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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의 힘’이 질병의 진정한 치료제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 경영행정대학원 객원 교수 인간 생명은 자연으로부터 나온 것이고 그 생명이 유지되는 거의 모든 힘이 무위자연에서 오는 것임에도 그러한 생명의 원리를 올바로 인식하지 못할 경우 사람은 끊임없이 인위(人爲), 인공(人工), 조작(操作)으로 표현되는 무리(無理)한 삶의 방식을 추구하다가 제게 주어진 천수(天壽) 즉 자연 수명조차 온전하게 누리지 못하고 비명(非命)에 생애를 마감하게 된다. 오랜 세월 도(道)를 갈구하여 어느 시점에 이르러 그동안 보이지 않던 길이 보이면서 잘못된 인식에 의해 도리(道理)에 부합하지 않는 무리한 삶을 혁신하여 순리 자연의 삶으로 바꾼 이들이 역사상 적지 않다. 문제는 그런 이들의 훌륭한 삶을 보고도 아무런 교훈을 얻지 못하고 그 실상을 여실하게 깨닫지 못하여 자기 삶을 혁신하는 원동력으로 삼지 못함으로써 그냥 저 살던 대로 살아가는 무지(無知)와 안일무사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자연은, 하늘은 스스로 길을 찾고 방도를 찾아 노력하는 자를 돕는 법이다. 순리 자연의 정상적 삶을 위한 어떠한 노력도 하지 않으면서 하느님께, 신께 또 다른 이들에게 자신을 도와달라고, 구원해달라고 기원한들 무슨 효과를 기대할 수 있겠는가? 식자우환(識字憂患)이라는 이야기가 던지는 교훈은 바로 그동안 축적해놓은 많은 지식이 새로운 진실과 진리를 받아들이는데 걸림돌로 작용하여 오히려 모르는 것보다도 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다른 것은 다소 잘못 알고 있다 하더라도 살아가는데 크게 불편하거나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그리 높지 않지만 생명을 영위하는 방식과 슬기롭게 병고(病苦)를 해결할 수 있는 참 의료원리를 설명한 생명 운용 매뉴얼에 대한 그릇된 인식이나 지식은 스스로 화를 자초하거나 암, 난치병, 괴질을 초래하여 비명에 생애를 마감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에서 더욱 올바른 인식이 요구된다 하겠다. 다른 이들에 비해 어릴 적부터 영리하고 똑똑하여 많은 지식을 가진 이들 중에는 그 지식의 기름에 불을 붙여 어둠을 밝히는 지혜의 빛으로 승화시키지 못하고 지식 많은 것을 뽐내거나 자랑으로 여길 뿐 세상의 크고 작은 여러 가지 문제에 봉착할 경우 그 지식을 활용하여 그 어떤 것도 해결하지 못하는 무능(無能)의 전형(典型)을 보여주는 사례가 적지 않다. 그래서 노자는 <도덕경> 제48장을 통해 말한다. 학문을 하는 것은 날마다 지식을 보태는 것이고 (爲學日益) 도를 실천하는 것은 날마다 그 지식을 덜어내는 것(爲道日損)이다. 덜어내고 또 덜어내어 더 이상 덜어낼 지식이 없을 때 인위적 흔적이 없는 무심(無心)의 맑은 거울에 우주 삼라만상(森羅萬象)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게 된다. 그러면 무위자연으로 해결하지 못할 일이 없게 된다(爲無爲而無不治). 노자의 이러한 생각을 의학에 대입하면 지식이 많은 의사가 아닌, 참 의료의 진리를 터득한 도의(道醫)는 자연의 힘으로 병을 낫게 한다는 말로 설명될 수 있겠다. 노자와 비슷한 시기를 살았던 그리스의 의사 히포크라테스(BC 460~?) 역시 우리 안에 있는 자연적인 힘이야말로 질병을 낫게 하는 진정한 치료제이다(Natural forces within us are the true healers of disease)라는 명언을 통해 누구보다도 자연의 힘을 강조한 것으로 전해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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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13 19:57

리모델링, 공익적 차원에서 생각해야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요즘 리모델링 산업이 뜨겁게 뜨고 있다. 이는 건설자원의 낭비를 최소화하고, 자원을 재활용하자는데 긍정적으로 보인다. 리모델링은 정부의 친환경 에너지 저감 건축물 정책에 부합하고, 건설 산업의 활성화를 유도할 가치 있는 면이 더 커 보인다. 리모델링(remodeling)이란 기존 건축물의 기능성, 구조적 내구성, 주변건축물과의 경관 성(미관 적), 환경적 성능, 에너지의 효율성 등을 고도화 하는 비교적 규모가 있는 개수 보수공사를 말한다. 또한 거주자의 생산성, 쾌적성을 향상시켜 건물의 가치를 극대화시키고 경제성을 높이는 일련의 행위이다. 기존 건물이 초기에는 본래의 사용 목적을 제대로 수행했더라도 건립 초기와 달리 근본적인 기능과 건물의 효용성, 사용자의 요구 상황, 또는 환경적 조건, 시대적인 흐름 등이 여러 가지 변화를 거치면서 현재 사용하기에 적합하지 않을 때 새로운 해결 방안을 모색하는 일련의 건설행위이다. 흔히 저층건축물의 경우 재개발, 재건축 위주의 개발이 많이 추진되어 왔다. 그러나, 향후 고층건축물과 고밀도의 노후 건축물의 경우 재건축 및 재개발은 자원의 낭비 등 사회적 문제가 발생하면서 리모델링이 건축물의 새로운 환경개선에 대한 실효성이 높은 방안으로 모색되고 있다. 리모델링은 신축에 비해서 더 많은 전문기술을 요구하고 있어 많은 학술적 연구개발과 특허가 진행되고 있다. 예컨대 수직증축에 대한 사업은 아직 미진한 단계이지만, 지하주차장을 만들기 위해 기존건물의 밑을 파내어 SAP(지하주차장 뜬구조)공법으로 지하 1개 층을 더 파내는 공법이 이미 실현되고 있다. 이 밖에도 특허청에 검색을 해보면 리모델링과 관련된 특허출원이 상당수 있다. 이에 따라 효율적인 자원절약, 건축물의 가치상승과 내구성 증진을 위한 효과적인 리모델링 건설 산업이 육성되고, 리모델링의 정확한 경제적 분석과 더불어 사용자가 요구하는 방향으로 리모델링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기술개발이 확대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건축물의 노후화로 인한 수요와 시대적인 인식의 변화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건축물의 경우 건축주나 사용자의 입장에서 투자에 따른 수익이 보장되거나, 건축물에 대한 자산가치의 향상이 기대되는 경우에 한해서 리모델링이 진행되어 왔었다. 따라서 이에 대한 정확한 통계와 권리분석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점 등이 문제점으로 보인다. 영세한 건축주의 입장에서는 리모델링에 필요한 자금 확보와 리모델링에 따른 수익성에 대한 면밀한 검토 작업이 어려운 관계로 소규모 업무용 건축물은 노후화정도에 비해서 리모델링이 이루어질 확률이 낮다. 요즘 정부의 도시재생 뉴딜정책과 맞물려 리모델링 사업이 활성화 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따라서 건물주는 건축물이 우리 사회에 미치는 영향을 생각해서 건축물의 유지관리와 건축의 3요소인 기능, 구조의 안전성, 미적인 차원 등에서 건물에 대한 책임감이 있어야 한다. 국가적 차원에서 노후 된 건축물을 개보수해 건물의 내구성을 증대시키는 리모델링 사업을 통해 자연재해에 안전성을 확보하고, 친환경 에너지 저감정책도 함께 전개하도록 유도해야 한다. 리모델링은 국가적인 공익사업으로 보아야 한다. 정부의 정책 당국자들도 이러한 면에서 리모델링 사업을 공적 개념에서 추진해야 한다. 또한 리모델링 사업이 원활하게 추진 될 수 있도록 규제만이 능사가 아니라 현실과 조화롭게 이뤄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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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06 20:32

법원의 판단을 거치지 않은 사실상의 형벌, 시급한 개선이 필요하다

최민종 변호사 최근 강서구 pc방에서 pc방 손님이 아르바이트 직원이 불친절하다는 이유로 얼굴과 목을 수차례 찔러 살해한 사건이 발생했다. 당시 이를 충분히 예견하고 방지할 수 있었던 사정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20살 청년이 삶을 다했다는 점에 대해서 우리 사회는 크게 반성해야 한다. 살인의 이유도 탐탁치 않고, 그 방법이 너무 잔인하기에 이 피의자를 일벌백계하고 특히나 모방범죄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피의자는 이 상황에서 우울증 증세가 있다며 심신미약으로 감경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 많은 형사 범죄자들이 자신으로 인해 피해를 받은 자의 상황은 생각하지 않고 자신이 어떠한 이유로 범죄를 저질렀는지, 자신이 어떤 이유로 형이 감경되어야 하는지에 대해서 읍소하곤 한다. 형사 범죄를 우리 사회의 문제로 인식하고 그 범죄자를 교화하여 우리 사회로 되돌린다는 형벌의 존재 이유를 생각해보았을 때 과연 이 피의자가 이 사건에 대해서 반성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고 종국적으로 교화가능성이 있는지조차 의문이다. 이 사건의 최초 신고 과정 및 제재과정에서 경찰의 대응이 미흡했다는 지적이 있다. 많은 뉴스 및 포털사이트에 강서구 pc방 살인사건이 도배된 후 경찰은 이 사건 피의자에 대한 신상공개결정을 하였다. 필자는 이러한 경찰이 이 사건 피의자의 범죄행위에 대하여 엄중한 수사를 할 것을 다짐하였다고 생각하고, 특히 삶을 다한 피해자의 명복을 빌고 국민의 알권리를 위하여 신상공개 결정을 한 것에 대하여 적극 환영하는 입장이다. 하지만 이번 신상공개 결정을 내리게 된 근거 법과 법적인 절차가 과연 우리 헌법에 부합하고 있는지는 미지수이다. 과거 범죄자의 신상을 공개하는 법률이 제정되어 있지 않았기 때문에 범죄자의 인권과 헌법상의 권리 등을 이유로 얼굴을 모자나 마스크로 가리는 것이 하나의 관례가 되어왔다. 하지만 2010년 경 연쇄살인범 검거를 계기로 국민의 알권리 공공의 이익을 이유로 신상공개의 필요성이 고조되었고 이에 특정강력범죄의 처벌에 관한 특례법이 개정되면서 범행수단이 잔인하고 중대한 피해가 발생하였고, 피의자가 그 죄를 범한 충분한 증거가 있거나 국민의 알권리 보장 공공의 이익을 위하여 필요하다면 검사와 사법경찰관이 신상공개를 할 수 있도록 하였다. 하지만 아무리 강력범죄이고 그 범행이 확실하다 한들 신상공개는 벌금이나 금고, 징역과는 다른 특수한 유형의 형벌이다. 현행법상 신상공개는 법원 판결 이전 수사 단계의 피의자들에 대하여 이루어지는데 그렇다면 이는 헌법이 명시하는 유죄의 판결이 확정될 때까지는 무죄로 추정하는 무죄추정의 원칙, 자기의 행위가 아닌 친족의 행위로 인하여 불이익한 처우를 받지 않는다는 연좌제 금지원칙에도 어긋나는 것이다. 신상공개라는 것은 사실상의 형벌이기에 이를 형벌로 규정되고 유죄가 확정된 이후에 신상공개를 하는 것이 원칙이 되어야 한다. 문제는 강력범죄가 일어난 후 형량을 다투는 문제로 대법원 판단까지 받게 되는 경우가 많을 텐데 그 후에 신상공개를 하게 되면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진 이후에 신상공개가 되기에 그 형벌의 목적에 부합할 수가 없게 된다. 신상공개를 유죄 확정 후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되, 형벌의 목적에 부합할 수 없는 경우에 검사나 경찰이 법원에 신상공개를 청구한 후 법원의 판단으로 유죄 확정 전에 신상공개를 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하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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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30 20:05

레일 위로 전하는 가을향기, 지금은 기차로 가을을 여행 할 때

김진준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장 완연한 가을이다. 기록적인 폭염이 기승을 부린 지가 엊그제 같은데 이젠 선선한 바람과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가 이완된다. 한 여름 기세등등하게 푸르렀던 나무도 울긋불긋 물들어 가고, 높은 하늘과 고개 내민 코스모스가 가을이라는 그림의 채색을 완성한다. 그래서일까? 기차여행은 유독 가을에 보다 많이 이루어지고 있다. 말이 살찌는 계절이라 비유될 만큼 가을엔 지역마다의 영양가가 풍부한 제철 식재료와 지역적 특색을 더한 축제프로그램이 관광객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여행지 또한 다양하다. 바닷가나 단풍지로 유명한 곳, 먹거리가 풍성하다고 인기를 얻은 곳, 역사를 돌아보는 곳 등 지역의 특성이 고스란히 계획에 반영된다. 온라인 검색버튼 한번으로 볼거리가 잘 안내되고 다양한 연령층의 여행객이 자신이 다녀온 코스를 공유하다 보니, 일부 특정 여행객만이 이용하던 기차여행 상품에 대한 정보를 쉽게 찾을 수 있어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가볍게 떠날 수 있는 기차여행을 선호하는 여행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또한, 최근에는 지역축제나 단풍 여행지 등을 연계하여 타 지역에서 주말 하룻밤을 묵으며 온전히 한 지역을 느끼고 돌아가려는 여행자가 많아진 덕에 1박 2일 기차여행 상품이 많이 늘어나는 추세다. 코레일에서는 이런 여행자들의 요구를 반영하여 전주한옥마을 시티투어, 서해금빛열차타고 군산으로 등 다양한 기차여행상품을 선보이고 있는데, 특히 문화체육부와 한국관광공사가 주관한 대한민국 테마여행 10선 권역별 여행상품 공모에 열차타고 황금금빛길 따라 떠나는 시간여행 1박 2일이 전북권역 여행상품으로 선정되었기에 소개해 보고자 한다. 열차타고 황금금빛길 따라 떠나는 시간여행 1박 2일상품은 전라북도의 주요 관광지를 3개 코스로 구분하여 1박 2일 여정으로 둘러볼 수 있도록 하였는데, 1코스는 군산선유도변산반도로 이어지는 서해금빛 길과 전주 한옥마을을 거닐며 과거(古)와 현재(新)가 공존하는 관광지를 통해 근현대역사까지 되돌아 볼 수 있다하여 고무신(古撫新)투어라고도 부른다. 2코스는 열차를 이용하여 익산역에 도착한 후 군산 임피역을 시작으로 군산 근대문화거리, 선유도 관광 후 부안 격포에서 숙박을 하고, 다음 날 전주 한옥마을과 익산의 주요관광지인 미륵사지, 교도소세트장 등을 방문한다. 3코스는 군산선유도변산반도로 이어지는 서해금빛 길과 전통과 문화가 어우러진 고창 모양성, 전주 한옥마을을 둘러볼 수 있도록 구성되어 가족, 연인과 함께 전라북도의 멋과 맛을 느끼고자 하는 여행객들에게 안성맞춤이다. 특히, 이 여행상품은 전주 비빔밥축제(10.25~28), 익산 천만송이 국화축제(10.26~11.4), 고창 국화축제(10.26~11.11) 등 지역축제를 함께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열차요금 할인과 버스비입장료체험비 지원으로 개인당 최대 9만원의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어 실속파 여행객들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전국은 KTX의 도입으로 일일생활권을 넘어 반나절 생활권으로 변모했고, 속도혁명과 더불어 다양한 가치를 찾는 기차여행을 선호하고 있다. 가고픈 곳이 넘쳐나는 청량한 이 가을에 일탈의 축제를 즐겨보는 일은 어떨까? 일상을 여행처럼 여기고 발길이 닿는 곳으로 기차여행을 떠나보자. 지친 일상이 황금빛, 단풍빛으로 물드는 시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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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23 19:20

밥은 알알이 농부의 땀방울이라네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 경영행정대학원 객원 교수 온갖 매스미디어이 보도와 발표에 의해 식품 안전 문제가 사회적 이슈로 떠오를 때마다 국민들의 반응은 이러다가는 그 어떤 식품도 믿고 먹을 것이 없게 되는 것 아니냐며 우려와 분노를 표출하곤 한다. 아울러 좋은 식재료를 엄선하여 정성껏 식품을 제조해온, 참으로 아무 죄 없는 식품제조업자들까지 의심스런 눈으로 보기도 한다. 이렇듯 우리들의 식탁에 오르는 안전하지 못한 식품들이 더러 있다고 해서 우리가 먹는 다른 모든 식품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까지 잊어서는 안 될 터임에도 사정은 우려스럽기 그지없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식품의 위험에 대한 경각심과 대비는 더없이 중요한 사안이지만 반면 가정이나 학교 등 어느 누구도 식품에 대한 중요성과 그 식품이 나오기까지의 전 과정에 깃들어 있는 여러 사람들의 땀과 노고에 대해서 감사한 마음을 표하는 기본적인 도리(道理)를 가르치지 않아도 좋은 것은 아닐 것이다. 일상의 식탁에서 우리가 먹을 곡식과 채소 등 먹을거리를 생산하기 위해 기꺼이 수고를 아끼지 않은 사람들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오랜 미풍양속(美風良俗)은 실종된 지 오래고 농사짓거나 식품을 제조하는 사람들에 대한 불신(不信)에서 야기된 음식 타박만이 성행하는 우리네 식사풍토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만든다. 과거 오랜 옛적부터 우리 조상들은 대대로 산야나 들에서 넉넉하지 못한 먹을거리를 준비하여 다 같이 정겹게 둘러앉아 먹을 때에도 농사짓는 법을 처음 가르쳐주었다는 단군(檀君)시절의 농림장관 격에 해당하는 고(高)씨에게 고시레하면서 늘 먼저 감사의 마음을 표하곤 했다. 얼마나 아름다운 모습인가! 이에 반하여 요즘의 아이들은 농사지은 사람들의 노고는 고사하고 아버지가 직장에서 힘들여 번 돈으로 먹을거리를 구입하여 어머니가 정성스레 음식을 만들어 제공해도 그 누구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갖는 법 없이 당연한 것이고 타박 없이 잘 먹어주는 것만 해도 부모가 도리어 고마워해야 하는 것으로 여기는 풍토로 변모했다. 먹을거리가 풍부하여 배부르고 등 따신 세상이다 보니 그저 부모들은 아이들이 잘 먹고 탈 없이 자라주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는 게 어쩌면 당연하다고 여길 지도 모르겠지만 그러나 미래 세상의 주인공들에게 음식에 대한 감사의 마음을 표하는 기본자세를 가르치는 것은 결코 소홀히 해서는 안 될 중요한 사안이라 하겠다. 김매는데 해가 중천에 이르니/땀방울 벼 포기 아래 흙에 떨어지네/그 누가 소반 가운데의 밥이/알알이 농부의 땀방울임을 알려나(鋤禾日當午,汗滴禾下土,誰知盤中?,粒粒皆辛苦) 농부들의 농사짓는 수고로움에 대해 미안하고 감사한 마음을 잘 표현한 당나라 시인 이신(李紳,772?~846)의 민농(憫農)이라는 이 시(고문진보 전편)는 요즘처럼 풍요로움을 구가하는 세상에서도 여전히 우리가 결코 잊어서는 안 될 농부들의 괴로움을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 폭의 아름다운 그림으로 존재하고 있음을 본다. 결실의 계절, 수확의 계절을 맞아 인류의 생명 유지와 건강 보전에 더없이 중요한 생명자원에 해당하는 농림축수산물을 재배 생산하거나 그 재료들을 이용해 식품을 만드는 식품 제조인 들의 노고에 깊은 감사를 표한다. 아울러 그 귀중한 생명자원인 음식물을 남겨 버림으로써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는데 막대한 국가예산을 허비하는 악순환이 더 이상 되풀이되지 않기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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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16 19:44

이·공계 진학 기피와 우리의 미래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우리는 70~80년대 산업경제화 시절, 장래희망에 대해서 많은 질문을 받았다. 그때마다 장래의 희망이 매년 달랐던 기억이 있다. 그 시절에는 직업군도 그리 다양하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장래의 희망이나 꿈을 생각한다는 것은 사치였을지도 모른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필자를 바라볼 때 젊어서 장래의 희망과 현재를 비교하면 얼마나 성취되었는가. 내 스스로 몇 점짜리 일까 궁금해진다. 요즘은 직업군이 다양해져 장래의 희망직업을 선택할 때 선택의 폭이 넓다. 몇 해 전, 청소년들이 이공계 진학을 기피한다는 내용을 접하고 공학도의 한 사람으로서 많은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우리나라는 자원도 부족하고 국토도 좁은 나라였기에 기술력을 극대화 하여 수출을 기반으로 해서 경제의 축을 이뤘고 G20 국가가 됐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여야 기초과학과 공학이 서로 협업하여 기술발전을 기반으로 국제적인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 것인가. 우수한 학생들이 이공계로 진학하여 학교에서 열심히 자기의 전공분야를 습득한 후 사회에 진출하여 각자의 역량을 폭넓게 펼치는 것이다. 그런데 이공계를 기피한다고 하니 염려가 되고, 사회적으로도 문제가 될 것 같다. 오래 전(2002년) 삼성경제연구원은 연도별 수능지원자의 감소로 기존 이공계 인력의 이탈 경향을 지적했다. 이공계 기피로 인해 인력 공급의 위기가 오고 있음을 지적한 것이다. 당시 위기요인으로 낮은 소득과 상대적 지위 하락, 고용의 안정감소, 열악한 교육환경 등을 언급했다. 그런대도 정부나 사회는 미래의 청소년들이 이공계진학에 대한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다. 현재 학생들이 생각하는 이공계기피현상이 무엇인가부터 진단해 보았다면 이에 맞는 처방이 있어야 했다. 이공계열의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이공계 기피현상에 영향을 주는 가장 큰 요인은 정부의 의지와 이공계 진출자들에 대한 정책의 빈약이라 했다. 두 번째의 요인으로는 낮은 수입, 다음으로는 다른 직업군과의 상대적 박탈감, 직업의 안정 부족, 사회적 지위 약화의 순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다양한 노력을 했지만 이러한 기피현상을 해결하지 못했다. 젊은 학생들을 이공계 대학에 진학할 수 있도록 재정지원을 강화하고, 장학제도를 다양화하며, 이공계 출신 고급관료를 육성하고, 기술인력 우대 풍토를 조성하는 등 일련의 노력이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바뀌었다. 각종 조사결과에서 이공계기피현상이 지속되고 있다는 결과도 오래전부터 나타났다. 그러함에도 좀처럼 개선되지 못했다. 그 원인은 과학기술 분야를 제대로 아는 정책입안자가 부족했거나 정책의 지속성이 부족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공계 출신의 인재를 등용하고 사회 전체가 이공계의 중요성을 인식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해 지속적으로 밀고 왔다면 지금쯤 상황은 호전됐을 것 같다. 요즘 대학 진학학령의 수가 현저하게 줄어들고 있다. 그렇다보니 학교마다 신입생 확보에 혈안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대학 본연의 임무는 무엇인가. 그것은 인재를 선발해서 입학 때(인풋) 보다 졸업 때(아웃풋) 더 우수하게 만드는 것이다. 우리는 각자의 전문분야에서 엘리트 위주의 차세대 이공계 육성도 중요하지만, 이공계 전체의 역량을 강화해 미래세계를 대비해야 한다. 미래의 더 다양한 사회는 이공계 분리보다는 전반적인 이공계 역량을 키워 융복합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인재가 필요할 것이다. 미래 세계를 대비하는 정책변화가 필요할 때라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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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9 17:57

법원 조직도에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는 전북에 대한 홀대

최민종 변호사 농경 사회에서 제조업 사회를 거쳐 지식기반사회에 있는 우리나라 근대 역사 흐름속에서 수도권과 충남 영남 중심의 정치 경제 발달로 말미암아 우리 호남은 대부분의 분야에서 극심한 차별을 받아왔다. 문재인 정권과 여당은 호남 홀대론에 대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이를 극복하겠다고 하였다. 하지만 현재 우리 도민은 호남차별이 여전한 것으로 느끼고 있고,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정부나 여당의 정책이 존재하는지 조차 의문스러워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우리 전라북도는 광주광역시나 전라남도라는 두 광역단체의 존재로 인하여 호남 내에서 상대적으로 더욱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이와 관련하여 최근 전북지역 법조인 사이에서는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에 기재되어 있는 전주지방법원의 순서가 전북 차별의 한 단면이 아니냐라는 문제의식이 생겨나고 있다. 위 법령은 지방법원 시, 군법원의 순서를 기재함에 있어서 우리 전북 소재의 법원들을 가장 하위에 위치하게 하도록 하고 있다. 전주에는 고등법원이 없고, 광주 고등법원 전주부만이 존재하기에 광주고등법원 산하 전주지방법원임을 전제로 법령상 위치를 결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로 인하여 우리 전북도민은 차별을 받고 있다. 먼저 단순히 순서가 아래에 위치하고 있다는 것이 어떤 이유로 부당한 것이냐는 의문을 표시할 수 있겠으나 모든 순서를 정할 때 중요한 직위 또는 단체가 상위에 오는 것은 당연한 것이다. 그렇다면 각급법원의 설치와 관할구역에 관한 법률에 전주지방법원과 전북 내 시군법원은 제주를 제외하고 가장 말석에 위치하고 있는데 이는 우리 전북도내 법원이 상대적으로 중요하지 않은법원에 해당한다는 의미이다. 법조계에서는 사법부의 역할과 의견이 절대적이기 때문에 사법부가 마련한 기준, 정책 등이 변호사 집단 등에 큰 영향을 끼치는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70년의 유구한 역사를 자랑하는 전라북도지방변호사회는 대한변호사협회가 마련한 규칙인 지방변호사회설립과감독에관한규칙 상 지방변호사회 순서 상 말미에 위치하여 차별을 받고 있다. 이는 최근에 발족된 다른 지방변호사회보다도 낮은 위치에 있어 그 역사와 명성에 금이 가있는 상태이다. 단순히 위와 같은 문제점 이외에도 위 법원의 순서에 따라 사법부와 관련기관들이 인사이동을 하게 되는데, 모든 법관은 출중한 능력을 가지고 있으나 상대적으로 말석에 위치한 전북 지역 법원에 전보된 법관은 그 자리를 한가로운 자리로 인식할 수 있고, 행여 이러한 문제가 현실화 되지 않는다고 하여도 도민들이 그러한 우려를 한다는 것 자체가 명료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받게 되는 것이다. 우리 전라북도는 초대 대법원장 가인 김병로 선생, 검찰의 양심 화강 최대교 선생, 사도법관 바오로 김홍섭 선생을 통칭하는 법조 3성을 배출한 고장으로 법조계의 성지라고 할 수 있다. 비록 현재는 도세가 기울어 인구 200만의 고장이지만 법조인들의 양심과 그 기개를 기리고자 전주지방법원을 특별 법원으로 지정하여 이를 최우선에 배치해도 모자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나라 법률은 우리 전라북도 법원을 중요하지 않은 법원으로 평가하고 있는 것이다. 입법자들은 이러한 문제점을 인식하고 법원 배치에 모호한 기준이 존재함을 인식하고 위도, 인구비례, 연혁 등을 고려하여 법률상 법원 조직 기재를 합리적으로 조정할 필요성이 있다. 그것이 우리 전라북도의 차별을 멈추는 하나의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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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0.02 19:38

미네랄 공급원 천일염의 중요성 인식을…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학교 경영대학원 객원 교수 최근, 우리 식탁위의 필수 기초식품인 소금 속에서 미세 플라스틱이 검출되었다는 언론 보도가 있었다. 가뜩이나 소금이 건강에 해롭다는 생각이 팽배하고 짜게 먹는 식생활이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므로 소금섭취를 되도록 제한해야 한다는 논리가 지배적인 현실을 감안할 때 심지어 소금을 아예 먹지 않는 것이 좋겠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소 맛이 떨어지고 먹기에 좀 불편하더라도 식탁에서 소금을 아예 배제해야 한다는 주장까지 나타날 것으로 우려된다. 식품 당국이나 과학자, 언론에 종사하는 이들이 반드시 깊이 생각해보지 않으면 안 될 이유가 바로 그러한 폐단 때문이다. 사실이 그러하기 때문에 당연히 그렇게 보도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사실 너머의 진실을 조금이라도 감안할 경우 내용을 충분히 이해하지 못하는 대중들에게 단순 사실보도는 오히려 더 큰 부작용을 수반하고 또 다른 악영향을 초래할 수도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될 것이다. 간단하게 말해 미세플라스틱은 전 세계 바다에서 생산되는 모든 먹거리에서 공히 검출되고 있는데다 또한 그것이 인체에 어떤 식으로 악영향을 미치는 지에 대해서도 아직 충분하게 밝혀지지 않았으며 규제를 위한 기준 등 선행해야 할 일들이 적지 않다는 점을 알아야겠다. 그러나 미세플라스틱에 대한 우려 등으로 염분 섭취를 필요 이상으로 줄이거나 극단적으로 제한할 경우 당사자는 소금섭취의 위험을 회피하는 수단이라 여기겠지만 결과는 미세플라스틱의 위해(危害)보다 더 심각한 미네랄 결핍으로 인한 건강상의 악영향에 직면할 수 있다는 사실을 감안해야 한다. 99% 염화나트륨으로 구성된 소금은 논외로 치더라도 우리나라 서해안 갯벌에서 생산된 천일염처럼 일부 불순물들을 미량 포함하고 있다 하더라도 인체를 구성하는 60종의 미네랄 대부분을 함유하고 있는 천일염이나 그것을 원료로 하여 제조한 죽염의 경우 인체의 미네랄 요구량을 충족시켜줄 주요 미네랄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올바로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 특히 대나무 통에 천일염을 넣고 소나무 장작으로 아홉 번 구워 만드는 죽염의 경우 천일염에 함유된 무기질 미네랄의 인체 흡수율을 대폭 높이고 유용한 미네랄의 함량을 증가시킨 안전성 높은 물질임이 여러 연구에 의해 밝혀진 바 있다. 칼륨 칼슘 마그네슘 등의 인체 필수 미네랄 결핍에 따른 국민 건강상의 여러 가지 심각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발생하고 있음에도 그 사실에 대한 인식부족으로 인해 미네랄의 주요 공급원인 천일염의 하자(瑕疵)나 소금 유해론, 염분 섭취 제한 주장 등에 대해서만 줄기차게 강조할 뿐 국민 건강을 위협하는 미네랄 결핍 문제에 대해서는 그 어떤 대책 마련도 없다는 것이 더 심각한 문제라 하겠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정과 크게 다르지 않게 우리나라 역시 토양 미네랄 고갈로 인해 곡식 채소 과일을 통해 체내에 흡수되던 미네랄이 현저히 줄어들어 미네랄 결핍이 심각한 건강상의 문제로 떠오르는 현실에서 소금은 가장 중요한 미네랄 공급원이라는 사실을 올바로 인식하여 기초 필수 식품으로서의 소금에 대한 안전성 확보와 품질 향상을 위한 합리적 대책 마련이 시급하리라 판단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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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8 19:33

자격증 소지와 경쟁력의 유무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요즘은 자격증 시대이다. 여기에는 빛과 그림자가 있다. 국가 자격증이든 민간 자력증이든 수 만개의 자격증이 홍수를 이루니 자격증이 오용되거나 남발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그림자가 될 것이다. 반면 진정으로 실력이 있는 자격증 소지가 많아져 각 분야의 경쟁력이 살아나게 된다면 이는 빛이 될 것이다. 지금 국가 자격증과 민간 자격증이 혼용되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 자격증에 대한 인식이 옛날만 못하다. 어쩌면 혼란스러운 이미지마저 가지게 됐다. 우리나라가 산업경제발전위주의 정책을 펴던 80-90년대에는 자격증의 위력이 대단했다. 하지만 지금은 21세기를 열어가는 시대이고, 제4차 산업혁명시대이지 않던가. 그러다 보니 자격증에 대한 평가가 저 평가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그래서 그런지 젊은이가 자격증 취득에 관한 열정이 식어가는 경향이 있다. 그렇다고 자격증을 무시하거나 무관심하게 보는 것은 잘 못이다. 자격증을 소지하는 것은 중요한 문제이다. 이제는 자격증도 소지하고, 해당 자격분야에 진정한 실력자로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우리나라는 자원도 부족하고, 국토도 비좁다. 그래서 해외시장을 개척해야 먹고 살 수 있다. 오직 수출만이 살길이다. 제품수출이든지 기술수출이든지 경쟁국보다 더 우월해야만 한다. 우리 기술사의 경우를 보면 자격증 소지와 경쟁력의 관계가 어떤가를 어렴풋이 알 수 있다. 예전에는 합격률이 저조했다. 우리 주변에서 기술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귀했던 시절이 있었다. 희귀성의 원리에 의해 꽤 좋은 시절이었다. 시험과정이 어렵고 힘들기는 했지만 사회적 예우도 꽤 좋았다. 하지만 최근은 기술사에 대한 처우가 예전만 못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젊은 기술자들이 더 많이 자격시험에 참여해 기술입국을 일으키는 동력이 되어야 할 것이다. 하지만 젊은 기술자들이 경제적상황이라든지 주변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는 이유로 노력과 도전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어 필자로서 안타까울 따름이다. 어쨌든 젊은 기술자들이 자격증을 취득하고 자기의 역량을 펼쳐 국가 경쟁력을 제고시키는데 기여했으면 하는 바램이다. 자격증이란 각 분야에서 일정한 능력을 갖춘 사람에게 그 능력을 인정해 주는 증명서 이다. 어느 분야이든 그 기준을 정하여 그 기준점을 통과하면 자격증은 취득할 수 있다. 공학 분야에 국가기술자격제도를 예로 들어 본다. 공학을 전공하는 학생이나 공학실무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국가기술자격증으로 기능사, 산업기사, 기사 또는 기능장, 기술사 등이 있다. 그렇지만, 이러한 자격증을 소지했다고 실력이 있고, 경쟁력이 있다는 것은 절대 아니다. 대개 시험의 경우 이론과 실무로 구분 돼 평균 60점 이상이면 자격증이 취득된다. 나머지 40점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이를 채우느냐 여부가 경쟁력을 좌우하는 요인이 된다. 따라서 자격증을 취득했다고 해서 자기분야의 이론과 실무에 능력자라는 의미가 아니다. 더 많은 노력을 해서 나머지 40점을 채워야 진정한 100점짜리 자격자가 될 것이다. 지금 자격증을 소지한 자들도 이러한 정신으로 자신을 뒤돌아보고, 전공에 대한 전문지식을 더 단련해야 한다. 자격증 소지자들이 최선을 다해 산업역군이 되고, 경쟁력을 가질 때 기술 한국이 될 수 있다. 국가나 사회도 이제 자격증 미 소지자보다는 자격증 소지자를 우대하고, 자격증 소지자는 경쟁력을 갖추고자 노력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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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11 19:27

체육요원들의 국위선양을 이유로 한 병역면제의 부당성

최민종 변호사 특별히 이번 2018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군 면제 혜택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 명성들이 대단하기에 필자가 이 글을 통해 언급하지 않아도 될 만한 많은 스포츠 스타들이 아시안게임을 통하여 군 면제 혜택을 받았고 큰 이슈가 되었기 때문이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모든 남성에게 국방의 의무를 부여하고 있는데, 세계적인 대회라고는 하지만 올림픽이나 아시안 게임에서 일정 메달을 얻어낸 자에게 사실상 국방의무 면제라는 특혜를 주는 것은 형평성에 있어서 문제가 있다고 본다. 병역법에서는 사실상 군면제 혜택을 받게 되는 자들을 체육요원이라고 칭하는데 이 체육요원이라는 제도를 만들게 된 연유를 먼저 알아본다. 병역법 제2조는 예술체육요원이란 예술체육 분야의 특기를 가진 사람으로서 문화창달과 국위선양을 위한 예술체육 분야의 업무에 복무하는 사람을 말한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특히 국위 선양이라는 단어를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체육요원에 편입되고자 하는 자들이 과연 오롯이 국위선양을 위해서만 경기를 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지는 않는다. 선례가 그래왔듯 특히 프로가 정착된 운동을 하는 선수들의 경우 아시안 게임을 통하여 병역이 면제가 된 후에는 국위 선양을 하려고 노력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국력 및 기술력 등을 고려하였을 때 운동선수들이 아시안 게임이나 올림픽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것이 과연 국위선양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을지 의문이다. 과거에 우리나라가 선진국에 진입할 수 없었던 시기에 우리나라를 세계에 알려 국위선양을 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었다. 그런데 이들은 메달을 따도 막대한 부를 얻는 것도 아니었기에, 국가가 국위선양을 한 자들에게 연금을 주고 군에 대한 혜택을 주는 것으로 보답을 한 것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국위선양을 하는 방식이 다양하고, 스포츠 선수들이 우수한 성적을 거둔다면 광고가 붙어 부를 축적하는 경우도 있고, 프로생활을 계속 이어나가 고액의 연봉을 보장받을 수도 있다. 설령 그렇지 못하더라도 우리나라는 자신의 커리어로 지도자 생활을 할 수 있는 스포츠 시스템이 정착이 된 상태이다. 모든 체육요원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분명 운동선수들이 국위선양이 아닌 자신의 개인적 영달을 위하여 군 면제 혜택을 받으려고 노력하고 있는 것은 부인할 수 없다. 과거 메달을 딴 후 체육요원들이 가지는 마음가짐은 겸손 그리고 혜택에 대한 국민들에 대한 미안함이 전제되어 있었다. 하지만 현 체육요원들은 군면제에 대한 이야기를 당연히 누려야할 혜택인 것처럼 공공연하게 이야기한다. 그렇다면 현재 체육요원의 실제적 군복무 시스템을 살펴보자. 병역법 제33조의8 제1항에 따르면 체육요원이 2년 10개월간 자신의 운동분야에서 활약을 한다면 군복무를 이행하는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분명 운동선수들의 20대의 2년은 일반인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2년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다만, 사실상의 군면제 혜택을 국위 선양이 아닌 개인의 이익을 위하여 이용하는 것은 형평의 원리에 어긋나는 것이 아니겠는가. 체육요원에 선정된다면 선수생활을 하며 국위 선양을 위하여 봉사한다는 의무감을 갖게 한 후 선수 생활 종료 시 자신의 체육 분야를 위하여 봉사하는 것을 국방의 의무로 하는 대체복무안을 마련해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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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9.04 19:32

철도가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인 이유

김진준 코레일 전북본부장 교통안전공단에서 실시한 대중교통 안전인식도 조사에서 철도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선정됐다. 지난 주 태풍 솔릭이 한반도에 상륙하여 선박, 항공기 등이 상당기간 발이 묶였으나 열차는 모두 정상적으로 안전하게 운행되었음을 감안하면 어쩌면 당연한 결과라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철도가 국민들에게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은 무엇보다 오랜 기간 철도가 쌓아온 안전에 대한 신뢰가 큰 역할을 했을 것이라 본다. 124년 역사의 한국철도는 2004년 경부선에 KTX가 도입되고 2015년 호남고속철도가 개통되면서 가장 친환경적이고 대중적인 교통수단으로 자리매김 하였다. 오늘은 KTX를 비롯한 열차의 안전운행을 위한 철도의 안전관리 시스템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KTX의 도입으로 철도는 눈부신 속도의 변화를 이루었다. 그런데 빠른 속도는 안전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불가능하다. 어떤 이는 철도의 경우 단순하게 두개의 선로 위만 달렸다 멈추기를 반복하는데 뭐 그리 복잡하겠냐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철도는 우리가 상상하는 것 이상으로 정밀한 운영체계와 시스템을 필요로 한다. 전국적으로 하루 860여회 운행(광역전철 제외)하며 36만명을 실어나르는 철도는 CTC라는 열차집중제어 시스템을 비롯하여 2중?3중으로 보완장치를 마련한 전력운영시스템, 광역통신시스템 등을 갖추고 있다. 또한 열차의 안전운행 여부를 판단할 수 있는 각종 장치들이 안전운행을 돕고 있다. 올 여름과 같이 폭염으로 인해 레일온도가 급격히 상승하는 경우 감속운행 등을 판단할 수 있도록 레일온도 검지장치가 매시간 레일온도를 통보해 주고, 낙석 등 선로로 떨어진 물체를 감지하여 자동으로 열차를 정지시키는 지장물 검지장치도 열차안전운행을 위해 365일 가동 중이다. 기관사가 신호를 오인한 경우나 속도를 초과한 경우 열차를 자동으로 감속 또는 정지시키는 ATP장치는 사고예방에 큰 역할을 하고 있다. IoT 기술과 빅데이터 분석을 활용한 차량과 선로, 역사의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분석하여 정보를 공유하는 실시간 철도안전 통합감시 시스템도 갖추어지면 철도안전은 더욱 확고해 질 것이다. 철도사고 발생시 가끔 이슈화되는 것이 안전벨트다. 자동차나 비행기에는 있는 안전벨트가 왜 KTX에는 없을까? 라는 의문을 품는 분들이 있다. 어쩌면 당연한 의구심이지만 무게만 400톤이 넘어 제동거리가 최대 3km, 제동시간도 1분가량 소요되는 KTX는 급제동으로 인해 고객들이 좌석에서 갑자기 튕겨져 나가는 일은 거의 없다. 대신, 열차 충돌이나 탈선시 차체가 찌그러지면 안전벨트가 신속한 탈출을 방해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설치하지 않고 있다고 한다. 열차안전 확보를 위한 각종 장치의 첨단화에도 불구하고 안전을 지키고자 하는 성숙된 시민의식이 없다면 이는 무용지물이다. 화장실내 흡연으로 KTX가 멈춰 서고, 열차내에서 승무원을 폭행하는 일들은 열차의 안전운행과 고객의 소중한 생명을 지키려는 노력에 찬물을 끼얹는 행동이다. 열차 이용시 나와 더불어 타인을 배려하는 시민의식은 철도를 더욱 안전하고 편리하게 만들 것이다. 최근 남북 화해 분위기 속에서 철도가 남북교류 매체로 각광받고 있다. 경의선이 신의주역까지 연결되면 기차를 타고 남북을 자유롭게 오고가는 날이 올 것이다. 가장 안전한 교통수단인 철도가 남북교류의 마중물이 되길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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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8 18:13

갓난아이의 天眞으로 돌아가라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 교수 만물의 생명력이 가장 왕성하게 되면 최고조의 성장기를 넘으며 쇠퇴기에 접어들어 마침내 노화가 시작되고 점차 생명력이 줄어들게 되나니 이를 자연의 도리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할 수 있겠다. 자연의 도리에 부합하지 않으면 오래 가지 못하고 일찍 끝나게 된다.(物壯則老,是謂不道.不道早已)-노자 도덕경(道德經) 제55장 인생길의 멀고도 험난한 여정(旅程)을 가노라면 숱한 역경(逆境)과 난관(難關)을 겪게 되고 천진무구했던 갓난아이의 심성(心性) 또한 세파에 시달리며 천성(天性)이라 할 본성(本性)을 상실한 채 부도(不道)의 삶으로 서서히 변모되어가게 마련이다. 칡덩굴처럼 얽히고설킨 인간관계로 고민하며 파도처럼 끊임없이 밀려오는 복잡다단한 세상일에 떠밀려 삶의 궤도인 큰길을 이탈하여 이리저리 표류할 수밖에 없는 인생살이에 허우적거리다 보면 늙고 병들어 죽는 일대사(一大事) 큰 문제를 해결 못하고 더 이상 선택의 여지없이 마침내 저승길로 접어들게 되는 것이다. 갓난아이는 온 몸에 정기가 충만하여 무엇인가 잡을 게 있으면 늘 손으로 꼭 쥐고 있으며 이성에 대한 욕구가 일어나지 않음에도 시시때때로 고추가 발기하는 등 극히 자연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또한 자연스러운 필요성에 의해 울기도 하고 의사 표현의 수단으로서 장시간 울음소리를 내기도 하지만 늘 조화와 항상성을 잃지 않음으로써 목이 쉬지 않는다. 갓난아이의 천진무구함, 통나무(樸原木)의 소박함으로 상징되는 제 천성을 온전하게 지니지 못하고 오염시키고 산화시키며 어떤 의도에 의해 손상을 초래하여 천장지구(天長地久)의 자연수명을 스스로 단축시켜 요절(夭折)의 길을 택하는 이들을 보면서 노자(老子)는 말한다. 조화와 항상성, 가공하거나 꾸밈이 없는 질박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천성(天性)을 상실하고 도리(道理)에 부합하는 삶에서 벗어나 부도(不道)의 삶으로 접어들면 한창 무성하다가 이내 시들어버리는 풀처럼 결코 오래 가지 못하는 법이다. 인생을 살아가면서 갓난아이의 소박한 천성(天性)을 처음부터 끝까지 변함없이 줄곧 유지하기란 거의 불가능할 지도 모른다. 그러나 유연성을 지닌, 살아 있는 생명이라면, 또한 자연의 대도를 심득(心得)하여 도리에 부합하는 삶을 살아가는, 다시 말해 늘 깨어 있는 정신의 소유자로서 영원성의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언제나 회복 탄력성에 의해 갓난아이의 천진무구한 속성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다. 몸 또한 도리에 부합하는 삶을 사는 사람이라면 정상적인 자연치유력과 면역력을 십분 발휘하여 세상의 각종 암, 난치병, 괴질을 미연에 막을 수 있게 될 것이고 어떤 계기로 인해 병마(病魔)의 고통을 겪더라도 그리 오래지 않아 갓난아이의 생명의 자연(自然)을 회복하여 병고(病苦)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본래의 건강을 회복할 수 있으리라. 도리(道理)에 부합하는 삶을 통해 자연스럽게 터득되어지는 덕스러움의 극치는 천진무구(天眞無垢), 무지(無知) 무욕(無慾), 유약(柔弱), 조화와 균형, 항상성(恒常性)을 지닌 갓난아이의 속성을 지니고 천성(天性) 그대로 살아감으로써 세상 사람들과 부딪치거나 싸우거나, 경쟁하는 일 없이 평화롭게 자연 수명을 다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노자 가르침의 핵심이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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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21 19:32

건설 단계별 분쟁에 관한 소고

▲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회장 최근 라오스의 남동부, 아타프주 세피안-세남노이 댐 공사장에서 붕괴사고가 났다. 시공사는 국내 대형 건설회사이다. 언론들은 이와 관련해 피해와 보상에 대한 기사를 연일 보도했다. 시공사의 잘못인가, 천재지변인가에 따라 피해금액과 피해의 책임이 엇갈린다. 일반적으로 볼 때 붕괴 사고원인이 댐 자체의 설계 잘못이나, 공사 중 시공의 잘못에 있다면 그 책임은 시공사에 있다. 그러나 폭우가 심해 불가항력(force majeure)에 해당 한다면 천재지변으로 판단해 면책될 수도 있다. 최근 10년 간 이와 같은 폭우가 없었다면 이번 폭우는 불가항력으로 받아질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고는 원인을 밝히는 과정에서 지루한 싸움이 예상된다. 우리 주변에서 이와 같은 갑과 을의 건설관련 분쟁이 종종 일어난다. 건설공사는 복잡한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분쟁의 소지가 그 만큼 많다. 건축사는 건축주의 수 많은 요구사항들을 수용해 설계에 임한다. 출발부터 분쟁의 원인이 여기 저기 숨어 있다. 요구사항을 인지했는지, 모순이 있는지, 실현 가능성이 있는 지 등 건축주와 건축사의 관점이 각각 다르다. 따라서 설계가 명확하지 않다면 이 또한 분쟁의 원인을 안게 된다. 그래서 필자는 설계단계에서부터 철저한 품질관리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확신한다. 아마도 분쟁의 과반이상은 설계에서부터 발생하는 것 같다. 설계가 끝나 건축행위에 들어서면 법령해석 상의 문제, 공사지연에 따른 손해배상청구 등 행정절차 하자에 대한 문제들이 노정된다. 계약단계에서 건설회사의 선정 시 계약금액, 공사기간, 기성금 지급, 하자보수 등 관련된 사항 등을 검토한다. 또한 공사도급계약 체결단계에서 건축주와 시공사가 상호 면밀한 검토 후 약정해야 한다. 그런데 건축주의 무지, 방관 등으로 계약 내용이 정확하게 검토하지 않거나, 계약의 내용의 미표시 등으로 갑과 을은 분쟁을 안고 공사는 시작된다. 또한 공사 완료 후 건축주의 기대 품질과 현실의 차이가 생길 경우 분쟁은 또 다시 시작된다. 이처럼 시공과 관련한 분쟁은 도급인과 수급인의 관계만이 아니라 원도급인과 하수급인, 자재업체와의 관계에서도 일어난다. 민간부문에서는 설계변경에 관한 분쟁이 잦은 편이다. 공사 도중 설계변경은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계약에서 설계변경 시 처리방안에 대한 비용을 허술하게 규정한 경우 공사비의 증감 또는 공사기간의 연장여부에 따라 분쟁이 발생한다. 설계에서 건축주는 건축물의 결함을 확인한 후 책임소재를 불문하고 시공사를 상대로 분쟁을 재기하는 경우가 많다. 실제 완성된 건축물에 대해서는 건축주와 시공자의 입장 사이에서 편차가 커 분쟁이 발생할 수 밖에 없다. 그런 만큼 건설 분쟁이 일어나면 그에 따른 시간과 사회적비용은 발생할 수 밖에 없기 때문에 분쟁을 사전에 예방해야 한다. 국가는 민간건설공사와 관련한 분쟁사례를 빅데이터로 처리해 표준계약서와 계약서약관에 반영도록 함으로써 사회적 비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건설관계자들도 수주에만 관심을 가질 것이 아니라 본인이 책임 있는 자세로 나서서 상호 불필요한 낭비를 없애야 한다. 건설 단계별 분쟁이 일어나지 않도록 사전 점검을 철저히 해 밝은 사회를 만들었으면 한다. △정동환 회장은 원광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서원기술사무소장과 원광대 겸임교수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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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14 20:29

양심적 병역거부, 이젠 비판 대상되어선 안된다

▲ 최민종 변호사 병역법 위반으로 수용생활을 해야 했던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이 이제 대체 복무로 국방의 의무를 해결할 수 있게 되어 처벌받지 않을 길이 마련되었다. 올해 6월 28일 헌법재판소는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병역법 제5조에 대해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이번 결정으로 인하여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에 대한 의견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에 대한 비판이 거세지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남성은 국방의 의무를 지기 때문에 국방의 의무를 이미 이행한 국민, 이행하고 있는 국민, 앞으로 이행할 국민이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비판할 수 있다. 하지만 양심적 병역거부에 대한 의미를 왜곡시켜 비난만을 위한 비난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스럽다. 먼저 양심적 병역거부라는 단어가 주는 의미가 마치 국방의 의무를 다하는 자들이 비양심적인 자들로 치부되는 것처럼 보이나 양심적 병역거부에서의 양심적의 의미는 자신의 사상에 따른 병역거부를 가리키는 것에 불과하다. 헌재 역시 이에 대하여 병역을 이행하는 병역의무자들과 병역의무이행이 국민의 숭고한 의무라고 생각하는 대다수 국민들이 비양심적인 사람들이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라고 결정문에 명시를 하기도 하였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대부분 특정 종교를 믿는 자들이기에 그 비판이 특정 종교에 국한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비판의 근거는 종교도 결국 국가라는 틀 안에 존재한다는 것이다. 필자도 헌법재판소의 헌법불합치 결정이 있기 전 위 논리로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을 비판하였다. 하지만 헌법재판소가 대체복무제를 규정하지 않고 있는 현행법이 헌법에 위배된다는 결정을 내린 이상 필자는 이 비판을 멈추기로 하였다. 국민 개개인이 모여 국가를 이룩하여 그 주권이 국민에게 있고 우리는 투표로 대변되는 대의민주주의를 통하여 그 주권을 의회 또는 행정부에 부여하였다. 국민이 주권을 부여한 국회의원 및 대통령이 직접 추천하여 구성된 헌법재판관들은 수회에 걸친 병역법에 대한 헌법소원의 합헌 결정 이후에 이제 비로소 헌법불합치 결정을 한 것이다. 헌재의 결정은 단순히 일회성의 가치판단이 아닌 현재의 상황, 개인의 권리와 사회 공익 등에 대한 치열한 가치판단의 결과물이다. 대의민주주의 원칙상 헌법재판관의 결정은 곧 우리 국민의 의사로 볼 수 있는 것이다. 양심적 병역거부자들은 자신의 양심과 가치를 실현하기 위하여 교도소에 수감하는 것을 감수하던 사람들이다. 우리 사회가 비판하여야 하는 것은 신성한 국방의 의무를 진정한 양심에 따르지 않고 회피하려는 사람들이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나온 만큼 이제는 우리가 양심적 병역거부자를 비판하는 것을 멈출 때이다. 국회는 자신의 양심과는 관계없이 단순히 국방의 의무를 자신의 편의대로 이행하려는 사람이 대체복무제의 범위에 포함되지 못하도록 명확한 기준을 두어야 할 것이고, 국방의 의무를 성실히 이행한, 이행하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이행할 국민들이 차별을 받는다는 생각을 할 수 없도록 고민하고 또 고민해야 한다. 우리나라 국민의 절반이 국방의 의무를 지고 있는 남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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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8.07 18:49

설렘이 있는 철도여행! 알뜰 사용 설명서

▲ 김진준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장 최악의 폭염으로 숨 쉬기 조차 힘이 들다. 더위를 피해 가족이나 친구들과 바닷가나 계곡 등으로 여행이라도 떠나고 싶지만 비용부담이 만만치 않은게 현실이다. 특히, 요즘 같은 무더위에 쾌적한 여행을 위해서는 오고 갈 때 승용차나 열차를 이용 할 수밖에 없어 교통비가 비용의 많은 부분을 차지한다. 오늘은 열차 이용시 조금이나마 비용부담을 덜어주고자 코레일에서 시행하는 다양한 할인제도와 서비스를 소개해 보고자 한다. 나이가 만 25세 이하라면 내일로를 이용해 보자. 여름과 겨울방학에 열차표 한 장으로 일정기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내일로는 청소년에게 딱 맞는 상품이다. 쏟아지는 태양에 맞서 젊음의 열정과 패기로 대한민국 방방곡곡을 여행하고자 하는 젊은이라면 내일로 티켓이 경제적이다. 만 25세가 넘는 여행객이라면 하나로를 이용하면 좋다. 국내여행 패스인 하나로는 익산-용산 KTX 왕복운임 수준의 가격으로 3일간 일반열차를 1일 편도로 3회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한적한 시골 간이역을 여행해 보고 싶은 사람이나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여행하기 좋아하는 여행객에게 안성맞춤 상품이다. 10명 이상이 함께하는 단체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특별관리단체 상품이 제격이다. 미리 미리 예약한다면 많게는 50% 할인된 가격으로 기차여행을 즐길 수 있다. 이 상품은 사전예약(출발 2개월 전부터)과 조기예매(역이나 주요역 여행센터)가 관건이니 올 여름이 아니더라도 단체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꼭 활용해 보길 추천한다. 자녀가 3명 이상의 가정에서 가족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다자녀 행복할인이 있다. 역 창구에서 가족관계증명서를 제시하고 가족 정보를 등록하면 KTX 요금의 30%를 할인 받을 수 있다. 만 24세 이하 청소년이라면 청소년드림 할인, 만 33세 이하라면 힘내라 청춘 할인, 4명이 함께 이용할 때는 4인 동반석, 임신부 여성을 위한 맘 편한 KTX 등의 혜택이 있으므로 기차로 실속 있는 여행을 즐길 수 있다. 열차는 여행객 뿐 아니라 직장인에게도 빼놓을 수 없는 교통수단이다. 열차로 출퇴근을 하거나, 특정 구간을 정기적으로 이용한다면 정기승차권 상품을 이용하면 좋다. 정기승차권은 가장 높은 할인율과 매번 승차권을 끊어야 하는 번거로움이 없어서 경제적이면서도 편리하다. 특히, 8월부터는 △좌석지정형 △기간선택형 △횟수차감형 등의 정기권이 새롭게 선보일 예정이라 이용자들의 편의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명절때만 되면 차표 대란이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많은 불편을 겪고 있는 명절 승차권을 올 추석부터는 스마트폰 어플을 통해서도 구입할 수 있다. 예매 시간도 기존 6시에서 7시로 한 시간 늦춰져 더욱 편리하게 명절 승차권 구입이 가능하다. 이외에도 코레일에서는 여행객을 위한 다양한 할인상품과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니 궁금한 사항은 가까운 역이나 익산역 여행센터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베란다에 두었던 달걀에서 병아리가 부화하고, 레일의 온도가 상승하여 KTX가 70km로 서행하는 일까지 벌어질 정도로 폭염의 기세가 대단하다. 이런 무더위를 피해 재충전을 위한 여행을 계획하고 있다면 앞서 소개한 다양한 할인 상품을 활용하여 열차를 이용해 보시길 추천한다. 안전하고 편리하면서도 실속 있는 여행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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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31 19:34

무더위 속 체온 저하, 각별한 주의를

▲ 김윤세 전주대 경영대학원 객원교수인산가 회장 사람이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딱딱하고 뻣뻣해진다. 온갖 물체들, 풀과 나무들 역시 살아 있을 때에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뻣뻣해진다. 그러므로 딱딱하고 뻣뻣한 것은 죽음의 무리이고 부드럽고 연약한 것은 삶의 무리이다. (人之生也柔弱,其死也堅强.萬物草木之生也柔脆,其死也枯槁.故堅强者死之徒,柔弱者生之徒노자 도덕경 제 76장) 살아 있는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특성은 부드럽고 연약하다는 것이다. 단 네 글자로 이러한 특성을 잘 설명해주는 특별난 기인(奇人)의 특별난 글귀가 있다. 김삿갓이라는 별명으로 더 잘 알려진 김병연(金炳淵) 선생이 길을 가다가 때마침 초상을 치르고 있던 한 상갓집에 들러 시장기를 면하려 하매 그곳에 있던 누군가가 선비 행색을 지닌 그에게 밥값으로 만장(輓章)에 쓸 글귀를 부탁하였다. 김삿갓은 조금의 망설임도 없이 즉시 붓을 들어 柳柳花花(류류화화)라 써서 주니 모두 그 뜻을 몰라 설명을 부탁하매 사람이란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다가 죽으면 꼿꼿해지는 법이라고 풀이해주었다. 버들 유(柳)자를 우리말로 부들부들, 꽃 화자를 꽃꽃꼿꼿으로 풀이하여 살아 있을 때는 부들부들 부드럽던 사람이, 죽은 뒤에는 몸이 굳어져 꼿꼿해진다라고 설명하여 그 자리에 있던 많은 사람을 크게 웃게 하는 한편 깊이 감탄하게 한 바 있다. 비록 해학적으로 들릴 수 있는 이야기이지만 이 이야기 속에서 사람이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딱딱하고 뻣뻣해진다라는 말로, 삶에서 유연성이 얼마나 중요한지에 대해 강조한 노자 사상의 편린(片鱗)을 엿볼 수 있게 된다. 노자는 사람뿐만 아니라 다른 동식물을 위시하여 심지어 풀과 나무들조차 살아 있을 때는 부드럽고 연약하지만 죽으면 마르고 뻣뻣해진다라고 덧붙인다. 나무도 생명력이 약화하여 수분이 말라서 뻣뻣해지면 종내에는 부러지거나 부서져 수명이 끝나게 되는 것이고 사람 역시 생명력을 떠받치는 물(혈액과 체액)이 마르면서 불(체온)이 사그라지게 되면 점차 유연성을 유지하지 못해 죽음으로 이어지게 되는 법이다. 인체 안팎을 흐르는 기(氣)와 혈액(血液)의 순환이 원활하지 못하고 체온 역시 정상 범위(섭씨 36.5~37.3도)를 벗어나 점차 낮아져서 35도 이하로 내려가면 조직의 유연성이 떨어져 몸은 굳어가고 암세포는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나게 된다. 요즘처럼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삼복더위 속에서도 체온이 36.5도 이하로 저하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한 이유이다. 물과 불의 신묘한 조화 때문에 유지되는 생명체의 생명의 불꽃이 사그라지고 생명의 물줄기 흐름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면 우리 육신의 무병장수(無病長壽) 불로장생(不老長生)의 염원은 허망한 물거품으로 끝나게 되고 게다가 고정관념의 틀을 깨지 못한 영성(靈性)마저 영원성(永遠性)에 합류하지 못하고 종막을 고하게 된다. 한 마디로 육신의 생명은 인생행로에서 암, 난치병, 괴질의 복병(伏兵)을 만나 비명횡사(非命橫死)를 면하지 못하고 정신 생명이라 할 영성은 어둠에 갇혀 영원성의 밝은 세상으로 가지 못한 채 미망(迷妄)의 윤회(輪廻)를 거듭하는 신세를 면하기 어려우리라는 점을 간과하지 말아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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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24 19:49

전북일보! 전북일보! 전북일보!

▲ 양경무 대자인병원 외과부장성형외과 전문의전북대학교 명예교수 나는 전북일보 애독자다. 전북일보는 1950년에 창간됐으니 어쩌면 전북일보와 나는 평생을 함께 살아온 친구요 그것도 아주 익숙하고 속속들이 잘 아는 친구다. 한국 전쟁 중에 태어났으니 나와 마찬가지로 어수선한 시기에 태어나서 어려운 시기와 개발 시기를 거쳐 현대 부흥기를 함께한 같은 동네 동년배류의 친구 같은 관계이다. 내가 전북일보를 처음 접한 것은 중학교 2학년 때다. 어느 날 집에서 아버지께서 펼치시던 신문이 궁금했다. 그때 세상의 배움과 이치에 조금씩 관심을 가지게 됐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 동네에 이사 오신 이홍래 선생님께 천자문을 배우면서 말과 글에 대한 깊이와 사고에 눈을 뜨기 시작했고 책이 보이고 신문이 보여지면서 세상에 대한 궁금함이 시작됐다. 필자는 늘 하루를 전북일보와 함께 시작하곤 했으니까 평생 함께 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때 전북일보는 4면으로 지질은 물론 활자와 인쇄도 요즈음 같지 못하고 오늘의 전북일보와는 전혀 다른 신문이었다. 전북일보는 그렇게 전라북도에서 가장 오래되고 제일이고 전라북도와 함께 해왔고 앞으로도 함께 할 신문이라고 생각한다. 요즈음에는 미디어가 다양하게 발전하고 IT와 디지털 기술의 획기적인 발전으로 뉴스와 정보를 신문에만 의존하지는 않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신문은 정적 시각으로 집중할 수 있고 보존되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가장 전통적이고 접근도 손쉽고 익숙한 매체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서 앞으로도 전북일보는 계속 발행될 것이고 형태야 조금은 변해도 여전히 우리와 같이 사는 전북사회일원이 되리라고 생각한다. 전북일보는 그런 면에서 전라북도가 없어지지 않고 존속하는 한 함께 있을 것이다. 전에도 그래 왔던 것처럼 사주는 바뀌어질 수 있지만 전북일보라는 대표성을 갖고 그 이름으로 만으로도 계속 지속될 것이고 전북에서 든든한 언론으로 역할을 다하리라고 기대한다. 요즈음에는 신문이 미디어로서 이점이 있는 것도 아니고 편의성과 접근성 면에서 다른 매체 보다 유리한 것도 아니기에 운영하는데도 쉽지 않고 부담도 클 것이다. 하지만 적은 급여와 많은 업무량임에도 오늘까지 지켜온 전북일보 가족들에게 사주께 칭찬과 격려를 보내고 응원을 한다. 지금까지 해왔던 것처럼 응원할 것이다 사실 오늘의 전북일보를 읽은 독자는 감사하고 기쁜 마음을 금할 수가 없다. 내용도 기사도 종류도 많은 발전을 이루었다.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지방 스포츠 기획 등 다양한 기사와 볼거리 많은 신문이 되었다. 앞으로도 자만하지 말고 전북의 과거를 되돌아 보게 하고 현실을 직시하게 하며 미래에 대한 예견과 밝은 눈으로 우리 전북을 비추어 주길 바란다. 쉽지 않은 길일 것이다. 한편으로는 교육부문에 열심을 쏟으며, 정도 언론, 따듯하고 약자를 배려하며 정의를 밝혀주고 경종을 울려주는 깨움의 언론이 되어주길 소원하고 응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아 전북일보! 전북일보! 계속해서 나아지고 성실하며 우리의 친구가 되어 주길 기도한다. 간절한 사족을 붙이고 싶다. 전북일보 온가족이 따뜻해 졌으면 한다. 안으로 밖으로 모두 훈훈해 지기를 소망한다. △양경무 외과부장은 전북대학교병원 성형외과 교수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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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7 20:29

검경 수사권 조정에서 고려해야 할 피고인의 권리

▲ 최민종 변호사 지난달 21일 정부는 검경수사권 조정 최종안을 발표하였다. 그 요지는 경찰이 검찰 지휘 없이 수사를 하고, 만약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다면 사건을 자체 종결할 수 있게 하여 수사의 독립성을 갖게 한다는 것이다. 다만 경찰이 자체 종결한 사건에 대하여도 고소 고발인이 이의신청을 하여 검찰의 판단을 받을 수 있고, 경찰의 송치 이후 검찰은 기소를 하는 과정에서 경찰에 검토와 보완수사나 재수사를 요구할 수 있어 검찰과 경찰의 적절한 권력관계를 유지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절대적인 검사의 경찰에 대한 수사 지휘는 경찰 수사 독립성을 훼손시킬 우려가 있고, 경찰이 수사 종결권을 갖는다 하더라고 이의신청 절차가 있다는 점에서 필자는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을 환영한다. 다만 변호사로서 이번 검경 수사권 조정과 관련하여 논의되지 않고 있는 부분이 있는 것 같아 이에 대하여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 형사소송법에는 과거 임의성이 결여된 증거를 양산하여 형사 처벌을 하던 악습으로 인하여 경찰 검찰 단계에서 수사상 임의성이 문제되는 증거에는 증거능력을 부여하지 않고 증거로 사용되지 못하도록 하는 법리가 존재한다. 즉, 자신의 의사대로 만들어지지 않은 증거는 증거로 사용하게 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한편, 형사사건에서 증거들 중 경찰이 피의자를 조사하여 만들어낸 문서인 사경작성 피의자신문조서는 재판과정에서 증거에 관한 의견을 밝힐 때 그 내용을 인정하지 아니한다라는 의사표시 하나에 증거능력이 사라진다. 이는 현재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인하여 경찰 수사가 주요한 수사 권력이 된 상황에서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현재 형사재판에서는 만약 피고인이 무죄를 다투는 경우 증거능력을 사라지게 하는 경우가 빈번하다. 검경 수사조정 내용에 검찰이 필요한 경우 직접 재수사를 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기는 하나 골자는 검찰에서 경찰에 재수사 요구를 하는 것이다. 원칙적으로 검찰이 경찰에 재수사요구를 한다면 현출되는 피의자 진술에 관한 증거는 검찰이 아닌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만 존재할 수 있는 사건들이 많아질 수 있다. 만약 이 상태로 검찰이 기소를 한다면 변호인이나 피고인이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으면 결국 가장 중요한 피의자가 직접 진술한 증거가 사라지는 것이다. 자칫 형사소송에서 이런 중요한 증거가 사라지면 변호인의 입장에서는 좋은 것이 아니냐고 반문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경찰이 작성한 피의자신문조서만 현출된 채 기소를 하는 경우가 빈번해진다면 피고인들은 이의 내용을 인정하지 않아 증거능력을 사라지게 할 것이고 이것이 하나의 잘못된 관습이 될 우려가 있다. 그렇다면 진정으로 양심에 따라 무죄를 주장하는 자의 위 행위가 잘못된 관습으로 치부될 수 있는 것이다. 물론 검경수사권 조정의 첫 합의안이 도출되어 입법자들이 위 상황을 인식하고 있고 법령 개정을 준비하고 있겠지만 검경의 권력 조율에 신경쓴 채 형사소송법이 기본으로 하는 피고인의 권리는 도외시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를 표한다. 또한 경찰작성 피의자신문조서의 내용을 부인하게 되면 증거능력이 사라지게끔 하는 형사소송법이 어떤 이유에서 존재하게 되었는지 다시 한번 생각해보아야 하며, 경찰의 수사가 더욱 중요해진만큼 책임 있는 수사가 필요하다. 익산 약촌오거리, 삼례나라슈퍼 사건이 21세기의 일이다. △최민종 변호사는 공익법무관을 거쳐 법률사무소를 운영하며 전주지법 국선변호인, 마을변호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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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10 18:27

뜨거운 여름, 기차 타고 떠나는 청춘여행 '내일로'

▲ 김진준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장 80년대 학창시절의 기차여행은 낭만의 대표주자였다. 함께한 이가 속 깊은 우정을 나누던 친구이든, 연인이든 여름 방학이 되면 열차를 타고 어디론가 떠나는 것만으로도 가슴 설레는 일이었다. 지금처럼 여행이 수월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그 설렘은 더 컸을 것이다. 얄팍한 주머니 사정으로 상대적으로 저렴한 비둘기호나 통일호 열차에 오르면 오늘날 KTX의 속도감에 비할 수 없는 느림의 미학을 느낄 수 있었다. 열차가 달려가는 동안 느긋하게 바깥 풍경에 취하기도 하고, 시끌벅적한 기차안의 분위기에 젖어들기도 했다. 옆자리의 누군가가 끌러놓은 보따리에서 삶은 계란을 함께 먹기도 하고, 처음 만나는 어르신들과 대화도 섞어가며 달리던 열차 안 풍경은 오랜 시간이 흘렀지만 지금껏 정겨운 추억으로 남아 있다. 풍족하진 않았지만 청춘의 아름다운 추억을 간직한 우리 세대와 다르게 언제인가 부터 대한민국의 젊은이들은 아르바이트나 취업준비 등으로 젊음을 만끽할 만한 여유를 갖지 못하고 있다. 취업의 높은 벽은 삶에 있어 꼭 필요한 사색과 경험을 위한 시간에 대한 투자를 짓누르고 있다. 잠시 쉬었다 하라고 의자를 내밀어 주고 싶지만, 현실은 내민 손을 잡는다. 그렇게 우리의 아들과 딸들, 이 땅의 청춘들은 메마른 땅에 힘들게 뿌리 내린 풀처럼 불안 불안하여 볼 때마다 가슴을 졸이게 된다. 하지만 급할수록 돌아가라고 했다. 우리의 청춘들에게도 온전한 쉼을 주자. 우리의 청춘이 쉼을 통해 청춘의 역경을 이겨내고 힘을 내야 우리 사회가 건강해지고, 우리 모두의 미래가 밝아진다. 일찍 부터 영국에서는 고등학교 졸업 후 여행을 떠나는 전통이 있다고 한다. 떠날 때와 달리, 돌아올 때에 세상 보는 눈이 한 뼘씩 자라 온다고 한다. 여행은 그런 힘이 있는 것이다. 우리 세대의 청춘시절 여행은 큰마음을 먹고서야 떠날 수 있었다. 요즘 젊은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방학기간에 기차표 하나로 전국을 누빌 수 있다. 우리 세대의 눈으로 보면 복 많은 세대다. 열차표 한 장이면 일정기간 해당 열차를 무제한으로 이용하면서 여행할 수 있는 만 25세(올해는 29세) 이하 청춘을 위한 상품 내일로가 있기 때문이다. 내일로 티켓만 있으면, 뜨거운 이 여름, 청춘을 만끽할 기차 여행이 가능하다. 젊음은 호기롭다. 그래서 젊은 시절의 여행은 더욱 뇌리에 남는다. 가보지 못한 곳에 대한 호기심에 도전하는 용기가 더해지면서 자기주도적 여행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내일로 티켓으로 여행하는 젊은이들이 늘어나면서 이들을 내일러라고 지칭하는 신조어도 생겼다. 젊음 하나 들고, 대한민국 구석구석을 기차로 돌아볼 수 있으니 이젠 유럽의 유레일패스도 부러울 것이 없다. 소위 디지털세대로 불리는 내일러들은 방문지에서 행복한 인증샷을 찍어 SNS에 올린다. 이들의 즐거운 에너지와 지역 특유의 향기가 공유되고 그 곳엔 더 많은 방문객이 몰려온다. 내일러들은 여행하며 침체된 지역 분위기에 활력을 불어넣기도 한다. 전북의 지자체들도 내일러가 안전하고 더 편리하게 우리 지역의 명소를 둘러볼 수 있도록 식당이나 숙소 할인, 투어버스 운영 등 체감할 수 있는 지원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독일의 대문호 괴테가 말했다. 여행은 돌아오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 출발하기 위해 하는 것이다.라고. 이 뜨거운 여름, 자, 내일로와 함께 내일의 희망을 찾아 떠나보자! 칙칙폭폭 기차를 타고. △김진준 본부장은 1987년 철도청에 입사한 뒤 행정감사처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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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7.03 20:32

적군묘지

▲ 정군수 석정문학관 관장 마을 뒷산에 인민군 무덤이 있었다. 625때 이북으로 가지 못하고 숨어있던 어린 인민군이 배고파 감자를 캐먹다 아군한테 총 맞아 죽은 시체를 묻어준 것이다. 아무도 돌보지 않는 무덤은 헐어져 겨우 흔적만 남아있었다. 사람들이 무덤 옆에 가는 것을 꺼려 그 곳은 적막하였다. 그런 무덤 앞에 하지 무렵이면 꿩알만한 감자 몇 알이 놓여 있었다. 밭 매러 가던 어머니가 싸가시던 감자를 어린 인민군 무덤 앞에 놓아둔 것이다. 해가 긴 하지가 지날 때까지 감자는 빼빼 말라서 허기진 인민군 무덤을 지키고 있었다. 필자는 옛날에 들었던 이야기에다 상상을 깃들여 졸시 「하지」를 썼다. 필자가 그 시에서 나타내고자 했던 것은 적군에 대한 포용과 사랑이었다. 어머니는 우리의 어머니이며, 어린 인민군의 어머니이기도 하였다. 하지가 되면 어린 인민군이 / 감자밭으로 기어나옵니다 / 삐비꽃도 날아가버린 산에서 / 인민군 무덤 앞에 놓인 감자알이 / 우리 어머니와 인민군 어머니가 / 서로 등 다독여주는 소리를 듣습니다 여기에서 우리 어머니와 인민군 어머니가 서로 등 다독여주는 것은 현실적 상황은 아니다. 625의 상처와 갈등을 감자와 어머니를 통하여 화해하고 포용하는 사랑을 보여주고자 함이었다. 모성애와 같은 동포애가 이 산하를 구하고 평화를 가져온다는 신념에서였다. 경기도 파주시에는 북한군 묘역이 있다. 우리의 묘는 대부분 남쪽으로 머리를 두는 것과는 달리 이곳의 묘는 모두 북쪽을 향하고 있다. 넋이나마 북쪽 고향땅을 가까이 바라보도록 배려하여 민간인 통제선 가까운 곳 북향에 묘지를 택했다 한다. 무명의 북한군 작은 묘비석에는 유해가 발견된 날짜와 장소가 새겨져 있다. 우리 목숨을 향하여 총부리를 겨누던 또 다른 주검을 위하여 아늑한 묘지를 만들어놓은 것이다. 적군의 유해를 이처럼 안장한 묘지는 세계에서 우리나라뿐이라 하니, 적군의 시신을 껴안고 있는 산하가 고맙고 동포애가 눈물겹다. 구상 시인의 「초토(焦土)의 시 8」 에는 적군 묘지 앞에서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이 시는 625라는 한국전쟁으로 생겨난 적군묘지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 내용은 무덤속의 적군에 대한 적대 의식이나 증오보다는 동포애와 인간애, 그리고 관용과 연민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생사를 넘나드는 전장에서 서로 총부리를 겨누던 사이였지만, 이제 전쟁이 종결되고 그들의 무덤 앞에 섰을 때는, 동족으로서의 연민의 정이 느껴질 뿐이다. 이러한 연민의 정은 적군의 시체를 양지 바른 곳에 묻는, 인도주의적 행동으로 이어지면서 동질감으로 발전하고 있다. 어제까지 너희의 목숨을 겨눠 / 방아쇠를 당기던 우리의 그 손으로 / 썩어 문들어진 살덩이와 뼈를 추려 / 그래도 양지 바른 두메를 골라 / 고이 파묻어 떼마저 입혔거니 이 시는 분단의 비극을 고발하거나 저주하지 않고, 인내로 참회에 도달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적군의 원은(怨恩)을 시인 자신의 희망으로 전환시켜 진정한 화해와 통일을 염원하고 있다. 살아서는 너희와 나와 / 미움으로 맺혔건만 / 이제는 오히려 너희의 / 풀지 못한 원한이 / 나의 바람 속에 깃들여 있도다 시인은 살아서 미움으로 맺힌 적군의 한이 죽어서 통일이라는 소망으로 시인의 뜻과 함께 이루어지기를 바라고 있다. 시의 제목 초토는 민족의 비극인 625로 폐허가 된 조국산하를 뜻한다. 이념의 대립이 칼날 같았던 시기에 압력과 위협을 당하면서도 적군 묘지 앞에서를 쓴 시인은 오늘의 한국 모습을 예견한 것 같다. 초토가 된 산하에 수십 성상의 구름이 흘러가고, 이제 우리의 조국은 평화와 통일이라는 새로운 세상으로 치닫고 있다. 비바람 뒤에 피어나는 꽃처럼 화해와 포용으로 서로를 감싸야 할 때가 왔다. 어린 인민군 무덤에 감자를 갖다 놓았던 우리 어머니의 신앙 같던 사랑이 통일로 이어지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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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06.26 2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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