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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9일 익산시 부송동 실내체육관 앞 주차장에 요소수를 사려는 시민 300여 명이 몰려 장사진을 이뤘다. 요소수 구매 대란에 익산시가 지역에서 요소수를 생산하는 아톤산업과 함께 익산시민에게만 요소수를 판매하면서 진풍경을 연출했다. 1인당 10ℓ씩 제한 판매를 했지만 공급 물량 부족으로 200여 명만 샀을뿐 나머지 100여 명은 빈손으로 발길을 돌려야만 했다. 요소수 부족 사태는 디젤을 연료로 사용하는 화물차나 건설중장비 대형버스 승용차 등 물류운송은 물론 산업 전반에 차질을 빚고 있다. 철강시멘트골재 등 건설 자재 공급난으로 건설분야가 직격탄을 맞으면서 건축비가 크게 오르고 있다. 유통택배업계도 차량의 발길이 묶이면서 유통대란이 우려되고 단풍철에 관광버스업계도 전전긍긍이다. 쓰레기 소각과정에서 발생하는 대기오염물질을 줄이는데 요소수 공급이 필수적인 소각장도 요소수 사태가 장기화하면 가동 중단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요소비료를 꼭 사용해야 하는 농업에도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가을에 파종한 보리의 경우 요소비료 시용을 안 하면 수확량이 60%대로 낮아져 생산성이 크게 떨어진다. 이 때문에 농민들 사이에선 비료 가수요 현상도 나타난다. 일부 농협 창고에는 농사를 위해 확보해놓은 요소비료가 바닥난 상태다. 요소비료 품귀로 가격도 폭등하고 있다. 비료 구입난과 가격 급등은 농작물 생산에도 영향을 미치고 다시 농산물값 급등으로 전가돼 밥상 물가를 자극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번 요소수 대란은 우리나라 수입 물량을 거의 독점 공급하는 중국이 자국의 전력난과 탄소 배출 규제로 주요 원자재 생산량을 줄이면서 촉발됐다. 문제는 요소수뿐만 아니라 중국 수입의존도가 높은 마그네슘 실리콘 알루미늄 등 다른 원자재가격도 급등하면서 제2의 요소수 대란이 우려된다. 마그네슘과 알루미늄 실리콘의 국제 거래가격은 지난 두 달 새 3~4배 가까이 급등했다. 더 큰 문제는 우리나라에서 수입하는 산업 소재 중 특정 국가에 대한 수입 의존도가 80% 이상인 품목이 무려 4000개 품목에 달한다. 이 중 중국이 1850개로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고 미국 503개, 일본 438개 순이다. 우리와 이해관계가 밀접한 중국과 일본 등의 원자재 수입의존도가 높은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지난해 일본이 위안부 문제와 강제징용 배상 판결에 대한 보복 조치로 반도체 필수 소재인 불화수소 수출을 막으면서 우리가 초비상 사태를 겪기도 했다. 이젠 산업 소재 전쟁시대를 맞아 산업 생태계에 필수적인 원자재의 안전한 공급대책 마련을 서둘러야 할 때다.
삽화 = 정윤성 기자 그 순간 모두가 승자였다. 순위를 가리는 대회인데도 선수들 표정은 경쟁은커녕 긴장감조차 찾아볼 수가 없었다. 오직 자신과의 싸움 뿐이다. 금방 쓰러질 것 같은 극한의 고통 속에서도 자신과의 바통터치를 기다리는 팀 동료를 향해 뛰고 달렸다. 형용할 수 없는 감동의 묵직함과 안타까움이 가득한 투혼의 레이스였다. 한계에 도전하며 늘 혼자 온 몸으로 극복해야만 하는 인간의 원초적 경기가 바로 마라톤이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으며 억대 연봉을 거머쥐는 프로 스포츠에 비해 인기와 관심은 덜하지만 인간 승리의 감동 만큼은 프로 뺨친다. 한계를 뛰어 넘는 초인적 정신력만이 이뤄낼 수 있는 불꽃같은 의지 때문이다. 끓어오르는 고통을 견뎌 내야만 마침내 골인 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 테이프를 끊는 순간 그들의 모습은 자못 숙연하기까지 한다. 감독 선수는 물론 현장의 대회 관계자까지 모두가 울컥하는 순간이다. 지난 5일과 6일 전주 익산 군산과 순창 임실 일원에서 펼쳐진 제33회 전북 역전 마라톤의 현장 스케치다. 그렇지만 선수와 함께 코스를 동행하며 가까이서 지켜 본 이런 감동 드라마 뒤엔 또 다른 아픔과 좌절이 똬리를 틀고 있었다. 육상에 대한 관심이 갈수록 줄어들면서 얼마 전부터 선수단 구성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게 현실이다. 다문화 가정의 외국인 출전을 둘러싼 난상토론도 이런 현실을 웅변해준다. 동호인 참가를 유도하기 위한 주말 대회와 학생 경기구간 확대 등 발전적 대안 제시도 같은 맥락이다. 전북은 육상의 메카로 명성을 얻은 지 오래다. 지난 달 끝난 전국체전에서도 전북체고 문해진 군이 육상 100m와 200m를 석권해 전북의 자존심을 한껏 드높였다. 지난 2019년 전국체전 마라톤에서도 군산시청 도현국 선수가 금메달을 따내 남원 출신 형재영 선수 이후 24년 만에 기쁨을 안겨주기도 했다. 중장거리 스타였던 오미자 선수도 남편과 함께 지도자로 변신, 해마다 역전 마라톤 대회에서 후배 지도에 힘쓰며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육상은 모든 종목의 기초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어릴 적 학교에서 달리기 좀 한다 싶으면 운동부에 차출되기 일쑤였다. 탁월한 운동 신경의 가늠자로 달리기를 첫 손에 꼽은 것이다. 그만큼 육상은 타 종목보다 항상 대접을 받아왔다. 올림픽 메달도 가장 많고 피날레를 장식하는 종목도 마라톤이란 점에서 자부심 또한 대단하다. 초 중 고 육상부 활성화를 강조한 대목도 이 때문이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해 안타깝다. 교육감배 육상은 최근 10년간 김승환 교육감이 불참하는 바람에 대회가 유명무실해졌다. 오히려 시군 교육장배 보다도 참가 선수가 적다고 쓴소리다. 성적 때문에 지도자 또한 특정 종목선수에만 치우친 경향이 있다. 대국적 견지에서 전북 육상의 미래를 생각할 때다. 학교 운동장 꿈나무들이 대학을 거쳐 실업팀에서도 운동에만 전념할 수 있도록 연결고리를 만들어 주는 게 지금 우리의 몫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1981년 제1회 MBC 개그 콘테스트에서 인기상을 받으며 데뷔한 개그맨 겸 방송인 이경규는 연예계에서 두 가지 기록을 갖고 있다. 유재석강호동과 함께 지상파(KBSMBCSBS) 방송 3사의 연예대상을 모두 수상한 트리플 크라운 달성 예능인 3명중 한 명이자, 1990년대2000년대2010년대에 걸쳐 연예대상을 수상한 유일한 예능인 기록이다. 이경규를 1991년과 1992년 연속 MBC 연예대상 수상자로 이끈 코너는 몰래카메라 였다. 1991년 4월 MBC 예능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서 첫 방송된 이경규의 몰래카메라 코너는 시청률 70%를 넘길 정도로 선풍적 인기를 끌었다. 미리 꾸며진 황당한 사건을 만들고, 이런 사실을 모르고 속아 넘어가는 출연자의 반응을 재미와 웃음으로 즐기게 하는 몰래카메라의 성공은 다른 한편으로는 몰래카메라의 희생양을 만드는 코너이기도 했다. 이경규의 몰래카메라는 1992년 11월에 폐지됐다가 2005년 10월 이경규의 돌아온 몰래카메라 시즌2로 부활했지만 2007년 11월 또다시 폐지됐다. 그해 시청자의 눈길을 잡기위해 억지스럽고 가학적인 설정을 반복한 돌아오지 말았어야 할 몰래카메라라는 민주언론시민연합의 혹평과 함께 2007년 올해의 나쁜방송으로 선정되는 불명예를 안기도 했다. 몰카는 촬영을 당하는 사람이 촬영을 당한다는 사실을 모르는 상태로 촬영하는 카메라, 또는 그런 방식이란 설명과 함께 국립국어원의 신어사전인 우리말샘에 까지 등재됐다. TV 방송에 몰래카메라가 등장한 지 30년이 지난 지금 우리 사회는 관음증의 도구가 된 불법 몰카와 싸우고 있다. 몰카 범죄 확산에는 스마트폰의 대중화가 일정 부분 역할을 했지만 갈수록 기발해지는 초소형 몰카는 더욱 위협적이다. 지름 1㎜의 초소형 몰카는 안경과 볼펜, 물병과 거울, 어댑터, 콘센트, 리모컨, 화장품, 탁상시계, 의류, 수첩 등 일상용품속 곳곳에 자리잡았다. 지난달 말 경기도 안양에서는 현직 초등학교 교장이 여교사 화장실의 각티슈 안에 몰카를 설치한 사실이 적발돼 큰 충격을 줬고, 지난 1일 강원도 춘천에서는 60대 모텔 주인이 객실 한 곳에 몰카를 설치해 6개월간 투숙객들을 촬영해오다 경찰에 붙잡히기도 했다. 그동안 적발된 몰카 범죄는 일일이 열거하기 어려울 정도로 많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설문조사에 따르면 몰카 영상 유포 피해자의 45.6%가 자살을 생각했고 이 중 19.2%는 실제로 자살을 시도했다고 한다. 전주시는 지난 2일 여성가족과와 중앙풍남중화산1효자5덕진동 등 8개 동 주민센터에 몰카 탐지 장비를 갖춰놓고 시민들에게 무료로 빌려주기로 했다고 한다. 행정이 탐지 장비 무료대여 정책에 나설 정도로 몰카 범죄는 일상이 됐다. 몰카 근절 전도사 이경규가 필요한 것은 아닌지 걱정스럽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전국적인 현상이지만 전북의 인구 180만 붕괴가 전북의 현실을 그대로 말해준다. 전북의 젊은 청년들은 대학을 졸업해도 양질의 일자리가 없어 고향을 떠나가고 생산성이 떨어진 노인들만 늘어가고 있다. 한마디로 사람과 돈이 모이는 곳이 아니라서 빈곤의 악순환만 계속된다. 이 같은 현상이 가속화되면서 인구감소로 전북 14개 시군 가운데 전주익산군산완주 정도만 남게 될 뿐 장차 나머지 시군은 소멸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가 2년간 지속되면서 전북의 자영업자들이 수입이 없어 영 죽을 맛이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들어서면서 나름대로 지역이 발전할 것으로 큰 기대를 걸었으나 지금은 아니올시다로 바꿔졌다. 군산조선소가 재가동될 것으로 믿었지만 감감무소식이고 남원 서남의대 폐교로 생긴 49명의 정원 갖고 설립키로 했던 공공의대 설립건도 기약이 없자 문 정권에 대한 불만만 높아졌다. LH를 경남 진주로 빼앗긴 대신 국민연금공단이 전주혁신도시로 이전, 제3금융도시지정에 대한 기대감이 부풀었지만, 이 문제 또한 한 발짝도 떼지 못하고 있다. 현재 도민들이 민주당을 대하는 태도가 예전 같지 않다. 그 이유는 민주당을 골빠지게 지지해 받자 지역으로 돌아온 것이 없다면서 이제는 생각을 다시해봐야 할 때가 되었다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한다. 그간 전북이 광주 전남사람 좋으라고 호남이란 카테고리에 묶여 파이만 키웠지 전북몫을 차지한 것은 약했다면서 전북의 존재감이 이처럼 약해진 것은 정치인들의 잘못이 크다고 지적했다. 10명의 국회의원이 있지만 수적 열세보다는 개인의 역량이 안된 것이 더 큰 문제라면서 중앙정치무대에서 존재감이 없어 더 지역이 힘들어졌다고 힐난했다. 초 재선들의 정치력이 도토리 키재기식이나 다름 없다면서 지난 415 총선 때 역량 있는 다선 중진의원을 낙선시킨 게 패착이라고 후회한다. 중국 공산당 사회를 개방으로 이끌어낸 등소평 같은 혁신가가 전북 정치를 이끌어야 한다고 주문한다. 하지만 국회의원들의 역량이 부족하기 때문에 지방정치마저 조락현상이 발생, 생명력을 잃어가고 있다. 일정한 직업이 없는 사람들이 정치판에 마구 뛰어들다 보니까 정치판이 내년 지선을 앞두고 더 혼탁해지고 있다. 현실정치판이 돈선거판으로 흘러 가면서 돈의 유혹이 끊임없이 제기된다. 벌써부터 시장 군수 유력후보쪽에는 보험성격의 베팅이 은밀하게 이뤄져 만약 당선이 된다해도 제대로 시군정을 펼칠 수 있을까 걱정스럽다. 경선을 대비해서 모집한 당원을 자기편으로 계속 관리하느라 돈 쓰는 게 한강투석이 되고 있기 때문이다. 아무튼 전북 낙후에 내 탓이오라고 말하는 정치인은 오간데 없고 정치기술자만 널뛰기 하듯 날 뛰고 있어 걱정스럽다. 지난 총선 때 다선을 낙선시킨 게 잘못이었기 때문에 내년 대 지선 만큼은 잘 치러내야 한다. 표심이 예전 같지 않다는 것을 보여줘야 전북이 살 수 있다. 전북이 특정 정당의 안방이 아니라는 것을 각인시켜야 한다. 선거를 통해 행동하는 양심을 표출해야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문재인 대통령과 함께 이탈리아를 방문한 김정숙 여사의 검정색 핸드백이 화제다. 김 여사의 핸드백은 한지로 만든 비건(Vegan) 가방이다. 김 여사는 지난 달 31일 로마 카피톨리니 박물관에서 열린 대통령 배우자 프로그램 행사에서 일년생 닥나무로 만들어 숲을 사라지게 하지 않는 한지를 설명하며 그 한지로 만든 핸드백을 사람을 위해 자연을 해치지 않는 물건 이라고 소개했다. 스페인 베고냐 고메즈 총리 부인은 가방이 너무 아름답다며 전통과 자연을 보존하기 위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내고 있는 것은 지구를 위해 바람직한 일이라고 반겼다. 김 여사의 핸드백은 비건 가방을 만드는 국내 신생업체의 상품이다. 블레드 깃털백이란 이름으로 출시된 이 핸드백은 깃털 같은 가벼움과 내구성을 지닌 것이 특징인데, 한지의 특성인 가벼움을 내세워 500g의 기적이라는 이름도 붙였다. 비건 제품은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식품 뿐 아니라 패션계의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 최근에는 세계적인 명품 브랜드 회사들이 친환경소재로 만든 가방을 잇달아 내놓으면서 비건 제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다. 비건 제품은 외국에서 먼저 시작돼 개발된 소재들이 적지 않다. 국내에서 생산되는 비건 제품의 소재를 대부분 수입산에 의존하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런 환경에서 새롭게 주목받게 된 한지 가죽은 우리나라에서 개발하고 제작한 순수 국내산이다. 동물 가죽보다 경량성과 내구성이 월등하고 방수성과 통기성도 좋은데다 자체 항균력이 99.9%에 이른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사실 한지로 만든 가방과 의류 등 생활 소품은 한지공예가들의 주도로 우리 지역에서도 꽤 오래전에 개발되었다. 한지 가죽으로까지 발전시키지는 못했으나 한지의 쓰임과 가능성을 여는 시도로 관심을 모았던 당시의 공예품들은 아마도 오늘날의 한지 가죽 제품을 개발하는 기반이 되었을 것이다. 들여다보니 한지 가죽은 비건 제품을 생산해내는 재료로서 이미 수입산 가죽과 어깨를 겨루고 있다. 그 쓰임도 옷과 신발, 가방 등 패션 제품과 생활 소품, 가구까지 확장되어 있고, 자동차 내장재 소재로 활용할 수 있는 물성 연구도 진행 중이다. 탄소 배출에 대한 제재가 늘어나고 있는 환경에서 친환경 소재로서의 장점을 가진 한지는 외국 업체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니 그 확장성이 기대된다. 김정숙 여사의 핸드백을 만든 회사의 온라인 몰에서는 한지가죽 가방 품절 사태가 벌어지고 있는 모양이다. 일시적인 현상일수도 있겠으나 어찌됐든 한지의 변신이 가져온 결실이 반갑다.
삽화 = 정윤성 기자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을 놓고 충남과 전북의 갈등이 또다시 표출되고 있다.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은 이미 지난 2012년 국토부에서 연구용역을 통해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린 사안이다. 그런데도 충남에선 토사 퇴적과 환경문제 등을 내세워 줄기차게 해수유통을 제기하고 있다. 지난 9월에는 충남도의회가 금강하굿둑 해수유통 20대 대선공약 및 국정과제 채택 촉구 건의안을 채택하고 정부와 각 정당, 전북도 등에 전달했다. 이달 말에는 국회에서 금강하굿둑 해수유통과 관련한 토론회도 열 예정이다. 충남도도 금강하굿둑 상류 3㎞까지 해수 유통을 하고 상류 10㎞까지는 해수 유통 및 기수역 확대 방안을 정부에 건의한 데 이어 낙동강과 영산강권역 자치단체 등과 연계 대응에 나설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1990년 총사업비 1000여억 원을 들여 서천군 마서면과 군산시 성산면 1.8㎞를 연결한 금강하굿둑은 수자원 확보와 금강 상류지역 홍수 조절, 염해 방지, 교통 개선, 관광 개발 등 다목적으로 건설됐다. 총저수량이 1억 3800만t에 달하고 매년 충남과 전북에 4억 3000만t의 농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다. 또 하굿둑 도로 연결로 군산~서천 간 교통이 크게 개선됐고 관광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하지만 지난 2009년부터 충남도와 서천군이 서천 쪽 하굿둑 인근에 연간 80만t에 달하는 토사가 쌓이고 수질 악화와 어도 기능 상실 등을 이유로 해수유통을 주장해오고 있다. 반면 전북도는 해수유통 시 농공업용수 공급 중단으로 인해 지역 산업생산 활동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수위 상승에 따른 저지대 7000ha에 달하는 농경지 침수피해가 발생한다며 강력히 반대해왔다. 이에 국토해양부에서 지난 2010년~2011년 금강하구역 생태계 조사 및 관리체계 구축 연구용역을 실시한 뒤 2012년 2월 충남과 서천군이 요구한 해수 유통 방안은 타당성이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당시 국토부는 해수 유통 방안이 2만3000여ha에 달하는 농경지의 용수 공급원과 계획 용수량 확보 대안이 없고 용수원 이전에 드는 7100억~2조 9000억 원의 비용 등을 고려할 때 타당성이 없다고 밝혔다. 금강하굿둑 해수 유통 문제로 충남과 전북이 10여 년째 갈등을 빚고 있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수자원 확보에 대한 대안이 없이 무조건 해수 유통만 고집하는 것도 문제다. 수질 오염 때문에 바다로 흘려보내자는 발상은 또 다른 해양 오염을 초래할 수 있다. 해수 유통보다 금강유역의 수질 개선 노력이 우선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JB금융지주가 최근 올해 3분기 누적 당기순이익 4124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지난해 3분기와 비교했을 때 21.9% 오른 수준으로 역대급이다. 3분기만 보면 1년 전에 비해 21.9% 증가한 1340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거뒀다. 이 실적 발표에 이어 전북은행 창립 이래 첫 여성 임원 탄생이라는 경사 소식도 알렸다. 겹경사를 맞은 전북은행으로서는 올해가 기념비적인 해로 기록될 것 같다. 자행 출신 첫 은행장 배출이라는 새로운 이정표도 지난 4월 세웠기 때문이다. 그 과정에서 대표적 향토은행으로서의 면모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은행 영업 환경도 디지털화 경향이 강해지면서 그에 걸맞는 준비 작업에 속도를 내는 추세다. 전북은행도 이와 관련해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프로젝트들이 속속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 예로디지털 전문가인 서한국 행장을 선택했다는 점이다. 그는 지난해 인공지능을 기초로 한 고객응대 서비스 개발과 빅데이터 교류를 추진했고, 비대면디지털 특화 카드와 서민을 위한 비대면 전용 신상품 JB 위풍당당 중금리 대출을 선보인 바 있다. 이처럼 디지털 작업은 갈수록 힘들어지는 영업망 한계를 극복하는 불가피한 수순이다. 결국 서한국호 역량의 시험대이자 전북은행의 탈출구 전략인 셈이다. 이런 외형 성장에 비해 지역경제 구원투수 역할은 다소 못미친다는 지적이다. 무엇보다 대출 금리가 시중 은행보다 지나치게 높아 금리 장사를 했다는 곱지않은 시선이 있다. 은행연합회 자료에 따르면 지난 5월 대출 기준으로 전북은행 금리가 전국 최고를 기록했다. 일반적으로 고신용자로 평가 받는 1~2등급자도 5.57%의 고금리를 비껴가지 못했다. 국민 신한 하나 우리 농협 등 5대 주요 은행 평균이 2%중반 대인 점을 감안하면 2배 가량 높아 원성을 사고 있다. 자영업자 소상공인 대출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은행 문턱이 여전히 높다는 고객 불만도 어제오늘 일은 아니지만 리스크중 하나다. 신규 대출은 아예 꿈도 못꾸고 기존 대출 이자마저 서민들에게는 엄청난 압박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특히 코로나 대출 빙하기를 맞아 자영업자 소상공인들은 장사가 안돼 근근이 버티는 상황에서도 은행 도움을 전혀 못받고 있다는 것이다. 되레 대출 이자 갚으라고 독촉 전화에 시달리고 있는 형편이다. 외연을 넓히고 디지털화 작업 또한 피할 수 없는 상황이지만 고객 관리도 이에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다. 그중에서도 자영업자 소상공인의 경제 활동은 지역 경제의 탯줄이나 마찬가지다. 이들이 무너지면 서민경제 기초 체력이 고갈되면서 활력을 잃기 마련이다. 가늠조차 할 수 없는 후폭풍이 일파만파로 덮치는 건 불을 보듯 뻔하다. 이런 경우는 은행 입장에서도 끔찍하다. 이들이야말로 기초 체력에 버금가는 잠재 고객인 까닭이다. 그런 사람들이 지금은 힘들다고 아우성인데 은행에서만 최대 수익 올렸다고 자랑하면 이들은 무슨 생각을 할까.
삽화 = 정윤성 기자 국내 매출 상위 100대 기업의 여성 임원이 322명으로 사상 처음 300명을 돌파했다. 지난해 286명보다 36명(12.6%) 증가한 숫자다. 글로벌 헤드헌팅 전문기업 유니코써치가 국내 100대 기업의 올해 반기보고서에 나온 임원 현황을 조사한 결과다. 100대 기업 전체 임원 수는 지난해 6871명에서 올해 6664명으로 207명 줄었지만 여성 임원은 오히려 40명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경제계의 유리천장은 아직도 단단하다. 올해 국내 100대 기업내 여성 임원 비율은 4.8%에 불과하다. 100대 기업 가운데 여성 임원이 있는 기업은 65곳으로 아직도 35개 대기업은 여성 임원이 전무하다. 지난 2004년 첫 조사 당시 13명에 불과했던 100대 기업내 여성 임원은 2013년 114명으로 100명 시대를 처음 열었다. 2018년 216명으로 200명을 넘어선 뒤 올해 300명을 돌파했다. 100대 기업 여성 임원 100명 시대를 여는데 9년, 200명 도달에 5년, 300명 돌파에 3년이 걸렸다. 유리천장에 금이 가는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 눈에 보이지 않는 깨뜨릴 수 없는 장벽이란 의미가 담긴 유리천장은 1979년 미국의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이 여성 승진의 어려움을 다룬 기사에 처음 사용한 뒤 1986년 같은 신문에 실린 기고문의 제목에 다시 등장하면서 널리 알려졌다. 여성들의 고위직 진입 장벽의 의미를 넘어 이제는 다양한 소수자의 차별적 상황에 까지 사용되고 있다. 전북에서는 공직사회에서 부터 유리천장이 깨져가고 있다. 2016년 3월 이지영 전 익산부시장이 공직생활 40년 만에 도내 첫 여성 부단체장 기록을 세운 뒤 지난해 1월 유희숙 전 익산부시장(현 전북도 자치행정국장)이 기록을 이었다. 이후에도 천선미 고창부군수와 나해수 진안부군수 등이 여성 부단체장 명맥을 이었다. 전미희 군산소방서장은 2019년 1월 전북 최초의 여성 지방소방정으로 승진하며 도내 첫 여성 소방서장 시대를 열었다. 도내 경제계에서도 유리천장이 깨지고 있다. 전북은행은 지난 25일 열린 이사회에서 김선화 고객업무부장을 금융소비자보호 총괄책임자(CCO)로 선임했다. 전북은행의 첫 여성 임원 배출로 전북은행의 유리천장이 깨지는데 52년이 걸린 셈이다. 김 부장은 입행 30년째를 맞는 내년 1월부터 전북은행의 CCO로서 전북은행 이용 고객들의 다양한 의견을 금융소비자 보호 관점에서 진단하고 개선책을 반영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전북은행은 지난 4월 창사 52년 만에 첫 자행 출신 은행장 시대를 연데 이어 첫 여성 임원까지 배출하며 달라지고 있다. 자행 출신 첫 은행장인 서한국 전북은행장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실천과 금융의 사회적 책임 강화 의지가 전북은행이 도민들에게 더욱 따뜻하고 사랑받는 지방은행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요즘 도민들은 예전과 달리 대선 때 딱히 찍어줄 후보가 마땅치 않다고 말한다. 내년 대선은 진보와 보수 후보 중 누가 중도세력을 더 많이 자기편으로 끌어 들이냐가 성패를 가를 것이다. 하루가 멀다 하고 언론을 통해 대선 후보 지지도가 발표되지만 그걸 곧이 곧대로 믿을 필요는 없다. 여론조사는 조사기법에 따라 그 결과가 달리 나올 수 있기 때문에 큰 흐름만 살피면 되는 것이다. 그런데도 마치 언론은 그것을 다소 과장하게 해석해 믿게하려고 순위에 치중하는 경마식 보도를 흔히 한다. 특히 허용 오차범위의 해석을 잘해야 하는데도 마치 1등만 크게 부각하는 경향이 팽배해 혼란을 부추긴다. 이번처럼 여야 대선후보 선출과정이 진흙탕 싸움인 때도 없었다. 정책과 공약대결로 국민에게 희망과 믿음을 줘야 하지만 그건 완전히 무시되고 실종됐다. 너를 죽여야 내가 후보가 돼서 살 수 있다는 처절한 싸움판만 이어졌다. 2년간이나 코로나19로 싸우는 국민들은 안중에도 없는 것처럼 비쳐 화가 날 지경이다. 남북이 대치하고 일본과는 위안부 독도영토문제 등으로 대척점에 서 있는 상황에서 미중간 패권경쟁이 점입가경 양상으로 치달아 그 어느 때보다 안보위협을 느끼고 있지만 대선 후보들은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민주당은 전북을 예전처럼 집토끼로 계속해서 여기는 것 같고 국민의 힘은 서진정책을 편다고 하지만 피부에 와 닿지 않고 있다. 옛말에 잡은 물고기한테는 먹이를 주지 않는다는 말이 있다. 전북인들이 30년 이상 민주당 황색 깃발한테 묻혀 몰표를 안겨 준 결과가 오늘과 같은 상황을 만들었다. 그 이유는 정치인들이 쉽게 표를 모으려고 지역감정을 이용해서 전북을 집토끼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그간 민주당이 특별히 신경 안 써도 선거 때마다 몰표를 받기 때문에 도민들은 잘 길들여진 민주당 집토끼나 다름 없었다. 이번에도 예전 같은 선거전략이 나올 것 같다. 선거 때마다 이런 식으로 가다 보니까 전북의 존재감이 상실되고 선거가 끝나도 찬밥신세가 되었다. 사실 전북 입장에서 보면 민주당의 이 같은 도돌이표 선거전략이 전북을 망쳐 놓았다. DJ 노무현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전북인들이 이제와서 가타부타 말 하는 것은 더는 어리석은 짓을 하지 말아야겠다는 뜻이 내포돼 있다. 그간 진보정권한테 몰표를 안겨주면 전북발전이 상당 부분 이뤄질 것으로 보고 기대를 했지만 모두가 아니올씨다로 끝나버렸다. 호남이란 프레임에 갇혀 허우적댈 것이 아니라 전북의 홀로서기를 위해 냉정하게 대선을 치러야 한다. 더 이상 정에 이끌렸다가는 전북은 인구소멸이 가속화되면서 광주 전남이나 대전 충청권으로 흡수될 수도 있다. 메가시티 건설은 못하더라도 대선공약에 충남으로 빼앗긴 금산을 되찾아오도록 집어넣고 우리 스스로는 전주 완주를 통합시켜야 한다. 전북이 더는 민주당의 집토끼가 돼선 곤란하다. 충청권처럼 경쟁의 정치 틀을 만들어 놓아야 전북이 살 수 있다. 어떻게 할 것인가.
삽화 = 정윤성 기자 백서(白書, white paper)는 정부의 행정 각 부처가 소관 사항에 대해서 제출하는 보고서를 이른다. 백서의 시작은 영국 정부가 외교 상황을 일반 국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공식보고서다. 백서라 이름 붙은 것은 보고서의 표지가 백색이어서 인데, 우리에게는 일반화되어 있지 않지만 백서와 같은 성격의 청서도 있다. 표지가 푸른색으로 되어 있는 영국 의회의 공식보고서가 그것이다. 어찌됐든 백서와 청서는 주체가 다를 뿐 공식적인 보고서로서 성격은 같은데, 영국의 관행에 의해 만들어진 이들 공식보고서 중 각국에 널리 퍼져 같은 명칭으로 사용하게 된 것은 백서다. 백서는 이제 정부의 공식보고서 뿐 아니라 분야를 막론하고 일의 내용과 전후 관계를 정리한 일종의 보고서 형식을 통칭하는 이름이 되었다. 정부가 내놓는 노동백서, 환경백서, 경제 백서 등 정부의 보고서 뿐 아니라 기관과 단체들이 자신들의 사업을 소개하는 보고서에 백서란 이름을 붙이는 것이 자연스럽게 되었을 정도다. 백서의 성격이 확장되면서 쓰임도 당연히 달라졌다. 어느 일정한 시기, 특정한 사항에 대한 설명과 과정의 추적, 그 성과까지도 꼼꼼히 담아내는 형식이 일반화되면서 백서의 활용도가 높아진 것이다. 둘러보면 투자 열풍을 몰고 온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의 백서까지 나왔을 정도이니 그 확장성이 놀랍다. 그만큼 백서의 의미와 쓰임이 일반화 되었다는 증거다. 중대한 사건과 사고의 현장에서도 백서는 어김없이 나온다. 다시는 되풀이 되어서는 안된다는 경종의 의미를 담은 이런 성격의 백서는 십중팔구 우리의 치열한 자성을 불러낸다. 마을 인근에 들어선 비료공장에서 배출된 발암물질 때문에 암 집단 발병의 피해를 입은 익산 장점마을 사태를 기록한 백서가 나왔다. 장점마을 사태는 비특이성 질환에 대한 정부 역학조사 결과 인과관계가 인정된 국내 첫 사례로 알려져 있다. 백서는 서공장에서 내뿜는 역한 냄새와 매연에 시달리면서 집단 암 발병으로 30여 명이 숨지거나 치료를 받고 있는 장점마을 주민들의 고통스러웠던 20년 투쟁기록이다. 장점마을 사태를 다룬 최종 보고서이기도 한 이 백서는 비료공장이 들어선 뒤 발생한 피해와 주민들의 대응 과정, 환경부와 관련기관의 조사 내용 등을 담고 있다. 수년 동안 민원을 제기했지만 별다른 대책을 얻지 못하자 직접 조사에 나섰던 주민들의 눈물겨운 투쟁 기록이자 이런 환경문제에 무지했던 우리 사회를 향한 고발이기도 하다. 이 백서의 쓰임을 생각해보니 발간의 의미가 더 각별해진다. 큰 희생이 가져다 준 귀한 선물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6월 농협 구매담당 직원의 8억 원대 횡령 사고로 물의를 빚은 전주농협이 이번엔 횡령 손실금을 직원들에게 부담하도록 책임을 전가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노조는 조합장이 직원들에게 강제 부담시키고 있다면서 직장 내 갑질의 끝판왕이라며 집단 반발하고 있다. 반면 조합장은 직원들이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양측의 주장이 엇갈린다. 사건의 발단은 전주농협의 농약 구매 담당 직원이 지난 2월부터 6월 사이 농약 구매 물량과 대금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8억 1000여만 원을 횡령하면서 비롯됐다. 이 직원은 농약 구매 대금을 실제 지급해야 할 금액보다 많은 액수를 업체 계좌에 입금한 뒤 실수로 잘못 입금됐으니 차액을 계좌 이체해달라는 수법을 통해 농협 돈을 챙겨왔다. 하지만 농협 측에선 이런 대규모 횡령 사실을 농약 공급업체 직원이 발설하기 전까지 까맣게 모르고 있었다. 농약 거래대금의 과다 지급과 반환 요구를 반복하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농약공급업체 직원이 전주농협의 다른 구매 직원에게 이러한 사실을 얘기하면서 농약 구매담당 직원의 횡령사건이 드러나게 된 것. 문제는 8억여 원에 달하는 횡령 손실금을 충당하기 위해 농약 납품업체와 농협 직원들에게 이를 부담시키면서 갑질 논란이 불거졌다. 노조에 따르면 8억 1300만 원의 손실금 중 횡령 직원이 1억여 원을 변제했을 뿐 나머지는 농약판매업체에 2억여 원을 부담시키고 3억여 원은 농협 직원들에게 강제 부담하게 했다고 주장한다. 농약판매업체들은 농협 측의 요구가 부당했지만 계속 농약 거래를 위해 어쩔 수 없이 부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농협 직원들에게는 직급별로 변상금 모금액이 정해졌다. 지점장 300만 원에서부터 기능직 50만 원까지 직급별 모금액을 설정하고 조합장과 임원들이 지점장 회의를 통해 독려한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는 농협 측의 이같은 처사에 슈퍼 갑질이라며 농협 본점 앞에 플래카드를 내걸고 반발 시위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임인규 조합장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잘못한 일이고 농민들한테 도움을 주기 위해 모금 안내를 했다. 직원들 누구한테도 강요하지 않았고 자발적으로 모금에 참여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전주농협의 대규모 농약 구매대금 횡령사고는 내부의 허술한 관리감독이 원인이다. 수 개월새 통상적인 거래대금보다 훨씬 많은 금액이 빠져나가는 데도 이를 전혀 알지 못한 것은 관리자들의 책임도 크다. 공자께서도 책귀어장(責歸於長)이라 했듯이 횡령사고의 최종 책임은 그 조직의 장에게 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제갈량이 위나라를 공격할 때 자기 명령을 어기고 다른 전략을 세웠다가 크게 패한 측근 마속의 목을 가차없이 베었다. 엄격한 군율이 서야 군기가 잡히기 때문에 그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음참마속(泣斬馬謖)이란 중국 고사성어의 유래다. 이처럼 엄격한 업무 처리와 사사로운 정이 충돌할 때 흔히 이 사례를 원용해서 공정과 정의를 강조한다. 한솥밥 먹던 동료에게 그가 저지른 죗값을 안면 몰수식으로 논하는 것 자체가 쉽지는 않다. 그렇다고 대충 덮고 잘잘못을 제때 가려내지 못하면 그 후폭풍은 눈덩이처럼 커진다. 이런 대표적 사례가 지난주 국감에서 터져 나와 여론의 뭇매를 맞았다. 비위 문제로 전북대 교수들이 사회를 떠들썩하게 했는 데도 제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로 의원들에게 강힌 질타를 받았다. 논문 바뀌치기뿐 아니라 제자 인권침해, 연구비 편취 등 문제가 심각한 상황에서도 감봉 2개월 처분은 도저히 납득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총장이 두 번이나 해당 교수에 대한 중징계를 요구했음에도 징계위가 이같은 결정을 내린 건 너무 안일한 것 아니냐며 거칠게 몰아세웠다. 하물며인권을 침해했다는 인권위 결정조차 깡그리 무시하고 성실히 업무를 수행했다는 점만 내세운 처사는 모두 한통속이라 비난을 면키 어렵다. 이에 반해 학습 환경을 개선해 달라며 나무 2그루에 대해 가지치기를 요구한 예술대 강사에겐 전례 없는 면직 처분과 함께 경찰 고발까지 강행해 좋은 대조를 이뤘다. 교수들의 비위가 잇따르는 것은 자체 징계시스템 운용의 문제점을 시사해준다. 교수들의 잇단 비위로 몸살을 앓던 지난 2019년 7월 김동원 총장이 보직 교수들과 함께 도민들에게 사과하고 재발 방지책을 발표했었다. 그럼에도 교수들의 모럴 해저드는 이후에도 끊이지 않아 변명의 여지가 없는 상황이다. 당시에도 비위 교수에 대한 불합리한 평가시스템은 물론 징계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 무슨 일이 터졌을 때 사안의 중대성을 인식하는 대학 구성원의 현실 감각이 다소 아쉽다는 반응이다. 교수 비위가 꼬리를 무는 것도 이런 상황 판단의 괴리감이 작용한 때문이다. 대학 밖에서는 비위 사실에 비해 징계 수위가 낮다고 목청을 높이지만 이들은 끄떡하지 않는다. 변하지 않으면 안되는 절박한 상황속에서도 이들의 마이웨이는 대학을 퇴행적으로 몰고 간다. 아랑곳하지 않는 독선과 아집이 안타깝고 이들의 행태가 거슬리는 것 또한 사실이다. 같은 맥락에서 이를 보도하는 언론에 대한 시각도 편향적이고 왜곡돼 있다. 홍보담당자가 공식 모임에서 광고비를 무기로 언론 길들이기 발언을 서슴지 않고 있다. 대학관련 보도를 매일 모니터링해서 소위 잘 써주는 곳과 그렇지 않은 언론에 대한 차별적 지원을 언급하고 있다. 한마디로 알아서 기사를 쓰라고 언론에 노골적으로 압박하는 격이다. 사회적 물의를 빚고도 제대로 된 징계는커녕 오히려 이를 감싸고 덮는다고 해서 덮어질 일인가.
삽화 = 정윤성 기자 오규석 부산광역시 기장군수는 부산시청 시민광장 앞에서 4년째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중단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지난 2018년 7월 23일 처음 시작한 뒤 지난 17일 75번째 1인 시위를 벌였다. 오 군수는 지방자치법에 보장된 군수의 권한인 부군수 임명권을 돌려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지방자치법 제110조 제4항은 시의 부시장, 군의 부군수, 자치구의 부구청장은 시장군수구청장이 임명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현재는 광역단체장이 미리 선정한 부단체장 후보들을 기초단체장들과 협의해 임명하는 방식으로 인사가 이뤄진다.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논란은 이미 오래전부터 전국 곳곳에서 제기돼 왔다. 전국공무원노조 충북본부는 지난 2014년 12월 충북도가 재정지원과 감사권한을 무기로 부단체장을 일방적으로 내리꽂고 있다며 반발한데 이어 지난해 11월에는 기자회견을 열어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중단을 촉구했다. 전남 목포시공무원노조와 공무원노동자단체 경북협의체 등도 지난해 전남도와 경북도의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개선을 요구하며 반발했고, 경북 군위군공무원노조는 지난 2월 경북도의 일방적인 군위군 부단체장 인사를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전북에서도 시군 공무원노조협의회가 지난 18일 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중단을 촉구했다. 전북도에 시군 공무원들이 연서한 전라북도의 일방적 인사폭정 저지 1만인 서명부도 전달했다. 일선 시군의 부단체장 인사 반발은 승진 자리 때문이다. 2급인 전주와 3급인 군산익산정읍을 제외한 나머지 시군 부단체장은 모두 4급(서기관)으로 시군의 국장과 직급이 같다. 이들 시지역은 국장이 4~5명, 군지역은 국장이 2명으로 내부에서 4급 승진 경쟁이 치열하다. 4급 승진 자리가 적은데 도가 부단체장 자리를 빼앗고 있다는 불만이다. 전북도는 광역과 기초 지자체간 원활한 협치를 위해 부단체장 인사교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행정안전부와 광역 시도 역시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간 협치를 위해 행정부시장부지사와 기획조정실장의 인사교류를 실시하고 있다. 부단체장 낙하산 인사 논란은 단체장들이 함께 노력하면 풀 수 있는 문제다. 도와 시군간 인사교류를 활성화시켜 시군 직원들이 도에서 능력을 발휘하도록 하고, 시군 근무경력이 있는 간부들을 부단체장으로 받으면 된다. 그러나 부단체장을 미래의 경쟁자로 인식하는 단체장들은 자기 지역 출신을 부단체장으로 받지 않으려 한다. 지역 출신을 부군수로 못받을 정도로 자신이 없으면 군수를 그만 둬야지라며 고창 출신 부군수를 임명했던 유기상 고창군수 처럼 자신감을 가진 단체장이 지역도 발전시킬 수 있다. 공무원노조는 낙하산 부단체장 주장에 앞서 도와 시군의 인사교류 시스템 확립을 위해 단체장들과 함께 노력하는 것이 먼저가 아닐까 싶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민주당을 대하는 도민들의 생각이 예전 같지 않고 많이 바뀌고 있다. 종전에는 지지도와 충성도가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절대적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가 않다. 왜 그럴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그간 집권세력이 믿음을 못 주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대선 때 문재인 후보가 전북에서 64.8%라는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는데도 지역으로 돌아온 게 별로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 당시 전북을 친구로 여긴다고 기대감을 갖게 했지만 임기 말이 다 되어가도 굵직하게 도와준 게 없다. 이 때문에 도민들은 민주당을 크게 지지해줘봤자 돌아온 것은 찬밥신세라며 갈수록 지지를 거둬들이는 분위기다. 특히 성남시 대장동 사건이 불거지면서 MZ세대들과 노장층까지 민주당 지지를 철회하고 있다. 이 때문에 전북 경선에서 승리한 이재명 경기지사의 지지도가 빠지고 있다. 경선 당시 38% 지지를 얻은 이낙연 전대표의 지지층이 이재명 후보쪽으로 합쳐지지 않고 오히려 관망하거나 국민의 힘 쪽으로 가고 있다. 도민들이 이재명 후보가 대선에서 승리할 것이란 믿음을 확실하게 갖지 않은 것도 지지세 하락과 무관치 않다. 그 저변에는 전북 출신 국회의원에 대한 도민들의 지지가 낮게 깔려 있기 때문이다. 국감기간 동안 속시원하게 사이다성 질의를 한 의원도 없고 의정활동에 대해서도 회의적이다. 지금 다른 광역자치단체들이 파이를 키우려고 메가시티 쪽으로 가는 상황에서 전북이 뚜렷한 방향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에 불만이 높다. 더군다나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서 전주~김천간 동서횡단철도계획이 빠진 것에 실망감이 크다. 비용편익분석이 광주~대구 구간 보다 더 높게 나왔지만 우선순위에서 밀린 것은 정치논리가 작용한 탓이라고 반발한다. 이 정권이 말로만 국토균형발전을 되뇌일 뿐 전북의 지역균형발전에 대해서는 아예 생각이 없는 것 아니냐고 노골적으로 불만을 토로한다. 지금 도민들은 진보정권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면서 믿음을 거둬들이고 있다. 정권욕에 불타 있는 운동권 출신 소수 한테만 권력이 집중돼 있고 전북을 호남이란 프레임에 가둬둔 세력에 반감이 크다. 내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에 맹목적인 지지는 없을 것 같다. 단체장 선거 때 민주당 지지가 우세하겠지만 인물선거로 구도가 짜이면 무소속 당선도 예상된다. 그 만큼 유권자의 표심이 달라지고 있다. 종전처럼 꼭 민주당 후보야 된다는 보장은 없다. 정권교체냐 정권승계냐의 대선판이 지방선거판을 좌우할 것이다. 민주당이 정권 승계를 못하면 전북의 지방선거판도 예측불허로 갈 수 있다. 이재명 대선후보 지지도가 하락한 원인이 이낙연 전 대표측에서 힘을 실어주지 않은 탓만도 아니다. 대선이 진보와 보수대결로 가지만 전북표심이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분명한 것은 이번부터 전북은 호남이란 굴레를 탈피해서 광주 전남 사람들과 다른 길을 걸어갈 것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중국은 오랫동안 외국의 쓰레기를 수입하는 대표적인 나라였다. 중국이 수입하는 양은 자그마치 전 세계 플라스틱 쓰레기의 56%. 2016년에만 730만 톤의 쓰레기를 수입했다는 자료가 있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중국은 다른 나라의 쓰레기를 수입하지 않는다. 2018년 중국 정부가 재활용 쓰레기 수입을 금지시켰기 때문이다. 중국 정부가 폐기물 24종을 지목해 수입을 금지하자 더 이상 쓰레기 수출을 할 수 없게 된 국가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쓰레기 대란을 맞았다. 오랫동안 중국의 고도성장의 발판이 되어온 쓰레기 산업 정책을 바꾼 것은 흥미롭게도 한편의 다큐영화다. 2016년에 발표돼 전 세계에 플라스틱 쓰레기 문제를 환기 시킨 왕구량 감독의 <플라스틱 차이나>가 그것이다. 중국으로 수입된 쓰레기가 모이는 중국 산둥성 칭다오 근처의 작은 마을. 쓰레기로 거대한 산이 하나씩 늘어가는 이 마을에서 살아가는 한 가족의 일상을 통해 중국의 불편한 현실을 적나라하게 고발한 이 영화는 2018년 우리나라에도 소개됐다. 전 세계 나라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쓰레기 대란은 어제 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산업화 이후 시작된 쓰레기 문제를 우리나라보다 먼저 겪은 유럽의 국가들조차 쓰레기 대란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왔지만 안타깝게도 아직 해결책은 없다. 더구나 매립의 한계에 소각의 방식이 더해지면서 어디엔가는 건설해야하는 쓰레기 처리시설은 주민들이 기피하는 혐오시설이 되어 갈등과 분쟁을 부른다. 그런 과정에서도 주목을 끄는 사례들이 있다. 더 이상 혐오시설이 아니라 지역사회의 새로운 동력으로 활용되는 쓰레기 처리시설들이다. 예술의 옷을 입고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되어 관광객을 부르고, 소각과정에서 나오는 에너지를 전기회사에 되팔아 수익을 올리는가 하면, 소각과정에서 나온 열을 온수풀 목욕탕 온실 등을 갖춘 노인복지시설에 공급하는 소각장도 있다. 그중 예술과의 결합으로 도시의 랜드 마크가 된 오스트리아 빈의 쓰레기 소각장 슈피텔라우는 가장 성공적인 사례로 꼽힌다. 쓰레기 소각장의 새로운 변신을 이끈 이는 건축가이자 화가, 환경운동가이기도 했던 훈데르트바서(1928~2000)다. 1992년 모습을 드러낸 슈피텔라우는 예술작품으로 변신한 외관에 문진이나 유해가스를 최첨단 기술을 사용해 제거하는 기능을 갖춘 친환경소각장으로 전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둘러보면 주민들과 공존하는 쓰레기 처리시설이 적지 않다. 모두가 주민들을 설득하고 소통하며 발상의 전환으로 일궈낸 결실이다. 크고 작은 쓰레기 대란이 우리의 일상에서도 늘어나고 있다. 긴 안목과 지혜가 있어야 답을 얻을 수 있는 일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플라스틱은 인류가 발명한 최고의 발명품 가운데 하나다. 플라스틱이 없었다면 오늘날 우리가 누리는 물질문명의 혜택은 생각할 수 없었을 것이다. 우리 생활 주변에서 광범위하게 사용되는 비닐과 플라스틱류를 비롯해 반도체 소자나 TV 휴대폰의 디스플레이 소재, 고기능성 섬유, 자동차 내장재나 엔진 등 플라스틱이 개발되지 않았다면 활용할 수 없는 제품들이 수두룩하다. 플라스틱은 1860대 독일에서 처음 연구가 시작된 이후 1933년 독일과 영국에서 오늘날 가장 많이 사용되는 플라스틱 폴리에틸렌(PE)이 개발됐다. 폴리에틸렌은 비닐봉지와 플라스틱 용기, 전선용 피복재뿐만 아니라 파이프나 연료탱크 등에도 널리 사용된다. 1937년 미국 듀퐁사가 기적의 실로 불리는 합성섬유 나일론을 개발하면서 나일론 스타킹이 선풍적인 인기를 끌기도 했다. 현대 물질문명의 총아라 할 수 있는 플라스틱 개발 및 연구로 노벨화학상을 받은 과학자도 여러 명 나왔다. 문제는 인류에게 매우 유용한 플라스틱이 환경 파괴의 주범으로 자리잡고 있다. 사용한 뒤 버려지는 플라스틱으로 인해 지구의 환경이 오염되고 생태계가 크게 위협받고 있다. 전 세계 바다에는 약 5조 개가 넘는 미세 플라스틱 조각이 떠돌고 있다. 해양 미세플라스틱의 35%가 세탁기에서 나온다고 한다. 옷이나 이불 등 섬유에 포함된 미세 플라스틱이 세탁과정에서 분리되면서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들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우리가 일상생활에서 사용하는 치약과 화장품 세제 등에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다. 이러한 미세 플라스틱은 동식물이나 어패류에 축적되고 다시 사람의 몸으로 들어와 건강에 악영향을 끼치게 된다. 우리나라 국민도 연간 섭취하는 미세플라스틱 양이 500~1만 개로 추산되며 특히 낙동강을 식수로 사용하는 부산지역에선 미세 플라스틱 노출도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유럽과 미국 캐나다 등에서는 미세플라스틱 사용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내년 7월부터 화장품에 미세 플라스틱 함유를 금지한다. 하지만 우리 생활 주변에서 미세 플라스틱의 위협은 광범위하다. 국회 안호영 의원은 시중 마트에서 판매하는 포장 육류의 흡수패드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됐다고 밝혔다. 3개 제품에서 머리카락 굵기의 미세플라스틱(75m)이 평균 7200여개 검출됐고 그보다 작은 30m 크기의 미세플라스틱은 11만여 개나 검출됐다는 것. 그런데도 관계부처에선 전혀 실태 파악을 못 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 차원에서 미세 플라스틱 저감 및 관리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방의회가 출범 32년 만에 인사권 독립의 숙원을 이뤘다. 의회 의장이 공무원 인사권과 함께 채용도 직접 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의회 권한이 세지면서 위상도 한층 높아져 더욱 힘이 실리게 됐다. 그에 따른 의원들의 책임감과 소명 의식에 대한 주민 눈높이도 높아진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지역 정치의 메카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의회 스스로 이를 계기로 분투해야 함은 물론이다. 그렇지 않아도 끊임없는 의원 자질논란과 함께 도덕성전문성 부족은 단골메뉴가 되다시피 했다. 대표성을 갖는 의원의 언행이라고는 믿기지 않을 만큼 황당한 일이 속출하고 있는 까닭이다. 이런 상황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인사권을 이들에게 독자적으로 운영할 수 있도록 하는 게 옳은 것인지 분분하다. 개정안에 따르면 의장에게 소속 공무원 임면과 교육훈련, 징계 등 인사권 부여를 명문화했다. 이와 함께 전문 인력도 의원 2명당 1명씩 배치가 가능토록 바꿨다는 것. 이와 관련한 법률이 마무리 되면서 도의회를 비롯한 14개 시군 의회가 내년부터 이를 시행한다. 지방의회가 걸어온 길을 되돌아 보면 이같은 권한 집중에 주민들 시선이 곱지 않다. 1991년 지방의회 출범 때는 의원들이 무보수 명예직으로 주민 봉사를 최고 가치로 여기며 풀뿌리 민주주의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이들은 거의 의정활동비에만 의존해오다 2006년 유급제로 전환되면서 사실상 직업의원이 된 셈이다. 해마다 되풀이하며 눈총을 샀던 의정활동비 셀프 인상을 둘러싼 낯뜨거운 장면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다. 더욱 안타까운 건 지방의회가 무소불위 권력 기관으로 주민들에게 꽤 오래 전부터 인식됐다는 점이다. 그런 데다 걸핏하면 의원들의 일탈과 부적절한 행위가 도마에 올라 여론을 들끓게 하고 있다. 집행부 견제와 감시라는 의회의 고유 기능은 이들의 존재 이유다. 그렇기 때문에 인사권 독립을 통해 실질적으로 이런 역할에 충실할 수 있도록 여론 지지가 이를 뒷받침해 준 것이다. 그러나 실제 의원들 의정 활동 성적표를 보면 이런 기대가 무색할 지경이다. 참여연대 보고서에 따르면 지방의회 전반기 2년 동안 정책 질의나 5분 발언을 한 번도 하지 않은 의원은 3명이나 됐다. 고작 1-2건에 그친 의원도 상당수다. 존재감을 스스로 부정하는 이런 의원들이 과연 국민이 위임해준 권한을 행사할 자격이 있는지 묻고 싶다. 한 걸음 더 이들에게 공인으로서의 책임있는 자세와 솔선수범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무리일까. 코로나 때문에 쓰지 못하는 해외연수비를 재난지원금으로 쓴다거나 부동산 투기의혹 때 의원 전수 조사에 대해 미온적 반응을 보여 원성을 산 바 있다. 지방의회는 누가 뭐래도 지역 정치의 핵심 역할을 한다. 거듭 변화하는 위상과 권한에 걸맞게 의원들의 자기 혁신이 강조되는 대목이다. 무보수 명예직으로 출발했던 초창기 주민 봉사의 정신을 되새겼으면 한다. 그걸 실천하는 자리가 지방의원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전 세계가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 신드롬에 빠졌다. 오징어 게임 속 등장 인물들의 복장은 유령이나 괴물 분장을 하고 즐기는 미국 축제인 핼러윈(10월 31일) 분장의 대세가 됐다고 한다. 덕분에 봉제업계는 반짝 특수를 누리고 있다. 국내 주문에 핼러윈 데이까지 겹치면서 오징어 게임 속 초록색 참가자 추리닝과 분홍색 진행요원 복장 주문이 쏟아져 밤 늦게까지 일해야 할 정도라고 한다. 복장 뿐만이 아니다. 오징어 게임 속 달고나 게임은 전 세계에서 체험형 게임으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오징어 게임에 등장하는 용어 깐부는 정치판에서 회자되고 있다. 50대 이상 중장년층이 어린 시절 구슬치기를 할 때 같은 편을 의미하는 말로 쓰던 깐부를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정치판으로 소환했다. 자신을 공격하는 홍준표 후보를 향해 우리 깐부 아닌가요라는 글을 페이스북에 올린 뒤 깐부는 주요 일간지 정치면 제목에 심심치 않게 등장하는 단어가 됐다. 최근 정부와 광역자치단체들이 추진하고 있는 메가시티 구상을 보면 오징어 게임 속 1호 참가자 오일남 할아버지(오영수)와 주인공 성기훈(이정재)의 대화 속에 나오는 우린 깐부잖아란 대사가 떠오른다. 메가시티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지방 경쟁력 제고를 내세운 김경수 전 경남지사의 부울경 메가시티 조성 제안으로 시작됐다. 부산울산경남이 같은 편으로 뭉쳐 함께 살 길을 찾자는 것이었다. 김 전 지사가 제안한 메가시티 깐부는 부울경의 결합을 뛰어넘어 전국으로 확산됐다. 충청권과 광주전남, 대구경북이 메가시티 깐부에 동참했다. 정부는 지난 14일 문재인 대통령과 전국 시도지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초광역협력 지원전략 보고회에서 메가시티 지원을 공식화했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역에서 주도하는 초광역 협력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적극 지원을 약속했다. 메가시티가 현실화되면 권역내 이동시간은 수도권처럼 1시간 이내로 단축된다. 부산 진영~울산 구간은 135분에서 37분으로, 광주~나주 구간도 30분 이내 통행이 가능한 교통망이 구축된다. 메가시티 거점에는 초광역 공유대학도 설치된다. 부울경 메가시티는 2040년 인구 1000만명의 동북아 8대 메가시티 목표를 갖고 있고, 대전세종충북충남은 바이오헬스와 인공지능(AI), 자율주행 등 4차 산업혁명 특별권역의 청사진을 그리고 있다. 광주전남은 에너지우주산업해상풍력 등의 글로벌 에너지 허브와 부울경과 연계해 광역해양관광벨트를 육성하는 남해안 남부권 메가시티를 꿈꾸고 있다. 대구경북 메가시티는 로봇미래차바이오메디컬 산업 육성과 벤처중소기업 5000곳 유치, 물류 중심지 구축 구상을 내놨다. 광역시가 없는 전북은 타 메가시티에 상응하는 새만금권역 특화발전전략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메가시티 깐부의 소중함을 새삼 깨닫게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달이 차면 기울듯 세상사 가운데 영원불변한 것은 없다. 인간은 정치적 동물이라서 명예를 숭상하며 그것을 붙잡으려고 절치부심한다. 지방자치가 부활되기 전에는 대선과 총선이 정계진출의 유일한 통로였다. 전두환이 말했듯 국회의원 할려면 논두렁 정기라도 타고 나야 한다고 했는데 지방선거판도 거의 비슷하다. 선출직은 동냥 벼슬로 사람 맘을 훔쳐야 하기 때문에 전생에 큰 업보를 진 사람이 하는 것 같다. 내년 지방선거가 대선에 가려 관심이 줄었지만 각 캠프마다 뜬구름 잡으려고 정신이 없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지만 이번에도 깜냥도 안되는 어중이떠중이들이 마구 플래카드를 내걸어 그 용기가 가상해 보인다. 전북은 정서상 민주당 우세 지역이어서 너나 없이 공천이 곧 당선이라는 생각으로 공천에 사활을 건다. 유권자 시선은 아랑곳 하지 않고 청와대 행정관을 지낸 것이 무슨 대수인 양 플래카드를 내건 후보도 있다. 이번 지방선거에서 관심 끄는 선거는 지사교육감전주시장익산시장 정도다. 송하진 지사는 본인 입으로 3선 출마를 공식화하지는 안했지만 그를 돕는 참모진의 움직임을 종합하면 출마 쪽으로 가닥을 잡은 게 확실하다. 행정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송 지사는 40년 공직생활 가운데 전주시장과 지사를 두번이나 역임, 16년간 민선단체장을 했기 때문에 여한이 없을 정도다. 호남의 마지막 유학자였던 강암 송성용 선생의 막내 아들인 그로서는 선비정신을 살리면서 그 누구 못지 않게 명예도 누릴 만큼 누렸다. 3선 도전 않고 후배들에게 기회를 주고 내려올 수도 있지만 주변여건이 그렇게 녹록하게 돌아가지 않은 것 같다. 그가 꺼진 불이나 다름 없던 새만금 신공항건설사업을 추진해야 하고 전북의 산업생태계를 바꿔 놓아야 하기 때문에 결국 출마 쪽으로 굳힌 것 같다. 특히 출사표를 던진 김윤덕안호영 국회의원에 대한 도민들의 전반적인 시각이 아직은 이르고 깜냥이 안된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어서 다시 나설 수 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여론이 무르 익어간다. 이재명 경기지사가 민주당 대선 주자로 선출되었지만 송 지사 3선 가도에는 별 지장을 미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김안 두 의원이 이 지사 조직을 근간으로해서 지사 경선에 나설 요량이지만찻잔 속의 미풍으로 그칠 공산이 짙다. 그 이유는 두 의원의 정치적 영향력이 아직 지사를 할 정도의 실력이 안되고 현재 국회의원 하는 것도 힘이 부치는 판에 욕심으로 비춰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모든 시나리오는 민주당이 대선에서 승리할 것을 전제로 한 것이고 국민의힘으로 정권교체가 이뤄지면 상황은 180도 달라질 수 있다. 만약 그렇게 되면 민주당에서 당 쇄신론을 꺼내 지사 후보 교체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 정치는 생물이라 예단키 어렵지만 흐름상 송 지사의 대안부재론이 먹혀들 가능성이 높다. 송 지사는 일단 대선 전개상황을 주시하면서 본인의 3선 출마여부를 정리할 것이다. 한편으로 이재명 후보가 대선승리를 위해 진보측 세력을 규합하려고 대통합할 때 변수는 생길 수 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공공도서관들의 변신이 새롭다. 더 이상 지식과 정보를 얻는 역할에만 안주하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이미 세계의 여러 도시들이 앞장서 변화를 주도하고 있으니 도서관의 기능이 어디까지 이를지 짐작하기 어렵다. 그 선봉에는 12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뉴욕공립도서관이 있다. 뉴욕공립도서관은 본관을 비롯해 90개가 넘는 분관을 가진 미국 최대의 공공도서관이지만 주목을 받는 이유는 따로 있다. 격식을 깨트린 명사들의 특강, 인종과 여성 환경 노동 등 민감한 사회이슈를 다루는 토론모임, 저소득층과 어린이들을 위한 교육프로그램, 예술 공연과 취업박람회 등의 다양한 기능과 뉴욕 여러 지역에 분산되어 있는 분관들이 각 지역의 특성을 살리면서도 어느 누구도 소외되지 않게 하기 위해 기획해낸 서로 다른 프로그램들이 그것이다. 덕분에 뉴욕공립도서관은 도시공동체의 중심이 됐다. 지식의 창고에만 머무르지 않고 기능을 확대해가는 이런 도서관들과는 달리 오랜 전통으로 특화된 기능을 지켜가는 도서관도 있다. 1750년에 지어진 스위스의 장크트갈렌 수도원도서관도 그 중 하나다. 유럽에는 같은 성격을 가진 수도원 도서관이 여럿 있지만 장크트갈렌 수도원도서관의 면모는 특별하다. 지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으로 꼽히는 이 도서관이 소장하고 있는 장서는 16만권. 스위스의 국보급 문서와 책, 악보가 이곳에 모여 있다. 수도사들의 귀중한 필사본을 관리하는데 특별한 노력을 쏟아온 결실이다. 도서관과 함께 문화와 학문의 본산으로 중세 유럽에 이름을 떨쳤던 수도원은 바로크 양식의 건축물, 귀한 문헌과 미술품을 온전히 품어 1983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 되었다. 이 도서관이 스스로에게 부여한 특별한 기능이 있다. 단순히 지식과 정보를 얻거나 문화적 활동을 위한 공간으로서가 아니라 책을 통해 영혼의 상처를 위로하고 치유하는, 영혼의 치유소로서의 기능이다. 우리에게도 반가운 풍경이 있다. 책이 삶이 되는 도시를 내세운 전주가 하나둘 더해가고 있는 작은 도서관들의 행렬이다. 동네 골목길에, 숲과 산길에 놓인 이 작은 도서관들은 오랜 전통도, 거대한 규모도 갖고 있지 않지만 시민들의 일상으로 들어와 작은 행복을 안겨주는 선물이 됐다. 그중 유독 그 존재를 빛내는 도서관이 있다. 완산구 평화동 학산 숲길에 놓인 학산 숲속 시집도서관이다. 알고 보니 자작나무에게 곁을 내어준 너와지붕이 잘 어울리는 작은 도서관, 시로 가득 찬 공간에 이미 푹 빠진 이웃들이 적지 않다. 공공성의 진정한 의미와 가치를 새삼 일깨워주는 전주의 작은 도서관 행렬이 더 길게 이어졌으면 좋겠다.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