직했던 그는 2019년 7월 치안감으로 승진, 본청 정보국장을 지냈고 2020년 8월부터 2021년 7월까지 제32대 전북지방경찰청장을 역임했다. 이후 경찰청 차장으로 승진하면서 전북 출신 치안총수의 기대가 컸으나 정권교체 직후인 작년 5월 퇴임했다. 고향인 전북에서 총선 또는 단체장 출마설이 나돌기도 했으나 그는 강서구청장 승부수를 통해 화려하게 정치인으로 데뷔했다. 그에 앞서 조용식 전 전북경찰청장이 지난해 익산시장 출사표를 던지며 정치일선에 뛰어들었다. 2019년 7월부터 이듬해 8월까지 전북경찰청장을 지낸 그는 지난해 익산시장 경선에서 현역인 정헌율 현 시장의 벽을 넘지 못했으나 절치부심 차기 익산시장 선거전을 준비중이라는 후문이다. 이들보다 훨씬 앞서 1993년 전북경찰청장을 지냈던 이무영씨는 이후 전북 출신 최초의 치안총수가 되고 그 여세를 몰아 2008년 제18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으로 벌금 300만원이 확정되면서 의원직을 상실한 바 있다. 한편 곧 단행될 후임 전북경찰청장은 향피 원칙을 적용, 오랜만에 타 지역출신이 임명될 것이 확실시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10.25 15:40

비보이 문화를 주목하는 이유

2000년대 초반, 힙합의 대열에 혜성(?)처럼 등장한 비보이 그룹이 있다. 전주 출신 10대 비보이들이 주축이 되어 결성한 ‘라스트포원’이다. 2002년 단체를 결성한 이후 각종 대회를 휩쓸면서 주목을 모았던 이들은 2005년 전주를 떠나 서울로 갔다. 좀 더 넓은 무대를 만나고 싶어서였다. 그해, 독일 브라운슈바이크에서 열린 브레이크댄스대회 ‘배틀 오브 더 이어(Battle of the Year, BOTY’는 ‘라스트 포 원’에 우승의 영예를 안겼다. 독일 BOTY는 국가대표 비보이들이 참가해 세계 최강을 가리는 비보이계 월드컵이다. ‘라스트 포 원’은 그해 우승으로 비보이 역사를 새롭게 썼다. 이들의 이야기는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세계 18개국 19개 비보이 크루들의 ‘배틀 오브 더 이어’ 출전 과정부터 본선 무대, 그리고 1년 뒤의 이야기까지 담아낸 다큐멘터리 <플래닛 비보이>다. 세계 비보이 그룹의 중심에 선 ‘라스트 포 원’의 행보는 한동안 탄탄대로였다. 국악이나 무용 연극과 같은 다른 예술과의 융합을 시도하는 실험 작업을 주도하기도 했다. 비보이들의 우상이 된 ‘라스트 포 원’의 이름 뒤에 ‘전주’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라스트 포 원'이 전주 출신 비보이들이라는 지역 연고가 알려지면서다. 덕분에 전통문화의 상징 도시 전주는 자유롭고 창의적인 젊은 문화도시란 새 옷을 입을 수 있게 됐다. 전주시가 나선 것도 그즈음이었다. 전주시는 영화의 거리 입구에 '라스트 포 원' 광장을 조성하고 <전주 비보이 그랑프리> 대회를 만들어 전국의 비보이들을 불러들였다. 젊은 문화를 상징하는 비보잉은 전주의 새로운 문화자산이 되었다. 브레이킹(‘비보잉’의 공식 명칭)이 지난 9월에 열린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2024년 열리는 파리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됐다. 항저우의 한국팀을 이끈 초대 감독은 ‘라스트 포 원’의 전주 출신 리더 조성국(대한민국댄스스포츠연맹 국가대표 브레이킹 감독)이었다. 길거리 춤 비보잉의 제도권(?) 진입은 반갑다. 정식으로 스포츠의 대열에 섰으니 인구 확산도 기대된다. 아니나 다를까 자치단체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가장 먼저 나선 곳은 서울시다. 서울시는 항저우 아시안게임을 앞두고 ‘브레이킹 실업팀’을 창단했다. ‘비보잉 강국이었던 대한민국 명성을 되찾기 위해 선수들이 훈련에 전념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한다’는 의지다. 전주는 다른 도시들에 비해 먼저 비보이 문화를 주목했다. 기대만큼 성장을 이끌지 못했지만 전주는 아직 ‘한국 비보이의 고향’이다. 도시를 빛내는 이 문화자산을 지키고 키우는 일을 더 이상 미뤄서는 안되는 이유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10.24 16:10

전주 BRT시대 열리나

전주시가 ‘도로 위의 지하철’로 불리는 ‘BRT(간선급행버스체계)’ 도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BRT는 도심과 외곽을 잇는 주요 간선도로 중앙에 정류장과 버스전용차로를 설치해 급행버스를 운행하는 대중교통 시스템이다. 대중교통 활성화와 교통체증 해소를 목적으로 한다. 도착정보시스템과 버스우선 신호체계·환승터미널 등 지하철 시스템의 장점을 갖춰 버스의 정시성과 신속성을 높였다. 정부가 BRT 확산 지원정책을 펼치면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도시와 대전·광주·부산·세종 등 대도시를 중심으로 BRT가 속속 구축됐다. 이런 가운데 전주시가 최근 ‘기린대로 BRT 구축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추진 중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은다. 오는 2025년까지 국비 206억 원 등 총 412억 원을 투입해 우선 1단계로 기린대로 10.6km 구간에 BRT를 구축한다는 것이다.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된다면 전주도 오는 2025년 말이면 BRT 시대를 열게 된다. 전주시 교통문제 해결을 위해 BRT를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과 논의는 20년 전부터 이어졌다. 2000년대 초반 정부가 BRT 구축에 국비를 지원하는 법안을 입법예고한 게 계기다. 전국 각 도시에서 관심을 보였고, 마침 경전철 사업에 난관을 겪던 전주시도 경전철을 대신할 교통수단으로 BRT를 저울질했다. 하지만 당시에는 경전철 사업도 BRT 도입 주장도 동력을 이어가지 못했다. 이후 전주시는 2020년 ‘생태교통도시’ 청사진을 밝히면서 BRT 도입 방침을 공식화했다. 그리고 이듬해 3개 사업 구간을 발표하고, 타당성조사 용역을 실시하면서 사업을 구체화했다. △기린대로(호남제일문∼한벽교) △백제대로(전주역∼꽃밭정이 네거리) △송천중앙로~홍산로(에코시티∼효천지구)에 순차적으로 BRT를 구축한다는 청사진이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관련 법률을 개정해 국비 지원 대상을 대도시에서 지방 중소도시로 확대하면서 전주시의 BRT 도입 계획도 탄력을 받게 됐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BRT 도입의 목적인 대중교통(버스) 이용률을 높이지 못한다면 시민에게 불편만 안기는 애물단지로 전락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심 간선도로의 2~3개 차로를 버스에게 내주어야 하는 만큼 축소된 도로 및 횡단보도를 이용해야 하는 승용차와 택시, 보행자에게 불편을 줄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런 만큼 추진 단계에서 신중해야 하고 시민들의 공감대도 필요하다. 특히 BRT는 광역교통망과 연계되어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다. 전주뿐 아니라 인근 완주와 김제·익산 등지로 운행구간을 단계적으로 확장하는 방안(광역BRT)도 검토해야 한다. 무엇보다 대중교통 체계의 혁신적 변화를 통해 도시의 미래를 만드는 사업인 만큼 시민들의 관심이 요구된다. 아직도 여러 논란이 있지만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주 BRT가 지역 교통체계를 획기적으로 개선해 도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되기를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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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10.23 13:44

윤 대통령의 결자해지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민주당이 국힘 후보를 누르고 대승을 거둔 것은 시사한 바가 크다. 그간 윤석열 대통령의 독선적인 인사와 국정운영으로 지지도가 30%대로 하락, 이번 보선 참패는 예견된 일이었다. 귀책사유를 제공했던 후보를 특사를 통해 다시 공천한 것은 국민의 뜻을 저버린 것으로 선거 때 오만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줬다. 윤 대통령은 내년 총선을 6개월 앞두고 이번 보궐선거에서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다. 국민은 늘 무조건 옳다고 한 말에서 느낄 수 있다. 민주국가에서 실시하는 선거는 총칼보다 무섭다. 민심이 성나면 언제든지 정치판을 갈아 엎을 수 있기 때문이다. 국정운영 2년차를 맞은 윤대통령은 여소야대 구도하에서 주로 문재인 전정권의 실정을 들춰내면서 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대장동 비리타령만 했다. 하지만 이 대표의 영장이 기각되면서 지지세가 거듭 추락,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로 이어졌다. 지금 전북에서 새만금 예산 삭감 이후 분노의 함성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윤 대통령이 국정철학으로 제시했던 공정과 너무 동떨어진 결과물을 내 놓았기 때문이다. 새만금에 기업이 바글거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던 윤 정권이 돌변, 새만금잼버리 실패를 전북한테 뒤집어 씌워 새만금 관련예산을 자그만치 78%나 삭감했다. 전년도보다 국가예산규모가 2.9% SOC예산이 4.6%나 늘어난 상황에서 유독 새만금관련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비논리적이며 감정적인 것으로 비춰져 도민들을 분노케 했다. 정치권을 중심으로 연일 삭발 투쟁에 나서는 등 출향인을 포함 5백만 도민들이 이번처럼 성나기는 처음이다. 그 이유는 너무 황당한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의사회의 반대를 무릅쓰고 의료혁신을 가져오려고 윤대통령이 국민의 분출하는 욕구를 수렴하듯 새만금 관련예산 삭감문제를 결자해지(結者解之) 차원에서 그 매듭을 풀어줘야 한다. 그간 선거때마다 전북에서 국힘 한테 표를 적게 줬다고 미움을 살 게 아니라 국민통합과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윤 대통령이 대승적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박정희 공화당 정권 때는 여촌야도(與村野都)이었던 투표성향이 지역과 이념으로 나뉘면서 보수와 진보정권 그리고 영남당 호남당으로 갈갈이 찢겼다. 북한과 대치하는 현 상황에서 윤 대통령은 안보위협을 벗어나게 하면서 민생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새만금 잼버리 대회 실패원인은 감사원 감사가 진행되고 있기 때문에 잘잘못이 가려지겠지만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으로 막 비상하려는 새만금개발에 찬물을 끼얹져서는 안된다. 총리 지시로 다시 개발계획을 2년 동안 수립한다는 것은 시간낭비로 설득력이 떨어진다. 지금부터는 국비를 들여 매립하지 않고 얼마든지 수상개발을 할 수 있기 때문에 그 방향으로 가면 된다. 정치권은 연내에 특자법 특례규정을 담은 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되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아야 된다. 특히 여야협치로 특자도가 되고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되면서 전북인들이 비상하도록 윤 대통령이 삭감된 새만금 관련 예산을 부활시켜줘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10.22 16:57

'의사 늘리기' 빛과 그림자

몇 달 전 속초와 산청의료원에서 연봉 4억, 3억을 보장했는데도 응급실 의사를 구하지 못했다는 뉴스가 관심을 끌었다. 이처럼 ‘귀하신 몸’ 의사 모시기 전쟁은 이 곳뿐 아니라 전국 지방 어느 지역이나 다르지 않다. 수 억대 연봉에도 이들이 아랑곳하지 않는 건 지역 소멸 위기에 따른 열악한 생활 환경 탓이다. 이런 기류는 워라밸 선호 현상과도 무관치 않다. 개인 병원 공백이 커지는 것도 마찬가지다. 이런 가운데 정부가 파격적으로 의대 정원의 확대 방침을 밝히자 보기 드물게 여야가 환영 입장을 낸 것만 봐도 의료 공백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다. 그럼에도 지방의 의료시스템 붕괴는 막지 못할 거란 시각이 여전하다. 의사 수 문제가 아니라 결국은 삶의 질 관점에서 지방이 이들에게 매력적이지 못한 데 있다. ‘뺑뺑이 사망 사고’ 는 지방 의료 공백의 적나라한 현주소다. 생사를 넘나드는 환자가 병원을 전전하다 치료를 못 받고 길거리에서 죽는 경우다. 의사를 대폭 늘리고 공공의대를 신설해 강제 배치를 한들 그들이 원하지 않는 곳에서 사명감을 갖기란 쉽지 않다. 그래도 당장 의사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의대 정원 확대는 불가피하고, 공공의대를 통해 지방 필수 의료 인력을 확보함은 선택 여지가 없다. 그러면서 의사 스스로가 그 길을 선택할 수 있도록 다양한 유인책 마련도 필수적이다. 실제 지방의료원 병상 가동률이 코로나 이전보다 평균 41% 줄어 월급조차 못 주는 데가 속출하고 있다. 지금 의료계의 냉철한 판단과 성찰이 절실한 시점이다. 정부 의대 정원 확대에 맞서 총파업 불사를 외치며 으름장을 놓고 정부와 국민을 압박하는 그들에게 이성을 촉구한다. 심지어 종합병원조차 진료 과목에 따라 의사 쏠림이 심해 수술할 의사가 없다고 아우성인데 이대로 놔둘 텐가. 그리고 의사가 절대 부족해 의료 생태계 파괴가 현실로 다가온 지방의 응급 의료 사각지대에서 고통을 겪는 건 환자 뿐이다. 그런데도 우리가 목도하고 있는 뒤틀린 의료계 현실을 외면해야 하는 것인지 그들에게 묻고 싶다. 의사협회가 확고한 명분을 내세워 반대 투쟁을 해도 국민들은 기득권을 놓지 않으려는 ‘밥그릇 싸움’ 으로 인식하는 게 문제다. 전체 의사의 30%가 서울 지역에 몰린 상황을 감안하면 강제적 의무복무 기간이라도 지방에서 근무할 수 있는 공공의료 인력이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공공의대의 뿌리는 지난 2018년 폐교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에서 출발했다. 문재인 정부는 2024년 남원 개교 약속까지 했으나 법안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해 무산된 바 있다. 그 뒤 21대 국회에서 다시 발의된 법안은 15개로 지역 간 쟁탈전이 치열한 상황이다. 의대가 지역에 없는 전남 출신 민주당 의원들이 의대 정원 확대를 환영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무엇보다 아쉬운 대목은 공공의대 초기 남원에 기득권이 있을 때 상황이 우호적이었는데 기회를 놓친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0.19 17:35

백영훈 박사와 새만금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 쿠데타로 집권하면서 30년 가까운 군사독재 시대를 열었던 박정희 전 대통령이 생전 언론인들에게 자주 했던 말이다. 산업화와 근대화를 강력하게 추진하면서 숱한 반대에 직면할 때마다 당장은 강한 저항이 있지만 훗날 평가는 옳은 결정이었음을 확신하면서 자신에게 하는 말이었는지도 모른다. 엊그제 15일은 전세계에서 5번째 규모라는 소양강댐이 준공된지 꼭 50년이 되는 날이었다. 60년대말 70년대초 대한민국의 3대 국책사업은 소양강댐, 경부고속도로, 서울지하철 등이었다. 한강의 기적을 가져온 원동력인 소양강댐 건설과 독일 아우토반을 보고 영감을 얻었다는 경부고속도로, 만원인 서울의 대중교통을 획기적으로 해결한 서울지하철은 인적자원과 물적자원이 턱없이 빈약한 후진국 대한민국을 단박에 중진국 반열에 올려놓는 일대 전기였다. 1961년 어느날, 한국의 한 젊은이가 서독 에르하르트 경제장관과의 면담을 주선해달라며 대학 때 은사를 찾아가 1주일째 애원하고 있었다. 우여곡절끝에 장관은 아니지만 차관과의 면담이 이뤄졌고 그 결과 3000만 달러의 빚을 얻게된다. 그가 바로 박정희 대통령의 독일어 통역관이자 대한민국 제1호 독일 박사인 김제 월촌 출신 백영훈 박사다. 하지만 지급보증 없이는 차관을 얻을 수 없게되자 그는 독일 지인의 조언에서 힌트를 얻어 광부와 간호조무사 파견방안을 기획한다. 파독 광부와 간호사의 서막을 연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KID) 원장, 그가 지난 16일 노환으로 별세했다. 1930년 김제 월촌면에서 태어난 고인은 고려대 상대, 서울대 대학원을 졸업한 뒤 국비장학생으로 뽑혀 독일에서 박사를 취득했다. 훗날 교수와 장관, 국회의원 등을 역임하기도 한 그는 박정희 대통령이 1964년 11월 서독을 방문할때도 통역관으로 동행, 경부고속도로 건설 등에 필요한 차관을 얻어내면서 조국 근대화에 뚜렷한 공헌을 하게된다. 재경 전북도민회 신년하례회 등에 참석하기도 했던 그는 지인들에게 당시의 상황을 설명할때마다 눈시울을 붉히는 경우가 많았다. 전형적인 독재자와 산업화의 기수라는 극단적 평가를 받고 있으나 어쨋든 박정희 전 대통령은 당장은 욕을 먹어도 후세의 사가들이 제대로 평가해줄 것이라며 국가발전 전략 등에 대해서는 확신이 있었던 것은 분명한 것 같다. 반세기 이상이 지난 요즘 새만금사업은 과거 박정희 정권때 소양강댐이나 서울지하철, 경부고속도로에 못지않은 중요한 국책사업이기에 윤석열 대통령이 중대결심을 해야한다. 작금의 상황은 분석과 검토, 논란을 거듭하면서 고르디온의 매듭을 풀어야 할 때가 아니다. 단칼에 끊어서 매듭을 풀어야 할 시점이다. 과거 박정희 대통령이 결단했던 것처럼 미래 전망이 불투명한 이때 윤석열 대통령 역시 의대정원 확대나 새만금사업 만큼은 국가백년대계를 위한 통 큰 결단을 해야한다. 때로는 “내 무덤에 침을 뱉어라”하면서 정치논리나 진영 논리에서 벗어난 통수권자의 일대 결단이 필요하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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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10.18 14:31

‘작은 할매’ 마가렛 수녀의 헌신

소록도는 전남 고흥반도의 끝, 녹동항 건너편에 있는 섬이다. 이 섬의 이름이 알려진 것은 일제 강점기, 한센병 환자들을 강제로 격리 수용해 이곳을 고립된 땅으로 만들면서다. 1962년, 한센인들이 격리되어 있는 이곳 소록도에 한 외국인이 들어왔다. 반인권적인 탄압과 차별을 받으며 살고 있는 한센인들의 치료를 돕기 위해 한국에 온 마리안느 스퇴거 수녀였다. 영아원에서 한센병 환자의 아이들을 돌보았던 마리안느 수녀는 한센병 치료 전문교육을 받기 위해 인도로 가 치료법을 공부하고 다시 돌아왔다. 4년 뒤, 또 다른 외국인 수녀가 들어왔다. 마가렛 피사렉 수녀였다. 마리안느와 마가렛은 같은 학교(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 간호학교)를 다닌 기숙사 룸메이트였으며 가톨릭 소속 단체도 같았다. 간호사였던 이들은 당초 소록도에서 5년 동안 봉사하고 돌아갈 생각이었지만 시간은 점점 길어졌다. 새벽부터 밤늦게까지 이들의 일상은 오로지 한센인들을 돌보는 일. 한센인들의 고통을 나누며 치료하기 위해 쏟는 헌신은 눈물겨웠다. 다시 오스트리아로 돌아간 것은 2005년. 노인이 되면서 몸이 약해져 일상이 자유롭지 못하게 되자 다른 사람들에게 ‘짐이 되어서는 안 된다’고 생각했던 이들은 귀국을 선택했다. 40년 넘게 살아온 소록도를 떠날 때도 이들은 주민들에게 편지 한 장만을 남겼다. ‘큰 사랑과 신뢰를 받아서’, ‘부족한 점이 많은 외국인인 우리에게 큰 사랑과 존경을 보내주어 감사하다’며 처음부터 끝까지 주민들에게 사랑을 전하는 감사 편지였다. 떠나는 뒷모습까지도 아름다웠던 소록도 천사들의 숭고한 삶의 이야기는 2017년,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많은 사람을 감동시켰다. 그해 오스트리아를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마리안느와 마가렛 수녀에게 선물과 친전으로 감사를 전하며 근황이 전해지기도 했다. 당시 병을 얻어 요양원에서 지내고 있던 소록도의 천사 마가렛 피사렉 수녀가 지난달 88세로 세상을 떠났다. 평생을 봉사하며 살았던 그가 남긴 마지막 선물도 세상을 향한 헌신이었다. 그는 자신의 주검까지도 의대에 기증해 좋은 연구에 쓰이도록 했다. 건강이 악화되기 전 스스로 세웠던 뜻이었다. 1966년에 소록도에 들어와 40여 년 동안 한센인을 돌봤던 마가렛 수녀는 소록도 주민들에게 ‘작은 할매’로 불렸다. 새벽마다 아이들과 어른들을 위해 우유를 만들어 나누고, 환자들의 상처를 망설이지 않고 맨손으로 약을 바르며 웃음으로 주민들을 대했던 ‘작은 할매’. 세상을 떠나기 몇 달 전 찍었다는 사진 속에서 그는 합죽선 선물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사랑으로 헌신했던 그의 생애에 존경과 감사를 보낸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10.17 18:21

파크골프장 열풍과 하천 생태계

노인 인구가 꾸준히 늘면서 시니어스포츠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특히 윤석열 정부가 ‘100세 시대 일자리‧건강‧돌봄체계 강화’를 국정과제로 제시하고, 시니어 친화형 국민체육센터 건립사업을 시행하면서 각 지자체가 정부 공모사업 등을 통해 어르신을 위한 체육시설을 속속 조성하고 있다. 그렇다면 어르신들에게 인기 있는 생활체육 종목은 무엇일까? 우선 시니어스포츠의 대명사인 게이트볼을 빼놓을 수 없다. 1980년대 우리나라에 보급된 이후 지금은 농어촌 읍‧면 지역에까지 게이트볼장이 들어설 정도로 보편화됐다. 그러더니 수년 전부터는 파크골프 열풍이 거세다. 경기 방식은 골프와 비슷하지만, 체력 소모가 적고 비용도 저렴해 중장년층과 노년층을 중심으로 동호인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다. 각 지자체에서도 경쟁적으로 파크골프장 조성에 나서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속속 조성되는 파크골프장이 생태계 훼손 논란에 휘말리고 있다. 각 지자체가 토지 매입비를 아끼기 위해 파크골프장을 대부분 하천부지에 설치하고 있기 때문이다. ‘접근성이 좋은 하천 둔치에는 죄다 파크골프장이 들어섰다’는 지적이 나올 정도다. 전북지역에서는 전주와 완주‧익산‧군산 등 도시지역을 끼고 있는 만경강 둔치 곳곳에 파크골프장이 잇따라 조성됐다. 익산시는 지난 14일 만경강 목천지구 파크골프장 증설사업 착공식을 열었다. 기존 시설 바로 옆 3만2000㎡ 부지에 18홀 규모의 제2파크골프장을 조성해 내년 6월 개장한다는 계획이다. 클럽하우스와 화장실 등 다양한 부대시설도 설치된다. 전주시도 파크골프장 조성에 적극적이다. 지난 6월에는 삼천 마전교 파크골프장에 9개 홀의 잔디구장을 확충하고 이를 기념하는 파크골프대회를 열었다. 전주시는 또 내년까지 만경강 삼례교와 만경강철교 밑 등 하천부지 2곳에 파크골프장을 추가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하천 편의시설 확충을 약속했다. 전주천과 삼천에 파크골프장을 비롯한 생활체육시설이 속속 들어설 전망이다. 지자체의 하천부지 파크골프장 조성 계획에 대해 환경단체에서는 적극 반발하고 있다. 하천부지에 이미 많은 체육시설이 있어 난개발이 우려되고, 야생 동식물의 서식지 파괴 위험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전주시도 2년 전 만경강 둔치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을 놓고 홍역을 치렀다. 전주시가 관련 법률에 따른 소규모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 불법 논란에 휘말렸고, 환경단체에서는 시설 철거와 증설 계획 중단을 요구하기도 했다. 도시 하천이 시민 휴식 및 레저공간으로 인기를 끈 지 오래다.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꼭 필요한 만큼의 편의시설과 체육시설은 이미 조성돼 있다. 지자체가 지역 어르신들을 위해 고령 친화형 생활체육시설을 속속 조성하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다. 하지만 파크골프장 조성 장소로 꼭 하천부지를 고집해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다시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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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10.16 18:23

인물교체가 답

축제장마다 3년간이나 코로나로 봉쇄 당했다가 모처럼만에 자유를 만끽한 탓인지 마냥 해방감에 들떠 있다. 축제장은 차댈 곳이 없을 정도로 차로 인산인해다. 국정감사가 시작되면서 전북의 국가예산복원투쟁이 2라운드로 접어들었다. 정부가 내년도 국가예산을 편성하면서 새만금관련예산 78%를 삭감한 것은 해서는 안될 일로 전북인의 자존심을 송두리째 짓밟았다. 왜 이 같은 일이 생겼을까. 새만금사업은 노태우정권때 DJ와 정치적 합의로 1991년 착공했지만 별로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 표로 움직이는 정치인의 입장에서는 가성비가 떨어진 사업이었다. 인구가 200만 이하로 떨어져 유권자가 줄고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다가 굳이 국가예산을 쏟아 부을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하지만 진보정권은 자신들의 텃밭인 전북을 마냥 외면할 수 없어 문재인정권때는 조단위로 예산을 지원해 2개간선도로와 새만금∼전주간 고속도로건설사업에 박차를 가했다. MB정권은 농지로 돼 있던 새만금 활용방안을 산업용지 70% 농지30%로 바꿔줬다. 마치 새만금 내부개발사업이 본격 추진될 수 있는 것처럼 생색내기에 급급했다. 그 당시 현대건설사장 출신이었던 MB가 토목건설사업을 너무 잘 알고 있었지만 실제로 국가예산을 별반 지원하지 않았다. 특히 MB는 토지이용계획을 관광이나 산업용지로 바꿔준 것으로 할일 다했다는 입장이었다. 대통령이 8명이나 바뀐 국책사업이 착공 32년이 지난 현재에도 갈팡질팡, 전북도민들 한테 희망고문이 돼 버렸다. 정부 여당은 새만금잼버리 실패로 좋은 먹잇감을 찾았다. 전북도 한테 대회 실패에 따른 책임을 뒤집어 씌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했기 때문이다. 그도 그럴 것이 새만금에 국가예산을 지원해줘 받자 내년 총선 때 표가 나오지 않는다고 판단,새만금관련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이다. 특히 전북 예산만 몽땅 삭감하면 반발이 클 것을 염려 기술적으로 인접 대전이나 광주를 끼워 넣어 삭감시켰다. 내년 총선은 여야 모두 한테 사활이 걸렸다. 다수 의석을 차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나오는지를 너무나 잘 알아 수싸움을 벌이고 있다. 지난 11일 치른 서울 강서구청장 선거에서 국힘이 17.15%차로 대패한 관계로 국가예산을 활용한 총선전략이 더 깐깐해질 것 같다. 전북을 속죄양 삼아 깎고 수도권이나 충청권 영남권 예산은 긴축재정기조에도 불구하고 평년작 이상의 성과를 올릴 것이다. 초반 국감서도 새만금예산 삭감이 크게 조명을 받지 못해 김관영 지사만 속이 타 들어갔다. 국회의원들이 삭발하고 도의원들이 릴레이 단식을 하지만 중앙정부의 관심을 끌지 못해 약자의 설움만 뼈저리게 느낄 뿐이다. 전북정치권이 최약체라서 이같은 일이 벌어졌기 때문에 현역들의 물갈이 여론이 고조되고 있다. 지금 지역에서는 민주당이 책임지고 전북삭감예산을 복원시켜야 한다고 주문하지만 현역들마다 자신의 공천에만 매달려 실현여부가 불투명하다. 때문에 재발방지와 전북 몫 찾기를 위해서는 OB들까지 소환해서 새 판을 짜줘야 한다는 여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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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10.15 17:57

스피드 행정의 플러스 효과

지난 7월 자치단체장의 혁신 의지가 지역 발전에 얼마나 중요한지를 김두겸 울산시장이 증명해 보임으로써 화제를 모았다. 통상 3년 정도 소요되는 인허가 행정 절차를 원스톱 처리 방식으로 10개월 만에 끝내 지역 경제 활성화에 대한 강한 집념을 선보인 것이다. 현대차의 국내 첫 전기차 전용 공장 건립과 관련해 민간 기업에 전담 공무원까지 파견해 인허가 업무 서비스를 지원한 것은 전국에서 처음이다. 2조 2800억을 투입해 2000여 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사업인 만큼 착공 시기를 2년 앞당긴 것은 지역 경제에 미치는 파급 효과도 클 수밖에 없다. 이번 현장 위주 스피드 행정의 모범 사례는 기업 유치를 최우선 과제로 꼽는 지방자치단체에 신선한 바람과 함께 발상의 전환을 불러일으켰다는 점에서 주목을 끌었다. 그런데 이 뉴스를 접하고 우리 지역 현실과 대비하면 씁쓸한 감정을 감출 수가 없다. 2조 5000억을 들여 5000개 일자리 창출의 청사진을 제시한 '전주 대한방직터 개발‘ 과 관련해서다. 지난 2018년 김승수 시장 시절 제출된 개발 계획서가 5년이 넘도록 아직도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 다행히 우범기 시장이 작년 취임한 뒤 행정의 변화 기류가 뚜렷해짐에 따라 최근 수정안 계획서가 다시 제출되면서 어떻게 매듭 지어질 지 관심이 집중된다. 그간 기업 입장에서도 말 못할 속 사정과 함께 고초를 감내한 건 익히 알려진 사실이다. 자치단체장의 추진 의지가 새삼 중요하다는 것을 여실히 증명한 셈이다. 전임 시장과 업무 스타일이 눈에 띄게 달라서인지 우범기호의 역동적 움직임은 높은 점수를 받고 있다. 일부 호불호가 있긴 하지만 그간 멈춰섰던 지역 현안들이 속속 물꼬를 트면서 기대를 한껏 모으고 있다. 과잉 규제를 과감히 풀고 시민 눈높이에 걸맞는 행정 서비스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그중 중앙 정부에서도 최고 혁신 사례로 꼽은 ‘불필요한 연말 보도블럭 교체공사 폐지’ 는 시민들의 폭넒은 지지를 이끌어 냈다. 얼마 전에는 전주형일자리 사업에도 시동을 걸면서 지역 경제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방점을 찍고 있다. 결국은 먹고사는 문제 해결이 최대 관건이란 점을 인식한 결과다. 마땅한 공장 부지가 없어 기업 유치에 어려움을 겪어온 것도 전주시의 현실이다. 이런 변화의 바람은 지방자치단체의 기업 유치 서비스에 더욱 요구되는 대목이다. 지난 6월 전북일보 창간 기념 여론조사에서도 이같은 기류는 뚜렷하게 나타났다. 도민 40% 이상이 기업 유치와 함께 일자리 창출을 최우선 과제로 꼽으며 행정의 뒷받침을 강조했다. 그런 점에서 울산시 사례는 자치단체의 방향성 제시 측면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문제는 일선 공무원의 혁신 서비스에 대한 실천 여부다. ‘나사 풀린’ 행정이 심심찮게 도마에 올라 공직 사회 이미지 개선도 쉽지 않다. 무사안일과 행정편의주의 발상을 벗어나 상대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면 매듭은 풀리기 마련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0.12 17:11

무신정변과 강서구청장

“모든 권력은 총구에서 나온다” 중국 마오쩌뚱의 유명한 어록이다. 얼핏 들으면 '무력이 만능'이라는 식으로 이해하기 쉬운데 핵심은 "무력을 쥔 적 앞에서 공리공론보다는, 똑같이 무력으로 맞서야 한다"는 의미다. 그랬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역사의 변곡점마다 현실적인 힘은 승패를 가르곤 했다. 대한민국에서 문인이 아닌 무인이 집권했던 뚜렷한 시기가 두번 있었다. 고려 중기 소위 무신정권 약 100년과 1961년 5.16 쿠데타와 12.12, 5.18로 이어지는 약 30년의 통치기가 바로 그것이었다. 이후 대한민국은 혼란과 진통은 있었지만 문민통치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무신정권은 고려시대 의종 24년(1170)부터 원종 11년(1270)까지 100년 동안 무신이 수립한 고려시대 정부를 말한다. 무신의난 이후 고려 왕조의 엘리트층과 지식인층은 살아남으려면 무신정권의 휘하로 들어가거나 숨어야했다. 결국 고려를 지탱해온 엘리트층이 붕괴됐고 정권의 무능과 부패, 민란과 몽골의 침공으로 점철된 도탄의 역사 100년 이었다. 삼국사기를 펴낸 김부식의 아들 김돈중이 정중부의 수염을 불태운 사건에서 알수 있듯 일부 문신들이 맞아죽을 짓을 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한국의 군사정권은 쿠데타로 집권한 자신들을 정당화 하기위해 무신정변을 차별받는 군인들의 정당한 궐기로 포장하기도 했다. 1980년대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에는 의종과 마셔라 부어라하며 어울리는 문신들과 개고생하는 무신들을 삽화로 묘사했다. 무신정권이 종식된지 무려 753년이 지났고, 현대사에서도 군사독재가 종식된지 한 세대 이상이 지났다. 그런데 요즘 정치권 안팎에서 심심치 않게 무신정권 운운 하는 표현이 등장한다. 국민의힘 이언주 전 의원은 "문재인 정부때 통합과 개혁의 리더십을 보였어야 하는데 그때 또 검찰가지고 적폐수사를 계속했고, 정권이 다시 바뀌었지만 또다시 검찰 수사가 정치 전면에서 계속되면서 검찰총장, 법무부장관 이런 분들이 정치 전면에서 계속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그분들이 내뱉는 말들이 신문의 헤드라인을 장식하고 있다"며 "정말 망국의 길이다. 이것은 거의 무신정권이다. 이것은 나라가 망해갈 때 이런 일들이 생긴다"고 비판했다. 이에대해 국민의힘 중앙윤리위는 '주의 촉구' 징계를 결정했다. 앞서 송영길 전 대표는 검찰청 입장을 거부당한 뒤 건물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검찰을 "고려 말 무신정권의 머슴, 노비, 사병 같은 모습"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평소 같으면 아무런 관심도 끌지 못했을 서울 강서구청장 재보궐 선거가 10월 11일 치러졌다. 공교롭게도 이날은 무신정변이 일어난 날과 똑같은 날이다. 서울 25개 구청장 중 하나일 뿐인 강서구청장 선거에 여야가 무신정권 운운하면서 극렬하게 맞대결을 펼쳤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강서구청장 선거 결과가 내뿜는 함의는 결코 사소해 보이지 않는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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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10.11 15:03

구글이 한글을 주목한 이유

연이은 긴 연휴의 마지막은 한글날이었다. 한글날이 법정 공휴일이 된 것은 두 번째다. 한글날은 2013년 다시 국가 기념일로 지정됐다. 1991년 국군의 날과 함께 공휴일에서 제외된 지 22년 만이었다. 그즈음 여론조사는 국민 80% 이상이 한글날의 공휴일 재지정을 원했다. 그만큼 한글날에 대한 사랑과 자긍심이 높았었다는 결과였다. 알려지기로는 ‘문자의 날’을 국가 기념일로 만든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한글날이 다시 공휴일이 된 2013년, 세계 최고 검색 사이트인 '구글'(Google)이 한글 세계화에 동행하겠다고 나섰다. 그해 10월,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이 한국을 방문한 자리에서다. 슈미트 회장은 당시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세계 속 한국 문화의 융성을 위한 협력 확대 방안’을 발표했다. 한글 등 한국 문화 세계화를 위한 구체적인 사업 계획도 발표했다. 그 대부분이 반가웠으나 특히 한국 문화 홍보를 위해 자체적으로 구글 문화연구원을 만들고 한국의 주요 문화 자료를 디지털 방식으로 보존해 세계인이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계획은 더 흥미로웠다. 2014년 개관을 앞두고 있던 국립한글박물관의 '어린이 교육체험실'과 '한글배움터', 온라인상에서 한글의 기본원리를 배울 수 있는 웹프로그램 개발 지원도 선물이었다. 슈미트 회장은 한글에 관심이 컸다. 그가 특히 주목했던 것은 백성들이 쓰기 쉬운 문자를 만들고자 했던 한글 창제 취지였던 모양이다. 그는 '전 세계 정보를 모두가 편리하게 이용하게 한다는 구글의 취지와도 통한다‘며 한국이 디지털 기술이 앞서갈 수 있는 것도 세계에서 가장 직관적인 문자인 한글 덕분이라고 평가했다. 디지털 시대, 한글의 우수성은 실제 여러모로 증명된다. 한글은 자음과 모음을 합해 28자에 불과하지만, 인간의 음성은 물론 자연의 소리까지 컴퓨터상에서 1만 1,172자를 표현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문자 통신도 한글은 영어나 다른 글자보다 훨씬 쉽고 빠르게 할 수 있다. 가령 중국어는 3만 개가 넘는 한자를 직접 자판에 나열할 수 없어 발음을 영어로 입력한 후 단어마다 입력 키를 눌러 한자로 변환하는 과정을 거친다. 휴대전화로 문자를 보낼 때 한글로는 5초 걸리는 문장을 중국이나 일본 문자는 35초 걸린다는 결과도 있으니 한국이 IT 강국이 되기까지 한글의 역할이 컸다는 분석은 과장이 아니다. '600년 전,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해 백성의 평등한 소통을 꿈꿨듯, 인터넷을 통해 세계인이 한국 문화를 배우고 알아가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10년 전 구글의 선택. 한글의 본질적인 가치를 다시 생각하게 된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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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10.10 18:03

언어순화 운동과 한글날

토끼소녀, 양파들, 청종⋯. 1970년대 중반 한 시대를 풍미하던 인기 가수들의 이름이 갑자기 바뀌었다. 정부가 외래 풍조 단속과 언어순화를 이유로 연예인들에게 외국어 이름을 우리말로 바꾸라는 압력을 가했다. 그래서 바니걸스는 토끼소녀, 어니언스는 양파들, 블루벨스는 청종이 되었다. 지금은 상상도 할 수 없지만 그때는 그랬다. 1970년대 정부가 대대적으로 언어순화 운동을 펼치면서 수많은 외래어가 우리말로 정리됐다. 하지만 이렇게 조성된 우리말 열풍은 오래가지 못했다. 억지로 될 일이 아니었다. 시대의 변화에 따라 신조어, 줄임말이 유행했고, 무분별한 외래어‧외국어 사용이 꾸준히 사회문제로 부각됐다. 그러면서 언어순화 운동도 계속됐다. 국립국어원이 생활 속의 외래어나 신조어를 우리말로 바꿔 보급하는 언어순화 활동을 지속적으로 전개했다. 21세기 들어 학교폭력이 사회문제로 급부상하면서 학교에서도 언어순화 운동이 펼쳐졌다. 교육부의 ‘학교폭력 실태조사’에서 언어폭력이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각 시‧도교육청이 언어순화 운동에 나선 것이다. 2012년 인천을 시작으로, 부산과 세종, 울산, 대구, 경기, 전남 등 각 시‧도에서 ‘학교 언어순화운동 권장 조례’를 잇따라 제정했다. 전북에서도 2021년 ‘전라북도교육청 학교 언어순화운동 권장에 관한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에서는 언어순화 운동을 ‘규범에 어긋난 말과 비속한 말을 올바른 말로 바로잡고, 외래어를 가능한 순우리말로 바꾸어 쓰는 활동’이라고 정의했다. 하지만 이 조례는 ‘권장’ 수준을 넘어설 수 없다는 한계가 분명했다. 학교에서 적극 참여하지 않는다면 조례는 그저 교장 선생님의 지루한 훈시처럼 선언적 의미에 그칠 수밖에 없다. 지금 실정이 그렇다. 과도한 줄임말과 국적불명의 신조어, 그리고 무분별한 외래어, 비속어 사용이 논란이 된 지 오래다. 한글 파괴라는 비판적 시각이 많지만 시대 변화에 따른 한글의 진화라는 주장도 있다. 언어의 변화는 자연스러운 사회적 현상이다. 언어의 확장성도 인정해야 할 것이다. 적당한 줄임말과 신조어‧외래어는 언어 생활을 한층 풍성하게 해주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그 정도가 지나쳐 한글 파괴로 이어지면 세대 간 격차와 불통만 부추길 수 있다. 실제 우리 사회에서 언어의 본래 기능인 의사소통에 벽이 생길 정도니 선을 넘은 게 분명하다. 특히 인터넷과 TV 등 통신‧방송 매체가 신조어와 외래어‧외국어를 남용하면서 이를 조장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시 ‘한글날’을 보냈다. ‘우리말 쓰기’의 필요성을 또 한 번 생각해 볼 일이다. 이해하기 쉽고 어감도 좋은 우리말이 있는데도 애써 이를 외면한 채 국적불명의 신조어나 외국어를 남발하는 일은 삼가야 하지 않을까. 한글날에만 반짝 우리말 쓰기를 강조하고, 평소에는 정반대의 행태를 보이는 방송매체부터 달라져야 할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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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10.09 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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