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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우외환의 새만금

새만금 예산 삭감의 후폭풍이 계속되는 상황에서도 군산시와 김제시의 관할권 다툼 양상은 변함이 없어 도민들의 시선이 곱지 않다.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부터 꺼야 하는 전북으로선 이들의 지나친 지역이기주의에 혀를 찬다. 설령 그들 주장이 옳다고 한들 지금 잼버리 민심이 최악인 상황에서 성과는커녕 부정적 영향을 미치기 마련이다. 더욱이 새만금 예산확보에 총력을 기울여야 하는 국면에서 자칫 전열을 흐트러 뜨리지는 않을까 우려되기도 한다. 어찌됐든 잼버리 파행 책임을 새만금과 엮어 귀책 사유로 기정사실화한 상황에서 오히려 역풍을 불러올 수 있다는 지적이다. 최근 이들 지역 의회는 새만금 예산의 원상회복을 외치면서도 관할권 확보에 대한 의지는 여전했다. 각자 기자회견과 정책 토론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재확인하고 전북도가 갈등 해결에 나서라고 주문했다. 특히 군산은 지난 8월 잼버리 파행과 태풍 피해 와중에도 ‘새만금 관할권 사수대회’ 를 추진해 주위 반대 여론에 부닥쳤다. 새만금이 잼버리 파행 책임의 덤터기를 쓴 채 전방위 공세에 직면한 가운데 불필요한 오해를 불러일으켜 빌미를 주지 않을까 노심초사한 것이다. 실제 집회를 앞두고 공직사회는 물론 읍면동 주민회 심지어는 지역 정치권까지 우려를 표시했다. 관할권 다툼이 어제오늘 일이 아니기에 전략적으로 접근해야지, 윽박지르고 물리력을 행사한다고 해서 해결될 일은 더더욱 아니라고 일침을 가했다. 새만금이 최대 위기를 맞고 있다. 이차전지 특화단지 지정에 이어 새만금 신공항의 착공 절차 시점에 난데없는 잼버리 불똥이 튀어 홍역을 치르고 있다.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인 만큼 삭감된 78%의 예산 복원을 위해 발 벗고 나설 때다. 이같은 난기류 상황에서 지역 자치단체간 갈등 양상은 새만금 이미지만 흐리게 할 뿐이다. 10년 넘게 이어진 관할권 다툼은 도민들 인내심에도 한계를 뛰어넘은 상황이다. 자기중심적 논리만을 앞세워 대법원까지 간 방조제를 비롯해 동서도로, 신항만, 수변도시까지 먹잇감 대상으로 아귀다툼을 벌이는 건 도가 지나치다는 목소리다. 새만금을 둘러싼 자치단체 관할권 논쟁이 심각한 상황에서 그 대안으로 특별자치단체 설립 문제가 나왔다. 대국적 견지의 전북 미래는 안중에도 없고 오로지 소지역주의에 매몰된 근시안적 사고탓이다. 이와 더불어 중앙 정부의 비우호적 시각도 눈여겨 볼 대목이다. 지난 1991년 새만금 개발사업이 첫 삽을 뜬 지 30년이 넘고 대통령이 7번 바뀌었지만 전체 매립 공정률은 아직도 절반에 못 미친다. 새만금개발청도 설립 5년 만인 2018년에서야 세종시에서 군산으로 청사를 옮긴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번 예산 칼질에서도 그런 시각이 어느 정도 감지된다. 정권마다 새만금을 볼모로 전북에 대한 당근과 채찍 전략을 구사해왔다. 지금은 새만금 완성을 위해 똘똘 뭉쳐 정부 상대로 싸울 때지, 우리끼리 다툴 시간은 없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10.05 17:08

신안 1004대교와 새만금

대한민국 자치단체 중 가장 섬이 많은 곳은 단연 전남 신안군이다. 신안군에는 무려 1025개의 섬이 있는데 사람들은 흔히 1004개로 알고 있다. 천사대교 하나가 신안군 섬의 갯수를 바꿔놓은 셈이다. 천사대교는 신안군 압해도와 암태도를 연결하는 연륙교인데 총연장 10.8km이며, 2019년 4월 개통됐다. 비금도, 도초도, 하의도, 신의도, 장산도, 안좌도, 팔금도, 암태도, 자은도 9개면 섬들이 마치 다이아몬드 처럼 펼쳐진 소위 ‘신안 다이아몬드 제도’를 연결하는 최단거리 육상 교통망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신안하면 곧바로 천사(1004또는 Angel)를 떠올린다. 다리와 건물의 지붕과 창틀, 주민들이 사용하는 식기에 이르기까지 모두 보라색으로 칠해진 퍼플섬(반월·박지도)은 한해 관광객이 무려 50만명이나 다녀가는 관광명소다. 그런가하면 ‘순례자의 섬’으로 일컬어지는 기점·소악도와 ‘섬티아고 순례길’은 특정 종교 유무와 관계없이 많은 이들이 찾고 있다. 섬티아고는 섬과 스페인 산티아고 순례길을 합친 말인데 12개의 작은 예배당을 찾는 이들로 붐빈다. 맨드라미 하나로 유명세를 타고 있는 병풍도 역시 각광을 받고 있다. 신안군은 '1도 1 뮤지엄, 1섬 1 테마정원'과 ‘사계절 꽃피는 1004섬’ 프로젝트로 이미지를 확 바꾸는데 성공한 대표적인 경우다. 하지만 흔들리지 않고 피는 꽃이 어디 있으랴. 오늘날 신안이 이처럼 전국적인 관광명소가 되고 사람들의 찬사를 받기까지 참으로 험난한 과정이 있었다. 기억도 생생한 신안 염전노예와 신안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 바로 그것이다. 2014년 2월 신안군 신의도에 있는 염전에서 지적장애인에게 직업을 소개해준다며 약취 및 유괴하여 감금하고 피해자들을 강제 노동에 종사시킨 것이 드러나면서 엄청난 파장을 몰고왔다. 특히 섬 지역 일부 주민들과 공무원들이 범죄에 가담하거나 은폐한 정황까지 드러나 논란이 됐다. 오죽하면 노예 사건 후 대통령까지 나서 "신안 염전 노예 사건과 유사한 사건이 발생하지 않게 하라"는 특별지시를 내렸을까. 이뿐만이 아니다. 2016년 5월엔 입에 담을 수도 없는 참담한 일이 신안에서 발생했는데 소위 섬마을 여교사 성폭행 사건이다. 국민적인 공분과 충격이 임계치를 넘어서면서 급기야 이낙연 당시 전남지사가 대국민 사과까지 해야만했다. 2개의 사건으로 인해 단순히 신안에 산다는 이유만으로 정말 선량한 주민들은 감내하기 어려운 시달림을 받았다. 상황은 좀 다르지만 새만금잼버리 파행으로 인한 전북도민들의 참담함도 이루 말할 수 없는 지경이다. 특히 잼버리 파행을 이유로 전혀 무관한 새만금사업 예산 전면삭감및 사업전반에 대한 재검토는 감내하기 어려운 지경이다. 오늘의 위기를 잘 견뎌내서 더 많은 시간이 흐른뒤 전국민의 관심과 사랑을 받는 새만금이 되기를 기대한다. 지역민들의 인내와 지혜가 절실한 시간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3.10.04 15:15

전통주의 부활과 상품화

전주에서 가양주 바람이 불었던 때가 있다. 20년 전쯤, 전주술박물관이 문을 열었던 즈음의 일이다. 당시 대중 강좌를 통한 가양주 담기는 큰 관심을 모았다. 강사로 초대됐던 전통주연구가 박록담 한국전통주연구소장은 우리 전통주에 눈을 뜨게 되면 그릇된 술 문화도 바로 잡고, 음주에 따른 건강의 폐해를 줄일 수 있다고 했다. 가양주의 부활은 박 소장이 우리 술의 전통과 특성을 살리는 통로로 제안하는 방법이었다. 그는 다양하고 새로운 맛과 향기를 간직한 가양주들의 상품화가 수월해지면 우리 스스로가 고유의 술향기와 맛을 알게 되고 다른 술과의 경쟁력과 대안이 마련될 수 있다고 믿었다. 가양주(家釀酒)는 이름의 뜻 그대로 집에서 담근 술이다. 예부터 가정에서 술을 빚어 마시는 풍습은 꽤 오랫동안 지속됐다. 지역에 따라, 집안 또는 빚는 사람에 따라 술을 만드는 방법과 기술이 서로 달라 특별한 향과 맛을 가진 가양주가 대물림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전통주를 대표하는 이 가양주들은 대량으로 생산되는 술과 음주문화의 변화에 밀려 잊혀 갔다. 전통주가 사라지면서 우리의 일상에 들어온 것은 맥주와 소주 양주나 와인이었다. 전통주의 뿌리인 가양주는 대부분 사라졌으나 다행히 지역의 몇몇 전통주는 향토주란 이름으로 살아남았다. 우리나라의 술의 특성은 여럿이다. 술빚는 방법이 다양하고 그 과정이 복잡하다. 재료를 다루는 방법도 쉽지 않고 발효시키는 과정도 다른 술에 비해 매우 까다롭다. 향을 더하고 약재를 많이 넣어 약효를 높이는 것도 우리 술이 가진 특성이다. 우리 지역에도 이름을 알린 향토주가 적지 않다. 전북의 향토주는 역사성과 재료의 특수성이 돋보이는 술로 꼽힌다. 조선 시대 명주로 꼽혔던 전주의 이강주와 장군주(과하주), 완주의 송화백일주와 송죽오곡주, 김제의 송순주가 특히 그렇다. 이 술들은 모두 쌀 이외에 부재료를 사용한다는 것이 공통점이다. 그 부재료들은 생강, 배, 오미자, 울금, 송순, 솔잎, 오곡 등 전북지역의 특산품이거나 일상적으로 널리 이용되는 자연산물이다. 음주와 건강을 따로 여기지 않고 약주(약용 약주)를 즐겼던 옛사람들의 문화를 보여주는 예다. 지역의 특산물을 활용한 토속주도 여럿 있다. 그 맥이 대부분 끊겼거나 살아남았다 해도 미미하지만, 장수 지역의 점주(청주)와 삼겹점술, 남원지역의 삼해주, 천황주, 강쇠주, 지리산 지역의 송화주와 춘향주, 약초주, 순창지역의 삼해백일약주, 전주의 이미주, 정읍의 약주 등이 이름을 남겼다. 그러나 전통주의 존재는 미미해져 간다. 몇몇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지만 전통주가 기능으로만 간신히 맥을 잇고 있는 현실은 안타깝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10.03 16:46

하회마을과 전동차

조선 시대 한옥의 원형을 품고 있는 안동 하회마을은 2010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됐다. 하회마을은 낙동강 줄기가 삼면을 감싸 안고 있는 독특한 지형과 빼어난 자연경관, 한옥 군락이 어우러진 아름다운 풍광 덕분에 오래전부터 여행객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된 이후에는 국내외에 이름을 더 널리 알려 대표적인 관광지가 됐으니 반가운 일이다. 그러나 하회마을은 이 때문에(?) 위기를 겪어야 했다. 때아닌 분쟁으로 하회마을이 전국적인 이슈가 된 것은 2018년 말 즈음이다. 마을에서 운행되는 전동차를 둘러싼 분쟁이 주범이었다. 마을 안 골목길을 달리는 전동차 운행 독점권을 둘러싼 업체 간 싸움이었지만 그 분쟁을 불러온 원인이 있었다. 600년 동안 마을을 지켜온 느티나무와 조선시대 선조들의 삶이 배인 한옥, 멋스러운 흙담 사이로 이어지는 아름다운 골목길을 누비며 다니기 시작한 전동차였다. 전동차 행렬은 마을의 격에 어울리지도 않고 위험천만한 흉기나 다를 바 없었지만, 법적 근거가 미흡한 상황에서 규제는 한계가 있었다. 하회마을 전동차 운행은 그 뒤로도 여러 해 지속되었다. 오히려 전동차 불법 탈법 운영이 마을을 위기로 몰았다. 무질서한 운행으로 안전사고가 끊임없이 이어졌으며 고즈넉하고 운치 있던 마을 이미지는 사라졌다. 세계문화유산 등재가 취소될 수 있다는 우려까지 불거질 정도였다. 문화재청과 안동시가 나선 것은 2021년 여름이다. 하회마을의 전동차 운행이 전면 금지됐다. 마을 입구에 차량관제시스템을 설치해 전동차의 마을 진입을 막는 방식이었다. 차단시설을 운영한 지 1개월, 하회마을은 옛 모습을 찾았다. 마을에 전동차가 다니기 시작한 것이 2016년이니 옛 정취와 마을 이미지를 다시 찾기까지 5년이 걸린 셈이다. 여행객들의 반응은 어떨까. 블로그와 댓글을 보니 환영 일색(?)이다. 오히려 때늦은 조치에 대한 비판의 소리가 높다. 전주시가 지난 7월, 전주한옥마을을 대상으로 '전통문화구역 지구단위계획‘을 변경했다. 한옥마을의 허용 음식 품목과 전동차 대여업에 대한 제한 완화다. ‘정체돼 있던 한옥마을이 국제적 관광지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다양성을 부여하기 위한 것’이란다. 한옥마을은 이미 1,000만 명 관광객을 끌어낸 한국의 대표적인 관광 거점이다. 그래서 궁금해진다. 보존과 관리 대책은 보이지 않고 무조건 풀기만 하는 규제 완화는 대체 무엇을 위한 것인지. 주말 한옥마을에 꼭 가보시라. 일방통행로를 역주행하고 좁은 골목길을 종횡무진하는 전동차와 그 행렬을 피해 걸어야 하는 수많은 여행객의 위태로운 광경을. 지금, 전주한옥마을이 위태롭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9.26 15:53

디지털 시대의 아날로그 책 읽기

‘그래도 괜찮을까?’ 지난 2009년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 지정 ‘디지털 교과서 실험 연구학교’였던 전주 용흥초등학교에서 ‘디지털 교과서 체험행사’가 열렸다. 이날 교사와 학생들은 시범수업을 통해 ‘종이 없는 미래교실’의 모습을 보여줬다. 학생들의 책상에는 교과서와 노트·필기구 대신 학습전용 단말기(태블릿PC)와 전자펜이 놓였다. 또 교사는 분필이 놓인 녹색 칠판 대신 무선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대형 전자칠판에 멀티미디어 수업자료를 불러내 설명했다. 가까운 미래 현실이 될 새로운 교육환경을 미리 본 필자의 소감은 디지털 교과서와 전자칠판 등 첨단 디지털 기기가 바꿔놓을 미래 교실에 대한 기대가 아니었다. 그보다 앞서는 걱정이 있었다. ‘아이들이 종이책과 연필을 놓으면 책 읽기·글쓰기와도 멀어질 텐데, 그래도 괜찮을까?’ 시대에 동떨어진 구닥다리 사고를 이후에도 좀처럼 버리지 못했다. 당시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 시범학교를 늘려 2013년부터는 모든 초·중·고교로 확대, 종이 교과서 시대의 막을 내리겠다고 했다. 그리고 좀 늦어지기는 했지만 그때 본 ‘미래의 교실’은 10여년이 지난 지금 현실화됐거나 현실화를 눈앞에 두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21~23일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2023 에듀테크 박람회’에서 2025년부터 도입 예정인 AI 디지털 교과서를 선보였다. 디지털 기기가 우리에게 더 나은 삶을 가져다준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우리가 잃은 것, 지금 잃고 있는 것도 되짚어 봐야 할 때다. 특히 AI 디지털 교과서 도입을 목전에 두고 있는 교육 현장에서 심도 있게 생각해볼 일이다. 우려가 적지 않다. 디지털 기기가 읽기·쓰기 등 리터러시 능력과 기초학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그리고 이런 걱정이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최근 우리 청소년들의 문해력 저하를 놓고 사회적 논란이 일었다.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과거에 비해 독서량이 적고, 글을 잘 쓰지 않아서다. 글씨도 개발새발이다. SNS를 통해 짧고 간단한 의사소통만을 주로 해온 탓에 글이나 말로 자신의 주장을 논리적으로 펼치는 데 서툴고, 복잡하고 긴 문장의 해독에도 어려움을 느낀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해 스웨덴 등 북유럽을 중심으로 몇몇 국가에서는 디지털 교육에 제동을 걸고, 아날로그로 회귀하고 있다고 한다. 디지털 기기 활용교육을 중단하고, 인쇄된 책을 읽고 종이에 글을 쓰도록 하는 아날로그 교육을 강화한 것이다. 무르익는 가을, 독서의 계절이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은 잠시 꺼두고 손때 묻은 종이책 한 권씩 들고 아이들과 함께 나무 밑 벤치에 앉아 밑줄 그어 가며 독서 삼매경에 빠져 보면 어떨까. 우리 아이들에게 종이책을 읽고 원고지에 손글씨로 독후감을 써보도록 하면 어떨까. 어느 날 갑자기 교육 현장에서 아날로그가 마지막 작별인사를 하고 훅 사라지기 전에 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9.25 12:20

현역 물갈이론 확산

도민들은 정부가 새만금관련예산을 78%나 대폭 삭감 시켰다고 연일 성토하면서 복원시키라고 강력히 요구한다.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이 삭발 투쟁을 벌이지만 정부 여당은 미동도 않고 있다. 다른 지역 같으면 이 같은 일이 벌어졌을까. 정부와 국힘이 새만금잼버리 실패를 전북에다가 뒤집어 씌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한 것은 대단히 잘못했다. 아전인수식 해석으로 보일 수 있지만 정부 논리가 너무 박약하고 견강부회(牽强附會)치곤 도를 넘었다. 왜 이런 일이 벌어졌을까. 잼버리 실패책임론이 중앙정부로 옮겨 붙지 않도록 앞서 정부가 전북을 속죄양으로 삼아 무리하게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한 것. 그도 그럴 것이 이 지역 민주당 김윤덕 의원이 가장 오래동안 조직위원장으로 관여해왔고 김관영지사가 개최지 지사라는 이유로 실질적인 권한은 없지만 집행위원장을 맡아기에 책임을 지겠다는 것. 그간 감사원이 자료수집을 통해 현지 감사에 나섰지만 큰 틀에서 보면 여가부장관 등 5인공동조직위원장의 책임이 가장 크고 25%의 예산을 집행한 전북지사는 국민들에게 사과했고 그 범위내에서 책임을 지겠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혀 동정을 사고 있다. 사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정부 여당한테는 새만금잼버리 실패가 좋은 먹잇감처럼 돼버렸다. 전북도가 대회 개최에는 별반 신경쓰지 않고 새만금관련예산이라는 잿밥에만 온통 신경을 썼다면서 정부가 엉뚱하게 실패책임을 전북도에 씌운 것이다. 감사결과로 책임이 가려지겠지만 전북은 새만금관련예산 삭감과 다시 기본계획을 수립하라는 한덕수 총리 지시로 김이 빠져버렸다. 국책사업인 새만금사업이 이 정부들어 본궤도에 진입할 것이란 믿음이 사라지면서 절망감에 싸여 있다. 특히 윤석열 대통령이 새만금개발에 속도감을 내도록 하겠다면서 기업들이 바글바글 거리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공언한 내용이 물거품처럼 날아가 모두가 허퉁해 하고 있다. 사실 전남 충남 등은 새만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가 지정된 것에 불만이 컸다. 이들은 새만금에 이차단지가 조성될 경우 기업유치가 활발하게 이뤄져 자칫 자신들 지역이 불이익이 나타날까봐 염려했던 것으로 탐문 됐다. 예전 진보정권서도 광주 전남과 충남에서 새만금국제공항건설 등을 반대, 예산지원을 탐탁치 않게 여겨왔었다. 정부가 새만금관련예산을 삭감해서 부산 가덕도신공항 예산에 편성한 것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민심을 확보하려는 포퓰리즘 정책 밖에 안된다. 아무튼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힘이 약해 벌어진 일인만큼 그 책임을 져야 한다. 국회예산 심의과정이 남아 어느 정도 기대를 갖게 하지만 또 이 같은 일이 재발할 가능성이 있어 대책마련이 시급하다. 지역별로 연일 대규모 반대집회를 벌이면서도 대대적인 현역물갈이론이 확산돼 간다. 이들 현역의원들이 내년 22대 총선에 재공천 받아 출마하는 것에만 신경을 몰두하다 보니까 초기 대응도 엉망진창이었다면서 정치력이 약한 의원은 컷오프 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치력이 약해서 당한 만큼 내년 총선 때 역량있는 인물이 선출되도록 도민들이 함께 노력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9.24 17:57

잼버리 원조 책임론

최근 잼버리 파행 책임론을 둘러싸고 설전을 벌인 김윤덕-정운천 의원이 주목을 받았다. 일차적 책임자로 김 의원을 겨냥해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라고 정 의원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잼버리 5명 공동위원장 중 유일하게 조직위 구성 때부터 직에 머물렀던 김 의원이야말로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김 의원도 싸울 때는 피하고 생색만 낸다고 정 의원을 반격했다. 문제의 핵심을 관통한 이들의 입씨름은 본질을 흐리는 잼버리 책임 규명에도 여론을 환기시켰다는 점에서 고무적이다. 새만금 예산 칼질의 후폭풍에 휘말려 수면 아래 잠복돼 있던 뇌관을 건드린 셈이다. 잼버리 파행과 관련 김 의원은 공동위원장으로서 사과를 했으며, 국정조사가 시작되면 모든 걸 밝히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현실적으로 어려운 전제조건을 내세워 예봉을 피해갔다는 지적이다. 극한 대치로 사사건건 충돌하는 여야 관계를 감안하면 국정조사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다. 이런 상황에서 애꿎은 새만금이 덤터기를 쓰며 예산 폭탄을 맞자 정 의원이 ‘원조 책임론’ 을 꺼내며 분위기 반전에 나선 것. 조직위 중심에 있던 김 의원이 삭발 코스프레 대신 책임을 통감하고 사퇴함으로써 수렁에 빠진 전라북도를 구해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러면서 정 의원 자신이 2011년 LH 전북 이전 무산 때 석고대죄 심정으로 함거를 탄 것처럼 김 의원도 그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이라고 저격한 것이다. 정치권이 예산 투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잼버리 책임’ 공방이 자칫 정략적으로 비칠 수 있으나 결국은 피해갈 수 없는 문제다. 잼버리가 잘못됐으면 원인 규명과 책임 소재를 밝히는 건 당연하다. 헌데 무슨 이유인지 타깃이 새만금으로 급선회하면서 전방위 공세 속에 혼란만 키운 꼴이다. 정 의원이 원조 책임론을 앞세워 김윤덕 의원을 전격 소환한 건 사면초가에 놓인 전북의 출구 전략으로 풀이된다. 새만금 문제와 잼버리 파행을 분리함으로써 전북 원죄(原罪)론의 실체가 없음을 밝히려는 것이다. 무더위, 침수 문제를 비롯해 병해충, 비위생, 안전 등은 역대 잼버리 때마다 논란을 일으킨 단골 이슈다. 과거에도 온열 환자, 식중독은 물론 심지어 사망사고까지 발생했다. 문제는 이처럼 예견된 논란을 충분히 인식하고 대처할 수 있었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는 것, 즉 조직위 운영의 총체적 부실 탓이다. 잼버리에 대한 감사원 현장 감사가 11월 중순까지 진행된다. 조직위와 유관 기관 운영 실태를 포함해 예산 집행의 잘잘못을 가리는 절차다. 그런데 지난주 공동위원장 중 여가부, 문체부 장관이 경질되고 행자부 장관은 탄핵 국면에서 늦게 복귀해 면피 가능성마저 흘러나온다. 이 상황에서 어쩌면 가장 주목받는 건 공동위원장으로 지역 출신인 김윤덕 의원이다. 그가 잼버리 파행 때 잠행을 거듭하자 곱지 않은 시선이 쏠린 것도 같은 맥락으로 발끈할 일이 아니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9.21 17:55

기업가 정신과 전북발전

시애틀은 태평양 연안 북서부에 있는 도시인데 인구는 80만명이 채 안된다. 그런데 이 도시는 걸출한 기업인과 글로벌기업을 대거 배출한 지방도시로 매우 유명하다. 구태여 설명이 필요없는 보잉, 마이크로소프트, 스타벅스, 코스트코, 아마존의 발상지가 바로 시애틀이다. 당시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기발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무장한 기업들이 시애틀에서 시작해 전 세계를 장악했다. 풍부한 기업운용 자금과 스타트업에 불과하지만 기술력을 갖춘 기업을 촘촘히 연결해주는 네트워크가 형성된게 시애틀 기업의 성공 요인이었다고 한다. 대한민국에도 K-기업가정신의 발상지로 일컬어지는 곳이 있는데 바로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산마을이다. 승산마을은 LG그룹을 창업한 ‘능성 구씨’와 GS그룹을 창업한 ‘김해 허씨’ 들이 수백 년 동안 살아온 한국의 대표적인 부자마을이다. 승산마을 한가운데 있는 옛 지수초는 삼성 이병철, LG 구인회, 효성 조홍제 창업주를 비롯, 구자경 LG그룹 명예회장, 허준구 GS그룹 명예회장, 구태회 LS그룹 창업주, 허정구 삼양통상 회장, 허완구 승산그룹 회장 등 국내 굴지 기업 창업가 30여 명을 배출한 기업인의 산실이었다. 옛 지수초는 지난해 3월 한국의 기업가정신을 국내외 기업인에게 전수하는 ‘K-기업가정신센터’로 변모했다. 승산마을이 속한 지수면은 ‘지혜로운 물’을 뜻하는 ‘智水’다. ‘부자는 많은 것을 가진 사람이 아니라 가진 것을 나눠 더 크게 만들 줄 아는 지혜로운 사람’이라는 의미라고 한다. 승산마을 앞에는 방어산이 있는데 부자들은 방어산 자락에 걸린 새벽별을 보면서 하루 일을 시작했다고 한다. 그래서인가. 삼성,효성은 말할것도 없고, LG·GS의 전신인 금성 등 이름엔 모두 별이 들어 있다. 이 마을이 배출한 기업가들이 이룬 매출액은 연간 800조원에 이른다. 진주 기업가정신의 뿌리는 '실천 유학'을 강조한 남명 조식의 '경의 사상'에 뿌리를 두고 있다고 한다. 식민지 시대와 군사독재를 거치는 동안 한국의 재벌은 정경유착의 길을 택하면서 급성장했고, 그 과정에서 국민들의 희생은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하지만 불굴의 기업가 정신을 토대로 무에서 유를 창조한 이들의 성취는 결코 가벼이 여길 수 없다. 지역간 극한 경쟁시대를 맞아 커보이는 남의 떡을 부러워만 할 때가 아니다. 급성장을 거듭하던 산업화 당시와 달리 지금은 일거에 도약하는게 불가능에 가깝다. 하지만 또 한편으론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기술력 하나로 수년만에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지역에서 창업한 기업이 성공할 수 있도록 돕는 풍토를 갖추는 것은 제1의 조건이다. 그에 못지않게 중요한 것은 어렵게 전북으로 유치한 기업들이 굴지의 업체로 성장할 수 있도록 환경을 만들어줘야 한다. 그게 결국은 지역민들이 사는 첩경이다. 기업인에게 돌을 던지고 기업활동에 배타적인 지역에는 미래가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9.20 15:28

신관용류 가야금산조의 행방

산조의 사전적 풀이는 ‘자유롭게 흩어져 있는 가락’이다. 음악적 특성으로는 담담하고 온화한 우조와 슬프고 처절한 계면조를 중심으로 다양한 조를 사용하면서 선율을 자유롭게 구사하는 기악 독주곡이다. 지금은 거문고 대금 해금 아쟁 피리 등 대부분의 악기가 각각의 특성을 살린 산조를 만들어 연주하고 있지만, 그 시작은 19세기 말 가야금 명인 김창조다. 가야금 산조는 느린 가락으로 시작해 빠른 가락으로 이어지는 형식적 틀을 바탕으로 하면서도 연주자에 따라 서로 다른 기교와 즉흥성을 살려 다양한 가락을 만들어냈다. 흥미로운 것은 산조가 경기도와 충청도 전라도에서 주로 연주됐다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특히 전라도 지역에서 산조 연주가 활발했다. 전북에도 주목을 받아온 가야금 산조가 있다. ‘신관용류 산조’다. 신관용은 김제 출신이다. 아버지는 피리와 장구 명인이었고 어머니는 무속인이었다. 그는 열다섯 살에 가야금 명인 이영채를 만나 가야금을 배웠으나 스승의 가락만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음악을 만들어 연주했다. ‘어제 탔던 가락과 오늘 타는 가락이 다를 정도’로 즉흥성이 강하고, 슬프고 처연한 색깔로 자신만의 세계를 담아낸 신관용류 산조가 만들어진 배경이다. 오늘날 우리 전통음악 연주 무대에서 활발히 연주되고 있는 가야금 산조는 여럿이다. 그중 국가나 지방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산조는 김죽파 강태홍 신관용 성금련 김윤덕 김병호류다. 주목하게 되는 사실이 있다. 전북제 신관용류 가야금 산조의 행방(?)이다. 특이하게도 신관용류는 전북이 아닌 경남 문화재다. 보유자는 남원 출신인 강순영 명인이다. 안숙선 명창의 이모이기도 한 강순영은 일찌감치 생활 터전을 진주로 옮겨 활동했다. 신관용류 산조가 경남 문화재로 지정된 이유다. 전북제 산조가 다른 곳에서라도 계승되고 있는 현실은 반가우면서도 안타깝다. 다행히 신관용류 산조를 주목하는 연주자들이 있다. 그 선두에 전주 출신 가야금 명인 김일륜이 있다. 지난 9월 16일 저녁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 전주세계소리축제의 ‘산조의 밤’에서도 김일륜은 ‘신관용류 산조’를 연주했다. 관객들은 슬픔이 슬픔으로만 끝나지 않고 온갖 감정으로 이어지는 특별한 세계에 온전히 마음을 빼앗겼다. 그는 지난해 신관용류 산조를 음반으로 발매했다. 초등학교 시절 처음 이 산조를 만났다는 그가 1983년 신관용의 유음을 우연히 얻게 된 후 릴 테이프에 남은 가락을 스승 삼아 채보하고, 가슴으로 손으로 익히며 구현해 다시 음원으로 이어낸 결실이다. 돌아보니 정작 전북은 신관용류 산조의 자취가 희미하다. 닫혀있는 보존과 계승의 길을 열수는 없을까. 그 방법은 여러 갈래 있을 터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9.19 15:59

대중가수 순회공연장 된 지역축제

주객이 전도됐다. 안타깝고 개탄스럽다. 수확철, 한창 무르익고 있는 지역축제가 그렇다. 싸잡아 ‘지방’이라고 부르며 서울에서부터 두탕 세탕 뛰고 내려온 연예인들에게 온통 조명이 쏠린다. 정작 주역이어야 할 주민들은 조명 밖에서 서성일 뿐이다. 다시 축제의 계절이다. 경사가 있어서 열리는 잔치가 아니다. 그저 때가 되어 판을 벌이는 것이다. 내 고장의 문화와 경관, 특산물 등을 널리 알려 지역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그런데 이런 지역축제 무대가 대중가수들의 지방 순회공연장이 돼 버렸다. 축제 준비는 성수기 천정부지로 몸값이 치솟는 유명 가수 모시기 경쟁에서부터 시작된다. 그 경쟁을 돈질로 뚫어낸 지자체들이 초대 가수 알리기에 열을 올린다. 대중에게 인지도가 높은 유명 연예인을 불러오는 게 방문객을 늘리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라고 판단했을 것이다. 부인할 수는 없지만, 수위를 한참이나 넘었다. 현수막 등 축제를 알리는 각종 홍보물은 초대 가수 이름과 사진으로 채워진다. 축제의 정체성을 포기하고, TV에서나 볼 수 있는 ‘트로트 페스티벌’을 메인 프로그램으로 배치해 집중 홍보하는 곳도 있다. 외딴 산속에서 열리는 야생화축제에서조차 유명 가수들을 초청해 놓고, 입장료까지 받는다. 북적이는 차량과 인파, 그리고 스피커를 통해 쾅쾅 울리는 노랫소리와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 곳인데도 굳이 연예인 무대를 고집하면서 관객 동원까지 대행해준다. 잔치 경비는 대부분 혈세로 충당된다. 축제장 방문객들도 터무니없는 바가지요금을 통해 가수들에게 내어준 엄청난 노랫값의 일부를 부담한다. 지난 6월 ‘과자 한 봉지 7만원’으로 전 국민의 공분을 산 지역축제 외지상인 바가지 상술도 이 같은 구조적 문제와 무관치 않다. ‘가장 지역적인 것이 가장 세계적인 것’이 되는 ‘글로컬(Glocal)’ 시대다. 지역축제의 주인은 당연히 주민이어야 한다. 특산품을 알리는 게 주목적이라면 주민들에게 경제적 혜택이 돌아가야 한다. 어느 결기 있는 단체장이 당장의 방문객 감소에 신경쓰지 않고 오직 우리 지역에서만 즐길 수 있는 색깔 있는 잔치판을 만들어 선보이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인기 가수들을 대거 초청해 잔치판을 북적이게 만들어도 절대 전국적인, 세계적인 지역축제가 될 수 없다. 단지 해당 지자체가 낯부끄러운 자화자찬의 근거로 삼을 수는 있을 것이다. 수도권으로 떠나가는 이웃을 잔뜩 주름진 눈으로 바라보며 버텨온 지역 노인들이 구깃구깃 접어 낸 세금으로 윤기 좔좔 흐르는 연예인들의 주머니를 두둑하게 채워준 사실을 애써 감추면서 말이다. 축제의 정체성은 이미 잃었다. 지자체에서 발표하는 파급효과는 대부분 과시용 부풀리기라는 것을 주민들도 안다. 이맘때 어디를 가든 발에 차이는 게 연예인을 위한 지역축제다. 이럴 거면 굳이 혈세 들여 축제를 열 이유가 없다. 어차피 잔치판을 벌일 상황도 아니지 않은가.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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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9.18 14:20

방안퉁수들의 합창

정부의 새만금예산삭감 문제는 전적으로 민주당이 해결해야 한다. 그간 민주당은 전북에서 일방적인 지지를 받아 선거 때마다 독식을 해왔다. 공천만 받으면 찍어줘 설령 역량 있는 인물이 출마해도 당선될 수 없었다. 상향식 공천방식이라고 만들어 놓은 공천제도도 사실상 유명무실, 유급당원 50% 일반시민여론 50%로 돼 있어 그들이 쳐 놓은 진입장벽이 너무 높아 접근조차 할 수 없었다. 정부가 새만금관련예산 78%를 삭감하자 마치 벌집 쑤셔 놓은 듯 전북이 온통 난리법석이다. 정부가 내년도 국가예산 편성을 긴축재정에 두고 전년보다 2.8% 상향 시키고 SOC는 4.6% 늘렸다. 이런 상황에서 전북을 포함 대전·광주는 줄이고 다른 광역단체는 모두 늘렸다. 왜 그랬을까. 국가예산 편성은 고도의 정치적 행위라서 정부여당이 내년 총선 승리를 위해 보수 결집용으로 이 같은 예산을 편성했다. 같은 호남권이라도 광주는 971억(3.1%) 감소했고 전남은 3878억(4.9%)이 증가했다. 하지만 전북은 전년보다 무려 3870억이 감소한 7조9215억으로 편성됐다. 사실 인접 대전과 광주를 끼어 넣어 삭감한 것은 구색 맞추기 식으로 보인다. 지금 이 두 지역에서 예산 삭감했다고 해서 강하게 저항하지 않은 것은 국회심의과정때 얼마든지 채워 넣을 수 있다는 모종의 약속(?)이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다. 문제는 정치권의 대응방식이 일사불란하지 않고 보여주기 식 투쟁이 돼 버려 동력이 떨어졌다. 그도 그럴 것이 전북 정치권이 집권여당의 체질이 몸에 밴 관계로 야성이 떨어져 정부여당한테 강하게 질타하지 못했다. 처음부터 도내 국회의원들이 원팀으로 똘똘 뭉쳐 용산 대통령실이나 국회에서 집단으로 삭발투쟁을 벌여 투쟁 강도를 높였어야 했다. 삭발이나 단식은 최후 투쟁방식으로 정치적 생명을 걸고 나서기 때문에 그 비장함으로 목표를 쟁취할 수가 있다. 지금까지 전개된 상황을 보면 마치 주말 드라마처럼 인터벌이 길어 긴장감이 떨어지고 일사분란하지 못했다. 이미 민주당 주최로 지난 7일 국회에서 한 차례 대규모 집회를 가졌지만 모든 투쟁의 장을 용산 대통령실과 국회로 집중시켜야 한다는 것. 지역에서 '비분강개' 하는 모습도 동력을 얻을 수 있지만 정치의 장인 국회에서 대정부 투쟁을 벌여야 효과를 극대화 시킬 수 있다. '지역에서 끝까지 투쟁해 나가겠습니다' 라고 적힌 플래카드로 도배질할 게 아니라 의정단상에서 총리나 장관을 향해 강하게 예산 삭감을 질타하는 모습이 훨씬 투쟁적이다. 총선 전략으로 예산삭감문제가 불거졌기 때문에 수도권 향우들을 결집해서 함께 단일대오를 형성, 투쟁 대열에 합류시킨 게 급선무다. 또 민주당이 당론으로 전북예산 삭감 문제를 채택, 끝까지 관철시켜 나가겠다고 공개 성명을 발표해야 한다. 전북 민주당 국회의원들은 단식투쟁중인 이재명 대표의 눈치만 살피지 말고 사즉생(死卽生)의 각오로 삭감된 새만금 예산을 부활시키도록 해야 한다. 도민들은 꼬박꼬박 세비나 타 먹는 존재감 없는 셀러리맨 국회의원들을 다음 총선 때 갈아엎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9.17 18:36

도의회 '미친 존재감' (?)

도의회 국주영은 의장이 지난해 7월 취임식 때 받은 축하 화분 100여 개를 아름다운가게 전북본부에 기증했다. 화분을 의미있게 활용하는 것이 보내주신 분들의 마음을 제대로 헤아리는 것이라며 공인의 자세를 강조했다. 사상 첫 여성 의장의 관록과 함께 특유의 섬세함을 통해 도정 현안 해결의 지렛대 역할을 기대했다. 하지만 그가 취임할 당시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려 야당 텃밭 도의회 수장으로서 결기와 돌파력엔 의문부호를 가졌던 것도 사실이다. 5년 만에 정권 교체가 이뤄짐으로써 민주당 정권의 든든한 우군이었던 전북으로선 야당 설움을 뼈저리게 경험한 터라 내심 걱정이 되기도 했다. 그런 상황에서 그의 정치적 역량은 시험대에 올랐지만 ‘미친 존재감’ 에 대한 평가가 의원들과는 대조적이라 주목된다. 무엇보다 민선 8기 주역들의 역대급 협치 분위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도의장 존재는 밀릴 수밖에 없다. 10년 넘게 이어진 불편한 기류가 하루아침에 해빙 무드로 바뀌자 전북도와 도교육청, 전주시청의 현안 사업이 탄력을 받으면서 언론의 주목도를 높인 것이다. 특히 김관영 지사와 여당 정운천 의원의 찰떡궁합은 굵직굵직한 현안 해결에도 물꼬를 터줬다. 그에 반해 도의회는 산하기관장 인사청문회 때 ‘반짝 관심’을 빼곤 이렇다 할 이슈가 없어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다. 덩달아 의장도 공식 행사에서 의전용 자리만 지키고 인사말 정도가 고작이다. 지역 정치의 대표 수장으로서 존재감이 떨어져 도민들 눈엔 조연 역할에 머문다는 인식이 강하다. 원래 겸손한 성격 때문인지, 아니면 평소 나대지 않고 묵묵히 일하는 스타일이라 그런지 주도적이고 강렬한 모습은 좀처럼 보기 어렵다. 그러나 지금은 때가 때인지라 여성 의장으로서의 한계를 뛰어넘는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해야 할 국면이다. 잼버리 파행을 빌미로 정부 여당의 총공세가 도를 넘어서면서 새만금 예산이 대폭 삭감돼 표류 위기에 직면했다. 공은 이제 국회로 넘어갔다. 예산 원내 투쟁은 아무래도 도의원 마당발 인맥이 먹힐 것 같다. 지역 국회의원과 소통이 긴밀해 화력 집중에 유리한 측면이 있다. 정치인들은 여의도 국회와 정당에서 한솥밥을 먹는 처지라 뭔가 통하는 데가 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 하는” 도의원들은 모처럼 만에 국회의원에 버금가는 발군의 활약을 보이고 있다. 맨투맨 방식을 통해서라도 새만금 예산을 회복 시켜야 하는 상황에서 그들은 이름값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잼버리를 둘러싸고 사면초가에 놓인 이 때 의원 20여 명이 두 차례 삭발을 통해 기재부 청사를 항의 방문하고 의회 청사에선 천막 단식 릴레이 농성을 벌이고 있다. 아직도 분을 삭이지 못하는 도민들의 억울함과 무력감을 돌이켜 보면 삭발 아니라 더 강력한 투쟁도 부족한 상황이다. 도의장에게 취임 축하 화분을 보내준 의미도 제대로 된 역할을 하라는 것이다. 누구보다 앞장서야 할 때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9.14 17:44

김대중죽이기, 새만금죽이기

사람이 살면서 먹기 싫은 음식은 꾹 참고 먹을 수가 있는데, 꼴보기 싫은 사람을 보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평소 자신을 이유없이 미워한 사람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법인데 하물며 자기를 죽이려 했던 자를 용서하는 것은 거의 세인트(Saint 성인)의 반열에 오른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자신에게 사형선고를 내리고 아들은 고문 후유증으로 평생 불구자로 지내야하는 악행을 했던 전두환을 용서한 DJ(김대중 전 대통령)가 대표적인 사례다. 내년이면 김대중 전 대통령 탄생 100주년이 되는데 이를 기념해 지난 12일 서울 플라자호텔에서 국제학술대회가 열렸다. 삶의 궤적이 유사한 세 지도자(김대중, 브란트, 만델라)를 조명하는 행사인데 이들의 삶을 관통하는 대표적 메시지는 통합이다. 평생 숱한 고난이 있었지만 훗날 대통령이 되고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DJ는 한마디로 김대중 죽이기를 이겨낸 인동초였다. 1995년 2월 강준만 당시 전북대 교수가 펴낸 책 한권이 정치권은 물론, 한국사회를 강타했다. 도서출판 개마고원에서 펴낸 ‘김대중 죽이기’ 였다. 발간 당시 한권에 6500원이던 이 책은 숱한 화제를 뿌렸다. 모두가 알면서도 꺼려했던 지역감정의 뇌관을 정면으로 건드린 때문이다. “만일 광주항쟁이 대구나 부산에서 일어났더라면 어떻게 됐을까” 하는 식으로 말이다. 김대중을 대통령병 환자로, 좌익용공분자로 프레임을 씌운 것 등이 거론했다. ‘호남 차별’을 지역감정이란 말로 뭉뚱그리는 정치적 효과를 분석했다. 그런데 언젠가 정주영이 이런 말을 했다. “이승만 대통령은 대한민국의 남쪽 반만 통치했고, 박정희 대통령은 그 반쪽을 다시 동서로 나누어 통치했으며, 전두환 대통령은 그중 동쪽을 다시 경남북으로 나누어 경북만 통치했고, 노태우 대통령은 마침내 경북마저도 대구와 경북으로 갈라놓았다는 이야기가 있다.” 전적으로 동의하긴 어려워도 딱히 틀린것만도 아니다. 요즘 전북지역에서는 온통 새만금죽이기 논란이 화두다. 수십년전 정치권에 나돌던 내부식민지론을 들먹이는 이들도 있다. “한국은 경상도 재벌자본주의가 전라·충청·경기·강원·제주를 내부식민지로 삼아 지배하는 나라”라는 말도 안될 것 같은 해괴한 논리가 다시 거론된다. 낡은 이론, 편협한 정치적 선전문구에 불과한 것처럼 보이는 내부식민지론, 지역등권론이 거론되는 이유는 과연 무엇인가. 힘 약한 전북 하나를 제물삼는 듯한 일련의 정책기조 때문이다. 새만금 사업은 전면 부정 당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기재부는 내년도 새만금 예산 사업을 무려 78%나 삭감했는데 단순히 사업 예산 칼질이 문제가 아니다, 지난 34년간 정파를 넘어서 국책 사업으로 일관되게 추진해온 새만금 개발을 일거에 부정하면서 180만 도민의 자존심이 뭉개졌다는 자괴감이 만연하고 있다. 오래전 잊혀진 듯 했던 김대중죽이기 현상이 수십년만에 이제 새만금죽이기로 다시 나타난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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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9.13 16:28

소리축제의 뿌리

“판소리의 세계는 광범위하고 표현력이 강하다. 가사의 내용을 모두 이해할 수는 없지만 변화 있는 리듬을 끌어나가는 기법이 기술적이고 인상적이다.” 오래전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초청된 미국의 재즈뮤지션 이안 라쉬킨은 젊은 소리꾼과의 즉흥연주를 준비하며 판소리를 이렇게 평했다. 2004년 전주세계소리축제에서 특별히 주목받은 무대가 있다. ‘판소리와 재즈’. 한해 전 신나라레코드사가 전라북도와 손잡고 내놓은 음반 <판째>를 무대로 옮겨내는 흥미로운 기획이었다. 무대에는 음반 작업을 주도했던 음악감독 이안 라쉬킨과 릴 윌슨, 에반 부엘러, 조쉬 스튜어트, 크래그 플로리 등 미국의 재즈 뮤지션과 장문희 임현빈 정은혜 이상호(고수) 등 젊은 소리꾼이 함께 섰다. 연주곡은 ‘진도아리랑’ ‘성주풀이’ 등 민요와 ‘수궁가’를 비롯한 판소리 다섯 바탕의 눈대목. 한국전통음악을 소재로 한 재즈 음반 '조선지심'을 냈을 정도로 한국음악에 대한 관심과 식견이 높은 이안이 편곡한 곡들이었다. 우리 음악과 서양음악의 결합은 그 이전부터 활발하게 이루어졌다. 재즈 역시 한국전통가락과 비슷하다 하여 김덕수사물놀이패나 이생강의 대금사물놀이가 일찍이 접목을 시도했었다. 그러나 그해 판소리만으로 재즈가 결합하는 무대는 새로웠다. 기왕의 크로스오버 작업이 우리소리를 바탕으로 다양한 장르를 결합하는 형식이었다면 이 무대는 ‘판소리’와 ‘재즈’라는 독립적 영역의 음악을 집중적으로 융합하는 적극적인 협업(?)이었기 때문이다. 무가로부터 온 판소리나 흑인 민속음악으로부터 발전된 재즈는 즉흥성을 모태로 공통적 특성이 적지 않은 장르. 표현력 강한 이들의 결합은 확실히 더 흥미로웠다. 스물두 번째 전주세계소리축제가 9월 15일 막을 올린다. ‘상생과 회복’을 주제로 한 열흘 동안의 여정이 풍요롭다. 프로그램의 두 축은 역시 전통음악과 월드뮤직이다. 그 절정에 우리의 판소리가 있다. 그중에서도 김일구 김수연 정순임 신영희 조상현 명창이 이어갈 ‘국창열전’은 완창판소리를 내세운 세 시간짜리 소리판이다. 득음의 경지를 향한 소리꾼들의 고행은 ‘완창판소리’로 더 확연하게 드러난다. 다섯 명 명창들의 무대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돌아보면 전주세계소리축제는 판소리의 존재로 그 의미를 얻었다. 판소리 대중화다 세계화다 하여 장르의 경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형식이 꾸준히 시도되고 있지만, 그 바탕은 아무래도 전통판소리의 ‘건재’여야 한다. 판소리의 판은 무대와 객석이 따로 가지 않는다. 무대 위에 서는 소리꾼은 치열한 자기 세계로 객석과 소통하고 객석은 소리꾼의 몸짓에 화답한다. 올해 축제가 판소리를 더 주목하게 되는 시간이 되었으면 좋겠다. /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9.12 17:36

행정의 연속성이 무너지면

지자체장이 바뀌면 어김없이 도시의 청사진이 바뀐다. 시민들은 혼란스럽다. 갑자기 중단되고 180도 바뀌는 도시계획이 미덥지 않다. 새로 선출된 지자체장이 전임자의 역점 사업을 뒤집는 사례가 적지 않다. 전임자의 정책이 정말 터무니없거나 추진이 불가능해졌다면 당연히 새로운 방향을 찾아야 할 것이다. 하지만 자신의 철학이자 공약이라는 이유로 이미 진행 중인 사업까지 중단하고, 방향을 바꿔놓는다면 어떻게 되겠는가. 천년도시 전주가 여태껏 그랬다. 전주종합경기장 개발사업이 대표 사례다. 예상치 못한 청사진이 불쑥 나오고, 용두사미로 사라지면서 혼란만 키웠다. 전주시가 최근 ‘종합경기장 이전 및 복합단지 개발사업 변경계획 동의안’을 시의회에 제출했다. 사업 변경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1963년 건립돼 전주의 중심부를 지켜온 종합경기장은 21세기 들어 시설 노후화에 따른 이전과 부지개발사업이 논의됐다. 2005년 전북도가 전주시에 부지를 무상양여한 게 시작이었다. 이후 2012년 전주시는 종합경기장 부지에 민간사업자가 쇼핑몰과 호텔 등 상업시설을 짓고, 대신 외곽에 육상경기장과 야구장을 건립해 전주시에 기부하기로 하는 내용의 협약을 롯데쇼핑과 체결했다. 하지만 2014년 당선된 김승수 전 시장이 롯데쇼핑과의 협약을 무시하고, 민간투자가 아닌 재정사업으로 사업방식을 변경하겠다고 밝혀 전북도 및 기업과 마찰을 빚었다. 이후 2015년 전주시는 종합경기장을 뉴욕의 센트럴파크처럼 도심 속 시민공원으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그리고 지난해 3월에는 ‘종합경기장 정원의 숲 조성사업 착공식’까지 개최했다. 무슨 의도인지 임기 말에 추진하지도 못할 사업의 착공식을 거창하게 연 것이다. 그리고 민선 8기 우범기 시장은 중단됐던 롯데쇼핑과의 협의를 다시 진행시켰다. 결국 전임 시장의 행정행위를 무시하고 추진한 김 전 시장의 청사진은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됐다. 그 사이 사업은 논란 속에 한 발짝도 떼지 못했고, 행정력과 예산만 낭비한 꼴이 됐다. 민선 8기 새 단체장도 다르지 않다. 이미 확정돼 1년 가까이 공사가 진행되던 전주 백제대로 자전거 전용차로 조성사업을 지난 5월 전격 중단하고, 백지화 수순을 밟았다. 시민 민원을 그 이유로 들었지만 한창 진행 중인 사업을 되돌려야 할 정도로 반발이 거셌던 것도 아니다. 결국은 새 단체장이 행정의 연속성보다는 자신의 도시개발 철학을 앞세운 것이다. 매번 이런 식이라면 지역의 미래와 연계되는 대규모 사업은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수 없게 된다. 언제 중단되고 변경될지 알 수 없기 때문이다. 전주시가 지역사회 대변혁을 이끌겠다며 민선 8기 공약으로 제시한 주요 사업 상당수는 민자사업으로 추진된다. 대표적으로 전주 관광케이블카와 드림랜드 현대화 사업이 꼽힌다. 수백억 규모의 민자를 유치하기 위해서는 먼저 행정의 연속성과 공신력이 담보돼야 하지 않을까.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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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9.11 15:31

소선거구제의 폐단

정부가 내년도 새만금 국가 예산을 78%나 삭감하자 도민들이 새만금사업을 하지 말라는 것이나 다름없다 면서 총궐기에 나섰다. 특히 정치권과 도민들이 성난 것은 잼버리 실패를 새만금사업 예산으로 귀결시켜 예산을 삭감하면서 그 반발이 커졌다. 잼버리대회를 새만금에서 치렀지만 새만금사업과 전혀 무관, 견강부회(牽强附會)치곤 너무했다. 2011년 MB 때 수립한 기본계획을 한덕수 총리가 2025년까지 다시 수립토록 국토부와 새만금개발청에 지시한 건 잘못이다. 예타 면제를 받은 새만금신공항건설 예산을 대폭 삭감하고 서울지방항공청이 공항건설사업 입찰을 중단해 사업이 전면적으로 멈춰섰다. 새만금사업 가운데 공항 항만철도 건설은 SOC사업 핵심사업으로 이 중 하나라도 중단되면 새만금사업은 실효성을 잃게 된다. 지금 새만금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돼 도민들의 상실감이 크지만 이를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고 극복하면 전북이 다른 지역처럼 발전할 수 있다. 현 윤석열 정부가 내년도 국가 예산을 편성해서 국회심의를 올리는 건 정치적 행위다. 세수 부족으로 긴축재정에 나선 정부가 국책사업인 새만금 관련예산을 대폭 삭감해 다른 지역 사업으로 나눠준 것은 정치적인 의도가 명백하다. 지난 7월 정부가 새만금을 이차전지특화단지로 지정해 개발에 부푼 꿈을 갖게 해 놓고 뜬금없이 새만금 예산을 대폭 삭감한 것은 모종의 계략이 있어 보인다. 지난 대선 때 전북에서 윤석열 후보가 14.4%의 지지를 받았다. 도토리 키 재기처럼 보이지만 호남서 가장 높았다. 국힘 정운천 의원은 그 당시 선거 결과를 놓고 20%만 되었어도 하는 아쉬움을 나타냈다. 하지만 민주당 정서가 강한 전북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온 것을 큰 성과로 보는 사람도 있었다. 전북은 진보정권 때도 찬밥이었다. 광주전남 들러리 서기에 바빴을 뿐 전북 몫을 차지한 것은 별로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보수 쪽 윤석열 정권한테 기대를 건 것은 연목구어(緣木求魚)나 다름없다. 이게 바로 전북 정치의 딜레마다. 전북은 믿었던 진보정권한테도 업신여김을 당하고 더더구나 국힘 지도부와 교감조차 못해 진퇴양난에 빠졌다. 지금부터라도 정치적 지형을 바꿔야 한다. 이대로 소선거구제로 가다가는 백년하청이 된다. 중대선거구제로 바꿔 여야가 경쟁해야 전북이 국가 예산을 제대로 확보할 수 있다. 전북인들이 대폭 예산이 삭감되었기에 총궐기에 나선 건 이해가 가지만 전북 발전전략을 생각하면 강원도나 충북처럼 갈아엎을 때는 사정없이 판을 갈아엎어야 한다. 강원도는 20대 총선 때 민주당 1석 새누리 7석이었던 의석수를 21대서 민주당 3석 미래통합당 4석 무소속 1석으로 대폭 바꿔줬다. 충북도 20대 때 민주당 4석 새누리당 4석을 21대 때는 민주당 5석 미래통합당 3석으로 균형을 잡아줬다. 그 결과 두 지역은 국가예산이 괄목할 만큼 신장, 전북보다 인구가 적은 강원도는 10조가 목표다. 강원도처럼 소선구제 하에서 여야로 바꿔줄 수가 있으면 괜찮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중대선거구제로 가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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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9.10 17:40

함씨네 경영난의 뿌리

토종 콩 향토 기업 ‘함씨네' 살리기를 위한 범도민 운동이 마지막 불꽃을 태우고 있다. 지난 6일 공장 경매에 따른 법원의 강제 인도 집행이 일단 연기됐다. 오로지 건강 밥상을 위한 함씨네의 순수한 열정이 멈추지 않도록 자금 마련의 현실적 대책이 절실하다며 운동본부 측은 다시 한번 도민들에게 호소했다. 어느 날 14살 자식이 갑자기 쓰러져 매일 두 차례씩 주사를 맞아야 하는 상황에서 어머니가 할 수 있는 건 몸에 좋은 밥상뿐이었다. 쥐눈이콩을 활용한 청국장 개발 등 건강한 먹거리가 이런 가정사에서 비롯됐다. 덕분에 한때는 대형 마트에 납품하는 등 큰 돈을 만질 수 있었다. 그런데 어느 날 GMO(유전자변형)의 해독성을 알고 수입산 보다 5-10배 비싼 국산 식자재만 고집하며 운영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그래도 건강한 먹거리를 위한 꿈은 포기하지 않았다. 물론 쉽지 않은 경영 여건도 빼놓을 순 없지만 함씨네 내리막길의 결정적 계기는 2017년 전주 한옥마을 전통 식당을 위탁 운영하면서다. 맛의 고장 전주 음식의 맥을 잇는다는 자부심 하나로 온갖 어려움을 버텨내던 시기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시청 공무원들의 점심 식사비 마찰로 인해 전주시와의 껄끄러운 관계가 결국 발단이 됐다는 것. 평일 손해 본 장사를 그나마 주말 전통 혼례식의 피로연 수입으로 겨우 때우고 있는데 돌연 외부 업체 출장뷔페가 허용되면서 운영난에 직면했다. 괘씸죄에 걸렸다는 소문이 파다했다. 사비 1억을 투자해 리모델링을 통한 지역 대표 식당을 꿈꿨으나 무위에 그쳤다. 시와 마찰 과정에서 발생한 밀린 임대료와 과태료로 인해 금융권 대출이 막히고 부실기업이란 이미지가 씌워져 주위의 도움마저 끊기는 결과로 이어졌다. 필자도 오래 전 건강 밥상 맛집이란 소문을 듣고 전주 IC 부근 함씨네 식당을 자주 찾았다. 20여 년 전만 해도 콩 음식과 나물 야채 위주 식단이 낯설었지만 맛있고 건강식품이라 해서 즐겨 먹었다. 건강 밥상과 신토불이 농산물에 대한 사회 인식이 높아지던 때였다. 실제로 국내산 재료만 고집하다 단가를 맞추지 못해 대형마트 납품을 포기하고, 코로나까지 덮쳐 학교 급식마저 끊기면서 적자 폭은 감당할 수 없을 정도였다. 오죽했으면 당시 함 대표는 아들과 함께 김승수 시장을 찾아가 무릎 꿇고 기회를 달라고 읍소하는 등 살아남기 위한 피나는 노력을 기울였다고 한다. 폐업 위기에 처한 '함씨네 살리기‘ 운동은 각계에서 들불처럼 번지고 있으나 역부족인 상황이다. 토종 콩 연구·개발과 건강한 먹거리 생산에 힘써온 함씨네 경영난이야말로 외국산 식자재가 판치는 현실에서 시사하는 바 크다. 따지고 보면 행정 갑질이 불씨를 키웠다는 지적과 함께 입만 열면 기업 유치를 외치는 자치단체가 악조건 속에서 성장한 향토 기업 하나를 살리지 못하고 외면한 건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다. 함 대표 트레이드 마크가 하얀 동그란 모자에 환한 미소였는데 그 모습을 다시 볼 수 있을지 궁금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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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영곤
  • 2023.09.07 18:11

지역감정의 설계자

‘사막의 여우’ 제2차세계대전 당시 독일 육군 원수 에르빈 롬멜을 지칭하는 별명인데, 오죽하면 윈스턴 처칠 조차도 적장에 대해 “전쟁의 참상과는 별개로 평가한다면, 저는 롬멜을 위대한 장군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국내 선거판에서도 일찌감치 여우가 있었는데 엄창록, 바로 그다. 동교동측 특급참모였던 그는 1971년 대선 직전 갑자기 사라졌는데 얼마후 영남지역 전봇대에 매우 휘발성 강한 유인물이 나붙었다. “호남인이여 단결하라” 이는 호남향우회 등에서 뿌린게 아니었다. 지역감정을 자극해 영남쪽 몰표를 노린 지역감정의 설계자가 놓은 덫이었다. DJ 진영에서는 이를 (여당에 포섭된)엄창록의 작품이라고 확신한다. 1992년 대선 직전인 12월 11일 부산 지역 유지들이 모여서 당시 민주자유당 후보였던 김영삼을 당선시키기 위해 지역감정을 부추기자고 한 소위 초원복집 사건도 그 연원은 사실 선거판의 여우이자 지역감정의 설계자 엄창록의 전략을 살짝 컨닝한 것에 불과했다. 내년 4월 총선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은 그야말로 올인 태세다. 정계 실력자들은 말 한마디, 제스처 하나도 쉽게 구사하는게 아니다. 당장 별 의미가 없어보여도 훗날을 염두에 둔 심모원려한 포석이다. 전북은 요즘 민심이 들끓는 정도가 아니라 폭발직전의 심각한 상황이다. 무려 33년 전부터 시작돼 일정한 로드맴에 의해 추진중인 새만금사업이, 불과 6년전 갑자기 하나 끼워넣은 잼버리로 인해 중단위기에 직면한 때문이다. 정부 각 부처에서 면밀한 검토를 거쳐 편성된 새만금SOC 관련 예산이 기재부 심의단계에서 무려 78%나 싹뚝 잘린것을 목도한 도민들은 충격과 허탈 그 자체다. 잼버리 실패를 빌미로 이렇게 한 것인데 한편에서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둔 고도의 외곽때리기 전략으로 해석한다. 기재부장관은 하나의 집행자에 불과할뿐 실질적 디자이너는 지역감정의 설계자라는 것이다. 폐부를 찌르는 정확한 분석이 아닐 수 없다. 호남권을 통틀어봐야 집권여당은 잘해야 한두석 얻을텐데 구태여 가성비 낮은 곳에 투자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가덕도 신공항을 필두로 한 영남권 예산폭탄이 그냥 나온게 아니다. 귀여운 자식 하나만 대학에 보내고 다른 자식들은 학업을 중도포기하겠다는 메시지다. 다만 수도권의 경우 적은 표 차이로 당락이 좌우될 소지가 큰데 상대적으로 호남 출신 유권자 비중이 크다는 점에서 호남을 하나로 단결시키는 것은 위험하다. 그래서 제시된 카드가 전북을 희생양 삼은 호남갈라치기 전략이다. 야당인 민주당에서는 “새만금SOC 없는 예산안 통과는 없다”고 호언장담 하는데 상대적으로 많은 예산을 확보한 타 시도 국회의원들의 진정성이 언제까지 이어질지 문제다. 사소한 듯 해도 새만금 SOC 예산안 편성의 이면엔 지역감정의 설계자가 있을 수 있다. 훗날 역사는 그 디자이너를 찾아낼 수 있을까.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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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9.06 15:01

'퍼네이션'의 진화

기부문화가 다양한 형식으로 변하고 있다. 기부문화의 진화다. 그중에서도 모바일 시대,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자리 잡은 소셜미디어가 가져온 ‘소셜기부’의 성과는 놀랍다. 우리나라 ‘소셜기부’는 비영리단체인 굿네이버스가 기획한 ‘소셜 100원의 기적’이 시작이다. 이 단체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미투데이로 맺어진 12만여 명의 소셜미디어 친구들을 활용해 진행해온 신개념 나눔 프로젝트 '100원의 기적' 캠페인을 2012년 페이스북 애플리케이션으로 개발해 소셜기부운동을 본격화했다. 첫 번째 목표 '미얀마 빈민 지역 놀이터 건립을 위한 모금'은 짧은 시간에 당초의 목표액을 훌쩍 넘겼으니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그 뒤 소셜기부는 일상에서 나눔을 생활화하는 기부문화의 통로가 되었다. 더 새로워진 기부문화가 있다. 시작된 지 오래지만, 이 역시 모바일 덕분에 확장되고 있는 ‘퍼네이션’이다. 퍼네이션은 Fun(재미)과 Donation(기부)을 결합한 신조어다. 쉽고 즐겁게 참여하고 기부도 하는 문화를 이른다. <트렌드 지식사전>의 저자 김환표는 퍼네이션을 ‘얼마를’ 기부하느냐보다 ‘어떻게’ 기부하는지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나타난 현상으로 분석한다. 그는 우리나라에서 가장 성공적인 퍼네이션 사례를 자동전화모금(ARS) 기부로 꼽는다. 실제 ARS 기부는 TV프로그램이나 이웃돕기 모금에 활용되면서 일상에 자리 잡았다. 흥미로운 것은 웹이나 모바일 플랫폼이 만들어지면서 퍼네이션이 운동, 게임, 행사 등 다양한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끄는 퍼네이션이 있다. 월드비전의 ‘글로벌 6K 러닝 for water’ 캠페인이다. 물을 얻기 위해 매일 평균 6km씩 걸어 다닌다는 아프리카 르완다 아이들 대신 참가자들이 6km를 걷거나 달리면 아이들에게 깨끗한 물을 기부할 수 있는 프로젝트다. 일정한 참가비가 있으나 건강도 챙기면서 즐겁고 기부도 할 수 있으니 일석삼조다. 영국자선지원재단(Charities Aid Foundation, CAF)은 2010년부터 해마다 세계 120여 개국을 대상으로 기부와 관련된 설문을 조사해 세계기부지수를 발표한다. 지난 5월 CAF가 발표한 ‘2022 세계기부지수’에 따르면 우리나라 기부지수 순위는 88위다. 2021년의 실적(?) 110위보다 높아졌지만, 여전히 하위권이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올해 초 발간한 ‘공익활동 활성화를 위한 제도개선방안’보고서나 통계청 조사에서도 우리나라의 기부문화는 오히려 하락 추세에 있다. 퍼네이션이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이들 퍼네이션 플랫폼이 우리나라를 기부 문화 후진국에서 벗어날 수 있게 하는 통로가 되었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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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9.05 17:40

상실의 시대, 전북

‘나는 지금 어디에 있지? 짐작도 할 수 없다. 도대체 여기가 어디란 말인가?’ 우리나라에서 ‘상실의 시대’라는 제목(원제 ‘노르웨이 숲’)으로 출간돼 큰 인기를 끈 일본의 유명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자전적 소설은 이렇게 마무리된다. 삶의 방향을 잃고 공허한 눈빛으로 주변을 두리번거리는 주인공을 묘사하면서⋯. 소설은 청춘의 주인공과 주변 인물들이 삶 속에서 아무렇지도 않게 불쑥불쑥 찾아오는 죽음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면서 겪는 상실감이 바탕에 깔려 있다. 지금 전북도민의 심경이 소설 말미의 주인공 모습과 닮아 있다. 허무하고 허탈하다. 허망하게 밟히고, 빼앗기고, 잃었다. 다시 ‘상실의 시대’다. ‘어디서나 살기 좋은 대한민국을 만들겠다’며 균형발전을 외치던 정권은 졸렬한 억지 주장을 내세워 가장 먼저 챙겨야 할 곳을 가차 없이 짓밟고 있다. 지역사회가 기능을 완전히 상실한 채 사라지는 ‘소멸의 시대’가 앞당겨질까 걱정이다. 20세기 산업화 시대, 철저히 소외돼 상실의 시대를 살다가 부여잡은 기회의 땅 새만금에 30년 넘게 공을 들이며 집착했다. 계획대로라면 진작 번듯한 수변 관광도시가 돼 있어야 할 곳이다. 그랬다면 그곳에 야영장이 설치되는 일은 절대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그러지 못했고, 행여 도움이 될까 기대했던 국제행사는 되레 새만금의 발목을 잡았다. 정부가 새만금 SOC 예산 칼질에 이어 아예 기본계획을 재수립하기로 했다. 잼버리와 무관하다고 밝혔지만, 오비이락(烏飛梨落)이 아니라는 것은 삼척동자도 안다. 하필 이 시점에 20년 넘게 시민의 사랑을 받아온 전주 KCC이지스 프로농구단이 연고지를 부산으로 옮겼다. 일사천리였다. 구단에 지역을 떠날 명분과 구실을 쥐어준 전주시에 비난의 화살이 쏠린다. 체육관 신축과 관련해 지자체의 속 터지는 행보를 기업 시각에서는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다. 이제 와서 책임을 따지고, 떠나간 구단과 기업을 성토한들 뭐가 달라지겠는가. 부질없다. 떠나지 못하는 농구팬과 시민의 상실감을 보듬는 게 먼저다. 추석이 코앞인데 농도 전북의 민심이 바닥부터 흔들린다. 대책 없는 쌀값 폭락에 풍년이 들어도 농심은 근심이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온몸으로 울부짖는 리더가 없다. 그저 시늉만 낸다. 민심을 오롯이 담아내지 못한 선출직들의 공허한 외침은 상실감만 키울 뿐이다. 지역의 미래를 위해 청년들을 억지로라도 붙잡아보려 했다. 그런데 이제 떠나려는 그들을 붙잡을 논리도 힘도 없다. 상실감에 빠져 무기력해진 도민의 감정이 여기저기서 분노로 표출되고 있다. 하지만 현실을 바꿔낼 힘이 없는 분노는 오래가지 못한다. 지금 그나마 분출되는 분노의 에너지를 모아내 희망으로 승화시키지 못한다면, 갈 곳 없는 그 미약한 기운은 결국 좌절과 체념으로 사그라질 수밖에 없다. 그리고 어느 순간 그 체념이 아주 편안하게 다가올까 걱정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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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종표
  • 2023.09.04 1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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