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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앗이 기부

농경사회에서 일손이 부족할 때 이웃끼리 서로 도움을 주고받던 우리의 ‘품앗이’ 전통은 오늘날까지 그 맥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주고받다’라는 의미에 덧대어 ‘칭찬 품앗이’‧‘댓글 품앗이’‧‘돌봄 품앗이’ 등의 용어가 널리 쓰이고 있다. 요즘에는 ‘기부 품앗이’가 화제다. 주로 인근 지역 지방자치단체장들이 서로 고향사랑 기부금을 주고받는 방식이다. 올부터 본격 시행된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를 위한 전략이기도 하다. 저출산‧고령화 시대, 지역경제 활성화와 지방소멸 위기 대응책으로 시행된 고향사랑 기부제는 개인이 자신의 거주지역을 제외한 전국 지자체에 1인당 연간 500만원 한도에서 기부를 하고 세제혜택과 함께 지역 특산품을 답례로 받을 수 있는 제도다. 제도 시행 초기, 전국 각 지자체들의 모금경쟁도 치열하다. 이 품앗이 기부에 가장 적극적인 사람은 고향사랑 기부제에 큰 기대를 걸어온 지방자치단체장들이다. 이들은 자매도시나 인접 도시에 기부금을 서로 전달하면서 ‘품앗이 마케팅’을 선보이고 있다. 또 유명 인사들의 기부 소식을 적극 알리면서 출향인들의 동참을 호소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제 활성화를 위해 솔선수범해야 할 지자체장 입장에서는 자신이 거주하는 지자체에는 기부할 수 없으니 이웃 지자체장과 서로 주고받는 품앗이 기부가 묘책이다. 전북에서는 우범기 전주시장이 적극적이다. 그는 올들어 유희태 완주군수, 윤병태 나주시장, 권익현 부안군수, 정헌율 익산시장 등과 잇따라 기부 품앗이를 하며 고향사랑 기부제를 알렸다. 지자체장들의 품앗이 행보에 시‧군 단위 공무원단체도 동참하고 있다. 시·군 간 협력을 통해 고향사랑 기부제를 널리 알리고 함께 응원함으로써 지역 상생 발전의 계기를 마련하자는 취지다. 당초 이 제도에 지방도시의 기대가 컸다. 지자체의 재정을 늘리고, 기부에 동참한 출향인들과의 연계를 통해 이른바 ‘관계인구’를 확보해 지역의 성장동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제도 시행 초기 전국적으로 모금실적은 기대에 못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랜 기간 공들여 준비해온 지자체로서는 마음이 급해질 수밖에 없다. 지자체장들이 앞장선 이 같은 품앗이 기부는 제도 시행 초기 일시적으로 나타나는 현상이다. 일반 시민이 기부의 주체가 되어야 제도의 취지를 살릴 수 있다. 그래도 처음 시행하는 제도인 만큼 지자체장과 정치인, 유명 인사 등이 앞장선다면 이 생소한 제도의 조기 정착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게 분명하다. 그런 면에서 고향사랑을 누구보다 목청껏 외쳤던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행보가 아쉽다. 그동안 국회의원들은 친분이 있는 동료 의원들끼리 서로 후원금을 내는 품앗이 관행이 이어져 곱지 않은 시선을 받기도 했다. 고향사랑 품앗이 기부에 국회의원과 지방의원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해 본다. 인접 도시 시‧군의회 의원들 간의 단체 품앗이 기부도 생각해볼 일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2.27 15:51

봄이 오는 희망의 전북

팬데믹 코로나가 물러나면서 지난해 전주한옥마을을 찾은 관광객이 사상 최초로 1129만명을 넘었다. 3년간 코로나로 묶였던 발들이 풀렸다. 토끼 해를 맞아 아태마스터즈와 잼버리 대회가 줄대기 해 전북이 긴 겨울잠에서 깨어 봄이 온 것 같다. 그간 전북은 조용하고 크리스마스 이브처럼 거룩하기만 했다. 하지만 젊은 리더십인 김관영지사가 취임하면서 기업유치 성과가 드러나 지역이 꿈틀댄다. 전북교육청도 진보교육감에서 전북대총장을 두번이나 역임한 서거석 교육감이 맡으면서 예전의 전북교육 모습으로 살아나고 있다. 전에는 가난하고 못살아도 공부 잘하는 학생들이 많아 희망을 갖게 했지만 진보교육감이 인성교육을 앞세운 나머지 학력신장에 소홀해 전북교육이 뒤쳐졌다. 서 교육감이 12년간 뿌리내린 전임자의 잘못을 바꾸는데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듯 싶다. 그래서 우선 적재적소 인사를 통해 적폐청산을 해야 한다. 사사건건 도지사와 전주시장이 마찰을 빚어 아무 것도 못했지만 기재부 출신 우범기 전주시장이 취임하면서 기대를 갖게 한다. 개발론자인 우 시장은 종합경기장 야구장부터 철거, 개발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 전라도의 수도로 과거의 명성을 되찾으려면 보존도 좋지만 과감한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 우 시장은 고등학교 학창시절 미원탑의 아련한 추억을 갖고 있기에 랜드마크를 만들어 놓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인다. 대형 컨벤션시설이 없어 마이스산업 자체를 엄두도 못냈지만 종합경기장에 광주 김대중컨벤션보다 규모가 큰 컨벤션센터를 짓겠다는 것은 박수 받을 일이다. 시민들이 우 시장에 기대를 건 이유는 친정인 기재부에서 알게 모르게 응원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상대 기재부2차관을 비롯 고위공직자들이 전주시를 잇달아 찾아 현안 파악에 나서면서 국비지원을 약속 , 우시장이 선거 때 약속한 로또예산이 올해 전주에 떨어질 전망이다. 긴 겨울잠을 잤던 전북이 줄탁동시(啐啄同時)를 통해 깬 것 같다. 거점국립대인 전북대가 새로운 수장을 맞으면서 용트림을 하기 때문이다. 양오봉 총장이 세계100대 대학에 진입시켜 놓겠다는 야심찬 프로젝트를 주창, 주목을 받고 있다. 그간 RIS·RISE에 빠져 도민들을 실망시켰던 전북대가 혁신을 통해 역량강화에 총력을 경주키로 해 희망이 보인다. 특히 전북대병원까지도 세계 100대 병원에 진입할 것을 유희철 원장이 다짐, 공공의료질이 한층 높아질 전망이다. 전북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의기투합하고 나서 모처럼만에 희망의 등불이 켜졌다. 희망의 불씨가 꺼지지 않고 살려 나가려면 도민들부터 부정적인 사고로부터 벗어나야 한다. 10년 이상 걸려서 어렵게 강원도가 특별자치도법을 통과시켰지만 전북은 여야 협치로 6개월만에 국회를 통과시키는 대성과를 올렸다. 정운천·한병도 의원에게 칭찬의 박수를 보내야 한다. 다음으로 리더들이 맘 먹은대로 일하도록 사회적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공연스레 음해성 투서나 모함 발목잡기 등을 하면 안된다. 정치권도 정신 바짝 차려 방탄국회를 만들지 말고 민생문제에 천착하길 바란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2.26 16:48

끝 모를 '관할권 다툼'

언제부터인가 새만금 얘기를 꺼내면 짜증을 내는 주변 사람들이 더러 생겼다. 착공한 지 30년 넘게 터덕거리면서 개발이 제 속도를 내지 못하자 그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한 것이다. 그러면서도 전북의 미래 성장 동력에 대한 새만금의 기대를 접지 못하는 것도 안타까운 현실이다. 역동적 분위기가 이어지면서 최근엔 가시적 움직임도 구체화되는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의 관할권 다툼이 다시 불거져 찬물을 끼얹고 있다. 전북도가 새만금 사업을 속도감 있게 밀어붙이기 위해 추진하는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도 차질을 빚지 않을까 우려되는 상황이다. 때문에 지루하게 관할권 공방을 벌였던 1·2호 방조제 악몽을 떠올리며 혹여 제2라운드 분쟁이 재연되지 않을까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와 같은 해묵은 분쟁은 지난 2021년 2호 방조제 관할권 논쟁이 김제시로 최종 확정됐음에도 앙금이 여전히 남아있다는 것이다. 거기에다 2020년 11월 개통한 새만금 동서도로 관할권까지 겹쳐 갈등을 증폭시킨 셈이다. 그 배경에는 신설 도로 관할권을 거머쥐면 2호 방조제 안에 조성 중인 인구 2만 5천명 규모의 수변도시를 비롯한 새만금의 노른자위를 확보할 수 있다는 노림수가 있다. 양측은 2호 방조제 밖에 있는 신항만을 둘러싸고도 자존심 대결을 벼르고 있다. 동북아 물류 허브로 경제 유발 효과가 클 것으로 예상된 만큼 쟁탈전이 불가피해 보인다. 3개 자치단체간 갈등 조율을 위해 출범한 새만금권역 행정협의회가 민선 8기 이후 처음 열려 ‘새만금 특별지방자치단체’ 설립을 위한 공론화에 의견을 같이한 것이 지난해 8월이다. 불과 6개월도 안돼 공식기구에서 공감한 핵심 현안을 거리낌없이 뒤집는 것은 주민 대표로서의 본분을 망각한 대목이다. 관할권을 놓고 그동안 법적 소송을 불사하며 소모적 갈등과 분쟁을 통해 얻은 것이 무엇인가.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하는 두 자치단체간 난기류에 휩싸이면서 내부 개발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새만금 특별자치단체 설립은 3개 자치단체간 연대와 협력을 통해 내부 개발 가속화와 함께 공동사업 효율적 추진에 방점을 두고 있다. 전북의 현주소를 나타내는 각 분야 지표가 전국 하위권을 맴돈 지는 꽤 됐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다가올 미래까지 인구 감소, 취업률, 경제 성장 잠재력 등이 어둡다는 전망지수가 쏟아지는 상황이다. 더 나아가 지역 소멸 위기까지 심각하게 거론되는 마당에 자치단체의 극단적 이기주의는 전북을 후퇴시키는 요인이다. 바꿔 말하면 자치단체간 연대와 통합만이 상생의 지름길이라는 뜻이다. 갈수록 피폐해지는 현실에서 에너지 결합을 통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게 관건이다. 그 대안 중 하나가 바로 광역 메가시티다. 타시도 움직임이 활발한 것과 달리 전북은 통합 논의조차 쩔쩔매는 실정이다. 이런 가운데 군산시와 김제시가 자기 중심적 편향 논리를 앞세워 사사건건 충돌하는 모양새다. 타시도의 메가시티 흐름을 따라 가지는 못할 망정 소지역주의 관할권 다툼이 웬말인지 묻고 싶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23 17:18

전북대총장의 위상과 행보

1994년 전라북도 김제시 진봉면 정당리에 함태영 선생 관련 기념비가 건립된 적이 있다. 독립운동가이자 정치인 함태영은 함경북도 무산 출생인데, 3·1운동 당시 민족대표 48인의 한 사람으로서 활약했고, 제3대 부통령을 지낸 바 있다. 김제 진봉이나 성덕에 함씨 후손들이 살고 있고 함태영과 관련된 여러 가지 에피소드가 전해질 뿐 그와 관련된 기념비가 왜 김제에 있는지 명쾌한 설명을 해주는 이들이 없어 답답할 뿐이다. 어쨌든 지금 함태영을 기억하는 이들은 거의 없지만 그의 아들 고 함병춘은 많은 이들의 뇌리에 뚜렷하게 각인돼 있다. 1983년 당시 대통령 비서실장이던 그는 순방길에 동행했다가, 미얀마 아웅산 묘소에서 테러 사건으로 폭사했다. 연세대 교수 생활을 하던 중 1970년 박정희대통령 외교안보 담당, 정치담당 특보를 지낸 그는 주미대사도 역임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에서 수학한 고급 두뇌들은 조국이 어려울때 독재정권의 하수인이라는 비판에도 불구하고 장관이나 수석비서관 등으로 현실정치에 참여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다. 특히 서강학파의 거두로 일컬어지는 남덕우 교수는 경제기획원장관, 부총리를 지내면서 대한민국 경제정책을 오랫동안 진두지휘한 것으로 유명하다. 서강학파는 1970년대 박정희 정권의 경제 성장을 이끈 서강대 교수 출신 경제 관료를 지칭하는데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ㆍ김만제 전 부총리를 필두로 김덕중 전 교육부 장관,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대표 등이 유명하다. 이들은 전형적인 성장주의자로 재벌 우선, 수출 지상주의, 선 성장ㆍ후 분배 등을 주창해왔다. 학자의 현실정치 참여는 논란을 낳기도 하지만 어쨋든 폭넓은 인맥과 정제된 이론으로 무장된 이들이 사회에 기여한다는 긍정적 측면이 없지는 않다. 어제(22일)는 국가거점 국립대학인 전북대학교의 학위졸업식이 열렸는데 코로나로 인해 사실상 4년만에 진행된 행사여서인지 전북대 주변은 모처럼 활기가 넘쳤다. 전북대는 1947년 설립된 이리농과대학과 전주 명륜대학, 군산대학관을 모태로 설립됐는데 지역사회에서 교수들의 사회참여가 비교적 활발한 편이다. 멀리 갈것도 없이 전북대 교수 출신인 최규호∙김승환∙서거석 등이 잇따라 전북교육감을 지내고 있는게 대표적 사례다. 특히 전북대총장은 나름의 권위를 지니고 있다. 고건 전 총리의 아버지(고형곤)가 제2대 전북대총장이었던게 눈에 띄고, 민주화 이후 선거로 김수곤 총장(1990.9∼1994.8) 이래 장명수, 신철순, 두재균, 서거석, 이남호, 김동원, 양오봉 총장이 바통을 이어왔다. 이중 지역사회에서 지명도가 높은 이남호 전 총장이 이달말 명예퇴직을 단행,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앞으로 2년이 지나서 정년을 하게되면 그것은 국가의 명령으로 (나의 의사와 무관하게) 그만두는 것이기에, 지금 딱히 결정된 것은 없지만 스스로 결정하려고 한다”는 그의 차기 행보가 주목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2.22 14:45

전주한지장과 문화유산

그를 취재로 만난 것은 2005년이다. 그해 열렸던 서예비엔날레에 출품작 종이를 만들어 납품(?)한 것이 계기였다. 납품이라고는 하지만 경제적 타산보다 자신이 만든 한지를 서예비엔날레 초대작가들이 사용한다는 것에 큰 의미를 두었던 일이었다. "만들고 싶은 것을 만드니 신이 났다“고 했던 그는 화학약품을 사용하지 않고 국산 백닥, 그중에서도 가장 좋은 닥을 구해 화선지를 만들었다. “수익이 적어도 이런 종이만 만들 수 있다면 좋겠다”고 했던 그는 30대 젊은 한지장 최성일 씨였다.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전주한지는 서예가들이 애호하는 종이가 아니다. 다른 화선지에 비해 먹 번짐이 적고 거칠어서 웬만한 필력이 아니고는 의도하는 필법을 구사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더구나 중국산 화선지가 시장을 장악한 지 오래. 서예 인구가 늘어나면서 화선지 시장이 몸집을 크게 불렸던 시절에도 가격 경쟁에서 밀리는 전주한지의 서예시장 진출은 어려운 일이었다. 사실 전주한지의 쓰임과 가치는 따로 있다. 그 첫째가 보존의 힘이다. 전주한지는 ‘지천년 견오백(紙千年 絹五百)’을 상징하는 종이다. 보존력에 있어 비단보다도 그 가치를 더 인정받았던 한지의 역사 속에서 ‘전주 한지’는 단연 이름을 알렸다. 한지는 그 자체로도 중국의 선지나 일본의 화지와 비교해 빼어난 품질을 인정받았지만 조선 시대, 전주 조지소(造紙所)에서 생산된 전주한지는 왕실 진상품이나 명나라와 청나라에 보내는 공물로 쓰일 정도로 명품 중에서도 명품으로 꼽혔다. 전주한지는 시대를 뛰어넘어서도 품질과 보존력을 인정받는다. 그 예가 있다. 서울 한남동에 리움미술관이 문을 열었던 초기, 한국의 고미술품을 전시하는 공간을 안내하던 큐레이터가 수백년 된 서화를 소개하며 ”이렇게 보존이 잘된 것을 보면 이 종이가 전주 한지였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안내를 받던 일행들은 대부분 전문가였는데 모두 그의 추론에 공감했다. 실제 전주한지가 명품으로 이름 알렸던 바탕에는 문서와 책을 만드는 순지로서의 기능이 있다. 온전히 국산 닥을 원료로 하는 전통한지 중에서도 전주한지를 만드는 장인들이 순지를 주목해온 이유다. 전주시가 전통한지를 만들어 온 최성일씨를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 예고했다. 전주시 향토문화유산에 무형유산이 지정되는 것은 처음이다. 국산 닥나무와 천연잿물 등 전통재료를 사용해 한지를 만들어 온 결과다.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전주 한지장이 한 명도 없었던 현실을 돌아보니 지정 예고가 더 반갑다. 전통을 지키는 고된 현장에서 전주한지를 고집해온 장인들에게 위로와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3.02.21 16:37

입학지원금과 책꾸러미 선물

봄의 문턱, 입학시즌이 눈앞이다. 올해부터는 전북지역에서도 모든 초등학교 신입생이 1인당 30만원의 입학지원금을 받는다. 전북도의회가 최근 ‘전라북도교육청 초등학교 입학지원금 지원 조례안’을 원안 가결했다. 조례에 따라 전북교육청은 올해 약 38억4000만원의 예산을 부담해야 한다. 초등학생 입학지원금은 보편적 교육비(에듀페이) 지원을 강조한 서거석 전북교육감의 공약이다. 중·고교생에게는 이미 조례를 통해 입학지원비 성격의 교복구입비와 현장체험학습비를 지원하고 있다. 초등학교와 중·고교 신입생을 대상으로 한 입학지원금은 서울과 광주·인천 등 몇몇 지자체와 교육청에서 시행한 후 전국 각 지역에서 너도나도 도입하면서 유행처럼 확산된 제도다. 보편적 교육복지를 명분으로 내세운 선심성 정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고 전북교육청이 그동안 초등학교 신입생 지원에 등을 돌리고 있었던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북만의 특성화된 시책으로 학교와 학부모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바로 ‘책 꾸러미’ 선물이다. 전북교육청은 지난 2013년부터 초등학교 신입생 모두에게 학교를 통해 1인당 2~3권의 책 꾸러미 선물을 해왔다. 예산을 각 초등학교에 지원하고, 학교 측에서 도서를 직접 선정해서 구입하도록 했다. 특히 도서 구입 때 지역서점을 이용하도록 권고해 고사 위기에 처한 동네책방 살리기에도 힘을 실었다. 입학지원금을 새로 지급하게 됐지만 올해도 책 꾸러미 선물은 계속된다. 오히려 올해는 신입생뿐 아니라 1~3학년으로 대상을 확대했다. 코로나 팬데믹이 수년간 지속되면서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의 문해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지적에 따라 문해력 향상과 독서교육 강화 차원에서 책 꾸러미 사업을 확대했다는 설명이다. 올해는 학생 1인당 약 3만원씩, 모두 12억 6800만원의 예산을 편성했다. 대상이 확대된 만큼 예산도 대폭 늘었다. 여기에 올해부터는 입학지원금까지 감당해야 하니 전북교육청의 재정부담이 만만치 않을 것이다. 현금성 복지사업인 입학지원금의 필요성과 효용성에 대해서도 의문이 든다. 마치 전국 각 지자체가 앞다퉈 시행한 출산장려금·출산축하금처럼 성과도 별로 없고 수혜자들도 기대하지 않지만, 그렇다고 중단하거나 축소할 수도 없는 계륵으로 전락하지 않을까 걱정이다. 현금성 지원사업은 이에 익숙해진 주민들의 의견이 곧바로 표심으로 연결되기 때문에 선출직 단체장으로서는 효과가 없어도 추진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다. 굳이 입학지원금 제도를 도입해야 했다면 학부모들이 선호하는 도시 대규모 학교는 제외하고, 농어촌 학교와 원도심 작은 학교 위주로 선별 지원하는 방안도 진지하게 논의했어야 했다. 추후 예산문제에 발목이 잡혀 책 꾸러미 선물을 중단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 중복사업이라는 이유를 들 수도 있을 것이다. 입학지원금과 지원대상이 같지만, 책 꾸러미 사업은 그 목적이 아동 문해력 향상과 독서교육에 있으니 엄격히 중복사업이라고 할 수 없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2.20 15:55

기울어진 운동장

전북하면 쉽게 떠오르는 이미지가 새만금처럼 보이지만 그 이면에는 기울어진 운동장이 넓게 펼쳐져 있다. 노태우와 DJ간 정치적 산물로 태어난 새만금이 30년이 지났지만 계속해서 도민들 한테 희망고문이 된 것은 정권적 이해관계가 거의 없고 대기업 한테 메리트가 없어 진척이 안되고 있다. 백년 먹거리다 국가미래를 살릴 거창한 국책사업이라고 소개하지만 대부분의 도민들은 이 사업을 회의적으로 받아들이면서 언제 끝날지 모르는 사업으로 인식한다. 주로 장년층들은 자신들의 당대에 이 사업이 마무리 되어 성과를 볼 것이라고 생각치 않고 있다. 다른 지역의 국책사업은 대통령의 임기중에 끝내버려 경제적 효과가 크다. 거가대교 서해안고속도로 무안공항 보령터널 천사대교 등 대규모 건설사업도 대통령이 임기동안 의지를 갖고 추진해 가시적으로 사업효과가 드러나기 때문에 주민신뢰가 높다. 하지만 새만금은 이제야 겨우 방조제를 막고 2개 간선도로와 항만을 건설 하는 등 기본인프라 확충에 매달려 경쟁력이 떨어진다. 중국 상해 푸동지구는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날 정도로 새만금과 비할 바가 못될 정도로 저 만치 가버렸다. 새만금이 터덕거리고 있을 사이 완공해 상해를 중국 심장부로 만들었다. 새만금이 전북의 균형발전을 가로 막았다는 사람들이 많다. 그 이유는 해마다 새만금에 일정액의 국비를 확보해서 사업비로 쏟아 부어야 하기 때문에 다른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 전북정치권은 예산국회가 열릴 때마다 새만금 예산 확보하느라 쩔쩔매 다른 사업비를 챙기는데 소홀했다. 그도 그럴것이 새만금예산이 줄어들면 지역언론에서부터 가만히 있지 않기 때문에 새만금예산 확보에 신경을 곤두세웠던 것. 역대정권들은 새만금과 정치적 이해관계가 덜한 관계로 소홀해 전반적으로 사업추진이 지지부진했다. 반면 다른 시도 국회의원들은 새만금예산을 마구 흔들어 대면서 해마다 자기지역 예산을 챙겨가기 때문에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생겨났다. 지금 부안 고창지역에서 2차선으로 계획된 노을대교를 4차선으로 건설해야 한다고 읍소하고 다니지만 그 누구 하나 거들떠 보지도 안 해 답답할 노릇이다. 이 사업도 기재부 등지에서 안 해주려는 것을 규모를 2차선으로 줄여 사업을 확정했지만 전북정치권에서 처음부터 죽기살기식으로 강하게 밀어 붙였다면 4차선 교량건설이 가능할 수 있었다. 지금 176만9천명의 도 인구가 계속해서 감소한 게 전북의 현주소다. 30년 이상 가랑비에 옷이 젖다 보니까 옷이 축 쳐져 입고 나갈 수 없다. 문제는 도민의식조차도 축 쳐져 자신감을 잃어버린 게 더 큰 문제다. 고시3관왕 출신 김관영지사가 젊고 패기차고 아이디어가 넘친다고 해도 혼자서 기울어진 전북운동장을 바로 세울 수가 없다. 전북정치권이 원팀이 돼서 대선 때 14.4%를 얻은 윤석열 대통령과 국힘 국회의원 중앙정부를 상대로 전북의 현실을 잘 설득해서 국가예산을 가져와야 한다. 여야 정치권이 극도로 대립된 상태에서 김 지사가 얼마나 정치력을 발휘할지 기대 반 걱정 반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2.19 15:43

총장 늑장 임명이 남긴 것

총장 임명이 늦어지면서 대학 행정에 차질을 빚고 있는 전북대가 그동안 말 못할 속앓이를 해왔다. 양오봉 후보자에 대한 인사 검증이 더디게 진행되자 마음을 졸인 건 사실이다. 다행히 그에 대한 임명안이 14일 국무회의를 거쳐 대통령 재가까지 통과함으로써 사실상 총장으로 확정됐다. 작년 11월 23일 총장 선거 후 3개월 만에 임명 절차가 끝난 셈이다. 일부에선 교육 자치까지 거론되는 마당에 대학 구성원의 직선제로 뽑힌 점을 감안하면 검증 기간이 너무 길다는 지적이다. 한솥밥을 먹으며 오랜 세월 평판과 능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그들의 선택을 존중해야 한다는 얘기다. 그렇잖아도 새 학기를 앞두고 처리해야 할 일이 산적해 있는데 총장 공백이 20일 넘게 이어지면서 그에 따른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 실제 전북대의 경우 지난해 12월 교육부에 승인 요청 뒤 인사 검증 기간에 전임 총장 임기가 끝나면서 곧바로 교무처장 직무대행 체제로 들어갔다. 1년 중 가장 중요한 입학 졸업 시즌과 총장 인사 검증이 겹쳐 학사 행정에 부담을 준다는 것. 그래서 총장 선거일을 조정해 이 기간은 피해야 한다는 대안론도 나온다. 통상 교육부의 총장 후보자 검증이 두 달 정도 진행된다는 점에서 자구책이 필요한 상황이다. 문제는 이같은 늑장 임명 사례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라는 데 있다. 전임 김동원 총장도 뚜렷한 이유 없이 40일 넘게 임명이 지연되면서 행정 혼선만 키웠다. 2006년 김오환 총장 후보자 때는 교육부가 부적격 결정을 내리자 대학 측이 자율권 침해라고 반발하며 자격 시비를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때문에 늑장 임명의 관행화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총장 직선제 폐해도 무관치 않다는 게 중론이다. 정치인 선거 뺨칠 정도로 학내 파벌은 물론 보직 임용을 미끼로 기득권 먹이사슬을 형성해 반목과 대립을 부채질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전북대도 이런 문제점을 인식해 작년 총장 선거 때 입후보자의 보직 임명을 막는 규정을 만들기도 했다. 4년 전 선거 때는 경찰 개입 의혹이 불거져 충격에 휩싸인 적이 있다. 선두를 달리던 유력 주자에 대한 경찰 내사설이 선거판을 흔들면서 후폭풍에 오래 시달려야 했다. 배경을 두고 지금도 추측이 나돌면서 총장 선거의 흑역사로 기억되고 있다. 지방 대학을 둘러싼 환경은 매우 열악하다. 내년 전국 4년제 대학, 전문대 모집 인원은 51만여 명이지만 올해 고교 졸업생은 39만여 명이 고작이다. 2023학년도 정시 경쟁률 3대 1을 밑돌아 사실상 ‘미달'로 분류된 대학의 86.8%는 지방대다. 이런 감소 추세가 계속되면서 대학은 신입생 감소와 재정 악화라는 악순환이 되풀이되고 있다. 저출산 경향이 심각 단계를 넘어서며 대학 존폐뿐 아니라 지역 소멸 위기론까지 불거진 게 현실이다. 총장의 늑장 임명도 결국 생존 위기에 내몰리는 지방 대학의 현실을 외면한 처사라며 시선이 곱지 않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16 17:15

대통령의 전북 방문

“오다가 쌀을 찧어 하시바(=도요토미 히데요시)가 반죽한 천하라는 떡, 힘 안들이고 먹은 것은 도쿠가와” 일본에서 수백 년 동안 사람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아주 유명한 말이다. 천부적 재능을 가진 오다, 그는 천하를 거의 통일했고 철두철미한 도요토미가 완성했으나 결국 최후의 승자가 돼 대대손손 260여 년간 에도 막부를 이어간 것은 덕장 도쿠가와였다. 평생에 걸쳐 어렵게 얻은 자리였기에 도쿠가와는 유훈을 남긴다. “사람의 일생은 무거운 짐을 지고 먼 길을 걷는 것과 같으니 서두르지 마라”, “무엇이든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다는걸 알면 굳이 불만을 가질 이유가 없다” 는 것 등이 바로 그 유훈이다. 비단 일본에서 뿐이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창업하는 이 따로있고, 수성하는 이 따로있는게 바로 세상의 이치다. 약 400년 후 대한민국에서도 비슷한 일이 벌어진다. 초대 이승만부터 시작해 수많은 이들이 평생을 노려 오르는게 대통령 자리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국회의원이나 당 대표, 총리 한번 하지않고 단번에 대권을 거머쥐었다. 쿠데타로 권력을 움켜잡은 박정희, 전두환 또한 목숨을 건 승부를 건 도박끝에 청와대 주인이 됐으나 윤 대통령은 문재인 정부의 실정과 소위 보수대연합에 의해 최고 자리에 올랐다. 천운이 따랐다는 말 이외에는 달리 설명할 길이 없는 권부를 향한 장정이었다. 물론, 후보 시절 윤 대통령은 자신과 입장이 다른 이준석, 안철수, 홍준표, 나경원 등을 포용해내는 모습을 보였고, 결국 승리했다. 하지만 대선 이후 그는 덧셈의 정치를 뺄셈의 정치로 바꿨다. 건곤일척의 승부를 벌인 차기 권력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 화합은 어렵다고 하더라도, 외모에서 풍기는 인상처럼 비주류를 아우르는 대범함을 보여줬어야 하나 꼴보기 싫은 사람이나 집단을 배척하면서 결국 ‘윤핵관’이란 신조어를 만들어내면서 위기를 자초하고 있다. 국정운영에 대한 평가는 별개로 하고, 어쨋든 지난 10일 윤 대통령이 전북을 첫 공식방문했다. 단순히 전북도청을 방문한게 아니고 한덕수 총리, 김관영 전북지사 등 전국 시∙도지사 모두가 참석한 가운데 중앙지방협력회의를 주재하는 모양도 갖췄다. 지방정부 조직의 실국 수나 부단체장 수 등을 자치단체가 자율적으로 조정할 수 있게하고 비수도권개발제한 구역해제 권한, 지역대학 재정지원 권한 등 중앙정부 권한의 지방이전및 360개 공공기관 지방이전 등을 논의했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국가균형발전위에서 KBS, MBC 본사 지방이전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윤 대통령의 전북방문 때 군산조선소 행사에서 갑작스런 전주MBC 아나운서 출신 사회자 교체, 전주 M한정식 집에서의 오찬 등이 에피소드로 전해지기도 했다. 지역민의 입장에서 볼때 윤 대통령의 전북방문 길에 별다른 성과가 없었다는 말도 들린다. 결론은 대통령이 주는 선물을 받는다는 소극적 자세에서 벗어나 이젠 지방 스스로 성과물을 쟁취해야 하는 소위 ‘졸면 죽는 시대’에 살고 있다는 점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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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2.15 15:34

막아야 하는 <다음 소희>

한 여고생이 전주의 저수지에서 숨진 채 발견된 것은 2017년 1월이었다. 나이 열여덟 살, 죽음의 원인은 ‘자살’이었다. 대학을 포기하고 선택한 취업. 그는 특성화고 졸업을 앞두고 한 이동통신사 고객센터(콜센터) 상담사로 현장실습을 나간 실습생이었다. 근무 부서는 ‘세이브(SAVE)’팀. 해지방어팀으로도 불리는 이 부서는 콜센터 안에서도 육체적 정신적 고통이 극심해 많은 사람이 가기를 가장 꺼리는 곳이었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고객들의 전화를 최대한 많이 처리해야 하는 업무. 온갖 험한 말과 욕설, 인격모독을 당하며 스트레스에 시달렸지만, 배당된 ‘콜(call)수’를 채우고 상품을 많이 팔아 실적을 높이기 위해 열심히 일했다. 그러나 돌아온 것은 다시 주어지는 과도한 실적과 등수를 매기는 평가와 편법의 임금 체계. 당당하게 맞서 이겨내고자 했으나 강압적 현실이 고통스러웠던 그는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콜센터 현장실습생의 안타까운 사망사건을 담은 영화 <다음 소희>가 2월 초부터 관객들을 맞고 있다. 취업률을 높인다면 어떤 환경이든 관계없이 실습생 받는 기업을 늘리려는 학교, 그런 학교들의 취업률로 ‘인센티브’를 받는 지방교육청, 역시 취업률과 ‘인센티브’에만 목매는 정부와 기업. 영화는 한국 사회의 축소판 같은 콜센터를 통해 만연된 실적 위주 가치관에 이의를 제기하고 고질적인 병폐를 고발한다. <다음 소희>는 지난해 한국영화 최초로 칸영화제 비평가주간 폐막작이 되어 해외에서 먼저 소개됐다. 그날 상영회에서 영화가 끝나자 기립박수가 세 번이나 쏟아지고 관객들은 흐느꼈다는 화제작이다. 제26회 몬트리올 판타지아 영화제의 폐막작으로도 초청되어 감독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한국 사회의 상황을 담은 이 영화에 외국 관객들이 공감했다는 것은 영화가 가진 ‘보편성의 힘’ 덕분이다. 사실 영화로 마주하는 현실은 잔혹하다. 콜센터 종사자들의 노동권과 인권, 실적만 앞세워지는 특성화고 현장실습, 존중받지 못하는 청소년 노동권 등 마주하는 모든 현실이 다 그렇다. ‘막을 수 있었던 일인데도 보고만 있었던’ 대가여서 더 잔혹하다. 여고생의 죽음을 우리 앞에 꺼내놓은 영화의 힘이 그래서 더 새삼스러워진다. <다음 소희>는 사회적 공분을 불러일으키는 이슈에 주목해온 정주리 감독이 ‘이제 더는 다음 소희가 나와서는 안 된다’는 의지를 담아 제목으로 삼았다. 감독의 바람처럼 영화는 잔혹한 현실을 일깨우며 책임을 통감하게 하는 장면과 대사로 짧지 않은 상영 시간 내내 관객을 붙잡아 놓는다. <다음 소희>의 메시지에 더 많은 사람이 귀 기울였으면 좋겠다. 이 영화 놓치지 마시라.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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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2.14 17:20

‘졸업장 수여식’ 유감

2월 졸업시즌이다. 어느 때부터인가 12월이나 1월에 졸업식을 여는 학교(초·중·고교)가 크게 늘었다. 그래서 이맘때면 시즌 막바지다. 출근길, 대로변 초등학교 정문에 졸업식을 알리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그런데 문구를 자세히 보니 졸업식이 아닌 ‘졸업장 수여식’이다. 정확한 시기와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시대의 트렌드가 돼 자연스럽게 이런 명칭으로 바뀐지 꽤 오래됐다는 게 교육청 관계자의 설명이다. 코로나와는 무관하다. 적어도 10년은 넘었고, 길게는 20년쯤 됐을 것이라고 한다. 왜 졸업장 수여식이라는 표현을 쓰게 됐을까? 상급 교육기관인 대학의 ‘학위수여식’이라는 행사명과 무관해 보이지 않는다. 대학(대학원)에서는 석사·박사 등 학위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성실하게 학위과정을 모두 마쳤어도 논문이 통과되지 않으면 학위수여식에 서지 못한다. 하지만 초·중·고교는 다르다. 학교생활 중 상식 밖의 일탈이 있었다면 모를까, 어지간하면 모두 받는 게 졸업장이다. 게다가 졸업식 이전에 대부분의 학생이 상급학교 진학을 확정지은 까닭에 졸업장을 받는 게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리고 새로운 명칭을 사용한 지 오래됐지만 학교에서도 어색한 건 여전한 모양이다. 졸업장 수여식이라고 써놓고 여전히 졸업식으로 읽는다. 그러니 명칭이 바뀌었다고 단정짓기도 애매하다. 하지만 엄격하게 해석하면 차이가 적지 않다. 우선 행사의 주체가 달라진다. 졸업식의 주인공은 당연히 졸업하는 학생이다. 하지만 졸업장 수여식의 주체는 졸업장을 수여하는 학교장이나 학교가 된다. 말 그대로 졸업장을 주는 행사다. 해당 교육기관의 교육과정을 마친 학생들을 축하하고 새로운 출발을 응원하는 행사라는 의미의 졸업식에 비해 그 의미가 옹색하다. 한 가지 긍정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것은 졸업장 수여식인 만큼, 졸업생 모두에게 일일이 졸업장을 수여해 의미를 부여할 것이라는 점이다. 졸업생 대표 한두 명에게 졸업장을 전달한 뒤 갖가지 상장 수여와 내외빈의 연이은 낯내기 축사로 행사를 채웠던 옛 졸업식에 비해 프로그램과 분위기가 달라졌을 것이라는 기대다. 하지만 큰 변화는 없다. 바뀐 명칭에 걸맞게 형식적인 절차를 과감하게 생략하고, 졸업생들에게 감동과 여운을 줄 수 있는 뜻깊은 행사로 확 달라져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안타깝다. 결국은 졸업장을 수여하는 행사가 졸업식이니 명칭에 너무 엄격할 필요가 없다는 주장도 있다. 맞다. 어느 명칭이든 크게 잘못된 게 없고, 두 가지를 혼용하고 있으니 명칭에 천착할 필요는 없을 것이다. 더욱이 그렇다면 굳이 졸업장 수여식이라는 명칭을 고집할 이유가 있을까? 그렇다고 행사의 격이 높아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다. 졸업식이라는 익숙하고 친근한 행사명에 큰 논란도 없었는데, 구태여 어설프게 졸업장 수여식으로 바꾼 이유를 여전히 이해하기 힘들다. 뒷북도 이런 뒷북이 있을까 싶지만, 그래도 유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2.13 16:05

결론은 기업유치

김관영 지사 한테 도민들이 큰 기대를 거는 것은 기업유치를 통해 지역경제를 살려 놓을 것이란 믿음 때문이다. 역대 지사들이 비슷한 구호를 내걸고 노력 했지만 제대로 성과를 올리지 못했다. 정부수립 이후에 전국 광역자치도 가운데 전북 만큼 인구가 줄어든 곳이 없다. 그 만큼 전북이 산업화로 전환되는 과정에서 순발력 있게 대응하지 못한 탓이 결정타였다. 1966년 266만명이었던 전북도 인구가 현재는 176만9000명이다. 1인당 지역총생산은 2900만원으로 도 부문에서 최하위다. 경제활동인구도 54.5%로 최하위고 청년고용률도 36.5%로 최하위다. 전북이 낙후되어 못사는 이유는 너무 오래동안 1차산업인 농업에 연연한 탓이 컸다. 다른 지역들은 SOC를 확충하고 공단을 조성해서 2.3차산업으로 발 빠르게 재편, 산업전환을 가져왔다. 전북이 이대로 가다가는 전주 익산 군산 완주만 남고 나머지 10개 시도는 소멸될 위기에 처한다. 그간 전북도가 가장 잘한 일은 용담댐을 막은 일이다. 해마다 여름철만 닥치면 전주시를 비롯 전북 절반이 생활용수난에 처했었다. 하지만 용담댐을 막은 이후에는 전주를 비롯 도민 절반의 식수가 안정적으로 확보돼 용수난을 해결했다. 용담댐 건설로 많은 실향민이 발생했지만 그들의 희생으로 상수원 확보 문제를 해결했다. 정읍시가 옥정호에서 상수원을 취수해 임실군과 갈등을 겪고 있지만 이 문제도 용담댐 물을 정읍시에 공급하면 해결된다. 김제까지 용담댐 물이 공급되므로 김제에서 정읍구간 관로공사를 빨리 추진해야 한다. 가장 잘못한 일은 정부가 김제공항을 건설해 주려고 공항부지까지 확보한 것을 벽성대와 일부 김제시민이 갈아 엎은 일이다. 글로벌 시대를 맞아 촌각을 다퉈가면서 해외를 들락거려야지만 도민들이 신고 나갈 신발이 없는 것이나 다름 없다. 청주공항에서 확인할 수 있는 것처럼 항공수요는 얼마든지 창출이 가능하다. 다행히도 송하진 전지사가 논리를 잘 개발해서 중앙정부를 설득, 새만금공항을 추진한 것은 늦었지만 그나마 다행이다. 지금 생각하면 도청사를 현 위치로 신축한 것은 근시안적인 것 밖에 안되었고 익산시민의 반대를 너무 의식해서 혁신역사를 백구쪽에다 건설하지 못한 것도 두고 두고 후회할 일이다. 여기다가 국립대인 전북대 군산대 전주교대를 통합하지 못한 것도 지역경쟁력을 떨어뜨린 결과로 작용했다. 전북낙후가 고질병처럼 되버렸지만 그래도 근본적인 치유책은 기업유치로 풀 수 밖에 없다. 기업유치는 산토끼만 잘 잡으면 되는 게 아니라 집토끼도 잘 키워야 된다. 지금 수도권을 포함 전국 자치단체들이 기업유치를 위해 발벗고 나섰다. 그 만큼 기업유치가 만병통치약처럼 가장 영험한 묘약으로 제시돼 있기 때문이다. 지사나 시장 군수 평가도 기업유치로 하면 틀림없다. 인기영합주의 행정(포퓰리즘)보다 청년실업 해소를 위해 발벗고 전방위로 뛰는 단체장 한테 격려와 박수가 필요하다. 용담댐을 건설해서 용수난이 해결되었듯이 김 지사도 기업유치를 통해 전북병을 치유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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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3.02.12 15:55

엇갈린 정치행보의 시사점

4월 전주을 재선거를 앞두고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상반된 행보가 주목을 끌고 있다. 이재명 대표를 겨누는 검찰 소환이 계속됨에 따라 서서히 조여오는 수사 칼날에 맞서 민주당은 장외 집회까지 강행하며 총력 대응을 선언한 상태다. 국민의힘은 뜨겁게 달아오르는 전주을 재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정운천 의원 당선을 위해 전방위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양쪽 모두 절체절명의 비장한 기류가 감지될 정도다. 사실 지금 전북 정치권의 최대 관심사는 전주을 재선거에 집중됐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텃밭을 자처한 민주당은 선거 불참 방침에 따라 외연상 정중동(靜中動)의 스탠스를 취하고 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빠진 초유의 선거 상황을 자신들에게 유리하다고 판단, 이 기회를 놓칠 수 없다는 각오로 결전 채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 전주을 재선거는 민주당에겐 ‘양날의 검’ 이다. 재선거에 따른 책임을 통감하고 무공천을 결정하면서 일단 유권자 비난 화살은 피해 갔다. 그러나 내년 총선을 감안하면 이번 선거를 마냥 불구경할 입장은 아니다. 박빙의 판세인 만큼 민주당 성향의 표심이 당락에 큰 변수가 됨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런 선거 흐름과 달리 내부에선 일찌감치 내년 총선 공천에 사활을 건 경쟁이 불붙었다. 공천권을 쥐고 있는 이 대표 수사 결과에 따라 민주당을 포함한 총선 구도가 요동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에 긴장감만 높아지고 있다. 물론 세력간 정치적 셈법이 달라 대응 수위엔 온도 차가 있지만 검찰과의 전면전이 선포된 상황이라 대오 전열이 불가피한 국면이다. 국민의힘 상황은 전주을 재선거에 화력을 집중하는 모양새다. 도당위원장인 정운천 의원이 민선 8기 김관영 지사와 여야 협치를 통해 지역 현안 해결에 두각을 나타내자 국민의힘 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다. 이런 기류 속에 정 의원 출전에 대비한 전열 정비를 서두르는 분위기다. 정 의원 또한 오래전부터 출마를 위한 사전 조직 만들기에 공을 들여왔다. 그런 가운데 안철수-김기현 양강 구도로 좁혀진 당 대표 선거는 수도권-영남 지역에선 열기가 뜨거운 반면 상대적으로 당원이 적은 전북에선 별다른 관심을 끌지 못하고 있다. 무엇보다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검찰 수사에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도 당내 권력 지도 변화에 핵심 변수이기 때문이다. 더 나아가 윤석열 정부의 향후 정치 권력을 가늠할 내년 총선을 앞두고 이 수사 결과가 미칠 정치권 후폭풍은 역대급일 거란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에 반해 국민의힘도 모처럼 만에 지역 정치권에서 존재감을 확인한 만큼 그에 따른 상승효과를 위해서라도 정 의원 당선은 절박한 문제다. 절대 기반을 갖고 있는 민주당 불참의 선거 구도 자체가 결코 나쁘지만은 않다는 인식이 강하다. 지금 양당이 직면한 최대 관심사는 이들의 엇갈린 행보에서 여실히 드러난 셈이다. 이재명 대표의 사법 리스크와 함께 전주을 재선거 결과에 주목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09 17:23

전북에서 본 튀르키예의 희망

지금부터 대략 200여 년 전 조선한양 인구가 20만 명 남짓할 때, 전 세계를 통틀어 인구 100만 명이 넘는 도시는 중국의 베이징, 일본의 에도(=도쿄), 튀르키에의 이스탄불 등 단 3곳에 불과했다. 베이징이나 에도는 그렇다 치고 런던이나 로마, 파리가 아닌 이스탄불이 인구 면에서 당당히 세계 3대 도시에 랭크될 만큼 엄청난 곳임을 알 수 있다. 이스탄불(=콘스탄티노플)은 로마의 수도가 동로마로 이전하면서 만들어진 신도시다. 얼마 가지 못한 서로마제국과 달리 동로마제국은 천년의 세월을 이어갔는데 1453년 오스만튀르크가 콘스탄티노플을 함락하고 이스탄불로 바꿨다. 조선에서 수양대군이 조카인 단종의 왕위를 찬탈한 소위 계유정난이 있던 해의 일이다. 오스만제국의 통치는 1923년 터키공화국 탄생과 함께 종식됐고 올해는 터키공화국이 출범한지 꼭 100주년이 되는 해다. 해외 여행 경험이 풍부한 사람들도 프랑스, 이태리, 스페인 등 서유럽 국가에 대해서는 막연한 동경을 하면서도 막상 튀르키에나 이라크, 발칸반도, 중국 등은 한수 아래라고 지레 짐작하는 사람도 의외로 많다. 하지만 튀르키에 한 나라만 제대로 짚어봐도 이런 생각이 얼마나 편협한 것인지 절감하게 된다. 이스탄불 여행의 백미인 돌마바흐체 궁전에는 아주 특이한게 있다. 시계가 9시5분을 가리킨 채로 멈춰져 있다. 고장난게 아닌가 생각했는데 실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로 치면 세종대왕과 이순신장군을 합친 사람쯤 되는 무스타파 케말파샤 아타튀르크(초대 대통령)가 사망한 시각을 가리킨다. ‘호 아저씨’로 일컬어지는 베트남의 호찌민 같은 사람이 바로 아타튀르크다. 그의 유지를 받들어 요즘 한참 성장가도에 들어선 튀르키예가 상상치도 못한 대지진으로 인해 공황 상태다. 터키라는 명칭이 영어 칠면조(turkey)를 연상케 한다고 해서 튀르키예로 바꾼게 불과 3년전인데 막 용트림을 하려는 마당에 이런 어려움이 닥쳤으니 지구촌 모두가 힘을 모아 도와야 한다. 한국전쟁 참전국이자 2002 월드컵 4강 상대였던 튀르기예에 대해 전북도민들도 매우 우호적이다. 그래서인지 요즘 도내에서도 카이막 이라고 하는 튀르키예 전통 음식이 매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고 한다. 전주, 김제를 비롯한 몇몇 카페에는 터키빵과 카이막을 즐기려는 매니아들이 제법 두텁게 형성됐다. 잠시 머무는 것만으로도 튀르키예 여행을 온 것 같은 감성을 느낄 수 있기에 꿀, 직접 구운 빵과 함께 즐기는 카이막이 젊은이들 사이에 인기여서 때론 오픈런을 할 정도다. 카타르 월드컵 스타인 전북 현대 조규성 선수는 지난달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랭킹 12위로 평가되는 튀르키예 무대 진출 관련 보도가 잇따르면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지구촌 먼곳에 있지만 절망에 빠진 튀르키예 국민들이 각지에서 전해지는 위로와 격려에 힘입어 희망의 끈을 놓지않고 불끈 일어나는 모습을 보고싶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3.02.08 13:25

문화재 약탈, 환수와 반환

일본인이 꼽는 국보 1호는 교토 광륭사에 있는 ‘목조반가사유상’이다. 독일의 철학자 카를 야스퍼스가 ‘이처럼 인간 실존의 진실로 평화로운 모습을 구현한 예술품은 본 적이 없다’고 극찬했다는 바로 그 불상. 그러나 이 불상을 더 주목하는 이유는 따로 있다. 같은 반가사유상이라해도 광륭사 불상과 우리나라 국립중앙박물관에 소장 되어 있는 국보 제 83호 ‘금동반가사유상’이 놀라울 정도로 비슷한 양식과 모습을 갖고 있다는 사실이다. 나무와 금동이라는 재질만 다를 뿐 그 모습이 흡사해 ‘쌍둥이 불상’으로도 불리는 이 불상들은 덕분에 세상에 더 널리 알려지게 되었다. 광륭사 불상은 삼국시대에 제작되어 일본에 전해진 것으로 추정되어 왔다. 양식뿐 아니라 재료도 일본 초기 불상들이 모두 노송을 사용한 것에 비해 우리나라에서 많이 생산되는 적송을 사용했으며 기법도 전신을 여러 개 나무로 따로 만들어 조합하지 않고 모두 한 덩이 나무로 조각했다는 점이 그런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근거다. 30년 전, 조선통신사가 지나간 길을 따라간 답사길에서 광륭사 ‘목조반가사유상’을 마주했다. 빛을 절제한 공간,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신비로움에 빠져 있던 일행 사이에서 누군가가 ‘이것도 우리 것 아닌가?’라고 말했었다. 사실 답사길에서 만났던 일본의 수많은 문화재 중에는 우리나라 유물이 적지 않았다. 정상적(?) 과정을 통해 전달된 것들이 대부분이었겠지만 건너온 사유가 제대로 밝혀지지 않은 것들도 많았다. 그때 건너온 과정이 명쾌하지 않은 일본 속 한국의 유물들은 얼마나 될까 궁금하게 한 불상이 있다. 대마도 관음사에 있던 고려시대 관세음보살좌상이다. 이 불상 역시 ‘훔쳐 간 것’이 아닐까 의심을 갖게 한 것 중 하나였는데, 옮겨진 과정이 어느 것 하나도 알려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 불상이 지난 2012년 우리나라로 돌아왔다. 놀랍게도 문화재 절도범들이 훔쳐 온 ‘장물’(?) 신세였다. 그러나 불상의 원소유주인 서산 부석사는 일본이 고려 말기 훔쳐 간 약탈 문화재이니 환수해야 한다며 곧바로 인도 청구 소송을 냈다. 1심 재판부는 부석사의 손을, 2심 재판부는 일본 관음사의 손을 들어주었다. 대법원 상고가 예고되어 있지만, 결과는 예측하기 어렵다. 국제법에 따르면 훔친 문화재는 돌려줘야 하고, 전문가들의 입장은 약탈 문화재라 해도 다시 약탈로 찾아오는 것은 정당화될 수 없다는 데 무게가 실려 있다. 일제 강점기, 일본에 빼앗긴 우리 문화재들을 되찾아 오는 정당한 방법은 없을까 궁금해진다. 때마침 일본에서 약탈 문화재 반환 운동 움직임이 시작되었다는 소식이 있다. 우리의 환수 운동에 더 큰 힘을 모아야 하는 이유가 생겼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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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2.07 16:02

놀 권리

설‧입춘에 이어 우리 고유의 명절인 정월대보름이 지났다. 설부터 대보름날까지 우리 조상들은 쥐불놀이와 윷놀이‧줄다리기‧연날리기‧투호놀이 등 다양한 민속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세시풍속이 사라지면서 이런 민속놀이도 잊혀져 간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지방자치단체와 박물관 등에서 명절맞이 행사를 열어 전통 놀이문화 계승에 노력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로 슬그머니 자취를 감추고 있다. 1970~80년대 이전에 아동기를 보낸 사람이라면 골목놀이의 추억을 잊지 못할 것이다.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소재가 된 게 바로 당시 아이들이 즐겼던 추억의 골목놀이다. 요즘같은 엄동설한에도 동네 꼬마들은 골목을 누비며 손을 호호 불면서 해가 질 때까지 놀이를 즐겼다. 하지만 지금 우리 아이들은 또래와 함께하는 바깥놀이를 잃어버렸다. 방과 후 학원을 돌다 보면 진이 빠져 바깥놀이는 생각도 못 한다. 방 안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컴퓨터 게임이 보편화된 놀이 수단이다. 놀이를 단순한 시간 낭비로 생각해 백안시 하는 학부모들의 인식에도 원인이 있다. 게다가 요즘 아이들은 미세먼지와 코로나19로 인해 학교에서조차 교실 밖에 나갈 일이 별로 없다. 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놀이터인 학교 운동장은 점점 좁아진다. 넓은 운동장이 있어도 별 쓸모가 없다. 미세먼지와 기후 변화로 체육활동은 대부분 학교 체육관에서 진행된다. 한때 전북교육청과 전주시가 정책적으로 아동 놀이문화 확산에 나서 관심을 모았다. 전북교육청은 초등학생들이 하루 60분 이상 놀 수 있게 하자는 취지에서 ‘놀이밥60+ 프로젝트’를 추진했다. 또 ‘놀이밥퍼’ 교육을 통해 아이들의 놀 권리 회복에 함께 할 학부모 놀이활동가를 양성했다. 전주시는 지난 2019년 ‘아이들의 꿈이 자라는 놀이터 도시’를 기치로 내세워 ‘야호아이놀이과’를 신설하고, 아동 놀이 지원과 놀이터 조성사업에 주력했다. 하지만 전북교육청도 전주시도 정책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지 못했고, 수장이 바뀌면서 사업은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아이에겐 ‘놀이가 밥’이라고 했다. 아이들은 놀이를 하면서 배우고, 건강한 사회인으로 성장한다. 또 놀이는 사회성과 사고력, 정서적 안정, 판단력에도 영향을 미친다. ‘모든 아동은 충분히 쉬고 놀 권리가 있다.’ 놀 권리는 유엔아동권리협약(제31조)에서 명시한 어린이의 권리 중 하나다. 그렇다면 우리 아이들은 놀 권리를 제대로 누리고 있을까? 놀 시간도 없고, 마땅히 놀 곳도 없다. 마침 정부가 올해 아동의 놀 권리를 명시한 ‘아동기본법’ 제정을 추진하고 있다. 아동의 ‘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한다는 것이다. 놀 권리를 법으로 보장해야 한다는 게 어찌 보면 서글픈 일이지만, 그렇게라도 우리 아이들이 맘껏 놀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다면 적극 반길 일이다. 아울러 놀이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인식 변화도 기대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3.02.06 16:26

도전경성 (挑戰竟成)

토끼의 해를 맞아 김관영 지사의 가시적 성과가 속속 드러나 도민들이 피부로 느낄 것이다. 취임 초부터 공약사업인 대기업 5개 유치에 전력투구해왔기 때문이다.그간 진보교육감이 12년간 전북교육을 맡으면서 인성교육을 실시한 것이 하향 평준화로 이어지면서 학력분야가 곤두박질 쳐 희망이 절벽처럼 보인다. 김 지사가 민주당 후보로 당선됐지만 윤석열 정권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졌고 여소야대 정국 하에서 제반여건이 녹록치 않아 힘겹게 도정을 이끌어가고 있다. 초록은 동색이라지만 도의회와의 관계도 매끄럽지를 않아 인사청문회 때 불협화음이 잦았다. 국회의원들도 원팀운운하지만 그 속내를 보면 전혀 그렇지 않다. 내년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이해관계상 도정에 협력하는 것 같지만 실상은 다르다. 그 이유는 굴러온 돌이 박힌 돌을 빼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전북특별자치도법 통과도 여야협치로 이뤄냈지만 국힘 정운천의원과 민주당 한병도 위원장이 여야를 떠나 꼭 국회를 통과시켜야겠다는 의지가 6개월만에 결실을 맺었다. 지금 민주당 일각에서 김 지사를 민주당 출신 야당지사라고 보지 않고 국힘 지사 같다고 비아냥 거리는 사람도 있다. 그도 그럴 것이 김 지사가 남원공공의대 설립과 광역교통망 통과 등 주요 현안을 4.5전주을 재선에 나선 정운천 의원과 가장 가깝게 머리를 맞대고 있기 때문이다. 고시3관왕 출신인 김 지사는 성향상 중도보수로 실용성을 중시한 정치인이다. 엘리트들이 모인 김앤장에서 터득한 성과주의를 도정에 접목한 탓 때문에 본인부터가 기업유치로 바쁘다. 도정구호로 내건 도전경성(挑戰竟成)도 실용성을 중시한데서 나온 것이어서 그가 얼마나 성과를 강조한지를 알 수 있다. 초창기 인사 때 군산제일고와 군산 출신 과거 국민의당 출신을 많이 기용했다해서 도의회로부터 비난의 화살을 받았지만 지금 연고주의를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인사를 단행한 것도 성과주의 때문이다. 심지어 도청내 성균관대 출신들한테 2명 이상 모이지 말고 성과로 말하라고 했다는 이야기가 들릴 정도다. 지난 연말부터 신용보증재단 한종관 이사장 내정설로 설왕설래했던 것도 그의 일 욕심 때문이다. 그 이유는 진안 출신인 한 이사장 후보가 신용보증기금서 전무를 역임했고 박원순 서울특별시장 때 서울신용보증재단 이사장을 역임해 큰 성과를 냈기 때문에 낙점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신보내에서 조차 한 이사장이 온들 업무성격상 뾰족한 성과를 낼 수 없을 것이라면서 소 잡는 칼을 닭 잡는데 쓰는 격이라며 우려를 나타낸다. 다만 제3금융중심지 지정을 위해 국제금융센터 신축을 위해 그가 어떤 수완을 보일지는 미지수다. 지난 대선 때 윤석열 대통령이 전북에서 14.4%를 얻은 상황에서 김 지사가 단기필마로 전방위로 중앙정치권을 향해 뛰고 있기 때문에 계속해서 도민들의 응원이 절실하다. 김 지사가 대기업 유치로 성과를 낼려는 뜻은 이해 하지만 그보다도 집토끼에 해당한 도내 영세기업을 잘 키우려는 의지도 선행되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3.02.05 16:50

제왕적 권한의 조합장 선거

지역 조합장이 갖는 권한은 실로 막강하다. 특히 농촌에선 농민의 돈줄을 쥐고 있는 것은 물론 농산물 활로 개척에다 농가 부채 해결까지 적지 않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농민들의 환심을 사는 데 그만한 자리도 없다는 것이 대체적 여론이다. 이뿐 아니라 억대 연봉에 직원 인사권까지 독점함으로써 사실상 제왕적 수준에 버금간다는 평이다. 그 정도의 독점적 지위를 누리면서 재선, 3선 이상 연임하다 보면 글자 그대로 자기만의 아성을 쌓기 마련이다. 무소불위 권력을 갖고 있는 그들이 마음만 먹으면 그 지역에서 못할 게 없다는 인식이 팽배한 이유다. 그 자리가 시장 군수 또는 국회의원으로 가는 징검다리 역할을 한다는 시각도 그런 연유에서 비롯됐다. 하지만 이런 제왕적 권한에 따른 폐해와 부작용도 간과할 수 없다. 선거 때마다 과열 혼탁, 금품 향응 논란이 끊이지 않고 갑질, 성희롱, 횡령 사건도 꼬리를 물고 있다. 결국 정부가 회초리를 들고 부조리 차단에 나섰다. 2015년부터 선관위 관리 아래 동시 선거를 실시키로 함에 따라 농축협, 수협, 산림조합장 선거가 같은 날 치러지게 됐다. 일단 투명성 보장 측면에선 성과는 거뒀지만 ‘돈 선거’ 잡음은 여전했다. 더 큰 문제는 조합장의 이같은 독점적 지위도 모자라 비상임 조합장 제도까지 운영함으로써 장기집권의 길을 터줬다는 점이다. 조합장 3선 임기 제한을 못 박으면서 자산 1500억 이상 조합은 ‘비상임’ 조합장을 둘 수 있고 연임 제한 족쇄까지 풀어준 것은 시대 흐름에 역행한다는 지적이다. 도내 92곳 지역농협 가운데 비상임 조합장 체제는 26곳이다. 이런 문제점을 심각하게 인식한 국회에서도 비상임 조합장의 연임 제한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합장 동시 선거가 3월 8일로 예정된 가운데 설날 전후로 입지자들의 플래카드가 거리 곳곳에 하나 둘씩 눈에 띈다. 도내에선 이번에 109명을 뽑는데 이 조합장 선거를 지방 권력 관점에서 보면 국회의원, 시장군수, 지방의원 선거와 결코 무관하지 않다. 이들은 선거 때마다 자기관리 조직을 풀가동해 서로 품앗이 형태로 공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오죽하면 지역에선 기득권 먹이사슬로 연결된 한 통속 이라며 그들의 권력 카르텔 구조를 못마땅해 왔다. 조합장의 정치권 진입은 갈수록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잠재력이 커지는 만큼 그에 비례해서 출마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는 경우가 많아 선거 단골 후보로 등장한 지 오래다. 이들 중 지난해 6월 시군 단체장 선거 4곳에서는 막판까지 당선을 다툴 정도로 만만치 않은 저력을 과시했다. 위기 상황으로 치닫는 농촌의 피폐함 속에서 치러지는 만큼 이번 선거의 최대 화두는 무엇보다 농민 이익의 극대화 문제다. 하지만 선거 자체가 지역 민심을 갈라치기하고 승자독식 구조로 진행됨에 따라 그 취지에 어긋나는 일이 다반사로 발생한다. 이를 최소화할 수 있는 건 투표를 통해 제대로 된 인물을 선택하는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3.02.02 18:03

호남 물갈이, 영남 물갈이

2월 첫날, 국내 증권가에서는 안랩이 뜨는 테마주로 확 부각됐다. 작년 대선 때 한창 성가를 날릴 때 1주당 13만5700원에 달했던 안랩은 이후 6만원 아래로까지 떨어졌으나 최근 들어 점차 치고 올라오더니 1일엔 거래대금이 2천억원을 넘어서며 주가는 10만원 턱 밑에까지 다가섰다. 안랩은 1995년 설립된 안철수컴퓨터바이러스연구소가 그 모태로 순수 국산 백신 프로그램 ‘V3’를 개발한 곳이다. 나경원 전 의원의 불출마로 국민의힘 전당대회가 '김기현-안철수' 양강 구도로 좁혀진 가운데 일부 여론조사 결과 안철수 후보가 크게 앞서면서 안랩도 크게 각광받고 있다. 민주당 일색인 전북에서는 국민의힘 경선이 언제인지조차 관심이 없는데 소위 보수 한복판에 있는 경상도에서는 최대 화두다. 그런데 며칠전 홍준표 대구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또 장외홈런을 날렸다. 그는 "국민의힘 본산 대구·경북에선 인물이 없다"며 "내년 총선에서 TK 의원은 모두 물갈이해야 한다"는 'TK 전원 물갈이론'을 주장했다. 혹여 국회의원 눈밖에 날까봐 삽살개처럼 굽신거리는 단체장의 익숙한 모습들과는 전혀 딴판인 홍준표 대구시장의 진면목이다. 홍 시장은 "(대구와 경북에는) 당 대표 후보자도 없고, 청년 최고위원 후보자도 없고, 여성 최고위원 후보자도 없고, 중심이 될 최고위원 후보자도 보이지 않는다"고 지적한뒤 "이참에 싹 물갈이하자"고 한발 더 나갔다. 그는 "나라 국회의원이 아닌 동네 국회의원들은 모두 시의원, 구의원으로 보내자"며 "TK지역에서는 최근 인재를 키우지 못하고 눈치만 늘어가는 정치인들만 양산하고 국회의원다운 국회의원을 찾아보기 힘들어졌다"고 비판했다. “멀리 영남에서 미쓰터 쓴소리가 또 헛소리 한마디 했나 보다” 하고 그냥 웃어넘길 일이 아니다. 좀 거칠기는 하지만 가히 폐부를 찌르는 정문일침이라고나 할까. 전북의 현주소가 바로 TK의 형국이기 때문이다. 최고위원 선거 등 당내 지도부 선출과정에서도 서로 눈치만 보고 출마예정자도 찾아보기 힘든 전북의 모습과 너무나 똑같다. 이미 한물간 정치낭인들만 설치는 형국 또한 데칼코마니다. 전북은 어느 순간부터 변방이자 비주류의 한복판에 있다. 여러 상황이 맞물린 결과이기는 하지만 전북이 이렇게 된 것은 도민들이 선택한 측면도 없지 않다. 특히 정치영역에서 경쟁이 아닌 과점을 허용했고, 더 나아가 독점을 용인한 죄값을 톡톡히 치르는 것으로 보면 틀림없다. 정부가 제4이동통신을 추진하면서 박윤규 과기정통부 2차관은 이런 말을 했다. “현재 통신시장은 통신3사 중심 체계로 고착화돼 사업자간 품질, 요금 등의 경쟁은 정체된 상황”이라며 “신규 사업자 진입이 차별화된 5G 서비스를 선보이고 경쟁이 활성화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고 밝혔다. 전북 역시 정치권의 과감한 물갈이와 치열한 경쟁시스템 도입만이 살길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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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3.02.01 14:42

가난한 '기부 선진국'

영국의 자선구호단체 CAF(Charities Aid Foundation)가 지난해 말 발표한 ‘2022 세계기부지수’ 1위는 68% 지수를 기록한 인도네시아다. 인도네시아는 5년 연속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국가다. 우리나라보다 경제규모가 훨씬 작은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기부지수가 가장 높다는 사실은 놀랍다. 2021년 조사에서는 인도네시아 성인 10명 중 8명이 돈을 기부했고 6명 이상이 자원봉사활동에 참여했다는 결과가 있다. 인도네시아가 1위에 올라서기 전 기부지수가 가장 높은 국가는 미얀마였다. 미얀마도 여러해 동안 연속 1위를 지켰으나 2017년 인도네시아에 자리를 내주었다. 미얀마 역시 저소득 국가인데다 세계에서 가난한 나라 중 하나로 꼽히는 국가다. 이들의 ‘기부문화’에 더 큰 관심을 갖게 되는 이유다. 소득도 낮고 가난한 미얀마나 인도네시아의 기부지수가 높은 이유로는 종교적 배경이 꼽힌다. 최근 몇 년 동안 세계기부지수 1위를 이어가고 있는 인도네시아의 기부 문화도 이슬람의 의무인 ‘빈민구제(자카트)’가 바탕이다. 그러나 나눔을 실천하고 봉사하며 기부가 일상인 국민성을 종교적 배경만으로 규정하는 것은 아쉽다. 세계기부지수는 CAF가 2010년부터 해마다 발표해온 지수다. 매년 120여 개국 200만여 명을 대상으로 기부, 봉사, 사람돕기 등을 조사하고 종합적으로 수치화해 나라별 기부지수를 발표한다. 우리나라는 어떨까. 올해 119개 국가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한국은 88위. 기부지수는 35%에 그쳐 두말할 것 없이 ‘기부 후진국’이 됐다. 실제 우리나라의 기부지수는 갈수록 떨어지고 있다. 2011년에는 57위였으나 10년 사이 31개 국가를 앞세웠다. 2021년 코로나의 위기에서는 지수가 반등한 다른 나라들과는 달리 110위로 추락하기도 했다. 주목할 만한 변화가 있다. 코로나 위기에서도 큰 폭으로 오른 지수다. CAF가 기부지수를 발표하기 시작한 후 10년 동안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던 기부지수는 팬데믹을 거치면서 훌쩍 뛰어올랐다. 더구나 경제적으로 부유한 국가보다 저소득 국가들이 이 시기에 더 적극적으로 나눔과 기부를 실천했다는 조사 결과가 있다. 위기의 상황에서 오히려 자선 활동이 늘었다는 증거일터. 어려운 환경에서 나눔의 실천이 더 강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반갑기만 하다. CAF가 미얀마가 기부지수 연속 1위를 이어갈 때 덧붙인 말이 있다. “저소득 국가인 미얀마가 1위를 한 것은 부와 관용의 관계에 관한 그동안의 추정이 틀렸음을 입증한다.” 가난한 ‘기부 선진국’ 미얀마나 인도네시아의 나눔 문화가 전하는 울림이 크다. / 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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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3.01.31 1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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