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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의 인권과 무고한 피해자

최근 전북지역에서 흉악범죄가 잇따라 발생하면서 이들 범죄자의 머그샷(범죄자 인상착의 기록 사진)을 공개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다. 악랄한 범죄자들이 선량한 시민들의 일상을 공포로 몰아넣으면서 우리 사회 소중한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라면 흉악범의 인권을 더 제한해야 한다는 데 사회적 합의가 이뤄졌고, 관련 법률도 제정됐다. 그런데도 사법기관은 머뭇거린다. 물론 범죄 억제를 위해 강력한 처벌만이 능사는 아니고, 범죄자의 인권도 중요하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범죄자에게 유독 관대하다.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지나치게 관대한 형량으로 국민적 공분을 사는 일이 많다. 여러 나라에서 범죄 혐의를 받고 있는 피의자는 다른 나라로 송환되지 않기 위해 발버둥을 친다. 대한민국의 형량이 미국 등 다른 나라와는 비교되지 않을 정도로 낮아서다. 범죄자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선처를 받고, 일부는 그 선처가 부족하다며 항소해서 또다시 감형을 받는다. 초범이라는 이유로, 피해자와 합의했다는 이유로, 술에 취해 있었다는 이유로,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심지어 피고인이 신혼이라는 이유로⋯. 정말 온갖 사정을 다 들어준다. 대한민국의 관대함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사법부의 판단이 끝났어도, 행정부가 남발해온 사면·복권 제도가 남아있다. 분명 교도소에 있어야 할 지도층 인사가 버젓이 활보하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다. 최근 사법기관의 힘을 빌리지 않고 직접 범죄자를 치밀하고 무자비하게 응징하는 내용의 ‘사적 제재(私的 制裁)’를 다룬 TV드라마와 영화가 쏟아져 나오고 있다. 사적 제재는 공권력·사법적 절차를 무시하고 개인 또는 집단이 범죄자를 찾아 단죄하는 행위를 말한다. 법치국가에서는 엄연한 불법이다. 그런데도 주인공이 버젓이 불법을 자행하는, 이런 류의 드라마와 영화에서 시청자들은 강렬한 쾌감과 대리만족을 느끼며 범법자인 주인공을 응원한다. 공권력과 사법체계를 무시하고 비웃는 내용의 콘텐츠에 국민들이 열광하는 이유를 들여다봐야 한다. 국민의 법감정과 실제 처벌 수위 사이의 괴리 때문이다. 최근 충격적인 사건이 잇따르면서 흉악범·성범죄자에 대한 양형 기준과 처벌 수위가 높아지는 추세지만, 아직도 대중의 법감정과는 괴리가 크다. 속이 터진다. 법의 보호를 받아야 할 무고한 피해자들이 자신을 해한 범죄자의 출소 후 보복을 두려워하며 발을 뻗지 못한다. 저지른 범죄에 비해 너무나 일찍 출소한 흉악범·성폭행범들로 인해 주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한다. ‘열 명의 도둑을 놓치더라도 한 사람의 무고한 시민을 만들어서는 안 된다.’ 형사재판에서 원칙으로 삼는 유명한 법언이다. ‘증거재판주의’ 원칙은 당연히 지켜져야 한다. 그렇다면 다른 방향에서도 한번 생각해보자. ‘한 명의 범죄자를 제대로 벌하지 않으면, 또 다른 열 사람의 무고한 피해자를 만들어낸다.’ 지금 우리 사회가 더 우선적으로 보호해야 할 가치는 무엇일까.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4.29 12:59

정동영의 하심(下心)

정동영 당선자의 엎드려 큰절하는 모습이 눈길을 끈다. 예전에는 그 같은 모습을 볼 수가 없었지만 이번에는 진정성을 느낄 정도로 달라진 것 같다. 대선후보까지 지낸 사람이 어떻게 저렇게까지 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도 들었지만 그렇지 않다. 정 당선자는 총선 때 3번이나 전국 최다 득표를 안겨준 전주시민들에게 항상 진 빚을 어떻게 갚을가를 고민해왔던 것 같다. 그는 정치적으로 힘들 때마다 전주를 어머니 라고 외치면서 도움을 청했다. 그럴 때마다 그를 어머니 품으로 안아주면서 용기를 북돋아줬다. 정 당선자는 이번 경선 때처럼 선거를 어렵게 치른 적이 없었다. 자신의 학교 후배(전주고, 서울대 국사학과)고 같은 지역구에서 리턴매치를 치러야 할 숙명적인 상황과 마주쳤기 때문이었다. 정 당선자는 MBC LA특파원과 앵커를 지내다 DJ한테 전격 발탁, 대변인으로 정계에 입문한 후 당 대표와 집권여당 대선 후보, 통일부 장관 그리고 4선 국회의원을 지냈다. 잘생긴 외모와 대중 연설을 잘한 덕에 개나리 아저씨라는 닉네임을 얻어 아줌바 부대로부터 식을 줄 모르고 하늘 높을 줄 모르는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세상이치가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처럼 그가 누렸던 인기가 높았던 만큼 낙선했을 때 인심이 싸늘하고 얼음짝처럼 차갑기 그지없었다. MB한테 531만 표라는 역대 최대 표차로 낙선하자 세상이 그에게 보낸 것은 원망과 저주 불만 온갖 잡동사니가 섞인 냉대였다. 물론 게중에는 못내 애석해하는 사람도 있었지만 그 반대가 더 많았다. 한국 정치사에서 정동영만큼 드라마틱하고 애증이 엇갈린 정치인도 없다. 지난 4년 낙선자로 인고의 세월을 보낸 그는 지난해 고향인 순창 동계 섬진강 상류에 집터를 잡고 노후에 생활할 집을 지었다. 그 당시 그는 정치 재개 여부를 놓고 많은 고민을 했다. 올드보이라는 한물간 정치인 소리까지 들어가면서도 정치를 할려고 했던 것은 그 당시 후배 전북 정치인들이 너무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이 약해 이리 차이고 저리 차여 결국 새만금 국가예산 삭감이란 초유의 사태를 겪으면서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으로 다시 정치를 재개하기로 맘 먹었던 것. 그는 윤석열 검사 정권이 들어서면서 더 민생이 도탄에 빠졌다 면서 이를 종식시키려면 지금은 싸워야 할 때 라고 시대정신을 정하고 당내 경선에 나섰다. 항간에 올드보이라는 이유로 컷오프된다는 말이 퍼졌고 여론조사할 때 바꿔서 답변해야 한다는 말실수로 구설에 올라 곤욕을 치렀지만 막판에 황현선 후보가 조국혁신당으로 가면서 정 당선자를 지지한 게 경선 승인이 되었다. 냉온탕을 두루 거치면서 인생의 쓴맛 단맛을 모두 경험한 그가 5선 의원이 되었기에 오체투지(五體投地) 정신으로 전주를 끝없이 사랑해야 할 것이다. 천주교 부제 수품자들이 가장 낮은 자세로 부복기도를 올릴 때처럼 전주시민을 향해 큰절을 했기에 의정활동할 때마다 잊지 않아야 한다. 그가 기회 있을 때마다 전북 현안 해결을 위해 원팀을 강조하면서 자신이 팀장 역할을 하겠다고 공언했지만 아직껏 후배들이 따르지 않아 걱정스럽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4.28 17:18

독점적 권력 카르텔

4월 총선에서 현역 의원 교체 여론이 높았던 것 중 하나가 존재 이유를 무색케 하는 지방의원 탓도 있다. 전적으로 국회의원 의중에 따라 선출되는 구조인지라 손발 노릇하는 그들과 한통속이란 인식이 강하다. 중앙 무대에서 주로 활동하는 국회의원과 달리 지역 정치의 견인차 역할은 지방의원 몫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런 점을 감안하면 공동 책임이 적지 않다는 것이다.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지방의원의 소속 정당이 같아 한솥밥을 먹다 보니 무소불위 권력관계의 이권 카르텔이 형성됨으로써 속칭 이너서클로 자리잡았다. 그런데 지역 현안을 둘러싸고 자치단체간 갈등과 반목을 부추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데 그 중심에도 이들이 있다. 때문에 이들의 공생관계가 소지역주의에 함몰돼 전북 발전의 걸림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닌지 시선이 곱지 않다. 총선을 앞두고 민주당 중앙당도 이런 지방의원과의 유착관계에 주목, ‘경선 중립 준수 지침’ 을 마련했으나 공염불에 그쳤다. 지방의원 입장에선 자신의 생사여탈권을 쥔 주군의 당락이 걸린 선거에서 몸을 사리기란 쉽지 않다. 당장 눈 밖에 나면 공천은커녕 미래 정치적 명운도 장담 못한다. 속사정이 이럴진대 애초 지키지도 못할 경선 지침을 마련한 것 자체가 ‘언론 홍보용’ 이란 시각이 지배적이다. 지역위원회 조직의 핵심 역할을 지방의원이 맡는 건 오래된 얘기다. 그럼에도 중앙당이 이 같은 먹어사슬 구조에 부정적 인식을 갖고 선제적 조치를 취했다는 사실은 간접적으로 시사하는 바 크다. 총선 압승을 거뒀다 해도 민주당은 당의 지침을 어긴 지방의원 문책에 칼을 빼들어야 한다. 만약 말로만 그치고 흐지부지 되면 독점적 카르텔을 고착화시키는 결과를 초래한다. 중앙당 엄벌 방침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선거전에 뛰어든 지방의원 모습은 노골적이었다. 대표적 사례가 국주영은 도의장이 자신의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에 현역 의원 사진을 올리고 여론조사 지지 요청을 한 것 뿐만 아니라 전주시의원 3명도 자신들이 지지하는 후보 SNS 홍보물을 올렸다가 경찰에 신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지방의원 활약은 선거 논공행상에 따른 향후 입지와 직결되는 만큼 일종의 ‘보험’ 성격이 짙다. 새만금을 둘러싼 군산-김제간 끝없는 관할권 다툼과 함께 전주 완주 통합의 갈등 국면도 마찬가지로 이들의 개입 강도에 따라 판도가 요동친다. 다른 지역 현안도 크게 다르지 않다. 대승적 차원의 상생 방안보다는 지역간 자존심 대결로 몰고 가는 퇴행적 행태의 정치력이 불쏘시개 역할을 한다. 주민 선택에 의해 선출된 본분을 망각한 채 정치적 이해관계에만 매몰돼 지역 발전에 역주행하는 꼴이다. “지역을 위해 일할 수 있는 기회를 달라” 며 선거 때 머리를 조아리고 읍소하던 그 초심을 잊어서는 안될 것이다. 유권자들은 그때 모습을 기억하고 있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4.25 18:25

단체장 하마평

제22대 총선이 치러진지 보름이 지나면서 지역정가에서는 다음번 단체장 출마를 둘러싼 하마평이 무성하다. 이는 10명의 현역 의원 중 전주을(이성윤), 전주병(정동영), 익산갑(이춘석), 남원장수임실순창(박희승) 등 4명이 새 얼굴로 바뀌면서 기존 지역 권력구도가 새롭게 재편된 때문이다. 특히 차기 도지사 선거에 누가 나설 것인가를 두고 이런저런 관측이 무성하다. 한편에선 호남에서 지지율이 민주당과 버금가는 조국혁신당의 파괴력을 눈여겨보는 사람도 있으나, 총선때 비례 지지율은 지역구에 민주당을 찍는다는 전제 아래서 비례대표를 선택한 것이기에 지금의 역학구도라면 지방선거때 호남에서 후보를 낸다고 하더라도 민주당 후보를 넘어서기는 어려울 것이란 분석이 설득력이 있어 보인다. 그러면 민주당 도지사 후보군은 어떻게 그려질까. 현직인 김관영 지사는 당선 직후부터 “일단 재선은 하고나서 먼 훗날을 생각하자”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지난번 민주당 지사 경선에 나섰던 김윤덕, 안호영 의원은 또다시 나설 것으로 관측하는 이들이 많았다. 특히 총선을 거치면서 그러한 관측이 더 무성하기도 했다. 그런데 민주당 사무총장을 맡게된 전주갑 김윤덕 의원은 지난 23일 기자간담회 자리에서 불출마 의사를 자연스럽게 흘렸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상황에서 굳이 불출마 의사를 피력, 선택지 하나를 없앤 진짜 속내는 무엇일까. 지사 경선때 김윤덕 의원과 단일화까지 이루고서도 김관영 지사에게 패했던 안호영 의원(완주진안무주)은 다시 한번 도전할 가능성이 있는듯 하나 아직은 고민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호사가들 사이에서 꾸준히 지사 출마설이 불거지는 이들이 바로 돌아온 올드보이 정동영, 이춘석 의원이다. 하지만 정작 본인들은 총선 전은 물론, 총선 후에도 지사에 출마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피력하고 있다고 한다. 5선 정동영, 4선 이춘석, 3선인 한병도, 안호영 의원은 비중있는 국회직이나 중앙당 중책을 맡을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가오는 민주당 전당대회때 전북도당위원장을 누가 맡을 것인지도 관심사인데 재선급인 신영대, 이원택, 윤준병 의원이 일단 후보군이다. 이중 이원택, 윤준병 의원이 강한 의지를 갖고 있다고 한다. 다만 이들이 서로 경선을 하는 것은 부담스럽기 때문에 누가 국회 상임위 간사라도 맡는 경우 자연스럽게 도당위원장 후보군에서 빠지는 그림이 될 것이란 관측이 무성하다. 도지사 뿐 아니라 전주, 익산 등지의 단체장 하마평도 점차 구체화하는 분위기다. 3명의 의원 중 2명이 바뀐 전주의 경우 도지사나 전주시장 경선 과정에서 과거와는 상당히 다른 기류가 형성될 가능성도 있다. 관건은 후보군의 대중성과 인기 여부다. 지역위원장의 의중이 크더라도 도지사나 전주시장 정도의 많은 대의원을 상대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당심과 민심이 비슷하게 가기 때문이다.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있는 듯 해도 단체장 선거의 큰 윤곽은 사실 내년말이면 판가름난다. 내달 30일 제22대 국회의 임기가 시작되는 것과 동시에 물밑에서 단체장 선거전은 점차 가시화할 전망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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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4.24 15:01

쉰 살 전주대사습놀이

전주대사습놀이가 30주년을 맞았던 2004년. 판소리 명창부 장원은 스물아홉 살 젊은 소리꾼 장문희에게로 돌아갔다. 이십 대 소리꾼이 명창의 반열에 오른 것이 처음은 아니었지만, 그해 명창이 된 이 젊은 소리꾼을 향한 관심은 유독 높았다. ‘명창감이 없다’는 자조적 한탄이 나올 만큼 타작(?) 환경이 신통치 않아서이기도 했지만, 어렸을 때부터 소리 길에 들어서 20년이 넘는 시간을 소리 공부에 쏟아온 젊은 소리꾼의 탁월한 기량 덕분이었다. 그해, 그의 타고난 성음과 빼어난 기량에 탄복한 심사위원들은 모두 사실상 만점인 99점을 주었다. 전주대사습 사상 이례적인 일이었는데, 어찌 됐든 이 단단한 재목은 정체되어 있던 판소리의 새로운 동력이 됐다. 예부터 판소리 명창이 되는 길은 험난했다. 명창은 일종의 소리 실력의 우월을 가르는 등급이다. 소리를 열어주는 스승의 엄한 가르침을 품고 자기를 극복하는 치열하고 처절한 과정을 거치고서야 얻을 수 있는 자리다. 여전히 그 기원이 분명치 않은 판소리사에서 명창이 등장한 것은 1800년대다. 19세기 전반에 활동했던 전기 팔명창(권삼득, 염계달, 송흥록, 김제철, 모흥갑, 고수관, 신만엽, 방만춘)이 그 시작이다. 19세기 후기에는 팔명창이 등장했고, 20세기에 이르러서는 오명창이 이름을 알렸다. 그러한 명창의 맥을 잇게 한 통로가 있는데, 바로 전주대사습놀이였다. 그러나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판소리가 묻히자 전주대사습놀이의 명맥도 끊겼다. 다시 명창이 등장한 것은 1964년, 중요무형문화재 제도가 만들어지면서다. 박녹주 김연수 김여란 정광수 박초월 김소희 정권진 박동진 박봉술 한승호 같은 소리꾼들이 이 제도의 예능보유자로 인정받아 명창의 반열에 섰다. 달라진 환경은 또 하나의 통로를 만들어냈다. 1975년 현대적 경연 대회로 부활한 전주대사습놀이다. 전주대사습놀이는 그 뒤 오랫동안 국악인들의 가장 권위 있는 등용문으로 자리했다. 대회가 배출한 명창들의 역할도 빛났다. 첫 명창 오정숙을 비롯해 조상현 성우향 성창순 이일주 최승희 조통달 김일구 김영자 은희진 김수연 송순섭 등 대부분 명창이 판소리를 대중화하고 발전시키는 데 앞장섰다. 그러나 해를 더하면서 대회의 명성과 권위가 흔들리기 시작했다. 대사습을 이끄는 단체의 폐쇄적 조직운영과 잘못된 관행이 원인이었다. 게다가 부정 심사와 패거리 담합 의혹이 불거지면서 전주대사습은 위기를 맞아야 했다. 전주대사습대회가 올해 50회를 맞는다. 그래서인지 의미 있는 변화와 명예 회복을 바라는 국악인들의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도 크다. 대회를 이끄는 보존회의 노력으로 쉰 살 전주대사습의 명예가 회복되었으면 좋겠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4.23 13:53

군산항, 쌀의 기억

반세기 전만 해도 보릿고개라 불리며 끼니를 걱정해야 했던 계절, 군산항에 쌀이 무더기로 쌓였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지난 17일 군산항에서 ‘FAC(식량원조협약) 쌀 10만톤 원조 출항기념식’을 열었다. 우선 1만5000톤의 쌀을 실은 화물선이 다음달 3일 군산항에서 방글라데시로 출항한다. 빛바랜 흑백사진으로 남아있는 100년 전 군산항의 모습이 오버랩된다. 군산항은 일제강점기 한반도 쌀 수탈의 본거지였다. 곡창 호남평야에서 생산된 양질의 쌀을 반출하던 통로였다. 이 항구의 야적장에 일본으로 반출될 쌀가마니가 산더미처럼 쌓여 있는 모습의 옛 사진은 수탈의 아픈 역사를 대변하는 생생한 기록물로 남아 있다. 특히 1926년 일제가 군산항 제3차 축항 기공을 기념해 쌀 800가마니로 거대하게 쌓아 올린 쌀탑 사진은 아직까지도 분노를 유발한다. 하늘 높이 치솟은 쌀탑의 높이 만큼 우리 농민들의 피눈물과 원성이 쌓였을 것이다. 그리고 100년 후, 식량 수탈의 역사를 간직하고 있는 군산항에 다시 쌀포대가 쌓였다. 물론 상황은 그때와 많이 달라졌다. 수탈과 착취의 통로가 이제 나눔과 원조의 출구가 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2018년 유엔 식량원조협약에 가입해 매년 5개국에 쌀 5만톤을 지원해왔다. 그리고 올해부터는 그 규모를 두 배로 늘려 11개국에 쌀 10만톤을 지원하기로 했다. 대형 화물선에 무더기로 실려 나가는 우리 쌀을 바라보는 농민들은 여러 갈래의 생각이 들 것이다. ‘남아도는 쌀이 너무 많아 해외 식량원조 규모를 늘렸을 것’이라는 판단에서 마음이 복잡할 수도 있다. 우리 정부가 개발도상국에 식량을 지원하기로 한 것은 ‘쌀 공급과잉’ 해소 방안의 일환이다. 실제 정부가 2017년 발표한 ‘중장기 쌀 수급안정 보완대책’에 ‘식량원조협약(FAC) 가입을 통한 쌀 해외원조’ 방안이 포함됐다. 그러니 올해 해외원조 규모를 대폭 늘린 것은 남아도는 쌀이 더 늘어난 것도 하나의 이유일 것이다. 대규모 해외 식량원조를 통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나라의 달라진 위상을 재확인할 수 있었다. 동시에 우리 쌀과 농업의 위상 변화도 다시 확인해야 했다. 민족의 목숨줄이었던 쌀이 어느 순간 공급과잉으로 바뀌면서 가격 폭락을 불렀고, 이는 곧 농업‧농촌의 위기로 이어지고 있다. 기후위기 시대, 식량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식량이 무기가 되는 시대다. ‘농촌 없는 도시, 농업 없는 국가’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대로라면 지방소멸의 비극은 농촌에서 시작될 게 뻔하다. 이 ‘상실의 땅’에 희망의 씨앗을 뿌리기 위해 정부와 관련 기관‧단체가 쌀 소비 확대 방안을 찾고 있지만 여의치 않다. 해외 식량원조는 여러 면에서 큰 의미가 있다. 식량원조 규모를 늘렸다고 홍보하면서 은근히 국가 자부심을 기대하기보다는 농촌 소멸, 국가 소멸을 부를 수 있는 ‘쌀의 위기’ 해소 방안부터 찾아야 할 것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4.22 15:30

전북몫 챙기기로 답해야

도민들이 총선 때 민주당 후보 10명한테 전폭적인 지지를 보낸 이유를 당선자들이 잘 헤아려야 한다. 지난 2년간 윤석열 정권이 집권하면서 국민 정서와 동떨어지게 국정을 잘못 운영해 민생을 도탄에 빠지게 한 것에 대한 강한 책임 추궁이었다. 못살겠다고 갈아치워야 하는 심판론이 주류를 이뤄 민주당이 압승했다. 민주당이 잘해서 표를 찍은 게 아니고 윤석열 정권이 워낙 잘못했기 때문에 민주당한테 몰표를 안겼다. 축하를 한 몸에 받은 당선자들이 환골탈태해야 할 것이다. 10명의 의원 중 다시 당선된 6명도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21대 같이 안일하게 의정활동을 하면 큰코 다칠 것이다. 그들은 중앙정치 무대에서 야당 의원으로서 제 역할을 못하고 뚜렷한 성과를 못 내 존재감을 확보하지 못했다. 국회의원은 선수(選數)가 무게감으로 작용하지만 초선이라도 똑똑하면 얼마든지 이름을 날릴 수 있다. 재선 정도면 민주당 내에서 최고위원에 도전하는 배짱을 보여줬어야 했다. 전반적으로 전북 의원들의 성향이 온순한 편이다. 해병대 채상병 사건과 같은 것을 따지고 물고 늘어지는 근성이 있었어야 했는데 모두가 방기했던 것은 잘못이었다. 어찌 보면 야당의원 기질은 오간데 없고 월급 받는 샐러리맨처럼 돼버렸다. 면책특권의 그늘 속에 숨어 알게 모르게 자신이 누릴 수 있는 권한은 모두 다 챙겨서 누렸다. 우리 사회에서 국회의원만큼 좋은 직업은 없다. 공천받으려고 최소 6개월만 노력해서 공천만 받으면 당선은 떼논 당상이나 다름없기 때문에 3년 6개월 정도는 목에다 힘주고 누릴 것 다 누리는 자리다. 하지만 예전과 달리 국회도 주변 환경이 달라져 전문성 없는 의원은 성과 내기가 힘들어졌다. 여소야대 정국에서 다수의 힘으로 밀어부쳐 얻어낼 수 있는 것도 있겠지만 민생과 관련한 입법은 디테일한 부분이 많아 전문성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친명 충성도 하나만 갖고 여의도를 왔다 갔다 하면 안 된다. 상임위에서 송곳 질문 잘하기로 소문난 의원은 장관부터 의식하고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기 때문에 국가 예산 확보하는 것도 한결 수월할 수 있다. 이제부터 당선자들은 항상 전북 몫 챙기기를 금과옥조로 삼아야 한다. 지역구 관리를 원활하게 하려고 농해수위 등 특정 상위에 몇 명씩 쏠리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한다. 전북의원 팀장 역할을 하겠다고 5선의 정동영 당선자가 팔을 걷어부치고 나섰기 때문에 전북 정치의 존재감 강화를 위해 다른 당선자들도 원팀으로 힘을 모아야 한다. 앞으로 당선자들은 검은 유혹으로부터 구린내 나는 일이 없도록 뒷태 관리를 잘해야 한다. 돈봉투 의혹에 연루돼 있거나 항상 검찰 캐비넷에 자료가 보관, 언제든지 꺼내들면 사건화가 될 수 있어서도 안된다. 항상 손이 깨끗해야 차가운 머리로 소신있게 의정활동을 할 수 있다. 지금부터는 당선자들이 말보단 성과로 답해야 한다. 전북경제가 전국 꼴찌라서 전북 몫을 챙겨오기 위해 다시 신발끈을 졸라메고 뛰어야 한다. 냉온탕을 두루 경험한 중진 정동영 이춘석 당선자가 초반부터 전북 정치권을 잘 이끌어야 한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4.21 17:27

원팀 정신의 유통기한

국회의원 책무 중 유권자들은 1순위 능력으로 국가 예산 확보를 꼽는다. 물론 입법 활동도 그에 못지 않지만 그래도 가장 핵심이라는 데 이론의 여지가 없다. 지역 발전 프로젝트 또한 이 같은 예산 뒷받침이 전제되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된다는 사실을 알기 때문이다. 사실상 추진 동력이 예산을 통해 나온다는 얘기다. 지난해 악몽 같았던 새만금 예산복원 과정은 이런 메카니즘을 도민들에게 적나라하게 보여준 셈이다. 그무렵 도민 불만이 극에 달했던 국회의원의 존재감과 역량 부족도 결국은 원팀 정신의 훼손에서 비롯됐다는 것을 인식했다. 혼자 싸우면 버겁지만 똘똘 뭉치면 그 어떤 난관도 헤쳐 나갈 수 있다는 세상 이치를 새삼 깨달았다. 이와 관련 정동영 당선인은 22대 국회 상임위 배정을 언급 “초선 의원에 우선권을 주고 재선, 3선, 4선 순으로 결정한다. 저는 다른 분이 먼저 고른 뒤 남은 상임위 중 전북에 도움 되는 곳을 선택할 예정” 이라고 밝혔다. 일단 국회의원들이 원팀 정신에 인식을 같이하고 해법 찾기를 모색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2년 전 국회 상임위 배정 논란을 떠올리면 공감이 가는 대목이다. 당시 도지사 경선 후유증에 따른 의원 갈등이 상임위 쏠림으로 현실화되자 뭇매를 맞았다. 원팀 정신은 고사하고 각자 도생으로 전체 17개 상임위 가운데 6곳에만 몰려 지역 현안 해결에 차질을 빚은 바 있다. 돌이켜 보면, 농림수산위에 안호영, 윤준병, 이원택 의원이 배정됐다. 문화관광위와 산업통산위는 김윤덕, 이용호 의원과 신영대, 정운천 의원이 각각 배치됐다. 이밖에 정무위 김성주, 기획재정위 한병도, 국토교통위 김수흥 의원이 각각 역할을 분담했다. 하지만 나머지 11개 상임위에는 단 한 명도 배치되지 않아 지역 발전보다는 개인 이익에 치우쳤다는 지적이 일었다. 특히 최대 역점 사업인 새만금과 전북특별자치도, 남원 공공의대 등을 다루는 행정안전위, 보건복지위는 아예 관심밖이었다. 의원들도 처음 21대 국회가 시작될 때는 입만 열면 원팀 정신을 외치며 일사불란한 팀웍을 과시했지만 점차 초심을 잃어가며 최약체란 평가를 받았다. 이번 선거에서 희비가 엇갈린 전북 정치권의 상황은 녹록지 않다. 압도적 지지율로 야당 텃밭 이미지가 더욱 강고해진 데다 지역구 의원도 민주당 일색이다. 그나마 정부 여당의 유일한 소통 창구였던 정운천 의원이 낙선함에 따라 당분간 그의 공백을 메우는 게 관건이다. 비례대표 바통을 넘겨 받은 5선 조배숙 당선인의 역할을 기대하는 눈치다. 다행히 당선자들의 면모가 한층 업그레이드 되면서 정치력은 훨씬 강해졌다는 평이다. 도민들 기대 또한 개인 지역구 문제에 집착하기 보다는 원팀 정신에 의해 전북 현안이 해결되고 예산 확보가 되었다는 뉴스를 자주 듣고 싶어 한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4.18 18:22

서산간척지와 새만금 해수유통

우리나라에서 간척의 역사는 생각보다 훨씬 멀리 거슬러 올라간다. 몽골이 고려를 침략하자 최씨 무신집권기의 고려는 1232년 강화도로 수도를 옮긴다. 침략이 계속되고 강화도 인구가 증가하면서 곡식이 부족해지자 강화도 갯벌 간척이 진행됐다. 조선시대 이후에도 조정은 간척을 장려했고, 관청이나 군영, 명문 양반가들이 앞장서는 경우가 많았다. 일제강점기 이후 대규모 간척이 추진됐다. 그 백미는 충남 서산AB지구 간척사업으로 1979년 현대건설은 서산AB지구 매립 면허를 취득, 1980년 5월 착공했다. 공사 막판 거센 유속으로 더 이상 방조제를 쌓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자 정주영 회장이 폐유조선을 침하시켜 물살을 차단해 문제를 해결, 세계 토목공사 역사상 유례가 없는 소위 정주영 공법이란 말이 생겼다. 그때 완성된게 바로 부남호 방조제로 길이는 1228m, 매립 면적은 5783㏊에 달한다. 식량증산에 절대적 기여를 했던 간척사업은 시간이 흐르면서 부작용이 나타났다. 부남호는 물길이 막히면서 수질이 악화돼 2019년부터는 농업용수로도 못 쓰는 수준(6등급)에 이르렀다. 급기야 부남호 방조제가 40여년 만에 대수술에 돌입한다. 담수호 방조제의 수문을 대폭 개선해 해수가 원활하게 오갈 수 있도록 하는 소위 '역간척 사업'이다. 부남호 생태 복원 사업이 진행되면, 방조제 중 일부 구간을 허물어 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게 하고, 오염된 퇴적토를 퍼내 수질을 복원하고 생태 하천과 해양 신도시를 짓는다는 거다. 물론, 방조제를 완전히 허무는 것은 아니고 일부 수문을 더 만들어서 해수를 유통시키는 것이다. 천수만에는 부남호(서산·태안)와 보령호(보령·홍성) 등 간척 사업으로 생긴 담수호가 많다. 충남 지역만 해도 하굿둑을 비롯해 무려 279개의 방조제가 건설돼 있다. 이번 부남호 역간척사업은 새만금사업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반세기 전에 환경에 대한 큰 고민이 없이 추진됐던 서산간척지와 새만금은 전혀 차원이 다르지만, 결국 새만금도 해수유통 확대라는 큰 흐름은 거스르지 못한다는 것을 웅변한다.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한 단기 대책이 마무리되면서 해수유통 확대 여부가 관심사다. 새만금위원회가 ‘단기대책(2023년 완료)’과 ‘중장기대책(2024년 이후)’으로 구분해 연차별로 새만금 수질 개선 사업을 추진중인데 단기대책 결과에 따라 해수 순환이 결정된다. 전북특별자치도는 2020년말부터 최근까지 하루에 한 차례였던 해수유통 횟수를 두 차례로 늘렸더니, 유기물질과 총인 평균농도가 각각 37퍼센트와 19퍼센트 개선됐다고 밝혔다. 결국 오는 2030년까지 추진하는 정부의 새만금 유역 3단계 수질 개선 대책에 해수유통 확대가 포함될 개연성이 커 보인다. 다만 분명한 것은 이제 지루한 환경논쟁은 그만 접고, 새만금 부지매립과 내부개발 가속패달을 확실하게 밟았으면 한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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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병기
  • 2024.04.17 13:09

영웅이 된 시민들

유럽의 오랜 강대국이었던 영국과 프랑스는 서로 인접한 지리적 여건으로 영토분쟁이 유난히 잦았다. 1337년부터 116년 동안이나 지속됐던 백년전쟁 역시 영토 싸움이 원인이었다. 승리는 프랑스에 돌아갔지만, 휴전과 전쟁이 지속되는 동안 두 나라 도시들이 입은 폐해는 컸다. 프랑스 북부에 있는 항만도시 칼레도 그중 하나였다. 도버 해협을 끼고 있던 칼레는 광석이나 목재 등을 수입하는 항구로 발전하면서 전쟁 초기부터 영국군의 공격을 받았다. 1346년 9월 영국군이 칼레항을 포위했지만, 시민들은 물러서지 않고 저항했다. 그러나 식량이 바닥나자 더 버티지 못하고 항복해야 했다. 정치적 보복과 수난이 시작됐다. 영국의 에드워드 3세는 칼레시의 항복을 받아들이는 조건으로 칼레의 유지 여섯 명의 목숨을 요구했다. 칼레의 시민은 용감했다. 칼레의 가장 큰 부자 유스타슈 생 피에르가 앞장서자 여섯 명 유지들이 뒤를 따랐다. 에드워드는 여섯 명을 요구했으나 오히려 일곱 명이 칼레를 위해 죽음을 선택한 셈이었다. 이들은 교수형에 처해질 여섯 명을 결정하기 위해 가장 늦게 오는 사람을 빼기로 했다. 그런데 끝내 그 자리에 나타나지 않는 사람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의 마음이 바뀔 것을 염려해 먼저 스스로 목숨을 끊은 피에르였다. 그러나 나머지 여섯 명은 동요하지 않고 교수대에 섰다. 놀랍게도 이들은 교수형에 처해지지 않았다. 에드워드 3세 왕비의 간청 덕분이었다. 영국의 식민지로 수난을 겪었던 칼레는 1598년, 251년이 지나고서야 긴 식민 치하를 벗어나 다시 프랑스령이 됐다. 그리고 용감했던 ‘칼레의 시민’은 시대와 국가의 경계를 넘어 후세의 영웅이 됐다. 총선 결과가 심상치(?) 않다. 21대 국회에 이어 지속되는 여소야대의 국면에서 야권의 몸집은 더 커졌다. 되돌아보면 여소야대 상황이 처음은 아니다. 2003년 2월에 취임한 노무현 대통령 때도 여소야대 국면이었다. 탄핵 역풍이 따랐지만, 한때 탄핵소추로 대통령직무가 정지됐던 배경이기도 하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 역대급 ‘여소야대’다. ‘야대’의 중심(?)에는 창당한 지 불과 한 달여 만에 원내 3당이 된 조국혁신당이 있다. 12명, 거대 야당인 민주당 의원 수에는 비견할 수 없을 정도의 작은 수지만 이미 시작된 조국혁신당의 거센 혁신 바람이 숫자에만 갇히지 않을 것이란 예감이 든다. ‘국민만 보고 가겠다’는 이 소수 야당 초선 의원들의 결기와 활동이 우리나라 정치를 한 단계 끌어올리는 바탕이 되었으면 좋겠다. 문득 시민들을 구하기 위해 목숨까지 버리고 나섰던 피에르와 여섯 명 유지들의 용기와 희생정신이 새삼스러워진다./김은정 선임기자

  • 오피니언
  • 김은정
  • 2024.04.16 16:44

출산지원금 1억원 시대

‘결혼하면 1억원 주겠다.’ 지난 2007년 제17대 대통령선거에서 한 후보는 ‘결혼수당 1억원, 출산지원금 3000만원’ 공약을 내걸었다. 허황된 빈소리, 허무맹랑한 공약(空約)으로 치부돼 비웃음을 샀던 이 공약이 최근 재평가를 받고 있다. 당시에는 웃음거리로 흘려버렸지만, 지금은 현실이 되고 있다. ‘아이 낳으면 1억원 준다.’ 부영그룹에서 시작된 민간 차원의 파격적인 출산장려책에 국내 기업들이 속속 동참하면서 나비효과로 이어지고 있다. 지방소멸 위기에 처한 각 지자체에서도 기존 출산지원금의 액수를 속속 늘리고 있다. 지역에서 태어나는 아동에게 18세까지 총 1억원을 지원하는 인천시의 ‘1억 플러스 아이드림(i dream)’ 정책이 관심을 모으면서 국가와 각 지자체가 출산장려정책의 획기적인 변화를 모색하고 나섰다. 주로 출산‧육아지원금을 늘리는 현금성 지원정책이 거론되고 있다. 이처럼 현금을 쏟아붓는 출산장려책이 과연 효과가 있을까? 지금껏 전국 각 지자체에서 경쟁적으로 늘려온 출산지원금이 실제 출산율 제고로 이어졌는지는 입증되지 않았다는 분석이 나온다. ‘돈 준다고 과연 아이를 낳겠느냐’는 부정적 시각도 있다. 하지만 그 액수가 지금까지와는 다른 파격적인 수준이라면 달라질 수도 있을 것이다. 그만큼 상황이 다급하다. 국가 재앙 수준의 저출산 현상을 타개하기 위해 정부가 2006년 이후 쏟아부은 돈이 무려 380조 원을 넘는다고 한다. 그렇다고 지원금을 마냥 늘리는 일도 쉽지 않다. 재정 여건이 좋지 않은 지자체는 더욱 그렇다. 올해는 가뜩이나 긴축재정으로 예산에 여유가 없다. 그러다보니 지자체 간 출산지원금 격차가 커 형평성 논란이 일고 있다. 최근 전주시의회에서는 전주시의 출산지원금이 도마 위에 올랐다. 전주의 출산율(0.69명)이 대한민국 평균(0.72명)에 미치지 못하고, 전북에서 가장 낮은데도 첫째아이 기준 출산지원금은 30만원으로 인근 지자체보다 현저하게 적다는 지적이다. 지난해 출산율 1.37명을 기록해 인구정책의 모범사례로 전국적 관심을 모은 김제시의 출산지원금이 비교 대상으로 거론됐다. 김제시의 첫째아이 출산지원금은 800만 원이다. 첫째아이 800만원을 시작으로 최대 1천800만원(다섯째 이상)까지 현금으로 준다. 지자체별로 제각각인 출산지원금을 조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아 보인다. 오히려 그 격차가 더 벌어질 수도 있다. 인구절벽 시대, 생존의 위기에 처한 각 지자체가 출산율 높이기, 인구 늘리기 경쟁에 사활을 걸고 있어서다. 국가 비상사태다. 소멸을 걱정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절박하다. 그동안 중앙정부와 지자체가 온갖 묘안을 짜내며 인구정책에 총력을 쏟았다. 하지만 ‘백약이 무효’였다. 이제는 좌고우면할 여유가 없다. 더 늦기 전에 ‘돈의 힘’이라도 제대로 작용하기를 바랄 뿐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4.15 18:24

존재감 회복해야 할 전북정치권

전북도민들이 20년 만에 민주당 후보들한테 10석 전석을 석권토록 한 것은 윤석열 검사독재를 종식시켜 민생을 회복시키라는 메시지가 강했기 때문이다. 비례대표에서 조국혁신당이 12석을 차지 원내 3당이 될 수 있었던 것은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을 청산하겠다는 투쟁의지가 제일 강했기 때문에 도민들이 그쪽을 선택했던 것이다. 이번 총선은 윤석열 정권의 실정에 대한 심판이 강하게 작용했다. 민주당이 잘해서 175석의 1당이 된 게 아니라 지난 2년 윤석열 정권이 검찰독재국가를 만들어 민생을 파탄나게 만들었기 때문에 표로 응징한 결과였다. 도민들은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실패에 따른 모든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뒤집어씌워 국가 예산을 대거 삭감한 데 따른 분풀이로 민주당 후보들한테 압도적인 지지를 보냈다. 지금 시대정신은 민의를 왜곡해서 민생을 파탄나게 한 윤석열 정권과 싸워 이기라는 것이다. 전북 당선자 10명도 시대정신의 흐름을 제대로 읽고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그간 숫적으로도 열세에 놓인 전북 정치권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찾는 게 가장 급선무다. 21대 때는 정치적 리더 없이 초재선으로 구성된 탓에 일사분란하게 원팀으로 움직이지 않아 전북 몫 찾기는커녕 각자도생하기에 바빴다. 도민들이 올드보이 라는 정동영 이춘석 그리고 최단기간 내에 배지를 거머쥔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과 안양지원장을 역임한 박희승 변호사에 의외로 기대가 크다. 그 이유는 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확보하면서 윤석열 검사독재 정권을 확실하게 종식시키겠다고 강한 의지를 피력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그간 중앙정치권에서 전북이 소외돼 전북의 현실이 피폐일로에 놓여있기 때문에 먼저 전북 몫을 확보해 나가겠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특히 전략공천을 받은 한병도 김윤덕 이원택과 경선을 통해 공천권을 쥔 안호영 윤준병 신영대 의원에 대한 평가는 엇갈려 있다. 이원택 의원처럼 의정활동이 두드러져 공천을 받기보다는 여론조사 결과 경쟁자가 너무 약해 40% 차이가 나고 친명이라는 이유로 전략공천을 받았다. 비명계인 신영대 의원은 강임준 군산시장과 한 몸인 관계로 조직력이 튼튼해 김관영 지사 조직까지 가세한 김의겸 후보를 제쳤다. 윤준병 당선자는 심덕섭 고창군수와 공조관계가 돈독하고 정읍에서 김생기 전 시장 조직이 물샐틈 없이 움직여 공천권을 따냈다. 아무튼 지금은 10명 전원이 전열을 가다듬어서 윤석열 정권과 맞서 싸워야 할 때다. 그렇지 않고 3선 중진이라는 이유로 다음 지사선거를 의식해 지방의원을 중심으로 유급당원을 확대하는 등 지방정치로 회귀하면 자칫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것이다. 대통령후보까지 지낸 정동영 당선자가 5선이 되었기에 그를 중심으로 원팀으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어야 전북정치가 회생되면서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을 복원할 수 있다. 상임위를 구성할 때 정 당선자부터 마음 비우고 상임위에 2명 이상 겹치는 일이 없도록 사전 조율토록 해야 한다. 일각에서 전주고(4명) 전북대(3명)의 합종연횡을 우려하는 목소리와 김관영 지사를 견제하는 건 전북 발전에 도움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4.04.14 16:58

국회의원 드림팀

민주당 압승으로 막을 내린 22대 총선에서 지지 기반인 전북 10개 선거구도 싹쓸이했다. 그것도 압도적 득표율을 보이며 전통 텃밭임을 재확인시켜 줬다. 초재선으로 꾸려진 21대 와는 달리 신구 조화의 짜임새 있는 진용을 갖춘 이번 당선자들의 정치권 파워는 훨씬 세졌다. 5선에서 3선, 재선까지 전략적 배치가 가능함으로써 지역발전의 추진 동력도 한층 강화됐다는 평이다. 바꿔 말하면 국회 운영 전략이 다양해졌다는 의미다. 최근 역동적 움직임을 보이는 광주 전남과 대전 충남에 끼여 샌드위치 신세로 전락한 전북 입장에선 국정 현안의 소통 창구인 국회의원의 드림팀 구성은 일단 긍정적 신호로 읽힌다. 5선 정동영 당선자를 중심으로 4선 이춘석 당선자, 3선 김윤덕 안호영 한병도 의원이 주축이다. 여기에 재선 신영대 윤준병 이원택 의원과 초선 박희승 이성윤 당선자가 뒤를 받치는 모양새다. 관행적으로 5선 4선은 국회의장, 부의장 반열이며 3선은 원내대표와 사무총장, 상임위원장 급이다. 지역 현안 조율은 원내 수석 부대표와 상임위 간사가 주로 맡는데 재선의 몫이다. 이처럼 국회와 중앙당 요직을 차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인 만큼 의원간 팀웍과 정무적 연대가 절실한 입장이다. 최약체 평가를 받았던 21대 시절엔 최고위원과 원내대표 등 선출직에 전북 출신은 아예 명함조차 내밀지 못했다. 기본적 인맥과 존재감에서 크게 밀리면서 도전 자체를 포기한 셈이다. 우리 지역 국회의원 흑역사에서 원팀 정신이 가장 아쉬운 건 남원 공공의대 실패다. 20, 21대 국회에서 연속으로 법안이 자동 폐기되는 아픔을 겪는 드문 사례다. 2018년 폐교된 남원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한 데서 출발했다. 당시 문재인 정부는 2022년 3월 공공의대 개교를 추진하며 후보지로 남원을 못박기까지 했다. 이를 밀어붙이는 집권 여당이 민주당이었고, 해당 상임위엔 지역구 이용호의원, 김성주 의원이 버티고 있었다. 마음만 먹으면 통과시킬 수 있는 의석도 충분한데 결국 해내지 못했다. 이렇게 해놓고 선거 때만 되면 정치권이 습관적으로 기자회견을 통해 애드벌룬을 띄우는 것 자체가 '보여주기' 식 이라는 걸 모르는 이가 없을 정도다. 전북은 도약의 힘찬 날갯짓을 준비하는 요즘이다. 특별자치도 출범에 따른 역동적 기운이 무르익은 가운데 지역 현안 해결에 국회의원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 뼈저리게 느꼈다. 남원 공공의대처럼 다 차려진 밥상도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전철을 밟아선 안될 것이다. 스스로 존재 이유를 부정하는 꼴이다. 총선을 앞두고 현역 의원 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도 유권자들은 다시 기회를 줬다. 그들이 바로 3선과 재선에 성공한 6명 의원이다. 새로 출발하는 국회에서 전북 발전의 양 날개가 되어달라는 표심이 작용한 것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4.11 16:53

총선과 전북 홀로서기

올초 전국 200만명의 농협 조합원을 대표하는 제25대 농협중앙회장 선거가 치러지는 동안 농도 전북에서는 진풍경 하나가 펼쳐졌다. 크게 보면 백제권과 신라권 대결로 치러지던 선거과정에서 전북출신 유남영 정읍조합장은 직전 선거에서 2위를 차지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번엔 완주도 못하고 중도에 낙마했다. 호남의 대표주자로 나섰으나 철썩같이 믿었던 전남광주권의 전폭지원을 얻는데 실패했고 특히 안방인 전북에서도 절대적 지지를 얻지 못했다. 중앙회장 선거 이후 자리 하나라도 차지하려고 전북의 유력한 조합장이나 전직 전북본부장 등 나름대로 득표력을 갖춘 이들이 미는 후보가 각자 다른 것도 하나의 원인이었다고 한다. 농협중앙회장 선거전은 전북에 시사하는 바가 있다. 특히 10일 제22대 총선 이후 새로운 4년을 맞게될 전북정치권이 향후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가를 한번쯤 고민해봐야할 시점이다. 이번 총선 이후 전북은 확실하게 중진급 의원들이 주축을 이루게 됐다. 전북의 난맥상을 풀어줄 것이란 기대가 이들에게 쏠리고 있다. 그런데 데자뷔(=기시감)가 있지 않은가. 노무현 전 대통령 초반기의 일이다. 이때 전북 의원들은 5선의 김원기, 김태식 의원을 필두로 4선의 정균환, 이협 의원, 3선의 장영달 의원, 재선급에 정동영 의원 등이 포진해 있었다. 전국 평균 선수가 2선인데 반해 전북은 3선대를 기록했고, 특히 그 면면을 보면 10명중 5명이 최고위원, 원내총무, 사무총장을 거친 중량감을 가지고 있었다. 하지만 중앙 정치권 갈등 과정에서 결국 이들은 사분오열됐고, 지역 현안을 해결하는데 별다른 역할을 하지 못했다. 과거를 반추하는 것은 동일한 우를 다시는 범하지 말자는 거다. 축배의 노래를 부르는 시점부터 민초들은 일거수일투족을 하나하나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 민심이 얼마나 냉엄한지는 구태여 설명할 필요가 없다. 예전엔 전북에 잠재적 대권주자급 후보군이 가뭄에 콩나듯 한명씩 있었으나 3년후로 다가온 대선에선 전무한 실정이다. 8년후에도 케네디같이 혜성처럼 등장하는 이가 없는 한 전북 후보군을 발견하기는 쉽지않다. 유력한 대권 후보군 몇명을 중심으로 판이 전개되는 중앙정치의 속성상 활로는 결국 전북홀로서기에서 찾아야 한다. 현재 역학구도 상, 여당이든 야당이든 전북을 굳이 챙겨줄 이유는 하나도 없다. 숫자도 적고 약체인 전북의 살길은 중진급 인사를 중심으로 단합해 벌떼작전을 벌여야 한다. 그래도 중앙에선 들릴까말까할 정도다. 전북은 이미 호남의 변방이 된지 오래다. 상생을 위해 타 시도와 더 적극적인 협력은 필요하지만, 전북만의 독자적 발전방안과 나름의 정치적 자립 또한 매우 절실하다. 각 지역이 광역화를 위해 서로 힘을 합치는 것과 전북홀로서기는 서로 상충되는게 아니다. 현실에 안주하고 출세하기 위해 자기 소신을 접고 2중대, 3중대 소리를 듣는 전북 정치인이 이젠 없어야 한다. 그게 바로 이번 총선을 거치면서 드러난 전북 저변의 민심이다.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4.10 20:24

고무신의 추억

‘눈보라 비껴 나는 -전(全)-군(群)-가(街)-도(道)-/ 퍼뜩 차창(車窓)으로 스쳐가는 인정(人情)아!/ 외딴집 섬돌에 놓인 하나 둘 세 켤레.’ 현대시조의 개척자로 불린 장순하 시조시인의 대표작 ‘고무신’이다. 시각적 요소를 도입해 돋보인 이 시조는 고교 교과서에 실려 유명해졌다. 정읍 출신인 시인이 1960년대 중반 전주~군산 간 도로(전군가도)를 달리는 버스에서 차창 밖으로 스쳐간 어느 시골집 풍경을 붙잡아 그 정취를 표현한 작품이다. 시인은 한적한 시골집 섬돌에 놓인 세 켤레의 고무신을 통해 가족의 정, 인간미를 묘사했다. 고무신은 한국전쟁 직후인 1950~70년대 널리 사랑받은 국민 신발이다. 당시 부잣집 자식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운동화가 고무신을 대체한 것은 1970년대 중반 이후다. 그로부터 반세기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고무신은 일상에서 사라졌다. 물론 굳이 사용하고자 한다면 지금도 구입할 수는 있지만, 골동품 취급을 받은 지 오래다. 그렇게 시대의 흐름에 쓸려 잊혀지는 줄 알았다. 하지만 고무신의 생명력은 그 재질처럼 끈질겼다. ‘부정선거·금품선거의 대명사’라는 오명을 뒤집어쓴 채 선거철이면 어김없이 소환된다. ‘고무신 선거’ 논란이다. 모든 게 귀했던 1960~70년대, 유권자들에게 막걸리와 고무신을 돌리면서 표심을 샀던 금품선거·관권선거를 이른다. ‘법은 도덕의 최소한’이라고 했다. 하지만 선거법은 예외다. 인간의 도덕·윤리의식과 상식만으로는 선거법을 제대로 지킬 수 없다. 도덕과 상식의 잣대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어도, 선거와 관련되면 위법이 되는 행위가 적지 않다. 과거 표심을 잡기 위해 돌렸던 막걸리가 교묘한 향응으로, 고무신이 돈봉투로 진화했다. 그래서 선거법도 더 엄격하고 까다로워졌다. 그러면서 대놓고 향응과 금품으로 표를 사는 행위는 점차 사라지고 있다. 그런데도 고무신 선거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는다. 후보들이 돈봉투 대신 선심성 퍼주기 공약을 남발하면서 ‘고무신 선거의 부활’이라는 비아냥이 나오고 있다. 재난지원금 등 선거 직전의 예산 퍼주기, 그리고 ‘현금 뿌리기’ 수준의 공약이 끊이지 않았다. 이번 총선에서도 ‘매표성 포퓰리즘’이 판을 친다. 막대한 예산이 들지만 재원확보에 대한 언급은 없다. 그 시절 고무신 돌리기는 애교 수준이다. 선거판에 고무신이 등장한 지 반세기가 훌쩍 넘었다. 20세기 중반을 기억하는 세대에게 고무신은 아련한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정겨운 물건이다. 그런데 지금 그 고무신이 부정선거의 상징, 청산해야 할 과거의 대명사로만 회자된다. 장순하 시인이 애틋하게 묘사한 그 시절 고무신에 얽힌 삶의 애환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 안타깝다. 전쟁 이후 고단했던 서민들의 삶을 대변하는 시대의 상징물이다. 선거철이면 불쑥 불려나와 부정적 이미지로 덧칠되는 일은 더 이상 없어야 한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4.08 15:17

지금도 민주당이 대세

전북은 민주당 경선이 끝나면서 선거가 파장 분위기로 돌아섰다. 대다수 유권자가 민주당 공천을 받은 사람이 예전처럼 당선될 걸로 믿기 때문이다. 전주을에서 현역 2명과 민주당 이성윤 후보가 3파전을 치르지만 각종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대세는 이미 민주당 이 후보로 기울었다 게 중론이다. 지난해 재선거 때 민주당이 후보를 내지 않아 진보당 강성희 후보가 어부지리(漁夫之利)했지만 이번에는 이재명 대표가 인재로 영입한 고창 출신 이성윤 전 서울고검장을 공천함에 따라 다른 후보들은 닭 쫓던 개 지붕 쳐다보는 격이 돼 버렸다. 왜 이같은 현상이 생겼을까. 그 이유는 윤석열 정권이 서울고검장까지 지낸 이 후보를 해임시키는 등 불이익을 줘 동정여론까지 더해지면서 민주당 1차 경선 때 53%로 공천권을 따냈다. 후보 등록 10일만에 신인 가점도 받지 않고 1차 경선 때 거뜬하게 공천권을 확보하자 별로 이 후보한테 관심 없던 유권자들도 관심을 갖기 시작하면서 스타로 떠올랐다. 견고해진 민주당 지지세 속에서 윤석열 정권과 대립각을 선두에서 세워온 이성윤 후보가 출마한 게 더 전북을 고립시키는 것 아니냐며 이를 걱정하는 사람도 있다. 지난해 새만금 잼버리 실패에 대한 모든 책임을 전북도에다가 몽땅 씌워 국가예산 삭감을 자행한 정부여당이 또다시 이성윤이라는 복병을 만나 전북도를 위하고 싶어도 그 반대로 갈 수가 있을 것 이라고 경계한다. 이같은 걱정에 이성윤 후보나 정동영 후보는 지금은 싸워야 할 때 라면서 검사독재정권을 종식하면 그간 불이익을 받아왔던 전북도도 확실하게 전북몫을 챙겨올 수 있을 것 이라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선거가 임박한 지금 지민비조(지역구는 민주당, 비례대표는 조국혁신당) 현상이 태풍의 눈으로 작용, 벌써부터 그 결과에 관심이 높다. 조국혁신당에 갑작스럽게 표심이 결집한 것은 윤석열 정권으로부터 탄압받아 온 친문계인 조국 전 장관이 확실하게 윤 정권과 맞서 싸우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 동정 여론을 불러왔기 때문이다. 특히 이재명 대표가 10개 혐의로 7개 재판이 진행 중이라서 만약 유죄 판결을 받을 때 그 대안으로 조국을 떠올리기 때문에 지지세가 급등한다. 2심까지 2년을 선고받은 조국이 대법에서 유죄로 확정되어 만약 국회의원직을 잃어도 조국은 하나의 밀알역할을 충실하게 했기 때문에 밀어줘야 한다는 유권자가 많다. 여기에 조 장관의 딸 허위 인턴증명서를 발급해줬다는 이유로 의원직을 상실한 남원 출신 최강욱 전의원과 전주병 경선 때 탈락한 황현선 후보가 정동영 후보를 지지한 후 조국혁신당 사무총장으로 가 있는 것도 지지세 증가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다. 아무튼 친명인 김관영 지사는 전주을 정운천 후보를 통해 정부여당인 국힘과의 관계 개선을 도모할려고 했지만 느닷없이 이성윤 후보가 출마한 바람에 셈법이 복잡해졌다. 하지만 4선의 조배숙 전 의원이 국힘 위성정당에서 12번을 배정받아 당선권에 진입한 것을 다행으로 여긴다. 전북에서 민주당 10석 전석 싹쓸이가 독이 될지 아니면 약이 될지는 여전히 뜨거운 감자다. 백성일 주필 부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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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백성일
  • 2024.04.07 16:56

인물론도 집어삼킨 총선 민심

국힘 정운천 후보를 바라보는 유권자 시선은 매우 복잡미묘하다. 사실 전북 입장에서 보면 그는 국회의원 한 명의 역할보다는 정부 여당의 소통 창구로 인식돼 왔다. 지난해 잼버리 사태와 새만금 보복 예산 국면에서 정부 여당에 대한 도민 분노는 극에 달했다. 이 과정에서 전북 이익의 대변자인 야당 의원의 무능함이 노출되면서 상대적으로 그의 역할이 커진 것도 이런 연유다. 김관영 지사, 한병도 위원장과 함께 돌파구를 마련하는데 일조했다. 실제 그는 ‘용산’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백방으로 움직였다고 한다. 이처럼 여당 일꾼의 존재감을 보여줬던 정 후보 이지만 총선 민심을 뒤흔들고 있는 정권 심판론의 거센 기류 속에 고전하면서 '아픈 손가락' 처럼 동정론이 일고 있다. 민주당 텃밭인 전북에서 다른 정당의 깃발을 꽂기 위해 도전장을 내미는 것 자체가 무모해 보인다. 그만큼 특정 정당의 묻지마 투표 성향이 강한 곳이라 민주당 내부에서 조차 본선 보다는 경선을 승부처라 여기고 올인하는 추세다. 이 같이 ‘믿는 구석’ 이 있기에 출마 선언 10일 만에 정치 신인이 본선행 티켓을 거머쥘 정도로 지역 정서의 뿌리는 깊다. 그럼에도 유권자들은 여야 모두 무기력한 정치 행태에 극도의 불신감을 표출하며 대폭적인 물갈이를 갈망해왔다. 조국 혁신당의 비례대표 지지율이 높은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최근 위기 의식을 느낀 정 후보는 윤 대통령을 향해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국정 쇄신책을 요구하며 차가운 바닥 민심을 무겁게 받아들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절박한 심정으로 “전북의 아픔과 분노를 모두 껴안겠다” 며 사죄 의미로 삭발 하고 함거 유세를 이어갔다. 그러면서 “여당 한 명이라도 전북에 꼭 필요한 사람을 선택해 달라” 며 지지를 호소했다. 정부 여당에 대한 반감 때문에 그동안 그가 전북 발전에 쏟은 열정과 성과가 묻힐 지라도 그 존재감만 큼은 부인키 어렵다. 특히 야당 일색인 지역 정치 구도에서 김관영 지사와의 협치는 민선 8기 전북 현안 해결의 지렛대 역할을 해왔다. 잼버리와 새만금 예산 투쟁, 전북특별자치도 출범 등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고 해결사 면모를 유감없이 발휘했다. 지금 후보 지지도 여론조사를 보면 그는 민주당 후보에게 오차 범위 밖으로 밀려나 힘겨운 싸움을 벌이고 있다. 첨예한 여야 신경전이 계속되는 상황에서 정권 심판론에 대한 지지층 결집이 가속화되며 좀처럼 반등 기회를 잡지 못하고 있다. 여당 일꾼이라는 인물론마저 맥을 못추면서 최대 위기에 직면해 있다. 이런 가운데 37개 시민사회단체가 정운천 지지 선언을 하고, 전북 교수 33인이 ‘묻지마 투표’ 선거 풍토 개선을 촉구하기도 했다. 선거를 통해서만 정치를 바꿀 수 있기에 유권자의 안타까운 심정이 담겨 있는 듯 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영곤
  • 2024.04.04 18:45

울지마 톤즈, 울지마 푸바오

족적(足跡)은 말 그대로 발이 걸어온 자취를 의미하는데 짧은 삶에 그친 사람도 뚜렷한 자취를 남기는 경우가 있는가 하면, 어떤 이는 천수를 누리고도 훗날 아무런 흔적조차 남기지 못한다. 지위나 재산 여부를 떠나 그 사람에겐 따뜻한 삶의 향기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흔히 에비타 라는 애칭으로 불렸던 마리아 에바 두아르테 데 페론(1919∼1952). 그는 아르헨티나 페론의 두 번째 부인인데 1952년 33살때 암으로 세상을 떠나기 전까지 영부인을 지냈다. 그의 이야기는 마돈나 주연의 영화에 등장한 노래 'Don't cry for me Argentina’로도 우리에게 익숙하다. 그에대한 평가는 크게 엇갈리는데 영부인이 돼서도 찢어지게 가난했던 어린 시절을 잊지않고 늘 어려운 이들의 벗이 된 까닭에 별세한지 반세기가 지났으나 지금도 그에대한 추모열기는 뜨겁다. 의료대란으로 의사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엄청 커졌다. 이때 떠오르는 영화 하나가 있으니 바로 ‘울지마 톤즈’(Don't cry for me Sudan)다. 이태석 신부와 관련된 다큐멘터리 영화인데 2010년 9월 9일에 개봉했다. 불과 48세의 나이로 영면한 그는 가히 한국의 슈바이처라고 할만했다. 어려운 가정에서 태어나 의사가 돼 잘먹고 잘살수 있었으나 그는 아프리카에 뛰어들어 불꽃처럼 살다갔다. 세상과 하직한지 14년이 지났으나 이태석 신부가 남긴 메시지는 지금도 세상을 진동시킨다. 요즘 대한민국과 중국 최대의 화두는 바로 판다 푸바오. 강철원, 송영관 사육사가 푸바오를 애지중지 돌봐온 이야기가 알려지면서 푸바오의 인기는 중국에서도 폭발 직전이다. 작년 여름 푸바오가 중국 현지 판다들을 제치고 인기 판다 순위 1위에 올랐다. 2016년 3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한중 친선 도모의 상징으로 보내온 판다 사이에서 자연번식으로 2020년 7월 20일 태어났다. 국내에서 태어난 첫 자이언트 판다인 푸바오는 그간 에버랜드에서 생활하면서 '용인 푸씨'나 '푸뚠뚠' 등 애칭으로 불리며 많은 사랑을 받았다. 협정에 따라 푸바오는 3일 수많은 팬들의 배웅을 받으며 전세기를 타고 중국 쓰촨성 자이언트판다 보전연구센터 워룽선수핑 기지로 갔다. 푸바오큰할부지 강철원 사육사와 작은할부지 송영관 사육사가 팬들에게 감사 인사를 전하는 장면은 감동 그 자체였다. 동물에게도 성심을 다해 보살피는 이들 사육사들의 사랑과 열정이 울림을 준다. 갈등(葛藤)의 원래 의미는 칡과 등나무를 말한다. 칡은 왼쪽으로, 등나무는 오른쪽으로 감는 성질이 있기에 복잡하게 얽히는데, 개인이나 집단 사이에 이해관계 등이 맞물리면서 적대시하거나 충돌을 일으키는 것을 비유한다. 제22대 총선은 그 결과도 중요하지만 극단에 이른 갈등이 과연 어떤 식으로 봉합될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극단의 갈등 상황에 이른 요즘 톤즈와 푸바오처럼 시민들에게 가슴뭉클한 사연을 전해줄 이는 과연 없는 것인가. 위병기 수석논설위원

  • 오피니언
  • 위병기
  • 2024.04.03 15:20

대통령의 연설 혹은 담화

김대중 대통령과 노무현 대통령 정부의 연설비서관을 지냈던 강원국 씨는 청와대를 나온 뒤 ‘대통령의 글쓰기’를 책으로 펴냈다. 책 제목에는 ‘김대중 노무현 대통령에게 배우는 사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이란 부제를 달았는데, 그 이유를 “두 대통령에 대한 그리움과 8년 동안의 배움에 대한 감사의 결과물”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의 말을 빌리자면 연설비서관은 대단한 식견과 글솜씨 재주가 빼어날 것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사실 이 두 가지 능력을 다 갖춘 연설비서관은 오히려 좋은 연설문을 쓰지 못한단다. 대통령의 글이 아니라 자기 글을 쓰게 되기 때문이다. ‘좋은 리더를 만난 덕분에 두 대통령의 분명한 생각을 옮기기만 하면 되었다’는 그는 문체까지도 그러했으니 글솜씨도 필요 없고 성실하게 말귀만 알아들으면 되었다고 했다. 사실 좋은 연설을 위해 많은 시간을 투자했던 두 대통령은 글의 수준도 빼어났다. 그러나 스타일은 달랐다. 김 대통령은 연설문 원고를 일일이 수정하고 다듬고, 고쳐서도 도저히 안 되겠다 싶으면 녹음해 돌려주었다. 노 대통령은 직접 글을 쓴 사람을 만나 지적하고 수정하며, 좋은 생각이 나면 연설 직전까지도 다시 더했다. 이런 두 대통령 덕분에 강 비서관은 좋은 글쓰기의 비법을 얻게 됐다. 곧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글쓰기 비법’이었다. ‘가장 짧은 시간에, 가장 쉬운 말로, 가장 많은 공감을 일으킬 수 있는’ 비법의 중심은 배려와 공감이었다. 돌아보면 에이브러햄 링컨의 <게티즈버그 연설-1863년>, 존 F. 케네디의 <나는 베를린 시민이다-1963년>, 넬슨 만델라의 <자유를 향한 여정-1994> 등 역사 속에서 기억되고 있는 대통령들의 명연설이 적지 않다. 대부분이 시대적 상황을 직시하며 자신들의 철학을 담아 소통하고 감동을 전한 연설이다. 2008년 미국 대통령에 당선된 오바마의 첫 연설도 섬세하고 명쾌한 문장에 열정과 감동을 담아 미국인들에게 꿈과 희망을 안겨준 명연설로 평가받는다. 그 연설에 담겼던 ‘우리는 할 수 있다(Yes We Can)’는 이제 오바마의 상징이 되었다. 총선을 앞둔 지난 1일, 첨예한 대립과 갈등을 불러온 <의과대학 정원 정책>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 대국민담화가 있었다. 현실을 제대로 직시하며 서로를 배려하고 공감하게 하는 연설을 기대했던 때문일까. 그 내용을 두고 여당과 야당의 다양한 해석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리더십을 연구한 미국의 정치학자 게리 윌스는 “훌륭한 지도자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효율적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대화에 참여해야 한다”고 했다. 대통령의 연설이 갖는 진정한 힘도 배려와 대화, 소통에 있음을 다시 깨닫게 된다./김은정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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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은정
  • 2024.04.02 14:51

‘구십춘광(九十春光)’⋯ 청년의 기준

하루하루 봄날이 가고 있다. 멋지고 화려한 날은 항상 짧다. 한창 물오른 인생의 봄도, 계절의 여왕 봄도 그래서 더 아쉽다. ‘구십춘광(九十春光)’이란 말이 있다. 구십일, 즉 석 달 동안의 화창한 봄빛을 일컫는 말로, 청나라의 시인 오석기(吳錫麒)의 시 ‘송춘(送春)’에 나오는 표현이다. 그리고 이는 아흔 살에도 봄빛처럼 활기찬 모습, 즉 노인의 마음이 청년 같음을 이르는 말로 의미가 확대됐다. 푸르른 봄을 뜻하는 ‘청춘(靑春)’은 곧 인생의 청년기를 지칭한다. 그렇다면 생동하는 인생의 봄, 청년은 과연 몇 살까지 일까? 최근 청년의 나이 기준을 놓고 지역사회에서 의견이 분분하다. 전북특별자치도가 공청회까지 열면서 이를 공론화했다. 사실 ‘청년’을 나이로 규정하는 일은 쉽지 않다. 그렇다고 마땅한 잣대도 없다. 수명 연장의 시대, 청년의 연령 범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과거와는 확연하게 달라졌다. 그런데 정부와 지자체가 다양한 청년정책을 추진하면서 법률과 조례를 통해 지원 대상을 나이로 규정할 수밖에 없게 됐다. 그래서 논란이 생겼다. 지역별, 연령대별로 상황과 입장이 크게 달라 사회적 합의가 쉽지 않다. 청년정책을 담은 각 법령과 자치법규마다 연령 기준이 제각각이다. 청년정책에 관한 기본사항을 규정한 ‘청년기본법’은 청년의 나이를 19세~34세로 정의해 놓고, 다른 법령과 조례에서 그 연령을 다르게 적용할 수 있도록 여지를 뒀다. 이러다보니 전국 각 지자체별로 조례에 규정된 청년의 기준 연령이 다르다. 정부와 지자체가 청년층의 지역 정착을 유도하기 위해 청년지원 정책을 강화하면서 인구위기 지역을 중심으로 조례 개정을 통해 청년의 연령 범위를 확대하는 추세다. 아기 울음소리가 끊긴 지 오래고, 수명이 늘어난 노인들로 간신히 지탱하고 있는 농촌지역과 젊은층이 몰리는 대도시가 청년정책 지원 대상을 같은 잣대로 설정할 수는 없을 것이다. 전북지역의 경우 전주시가 청년의 연령을 18세~39세, 장수군은 15세~49세로 설정해 차이를 보인다.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생물학적 나이와는 거리가 있다. 100세 시대, 농어촌의 인구구조가 더 기형적으로 변화하면 조례상 청년의 나이는 지금보다 더 상향될 지도 모른다. 생애주기 구분에서 ‘신중년’이라는 용어도 새롭게 등장했다. 몇 년 전부터 사용된 이 정책용어가 이제는 낯설지 않다. 주된 일자리에서 퇴직하고, 재취업해 새로운 일을 하거나 새 일을 찾고 있는 50~60대의 과도기 세대를 지칭한다. 인구구조 변화에 따라 정부가 고용정책 대상을 확대하기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현재 65세로 정해져 있는 ‘노인’의 연령 기준을 상향해야 한다는 주장도 여러 측면에서 힘을 얻고 있다. 환갑잔치가 사라진 지 오래다. 정책적인 판단과 상관없이 인생의 봄인 청년의 기준을 예전처럼 20~30대로 한정하는 것은 다시 생각해볼 일이다. / 김종표 논설위원

  • 오피니언
  • 김종표
  • 2024.04.01 1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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