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end news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A씨는 우연히 납입보험료를 모두 찾아준다는 광고를 보게 되었다. 최근에 해지한 보험의 해지환급금이 기대보다 적었던 A씨는 불완전판매이므로 무조건 환급금을 받을 수 있다는 업체의 말을 믿고 착수금 10만원을 냈다. 하지만 몇 달이 흐르도록 보험료를 받지 못했고 업체와 연락도 안됐다. 착수금이 경찰에 신고할 큰 금액도 아니어서 고민하던 A씨는 결국 씁쓸하지만 포기하기로 했다. 최근 들어 보험금을 대신 받아준다는 보험민원 브로커가 활개를 치고 있다. A씨와 같이 착수금만 날리는 소비자도 속출하고 있다. 금년 상반기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이 처리한 금융민원은 전년 동기(767건) 대비 425건이나 증가하였는데 그 대다수를 보험민원(346건)이 차지하고 있으며 전수조사 결과 이중 약 75%의 민원이 보험민원 브로커가 연관된 것으로 파악됐다. 보험민원 브로커는 보험회사와 금융감독원에 민원을 제기해 보험금을 받아주고 이에 대한 금전적 대가를 받는 식의 영업을 한다. 보험피해구제전문회사 등을 자칭하면서 평균손해복구 금액 300만원 이상, 해지한지 20년 넘은 보험도 손해복구 가능 등 검증할 수 없는 말로 소비자를 끌어 모은다. 불완전판매 여부 등에 대한 면밀한 검토없이 무조건 100% 보험료 환급이 가능하다고 설명하여 착수금을 내게 한다. 기존 민원양식에 인적사항과 계약정보만 바꾸고 정작 중요한 민원요지 등은 기존 민원의 내용을 그대로 사용한다. 이러다 보니 그 내용이 논리적이지 않은 경우가 많다. 간혹 민원인의 보험계약과 다른 내용의 민원이 쓰여 있는 경우도 있다. 재민원을 내는 경우에도 추가적인 증거 없이 형식만 바꿔서 다시 제출한다. 이 같은 보험민원 브로커의 폐해는 적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이들이 소비자의 곤궁한 처지를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보험소비자는 경제 사정 악화 등 피치 못한 사정으로 보험을 중도해지하는 경우가 많고, 이 경우 보험상품의 구조상 납입보험료보다 적은 해지환급금을 받는 것이 불가피하다. 보험민원 브로커들은 이 점을 알고 있으면서도 형편이 어려운 소비자에게 유리한 일부 사실관계만을 강조하여 수수료를 내고 민원을 제기하도록 하는 것이다. 실제 이들이 제기한 민원의 수용률은 일반민원의 수용률 약 50% 수준에 비해 현저히 낮은 약 3%대에 불과하다. 또한 정작 중요한 민원의 신속한 해결이 지체되는 문제도 있다. 금융감독원은 한정된 인적물적자원으로 연간 약 8만여건의 민원을 처리하는데 소모적인 민원 처리에 자원을 낭비하게 될수록 금융감독원의 도움이 꼭 필요한 민원의 신속한 해결이 지체 되고, 이로 인한 비용은 우리 사회 전체의 부담으로 돌아가게 된다. 마지막으로 이러한 영업행태는 변호사가 아닌자의 법률사무 취급을 금지한 변호사법 위반 소지도 있으며 실제 최근 서울남부지방법원은 한 민원대행업체에 대해 벌금형을 선고한바 있다. 소비자가 전문가에게 필요한 조언을 듣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보험민원 브로커의 경우 그 실상을 감춘 채 소비자의 판단을 흐리게 하고 있어 또 다른 피해가 발생한다는 점은 분명하다. 금융민원에 대한 전문가의 조언이나 상담을 공짜로 받을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금융감독원이다. 금융감독원은 앞으로도 소비자가 민원브로커의 필요성 자체를 느끼지 못하도록 소비자보호에 최선을 다할 것임을 약속드린다. /김용실 금융감독원 전북지원장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최근 새만금개발청은 SK그룹 자회사로 구성된 SK컨소시엄이 새만금에 2조원 규모의 투자를 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발표내용에 따르면 직접투자, 세계적인 기업투자유치로 아시아 데이터센터 허브를 만들겠다는 내용이다. 이에 따르면 국내 선도기업(앵커기업)을 유치함에 따라 개발투자형 사업 공모를 통해 2023년까지 20여개의 기업이 입주한다는 것이다. 특히 새만금 개발청은 창업클러스터 구축,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한 산업투자형 발전사업 사업자공모결과 우선협상대상자로 SK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업투자형 발전 사업은 첨단 벤처기업 육성을 위한 창업 클러스트와 글로벌정보통신(IT)기업을 겨냥한 데이터센터 등으로 총 6000억원 이상의 투자사업에 대해 수상태양광 발전 사업권 200MW(메가와트)를 투자혜택(인센티브)을 주는 사업모델이다. 이 같은 사업은 이번 공모에서 2조원 규모의 투자를 제안함에 따라 우선 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개발청이 밝힌 주요사업의 핵심내용을 보면 새만금의 풍부한 재생에너지를 기반으로 산단 5공구에 세계최고수준의 3고(고확장성, 고성능, 고안정신) 시스템을 갖춘 대규모 데이터센터를 2029년까지 구축한다는 것이다. 이의 구체적 사업내용은 데이터센터 4개동을 2024년 1단계완공, 2029년16개동 확장조성 계획이다. 또한 동시에 산단 2공구에 공동체역할을 하는 복합도서관을 기반으로 융합형 생산공간 및 지원공간을 구성, 총 3만3000㎡의 창업클러스터를 조성키로 되어있다. 이러한 사업들이 제 기간 내에 이루어진다면 새로운 일자리 2만개를 창출하며 경제적 효과는 무려 8조원에 이른다는 평가이고 보면 천문학적인 숫자로 엄청난 발전과 경제적으로 우리나라만이 아닌 세계로부터 주목을 받을 만하다. SK그룹의 통 큰 투자계획의 발표대로라면 전북의 발전과 직결되며 지지부진한 새만금개발계획에 획기적인 발전을 가져오는 결과가 될 것이다. 새만금은 제방공사 준공까지 30년이 걸리는 동안 천신만고를 겪었으며 완공 후에도 지금도 새만금에 대한 시시비비는 오늘도 진행형이다. 새로운 역사창조로 천지개벽을 하는 새만금사업은 한반도의 산업, 경제, 사회분야는 물론, 세계로부터 주목받는 이유는 결과적으로 황금지역이 되리라는 사실인식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특히 새만금 항만, 새만금 공항, 산업기지, 새로운 도시형성, 인구증가 등 헤아릴 수 없는 발전의 기약은 한반도를 담보로 함은 물론, 미국, 중국 등 세계적인 장터가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러한 황금장터에 삼성이 몇 년 전 몇 조를 퍼부어 대한민국발전의 허브를 만들겠다던 굳은 약속을 안 지킨 것은 전북도민을 우롱하는 몹쓸 짓을 한 것이다. 그 이후 몇 개 그룹에서도 말만 번지르 했지 제대로 실현된 게 없어 전북도민에게 허탈감만을 주고 내팽개치듯 버리고 말았다. 이러한 상황을 견디어 낸 전북도민은 물론, 새만금과 인접한 군산시민, 그리고 김제부안 주민들은 SK그룹 자회사인 SK컨소시엄이 공모에 선정됐다고 발표했으나 과연 그대로 될 것인지에 대한 의문도 없지 않다는 사실이다. 이제는 새만금개발청은 그동안의 믿거나 말거나식 인식을 확실하게 벗겨주어야 한다. 더는 속고 싶지 않다는 것이다. 부푼 희망의 가슴이 절망으로 돌아서는 상처는 더 이상 주어서는 안되기 때문이다. 기업의 약속은 국민과의 약속이며 그 기업체의 생사를 가름하는 약속이다. 새만금개발청 발표는 정부의 발표이며 대통령의 약속에 가름한다. /김철규 전 전북도의회 의장
임진왜란 초기 파죽지세로 밀려오는 왜군을 호남에서 막아낸 웅치 전투에 대한 대대적인 재조명 작업이 열린 것은 의미가 크다. 전북일보 창간 70주년을 맞아 지난 25일 전북도청에서 열린 웅치전적지 국가지정문화재 승격 위한 재조명 학술대회는 그동안 역사 속에 묻혀온 웅치전투의 역사적, 전사적 의미를 되짚어보고 한국의 임진왜란사를 재확립할 수 있는 중요한 학술적 가치를 제시했다. 웅치 전투는 임진왜란 당시 조선의 육상 관군과 지역의 의병이 하나가 되어 호남을 지켜낸 최후의 보루였다. 웅치 전투가 있었기에 곡창지대인 호남을 사수할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임진왜란을 승리로 이끄는 원동력이 되었다. 하지만 웅치 전투의 역사적, 전사적 중요성에도 제대로 평가받지 못해온 게 사실이다. 임진왜란 3대 대첩인 한산행주진주대첩 못지않은 전투였지만 위상에 걸맞은 대접을 못 받은 채 변방의 역사로 묻혀왔다. 웅치 전투는 전라도 관군의 지휘체계 아래 지역민 등 3000여 명이 1만여 왜군에 맞서 죽음으로써 전주성의 방어선을 지켰고 병력과 장비 등에서 큰 손실을 입은 왜군이 전주성 공격을 포기하고 철수하게 만든 중요한 육상 전투였다. 그렇지만 육상 관군과 지역민의 역할에 대한 평가와 재조명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에 역사적 주목을 받지 못한 채 면 지역 추모행사 정도로 이어져 왔다. 임진왜란 당시 수군과 의병에 비해 평가받지 못한 육상 관군과 지역민의 의병활동에 대한 평가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웅치 전투의 전적지에 대한 공간적 실체를 규명하는 작업을 진행해서 역사적 진정성을 확보해 국가지정문화재로 지정해야 마땅하다. 국가사적 지정을 위해선 웅치 전투의 역사적, 학술적 의미와 가치를 명확히 정리해야 하고 전적지의 지역적 범위가 확정돼야 한다. 아울러 웅치 전적지의 역사문화경관 복원작업을 통해 문화유산으로서 정체성과 가치를 충분히 확보하고 충의의 고장으로서 웅치 전투를 널리 알리고 후대에 전하는 일에도 힘써야 한다. 이를 위해선 전북도와 완주 진안이 함께 참여, 협력해야 하고 무엇보다 정부 차원에서 웅치 전투 재조명과 국가사적 지정에 나서야 한다.
코로나의 불편함 속에서 추석을 맞는 기분이 복잡미묘하다. 예년 같으면 가족친지들이 모여 오순도순 얘기꽃을 피우며 잔칫집 분위기였다. 하지만 8개월 이상 유례없는 코로나 사태를 겪으며 비대면의 일상생활 때문에 과거 왁자지껄한 모습은 기대할 수 없게 됐다. 정부와 자치단체도 추석연휴를 코로나 2차 대유행의 중대한 분수령으로 보고 다중집합 금지는 물론 거리이동 제한을 강력히 권고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28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2주간을 추석 특별방역기간으로 지정해 코로나 확산을 막기 위한 총력적인 방역 준비작업에 들어갔다. 한때 코로나 청정지역으로 주목받던 전북이 지난 8월 광복절 집회 이후 확진자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같은 기간 40여일 동안 신규 확진자는 78명이 발생했다. 이는 지난 1월말 첫 확진자 발생이후 광복절 집회까지 43명의 2배 가까이 되는 수치다. 전북도는 이런 심상찮은 발생추이를 감안해서 25일 추석 특별방역기간 방역강화 행정명령을 발령했다. 최근들어 소모임을 통한 집단감염 고리가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감염경로가 불투명한깜깜이환자 비중이 21%에 달하는 등 잠복감염 우려가 높은 상황이다. 이 때문에 정부와 전북도는 코로나 고위험시설 집합금지 명령과 함께 방문판매업소에 대한 전면적인 집합금지도 병행조치했다. 정세균 총리도 추석연휴 특별방역 대국민 담화를 통해 코로나19 상황이 전쟁에 준하는 사태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며 이번 추석은 부모님과 어르신의 안전을 위해 고향방문 자제를 호소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고향방문 뿐만 아니라 여러 사람이 일시에 몰려드는 여행지도 위험하기는 매한가지다. 이번 추석만큼은 가정에서 가족과 함께 안전하고 여유로운 휴식을 갖도록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30일부터 시작되는 추석연휴가 코로나 사태추이의 최대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난생처음 경험하는 비대면의 명절이 낯설고 어색하긴 하지만 엄중한 코로나 상황을 생각하면 충분히 이해가 간다. 추석 특별방역기간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에 적극 동참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모두의 건강을 지키는 첫걸음이다.
추석은 설과 함께 우리 민족 최대의 명절이다. 춥지도 덥지도 않는 알맞은 기온에 수확의 계절을 맞아 모든 것이 풍요로웠다.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 사태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라는 추석 덕담이 몸은 멀리, 마음은 가까이라는 메시지로 대신할 모양새다. 고향을 찾는 귀성 풍속도는 시대에 따라 변했다. 1960년대 이후 탈(脫)농촌과 도시화가 급속히 진행된 우리 사회는 명절이면 해마다 귀성객이 늘어나면서 1980년대 이후에는 민족 대이동이라는 표현까지 등장했다. 불상사도 없지 않았다. 1960년 1월 설에는 서울역에서 귀성객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계단에서 구르는 바람에 31명이 압사당하고, 1975년 추석에는 서울 용산역에서 똑같은 사고로 4명이 숨지고 39명이 다치는 참극이 빚어지기도 했다. 귀성 열차나 고속버스 표를 예매하기 위해 새벽부터 매표창구 앞에서 긴 줄을 서는 풍경은 당시 명절 즈음 신문의 단골 사진이었다. 88서울 올림픽 이후 마이카 시대가 열리면서 급속한 차량증가를 따르지 못하는 부족한 도로망으로 명절 때면 서울에서 전주까지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체증을 빚기 일쑤였다. 동물의 세계에는 귀소본능(歸巢本能)이 있다. 만물의 영장인 인간 역시 동물이다. 태어나서 자란 고향과 가족을 그리워하고 찾아가기 위해 귀성 전쟁을 기꺼이 감수하는 것도 귀소본능의 발로인 셈이다. 한가위가 이틀 앞으로 다가왔다. 온 나라를 뒤흔들어 놓고 있는 코로나19가 명절 풍속도까지 바꿔놓고 있다. 정부는 고향방문을 자제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지난 5월과 8월 연휴 이후 코로나19가 무서운 추세로 확산된 것을 감안, 대규모 귀성객들이 비교적 확진자 발생이 적은 지방에 감염을 확산시킬 우려 때문이다. 벌초 대행 서비스를 늘리고, 온라인 성묘 서비스등 다양한 대책을 시행했다. 온라인 성묘는 플랫폼을 통해 비대면으로 차례를 지내고 고인을 추모하는 방식이다. 열차 표도 창쪽만 판매하는 등 거리두기를 강조하고 있다. 연휴 기간 고속도로 통행료 면제도 올해는 시행하지 않고, 공원묘지나 봉안시설의 성묘객 출입을 막는 통제를 실시한다. 조선시대에도 역병이 창궐하면 추석 차례를 건너 뛰거나 불참해도 예법에 어긋나지 않았다고 한다. 정부 방침에 호응해 역귀성을 포기하고, 자녀들에게 고향방문을 만류하는 부모들도 늘고 있다. 불청객 코로나19가 바꾼 비대면 한가위가 여간 낯설지 않다. 전국적으로 소규모 집단감염이 이어지고,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환자 비율이 높은 상황에서 예전 같은 민족 대이동이 이뤄지면 사태가 악화될 가능성이 크다. 언제 끝날지도 모르는 불확실성 속의 연속이다. 하지만 사랑하는 가족과 이웃을 위해서라면 감내해야 하는 불편이다. 하루 빨리 코로나19 백신이 개발돼 내년에는 고유의 아름다운 한가위 풍속이 되살아나길 기대한다.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위렌이란 사람은 시(詩)를 아이러니의 화염이라 했다. 또 호프만 콤이란 사람은 시란 모순의 불꽃이라 했다. 두 주장은 서로 비슷한 의미를 담고 있어서 시를 공부하는 사람들은 하나의 시 이론으로 받아들인다. 이 말을 필자는 모순과 모순의 화해 쯤으로 변용(變容)해 보았다. 부딪치고 대질린 것들의 화융, 다른 속성을 지닌 것들의 통일된 본질 찾아가기 쯤도 이에 부합하리라고 생각해 본다. 그러므로 대립과 대칭하는 사상(事象)들이 조화와 합일로 나아감을 일컫는 말일 터이다. 이 때에 상기되는 말로 앙상블이란 말이 있다. 이 어휘는 음악에서 여러 악기가 중주되어 조화로운 화음을 낸다는 말인데, 조화의 의미는 예술에서 심경적정서적 통일을 뜻하기도 한다. 사회 관계에서도 앙상블은 매우 긍정적 개념으로 활용된다. 시가 아이러니의 화융이라 할 때,그 피사체 대상은 상상의 세계일 수도 있다. 모순된 미래 환상을 끌어다 대칭시키고 화해로 이끎을 말한다. 이에 비교하여 신문 기사는 현실을 직시하거나 현시적 사항을 적시하여 이를 널리 알리며 선목적 지향으로 변화시키는 데 사명이 있다고 보는데, 기사가 미래 예측 상황을 미리 끌어다 부정적으로 비판하고 있다면 이는 매우 불손한 악의가 숨어 있다고 본다. 신문 기사가 현실 상황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채 이를 근거로 유추해 나가는 글이라면 그 문장이 아무리 미사여구로 또는 현학적으로 도배됐어도 화융을 분쇄하는 빌미의 악문일 게 분명하다. 모순을 치유하는 것이 예술이든 철학이든 그 본질면에서는 같다고 본다. 변증법적으로 말하자면 정반합(正反合)의 이론일 터이나 모순의 극복에 그 지향점을 두어야 마땅하다. 신문은 민중의 숨결이다. 따로 아가미로 숨 쉬는 그런 기사는 배척되어야 마땅하다. 자연 재해가 겹쳐 오는 양을 머피의 법칙이라 일컫는다. 그 재앙이 겹쳐 오는 현 시국을 인위의 그것으로 매도하는 것은 지성인들이 취할 태도가 아니다. 우리는 미증유의 질병 코로나19 시대에 처해 있다. 이 땅의 예술도 이 환난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전북예총이 행사하는 여러 발표도 무관중 비대면으로 치르므로 무한 섭섭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관객 없는 예술이 얼마나 모순된 상황인가? 이 때에 영상 매체를 이용한 유튜브, 온라인 등의 방식을 끌어 쓸 수밖에 없다. 지금 전북예총은 그렇게 운영된다. 보수적 예술체계가 가장 진보로 비약하고 있는 셈이다. 모순의 극복일까 하고 생각해 보니 씁쓸한 입맛이다. 그런데 첨단 기술이 준비 단계에서 미숙했다고 혹독하게 졸속 추진으로 명명해 버린 경우는 몰상식에 가깝다. 도민을 위한 도민에 의한 도민의 예술이 우리가 선목적하고 공동선하는 공리적(共利的) 예술행사인데 무참히 가치 폄하를 선언해 버린 처사가 도민의 숨통을 코로나 마스크보다 더 심각하게 막는 처사이다. 졸속 추진된 예술 발표를 누가 시간 낭비하여 관람하겠는가? 거창하게 말하면 혹세무민인 셈이다. 와서 관람하면 좋으리라 여겨진다. 졸속 예술제인가? 그리고 유튜브로 보고 들으면 감동 받으리라 생각된다. 전북 예술의 발전된 모습을. 그리하여 이 삭막한 시대에 정서적 여유도 좀 찾기를 소망한다. 인류의 궁극의 삶 목적은 예술의 향유에서 그 이유를 찾아라 했다. 우리 예술이 미약하다면 창대하게 나아갈 수 있게 후원하고 응원도 많이 해 주면 좋겠다. 이 바람은 간절하고 또한 절실한 것이다. /소재호 한국예총 전북연합회장
강용구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 교육 현장에서 가장 큰 화두가 되는 것은 4차 산업혁명에 대비한 교육의 방향성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4차 산업혁명은 기본적으로 기술 발달에 의한 산업적 관점에서 생겨난 개념이다. 따라서 학교 현장은 너무 기술적 관점에서 접근할 필요는 없다. 차분히 4차 산업혁명이 가져올 사회 변화를 예측해보고, 그 안에서 새로운 인재상을 다시 정립해보고 이를 위한 학교 교육 체제가 어디부터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느냐에 초점을 맞추어야 한다. 초지능, 초연결사회로 정의되는 4차 산업혁명의 발달이 교육적으로 주는 시사점은 인간으로서의 정체성 확립과 시간과 공간, 현실과 가상을 넘나드는 상황에 대응하는 인재 양성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4차 산업혁명 시대를 준비하는 미래인재를 육성하기 위해서는 어떤 교육이 필요할까? 이 답은 메이커교육에서 찾을 수 있다. 메이커교육은 학생들이 원하는 제품을 디지털 도구를 활용하여 직접 설계하고 만들어가면서 기존 주입식 교육에서 벗어나 학생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학습하고 결과를 도출해내는 교육이다. 이런 학습자 중심 교육은 창의적 문제해결 능력 향상은 물론이고 학습에 대한 호기심 상승과 다양성 학습으로 이어져 주도적 교육으로 연결되기에 4차 산업혁명에 걸맞은 인재 양성을 위한 가장 좋은 교육 방법 중 하나이다. 첫째, 메이커교육을 위한 미래창작공방의 전문화와 공방의 확대이다. 전북 초중고 학교수는 768개교다. 하지만 전북 내 메이커교육을 받을 수 있는 미래창작공방은 16개에 불과하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각 학교당 한 번의 메이커교육을 받기도 벅차다. 이마저도 학교 전교생이 모두 체험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시간적 공간적 한계로 특정 학년 또는 특정 학급에 기회가 한정된다. 도교육청은 메이커 공방을 지역청에 두면서 접근성과 전문성을 확대하는 중이라고 하지만, 꾸준한 교육을 위해서는 지역청뿐만 아니라 전문적인 지원센터를 마련해야 한다. 둘째, 교사들의 메이커교육 전문 연수 과정 확립과 인력 확대의 필요성이다. 메이커교육은 3D프린터부터 드론까지 다양한 기계를 가지고 운영된다. 하지만 가르치는 교사의 관심 영역에 따라 기자재 사용이 편향된다는 아쉬움이 있다. 다양한 디지털기기를 다뤄야 하는 전문성 있는 교사들의 확대가 필요함에도 불구하고, 현재 도내 미래창작공방 전담교사 배치인원은 각 한 명이다. 열악한 환경 개선을 위해 인력 확대와 더불어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전문 연수 과정이 병행된다면 기본기가 탄탄한 전북의 메이커교육이 만들어질 것이다. 셋째, 학년마다 흥미를 유발할 수 있는 다양한 참여프로그램의 확대이다. 학생의 잠재력과 재능을 최대한 개발할 수 있도록 돕는 것이 교육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제4차 산업혁명 도래로 과학기술과 더불어 문제해결력, 창의력, 협업능력 등이 미래를 주도할 핵심 능력으로 부각되는 이때 메이커교육은 교육의 한 방향을 제시해 줄 수 있을 것이라 본다. 학생들의 자발성을 지향하는 혁신학교가 10년을 맞이했고 그 명맥을 이어나갈 새로운 방향성이 필요한 때이다. 전북교육하면, 혁신학교가 떠올랐던 것처럼 이제는 4차산업혁명에 맞는 교육의 선두가 되기를 고대한다. /강용구 전북도의회 교육위원회 의원
바다엔 북극의 곰들이 유빙을 타고 난민처럼 밀려온다 산정엔 동면의 곰들이 선잠을 깨고 뛰쳐나온다 지구의 서느런 이마 겨울이 고열을 앓고 있다 ================================ △나를 돌아보게 하는 시다. 거듭 읽을수록 그림자처럼 붙어 다니는 코로나19를 떠올리게 한다. 소름이 끼치도록 전 세계를 공포의 도가니로 몰고 간 바이러스에게 이 시를 읊어주고 싶다. 틀림없이 고개를 끄덕일 코로나19. 난민들의 긴 행렬이 유빙을 타고 밀려오는 곰으로 환유시키다니요. 선잠을 깬 곰들이 뛰쳐나오는 산정의 풍경은 지구를 분노하게 만든 인간의 횡포이며 폭거가 아닐까요. 시인은 지구의 온난화를 겨울이 고열을 앓고 있다라는 멋진 시어로 세상 사람들에게 외친다. 어떤 힘 있는 짧은 경고 같은 시를 지구는 알고 있을까? /이소애 시인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 요즘 교육계가 화들짝 놀라고 있다. 코로나19로 원격수업이 지속되면서 학생 간 학습격차가 심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교육부가 전국 초중고 교사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도 응답자의 약 80%가 학생 간 학습격차가 커졌다고 답했다. 이유로는 학생의 자기주도적 학습능력 차이와 학부모의 학습보조 여부를 꼽았다. 결국 부모의 보호와 지원 여부에 따라 아이들의 학습수준이 영향 받는 상황이다 보니 일터에 나가야 하는 부모들의 고통은 커질 수밖에 없다. 지난 1학기 기말고사를 치른 중고교에서는 중위권이 사라지고, 초등학교에서는 기초학력저하 문제가 심각하다고 교사들은 한숨을 쉬고 있다. 교육부와 각 시도교육청에서는 교실에 고성능 무선망, 실시간 쌍방향수업이 가능한 원격학습 플랫폼, 양질의 온라인학습 콘텐츠 등을 구축하겠다고 대책을 내놓았다. 교육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멘토 교사를 파견하여 취약계층 학생을 지원해주는 에듀테크 멘토링 사업도 제시하고 있다. 수많은 대책이 쏟아져 나오고 있지만 성장기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역시 교사와 학생이 만나는 대면교육 방식이다. 온라인과 오프라인 학습을 적정하게 병행하고 개인별 맞춤형교육을 실시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코로나19를 극복해나가면서 학교, 교사, 학부모, 멘토 교사의 대면 접촉 기반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이런 가운데 자치단체, 교육청, 학교, 마을이 협력하여 코로나 시대를 극복해가는 지역이 있어 소개한다. 경기도 시흥시와 시흥교육지원청은 마을과 함께 하는 학교수업과 학교로 찾아가는 마을교사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마을과 함께하는 학교수업은 마을교육자치회 공간이나 학생의 집에서 마을교사와 함께 하는 학교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특히 비대면수업으로 인해 돌봄이 취약해진 아동은 마을교사와 학교복지사가 함께 가정을 방문해 돌봄을 하는 방식이다. 또 학교로 찾아가는 마을교사 사업은 학교교사와 마을교사가 함께 아이들의 기초학습과 온라인수업을 지원한다. 물론 시흥에서 이러한 사업이 가능해진 것은 그동안 자치단체와 교육청이 한 몸이 되어 혁신교육지구사업을 발전시키고, 마을교육공동체를 차근차근 구축해온 덕분이라 할 수 있다. 마을교육공동체는 아이들이 성장하는 삶의 현장이 교육공간으로 확장되어 지속가능한 교육생태계를 이루며 지역의 교육적 역량을 강화시켜주고 있는 것이다. 또 하나의 사례는 학생들의 학습격차 해소를 위해 광주지역 일부 초등학교 교사들이 나서고 있는 교육활동 방식이다. 교사들은 온라인학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학생의 가정을 방문하거나 개별적으로 학교에 등교하도록 해서 보충지도를 하는가 하면, 지역아동센터 등 지역사회와 연계한 상담활동을 지원하기도 한다. 도내에서도 이미 많은 교사들이 다양한 방식으로 학생들의 학습 활동을 지원하고, 대안을 모색하고 있다. 끝으로 교육부에 당부한다. 도시 과밀학급의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고 법정교원수를 확보하여 오프라인수업을 늘려야 한다. 단기적으로는 실시간 쌍방향수업시스템 구축 등의 대책도 필요하지만 이것이 더 중요하고 근본적인 대책이다. 지금도 전교생이 60명 이하인 소규모학교는 매일 등교하여 대면수업을 하고 있다. 온라인 학교교육이 가정의 불안과 초조를 가중시키고 있고, 부모들은 아이들과의 관계마저 살얼음판이어서 힘들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코로나19시대, 지자체와 교육청, 교사와 학부모, 지역주민들이 머리를 맞대고 슬기로운 교육 방법을 찾아내야 할 때다. /이미영 전북지역교육연구소 대표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올해 초 폭력적, 선정적 장면을 그대로 무대에서 재현한 것으로 논란이 되었던 서울연극제 출품작의 연출과 n번방 사건과 유사한 소재를 담아내면서도 주인공 남성을 미화해 문제가 된 넷플릭스 작품 감독은 모두 표현의 자유를 근거로 예술을 그저 예술로 봐달라며 표현의 자유를 항변했다. 또한 최근 자신의 작품 복학왕 304화에 인턴이었던 여성이 성상납 이 후 정직원이 됐다는 장면을 그려 넣어 논란이 된 기안84가 지난 주 프로그램과 방송국 측의 공식 사과나 별다른 조치 없이 슬그머니 방송에 복귀했고 이를 옹호하는 유명 동료 웹툰작가는 만화를 만화로 보라며 시민독재로부터 표현의 자유를 지켜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예술가 혹은 창작자로서 가져야 할 직업윤리는 망각한 채 너무도 당당하게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만을 주장하는 그들의 태도를 동료예술인으로서 인정할 수 없다. 그리고 여성예술인으로서 묻고 싶다. 여성의 삶을 희화화하고 축소하며, 대상화하고 폄훼, 혐오하는 방식의 창작물에게 표현의 자유라는 권리를 왜 존중해야 하는가? 도대체 예술의 가치는 얼마나 숭고한 것이기에 타인의 인권을 빼앗고 짓누르는 것조차 예술이라는 이름으로 포용해야 하는가? 다음 작품을 준비 중이다. 즉흥극과 페이크다큐, 비평극과 다원예술 그 중간 어디쯤에서 작품의 형태를 정의 내릴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메시지는 명확하다. 고전이라는 미명하에 존엄성과 주체성을 빼앗긴 수많은 여성캐릭터의 이름을 다시 호명하고 동시대적 관점으로 그들의 삶을 재해석하고자 한다는 것. 시놉시스를 작성하고 지원 서류를 꾸린 뒤 연극, 성악, 전통, 무용, 문학 총 다섯 개 예술장르에서 활동하는 여성예술가를 섭외하기 시작했다. 활동장르와 범위가 넓어 그다지 어렵지 않을 것이라 생각했던 섭외는 첫 시도부터 난항을 겪었다. 작품의 취지는 공감하지만 자신이 배우고 익힌 고전을 비평할 자격이 없다.는 말로 거절을 당한 것이다. 나의 설명이 부족한 것일까, 작품이 매력적이지 않아서 일까 고민에 빠져 있던 나에게 두 번째 거절의사를 밝힌 예술인의 대답은 고민에 확실한 해답을 찾게 했다. 선생님들께서 해 오신 작업에 누가 될 것 같다.는 것. 그 뒤로도 네 번의 시도를 해봤지만 같은 맥락의 이유로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녀들은 모두 작품의 메시지를 두려워하고 있었다. 고전을 신성시하도록 교육 받았던 예술교육의 폐해, 좁은 지역사회의 창작 활동영역, 단 한편의 작품을 출연하더라도 그 작품의 내용과 예술가의 신념을 동일하게 인식할 것을 우려하는 마음, 추후 논란이 될지도 모르는 작품에 자신에게도 꼬리표처럼 따라 붙을 페미니스트라는 평판, 이로 인해 다음 프로젝트를 이어줄 인맥을 놓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 여하튼 다양한 이유들이 복잡하게 얽혀 출연을 주저하게 만든 것 이었다. 이것은 그저 수많은 작품 중 단 한편의 연극일 뿐인데도... 나는 이번 섭외과정에서 알게 된 여성 예술인들의 학습된 두려움을 보며 예술을 예술로 봐달라는 워딩이 가진 의미와 가치는 결코 모든 예술인의 표현의 자유를 담보하는 것이 아님을 깨닫는다. 이미 주류가 되어버린, 그래서 대중을 설득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는, 경험과 평판이 충분히 축척된, 때문에 다양한 측면에서 고려하고 고민할 필요가 전혀 없는 소위 가진 자의 편한 작업방식을 지키기 위한 문구였음을 분명하게 느낀다. /송원 배우다컴퍼니 대표
60년대 중반 300만을 바라보던 전북도 인구가 180만 붕괴위기에 직면해 있다. 농경사회가 주류를 이루던 전북은 산업화 과정에서 이농인구가 급속도로 발생해 차츰 도세가 약해지고 있다. 이런 감소추세가 계속 이어지면 자치단체까지 소멸될 수 있다. 소비력이 왕성한 청년층은 학업과 일자리를 찾아 대거 외지로 빠져 나가고 생산력이 떨어진 고령층 비중만 높아간다. 기업유치가 미진한 전북은 신생아 출산수마저도 9000명 정도 밖에 안돼 도세감소가 계속된다. 전북의 인구감소는 정부의 산업화 정책에서 밀린 탓이 크지만 정치권 무능이 더 크다. 그간 전북도세가 충북과 강원도를 앞섰지만 지금은 상황이 뒤바뀌어 전국 최하위로 쳐졌다. 강원도는 평창동계올림픽을 개최하면서 강릉까지 KTX가 연결, 스키장 골프장 호텔 등 관광레저시설이 집중적으로 들어서 도세가 확대일로에 놓여 있다. 충북도 청주와 청원이 통합되면서 오송에 생명과학단지가 조성돼 국내 굴지의 의약품 생산업체들이 속속 입주해 산학연 체제로 발전해 간다. 특히 수도권 팽창으로 청주공항의 물류가 많아지면서 중부권 허브공항으로 발전해 지역발전을 선도하고 있다. 광주 전남은 역대정권과의 이해가 전략적으로 맞아 떨어졌고 전북을 호남권에 포함시켜 전체적인 파이를 키워서 자신의 이익을 집중적으로 챙겨왔다. 전북이 새만금사업 하나에 매달려 터덕거릴 때 다른 시도는 항만을 중심으로 지역특화개발에 나선 것이 주효했다. 새만금사업이 국책사업으로 추진되므로 전북은 새만금사업에만 매달릴 게 아니라 다른 지역개발사업을 추진하는 쪽으로 개발전략을 바꿨어야 했다. 특히 기업유치를 위해 SOC 투자를 과감하게 해서 물류비를 절감하고 공단분양가를 낮추고 인력수급을 원활하게 했으면 오늘과 같은 상황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이다. 그간 도나 각 시군별로 인구늘리기 정책을 폈지만 기대 만큼 성과를 얻지 못했다. 대부분 현실성이 떨어진 인구증가정책을 추진한 탓이 크다. 탁상위주의 정책과 보여주기식 정책이 주를 이뤘기 때문이다. 한마디로 시장 군수들이 표를 얻기 위해 경쟁적으로 출산비용을 높여 주는 선심성 정책을 편 것이 문제였다. 출산장려정책은 중장기적으로 추진해야 한다. 보육과 교육까지 연결되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안정적으로 소득을 올릴 수 있는 기반구축이 더 중요하다. 더 큰 문제는 남아프리카 양떼인 스프링복처럼 도민들이 정서적으로 하나로 묶여서 뛴 게 지역발전에 도움이 되었느냐는 것이다. 뒤에서 풀을 뜯어먹던 스프링복이 풀이 없어 앞으로 달려 나가면 앞에 있던 스프링복마저 덩달아 함께 내달려 결국 낭떠러지에서 급제동이 안돼 모두가 바다로 떨어져 죽는다. 지금까지 우리가 해온 정치적 행태가 실익도 못챙기면서 스프링복같은 어리석음을 범하지나 않았나 반문해볼 일이다. 지금 전북의 낙후에 마냥 남의 탓만 하고 있을 계제가 아니다. 내탓이요 하면서 할 수 있다는 근성을 키워야 한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예사롭지 않다. 신규 확진자 추이가 롤로코스터 양상을 보이며 쉽게 꺾이지 않기 때문이다. 추석연휴를 코앞에 두고 요양병원 등에서 집단 감염이 발생하는 등 이상기류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런 가운데 혼자 집에 머무는 재가노인들의 돌봄서비스에 대한 공백이 우려된다. 한가위 인구이동 증가에 따른 강화된 사회적 거리두기 때문에 일부 비대면 전환도 검토되는 형국이다. 특히 노인 스스로 감염을 우려해 서비스를 기피함에 따라 불상사가 발생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도에 따르면 도내 장기요양 등급을 받은 재가노인 복지서비스 이용자는 2만5000여명이다. 등급 외 맞춤 돌봄서비스 대상 2만7000여명까지 더하면 5만2000여명 가량의 노인이 실질적인 혜택을 받고 있는 셈이다. 요양보호사나 생활지원사가 거동이 불편하거나 치매 증상이 있는 노인가정을 방문해 식사나 목욕, 간호 등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코로나19로 인한 엄중한 상황에서 이들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식사나 목욕 등 혼자 해결하기 어려운 노인의 경우 생존 지원이 불가피해 전면적인 비대면 전환은 엄두조차 못내는 실정이다. 재가노인 복지서비스 대부분이 대면으로 이뤄지는 것도 이런 데에 기인한다. 그렇지만 코로나 확진자중 감염경로를 알 수 없는 비율이 30%에 이르다 보니 서비스 못지않게 개인방역 또한 간과할 수 없는 대목이다. 이 때문에 일부 복지센터는 비대면 서비스로 과감히 전환함과 동시에 대면이 어쩔 수 없는 경우에만 철저한 방역수칙을 전제로 돌봄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직접 방문 대신 유선을 통한 건강체크를 강화하거나, 방문 횟수나 시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코로나의 가장 취약계층인 노인의 개인 위생은 물론 방역수칙 준수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얼마 전 확진자가 잇따라 나온 임실군에서는 2주간 한시적으로 비대면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했다. 이처럼 방역과 지원서비스를 병행해야 하는 돌봄사업이 자칫 들뜬 추석연휴에 긴장의 끈을 놓을 수 있다. 가족친지의 보살핌이 절실한 이들에게 한치의 소홀함이 없도록 촘촘한 안전망 관리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
시군 사이에 첨예한 갈등 사안으로 인해 지역 발전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지만 전북도에서 적극적인 조정 역할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것은 직무유기나 다름없다. 시군간 갈등을 풀기 위해 전북도에 갈등조정자문위원회와 법적 구속력이 있는 분쟁조정위원회를 운영할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있음에도 이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물론 시군간 갈등 사안은 쉽게 풀기 어려운 난제다. 대게 시군 갈등 사안이 지역이기주의와 맞물려 있는 데다 단체장이나 지방의원들의 표심과 직결되는 사안인 만큼 전북도에서 조정 역할에 나서도 시군이 쉽게 수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지역 발전을 가로막는 갈등 사안을 언제까지 마냥 방치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그동안 전라북도에는 시군간 크고 작은 갈등 사안들이 제기되어 왔다. 호남선 KTX 역사 위치 선정을 비롯해 김제공항 건설, 전주완주 통합, 서남권 추모공원 건립, 새만금 방조제 행정구역 결정, 전주 항공대대와 전주대대 이전,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 새만금 송전선로 건설, 옥정호 수상레포츠타운 조성 등을 놓고 자치단체와 이해당사자간 첨예한 대립을 보여 왔다. 결국 자치단체 간 조정 실패로 몇몇 사안들은 물거품이 되었고 15년째 갈등을 빚어온 동학농민혁명 국가기념일 제정은 우여곡절 끝에 정부에서 지정해 간신히 봉합됐다. 김제 부안 군산 등 3개 시군의 이해가 맞물린 새만금 방조제 행정구역 결정은 대법원의 판단에 맡겨졌다. 전주 항공대대와 전주대대 이전, 옥정호 수상레포츠타운 조성은 여전히 갈등의 불씨를 안고 있다. 전라북도와 정치권은 시군 갈등 사안에 대한 조정 역할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개입해봤자 정치적 이득이 없다 해서 뒷짐만 져서는 안 된다. 극심한 갈등을 겪었던 서남권 화장장 건립사업의 경우 전북도의 적극적인 조정을 통해 정읍시와 김제시 사이에 원만하게 해결돼 전국 시장군수구청장 청와대 초청 간담회에서 전국 우수사례로 소개된 적도 있다. 몇 해 전 전북도는 시군 갈등 사안에 대해 명확히 기간을 정해놓고 해결에 나서겠다는 의지를 밝혔었다. 갈등조정기구를 통하거나 안 되면 도지사와 시장군수가 직접 나서서라도 갈등 해결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치매 오디세이, 안녕 우리 할머니란 제목의 다큐가 있다. 공중파 방송으로도 방영되었지만 외주 제작사가 자체적으로 제작한 것이어서 방송국 시스템의 다시보기로는 볼 수 없는 다큐다. 일본 후쿠오카현 오무타 시의 사례를 통해 일본의 치매 정책을 소개하는 이 다큐는 흥미롭다. 오무타 시는 한때 석탄자원으로 산업이 번성해 인구 20만 명을 넘어섰지만 에너지 환경이 혁명적으로 바뀌면서 석탄 산업이 쇠퇴하자 도시도 쇠약해져 지금은 11만 명 정도의 인구를 간신히 유지하고 있는 작은 도시가 되었다. 일본의 대부분 중소도시가 그렇듯이 오무타 시 역시 노인인구가 많은데 일본의 인구 10만 명 이상 도시 중 2위를 기록할 정도로 고령화율(35%)이 특히 높다. 게다가 2025년에는 노인인구가 더 많아져 그 비율이 40%까지 이를 것이란 예상 통계도 있다. 다큐는 이 도시의 노인 정책, 그중에서도 치매정책을 소개하고 있다. 치매에 걸려도 안심하고 외출하며, 살 수 있는 지역만들기를 슬로건으로 내세운 오무타 시의 치매정책은 특별하다. 주목을 끄는 것은 커뮤니티 케어(Community Care)에 바탕을 둔 전방위적 시스템 구축인데, 그중 시, 소방서, 경찰서를 비롯한 행정 기관과 관련 단체, 학교까지 연결된 SOS 네트워크가 있다. 치매 환자가 실종되면 시민들에게 실시간으로 환자의 신상정보를 문자로 전송해 지역 사회 전체가 환자를 찾기 위해 나서는 시스템이다. 오무타 시는 해마다 이 SOS 네트워크 모의훈련을 실시해 치매 노인 대처법을 교육하는데 매번 3000여명의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할 정도로 관심이 높단다. 다큐는 환자가 집을 나간 뒤 1시간이 되기 전에 실종환자를 찾아내는 모의 훈련 현장을 생생하게 담았다. 치매에 걸려도 요양시설에 격리시키지 않고, 가족들과 안심하고 계속 살면서 삶의 마지막까지 인간 존엄을 유지하면서 지낼 수 있도록 치매 환자를 돕는 커뮤니티 케어 의 힘은 결국 지역사회와 주민들이 만들어내는 것. 휴대폰 앱을 통해 실시간 정보를 공유하며 어른들 뿐 아니라 초중학교 학생들까지 나서서 실종 환자를 찾아내는 SOS 네트워크의 성과는 놀랍고 감동적이다. 우리나라도 놀라운 속도로 치매환자가 늘어나고 있다. 중앙치매센터의 통계에 따르면 2020년 2월 현재 60세 이상에서 추정되는 치매환자만 81만6천여 명. 전북의 치매환자도 4만 2천여 명에 이른다. 지역사회의 관심이 절박해졌다.
국토교통부의 제4차 국가철도망계획(20212030년) 수립을 앞두고 전주-김천간(108.1㎞) 철도 건설이 인프라 사업에 마땅히 포함돼야 한다는 지적이다. 전북연구원은 최근 이슈 브리핑을 통해 이 구간에 대한 교통수요 예측 결과 경제적 타당성이 충분히 입증됐다고 밝혔다. 대구에서 전주와 익산을 거쳐 새만금 까지 철도 연결을 감안하면 단절된 구간의 신설 필요성은 더욱 증대된다. 전북연구원은 국가교통 DB와 한국교통분석원 등의 자료분석 결과 이 구간 여객 수요는 2030년 기준 하루 평균 6012명으로 예측됐으며, 새만금 개발사업이 완공되는 2045년 께는 하루 약 8300명의 승객이 이용할 것으로 예측했다. 이는 현재 운행 중인 중앙선, 태백선, 영동선 보다 많은 수준이다. 화물 수송도 2030년 하루 펑균 5600톤, 2045년에 9500톤 규모로 늘어나는 등 경제적 가치를 판단하는 기준치를 초과해 경제성이 있다는 결론을 얻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책적 가치로 볼 때에도 새만금 군산경제자유 구역과 대구 경북 경제자유구역을 연결하는 경제적 효과가 기대되며, 앞으로 새만금이 대중국 및 동남아 국가들과의 무역기지로서 물류 네트워크 구축 등 서해안권의 글로벌 위상 역할을 하는데 이 철도가 크게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전주 한옥마을 등 전북의 주요 관광자원과 영남권을 연결해주는 대량 운송수단이 확보됨으로써 관광벨트 형성 뿐 아니라 두 지역간 교류가 활발해져 동서화합은 물론 영호남 상생 발전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주-김천간 철도는 이미 20년전 부터 건설 필요성이 제기돼 왔지만 정부는 경제성을 들어 부정적 입장을 지속적으로 견지해 왔다. 지난 2016년 제3차 국가 철도망구축계획안 (20162025년)에 추가 검토대상으로 포함됐지만 별다른 후속 대책없이 사업 진척이 이루어지지 않았다. 전북의 경우 동서 연결 철도망이 취약한 것은 주지의 사실이다. 그동안 도내 동부 산악권이 개발에 소외됐던 이유 이기도 하다. 전북도를 비롯 관련 지자체는 이번 4차국가철도망구축 계획에 전주-김천 철도 노선이 포함될 수 있도록 더욱 치밀한 논리를 뒷받침하고, 경북도와의 공조에도 힘써야 할 것이다.
제1야당인 국민의힘이 그동안 등한시해오던 호남껴안기에 나섰다. 당 지도부와 당명까지 바꾼 뒤 전국 정당화와 함께 국민의 정당으로 거듭나기 위한 새로운 시도로 보인다. 국민의힘은 그 첫 행보로 국민통합위원회를 발족하고 호남동행 국회의원 발대식을 가졌다. 지난 23일 열린 발대식에선 PKTK 지역구 의원과 비례대표 48명을 호남동행 국회의원으로 지명했다. 전북에는 전주 3명을 비롯해 13개 시군에 한 명씩 모두 16명을 지정했다. 이들 호남동행 국회의원은 앞으로 지정된 시군을 제2 지역구로 삼아 자치단체와 자매결연을 추진하고 시군 국가예산 확보와 관련법안 처리, 지역 현안사업 해결을 위한 소통창구 역할을 할 계획이다. 사실 국민의힘은 그동안 호남을 정략적 대상으로 삼았다. 대선 총선 지방선거 등 각종 선거 때마다 삐쭉 얼굴만 내밀고 지역 현안과 관련해 립서비스만 할 뿐 진정성을 보인 적이 거의 없다. 오히려 새만금을 비롯해 전북발전 프로젝트나 국책사업 등 각종 현안과 국가예산마다 사사건건 발목잡기 일쑤였다. 지난 2018년부터 정부에서 추진한 남원 공공의대 설립이 대표적이다. 특히 선거 판세가 불리하다 싶으면 호남 때리기나 호남 고립화 전략을 통해 영남과 보수층의 지지세력 규합에 나서기도 했다. 이렇듯 정략적으로 호남을 이용한 결과, 국민의힘은 호남에서 발붙이지 못했던 게 현실이다. 이제라도 국민의힘이 정치적 불모지인 호남을 끌어안겠다는 발상은 고무적인 일이다. 국민의힘이 전국 정당, 수권정당으로 외연을 넓히기 위해선 반드시 넘어야 할 산이 호남이다. 사실 호남이 민주당을 압도적으로 지지하는 것은 민주당이 잘해서라기보다 대안 정당이 없었던 탓도 있다. 지난 20대 총선 때 국민의 당이 호남에서 돌풍을 일으킨 것도 대안 정당이 없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호남동행을 정치적 이벤트가 아닌 진정성을 갖고 지속적으로 나선다면 호남도 달라질 것이다. 지난 20대 총선 때 정운천이정현 의원이 호남에서 당선된 것도 진정성이 엿보였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이 호남동행을 다짐대로 꼭 실행해 나기를 바란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9월은 추미애 장관의 달이었다. 추장관 아들의 군 휴가 의혹이 본격적으로 다시 불거진 9월 1일 이후 추미애 아들 두 키워드가 신문과 방송, 인터넷 언론을 점령하다시피 하였다. 미디어 오늘의 분석에 의하면 9월 1일부터 20일까지 포털 네이버에서 이 두 키워드가 동시에 들어간 기사가 무려 1만 4824건이었다고 한다. 미디어 오늘의 보도에 의하면 지난 20일 동안 조선일보는 추장관 아들 의혹보도를 총 189건, 하루 평균 9건씩 보도하였다고 한다, 이어서 문화일보 136건, 중앙일보 116건, 동아일보 115건으로 보수신문들이 추장관 의혹을 적극적으로 보도하였다. 문제는 추장관 아들 의혹 이슈가 과연 국회를 마비시키고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 만큼 중요한가이다. 코로나19 방역, 경제회복, 재난지원, 장마와 태풍 피해복구 등 시급히 해결해야 할 다른 국가적 난제들보다 더 긴급하고 중요한 이슈인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이같이 언론이 정치인이나 저명인사의 사소한 실수와 해프닝, 흠결 등을 사안의 맥락과 관계없이 과장해서 보도하는 것을 가차 저널리즘(gotcha Journalism)이라 한다. 가차(gotcha)는 영어의 I got you의 줄임말로 잘 걸렸어 딱 걸렸어라는 뜻이다. 우리말로는 꼬투리 잡기 저널리즘이라 할 수 있는 가차 저널리즘은 사건의 핵심과는 동떨어진 외모와 복장, 말실수, 무심한 행동을 꼬투리 잡아 이를 확대 재생산하는 보도 경향을 말한다. 가차 저널리즘의 국내 사례로는 2004년 17대 총선과정에서 정동영 열린 우리당 의장의 노인폄하발언이 대표적이다. 전체적인 맥락으로 보면 젊은이들의 투표를 독려하기 위한 발언이었으나 앞뒤를 쏙 자르고 노인폄하발언으로 둔갑한 정의장의 문제 발언은 총선 판세에 엄청난 후과를 가져왔다. 여당인 열린 우리당의 180석 이상 압승이 예상되었던 판세 속에서 다 죽어가던 한나라당은 이를 반격의 빌미로 삼아 연일 공세를 펼쳤다. 여기에 조중동 보수신문들 마저 일제히 야당 편을 들고 나섰다. 역풍을 막기 위해 정동영 의장은 국회의원 후보직을 사퇴하고, 매일같이 노인정을 방문하여 큰 절과 눈물로 사죄하기에 바빴다. 선거결과는 열린 우리당이 가까스로 과반수를 차지하는데 그쳤다. 또한 2010년 11월, 북한군의 포격으로 아수라장이 된 연평도 포격 현장에서 보온병을 포탄으로 착각한 안상수 당시 한나라당 대표의 발언도 가차저널리즘의 좋은 먹잇감이 되었다. 안 대표는 한동안 보온병 의원으로 놀림을 받았다. 2013년 3월, 당시 새누리당 심재철 의원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핸드폰으로 누드 사진을 검색하는 장면이 기자의 카메라에 포착돼 야동 심재철이라는 낯 뜨거운 별명을 얻었다. 지금도 인터넷에서 심의원을 검색하면 연관검색어로 야동 심재철이 뜨고 있다. 진보와 보수 언론간의 양극화가 심화되고, 2011년 종합편성채널들이 개국하면서 가차저널리즘이 크게 늘어났다. 가차저널리즘은 국민들로 하여금 숲을 보지 못하고 나무만 보게 만든다. 언론이 중대한 사건이나 이슈를 전달함에 있어서 각 부분을 고립시키고, 파편화시키며, 사소한 것을 중요하게 인식시키게 만든다. 국민들로 하여금 전체적인 맥락을 파악하기 어렵게 만들고 중요한 부분을 놓치게 만든다. 가차저널리즘이 심해지면 정치인들을 부정적으로 인식시키고, 희화화하여 정치에 대한 무관심과 냉소주의를 일으킬 수 있는 위험성이 있다는 점을 유의해야 한다. /권혁남 전북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김철규 군산 내항에는 째보선창과 빨간 등대 하나가 있다. 군산 금암동을 가로지르는 개울이 있는데 이 개울에 다리를 놓고 사람들과 자동차도 다니고 있는데 금강의 수변이 언청이 모습을 했다고 하여 째보선창이라는 닉네임이 붙으면서 한 세기를 풍미하는 역사를 지니고 있다. 그래서 군산 하면 째보선창이라는 대명사 하나가 따라다닌다. 또한 째보선창 바로 앞에는 일본인들이 개항을 하면서 빨간 등대 하나를 세웠다. 이 빨간 등대는 군산항의 상징이기도 하지만 금강 하구인 내항에 들어오는 모든 선박들에게 위험한 지역이니 조심하라는 신호의 표시로 빨간 등대를 세운 것이다. 이 째보선창은 군산항의 역사와 함께 숱한 사연을 담고 있다. 나는 군산유학의 첫 번째 하숙집이 째보선창가였다. 중학교에 입학하면서 선친과 교분이 있는 고군산 하숙이라는 여인숙 뒤편 방에서 하숙을 했는데 학교를 오갈 때면 매일 째보선창을 거쳐야 했다. 곧 집 안마당 역할을 한 것이다. 째보선창가에는 군산수협의 수산물 공판장이 있어 조수가 낮은 조금이 되면 수많은 수산물로 뒤덮여 비린내가 진동을 했었다. 생선을 팔려는 사람들과 생선을 사려는 사람들로 발 디딜 틈이 없을 정도였다. 그런 하루가 지나고 이침 해가 뜨면 길가에서 뱃사람들이 쓰러져 잠자는 모습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었다. 이러한 광경은 한 겨울을 빼고는 봄, 여름, 가을에는 언제나 볼 수 있는 곳이 바로 군산항이었다. 이처럼 1940년대부터 1980년대까지 군산항 선창가의 애환이 서린 째보선창이다. 태어나고 살고 죽고 생사고락을 같이한 째보선창은 군산이라는 항구와 더불어 오늘에 이르고 있으나 1990년대에 이르면서는 주인 잃은 헛간과 같이 적막만 흐를 뿐이다. 그토록 문전성시를 이룬 째보선창은 그 이름마저 시들어 가고 있어 그 흔적이라도 남는 기념물이 들어서 주기를 속없이 기대해 본다. 특히 필자의 사춘기시절을 보냈던 째보선창이기에 아직도 마음 한켠에 남나있는 추억 이야기를 꺼내 그 시절을 더듬게 하고 싶다. 또한 칠흑 속의 어둠을 밝혀주는 빨간 등대도 군산항을 찾는 선박들만이 아니라 낭만에 젖은 청춘들에게는 더없는 추억거리를 만들어 주었다. 금강 하구언에 유일한 이 빨간 등대는 사랑에 불타는 청춘남녀들에게 때로는 등댓불처럼, 때로는 빨간 정열의 불이 되어 인생의 활로를 가능케 해주는 바로미터 역할을 해 주었다. 그런데 지금은 낭만 속의 하염없는 사연을 지닌 채 불만 반짝일 뿐 휴업상태다. 도시개발의 일환으로 수변도로에 공사가 한창이지만 누구에게도 멋진 친구가 되어 주고 추억을 한 아름 안아주며 희비쌍곡선을 그어준 째보선창과 빨간등대의 추억은 간데없고 유유히 흐르는 금강 물과 함께 화려했던 시절을 까맣게 잊은 듯하다. 그러나 째보선창과 빨간 등대는 아직 자신을 지켜내고 있다. 필자는 이곳을 맛과 멋과 낭만이 넘실거리는 옛 군산항의 이미지를 살리는 요지(要地)로 되살렸으면 하는 마음 간절하다. 금강과 운명을 함께할 째보선창/그리고 빨간 등대/추억을 머금게 하는.../당신들은 우리 군산의 영원한 동무/꿈틀거리는 새싹으로 피어나야 할 사랑/나는 오늘도 당신들을 안고 싶소. △김철규 수필가는 전북일보 편집부국장과 논설위원을 거쳐 전라북도의회 의장을 역임했으며 한국수필문학상을 수상했다.
▲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종전선언은 법적 용어는 아니다. 대립되는 분쟁 당사자들 사이에서 전쟁을 종결하자고 합의하는 정치적 선언이다. 다만 일방 당사자가 또다시 전쟁을 걸고 들면 이 선언은 파기될 수밖에 없다. 법적 구속력이 없기 때문이다. 한반도는 아직 정전협정 체제이다. 70년전 625 전쟁이 아직 끝나지 않고 휴전협정 상태라는 것이다. 한반도의 남과 북, 주변국들이 보는 휴전상태, 정전체제를 보는 시각은 각기 다르다. 북한은 탈냉전이후 1990년대 들어 흡수통일의 불안감 등으로 정전협정 체제의 무력화 조치를 시행해 왔다. 정전협정 이행의 중요한 기구인 군사정전위원회, 중립국감독위원회 등을 차례로 무력화시키고 북-미 사이에 평화협정 체결을 주장했다. 평화협정 체결 이전에라도 새로운 평화보장 체계를 수립해야 한다면서 군사정전위원회를 대신하는 조미 군사기구를 조직해야 한다고 제안하기도 하였다. 십수년이 지난 지금도 자신들을 위협하는 것은 미국이며 따라서 자신들과 미국이 주체가 되어 평화협정을 체결해야 한다는 북한의 주장에는 변함이 없다. 미국과 중국은 어떤가? 이들의 대한반도 정책, 정전협정을 보는 시각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625 전쟁과 냉전, 그 이후의 역사적 맥락을 들여다보지 않으면 안된다. 625 전쟁이 발발하자 열세에 처한 남한을 돕기 위해 미국이 참전했다. 미군과 유엔군의 반격으로 한반도가 넘어갈 위기에 처하자 북한을 돕기 위해 중국이 참전했다. 미국은 공산주의로부터 자유 민주주의를 수호하기 위해 참전했고 중국은 이른바 항미원조 즉 미국의 대한반도 영향력 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참전하였다. 20세기 동서냉전의 시작을 알리는 것이 625 전쟁이었다는 점에서 냉전의 역사가 고스란히 내재되어 있는 한반도의 분단선은 주변 강대국들의 지역 패권의 임계철선인 셈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전협정체제를 평화협정체제로 전환하는 것은 지난 70년간의 동북아 질서를 완전히 전환시키는 작업인 것이다. 2차 세계대전과 동서 냉전을 거치면서 사분오열한 유럽국가들은 냉전체제를 극복하고 하나의 유럽연합 체제로 전환하였다. 유럽 연합 회원국들간 경계와 철조망을 없애고 화폐와 관세도 통합하였다. 사람과 물자의 이동이 자유롭고 군사적인 적대행위가 종식되었다. 유럽은 하나의 거대한 평화체제인 셈이다. 유럽의 역사만큼 역사의 상호작용이 심했던 동북아시아에서 유럽연합과 같은 공동체가 형성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소한 냉전체제가 남아있는 한반도만이라도 정전체제를 극복하고 평화체제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 평화체제로 전환되기 위해서는 상호간 위협이 있어서는 안된다. 우리가 북한의 핵개발을 저지시키고 비핵화를 추진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 원칙에 입각하여 남북이 중심이 되어 평화협정을 체결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한다는 입장 하에 노력해왔다. 그리고 남북관계뿐 아니라 북미관계의 개선을 위해 북미간 비핵화 협상의 전개를 측면에서 지원해 왔다. 지난 2018년 427 판문점 선언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고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위해 우리 정부가 노력했다는 점은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북한의 안전보장을 교환한 싱가포르 북미 합의도 커다란 진전이 있었지만 당시 종전선언을 도출할 수 있었다면 하는 아쉬움은 여전히 남는다. 종전선언은 평화협정이 어느 정도 마무리되는 시점에 도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다만 오랜 분단구조 하에 상호 신뢰가 부족한 한반도 상황에서는 평화체제의 시작점으로서 충분히 고려할 만하다.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종전선언 당사국들간의 정치적 의무, 국제적인 책임을 지울 수 있기 때문이다. 923(한국시간) 유엔총회 연설에서 문대통령은 종전선언 추진을 다시 제기하였다. 종전선언은 지난 1,2차 북미정상회담에서 북미간에 논의를 한 바 있고 북미 모두의 관심을 환기할 수 있는 소재이기 때문이다. 현재 미국의 대선일정, 북한의 고립적인 대외전략 등을 감안할 때 북미관계에서 커다란 진전은 기대하기 어렵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종전선언을 제안한 이유는 하노이 회담 결렬이후 북미협상의 돌파구를 열 수 있다고 보았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그것은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당창건 75주년, 미국 대선 등 굵직한 정치행사로 인한 동북아 정세의 가변성을 감안한 제안으로 해석된다. 정세변화에도 불구하고 대화기조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우리의 의지를 보여줬다고 본다. 비핵화 협상이 북미구도로 흐를 경우 우리측이 소외될 수 있다는 점, 종전선언을 통해 남북미 구도로 협상을 전환시킬 수 있다는 전략적인 고려도 있었던 것으로 판단된다. 하노이 회담이후 2년 가까이 되도록 북미간 실질적인 비핵화 협상이 없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종전선언은 향후 비핵화 협상을 추동하는 중요한 기제로서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
전주시 폐기물 처리시설 주변지역에 대한 피해보상이 원칙에 어긋난 무리한 행정이라는 지적이다. 피해 영향권에 있는 주민들에게 법령이나 조례상 불가한 현금보상 등이 계속되고 있다는 것이다. 전주시는 이번 기회에 지역의 여건과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방향으로 기준과 원칙을 정했으면 한다. 전주시는 건립 당시 반발이 컸던 삼천동 일대 소각장과 매립장, 리사이클링 타운 인근 영향지역 주민들과 협약을 맺고 현금보상 지급을 약속했다. 이에 따라 연간 주민지원기금으로 매립장 인근 주민에 4억 원, 소각장과 리사이클링 타운 인근 주민에 각각 6억 원을 지원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지원은 법령이나 전주시 조례에 어긋난다. 폐기물시설 촉진법에 따르면 반입폐기물 징수 수수료의 10% 범위에서 주민지원기금을 조성할 수 있고 이 기금은 직접 영향권 안의 주민에게 가구별로 지원할 수 있다. 그러나 간접 영향권 안의 주민에게는 공동사업의 형태로 지원하는 것이 원칙이고 특별히 가구별 지원이 필요하면 자치단체 조례에 따른다고 규정돼 있다. 전주시의회는 2016년 말 폐촉조례 개정을 통해 가구별 지원은 가능하지만 현금지급은 할 수 없다고 명문화했다. 당시 님비시설 유치에 대한 완강한 반발과 쓰레기 반입 거부사태의 장기화 등이 빚어지자 기준을 마련한 것이다. 이러한 기준에 대해 전주시는 환경부 및 법제처가 주민협의체와 논의해 실정에 따라 현금 지급이 가능하다는 유권해석을 내렸다고 해명하고 있다. 또 간접 영향권을 벗어난 주변 13개 마을은 태양광사업 39억 원, 도시가스 지원사업 59억 원을 요구했고, 시는 신재생에너지 3020등 단발성 정책 사업으로 보상하기로 결정했다. 이러한 지원은 주민들과의 갈등을 봉합하고 보자는 땜질식 처방일 뿐이다. 2026년 처리시설 사용만료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 마을주민들의 요구는 더 거세질 것이다. 사실 쓰레기매립장이나 소각장 등 폐기물시설은 주민들이 가장 기피하는 시설이다. 반면 어느 곳엔가는 들어서야 하고 이 시설이 설치된 지역 주민들은 정당한 피해보상을 받는 게 당연하다. 하지만 주민지원기금은 가구별로 나눠먹거나 엉뚱한 곳에 쓰여선 곤란하다. 주민들이 공동으로 이용할 수 있는 시설이나 일자리를 통한 소득창출 등 장기적으로 공동체의 삶의 질을 높이는 방식이어야 한다. 전주시와 시의회는 피해보상에 대해 현실에 맞는 명확한 기준과 원칙을 마련했으면 한다.
[오목대] 통합의 시대, 전북은?
[사설] 무주∼대구간 고속도로 빨리 완공해라
신임 민주 도당위원장, 도민 체감정치 보여라
[기고]전북특별자치도, 진안의료원 도립 승격 외면은 지방소멸 방기다
[박벼농사의 듣다보면 솔깃한 법률 이야기] 재판을 시작도 하기 전에 항소각하결정 된 이유는?
[문화마주보기]인공과 지능의 영화
[오목대] 깜냥이 되는 인물을 지사로
[경제칼럼]전북의 성장사다리, 혁신으로 세계를 향하다
[기고] 생명을 살리는 연결, 119와 응급의료센터의 동행
[오목대] 다시 찾아온 '조용필 신드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