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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러스트=정윤성 지난해 말 세계불평등연구소가 발표한 세계 불평등 보고서 2022에 따르면 한국의 소득 불평등은 더 심각해진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기준 상위 10%가 전체 소득의 절반에 달하는 46.5%를 가져간 반면 하위 50%는 전체 소득의 16%를 얻는데 그쳤다. 상위 10%의 1인당 소득은 1억7850만 원으로. 하위 50%의 1233만 원에 비해 무려 14배나 많았다. 1990년대 이후 상위 10%가 가진 소득은 10% 포인트 증가한 반면 하위 50%가 차지한 비중은 5% 포인트 줄어들어 소득 불평등이 더 심해진 것이다. 부(富)의 불평등은 더 심각하다. 상위 10%가 58.5%를 차지한 반면 하위 50%는 5,6%에 불과했다. 금액으로는 상위 10%가 1인당 12억2508만 원으로, 하위 50%의 2364만 원에 비해 52배 이상 차이가 났다. 프랑스 7배, 영국 9배, 독일 10배 등 서유럽 국가의 소득 격차보다 우리가 훨씬 컸다. 수도권 집값 폭등으로 국가적 이슈가 된 부동산 자산만 보면 자산 상위 2% 가구가 평균 30.76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이는 우리나라 전체 가구 자산의 19.25%에 달한다. 2~5% 가구는 평균 14.81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13.9%, 5~10% 가구는 9.59억 원으로 전체 자산의 15.1%를 보유했다. 즉 상위 10% 가구가 전체 가구 자산의 48.25%를 차지했다. 부동산 자산의 편중은 토지개혁 이전 시대로 회귀하고 있다. 해방 전 우리나라는 극소수의 대지주가 경작 토지의 3분의 2를 소유했다., 그러나 토지개혁을 단행하면서 상위 6%가 개간된 토지의 18%만 소유하게 됐다. 하지만 1960년대 이후 산업화와 함께 급격한 경제 성장 및 각종 규제가 완화되면서 부의 불평등이 심화되었다. 사회적 안전망이 미비하고 부의 재분배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빈익빈 부익부의 양극화 문제도 갈수록 심각해졌다. 심각한 사회 양극화는 계층 이동 사다리마저 단절시키면서 국민들을 절망과 상대적 박탈감으로 몰아넣고 있다. 망국적인 양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그동안 대통령 선거 때마다 민주복지국가나 경제민주화, 공정과 공평 정의가 화두로 대두되어 왔다. 그러나 이번 제20대 대선에선 표심만 노리는 선심성 공약에 매몰되면서 불평등과 양극화 문제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되레 부자 감세 정책만 난무한다. 여야 후보를 막론하고 양도세 완화, 공시가격 재검토, 고가 주택과 다주택자 세금 감면 등 선심성 감세 정책 경쟁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 국가지도자가 되겠다는 대선 후보들이 국정 철학이나 신념도 없이 이래서야 되겠는가. /권순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오래 전 코미디 프로에서 닭이 먼저냐 달걀이 먼저냐 를 둘러싼 해묵은 논쟁을 다룬 적이 있다. 그 때 출연자가 닭이 먼저다 라며 이유를 설명했다. 달걀 보다는 값도 비쌀 뿐만 아니라 먹을 것도 훨씬 많다며 실용적 가치의 논쟁으로 희화화한 것이다. 입장을 밝히기가 곤란한 문제에 대해서 그는 명쾌하게 답을 했다. 최근 새만금 국제공항 건설이 환경 문제에 발목이 잡히면서 이 코미디언 얘기가 떠올랐다. 닭과 달걀의 원조 논쟁이 현실적 지역 개발에 직면하면 보존과 개발 논리로 논점이 바뀐다. 그런데 실리적 측면의 개발 가치를 우선시하는 경향이 과거 사례를 보면 두드러졌다. 특히 전북이 처해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런 선호도는 더 강해진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 층이 고향을 떠나고 10개 시군은 이미 인구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됐다. 이런 상황에서 갈수록 정치 경제 영향력은 광주와 대전 틈바구니에서 이들 지역에 예속화되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전북이 신 성장 동력과 일자리 창출을 위한 생존적 인식 전환이 절실해지는 대목이다. 새만금은 현실적으로 이런 명분에 가장 근접해 있는 곳이다. 이를 위해 무엇보다 필요한 것이 민자외자를 끌어들이는 일이다. 그런 관점에서 국제공항 존재 여부는 외국인 투자 의욕을 불러일으키는 핵심 요소 중 하나다. 그렇다고 환경단체가 주장하는 서해안 갯벌의 보존 가치를 폄훼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개발을 통한 부가가치 창출이 지역 발전과 도민 이익 측면에서 먼저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게 2006년 천성산 터널 공사로 도룡뇽이 전부 죽는다는 소모적 논쟁이 4년간 이어져 결국엔 법원 판결로 공사는 재개됐고 이후 도룡뇽의 생태계 변화도 없었다. 전주 서곡교 언더패스도 마찬가지다. 꽉 막힌 출퇴근 교통지옥 해소를 위해 추진했는데 전주천 수달보호 명분으로 10년 넘게 멈춰서 있다. 이들 주장이 때론 절박하고 긍정적인 면도 적지 않지만 어쩔 때는반대를 위한 반대 를 하는 것은 아닌지 헷갈린다고 지적한다. 새만금 방조제와 수질 논란도 이런 환경단체의 반대운동 속에서 몸살을 앓았다. 두 차례나 공사 중단이 된데다 대규모 시위 등으로 우여곡절을 겪어야만 했다. 문제는 아직도 이들 반대 운동이 끝나지 않았다는 것. 지난달 23일 환경부는 새만금 국제공항의 전략 환경영향 평가와 관련해 2차 보완을 요구했다. 조기 착공에 빨간불이 켜졌다는 언론 보도에 도민들 분노가 폭발했다. 2019년 예비타당성 면제를 통해 개발에 속도를 내야 할 처지인데 오히려 제동이 걸렸다며 못마땅한 표정이다. 그러면서 지역 개발을 할 때마다 환경 보존만을 최고 가치로 내세우며 사사건건 대립하는 환경론자들에게 책임의 화살을 돌렸다. 도민들은 최근 새만금항 인입철도 사업이 정부 예비타당성 조사를 통과했다는 소식에 국제공항신항만을 묶어 이른바 새만금 트라이포트 물류체계를 꿈꿨는데 복병을 만난 셈이다. 해당 상임위 안호영, 윤준병 의원을 포함한 국회의원과 정치권행정이 특단의 결기를 보여야 할 때다. 더 이상 물러서면 새만금 미래는 어두워진다. /김영곤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열흘 뒤인 오는 13일 특별시와 광역시에 이어 특례시란 새로운 명칭의 도시 4곳이 탄생한다. 경기도 수원고양용인시와 경남 창원시다. 인구 100만명이 넘는 이들 4개 시는 오는 13일부터 행정재정분야의 재량권이 확대되고 광역시 수준의 복지 혜택을 누리는 특례시가 된다. 당장 눈에 띄는 것이 복지 혜택 확대다. 정부는 국민기초생활보장사업 기본재산액 지역 구분에서 중소도시(4200만원)였던 특례시를 대도시(6900만원)에 포함시켰다. 기초연금 지급대상자 선정기준의 기본재산액 기준에서도 특례시를 중소도시(8500만원)에서 대도시(1억3500만원)로 격상했다. 사회복지 지원 대상은 기본재산액을 뺀 나머지 재산에 따라 수급자와 수급액이 달라지기 때문에 기본재산액 기준이 높아지면 복지 혜택을 받는 수급자는 더 늘게 된다. 실제로 중소도시에서 대도시로 기준이 바뀌는 4개 특례시의 생계급여 수급액은 지금보다 가구당 월 최대 28만원, 기초연금 급여는 1인당 16만5000원 오른다. 창원특례시는 1만여 명의 시민이 170억원의 사회복지 분야 추가 급여 혜택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회복지 분야의 혜택 확대와 달리 행정재정 권한 이양은 아직 더디지만 전주와 청주의 특례시 지정 무산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정치권에서 인구 100만명 기준 이외에 인구 50만명 이상의 도청 소재지도 특례시에 포함시키려는 노력이 있었지만 시도지사협의회의 반대로 무산됐다. 특례시를 징검다리 삼아 광역도시로 전진할 길도 끊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달 28일 울산 태화강역에서 열린 울산~부산 광역전철 개통식에서 초광역협력의 성공은 광역교통망에 달려있다고 밝혔다. 앞으로 부산울산경남과 대구경북, 대전세종충청, 광주전남 등에서 광역철도사업이 추진된다. 문 대통령은 초광역협력은 한층 심화된 균형발전정책이라고 밝혔지만 광역시가 없어 초광역협력 자체가 불가능한 전북에는 한층 심화된 지역차별정책일 뿐이다. 광역전철 개통으로 울산과 부산은 40여분 거리의 단일 생활권이 됐다. 교통망 연결로 인구 1000만명, 경제규모 490조원의 동남권 메가시티를 향한 첫 걸음이 시작됐다. 지난달 31일에는 경기 이천과 충북 충주를 30분 이내에 잇는 KTX가 16년 만에 완공돼 경기와 충북의 단일 생활권 시대가 열렸다. 제2의 수도가 될 세종과 전주를 잇는 광역전철은 왜 안되는 것인가. 61 지방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전주시장 후보들은 한결같이 전주시의 광역화를 외치고 있다. 전주완주 통합에서 전주완주익산 광역경제권 구축 등 다양하다. 그러나 완주군민들의 거부감이 커 완주군수와 전북도지사의 공감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초광역협력 시대에 전주와 전북을 살리겠다는 단체장 후보들의 절실함이 있다면 사탕발림을 넘어 진정성 있는 논의와 협력에 먼저 나서야 한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한 살을 더하는 새해가 코앞이다. 연말이 되니 아무래도 나이 이야기가 많아진다. 그런데 흥미롭게도 연말연시에 나이 이야기를 가장 많이 하는 나라가 한국이란다. 알고 보니 이유가 있다. 새해를 맞으면 누구나 저절로 나이 한 살을 먹는 나라는 우리나라가 유일하다. 거기에 우리나라만큼 나이 셈법이 다양한 나라도 없다. 우리나라에는 세는 나이, 만 나이가 따로 있다. 세는 나이는 태어날 때 이미 1살이 되고 새해마다 1살을 더하는 나이다. 만 나이는 태어날 때는 0살, 1년 생일이 되면 1살을 더하는 나이다. 연 나이도 있다. 현재의 년도에서 태어난 년도를 뺀 나이다. 활용되는 종류로 보면 더 복잡하다. 일상생활, 법률관계, 병역법, 그리고 1~2월 출생자들이 학교 입학할 때 쓰는 사회적 나이까지 네 가지 연령방식이 혼재 되어 있기 때문이다. 세계 공통적으로 쓰이는 나이는 만 나이다. 우리나라에서도 법이나 공적인 서류 등에는 만 나이가 통용된다. 그러나 우리가 일상에서 쓰는 나이 셈법은 여전히 세는 나이가 우세하다. 동갑인데 빠른 연생이니 하여 서열(?)을 바로 잡는 문화는 우리나라만의 나이 셈법에서 비롯된 것이다. 한국식 나이 셈법의 유래는 아직 의견이 분분하지만 고대 중국에서 시작되었다는 설이 우세하다. 이 셈법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중국과 일본, 베트남 등 동아시아 국가들이 썼던 방식인데 서양식 만 나이가 보편화되면서 한국을 제외하고는 모두 만 나이로 통일했다. 특히 일본의 경우는 1902년, 만 나이를 공식적 나이로 적용하기 시작했는데 이후에도 세는 나이를 일상적으로 사용하자 1950년에는 만 나이만을 사용하게 하는 법을 만들었다. 사실 나이 셈법이 다양하다고 해서 꼭 나쁠 일만은 아닐 터다. 역사와 전통이 다른 국가들이 모두 셈법을 통일할 이유도 없다. 문제는 일상에서 쓰는 나이와 법률상으로 쓰이는 나이가 다르다보니 적지 않은 혼란을 가져온다는 것이다. 나이로 정해지는 서열문화나 나이와 관련된 정보 전달의 혼선, 특정 월 출산 기피 등 다양한 사회적 부작용들이 그것이다. 이쯤 되니 한국도 나이 셈법을 통일해야 한다는 여론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일수록 만 나이 통일에 대한 의견이 강하다. 2019년 국회에서 연령 계산 및 표시에 관한 법률 제정안이 발의된 것도,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만 나이의 공식적 일상적 사용을 선포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오는 것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한 예다. 지인이 연말 인사 문자를 보냈다. 문자 끝에 내년부터는 나이 값 하면서 살고 싶다고 붙였다. 나이 값 하는 일. 생각해보니 저절로 얻어지는 쉬운 일만은 아니다. /김은정 선임기자
일러스트=정윤성 새해가 오면 누구나 희망을 갖기 마련이다. 도민들도 지난 신축년의 아쉬움을 뒤로 하며 임인년 호랑이해에 희망을 걸어본다. 도민들은 올해 대선과 지방선거가 있기 때문에 다른 해보다 지역발전에 대한 희망이 남다르다. 그간 전북은 선거때마다 지역발전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대선에 큰 관심을 보여왔다. 하지만 기대가 크면 실망이 크다는 말이 딱 들어 맞아 도민들의 상실감만 컸다. 민주당 대선후보를 죽어라고 밀어줘봤자 지역으로 돌아온 게 없었기 때문이다.돌이켜보면 전북의 정치적 존재감이 적어 기대했던 것에 비해 성취가 덜하고 미미했다. 언제부터 전북의 정치가 호남정치의 변방으로 전락하면서 쇠락했는가. 가톨릭에서 내탓이요라고 말하지만 도민들이 30년 이상을 무작정 민주당 일변도로 간게 잘못이었다는 것이다. 한풀이는 DJ를 대통령으로 만든 것으로 끝내야 옳았다. 인권신장을 통해 민주주의를 발전시키는 계기를 만들었으면 그것으로 족해야 했다. 마르고 닳도록 죽어라하고 민주당만 계속 찍어줄 일이 아니었다. 그간 선거때마다 민주당 후보들은 타성에 젖어 찍어줘도 고마운 줄도 모르고 자신이 잘나서 된 것으로 착각했다. 자연히 이런 일이 반복되다 보니까 전북에서 선거의미는 없었다. 민주당 공천만 받으면 당선이 보장되므로 민주당 공천이 임명장이나 다름 없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 있을 수 있다는 말인가. 일상에서 경쟁없이 발전할 수 있는 것은 없다. 자본주의 체제하에서 경쟁은 필수원리다. 경쟁의 원리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은 것은 퇴보고 죽음을 향해 달릴 뿐이다. 지금 전북을 보면 30년전과 똑같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를 지지하는 것과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민주당 지지가 절대적이다. 현 문재인 정부가 잘해서 지지가 높다기 보다는 타성에 젖어 무작정 민주당을 지지하기 때문에 지지가 높게 나온다. 국민의힘이 예전보다는 지지율이 높아져 두자릿수를 넘보지만 아직도 멀게만 느껴진다. 대선이 60여일 남았지만 전북은 민주당이나 국민의힘쪽에서 별반 관심이 덜한 지역이 되었다. 민주당은 집토끼나 다름 없어 관심이 덜하고 국민의힘은 아무리 노력해도 표가 안나오기 때문에 굳이 신경쓸 필요가 없다고 보는 것 같다. 이런 구도가 만들어 지다 보니까 대선이 닥쳤어도 여야후보 모두가 전북을 스쳐 지나가는 경유지 정도로 여긴다. 민주당 이재명 후보가 매타버스로 2박3일간 전북을 방문했지만 진정성이 덜 느껴졌고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광주 전남만 신경쓰지 전북은 수박겉핥기식으로 훑고 지나갔다. 이런식이 된 것도 결국은 도민들의 잘못이 크다. 지금부터는 모두가 냉정해야 한다. 우리 운명은 우리 스스로가 개척한다는 생각으로 머리를 차갑게 싸매야 한다. 이번 대선 결과는 박빙으로 끝날 것으로 보인다. 집토끼 정도로 안일하게 여기는 후보나 진정성 없이 다녀갔다는 정도로 그친 후보는 경계해야 한다. 3.5%의 전북유권자가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되도록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인구 절벽시대가 더 빠르게 다가오고 있다. 우리나라 인구가 지난해 정점을 찍고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9일 통계청이 발표한 장래인구 추계(2020~2070년) 자료를 보면 올해 우리나라 총인구는 5175만 명으로 예측됐다. 지난해 5184만 명에 비해 9만여 명이 줄어든 수치다. 애당초 2028년으로 예측했던 인구 정점이 8년이나 앞당겨진 것이다. 인구 감소추세는 더 빨라져 2040년 5019만 명, 2050년 4736만 명, 2060년 4262만 명, 2070년에는 3766만 명까지 감소할 전망이다. 전북의 인구 감소세는 더 급격한 내리막길이다. 전북 인구는 지난 3월 180만 명선이 붕괴됐다. 지난 2015년 187만 명에서 6년 새 7만2200여 명이 줄어들었다. 전북 인구는 1960년대까지만 해도 252만여 명으로 전국 인구 대비 10%를 차지했지만 지금은 전국 인구의 3.5%에 불과하다. 인구 유출뿐만 아니라 출생아 수보다 사망자 수가 많은 자연 감소도 심각한 상황이다. 전북의 자연 감소 인수 수는 지난 2016년 1063명에서 2018년 4513명, 2020년 6588명 등 갈수록 감소 폭이 커지고 있다. 반면 출생아 수는 2016년 1만2913명, 2018년 1만240명, 2020년 8318명 등 갈수록 줄어들고 있다. 저출산을 극복하려 정부에서도 막대한 예산을 투입하고 있지만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출산과 보육에 120조 원이 넘는 재정을 투입했다 하지만 합계출산율은 지난 2015년 1.24명에서 2020년 0.84명으로 하락했다. 전라북도와 14개 시군도 지난 6년간 출산정책에만 1121억 원을 쏟아부었지만 추락하는 출산율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인구 절벽과 지방 소멸을 막으려면 출산과 양육 교육의 국가책임제 도입이 절실하다. 정부와 자치단체가 출산율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지만 현재 수준으로는 미봉책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심각한 저출산 문제를 해결하고 국가 소멸을 극복하려면 임신과 출산에서부터 보육과 교육에 이르기까지 모두 국가가 책임져야 한다. 이를 위해선 인구 문제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고 국가 재정을 집중 투자해야 한다. 20대 대선 후보 중 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출산과 양육의 국가책임제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는 아직 언급이 없다. 이재명 후보는 교육분야 선대위 회의에서 양육과 교육 돌봄은 개인이 부담할 것이 아닌 국가가 책임져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이 하나 키우는 데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아프리카 격언이 있지만 이제는 아이 키우는 일은 국가가 책임져야 할 때다. /권순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김제시의회가 다시 발칵 뒤집혔다. 지난해 유례없는 의원간 성 추문 사건으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해 제명 처리된 당사자들이 다시 돌아온다고 해서다. 김제시의회를 두 번 죽이는 일이 실제 벌어졌다며 의회와 시민들은 발끈하고 나섰다. 언론에서 거의 중계하다시피한 이들의 부적절한 내용은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다만 두 의원이 저지른 부도덕한 행위 못지않게 이 사건을 바라보는 이들의 현실 인식이 더 안타깝다는 것이다. 스캔들이 터진 뒤 빗발치는 시민들 제명 요구에 의회는 결국 손을 들고 말았다. 지방의회 부활 이후 전북에서 제명된 의원은 이들이 처음이다. 그런데 이들은 제명 처리된 뒤 곧바로 이에 불복해 무효 확인소송을 제기하면서 주위 사람을 놀라게 했다. 사건의 충격파를 감안할 때 당사자라면 스캔들이 빨리 가라앉길 간절히 원했을 것으로 짐작했다. 더군다나 좁은 지역 사회에서 고개조차 들 수 없는 불륜에다 얼굴 이름까지 전부 공개돼 바깥 출입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하지만 임기가 1년 이상 남은 시점이라 의정활동에 대한 미련이 남아서일까, 그들은 언론의 표적이 되는 소송을 선택함으로써 오히려 스캔들을 확대 재생산하는 패착을 뒀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공적 지위에 있는 그들의 성 스캔들이 당사자인 유진우 의원의 회견으로 불거졌다는 점이다. 그 무렵 현충일 추념식장에서도 이들은 갈등을 연출했고, 심지어는 의회 본회의장에서도 거칠게 실랑이를 벌이며 사건은 일파만파로 확대됐다. 당시엔 체면과 자존심 따윈 그들에게 없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그들이 1년여 법정다툼 끝에 의회로 복귀하는 길이 열리면서 지역 사회는 충격과 분노에 휩싸여 있다. 법원 판결에 따라 본인들 희망대로 다시 의정 활동을 시작할 수 있게는 됐다. 이미 의정 활동에 나선 고미정 의원과 조만간 복귀가 예상되는 유진우 의원에 대해 의회는 대법원의 최종심까지 받아보겠다는 방침을 굳히고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 지역 사회 여론은 다시 들끓고 있다. 수면 아래 악몽이 서서히 되살아난다며 민심이 점차 사나워지고 있다. 도대체 무슨 이유로 이들은 다시 의회에 발을 들여놓을 생각을 하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며 비난 일색이다. 의회 체면은 그만두고라도 김제 시민의 명예가 사람들 입방아에 다시 오르는 걸 탐탁지 않게 여기는 분위기다. 아이들 보기에도 민망하다며 혀를 차고 있다. 설령 이들이 복귀하더라도 활발한 의정 활동을 하기엔 쉽지 않아 보인다는 게 중론이다. 심상치 않은 시민들 반대 기류가 걸림돌로 작용할거라는 관측이다. 이런 상황을 예측하지 못했다면 그들의 안이함이 문제라는 것이다. 개인 명예나 자존심 회복을 위해 소송을 불사했다면 모를까. 어떤 이유로도 이들의 의회 복귀는 납득할 수 없다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참고로 당시 이들 불륜을 둘러싼 제명을 늑장 처리했다며 그 책임을 물어 김제시의장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추진되자 의장이 사퇴하고 말았다. 이것이 민심이다. /김영곤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광주 전남에 기반을 둔 호반건설과 중흥건설의 성장 기세가 무섭다. 지역 건설업계의 맹주 자리를 놓고 경쟁하면서 몸집을 불려온 두 기업은 경쟁 무대를 전국으로 넓혔다. S클래스란 아파트 브랜드의 중흥건설은 지난 9일 올해 시공능력 평가 5위인 대우건설을 인수했다. 시공능력 평가 17위인 중흥토건과 40위인 중흥건설의 시공능력을 합하면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에 이어 건설업계 3위다. 2019년 국내 재계순위 37위에서 2020년 46위, 2021년 47위로 하락했던 중흥건설은 대우건설 인수로 재계순위도 21위로 수직 상승하게 된다. 중흥은 토건과 건설은 물론 골드스파&리조트, 헤럴드경제와 코리아헤럴드, 남도일보 등 언론사도 인수해 운영하고 있다. 베르디움이란 아파트 브랜드의 호반건설은 2019년2020년 재계순위 44위에서 2021년 37위로 7계단 올라서면서 중흥건설을 제쳤지만 내년에는 다시 순위가 바뀔 가능성이 높아졌다. 호반은 중흥보다 사업 다각화에 더욱 적극적이다. 리솜리조트와 덕평CC서서울CC, 삼성금거래소, 대아청과, 국내 케이블업계 2위인 대한전선, 그리고 전자신문과 EBN(산업경제신문), 서울신문 등 건설을 넘어 제조레저유통미디어 분야까지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전북에는 올해 재계순위 31위로 호반과 중흥을 제친 식품기업 하림이 있지만 주택건설을 기반으로 국내 50위 이내 대기업 집단에 올라선 광주 전남의 두 건설사를 보면 전북 건설업과 격세지감이 느껴진다. 비사벌, 신일, 거성, 서호, 남양, 엘드, 성원 등 전북 건설업체들은 10여 년 전부터 호반과 중흥은 물론 부영, 우미, 영무 등 광주 전남 건설업체들과 수도권 업체들이 도내 주택시장을 잠식하면서 속속 무너졌다. 지금은 제일건설과 계성건설이 그나마 전북 주택건설업을 지탱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전주에 기반을 둔 신성건설을 모태로 한국토지신탁에 이어 사실상의 전북 기업이 된 동부건설의 향후 성장세가 주목된다. 전주 출신인 차정훈 회장은 신성건설을 발판삼아 엠케이전자, 한국토지신탁, 동부건설을 차례로 인수하며 사세를 확장하고 있다. 동부건설은 올해 4월에는 한진중공업을 인수하며 건설 분야를 넘어 조선업과 해상풍력 등의 친환경 에너지 분야까지 사업 다각화에 나서고 있다. 2021년 시공능력 평가 21위인 동부건설은 43위인 한진중공업 인수로 두 회사의 시공능력 평가액을 합하면 태영건설을 누르고 국내 14위에 오르게 된다. 업계는 두 회사의 내년 시공능력 평가 10위권 진입까지 예상하고 있다. 센트레빌이란 아파트 브랜드로 수도권에서 인지도가 높은 동부건설의 잠재력은 광주 전남의 중흥과 호반에 뒤지지 않는다. 수도권 대기업을 찾아 전북을 떠나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줄 고향의 대기업으로 동부와 하림이 더욱 성장하고 발전해 전북과 함께하길 기대해본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올해도 전주 완주 통합이 해를 넘기게 됐다. 전주 완주의 통합의 당위성은 재론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절박한 문제다. 그런데도 안되는 이유는 한두가지가 아니지만 전주시민만 찬성하고 완주군민 다수가 찬성을 안하기 때문이다. 결론부터 말하면 전주 완주가 통합하려면 완주군민이 주체가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통합 추진작업을 살펴보면 전주시민들만 일방적으로 나서온 탓에통합작업이 안된 것이다.완주군민들은 통합에 별로 탐탁스럽게 여기지도않는데 전주시민들이 일방적으로 통합해야 한다고 주장하기 때문에엇박자가 난 것이다. 전주 완주가 통합하려면시간에 얽매이지 말고 완주군민들이 통합의 진정성을 받아들이도록 전주시가 적극 노력해야 한다. 마치 사탕발림식으로 진정성 없이 완주군민들을 현혹해선 안된다. 통합해야겠다는 마음이 스스로 생겨나도록진정성 있게 접근해야 한다.. 그간 완주군민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를 많이 봤다. 전주시 도시 팽창에 따라 혐오시설에 해당한 일련의 시설들이 전주 인접의 완주군에 들어섰다. 환경을 오염하고 훼손시키는 시설들이 속속 들어선 탓이 크다. 그렇다고 완주발전에 크게 도움준 것도 없이 일방적으로 혐오시설만들어섰다. 그 럴때마다 피해보상 같은 건이뤄지지 않고 시설들만 들어서 완주군민들의 의사가 무시당했다. 전주시민들은 그간 완주군민들이 입은 피해를 잘 헤아리지 못하고 있다. 무슨 피해를 입었길래 그러냐고되물을 수 있다.그러나 전주시쓰레기소각장 건설을위해 완주 이서면 상림리 일대를야금야금 먹어 치운것을 비롯 전주시가 그간 알게 모르게 완주군 인접지역을 시로 편입시켰다. 시로 편입시킬 때마다 사탕발림정책을 폈을 뿐 진정으로 지역개발은 뒷전으로 밀리고말았다. 시 편입으로 공시지가만 상승해 세금부담만있어왔지완주군에 있을 때보다 복지는 오히려 뒷걸음질 쳤다. 전주 완주통합은 충북의 청주청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 파이를 키워 양지역이 상생발전하고 있는 것을 본받아야 한다. 아쉬운 것은김승수 전주시장과 박성일 완주군수가 내년 지방선거에 불출마키로했을 때 다소 동력이떨어졌지만 통합작업을 하겠다고 선언했어야 했다. 꺼진 통합의 불씨를 살려 놓을 수 있는 좋은 기회를 놓쳤지만 지금도 늦지 않았다.특히 김 시장이 통합시장은 완주출신이 맡도록 하고 그간 완주군민들이 입은 피해를 위무하기 위해서라도 특별회계를 편성해 조건없이 전액을 주겠다고 선언하면 된다.또 통합전이라도 완주군민들이 전주시민과 똑같은 대우를 받도록해주겠다고약속하면 된다. 지금 다른 시도는 광역권 행정통합을 한다고 난리법석을 떠는데전북은 역사적지리적 생활권이같은 전주 완주를 통합못하고 있으니 안타까울 따름이다. 전주의 쇠퇴를 막고 완주를 부강시키려면 통합은 가급적 빨라야한다. 지금부터는 완주군의회나 민간 사회단체가주축이 돼서 나서야 한다. 완주도 빼앗기고 잃는다는생각보다는 전북 전체를 살린다는 큰 그림을 그려서 나가야만 통합이 이뤄질 수 있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일러스트=정윤성 그 자신 노숙자였다. 태어난 곳은 런던 노팅힐 슬럼가. 집세를 내지 못할 정도로 가난해 다섯 살 때 노숙자가 되었고, 일곱 살 때 고아원에 보내졌다. 가출을 하고 남의 것을 훔치기도 했던 그는 열세 살 때 감옥에 갔다. 불행한 삶이었다. 20대에 이르러 과거와 결별하고 공부를 시작했다. 출판에 특별한 관심을 갖게 된 그는 잡지를 만들었다. 세계적 화장품 브랜드 <더바디숍>의 공동창업자 고든 로딕의 제안을 받고 1991년, 잡지 <빅이슈 Big Issue)를 창간했다. <빅이슈> 공동대표 존 버드 이야기다. <빅이슈>는 사회적 이슈와 비즈니스를 결합한 잡지다. 격주 간으로 발행되는 이 종이 잡지는 노숙자들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노숙자들에게만 잡지를 판매할 수 있는 권한을 주어 자활의 계기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였다. 잡지는 창간한지 얼마 되지 않아 수천 명 노숙자들에게 일자리를 주어 자립으로 이끌었다. 당시 영국의 500여개 자선단체가 하지 못한 일을 <빅이슈>가 해냈다는 평가를 받을 정도였다. 노숙자들이 직접 홍보하고 판매하며 자활의 기회를 얻는 <빅이슈>는 세계 각국으로 퍼져갔다. 2010년 6월, 우리나라에도 <빅이슈 코리아>가 첫선을 보였다. 걱정과 우려가 없진 않았으나 노숙자들의 자활을 돕는 취지와 목표는 건강한 성장을 이끌었다. 그러나 <빅이슈>의 의미 있는 성장은 멈췄다. 코로나 팬데믹으로 지하철이나 대학가에서 잡지를 팔기 어려워지자 판매량은 급격히 떨어졌다. 세계 각국의 <빅이슈>가 공통적으로 맞닥뜨린 위기였다. 영국의 <빅이슈>도 2020년 3월, 정부가 코로나로 첫 봉쇄령을 내리자 판매량이 0으로 떨어졌다. 새로운 마케팅 전략이 절박해지자 <빅이슈>는 판매 방식을 온라인과 디지털로 전환하는 작업에 나섰다. 세계 최대 구인 구직 소셜미디어인 <링크드인>과의 협업이 시작됐다. 판매원과 고객이 적극적으로 교류할 수 있는 온라인 커머스 플랫폼을 만드는 이 프로젝트는 기존의 단골 고객과의 관계를 지속시키면서 잠재 고객을 발굴할 수 있는 통로로 활용할 수 있게 하는 것이 목표. 판매원과의 특별한 유대가 빅이슈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조사결과를 주목한 시도였다. 노숙자 판매원들에게는 소셜 플랫폼을 활용할 수 있도록 사용법을 철저하게 교육시켰다. 거리에서 판매하던 방식을 플랫폼을 활용한 커머스 채널로 바꾼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프로젝트 성과는 놀라웠다. 판매량은 400% 증가했고 디지털 구독도 325% 증가했다. 세계 3대 광고제 중 하나인 <칸 국제광고제>는 빅이슈와 링크드인의 이 협업 프로젝트에 '2021 그랑프리'를 안겼다. 더 탄탄해진 이 잡지의 행보가 반갑다. /김은정 선임기자
일러스트=정윤성 선대위 출범 전부터 파열음을 내던 국민의힘이 이준석 당 대표와 윤석열 대선 후보 사이에 감정의 골만 드러낸 채 파국 양상을 맞고 있다. 그동안 선대위 구성과 외부 인사 영입 등을 놓고 양측이 크고 작은 갈등을 빚어왔지만 정권교체라는 대의명분 아래 가까스로 분란을 추스르고 매머드 선대위를 띄웠으나이준석 대표가 선대위의 모든 직함을 내려놓으면서 결국 수레의 한 축이 이탈하고 말았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단초는 이른바 윤핵관(윤석열핵심관계자)의 득세에 있다. 이 대표가 전격 사퇴를 결행한 것도 조수진 선대위 공보단장의 언행에서 촉발됐다. 중앙선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김건희씨의 허위경력 논란에 대한 당 대응과 관련해 이준석 대표와 설전을 벌이면서 조 단장이 나는 후보 지시만 받는다라며 발언한 게 화근이 됐다. 이에 격노한 이 대표가 책상을 치며 퇴장했다. 중앙선대위 공동상임위원장이자 공보단장이 속한 홍보미디어총괄본부장인 이 대표를 개무시한 듯한 언사가 아닐 수 없다. 게다가 조 단장은 이준석 황당한 이유로 난동! 정신건강 우려된다! 지금이라도 사퇴시켜야!라는 제목의 유튜브 방송 링크를 일부 출입기자들에게 보내 이 대표의 행태를 조롱하는 듯한 의도를 엿보이기도 했다. 여기에 윤 후보 최측근으로 통하는 장제원 의원은 한술 더 떠 당 대표와 공보단장이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며 당 대표의 옹졸한 자기 정치, 공보단장이란 분은 어디서 함부로 후보 뜻을 팔고 다니냐며 양측을 싸잡아 맹비난했다. 이처럼 당 대표를 무시하고 치받고 흔드는 상황에서 정작 사태 수습에 나서야 할 윤 후보가 그게 바로 민주주의라고 언급한 게 이 대표를 더 자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울산 회동에서 폭탄주 만찬을 하면서 화합을 다졌던 이 대표와 윤 후보는 불과 보름 남짓 만에 다시 등을 돌리고 말았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이른바 윤핵관 세력이 후보의 뜻을 내세워 선대위를 산으로 끌고 가고 있다는 불만이 비등하다. 이것이 진짜 후보의 뜻이어도 문제이고 아니어도 문제라는 인식이 팽배하다. 이준석 대표도 선대위 직책 사퇴 기자회견에서 직접 윤핵관을 거론하며 어쩌면 이런 모습이 선거기간 내내 반복될 것이란 비통한 생각이 들었다면서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국민의힘 선대위의 내홍은 최근 비등한 정권교체 여론을 타고 더 첨예해지는 측면이 있다. 집권 가능성이 높아지자 서로 충성 경쟁과 함께 헤게모니 다툼이 치열한 탓이다. 하지만 측근이나 비선이 득세하고 내부 균열을 자초하게 되면 무너지는 건 한 순간이다. 비선 실세나 최측근, 아들 때문에 망가진 전직 대통령이 한 둘이 아니란 사실을 윤 후보와 국민의힘은 직시해야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얼마 전 남원임실순창 지역구 이용호 의원의 국민의힘 입당을 놓고 한바탕 공방이 일었다. 이 의원이 무소속 임에도 민주당에선 배신자 철새 운운하며 거칠게 그를 몰아세웠다. 여당 지지자들도 이에 가세해 입에 담지 못할 표현을 써가며 인신공격성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국민의힘 반격도 만만치 않았다. 이 의원이 총선 때 약속한 민주당 복당 문제를 매듭짓기 위해 두 차례 입당 의사를 밝혔는데도 결국 묵살 당했다는 것이다. 되레 민주당이 이 의원에게 책임을 뒤집어 씌우는 역공 전략을 펴고 있다고 성토했다. 이번 사태에서 이 의원을 겨냥한 민주당의 비난 수위를 감안하면 마치 허를 찔린 듯 전면 공세의 분풀이 양상을 보였다. 민주당 독식구조 정서가 뿌리 깊은 지역 출신이라 그랬는지 당황한 기색이 역력해 보인다. 이 의원은 지난 총선 당시 민주당 후보가 도내 9개 지역을 싹쓸이한 가운데 호남에서도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재선이다. 그는 원래 여당 성향의 인물로 분류됐다. 그래서 제 자리로 복귀하려고 무던히 애를 썼는데도 민주당이 받아줄 것처럼 하다가 끝내 거부함에 따라 행선지를 바꾼 것이다. 편 가르기 기득권 세력의 벽을 극복하지 못한 셈이다. 그래놓고 민주당이 뒤늦게서야 총질하는 이중적 행태는 정치권 불신만 부추기는 꼴이다. 유권자 입장에서는 이런 난타전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갖고 있다. 지역 발전은 안중에도 없고 정치적 이해 득실에만 매몰돼 있기 때문이다. 물론 이 의원 입당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강하지만 대승적 차원에서 지역 발전의 긍정 신호로 읽히는 대목도 있다. 실제 그의 지역구 최대 현안인 남원 공공의대만 해도 그렇다. 2024년 남원 개교를 정부가 못박아 놓고도 매듭을 짓지 못하는 데는 국민의힘 반대도 큰몫 한다. 이 의원 정무적 역할이 어느 때보다 절실히 요구되는 까닭이다. 그는 입당관련 회견에서 민주당은 호남을 다 잡은 고기처럼 생각한다. 선거 때만 핑크빛 공약을 남발하고 끝나면 나 몰라라 식이다며 민주당의 지역 독과점 폐해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호남에서도 경쟁 구도를 통한 지역 발전의 촉매제 역할을 애써 강조하기도 했다. 국회 문턱에서 지역 현안들이 번번이 좌절을 겪는 것도 야당 협조를 끌어내지 못한 탓이다. 특히 전북은 민주당 정서가 워낙 세기 때문에 국민의힘 반작용도 그만큼 강하게 작용한다. 여당 일색 구도를 탈피해 야당과도 소통이 가능한 조합이라면 더욱 금상첨화다. 20대 국회 탄소법 통과가 대표적이다. 정운천 의원의 숨은 노력이 결정적 계기가 됐다. 그는 21대 총선 기간 중 반대가 심했던 부산의 김도읍 법안소위 위원장을 비롯해 다른 위원들의 선거캠프까지 찾아가 입법의 중요성을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마찬가지로 이 의원도 결실을 맺기 위해 호랑이 굴인 야당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의 불가피한 선택이 지역 발전의 플러스 효과로 이어졌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김영곤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15년 전 익산 약촌오거리 택시기사 살인사건의 진범을 무혐의 처분해 사건의 진실을 밝히지 못했던 검사가 억울한 옥살이를 한 피해자를 만나 사과하고 용서받고 화해한 일이 화제를 모았다. 지난 8월 피해자가 사는 전주에 직접 찾아와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사과한 일이 4개월 뒤인 지난 13일 뒤늦게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박범계 법무부 장관과 김오수 검찰총장은 물론 검찰 내부에서 해당 검사의 용기를 격려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지난 2005년 2월 3년차 검사로 전주지검 군산지청에 발령받아 2000년 8월 발생한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의 후속 처리를 맡았던 김훈영 검사(현 부산지검 동부지청 형사1부장) 이야기다. 그는 약촌오거리 살인사건을 처음부터 직접 수사하고 기소한 검사가 아니다. 피해자가 억울한 옥살이를 하고 있을 때 뒤늦게 잡힌 진범을 무혐의 처분한 검사다. 김 검사는 전임이었던 선배 검사가 진범에 대한 경찰의 구속영장 신청을 기각하는 등 수사가 제대로 안된 상태에서 사건을 넘겨받아 2006년 최종적으로 마무리했을 뿐이었다. 이후 징역 10년형을 모두 채우고 2010년 만기 출소한 피해자는 재심을 통해 2016년 무죄를 선고받았고, 진범은 구속기소돼 징역 15년이 확정됐다. 사건의 진실이 밝혀진 뒤 김 검사는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지 않았다. 당시에는 최선을 다했지만 자신의 판단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은 뒤 오랜 번민과 고민의 시간을 보냈다. 지난 8월 피해자를 만난 김 검사는 사과와 용서와 화해의 시간을 가졌다. 피해자도 김 검사의 진심어린 사과를 받아들여 지난 15일 그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취하했다. 같은 날 전주지법 군산지원에서는 또 다른 재심 사건에 대한 판결이 있었다. 동료 선원이 북한을 찬양한 사실을 알고도 수사기관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반공법상 불고지죄)로 기소돼 1969년 각각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3년, 자격정지 1년 형을 받은 임도수 씨와 양재천 씨는 수사기관의 불법 구금과 고문 등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허위 자백한 사실이 인정돼 무죄 판결을 받았다. 양 씨는 지난 1973년 12월에, 임 씨는 작년 9월에 세상을 떠났지만 52년 만에 빨갱이 전과란 누명을 벗었다. 무죄를 선고한 재판부는 국가가 국민에게 해서는 안 되는 일을 했다. 많이 늦었지만 고인의 명복을 빌며 재심 결과를 시작으로 고인이 된 피고인들의 명예가 조금이나마 회복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약촌오거리 살인사건 책임자들 가운데 유일하게 피해자를 직접 찾아가 사과한 김훈영 검사는 품격 있는 검사를 강조해 왔다고 한다. 철저하고 공정한 수사와 냉철한 판단, 합당한 처분과 결정을 내릴 능력, 그리고 누구에게든 경청하고 예의를 다하는 것을 검사의 품격으로 후배들에게 당부해 왔다고 한다. 김훈영 검사의 품격이 우리 사회 품격의 이정표가 되었으면 좋겠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전북은 올해도 희망고문만 당하고 말았다. 문재인 정부가 지역균형발전을 기치로 내걸어 내심 희망을 가졌지만 임기말을 맞고서도 제대로 된 게 거의 없다. 장래 SOC구축 계획에서도 제외돼 과연 전북발전이 가능할 수 있을지가 의문이 든다. 철도망 구축을 비롯 고속도로건설 새만금건설이 전북이 계획했던대로 안되고 있다. 그 이유는 전북정치권이 너무 힘이 없고 말발이 안서고 있기 때문이다. 10명의 국회의원 중 중앙정치무대에서 소신껏 전북몫을 찾아오는 의원이 없다. 정치는 국가예산을 나눠먹는 고도의 기술이기 때문에 역량있는 국회의원이 있느냐가 제일 중요하다. 재선의원 정도 되면 각 부처를 쥐락펴락할 정도는 되어야 한다. 하지만 전북 의원 중에는 야무진 의원이 없어 부처나 정부출연기관 등에서도 우숩게 본다. 국회의원 평가는 언론과 중앙부처 공직자들이 한다. 초선이라도 전문성있고 똑똑하면 말발이 서 해당 부처에서 옴싹달싹 못한다. 그래서 국가예산확보하기가 훨씬 수월하다. 알아서 챙겨줄 정도가 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이다. 그 정도가 되어야 국회의원 배지 달고 폼 잡고 다닐만 한 것이다. 시중에서는 국회의원을 도의원 정도로 평가절하한다. 그도 그럴 것이 국회의원으로서 제역할을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른 지역 보면 국가예산 확보해서 지역숙원사업을 척척 해결해 간다. 전남은 DJ정부 때 섬과 섬을 잇는 연육교 가설이 거의 끝났다. 지금은 전남 여수와 경남 남해를 해저로 잇는 해저터널공사를 눈 앞에 두고 있다. 충남도 세계에서 5번째로 긴 보령해저터널공사를 11년만에 완공해 개통시켰다. 이런 상황에서 이제야 고창과 부안을 잇는 노을대교 건설 사업이 예타를 통과했으니 얼마나 다른 지역에 비해 전북발전이 뒤처지고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어민들의 반대가 있었지만 해상풍력사업도 전북이 출발은 빨랐지만 전남에 뒤졌다. 전북은 서남대 의대 폐교로 생긴 정원 49명을 갖고 공공의대를 설립키로 한 것도 한발짝도 제대로 떼지 못한채 자칫 타 지역으로 빼앗긴 처지에 놓였다. 전남 순천과 목포 그리고 경북이 인구비례에 비하면 의사수가 적다는 이유로 의대유치전에 뛰어 들었다. 전북의 자원임에도 불구하고 의사협회와 야당이 반대한다는 명분에 밀려 남원공공의대 설립이 장기간 표류한 탓이 크다. 새만금공항건설은 환경단체의 반대로 환경부에서 전략환경영향평가를 발목 잡고 있다. 새만금신항만도 다른 지역에 비해 배후지역이 광활하다고 소개만 됐지 국가재정사업이 아닌 민자유치로 돼 있어 설사 9선석중 2선석이 2025년 완공되어도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이같이 지역현안이 전북도가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지 못하는 것은 전북정치권이 중앙무대에서 제대로 뒷받침을 못해주고 있기 때문이다. 군산조선소 재가동 문제도 EU가 현대중공업의 대우조선 인수를 독과점우려 때문에 승인거부 쪽으로 전망돼 다시 먹구름이 끼었다. 송하진 지사가 3선에 도전할 것으로 보이지만 약체의원들 때문에 더 힘들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일러스트=정윤성 1945년 8월 24일, 일본 북동쪽에 있는 아오모리현 오미나토항을 출발해 부산항으로 가던 대형 함선이 폭발음과 함께 침몰하고 말았다. 갑자기 방향을 돌려 일본 중부 동해 연한의 마이즈루항으로 들어가다 일어난 참사였다. 자그마치 4,740t급이나 되는 이 대형 함선은 우키시마호. 귀국길에 오른 조선인 노동자들과 가족이 타고 있었다. 우키시마호는 패망한 일본이 일본 전범 재판과 관련해 일어날지도 모를 조선인 노동자들의 폭동을 우려해 그들을 부산으로 송환시키기 위해 동원한 일본 해군 군함이었다. 당시 일본이 공식적으로 인정한 사망자는 5백여 명. 그러나 정확한 사상자 수나 침몰 원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이른바 우키시마호 사건이다. 온갖 의혹에 쌓여 있던 우키시마호에 관한 내용이 일부라도 밝혀진 것은 2014년 일본 외무성 문서가 처음 공개되면서다. 이 문서는 우키시마호에 8천여 명이 타고 있었다고 기록되어 있었지만 일본은 76년이 지난 지금까지 사건에 대한 진상 규명도, 희생자에 대한 사과나 그 어떤 보상도 하지 않고 있다. 이 사건을 법정으로 이끌어 세상에 더 널리 알린 사람이 있다. 지난 12일 별세한 이금주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 회장이다. 이 회장은 1940년 결혼했지만 그의 남편은 1942년 일본 해군 군무원으로 끌려가 이듬해 사망했다. 그 뒤 그는 일생을 일제 강점기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피해회복과 일본 정부의 사죄를 촉구하는 운동에 바쳤다. 본격적으로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인권회복에 나선 것은 1988년, 그의 나이 예순여덟 살이었다. 태평양전쟁희생자광주유족회장을 맡게 된 그는 피해자들을 찾아내 그들의 증언을 손 글씨로 기록하기 시작했다. 이 기록은 도쿄지방재판소에 일본 전범 기업의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하는 근거가 됐다. 일제 피해자들이 처음으로 제기한 대규모 집단소송으로 알려진 광주 1000인 소송이었다. 이 회장은 이후 일본 정부를 상대로 한 여러 손해배상 소송을 연대하고 앞장서며 이끌었다. 그 소송을 위해 일본을 오간 것만도 80여회. 번번이 패소했지만 그의 의지는 꺾이지 않았다. 그는 우리 정부를 상대로 한 한일 회담 문서 공개 소송에도 직접 원고로 나섰다. 덕분에 한일회담 문서가 공개됐고, 2004년에는 일제 강제동원 특별법이 제정됐다. 올해 101세. 30여년을 일제 피해자 인권운동에 헌신했으나 정작 이 회장은 제대로 된 결실을 보지 못하고 세상을 떠났다. 그가 남긴 귀한 유산이 있다. 손 글씨로 기록한 강제동원 피해자들의 증언이다. 1천명이 넘는 피해자 증언이 그의 손 글씨 덕분에 살아 있는 역사가 됐다. /김은정 선임기자
일러스트=정윤성 무소속 이용호 의원(남원임실순창)이 지난 7일 보수 야당인 국민의힘에 전격 입당하자 지역사회에서 그를 맹비난하는 성명이 잇따랐다. 더불어민주당에서도 정치 철새 변절자 운운하며 이 의원의 정치 행보를 강력히 성토했다. 반면 국민의힘에선 민주당이 추태를 부리고 있다면서 이 의원을 적극 옹호하고 나섰다. 평소 같으면 이 의원의 정치적 선택이 이렇게 첨예하지 않았겠지만 대통령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이기에 여야와 지역사회의 반응이 더욱 민감하다. 게다가 이번 대선에서 초박빙의 승부가 예견되면서 호남지역 현역 국회의원의 행보가 큰 주목을 끌 수밖에 없다. 사실 이용호 의원의 처음 선택지는 국민의힘이 아니었다. 지난 4.15 총선 때 무소속으로 출사표를 내건 그는 당선되면 민주당 입당을 공언했다. 선거 공보물과 플래카드, 그리고 자신이 입은 점퍼까지도 민주당 상징색인 파란색으로 도배했다. 또 당선되면 문재인 정부를 돕겠다면서 민주당 마케팅 전략 모드로 선거전에 임했다. 개표 결과, 민주당 이강래 후보를 2600여 표 차로 꺾고 재선 고지에 올랐다. 그렇지만 그의 민주당 입당은 허용되지 않았다. 두 차례나 민주당의 문을 노크했지만 번번이 좌절됐다. 지역 정치권의 반대가 심했기 때문이다. 호남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된 득표력과 정치 역량을 갖추었지만 계파 정치의 첨예한 이해관계로 민주당에서 연거푸 문전박대당하고 말았다. 이 대목에서 이 의원은 인간적인 모멸감과 비애감이 들었다고 토로한다. 결국 이 의원은 무소속의 한계를 극복하려면 양자택일할 수밖에 없었다. 국회의원 개개인이 헌법기관이지만 무소속으로는 되는 것도 안 되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지역 최대 현안인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대표적 케이스. 공공의대 부지 선정과 건립 예산까지 세워 놓고도 물거품이 되고 말았다. 표면적으론 야당과 의사단체의 반대를 꼽지만 180석을 가진 거대 민주당의 관철 의지 부족도 원인이다. 이제 이 의원의 정치적 승부수는 내년 20대 대선 결과에 달렸다. 윤석열 후보가 대권을 잡게 되면 그의 앞날은 어느 정도 꽃길이 예견되지만 실패하면 고난의 가시밭길일 수밖에 없다. 아니 정치 생명도 위태롭게 된다. 그러나 공공의대 설립 등 꽉 막힌 지역 현안을 해결하고 남원 임실 순창의 성장동력을 세워나가면 지역 유권자들에게 그의 진정성이 어필될 수도 있다. 지역 민심을 저버린 기회주의적 정치 철새인지, 아니면 지역 발전과 정치 통합을 위한 고심 어린 결단인지 전북 도민들이 지켜볼 일이다. /권순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요즘 전주시내 두 가지 광경이 오버랩 되면서 세밑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코로나 하루 확진자가 전북에도 사상 첫 100명 대를 기록한 뒤 선별 진료소에 길게 늘어선 대기자들이 눈에 띈다. 그런가 하면 간선도로인 백제대로 등에선 가로수 정비 작업이 짜증을 유발하고 있다. 교통체증은 물론 인도까지 점령해 시민 불편을 가중시키기 때문이다. 가뜩이나 방역강화 때문에 일상 패턴이 다시 바뀌면서 2년 가까운 스트레스로 인해 일종의 우울 증세인 코로나 블루를 겪는 이가 적지 않다고 한다. 더욱이 매출 절벽을 겪고 있는 자영업 소상공인들은 더 이상 못 버티겠다며 아우성인데 하필 이런 때 사업을 벌여야 하는 것인지 도무지 이해가 안된다. 멀쩡하고 크게 불편하지도 않은 데 뜯어내고 다시 파헤치는 일이 해마다 반복되다 보니 누구를 위한 사업 인지 헷갈린다. 사업 효과는 둘째치고 완급(緩急)의 타이밍 문제다. 당장 지금은 코로나 여파로 생존 경쟁에 내몰린 이들의 고통 해소에 집중해야 할 때다. 이 와중에도 내년 전주시장을 겨냥한 입지자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그들은 최근 뜨거운 정책 대결을 펼치며 표심 잡기에 본격 나선 형국이다. 예전에는 표를 의식해서 입장 표명을 꺼려했던 민감한 현안에 대해서도 거침없이 의견을 밝히는 모습이 신선하기까지 한다. 자연스럽게 이런 변화된 모습들이 차기 시장의 자질론과 연계돼 관심을 끌고 있다. 김완주 송하진 시장 때는 자전거도로, 경전철을 비롯해 한옥마을, 탄소클러스터, 종합경기장 개발 등 굵직한 현안들이 여론을 뜨겁게 달궜다. 실제 이중 일부 사업은 마무리돼 지역 경제의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당시에도 사업 추진을 둘러싼 논란이 있긴 했지만 지역경제 파생 효과가 크다는 점에서 여론은 썩 나쁘지 않았다. 하지만 김승수 시정에서 이런 역동적 움직임은 좀처럼 찾아 보기가 힘들다고 한다. 도로 포장, 가로수 정비, 경관 조성 등 소비 사업이 두드러진 반면 속칭 돈도 되고 일자리까지 만들어내는 고부가 가치 미래 먹거리는 상대적으로 안 보인다는 것이다. 일자리를 찾아 젊은 층이 고향을 떠나는 이유도 분명하다. 전북 청년 고용률이 17개 시도 가운데 꼴찌라는 통계도 있다. 결국 해법은 양질의 일자리 창출이다. 사정이 이러한데도 2조 5000억을 투자해 5000개 일자리를 만들겠다며 대한방직 터 사업계획서를 제출했는데 3년이 지나도록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타당성을 검토한 뒤 지역 발전과 시민 이익에 충돌되면 이를 보완케 함으로써 종국에는 득실(得失)을 따져 가부(可否) 여부를 밝히면 그만이다. 그런데도 김 시장이 정치적 책임을 회피하려는 인상을 주면서 여태까지 미루고 있다. 일자리 창출을 위해 자치단체마다 기업 프렌들리 정책 속에 VIP 경쟁을 펼치는 타시도에 비하면 너무 안타깝다. 시장의 자질 문제는 더 이상 거론할 필요조차 없다. 시민들도 크게 깨닫고 있다. 후회없는 선택만 남았을 뿐이다. /김영곤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의견(義犬)의 고장으로 불리는 임실군에 축구하는 반려견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고 한다. 임실군의 SNS 채널인 임실엔 TV에 등장하는 반려견 레오는 축구공을 몰며 질주하는 모습이 세계적인 축구스타 리오넬 메시를 연상케 해 레오넬 메시라는 별칭까지 얻었다고 한다. 장마철 거리를 헤매던 유기견이었던 레오는 자신을 유기견센터에 맡겼다가 애처로운 생각에 입양한 새 주인을 만나지 못했으면 축구는 고사하고 유기견 생활을 계속하고 있었을지 모른다. 개와 사람은 1600여년 전부터 뗄 수 없는 관계였음이 최근 확인됐다. 국립 가야문화재연구소에 따르면 경남 창녕군의 5~6세기 가야 고분인 교동 63호분에서 무덤 주인과 함께 석곽에 순장된 세 마리의 개 사체가 발견됐다. 연구소는 개들이 돌을 두른 전용 무덤 방에 온전한 모습으로 매장된 점을 볼 때 망자의 애견이나 반려견이었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주인과 함께 순장할 정도로 반려견을 아낀 가야시대에도 개고기를 먹는 관습은 공존했었나 보다. 국립민속박물관이 발간하는 한국민속대백과사전에는 삼국시대 이전부터 사람들이 개고기를 먹었다고 소개돼 있다. 13세기 중반(12641268년) 건조된 난파선 마도 3호선도 고려시대의 개 식용을 설명하고 있다. 충남 태안군 마도 해저에서 발굴된 이 배에서는 견포(개고기 포)가 발견됐다. 조선시대에는 개장국(보신탕)이 보편적인 음식이었다. 삼국시대 이전의 순장 문화는 사라졌지만 개고기를 먹는 문화는 현재까지 남아 있다. 반려인구가 1500만명에 이르고 동물복지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통령이 개 식용 금지를 신중히 검토할 때가 됐다고 언급하는 상황까지 왔다. 지난 9월 문재인 대통령의 발언이후 정부는 지난달 개 식용 금지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에 착수했다. 내년 4월까지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는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88서울올림픽 개최가 결정된 1981년 시작돼 40년 동안 이어진 개 식용 금지 논란 종결의 길은 순탄해 보이지 않는다. 지난 9일 개 식용 문제 논의를 위한 위원회 1차 전체회의가 열렸지만 동물보호단체는 개식용 농장주와 판매유통업계 인사들이 대거 참여해 공정한 논의와 결과를 기대하기 어렵다며 반발했다. 영국에서는 문어오징어와 바닷가재게 까지도 동물복지 법안의 보호 대상으로 지정될 예정이라고 한다. 영국 런던 정치경제대학(LSE) 연구팀은 정부의 의뢰로 문어오징어 등 두족류(다리가 머리에 달려있는 연체동물)와 바닷가재게 등 십각류(다리가 열 개인 갑각류)의 지각 존재 여부를 연구한 결과 이들 동물이 고통을 느낄 수 있는 지각 있는 존재로 판명됐다면서 산 채로 끓는 물에 넣어 삶지 말라고 권고했다. 문어와 게에게 까지도 동물복지가 논의되는 세상에서 한국 개는 식용 금지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강인석 논설위원
일러스트=정윤성 요즘 전북은 되는 것도 없고 안되는 것도 없다. 도민들이 바깥세상이 어떻게 하루가 다르게 변해 가고 있는지를 잘 모르는 것 같다. 세계에서 5번째로 긴 충남 보령해저터널이 착공 11년 만에 개통돼 상전벽해란 말이 실감 날 정도로 변했다. 곧 크리스마스가 다가오지만 전북은 이브 날처럼 거룩하고 고요하기만 하다. 코로나19로 2년간 제대로 활동하지 못한 탓도 있지만 투자하겠다고 돈을 싸 들고 온 투자자를 전주시가 이 눈치 저 눈치 보느라 문전박대하고 있다. 전주는 밤 10시면 적막강산을 이룰 정도로 택시 손님이 일찍 끊긴다. 전북은 개인소득 수준이 전국 최하위다. 청년들은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 180만이 붕괴됐다. IMF 때도 큰 공장이 별로 없어 언제 IMF가 왔다 갔는지도 모를 정도로 산업기반이 취약하다. 전북은 모든 면에서 정체 돼 있다. 새로운 물이 유입 안돼 고여 있는 물이 썩어간다. 일부 시장군수들의 혁신 역량이 부족해 투자유치를 제대로 이끌어 내지 못하고 집토끼 키우는 것도 잘 안된다. 단체장들이 재선하는 데만 급급해 주민들한테 환심사기 위한 인기영합주의 정책만 펴는 바람에 속빈강정 꼴이 돼버렸다. 국가예산 많이 확보했다고 너스레를 떨지만 사회복지 관련 예산까지 끌어 넣어 숫자놀음 하기 바쁘다. 전북이 이렇게 된 것은 큰 정치인이 없고 시장군수지방의원들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국회의원들은 우물 안 방안퉁수나 다름 없을 정도로 스케일이 적다. 여의도에서는 큰소리 못 치고 지방의원들이나 줄세워 골목대장 놀이 하기에 바쁘다. 기껏해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방의원 후보 결정을 놓고 경선판 만드는 것에 정신이 팔려 있다. 전주~포항간 고속도로 건설이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 계획에 전주~김천 간을 바로 넣지 못한 것도 정치력 부족 탓이다. 경제성 면에서 광주~대구 간 달빛철도보다 앞선데도 빠진 것은 정치권이 무능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심한 건 그 누구 하나 목에 방울 달고 항의한 사람이 없다. LH를 진주로 빼앗겼을 때 애향운동본부를 주축으로 관제 데모라도 했지만 지금은 그런 일 조차 없다. 다른 지역 같았으면 사생결단식으로 청와대를 향해 데모를 하지만 전북은 삭발투쟁 하는 단체장 조차 없다. 그래서 중앙정부가 전북을 무시하고 소외시키는 것이다. 전북이 낙후되고 못사는 것은 민주당 일당 독식구조에서 비롯된 측면이 있다. 선출직도 그들만의 리그로 공천만 받으면 되기 때문에 거의 임명직 수준을 못 벗어나고 있다. 국회의원도 전문성이 결여돼 부처 공무원들이 실력 없다고 깔본다는 것. 그래서 국가예산 확보 때마다 말발이 먹히지 않아 전북도가 애를 먹는다. 아무튼 전북은 지방자치 30년을 맞아 타 지역에 비해 SOC 구축사업이 뒤처졌다. 새만금 사업 하나에 목매다는 구조라서 전북의 균형발전도 제대로 안 되고 있다. 이제 와서 닭이 먼저냐 계란이 먼저냐 식으로 그 원인을 가리기가 힘들지만 양대선거가 전북발전의 초석이 된다는 생각으로 선거를 잘 치렀으면 한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일러스트 = 정윤성 1998년 연말, 경인선 철로가 가까운 인천 동구 만석동에 눈길을 끄는 3층짜리 회색 건물이 들어섰다. 만석동은 인천에서도 가난한 사람들이 모여 사는 달동네. 일제 강점기, 간척사업으로 매립된 땅에 공장이 들어서자 모여든 노동자들과 6.25 전쟁으로 피난민들이 들어와 모여 살면서 자연스럽게 형성된 동네다. 그 뒤 가난한 사람들이 들고나면서 인천의 가장 오래된 빈민지역이 됐다. 이 동네에 들어선 건물의 주인은 동네 아이들. 면적이라야 연건평 148㎡(45평)에 지나지 않았지만, 다양한 공간을 갖춘 이곳에서 하루 벌어 하루를 살아가는 부모들의 손길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아이들은 함께 놀고 공부했다. 이름을 널리 알린 <기찻길 옆 공부방> 이다. 공부방을 설계한 이는 건축가 이일훈씨(1954~2021)였다. 그는 건축의 사회적 역할과 공공성을 줄곧 모색해온 건축가였다. 상업적 건축 대신 생태와 공동체 정신을 지향하며 사회적 현실에 뿌리 내린 건축물을 만드는데 열정을 쏟아온 그는 작고 불편한 건축, 나누고 늘려 사는 건축으로 인간다운 삶을 누리자는 채나눔 정신을 자신의 건축물을 통해 실현했다. <기찻길 옆 공부방>도 그 결실이었다. 건축가가 이루고자 했던 공동체 문화의 정신은 공부방을 운영하는데에도 깊이 스며들었다. 아동문학가 김중미씨가 펴낸 창작동화 <괭이부리말 아이들>에서 보이는 풍경은 그 결정판이다. 괭이부리말은 만석동의 또 다른 이름이다. 동화는 가난에 찌들려 고단한 삶을 살아가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은 마을사람들의 이야기. 지금도 초등학교 아이들의 필독서로 자리를 지키는 스테디셀러다. 1980년대 후반 이 마을에 들어온 작가는 <기찻길 옆 작은 학교>란 공부방을 운영하면서 겪은 경험을 동화로 엮어냈다. 5-6년 전 괭이부리마을이 전국적으로 다시 주목을 받은 적이 있다. 주민들의 절반가량이 쪽방 주민인 이곳 달동네를 관광자원으로 만들겠다는 인천 동구청의 계획이 알려지면서다. 어려웠던 시절의 생활을 체험할 수 있는 시설을 만들어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이 황당한 정책은 다행히(?) 실현되지 않았다. 오늘의 괭이부리마을은 인천의 명소가 됐다. 예전과는 다르게 많이 변했지만 새롭게 들어섰거나 그대로 남아 있는 건물과 집들 사이에는 오래된 골목길이 놓여 있고, <기찻길 옆 작은 학교> 또한 아직 건재하다. 대부분의 구도심 개발 사업이 그렇듯 이 마을에도 정비사업이 진행되었지만 마을 사람들이 허물고 새로 짓는 단순한 재생이 아니라 공동체 문화와 정신을 앞세워 지킨 덕분이다. 도시마다 재생을 앞세운 풍경이 넘쳐난다. 돌아보면 도시의 힘이 될 수 있는 기억의 공간은 아직 많다. /김은정 선임기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영화 ‘사람과 고기’를 보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