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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 확진자 발생 알림 문자는 이제 일상이 됐다. 연휴에도 알림문자는 이어졌는데 그 중에 특별한 문자가 있었다. 실종자 발생 안내 문자였다. 인터넷 주소를 클릭해보니 70대 초반의 여성이다. CCTV로 찍힌 듯 한 영상은 왜소한 체구에 걸음걸이가 불편해 보이는 초로의 할머니가 움직이는 짧은 동선을 담았다. 치매환자구나 싶었다. 실종자 안내 문자를 받기는 처음이었다. 집을 나간 할머니의 행방이 어찌 되었는지 내내 마음이 쓰였지만, 이후 실종과 관련된 문자는 오지 않았다. 커뮤니티케어(Community Care)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돌봄이 필요한 사람들이 자택이나 그룹 홈에 거주하면서 지역사회의 관리 및 보건 복지 서비스를 제공 받는 시스템이다. 우리나라도 2018년, 커뮤니티케어 추진을 복지정책의 핵심과제로 삼고 본격적인 사회적 논의를 시작했다. 이후 지역마다 특성에 맞는 커뮤니티케어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한국형 커뮤니티 케어의 정착은 아직 실현되지 않았다. 3년전 쯤 공중파 방송으로 방영되어 널리 알려진 커뮤니티케어의 모범적인 사례가 있다. 일본 후쿠오카 현 오무타 시가 도입한 치매 SOS 네트워크다. 오무타 시는 석탄 산업으로 한때 인구 20만 명을 넘어설 정도로 번성했으나 석탄 산업이 쇠퇴하면서 지금은 인구 11만 명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작은 도시가 됐다. 게다가 젊은 사람들이 빠져나가면서 일본의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노령화율이 높아졌다. 오무타 시는 노인 정책에 관심을 쏟았는데, 그중에서도 치매정책은 특별했다. 오무타 시는 치매 정책의 중심을 커뮤니티케어에 두고 그를 위한 전방위적 시스템을 구축했다. 그중 가장 빛나는 프로그램이 SOS 네트워크다.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환자의 신상정보를 문자로 전송해 지역 사회 전체가 환자를 찾기 위해 나설 수 있게 하는 프로그램인데 시와 소방서 경찰서 등 행정 기관과 관련 단체, 학교까지 네트워크가 연결되어 있다. 시민들은 치매노인 대처법을 교육하기 위해 실시하는 시의 SOS 네트워크 모의훈련에도 적극 참여했다. 환자가 집을 나간 뒤 1시간이 되기전에 휴대폰 어플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어른들 뿐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들까지 나서 실종 환자를 찾아내는 오무타 시의 슬로건은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외출하며, 살 수 있는 지역만들기다. 연휴가 끝나갈 즈음 또 다른 실종자 발생 안내문자가 왔다. 85세의 할아버지다. 며칠 전 실종된 할머니를 찾았다는 안내문자는 아직 없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19 사태 여파로 올 추석도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길거리는 한산한 분위기였지만 현수막 선거전은 뜨거웠다. 도시는 물론 농촌지역까지 어김없이 선거용 플래카드로 도배를 하다시피 했다. 지역구 국회의원과 자치단체장 광역기초의원뿐만 아니라 내년 지방선거 출마예정자까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일제히 얼굴 알리기용 현수막을 길거리 곳곳에 내걸면서 플래카드 홍수사태를 맞았다. 심지어 전주지역에는 농협조합장까지 얼굴 사진을 넣은 현수막을 게시해 보는 사람들을 어리둥절하게 만들기도 했다. 가장 많이 눈에 띄는 현수막은 교육감 입지자들이다. 국회의원이나 지방선거 입지자는 자기 지역에만 현수막을 내걸었지만 교육감 출마예정자는 전북 243개 읍면동 전역에 부착해야 하다 보니 가장 많은 플래카드를 내걸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많지 않지만 도심지역은 주요 교차로나 길거리마다 덕지덕지 내걸다 보니 온통 현수막뿐이다. 현수막도 지정 게시대에 걸린 것은 거의 찾아볼 수 없고 신호등이나 가로수 가로등 전봇대 등 닥치는 대로 걸어 놓아 눈살을 찌푸리게 하고 있다. 일부는 표지판이나 운전자 시야를 가로막아 사고 위험도 초래하고 있다. 현수막 선거전은 입지자들에게는 적지 않은 부담이다. 자신의 얼굴을 알리기 위한 수단으로 플래카드를 내걸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기 때문. 지방선거 입지자는 자기 지역에만 내걸기에 수십만 원 내지 수백만 원 정도 소요되지만 도내 전역에 내건 교육감 입지자는 한 번 게시할 때마다 수천만 원씩이 들어간다. 이러한 비용 부담으로 인해 지난 설 연휴 때에는 교육감 입지자 7~8명 정도가 플래카드를 걸었지만 이번 추석에는 서거석 이항근 차상철 천호성 황호진 등 5명만 게시하면서 자연스레 후보군도 압축됐다. 지방선거 출마예정자의 현수막 게시는 선거법에 저촉되지는 않는다. 선거 180일 이전에 정치인의 명절 현수막 게시는 허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자치단체의 허가를 받아 지정 게시대에 부착하는 현수막 이외는 모두 옥외광고물법 위반이다. 따라서 선거 입지자의 명절 인사 현수막은 과태료 부과대상이고 즉시 단속 대상이다. 그렇지만 자치단체에선 선거용 플래카드 단속에는 뒷짐만 지고 있어 생계형 현수막 단속과 형평성 문제도 제기된다. 환경단체는 현수막 없는 선거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플라스틱 소재의 현수막은 썩지도 않고 태우면 유해물질을 발생하는 데다 처리비용도 막대한 만큼 아예 없애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국이나 유럽 등 선진국에선 현수막 사용 자체를 안 한다. 대신 선거 부스를 활용하고 있다. 우리도 기후 위기를 맞아 현수막 선거전 대신 SNS 활용 등 다른 대안을 찾아야 할 때다.
삽화 = 정윤성 기자 2004년 가을, 전주 향교의 뒤편 <장판각>에 보관되어 있던 완판본 목판들이 대대적인 외출에 나섰다. 목판을 옮기는데 걸린 시간은 꼬박 이틀. 3백40여개 시트 박스를 가득채운 목판은 4.5톤 화물차 두 대에 실려 전북대박물관 수장고로 옮겨졌다. 목판을 정리하고 훈증소독 등 원형 복구를 위한 특별한 외출이었다. 장판각에 있던 완판본 목판은 1800년대 전라감영에서 책 출판을 위해 제작한 목판 책판들. 1899년 전라관찰사 조한국이 향교의 판고로 옮겨 보관해왔던 것들이었다. 장판각은 1987년 전주향교 뒤편에 이들 목판을 보관하기 위해 새로 지은 공간이었지만 목판의 보존에 필요한 방습 방충 시설을 갖추지 않은데다 지나치게 비좁아 제 기능을 하지 못했다. 목판들은 원형 훼손의 위험에 처하면서 9천500여개의 목판 중 5천 50여개가 살아남았다. 200년 시간을 지켜온 목판의 가치에 눈뜨지 못하고 방치했던 결과였다. 완판본 목판은 특별한 존재다. 조선시대 전라감영 이외의 다른 지역 감영에서도 책을 출판하기 위한 목판본이 제작되었지만 완판본처럼 대량 판본이 보존되고 있는 예는 없다. 더구나 지금 남아 있는 목판으로 찍은 책들이 국립중앙박물관과 규장각, 대학박물관 등에 소장되어 있으니 전라감영 완판본 목판만의 가치는 차고 넘친다. 덧붙이자면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은 이 목판들을 보고 조선시대 감영에서 만들어진 책이 전주와 대구에 있었으나 현재 대구 판본이 제대로 남아있지 않으니 완판본은 국가문화재로서의 가치가 충분하다며 국가문화재 지정 추진 의지를 밝히기도 했었다. 이쯤 되면 완판본 목판의 실체가 궁금해질 수밖에 없다. 안타깝게도 완판본 목판은 전북대박물관 임시 수장고에 여전히 갇혀 있다. 돌아갈 제집이 없는 탓이다. 전문가들은 완판본 목판을 내어준 장판각에 기본적인 전시 시설을 갖추어 완판본 상설전시공간으로 활용하고 목판본의 영구적인 보존을 위한 수장고를 별도로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을 제시하기도 했지만 지금은 논의조차 중단된 상태다. 지난해 전라감영이 복원됐다. 동편의 일부 건물을 복원한 수준이지만 역사적 공간이 안긴 도시의 무게와 깊이는 확연히 달라졌다. 역사건축물은 오래전부터 도시에 새로운 동력을 불어넣는 통로가 됐다. 전주 뿐 아니라 공주(충청감영) 원주(강원감영) 대구(경상감영) 등 감영을 가진 도시들이 감영 활용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의 공통적인 과제는 감영이 지닌 보편성에 머무르지 않고 지역적 특성을 살려내는 콘텐츠 발굴이다. 들여다보면 완판본 목판은 전라감영만의 빛나는 유산이다. 더이상 방치해놓아서는 안되는 이유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2019년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우리 사회 곳곳에 자리 잡은 친일 잔재에 대한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면서 정읍 황토현전적지 전봉준 장군 동상과 남원 춘향사당에 봉안된 춘향 영정의 철거 여론이 거세게 일었다. 둘 다 대표적 친일 조각가인 김경승과 친일 화가인 김은호의 작품으로서 그동안 지역사회에서 문제 제기가 잇따르면서 논란의 중심에 있었다. 1987년 군사정권 시절에 김경승이 제작한 전봉준 장군 동상과 배경 부조 시설물은 동학관련 단체와 역사학계에서 보국안민과 척왜양창의를 기치로 나선 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의미를 퇴색시켰다면서 철거를 요구해왔다. 동상의 모습도 격문을 든 몸체와 죄인처럼 맨상투를 튼 머리의 형체가 서로 부조화를 이룬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미술평론가인 유홍준 전 문화재청장도 1988년 샘이 깊은 물 기고에서 로댕 작품의 전형적 아류인 기념조각 같다. 녹두장군의 옷 주름이 마치 인천 맥아더 동상의 날 선 군복 바지 주름과 비슷하다고 꼬집었다 이에 정읍시와 시의회는 전봉준 장군 동상 재건립추진위원회를 구성하고 국민모금운동에 나섰다. 문화재청으로부터 전봉준 장군 동상 철거를 위한 현상변경 허가 승인을 받아 지난 13일 황토현전적지에 서 있는 동상을 철거했다. 또한 전국 공모를 통해 동학농민군 행렬을 형상화한 작품인 불멸, 바람길을 내년 5월 11일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에 맞춰 다시 세워진다. 남원 춘향사당에 봉안된 춘향 영정도 20여 년 전부터 시민사회단체와 기독교불교단체에서 철거를 강력히 요구해왔었다. 이들은 춘향은 민족적 절개의 상징이자 황산대첩과 남원성전투 등 반일 구국항쟁의 정신이 서려 있는 남원의 상징적 얼굴로서 반민족적 작가가 그린 영정을 모시는 것은 절대 용납될 수 없다며 반대해왔다. 그동안 미동도 하지 않던 남원시는 친일 잔재 청산 작업이 본격화되자 지난해 9월 김은호 화백의 작품을 60년 만에야 철거했다. 애당초 광한루 춘향사당에는 강주수 화가의 춘향영정이 1931년 제1회 춘향제부터 1962년 제32회 춘향제까지 봉안됐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1961년 송요찬 내각수반이 외국 관광객들에게 춘향을 더 예쁘게 보여야 한다면서 젊고 예쁜 초상화로 대신할 것을 지시하면서 김은호의 작품으로 교체됐다. 남원시는 춘향 영정 철거 후 1년이 다 되도록 춘향사당의 영정을 비워놓고 있다. 남원시는 고증작업과 공모를 통해 새로운 영정을 제작할 계획이지만 시민단체에선 향토박물관에 보관 중인 최초의 영정으로 교체하라고 요구해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친일작가 작품을 철거하는 데 60년이 걸렸지만 빈자리에 영정을 모시는 일은 너무 미적거리지 않았으면 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홍준표 후보가 최근 지지율 상승으로 기세를 올리다 전북에 와서 역풍을 맞았다. 전북의 사위로 자처한 그는 새만금 신공항 건설에 부정적 입장을 보였다가 도민들의 강한 반발에 부닥쳐 호된 곤욕을 치렀다. 득표 활동을 위해 방문한 대선 주자 입장에서 핵심 현안을 지역 정서와 달리 인식하고 있다는 점에서 깜짝 놀랐다. 전북의 존재감과 영향력이 그 만큼 쪼그라 드는 현실 앞에 무력감을 느낀다. 전북 패싱 의 이런 움직임은 오래 전부터 감지됐다. 특히 다른 시도와 경쟁하는 국가사업 선정에서 노골적인 경향을 드러내 충격적이다. 자칫 전북이 샌드위치 신세가 되지 않을까 걱정부터 앞선다. 설상가상으로 공공기관 전북 이탈도 심각한 편이다. 조직 역량을 강화한다고 기존에 있던 사무실을 광주 전남이나 충남으로 흡수 통합하고 있다. 작년 기준 호남권 기관 55개 중 46군데가 광주 전남에 몰려 있다, 이 가운데 전북에 지사 또는 출장소 조차 없는 곳이 20여 개다. 민간기업 추이도 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전북 국회의원 역할과 책임론을 강조한 것도 이 때문이다. 6월 국가 철도도로망 계획에서도 전북 현안들이 줄줄이 누락돼 도민 분노를 자아냈다. 특히 부안과 고창을 잇는 노을대교는 17년 만에 실마리가 풀리는 등 아픔을 겪기도 했다. 선정 과정에서 정부와 청와대 관계자에 따르면 다른 시도 정치권의 집요한 공세와는 달리 전북 대응은 의외로 차분했다고 한다. 전북 현안을 바라 보는 국회의원 시각도 달라져야 할 때다. 지난 주 중단된 지 4년이 넘은 군산 현대조선소 사태와 관련 책임 추궁과 함께 재활용 방안이 나와 주목을 끌었다. 설경민 시의원이 재가동 약속을 지키지 못한 신영대 의원을 질타하면서 새로운 대안으로 대형선박 수리전문 조선소를 제안했다. 그의 이같은 아이디어도 접점을 찾지 못하고 답답한 흐름이 계속되자 고육지책 일환으로 보인다. 그렇다고 이 문제가 지역 국회의원 한 사람이 나서 해결될 사안도 아니다. 이는 군산 지역만의 문제가 아니라 전북 현안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오너인 정몽준씨와 정부 관계부처를 상대로 지역 국회의원 전원이 싸워도 쉽게 장담할 수 없는 난제다. 남원 공공의대는 원팀 실종의 최악 사례다. 정부에서 2024년 남원 개교를 못 박고 국회 상임위 민주당 통과 의석까지 확보한 상태에서도 끝맺음을 못해 원성을 사고 있다. 하지만 최근 코로나에 지친 간호사 파업으로 공공의료 인력 확충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새만금 국가사업 엇박자도 논란이다. 툭하면 인접 시군의 지역 이기적인 주도권 다툼이 불거지면서 전북 미래를 망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런 지역 현안들은 자치단체장지방의원도 힘을 보태야 하지만 결국엔 국회의원이 총대를 메야 할 문제다. 어쩌면 이럴 때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숙제를 풀어 달라고 선거 때 주민들이 뽑아준 것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한 나라의 가구를 소득 순으로 세웠을 때 중위소득의 75~200% 까지의 소득을 가진 집단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중산층 기준이다. OECD는 과거 소득 구간의 중간(50%)인 중위소득의 50~150% 구간을 중산층으로 규정했지만 빈부 격차 심화로 2016년부터 중위소득의 75~200% 구간으로 중산층의 기준을 바꿨다. 통계청의 가계동향조사와 가계금융복지 조사결과를 바탕으로 한 2020년 우리나라 중위소득자(4인 가구)의 월소득은 475만원이다. OECD 기준을 적용하면 2020년 월소득 356~950만원에 해당하는 4인 가구가 우리나라 중산층에 속한다. OECD 기준이 있긴 하지만 세계적으로 통일된 중산층의 기준은 없다. OECD는 소득을 기준으로 고소득층, 중산층, 빈곤층 등으로 구분한다. 사회학에서는 경제적 수준이나 사회문화적 수준이 중간 정도되면서 스스로 중산층 의식이 있는 사회 집단을 중산층으로 규정한다. 국립국어원이 발간하는 표준국어대사전에는 신분이나 생활수준에 따라 상류층, 중류층, 하류층 등으로 용어가 구분 지어져 있다. 정부의 5차 재난지원금 지원 기준을 놓고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내가 고소득층 이냐, 상류층 이냐며 지원대상 탈락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이 대부분이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지난 10일까지 닷새간 접수한 국민지원금 이의신청 건수가 7만2278건에 달했다고 한다. 하루 평균 1만4000건이 넘는 이의신청이 몰린 숫자다. 가구원 수 변화가 반영되지 않았다는 이의신청이 39.4%로 가장 많았지만 소득기준을 재검토해 달라는 이의신청도 37.0%에 달했다. 건강보험료를 기준으로 한 5차 재난지원금 지원대상 선정의 문제점은 이미 예견된 것이었다. 전국민 88% 지급 기준은 처음부터 전국민 12% 배제의 논란을 예고한 것이나 마찬가지다. 재난지원금 지원 여부를 주변 사람들과 비교하면서 자신이 상위 12%에 든다는 것을 납득하기 어렵다는 불만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소득에 따른 계층 구분에서 상위 10%에 위치한 소득계층은 고소득층으로 불린다. 일반적으로 월 1300만원 정도의 소득자를 이른다. 그러나 상위 10%의 고소득층도 부자로 불리지는 않는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의 2020 한국 부자보고서에 따르면 금융자산을 10억원 이상 가진 우리나라 부자는 2010년 16만명에서 2019년 35만4000명으로 2.2배 증가했다고 한다. 정작 부자들은 총 자산이 최소 70억원은 돼야 부자라고 생각한다고 한다. 5차 재난지원금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면서 전국민 90% 지급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부자도 아니면서 전국민 10%에 포함된 국민들이 고소득층이란 자부심으로 납득할 수 있을 지 지켜볼 일이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찬바람 타고 선거 계절이 다가왔다. 대통령중심제를 채택하는 우리나라는 대통령이 갖는 권한 때문에 대선에서 서로가 권력을 잡으려고 전력투구한다. 전북은 그간 만들어진 정치 지형으로 문재인 정권에서도 크게 덕 본 게 없다. 민주당을 전폭적으로 지지해줬다고해서 지역개발이 척척 이뤄진 게 아니었다. 각종 지표상 나쁜쪽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한 게 많다. 부끄럽고 자존심 상할 노릇이지만 소득 최하위라는 낙후의 꼬리표가 아직도 붙어 다닌다. 전북은 민주당 쪽에서 보면 별다르게 신경 안써도 항상 몰표가 나오기 때문에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잡은 물고기한테는 먹이를 안준다는 말이 있듯 호남이란 굴레 속에 가둬 놓고 길들여 별다르게 지원해줄 필요가 없다는 논리다. 국민의힘이 서진정책의 하나로 자당 국회의원들을 전북 쪽 지역과 결연시켜 국가예산 확보에 도움 준다고 했지만 피부에 와닿지 않는다. 지지세 확보를 위해 국민통합 차원에서 이 같은 전략을 펴지만 재선의 전북출신 정운천 의원 이외는 아직껏 진정성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선거 때마다 전북에서 민주당 쪽으로 싹쓸이 선거를 하기 때문에 국민의 힘 쪽에서는 관심 밖으로 찬밥신세가 됐던 것. 이런 상황이 지속되다 보니까 전북은 그야말로 속빈강정이 돼 간다. 우군으로 여겼던 민주당 쪽도 장및빛 지원 약속만 그럴싸하게 했지 속 시원하게 도움준 게 별로 없다. 문재인 대통령 취임 전이나 지금이나 별반 나아진 게 없다. 새만금사업 가운데 전주~새만금 고속도로 건설만 제대로 진척될 뿐 나머지는 거의 말뿐이다. 전북이 국가예산 8조 시대를 열었다고 자랑하지만 수도권과 충청권의 지역개발사업이 이뤄진 것에 비하면 족탈불급이다. 도민들이 눈길을 밖으로 돌려 비교해 보면 얼마나 전북이 우물 안 개구리처럼 갇혀 있는가를 알 수 있다. 이제 와서 문재인 정부를 원망할 시간도 없다. 그래서 이번 대선이 중요하다. 우선 민주당 대선후보경선에 관심을 가져 누가 전북발전을 위할 사람인가를 가려내야 한다. 우는 아이 젖 준다는 말처럼 멍청스럽게 그냥 가만히 앉아 있다가는 좋은 세월 다놓친다. 지금은 충청권 사람들이 그간 여야를 싸움시켜 경쟁토록 해서 지역이익을 도모한 사례를 반면교사로 삼아 전략투표를 해야 한다. 수도권 팽창으로 가장 혜택 본 지역이 대전 충남 충북 세종이다. 이들 지역은 광역권 통합을 모색하면서 바이오산업을 특화시켜 가고 있다. 전북도 전주완주만 통합대상으로 삼을 게 아니라 새만금을 중심으로 전주익산군산을 잇는 메트로 시티건설을 모색하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소지역주의에 매몰돼 단체장이나 해먹으려고 뒷전에서 주민들을 꼬드기는 사람은 팽(烹)시켜야 한다. 마치 자신만이 지역발전을 가져올 적임자라고 부화뇌동하는 사람은 필요 없다. 대선을 앞두고 자신의 입신 영달을 위해 간에 붙었다 쓸개에 붙었다 하면서 영향력이 있는 척 전북을 팔아 먹는 사람들이 문제다. 어떻게 하는 게 지역과 나라발전에 도움 되는가를 고민해야 한다.
삽화=정윤성 화백 2019년 발표된 영화 <김복동>은 인권운동가였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고 김복동 할머니(1926~2019)의 삶을 다룬 다큐멘터리다. 할머니가 1992년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일본의 사죄를 받기 위해 싸웠던 27년 동안의 여정을 담은 이 영화는 자서전 형식을 가진 다른 다큐와는 사뭇 다르다. 할머니의 기록이면서도 개인적 일상에 집중하지 않고 관련된 상황들을 이어가면서 할머니의 존재를 드러나게 하는 특별한 방식 덕분에 관객들은 역사의 실체를 마주하게 된다. 영화 <김복동>을 만든 이는 남원 출신의 독립 PD 송원근 감독이다. 세월호 참사의 실상을 알리는 다큐멘터리 <참혹한 세월, 국가의 거짓말>이나 친일파와 그 후손들을 추적한 <친일과 망각> 등 화제를 모은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거나 참여했던 그는 <김복동>으로 영화감독이 됐다. 모두가 알아야 하고, 알려야 하는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보이고 싶어 위안부 문제를 조명한 다큐멘터리에 도전했다는 감독의 의도는 적중했다. 아흔 살이 넘은 고령의 할머니가 세계의 도시들을 돌며 일본의 식민정책 만행을 고발하고 공식적인 사죄를 요구하는 치열한 현장은 관객들에게 역사적 실체가 얼마나 중요한지, 왜 대한민국 국민이 이 치욕적인 역사를 제대로 알아야 하는지를 묵직하게 전했다. 무엇보다도 영화가 주는 가장 큰 울림은 마지막 장면에 있다. 장례식을 그대로 보여주는 대신 화면을 가득 채운 할머니의 영정 사진 한 장은 할머니의 역사가 끝난 것이 아니라 살아 있다는 것, 그래서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깨닫게 했다. 일본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 강제연행 등의 용어가 사라진단다. 일본 교육정책을 관장하는 문부과학성이 일본의 5개 교과서 업체의 신청을 승인한 결과다. 이들 출판사는 중고등학교 29개 교과서에서 종군위안부를 위안부로, 일본이 징용 노동자들을 강제로 동원했다는 의미의강제연행을 강제적인 동원이나 징용으로 바꾸었다.연행 같은 용어는 아예 없앴다. 문무과학성은 지난해 3월에도 독도는 일본 고유의 영토라는 주장이 담긴 교과서를 통과시켰다. 과거사를 지워 역사를 왜곡시키려는 시도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는 증거다. 지난 8일에는 일제 강제동원 피해자 유족들이 낸 손해배상 청구소송에서 우리나라 법원이 일본 기업의 손을 들어줬다. 소송을 제기할 수 있는 기간이 지났다는 이유다. 지난 8월, 미스비시를 상대로 한 사건에서도 법원은 같은 결론을 냈었다. 서로 해석이 다른 소멸시효의 기준이 문제라면서도 대법원은 아직 명확한 기준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그 사이, 우리가 지켜야할 역사가 하릴없이 지워지고 있다. /김은정 선임기자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3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이 경기 광명시흥 신도시 예정지에 100억 원대 부동산 투기 의혹이 제기되면서 국민적 공분을 샀다. 경찰 수사를 통해 개발 예정지 투기 의혹의 실체가 드러나면서 국민들은 또다시 혀를 내둘렀다. 내부 개발 정보를 이용한 부동산 투기 규모가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기 때문이다. 지난 7일 구속된 LH 전북본부 소속 직원 2명은 전주 효천지구 개발 정보를 활용해 100억 원대 이상의 시세 차익을 올린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은 효천지구 내 골프연습장 주변에 다리를 놓고 폭포와 공원 조성이 계획된 내용을 미리 알고 헐값에 골프연습장을 매입했다. 이를 위해 기족과 친인척 명의로 부동산 법인을 만들었고 직접 골프연습장을 운영하면서 매년 1억 원 상당의 수익도 올렸다. 처음 49억 원에 매입했던 골프연습장 부지와 시설은 현재 가치로 168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져 6년 만에 120억 원 상당의 차익을 챙겼다. 경기 성남의 재개발 정보를 이용해 투기에 나선 LH 직원과 부동산업자 등 3명도 150여억 원을 챙긴 혐의로 지난 7일 구속됐다. 이들은 성남 수진신흥동 일대가 LH에서 시행하는 재개발사업 구역에 포함된다는 내부 정보를 이용해 다가구 주택과 오피스텔 등 43채를 92억 원에 사들였다. 이후 이곳이 재개발 정비구역으로 지정되면서 이들이 매입한 부동산의 가치는 244억 원대로 뛰었다. 이렇듯 부동산 투기와 관련된 LH 직원은 현재까지 드러난 인원만 40명에 달한다. 이들은 투기 혐의로 직위해제를 당하고도 매월 고액의 급여를 꼬박꼬박 받아오고 있다. 2급 직원의 경우 월평균 744만 원의 급여를 수령했다. 정부가 LH 직원의 부동산 투기와 관련한 개혁방안을 마련했지만 직위해제 임직원에 대한 보수규정을 손보지 않았기 때문이다. 정부는 LH 임직원의 부동산 투기재발 방지대책으로 재산등록 대상을 LH 전 직원으로 확대하고 실사용 목적 외 토지취득을 금지하며 외부전문가로 준법감시관 선임과 준법감시위원회를 두기로 했다. 하지만 이러한 대책으로는 LH 내부 직원의 부동산 투기는 막을 수 있겠지만 외부의 제3자를 통한 투기행위는 근절할 수 없다. 이번 LH 직원들의 투기행각에서도 드러났듯이 개발 정보를 이용해 지인이나 부동산업자 등을 통해 투기에 나설 땐 대안이 없다. 따라서 토지 보유기간에 따른 차등 보상제도 도입과 함께 LH의 택지 개발과 주택 공급에 대한 사업 영역의 분리 등 보다 근본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 더는 고양이에게 생선 맡기는 격의 잘못을 되풀이해선 안 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잇단 구설수와 비리로 여론 뭇매를 맞은 전주시의원들이 다시 한번 고개를 숙였다. 부적절한 처신으로 시민들에게 공개 사과를 한 게 이번이 처음은 아니어서 강하게 문제 제기를 한다. 잘못을 저지르고 공개 사과를 하는 지방의회 악순환이 언제까지 되풀이 돼야 하는가. 이처럼 의원들 비위와 일탈 행위가 불거질 때마다 지방의원 자질론이 대두되는 것도 식상해 진지 오래다. 제식구 감싸기 수준의 보여 주기식 징계야말로 검은 사슬을 끊어내지 못하는 주범이라고 지적한다. 반성하고 뉘우치는 자세 또한 논란이다. 진정성이 있느냐 없느냐 문제다. 당장 급한 불부터 끄고 보자는 자리 인데도 정작 논란의 당사자는 얼굴도 안 보여 빈축을 사기도 했다. 매사 과오가 있으면 그에 걸맞는 처벌이 있게 마련이다. 정치인은 공천 과정을 통해 책임을 묻는 것이 바람직하다. 선량한 동료 의원까지 도매금으로 취급 당하는 게 안타까울 뿐이다. 2014년과 2018년 지방선거 출마자 중 전과자 비율은 40%선에 달했다. 지역주민 대변자로서의 도덕성과 자질을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아울러 함량미달 후보를 걸러내지 못한 정당 책임에 대한 비판과 견제 목소리가 커질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말 뿐인 세대 교체는 공천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되지 못한 까닭이다. 제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겪지 않고 어떻게 혁신 공천이 이뤄지겠는가. 정당에서 한솥밥 먹는 동료를 징계하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동정론에 떠밀려 처벌 시늉에 그치면 돌이킬 수 없는 부메랑에 직면하게 된다. 선거 때마다 혁신 공천을 그토록 외쳐 댔지만 기득권 세력 벽에 막혀 좌초된 게 현실이다. 그 결과는 참담했다. 2016년 20대 총선 새누리당의 친박비박간 공천파동 참패가 대표적이다.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이 정당의 극단적 이기주의가 빚은 값진 교훈이다. 여론이 들끓었던 김제와 정읍시의회 동료 의원 성추문 사건과 익산시의원 막말 발언은 지방의회 현주소를 그대로 투영하고 있다. 파문의 당사자 일부는 물의를 빚은 뒤에도 반성은커녕 볼썽사나운 추태를 연출 민심만 악화됐다. 그 밖에도 이권 개입과 부동산 투기의혹 등으로 지탄 받은 사례가 적지 않았다. 오죽하면 주민들이 지방의회를 비리 백화점으로 낙인 찍고 등돌린 지가 꽤나 됐다. 대선 레이스 와중에도 내년 6월 지방선거를 겨냥한 입지자들의 행보는 빨라지고 있다. 특히 안방으로 여기며 지방의회 권력을 사실상 장악한 민주당 입장에서는 뼈를 깎는 각오로 거듭 태어나야 할 것이다. 일당 독주체제 폐해에 따른 유권자 반감이 결코 예사롭지 않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비리 연루 의원에 대해선 무관용의 공천배제 원칙을 강조하고 있다. 이들은 아무래도 정당 후보자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다. 공천과 경선이라는 필터링 기능이 있기에 이를 신뢰하는 것이다. 이런 기대가 빗나간다면 유권자는 회초리를 들 수밖에 없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내년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입지자들 간의 신경전이 시작됐다. 이슈는 농산어촌 소규모학교 통폐합 문제로 맞짱 토론 제안까지 나왔다. 서거석 전 전북대 총장이 지난달 25일 기자회견을 통해 농산어촌지역 작은 학교의 통합 필요성을 주장한 것이 시발점이 됐다. 서 전 총장은 농산어촌 작은 학교의 상향식 통합, 통합학교 지원, 폐교의 공공적 활용, 도심 과밀지역 학교 신설 등을 제시했다. 다음날 이항근 전 전주교육장이 비판 논평을 냈다. 교육감 선거 출마 예정자가 발표한 첫 번째 정책이 농촌학교 통폐합이냐며 통폐합 대신 도심과 시골 학교를 공동 통학구로 묶어 함께 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자 서 전 총장이 반격에 나섰다. 도시와 농촌을 공동 통학구로 묶는다고 도시 학생이 시골로 가겠느냐, 농촌 학생이 도시로 가면 농어촌학교 소멸이 가속화하고 도심 과밀학급이 심화될 것이라고 맞받았다. 이에 이 전 교육장이 서 전 총장에게 맞짱 토론을 제안했다. 맞짱 토론의 입지자간 득실을 따져볼 때 성사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 향후 작은 학교 통폐합과 맞짱 토론 무산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이어질 수도 있다. 두 사람의 공방은 내년 교육감 선거 구도의 축소판이나 다름없다. 입지자들의 면면을 보면 내년 교육감 선거는 진보보수(중도)의 정치 성향과 교수교사교육행정가 등의 경력이 후보 선택의 기준이 될 전망이다. 간선제에서 주민 직선제로 첫 교육감을 선출한 2008년에는 후보의 정치 성향이 부각되지 않았다. 그러나 2010년부터 교육감 선거가 지방선거와 함께 실시되면서 진보와 보수(중도)의 대결로 치러져왔다. 주민 직선제 첫 교육감이었던 최규호 전 교육감은 중도 성향이었지만 뒤 이은 김승환 교육감은 진보 성향이었다. 민선 전북교육감은 모두 교수 출신이 당선됐다. 최규호 전 교육감은 전북대에서 농업경제학을, 김승환 교육감은 전북대에서 법학을 가르쳤다. 교육감 선거 입지자 가운데 교수 출신은 서 전 총장과 천호성 전주교대 교수 등 2명이다. 이항근 전 교육장과 차상철 전 전북교육정보연구원장은 교사출신, 황호진 전 부교육감은 교육행정가 출신이다. 이 가운데 이항근차상철천호성 등 3명의 입지자는 진보 성향, 서 전 총장과 황 전 부교육감은 중도 성향에 가깝다. 전국 17개 시도 교육감 가운데 교수 출신은 서울부산경기전북교육감 등 4명이다. 대전교육감이 교사와 교수 경력을 함께 갖고 있고, 나머지 12개 시도 교육감은 초중고 교사 출신이다. 민선 6기는 교수 출신 7명, 교사 출신 9명이었고, 민선 5기는 교수 출신 6명, 교사 출신 9명이었다. 민선 6기와 5기에서도 교사와 교수 경력을 함께 가진 교육감이 1명씩 있었다. 중도냐 진보냐, 교수교사교육행정가냐. 입지자들의 자질과 능력, 그리고 앞선 교육감들의 재임기간에 대한 평가가 차기 교육감 선택의 잣대가 될 것 같다.
삽화 = 정윤성 기자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결과에 따라 지방선거판의 가닥이 뒤바뀔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대선판이 진보대 보수의 경쟁구도로 가기 때문에 범진보로 뭉칠 때는 후보가 새롭게 부각하면서 당내경선판이 뜨겁게 달궈질 전망이다. 지금까지 민주당 복당 신청을 안 하고 무소속으로 뛰는 익산시장, 고창무주임실 등 현역 단체장도 범진보 대통합이 이뤄질 경우에는 상황이 바뀌어 당내 경선을 치를 가능성이 있다.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경우 복당이 이뤄지지 않았지만 대선 경선 결과에 따라 복당이 이뤄질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 못해 귀추가 주목된다. 선거는 구도다. 어떻게 선거판이 짜이느냐에 따라 선거전략이 달라질 수 있어 선거구도가 중요하다. 김승수 전주시장이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전주시 선거판이 혼돈 속으로 빠져들었다. 전주시장이 전북에서 차지하는 정치적 비중과 위상은 거의 도지사급에 버금간다. 그간 김완주송하진 전주시장이 지사로 직행했기 때문에 김승수 시장도 특례시로 지정 받아 그 탄력을 이용해 지사선거에 나설 뜻이 있었지만 여건이 꼬이고 본인이 자업자득한 결과로 출마를 접었던 것. 내년 지방선거에서 교육감전주시장익산시장 선거가 가장 경쟁이 치열할 것 같다. 전주시장은 현역 불출마로 무주공산이 돼버렸기 때문에 각 후보마다 일찍부터 군침을 흘린다. 누가 민주당 후보로 공천 받느냐가 뜨거운 감자다. 당원 일반시민 50대 50으로 합산해서 여론조사로 가기 때문에 누가 더 많은 권리당원을 확보했느냐가 일차적으로 중요하다. 정치권의 상황을 종합하면 전주시의회의장을 지낸 조지훈 후보가 타 후보에 비해 일찍부터 당원확보를 서둘러 앞선 것으로 관측된다. 권리당원 숫자는 내년 2월 말에 가야 정확하게 알 수 있다. 그러나 2년 동안 전북도 정무부지사로 일하다 3일 퇴임한 우범기의 등장이 예사롭지 않게 보인다. 백순기 전 전주시시설관리공단 이사장이중선 전 청와대 행정관이 뛰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의회 의원 도의회 부의장을 지낸 유창희 민주평통전주시협의회장도 조만간 출사표를 던질 것으로 보여 각축전이 예상된다. 여기에 아직 민주당 복당이 이뤄지지 않은 임정엽 전 완주군수의 행보도 관심거리다. 민주당 대선 경선판에서 SK를 돕고 있어 그 결과에 따라 복당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누가 전주시장 깜냥이 되는가 자질문제로 귀결된다. 송하진 지사가 전주시장 후보가 될 당시 차종선 변호사와 최진호 전 전주시의회의장이 선거운동을 일찍 시작해 인지도가 앞서 있어 둘중 한사람이 시장이 될 것으로 알았다. 하지만 행자부 지방분권지원단장을 그만두고 단기필마로 7개월여 선거판을 누빈 송 지사가 오피니언 리더들 중 깜냥이 된다는 여론이 폭넓게 형성돼 경선에서 승리했던 것. 그간에는 아는 체면관계로 권리당원을 막 써줬지만 지금부터는 여론주도층에서 누굴 밀것인가가 상대적으로 중요하다. 시중에서는 국가예산을 잘 확보할 사람이 전주시장이 되어야 할 것 아니냐는 여론이 조심스럽게 형성돼 눈길을 끈다.
삽화 = 정윤성 기자 2014년 5월, 일본 도시들의 인구 감소현황을 분석한 보고서가 나왔다. 마스다 히로야 전 총무상이 주도해 펴낸 <마스다 보고서>인데, 일본의 수많은 도시들을 충격에 빠트린 내용이 있었다. 현재의 인구 감소 추이로는 2040년까지 일본 도시의 절반인 896개 도시가 사라진다는 경고였다. 최근 우리나라에서도 비슷한 보고서가 발표됐다. 감사원이 발표한 인구구조변화 대응실태 보고서다. 2017년 기준 대한민국 인구는 5132만 명. 100년 전인 1917년 인구 1697만 명(조선총독부의 통계연보)의 3배에 이른다. 그러나 우리나라 인구도 감소하고 있는 추세. 감사원 보고서에 따르면 100년 후인 2117년에는 1510만 명으로 급감한다는 분석이다. 감소세도 충격적이지만 더 놀라운 것은 소멸 위기에 놓인 도시들이다. 인구가 몰려 있는 서울의 인구도 100년 뒤에는 지금의 30%에도 못 미친다는 전망이 있다. 부산 대구 광주 대전을 비롯한 대도시의 상황도 다르지 않으니 지방 중소도시들은 말할 것도 없다. 감사원은 이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시군구들이 소멸위험 단계에 진입하는 시기를 30년 후 부터라고 내다보았다. 지방소멸위험지수를 적용한 결과다. 지방소멸위험지수는 <마스다 보고서>의 분석기법으로 개발된 것인데, 한 지역의 20~39세 여성 인구를 65세 이상 인구로 나눈 값을 말한다. 이 지수가 0.5 이하가 되면 인구소멸위험 지역으로 분류한다. 안타깝게도 100년 후에는 서울의 강남을 비롯한 전국 8개 지역을 제외하곤 모든 도시가 소멸의 위기에 처한다는 분석 결과가 있다. 도시의 쇠퇴는 성장을 멈추는 그때부터 시작된다. 안타까운 일이지만 우리나라의 오래된 도시들은 대부분 성장을 멈추어 이미 쇠퇴의 길에 들어선지 오래다. 쇠퇴에 놓인 도시들이 인구 감소로 이제 소멸의 위기에까지 몰리고 있으니 공포가 만만치 않다. 지난 1일 행안부가 내년 예산을 공개했다. 지방교부세를 크게 늘리고 지방소멸대응기금을 새로 편성한 것이 눈에 띈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앞으로 규모를 늘려 10년 동안 지원한다는 계획을 덧붙였다. 중요한 것은 이 예산의 쓰임이다. 지방소멸위기에 대응하기 위해 보편적이면서도 지역별로 특화된 대책을 마련하는데 제대로 쓰여야한다는 이야기다. 전북은 지난 3월 인구 180만 명의 선이 무너졌다. 추이 분석을 보니 2067년에는 158만 명, 100년 후에는 49만 명까지 감소한다. 기존 주민들의 삶의 만족도를 높이면서도 새로운 인구를 유입할 수 있는 정책 개발이 더 절실해졌다. 지역이 처한 현실을 제대로 깊이 들여다보아야만 답을 얻을 수 있겠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요즘 시골집 마당을 다시 정비하고 자그마한 정원을 만들어가고 있다. 가드너 유튜브를 통해 정원 만들기를 벤치마킹하면서 잔디를 다시 깔고 조경석을 놓아 군데군데 화단을 조성하고 철 따라 피어나는 야생화와 꽃나무를 심고 있다. 계절이 바뀔 때마다 새롭게 얼굴을 내미는 각양각색의 꽃들을 보고 있으면 저절로 힐링이 되는 느낌이다. 물론 깔끔하고 보기좋은 정원을 유지하려면 풀과의 전쟁은 필수이고 가물 때는 가끔 물도 줘야 하고 장마철엔 배수관리에 신경 써야 하는 등 정원 관리가 만만치 않다. 코로나19 시대를 맞아 야외 활동에 대한 제약으로 인해 반려식물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면서 주택 정원이나 아파트 베란다 정원을 조성하는 인구가 크게 늘고 있다. 덩달아 야생화나 화훼류를 판매하는 꽃집도 늘어나고 매출 또한 증가 추세다. 꽃씨나 꽃묘, 꽃나무 등을 판매하는 인터넷 쇼핑몰도 호황을 누리고 가드닝 유튜브 채널도 급증하고 있다. 이러한 추세에 발맞춰 자치단체에서도 정원문화 조성에 행정력을 기울이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정원문화박람회를 개최했다. 서울시와 경기도 대구시 울산시 고양시 구리시 등 자치단체들도 매년 대대적인 정원박람회를 열고 있다. 전주시는 내친김에 전주 도도동 항공대 일대 34만㎡ 부지에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을 추진한다. 정원 식물 생산과 휴양관광구역, 정원박람회 개최 장소 등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사실 전주시의 정원문화 프로젝트는 송하진 전 시장 때에도 추진됐었다. 전주 덕진공원과 건지산 가련산 전주동물원 부지 등 357만㎡를 하나의 권역으로 묶어 아시아 최대 규모의 전통정원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계획을 발표하고 용역까지 추진했다. 하지만 공원지구 내 사유지 매입에 어려움이 있는 데다 시장이 바뀌면서 정원 조성 계획은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전라북도는 5년 전부터 주민 힐링공간 제공과 지역 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지방정원 조성에 나섰다. 2017년 부안 수생정원을 시작으로 2018년 정읍 구절초 지방정원, 2020년 남원 함파우 지방정원 조성을 추진 중이다. 정원이 하나의 문화와 산업 트랜드로 자리매김한 것은 순천만 국가정원이 뜨면서부터다. 국가정원 1호인 순천만 국가정원은 2013년 국제정원박람회를 개최하면서부터 전국에서 관람객이 몰려들어 국내 최고의 생태문화 관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전주시가 시민 휴식힐링 공간 마련과 관광 활성화를 위해 정원산업 클러스터 조성에 나선 만큼 전주만의 특색있는 도시 정원과 산업화 공간으로 발돋움하길 기대한다.
삽화 = 정윤성 기자 지난 주 유인탁 도체육회 사무처장이 진천 국가대표 선수촌장으로 옮긴다고 해 이를 둘러싼 설왕설래가 무성했다. 민선 출범 이후 전북체육 발전의 실무를 총괄했기에 떠나는 그를 두고 감회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그것도 잠시 코로나 상황이라는 중차대한 시기 난관을 헤쳐나갈 후임자 인물평과 함께 정강선 회장의 용인술 논쟁 또한 뜨거웠다. 사무처장 역할과 영향력은 누구나 인정할 만큼 막대하다. 전북체육의 대내외 업무를 꼼꼼하게 챙기고 해결하는 핵심 요직이다. 전북도와 도의회는 물론 각 경기단체, 시군 체육회와도 긴밀한 소통이 필수적이다. 각급 유관기관, 언론 등과의 원만한 관계도 빼놓을 수가 없다. 코로나 때문에 그렇지 않아도 체육 대회와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체육회는 속만 태우고 있다. 사무처장 역할이 그만큼 절실해지는 시기다. 그런 관점에서 후임자로 내정된 신준섭 남원시청 복싱감독에 대한 평가도 엇갈린다. 그는 유 처장과 함께 1984년 LA올림픽 금메달 영웅이다. 그들이 남긴 영광과 환희의 순간은 지금도 회자된다. 사무처장 바통터치에도 이런 인연들이 얽혀 있다. 그러나 애석하게도 신 감독은 명성에 비해 행정 경험과 소통 능력에서 대체로 아쉽다는 반응이다. 이같은 인사 배경은 정강선 회장의 순탄치 않은 여정과도 무관치 않다. 정 회장은 선거 때 출사표에서 당선까지 숱한 화제를 뿌렸다. 취임한 뒤 고질적인 소통 부족으로 협조 기관과의 파열음이 적지 않아 고초를 겪었다. 그래도 당시엔 민선체제 첫 출범이라 한 걸음씩 물러서며 격려하고 축하해주는 분위기였다. 정치와 체육을 분리한다는 취지로 출범한 민선이지만 현실적 벽은 의외로 높았다. 체육회 예산이 전적으로 전북도에 의존하는 처지라 민선 회장의 한계는 분명해 보였다. 그런데다 지난해 1월 민선 개막과 함께 탕평화합형 집행부를 기대했던 체육인들은 크게 실망했다. 탕평은 고사하고 선거캠프 핵심 인사를 부회장과 사무처장으로 발탁해 논란에 기름을 부었다. 정 회장의 고집불통 이미지와 소통 부재, 딱딱한 대인관계까지 온갖 쓴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그런 상황에서 정 회장과 체육인들의 관계는 껄끄러울 수밖에 없다. 비토 그룹의 지지와 협력을 기대하는 것조차 쉽지 않은 상황이었다. 거의 무명에 가까운 그가 단기필마로 선거에 뛰어들어 역전승을 거머쥘 때부터 앙금은 쌓였다. 선거 이후에도 팽팽한 긴장관계는 멈추지 않았다. 그야말로 주변 상황이 고립무원과 진배없었다. 험로가 예상되는 그 때 코로나 사태로 인한허니문기간을 맞았다. 정 회장도 나름 노력하고 있지만 간극을 좁히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그래도 민선에 걸맞은 리더십과 소통 노력이 어느 때보다 긴요한 시점이다. 능력 있는 인재를 과감히 발탁하고, 입장을 달리하는 측과 접촉면을 늘려 공감대를 만들어야 한다. 정 회장이 공약한 민선 청사진이 앞당겨질 수 있는 계기가 되기 때문이다.
전민재 선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미소를 가졌다는 전민재 선수(44전북장애인체육회)가 미소 대신 눈물을 흘렸다. 지난 29일 열린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육상 여자 200m T36(뇌병변) 결선에서 4위로 경기를 마친 뒤다. 트랙에 앉아 고개를 떨군 그는 퇴장하면서 눈물을 훔쳤다. 인터뷰에 응하지 않은 채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을 지나쳤다. 행복의 질주, 투혼의 질주로 감동을 선사해 온 그가 기쁨과 감격이 아닌 아쉬움의 눈물을 흘린 것은 흔치 않다. 전민재는 이날 31초17의 기록으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4년전 브라질 리우 패럴림픽에서 은메달을 안긴 최고 기록(31초06)에는 다소 못미치지만 40대 중반의 나이에 세운 자신의 올 시즌 최고 기록이다. 그는 도쿄 패럴림픽 참가전 인터뷰에서 메달 따면 엄마 목에 메달 걸어드리고 그동안 감사했다고 고생 많으셨다고 꼬옥 안아주고 싶다고 말했다. 결승선을 통과하면서 장애를 가진 자신을 40년 가까이 돌봐온 엄마 얼굴이 가장 먼저 떠올랐을 지 모른다. 1977년 진안에서 태어난 전민재는 다섯 살때 뇌염을 앓은 뒤 뇌성마비 1급 판정을 받았다. 스무 살까지만 살겠다고 어머니를 아프게 할 정도로 힘든 사춘기를 보냈지만 25세의 늦은 나이에 초등학교를 마치고 26세 때인 2003년 특수학교에서 육상을 접하면서 삶이 달라졌다. 그해 열린 장애인 전국체전에 처음 출전해 149㎝의 작은 키와 선수로서는 늦은 나이의 한계를 극복하고 육상 100m와 200m에서 2관왕을 차지했다. 2004년부터는 15년 연속 전국장애인체전 3관왕(100200400m)의 대기록, 2회 연속 장애인아시안게임 2관왕과 2회 연속 장애인올림픽 200m 은메달 기록을 세워왔다. 상반신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전민재는 큰 대회에서 메달을 딸 때마다 발로 쓴 편지로 소감을 전해왔다. 2016년 리우 대회때는 늦은 나이에 운동을 시작해 주변에서 넌 못할 거야, 넌 메달을 딸 수 없어라고 비아냥거리며 제 꿈을 짓밟는 말들로 상처를 줄 때면 혼자 눈물을 삼키며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훈련했다고 말해 전 국민을 감동시켰다. 자신의 마지막 올림픽이 될 도쿄 패럴림픽에서 200m 3회 연속 메달의 새 역사를 쓰지는 못했지만 그가 20년 가까이 트랙에서 보여준 감동의 드라마는 장애인은 물론 비장애인 모두의 가슴에 남아 있다. 전민재는 9월 1일 여자 100m(T36) 예선에 출전해 다시 한 번 패럴림픽 3회 연속 메달 기록에 도전한다. 달릴 때 만큼은 아무 잡념 없이 달릴 수 있어 좋다는 그의 마지막 올림픽에서 어머니 한재영 씨의 격려가 전민재 스스로 편지 끝 부분에 적어온 웃는 미소가 예쁜 전민재를 다시 볼 수 있는 힘이 되었으면 좋겠다. 민재야 100미터 더 힘내서 해보자 민재야 파이팅!
삽화 = 정윤성 기자 전주역 전면개선사업을 놓고 묘한 기류가 형성돼 전북도전주시정치권이 똘똘 뭉쳐 올 정기국회서 추가로 국가예산 250억원을 확보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전주역사 신축사업은 2016년 송하진 지사가 현 역사가 KTX 개통이후 승객이 급증하자 비좁고 낡아 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하다고 판단,신축키로 계획을 수립했었다. 당시 전주 병 국회의원이던 정동영 전 의원이 신축 필요성에 동감하고 조기 착공해서 조기완공하기로 김승수 시장과 합의해 국가예산 확보에 적극 나섰다. 통상 사업비가 500억이 넘으면 기획재정부 예비타당성 조사 사업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조기 착공을 위해 450억(국비300억 한국철도공사100억 전주시50억)으로 사업비를 낮춰 전략적으로 추진했던 것. 당시 정 전 의원은 700억이 있어야 전주시민이 바라던 대로 100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역사를 만들 수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우선 선 착공한 후 추가로 국비 250억원 확보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정 전 의원이 21대 총선에서 낙마하면서 추진동력을 상실해 착공이 1년 이상 지연되었고 추가사업비 확보 방안도 불분명해 오랜만에 호랑이를 그리려던 계획이 자칫 고양이 정도나 그려질 전망이다. 낙선후에도 전주역 신축에 관심을 기울였던 정 전 의원은 추가사업비 250억원을 확보하는 것이 급선무였지만 지역 출신 국회의원들이 정기국회가 다가오도록 예산을 확보했다는 소식이 없자 급한 나머지 관계요로를 통해 추진상황을 확인했던 것. 지금은 당초 확보했던 450억선에 맞춰 설계해서 내년에 착공 2024년에 완공키로 했다는 것. 이런식으로 가면 당초 한옥 역사를 살리고 신축키로 했던 계획이 70%로 줄어 현재나 별반 다를 게 없다는 것이다. 정 전 의원은 대선 패배로 실의에 잠겨있던 자신한테 또다시 기회를 준 전주시민에게 뭔가 진정성 있게 보답해야겠다는 뜻으로 전주역 신축사업을 추켜세우면서 스페인 빌바오의 구겐하임 미술관처럼 전주의 과거와 미래를 담아내는 공간으로 담대하게 계획했다. 표를 먹고 사는 정치인들의 생리가 참으로 묘하다. KTX 특실을 이용 전주역을 드나드는 지역구 김성주 의원과 국토위원회가 해당상임위인 김윤덕 의원이 무슨 생각으로 오불관언하는지 궁금하다. 이 문제는 정치적으로 누굴 이롭게 하는 사업이 아니라 전주시민의 자존심을 세우고 이용객의 편의를 돕자는 사업이다. 정부예산안이 9월 2일 국회로 넘겨지므로 예산 확보할 시간이 거의 없다. 제4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광주~대구 간 달빛내륙철도건설사업을 광주 전남정치권이 청와대에 압박을 가해 막판에 반영시킨 사례가 있기 때문에 두 의원이 책임짓고 추가사업비를 이번 정기국회에서 확보해야 한다. 내년에 착공할 전주역 전면개선사업은 사업논리가 충분하고 그간 전북도민과 전주시민이 원도 한도없이 민주당을 선거 때마다 밀어줬기 때문에 추가사업비 250억을 확보 원안대로 추진토록 해야 한다.
삽회 = 정윤성 화백 한국 전쟁이 발발한지 70년이 된 지난해,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눈길을 모았던 전시회가 있다. 국립현대미술관이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기획했던 낯선 전쟁 전이다. 전시에 초대된 50여명 국내외 작가는 전쟁에서 살아남은 개인의 기억과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전쟁과 재난 속에서 훼손된 인간의 존엄에 주목해온 작가들이었다. 드로잉, 회화, 영상, 뉴미디어, 퍼포먼스 등 다양한 형식과 기법이 망라된 이 전시회에서 특별히 주목을 받은 작가가 있었다. 중국 미술가 아이 웨이웨이다. 오래전부터 세계의 수많은 난민 문제를 추적해온 그는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내전으로 고향을 떠나야하는 난민들의 삶을 담은 설치 작품 <여행의 법칙>과 <폭탄> <난민과 새로운 오디세이>등 두 편의 벽면화로 난민에 대한 관심을 촉구했다. 기획전과 연계한 상영 프로그램전에는 2017년에 제작한 그의 다큐 <유랑하는 사람들(Human Flow)>이 있었다. 2018년 전주국제영화에 초청되어 화제를 모았던 이 영화는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프랑스, 그리스, 독일, 스위스, 시리아, 터키 등 20여 개국을 발로 찾아다니며 기록한 난민들의 고통스러운 여정이다. 다큐에서 보인 난민 숫자는 6,500만 명. 전 세계에서 매일 34,000명의 난민이 발생하고 있다는 통계(유엔난민기구)가 있고 보면 여러 해가 지났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지금도 어딘가에서 떠돌고 있다는 이야기다. 돌아보면 난민으로 대표되는 이주의 역사에는 한국인들의 이주도 있다. 러시아를 비롯한 구소련 국가들에 살고 있는 한민족, 카레이스키(고려인)가 그들이다. 일제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거치면서 고향을 떠났던 재일교포나 중국의 조선족도 있다. 지난 8월 15일,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아프간을 다시 점령한 후 아프간인들의 탈출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말 아프간 인접국가에 난민과 망명 신청자는 이미 220만 명에 이르지만 탈레반이 대부분 지역을 장악한 지금, 어떠한 경로로도 탈출은 쉽지 않다. 미국과 영국을 비롯한 각 국가들의 난민 수용 입장도 예전과는 다르다. 아시아 국가로는 처음으로 난민법을 제정한 우리나라도 난민 수용에 대한 입장은 아직 정리되지 않았다. 어제(26일) 아프간인 390여명이 한국에 도착했다. 정부는 이들을 난민이 아닌 특별공로자라고 부른다. 단순한(?) 난민이 아니라 아프간에서 한국 정부 활동을 지원해온 현지인 직원과 그 가족들을 받아들인 것이란 입장을 강조하기 위한 것 일터다. 이제 다른 난민들은 어떻게 될까. 아이 웨이웨이는 난민의 위기는 곧 우리 인간의 위기라고 조언한다. 답을 찾아야 하는 이유가 더 분명해졌다. /김은정 선임기자
삽화 = 정윤성 화백 기독교 사학인 전주대학교가 총장 선임을 놓고 내홍이 일고 있다. 대학 내부 구성원들이 학교법인 이사회에서 선임한 총장 내정자를 비토하면서 갈등이 표출되고 있다. 학교법인 신동아학원은 지난달 27일 전주대 15대 총장으로 홍순직 전주비전대 총장을 선임했다. 재단 측은 홍 총장 선임과 관련해서 학령인구의 감소와 지역대학의 어려운 여건 속에서 경영 마인드로 대학을 잘 운영할 수 있는 적임자라고 밝혔다. 하지만 홍순직 총장 선임 발표에 전주대 단과대 학장단과 교수회 교수노조 직원노조 등 내부 구성원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이들은 대학 내부 구성원의 의견수렴 절차와 홍 총장의 도덕성비위 문제 등을 거론하며 재단 측에 인사명령 철회와 함께 홍 내정자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반면 일각에선 일부 학교 음해세력의 학교 흔들기란 주장도 나오면서 학교 구성원 간 갈등 조짐도 엿보인다. 홍 총장을 반대하는 교수회와 노조 측에선 성명을 통해 학교 구성원들의 의견 수렴없이 신임 총장을 결정한 것은 대단히 중대한 절차상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전주비전대 총장 재임시 회계 부정 문제와 박사 학위 논문 표절 의혹 등을 제기하며 총장 결격 사유로 꼽았다. 홍순직 총장에 대한 평가는 지역사회에서도 엇갈린다. 지난 2010년 전주비전대 총장으로 부임한 홍 총장은 2014년 교육부의 취업률 평가에서 전국 139개 전문대 중 2위를 차지하면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대기업 취업반과 전략산업 인재육성반 등 독창적인 커리큘럼 운영과 총장이 직접 기업체를 직접 찾아다니면서 600여 개 업체와 협약을 통해 하위권을 맴돌던 취업률을 일거에 끌어올렸다. 반면 사상 초유의 국정농단 탄핵 사태를 부른 박근혜 전 대통령의 측근으로서 부정적 이미지도 남아있다. 산자부 과장과 삼성관련 기업 임원을 역임한 그는 대통령직인수위 경제2분과 전문위원을 거쳐 산자부 산하 무역위원장 한국거래소 사외이사 등으로 승승장구했다. 전주비전대 총장 재임 중에는 한국생산성본부 회장으로 임명되면서 연임 1년 만에 총장직을 그만둬 논란을 빚기도 했다.두 차례 총장을 연임하면서 전주대를 안정적 토대 위에 올려놓았다는 평가를 받은 이호인 총장은 지난 20일 이임하면서 지금은 위기와 변혁의 시대다. 대학 구성원 모두가 공동의 목표를 향해 힘을 모아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전주대 구성원과 학교법인이 존립 위기에 처한 대학의 미래를 위해 현명한 선택과 올바른 판단을 했으면 한다. /권순택 논설위원
삽화 = 정윤성 기자 코로나 확진자가 50일째 네 자리수를 기록하며 좀처럼 기세가 꺾이지 않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간 감염을 통한 집단감염 양상이 두드러진 가운데 민족 대이동이 예상되는 추석을 앞두고 상황이 예사롭지가 않다. 더욱이 백신 접종을 마친 사람에게도 감염되는돌파 감염이 잇따르면서 한 순간도 방심할 수 없는 살얼음판 국면이다. 김승환 교육감은 최근 이런 상황에서아이들에게 가장 안전한 곳이 학교라며, 방역 수칙을 준수하며 등교수업 원칙을 지키겠다고 밝혔다. 그는 코로나 상황은 아이들 삶도 고통스럽게 만들고 있다. 학습 결손을 겪으면서 그 결과 학습 격차가 더 벌어질 수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2학기 개학에 때맞춰 전북교육공동체 구성원께 드리는 서한문을 통해 이같은 입장을 강조했다. 김 교육감은 학교는 어느 곳보다 코로나 상황에 체계적으로 대처하고 있다며 전면 등교를 강행하겠다는 입장이다. 그가 밝힌 이런 방침에 대해 학부모들은 동요하고 있다. 방학 전만 해도 찬성이었으나 상황이 심상치 않은 지금은 걱정이 앞선다. 유례없는 비대면 수업이 계속되며 가정에서 자녀 학습지도에 어려움을 겪은 그들이다. 오랜 시간 아이들과 부대끼며 스트레스는 물론 학습 결손에 따른 학력 저하를 고민해왔다. 2학기 전면등교 방침을 지지한 것도 그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 추이가 방학 전보다 훨씬 심각해지면서 상황은 반전됐다. 교육부는 애초 학생과 교사의 백신 접종을 방학 중 모두 끝내고 등교 수업한다는 방침이었다. 그런데 백신 수급이 차질을 빚으면서 교사 상당수의 접종 시기가 9월 초로 2주간 연기됐다. 그에 따라 학기 중 교사들 수업 공백이 불가피해 짐에 따라 학교 방역은 그야말로 구멍이 뚫린 셈이다. 학교는 자기 제어가 쉽지 않은 학생들이 집단 생활하는 공간이다. 특히 초등생과 중학생은 학교뿐 아니라 각종 학원에 다니면서 밀접 접촉도가 높은 편이다. 그렇지 않아도 며칠 전 전주와 익산에서 초등생과 고등학생 확진자가 발생해 일부 학생이 자가격리에 들어갔다. 부안에서도 보습학원발 학생 7명이 감염돼 지역 사회가 후폭풍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전주에서 초등교 집단감염과 관련해 30명 안팎의 확진자가 나와 한바탕 홍역을 치른 바 있다. 이번 주 개학이 본격화되면서 교육 현장과 학부모들은 가슴 졸이며 노심초사하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굳이 교육감이 앞장서 학교는 안전지대라며 전면 등교가 최선인 양 강변하는 것도 시선이 곱지않다. 지금은 교사의 백신접종 연기에 따른 교육 현장의 혼란과 부작용을 줄이는 게 먼저다. 이와 병행해서 학부모에게 접종 차질로 인한 학사 일정에 대해 설명하고 이해와 협조를 구하는 것이 순리다. 아무리 학력 저하가 걱정된다 해도 코로나 예방 활동을 통한 학생 안전보다 우선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위기 탈출의 첫 걸음은 당장 처리해야 할 선후(先後)문제를 판단하는 것이다. 김 교육감의 현실과 동떨어진 문제 의식이 그래서 아쉽다.
규제 풀어야 현대차 새만금투자 성공한다
본말이 전도돼서야 되나
'전주스러움'에 대해 - 정명희
인생은 조금씩 익어가는 것이다
메세나와 문화로 모시기 제도 - 박병훈
지난해 FTA체결국과 무역흑자 511억불
간호사의 사회적 역할과 보건정책 방향
기초의원과 국회의원은 별개
패배주의 극복
오래된 다정함, 남문사잇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