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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인은 꿈과 희망을 갖고 지역에서 인정 받아야 큰 정치인으로 성장할 수 있다. 국회의원도 두 번 정도 하면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각인시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어야 한다. 지사도 똑 같다. 두 번 정도 했으면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 그래야 큰 그림을 그리고 그 꿈을 실현하려고 밤낮없이 동분서주하게 돼 있다. 전주 덕진서 4선한 정동영 전 의원은 재선하면서 앵커 출신으로 대중적 인기가 높아 전국 최다득표를 달성, 그게 원동력으로 작용해 DJ측근이었던 2인자 권노갑을 당내 정풍운동을 통해 2선으로 후퇴시켰다. 정 전의원은 "DJ가 주재한 청와대 비상최고위원회 석상에서 비장한 각오로 이자리에 나는 국회의원 배지를 떼고 왔다고 전제한 후 오늘의 난국을 타개하고 총선에서 승리하려면 권노갑 상임고문을 2선으로 후퇴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그가 DJ측근실세들이 포진한 상황에서 이 같은 발언을 할 수 있었던 것은 전주덕진 선거구에서 시민들이 두번이나 전국 최다 득표를 만들어 줬기 때문에 그 용기로 주저하지 않고 권 고문 퇴진을 강하게 주장할 수 있었다고 회고한다. 지금 돌이켜 보면 결코 쉽지 않은 정치적 결단이었다. 그 결과로 정 전의원은 전북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집권당 대선 후보가 될 수 있었다. 유종근 전지사도 대권을 노리다가 실패해 결국 '영어의 몸'이 되기도 했지만 일단은 깃발을 높이 치켜 세웠다. IMF 때 DJ경제고문을 지낸 유 전지사가 환란극복을 위해 해외로 동분서주해 최단기간내에 환란을 극복하는데 일조 했다. 유 전지사는 그 당시 하늘에 있는 별이라도 따올 정도의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했지만 당내외 지지기반이 약하고 DJ측근들의 강한 시기견제로 암초에 부딪쳐 대권가도에서 내려왔다. 두 정치인의 사례를 비춰볼 때 현재 전북 국회의원들은 어떤 위치에 놓여 있는가를 짐작할 수 있다. 지금 현역들을 역대 의원들 가운데 가장 정치력이 약체라고 평가를 한다. 그 이유는 재선한 의원들 중 단 한 명도 민주당 최고위원 선거에 도전장을 내민 의원 조차 없을 정도로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없기 때문이다. 이처럼 전북의원들의 존재감이 약해 전북 몫이 제대로 챙겨지지 않고 있다. 윤핵관이 포진해 있는 국힘의 강원특별자치도는 내년도 국가예산 확보 목표를 10조로 설정, 전방위로 뛰고 있다. 김관영 지사가 시·도지사 선거에서 82.1%의 전국 최고당선득표율을 기록하자 장차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도민여론이 생겨났다. 김 지사가 재선한 국회의원 출신이기 때문에 그 누구 보다도 대권을 염두에 두고 도정을 현장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것 같다. 아직은 굳이 본인 입으로 대권을 들먹거릴 필요가 없지만 새만금에 이차전지 유치에 강한 집착을 보인 것만 봐도 미루어 짐작이 간다. 국가의 백년먹거리에 해당한 새만금개발사업을 통해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전면적으로 바꿔 전북을 잘사는 지역으로 만들겠다는 의지로 보인다. 도민들이 겸손한 젊은 50대를 지사로 선택한 만큼 그가 전북발전을 위해 꿈을 활짝 펼치도록 적극 밀어줘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시각장애 김예지 의원이 지난 14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보여준 언행과 관련해 신선한 감동이라며 언론이 일제히 대서특필했다. 보도를 통해 본 김 의원의 그날 모습은 반려견을 동행한 것 빼곤 특별함이 없는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물론 발언 내용도 전문 영역인 장애인 문제에 집중했다. 이 상황에서 언론이 주목한 건 김 의원과 총리 장관의 질의응답이 품격있게 진행된 점이다. 오랜만에 국회에서 상대방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자세가 돋보였다는 것이다. 지극히 당연한 것임에도 이 뉴스가 화제를 모은 건 그간 국회 의사당에서 벌어진 살풍경 탓이다. 의원들 인신공격성 윽박 질의에 신경질적 답변으로 맞서는 국무위원의 씁쓸한 표정이 대표적이다. 여야는 상대를 제압 대상으로 여기고, 적대감에 사로잡혀 “여기서 밀리면 끝장” 이라는 지나친 라이벌 의식이 문제다. 국정 동반자라는 개념은 아예 없고 상대를 몰아붙여 반사 이득만 챙기려는 ‘뺄셈 정치’ 만 난무하는 꼴이다. 이런 기류는 지방 정치에서 더욱 뚜렷하게 나타난다. 소위 지역구마다 선거 경쟁자끼리 해묵은 감정을 통해 서로 헐뜯고 약점을 들춰내 공격하기 일쑤다. 선거 공약 지역 현안은 뒷전인 채 상대방 깎아내리는 데 여념이 없다. 승자 입장인 국회의원과 단체장이 치적을 쌓으면 그만큼 선거에서 불리하다는 소아병적 판단에서다. 승자 독식의 제왕적 정치구조가 고착화될수록 미래 발전에 역행하는 셈이다. 도지사와 교육감 선거도 이처럼 뿌리 깊은 적대 관계 방정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김관영 지사가 기업 유치에 올인하는 배경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어차피 차기 선거 경쟁자로 엮여 국회의원의 선제적 도움을 받지 못할 바엔 차라리 도민 지지를 등에 업고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의 두 토끼를 잡겠다는 각오다. 지난 선거 때 불편한 앙금이 여전한 데다 ‘굴러온 돌’ 이란 배타적 인식이 똬리를 틀고 있어 도정 협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실제 제3 금융중심지와 남원 공공의대 과정에서 드러난 이들의 이중성은 여실히 드러났다. 최대 전북 현안임에도 사실상 정권을 쥐고 있을 때 민주당 의원들이 뚝심 있게 밀어붙이지 못한 게 패착이다. 골든 타임 다 놓치고 야당 신세로 전락한 지금에서야 뒷북 치는 건 면피성 의도로 비쳐져 되레 점수만 깎인다. 서거석 교육감 케이스도 비슷한 경우다. 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이 없어 정치권 입김은 덜한 편이다. 하지만 전임자 시절 진영 논리가 교육 현장을 옥죄면서 혼란과 갈등은 최고조에 달했다. 절대 지지 세력으로 12년간 교육감의 뒷배 역할을 해온 전교조를 비롯한 일부 시민사회 단체가 서 교육감 취임 뒤에도 사사건건 태클을 걸고 있다. 교육 현안을 둘러싼 마찰을 넘어 선거 전략상 계산된 포석으로 풀이된다. 지난 교육감 선거에 출마했던 후보가 이들 행사에 단골 등장함으로써 간접적으로 이를 시사해주고 있다. 분명한 사실은 이런 흐름을 도민들이 주의 깊게 지켜보고 있다는 점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각축(角逐)의 본래 의미는 호각지세, 각축지세 등에서 알수있듯 양이나 소 등이 뿔을 맞대고 싸우는 형세를 말한다. 개인간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업체나 국가간에 치열한 각축전을 벌이는 것은 윈윈이나 상생보다는 어느 한쪽이 가지면 다른 쪽이 손해를 보는 제로섬 게임이 많기 때문이다. 지금부터 꼭 30년 전인 1993년 9월, 프랑수아 미테랑 대통령이 프랑스 국가 원수로는 최초로 대한민국을 공식 방문했다. 미테랑은 방한 때 프랑스 해군이 1866년 병인양요 당시 강화도 외규장각에서 가져간 전리품 중 한 권인 ‘휘경원원소도감의궤(徽慶園園所都鑑儀軌)’를 김영삼 대통령에게 전달했다. 프랑스의 TGV, 일본의 신간센, 독일의 ICE가 한국의 고속철도 사업 수주를 위해 각축전을 벌였는데 한국은 결국 TGV를 최종 선택했다. 당시만 해도 대한민국 대통령이 직접 외국에 달려가 유치전을 벌이는 것은 익숙하지 않은 풍경이었기에 미테랑의 방한은 쇼킹한 것이었다. 88 올림픽 유치와 2002 한일월드컵, 평창 동계올림픽에 이어 한국은 이제 부산 세계엑스포 유치에 나섰다. 윤석열 대통령은 사우디의 실세인 빈살만 왕세자, 이탈리아 멜로니 총리 등과 프랑스 파리에서 2030 세계박람회(엑스포) 유치 경쟁을 벌였다. 윤 대통령은 총회에서 영어로 프레젠테이션을 했는데 가수 싸이, 조수미 등의 유치 운동 또한 눈길을 끌었다. 어설픈 국제행사는 돈은 돈대로 쓰고, 자치단체나 국가의 이미지만 나빠지기 십상이나 제대로 된 국제행사의 파급효과는 상상을 초월한다. 2030 엑스포 개최지는 오는 11월 BIE 총회에서 170개 회원국 대표들의 투표로 정해지는데 최종 결과가 주목된다. 중앙정부뿐 아니라 지방정부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특히 낙후돼 있고, 일자리나 자원이 부족한 전북의 경우 대형 프로젝트의 유치 여부는 생사를 가를만큼 중요하다. 단체장이 유치전을 진두지휘하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됐다. 특히 이차전지 특화단지에 승부수를 던진 김관영 전북지사의 경우 직접 프레젠테이션(PT)을 해 눈길을 끌었다. 지난달 18일 서울스퀘어에서 열린 ‘이차전지 특화단지’ 심사때 PT를 한 김 지사는 이차전지 관련 책을 구입해 독파한 뒤 무려 24회에 걸쳐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는 후문이다. 이차전지 유치를 위해 뛰고 있는 전주의 한 중견상공인은 “개인 기업의 경우 중요한 프로젝트를 따내려면 오너가 직접 10번 이상 PT자료를 읽으면서 연습하는게 상례”라고 전제, “전문가나 직원들이 준비해준 자료를 몇번 읽어보고 발표했겠거니 짐작했는데 무려 24번이나 연습했다는 말을 듣고 깜짝 놀랐다”고 귀띔했다. 몇가지 사례에 불과하지만 어쨋든 이젠 국가원수는 말할 것도 없고 광역, 기초를 막론하고 자치단체장들도 직접 프레젠테이션을 하면서 생사를 건 유치 경쟁에서 반드시 과실을 따와야만 하는 어려운 시대를 맞고있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간척지는 바다를 막아 갇힌 물길과 그것을 막아선 방조제가 만들어내는 땅이다. 그 땅을 만드는 간척의 과정은 대부분 ‘보존’과 ‘개발’이 맞서는 첨예한 대립과 갈등의 시간을 거친다. 간척의 나라 네덜란드는 국토의 상당 부분을 바다를 막아 만들었다. 전 국토의 27%가 해수면보다 낮은 네덜란드의 땅 만들기는 사실 생존을 위한 일이었다. 그 결과 네덜란드는 세계에서 가장 긴 방조제였으나 ‘500m’ 차이로 ‘세계에서 최장’의 자리를 새만금에 내준 주다치(Zuiderzee) 방조제와 성공적인 간척도시들을 갖게 됐다. 치밀한 정책과 뛰어난 간척 기술이 만들어낸 결실이지만 관심을 끄는 것은 따로 있다. 철저한 국토 계획과 간척을 위한 수질 계획을 세우고 시행하는 정책이다. 네덜란드는 간척으로 얻는 새로운 땅을 농업지역, 도시지역, 위락휴양공간, 자연생태 보전지역 등 다양한 성격으로 개발하고 보존한다. 간척지마다 곳곳에 숲과 습지를 살려 보존하고 개발이 유보된 담수호는 '스프레이-프리-팜'이란 친환경농법으로 수질을 유지한다. 그들 간척 도시 중 암스테르담 북동쪽에 성공적 수변도시로 꼽히는 ‘알미르(Almere)’가 있다. 암스테르담의 위성도시로 계획된 알미르는 1967년 매립이 시작돼 1976년부터 본격적으로 개발했으니 도시 역사가 짧지만 자급자족형 도시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다. 인구도 2019년 기준, 20만 7천 명을 넘어 플레볼란트주에서 인구가 가장 많은 도시가 됐다. 그 바탕에는 개발 초기부터 나무를 먼저 심어 녹지공간을 확보한 알미르만의 개발방식이 있다. 동시다발적으로 대규모 공간을 건설하지 않고 작은 것에서부터 시작하여 그 과정을 관찰하고 다음 단계에 접어드는 방식으로 개발 속도와 내용을 조절하면서 수요와 필요에 따라 도시를 만드는 방식이다. 이 도시의 선택은 주효했을까. 오늘날의 알미르는 살기 좋은 도시로 꼽힌다. 지속해서 늘어나는 인구가 그 증거다. 도시로서의 경쟁력을 갖고 수요를 창출하기 시작한 알미르는 뛰어난 기능과 디자인을 가진 현대건축물의 도시로도 이름을 알렸다. 매립지가 갖는 도시환경의 한계를 주거지나 공공건축물 현상설계를 통해 창조적이고 혁신적인 건축 환경으로 극복해낸 결실이다. ‘새만금 스마트 수변도시’ 매립 공사가 끝났다. 수변도시는 새만금에 조성되는 첫 도시다. 계획으로는 인구 2만 5천 명이 머물 수 있는 복합거주지가 목표다. 글로벌 교육환경, 복합의료서비스, 공공기관 유치 등 다양한 구상이 펼쳐져 있으나 먼저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만만치 않아 보인다. 국제투자진흥지구를 위한 환경 조성도 그렇고, 새만금 관할권 분쟁도 있다. 철저한 계획과 실행 의지가 필요한 이유다. / 김은정 선임기자
‘과유불급(過猶不及)’이라 했다. 전주의 도심 하천 전주천과 삼천의 모습이 그렇다. 전주시가 지난 15일 서신동 삼천 둔치에서 파크골프대회를 열었다. 잔디구장 확충을 기념하기 위한 행사다. 전주시는 전주천‧삼천 둔치에 생활체육시설을 추가 조성하고, 공중화장실 등 시민 편의시설도 대폭 확충하기로 했다. 산책로를 정비하고 대규모 꽃밭도 조성한다. 하천 편의시설 확충은 우범기 시장의 공약이다. 전주천과 삼천을 생활 속 시민 힐링공간이자 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겠다는 전주시의 하천 정책을 반기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우려도 크다. 하천에 시설물이 늘어날수록 생태계 균형이 깨질 위험성이 높아진다. 자연재해 위험을 키울 수도 있다. 오래 전 전주천‧삼천 둔치 곳곳에 다양한 운동기구가 설치됐고, 일부는 지금도 교량 밑에 있다. 여름철 땡볕을 피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시민 요구를 반영했다는 것이다. 위험천만한 일이다. 폭우에 떠내려온 부유물이 교각 사이에 있는 이 운동기구에 걸려 물길을 막을 수 있다. 전주시가 최근 추가 조성 계획을 밝힌 파크골프장도 논란이다. 이미 전국 곳곳의 지자체가 하천부지에 파크골프장을 속속 조성하면서 생태계 훼손 논란을 키웠다. 전주시도 2년 전 만경강 둔치에 조성한 파크골프장을 놓고 홍역을 치렀다. 전주시가 사업을 추진하면서 환경영향평가를 거치지 않아 위법 논란에 휘말렸고, 환경단체는 시설 철거와 증설계획 중단을 요구했다. 하천 둔치 꽃밭 조성 계획도 마찬가지다. 이전 사례로 볼 때 꽃길만 기대할 수는 없다. 우선 ‘전주천 생태학습장’을 살펴볼 일이다. 전주시가 지난 2010년 국비 등 17억 여원을 투입해 추천대교 인근 둔치 2만 1000㎡에 조성한 생태학습장에는 초화류 44만본을 비롯해 관목류, 수변식물 등이 대거 식재됐다. 하지만 개장 2년도 안돼 식물 대부분이 고사했다. 대다수의 시민은 이 곳이 생태학습장이라는 사실조차 모른다. 이후 시는 이 곳에 돌연 분홍억새(핑크뮬리) 동산을 만들었다. 전국적인 핑크뮬리 열풍에 편승한 것이다. 하지만 환경부는 2019년 핑크뮬리를 생태계 위해성 2급 식물로 지정하고, 전국 지자체에 식재 자제를 권고했다. 전주시의 섣부른 결정이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앞서 전주시는 1990년대 말 전주천과 삼천 둔치에 대규모 유채꽃밭을 조성해 시민과 관광객의 발길을 붙잡았다. 그러나 호평을 받았던 이 유채꽃밭은 불과 2년 만에 자취를 감췄다. 화학비료 살포에 따른 수질오염 논란이 일면서 사업을 중단한 것이다. 당시 시의회에서는 집중호우시 꽃밭 유실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대책을 요구하기도 했다. 시민 휴식공간인 도심하천에 편의시설이 많을수록 좋은 것일까? 생태계의 균형을 깨뜨리지 않는 범위에서 꼭 필요한만큼의 시설은 이미 조성돼 있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다. 도심 하천의 건강한 미래를 다시 한 번 고민해야 할 때다. / 김종표 논설위원
전북정치를 쇄신하려면 근본적으로 공천방식을 바꿔야 한다. 특히 의원수가 10명 밖에 안되기 때문에 세력확대를 위해서는 재선한 의원들은 수도권으로 지역구를 옮겨서 험지출마토록 해야 한다. 지금 경제상황이 무척 안 좋아 밑바닥 여론이 심상치 않게 돌아간다. 현역의원들이 중앙정치권에서 존재감이 약해 전북 몫을 제대로 찾아오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대적으로 물갈이를 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간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무작정 찍어줬기 때문에 현역들은 타성에 젖어 정치를 쉽게 하려고 유급당원 확보에만 전력을 다한다. 현행공천 방식은 유급당원 50% 일반시민여론조사 50%를 합산해서 결정하기 때문에 당원확보여부로 공천이 판가름 나게 돼 있다. 이 때문에 현역들은 오는 7월말까지 한명이라도 더 유급당원을 확보하면서 기존당원을 자기편으로 만들기 위해 조직정비에 박차를 가한다. 월 1천원씩 6개월 이상 당비를 납부하면 유급당원이 되므로 노골적으로 금권선거를 부추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전북은 당원이 아니라도 거의가 정서적으로 민주당으로 경도돼 있기 때문에 역선택이 적고 공정성을 기할 수 있어 100% 시민경선제를 실시해야 한다. 22대 총선은 AI출현에 따라 고도의 전문성이 요구되고 있어 그에 걸맞는 역량있는 인물이 공천 받도록 해야 한다. 특히 내년에는 전북이 특별자치도가 되는 원년의 해라서 전문가들이 대거 국회에 진입해야만 전북발전을 이끌어갈 수가 있다. 지금 전북도가 특례조항을 많이 발굴해서 특별자치도법을 보완 통과시키는 게 목표지만 이 작업은 한번으로 끝나지 않고 계속해서 해야 할 사항이라서 역량 있는 국회의원이 필요한 것. 전북정치권이 현재처럼 10석 고수가 가능할 것으로 여기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한두석이 줄어들 수도 있어 역량 있는 인물이 더 긴요하다. 이 때문에 최 약체인 전북정치권의 체질개선과 경쟁력 강화를 위해 중진부활론이 대두된다. 지금 같은 야권상황에서는 중진들이 전북의 정치적 자산인 만큼 이들의 역량을 굳이 사장시킬 필요가 있느냐면서 중진부활론에 힘을 실어주는 사람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이 현재처럼 국회권력을 장악하려고 한국외대 법학전문대학원 김은경 교수를 혁신위원장으로 임명했지만 당 내외상황이 녹록치 않아 기대반 우려반이다. 수도권 승리를 위해 호남권에서 물갈이폭을 확대할 경우 공천경쟁은 예전보다 더 뜨거워질 전망이다. 여기에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를 놓고 비명계를 중심으로 당 대표 사퇴압박이 거세질 경우 공천작업도 순탄치 만은 않을 것이다. 총선9개월을 앞두고 현역들에 대한 유권자의 시선이 곱지 않아 결말이 어떻게 날지 주목된다. 3년간 코로나 때문에 힘들게 살아왔기 때문에 정치판도 역량 있는 인물들로 채워지도록 판을 갈아 엎어야 한다. 도민들이 지금 같은 약체정치권을 만들어줬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강한 정치권을 만들어줘야 한다. 도민들이 국회의원을 잘 뽑아야 전북 몫을 잘 확보할 수 있다. 모든 게 도민들 손에 달려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지난달 전주시청 간부 1~2명이 ‘시장 측근’ 임을 내세워 호가호위한다는 소문에 때아닌 홍역을 치렀다. 그들은 한술 더 떠 조만간 요직으로 옮길 것이란 뉘앙스까지 풍겨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이런 사례들은 과거 관가에서도 심심찮게 발생한다. 그럼에도 이번 해프닝이 과거와 달리 주목을 받은 건 민선 8기 핵심 측근에 대한 실체가 모호하기 때문이다. 도청과 전주시청 주변에선 진짜 누구인지를 두고 의견이 분분하다. 전임 김완주-송하진 시절 이른바 캠프 측근 중심의 권력 질서와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는 것. 이들은 각자 전주시장과 도지사 재임 16년 동안 나름 탄탄한 조직 관리를 해왔다. 그 측근 참모 중에는 국회의원과 단체장도 배출됐다. 이에 반해 당선 가능성이 낮은 상태에서 닻을 올린 김관영 우범기 후보 캠프는 출발이 단출했다. 지금은 지역 정치권의 중심축으로 떠오른 두 사람의 핵심 측근을 둘러싼 얘기는 피상적이다. 당선자 인수위 때와 달리 독보적 위치의 캠프 측근이 눈에 띄지 않은 것도 선거전 양상과 맞물려 있다. 이들의 당선 과정은 문자 그대로 반전을 거듭한 살얼음판의 연속이었다. 압도적 1위였던 송하진 후보와 여론조사 선두 임정엽 후보가 돌연 컷오프 되면서 승기를 잡았다. 결국 독자 세력이 아닌 이들과 연대를 통해 권력을 거머쥔 셈이다. 변화를 갈망하는 유권자의 시대적 요구가 그들 상승 기류에 불을 지핀 것이다. 둘 다 선거 캠프 조직력 보다는 자신의 인물 경쟁력 우위가 선거에서 어필했다는 점을 부인하지 않는다. 독자적으로 집권한 김완주-송하진 캠프의 측근 위상과 결정적 차이를 보이는 배경이다. 시중 여론은 김관영 지사와 우범기 시장에 대해 비교적 우호적이다. 취임 1년이 흘렀지만 그간 이들이 보여준 변화와 개혁 의지를 확인한 까닭이다. 그러나 두 사람 원맨쇼 활약에 비해 참모들 역할은 그에 훨씬 못 미친다는 지적이다. 김완주-송하진 시절 최측근 비서실장과 캠프 핵심 대외협력 라인이 민심 해결사 역할을 톡톡히 해낸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기업 유치에 사활을 건 김 지사의 경우 정치권의 지원사격 없이 홀로 전북 마케팅에 올인하는 모습이 안타깝다. 쌍두마차인 김종훈 경제부지사가 그나마 이름값을 하는 정도다. 새로 합류한 임상규 행정부지사에 대한 기대치가 높은 것도 같은 맥락이다. 권력 흐름에 민감한 공직 사회의 이런 분위기는 현안 추진에서도 크게 작용한다. 전임자의 오랜 시절 강력한 카리스마를 가진 캠프 참모들은 주군의 든든한 버팀목이었다. 이들과 코드 맞추기를 통해 익숙한 조직 문화 속에서 단체장 혼자 역동적 분위기를 만들어내기는 쉽지 않다. 물론 취임 초 김 지사가 200여 명 넘는 팀장급에게 타시도 벤치마킹 사례를 공모, 포상 승진 등을 통해 강한 의욕을 불러일으킨 점은 매우 고무적이다. 하지만 이같은 소통의 리더십을 이어 받아 철벽 마무리투수 역할의 측근 참모가 보이지 않는 것도 현실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암울했던 1980년대 5공시절. 정치권에는 심심치 않게 실세라는 말이 유행했다. 정치규제에 묶여 현실정치에 참여할 수 없는 김대중, 김영삼 등 소위 양김씨를 지칭하는 말이었다. 이민우 총재를 중심으로 한 신한민주당 지도부는 가슴에 배지를 달고 있고 명패도 있지만 이들은 허세에 불과했고, 당의 실질적 오너는 민추협때부터 함께 꾸려온 동교동과 상도동 등 양김씨였다. 전두환을 중심으로 한 집권세력은 실세를 인정하지 않고 허세와 대화를 해왔는데 1987년 6.10 민주항쟁을 계기로 양김씨가 현실정치의 전면에 등장하면서 왜 실세회담이 필요한지를 보여준다. 그렇다. 어떤 때는 실세와의 담판이 필요하다. 대한민국과 중국의 외교문제, 윤석열 대통령과 이재명 민주당 대표와의 실세회담 필요성을 강조하는 이들도 제법 있다. 그런데 어느사회에든 소위 비선실세(秘線實勢)가 암약하기 마련이다. 어떤 인물이나 단체와 비밀리에 관계를 맺어 실체가 드러나지 않게 권력이나 세력을 행사하는 배후 인물을 의미하는데 비선실세의 준동 여부는 그 사회의 건강성을 측정하는 하나의 지표임엔 분명하다. 2000년 12월 청와대. 김대중 당시 대통령이 주재한 청와대 최고위원회의 석상에서 정동영 의원은 DJ의 가신그룹 좌장이자 최고 실세인 권노갑 상임고문을 향해 “물러나라”고 공개적으로 요구했다. 권력역학상 구상유취한 철없는 행동처럼 보였으나 이후 권노갑은 퇴진했고, 정동영은 단박에 집권당 대표와 대선후보로 등장하는 역사적 순간이었다. 이 행동의 옳고 그름은 훗날 역사가 판단할 일이지만 일개 재선의원이 정풍운동의 한 중심에 서면서 전국적인 정치인으로 부각되는 순간이었다. 그때만해도 정동영은 패기만만한 용기있는 정치인이었다. 지난 13일 밤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 승부'에서 국민의힘 이용호 의원은 "주요결정은 최고위원회가 아닌 당내 5인회가 다 한다"고 발언하면서 큰 논란을 불러일으킨 일과 관련해 "정말 힘들었다. 지옥을 경험한 느낌으로 오(5)자 트라우마가 생겼다"고 말했다. 이제는 오징어, 오뎅 등 오(五)자가 들어간 음식도 안 먹으려 한다고 토로했다. 당 지도부가 이용호 의원 발언을 크게 불편해하자 자신의 언급 내용을 실언 정도로 스스로 격하시킨 것이다. 앞서 지난 2일 이 의원은 전국 당협위원장 워크숍에서 '5인회'발언은 '잘못 선택한 어휘였다'며 공개사과했다. '5인회'논란은 해프닝으로 마무리됐으나 지금도 정치권 일각에서는 비선실세가 과연 누구냐는 말이 회자되고 있다고 한다. 집권여당에 비선실세가 없다고 자신의 말을 취소한 이용호 의원은 과연 단순히 실언을 한 것일까, 아니면 거대한 권력에 맞서기엔 정치적 용기가 부족했던 것일까. 중국 후한(後漢) 말기, 어린 황제를 조종해 부패한 정치를 행한 환관 집단 10상시가 있었다. 간신이자 탐관오리의 대명사인데 머지않아 멸문지화를 당한것은 물론, 나라가 망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인류의 역사가 계속되는 한 어느 시대건, 어느 곳이건 십상시로 일컬어지는 비선실세가 있게 마련이다. 이를 바로잡는게 지도자의 숙명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나는 게으름뱅이도 사기꾼도 거지도 도둑도, 보험 번호 숫자도, 화면 속 점도 아닙니다. 난 묵묵히 책임을 다해 떳떳하게 살았습니다. 난 굽실거리지 않았고, 동등한 입장에서 이웃을 도왔습니다. 나는 다니엘 블레이크, 개가 아니라 인간입니다. 나는 내 권리를 요구합니다. 당신이 나를 존중해주기를. 나는 한 명의 시민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닙니다.’ 2016년 칸국제영화제가 영국의 영화감독 켄 로치에게 황금종려상을 안긴 <나, 다니엘 블레이크> 주인공 다니엘의 뜨거운 외침이다. 이 영화는 노동자 계급과 빈민, 사회적 주제를 주목해온 로치 감독의 철학이 담긴 대표작이다. 목수로 살아온 주인공 다니엘이 심장병이 악화돼 일을 할 수 없게 되자 실업급여를 받기 위해 관공서를 찾아다니며 부딪치는 좌절과 저항의 시간을 담았다. 영국의 비효율적인 복지정책과 경직된 관료주의를 겨냥한 <나, 다니엘 블레이크>는 로치 감독의 두 번째 황금종려상 수상작이다. 역대 가장 긴 시간(15분) 동안 기립박수를 받은 이 영화는 ‘사회 현실을 직시하는 걸작’으로 평가받으면서 세계적 화제를 모았지만, 정작 우리나라에서는 상업영화관들의 외면을 받았다. 영화 특성상 흥행과는 거리가 있을 것이란 예측이 작동했을 터다. 그러나 이 영화는 예술(독립)영화관 상영만으로도 적지 않은 관객을 이끌어 냈다. 인간을 인간답지 못한 존재로 전락시킨 영국의 관료주의 폐해가 그들만의 문제가 아니었음을 공감한 관객들이 주는 답이었다. 그해 은퇴를 선언했던 로치 감독은 3년 뒤 택배노동자가 처한 현실을 그린 <미안해 리키>로 돌아왔다. 역시 그답게 치열한 현실 인식으로 사회적 이슈를 제기한 영화였다. 지난달 열린 제76회 칸국제영화제는 켄 로치 감독을 또다시 주목했다. 87세 거장의 신작 <디 올드 오크>가 그 통로다. 영화는 황폐해진 폐광촌에 정착한 시리아 난민들의 이야기다. 역시 자본주의와 국가폭력으로부터 소외된 사람들의 이야기에 천착해온 거장의 현실 인식이 바탕이다. 알려지기로는 영국 북동부를 배경으로 삼은 3편 영화 중 마지막 작품이다. 로치 감독은 철강과 석탄 등으로 번성했으나 2차산업의 쇠퇴와 함께 쇠락한 영국 북동부 도시들에 남다른 관심을 가져왔단다. 쇠락해가는 도시와 소외당한 사람들의 삶이 중첩된 세 편의 영화는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왜 주목해야 하는지 묻고 또 묻는다. 거장이 주는 답이 있다. “우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사람들에게 보여줘야 한다. 우리는 다른 세상이 가능하고 또 그게 필요하다고 외쳐야 한다.” 어려운 상황일수록 연대하고 희망을 이야기하는 것. <디 올드 오크>를 끝으로 은퇴를 선언한 켄 로치 감독의 선물이다. / 김은정 선임기자
독일 프라이부르크와 브라질 쿠리치바, 덴마크 코펜하겐 등 세계 유수의 환경도시들은 공통점이 있다. 잘 정비된 대중교통시스템과 자전거 전용도로다. 국내에서도 ‘자전거 도시’를 지향하는 곳이 적지 않다. 경북 상주를 비롯해 서울과 대전‧수원 등을 꼽을 수 있다. 전주시도 민선 6‧7기 ‘지속가능한 생태도시’를 기치로 내걸고 자전거 도시 경쟁에 합류했다. 2017년에는 자전거정책과를 신설해 정책적 의지를 보였다. 또 공영자전거 ‘꽃싱이’는 2013년 운영을 시작해 올해로 10년 차를 맞았다. 지난해에는 자전거 이용 활성화 우수 도시로 선정돼 행정안전부 장관 표창을 받았다. 이처럼 거침없이 페달을 밟던 전주시가 최근 갈 길을 잃고 멈춰섰다. 백제도로 자전거도로 개설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일부 구간의 차로를 줄여 ‘자전거 전용차로’를 개설한다는 사업 방향이 뒤늦게 논란이 됐다. 전주시는 백제대로 11km 구간에 올 연말까지 자전거도로를 개설하기로 하고 기본 및 실시설계 용역을 거쳐 지난해 7월 공사에 착수했다. 그런데 최근 차선 축소에 따른 교통혼잡과 안전 문제가 불거졌다. 전주시가 기다렸다는 듯이 지난달 공사를 전격 중단해 논란을 키웠다. 시는 다양한 시민 의견을 수렴해 사업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했다. 16일과 26일 주민들과 만난다. 환경단체에서는 ‘자전거도로 전면 백지화 수순이 아니냐’며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단체의 우려에는 그럴만한 이유가 있다. 민선 8기 들어 전주시 도시정책 기조가 재생에서 개발로 바뀌었다. 지난해 조직개편에서는 자전거정책과가 자전거팀으로 축소됐다. 또 전주시는 시민 민원을 내세워 자전거 전용차로의 문제점을 강조하고 있다. 그렇다고 한창 진행 중인 사업의 방향성을 재검토해야 할 정도로 시민 반발이 거셌던 것도 아니다. 차도 및 보도와 완벽하게 분리된 ‘자전거 전용도로’는 우리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다. 전주도 그렇다. 기린대로 등 간선도로에 다양한 형태의 자전거도로가 혼재해 있다. 보도에 조성된 ‘자전거‧보행자 겸용도로’와 차도를 이용한 ‘자전거 전용차로’가 어지럽게 연결돼 이용자들은 차도와 인도를 넘나들어야 한다. 무늬만 자전거도로인 구간도 적지 않다. 전주시는 당초 백제대로 자전거도로 개설 방향을 논의하면서 ‘자전거 전용차로’를 기본 원칙으로 정했다. 보도는 보행자에게 돌려주고 자전거는 차도를 이용하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불편함이 환경을 살린다’고 했다. 약간의 불편도 받아들이지 못하고 당장의 편리만을 추구한다면 지구촌이 당면한 기후위기, 환경위기를 벗어날 수 없다. 일부에서 우려하는 자전거도로 백지화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다만 기존 차로를 줄여 자전거 전용차로를 만들겠다는 계획은 전면 수정될 가능성이 높다. 자전거는 도로교통법에서 차(車)로 분류된다. 도시의 미래를 위해 친환경 교통수단인 자전거에 차로 하나를 양보하는 게 그렇게 불편하고, 어려운 일일까? / 김종표 논설위원
도민들은 고시3관왕인 젊은 김관영 지사가 취임해 전북이 크게 발전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군산에서 국회의원을 두번하면서 정치력을 쌓아왔기 때문에 중앙정치 무대에서 인적네트워크가 탄탄해 여야를 넘나들며 멀티플레이를 할 것으로 여겼다. 하지만 전북정치권이 중앙정치무대에서 영향력이 미미한 탓에 김 지사가 혼자서 개인역량으로 윤석열정권을 상대로 전북몫을 가져오려고 전력투구 한다. 지난 대선 때 국힘 윤석열 후보가 전북에서 14.4%를 얻었기 때문에 대통령이 된 이후에도 전북에 그 만큼만 국가예산을 배분한다. 김 지사가 기재부 등 각 부처를 찾아 다니면서 낙후도와 균형발전논리를 들먹이며 설득작업을 벌여도 잘 안되는 이유가 바로 대선 때 전북인들이 표를 적게 줬기 때문이다. 집권세력은 득표율에 따라 우선순위를 정하고 국가예산을 배분하기 때문에 전북이 힘들다. 진보 정권때가 전북 한테 춘삼월 호시절이었다. 하지만 그 당시 유능한 국회의원이 없어 전북몫을 제대로 가져오지 못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익산식품클러스터 인입철도 구축과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 구축사업이었다. 이 사업들은 SOC구축사업이라서 조금만 논리를 잘 개발했더라면 충분히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할 수가 있었는데 그걸 못했다. 특히 광주와 대구가 정치적으로 달빛동맹을 맺어 광주∼대구간 철도구축사업을 지역숙원사업으로 추진 한 게 전북 한테는 악재였다. 지금 김지사가 새만금에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유치하려고 백방으로 뛰는 것은 지지부진했던 새만금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세계적인 전기차 메이커인 테슬러를 유치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이 같은 목표를 갖고 지난 1일 국회에서 범도민유치결의대회를 가졌는데 유독 안호영 김윤덕 두 의원이 불참했다. 이날 결의대회에 정읍이 시댁인 정의당 심상정의원까지도 합세해 모처럼만에 전북의 목소리를 중앙에 울려 퍼지게 했는데 일부 참가자 중에는 두 의원 불참에 불만을 내비치기도 했다. 전북 국회의원들은 당선될 때는 원팀으로 똘똘 뭉쳐 국가예산을 확보하겠다고 수없이 다짐 했지만 내년 총선을 앞둔 지금에는 모든 게 공염불로 끝나간 것 같다. 그래서 김 지사가 정치권과 쌍끌이로 전북몫을 챙기지 못한채 개인 역량으로 홀로 뛰고 있다. 그런 배경에는 굴러온 돌이 박힌돌을 빼낸 것 같은 묘한 구도가 만들어져 더 협력이 안된다. 그렇지만 김 지사는 아랑곳 하지 않고 성과로 도민들에게 보답한다는 뜻에서 동분서주한다. 상당수 도민들은 김 지사가 처한 정치적 구도가 불리해도 이를 충분하게 극복할 역량이 있다고 판단,그에 대한 지지를 보낸다. 처음에는 인사상 잡음이 들렸지만 최근 이남호 전 전북대총장을 전북연구원장으로 내정하면서 지역발전에 기대감이 커졌다. 문제는 김 지사가 특별자치도 출범을 앞두고 전북발전에 도움될 특례를 많이 발굴,법안을 통과시키느냐 여부가 중요하다. 특히 김관영 도정도 내년 총선 결과에 성패가 달려 있다. 도민들의 현명한 선택만이 남아 있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며칠 전 신문에서 장학사(교육전문직) 인기가 예전만 못하다며 이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실려 눈길을 끌었다. 올해 경쟁률이 2017년 이후 최저치 수준이라며 여기에는 지금 교단이 안고 있는 총체적 문제점이 함축돼 있다고 꼬집었다. 최근 젊은 교사들 퇴직과 고참의 거센 명퇴 바람은 이를 단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 학생 학부모와의 지속적 갈등이 주로 꼽혀 왔다. 그런데 이번 배경 중 서거석 교육감 취임 이후 과중한 업무 스트레스가 포함돼 주목 받았다. 지난 3월 도의회 질의에서도 이 문제가 불거지긴 했으나 그 때는 크게 문제 삼지 않았다. 헌데 취임 1년을 앞두고 같은 사안이 반복적으로 이슈가 되는 건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지적이다. 우리 사회 저출산 문제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은 곳이 교육계다. 취학 아동이 부족해 학교가 줄줄이 문을 닫고 그 여파가 교사들 업무에도 적잖은 부담을 준 건 사실이다. 갈수록 교단이 좁아지면서 선생님 위상과 교육 환경은 과거에 비할 바가 아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도 교장·교감의 승진 코스로 여겨진 장학사에 대한 선호도는 꽤 높았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교권 추락 문제가 사회 여론으로 비화되자 전문직에 대한 기류 변화도 서서히 감지됐다. 그렇다고 해도 교육감의 업무 스타일까지 영향을 미쳤다는 건 가볍게 지나칠 일은 아니다. 권력 교체기 인사와 조직 개편을 둘러싼 파열음과는 차원이 다른 문제다. 서 교육감 당선은 교육 정상화를 염원한 유권자 뜻이 담겼다. 전임자가 12년을 장기 집권한 데다 극단적 성향의 교육 행정을 주도함에 따라 일선 현장의 혼란과 마찰이 끊이지 않았다. 이런 상황을 극복하기 위해 진영 논리와 편향 교육을 뛰어넘는 미래형 인재 교육 복원을 요구한 것이다. 그는 취임하자 이런 기조를 구체화하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쏟아냈다. 과거 뒤틀린 것을 바로잡는데 그에 따른 충격파는 어느 정도 예상됐다. 직원들도 적응이 쉽지 않아 스트레스와 피로감이 쌓여왔다. 그러나 교육감을 둘러싼 반대 세력의 집요한 공격이 계속되면서 개혁 작업 또한 제때 속도를 못내는 형국이다. 단적인 예로 전교조가 지난 7일부터 교육감 면담을 요구하며 교육청사에서 연좌농성을 벌이고 있다. 이들은 노조활동을 방해했다는 이유로 지속적인 시위도 벌여왔다. 그런 가운데 간간이 교육청에서 흘러나온 얘기 중 교육감의 ‘만기 친람형’ 스타일이 회자됐다. 직접 챙겨야 직성이 풀리는 탓에 참모들 결재 대기 시간이 길어진다는 것. 급기야는 도의원이 이 문제와 관련해 직원 ‘워라밸’을 거론하며 불합리한 사례를 통해 교육감을 몰아붙이기도 했다. 물론 꼼꼼한 업무 처리가 트집 잡힐 일은 아니지만 문제는 업무 효율성과 직결돼 있다는 점이다. 교육 철학을 공유하고 그에 따른 개혁 과제의 공감대를 넓혀나가는 일이 먼저다. 이를 통해 참모를 포함한 직원들과의 호흡을 맞춤에 따라 새로운 추진 동력이 생기기 마련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아주리(Azzurri)는 이탈리아 말로 푸른색을 지칭하는데 푸른색 유니폼을 입고 나선 이탈리아 팀을 아주리 군단이라는 말로 표현한다. 네덜란드 축구 대표팀을 오렌지군단이라고 부르듯 대한민국 대표팀은 국제사회에서 붉은악마로 통한다. 붉은악마라는 이름은 지금부터 꼭 40년 전인 1983년 멕시코 청소년축구대회로 거슬러 올라간다. 잘해봐야 아시아권에서나 통하던 한국축구가 FIFA 주관 국제대회에서 4강에 오르면서 얻은 별칭이 바로 붉은악마다. 한참 후의 일이지만 2002 월드컵에서 4강신화를 썼던 한국축구의 도약은 이미 1983년에 싹이 트기 시작했는지도 모른다. 당시 열악한 한국의 축구현실에서 승부사 박종환 감독의 지도아래 선수들의 피나는 훈련으로 일궈낸 한편의 드라마, 그 자체였다. 박종환 감독이 지휘하는 선수단은 김판근, 김종부, 신연호, 특히 군산제일고 출신 장정 같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뤘는데 누구도 생각지 못한 4강신화는 엄청난 충격파를 던졌다. 특히 당시에는 국내 축구계의 경우 파벌과 학연, 지연이 아니면 선수나 지도자로 성장하는 것은 생각지도 못했는데 엘리트 코스를 밟지 않은 듣보잡 출신 박종환 감독은 신화를 쓰고난 뒤 온갖 찬사와 질시를 한몸에 받아야만 했다. 세간에는 강원도 춘천고 출신 고교 동창 박종환과 개그맨 고 이주일의 두터운 친분이 너무나 잘 알려져있다. 요즘 제23회 2023 FIFA U-20 월드컵 대회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리고 있는데 스타 선수가 없는 한국이 4강에 올랐다. 한국시각 9일 새벽 아주리군단 이탈리아와 대망의 준결승전을 치르게 되는데 운명의 한판승부가 주목된다. 약육강식과 1위를 해야만 살아남는 스포츠계에서는 수월성 교육을 외면하기 어렵다. 그런데 일반 교육분야에서도 수월성 교육의 대명사 격이 국제학교와 자사고다. 귀족학교 논란이 없지않고 평준화에 역행하는 측면이 분명히 있지만 세계적인 추세는 수월성 교육을 외면하지 않는다. 최근 부산에 본사를 둔 금융공기업들이 공동으로 자사고 설립을 추진중이라고 한다. 공동출자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곳은 한국거래소 한국예탁결제원 기술신용보증기금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 한국주택금융공사 등이며, 부산 이전이 확정된 산업은행 역시 참여할 가능성이 높다. 자녀교육 문제를 해소해 임직원들의 정주 여건을 개선해야만 성공한다는 확신 때문이다. 인천국제공항공사가 운영하고 있는 인천하늘고가 롤모델이다. 현재 전국자사고는 민사고(강원) 포항제철고(경북) 광양제철고(전남) 하나고(서울) 외대부고(경기)김천고(경북) 현대청운고(울산) 북일고(충남) 인천하늘고(인천) 상산고(전북) 10개 체제로 이뤄지고 있고 충남삼성고, 인천포스코고 등 23개 자사고는 소재지 내에서 학생을 선발하는 광역자사고 형태로 운영중이다. 교육계 일각의 반대가 있는게 현실이지만 전북특별자치도의 출범을 목전에 둔 전북으로서는 이름있는 국제학교와 전국단위 자사고의 신설이나 활성화 없이 새만금 기업유치나 금융중심지 육성은 연목구어일 수밖에 없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2004년 전주대사습은 스물 아홉 살 젊은 소리꾼을 명창의 반열에 올렸다. 소리판의 주목을 받던 소리꾼 장문희였다. 대사습 도전은 처음. 기쁨도 그만큼 컸을 법하지만, 단박에 명창이 된 제자에게 그의 스승은 "못해도 두세 번은 떨어져 봐야 허는디 암만 생각해도 너무 빨리 되어 버렸다"며 이른 등용을 걱정했다. 첫 도전으로 명창이 된 제자가 기쁨에만 들뜰까 우려하며 더 큰 가르침을 안겨준 스승. 이일주 명창이다. 그는 줄타기 고수로, 소리꾼으로 이름을 날렸던 이날치의 후손이다. 이날치는 서편제의 대가다. 그의 아버지 이기중 또한 소리꾼으로 이름을 알렸으니 집안 내력으로 치자면 서편제 소리를 대물림했어야지만 그는 동초제 소리로 판소리 대중화를 이끌었다. 첫 스승은 이기중이다. 일찌감치 재능을 알아본 그의 아버지는 어린 시절, 소리 공부하기 싫어하는 그를 엄하게 가르쳤다. 소리꾼으로 이름을 얻은 후에도 당대의 명창 박초월 김소희를 찾아다니며 토막소리를 소리를 배웠고, 후에는 동초제 소리를 온전히 계승한 오정숙 명창의 제자가 되어 동초제 소리를 받았다. 그가 이어낸 동초제 판소리는 전북지역 판소리 맥을 이어오는 기둥이다. 창극에 열정을 쏟았던 동초 김연수가 말년에 동편제의 우람함과 서편제의 애절하고 아련한 특성에 연극적 요소를 담아 새로 짠 판제다. 동편제나 서편제의 대목과 맞닿아 있는 부분이 없지 않으나 그 색채나 맛이 새롭다는 평을 받는다. 동초제는 여러 바디 중에서도 다섯 바탕이 모두 전해지는 유일한 바디다. 그만큼 의미가 크다. 판소리에서 최고로 치는 소리는 ‘높고 단단하고 제대로 쉰 치열한 소리’다. 판소리 연구가 최동현 교수는 여기에 거친 맛과 부드러운 맛, 슬픔과 너그러움, 그리고 깊은 그늘을 표현해내는 좋은 목까지 갖춘 소리꾼으로 이일주를 꼽았다. 뱃속으로부터 우러나오는 통성과 구성 있는 목으로 소리판을 아우르던 그는 단단하고 힘차고 높고 거친 소리가 만들어내는 치열한 소리로 절정을 구사했다. 극적 요소가 특징인 동초제 소리를 지켜올 수 있었던 것도 그의 빼어난 음악성 덕분이었다. 맺고 끊음이 분명해 대충 넘어가는 일이 없었던 그는 치열해야만 소리 길을 갈 수 있다는 신념을 제자들에게 철저하게 가르쳤다. 그러니 제자가 되기도 어렵고 소리 한 대목 배우는데도 고단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그의 문하에는 소리를 배우겠다고 찾아오는 제자들이 뒤를 이었다. 오늘날 동초제 소리가 더 넓고 힘있게 맥을 이을 수 있게 된 바탕이다. 이일주 명창이 지난 5일 세상을 떠났다. 치열하고 힘 있는 동초제 판소리로 대중들을 이끌었던 생애. 고인에게 감사하며 명복을 빈다. / 김은정 선임기자
조용하기만 했던 전북에 기업유치를 위한 새바람이 불었다. 농경사회의 티를 벗지 못한 전북이 산업생태계를 바꾸기 위한 몸부림이 드디어 시작되었다. 정치권이 무능해 전북 몫이 제대로 챙겨지지 않아 전북은 다른 지역에 비해 SOC확충이 미흡, 사실상 기업을 유치하는데 어려움이 컸다. 지난 문재인 정권때가 전북발전의 좋은 기회였음에도 이를 못 살리고 허송세월 해 청년들이 일자리가 없어 전북을 떠나간다. 윤석열 정권이 들어서면서 각 시·도의 기업유치 경쟁이 더 뜨거워졌다. 인구소멸을 막기 위해 국책사업유치를 통한 기업유치에 올인한다. 충북 울산 경북에 비해 이차전지 후발주자인 전북은 새만금에 특화단지를 유치하려고 김관영 지사가 직접 PT를 할 정도로 최선을 다하고 있다. 전북이 기필코 새만금에 이차전지를 유치하려는 것은 그간 터덕거렸던 새만금개발을 앞당기면서 기업집적화로 청년일자리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특히 세계적인 전기차 생산업체인 테슬러의 인도 진출이 무산되자 이를 새만금으로 유치하기 위한 선행작업으로 이차전지 특화단지를 만들려고 한 것. 돌이켜 보면 전북이 2011년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것은 전략을 잘못 수립, 무작정 떼만 쓴 꼴이 됐다. 공기업선진화법에 따라 주택공사와 토지공사를 합치는 판에 전북은 지휘부 20%를 전북으로 나머지 실무부서 80%를 경남 진주로 옮겨 가야 한다면서 유치전략을 폈던 것. 그 당시 경남 진주쪽은 전북이 이같은 전략으로 나와 사실상 게임이 끝났다면서 표정관리에 들어 갔다는 말이 나왔다. MB정권하에서 야권인 전북이 정치적으로 불리했지만 정치권 무능으로 없는 돈 써 가며 관제데모판을 서울 국회의사당까지 가서 벌였다. 더 가관이었던 것은 정부가 총리실 주도로 삼성을 끌어들여 새만금에 7조6천억을 투자키로 양해각서까지 체결했던 것이다. 총리실이 LH일괄이전 문제에 대한 도민들의 분노를 잠재우기 위해 위무책으로 이 같은 사기극을 벌였다. 돌이켜 보면 얼마나 MB정권이 전북 도민들을 얕잡아 봤으면 이 같은 일을 저질렀겠는가를 알 수 있다. 특히 삼성은 이건희 회장의 MB 정권에 대한 비판발언으로 서먹거렸던 상황이라서 화해제스쳐로 억지 춘향이 노릇에 끼어들었다. 이 같은 사실을 꺼낸 이유는 지난 1일 국회에서 이차전지 특화단지 유치를 위해 대규모 범 도민 결의대회를 가졌기 때문이다.12년 전 같은 장소에서 LH유치를 위해 향우들까지 3천여명이 참가해 사즉생의 각오로 궐기대회를 가졌다. LH유치 실패로 전북 도민들이 그간 열패감에 휩싸였지만 김 지사 취임 이후 이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이 강하게 생겨나 한가닥 희망을 갖게 한다. 아직 유치를 속단하기는 이르지만 그래도 전북인들이 모처럼 만에 대한민국 정치중심인 국회에서 전북인의 목소리를 냈다는 게 의미가 컸다. 그간 전북도민의 목소리가 워낙 작아 중앙정치권에 들리지도 전달되지도 않았다. 유능한 정치권이 만들어질 때까지 직접 도민들이 자신감을 갖고 이날 처럼 전북 몫을 찾아오도록 포효해야 할 것이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한옥마을 관광객 연 1500만명 시대를 눈앞에 두고 KTX 전주역의 역할 또한 관심이 많아졌다. 지난달 공사가 시작된 역사(驛舍) 신증축 사업은 2025년까지 450억 원을 들여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난다. 아울러 교통의 접근성 확대를 위해 고속 시외버스가 이곳을 경유하는 복합환승센터도 들어설 예정이다. 이처럼 외양과 규모가 크게 달라지는 만큼 서비스 질 개선 효과는 분명 눈에 띄지만, 핵심 대책인 교통 흐름 측면을 간과한 대목이 아쉬웠다. 역전 삼거리 형태의 도로 상황에서 불 보듯 뻔한 교통 체증을 근본적으로 해결하자는 것. 다시 말해 꽉 막힌 전주역에 지하 차도를 만들어 흐름을 원활히 하자는 의견이다. 우범기 시장도 이 점에 공감하며 강력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더구나 이 문제는 전주역 위상은 물론 동북부 지역 발전에도 변수로 꼽히고 있다. 전주 시내 주요 간선 도로는 대부분 시외로 빠져나가는 외곽 도로와 연결돼 있다. 이 중 전주역 때문에 흐름이 끊겨 교통 체증을 부채질한 곳이 유일하게 백제대로다. 전주의 대동맥 역할과 함께 가장 많은 통행량을 기록하고 있다. 그럼에도 그동안은 별다른 문제가 되지 않았다. 하지만 최근 역세권 개발 논의와 함께 역사 증축이 맞물리면서 교통량 증가에 따른 지하 차도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이 곳을 뚫어 백제대로와 지금 공사 중인 완주 용진-우아동을 잇는 전주외곽순환도로까지 연결해 교통량을 분산하자는 계획이다. 여기에다 이 도로가 역세권 개발 중심 지역을 관통하면서 8000여 세대 입주가 예상되는 이곳 교통난 해소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 그런데 돌발 변수가 생겨 전체 밑그림에 차질을 우려하고 있다. 우범기 시장이 취임과 함께 밀어붙인 역세권 개발 논의 과정에서 사업 주체인 LH가 지하 차도 개설에 난색을 표명한 것이다. 공사비용 1000억 원이 부담된다는 입장이다. 역세권 개발사업은 LH가 지난 2018년부터 전주역 뒤편 장재마을에 2만여 명 규모의 택지 개발을 추진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던 중 돌연 김승수 시정의 전주시가 지구지정 해제 이어 사업 중단을 요구하면서 벽에 부딪혔다. 그러면서 지난 2021년 전국을 강타한 ‘LH 사태’의 모럴 해저드까지 덮치면서 사업이 중단됐다. 그 사이 LH도 5년 넘게 사업이 지연되면서 추진 동력을 잃은 데다 추가 재원 마련, 주민 보상 문제 등 상황이 녹록지 않다. 이런 가운데 전주 역사 증축 공사를 계기로 역세권 개발사업이 다시 화제가 됐다. 우 시장이 그간 침체됐던 동북부 지역 발전에 강한 의욕을 갖고 이를 구체화하는 과정에서 지하 차도 개설 논의가 이뤄진 셈이다. 그래서 그는 LH의 복잡한 사정을 감안해 당초 면적보다 넓은 지역의 개발 조건을 통해 이 문제에 접근한 걸로 알려졌다. 한때 개발 이익에만 급급해 "땅 장사 하냐" 며 공분을 샀던 공기업 LH가 서민 주거복지 실현이라는 명분 앞에서 선택의 고민이 길어지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백범 김구는 한국인이 가장 존경하는 사람중 거의 첫손에 꼽히는 사람이다. 그의 자서전 백범일지는 상해에서 임시 정부를 이끌면서 사선을 넘나들때 어린 두 아들에게 삶의 궤적을 알려주기 위해 쓴 책이라고 한다. 나라가 독립되면 마당을 쓸고, 문지기가 되겠다는 대목에서는 가슴뭉클하다. 말은 쉽지만 자리에 연연하지 않는게 매우 어려운 일이기 때문이다. 그의 아호 백범(白凡)은 당시 가장 천대받던 '백정'과 '범부'(보통 사람)에서 한 글자씩 따왔다고 한다. 세계대전이 끝난뒤 독립을 이끌던 사람이 새정부 최고지도자가 돼 적성국가에 빌붙던 이들을 처단하고 민족정기와 역사바로세우기에 앞장섰다. 유고슬라비아 티토, 베트남 호찌민, 프랑스 드골, 튀르키예 케말파샤 등이 바로 이러한 예다. 하지만 훨씬 많은 국가에서 독립운동을 이끌던 지도자들은 새 정부에서 찬밥신세였다. 신생 민주정부 대한민국 백범 김구가 대표적인 경우다. 전세계를 휩쓴 냉전의 와중에 강대국의 구미에 맞지않는 민족주의자의 앞길은 정부 지도자가 되기는 커녕, 천수를 누리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두고두고 아쉬움이 남는 대목이지만 이후 제3세계에서도 수없이 되풀이 되는 비극이었다. 독립만 된다면 마당을 쓸고 문지기가 되겠다는 이가 전세계를 통틀어 과연 몇이나 되겠는가. 한 국가의 지도자쯤 되면 타고난 사람이기에 그렇다고 쳐도 사실 보통사람으로선 감내하기 어렵다. 특히 고관현직에 있던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다른 이들의 시선을 의식해 소위 하향지원을 하는게 쉽지 않다. 요즘엔 기수가 많이 파괴됐다고 하나 상명하복을 생명으로 하는 검찰이나 경찰의 경우 퇴직 후에도 하방경직성은 강해 보인다. 그런데 요즘 전북지역 관가 안팎에서는 남의 시선이나 기수, 서열 등을 의식하지 않는 현상이 매우 광범위하게 일고 있다. 얼마전 전북연구원장에 선임된 이남호 전 전북대총장의 경우 장관급 국립대총장을 역임한 이가 전북도의 연구기관 책임자로 임명된데 대해 의아해 하는 사람도 없지 않았다. 앞서 국토부차관과 도 정무부지사를 지냈던 최정호씨가 전북개발공사 사장에 지원해 최종 확정되자 주목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런가하면 최근엔 행안부 차관을 지냈던 심보균씨가 익산시 도시관리공단 이사장으로 선임돼 눈길을 끌었다. 차관급 인사가 전북도 개발공사 사장을 맡는 것도 이례적인데 인구 30만 안팎의 시 단위 도시관리공단 이사장을 맡았기에 더 그런것 같다. 작년엔 김관영 지사 취임 직후 국회의원을 지냈던 김광수 씨가 정무특보로 선임되고, 농림부차관 출신의 김종훈씨가 경제부지사를 맡기도 했다. 이젠 상향지원, 하향지원이라는 표현이 촌스럽고 의미없는 듯 하다. 명분이나 주위 시선 보다는 어느 자리에 있든 실력을 발휘해 성과를 내는가 여부다. 할일 없는 사람들이 입방아를 찧어도 자신이 잘 할 수 있는 일을 찾아 제역할을 하는게 가장 보람있고 보기좋은 모습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미국의 이름난 잡지 <INTERIOR DESIGN>에 ‘잠시 머물고 싶은 세계 12개의 도서관’으로 선정된 아주 작은 도서관이 있다. 일본 규슈의 작은 도시 기쿠치시(菊池市)의 시립중앙도서관이다. 기쿠치시는 구마모토현의 북부를 흐르는 기쿠치 강 상류에 있는 인구 5만 명도 안 되는 작은 도시다. 예부터 규슈지방의 정치, 교육, 문화 중심지로 번성했던 까닭에 지금도 적지 않은 유적이 남아 있다. 곡창지대로 농업이 발달하고 지리적 여건으로 쌀 집산지가 되어 상업도시로도 발전했다. 그러나 일본의 오래된 지방 도시들이 그렇듯이 기쿠치시도 쇠퇴의 대열에 들어섰다. 원인은 역시 청년층의 이탈이었다. 대도시로 떠나는 사람들이 늘기 시작하면서 도시는 활력을 잃고 성장은 멈추었다. 수십 년 동안 이어져 온 이주(?) 행렬이 도시의 존립을 위협하는 지경에 이르자 시가 나섰다. ‘청년들이 떠나지 않는 도시’ 만들기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청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고민하던 시는 도시에 활력을 불어넣을 공간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다. 시의 선택은 도서관. 프로젝트 목표는 지역 주민이 자랑스러워하는 도서관을 만드는 것이었다. 시의 의뢰를 받은 건축가 나카무라 가즈노부 씨는 기쿠치 시의 자연환경을 주목했다. 기쿠치강의 흐름처럼 곡선을 그리는 거대한 책장.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아름다운 도서관 기쿠치시립중앙도서관 ‘BOOK RIVER’는 그렇게 탄생 됐다. 기쿠치도서관은 거대한 규모나 화려한 외형을 가진 이름난 건축물과는 다르다. 소박한 건물의 외관만 보자면 특별하지 않으니 디자인 명성을 듣고 찾아온 외지 관광객들이 실망하거나 당황스러워할 수도 있다. 그러나 1층에 있는 도서관에 들어서면 강처럼 곡선으로 흐르는 책장이 가로질러 놓인 공간의 아름다움에 금세 압도당한다. 크지 않지만, 100m가 넘는 책장이 강물처럼 휘감기며 공간을 나누거나 통하게 하며 다양한 기능의 공간을 만들어낸 도서관 내부의 아름다운 풍경 덕분이다. 이 작은 도시의 선택은 옳았을까. 2017년 개관한 이후 두 달 만에 지역 주민의 80%가 도서관을 찾았고 타지에서 도서관을 찾는 방문객들도 큰 폭으로 늘었다는 통계가 있다. 도시는 활력을 찾고 시민들은 자긍심을 갖게 되었다는 기쿠치 도서관의 슬로건은 ‘사람과 정보, 문화가 만나 어울리며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교류의 공간’이다. 쇠락한 도시를 살려내는(?) 도서관이 늘고 있다. 새로 짓거나 오래된 건물을 활용하거나, 지역의 가치를 살려낸 도서관들은 주민을 모으고 도시의 랜드마크가 되어 관광객을 부른다. 인구 감소로 쇠락의 위기에 놓인 도시라면 주목할만한 좋은 선례다./ 김은정 선임기자
‘없앨 것인가, 존치할 것인가.’ 학교 담장을 둘러싼 논란은 오랫동안 접점을 찾지 못했다. 학교 담장이 주변 미관을 훼손하고, 폐쇄적인 교육 공간의 이미지를 만들어 낸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에 따라 지자체 지원으로 학교 담장 없애기 사업이 속속 추진됐다. 콘크리트 담장이 녹지공간‧주민 소통공간으로 바뀌었다. 하지만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학습권 보호와 학생 안전을 위해 담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교육당국의 정책은 오락가락했다. 애써 허물어 낸 학교 담장을 다시 쌓는 일도 생겼다. 학교 운동장을 주민들에게 개방하는 문제도 같은 맥락에서 일관성을 잃었다. 21세기에 들어서면서 교육부(당시 교육과학기술부)와 각 지자체가 학교 담장 없애기 사업을 역점 추진했다. 마침 그린캠퍼스 조성사업에 나섰던 대학도 참여했다. 전북에서는 전주교대를 시작으로 군산대와 전북대가 속속 담장을 없애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초‧중‧고교에서는 우려했던 문제가 생겼다. 2011년 교육과학기술부는 담장이 없는 전국 초‧중‧고교에 대해 최고 1.8m 높이의 투명펜스를 설치하도록 했다. 대낮에 학교 운동장에서 발생한 아동 납치 성범죄 사건(2010년)이 일으킨 파장이다. 이후에도 어느 한쪽의 가치를 앞세울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됐다. 학교 울타리를 넘어 온마을이 배움터가 되는 시대, 마을과 학교가 하나 되는 새로운 교육생태계에 관심이 쏠렸지만 학교 담장 허물기를 선뜻 의제로 올리지는 못했다. 학생 안전 문제가 부담이었다. 그런데 최근 지역사회와의 경계를 완전히 허물어 낸 새로운 형태의 학교가 속속 등장해 오랜 담장 논란을 무의미하게 하고 있다. 저출산 시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생활SOC 학교시설 복합화’ 사업을 통해서다. 교육청과 지자체가 협력해 학교 유휴공간에 수영장과 주차장‧도서관 등 교육·돌봄, 문화, 체육‧복지시설을 설치하고 이를 학생과 주민이 공동 활용하자는 것이다. 공간혁신을 통해 주민복지 시설이 학교 안에 들어서면서 외부인의 학교 출입을 제한하는 담장은 의미가 없어졌다. 교육부는 지난 3월 ‘학교복합시설 활성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전국 각 지자체와 교육청이 업무협약을 맺고 학교복합시설 조성 계획을 속속 내놓고 있다. 특히 경기도교육청이 신설 학교를 중심으로 학교복합시설을 잇따라 조성해 관심을 끌고 있다. 학령인구 감소시대, 학교를 신설할 때 유·초·중학교와 주민시설이 복합화된 미래형 통합학교로 설계해 학교 신설을 억제하는 교육부 중앙투자심사에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전북교육청도 최근 학교복합시설 공모사업 설명회를 열고 사업 추진 의지를 밝혔다. 이미 구축해 놓은 지자체와의 교육협력 체계가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학생 안전은 여전히 우리 사회가 최우선으로 지켜내야 할 가치다. 그렇다고 울타리로 방어막을 치고 배움터를 지역사회와 철저하게 단절시켜 놓을 수만은 없는 게 시대의 흐름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외국인 노동자의 산재(産災) 관련 뉴스가 최근 들어 급증하고 있다. 오래전부터 이들은 사회 전반에 깊숙이 자리잡으며 우리 이웃으로서의 존재감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그런 가운데 안타까운 점은 산업 현장 안전사고 중 이들 희생자가 갈수록 늘고 있다는 것. 한국의 산재 사고 사망률은 OECD국가 평균의 2~3배 수준으로 세계 1위다. 불법 체류로 인해 막다른 상황에 내몰린 외국인 노동자는 정상적 경제활동은커녕 밑바닥 생활을 전전하며 버티고 있다. 반면 고령화 농촌에선 인력난이 심각한 상황에서 자치단체들은 동남아 등지에서 단기간 계절노동자를 데려와 겨우 농번기 일손 부족을 메우는 실정이다. 농촌과 도시의 노동 현장은 이들의 손길 없이는 정상 가동이 불가능할 만큼 도우미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 ‘코리안 드림’을 꿈꾸며 한국에 오는 외국인 노동자 수는 가히 폭발적이다. 한국인이 기피하는 3D 업종과 저임금 단순 노무직에서 차지하는 이들 비중은 예상을 뛰어넘는다. 특히 저출산 고령화가 심각한 농촌 지역 상황은 훨씬 더한다. 올해 1분기 농업 부문 외국인 근로자만 8천666명이 입국했다. 문제는 악덕 기업 현장에서 이들의 체불 임금액이 작년 2만9376건, 1천183억원으로 늘었다는 점이다. 우리가 힘들고 위험하다며 꺼리고 외면한 곳에서 열심히 일한 댓가치곤 씁쓸한 뒷맛을 남겼다. 저출산 고령화 속도가 빠르게 진행되는 인력 수급 상황에 비추어 이들 노무 관리가 핵심 과제로 꼽혀 왔다. 역설적으로 외국인 노동자 위상은 저출산 고령화 추세와 맞물려 있다. 취학 아동인구 절대 부족으로 올해 신입생을 단 한 명도 받지 못한 초등교가 전국 145곳이다. 그중 신입생이 10명 미만에 그친 학교도 전국 6천163개 중 1천587개로 25%가량 차지한다. 더 놀라운 사실은 올해 초등교 입학생들이 2016년생인데 그해 출생아가 40만6천여 명이다. 그 후 6년이 지난 2022년 출생아가 24만9천여 명인데 이들이 입학하는 2029년에는 전국 초등교 절반이 신입생 10명 미만이라는 사실이다. 대학교까지 연쇄 파급효과를 감안하면 지방 소멸의 끔찍한 현실은 머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아무리 최첨단 자동화 추세라 할지라도 경제활동 인구가 뒷걸음질 치는 건 우리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3D 업종과 농촌의 인력난 속에서 그 공백을 메워주는 외국인 노동자야말로 반가운 이웃이다. 고통 분담을 함께 나누는 이들에 대한 사회 인식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짓밟힌 인권과 노동력 착취, 임금 체불 등 법의 사각지대를 없애는 것도 아울러 병행돼야 한다. 언어와 환경이 다르고 피부 색깔과 생김새가 같지 않아도 우리 사회 구성원으로서 정당한 대우를 받지는 못할 망정 차별과 냉대를 받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김영곤 논설위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
지금, 우리에게 ‘호남’이란 무엇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