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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 전문인재 양성을 위해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할 문제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우리나라 인구가 줄고 있다. 학령인구도 본격적으로 줄기 시작하여 전국 대학들이 위기를 맞이하고 있다. 대학들 중에 지방 대학은 더 큰 문제이다. 지역의 학생들은 대입 시기 뿐만 아니라 편입을 통해서라도 수도권 대학을 가려고 노력을 한다. 또한 졸업을 하더라도 석박사 과정과 직장을 수도권으로 희망하여 우수한 인적 자원들이 점차적으로 지역을 떠나간다. 이는 지역의 전문인력 부족 및 생산성 저하라는 심각한 문제를 발생시킨다. 이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지역 청년들을 시대에 맞는 창의융합형 전문인재로 양성하여 지역에 정착시켜야 한다. 또한 대학과 지역 젊은이들을 위한 새로운 형태의 지원 사업과 시대에 맞는 획기적인 정책이 필요하다. 그러나 그보다 앞서 최우선적으로 개선이 필요한 것은 미래 전문인재 양성 기관인 대학을 바라보는 정부 기관들의 인식 및 지원 사업 규정 개선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 각 종 대학 지원 사업 시행 시 일어난 다양한 금전적 사건사고들 때문에 급변하는 글로벌 환경에 대비하기 위해 만든 소중한 사업들이 이상하게 변질되어 방향과 실효성을 잃어버린 채 국고를 낭비하고 있다. 학생들을 위한 지원은 있지만 사업 실행을 위한 교수와 운영인력들을 위한 지원은 없다. 또한 지원 금액 대비 성과 위주의 작은 단위 사업들이 많아 행정 일만 많고 효과성이 전혀 없다. 정부에서 지원하는 연구개발, 교육 지원 및 환경 개선 등 그 모든 사업에 회의 명목의 식비 외에 교수들의 인건비와 연구 활동비는 거의 없다. 그리고 어떤 사업들은 심지어 연구 및 교육 장비를 구매할 수 도 없다. 소속 대학에서 급여를 받으니 국가 지원 사업을 위한 활동은 무상으로 참여하라는 것이다. 학생들에게 신교육을 위한 교육비와 활동비를 지원하니 그것만으로도 대학과 교수들에게 도움이 되지 않느냐는 것이다. 누가 들어도 너무나 비상식적인 일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교수들은 직장 유지와 논문 작성을 위해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국가의 각 종 지원 사업을 수주 후 수행한다. 미래를 선도할 수 있는 기초 학문을 연구하는 것은 먼 옛날 과거의 일이다. 대한민국의 모든 직장인들에게 묻고 싶다. 매달 월급 받으니 직업을 유지하고 싶으면 기존에 하던 일 이외에 다른 성격의 일을 아무런 대가도 없이 더 하라고 하면 하겠는가? 고등학교도 보충수업을 하면 선생님들에게 보충수업 수당을 지급하고, 회사는 추가 근무 수당을 지급한다. 몇 몇 학교와 교수들이 사고를 쳤으면 사고 예방을 위한 규정을 만들어야지 사업이 제대로 수행될 수 없는 비상식적인 규정을 만들어 시행하면 어떡하는가? 우리 사회는 현재 대학을 잠재적인 범재 집단으로 보고 있지는 아니한가? 그리고 대학 교수들은 왜 이러한 부조리한 현실과 환경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는 것인지? 참 이해가 가지 않는다. 아닌 건 아닌 것이고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다. 우리나라 미래를 위한 전문인재 양성을 위한 순기능을 가지고 있는 전문 기관이 어디인가? 기업인가? 국가 연구기관인가? 아니면 사설 학원인가? 바로 대학이다. 그러한 대학들이 바로 설 수 있도록 시대에 맞는 바른 정책 수립과 실효성 있는 사업 지원을 해 주어야 할 것이다. 빠르게 변화하며 발전하는 디지털 시대에 국가 미래를 위한 전문 인재양성 사업은 그 어떤 사업보다도 선행되어야 한다. 그를 위해서는 이제는 가장 기본적이고 상식적인 것부터 바로 잡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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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16 20:30

1년 남은 총선, 무엇을 얻고 무엇을 버릴 것인가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생물학자 민경진 교수(인하대)는 10여년 전 사극드라마를 보다가 문득 조선시대 내시 수명이 궁금해졌다. 민교수는 연구팀을 꾸려 17세기와 18세기 조선시대의 양세계보(환관족보)를 분석했고 내시 81명의 평균수명을 도출했다. 그들은 평균 70세를 살았고 그 중 3명은 100살 넘게 살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임금의 평균수명은 47세였고, 양반은 51세였다. 이 연구 결과는 저명한 국제저널 최신 생물학(Current Biology)에 실리는 등 화제를 모았다. 조선시대 내시가 왕이나 양반보다 1.5배 오래 산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한 연구팀 설명이 흥미롭다. 후손을 남기는 데 쓸 힘이 늙지 않는 데 쓰였다는 것. 노화의 이유는 세포손상이다. 번식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육체는 남는 에너지를 손상세포를 치유하는 데 쏟아 부었고 그 결과 노화가 늦춰졌다는 분석이다. 이는 생물학자 토머스 커크우드의 일회용 신체이론(Disposable soma theory)의 골자기도하다. 실제로 신체가 사용할 수 있는 에너지는 한정돼 있다. 그 한정된 에너지는 신진대사, 세포 치유, 체온유지, 번식 등의 활동에 적절히 분배되도록 우리 몸은 설계돼있다. 한 쪽이 소홀하면 그만큼 다른 쪽이 왕성해진다. 물리학에서도 비슷한 내용이 발견된다. 이른바 질량보존의 법칙. 물질의 형태가 이래저래 변해도 그 형태를 합한 질량은 변치 않는 다는 게 핵심이다. 라부아지에(Antoine-Laurent Lavoisier)는 이 법칙으로 화학의 아버지가 됐다. 그러나 인문학이나 사회학 영역에서도 이 법칙이 자주 인용된다. 예를 들어 행불행의 총량은 정해져 있으니, 불행이 연속되면 이제 행복할 일만 남았다는 새옹지마식 위로다. 사회 양극화 현상을 설명할 때도 쓰인다. 부나 자원은 한정돼 있으니 어느 한쪽이 지나치게 가져가면 남은 대다수가 가난해진다는 식이다. 경제학에선 이를 제로섬(Zero-sum)으로 표현한다. 한쪽 이득+다른 쪽 손실=0이 된다는 게임이론이다. 살면서 뭔가를 얻으려면 다른 뭔가를 버려야한다는 것을 우리는 경험칙으로 안다. 복잡한 연구를 통해 증명하지 않아도 말이다. 결국 우리는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라는 질문을 마주하게 된다. 한정된 세상 속에서 얻어야 하는 것과 포기해야할 것을 골라내는 건 모두에게 주어진 어려운 숙제다. 이 숙제를 푸는 방법 중 하나가 바로 선거다. 우리 대신 중요결정을 해줄 지혜로운 자를 고르는 일말이다. 정치는 한정된 재화나 가치를 권위적으로 분배하는 일이다. 정치인은 우리가 무엇을 취하고 무엇을 버릴 건지 권위를 가지고 대신 택해줄 사람이다. 따라서 별 고민 없이 투표한다는 건 (비유적으로 말하면) 우리가 왕 대신 내시가 되어도, 평온한 삶 대신 부침이 심한 삶을 살아도, 부유층 아닌 대다수 빈민층에 속하게 되어도 관계없다는 것과 같다. 21대 총선이 1년 남았다. 우리 지역도 벌써 분주하다. 환하게 웃는 예비후보들 얼굴이 길에서 보이기 시작한다. 언론노출 빈도도 잦아진다. 앞으로 남은 기간 동안 후보자들은 인생을 걸고 선거준비를 할 것이다. 유권자에겐 투표준비기간이다. 유권자도 인생을 걸고 고민해야한다. 남은 삶에서 무엇을 얻고 무엇을 내려놓을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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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9 20:00

실패할 국가로 가는 팔부 능선 넘은 대한민국

홍석빈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초등학교 미술 시간에 데칼코마니(Decalcomanie)를 했던 기억이 난다. 종이에 여러 색 물감으로 일정한 무늬를 찍어 반으로 접으면 좌우대칭의 신기한 형형색색 모양들이 나왔다.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하거나 논란이 되고 있는 소위 정재관학계 리더들과 최근 입에 담기에 민망한 행위들로 추락한 연예계 아이돌들의 소식을 들으며 떠오른 생각이 데칼코마니다. 영역은 다르나 본질은 같다. 우리 사회 내 모든 영역에서 특권에 의한 반칙과 부패행위들이 포화상태에 이르러 갖가지 모양새로 터져 나오고 있다. 대다수 국민들이 오죽하면 이처럼 비정상이 일상화 된 세태를 풍자하여 대한민국을 총체적 부패공화국이니 망한민국이라고까지 칭할까 싶다. 국회 인사청문회는 이미 오래전부터 그 실효성에 대해 의문이 제기될 정도로 당초 제도적 취지가 무색해졌다. 심지어 우스갯소리로 장관이 되기 위해서는 7종 부적격 종합선물세트(부동산 투기, 위장전입, 탈세, 논문 표절, 병역 기피, 음주운전, 막말) 행위들 중 하나 이상은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일까. 국가의 품격과 국민의 자긍심을 훼손하는 세태이기에 자괴감을 금할 수 없다. 우리나라가 이러한 상황까지 이른 데에는 여러 이유들이 있겠지만 필자는 우리 모두가 부지불식간에 사회 기득권 지배층이 되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권력지상주의와 배금주의(mammonism)에 물들어 있기 때문이라고 본다. 지난 수십 년 간 산업화와 민주화 시대를 거치면서 한국사회에 착근되었어야 할 정의, 그리고 원칙과 상식에 입각한 시대정신이 제대로 정립되지 못한 채, 일단 만사 제치고 나와 내 가족, 내 일, 내 출신 지역부터 잘 되고 봐야 한다는 극단적 이기심과 1등 지상주의에 우리 모두가 사로잡혀 있는 탓이 아닐까 싶다. 대런 애쓰모글루 MIT대 교수와 제임슨 로빈슨 하버드대 교수는 그들의 공저 「국가는 왜 실패하는가」에서 인류역사 5천여 년 동안 국가와 민족의 흥망성쇠에 대한 분석을 했다. 결론은 사회구성원 다수를 위한 포용적(inclusive) 정치경제제도를 구축하는 데 성공한 국가와 민족은 예외 없이 흥했고, 소수 정치경제 기득권층의 호의호식과 영달만을 추구하는 약탈적(extractive) 정치경제제도를 고수해 온 측은 예외 없이 망했다는 것이다. 반칙과 특권이 판치는 1:99의 사회는 결코 지속가능한 발전을 할 수 없다. 현재 대한민국은 미래 성공과 실패의 갈림길 중 어디에 위치해 있는가. 현 상태라면 불행하게도 실패할 국가로 가는 팔부 능선을 넘고 있는 것은 아닐까싶어 우려가 크다. 19세기 말 아르헨티나는 G5에 꼽힐 정도로 부강한 나라였다. 이탈리아 동화작가 에드먼드 데 아미치스가 쓴 엄마찾아삼만리는 당시 남미의 파리라고 불릴 정도로 번화했던 부에노스아이레스로 일하러 간 엄마를 찾으러 떠난 가난한 이탈리아의 소년 마르코의 여행기를 다룬 동화다. 지금의 이탈리아와 아르헨티나는 어떤가? 청년 세 명중 한 명이 실업자인 아르헨티나 청년들은 이탈리아 대사관에 찾아가 자신들의 조부모는 이탈리아인이었다며 이탈리아 국적회복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고 한다. 긴 시간 정경유착과 사회 곳곳에 만연한 부패로 찌들어 온 아르헨티나의 종착지는 국가부도사태였다. 차제에 전라북도 도민들은 인사청문회에서 낙마한 전북 출신 장관후보자들에 대해 아쉬워하기 보다는 더 엄격한 기준의 양심과 상식에 기반하여 실추된 우리 사회의 정의를 앞장서 회복시킨다는 명분과 자부심을 가지고 시대정신을 바로세우는 지혜를 보여주기 바라는 마음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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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4.02 20:25

생애 첫 종합건강검진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이 땅에 새천년의 첫 아기가 태어났다. 새천년의 문이 열리는 지금, 새 생명과 함께 한민족의 이름으로 온 인류를 향해 평화를 선언한다. 1999년 12월 31일 밤 2000년을 맞이하기 위한 새천년맞이 국민대축제때 김대중 대통령 축사의 일부다. 새천년 시작과 함께 탄생하는 즈믄둥이 여아 구슬이와 남자아이 바위의 출생 장면과 우주정거장 미르호 승무원들의 새천년 축하메시지 등 다채로운 새천년 맞이 행사가 지구촌 곳곳에서 열렸다. 새천년을 맞이하면서 떠들썩한 밀레니엄베이비 마케팅과 다가올 21세기에 펼쳐질 사회변화 등 축제 분위기를 기억한다. 덕분일까 2000년 우리나라 출생아는 63만4501명으로 1999년에 비해 2만명이상 늘기도 했다. 올해는 바로 그 즈믄둥이 바위가 병역판정검사를 받는 해이다. 이 땅에 남자로 태어나 19세가 되기 때문이다. 올해 병역판정검사 대상인원은 전국적으로 34만여 명이며 전북지역 검사대상자는 1만 2579명이다. 병역판정검사는 병역의무자 개개인의 병역의무 이행형태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무엇보다 정밀하고 투명 공정하게 이루어져야 하는 이유다. 병무청은 그동안 검사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고 정확한 검사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 검사과정을 완전 전산화하고, 정밀한 검사와 의무자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MRI나 CT 같은 첨단 의료장비도 갖추었다. 질환자가 많은 내과, 정신과, 정형외과는 전담의사를 1명에서 2명으로 늘려 전문성을 높이고 있다. 모든 수검자들은 백혈구감별검사, HIV 검사를 비롯한 총 26개 항목의 병리검사에 잠복결핵검사까지 받는다. 병역판정검사를 마친 수검자들은 검사 현장에서 건강정보가 수록된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서를 받는다. 건강정보에 대한 항목별 검사목적과 결과에 대한 임상적인 의미를 비롯해 개인별 맞춤식 질병건강정보를 담았다.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하고 조기에 치료를 할 수 있게 돼 군복무 가능여부를 판단하던 병역판정검사가 생애 첫 종합건강검진으로 발전한 것이다. 여느 종합병원의 건강검진과 비교해도 손색이 없다. 백혈병 등 수검자들이 자각증상이 없어 모르고 지냈던 질환을 병무청에 와서 알게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질환을 조기에 발견해 치료를 받을 수 있으니 여간 다행한 일이 아니다. 한 해 30여만명의 검사결과가 축적된 빅데이터는 향후 국민건강 증진을 위한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다. 필자는 직업 특성상 젊은이들이 한 순간의 사고로 평생의 장애를 입거나 검은 유혹에 넘어가 불치의 질환을 가지게 된 사례를 종종 본다. 겉보기에 건강해 보여도 알고 보면 큰 장애가 있는 경우도 많다. 이런 젊은이들이 앞으로 겪어야 할 험난한 여정을 생각하면 너무 안타깝다. 건강과 젊음은 잃고 난 뒤에야 그 고마움을 안다는 아라비아 속담이 있다. 건강의 소중함은 누구나 같을 것인데 잊고 살다가 중장년이 되어 몸에 이상신호를 느껴야 우리는 건강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오늘도 장래 준비로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우리 젊은이들이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일찍부터 자신의 건강에 관심을 갖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 병무청도 정밀한 병역판정검사를 통해 군에서 필요한 정예자원을 선발함은 물론 생애 첫 종합건강검진으로 국민건강보건에 기여할 수 있도록 지속적인 노력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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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26 20:49

지역 관광 산업 활성화 방안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꽃들이 만개하는 춘삼월 완연한 봄이 왔다. 조만간 전국 도로와 지역의 축제장들은 관광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룰 것이다. 봄 관광 시즌이 시작 된 것이다. 전국 각 지역에서는 전년 보다 더 많은 관광객들을 유치하기 위하여 매년 경쟁하며 노력을 하고 있으나 국내 관광객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어 고민이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인구감소, 불경기, 미세먼지 등등 이런 저런 일반적인 이유일까? 아니면 우리나라의 관광 자원이 식상해져서 일까? 이에 대해 국내 전문가들이 원인과 대책을 내놓고 있지만 그다지 큰 효과를 얻고 있지는 못하고 있다. 국내 관광 인구 감소의 원인이야 많겠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이유 중 하나는 과거에 비해 국내 관광객들의 눈높이가 높아지고 관광 스타일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2000년대부터 국민들의 소득 및 생활수준이 향상되고 해외여행이 증가하면서 국내 관광 산업의 주요 고객인 국민들의 눈높이가 높아졌다는 것을 정확하게 인지하고 인정하여야 한다. 이제는 국내 산, 바다, 호수, 성지 등등의 장소 중심 관광지를 갖고 아무리 고민을 하여도 해외의 유명한 역사, 문화, 자연 관광지들과 경쟁을 할 수가 없다. 그리고 고화질 미디어 서비스를 통한 해외 유명 관광지 소개와 관광 예능 프로그램들은 국내 고객들에게 색다른 간접 경험과 해외 관광에 대한 욕구와 기대를 심어주고 있다. 또한 스마트폰의 생활화는 고객들의 여행 스타일을 바꾸어 버렸다. 사전에 철저한 조사와 다른 사람들의 체험 후기를 꼼꼼하게 읽어 본 후 남들과 다른 자신에게 맞는 개인 선택 맞춤 관광 프로그램을 준비하여 움직인다. 이러한 시대에 미래의 발전적 여행 및 관광 모델은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지역의 관광 명소 중심의 주마간산(走馬看山)형 관광이 아닌 생활(Life) 서비스 관광이다. 그럼 과연 생활(Life) 서비스 관광이란 무엇일까? 반복되고 지친 일상의 환경이 아닌 조금은 낯설지만 편안한 환경에서 바쁜 직장 생활과 스마트기기에 종속되어 지내 온 자신과 가족들의 영혼에 자유와 평온한 행복감을 주는 것이다. 지금까지 장소와 이벤트 중심의 관광 프로그램 개발에 노력해 왔다면 앞으로는 인간 본연이 추구하는 휴양과 휴식에 대해 고민하고 연구한 후 새로운 친인간적(親人間的) 생활(Life) 중심 관광 프로그램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신기하고 화려하지 않아도 투박하고 자연스러운 볼거리, 놀거리, 먹거리, 살거리가 모두 제공되는 생활 중심 종합 서비스 기획이 필요하다. 디지털 시대 소비자들을 위한 지속적인 SNS 홍보와 개인 맞춤형 정보 및 콘텐츠 제공도 매우 중요하다, 꼭 유명 연예인이 등장하는 맛 기행이나 관광 예능이 아니어도 좋다, 옆집에 사는 친숙한 모습의 아주머니가 구수한 사투리로 지역 주민들만 가는 동네 맛 집을 소개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길고 넓은 군산 새만금 간척지를 차로 지나갈 때면 종종 이런 상상을 해 본다. 이 넓은 공간에 철마다 유채, 철쭉, 메밀, 코스모스를 심어 서비스 한다면 국내 및 해외 최대 자연 관광지로 기네스북에도 오르고 갈 곳 없는 국내 관광객들에게 이슈거리가 될 텐데... 몇 년 동안 남과 같은 방법으로 시행착오만 되풀이 하고 아무런 성과를 얻지 못하였다면 과감하게 바꾸고 시도를 해 볼 필요도 있지 않을까? 파괴적인 혁신과 빠른 실행만이 남과 다른 성공의 열매를 가져다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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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9 20:39

기본기가 우리를 살린다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인간은 어떻게 자기보다 힘센 짐승들을 제치고 최상위 포식자가 될 수 있었을까. 아마 높은 지능과 협동능력을 우리는 먼저 떠올릴 것이다. 육체 아닌 다른 능력 말이다. 그러나 색다른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인간이 원시자연에서 살아남은 건 육체가 뛰어났기 때문이라는 내용이다. 힘이 필요한 환경에서, 기본적으로 힘이 셌기 때문에 생존에 성공했다는 것. 예를 들어 인간의 오래달리기 능력은 동물계(界)를 통틀어 최고다. 먼 옛날 호모사피엔스는 사냥감이 지쳐 쓰러질 때까지 쫓아갔다고 한다. 최근영국 BBC 다큐멘터리에서는 아프리카 부시맨이 얼룩영양을 8시간동안 맨발로 쫓아가 사로잡는 모습이 소개됐다. 훈련만 받으면 인간은 하루 종일도 뛴다. 치타는 3분만 뛰어도 죽는다. 강한어깨도 인간육체 중 우월한 부분이다. 인간 중학생이 성인고릴라보다 더 멀리, 정확히 던진다. 목숨 건 싸움에서 투척능력은 유용하다. 주어진 환경에서 살아남으려면 그 환경이 요구하는 기본기를 갖춰야한다. 힘이 센 야생동물을 잡아먹고 살아가려면 강한 몸이 필수라는 것이다. 사고력, 조직력은 일단 생존한 이후에나 필요한 능력이다. 이는 생존에만 국한된 얘기가 아니다. 어떤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은 그 분야에서 살아남기 위한 기본기를 예외 없이 지니고 있었다.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빌게이츠가 좋은 예다. 그는 현재 기업가를 넘어선 시대의 리더로 여겨진다. 자선사업을 후하게 벌이고 창의적 아이디어를 꾸준히 사회에 기부해서다. 그러나 그는 뼛속부터 사업가였다. 그가 회사를 키워낸 결정적 비결은 독과점이다. 40여년 전 IBM으로부터 운영체제(OS)공급 독점권을 따낸 후, 윈도우에 자사 소프트웨어를 끼워팔기 하면서 동종 업체들을 고사시켰다. 과도한 독점행태로 20년 전에는 유럽연합으로부터 5억유로에 달하는 벌금을 받기도 했다. 혁신의 아이콘 스티브 잡스는 어떤가. 잡스는 최고경영자 시절 하청업체에 최소한의 납품단가만 지불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 때문에 죽어서도 전 세계 부품 공급업체들에게 원성을 들었다. 물론 그들이 나중에 시대에 준 영감과 사회에 베푼 미덕은 귀중하다. 그러나 사업을 할 때의 그들은 현실감각 뛰어난 상인이었고, 시장을 장악할 땐 어떤 기업가보다 냉혹했다. 기업 목적달성에 필요한 기본기를 그들은 갖추고 있어 살아남았고, 그 이후 시대를 상징하는 인물도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들이 손익계산에 약해 창의력에만 기대거나, 도덕성이 넘쳐 버는 족족 기부했다면 현재의 애플이나 마이크로소프트는 존재할 수 없다. 개각이 발표됐다. 장관 후보자의 어떤 면에 우리는 집중해야하는가. 당연히 직무 전문성이다. 행정가는 부처실무 전반에 대한 이해와 컨트롤 능력이 필수다. 정무감각이나 소통능력 같은 자질은 그 다음에 필요하다. 최정호(국토교통부) 후보 등 기본기가 탄탄한 해당부처 출신 전문가가 눈에 먼저 들어오는 이유다. 인사청문회가 기다린다. 호통과 추궁, 개인 신상 관련 가십이 난무하는 미디어 전(戰)의 관람 포인트는 무엇인가. 후보자의 직무 전문성이 돋보인다면 수상쩍은 가십은 과감히 흘려 들어야한다. 반대로 후보자의 기본기가 수상쩍다면 납득될 때까지 추궁해야 한다. 먼 옛날부터 그랬듯, 기본기가 우릴 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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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2 20:55

SKY 캐슬과 극한직업

홍석빈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한 사회공동체 내에서 사회경제적 신분상승을 도모할 수 있는 수단은 무엇일까? 크게 답하면 돈과 영향력(권력)일 것이다. 그마저도 중산층과 서민들에게는 먼 얘기다. 보통 사람들에게는 먹고 살면서 자식 가르치고 노후를 걱정하지 않을 정도의 소소한 경제적 윤택함과 무시당하지 않을 만큼의 직업 정도면 족할 뿐이다. 드라마 SKY 캐슬과 영화 극한직업이 흥행에 성공했다. 두 작품에는 우리사회 욕망의 민낯과 현실의 희화화가 잘 그려져 있다. SKY 캐슬에는 한국사회 교육시스템 하에서 사회경제적 최상류층의 기득권을 대물림하기 위한 몸부림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흙수저 출신이 금수저들 틈에 끼기 위한 모략과 위선, 좌절의 처연함도 배어 있다. 반면 극한직업에는 치킨집으로 대별되는 현 시기 한국 서민층의 종착지가 희극적으로 묘사되었다. 원 없이 웃고 극장을 나오지만 극장 밖 현실은 곧장 웃음기를 닦아내버린다. 알버트 허쉬만은 사회구성원들이 자신이 속한 공동체에 대해 나타내는 반응을 통찰력 있게 연구했다. 크게 세 가지 반응을 보인다는 것이다. 첫째는 사회로부터의 도피(Exit)다. 이도저도 안되니 차라리 떠나버린다는 것이다. 둘째는 사회에 대한 저항(Voice)이다. 쉽게 떠날 수 있는 형편도 못되면 몸부림쳐 저항할 수밖에 없다. 셋째는 사회시스템을 수호하기 위한 헌신(Loyalty)이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지배층의 반응유형이다. 떠나든, 저항하든, 지키든 저마다의 이익을 둘러싼 갈등의 회오리 속에는 누구나 갖고 싶어 하는 돈과 권력이 유혹의 똬리를 틀고 있다. 돈과 권력을 차지하는 데 실패한 쪽 일부는 떠나버리며 떠날 수 없는 형편의 사람들은 불평 가득한 눈빛으로 저항하며 살아간다. 경쟁이 일상화 된 현대사회에서 정당하고 합법적으로 돈과 권력을 얻는 유일하다시피 한 수단은 교육이다. 공정한 규칙 하에 실력만 있으면 성과를 낼 수 있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그랬기에 과거 가난하던 시절 보통 사람들도 교육을 통한 사회경제적 신분상승의 사다리를 오를 수 있었다. 그런데 부유하고 풍요해진 오늘날 누군가 그 사다리를 발로 차 버렸다. 그 누구는 바로 국가(정부)다. 백년지대계 운운하며 교육개혁을 목청껏 외쳐대던 역대 정부들 모두 결과적으로 교육개혁에 실패했다. 그 결과 대한민국은 사교육공화국이 되어버렸고 SKY 캐슬로 가기 위한 좁디좁은 비상구를 향해 온 국민이 내달리는 세상이 되었다. 초등학교부터 대학을 거쳐 사회진출에 이르기까지 그 과정 속에서 우리나라 교육은 반칙과 부패가 횡행하는 총체적 부패공화국의 산실이 되어 버렸다. 필자가 대학에 입학했던 30여 년 전 지방 일반인문계 고등학교에서는 고3 전교생 약 6백여 명 중 소위 SKY에 적은 해는 30여 명 많은 해는 40여 명 정도가 진학했다. 사교육 없이 야간자율학습만 해도 상위권 대학에 진학할 수 있었다. 그러나 지금은 손가락에 꼽을 정도여서 학교 앞에 SKY합격생의 실명이 적힌 현수막이 내걸릴 정도다. 현 정부도 붕괴된 공교육시스템 회복을 기치로 야심차게 출발했다. 그런데 지금 어디쯤에 와 있는가? 아무리 봐도 교육개혁을 위한 아젠다와 실행정책들은 보이지 않는다. 교육개혁의 길에 가장 앞서 달려 나가야 할 교육부는 대체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가? 교육개혁이 소수 SKY 캐슬층의 욕망에만 부응하고 다수 극한직업층의 혁신 요구를 무시하면 개천에서 용이 날 수 있는 나라다운 나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는 닫혀버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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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5 20:36

복지사각지대 해소에 사회복무요원제도 활용을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지난해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발표한 실업률 상승 요인 분석 보고에 따르면 실업률 상승의 주요원인으로 산업 간 미스매치(mismatch)를 꼽았다. 특정 산업에는 일자리가 많고 다른 산업에는 실업자가 많지만 실업자들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아 실업이 발생한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실업문제 해소를 위해서는 경직된 노동시장 환경을 개선하고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작금의 사회복무요원 소집대기기간 장기화의 원인에도 미스매치가 존재한다. 소집대기기간의 장기화 문제는 병역자원의 일시적 증가로 인해 2015년부터 시작되었다. 사회복무요원은 사회복지, 보건의료, 교육문화 등 다양한 사회서비스 분야에 배치하여 활용할 수 있다. 그러나 일부 기관에서 인건비와 복무관리에 부담을 느끼고 있어 증가하는 소집대기인원을 해소하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반면 사회적 취약계층에 대한 복지서비스, 생애주기별 맞춤형복지 제공 등 공공부문의 사회서비스 수요는 날로 증가하고 있다. 필자가 다녀 본 도내 사회복지시설에서는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 어려운 임무를 잘 수행하고 있고 더 많은 사회복무요원의 배치를 희망하고 있다. 인력수요와 공급의 불균형, 바로 미스매치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사회복지분야 인력을 충원하는데 사회복무요원제도의 적극적인 활용을 제안한다. 군 대체복무자를 활용하여 저비용-고효율로 비용은 줄이고 사회서비스는 향상하는 Win-Win 효과를 거두자는 것이다. 전북지역에는 923개의 복지시설이 있으나 안타깝게도 사회복무요원이 배치된 곳은 절반도 안 되는 385개 시설에 불과하다. 필자가 만나본 복지시설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은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아동들의 운동보조와 생활보조 등의 역할을 톡톡히 수행하고 있다. 물론 복지분야에 전문자격이나 경험이 없는 사회복무요원들이 처음부터 모두 적응을 잘하고 임무수행을 잘 한 것은 아니다. 병역의무이행자로서의 본분과 눈앞에 도움이 필요한 상황들을 목격하면서 스스로 감사하는 마음과 함께 차츰 역할을 해야겠다는 변화를 겪게 된다고 한다. 또한 사회복무를 하면서 몸이 불편하신 어르신과 장애아동들에 대한 생각도 크게 달라졌다고도 한다. 매우 대견하고 고마운 일이다. 미스매치 해결을 위해 지역기관이 적극 나서면서 성과가 나타난 사례도 있다. 학생보호지킴이가 그것이다. 학생보호지킴이는 전북교육청과 병무청이 협업하여 발굴한 사회복무요원 신규 배치분야다. 사회복무요원들이 학생 등하교 시간뿐만 아니라 보호활동을 책임지는 임무를 수행한다. 올해 80명 배치를 시작으로 점차 인원을 늘려가며 우리지역 학생들의 안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사회복무소집 대기기간 장기화 현상은 병역의무자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복지서비스 개선을 위한 기회다. 사회복무요원들을 통해 그동안 손길이 미치지 못했던 도내의 사회적 약자에 대한 서비스를 좀 더 촘촘히 하자. 이를 통해 젊은이들이 병역이행을 제 때 하지 못해 학업과 사회진출이 늦어져 생애주기 설계에 차질을 초래하는 문제를 해결하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이다. 병무청도 다양한 분야에 배치된 사회복무요원들이 성실하게 복무하여 수요확대의 선순환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복무자에 대한 양질의 교육을 통해 자질향상에 힘쓸 것을 약속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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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26 19:58

지역 콘텐츠 산업 육성 방안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AI, 5G, VR 등등의 신기술이 등장하여 산업화 단계로 발전하는 초기 때면 항상 이구동성으로 앞으로는 콘텐츠가 정말 중요하고 많은 콘텐츠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들이 반복해서 나온다. 하지만 정작 돈이 되는 서비스 단계에 가서는 투자 규모가 크고 퀄리티가 우수한 미국의 콘텐츠나 저렴한 가격과 동일 가격 대비 양적 파워를 가진 중국에 설 자리를 빼앗기고 만다. 그러면서도 우리는 끊임없이 팔리지도 않는 아니 팔수도 없는 품질의 콘텐츠를 계속해서 만들고 있다. 더 심각한 문제는 새로운 신기술이 등장할 때 마다 전국의 지역이 같은 콘텐츠들을 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동시 다발로 만들면서 시간적물적 자원을 낭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는 콘텐츠의 중요성을 이야기 하면서 과연 콘텐츠 산업에 대해 정확히 이해하고 있는 것일까? 그리고 과연 지역 특화 콘텐츠는 무엇인가? 만들어 판매하여 수익을 창출하는 산업이 될 수 있는 것일까? 지역에서 가장 많이 듣는 이야기는 각 시군마다 우리 지역에는 소재와 스토리가 풍부하다는 것이다. 그러면 과연 그 지역 소재와 스토리들은 콘텐츠가 될 수 있는 것인가? 지역의 소재와 스토리를 콘텐츠로 개발 및 서비스하여 수익을 창출하려면 어떻게 하여야 할까? 첫째. 지역 원형 소재나 스토리를 글로벌 시장에 판매 및 서비스 하여 수익 창출이 가능한 콘텐츠 상품을 개발할 수 있는 지식과 경험과 기술이 필요하다. 한 마디로 그 지식과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는 전문가들이 함께 개발을 하여야 한다. 지역의 소재와 스토리가 그림이 되고 캐릭터,영상,게임,공연 등등의 콘텐츠가 되는 것은 보통의 노력과 투자로 되는 것이 아니라 각 분야 전문가들의 적극적인 참여와 시간적물적 투자가 필요한 종합 프로젝트인 것이다. 둘째. 규모에 맞는 시간과 비용 투자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우리는 항상 적은 비용과 짧은 시간으로 고퀄리티의 콘텐츠 상품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착각을 하고 있으며, 완성도가 떨어지고 판매가 되지 않는 콘텐츠를 반복해서 양산해 내는 실패의 과정을 10년 이상 되풀이 하고 있다. 그 이유는 대부분의 콘텐츠가 정부의 지원 사업으로 만들어지는데 정부의 제작 지원 사업은 일부 보조금 형태로 최대한 많은 기업에게 대부분 1년 단위 예산 순기에 맞추어 사업을 진행하기 때문에 고퀄리티의 완성도 있는 콘텐츠를 개발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시장에서 성공할 수 있는 양질의 콘텐츠 제작을 위해서는 규모 있는 자금과 충분한 제작기간이 투자가 되어야 한다. 아닌 것은 아닌 것이고 못하는 것은 못하는 것이다. 셋째. 개발 및 서비스도 중요하지만 판매를 하여 수익을 창출할 수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기획 단계부터 철저한 시장 조사와 마케이팅, 광고, 홍보 계획이 수반되어야 한다. 시험 삼아 한번 만들어 본다든가 내가 만들면 팔린다는 만용은 절대 금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국내 정부 지원 사업의 기회를 얻어 만들어진 대부분 기업의 콘텐츠와 제품들이 사업이 끝나면 평가발표회 전시 후 기업의 PC나 창고에서 잠자고 있는 것이다. 지역은 수도권에 비해 기술,시장,자본,전문인력에서 열세이다. 지역 콘텐츠 산업 육성을 위해서는 먼저 현실을 인정하고 차별화 되고 독창적인 지역의 특화 소재와 스토리를 선별한 후 지역의 기업과 사람만으로 한정하지 말고 국내해외 전문가들과 협업을 하여 글로벌 시장 진출 성공모델을 만들어 낸 후 확산을 하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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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9 20:27

잃어버린 30년, 전주 특례시 지정으로 되찾아야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현재 전주 인구 54만명은 주민등록자 기준일 뿐이다. 실제 사는 사람은 70만명에 달한다.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100만명에 육박한다. (중략) 지역균형발전 차원에서 검토하면 전주가 우선 승격돼야 한다. 전주를 먼저 승격시킨 뒤 다른 도시승격문제를 검토해야한다. 노태우 정부 말기인 1992년 연합뉴스 기사 발췌문이다. 당시 민주자유당 한 고위관계자가 전주의 직할시 승격문제를 두고 한 말이다. 직할시는 광역시와 같은 개념이다. 정부와 여당은 전주를 직할시로 승격시키는 문제를 심각히 고려했었다. 호남권에서 전북이 상대적으로 낙후돼 있었기에 전북 대표도시 전주를 키우자는 것이다. 국가균형발전 차원에서다. 전주와 비슷한 하드웨어를 가진 광주와 대전은 이미 직할시가 돼있었다. 이처럼 명분이 충분했다. 하지만 전주직할시 승격은 무산됐다. 완주군과의 통합이 불발돼서다. 자체 추진동력과 논리를 잃었다. 전북출신 인사가 중앙 정치권에서 힘을 쓰지 못했던 탓이라는 설도 있다. 전북 홀대는 이때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았나 싶다. 2019년 현재. 이번에는 특례시 지정이다. 30년만에 거의 똑같은 상황이 재연된다. 특례시가 되면 여전히 기초단체긴 하지만 광역시만큼 지역대표성과 행정재량권이 커진다. 온 전주가 사활을 걸만하다. 상황도 예전보다 유리하다. 문재인 대통령이 국가균형발전을 역점추진 사업으로 표방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방법론도 파격이다. 기회의 균형이 아닌 결과의 균형차원에서 국토를 개발하겠다고 한다. 24조원 규모의 사업을 예비타당성조사 없이 비수도권에만 안분 배당한다. 이처럼 대통령이 직접 짊어진 균형발전과업이다. 현재 전북이 다른 도에 비해 낙후된 건 팩트다. 우리의 낙후됨으로 국토균형발전의 한 축이 무너진 상태다. 전문가들은 광역시의 부재를 그 이유로 꼽는다. 전주가 특례시가 되면(광역시 권한을 가진) 전북권역은 살아난다. 국토발전의 균형성도 그만큼 나아진다. 대통령이 원하는 바다. 명분도 논리도 명징하다. 물론 자구 노력도 필요하다. 현재 정부가 내놓은 지방자치법 전부개정안에 따르면 전주는 특례시 지정대상이 아니다. 주민등록상 인구수가 100만이상이 안 되기 때문이다. 이에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의원이 50만명 이상으로 수정해 법안을 내놓았다. 인구수 66만명인 전주 입장에서 김의원 법안이 통과돼야한다. 정치력이 필요한 부분이다. 이 법안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심사한다. 그러나 전북의원 중 행안위 소속은 현재 0명이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으랴. 일정을 쪼개 관련 토론회를 개최하든지 해서 전주 특례시 지정 분위기를 계속 띄워야한다. 아니면 행안위 소속 의원을 직접 찾아가 전주입장을 적극적으로 설득할일이다. 개별적 친분이 있든 없든 말이다. 지역구 국회의원은 이럴 때 가장 빛난다. 지역을 위해 발로 뛸 때 말이다. 지난 30년 각 광역시들은 해당 권역을 대표하는 도시가 됐다. 중앙정부 지원을 빨아들였다. 광주시 예산은 현재 전주의 4배가 넘는다. 광역시 되기 전에는 1.5배 수준이었다. 기회가 언제 다시 올지 모른다. 집중해야 한다. 30년 후 전주시민이 이 당시 뉴스기사를 검색했을 때, 오늘 우리는 전주를 위해 무엇을 했다고 기록되고 싶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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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2.12 19:34

조국을 위한 3대의 희생과 헌신, 병역명문가

곽유석 전북지방병무청장 작년에 이어 최근까지 종교적 신앙 등에 따른 병역거부자의 대체복무제 도입을 두고 사회적 논란이 뜨겁다. 양심적이라는 용어부터 복무기간과 형태 등을 두고 다양한 의견들이 표출되고 있다. 헌법재판소의 결정에 따라 올해 말까지 제도가 최종 확정될 것으로 보인다. 대체복무제도 자체도 중요하지만 그 일련의 과정에서 우리가 반드시 헤아려야 할 것은 병역의무를 이행한 사람들 그리고 이행을 앞두고 있는 사람들의 마음이다. 혹여 이들에게 상실감을 주거나 사기를 떨어뜨리는 일은 없어야 한다는 것이다. 로마하면 우리는 모든 길은 로마로 통한다는 국운이 융성했던 제국을 떠 올린다. 이 시대의 로마는 전쟁이 나면 귀족들이 앞장서 싸웠다. 그러나 지도층이 향락에 빠지고 군 복무와 국경 경비마저 용병들에게 맡기며 로마는 쇠퇴하게 되었다. 결국 게르만 용병 오도아케르에 의해 거대한 제국은 거짓말처럼 붕괴돼 버렸다. 이러한 로마의 흥망성쇠의 역사는 국가의 위기는 안일한 안보의식과 사회혼란 등 내부분열로도 초래될 수 있다는 교훈을 주고 있다. 우리사회에서 병역은 국민적 관심이 뜨거운 사안이다. 병역을 이행하지 않은 고위공직후보자는 인사청문회를 쉽게 통과하지 못한다. 인기절정의 연예인이 순식간에 나락으로 떨어지기도 한다. 병역의무 이행은 지위고하나 사회적 신분을 막론하고 예외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지금 이 순간에도 자랑스러운 우리의 젊은이들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모두 뒤로 미루고 병역을 이행하고 있다. 요즘 군 복무여건이 많이 좋아졌지만 제한된 환경 속에서 자신을 희생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이를 이겨낼 수 있는 힘은 바로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을 존중하고 우대하는 사회분위기가 아닐까 싶다. 병무청에서는 2004년부터 병역을 이행한 사람들의 자긍심을 높이고 희생과 헌신에 대한 존경과 감사의 뜻을 표하고자 병역명문가 선양사업을 하고 있다. 병역명문가란 1대 할아버지, 2대 아버지와 형제, 3대인 본인?형제?사촌형제까지 남자 모두가 현역으로 군 복무를 마친 가문을 말한다. 지난 해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15회 병역명문가 시상식에서는 전주시 덕진구에 거주하는 여형구 씨 가문이 영예의 대통령상을 수상했다. 여 씨 가문은 3대에 걸친 가문의 남자 16명 모두가 현역으로 병역을 이행한 명문가다. 병역명문가로 선정된 가족에 대해서는 매년 병역명문가 시상식을 개최해 명문가 증서와 패를 수여하고, 병무청 홈페이지 명예의 전당에 영구 게시하여 자긍심을 고취하고 있다. 각 자치단체들도 조례 제정을 통해 주차장?공원 등의 이용료를 감면해 주고, 민간단체들도 병무청과의 협약을 통해 병?의원, 휴양시설 등의 진료비와 이용료를 할인해 주는 등 병역명문가에게 실질적 혜택을 드리고 있다. 최근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그 어느 때보다 고조되고 있다.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기를 바라는 간절한 마음은 모두 같을 것이다. 하지만 귀족들이 향락에 빠지고 안보를 용병에게 맡겨 역사 속으로 사라진 로마를 잊어선 안된다. 천하수안 망전필위(千下雖安 忘戰必危)라 했다. 아무리 평화가 보장되는 듯해도 안보기반은 필수다. 더불어 우리 사회에 병역을 이행한 사람이 존중받고 우대받는 분위기가 반드시 정착되어야 한다. 조국을 위한 3대의 희생과 헌신, 병역명문가 한분 한분께 존경과 감사의 마음을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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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9 19:25

디지털라이프 서비스 시대의 전라북도 발전 방안

최용석 전북문화콘텐츠진흥원장 우리 모두를 새로운 희망에 부풀게 한 황금 돼지해의 시작인 1월초, 미국 라스베가스에서 세계 최대 규모의 가전IT 전시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가 열렸었다. 올해 CES에는 150개국 4500개 기업, 18만명이 참석하여 대성황을 이루며 올해 선보일 신제품과 미래를 이끌어 갈 신기술을 선보였다. 특히 전 세계가 주목하여야 할 핵심 키워드로 AI, 5G, 자율주행차, 로봇, 생태계 협업을 제시하며, 디지털라이프 서비스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렸다. 또한 이러한 미래 디지털 기술과 서비스를 기반으로 글로벌 대기업들은 독자 서비스 플랫폼을 통한 글로벌 시장 독점화와 무인화를 진행하며 빠른 발전과 변화를 주도해 나아가고 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주목을 받았던 것은 AI(인공지능)로 인간의 생활 전반에 다양한 기술과 서비스를 제공하여 미래 세상을 조만간 파격적으로 바꾸어 버릴 것이라는 것을 예측하게 하였다. 이러한 디지털라이프 서비스 글로벌 무한경쟁 시대에 전라북도 발전을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물론 각 분야에서 훌륭한 전문가들이 제시하는 다양하고 훌륭한 방안들이 있을 것인데 최우선 실행 과제로서의 방안을 하나 제시하자면 그것은 바로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생태계 협업을 통해 전북만의 글로벌 서비스 산업 모델을 발굴하여 미래형 고부가가치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렇다면 그 발전을 위한 실행 주체는 누구인가? 산(産)학(學)연(硏)관(官) 중 어디에서 가장 먼저 실행하여야 할까? 그 시작은 바로 관(官)에서부터 실행하여야 한다. 우리나라는 글로벌 선진 국가들에 비해 기술,시장,자본,전문인력 에서 열세인 현실속에 정부주도 성장 산업 투자 및 육성의 환경에서 발전해 온 정부 주도형 경제 국가이기 때문이다. 그러하다 보니 모든 발전의 시작은 관(官)의 정책과 시행에서부터 출발한다. 이러한 정부 주도형 경제 발전 모델은 과거 제조와 IT산업 시대에는 효과가 있었으나 2010년 이후부터 기술의 발전과 시장 변화의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실을 맞이하면서 벽에 부딪히기 시작했다. 그 중 가장 큰 문제는 2000년 초부터 급변하는 글로벌 트렌드에 따라 신 정부별 경제 발전 공약 실현을 위해 만들어지고 누적되어 온 신구 조직들의 비효율적 비대화와 교류의 단절이다. 물론 새 시대에 맞는 조직은 필요하다. 하지만 기존의 조직과 사업이 경제적문화적사회적으로 실질적인 성과를 내며 시대의 요구에 맞게 효율적으로 돌아가고 있는지도 면밀하고 냉정하게 검토를 해 보아야 한다. 그 이유는 그 동안 양적 확대에만 치중해 온 우리 조직에 질적융합적 개편을 하여야 생존할 수 있는 디지털 시대적환경적 거대한 쓰나미를 맞이하였기 때문이다. 미래 전라북도 발전을 위해서는 정보통신, 관광, 문화, 체육, 교육, 건설, 자동차, 의료, 농업...등의 산업별 구분이 아닌 정보통신기술(AI,5G,BIGDATA,IOT...) 기반에 경쟁력 있는 지역 특화 유물유산을 소재로 미래의 고부가가치 휴먼디지털라이프 글로벌 서비스를 만들 수 있도록 전라북도 내 산(産)학(學)연(硏)관(官)산하기관들이 물리적화학적으로 융합하는 실행 조직과 사업들을 만든 후 파괴적이고 혁신적이고 빠르게 실사구시(實事求是)형 생태계 협업을 실행하여 전북발전을 실현해 나아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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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22 19:46

과감한 용도변경이 필요한 시대

윤석 (주)삼부종합건설 대표 #스페셜 케이. 미국 클럽을 중심으로 퍼져나가고 있는 마약이다. 본래 명칭은 케타민. 동물과 사람을 마취할 때 쓴다. 마약으로 남용하면 특별한(special) 수준의 평온감을 느낀다고 한다. 최근 케타민에서 뜻밖의 부작용이 발견됐다고 한다. 우울증에 즉각적 치료효과가 있다는 것. 그러나 당장 치료제로 상용화하긴 힘들어 보인다. 많은 국가에서 의약품 용도변경은 매우 까다롭다. 미국에서도 케타민 용도변경이 처음 논의된 후 5년 넘게 답보상태다. 관료집단의 약물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는 게 쉽지 않은 탓이다. 미국은 기분장애 환자가 많다. 그 사이 케타민의 음성적 거래가 점점 늘고 있다. #고정관념을 벗어나려면 생각이 많이 필요하다. 생각하는 것 만큼 귀찮은 일이 있을까. 이쯤에서 퀴즈하나. 잠깐 생각해보시길 바란다. 양초, 성냥, 압정 한 상자가 있다. 코르크 벽에 양초를 고정시키고 촛불을 켜는 방법은? 독일 심리학자 카를 던커(Karl Duncker)의 실험이다. 대부분 실험 참가자들은 양초를 녹여 벽에 붙이거나, 압정으로 직접 양초를 벽에 고정하려고 했다. 틀렸다. 정답은 압정으로 압정상자를 코르크 벽에 박고, 그 압정상자 위에 양초를 올려놓고 불을 붙이는 것이다. 겨우 압정상자를 양초 받침대로 용도변경 하는 것도 이렇듯 쉽지 않다. #쉽지 않지만, 잘된 용도변경은 대박을 터뜨리기도 한다. 1970년대 일본의 저가 시계공세로 휘청이던 스위스 시계산업을 다시 일으킨 건 스와치 그룹이다. 니컬러스 헤이엑(Nicolas Hayek)회장은 시계 용도를 완전히 다르게 접근했다. 시간확인 도구가 아닌 패션소품으로. 현재 스와치 그룹은 세계 시계시장 매출의 30%를 차지한다. 다르게 생각하라(Think different)라고 강조한 스티브 잡스도, 휴대 전화기를 휴대 가능한 컴퓨터로 용도변경했다. 바로 아이폰이다. #용도변경 하면 부동산 얘기를 안 할 수 없다. 규모있는 개발사업을 벌이다 보면 토지 용도변경이 뒤따른다. 자연녹지를 주거지역으로 바꾸는 식이다. 토지 활용도를 높이자는 거다. 그러나 쉽지 않다. 관련법과 행정절차가 많은데다가 세밀하다. 도시지역 용도지역별 행위제한, 지구단위계획에 따른 제한, 건축법하수도법소방법주차장법에 따른 제한 등 최소 8개 규제를 통과해야한다. 이해한다. 난개발에 대한 국가와 지자체의 염려는 당연하다. #문제는 관련법과 행정절차를 통과해도 또 다른 관문이 남아있다는 것. 바로 수많은 이익집단과 행정기관이 다르게 생각하게 끔 설득해야 한다. 자연은 본모습대로 남아야 한다는 환경단체, 개발사업은 기업의 배만 불린다는 시민단체, 일부 주민의 악성민원 등. 또 있다. 동기불문 민원은 조금씩이나마 반영해야 뒤탈 없다는 행정행위자, 이 모든 것들을 정치적으로 고려하며 좌고우면하는 인허가 관청까지. 땅의 쓰임새는 인간이 정하지만, 바꾸는 건 하늘의 몫이다라는 말이 사실처럼 들린다. #다시 스페셜 케이 얘기로 돌아가보자. 미국의 신경과학자 레베카 브라만(Rebecca Brachman)은 케타민이 우울증 치료 뿐 아니라 예방효과도 있음을 입증했다. 그러나 관련 당국의 고정관념 때문에 케타민의 용도변경이 가능할지 모르겠다고 그는 하소연했다. 한 매체 인터뷰에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고정관념은 어리석은 자의 몫이다. 지혜로운 자는 생각을 멈추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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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15 19:56

내 편과 싸워야 길이 보인다

홍석빈 우석대 교양대학 교수 사람들의 말투가 거칠어진 것 같다. 현 정부에 대한 볼멘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온다. 한국갤럽조사 국정수행 지지율도 정부출범 초반 84%에서 최근 46%로 크게 하락했다. 벌써 레임덕이라 하기에는 시기상조인데, 한켠에서는 소위 잠룡이라 불리는 이들의 언론플레이가 본격화되고 있고 다른 한켠에서는 여야 정치인 간 유튜브 진영 대리전이 흥행하고 있다. 이건 아닌데... 하는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이런 현상들이 벌어지고 있는 것은 현 정권이 출범초기 국민들에게 내세웠던 각 분야 미래 청사진을 제대로 구현하지 못하고 있는 게 가장 큰 원인이 아닌가 싶다. 전후임 정권 간 이념대립으로 인해 적폐청산을 둘러싼 지리멸렬한 싸움만 있었을 뿐 미래비전 제시와 개혁실천이 한걸음도 못 나가고 있기 때문이다. 남북관계를 제외하곤 선뜻 머리에 떠오르는 개혁정책이 없다. 필자만 그런가. 현 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해빙된 것은 좋은 일이다. 그러나 반면교사가 있었음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최근 작고한 아버지 부시 대통령 시절 미국은 사담 후세인의 쿠웨이트 침공을 격퇴한 걸프전쟁에서 승리했다. 공화당 부시 대통령의 대외정책 지지율은 90%를 넘었으나 미국 경제 악화로 부시 대통령은 연임에 실패하고 민주당 빌 클린턴에게 정권을 내줘야 했다. 당시 클린턴 선거캠프 캐치프레이즈가 문제는 경제야, 이 바보야!였다. 외치는 내치와 균형을 이루며 가야 된다. 대중은 정치인들에게 무슨 대단한 철학적 비전과 가치실현을 기대하지 않는다. 대중이 기대하는 바는 그들 눈앞에 놓여 있는 시급한 민생문제에 대한 해결책이다. 목구멍이 포도청이다. 이런 점에서 볼 때 현 정부가 싸워야 할 대상은 오히려 개혁을 가로막는 자기편들이다. 내로남불격으로 내편이 하는 일은 지고지선하고 상대편이 하는 일은 악행으로 보면 개혁이 한 치도 나아갈 수 없게 된다. 정치는 자연과학이 아니라 사회과학이기 때문이다. 상대가 있는 정치협상게임(political bargaining)이란 뜻이다. 얻기 위해선 내줘야할 것이 있다. 바로 자기편이 가진 기득권들이다. 우리는 이 점에서 선진국들에 못 미친다.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제 분야 기득권과 구태를 혁신해내지 못하면 현 정부도 필히 실패할 것이다. 개혁에 실패함은 곧 문재인 행정부, 민주당, 그리고 시민단체와 민주노총 등 현 정권 지지세력들 스스로가 또 다른 기득권 적폐임을 자인하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1981년 공항관제사노조가 임금을 올려달라며 파업을 한 적이 있다. 당시 로널드 레이건 대통령은 48시간 이내 업무복귀명령에 따르지 않은 1만 1천여 명을 파면했다. 한 사회가 발전하려면 지도자에게 이 정도의 읍참마속 하는 담대한 용기와 뚝심이 있어야 비로소 가능하다. 선진국과 신흥국들 사이에 끼어 있는 넛크래킹(Nut-cracking) 상황을 벗어나기 위한 방책들 중 하나는 4차 산업혁명이라 불리는 디지털 전환(digital transformation) 시대를 선제적으로 주도하는 길뿐이다. 그것은 곧 내편의 끊임없는 칭얼거림의 요구를 과감히 떨쳐내고 필요하면 상대편의 장점을 채택하는 것에서 시작된다. 요즘 택시업계와 차량공유업계 간 갈등이 심하다. 그런데 한편 생각해 보라. 서기 2119년 대한민국 땅에는 사람이 모는 택시가 없을 수도 있다. 협상 없는 기득권 싸움의 결과 내편, 네편 모두 망할 수도 있다. 무엇보다 정치가 중심을 잡고 가줘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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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1.08 20:03

신뢰 상실의 시대

최민종 변호사 최근 국가부도의 날이라는 영화가 꽤 이슈다. 영화의 제목이 말해주듯 우리나라 근대 역사상 최대 굴욕인 경술국치 이래 국가경제의 총체적난국 상황이 펼쳐졌고 필자는 당시 나이가 많지 않았음에도 국가 경제의 심각함을 어렴풋하게나마 느낄 수 있었다. IMF의 정확한 개념을 알 수 없었지만 분명 우리나라는 국제 사회에 큰 빚을 지고 있었고 도산의 위기에 빠져있었다. 우리나라 국민은 한번 해보자는 마음만 갖는다면 어려운 이슈를 한마음으로 해결하곤 한다고 우리 스스로 자평한다. 국가 위기 상황에서 역사 속 의병들이 그래왔고, 광복군이라고 불리우는 국민들이 일제 해방을 이룬 것이 실례이다. 그리고 우리는 IMF 경제위기를 대한민국 전체의 공동체 문제로 의식하고 장롱 속에 있던 금붙이를 모아 IMF에 달러대신 지급함으로써 외환위기를 극복하고 온 국민이 만세를 불렀다 필자는 우리나라 국민은 위대했고 우리나라가 경제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했다고만 알고 있었다. 어렴풋이 IMF가 정부의 무능함 때문이라는 사실 정도는 인식하고 있었으나 우리나라 전 국민은 대한민국의 역사상 최악의 경제 위기를 회상하기 싫어하였고 잘 극복했으니 그걸로 된 거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영화를 통해서 우리는 이제서야 IMF 경제 위기가 어째서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그 실체가 어떠했는지 직면할 수 있게 되었다. 과거 경제가 호황이었을 때 기업의 경쟁력이라는 신뢰를 바탕으로, 경제가 호황이므로 금방 수익을 창출할 것이니 채무이행을 하겠지 라는 막연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어음이라는 유가증권으로 경제활동을 영위하였다. 그 신뢰를 바탕으로 한 우리나라의 경제는 그 신뢰가 조금만 금이가도 무너질 수 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었고 서로 간에 신뢰라는 이름으로 확신 없는 어음을 남발하였다. 그 구조를 믿을 수 없던 해외자본들은 우리나라의 신뢰를 더는 믿지 않았고 해외 자본의 우리 나라 경제에 대한 외면으로 외환위기에 봉착하였다. 국가는 이 과정에서 금융 및 경제 상황을 제대로 관리 감독하지 못했고 그 책임이 있음이 명백하다. 하지만 경제 위기가 온 것에는 무척 애석하지만 그럴 수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신뢰의 경제에 금이 가 경제가 무너질 수 있다. 그런데 우리 정부는 경제에 금이 간 그 사실을 철저히 국민들이게 숨겼고 그저 이상없다 이상없다라고만 전했다. 국가경제의 진위를 국민에게 알려주는 것이 아닌 그저 자기안위만 걱정하는 처사 그리고 어떻게든 해결되겠지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국민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한 것이다 국가는 자신의 잘못을 애써 숨기고 국민들이게 샴페인을 일찍 터뜨렸다고 책임을 전가했다. 경제 위기로 수많은 노동자가 해고당하고 중소기업이 도산했다. 자살률은 증가하고 무엇보다도 우리사회는 타인을 신뢰할 수없는 사회가 되었다. 이는 우리 국민이 아닌 국가가 주도하여 신뢰 상실의 시대를 만든 탓이다. 국가가 국민에게 신뢰감을 주지 못하는데 국가 공동체는 어떻게 서로를 신뢰하겠는가. 그런데 문제는 이 문제를 숨기려고만 하는 해결방식이 아직까지 우리 사회 저변에 산재해 있다는 것이다. 괜찮다 가만있어라 문제없을 것이다가 세월호에서 울렸던 메시지다. 한 사회의 공동체 더 나아가서 국정을 운영하며 실수 할 수 있고 결과가 좋지 않을 수 있다. 이를 인정하고 공동체와 함께 이겨내 가자고 제안하고 사과하면 된다. 우리 국민은 실수를 인정하고 함께 할 준비가 되어 있는 공동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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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25 19:06

가볼만한 우리 고장 철도역사(驛舍)

김진준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장 화륜거의 소리는 우레와 같아 천지가 진동하고 기관차의 굴뚝연기는 하늘 높이 솟아오르고, 차장에 앉아서 밖을 내다보니 산천초목이 모두 움직이는 것 같고 나는 새도 미처 따르지 못하더라(1899.9.19.독립신문) 1899년 우리나라에서 처음으로 경인선 철도가 기적을 울린 지 13년 뒤인 1912년 이리역은 박공지붕 목조구조의 역사(驛舍)에서 영업을 개시했다. 개통 당시 이리역 주변은 익산군 남일면의 솜리(또는 솝리)로 불리던 한적한 시골마을에 불과했다. 하지만 전국 제일의 곡창지역이었던 호남평야에서 나온 쌀을 일본으로 수송하기 위하여 이리~군산간 철도가 개설되고 역 주변으로 사람들이 모이면서 그 면모를 갖추게 되었다. 이리역은 1977년 11월 11일 이리역 폭발사고로 많은 이들에게 아픈 상처를 남겼지만 사고 후 기와지붕 형식으로 역사가 새로 지어지고 1995년에는 이리역의 명칭이 현재의 익산역으로 변경되었다. 2015년 호남고속철도 개통시 현재의 역사가 새로이 건축되어 명실상부한 호남 철도교통의 관문으로 자리 잡았고 고속열차 124회를 포함하여 하루에 약 300회의 열차가 운행하는 비약적인 성장을 이루며 익산역은 지역과 시민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주역으로 변모했다. 우리지역에는 익산역과 같이 고속열차가 운행되며 비즈니스와 관광, 문화가 공존하고 융합하는 공간으로 탈바꿈한 역도 있지만 지난날의 영광을 뒤로 한 채 이제는 과거의 흔적들만 남아 여행객들의 발길만이 이어지고 있는 역도 있다. 익산시 춘포면에 위치한 춘포역사(驛舍)는 우리나라에 있는 모든 역사 가운데서 가장 오래된 건물이다. 1914년 이리~전주간이 개통하면서 춘포역도 문을 열었다. 한자로 봄 춘에 물가 포를 쓰는 춘포(春浦)는 우리말 이름 봄개를 한자로 옮긴 것이다. 1960년대에 만경강 춘포 모래찜이 신경통에 좋다는 소문이 퍼져 춘포역을 통해 모래찜질을 하러 오는 방문객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기도 했지만 2011년 전라선 복선전철화 사업시 노선이 변경되면서 폐쇄되고 현재는 역사 건물만 남아있다. 옥색 슬레이트 지붕이 얹어진 작은 역사와 화장실 건물, 역사 앞 소나무 한 그루와 공터 정도가 전부인 이 소박한 역은 이제 지역 문화 거점으로서 춘포역사 문화탐방, 보도트래킹 행사 등 다양한 문화체험 행사가 열리고 있다. 군산시 임피면에 자리한 임피역사(驛舍)는 농촌지역 소규모 간이역사의 전형적 건축형식과 기법이 잘 보존되어 2005년 등록문화재 제208호로 지정되었다. 임피는 동국여지승람에 고사재라는 지명으로 표기되었으나 통일신라 이후 완산주 설치와 더불어 한자 지명인 임피(臨陂)로 바뀌었다. 임피역은 1924년 영업을 개시하여 1936년 보통역으로 승격된 후 인근의 술산리, 접산리 등에서 통학 열차를 타고 군산~익산~전주로 나가 청운의 꿈을 키우는 학생들과 생계를 위해 새벽 열차를 타고 군산항에 나가 생선과 젓갈을 구입해 내다 파는 아낙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였으나 도로교통에 밀려 2008년 통근열차마저 운행이 중지되며 무인역으로 격하되었다. 현재 임피역 역무실 공간에는 책상, 주판, 금고 등 과거 역무원들이 역에서 사용했던 물건들이 가지런히 놓여 있다. 역 건물 옆에는 시계가 귀하던 시절, 낮 12시가 되면 사이렌으로 정오를 알려주던 붉은 철탑 모양의 오포대가 우뚝 서 있고, 새마을호 폐객차를 활용해 만들어 놓은 근대문화 전시 공간도 흥미롭다. 오래된 흑백사진과 같이 드러내지 않고 늘 담백하게 서있는 무인역은 언제 가도 호젓하다. 이 겨울 파스텔톤 옥빛의 건물들이 들판과 잘 어울리는 우리고장 철도 역사를 찾아 아련한 옛 추억에 젖어 보는 것은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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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18 19:43

현명한 醫者는 암의 뿌리를 다스린다

김윤세 인산가 회장전주대 경영행정대학원 객원 교수 도리(道理)에 부합하는 정치가 행해지는 세상은 위정자(爲政者)들이 다른 나라의 영토와 재산을 탐하여 서로 피 흘리며 죽이고 죽는 침략전쟁을 일으키는 일 없이 평화롭게 살아가게 마련이다. 그러나 도리에 부합하지 않는 무도(無道)한 세상에서는 집단 광기(狂氣)가 발동하여 설득력이 거의 없는 기이한 명분을 내세워 다른 나라로 쳐들어가 백성들을 살육하고 영토와 재산을 약탈하여 만족할 줄 모르는, 끝없는 제 욕심을 채우기 위한 만행을 일삼는다. 이러한 무도(無道)의 정치가 행해지는 것도 불행하기 이를 데 없는 것이지만 이보다 더욱 불행한 것은 우리 몸 안에 존재하는 수십조의 생명체인 세포 중 일부가 어떤 원인에 의해 암세포로 바뀌었을 때 그 암세포들을 사람의 생명을 해치는 적으로 간주하여 공격 파괴 제거하려는 시도이다. 지혜롭지 못한 판단에 근거하여 행해지는 이런 시도가 어떤 재앙을 초래하는지는 그동안의 치료결과들이 잘 설명해주고 있다. 정상 세포가 어떤 원인에 의한 돌연변이로 인해 암세포로 바뀔 때 최소한 생각해 볼 것은 왜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었는가 하는 점이다. 일단 어떤 원인과 환경, 조건에 의해 인체의 정상 세포가 암세포로 바뀌었을 때 의료진들은 그 원인을 찾아내 근본적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찾기보다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동원하여 보이는 암 덩어리를 공격 파괴, 제거하는 쪽으로 역량을 집중시킨다. 그로 인해 이미 전신에 뿌리내린 암인데도 보이는 암 덩어리 위주로 제거함으로써 암의 뿌리를 제거하는 것이 아니라 가지치기식 임시 해결에 그쳐 재발전이확산으로 이어지게 되는 심각한 문제를 안고 있다. 수술이나 항암제 투여, 방사선 조사 등의 치료를 하는 과정에서도 정상 세포들이 대거 손상을 입게 될 뿐 아니라 최종적으로 건강을 회복하고 소생할 수 있는 인체의 마지막 보루라 할 수 있는 면역기능마저 완전히 무너져버리는 심각한 역작용을 초래하게 된다. 대부분 의료진이 그토록 무서운 암을 해결하는 과정의 특성상 그런 부작용이나 역작용은 부득이한 일면을 갖고 있다는 생각을 토로하지만 그런 주장은 별로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 왜냐하면, 인체에 돌연변이로 나타난 암을 어떻게 생각하고 판단하여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해결 방법은 확연하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독일 태생의 미국 대체의학자 안드레아스 모리츠가 그의 저서 <암은 병이 아니다>에서 지적한 것처럼 암은 처음부터 암세포, 즉 질병을 일으키는 인자(因子)로 생겨나고 존재해온 것이 아니라 우리 몸 안에서 정상적으로 맡은 바 임무를 수행하던 구성원이었으나 섭생 부주의, 운동 부족, 독성 물질의 과다 유입, 과도한 스트레스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생체시스템에 혼란이 시작되면서 자연법칙에 역행하고 통제에 따르지 않는 암적 존재로 바뀐 것이다. 따라서 암을 해결 극복하기 위한 급선무는, 체온 저하와 미네랄 결핍 등 정상 세포가 끊임없이 암세포로 바뀌게 만드는 몸 안의 생명 환경을 신속하게 혁신하고 아울러 질 좋은 식품 섭취와 지속적인 운동 등 지혜로운 섭생을 통해 결핍된 미네랄을 보충하는 한편 체온을 높여 면역력을 정상화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다시 말해 올바른 방향 설정이 먼저이고 제대로 방향을 잡은 뒤에 구체적 치료방법을 열심히 실천해야 차질 없이 목표지점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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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11 19:57

건축물은 문화유산, 유지 관리 잘 해야

정동환 한국기술사회 전북지부장 며칠 전 수도권에 첫 눈이 많이 왔다. 겨울철이 되면 내 집 앞 눈치우기가 생각난다. 어릴 적 눈이 많이 오면 이웃집 골목길의 눈이 깨끗이 치워진 집과 그렇지 못한 집이 있다. 그럴 때 마다 어른들은 눈을 치우지 않은 집을 가리키며 아무 게는 참 게으른 사람이다며 인물평을 하곤 했다. 우리는 이렇게 집주인와 집관리에 대한 선입견이 있다. 건물도 마찬가지이다. 건물주가 자기 건물을 깨끗하게 유지 관리하는 경우와 그렇지 않는 경우를 보면 건물주의 책임성, 공공성, 경제성, 유지관리능력 등을 연상하게 된다. 선진국에 가보면 깔끔한 전원주택이나 산뜻한 빌딩을 볼 때 역시 선진국이다는 느낌을 갖는다. 후진국에서 지저분한 건물을 볼 때와 대조를 이룬다. 이러한 것 하나만 봐도 국격을 확연하게 느낀다.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일은 건물을 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하다. 나무를 심는 것보다 가꾸는 것이 중요한 것처럼 건물도 짓는 것보다 유지 관리하는 게 중요하다. 시설물의 안전관리에 관한 특별법에도 이러한 내용이 잘 서술돼 있다. 건물의 유지관리는 완공된 시설물의 기능을 보전하고 시설물 이용자의 편의와 안전을 높이기 위하여 시설물을 일상적으로 점검정비하고 손상된 부분을 원상복구하며 경과시간에 따라 요구되는 시설물의 개량보수보강에 필요한 활동을 유지 관리라 한다. 따라서 건물주는 건물을 유지 관리하는 책임이 있다. 부의 상징인 건물주가 보이지 않는 책임성은 이렇게 가지고 있다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농담 삼아 조물주 위에 건물주가 있다고 말하곤 한다. 세입자에게 절대적인 권한 행사를 하기 때문에 생긴 말이다. 그렇지만, 건물주가 이러한 권위를 가지려면 건물을 잘 관리하고 이러한 의무를 다해야 한다. 지저분한 건물을 보면 과객들이 이 건물주는 뭐하는 놈이야하며 그의 권위를 땅에 떨어뜨린다. 건물주는 건물을 계획하고 시공할 때 또는 건물을 매입할 때 기대에 부풀어있었던 그 기억, 그 초심을 잃지 말아야 한다. 시설물 유지관리의 기본원칙은 시설물의 기능을 원래의 상태로 유지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따라서 세심하게 점검하고, 시설물의 결함 또는 파손이 있으면 요인을 조기에 발견해 그 결함을 보수해 유지보수 해야 한다. 또한 결함원인을 정확하게 판단해 효율적인 시설물 보수작업을 통해 유지비용의 낭비를 줄이고, 안전에도 최우선 고려를 해야 한다. 임대인의 갑질이 있을 때마다 갑질의 몇 가지 이유가 있다. 그 중 하나가 임차인이 건물에 대한 유지관리를 소홀히 했을 때이다. 따라서 건물의 유지관리에 대한 내용도 임대계약의 조건에 삽입해야 할 것이다. 건물의 주변정리 그리고 유지관리와 관련해 서로 명확하게 계약조건을 명시하는 것이 어쩌면 지혜로운 일이다. 보통 건물주는 외지에 거주하고 임차인은 영업활동 이외의 일에 관심이 없다. 그러다 보니 건축물의 주변은 항상 지저분하기 쉽다. 건축물이 오래되면 낡고 안전에 문제가 되는 경우도 있다. 이렇게 건물에 대한 무관심과 방치는 서로에게 좋지 못한 일이다. 건축물은 단순히 빌딩이 아니라 우리의 삶을 보여주는 상징물이고 문화유산이다. 건물이 오랜 세월동안 시대의 삶과 정신을 담고 있다면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 우리 주변의 어떤 건물이든 먼 훗날 문화유산이나 유형문화재가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건물유지관리를 잘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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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2.04 19:36

우리는 모두 도로 위의 범죄자들이다

최민종 변호사 필자가 근무하는 사무실 근처에는 로터리가 있다. 그래서 하루에 한번 이상은 그 로터리를 지나가곤 하는데 그 로터리에는 회전차량우선이라는 글귀가 명백하게 표시되어 있다. 그리고 로터리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모두 일시정지를 해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운전자들은 회전차량우선보단 내가 먼저 우선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중앙선에서 유턴을 하는 구간에서 유턴을 하려면 앞선 차량이 유턴을 한 후 다음 차량이 유턴을 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 많은 운전자들은 앞선 차량이 유턴을 하기 전 내가 먼저 가야지라는 생각을 가지고 먼저 유턴을 한다. 이로 말미암아 이를 미처 발견하지 못한 앞선 차량은 다음 차량이 유턴을 먼저 해버리는 바람에 급정거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신호가 없는 교차로에서 교차로에 진입을 하기 전에 오른쪽에서 좌회전 또는 직진을 하는 차량을 위해서 선행차 후미가 교차로에서 정지하였다면 교차로에 진입하지 않고 정차를 하여야 도로가 안전하고 유동적으로 순환된다. 하지만 이러한 교통의 흐름을 고려하지 않고 앞선 차가 전진하면 그 전진하는 차량을 따라 전진하여 오른쪽 직진 차량과 좌회전차량이 운행을 못하여 교통 체증을 만들게 하기도 한다. 꼬리 물기 역시 그 한 예이다. 물론 위와 같은 도로교통법 위반 행위가 고의로 교통 체증을 유발하고자, 타인의 차량보다 나만 먼저 가고자 일으킨 행위가 아닐 것이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대부분의 운전자들이 양보운전에 대한 기본적인 의식이 부족한 것은 아닌가라는 생각이 든다. 필자 역시 위와 같은 도로교통법 위반행위를 하고 있지 않다고 말할 수 없기에 많은 반성을 하고 있다. 우연찮은 기회에 소위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나라에 방문한 적이 있다. 당시 교차로에서 횡단을 하려는 상황이었는데 그 교차로는 굉장히 한적한 도로였고 차가 한 대 지나고 있는 상황이었다. 필자는 횡단보도에 섰고 그 차가 지나가는 것을 기다리려고 대기를 하였다. 그런데 그 운전자는 횡단보도 앞에서 차를 정차시키고 필자에게 먼저 지나가라는 제스처를 부드럽게 하였다. 횡단보도지만 차가 먼저 지나간 후 사람이 지나가야 한다라는 명제가 체내화되어 있는 필자로써는 적잖이 당황하였다. 그 후로 필자는 도로를 횡단하려는 보행자가 있거든 정지를 하여 보행자를 먼저 횡단하게끔 하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그런데 문제는 차가 정지하고 보행자를 먼저 횡단하게끔 하려해도 어째서 차가 지나가지 않을까 하고 바라보고 있는 보행자가 대부분이다. 우리 사회는 보행자 마저 횡단하는 사람보다 차가 먼저라는 인식이 저변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오히려 보행자가 횡단을 하지 않으니 그냥 운행을 하기가 부지기수이다. 한강의 기적이라는 이름으로 급격한 발전을 한 우리나라는 빨리빨리라는 명목 하에 도로 위에서도 빨리빨리라는 자신의 갈 길을 가는 것에 몰두하고 있는 듯하다. 우리 사회는 더불어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한다. 그리고 타인을 존중받아야 나 역시 존중받을 수 있다는 생각을 가질 필요성이 있다. 차보다는 사람이 먼저라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실천하여 도로위의 사회가 좀 더 이타적인 곳이 되어야 한다. 횡단하는 사람에게 횡단하라고 하며 귀찮은 듯 손짓하는 식의 방법이 아닌 배려의 몸짓과 선한 표정을 보이는 방식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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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7 19:55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한 공공기관의 역할

김진준 한국철도공사 전북본부장 올해 대한민국의 화두는 사회적 가치인 듯 하다. 사회적 가치는 경제적 가치와는 구별되는 개념으로 개인을 초월(혹은 포함)하여 지속가능한 공동체를 위하여 지향하는 바람직한 가치로써 일자리 창출, 사회적 약자 배려, 삶의 질 개선, 안전, 민주적 의사결정과 참여의 실현 등 공동체와 사회 전체의 편익을 지향한다는 점에서 공공성이라는 가치를 본질적으로 내재하고 있다. 얼마 전까지 세계경제를 이끌어왔던 신자유주의 성장전략은 심각한 양극화와 불평등을 초래했을 뿐만 아니라 성장도 예전과 같이 될 수 없음을 증명하고 있다. 그간 효율과 이윤을 앞세웠던 우리사회도 소득격차 심화, 비정규직의 양산 등 불균형과 단절이 심화되어 온 측면이 있어 이제는 사람의 가치, 공동체의 가치를 지향하도록 시스템을 바꾸어야 할 때이다. 현 정부 출범 이후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성이 증가하고 공공기관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요구되고 있다. 공공기관이 국가 경제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이 막대함에도 공공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가 매우 낮은 수준임을 생각할 때, 국민들의 부정적 이미지를 복원하고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공공기관이 수행하는 공적 서비스를 사회적 가치와 적극 연계해 추진해야 한다. 공공기관의 사회적 가치실현은 공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동시에 달성해야 하는 어려운 과제이지만 공공기관이 사회적 가치를 실천하고 공공성을 강화하게 되면 사회적 경제에도 도움이 된다. 사회적 가치가 경제운용의 중요 기준이 될 때, 사회적 경제의 운영 원리인 나눔, 상생, 협력이 가능해 진다. 정부 주도로 사회적 가치를 나열하는 게 아니라 공공기관이 나서 시민사회 및 민간과 계속 소통해가며 어떤 가치가 구현돼야 하는지 끊임없이 파악하고 이를 장기 과제로 실천해야 할 것이다. 한편, 공공기관이 공공성을 강화하고 공동체와 상생을 위해 한걸음 더 나아 가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지속적인 관심과 역할도 필요하다. 코레일은 사회적 가치 구현을 위해 미래혁신실을 신설하여 열린혁신일자리서비스 등 여러 부서에서 하던 사회적 가치 관련 업무를 일원화했다. 또한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 철도 혁신이라는 목표 아래 대국민 서비스 혁신을 통한 철도 공공성 강화, 소득주도일자리 중심의 경제패러다임 전환, 국민의 참여협력 확대를 통한 국민 신뢰 강화라는 기본방향을 설정하여 추진하고 있다. 노숙인의 자립과 가정사회로의 복귀를 위해 노숙인 재활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며 무상으로 철도분야 자격증 교육과 창업 지원을 통해 청년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고 있다. 교통 오지마을 지역주민 편의를 위해 시행한 지자체 공공택시 서비스의 철도역 확대는 지난 8월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우수사례로 소개된 바 있다. 주요역 주차장에 지역자활센터의 출장세차서비스 도입, 사회적기업 판로지원을 위해 명절기간 임시매장 운영 등 일자리 창출, 사회적 기업과 동반성장할 수 있는 신사업모델 개발 등 공공서비스의 질을 높이고 사회적 가치를 실현하기 위한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은 앞으로도 국민 편익 증진을 위해 유무형의 철도 인프라를 적극적으로 공공에 개방하고 이용자 중심의 철도서비스 아이디어 수렴, 고객평가단 운영 등 국민 참여에 기반한 기관 운영으로 사회적 가치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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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8.11.20 1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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