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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선 후보가 지난 주말 전북을 찾아 전북차별론을 화두로 던졌다. 그는 전북은 호남이라는 이유로 차별받고 지방이란 이유로 또 똑같이 차별받고 이젠 호남 안에서 또 소외받는 지역이라며 이른바 삼중차별론을 제기했다. 전북은 군사정권 이래 지금까지 차별과 소외, 홀대와 푸대접만 받아왔기에 이에 대한 전북 도민과의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지지세를 결집하기 위한 정치적 제스처로 보인다. 이 후보는 앞서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당시 경북 안동을 방문했을 땐 영남 역차별을 거론했다. 그는 과거 한때 군사 독재정권이 지배 전략으로 영호남을 분할해 차별했을 때 어쩌면 상대적으로 영남이 혜택을 받았는지 모르겠지만 이젠 세상도, 정치구조도 바뀌었다며 오히려 영남 지역이 역차별받는 상황이 됐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후보는 영남 역차별에 대한 구체적 근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아마도 수도권에 비해 비수도권인 지방이 차별받는다는 얘기지, 호남보다 상대적으로 영남이 차별받는다는 주장은 아닐 것으로 판단된다. 지금껏 전북이 역대 정권으로부터 특별한 혜택이나 우대받은 것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되레 전북도민의 압도적 지지를 통해 탄생한 정권에서조차 대우는커녕 푸대접만 받아왔다. 전북 유권자의 92.3%가 선택한 김대중 정부 시절 새만금사업이 2차례나 중단되는 등 굵직굵직한 현안이 터덕거리고 전북의 각종 경제지표는 뒷걸음질 쳤다. 국민의 정부 5년 새 지역내 총생산은 전국 10위에서 12위로 밀려났다. 지금은 17개 시도 중 16위로 꼴찌 수준이다.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마찬가지다. 국민의 정부와는 다를 것이란 기대감에 전북도민이 몰표를 던졌지만 돌아온 건 배신과 역차별 푸대접뿐이었다. 보수정권으로 권력이 넘어간 시절엔 혹독한 시련을 겪어야만 했다. 이명박 정부 땐 전북혁신도시로 이전해야 할 한국토지공사를 경남 진주로 빼앗겼다. 여기에 전주권 신공항도 실용주의를 구실로 없앴다. 박근혜 정부에선 전북이 10여 년간 공들여 일궈온 탄소산업을 대구와 경남 경기 등으로 나눠 줬다. 탄소 섬유라니까 섬유산업이 사양길로 접어든 대구를 살리기 위한 술책이었다. 촛불 시민혁명과 전북도민의 지지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에선 메가시티 전략에서 소외되면서 기로에 서 있다. 강원 제주와 연대 전선을 형성했지만, 지리적 경제적 결속력이 없어 시너지 효과가 의문시된다. 전북차별 문제는 이젠 정권만 탓할 것도 없다. 우리 스스로 전북 몫을 찾지 못한 원인도 크기 때문이다. 국회의원과 단체장, 그리고 지역 리더들이 대오각성해야 할 대목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일러스트 = 정윤성 모처럼 만에 반가운 소식이 들린다. 지역 최대 현안인 군산 현대조선소 재가동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고 한다. 쉽지 않은 여건 속에서 이뤄낸 결과물 이기에 더욱 의미가 남다르다. 그에 비해 훨씬 우호적 환경이었던 남원 공공의대는 안갯속에 갇히면서 정치권의 자성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원래 공공의대 설립 배경 자체가 남원에 뿌리를 두고 있다. 폐교된 서남대 의대 정원 49명을 활용하자는 데서 출발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도 2024년 남원 개교를 결정하고 이에 따른 후속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 과정에서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공공의료 인력의 부족함을 누구나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터라 법안 국회 통과는 기정사실화 됐다. 더군다나 국회 소관 보건복지위에 간사 김성주 의원과 지역구 이용호 의원까지 버티고 있었다. 여기에다 남원출신 권덕철 복지부 장관은 물론 과반수가 넘는 여당 의석까지 확보한 상황이었다. 그런데도 국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한마디로 골키퍼가 없는 상황에서 문전처리 미숙으로 득점하지 못한 꼴이다. 절호의 기회를 놓치고 난 지금 상황에서의 갈 길은 더 험난해 보인다. 이 법안에 대한 논의 자체가 거의 중단되다시피 했다. 실제 야당과 의사협회 반대로 국회 상임위에 상정된 지도 오래다. 그 사이 전국 자치단체들이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각축장이 돼버렸다. 전적으로 전북 국회의원들에게 책임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또 다른 문제는 전북 홀대에 대한 정부 시각이 노골화 되면서 도민들 반감 또한 만만찮은 점이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남원 공공의대 보다 논의 자체가 늦었던 나주 한전공대 설치법은 일사천리로 진행돼 내년 3월 개교를 앞두고 있다. 지난 6월 국가 철도망 계획에서도 처음에는 누락돼 실망감을 안겼던 전주-김천간 철도망이 뒤늦게 추가검토사업으로 턱걸이하는 등 곡절을 겪기도 했다. 반면에 광주시 역점 사업인 달빛내륙철도사업은 막판 전격적으로 포함돼 정치적 판단이 작용했다는 설이 파다했다. 정치권 무능과 행정력 부재를 질타하는 도민들 목소리가 이어졌다. 공공의대 설립 법안은 지난 2018년 9월 발의됐지만 소관 상임위에서 표류하다가 2020년 20대 국회 임기만료와 함께 폐기됐다. 그 후 21대 국회가 개원되면서 전북지역 의원을 중심으로 다시 발의된 이 법안은 작년 7월 복지위에 회부된 뒤 이렇다 할 진전이 없는 상태다. 여전히 코로나 기세가 꺾이지 않은 가운데 최일선에서 분투하는 의료진의 인내심과 체력도 한계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공공의료 인력확충 문제가 더욱 가슴에 와닿는 순간이다. 공공의대 설립은 단순히 지역간 유치다툼으로 치부할 일이 아니라 취약한 의료서비스 체계에 대한 국가 시스템을 합리적으로 개선하자는 취지다. 당초 설립 배경이나 명분상으로도 남원 공공의대 설립은 이런 취지에 어느 것 하나 부족함이 없다. 다만 국회의원 등 정치권의 밀어붙이는 힘이 부족할 따름이다.
일러스트=정윤성 72억원 짜리 경항공모함(경항모) 사업이 607조원 규모의 국가 예산을 좌지우지했다. 지난 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2022년도 정부 예산안의 심의 의결 과정을 압축한 평가다. 당초 정부 예산안에 담겼던 71억8800만원의 경항모 도입사업 예산이 국회 국방위 예비심사 과정에서 5억원으로 대폭 삭감됐고, 이후 여당이 이를 되살리는 반전 드라마가 펼쳐졌다. 야당의 반대에도 경항모 예산은 정부와 여당의 의지대로 부활돼 내년 예산안에 반영됐다. 600조가 넘는 정부 예산안을 막판까지 붙잡은 경항모는 바다 위를 떠다니는 비행장인 항공모함 가운데 규모가 작은 항공모함이다. 크기가 7만톤 이상인 대형항모와 4만톤 이상인 중형항모, 4만톤 이하의 경항모는 규모에 따라 많게는 70~80대에서 적게는 10여대의 전투기를 싣고 다닌다. 움직이는 다목적 군사기지로 자주국방의 핵심 능력으로 꼽히는 경항모는 김영삼 정부 때부터 25년간 관련 연구가 추진돼 왔다.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국회 국방위에서도 해군 강화를 위한 정책 연구에서 수직 이착륙 항공기가 탑재된 경항모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시되기도 했다. 오는 2033년 도입을 목표로 하고 있는 3만톤 급 한국형 경항모는 F-35B 수직 이착륙 스텔스 전투기 10여대와 헬기, 전차, 장갑차, 각종 장비와 3000여명의 해병대 병력도 함께 수송할 수 있는 규모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사업으로 내년 정부 예산안에 기본설계 착수금 62억4100만원 등 71억8800만원이 반영됐다. 총 사업비는 2조 6500억원 정도로 예상되고 있다. 경항모 사업이 추진되면서 국내 대표 조선사인 현대중공업과 대우조선해양의 수주 경쟁도 치열하다. 현대중공업은 영국 밥콕사와 한국항공우주산업(KAI), 대우조선해양은 이탈리아 국영조선사 및 한진중공업과 손을 잡았다. 현재까지는 지난 2019년 10월 경항모의 개념설계를 수주해 지난해 12월 완료한 현대중공업이 다소 앞서나가는 양상이다. 무기 체계와 성능의 밑그림을 그린 개념설계를 구체화하는 기본설계 입찰이 내년에 진행된다. 경항모 사업과는 별개로 국내 조선업계는 수주 호황을 이어가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224척 225억 달러를 수주해 지난해 수주액 100억 달러를 두 배 이상 넘어섰다. 군산조선소의 문이 4년 넘게 굳게 닫혀있는 것과 달리 국내 주요 조선소의 배를 만드는 도크는 2023년까지 예약이 차 있다고 한다. 지난 2019년 10월 군산을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군산이 가장 아픈 손가락이었다고 말했다. 전북도와 군산시는 군산조선소 옆에 군함과 관공선 등 특수목적선을 점검하고 수리 정비하는 선진화 단지 구축사업을 추진중이다. 군산조선소에서 경항모 건조작업이 진행되고, 바로 옆 특수목적선 선진화단지에서 군함을 수리하는 활력넘치는 군산의 상상이 현실이 되는 날이 오길 기대해 본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 정윤성 도민들이 대선에 큰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여야후보로부터 외면 받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이 전북을 광주 전남의 종속변수로 여기는 바람에 갈수록 대선전에서 전북의 위치가 작아지고 있다. 유권자도 전체 유권자의 3.5%밖에 안돼 갈수록 정치권 시야에서 멀어져 간다. 그간에 혹시나 행여나 하고 진보 쪽 후보를 집중적으로 지원해 당선시켰으나 임기가 끝나고 난 후에 지역이 달라진 게 없었다. 문재인 정부는 해마다 새만금에 1조원 가량을 투자해 SOC 위주로 개발이 이뤄지지만 새만금신항만과 새만금공항건설은 전반적으로 터덕거린다. 새만금신항과 새만금공항 건설은 전북발전을 견인할 쌍두마차 같은 핵심사업이어서 정부의 개발의지 여하에 따라 얼마든지 사업추진이 달라질 수 있다. 하지만 최근 공항건설반대론자들이 목소리를 키워 가야 할 길이 바쁜 전북도로서는 환경부 등 관련부처를 설득하느라 애를 먹고 있다. 지금 계획대로 가도 힘든 판인데 반대론자들이 바짓가랑이를 잡고 늘어져 착공이 늦어질 수 있다는 것. 사실 외부의 적보다 내부의 적이 무서운 법인데 김제공항건설을 스스로 백지화시킨 게 전북발전을 뒷걸음질 치게 한 패착이었다.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새만금신항은 계획한 9선석 중 우선 2선석을 개발 하지만 광활한 항만 배후부지를 국가재정사업이 아닌 민자유치로 개발하도록 돼 있어 김 빠진 사업이 돼 버렸다. 보령 목포 포항 영일만 배후부지는 국가가 직접 재정투자를 해서 추진하지만 새만금신항만은 지난 2019년 기본계획 변경 때 민자유치사업으로 만들어 놓아 정부의 새만금사업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졌다. 정부의 항만정책 우선순위가 부산 광양 투 트랙으로 잡혀 있고 인천 대산 평택 대불항에 새만금항이 밀려나 큰 기대를 못걸고 있다. 30년간 추진한 새만금사업이 아직도 육지와 바다 구분이 안될 정도로 바닷물이 넘실대서 대동강물 팔아 먹은 봉이 김선달 보다 더한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그간 역대정권들이 전북 도민들을 희망고문만 해왔다. 지금까지 새만금사업 한가지 사업에만 천착해 매몰된 게 전북발전을 지연시킨 것 아니냐는 비난이 쏟아진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2박 3일 일정으로 전북을 다녀갔다. 표심 잡기위해 매타버스를 타고 전북을 누빈 이 후보가 얼마나 진정성 있게 전북발전을 생각할지 걱정스럽다. 그 이유는 지난 대선 때 문재인 대통령이 전북을 친구라고 여기며 뭔가 크게 지원해줄 것처럼 약속했지만 임기가 다 되어도 빌공자 공약으로 그쳤기 때문이다. 이 후보가 지난 경선 때 전북에서 자신을 1등으로 지지해준 전북도민을 인식, 보은차원에서 지역발전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말했다. 표를 먹고 사는 후보로서는 그 이상 약속할 게 없다. 안 와도 표를 잘 주는 도민들이 이번에는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할지 고민만 깊어진다. 전북이 민주당 안방으로 집토끼가 된 것을 지금와서 원망한들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 3.5%의 전북표 값어치를 높여야 전북이 산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삽화=정윤성 화백 우리나라의 코로나 백신 기본접종완료율(예방접종 2차 접종율)이 12월 2일 기준, 80%를 넘어섰다. 접종이 시작된 지 279일만의 결과다. 그러나 상황은 만만치 않다. 일상회복을 위한 사회적거리두기 완화로 확진자가 늘고 있는데다 코로나바이러스 새변이인 오미크론 확산으로 위험성은 더 높아졌다. 더구나 오미크론 확진자가 백신 접종을 완료한 사람들로 알려지면서 기존 백신의 무력화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가뜩이나 백신에 대한 두려움으로 접종을 거부해온 사람들에게는 백신접종 거부의 벽이 더 두터워졌을 것 같다. 백신 접종을 거부하는 사람들은 적지 않다. 이유는 여럿이지만 가장 큰 이유는 백신에 대한 공포, 혹시 있을지도 모를 부작용과 후유증에 대한 불안 때문이다. 이를테면 백신 포비아(vaccine phobia, 백신 공포증)다. 백신 포비아의 역사는 의외로 길다. 백신 거부의 역사를 추적한 책 <백신 거부자들>의 저자 조나단 M. 버만 교수는 그 역사가 200년 넘게 이어졌다고 주장한다. 인류 역사상 최초로 개발된 천연두 백신 덕분에 천연두의 비극을 피할 수 있었지만 이때부터 접종에 대한 저항과 거부가 시작되었다는 것이다. 그 뒤로도 백신 접종을 의무화하려는 정부와 거부자들 사이에는 늘 희망과 두려움의 갈등이 교차했었다. 놀랍게도 인도주의자이자 평화의 표상인 마하트마 간디도 백신거부자였다. 백신 접종은 미개한 행위이고, 우리 시대의 모든 망상 중 가장 치명적인 것 중 하나다. -중략- 차라리 수천 번 천연두의 희생자가 되거나 심지어 끔찍한 죽음을 맞이하는 편이 낫다. 간디가 1921년에 쓴 책 건강 가이드에서 내놓은 주장이다. 물론 그는 영국이 식민지에 놓여있던 인도 국민들에게 천연두 백신 접종을 강제 한 것에 대한 비판이었지만 파장은 컸다. 간디는 그로부터 10년쯤 지났을 때 백신 접종을 하지 않은 인도의 아이들이 천연두에 걸려 죽어가는 모습을 보면서 나의 무지와 고집의 결과 일 수 있다. 나는 지금 매우 불행하다고 고백했다고 한다. 흥미로운 결과가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2019년 세계인 건강을 위협하는 10대 요인이다. 당뇨병, 암, 신장병 등의 만성질환과 에볼라, 에이즈, 유행 독감 등 전염병과 함께 백신 접종 거부가 꼽혔다. 세계 곳곳에서 효과적인 백신으로 예방이 가능한 질병들이 백신거부로 여전히 인간을 위협하는 상황은 안타깝다. 들여다보면 백신거부를 조장하는 배경에는 온갖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횡행한다. 코로나 팬더믹 상황에서도 다르지 않다.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고 설득하는 노력이 지속되어야 하는 이유다. /김은정 선임기자
전북도의회가 부활한 지 30년이 지났지만 제11대 도의회처럼 의장들의 잇따른 추문으로 인해 스스로 위상을 깎아내린 적은 유례가 없다. 지난 1991년 부활한 전북도의회가 제4대 김철규 의장을 비롯해 이창렬김규섭이강국김진억허영근김병곤정길진고석원김희수김용화김호서최진호황현김영배양용모 의장 등 10대에 이르기까지 모두 16명의 의장이 거쳐 갔지만 재임 중에 큰 구설이나 비위에 연루된 적은 없었다. 하지만 11대 도의회에 들어서 현직 의장이 뇌물수수나 갑질 횡포 논란의 중심에 서면서 스스로 의회 위상을 크게 실추시키고 있다. 여행업체로부터 뇌물수수에 따른 대법원 확정판결로 지난 10월에 의원직을 상실한 송성환 의원은 11대 전반기 의장 때 범죄혐의로 기소되면서 파문을 낳았다. 도의회 일각에서 의장직을 즉각 사퇴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지만 의사 진행을 못하게 하는 징계 권고 수준으로 어정쩡하게 봉합했다. 이마저도 의장 임기 만료 전에 명예회복의 기회를 줘야 한다는 해괴한 논리로 1년여 만에 의사봉을 다시 잡게 했다. 의장 개인의 명예를 위해 전북도민의 대의기관인 도의회의 위상을 스스로 내팽개친 처사가 아닐 수 없다. 전임 도의회 의장의 비위 낙마와 관련, 후임 송지용 의장이 도민들에게 사과했다. 그는 개인의 일탈이기는 해도 도의회는 이 문제에 대해 엄중하게 고민하고 있다. 도민들에게 대단히 부끄럽고 죄송하다며 고개를 떨구었다. 그러면서 내년부터 윤리특별위원회가 강화되는 만큼 지속해서 의원 교육을 하고 시대정신에 맞게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그러나 송 의장의 도민과 다짐은 보름도 안 돼 빈말이 되고 말았다. 지난달 10일 본인의 갑질 횡포 논란이 터지면서 도의회가 다시 수렁 속으로 빠져들었다. 그것도 도민 대의기관의 수장과 도의회 사무처를 대표하는 사무처장 사이에 막말 폭언 파문이 불거지면서 의회 위상은 바닥으로 내팽개쳐졌다. 그동안 도의원의 공무원을 대상으로 한 갑질 행태는 간간이 드러났었다. 라면 끓이는 일부터 인사 청탁이나 물품 구매, 사업 선정 압력 등이 종종 드러나 지탄을 받기도 했다. 그렇지만 전북도민과 도의원을 대표하는 도의회 의장이 갑질 횡포의 당사자로서 구설에 오른 것은 전례가 없던 일이다. 도의회 위상은 스스로 목에 힘준다고 세워지는 게 아니다. 의장과 도의원 38명 개개인이 도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더 낮은 자세로 섬기고 헌신할 때 의회 위상은 저절로 곧추세워진다. 자기를 높이는 사람은 낮아지고 자기를 낮추는 사람은 높아진다는 불변의 진리를 되새겨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주 인기 아파트단지로 떠오른 에코시티 데시앙 15블록 임대 전환을 둘러싸고 특혜 논란이 일었다. 지난 7월 당초 일반 분양에서 사업 방식을 변경하면서 이곳에 청약을 준비하던 시민들이 반발한 것이다. 진통 끝에 데시앙 아파트는 민간 임대 방식으로 지난달 평균 22대 1의 경쟁률로 청약을 마감했다. 데시앙은 태영건설의 브랜드로 에코시티 아파트단지 17개 중 8곳서 분양을 끝내면서 위세를 과시했다. 이런 논란 속에 또 다른 특혜의혹 주장이 인근 천마지구까지 불똥이 튀었다. 전주시가 에코시티 개발 사업자인 태영컨소시엄에 수의 계약으로 20만평 개발권을 넘겨줘 과도한 특혜라는 지적이다. 에코시티 건너편 건지산 자락에 위치한 천마지구는 전주의 마지막 노른자위 땅으로 주목 받았다. 교통 접근성과 생활 편리성에 비추어 북부권 최고 개발지로 일찌감치 꼽혀왔기 때문이다. 전주시민회에 따르면 이런 금싸라기 땅을 전주시가 에코시티 개발로 인해 1700억 손해를 봤다고 주장하는 에코시티(주)에게 이를 보전하기 위해 특혜를 줬다는 설명이다. 2006년 전주시와 태영컨소시엄은 35사단 이전과 부지개발 협약을 체결했다. 오랜 준비를 거쳐 2015년부터 아파트 개발이 본격화됐고, 현재까지 14개 단지가 완공된 상황이다. 핵심은 이런 의혹을 규명하기 위한 사실관계 확인이다. 시민회는 이를 위해 정보공개 청구를 했으나 시는 변경된 2차 3차 협약서는 물론 천마지구 사업협약서도 공개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불가피하게 같은 시기 개발한 만성지구와의 자료를 비교 분석해 이같은 특혜의혹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아파트 부지는 용적률이 높을 수록 분양 면적이 늘어나 땅값이 높아야 하는 게 상식이다. 그런데 체비지를 매각한 에코시티와 만성지구 부지 매각가를 비교하면 에코시티는 만성에 비해 평당 165만원 정도 헐값에 팔렸다고 한다. 시민회 측은 이 과정에서 컨소시엄 업체에 2500억 정도 이익을 안겨줬다고 주장한다. 에코시티가 만성 부지에 비해 용적률이 훨씬 높은 데도 가격은 오히려 낮았기 때문이다. 평당 515만원 이상일거라고 예상했던 가격이 350만원에 매각된 점. 이는 만성지구 평당 410만원 보다 낮았다. 더욱이 경쟁 입찰로 매각한 만성과 달리 에코시티는 수의 계약을 했다는 점이 의혹을 사고 있다. 업체 측에서는 임실 군민들의 35사단 이전 반대로 공사가 늦어져 적자 규모가 늘어났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실제 반대활동 기간에는 35사단 건설도 그만큼 더디게 진행돼 투입 자금이 많지 않았다고 한다. 그런 상황에서도 시와 업체는 공공연히 1700억 적자를 강변했다. 그들이 체결한 에코시티 협약서 13조 변제 조항에 따르면 개발 이익이 없거나 적자가 발생해도 사업 시행자는 전주시에 사업비 보전을 요구할 수 없다고 못박아 놨다. 그럼에도 이런 안전 장치까지 무시하며 꼭 보전해야 할 사유가 무엇이었는지 전주시는 밝혀야 할 것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19가 일상을 바꾼 것과 달리 20여년 전 국민들을 안방에 잡아 놓은 것은 사극(史劇) 이었다. 잡아 놓았다는 표현보다는 자발적으로 TV 앞에 앉아 사극에 몰입했다는 말이 더 적절하다. 사극은 1980년대부터 방영되기 시작했지만 국민들의 관심을 끌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부터 였다. 사극 붐을 주도한 것은 드라마 허준 이었다. 동의보감의 저자인 조선 중기 의학자 허준의 일생과 동양의학에 관한 이야기를 1999년 11월부터 2000년 6월까지 64부작으로 다룬 드라마 허준은 63.7%라는 역대 사극 최고 시청률 기록을 세웠다. 평균 시청률이 48.4%에 달할 정도였다. MBC가 제작한 드라마 허준과 쌍벽을 이룬 사극은 KBS의 태조 왕건이다. 2000년 4월부터 2002년 2월까지 매주 토요일과 일요일 밤 방영된 사극 태조 왕건은 60.2%의 최고 시청률로 드라마 허준의 뒤를 이었다. 방영 기간이 허준보다 세 배나 긴 200부작의 대작이었다. 태조 왕건은 고려를 건국한 왕건의 이야기를 다룬 드라마였지만 한 쪽 눈에 안대를 낀 궁예와 비운의 후백제 견훤왕의 인기가 높았다. 드라마 허준과 태조 왕건에 이어 대장금, 주몽, 여인천하, 용의 눈물, 장희빈, 해를 품은 달 등이 40%가 넘는 시청률로 안방 사극 붐을 이끌었다. 후삼국 시대와 고려 통일의 과정을 다룬 사극 태조 왕건의 주인공은 왕건과 궁예, 그리고 후백제의 왕 견훤이다. 지금의 경북 문경 출신인 견훤은 신라 말기의 혼란했던 시기 전주에 후백제를 세웠지만 아들의 반란으로 자신이 세운 나라의 문을 스스로 닫아야 했던 비극적 운명의 주인공이었다. 견훤왕 관련 유적지는 후백제의 왕도였던 전주를 중심으로 한 전라도는 물론 경상도와 충청도 일대에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 경북 문경시 가은읍 갈전리에는 견훤의 탄생지로 전해지는 금하굴과 견훤의 사당인 숭위전이 자리하고 있다. 경북 상주시에도 견훤사당과 견훤산성이 있고, 충남 논산시 연무읍 금곡리에는 견훤왕릉이 자리잡고 있다. 후백제의 왕도였던 전주에도 동고산성과 남고산성, 중노송동 인봉리 등 유적지들이 있다. 그러나 고려 통일 이전 후삼국 시대의 한 축이었던 후백제의 역사문화는 다른 역사문화권과 달리 제대로 조명받지 못해왔다. 늦은 감이 있지만 지난 26일 전주에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가 발족했다. 전주시와 완주장수진안군, 경북 문경시와 상주시, 충남 논산시 등 후백제 문화유적을 보유한 7개 시군이 참여했다. 전라경상충청이 함께 뭉친 후백제문화권 지방정부협의회는 후백제 역사문화의 체계적 정리와 위상 정립, 관광자원화 등에 나설 계획이다. 후백제 문화유산 실태조사와 유적 발굴, 후백제 역사문화권의 법제화 등 할 일이 적지 않다. 여기에 더해 망국적 지역주의를 깨는 첨병 역할을 할 수 있다면 더 좋을 일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그간 각종 선거를 할 때마다 이성적 판단 보다는 감성의 지배를 받아 투표해왔다. 대선은 말할 것 없고 지방선거에서 이 같은 현상이 두드러졌다. 대선이 100일 앞으로 다가서면서 여야 후보들이 표심을 잡기 위해 교언영색의 공약들을 마구 쏟아 내지만 현실성이 떨어진 공약이 많다. 이번 대선은 참으로 묘한 선거구도가 만들어졌다. 여의도 정치를 해본 적이 없는 인물들이 여야유력후보로 뽑혀 국민들이 혼란스러워 한다. 당내 경선을 거쳐 확정되었지만,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에 대한 각종 의혹이 하루가 다르게 쏟아져 나와 국민들의 실망이 크다. 최선이 아니면 차선을 선택해야 하지만 이번에는 최악이 아닌 차악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유권자가 3.5%밖에 안된 전북은 그나마 여야 후보들의 관심권 밖에 놓여 있다. 민주당은 집토끼라고 여겨서인지 아직껏 이재명 후보가 언제 매타버스를 타고 온다는 일정이 없다. 지난 주말 이 후보가 4박 5일 동안 광주 전남 곳곳을 누비며 읍소전략을 편 걸 바라다보는 전북도민들의 심정은 쓸쓸하고 공허해 보였다. 선거전략상 우선순위에서 밀리다 보니까 전북 방문이 밀린 것 아니겠느냐며 시간이 오면 올 것 아니겠느냐는 식이다. 하지만 전북이 호남이란 카테고리에 묶여 있지만 전북민심은 광주 전남과 다르게 움직인다. 민주당 경선 때 이재명을 1등으로 뽑아준 것만도 봐도 그렇다. 전북 사람들은 광주 전남 사람들에 비해 성격이 유순하다. 충청도 사람들과 흡사한 편이다. 자기 속내를 감춰 잘 드러내지 않는다. 말하는 것과 행동하는 것이 다르다. 자기주관이 확실하고 뚜렷하지 않아 대세에 곧장 휩쓸린다. 아닌 것을 아니다라고 말하는 등 비판적인 견해를 갖는 게 부족하다. 여론주도층 가운데 목에 방울 달 사람도 드물다. 이런 성향이 오래 지속되다 보니까 하나의 현상으로 굳어져 가고 있다. 물에 물탄 듯 술에 술탄 듯 자기 주관없이 분위기에 휘갈린다. 그간 국회의원 등 선출직들을 보면 전북도민들의 성징이 잘 녹아 있다. 혁신적인 똑똑한 대표가 거의 없었다. 임기나 적당히 채우면서 입신양명을 노린 사람이 많았다. 인적네트워크가 약하고 전문성이 결여돼 우물 안 방안퉁수 같았다. 왜 이렇게 뒷심이 부족한 사람들이 대표 한답시고 나분댔는지 알만하다. 표 찍어준 유권자의 잘못이 많다. 대표를 보면 주민들의 민도를 알 수 있다. 또 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허리를 굽히며 표심 잡기 위해 안간힘을 쏟는다. 정치적 동물인 인간은 선거 때만 잠깐 굽신거릴뿐 선거가 끝나면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고개가 뻣뻣해진다. 이 같은 정치인들의 버르장머리를 고치려면 선거를 잘해야 한다. 연고주의 선거를 하면 주인인 유권자가 노예가 될 수 있다. 대선 주자가 오든 안 오든 상관없이 정책과 공약을 판단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전체유권자의 3.5%인 전북이 대선판을 바꿔 놓을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삽화 = 정윤성 기자 그의 회고록이 나온 것은 2017년 4월이다. 반란수괴죄, 내란수괴죄, 내란목적살인죄, 뇌물죄등 12개 항목의 혐의로 1996년 1심에서 사형을 선고받았으나 정치적 사면으로 다시 법정 자격을 찾은 사람의 자서전. 회고록을 펴낸 출판사 대표는 그의 아들이었다. 말하고 싶었던 모든 것들이 때론 솔직하게, 때론 담담하게 정리되어 있다며 30년간의 침묵을 깨고 공개되는 최초의 회고록 격동의 대한민국을 담아낸 당대의 역사서 등의 수사적 표현을 앞세운 <전두환 회고록>. 그러나 이 책은 1권부터 거짓과 왜곡의 편찬이었다. 518 사태(518 광주민주화운동)와 나는 아무런 관계가 없다는 저자의 기억은 실체적 진실과는 거리가 먼 조작과 왜곡의 파편을 거리낌 없이 쏟아냈다. 이 책으로 명예를 훼손당한 5.18민주화운동 피해자들이 그냥 둘리 없었다. 출판 배포 가처분 청구에 법원은 <회고록 1권>에 대한 출판 배포를 금지하고 피해자들에 배상하라고 판결했다. <전두환 회고록>이 왜곡된 서술로 수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는 동안 그와 관련된 또 한권의 책이 세상에 나왔다. 역사학자들과 출판기획자가 의기투합해 펴낸 <전두환 타서전>이다. 타서전은 다른 사람이 서술한 전기다. 그 삼엄한 시대를 거치고도 고작 30여년이 지난 지금 우리는 떨어져 나간 살점들을 잊었다. 그 망각의 틈을 이용해 누군가는 제멋대로 과거를 회고한다고 통탄한 기획자들은 우리가 어떤 시대를 살아왔고 어떤 일을 겪어 왔는지 돌아보고 또 기억하기 위해 책을 펴낸다고 했다. <타서전>은 <회고록>에 대응하는 책이었다. 타서전은 제 맘대로 회고해 제 입맛에 맞게 서술한 회고록과는 전혀 달랐다. <타서전>은 사건의 이름을 제목으로 내걸고 그와 관련된 기사를 모두 모아 서술하여 사건의 시말(始末)을 기술하는 <기사 본말체>의 형식을 기꺼이 받아 들였다. 동양권에서 전통적으로 역사를 서술하는 체재 중 하나인 <기사 본말체>는 정치적인 사건을 기술하는 데는 가장 효과적인 역사 편찬 체재로 평가받는 형식이다. 타서전은 1979년 10월 26일 박정희 대통령이 피살된 이후 전두환 전 대통령의 행적을 다룬 106건의 신문기사를 자료로 그 전말과 진실을 알렸다. 역사를 정확하게 확인하고 기록하기 위해 사건의 시말에 집중할 뿐 어떠한 주관적 평이나 해석을 더하지 않은 타서전은 그야말로 기사본말체의 정신을 충실하게 살린 책이었다. 타서전의 주인공이 사망했다. 그의 나이 90세다. 1980년 5월, 광주에서는 수많은 사람들이 총격에 맞아 스러져갔다. 그들 대부분은 꽃다운 청춘이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멸종위기 야생생물 Ⅰ급이자 천연기념물 199호인 황새는 원래 우리나라에서도 서식하는 텃새였다. 1950년 이전까지만 해도 우리나라 전역에 분포하면서 많은 개체수가 번식했고 겨울에는 일부가 북쪽에서 내려와 월동하는 겨울 철새이기도 했다. 하지만 6.25 전쟁을 겪고 화목용으로 산림을 난벌하면서 서식지가 파괴된 데다 사냥 등 남획으로 인해 우리나라에서 황새는 거의 자취를 감췄다. 1971년 4월 충북 음성에서 황새 부부 한쌍이 발견되어 당시 언론에서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언론 보도를 접한 사냥꾼이 황새 서식지를 찾아 수컷을 총으로 쏴 잡았다. 이 사냥꾼은 나중에 체포되어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다행히 살아남은 암컷 황새는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져 보호받다가 1994년에 죽었다. 이후 국내에서 황새 번식은 끊기고 말았다. 우리나라에서 텃새 황새가 사라진 이후 겨울철 철새 황새가 간간히 찾아왔다. 지난 2002년 1월 초 익산 망성면 고산마을 어량교 일대에 황새 12마리가 떼 지어 날아왔다. 수많은 탐조객과 사진 작가들로 북새통을 이루자 면사무소 직원과 마을주민들은 들판에 밧줄을 치고 사람들의 접근을 통제하는 한편 먹이를 주고 서식지 주변 환경을 조성 하는 등 황새 보호에 만전을 기했다. 문화재청에선 이러한 마을주민의 노고에 포상금을 전달하기도 했다. 2008년에는 고창 갈곡천에서도 황새 6마리가 월동하는 장면이 포착됐다. 국립환경과학원에서는 갈곡천과 인천강 일대에 대한 생태조사에 착수했고 멸종위기종인 황새와 검은목두루미를 비롯해 630여 종에 달하는 서식 동물을 확인했다. 이후 이곳은 습지보호구역으로 지정됐고 지난달에는 고창 갯벌이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됐다. 유네스코생물권 보전지역인 고창지역에는 해마다 10여 마리의 황새가 찾아온다. 지난 1월에는 황새 60여 마리가 떼로 몰려와 큰 화제가 됐다. 이에 고창군에선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아산과 부안 해리면에 황새 둥지탑 3곳을 설치했다. 며칠 전에는 익산 만경강 중류 지역에서 황새 한 마리가 포착됐다. 지난해 11월 황새 3마리가 발견된 데 이어 올해 다시 황새가 만경강에 찾아왔다. 축산 폐수 등으로 수질오염이 심각했던 만경강이 생태습지 조성과 환경 보전 노력으로 자연 생태계가 회복되면서 멸종위기종 동식물의 서식지로 탈바꿈하고 있다. 겨울철 진객인 황새가 우리 지역에서 서식하면서 자연 번식하고 텃새로 정착하게 되면 세계적인 생태학습장과 조류 관광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다. 황새와 함께 더불어사는 자연 생태 환경이 하루빨리 복원되길 바란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쌍발통정운천 의원의 최근 행보와 역할이 눈에 띈다. 그는 윤석열 후보가 지난 6일 대선 후보로 확정된 뒤 서울 가락시장 첫 민생 행보 때 밀착 수행했다. 지역구가 아닌 데도 뜬금없이 윤 후보와 함께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다. 예상치 못한 이날 정 의원 동행에 대해 주변에서는 온갖 추측이 무성했다. 사실인즉슨 그간 그의 남다른 의정 활동을 눈여겨보고 윤 후보가 호감을 갖고 있었다고 전해진다. 이번 깜짝 동행은 윤 후보에게 갖고 있던 도민들의 부정 이미지 개선에도 도움이 된다. 다름 아닌 경선 때 윤 후보가 전북을 홀대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다른 후보와 달리 표심을 얻기 위한 공개 행보가 없었을뿐 아니라 지역 공약 발표 기회마저 갖지 않아 시선이 곱지 않았다. 도민들 입장에서는 민주당 텃밭이라 아예 전북 패싱하는 것 아니냐는 못마땅한 반응이 대부분이었다. 이같은 상황에서 정 의원 말고도 윤 후보의 대선 행보를 그림자 보좌하고 경호까지 도맡는 수행실장에 전주 출신 초선 이용 의원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의원은 봅슬레이 국가대표 감독 출신으로 언뜻 보면 경호원으로 착각할 정도다.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는 우직하고 성실함에 윤 후보가 매료됐다고 한다. 원래 퍼포먼스용 회견이나 사탕발림 공약으로는 민심을 얻지 못한다. 후보가 진정성을 갖고 지역민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이를 해결하고 실천하려는 의지가 무엇보다 관건이다. 아울러 최소한 지역 정서와 동떨어진 정책 판단의 오류를 없애려는 노력도 긴요하다. 국민의힘 경선 때 일부 후보가 새만금 신공항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가 반발을 산 게 대표적이다. 애써 지역을 방문하지 않아도 도민 여론에 대해 조언자 역할이 가능한 측근이 있다는 것은 실리적 측면에서 강점이다. 정운천이용 의원에 거는 도민 기대도 이런 범주에 속한다. 지역 현안의 해결사 역할은 고사하고 지엽 말단의 행사 홍보나 상(賞)을 받았다고 호들갑 떠는 의원들이 있다. 지역 현안들이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는 데도 별다른 움직임이 없었던 것과는 대조적 모습이다. 오죽하면 지방의원 만큼도 역할을 못하는 국회의원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유권자들은 일침을 놓는다. 정운천 의원의 드러나지 않은 행보가 돋보인 것도 이 때문이다. 얼마 전 윤 후보 광주 방문이 초미의 관심사였다. 전두환 실언과 개 사과 논란으로 그에 대한 광주 민심이 들끓고 있을 때다. 마찰이 있긴 했지만 큰 불상사없이 방문을 마무리한 것도 정 의원 역할이 컸다는 후문이다. 그는 보수정당 최초로 광주 518 추모제에 초청 받을 만큼 신뢰를 쌓았다. 국민통합위원장으로서 지역장벽 해소를 위해 누구 보다 앞장선 결과다. 호남 민심을 소홀히 할 수 없는 대선 주자입장에서 정 의원 같은 존재는 복덩이나 마찬가지다. 전북현안 해결에도 앞장서 그가 진가를 발휘하는 건 물론이다. 국회의원 역할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주말 전주한옥마을 일원에서 성황리에 치러진 제4회 1593 전주별시(別試) 재현행사 홍보물에는 약무호남 시무국가라는 글귀가 담겼다. 임진왜란 당시 나라를 구할 인재를 뽑기 위해 1593년 특별시험으로 치러진 전주별시에서는 문과 9명과 무과 1000여 명을 선발했다는 기록이 조선왕조실록에 남아있다고 한다. 임진왜란 당시 이순신 장군이 친구인 사헌부 지평(持平) 현덕승(玄德升)에게 보낸 서신에 담았다는 약무호남 시무국가(若無湖南 是無國家)라는 글귀 속의 호남은 4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정치권에서 애용되는 단어다. 안타까운 것은 호남과 영남을 대비해 지역감정을 상징하는 단어로 사용했었다는 점이다. 호남(湖南)은 김제 벽골제의 남쪽이라는 설, 금강의 옛 이름인 호강(湖江)의 남쪽이라는 설, 고려때 전주와 나주의 앞글자를 딴 전라도 지방을 칭했다는 설 등이 있지만 전북과 광주전남을 묶어 전라도와 호남으로 부르는 것이 일반화돼 있다. 그러나 전북은 호남 속의 변방으로 차별받고 소외돼 왔다. 역대 정권에서 호남과 영남의 균형을 맞추기 위한 정책과 사업, 인사 정책 등에서 호남 몫은 광주전남 몫이었다. 필요할 때는 호남이었지만 호남 안에서도 전북은 광주전남의 견제대상이었다. 새만금사업과 기금운용본부 전주 이전을 반대한 세력이 광주전남이었고 새만금 국제공항 역시 전남 무안공항을 내세워 반대하고 있다. 지난달 26일 나주에서는 전북과 광주전남 등 3개 시도의 초광역 협력 마한역사문화권 공동 발전 이행협약 및 대선 정책과제 공동 건의 서명식이 열렸다. 협약 내용에는 국립 마한역사문화센터 건립, 마한역사문화촌, 마한역사테마파크, 마한역사길 조성, 마한 세계역사엑스포 발굴 및 육성 등이 담겨있다. 이 가운데 전북이 가져올 수 있는 사업은 무엇이 있을까, 과연 광주전남이 전북에 양보할 사업이 있을까 궁금하다. 전북이 또다시 들러리를 서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전국적인 메가시티 열풍 속에 광주전남은 광역경제권 구축 및 부울경과 연계한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로 방향을 잡았다. 영광~목포~여수~남해~거제~부산~울산을 잇는 해양관광도로, 수려한 섬을 연결하는 섬크루즈 등 남해안 남부권 광역관광벨트를 시작으로 남해안 광역경제권을 적극 육성해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를 조성한다는 계획이다. 전북지역 정치권에서는 마한과 백제, 후백제로 이어지는 역사문화자원을 부여와 공주, 익산과 전주까지 확장하는 충청권과의 창의적인 메가시티 연계 전략를 제안하는 목소리도 있다. 광주전남이 아닌 충청권과 협력하는 대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지난 2019년 부터 탈호남 전북몫 찾기 운동이 수도권 향우들을 중심으로 시작돼 수십 년간 호남향우회에 속해 있던 재경 전북출신 출향인사들이 속속 전북도민회를 창립했다. 탈호남 전북 대전환은 이제 정치권의 몫으로 남았다.
대선은 현 정권에 대한 국민의 평가가 내려지는 기회다. 문재인 정부가 잘했으면 유권자들이 지지할 것이고 잘못했으면 바꾸자고 할 것이다. 대다수 국민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참혹한 실패로 규정한다.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한 것에 불만이 높다. 소득은 충분한데 은행 대출길에 막혀 아파트를 사지 못하는 젊은층의 불만이 의외로 많다. 아파트 가격이 상승 곡선을 그리는 원인은 수요와 공급 불일치 때문이지만 투기수요를 차단하지 못한 탓이 크다. 여야후보가 확정되었으나 대선 분위기가 뜨지 않는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는 코로나19시대에 사이다성 발언과 포퓰리즘 정책에 힘입어 서민들에게 상당한 청량감을 줬지만, 대장동 사건에 발목 잡혀 지지율 정체를 보이고 있다. 선대위가 구성됐으나 이 후보만 열심히 뛰지 원팀이 제대로 작동되지 않아 시너지 효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집토끼라고 여겨온 호남에서 지지율이 DJ 노무현 문재인 때와 다르게 나타난다. 문재인 대통령이 출마했을 때만해도 너나할 것 없이 문을 지지해야 한다고 노골적으로 의사표시를 했지만, 지금은 그런 게 거의 안 보인다. 특히 전북 경선 때 광주 전남과 달리 이재명 후보가 54.55%로 1위를 기록했지만, 지금은 이 후보 지지 분위기를 감지할 수 없다. 경선이 끝났으나 이낙연 지지자쪽의 화학적 결합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그 이유는 송영길 대표의 독선적인 당 운영과 결선투표를 하지 않은 게 잘못이라는 것. 이런 상황속에서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임순)이 민주당 복당 철회를 밝히면서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의 만남을 통해 접점을 찾아간 것도 한몫 거든다. 여기에 전북 출신 민주당 8명의 국회의원에 도민들의 불신이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난 것도 한 원인으로 꼽힌다. 현재 전북에서 이 후보의 지지가 답보상태에 놓인 이유는 문 정권에 대한 실망이 크게 작용한다. 지난 대선 때 64.8%라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지지를 보냈는데도 임기가 다 되도록 전북에 통 크게 지원해준 게 없었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도 하대명년이고 20대 국회 때부터 남원 서남대 폐교로 생긴 의대정원 49명을 갖고 설립기로 했던 공공의대 설립문제가 아직도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계류 중인 채 감감무소식이기 때문이다. 반면 국민의힘은 정운천 도당위원장을 중심으로 전북 현안에 프렌드리 정책을 내 놓고 내년도 국가예산을 적극적으로 챙겨 윤석열 지지로 이어지고 있다. MB나 박근혜 때보다 많은 두 자릿수 지지를 보여 대조를 이룬다. 진정성 있게 서진정책을 편 결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아무튼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전북 유권자를 집토끼 정도로 가볍게 여기고 소홀했다가는 큰코다칠 수 있다는 것. 예전처럼 전북유권자의 표심이 민주당 후보한테 일방적으로 흘러가지는 않는 것 같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당을 지지해봤자 지역으로 돌아온 게 없지않느냐는 게 전북의 현재 표심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시실 진열장 유리 건너편에 왕의 초상이 있었다. 오래, 자세히 들여다볼수록 실재감으로 다가오는 용안의 품격. 섬세한 필력과 강렬한 채색이 조화를 이루면서도, 종이의 뒷면에 색을 칠하여 은은한 느낌을 배어 나오게 하는 배채법의 효과는 아름다움의 극치를 더했다. 2005년 봄, 국립전주박물관이 기획한 <경기전과 태조 이성계-왕의 초상> 전시에서 공개된 태조 이성계의 어진이었다. 600년 시간을 안고 있는 태조 어진 진본이 일반에게 공개된 것은 111년만이었다. 그해, 태조 어진의 외출은 특별하고 화려했다. 우리나라의 초상화 역사는 풍요롭다. 그중에서도 조선시대의 초상화는 한 시대의 미술사를 주도할 정도로 활발하게 제작되었으며 그 수준도 빼어났다. 왕의 초상, 어진은 조선시대 그려진 초상화 중에서도 으뜸이었다. 왕들의 초상화는 대부분 왕이 생존해있을 때 그려졌지만 더러는 작고한 뒤에 그려지기도 했는데 작고한 뒤 그려지는 초상화들도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거쳐 완성되는 까닭에 실재 했던 왕의 초상과 매우 흡사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조선시대에 제작된 초상화는 대부분 진본을 잃었다. 전란으로 소실되었거나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불태우고 초상화를 새로 제작하는 관행 때문이었다. 왕의 초상도 예외가 아니어서 오늘에 남겨진 진본은 태조 이성계와 영조의 어진뿐이다. 특히 태조 어진은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그린 전신상으로는 유일하다. 태조 어진에 역사성과 함께 회화사적 의미를 부여하는 이유다. 태조 어진은 당초 다섯 곳에 진전을 지어 모셨다. 전주를 비롯해 태조가 태어난 영흥과 성장한 개성, 고구려의 수도였던 평양과 신라의 수도였던 경주다. 이들 중 살아남은 것이 전주 경기전의 어진이다. 경기전에는 태조가 작고한 후 1410년 경주의 집경전 어진을 모사한 해 완성한 어진을 모셨으나 지금 남아 있는 것은 1872년 새롭게 제작된 어진이다. 조선 창업자인 태조의 초상은 조선시대 왕들의 초상 중에서도 조선왕조를 대표하는 상징이었다. 회화사의 측면에서도 조선시대 초상화 중 최고로 꼽혀 한때 한국회화사 전공자들은 태조 어진을 모신 경기전을 성지와도 같은 곳으로 여겼다. 사실 우리가 경기전에서 일상적으로 만나는 태조 어진은 진본(국보)이 아니다. 회화적 측면에서 보자면 모사본과 원본의 차이는 매우 크다. 다행히 2005년 이후 태조 어진 진본은 1년에 단 한번, 20여 일 동안 외출을 한다. 올해도 지난달 29일부터 11월 18일까지 경기전 안 어진박물관에서 태조 어진 진본이 관객들을 만났다. 귀한 선물이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3선 가도에 특별한 걸림돌이 없었던 박성일 완주군수가 지난 16일 전격 불출마를 선언했다. 재선 군수로서 지난 8년 가까이 무리 없이 군정을 잘 이끌었고 무엇보다 지역 성장의 동력을 탄탄히 다져가고 있는 상황에서 박 군수의 불출마 결정은 지방 정가와 군청 안팎에서는 의외라는 반응이다. 그렇지만 가족과 핵심 측근 사이에선 올해 초부터 불출마 쪽에 무게 중심이 실렸던 것으로 알려졌다. 8년 재임 동안 지역 성장과 군정 발전에 성과를 냈던 만큼 이젠 모두 내려놓고 삶의 여유를 찾고 건강을 챙기기를 바랐다는 전언이다. 그러나 선거를 도왔던 일부 측근은 3선 출마를 강력히 권유하면서 결단의 시간이 길어졌고 지난 여름에 결심을 굳힌 뒤 최근 불출마를 선언하기에 이르렀다. 사실 박성일 군수의 완주군수 출마는 정치적으로는 하향 지원에 가깝다. 제23회 행정고시 패스후 전북도 문화체육과장 국제협력관 정읍부시장 경제통상실장 자치행정국장 기획관리실장을 거쳐 행정안전부 감사관 국민권익위원회 상임위원 그리고 전북도 행정부지사를 역임하는 등 정통 행정관료로서 잔뼈가 굵었다. 현 송하진 지사나 전임 김완주 지사가 도청 기획관리실장을 끝으로 전주시장과 도지사로 선출직 단체장에 나섰던 터라 기획관리실장보다 한 직급 위인 행정부지사를 지낸 박 군수도 이러한 정치적 행보가 예견됐다. 그렇지만 박 군수는 전주시장 출마 대신에 고향인 완주를 선택했다. 하지만 무소속으로 완주군수에 출사표를 내건 박 군수는 선거 초반 열세를 면치 못했다. 지역정서가 승패를 좌우했기 때문에 각종 여론조사에서 상대 후보에게 크게 밀렸다. 그러나 선거전이 중반으로 접어들면서 인물론이 먹히기 시작했고 선거 막판에는 분위기가 급반전되기에 이르렀다. 개표 결과,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를 189표, 0.4%포인트 차이로 따돌리는 극적인 이변을 연출했다. 군수 취임 후에는 풍부한 행정 경험과 포용력 있는 리더십으로 안정적인 군정 운영을 통해 지역의 미래비전을 튼실히 세워나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완주의 미래 성장동력인 수소경제 인프라 구축을 비롯해 테크노밸리 첨단산업단지 조성과 기업 유치, 호남 유일의 문화도시 지정, 삼봉웰링시티와 운곡지구 복합행정타운 등 자족도시로서의 기반을 다졌다. 지난 7월 초 김승수 전주시장의 불출마 선언에 이어 박성일 군수도 3선 불출마 선언을 하면서 내년 6월 지방선거에 새바람이 예고된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와 지방 소멸 위기를 맞아 새로운 리더십과 새로운 변화가 요구된다. 노자의 도덕경에 공수신퇴천지도(功遂身退天之道), 공을 이루면 물러나는 것이 하늘의 도이다라는 구절이 있다. 사람들이 박수 칠 때 떠나야 뒷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친 김승환 진영의 단일 후보 만들기가 한창이다. 연일 불꽃튀는 대선 뉴스에 가려서 그렇지 이들 후보간 물밑 경쟁 또한 뜨겁다. 사실상 선거 구도가 김승환 측과 反김승환 측으로 갈리면서 이들에게 단일화는 피할 수 없는 상황이 됐다. 지난 6월 뉴스1 여론조사에서 단일화 후보 차상철 이항근 천호성 세 명 모두가 맞수인 서거석 후보에게 크게 밀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불가피하게 이들은 후보 단일화에 나설 수밖에 없는 처지가 된 것이다. 실제 11월 말로 단일화 시한을 못박고 이를 구체화하기 위한 경선 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관계자들에 따르면 후보간 여론조사가 박빙이거나 예상을 깬 결과가 나오기도 해 엎치락 뒤치락하는 양상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속 사정이야 어찌됐든 이처럼 팽팽한 접전이 전개되는 가운데 불법 과열 사례도 속속 노출되고 있다. 지지 후보를 위한 선거인단 모집 과정에서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2명이 검찰에 고발됐다. 그런가 하면 단일화 지지세력 중 일부 단체가 후보들에게 자신들의 이익을 대변하는 내용의 정책 질의를 보내 빈축을 사고 있다. 질의서를 받은 후보들은 ○△로 답변을 대신했는데 긍정적 추진 입장이 대부분이었다고 한다. 이 경우 자칫 지지를 댓가로 후보자와의 전형적 거래 행위로 오해 소지가 다분하다는 지적이다. 한 표가 아쉬운 상황에서 이같은 질의서는 후보들에게 엄청난 압박과 부담감으로 작용한다는 것. 번연히 이런 사정을 알면서도 질의서를 보낸 것 자체가 부적절했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서는 예측불허 흐름에다 과열 양상까지 빚어진 데 대해 후유증을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 기 싸움은 물론 정책 대결이야 어느 정도 예상했지만 상대방 흠집내기 등 기성 정치판의 선거 흉내까지 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후보 진영 관계자들이 만나 이를 조율한다고는 하지만 건곤일척 대결에서 섣불리 장담할 문제는 아니다. 이들에게는 단일화 고비를 넘는다 해도 지지율 1위 서거석 후보와의 쉽지 않은 대결이 기다리고 있다. 그래서 단일화 과정에서 이른바 적전분열 사태를 최대한 경계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관심을 끈 건 이들에 대한 세간의 평가다. 먼저 김승환의 교육 철학을 중심으로 이항근 천호성 후보는 스펙트럼이 거의 비숫한 반면 차상철 후보는 좌편향 색채가 더 강하다고 한다. 인물 대결보단 지지층 결집과 우군 확보에 누가 더 유리하느냐가 변수로 주목받는 이유다. 도민 여론조사 50% 반영도 마찬가지다. 김승환 교육감의 공과를 평가하는 의미도 이번 선거에 담겨 있다. 그의 철학과 이념을 계승하려는 단일화 후보와 반대로 그의 교육 철학을 비판하는 反김승환 후보와의 맞대결이 예정돼 있다. 그렇다면 12년 재임 기간 교육의 가치와 성과를 냉철히 따져보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승환 측의 정권 연장이냐, 아니면 기득권 종식이냐를 판가름하는 선택이기 때문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전북도의회에서 7년 만에 위증 논란이 제기됐다. 지난 11일 열린 전북문화관광재단에 대한 행정사무감사 자리에서다. 이날 행감에서 20일 전 다녀온 부산 출장과 관련해 질의를 받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진흥본부장 A씨의 거짓 답변이 위증 논란을 불렀다. 지난 2014년 11월 열린 도의회 행감에서 지방공무원법을 위반한 전북도의 4~5급 간부 승진 인사에 대한 위증에 이어 7년 만에 다시 터져나온 위증 논란이다. 한완수 도의원(임실)은 이날 행감에서 A본부장의 10월 22일 부산 출장을 문제삼았다. 재단 업무와 관련해 부산 출장을 다녀왔다는 A본부장이 사실은 부산문인협회 주최 국제문학제에서 강연했다며 거짓 출장 의혹을 제기했다. A본부장은 이를 부인했고 한 의원이 행사장에서 찍은 사진까지 제시했지만 강연 사실을 거듭 부인했다. 그러나 도의회의 확인 결과 A본부장은 당일 강연을 했고 강의료까지 받았다고 한다. 거짓 출장과 위증이 확인된 셈이다. A본부장의 도의회 위증 논란은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에게 불똥이 튀었다. 전북문화관광재단 노동조합은 지난 14일 성명서를 통해 재단 복무규정을 위반하고 근무태만을 지속적으로 저지르고 있는 A본부장을 대표이사가 측근 감싸기로 일관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노조는 대표이사의 방관과 불통 경영을 비판하며 A본부장의 엄중한 처벌과 함께 대표이사가 책임질 것을 요구했다. 위증은 법률에 의해 선서한 증인이 허위의 진술을 하는 죄다. 형법상 위증죄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돼 있다. 국회에서의 위증은 국회에서의 증언감정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해지는 중한 범죄다. 다만 범죄가 발각되기 이전에 자백(국감이나 행감 종료 전)했을 때는 그 형을 감경 또는 면제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41조(행정사무 감사권 및 조사권)와 전라북도의회 행정사무감사 및 조사에 관한 조례 제9조(감사 또는 조사의 방법)에는 감사 또는 조사 증언에서 거짓 증언을 한 사람은 고발할 수 있도록 하고 있고, 필요한 사항과 절차는 국회의 관련법에 따르도록 하고 있다. 지난 2014년 11월 도의회 행감에서의 위증은 전북도가 행감이 끝나기 전 위증 사실을 시인하고 사과해 고발없이 마무리됐다. 전북도의회는 이번 전북문화관광재단 문화예술진흥본부장의 위증 논란에 대한 대응을 도의회 차원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한다. 실제 고발까지 이뤄질지 여부는 미지수다. 전북도의회 주변에서는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도의회의 무기력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표를 의식해 스스로 견제와 감시 역할을 슬그머니 책상 아래로 내려놓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도의회의 위상은 도의회 스스로 만드는 것이다. 뻔히 드러날 위증이 당당히 나오는 것도 도의회의 위상과 무관치 않다.
/이미지 = 클립아트코리아 수도권 일극 체제에 따른 인구 과밀화에서 우리나라의 모든 문제가 파생되었다. 노무현 정권이 지역균형발전을 그렇게 강조했지만, 이명박박근혜 보수세력으로 정권교체가 이어지면서 수도권 비대 현상이 더 심해졌다. 촛불혁명으로 탄생한 문재인 정부는 노무현 정권이 추진했던 지역균형발전정책을 승계했지만 기득권 세력의 저항에 부딪쳐 큰 성과를 얻지 못했다. 부동산정책의 실패로 문재인 정부의 신뢰도가 하락하면서 지지기반이 무너졌다. 지금 대전을 중심으로 한 충청권, 대구 경북의 행정통합, 부산 울산 경남을 하나로 묶는 부울경, 광주 전남을 묶는 메가시티 건설이 추진되고 있다. 메가시티 건설에서 제외된 전북을 비롯 강원 제주를 어떻게 개발할 것인가도 중요한 문제다. 메가시티 건설에 파묻혀 전북의 존재감이 제대로 드러나지 않았지만 국토균형발전을 고려한다면 이들 지역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는 것. 사실 전북은 산업화 과정에서 소외돼 아직도 농업사회의 큰틀을 벗어 나지 못하고 있다. 고용효과가 큰 기업이나 생산시설이 타 지역에 비해 빈약해 먹고 살기가 힘들어졌다. 열손가락 깨물어서 아프지 않은 손가락이 없듯이 그간 식량기지역할을 해온 전북은 국토균형발전 측면에서 중요한 지역이다. 하지만 전체 유권자의 3.5%밖에 안되는 전북이 정치적 존재감이 약해 지역발전에 대한 기대감이 갈수록 흐릿해지고 있다. 민주당은 전북을 자신들의 집토끼로 여기고 굳이 잡은 물고기 한테 먹이를 줄 필요가 있느냐는 식으로 가볍게 대한다. 문재인 대통령이 당선된 이후 보은차원에서 전북을 친구라고 지칭하며 도움을 줄 것처럼 약속했지만 모든 게 말처럼 안되었다. 일부 도민들은 30년 된 새만금에 기껏 태양광단지나 조성하는 게 맞는 것이냐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국민의힘도 호남을 껴안기 위해 서진정책을 펴지만 선거 때마다 민주당 안방이라서 한 자릿수 득표에 그쳤다면서 진정성을 내보이지 않고 있다. 전북은 이래저래 여야로 부터 홀대를 받고 있다. 이 같이 전북이 정치적으로 찬밥신세가 된 것은 일정부분 도민들의 책임도 있다는 것. 역량있는 사람을 국회로 보내야 하지만 그렇게 하지 못한 게 패착이다. 지금 초 재선 10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을 제대로 나타낸 의원이 몇이나 되는가? 고개가 갸우뚱해진다.여야 유력대선후보가 확정되었으나 아직 전북을 공식 방문한 후보는 없다. 광주는 여야후보가 앞다퉈 방문해 구애작전에 나섰으나 전북방문은 구체화되지 않고 있다. 그 만큼 정치적 비중이 낮다는 것을 증명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번 대선의 승패가 근소한 표차로 갈릴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럴 바에는 전북유권자의 푯값을 한껏 치켜세워야 한다. 과거처럼 민주당 일변도로 가서 후회할 것이 아니라 충청도처럼 여야 경쟁구도를 만들어야 한다. 도민들이 찍은 표심이 수도권 향우들의 표심을 자극해서 전북 존재감을 높이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 도민들의 손가락에 전북발전의 명운이 달려 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국가의 보물 지정 기준이 바뀐다. 일제 강점기, 보물 지정이 시작된 지 60년만이다. 문화재청은 지난 9일 문화재보호법 시행령 개정안을 공포하고, 19일부터 시행한다고 밝히면서 국가 문화재 지정과 해제에 대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한 개정이라고 목적을 덧붙였다. 들여다보니 <포괄적추상적으로 표현했던 지정 기준에 대한 각 세부 평가요소를 구체적으로 명시>한 것을 개정안의 가장 큰 특징으로 꼽는다. 지금까지는 역사적 예술적 학술적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포괄적이고 추상적으로 표현되어 있던 평가 요소가 역사적 가치는 역사적 가치-시대성, 역사적 인물 및 사건 관련성, 문화사적 기여도 등, 예술적 가치는 인류 또는 우리나라의 미적 가치 구현, 조형성, 독창성 등, 학술적 가치는 작가 또는 유파의 대표성, 특이성, 명확성, 완전성, 연구기여도 등으로 구체적으로 바뀌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보물 지정 기준이 체계적이지 않고 내용도 명확하지 않다는 지적을 받아온 데다 구체적이고 명확한 평가요소를 명시하는 것이 국제적인 흐름인 점을 고려하면 지정 기준 개정은 때늦은 감이 없지 않다. 사실 우리나라의 국보나 보물 지정을 돌아보면 그 기준의 애매모호함은 끊이지 않는 논란을 불러왔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국보 1호를 둘러싼 논쟁이다. 숭례문은 당초 일제에 의해 보물 1호로 지정됐으나 1962년 문화재보호법에 의해 국보 1호로 지정됐다. 국보 지정번호는 가치에 따라 정해진 서열의 의미가 아니었지만 1호 국보 숭례문은 그 뒤 대한민국 문화의 상징이 되면서 그 자격을 두고 끊임없이 논쟁이 일었다. 문화재청이 문화재 가치를 서열화하는 번호로 왜곡된 사회적 인식을 바로 잡기 위해 문화재 지정번호를 공식 표기에서 없애기로 하면서 국보 1호 변경 논란은 잦아들었지만 우리 문화재 지정번호에까지 영향을 미쳤던 일본학자들의 판단은 여전히 우리의 국보와 보물에 그 흔적이 짙다. 국보는 보물 중에서도 그 가치가 으뜸인 것을 지정하는 것이니 당연히 그 위계가 정해지지만 흥미로운 사실이 있다. 처음 지정된 우리나라의 국보들이다. 일정한 시기동안 우리나라에는 국보 없이 보물만 지정되어 있었다. 일제가 의도적으로 가치를 격하시키기 위해 국보가 아닌 보물로 지정했기 때문이다. 그 치부를 만회(?)하기 위해서였는지 1955년, 정부는 보물로 지정된 419건을 한꺼번에 국보로 승격시켰다. 덕분에 국보와 보물을 분류해 1963년 보물을 다시 지정하기 까지 우리나라에는 보물이 한 점도 없었다. 이후 보물은 크게 늘어나 2021년 11월 현재, 전국적으로는 2277점이 전북은 105점이 지정되어 있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