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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윤성 기자 유통 공룡인 롯데쇼핑의 갑질 횡포에 맞서 7년째 법적 투쟁을 벌이고 있는 육가공업체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최근 롯데 측의 꼼수에 울분을 토했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손해배상청구 소송에서 재판부의 조정 절차에 내심 기대를 걸었다. 롯데 측에서 법원의 조정에 임하겠다는 입장을 밝혀왔기에 어느 정도 타협점을 찾을 것이란 희망을 품었다. 앞서 국회에서도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을 국감 증인으로 채택했으나 롯데 측에서 5일 열리는 법원 조정 때 ㈜신화와의 협상에 적극 응하겠다고 해서 증인 채택을 철회했었다. 하지만 법원의 조정은 결렬되고 말았다. 재판부가 신화의 어려운 상황을 감안해서 일부라도 배상금을 지급하고 재판을 진행하자고 롯데 측에 제안했지만 거부당했다. 롯데는 대법원에서 진행 중인 행정소송에 영향을 줄 수준의 금액으로는 조정에 응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법원의 조정 결렬 소식에 롯데에 대한 여론이 악화하고 국회에서도 롯데의 이중적 행태에 발끈하면서 신동빈 롯데 회장을 증인으로 재신청했다. 그러자 롯데 관계자는 지난 8일 증인 신청을 낸 국회 김경만 의원실로 찾아와 ㈜신화와의 합의 의사를 밝혔다. 이 자리에서 롯데는 ㈜신화의 영업 손실액 109억 원을 지급해 해당 사안을 종결하거나 우선 피해 금액 가운데 일부인 30억 원가량을 선지급할 의사를 내비쳤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7년간 다툼을 벌여 온 ㈜신화의 윤형철 대표는 기쁨과 벅찬 마음을 감출 수 없었다고 속내를 털어놓았다. 롯데의 갑질 해결에 앞장섰던 안호영 의원도 SNS를 통해 극적 타결 소식을 전하며 반가운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합의문 초안을 받아 든 윤형철 대표의 얼굴은 굳어지고 말았다. 의원실에서 롯데 측이 한 얘기와는 달리 ㈜신화가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 합의문에 포함됐기 때문이다. 결국 롯데 측이 신동빈 회장의 국감 증인 출석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부린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롯데그룹은 대기업 중에서도 선도적으로 ESG 경영을 표방해왔다. 신동빈 회장은 지난 2015년부터 친환경적 경영과 사회적 책임, 그리고 투명한 지배구조를 강조해왔다. 올해 들어서는 롯데지주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하고 재벌 그룹 최초로 모든 상장 계열사의 ESG 정보도 공시할 예정이다.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겠다는 롯데그룹이 힘없는 납품업체에 대한 갑질 횡포에는 아랑곳없는 행태는 이율배반이 아닐 수 없다. 믿고 따랐던 협력업체를 고사시키면서 무슨 ESG 경영이냐는 윤형철 대표의 피맺힌 항변을 신동빈 회장은 귀담아 들어야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전북 인구 180만 명 붕괴는 지역의 총체적 문제점을 상징적으로 보여 준다. 인구 감소로 인한 분야별 후폭풍은 쉽게 감당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는 지적이다. 갈수록 인구가 줄 수밖에 없는 현실적 어려움은 문제의 심각성을 더해 준다. 전주 군산 익산을 제외한 11개 시군이 지역소멸위험지역으로 분류된 건 주지의 사실이다. 정부자치단체도 인구 늘리기에 묘안을 짜내고 있지만 백약(百藥)이 무효인 상태다. 이젠 줄어드는 인구에 따른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목소리다. 저출산 문제는 지역마다 살아남기 위한 생존 경쟁에 불을 댕겼다. 전국 자치단체에 불고 있는 메가시티 움직임이 대표적이다. 시너지 효과를 노린 시군간 통폐합 노력이 지금도 곳곳에서 진행 중이다. 전북에서도 전주-완주 통합을 둘러싼 갈등을 겪은 바 있다. 뿐만 아니라 피폐한 농촌학교 통폐합 문제를 두고도 교육감 후보들의 공방이 치열하다. 결국엔 인구 수가 지역 발전의 핵심 요소라는 것이다. 각 분야 구조적 흐름을 작동시키는 동력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이같은 통폐합 열풍은 신입생 미달사태를 겪는 지방대도 예외일 수 없다. 생존 경쟁에 내몰린 대학들의 뼈를 깎는 자구노력의 일환이다. 올해 추가모집 결과 도내 5개 대학의 신입생 충원율 평균은 88.5%로, 전년 대비 11.1%가 하락했다. 1400명을 충원하지 못한 셈이다. 전국적으로도 최근 3년새 미충원이 5배로 늘어났다. 9년 후인 2030년 4년제 사립대 50%가 사라진다는 충격적 전망도 나와 있다. 학생이 모자라 정원을 채우지 못한 지방대 재정 상태가 악화 일로에 있다. 교육부와 자치단체도 이같은 문제 의식을 갖고 위기 타개책을 내놓지만 속시원한 답변은 못하고 있다. 수도권 대학정원 감축을 추진 한다거나 입찰을 통해 지방 사립대를 공립 대학으로 전환하는 문제도 쉽지않은 상황이다. 그래도 2023년부터는 지방대 의약간호계열 정원의 40%를 지역인재 선발로 의무화했다. 이런 기류 속에 국립대인 전북대-군산대 통합에 대한 당위성이 조심스럽게 거론된다. 20년간 추진해온 이들 대학의 통합 여정은 아픔과 논란의 연속이었지만 분위기는 무르익고 있다. 지역거점 대학으로서의 역할을 모색하는 전북대는 두 대학의 통합 효과에 기대감이 크다. 김동원 총장도 취임 2주년 회견에서 통합에 강한 의욕을 보이며 정부의 특단 지원대책을 촉구했다. 반면 군산대는 특유의 강점을 조화롭게 살린 특성화 전략을 중시하고 있다. 아직도 부정 기류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학교가 직면한 녹록지 않은 현실을 감안하면 맘이 편치 않다. 특히 신입생 충원율이 86.5%로 작년 보다 13.3%가 하락했다. 더군다나 얼마 전 재정지원대학에서 탈락해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총장 사퇴라는 진통을 겪고 있다. 조만간 이를 추스리고 새 진용을 갖추는 총장 선거가 예정돼 있다. 아마도 이 과정을 통해 통합 논의가 불거질 것으로 보인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나 아직 100살 안먹었당께! 다들 무탈하시어! 고창군 심원면 최고령자인 궁산마을 변현순 할머니(96세)의 사진과 함께 현수막에 실린 글이다. 심원면사무소 앞 현수막 게시대에는 심원면의 자랑거리를 알리는 4장의 착한 현수막이 걸려있다. 매달 새로운 내용의 현수막이 면민들과 심원면을 찾는 관광객들을 맞는다. 현수막 게시대의 이름은 심원다움이다. 10월에는 실뱀장어 잡이 장인 김삼만 씨(두어마을), 28세 때부터 47년째 이장직을 맡고 있는 박동성 씨(염전마을), 15년간 공부해 보건학 박사학위를 딴 이수범 씨(진주마을), 지난 7월 태어난 최연소 심원면민 김단우 군(서전마을) 등 4명이 심원다움 현수막의 주인공이 됐다. 고창군 최초 실뱀장어 잡이 시작! 63년 잡았당께! 우리나라에서 나만큼 이장을 많이 한 사람 있으면 알려주소! 이장만 47년 했당께! 내 손은 약손! 어깨가 아프면 이박사에게 오랑께! 15년간 공부했당께! 내 나이 아시오! 빵살 아니 한 살! 심원면 제일의 간난아이 ㅎㅎ 등 재미있는 소개글과 사진이 실린 현수막이 정겨움을 준다. 심원다움 현수막은 지난 7월 부임한 라남근 면장의 작품이다. 방치된 면사무소 앞 현수막 게시대를 활용하고 면민들의 자긍심을 고취시킬 방안을 고민하던 중 생각해 냈다. 심원면의 이야깃거리가 되는 면민을 찾아 주민자치위원회와 협의해 이달의 심원면민으로 선정하고 사진을 촬영해 현수막을 제작한다. 심원면 최고령자 변현순 씨를 시작으로 8월부터 10월까지 모두 12명의 면민이 소개됐다. 새로운 심원다움의 자랑거리가 결정되면 기존 현수막은 회수돼 본인들에게 직접 전달된다. 심원다움 현수막은 출향인들의 애향심도 키우고 있다. 심원면사무소에는 부모님이 소개된 심원다움 현수막 소식을 전해들은 출향 자녀들의 감사 전화가 걸려오곤 한다고 한다. 착한 현수막이 인구 2500여명의 시골 동네 분위기를 바꾸고 있다. 착한 심원다움 현수막과 달리 도시에 걸려있는 현수막은 나쁜 현수막이 대부분이다. 가로수와 전봇대, 신호등을 칭칭 감아 도시 미관을 해치고 환경오염 및 자원낭비의 요인이다. 전북도청 앞 도로에는 추석을 앞두고 정비됐던 불법 현수막 수십 장이 한 달도 안돼 또다시 가로수를 칭칭 감았다. 전주시내 곳곳에는 건물 분양과 행정 홍보 등 다양한 종류의 불법 현수막이 걸려 있다.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전주시장 출마예정자 7명은 앞으로 선거관리위원회가 인정하는 공식 현수막 외의 불법 선거 현수막을 걸지 않겠다고 지난 5일 선언했다. 도내 전체 시군으로 확산돼야 할 바람직한 일이다. 착한 현수막은 사람들의 가슴을 따뜻하게 하고 나쁜 현수막은 사람들의 얼굴을 찡그리게 한다. 불법 현수막을 당당히 내거는 양심불량자들보다 도시 곳곳의 나쁜 현수막을 보지 않을 시민들의 권리가 더 중요한 것 아닌가.
삽화=정윤성 화백 곰 인형을 대신하는 이름이 된 테디베어는 전 세계적으로 가장 사랑받는 장난감이 되었다. 우리나라에서도 테디베어 박물관이 생겨날 정도이니 그 유명세를 짐작할만하다. 테디베어의 연원은 명확한 기록이 없으나 1900년대 초, 미국에서 처음 만들어져 영국 독일 등 유럽 국가들로 확산되었다고 알려져 있다. 독일에서는 인형 제조업체인 슈타이프사가 곰인형을 만들어 한 장난감박람회에서 선보였는데, 정작 독일에서는 큰 인기가 없었지만 미국에서는 수천 개나 팔려나가면서 이름을 더 널리 알렸다. 얼마 전 새롭게 등장한 테디베어가 있다. 금발 단발머리에 붉은 재킷과 검은 바지를 입고 손을 가지런히 모으고 서있는 곰 인형이다. 인형 가격은 개당 221달러(한화 26만원)나 되었지만 500개 한정판으로 출시한 이 곰 인형은 날개 돋친 듯 팔려나가 금세 완판 되었다. 독일의 장인이 제작한 이 수제 곰 인형은 독일 메르켈 총리가 주인공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을 주인공으로 만들어지는 인형이 적지 않지만 은퇴를 앞둔 메르켈 총리를 기념하기 위해 만든 이 곰 인형은 의미가 특별하다. 독일 최초 여성 총리인 앙겔라 메르켈은 2005년 취임한 이후 16년 동안 독일을 이끈 정치인이다. 그는 연속 4선에 성공할 정도로 인기가 높았지만 3년 전 다섯 번째 총리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며 일찌감치 정계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세계에서 가장 신뢰 받는 지도자로 꼽힌다. 은퇴를 앞두고 있는 지금도 독일 국민들의 75%가 그를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50%를 훌쩍 넘는 국민들이 지지한다는 조사 결과가 이어지고 있을 정도다. 그 바탕에는 메르켈의 빛나는 리더십이 있다. 상대방을 존중하며 경청하고 모르는 것은 부끄러워하지 않고 배우려는 자세, 자신의 판단을 돌아보며 잘못된 것은 거침없이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자세, 늘 겸손하게 행동하는 자세가 가져온 소통의 리더십이다. 메르켈 곰 인형에도 특별히 눈길을 끄는 것이 있다. 가지런히 손가락을 맞대어 만들어내는 다이아몬드 형태의 특유한 손모양이다. 어느 자리에서나 깍지를 끼듯 양손을 모으는 메르켈의 특유한 이 버릇을 사람들은 메르켈 다이아몬드라 이름 붙였다. 곰 인형이메르켈 다이아몬드를 그대로 갖게 한 것도 메르켈을 가장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태도를 기억하게 하고 싶어서였을 것이다.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주자들의 선거운동이 뜨겁다. 흥미롭게도 우리의 선거판은 뜨거워질수록 정치의 품격은 추락한다. 정책 검증이 우선되어야 할 토론회조차 음모와 근거 없는 비방이 앞서있으니 이상한 일도 아니다. 그래서일까. 요즈음은 메르켈 다이아몬드의 힘이 더 빛나보인다. /김은정 선임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완주 봉동에서 육가공업을 하는 ㈜신화는 7년째 골리앗과 싸움을 하고 있다. 소송을 통한 시간 끌기 전략으로 납품업체나 중소기업을 고사시키는 대기업의 횡포에 맞서 힘겨운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다른 업체 같으면 감히 대기업의 갑질 횡포에 맞선다는 생각 자체를 할 수 없겠지만 이 회사의 대표는 대기업의 갑질을 이겨내는 선례를 남기겠다며 남들이 가지 않은 길을 홀로 가고 있다. ㈜신화는 한때 지역에서 주목받는 육가공업체였다. 연간 매출액 600억 원에 종업원 수도 140명에 달했다. 하지만 지난 2012년 롯데쇼핑과의 납품 계약을 체결하면서 일이 꼬였다. 유통 대기업과의 납품계약을 통해 회사의 대도약을 꿈꿨지만 현실을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롯데 측은 할인행사 등 판촉 활동을 명목으로 3년 4개월 동안 시가보다 낮은 가격에 납품을 강요하는가 하면 판촉 행사 이후에도 가격을 올리지 않았다. 또한 ㈜신화로부터 종업원을 파견받아 일을 시키면서 인건비를 모두 업체에 부담시키고 PB상품 관련 자문료도 납품업체에 떠넘겼다. 이로 인한 ㈜신화의 영업 손실액은 109억 원에 달했다. 갑질 횡포를 견디지 못한 ㈜신화는 지난 2015년 8월 공정거래조정원에 조정 신청을 하기에 이르렀다. 공정거래조정원에서는 롯데쇼핑의 불공정을 확인하고 48억여 원을 ㈜신화에 지급하라는 조정 판결을 내렸다. 그러나 롯데 측에서 이를 거부함에 따라 공정거래위원회에 자동 제소됐고 공정위는 사상 최대 과징금액인 408억여 원을 롯데쇼핑에 부과했다. 롯데 측은 이에 불복. 행정소송을 냈지만 지난 7월 서울고법에서 기각당했다. 문제는 절대 갑과의 싸움에서 ㈜신화가 이겼지만 피해구제는 더디기만 하다. ㈜신화는 지난 2017년과 2020년 롯데쇼핑을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지만 행정소송 결과를 보고 판단하겠다는 재판부의 결정에 기약없이 지연됐다. 그 사이 ㈜신화는 명예훼손 혐의로 피소당하고 느닷없는 세무조사와 식약처 단속이 이어지고 믿었던 직원들이 등을 돌려 대기업 편에 서는 등 고초를 겪어야만 했다. 특히 매출은 70%나 격감하면서 회사는 법정관리에 들어갔다. 다행히 기독계와 시민사회단체가 롯데쇼핑의 갑질 횡포에 함께 대응해주고 있다. 전주 출신 국회 이수진 의원도 불공정거래행위 등으로 징수한 과징금의 50%를 피해자 지원기금으로 조성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그렇지만 갑질 당사자인 롯데쇼핑은 피해구제에도 갑질행태를 보인다. 지난 5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조정 절차에서 양측의 금액 차이가 커 결렬됐고 다시 기약없는 재판에 임해야 하는 상황이다. 대기업의 고의적인 갑질 횡포에 대해선 징벌적 손해배상제도가 반드시 도입돼야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최근 개고기 식용 금지를 언급하면서 이 문제를 둘러싸고 논쟁이 뜨겁다. 대통령 발언이 아니더라도 요즘 주변에서 보신탕 관련 얘기가 쑥 들어간 것도 눈에 띄는 변화 중 하나다. 한 때는 여름철 건강 유지 최고 음식으로 대접 받고 즐겨 먹던 보양식이었다. 무더위를 이겨내기 위해 서민들이 북새통을 이룬 음식점에서 왁자지껄한 모습이 종종 매스컴에 나오기도 했다. 불과 몇 년 전 일이다. 하지만 언제부터인가 반려동물이 뉴스에 자주 등장하면서 보양식 문제는 상대적으로 뒷전에 밀려 났다. 개 고양이 등을 키우는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1500만 명에 달해 국민 3명 중 1명 꼴이다. 도내에도 반려견 12만 마리가 있다고 한다. 그와 동시에 개 식용 문화에 대한 논란이 들끓는 가운데 동물 단체들이 집단 행동에 나섰다. 그들은 2019년 국회 앞에서 복날 추모행동 행사를 통해 개 도살 문제를 정면으로 비판했다. 그러면서 갖가지 퍼포먼스를 연출, 동물 임의도살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 통과에 목소리를 높였다. 같은 해 7월 전국 3대 개시장으로 꼽히던 부산 구포 가축시장이 60여년 만에 문을 닫기까지 했다. 보신탕에 대한 이 같은 부정 기류가 확산 됨에 따라 사법부를 비롯한 기관 단체들도 보조를 맞추며 힘을 보탰다. 한결같은 이들 노력들이 결실을 맺으면서 동물 학대에 따른 사회 충격파는 잦아 들었다. 그 당시 대법원도 국민정서를 언급하며 전기가 흐르는 쇠꼬챙이로 개를 감전사시키는 도살법을 무죄로 봤던 하급심 판단을 파기했다. 반려동물 보호에 지방 의회도 가세하며 이를 뒷받침하기도 했다. 우리 조상들은 일년 중 가장 무더운 삼복(三伏)에 보양식을 먹거나 시원한 물가를 찾아 더위를 식히는 복달임을 즐겼다. 이 때 먹는 대표 음식이 개장국. 즉 보신탕이었다. 찌는 듯한 복날에 영양분을 보충하고 입맛을 돋우기 위해서였다고 한다. 그러나 동물 학대에 대한 반감이 커지면서 아예 음식 자체를 꺼리는 경향이 두드러졌다. 이런 분위기를 반영하듯 건강보조식품이 이를 대체하며 폭발적 성장세를 이뤘다. 홍삼비타민 등이 선물 리스트에서 상위 랭크를 꿰찬 지도 오래 됐다. 코로나 국면 면역력 강화 때문에 매출이 2배 가까이 늘어난 건 일종의 덤이다. 이에 반해 보신탕 집은 전주에서만 6~7년새 70% 정도가 운영난을 못 견디고 자취를 감췄다. 아중리 원집과 옛 35사단 근처 대성집, 효자동 황구탕 그리고 팔복동 황방산 가든, 추천대교옆 만복집 등 내로라하는 맛집들이 추억 속에만 남게 됐다. 개고기 식용을 둘러싼 찬반 양론이 팽팽히 맞선 상태다. 시대 상황에 따른 사회 변화욕구가 거세지고 있는 것은 익히 알고 있다. 반려동물 인구가 늘면 늘수록 보양식 문화에 대한 인식이 바뀌는 것도 사실이다. 복달임의 대명사인 보신탕이 사라지는 그 자리에 삼계탕이나 염소탕이 대신하는 것도 사회 흐름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1000종이 넘는 특허를 보유해 발명왕으로 불리는 미국의 발명가 토머스 에디슨은 발명가보다는 도전자라는 별명이 더 어울리는 과학자다. 수천 번의 실험을 통해 1879년 백열전구를 발명한 그는 발명 과정에서 실패했을 때의 기분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나는 단 한 번도 실패한 적이 없다. 단지 수천 번의 과정을 거쳐 전구를 발명했을 뿐이다고 말했다고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명언을 남긴 에디슨이 자신의 발명에 단 한 번의 실패도 없었다고 당당하게 말한 것은 실패를 성공을 향한 도전의 과정으로 생각하는 긍정적 마인드가 있었기 때문이다. 도전(挑戰)은 어려운 사업이나 기록 경신 따위에 맞섬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로 정의돼 있다. 위험을 무릅쓰고 어떤 일을 하는 모험(冒險)과 비슷한 말이다. 쉽고 편안한 길을 가는 것은 도전이나 모험이 아니다. 그래서 에디슨 처럼 성공과 실패 여부를 떠나 도전하는 것은 의미있는 일이다. 며칠 전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이 있었다. 대한전문건설협회 전라북도회 11대12대 회장을 연임한 김태경 회장(57)의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 도전이다. 전북도회장 직까지 사퇴하는 배수진을 치고 총력전을 펼쳤지만 대의원 162표 가운데 73표를 얻어 88표를 얻은 상대 후보에게 15표 차로 석패했다. 50대 초반에 전문건설협회 전북도회 사상 최연소 회장을 맡은 그는 불공정 하도급 관행 철폐와 하도급 참여비율 확대 등 업계와 회원사 보호를 위한 공격적 행보로 주목 받아왔다. 지난 30년 동안 서울 출신이 대한전문건설협회 중앙회장직을 장기 집권해 지방이 크게 소외되어 왔다며 수도권과 지방이 공존하는 협회를 기치로 전문건설 사상 첫 전북출신 중앙회장에 도전했지만 아쉽게 고배를 들었다. 김태경 회장과 같은 전북 경제인의 의미있는 도전은 더 있었다. 유남영 정읍농협 조합장의 농협 중앙회장 도전기다. 유 조합장은 지난해 1월 치러진 제24대 농협 중앙회장 선거에 농협 중앙회 62년 역사상 최초의 전북 출신 도전자로 당당히 나섰다. 10명의 후보 가운데 2위를 차지했지만 결선 투표에서 역전까지는 이끌어내지 못했다. 그는 1995년 정읍농협이 55억원에 달하는 RPC(미곡종합처리장) 쌀 판매 사고로 파산 일보직전의 상황에 처했을때 구원투수로 나선 뒤 6선 조합장을 하며 정읍농협을 특별관리조합에서 상위 10% 농협으로 성장시켰다. 농협중앙회 이사와 NH금융지주 이사를 맡은 경험까지 살려 농협의 개혁과 변화를 꿈꿨지만 실현에는 실패했다. 성공의 반대말은 실패가 아니라 도전하지 않는 것이라는 경구(警句)는 이들의 도전을 더욱 값지게 한다. 더 큰 무대에서의 도전을 두려워하고 감투를 탐닉하며 골목대장과 방안퉁수를 즐기고 있는 전북 정치권과 경제계 리더들을 보면 김태경 회장과 유남영 조합장의 도전사가 더욱 의미있게 다가온다.
삽화 = 정윤성 기자 2009년, 새로운 이름을 얻은 거대한 길이 나타났다. 종교인들과 전문가, 자치단체가 뜻을 모아 그려낸 아름다운 순례길이다. 순례길이란 이름은 세계의 도보여행자들이 꿈의 코스로 꼽는 산티아고 순례길 덕분에 익숙해졌지만 우리 앞에 나타난 이 길은 특정한 지명 대신 아름다운이란 형용사를 더했으니 그 의미가 또 다르다. 전라북도의 전주 완주 익산 김제의 길과 공간을 잇는 아름다운 순례길은 어느 특정한 종교 성지만 잇는 길이 아니라 종교와 종교가 마음을 열고 함께 만들어낸 길이다. 당초 240km, 아홉 개 노선으로 나뉘었지만 길이 길을 만들어내는 순리대로 노선마다의 길은 짧아지기도, 길어지기도 하며 성장해간다. 순례는 일반적으로 종교 성지를 여행하는 일이지만 전북의 아름다운 순례길은 또 다른 의미를 더한다. 길을 걷다가 마주치게 되는 작은 마을의 아름다운 풍경과 사람들을 이어주는 서로 다른 종교성지들, 오래된 그 공간들과 조우하는 즐거움이다. 아홉 개 중 세 번째 노선에 놓인 되재 성당도 그 중 하나다. 1895년에 지은 되재성당은 한국 천주교회 중 서울의 약현성당에 이어 두 번째, 한강 이남에서는 가장 오래된 성당이다. 한옥으로는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지어진 성당이기도 한데, 6.25때 완전히 소실되자 1954년 공소건물을 다시 세워 지켜오다가 문화재로 지정된 이후 처음 지어진 양식대로 복원해냈다. 되재는 완주군 화산면 승치리에 있는 고개 이름이다. 이곳에 되재성당이 자리 잡은 배경에는 한국 최대 규모의 천주교 박해사건인 병인박해가 있다. 1866년부터 1871년까지 6년 동안 희생된 순교자만 8천여 명에 이르는 대대적인 탄압이다. 되재성당은 그 시절 목숨을 걸고 신앙을 지키려했던 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숨어들어 일구어놓은 신앙의 터다. 그래서일까. 순례길을 걷다가 문득 만나게 되는 되재성당은 순례의 의미를 더 깊고 고요한 마음으로 품게 한다. 눈앞에 보이는 풍경을 보는 것보다 그 풍경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야 좋은 길이라는 조언을 기준으로 삼는다면 되재성당은 아름다운 순례길을 좋은 길로 만들어주는 빛나는 보석이다. 되재성당은 오래전 전라북도 기념물(119호)로 지정되어 보존해야할 문화유산이 됐다. 그런데 이 작고 아름다운 성당 앞에 아쉬운 풍경이 있다. 성당과 마주하고 있는 축사다. 사실 되재성당으로 이르는 순례길 양옆에는 축사들이 적지 않다. 이 또한 이 길에서만 만날 수 있는 풍경이니 품을 수밖에 없겠으나 성당 바로 앞까지 입성(?)한 축사는 반갑지 않다. 게다가 악취까지 안기고 있으니 문화유산에 대한 예의도 아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불균형 해소와 지방 재정 확충을 위한 고향사랑 기부금법이 마침내 국회를 통과했다. 지난 2009년 18대 국회에서 고향세란 이름으로 법안이 처음 발의된 이후 12년 만에 결실을 보았다. 고향세는 지난 2007년 대선 때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가 처음 대선 공약으로 제안했다. 이후 19대20대 국회에서 고향세, 또는 고향사랑 기부제 등으로 법안이 발의됐지만 번번이 무산됐다. 이어 19대 대선을 앞두고 전라북도가 정부에 제안한 고향기부제를 문재인 후보가 대선 공약으로 채택했고 대통령 취임 후엔 100대 국정과제에 반영했다. 하지만 대도시와 농어촌 지역 간 이해가 엇갈리면서 입법화는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21대 국회 출범과 함께 고향사랑기부제 관련 법안이 잇따라 발의됐다. 익산 한병도 의원을 비롯해 이개호 김승남 김태호 의원 등 농어촌 지역구 의원들이 자신의 1호 법안으로 고향사랑 기부금법을 앞다퉈 발의했다. 지난해 9월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한 고향사랑 기부금법은 1년 만인 지난 28일 국회 본회의에서 의결됐다. 법 시행은 2023년 1월 1일로 정했다. 내년에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가 연달아 실시되는 점을 고려했다. 지난 2008년부터 후루사토세(고향세)를 도입한 일본은 지방 재정 확충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 도입 첫해에는 기부액이 831억 원(81억 엔)에 그쳤지만 2018년에는 5조5000억 원(5127억 엔), 지난해에는 7조1486억 원(6725억 엔)으로 급증했다. 일본의 고향세는 지방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고 있다. 기부금 재원을 통해 지역 인재양성과 주민 의료복지서비스, 일자리 창출사업 등 다양한 지역활력사업을 펼치고 있다. 고향사랑 기부금법은 자신의 주소지가 아닌 고향이나 다른 자치단체에 기부할 경우 세액 공제 혜택과 함께 지역특산품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다. 기부금은 연간 500만 원까지 할 수 있으며 기부액의 30% 이내로 세액공제 혜택과 최대 100만 원 이내의 지역특산품이 답례품으로 제공된다. 답례품은 자치단체 내에서 생산제조되는 물품이나 고향사랑 상품권 등을 지급한다. 지난 2019년 한국지방행정연구원의 연구 결과를 보면 고향사랑 기부금 도입에 따른 기부금 규모는 연간 6844억3조4442억 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 자립도가 열악한 전라북도에는 고향사랑 기부금이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할 것으로 기대된다. 자체 재원으로 공무원 인건비도 해결 못 하는 시군에는 가뭄의 단비가 아닐 수 없다. 고향에 대한 기부문화가 활성화돼서 지역 경제를 살리고 소멸 위기에 처한 농어촌을 살리는 마중물이 되길 소망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수도권 공룡화를 막고 지역 균형 발전을 이뤄내자는 취지로 2012년에 만든 전북 혁신도시. 전주 도심과는 멀찌감치 떨어져 있고 계획 도시답게 주거 공간과 비즈니스 단지가 조화롭게 형성돼 있다. 입주 공공 기관도 널찍한 부지에 개성있는 건물이 어우러져 역동적 분위기를 자아내고 있다. 특히 농림축산 관련 연구 기관 등은 푸른 초원의 목장을 연상케 하며 탁 트인 느낌마저 준다. 이런 정부 기관 12개가 현재 둥지를 틀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처럼 눈에 띄는 외관에 걸맞게 이들 기관들이 당초 취지대로 제 역할을 하는 지 의문이다. 직원들의 도를 넘는 모럴 해저드가 심심찮게 여론 표적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상당수는 아직도 수도권 프레임에 갇혀 이방인 신세를 면치 못하고 있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온갖 특혜는 누리고 경제적 이익만 좆다가 망신 당하기 일쑤다. 전국 10개 혁신도시에 2011년부터 공급된 특별공급 아파트 1만5760호 중 41.6%인 6천564호가 전매되거나 매매된 것으로 국감자료에서 확인됐다. 주거 걱정은 하지 말고 현지에 살며 업무에만 집중하라고 배려를 해줬는데 이를 어긴 것이다. 심지어 직원 4명 중 1명은 특공에 당첨되면 입주할 수 없는 기관운영 기숙사에 거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양심불량 직원의 이기주의 행태는 도마에 오른 지 오래다. 2019년까지 혁신도시 유입 인구는 5만262명이다. 이 중 수도권 거주자는 3796명으로 8%에 불과하고 타시도는 3%인 1705명이 고작이다. 나머지 4만4761명이 인근 시군에서 옮겨온 것이다. 특혜는 다 받으면서도 정작 본인의 기본 역할은 뒷전인 셈이다. 혁신도시 조성에 따른 시너지 효과가 반감된 것도 이 때문이다.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입주 기관장들의 지역 상생 의지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혁신도시 발전위원회상생협의회도 이들 기관 참여가 형식적으로 이뤄져 알맹이가 없다는 것. 얼마 전 열린 도의회―혁신도시 기관장 간담회에도 기관장 두 명만 참석해 찬물을 끼얹은 꼴이 됐다. 상생에 대한 핵심현안 논의는커녕 애로사항 청취에만 그친다는 지적이다. 같은 맥락으로 이들 기관 상생 전략에서 지역업체 패싱문제는 논란 소지가 크다. 구내식당 운영에 있어 대기업 독과점은 수차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그런데도 직영 기관을 뺀 4군데 중 국토정보공사를 제외한 국민연금공단과 지방자치인재개발원한국식품연구원이 대기업과 타지 업체에 맡기고 있다. 특히 2개 식당이 있는 국민연금은 모두 대기업이 운영하고 있다. 마찬가지로 지역생산 물품 구매 상황도 이와 별반 차이가 없다. 공공 기관 2차 지방이전이 초읽기에 들어가면서 원칙적인 지역상생 모델 방안이 대두되고 있다. 벽을 허물지 못하는 지역 주민들과의 소통 전략이 긴요한 때문이다. 말뿐인 지역 상생은 더 이상 통하지 않는다. 소멸 위기에 처한 지역 현실을 고려하면 더욱 그러하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4일 경형 SUV 캐스퍼를 구매했다. 온라인 사전예약 신청 첫 날 직접 인터넷을 통해 차량을 예약했고, 이 차량은 퇴임후 개인적으로 사용할 예정이라고 한다. 문 대통령의 캐스퍼 구매에 대해 박경미 청와대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가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추진해온 상생형 지역일자리 정책의 성공적인 정착과 확산을 국민과 함께 응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캐스퍼는 광주형 일자리로 설립된 광주글로벌모터스(GGM) 공장에서 생산된 첫 번째 완성차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노동자들의 임금을 낮추고 일자리를 창출해 보자는 취지에서 지난 2019년 1월 상생협약을 통해 국내 첫 상생 일자리로 설립됐다. 상생협약 체결 2년 8개월 만에 탄생한 캐스퍼는 사전 예약 열흘 만인 지난 23일 2만5000대가 예약되면서 이미 올해 생산목표 1만2000대의 2배를 넘어섰다. 경차이면서도 안전성과 편리한 기능은 물론 차박(차에서 숙박)까지 가능한 차별화된 디자인 등으로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캐스퍼의 성공은 지역 젊은이들의 일자리 확대로 이어지고 있다. 광주글로벌모터스의 현재 고용 인원은 505명으로 이 가운데 93%인 470명이 지역 인재로 채워졌다고 한다. 2030대 직원 비율이 전체의 80%에 달하고 평균 나이가 29세라고 한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내년 초까지 300~400명의 직원을 신규 채용하고 공장을 2교대로 가동해 내년 생산량을 7만대까지 늘릴 계획이다. 캐스퍼와 광주형 일자리의 성공은 군산과 경남 밀양, 강원 횡성, 부산 등 다른 4곳의 상생형 지역 일자리에 부러움의 대상이 되고 있다. 광주형 일자리에 앞서 이미 지난 6월 군산형 일자리 1호 전기차 다니고 VAN을 출시한 군산과 전북의 부러움은 더하다. 지난 2019년 한국GM 군산공장을 인수한 군산형 일자리의 주력 기업 명신은 연말까지 3000대의 다니고 밴을 생산하고, 내년에는 다니고 밴 5000대와 다른 해외 기업의 전기차를 위탁 생산할 계획이다. 군산형 일자리는 올해부터 3년간 1100여명의 고용 창출이 목표지만 올해 고용 인력은 지난달 말 기준 350여명으로 당초 계획 700여명의 절반 수준에 머물고 있다. 중국 전기차 업체 바이톤의 경영난으로 명신이 당초 추진했던 위탁생산에 차질이 생겼지만 다행히 또 다른 중국 전기차 업체 패러데이퓨처와 2023년 출시를 목표로 보급형 전기차 위탁생산 계약이 추진중이라고 한다. 패러데이퓨처와 연간 10만 대 수준의 계약만 맺어도 군산형 일자리의 안정적 고용률 달성이 가능하다는 분석이다. 광주형 일자리 첫 완성차인 캐스퍼의 성공적인 출발에 이어 군산형 일자리에서 생산될 보급형 전기차의 대박이 기다려진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우리 속담에 말타면 경마 잡히고 싶다는 말이 있다. 쉽게 말해 인간의 욕망은 끝이 없다는 뜻이다. 요즘 지역정가를 바라다 보면 역겨움이 절로 난다. 아무리 우리 정치판이 막가파식으로 되어간다고 하지만 깜냥도 안된 사람들이 출마한다고 마구 플래카드를 붙여 놓은 걸 보면 안타깝기 그지없다. 세상 살아 가는데는 상식이라는 게 있다. 상식은 다수의 건전한 생각을 말한다. 다수가 아니라고 생각하면 아닌 것이다. 그걸 무시하고 독불장군같이 돈키호테처럼 처신하면 문제는 심각해진다. 비단 이번 뿐만이 아니다. 너무도 자신을 모르고 철없이 권력욕과 명예욕에 사로잡혀 덤벙대는 것 같아 개탄스럽다. 지사나 교육감 시장 군수는 아무나 하는 자리가 아니다. 의원은 여러사람이 하니까 다소 자질이 부족해도 할 수 있지만 단체장은 최종 결재권자라는 책임감 때문에 아무나 못한다. 예전과 달리 4차산업혁명시대에는 고도의 판단력이 요구 되므로 전문성을 갖춘 혁신적인 사람이 맡아야 한다. 이런 자리에 충분한 경험을 쌓지 않은 사람들이 마구 도전장을 내밀어 걱정스럽다. 유권자가 옥석을 가려 내겠지만 자칫 이런 사람 때문에 선거판이 혼탁해질 우려가 크다. 운동경기만 체급이 있는 게 아니다. 선거판에도 체급이 있다. 도지사 선거에 나설 사람은 어느 수준의 사람이어야 하고 교육감 전주시장 그리고 시장군수지방의원 까지도 체급이 있다. 그 사람의 정치적 역량에 따라 단체장 도의원 시군의원 깜냥이 되는가를 알 수 있다. 아버지의 후광을 업고 정계에 진출하려는 2세들이 눈에 띈다. 하지만 혀도 짧은 게 침은 멀리 뱉으려고 한다는 자체가 우스꽝스럽다. 유권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할 뿐이다. 제대로 능력 검증도 안된 사람이 현직 국회의원의 입맛에 맞는다는 단순한 이유로 출사표를 던졌다가는 큰 코 다칠 수 있다. 민주당 도지사 경선에 재선의 김윤덕 의원이 출사표를 던졌고 최근 정세균 전 의장이 사퇴하면서 이재명 지사쪽으로 막차 탄 안호영 의원이 출마를 저울질 한다. 3선출마에 송하진 지사가 지금까지 가타부타 언급을 안했지만 대항마가 너무 약해 3연임 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어 보인다. 재선인 김윤덕 의원이 일찍부터 이재명 경기지사 쪽으로 줄 서서 전북표심을 잡으려고 노력했지만 지사 경선에 나설 정도의 정치적 역량은 못 되는 것으로 도민들이 보는 것 같다. 송 지사는 그간 전주시장 2번 지사 2번을 해 명예도 얻을 만큼 얻었기 때문에 지금은 욕심으로 비치지 않기 위해 맘 비우고 상황을 더 관망하고 있다. 자신보다 정치적 역량이 출중한 인물이 나오면 재고해보겠지만 그렇지 않으면 3선에 나선다는 전략이다. 일각에서 송 지사의 정치력이 약하다고 비판하는 쪽도 있지만 새만금신공항과 전북산업생태계 변환 등 당면과제를 마무리하려고 3연임 쪽으로 가닥을 잡고 조직관리에 들어가 있다. 관운이 짱짱한 송 지사는 3연임 하는 것보다 자당의 대선 승리를 더 걱정하는 눈치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 확진자 발생 알림 문자는 이제 일상이 됐다. 연휴에도 알림문자는 이어졌는데 그 중에 특별한 문자가 있었다. 실종자 발생 안내 문자였다. 인터넷 주소를 클릭해보니 70대 초반의 여성이다. CCTV로 찍힌 듯 한 영상은 왜소한 체구에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 초로의 할머니가 움직이는 짧은 동선을 담았다. 치매환자구나 싶었다. 실종자 안내 문자를 받기는 처음이었다. 집을 나간 할머니의 행방이 어찌 되었는지 내내 마음이 쓰였지만, 이후 실종과 관련된 문자는 오지 않았다.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 홈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관리 및 보건 복지 서비스를 제공 받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커뮤니티케어 추진을 복지정책의 핵심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커뮤니티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의 정착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3년전 쯤 공중파 방송으로 방영되어 널리 알려진 커뮤니티케어의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일본 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가 도입한 치매 SOS 네트워크다. 오무타 시는 석탄 산업으로 한때 인구 2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번성했으나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인구 11만 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작은 도시가 됐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일본의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령화율이 높아졌다. 오무타 시는 노인 정책에 관심을 쏟았는데, 그중에서도 치매정책은 특별했다. 오무타 시는 치매 정책의 중심을 커뮤니티케어에 두고 그를 위한 전방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중 가장 빛나는 프로그램이 SOS 네트워크다.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환자의 신상정보를 문자로 전송해 지역 사회 전체가 환자를 찾기 위해 나설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시와 소방서 경찰서 등 행정 기관과 관련 단체, 학교까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다. 시민들은 치매노인 대처법을 교육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의 SOS 네트워크 모의훈련에도 적극 참여했다. 환자가 집을 나간 뒤 1시간이 되기전에 휴대폰 어플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어른들 뿐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들까지 나서 실종 환자를 찾아내는 오무타 시의 슬로건은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외출하며, 살 수 있는 지역만들기다. 연휴가 끝나갈 즈음 또 다른 실종자 발생 안내문자가 왔다. 85세의 할아버지다. 며칠 전 실종된 할머니를 찾았다는 안내문자는 아직 없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 추석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길거리는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현수막 선거전은 뜨거웠다.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까지 어김없이 선거용 플래카드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까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제히 얼굴 알리기용 현수막을 길거리 곳곳에 내걸면서 플래카드 홍수사태를 맞았다. 심지어 전주지역에는 농협조합장까지 얼굴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게시해 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현수막은 교육감 입지자들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 입지자는 자기 지역에만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교육감 출마예정자는 전북 243개 읍면동 전역에 부착해야 하다 보니 가장 많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많지 않지만 도심지역은 주요 교차로나 길거리마다 덕지덕지 내걸다 보니 온통 현수막뿐이다. 현수막도 지정 게시대에 걸린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신호등이나 가로수 가로등 전봇대 등 닥치는 대로 걸어 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는 표지판이나 운전자 시야를 가로막아 사고 위험도 초래하고 있다. 현수막 선거전은 입지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플래카드를 내걸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 지방선거 입지자는 자기 지역에만 내걸기에 수십만 원 내지 수백만 원 정도 소요되지만 도내 전역에 내건 교육감 입지자는 한 번 게시할 때마다 수천만 원씩이 들어간다. 이러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난 설 연휴 때에는 교육감 입지자 7~8명 정도가 플래카드를 걸었지만 이번 추석에는 서거석 이항근 차상철 천호성 황호진 등 5명만 게시하면서 자연스레 후보군도 압축됐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의 현수막 게시는 선거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선거 180일 이전에 정치인의 명절 현수막 게시는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지정 게시대에 부착하는 현수막 이외는 모두 옥외광고물법 위반이다. 따라서 선거 입지자의 명절 인사 현수막은 과태료 부과대상이고 즉시 단속 대상이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에선 선거용 플래카드 단속에는 뒷짐만 지고 있어 생계형 현수막 단속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환경단체는 현수막 없는 선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현수막은 썩지도 않고 태우면 유해물질을 발생하는 데다 처리비용도 막대한 만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현수막 사용 자체를 안 한다. 대신 선거 부스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기후 위기를 맞아 현수막 선거전 대신 SNS 활용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삽화 = 정윤성 기자 2004년 가을, 전주 향교의 뒤편 <장판각>에 보관되어 있던 완판본 목판들이 대대적인 외출에 나섰다. 목판을 옮기는데 걸린 시간은 꼬박 이틀. 3백40여개 시트 박스를 가득채운 목판은 4.5톤 화물차 두 대에 실려 전북대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다. 목판을 정리하고 훈증소독 등 원형 복구를 위한 특별한 외출이었다. 장판각에 있던 완판본 목판은 1800년대 전라감영에서 책 출판을 위해 제작한 목판 책판들. 1899년 전라관찰사 조한국이 향교의 판고로 옮겨 보관해왔던 것들이었다. 장판각은 1987년 전주향교 뒤편에 이들 목판을 보관하기 위해 새로 지은 공간이었지만 목판의 보존에 필요한 방습 방충 시설을 갖추지 않은데다 지나치게 비좁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목판들은 원형 훼손의 위험에 처하면서 9천500여개의 목판 중 5천 50여개가 살아남았다. 200년 시간을 지켜온 목판의 가치에 눈뜨지 못하고 방치했던 결과였다. 완판본 목판은 특별한 존재다. 조선시대 전라감영 이외의 다른 지역 감영에서도 책을 출판하기 위한 목판본이 제작되었지만 완판본처럼 대량 판본이 보존되고 있는 예는 없다. 더구나 지금 남아 있는 목판으로 찍은 책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규장각, 대학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니 전라감영 완판본 목판만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덧붙이자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 목판들을 보고 조선시대 감영에서 만들어진 책이 전주와 대구에 있었으나 현재 대구 판본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으니 완판본은 국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었다. 이쯤 되면 완판본 목판의 실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완판본 목판은 전북대박물관 임시 수장고에 여전히 갇혀 있다. 돌아갈 제집이 없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완판본 목판을 내어준 장판각에 기본적인 전시 시설을 갖추어 완판본 상설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목판본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한 수장고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논의조차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전라감영이 복원됐다. 동편의 일부 건물을 복원한 수준이지만 역사적 공간이 안긴 도시의 무게와 깊이는 확연히 달라졌다. 역사건축물은 오래전부터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통로가 됐다. 전주 뿐 아니라 공주(충청감영) 원주(강원감영) 대구(경상감영) 등 감영을 가진 도시들이 감영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감영이 지닌 보편성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적 특성을 살려내는 콘텐츠 발굴이다. 들여다보면 완판본 목판은 전라감영만의 빛나는 유산이다. 더이상 방치해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친일 잔재에 대한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정읍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장군 동상과 남원 춘향사당에 봉안된 춘향 영정의 철거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둘 다 대표적 친일 조각가인 김경승과 친일 화가인 김은호의 작품으로서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87년 군사정권 시절에 김경승이 제작한 전봉준 장군 동상과 배경 부조 시설물은 동학관련 단체와 역사학계에서 보국안민과 척왜양창의를 기치로 나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의미를 퇴색시켰다면서 철거를 요구해왔다. 동상의 모습도 격문을 든 몸체와 죄인처럼 맨상투를 튼 머리의 형체가 서로 부조화를 이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술평론가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1988년 샘이 깊은 물 기고에서 로댕 작품의 전형적 아류인 기념조각 같다. 녹두장군의 옷 주름이 마치 인천 맥아더 동상의 날 선 군복 바지 주름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읍시와 시의회는 전봉준 장군 동상 재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모금운동에 나섰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전봉준 장군 동상 철거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 승인을 받아 지난 13일 황토현전적지에 서 있는 동상을 철거했다. 또한 전국 공모를 통해 동학농민군 행렬을 형상화한 작품인 불멸, 바람길을 내년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에 맞춰 다시 세워진다. 남원 춘향사당에 봉안된 춘향 영정도 20여 년 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기독교불교단체에서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왔었다. 이들은 춘향은 민족적 절개의 상징이자 황산대첩과 남원성전투 등 반일 구국항쟁의 정신이 서려 있는 남원의 상징적 얼굴로서 반민족적 작가가 그린 영정을 모시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그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남원시는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자 지난해 9월 김은호 화백의 작품을 60년 만에야 철거했다. 애당초 광한루 춘향사당에는 강주수 화가의 춘향영정이 1931년 제1회 춘향제부터 1962년 제32회 춘향제까지 봉안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61년 송요찬 내각수반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춘향을 더 예쁘게 보여야 한다면서 젊고 예쁜 초상화로 대신할 것을 지시하면서 김은호의 작품으로 교체됐다. 남원시는 춘향 영정 철거 후 1년이 다 되도록 춘향사당의 영정을 비워놓고 있다. 남원시는 고증작업과 공모를 통해 새로운 영정을 제작할 계획이지만 시민단체에선 향토박물관에 보관 중인 최초의 영정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친일작가 작품을 철거하는 데 60년이 걸렸지만 빈자리에 영정을 모시는 일은 너무 미적거리지 않았으면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홍준표 후보가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기세를 올리다 전북에 와서 역풍을 맞았다. 전북의 사위로 자처한 그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가 도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호된 곤욕을 치렀다. 득표 활동을 위해 방문한 대선 주자 입장에서 핵심 현안을 지역 정서와 달리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전북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그 만큼 쪼그라 드는 현실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전북 패싱 의 이런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감지됐다. 특히 다른 시도와 경쟁하는 국가사업 선정에서 노골적인 경향을 드러내 충격적이다. 자칫 전북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설상가상으로 공공기관 전북 이탈도 심각한 편이다. 조직 역량을 강화한다고 기존에 있던 사무실을 광주 전남이나 충남으로 흡수 통합하고 있다. 작년 기준 호남권 기관 55개 중 46군데가 광주 전남에 몰려 있다, 이 가운데 전북에 지사 또는 출장소 조차 없는 곳이 20여 개다. 민간기업 추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북 국회의원 역할과 책임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6월 국가 철도도로망 계획에서도 전북 현안들이 줄줄이 누락돼 도민 분노를 자아냈다. 특히 부안과 고창을 잇는 노을대교는 17년 만에 실마리가 풀리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선정 과정에서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시도 정치권의 집요한 공세와는 달리 전북 대응은 의외로 차분했다고 한다. 전북 현안을 바라 보는 국회의원 시각도 달라져야 할 때다. 지난 주 중단된 지 4년이 넘은 군산 현대조선소 사태와 관련 책임 추궁과 함께 재활용 방안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설경민 시의원이 재가동 약속을 지키지 못한 신영대 의원을 질타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대형선박 수리전문 조선소를 제안했다. 그의 이같은 아이디어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고육지책 일환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지역 국회의원 한 사람이 나서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이는 군산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현안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씨와 정부 관계부처를 상대로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싸워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난제다. 남원 공공의대는 원팀 실종의 최악 사례다. 정부에서 2024년 남원 개교를 못 박고 국회 상임위 민주당 통과 의석까지 확보한 상태에서도 끝맺음을 못해 원성을 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에 지친 간호사 파업으로 공공의료 인력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 국가사업 엇박자도 논란이다. 툭하면 인접 시군의 지역 이기적인 주도권 다툼이 불거지면서 전북 미래를 망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지역 현안들은 자치단체장지방의원도 힘을 보태야 하지만 결국엔 국회의원이 총대를 메야 할 문제다. 어쩌면 이럴 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숙제를 풀어 달라고 선거 때 주민들이 뽑아준 것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한 나라의 가구를 소득 순으로 세웠을 때 중위소득의 75~200% 까지의 소득을 가진 집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기준이다. OECD는 과거 소득 구간의 중간(50%)인 중위소득의 50~150% 구간을 중산층으로 규정했지만 빈부 격차 심화로 2016년부터 중위소득의 75~200% 구간으로 중산층의 기준을 바꿨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2020년 우리나라 중위소득자(4인 가구)의 월소득은 475만원이다. OECD 기준을 적용하면 2020년 월소득 356~950만원에 해당하는 4인 가구가 우리나라 중산층에 속한다. OECD 기준이 있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통일된 중산층의 기준은 없다. OECD는 소득을 기준으로 고소득층, 중산층, 빈곤층 등으로 구분한다. 사회학에서는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되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 집단을 중산층으로 규정한다. 국립국어원이 발간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신분이나 생활수준에 따라 상류층, 중류층, 하류층 등으로 용어가 구분 지어져 있다.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원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고소득층 이냐, 상류층 이냐며 지원대상 탈락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0일까지 닷새간 접수한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건수가 7만2278건에 달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만4000건이 넘는 이의신청이 몰린 숫자다. 가구원 수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의신청이 39.4%로 가장 많았지만 소득기준을 재검토해 달라는 이의신청도 37.0%에 달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5차 재난지원금 지원대상 선정의 문제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전국민 88% 지급 기준은 처음부터 전국민 12% 배제의 논란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난지원금 지원 여부를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이 상위 12%에 든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소득에 따른 계층 구분에서 상위 10%에 위치한 소득계층은 고소득층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월 1300만원 정도의 소득자를 이른다. 그러나 상위 10%의 고소득층도 부자로 불리지는 않는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우리나라 부자는 2010년 16만명에서 2019년 35만4000명으로 2.2배 증가했다고 한다. 정작 부자들은 총 자산이 최소 7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전국민 90% 지급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부자도 아니면서 전국민 10%에 포함된 국민들이 고소득층이란 자부심으로 납득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찬바람 타고 선거 계절이 다가왔다.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갖는 권한 때문에 대선에서 서로가 권력을 잡으려고 전력투구한다. 전북은 그간 만들어진 정치 지형으로 문재인 정권에서도 크게 덕 본 게 없다.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해서 지역개발이 척척 이뤄진 게 아니었다. 각종 지표상 나쁜쪽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게 많다. 부끄럽고 자존심 상할 노릇이지만 소득 최하위라는 낙후의 꼬리표가 아직도 붙어 다닌다. 전북은 민주당 쪽에서 보면 별다르게 신경 안써도 항상 몰표가 나오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잡은 물고기한테는 먹이를 안준다는 말이 있듯 호남이란 굴레 속에 가둬 놓고 길들여 별다르게 지원해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이 서진정책의 하나로 자당 국회의원들을 전북 쪽 지역과 결연시켜 국가예산 확보에 도움 준다고 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지지세 확보를 위해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 같은 전략을 펴지만 재선의 전북출신 정운천 의원 이외는 아직껏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 때마다 전북에서 민주당 쪽으로 싹쓸이 선거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 힘 쪽에서는 관심 밖으로 찬밥신세가 됐던 것.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전북은 그야말로 속빈강정이 돼 간다. 우군으로 여겼던 민주당 쪽도 장및빛 지원 약속만 그럴싸하게 했지 속 시원하게 도움준 게 별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새만금사업 가운데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건설만 제대로 진척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말뿐이다. 전북이 국가예산 8조 시대를 열었다고 자랑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역개발사업이 이뤄진 것에 비하면 족탈불급이다. 도민들이 눈길을 밖으로 돌려 비교해 보면 얼마나 전북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제 와서 문재인 정부를 원망할 시간도 없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우선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관심을 가져 누가 전북발전을 위할 사람인가를 가려내야 한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멍청스럽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좋은 세월 다놓친다. 지금은 충청권 사람들이 그간 여야를 싸움시켜 경쟁토록 해서 지역이익을 도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략투표를 해야 한다. 수도권 팽창으로 가장 혜택 본 지역이 대전 충남 충북 세종이다. 이들 지역은 광역권 통합을 모색하면서 바이오산업을 특화시켜 가고 있다. 전북도 전주완주만 통합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메트로 시티건설을 모색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단체장이나 해먹으려고 뒷전에서 주민들을 꼬드기는 사람은 팽(烹)시켜야 한다. 마치 자신만이 지역발전을 가져올 적임자라고 부화뇌동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입신 영달을 위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영향력이 있는 척 전북을 팔아 먹는 사람들이 문제다. 어떻게 하는 게 지역과 나라발전에 도움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삽화=정윤성 화백 2019년 발표된 영화 <김복동>은 인권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할머니가 1992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웠던 27년 동안의 여정을 담은 이 영화는 자서전 형식을 가진 다른 다큐와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의 기록이면서도 개인적 일상에 집중하지 않고 관련된 상황들을 이어가면서 할머니의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특별한 방식 덕분에 관객들은 역사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김복동>을 만든 이는 남원 출신의 독립 PD 송원근 감독이다. 세월호 참사의 실상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참혹한 세월, 국가의 거짓말>이나 친일파와 그 후손들을 추적한 <친일과 망각> 등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거나 참여했던 그는 <김복동>으로 영화감독이 됐다. 모두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어 위안부 문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에 도전했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아흔 살이 넘은 고령의 할머니가 세계의 도시들을 돌며 일본의 식민정책 만행을 고발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는 치열한 현장은 관객들에게 역사적 실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대한민국 국민이 이 치욕적인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를 묵직하게 전했다. 무엇보다도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울림은 마지막 장면에 있다. 장례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화면을 가득 채운 할머니의 영정 사진 한 장은 할머니의 역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했다. 일본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강제연행 등의 용어가 사라진단다. 일본 교육정책을 관장하는 문부과학성이 일본의 5개 교과서 업체의 신청을 승인한 결과다. 이들 출판사는 중고등학교 29개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를 위안부로, 일본이 징용 노동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의미의강제연행을 강제적인 동원이나 징용으로 바꾸었다.연행 같은 용어는 아예 없앴다. 문무과학성은 지난해 3월에도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통과시켰다. 과거사를 지워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시도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8일에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우리나라 법원이 일본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다. 지난 8월, 미스비시를 상대로 한 사건에서도 법원은 같은 결론을 냈었다. 서로 해석이 다른 소멸시효의 기준이 문제라면서도 대법원은 아직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우리가 지켜야할 역사가 하릴없이 지워지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입춘대길 건양다경(立春大吉 建陽多慶)
“위기의 파도 앞에서 우리는 같은 배를 탔다”
안호영 의원 통합 결단, 끝까지 최선을
김 지사의 컷 오프설은 사실무근
전주의 정체성을 다시 생각해본다
정부는 완전통합에도 재정지원 규모 밝혀라
HAI 시대, 지역사회 감응에도 주목
리셋되는 행정, 중단의 비용
전주시, 고사 위기의 기령당 활성화하라
안호영 의원의 위대한 결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