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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이 전주·완주 통합 적기다

백성일 부사장 주필 각 광역단체별로 큰 그림을 그리기에 여념이 없지만 전북은 오불관언으로 미동도 없다. 다른 시도는 시군 통합을 뛰어넘어 광역단체간 통합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들은 4차산업혁명을 맞아 대통합이 지역균형발전에 직간접적으로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 박차를 가하고 있다.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이 제일 먼저 지난달 전남도에 통합할 것을 제의해 큰 호응을 얻었다. 전남도민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 결과 절반 이상이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실무적으로 광주시는 행정통합추진단까지 출범시켜 전남의과대학 신설을 지역공동현안으로 인식해 힘을 보태기로 했다. 수도권 공룡화로 지역간 균형발전이 갈수록 어려워지자 800만의 부산울산경남(부울경)이 통합을 추진하고 650만의 대전충남충북이 중부권 대통합을 모색한다. 이처럼 다른 시도는 정부가 국가균형발전 전략으로 추진하는 초(超)광역거점구축 전략을 발빠르게 수용하면서 지역발전을 모색하고 있다. 하지만 전북은 호남권과 중부권에 끼어들기도 애매해 자칫 초광역권에서 고도(孤島)로 전락할 우려가 크다. 타지역 사람들은 전북을 새만금사업 하나에만 매달리는 것 같아 안타깝게 여긴다. 지금은 행정통합을 통해 파이를 키워 특화시키는 게 중요하다. 이미 경남은 마산창원진해를 창원시로 통합했고 전남도 여천군여천시여수시를 여수시로 통합한 데 이어 충북도 청원과 청주시가 통합해 시세가 확대일로를 걷고 있다. 전북은 2013년까지 3차례나 전주 완주 통합을 추진했으나 무산됐다. 그 이후에는 양 시군이 각자 도생하는 길을 찾고 있을 뿐 통합에는 별로 관심이 없다. 완주군은 제3공단을 에너자이저로 삼아 시 승격을 겨냥, 인구 10만 늘리기에 전력했다. 하지만 오히려 인구가 감소로 돌아서 다시 통합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여론이 전주 근교권에서 흘러 나온다. 완주가 전주와 통합하면 현재보다 더 발전할 수 있는 여건이 새롭게 만들어지기 때문에 굳이 반대할 명분이 없다. 그간 통합이 주민들의 이해관계보다는 정치적 이해관계로 무산되었기 때문에 양측이 진정성을 갖고 다시 추진하면 통합 가능성은 그 어느 때보다 높을 수 있다. 김제 출신 최규성 전 국회의원이 지역구를 고수하기 위한 욕심으로 통합을 무산시켰기 때문에 정치논리만 배제하면 통합 불씨를 살릴 수 있다. 특히 전주가 면적이 좁고 인구가 65만명으로 갈수록 도청소재지로서 기능을 다하지 못하기 때문에 통합이 절실하다. 한동안 한류 열풍을 타고 전주한옥마을이 떴으나 최근 코로나19로 한적하기 그지없다. 전주시가 계속 관광객이 밀려올 것으로 판단한 게 패착이었다. 그 당시 완주까지 아우르는 큰 그림을 그렸어야 했다. BTS가 지난 7월 힐링성지인 완주 오성한옥마을 아원고택에서 5일간 머무르면서 촬영한 한옥체험화보가 유튜브를 통해 전주매력으로 소개돼 통합의 가능성을 활짝 열어 놓았다. 대선과 지방선거를 앞둔 지금이 통합의 적기다. 이 타이밍을 놓치면 후회할 수 있다. 도지사 출마까지 염두에 둔 김승수 전주시장과 부지사까지 지낸 박성일 완주군수가 역사의식을 갖고 통 크게 통합을 제의해서 추진해야 한다. 사사로운 정치적 이해관계로 통합을 추진하지 못하면 역사의 죄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전주시의회와 완주군의회가 총대를 메고 버팀목 역할을 해야 한다. 요즘 통신의 발달로 행정경계가 무너진 상황에서 통합이 경제적 이익 증대를 위한 방안이 될 수 있다. 전주와 완주가 통합하면 무력증에 빠졌던 전북도 발전에도 좋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제는 더 이상 미적거릴 시간적 여유가 없다. 그래서 완주군민의 대승적 결단이 필요하다. 군수 자리 하나 없어진다고 망설일 필요도 없다. 통합이 이뤄지면 전주 국회의원 수가 한자리 더 는다. 전주시도 무작정 완주를 흡수통합한다고 여기면 안된다. 내년 예산편성 때 완주군민을 위한 지역개발비를 별도로 편성해 놓아야 한다. 그간 전주시가 완주군에 제시한 정책들이 사탕발림식으로 끝났다. 그간 전주시의 행정구역 확대로 완주군민들은 알게 모르게 피해의식에 사로 잡혔다. 그걸 해소하려면 예산편성을 통해 통합의 진정성을 보여줘야 한다. 타 시도가 지역발전을 위해 초광역권으로 가고 있어 이번 기회에 전북도 시군 통합을 추진하는 게 바람직할 것 같다. 지금은 전북발전을 위해 큰 그림을 그려야 할 때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10.06 16:38

아바라(아이스 바닐라 라떼)를 아십니까?

박은재 전라북도지속가능발전협의회 사무처장 574돌 한글날을 앞두고 있다. 누구나 자신이 가진 것이 어느 정도의 가치가 있는지 인지하지 못하듯 우리글이 얼마나 가치 있는 일인지를 새삼 이때쯤에야 곱씹게 된다. 세계적인 석학들이 인정하는 세계에서 가장 과학적인 글자를 말이다. 언제부턴가 말 속에 영어단어 몇 개를 섞어야 자연스러워진다. 우리말로 바꿔 쓰는 것이 더 어렵다는 사람들도 왕왕 있다. 기업들도 영어로 이름을 짓는 것이 별일이 아니게 되어버렸다. 몇 해 전 공영방송에서 영어로 지어진 기업들 이름을 나열하며 세종대왕님은 얼마나 속상하실까요?라고 올린 글에 가장 많은 호응을 받은 댓글은 세종대왕님은 K*S를 모르실 텐데요?였다. 전 세계적으로 언어는 나라의 수를 넘어설 정도로 다양하지만, 고유의 문자를 가진 나라는 많지 않다. 영어, 독일어, 스페인어, 터키어, 심지어 필리핀어까지 약간의 변형과 변칙을 포함해 알파벳을 이용한 문자 생활을 한다. 우리말을 기록할 수 있는 우리글이 없는 상황을 우리는 상상이나 해봤을까? 그런데 요즘 느끼는 한글의 위대한 점은 따로 있다. 세계의 모든 언어를 소리 나는 대로 받아쓸 수 있다는 점이다. 비티에스가 빌보드차트 1위를 차지했다. 손흥민이 프리미어리그 원정 4라운드에서 두 골을 기록했다. 독일 사람들은 사랑한다를 이휘리베디휘라고 한다. 그렇다. 꼭 우리말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우리글로 세상 모든 언어를 표기할 수 있다. 그런데 이 장점은 뜻하지 않게 실질 문맹률을 늘렸다. 최근 기사에 우리나라의 문맹률은 1% 정도인데 문장을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실질 문맹률이 75%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소식이 있었다. 개진, 개소, 견지, 괴리, 금어기, 적기, 상시, 통상현안 등 법률 용어들이나 행정 용어들이 주범으로 지목됐다. 훈민정음에 따르면, 우리가 중국 글자를 빌려 우리말을 적고 있으나 이는 중국말을 적는 데 맞는 글자이므로 우리말을 적는 데 맞지 않아 (한자를 배우기 쉽지 않은) 일반 백성이 배우기 쉬운 글자를 만드신 세종대왕이 뜻하신 바와 다르게 우리는 여전히 한자를 한글로 표현하는 것으로 소통을 어렵게 만들고 있는 것은 아닐까? 실질 문맹률을 낮추기 위한 노력을 법제처가 10년 넘게 해오고 있다. 알기 쉬운 법령사업이다. 전문용어나, 어려운 한자어, 일본식 용어 등 어려운 법률 용어를 쉬운 용어로 바꾸고 길고 복잡한 문장을 간결하고 명확하게 고쳐나가는 사업이다. 개인적으로 느끼는 더 심각한 요인도 있다. 늘어나는 줄임말이다. 방송 프로그램의 글자 수를 줄이는 것은 물론이고, 일상생활 용어들을 줄이는 기사들이 쉽게 보이고 젊은이들을 중심으로 소위 힙한 것으로 여겨지면서 줄임말을 공부해야 아는 중장년층이 늘고 있다. 말과 글자는 소통을 위한 것인데 그 본연의 역할을 거스르는 일들을 우리는 스스럼없이 하고 있다. 쉬운 말을 쓰는 사람이 존중받아야 한다. 영어를 섞고, 한자어를 섞고, 줄임말을 섞어 소통에 어려움을 주는 사람들을 유식하고 멋지다고 생각하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 아바라가 아이스 바닐라 라떼의 줄임말임을 모른다고 해서 세상에 뒤처진다고 생각해서는 우리의 말과 글이 산으로 갈 지 모른다. 이번 한글날에는 쉬운 우리말로 말하고 쓰는 연습을 해보면 어떨까? 의외로 쉽지 않은 일일지 모른다. /박은재 전북지속가능발전협 사무처장

  • 오피니언
  • 기고
  • 2020.10.06 16:36

코로나19 충격, 전세버스 업계 지원 절실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산업 피해가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운수업 분야도 침체를 벗지 못하고 있다. 특히 그 가운데 전세버스 업계가 받는 충격은 치명적이다. 원격수업으로 학생들의 통학이 중단되고, 수학여행 및 체험학습등 일정이 모두 취소됐으며, 내외국인들의 관광운행 역시 완전히 중단된데서 비롯된 현상이다. 전세버스 업체들의 줄도산 위기에 직면하면서 지원대책 마련이 절실하다. 도내의 경우 올해 1월부터 8월말 까지 94개 전세버스 업체의 차량 가동률은 지난해 대비 79%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월 피해액 만도 2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가을 행락철 성수기 까지 포함하면 손실은 더욱 큰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이처럼 버스 가동률이 줄면서 휴업을 신청하는 버스가 크게 늘고 있다. 국회 국토교통위 김상훈의원이 밝힌 시도별 전세버스 휴업 현황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전북의 전세버스 휴업 신청은 601대로 집계됐다. 전국적으로 제주(1059대), 경북(969대)에 이어 3번 째로 많다. 지난해 137대 보다 5배 가까이 늘었으며, 휴업 신청이 한 대도 없던 2018년 과는 크게 대비를 보이면서 도내 전세버스 업체의 혹독한 어려움을 극명히 보여주고 있다. 전세버스 업체는 버스를 운행하지 않더라도 매달 지출해야 하는 고정비 부담이 만만치 않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업체별로 차이는 있겠지만 차량 구입 할부금이 보통 1개월에 1000만원을 넘고, 임대료등 사무실 운영비와 기사 인건비를 업체가 부담해야 한다. 상황이 이같이 악화돼 있으나 정부 차원의 지원은 거의 전무하다 시피 한 실정이다. 심지어 전세버스 운전자들이 개인 사업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정부 재난지원금 지급 대상에서 조차 빠져 있다. 정부가 일부 전세버스에 대한 차령(車齡) 연장 조치 및 전북도가 지자체 차원에서 운전기사들의 고용유지를 위해 지원금을 지급하는 대책을 마련하는 정도가 고작이다, 근근이 버티고 있는 전세버스 업계를 이대로 방치하면 대부분 업체들이 회생 불가능한 상태로 내몰리는 것은 시간 문제다. 정부는 업종의 존속과 종사자들의 일자리 유지를 위해 보다 실질적이고 장기적인 지원책을 마련 시행하기 바란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0.06 16:36

현실로 드러난 집단감염, 방역수칙 꼭 지켜야

우려했던 추석 연휴기간 코로나19 집단 감염사례가 현실로 드러났다. 정읍에서 추석 때 친족 접촉을 통해 8명이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진 판정을 받아 친인척은 물론 지역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 앞으로 확진자 동선 파악과 역학조사 및 진단검사 등을 통해 추가 감염 여부를 확인해 봐야 하겠지만 지역 내 확산 우려도 커지고 있다. 첫 확진 판정을 받은 30대 여성은 추석 연휴기간 시댁 방문에 이어 친정 식구를 잇달아 접촉하고 가족과 함께 정읍지역 마트 3곳도 찾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로 인해 자녀 4명과 시댁 부모, 친정 오빠 등 7명이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았다. 방역당국에선 역학조사를 통해 감염 경로를 조사하는 한편 추가 전파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추석 연휴기간 코로나19 확진자 수는 다소 감소세를 보였지만 군 부대와 재활병원 등 일부에서 국지적 집단 감염사례가 나오는 등 물밑에서 조용한 전파는 이어지고 있다. 특히 가족과 친인척 등 가까운 사이일수록 코로나바이러스 전파에 대한 경계심이 떨어져 정읍 사례에서 보듯이 친족간 집단 감염 우려가 높다. 이번 추석 연휴 귀성귀경객 등 인구 이동에 따른 코로나19 확산 여부는 잠복기를 감안하면 이번 주 중반 이후에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재확산 위험은 항상 도사리고 있다. 무증상 전파나 감염 경로가 불분명한 환자가 20%대에 달함에 따라 언제든지 n차 전파 위험성을 앉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4월 말5월 초 연휴와 78월 여름 휴가철에도 코로나바이러스가 재확산한 전례가 있었다. 추석 연휴에 이어 이번 주말도 한글날 연휴가 이어진다. 따라서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에 대한 경계심을 풀어선 안 된다. 코로나바이러스 전파 우려가 높은 인구 밀집지역이나 다중집합시설 방문은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면 피해야 한다. 특히 가족이나 친인척 등 가까운 사이일지라도 방역수칙은 꼭 지켜야 한다. 언제 어디서 어떻게 전파될지 모르는 게 코로나바이러스인 만큼 마스크 착용을 소홀히 해선 절대 안 된다. 그리고 발열 기침 등 의심 증세가 나타나면 출근이나 외출을 삼가고 신속히 검사를 받는 것이 코로나19 확산을 막는 지름길이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0.06 16:36

코로나19와 불황형 상품

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경기침체의 그늘이 깊어만 가고 있다. 경기 불황이 지속될 수록 더 잘 팔리는 상품이 있다. 복권, 술, 립스틱 등이 경기가 어려울수록 매출이 더 오르는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으로 꼽힌다. 미증유의 코로나19는 이러한 소비 트렌드 까지 바꿔놓고 있다. 서민들의 애환과 함께하는 술의 경우 지난해 까지는 업소용과 가정용 매출 비중이 일반적으로 6대 4 수준이었다는 것이 주류업계의 정설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확산되면서 올해는 그 비중이 반대로 뒤집어졌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거리두기로 식당과 주점 등의 영업이 통제 또는 영업시간 제한이 시행되는 바람에 집에서 술을 마시는 홈(Home)술이나 혼술이 늘면서 업소 매출은 줄고 마트와 편의점을 중심으로 하는 가정용 주류 소비는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는 여성들의 화장품 사용 트렌드도 바꿔 놓았다. 불황을 나타내는 지표의 하나인 립스틱 지수는 1930년대 미국 대공황 시절에 소비가 침체된 와중에 립스틱 매출이 늘어난데서 고안해낸 용어다. 하지만 코로나19 상황에서는 경기 판단 지표로 사용할 수 없게 됐다. 마스크 착용이 생활화되면서 여성들의 관심이 입술 대신 눈 화장 등으로 옮겨갔기 때문이다. 한 대형 화장품 유통업체 분석에 따르면 지난 1월 눈 화장관련 상품 매출 구성비(比)는 39.7%였으나, 최근 7월하순 부터 한 달 동안에는 50.4%로 늘어 났으며, 같은 기간 입술 화장 상품 매출 구성비는 46.3%에서 41%로 떨어졌다. 복권은 대표적인 불황형 상품이다. 경기침체로 삶이 팍팍해질수록 요행에 따른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들이 늘기 때문이다. 코로나19가 경기 불황형 상품 소비 트렌드까지 바꿔놓았지만 복권만은 여전히 불티나게 팔렸다. 기획재정부 복권위원회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복권 총 판매액은 2조6208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 보다 11.1%나 늘었다. 2005년 이후 가장 높다. 복권 종류 별로는 로또가 88%로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이같은 판매추세가 이어지면 올해 판매액은 사상 처음 5조원을 넘어서고, 정부 수익도 2조원을 웃돌 것으로 예상된다. 복권을 흔히 빈자(貧者)의 세금 또는 희망 세금이라 부른다. 서민들에게 헛된 희망만 키울 뿐이기 때문이다. 미국 제3대 대통령 토머스 제퍼슨은 고통없는 세금이라고 부르기도 했다. 강제력을 동원하지 않고, 또 조세저항 없이도 공공재원을 조성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다. 우리나라 복권의 대표 상품인 로또의 경우 당첨 확률은 814만분의 1로 흔히 벼락 맞을 확률에 비유된다. 이처럼 낮은 확률에도 판매가 불티나는 것은 삶이 팍팍하고 희망이 안보일 경우 복권에 대박을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는 반증일 것이다. 요행에 일확천금을 노리는 사람이 많은 사회는 건강한 사회일 수 없다. 코로나가 빨리 종식돼 복권이 단순히 건전한 오락 기능에 그쳤으면 한다.

  • 오피니언
  • 박인환
  • 2020.10.05 17:05

현대重 두산인프라 인수, 군산조선소 재가동 마중물 돼야

현대중공업이 한국산업은행 인베스트먼트(KDBI)와 손잡고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나서면서 지역사회의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 적자를 이유로 3년째 군산조선소 문을 닫아 놓은 현대중공업이 2조 8000억원의 막대한 자금이 소요되는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전에 뛰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와 군산시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지주는 지난달 28일 두산인프라코어 매각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위한 예비입찰에 참여했다. 두산그룹 구조조정 업무를 총괄하는 산업은행의 100% 자회사인 KDBI가 현대중공업과 함께 인수전에 참여하면서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 성사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현대중공업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해 가뜩이나 침체된 군산지역 경기를 살리는데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 국내 건설기계 시장 점유율 2위인 현대건설기계가 1위인 두산인프라코어를 인수할 경우 현대중공업 그룹은 이 분야 국내 최대 기업으로 도약한다. 현대건설기계는 이미 지난 5월 초 울산의 지게차 생산라인을 군산으로 이전하고 본격 가동에 들어갔다. 현대중공업의 두산인프라코어 인수는 현대건설기계와 두산인프라코어 군산공장의 물류 증가에 따른 지역경제 상승 등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두산인프라코어가 추진해온 군산연수원 및 물류센터 건립 등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대한 기대 만큼 우려도 함께 제기되고 있다는 점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현대중공업이 경영난을 이유로 군산조선소 문을 닫은 지난 3년간 군산지역 경제는 침체 일로를 걸어왔다. 군산조선소는 문을 닫기 전 12차 협력사를 포함해 72개사 약 5300여 명이 종사했고 군산 경제의 24%, 군산 수출의 20%, 전북 수출의 8.9%를 차지할 정도로 전북 경제에 기여해 왔지만 조선소 폐쇄로 수 천명의 근로자들이 하루 아침에 일자리를 잃으면서 감당하기 힘든 고통을 겪어 왔다. 우리는 앞서 현대건설기계의 군산 지게차공장 신설이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상쇄시키는 것 아니냐는 지역사회의 우려를 제기한 바 있다. 지게차 생산 정도로 군산조선소 재가동에 대한 열망을 대신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벌써부터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막대한 차입금을 떠안아야 하는 현대중공업이 전북도가 추진 중인 특수목적선 단지에 소홀해지는 것 아닌지 우려가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은 두산인프라코어 인수가 군산조선소 재가동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염원하는 군산 시민들의 열망을 외면해선 안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0.05 17:05

전북 상용차산업 위기 적극 대응 나서라

전북의 주력산업인 상용차산업이 일대 위기에 직면했다. 한때 세계 최대 규모의 상용차 생산기지인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을 비롯해 타타대우상용차 군산공장,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성업을 이루면서 전북경제를 견인해왔다. 그렇지만 글로벌 자동차산업의 퇴조로 인해 전북의 상용차산업도 큰 타격을 입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은 3년 전 문을 닫았고 연간 1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현대차 군산공장은 연간 생산량이 4만대 선으로 뚝 떨어졌다. 타타대우 군산공장은 지난해 가동률이 60%대로 떨어진 데 이어 올해 들어 실적 부진으로 인해 구조조정이 불가피해졌다. 타타대우 노사는 지난 8월 희망퇴직 등 인력감축에 합의하고 지난달부터 희망 퇴직자 신청을 받았다. 회사 측은 애초 270여 명을 감축할 계획이었지만 지원자가 적어 신청자 110명에 대해서만 희망퇴직 시켰고 50명은 전환 배치했다. 현대차 전주공장 역시 상용차 가동률 하락에 따라 생산 인력을 줄여가고 있다. 지난 2018년 300여 명을 울산공장과 사무직 등으로 전환 배치한데 이어 추가 인력 전환배치가 불가피한 상황이다. 현대차 전주공장 근로자들은 그동안 회사 측과 정부, 전라북도에 픽업트럭 등 전략차종을 전주공장에서 생산할 수 있도록 요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이러한 상용차산업의 위기는 고용 대란을 부추길 수밖에 없다. 한국지엠 군산공장 폐쇄 때 군산지역 실업률이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인구가 대거 빠져나갔었다. 완성차업체가 생산량을 감축하고 인력을 줄이면 123차로 이어지는 협력업체들은 더 심각한 타격을 입게 되고 결국 대량실직 사태를 초래한다. 자동차산업, 특히 상용차산업의 위기는 오래전부터 예고됐다. 글로벌 메이커들도 대대적인 구조조정과 함께 새로운 활로 찾기에 사활을 걸고 있다. 정부에서는 상용차산업 혁신성장 및 미래형 산업생태계 구축에 나섰고 국내 자동차 업계에서도 수소전기차, 자율주행차, 전기차 개발 생산에 골몰하고 있다. 전라북도도 미래형 상용차산업 구축을 통해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 상용차업계만 바라보지 말고 노사민정 협의체를 통해 자구책 마련과 함께 미래형 산업 생태계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0.05 17:05

식사대용 간편식 컵밥, 열랑 낮고 나트륨 함량 높아

1인 가구의 증가 및 코로나-19로 인한 모임 및 외식 자재와 같은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이 일상화되면서 간단하게 한 끼 식사를 해결하려는 소비자가 늘고 있다. 이에 전자레인지로 편리하게 조리할 수 있고, 가성비가 높은 컵밥의 판매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한국소비자원에서는 소비자에게 합리적인 상품 선택정보를 제공하기위해 소비자 선호도가 높은 제육덮밥류, 육개장국밥류 등 13개 컵밥 제품을 대상으로 영양성분 함량, 재료 구성, 매운맛 성분, 안전성 및 표시 적합성 등에 대해시험평가했다. 시험 결과, 컵밥의 열량은 하루 에너지 섭취 참고량(2,000 kcal)의 21.7% 수준으로 한 끼 식사를 대신하기에는 낮은 반면, 나트륨은 1일 기준치(2,000 mg)의 50.3%로 높은 편이어서 영양 불균형이 우려됐다. 미생물, 이물, 포장용기 용출 등 안전성은 문제가 없었으나 일부 제품의 영양표시가 실제 함량과 달라 개선이 필요했고, 조리 후 고온에 의한 화상 우려가 있어 안전 주의문구 표시도 필요했다. 제육덮밥류는 제품별 열량이 368~625 kcal, 나트륨 함량이 408~1,337 mg수준이었고, 육개장국밥류는 열량이 313~392 kcal, 나트륨 함량이 1,043~1,532 mg 수준이었다. 제육덮밥류 열량은 제육컵밥(㈜더빱)이 625 kcal로 가장 높았고, 철판제육덮밥(씨제이제일제당㈜)이 368 kcal로 가장 낮았으며, 나트륨 함량은 매콤제육덮밥(롯데쇼핑㈜)이 1,337 mg으로 가장 높았고, 제육불고기밥(㈜로그온커머스)이 408 mg으로 가장 낮았다. 육개장국밥류는 육개장국밥(㈜에스피씨삼립)의 열량이 392 kcal로 가장 높았고, 육개장컵국밥(㈜이마트)이 313 kcal로 가장 낮았다. 컵밥으로 식사를 대체할 경우 균형있는 영양 섭취를 위해 단백질 등 부족한 영양성분을 보충하고, 칼륨 함량이 높아 나트륨 배출에 도움을 주는 우유, 달걀 및 바나나 등의 식품을 함께 섭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소비자 설문조사 결과, 34.2%의 소비자가 컵밥과 함께 라면컵라면 등을 섭취하는 것으로 나타났는데, 라면과 컵라면은 나트륨 함량이 각각 1,729 mg(1일 기준치의 86.5%)과 1,534 mg(76.7%)으로 높기 때문에 함께 섭취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부 제품의 경우, 조리과정에서 용기 표면의 온도가 최대 85℃, 내용물은 94℃ 까지 상승하는 등 용기를 잡거나 개봉 시 화상의 우려가 있었으나 안전 주의표시가 미흡해 개선이 필요했다. 보다 자세한 내용은 한국소비자원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이 가능하다. 소비자의 합리적인 소비생활을 돕기 위해 필요한 식품 안전성 및 품질비교 정보를 현명한 소비자가 되는 길을 통해 지속적으로 소개할 예정이다. 또한 소비자 피해와 불만에 대한 중재 및 피해구제는 한국여성소비자연합전북지회 소비자정보센터를 통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전북소비자정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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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5 16:21

비상! 코로나블루로부터 아이들을 지켜라!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코로나 19사태가 장기간 이어지면서 사회 곳곳에서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에서는 이러한 피로감을 일컬어 코로나19와 우울감(blue)을 합친 신조어 코로나블루를 새롭게 명명했다. 코로나블루는 비단 어른들뿐 아니라 우리 아이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어른들과 다르게 큰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아이들의 사정상 코로나블루로 고통받고 있는 상황에 비해 실질적인 대책이 미흡한 상황이다. 특히나 학교 내 있는 아이들 뿐 아니라 학교 밖 병원에 있는 아이들은 이러한 코로나블루의 사각지대에 놓여있다. 포스트코로나 시대에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됨에 따라 수업 과정에서 교사의 밀접한 접촉이 수반되어야 하는 미발달 혹은 부적응 학생의 수업이 현재까지는 체계화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학생이 건강한 마음으로 생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위센터 본연의 목적에 맞게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역할의 개선이 필요한 상황이다. 하나, 기존의 17개소 위센터 운영에 더불어 병원형 위센터 구축이 필요하다. 현재 대학 병원 내에 있는 학교프로그램을 이용대상에 정신 건강상에 어려움이 있는 학생은 제외되어 있다. 심약한 상태에서 학업을 이어나가기에는 역부족이라는 판단 때문이다. 만약, 병원형 위센터가 구축된다면 병명으로 인한 제한 없이 위센터 내에서 심리상담과 학업을 병행할 수 있는 제반이 마련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비교적 병원 방문이 많은 특수학생에게도 병원 내에 마련된 위센터로 접근성과 효율성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둘, 특수학교 학생을 대상으로 한 위센터의 신규 프로그램 개발 및 인력양성이 필요하다. 특수학교 아동들은 그 특성한 교육과정에서 교육자의 밀접한 접촉이 필요한 경우가 많다. 그러나 코로나 19사태에 따라 향후에도 비대면 교육과정이 일상화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이와 동반하여 코로나블루를 겪는 특수학교 학생들도 더욱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위센터는 이러한 아동들의 특성에 맞춰 이들의 정신적 안정을 위한 신규 프로그램 및 교육자의 양성을 고민해야 할 것이다. 셋, 비대면 중심의 상담 및 개인맞춤형 교육과정 활성화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비대면 수업이 일상화됨에 따라 기존의 프로그램 운영이 어려운 상황이다. 특히나 상담대상이 되는 학생들보다 오히려 상담자가 비대면에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상담자에 대한 교육도 필요한 상황이다. 또한 기존 단체 체험활동 중심의 프로그램 운영에서 학생 개개인 맞춤의 교육과정 운영으로 센터의 운영 방법을 고민해보고 점진적인 운영 방법의 개선이 수반되어야 할 것이다. 중국 한나라의 역사가 반고(班固)는 정재억강부약(政在抑强扶弱), 즉 정치의 의미는 강자를 누르고 약자를 돕는 데 있다고 말했다. 현재 우리 사회는 코로나블루라는 한 번도 겪지 못한 미증유의 어려움에 고통받고 있다. 전북교육청은 이처럼 어려운 순간일수록 사회적인 약자인 우리 아이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일 필요가 있을 것이다. 이에 기존 활발히 운영되던 위센터의 역할 개선을 이뤄내어 우리 아이들의 정서적인 안정을 도모하고 행복한 교육 공동체를 만든다는 본연의 소명에 충실하기를 고대한다. /김희수 전북도의회 교육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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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5 16:21

스마트 건설산업의 미래, 청년층 유입에 달렸다

윤방섭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 전국 건설현장에 코로나19 말고도 공통된 근심거리가 있다. 바로 빠르게 진행되는 건설인력 고령화와 청년층 취업 기피다. 공사 현장 인력의 10명 중 6명이 50대 이상의 고령자다. 30대 이하 젊은 내국인 노동자를 전혀 찾아볼 수 없는 현장도 제법 많다. 지난 3월 정부는제4차 건설근로자 고용개선기본계획(20202024년)에서 청년층 건설인력 성장 경로 구축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고 발표했지만, 관련 교육훈련은 걸음마 수준에 머무는 실정이다. 현재 청년 건설근로자 양성을 위한 교육기관은 크게 고등학교(산학일체형 도제학교, 조합 및 건설근로자공제회에서 진행하는 도제식 훈련사업), 대학(폴리텍대학, 2년제 전문대학), 직업전문 교육기관에서의 훈련 등이 있으나, 건설업이 수주산업이라는 특성과 비정규직 고용 형태, 공급자 중심의 교육 훈련 등으로 인해 숙련인력 양성에 어려움이 있다. 그동안 우리 건설현장에서 교육은 소위 말하는어깨너머식 교육형태였다. 말 그대로 표준화된 시스템이 아닌 사람에 의해 기능이 전수되다보니 훈련교사 개개인의 역량 및 성향에 따라 교육훈련의 정도가 다르고, 해당 교사 부재시 기능전수가 어려워 청년층 육성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훈련 방식의 문제점으로 지적되었다. 반면, 우리나라와 유사한 고민(건설업 고령화, 내국인력 부족 등) 이 있는 일본과 미국은 이미 청년층 유입을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일본은 사업주에게 OJT 실시에 대한 가이드라인을 제공해 현장성 있는 교육ㆍ훈련을 지원하고 있다. 또한, 청년층의 경력관리를 위한 잡카드(Job Card) 제도를 통해 근로자 스스로 자신의 면허, 자격, 직무경력, 학습이력, 자신의 장단점, 관심분야 등을 관리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구직시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미국은 2017년부터 건설업 청년층 유입 활성화를 위해 현장실습을 하면서 임금을 받는견습 프로그램을 운영 하고 있다. 이 중 캘리포니아주는 3만달러 이상의 모든 공공사업에서 견습생을 의무적으로 고용하도록 제도화하고, 현장실습시 숙련 근로자가 지도하도록 하는 실무 교육이 전체 교육의 대부분을 차지하도록 하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올해 건설기능인력 수요는 169만100명으로 추산됐다. 반면 국내 내국인력 공급은 160만6930명이다. 국내 내국인력은 수요에 비해 8만3170명 부족하다. 지금까지는 건설현장에서 부족한 내국인력 자리를 외국인력이 메워 왔지만, 국내 건설 인력의 가파른 고령화속에 청년층 선호 일자리 편중으로 계속해서 숙련공 육성이 미흡하게 되면 내국 인력부족 현상은 갈수록 심해질 것이다. 또한,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스마트 건설기술의 활용 촉진과 함께 현장의 젊은 숙련인력 필요성이 날이 갈수록 커짐에 따라 교육을 통한 청년층 유입과 숙련도 향상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지금과 같은어깨너머식교육은 실효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젊은층에게 고용의 안정성 및 직업으로서의 비전을 제시하는 데 역부족이라고 생각된다. 기업이나 산업의 경쟁력은 기술과 생산성에서 나온다. 그 기술과 생산성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사람이다. 지금부터라도 정부차원에서 체계적인 교육 프로그램과 훈련 시스템을 구축하고 보다 전폭적인 지원을 통해 청년층을 건설산업으로 유입하여 4차 산업혁명이라는 시대변화에 뒤처지지 않는 새로운 건설산업의 미래가 열리길 소망해 본다. /윤방섭 대한건설협회 전북도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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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5 16:21

서양미술, 인물 초상화의 역사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대부분 유럽 관광을 다녀온 사람들은 교회와 성당과 유명미술관을 필수 코스로 방문하고 수많은 인물화를 보고 온 것이 기억에 남을 것이다. 아름답고 고풍스러운 건축물과 실내 인테리어를 배경으로 전시되어 있는 작품들 중에 종교화를 비롯하여 인물화가 거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서양미술은 인물화의 역사이다. 이는 서양의 역사가 기독교와 르네상스를 기점으로 인물화가 많이 제작되었던 반면에 조선시대는 화원화가를 선발할 때 산수화가 인물화보다 배점이 많았듯이 동양은 도가 및 자연사상이 주가 되는 사상적 배경에서 산수를 우위에 두는 가치관이 다르다. 평소 유명화가의 인물화를 화집으로만 보다가 미술관에서 원작을 감상한다는 흥분과 설렘은 이루 말할 수 없으며, 인물화가 주는 감동의 깊이는 풍경과 정물화하고는 다르다. 서양미술사에 등장하는 거의 모든 성화나 인물화는 부유한 고객의 주문에 의해서 당대에 가장 유명한 화가가 제작했기 때문에 우리가 흔히 말하는 순수미술과는 거리가 멀고 시장의 논리에 주목할 수밖에 없다. 개인적으로 아카데믹한 인물화의 대가를 추천한다면 러시아 사실주의 화가인 일리야 레핀(1844-1930)과 미국 인상주의 화가인 존 싱어 서전트(1856-19250)를 꼽을 수가 있다. 일리야 레핀은 러시아의 문호 톨스토이와 더불어 최고의 인민작가로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인물 심리 묘사에 탁월함을 보였다. 현재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미술학교가 레핀 아카데미 전신이고 사회주의 국가 화가들을 다수 배출한 곳으로, 국내 소수의 인물화 작가들도 단기코스로 레핀 아카데미를 수료한다. 여기에 비해 존 싱어 서전트는 아주 활달한 붓 터치로 부유한 상류층의 인물을 근사하고 우아하게 보이도록 그리는 천부적인 재능으로 마치 사진사가 인물을 촬영하듯이 아무도 흉내 낼 수 없는 당대에 최고의 인물화가임에는 틀림없다. 이들과 비교할 수는 없지만 우리나라도 일제강점기에 일본제국미술학교를 졸업하고 해방이후 월북한 서양화가 이쾌대(1913-1987)는 서사적이고 장엄한 화풍으로 한국의 미켈란젤로라는 수식어가 붙을 정도로 인물화에 능했다. 서구적 화풍을 토대로 지극히 향토적이고 민족주의적 색채가 농후한 여러 명이 한꺼번에 한 화면에 등장하는 무리그림으로 유명하다. 요즘 인터넷 동영상에 실린 다양한 인물화 제작과정을 얼마든지 참고 할 수 있는 편리한 세상이지만, 예전에는 유화 인물화기법서라고 해도 외국서적을 카피한 선명도가 떨어진 조악한 번역서 정도가 고작이었다. 본인이 대학 강사 시절 인물화를 지도하면서 홍보용 리플레까지 배포하고 인물 초상화를 주문받아 제작하여 경제적인 부분에 다소나마 보탬이 되었던 시절이 있었다. 내친김에 아이부터 노인을 대상으로 스케치부터 완성단계까지 유화로 그리는 인물화 제작 기법서를 2007년에 재원출판사에서 발간하여 지금도 인터넷 서점에서 판매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 근대화가 중에서 박수근 화백은 미군군부대에서 초상화를 주문받아 제작하여 생활고를 해결하면서 후대에 명작을 남겨놓았듯이, 화가들에게 작품이 밥이 되고 생활이 되는 것은 가장 현실적이고 매우 신성한 행위에 속하는 일이다. 해외에는 초상화 전문화가도 많고 권위 있는 인물 초상화 공모전만도 따로 열린다. 시대가 디지털기기로 손쉽게 찍는 사진을 선호하지만 오히려 손으로 그림 인물화는 더욱 더 그 가치가 빛날 것이다. 미술 판에서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서라도 인물 초상화 시장이 더욱 커지고 많은 젊은 화가들도 관심을 갖고 다양한 인물화가 제작되기를 바란다. /김선태 한국전통문화전당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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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5 16:19

어른이 없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지난 9월 2일 문화재청은 경남합천 해인사에 있는 고려 태조 왕건의 스승인 희랑대사 좌상을 보물에서 국보로 지정 예고했다. 실존한 고승의 모습을 재현한 유일한 조각 작품인 높이 82cm좌상은 10세기경 제작되었다. 삼베에 옻칠을 입혀 여러 겹을 겹쳐 만든 건칠기법으로 제작된 좌상의 인자한 눈빛, 엷은 미소를 띤 입술, 주름진 얼굴, 앙상하게 불거진 뼈대와 노쇠한 체구 등은 오랜 수도생활을 통해 득도의 경지에 오른 노승이 아닌, 긴 세월, 온갖 세상 풍파를 이겨내고 삶을 해탈한, 찾아가 어려움을 토로하면 따뜻하게 위로해줄 인자한 이웃집 할아버지를 떠올리게 한다. 후삼국 통일을 꿈꾸었던 태조 왕건은 귀신처럼 신묘한 백제군에 밀려 풍전등화의 위기에 처하게 되자, 해인사에 머물던 희랑대사와 사제의 연을 맺는다. 이 후 스승의 도움에 힘입어 백제군을 물리친 왕건은 스승을 더욱 공경하고 받들기 위해 전답 500결을 시납함은 물론 스승의 거처인 해인사를 증수한다. 인류의 오랜 역사를 되돌아보면, 왕건처럼 위대한 스승을 만남으로 삶이 바뀌거나 또는 혼란스런 시대에 방황하는 민중에게 등불의 역할이 되어 주었던 어른들이 많았다. 사흘만 볼 수 있다면 하고 자신이 보고 싶은 것들을 상상한 작가 헬렌 켈러와 엔 설리반 선생의 만남이 그랬다. 해방말기, 혼란기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그러했고, 민주화 열기로 사회가 뜨거웠던 시절에 김수환 추기경이 그 예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은 스승이 없다. 어른이 없다. 개탄스럽고 불행한 일이다. 가정이건 사회건 어른을 모시려하지 않는다. 어려움과 혼란을 잠재우고 새롭게 나아가기 위한 답을 어른들의 지혜로부터 얻을 수 있을 텐데 말이다. 어른을 부정하고, 인정하려 하지 않는 어리석음을 자초하고 있어 안타깝다. 구성원 간, 계층 간, 세대 간, 조직 간, 의견이 조율되지 못해 막대한 사회적 경비를 지출하고 있는 요즘 같은 때, 조정자 가 될, 등대가 될, 위로 자 가 될, 어른이 있었으면 얼마나 좋겠는가. 그럼 대체 어른을 인정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무엇일까. 우선은 어른은 귀찮은 존재라는 생각 때문이 아닌가 싶다. 자신들 앞에 놓인 부정한 이득을 포기하라는 어른, 자신의 잘못된 모습이 반추되는 거울 같은 어른, 막 나가고 싶은 발 거름을 가로막는 어른이 있어 뜻대로만 할 수 없어 싫은 것이다. 다음은 인터넷이 문제다. 어느 때 씨를 뿌릴지, 추수를 할지 등 삶에 필요한 모든 정보가 선배들의 경험으로부터 얻어졌던 농경사회에서는 어른의 경험이 삶의 원천이요, 성공과 실패의 지렛대 역할을 했다. 그러나 요즘은 어떤가, 인터넷만 뒤적거리면 수많은 정보가 홍수처럼 쏟아져 나온다. 어른의 경험을 여쭈어야하는 번거로운 절차를 생략해도 무방해졌다. 어른의 경험이 더 이상 필요 없게 되었다. 그러다 보니 부모의 경험은 값없어 보이고, 경험담을 들려주면 귀찮은 참견으로만 느껴지게 되었다. 부모는 눈앞에 닥친 어려운 경제만 지원해 주면 되는 증여자의 역할로 충분하다는 배금주의가 만연해졌기 때문이다. 그러면 이 시대에 요구되는 어른의 덕목에는 무엇이 있을까. 우선은 올바른 가치관과 신념을 소유하되, 진실해야 한다. 자신의 미숙함, 잘못을 시인함에 있어 주저함이 없어야 한다. 타인을 향한 사랑이 넘쳐나야 한다. 폭넓게 소통하되 적게 말하고 많이 들어야 한다. 먼저 답하지 않으며, 타인의 의견에 귀 기울이는 배려가 있어야 한다. 변화를 빠르고 바르게 읽고 적응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든 나이, 성별, 직분에 관계없이 어른이 될 수 있다. 항상 준비된 자세가 필요하다. 그러기에 늘 깨여 있으라고 신은 우리에게 주문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한병성 전북대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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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4 19:07

전주 완주 통합 논의 더이상 미룰 일 아니다

김병석 (사)21세기 전주권개발정책연구소 이사장 정부가 국가 균형 발전 전략으로 초(超)광역 거점 구축 전략을 강조한 상황속에서 이용섭 광주광역시장은 지난달초 전라남도와 행정 통합을 공식 제안했고, 대구광역시와 경상북도는 통합추진협의회를 구성, 1차 간담회를 개최하고 향후 추진 동력을 얻어가는 분위기다. 부산광역시와 울산광역시, 경상남도(부,울,경) 역시 통합논의의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고 충청권 역시 대전광역시, 충청남도 충청북도 등 대체적으로 중부권 대 광역 기점구축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구감소 추세가 심각해 머지않아 전국 97개 시군구가 사라질 위기에 직면해 있기에 결국 지방행정체제 개편은 불가피해 보인다. 전북의 상황을 보면 군산시의 현대기아자동차 공장의 철수, 현대중공업의 조선소 가동중단으로 과거 전주혁신도시내 LH본사 유치실패 이상의 심각한 전북도민의 좌절감과 상실감의 여진이 남아 있는게 엄연한 현실이다. 도민 인구는 이제 180만도 언제든 붕괴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전북의 지역정서는 호남의 울타리에 머물러 있고 북쪽으로는 충청권과의 경계선상에 있기에 광주전남권과 충청권의 블랙홀 대상 지역이 될 수 있는 우려가 있다. 도내 10개 시군이 지역 소멸 위 기 지역으로 분류돼 있기 때문에 섬으로 전락한 전북 대한민국의 팔레스타인지역 이라는 섬뜻한 지적도 있는게 사실이다. 타 시도와 달리 전북은 중추 도시권 개발전략으로 군역별 개발 구상을 기본으로 해야하는데 특히 완주군의 경우 신성장 동력인 탄소산업, 수소산업, 전기차 산업, 특히 전주 완주 혁신도시에 제 3금융지대를 구축해야만 한다. 전주시는 특례시 지정을 위한 특례법 재정에 지속적인 노력과 함께 전라감영을 복원한 이후 천년 전주의 전통 문화의 새로운 문화컨텐츠를 개발해야 한다. 전주시와 완주군은 규모의 경제 실현을 도모해야 하는데 전북의 경쟁력을 갖추려면 중추도시권 구축의 상징인 완주-전주의 통합에서 그 해법을 찾아야 한다. 박성일 완주군수는 인구 15만 자족시대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으나 한동안 상승 추세에 있던 인구 증가율이 최근 정체 상태에 빠져있다. 혁신도시의 행정구역 단일화 추진과 향후 민간주도에 의한 완주, 전주 통합 논의가 시작된다면 1980년대 완주군 지역인 조촌면을 비롯한 기존 완주군 지역의 행정구역에 대한 개편이 필연적일 것이다. 이러한 결과는 완주군 국회의원 배출과 15만명이 넘는 전북 핵심 중추도시로써 우뚝 서게 될 것이다. 청주시가 지난 7월 1일 청주 청원군 통합 출범 5주년을 맞았다. 올 예산은 2조 3353억으로써 전국 4번째 규모이며 인구는 83만 7606명으로 대폭 늘어났다. 충청권의 경우 대전광역시와 충북의 통합 청주시는 대한민국의 중부권의 중추도시권으로 급성장, 규모의 경제를 통해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타 시도도 광역자치단체의 행정 통합 추진 논의는 전북에게 위기이자 기회일 수 있다. 중추 도시권 구축의 상징인 전주 완주 통합 추진 문제를 방치할수록 전북은 더욱 왜소해질 것이다. 주민들의 긍정적인 마인드와 송하진 지사, 김승수 전주시장, 박성일 완주군수 등 3인의 희생정신과 과감한 추진력, 용기가 필요할 때다. 개인의 이익이냐 도민의 이익이냐를 두고 지도자가 고민하고 결단해야 한다. /김병석 (사)21세기 전주권개발정책연구소 이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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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0.10.04 16:20

보건의료 철의 삼각에서 적정비용 찾기

박지원 변호사 의사 집단휴진이 한 달 이상 소요 끝에 마무리되었지만 여전히 국시 거부 의대생 문제로 개운치 않은 뒷맛이 남아 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해 의료진에 대한 긍정적 여론과 더불어 공공의료 강화 요구도 높아졌기에, 의료계에 발전적인 정책 추동력을 얻을 수 있는 호기였음에도, 생산적 토론이 아닌 비방과 곡해 끝에 여론마저 싸늘히 식어버린 안타까운 상황이다. 경제학에서는 삼원불가능성의 정리(Impossible Trinity)라 하여 개방경제가 동시에 달성할 수 없는 세 가지로 환율 안정, 통화정책의 독립성, 자본이동의 자유화를 꼽는다. 이런 트릴레마(Trilemma)는 보건의료계에도철의 삼각(Iron Triangle of Healthcare)이라는 개념으로 존재한다. 한정된 자원의 제약 때문에 동시 달성될 수 없는 철의 삼각이란 의료의 질, 의료 비용, 의료 접근성 세 가지다. 연구와 토론을 거쳐 위 세 점을 이은 삼각형을 어떻게 그릴 것인가에 대한 사회적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 즉, 사회가 감내할 수 있는 적정 비용과, 그 귀결로 어디까지 의료 접근성이나 질을 희생할지 논해야 한다. 말은 쉬우나 현실에서 구현하기란 불가능에 가까운 모양이다. 괜히 이름부터 불가능성 정리가 아니었음이 이번에 여실히 드러났다. 포문은 정부에서 열었다. 의대 정원 확대를 통한 지역의사제 실행과 공공의대 설립 계획을 발표하면서 제시된 명분은 종별, 지역별 의료 격차 및 의사 수 부족 문제였다. 이에 대한 의협 측 반대 논리도 수긍할 만한 것이었다. 현행 의료전달체계와 수가 구조 하에서는 결코 의도한 정책 효과를 달성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비극은 논의가 그 수준에서 멈춰버린 데 있다. 정책 취지는 삼각형의 한 꼭지점인 비용을 일부 희생하여 정원 확대와 공공의대 설립을 통한 지역의사제를 실시함으로써 나머지 두 꼭지점인 의료 접근성과 의료 질 향상을 꾀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비용을 지출할 만큼 접근성과 질에 문제가 있는지, 또 같은 비용을 공공병원 투자나 기피과에 대한 수가 현실화 등 대안책에 투입하면 접근성과 질 향상에 더 좋은 효과를 낳을 수 있는지 등이 논의되어야 했다. 정부 의도만큼 기피과 현상과 도농 격차 문제 완화하려면 수가를 어떻게 얼마나 개선해야 하는지, 의료전달체계 개선이나 공공의료 투자에 정부재정은 얼마나 필요하며, 이 때문에 인상되어야 하는 건강보험료는 어느 수준인지 등을 논의의 장에 끌어왔다면 단순한 이익단체의 밥그릇 싸움 수준으로 매도당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이러한 노력 없이 쓸 데 없는 일 한다 정도 주장으로 집단 휴진을 강행해서는 코로나 상황에 우호적 여론을 기대하기 어려움은 당연치 않나. 정작 정부는 지역가산수가나 공공병원 확충 등 보완책을 의료계와 협의해 추진하겠다는 태도를 밝힌 반면, 의협은 전교 1등 의사, 의대 입시 특혜 등 본질과 거리가 먼 프레임으로 여론전에 화력을 소진하며 입지를 약화시키더니, 이후 합의에 반하여 휴진을 계속한 전공의협의회가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 반수를 의료인으로 요구했던 사정, 의대생이 국시 응시 의사를 표명하면서도 끝내 국민들에게 양해를 구하지 않은 정황 등이 잇따르며 여론의 추는 기울어버렸다. 현장 경험과 전문성을 지닌 의사 집단의 선의와 정책능력에 대한 사회적 신뢰는 금번 정책의 추진이나 철회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다. 앞으로는 더 대국적인 관점에 기반을 둔 건설적인 대화와 협상을 기대해본다. /박지원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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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10.04 16:16

한가위 재충전, 코로나 일상 복귀 원동력으로

사상 첫 코로나 한가위는 차분하고 예상외로 조용했다. 어느 정도짐작은 했지만 평소보다 훨씬 여유로웠다. 비대면의 엄중한 상황을 시시각각으로 매스컴을 통해 숙지한 터라 우리 모두 순응하며 참고 자제하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이같은 추석연휴 아쉬움을 뒤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면서 모처럼 만에 재충전을 통한 활기차고 역동적인 자세로 새 출발을 하게 될 것이다. 올해 초 코로나 공포가 전 세계를 덮치면서 정치경제를 비롯해 모든 분야가 어려움을 겪으면서 유례없는 불황의 늪에 빠졌다. 특히 글로벌 경제가 빙하기에 접어들면서 국내물가는 물론 전북의 각종 경제지수도 최악을 기록, 이를 비껴갈 수가 없는 상황이다. 실물경제는 전년대비 비교가 안될 정도로 심대한 타격을 입었다. 심상찮은 소비 하락세는 서민경제 주름살로 이어진다. 올 7월 도내 대형소매점 판매액지수는 79.7로 전년비 2.7% 감소했다. 이 중 신발가방(-24.1%)을 비롯해 의복(-14.8%), 오락취미경기용품(-12.2%)은 눈에 띄게 줄어든 반면 집콕의 영향 때문인지 가전제품(34.7%)과 음식료품(0.3%) 등은 증가세를 보였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위한 집합금지명령이 강화되면서 자영업자는 존폐기로에 놓였다. 이들은 조만간 코로나 제재조치가 일부라도 완화되지 않으면 더 이상 버틸 재간이 없다며 정부의 맞춤형 대책을 촉구하고 나섰다. 뿐만 아니라 전북인구 180만 붕괴가 초읽기에 들어간 점도 눈길을 끈다. 작년 8월 182만 3982명 이었는데 1년 만에 1만 6888명이 줄어든 180만 7094명으로 집계됐다. 일자리를 찾아 청년층이 고향을 떠나거나 영유아 보육환경이 열악함으로써 맞벌이들이 출산을 기피한 것도 한몫했다. 이 외에도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국민 10명 중 7명이 우울증, 심리적 불안 증상을 호소하고 있다는 조사결과 또한 예사롭지 않다. 코로나19로 힘겨운 나날을 보내는 우리 모두가 민족 대명절인 추석을 계기로 새로운 마음가짐을 다졌다. 지금 다 같이 힘들지만 주변에 더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면서 긍정의 힘으로 험난한 파고를 헤쳐 나가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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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0.10.04 16:16

구관이 명관

임기를 시작한지가 100일 밖에 안돼 평가하기가 이르지만 당초 예상했던 것처럼 전북 국회의원들의 중앙정치 무대에서 존재감이 안보인다. 4명의 초선과 6명의 재선으로 구성된 전북의원들은 누가 뭐래도 지난 4.15 총선 때 운좋게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 이유는 문재인 대통령의 성공적인 국정운영을 바라는 도민들이 민주당 후보를 일방적으로 지지했기 때문이다. 당시 민주당 바람이 워낙 거세게 불어 10석 전의석을 석권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남원 임실 순창서 이용호의원이 호남에서 유일하게 무소속으로 당선되는 기적이 일어났다. 남임순에서 이강래의원이 패한 건 공천갈등이 선거 때까지 이어졌고 지방선거를 앞두고 각 계파가 일사분란하게 움직이지 않아 이용호의원이 어부지리한 것이다. 지금 시중에는 현 국회의원들을 놓고 도의원급 정도 밖에 안된다고 평가절하하는 말이 나돈다. 남원 공공의대설립건이나 군산조선소 재가동 전주혁신도시 제3금융중심지지정 등 당장 해결해야할 현안이 있지만 지역구 의원만 혼자서 외롭게 뛰고 있어 힘이 제대로 실리지 않고 있다. 그간 누누히 원팀정신을 살려서 지역개발에 앞장서 나가겠다던 그 의지가 눈에 안보인다. 원팀은 고사하고 코로나19 때문인지는 몰라도 지역에서 조차 움직임이 없다. 사실 경험이 부족한 초재선이라도 전문성과 정치력만 있으면 얼마든지 빛을 발할 수 있다. 하지만 도내 의원들은 전략과 전술 구사 능력이 부족해 전문성이 갖춰진 행정부를 상대로 제대로 의정활동을 할지 걱정된다. 국회의원에 대한 평가는 상임위 해당 부처와 언론에서 나온다. 장차관을 상대로 질의를 잘하면 그 만큼 영향력이 생겨 국가예산 확보도 한결 용이해진다. 자료제출을 요구 받을 때부터 해당 부서에서 겁먹기 일쑤다. 송곳질문을 잘하는 의원은 언론으로부터 스포트라이트를 받는다. 자연히 이슈가 생겼을 때는 언론 인터뷰가 쇄도하기 마련이다. 이슈를 선점해서 주목받으면 계속해서 국민들로부터 제보도 쏟아진다. 그렇게 의정활동을 해야 존재감이 부각되면서 영향력이 있는 정치인으로 거듭 나게 된다. 일부 도민들 가운데는 구관이 명관이라고 말하면서 몇몇 낙선의원을 아쉽게 생각한다. 3선 정도는 되어야 중앙정치 무대에서 말발이 서는데 그렇지 못해 아쉽다는 것이다. 그간 전북은 지역정서에 의존하다보니까 싹쓸이선거가 계속 이어져 왔다. 인물키우기 보다는 그때 그때 형성된 정치상황에 따라 물갈이가 이뤄졌다. 20대 때도 국민의당이 7석을 석권한 것만 봐도 그렇다. 아무튼 정기국회가 시작된 마당에 국정감사를 통해 역량을 과시할 수가 있기 때문에 더 지켜볼 것이다. 맹장 밑에 약졸 없다는 말처럼 보좌진도 전력투구해 스타의원을 만들어야 한다. 여의도에서 맹활약하면 지역에 내려 올 시간이 없다. 지역에 와서 의정활동 한답시고 괜스레 지방의원들이나 줄세우는 일은 하지 않기를 바란다.

  • 오피니언
  • 백성일
  • 2020.10.04 16:16

대변화시대 미래 성장산업 준비 나서야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우리는 대변화의 시대에 서있다. 일상생활을 비롯해 정치 경제 문화 스포츠 등 사회 전반에 걸쳐 언택트 시대를 맞아 저성장 저소비 고실업 등 새로운 위기에 직면해 있다. 전라북도 역시 산업화과정에서 소외되면서 각종 경제 사회지표는 계속 추락하고 있다. 인구는 해마다 줄어들어 180만 명 붕괴를 눈 앞에 두고 있고 지역총생산과 지역총소득 개인소득 등은 뒷걸음질 쳐 강원이나 충북에도 뒤처지는 상황이다. 전라북도는 지역 경제와 산업 성장을 위해 다각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지만 획기적인 성장모멘텀을 찾아내지 못하고 있다. 그동안 자동차와 조선 기계 등 제조업에 주력해왔으나 글로벌 산업트랜드의 변화로 인한 제조업이 퇴조함에 따라 산업 위기를 맞고 있다. 한국지엠 군산공장이 폐쇄되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과 타타대우상용차 군산공장이 감축 경영에 나서면서 전북의 자동차산업은 흔들리고 있다. 가동 중단된 현대중공업 군산조선소는 차일피일 재가동 약속을 미루면서 정상화는 요원한 실정이다.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군산형 일자리를 통해 전기차 생산을 추진 중이지만 위탁생산으로는 여의치 않은 상황이고 10여년 넘게 집중해온 탄소산업도 아직 상용화까지는 갈 길이 멀다.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은 재생에너지와 수소산업도 전국 자치단체가 너도나도 뛰어들면서 선점 경쟁이 치열한 데다 가시적인 산업효과를 거두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대비해 정부에서 집중 지원하는 한국형 뉴딜도 전북에는 별 실익이 없다. 가장 핵심 분야인 디지털 뉴딜의 경우 산업과 기업 인프라가 취약한 데다 정부 지원이 민간기업 위주로 지원되기 때문에 오히려 지역별 빈익빈부익부를 부추긴다. 이제 4차산업과 포스트코로나 시대를 맞아 미래성장산업에 주목해야 한다. 제조업 기반 산업으로는 지속 성장을 담보하기 어려운 만큼 산업 패러다임을 바꿔야 할 때다. 코로나19 사태로 각광받는 바이오 헬스케어산업이나 비대면원격사회를 선도하는 스마트 산업 등 미래 유망산업을 발굴하고 집중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지역의 정치 리더들이 미래에 대한 안목을 키우고 무한 책임의식을 가지고 지역발전을 이끌어가야 한다.

  • 오피니언
  • 전북일보
  • 2020.10.04 16:16

계약서를 안 쓰면 돈을 못 받나요?

분식 장사를 하는 의뢰인은 단골로 오는 손님과 친해졌다. 손님이 급하다고 하여 몇 번 돈을 빌려준 적은 있고 바로 갚았다. 그런데 그 금액은 커져 5천만원에 이르렀다. 마치 사채처럼 이자도 월 1.5%를 주겠다고 했으나, 차용증이나 계약서를 작성하진 않았다. 의뢰인은 갚기로 한 날짜가 한참 지나 걱정이다. 의뢰인은 차용증도 없는데 돈을 돌려받을 수 있는지 물었다. 민법을 처음 공부하며 낙성ㆍ불요식계약이란 말을 들어 봤다. 낙성이란 요물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물건의 주지 않고, 구두로 쌍방의 의사만 합치하면 계약이 성립한다는 의미이다. 불요식이란 요식과 대립되는 개념으로 형식과 방식에 구애받지 않는다는 것이다. 혼인, 유언 등 몇몇 복잡한 계약을 제외하면 대부분은 낙성ㆍ불요식 계약이다. 당연히 말로 합의해도 이는 유효한 계약이고, 로마법의 법언처럼 약속은 지켜져야 한다.. 그런데 생각해보면 슈퍼에서 물건을 살 때는 돈을 주고 영수증만 받는데, 자동차를 살 때, 집을 살 때는 계약서를 작성한다. 무슨 차이일까? 가격이 비싸면 조심하고 따질 게 많기에 계약서를 쓰는 거다. 마찬가지로 지인 간의 거래도 금액이 커지고, 내 인생의 큰 영향을 미친다면 종이를 찾아서 형식에 구애받지 말고 논리적으로 계약 내용을 기재하고 거기에 양 당사자가 서명 날인해야 한다. 계약서가 없을 때 가장 큰 문제는 상대방이 그런 적 없다고 할 때이다. 계약서도 없고, 증인도 없고, 현금거래로 내역도 없다. 막막하지만 그래도 가능한 모든 증거를 확보해야 한다. 생각보다 거짓말은 쉽지 않다. 전화하고 녹취를 하라, 그리고 상대방으로부터 돈을 갚지 않았다, 이자를 얼마 주지 않았다는 발언을 확보해야 한다. 다음으로 큰돈은 현금으로 줬더라도 은행에서 인출하기 마련이다. 현금을 준 일자에 은행에서 인출된 돈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무엇보다 작은 거래라도 계약서를 작성해야 한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한다. /최영호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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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 2020.09.28 16: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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