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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박' 잘해야 지방 정치인 되는 세태

4·11총선을 앞두고 10일부터 사흘간 실시되는 도내 민주통합당 후보 경선에 이목이 쏠린다. 선거구별 2~3명으로 압축된 후보들은 경선 선거인단에게 표를 달라고 사력을 다 한다. 전북에선 민주당 후보경선이 본선과 다름없기 때문일 것이다.새삼스럽지만 퀴즈 하나 내본다. 정동영 의원과 장세환 의원의 공통점 세 가지는?첫 번째. 두 사람 다 이번 총선에서 '큰 결단'을 했다. 정 의원은 지역구인 전주 덕진을 떠나 서을로 갔고 전주 완산을 장 의원은 아예 불출마했다.두 번째. 두 사람 모두 자기 지역구의 차기 '금배지'에 신경을 많이 썼다. 정 의원은 '후임자 논란'에도 불구하고 유종일 KDI교수를 천거했고, 장 의원은 수개월 전부터 '안 될 인물' 두 사람을 공개적으로 찍었다.마지막으로 정 의원과 장 의원의 '차기 금배지 계획'은 성공하지 못했다. 유 교수는 수도권으로 차출됐고, 장 의원이 거명한 후보 중 한 사람은 경선 후보가 됐기 때문이다.문제는 덕진과 완산을에서 이 같은 과정이 진행되면서 지방의원들의 위상이 국회의원 발바닥 수준으로 떨어졌다는 사실이다.덕진부터 살펴보자. 정동영 의원이 느닷없이 유종일 카드를 꺼내들자 지역구 지방의원들은 유 후보의 출마 기자회견에 몰려가 '병풍' 노릇을 했다. '병풍'은 '이 자리에 나온 우리 지방의원들은 유 후보를 지지한다'는 의미다.그런데 웬걸, 병풍까지 쳐줬던 유 후보가 돌연 서울로 가고 경선이 김성주, 이재규 후보로 압축되자 지방의원들이 모여서 갑자기 '중립'을 선언한다. 정 의원의 지시에 맹종하던 그들이 갑자기 3·1독립운동이라도 한 걸까? 한 지방의원은 이렇게 반문했다. "구태여 어느 편에 설 필요가 있습니까?" 말인즉슨 정동영은 힘이 세니 지시를 따를 수밖에 없었지만 유 후보가 떠난 현재는 경선 결과에 따라 후보를 잘 받들면 된다는 것이다. 섣불리 지지후보를 정했다가 화를 당하는 상황을 피하는 절묘한 정치적 베팅을 읽힌다. 완산을은 더 가관이다. '경선 후보가 정해지기 전까지 경거망동 말라'는 장세환 의원의 엄명을 따르던 지방의원들은 최근 후보가 둘로 압축되자 기다렸다는 듯이 지지 후보를 정하고 기자회견을 자청했다. 덕진 지방의원들은 그나마 두 후보를 초청해 정책과 비전을 묻는 요식행위라도 거쳤지만 완산을은 아예 자기들끼리 다수결로 정했단다. 구태여 표결로 지지후보를 정한 이유에 대해 한 전주시의원은 "통일된 행동을 보이는 게 같이 사는 방법 아니겠느냐"고 솔직히(?) 말했다. 그는 '미래의 국회의원'에게 줄을 서야 다음 지방선거에서 공천을 받는다는 현실 정치상황도 들먹였다. 시의원에게 '당신들이 선택한 후보가 경선에서 지면 어떡할 것이냐'고 되물었다. 1초도 안 걸려 돌아온 대답이 가관이다. "당이 공천한 후보가 당선되도록 도와야죠"였다. 일관성 상실은 물론 한 치의 부끄러움이나 자존심조차 없는 지방정치인의 현주소가 확인된 순간이었다. '그렇게 되면 다음에 공천 달라고 하지 않겠다'는 대답이 나올 수도 있으려니 생각했던 기자의 어리석음도 확인됐다. 지방선거 때 '중앙당과 국회의원이 공천을 좌지우지 말라'고 핏대를 세우다가도 총선만 되면 공천에 목숨을 건 정치 도박에 익숙해진 지방정치인들.그래서일까. 얼마 전 도내 한 기초자치단체장과 기초의원이 진짜로 도박을 하다가 경찰에 적발됐다고 한다. 지방정치인들이 평소 실전 도박으로 꾸준히 실력을 쌓아야 총선 도박판의 승자가 되는 이치를 순진한 유권자들이 과연 알고나 있는지 궁금하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03.09 23:02

익산 장학숙 건립 서둘자

며칠전 가까운 지인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가 걸려왔다.자신의 넋두리(?) 좀 들어달라는 요청이다. 바쁘다는 핑계로 그간 소원했던차에 걸려온 전화여서 한걸음에 달려갔다. 오랜만에 만난 반가움에서 급하게 술잔이 오가더니 금새 취기가 오른 그는 얘기의 실타래를 풀어내기 시작했다.서울 유명대학에 합격한 아들의 거취를 위해 의기양양하게 서울 방 구하기에 나섰는데 너무도 비싼 대학가의 월세나 하숙비에 말문이 막혔다며 일단 긴 한숨부터 내 쉬었다.어쩔수없이 변두리 지역의 허름한 고시원에 아들을 두고 내려 오는데 변변한 방 한칸 장만해주지 못하는 자신의 무능함 때문에 생고생하게 될 자식에게 한없이 미안하고, 한편으론 너무 안쓰러웠다며 갑자기 굵디굵은 눈물을 훔쳤다."자네 우나?""울기는......"연신 헛 웃음을 웃어보이는 한 50대 아버지의 이슬맺힌 사연과 한숨소리는 어둠이 내려 앉을때까지 계속됐다.평소 언행에 신중한 그 였지만 얼큰한 취기탓인지 뼈있는 말도 거침없이 내 뱉었다. 서울 이곳저곳을 뒤지고 다니면서 느낀 소감인데 자신과 아들이 익산 출신이란게 그처럼 후회스럽고 원망스러운 적이 없었다는 등 취중 진담(?)을 마구 쏟아냈다.재정자립도가 익산보다 훨씬 형편없는 전국 상당수 자치단체 조차 고향 출신 서울 거주 대학생들을 위해 너도나도 서울 장학숙 건립에 나서고 있는데 반해 익산은 도대체 지금까지 뭘 했는지 모르겠다며 불평불만을 연신 토로해 냈다.말만 번지르한 '인재육성도시 익산'이 아니라 시민들의 가려움을 찾아 긁어주는 실질적인 정책추진이 필요한것 아니냐고 쉼없이 따져 물었다.익산시가 세금 감면과 막대한 보조금을 퍼부어 수십개 기업을 유치했다고 하지만 입주기업 직원들은 자녀교육 때문에 자녀와 부인은 서울에 남긴채 돈을 벌어 보내주는 기러기 아빠, 즉 주말부부가 대다수임을 지적하는 그의 취중진담에는 차라리 이런 혈세로 하루빨리 서울장학숙 건립에 나서는것이 바람직하지 않느냐는 간절함과 바람이 뭍어 있었다.사실 요즘 서울 등 수도권에서는 전국 자치단체들의 '장학숙' 건립 붐이 일고 있다. 예전에는 주로 광역단체들이 향토인재 육성 차원에서 서울에 장학숙을 건립했으나 최근에는 기초단체들까지 가세해 크게 확산되는 추세다. 수도권 대학에 진학한 지역 출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덜어 주기 위해 자치단체가 예산을 투입해 건립한 기숙사가 바로 장학숙인데 이 곳은 시설과 환경이 좋을 뿐 아니라 이용료(월 15만원 안팎)가 하숙비보다 훨씬 저렴해 인기가 하늘을 찌를 정도다. 각 지자체의 장학숙이야말로 명실공히 향토인재를 배출하는 전당이자 요람이 되고 있는 것이다. 물론 도내 일선 지차제들도 이같은 시대적 흐름에 따라 앞다퉈 장학숙 건립에 나서고 있다. 고창군이 지난달 28일 예산 28억여원을 투입해 장학숙을 개관한데 이어 정읍시는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으로 장학숙 건립에 나서고 있다.남원시도 애향장학숙 건립을 위해 지난 2009년 33억원을 들여 토지 966㎡를 이미 매입했다고 한다. 익산지역 출신 서울 거주 대학생들이 이 소식을 들었을때 그 심정이 어떨까.그 어떤 누가 그들에게 익산 출신으로서 자긍심과 애향심을 갖고 훗날 우수한 인재로 성장해 지역발전의 든든한 디딤돌이 되어달라고 떳떳하게 요구할수 있는지 그저 묻고 싶은 심정이다. 늦었다고 생각할때가 가장 빠르다는 말이 있다.앞으로는 우리의 익산 부모님들이 서울로 유학(?)간 자식들로 인해 뼈가 사무친 설움을 토해내지 않도록 익산장학숙 건립에 대해 시민 모두가 함께 나서 깊게 고민해보면 어떨까.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03.07 23:02

시대정신을 읽는 정치인이 필요하다

4·11총선을 앞두고 전주 덕진 선거구가 시끄럽다.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이 지역구 후임자로 특정 후보를 내세웠던 것에 대한 논란이다. 예비후보들은'상왕정치·대리인 정치를 중단하라'는 정동영 의원을 겨냥한 비난을 쏟아내고 있다.이에 정 의원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정 의원은 최근 본보와의 통화에서 "'후임'이라는 말은 하지도 않았고, 일부 참석자들이 악의적으로 왜곡하는 것"이라면서 "나는 '당차원의 협의를 통해 유 후보가 뒤늦게 덕진구에 왔으니 환영해주라'는 취지의 말만 했다"고 밝혔다.자신의 표현이 '내 후임이니 도와달라'는 것으로 잘못 전달돼 보도된 것에 대한 항변이다. 그러나 정 의원이 지역구 불출마 선언 이후 보여준 일련의 행보를 보면 별반 차이가 없다.정 의원은 지난 1월 17일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한 자리에서 자신의 후임과 관련해 "아직 누구를 내세울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면서"오는 5월 31일까지는 지역위원회 위원장이다. 전주시민의 이익과 바람을 위해 끝까지 책임을 다하겠다"며 위원장으로서의 역할론을 강조했다. 후임자 선정과정에서 나름의 역할을 하겠다는 것으로 풀이되면서 정 의원의 행보에 관심이 쏠렸다.이어 1월 26일에는 국회 출입기자들과 만나 "(정동영이 있었던 곳인 만큼) 주민들에게 대한민국 최고는 아니더라도 민주통합당의 최고는 된다는 자부심을 줄 수 있는 사람 정도는 돼야하는 것 아니냐"며 후임자를 간접 거론했다. 이후에도 그는 후임 문제를 반복적으로 언급했다.한편으로는 서울 강남을 선거준비에 바쁜 일정속에서도 수시로 지역에 내려와 당직자 및 지역 인사들에게'사분오열하지 말고 힘을 모아달라'고 당부하는 등 사전 정지작업에 많은 공을 들였다. 그리고 이달 11일 30여명의 당직자를 밤 늦은 시간에 소집, 유종일 후보의 출마 사실을 알리면서'환영해 달라'고 요청했다.그 덕분인지 14일 유종일 후보의 총선 출마 기자회견장에는 민주통합당 전주 덕진 지역위원회 핵심 당직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여기에 자신의 전주 사무실까지 유종일 후보에게 내줬다. 이 정도면 정 의원이 후임자를 내세웠다는 게 틀린 표현은 아니다.이로인해 지역에서는 "지역구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밝혔던'공천혁명의 기폭제가 되겠다'는 게 후임자를 내세워 지역구를 물려주는 것이냐"는 비아냥이 쏟아지고 있다.자신이 떠난 선거구에 좋은 인물이 선출되기를 바라는 마음은 이해된다. 그러나 문제는 변화된 정치상황속에서는 그 자체가 시대착오적 발상이라는 것이다.한명숙 대표의'시민에게 공천권을 돌려주겠다'는 말에서 보듯이 현재의 정치는 몇사람이 밀실에서 공천권을 결정하던 이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이런 면에서 볼때 정 의원의 행보는 시대정신를 제대로 읽지 못한 것이라는 지적이다.지역 정가에서는"시대는 변했는데, 정동영 의원은 아직도 과거에 배웠던 정치 패러다임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있다. 정치는 빠르게 변하고 있는데, 아직도'계보정치, 패거리 정치'라는 구시대적 틀거리에서 벗어나지 못하다고 있다는 것이다.이 같은 현상은 비단 전주 덕진 선거구만의 일이 아니다. 현재 4·11총선이 본격화되고 있는 도내 각 선거구에서는 기득권 세력들이 지역 정치판을 좌지우지하려는 구태가 여전히 벌어지고 있다. 낡은 지역정치 판을 바꾸려는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에 기대를 걸어본다.

  • 오피니언
  • 김준호
  • 2012.02.24 23:02

학교폭력, 인문학으로 치유해야

A씨와 B씨는 같은 시대와 지역에 살았고 비슷한 수준의 경제력을 가졌다.다만 A씨는 인문고전독서에 힘쓰는 전통, B씨는 인문고전독서에 문외한인 전통을 물려 준 것만이 달랐다.미국 뉴욕시 교육위원회가 A씨와 B씨의 가문을 5대에 걸쳐 면밀하게 추적, 비교 조사한 결과를 한때 내놓은 적이 있다.조사결과 A씨의 후손 896명중 1명 부통령, 4명 상원의원, 12명 대학총장, 65명 대학교수, 60명 의사, 100명 목사, 75명 군인, 85명 저술가, 130명 판검사, 80명이 공무원이 됐다.반면 B씨의 후손 1062명가운데 전과자 96명, 알코올 중독자 58명, 창녀 65명, 빈민 286명, 평생 막노동 연명자가 460명인 것으로 조사됐다. 미국 정부는 B씨의 후손들을 위해 무려 1억5000만달러의 국고보조금을 지출해야 했다.조사결과의 결론은 인문고전독서는 나라와 개인의 운명을 결정짓는데 지대한 영향을 미친다는 점이다. 인문학의 중요성을 강조한 '리딩으로 리드하라'에서 나오는 글이다.지난해말 학교폭력에 시달리던 대구 중학생의 자살사건을 계기로 금품갈취·왕따·빵셔틀등 사회문제로 부상한 학교폭력문제로 정부가 근절대책을 발표하는등 나라전체가 시끌벅적하다.정부가 복수담임제·폭력학생 출석정지·학교폭력 은폐때 성적조작에 준하는 중대범죄처벌·체육시간의 확대등 종합대책을 내놓았고 이에 올해 3189억여원의 예산을 투입키로 했지만 반발이 만만치 않다.'신체적, 정신적으로 미성숙한 중·고교생들을 자칫 사회부적응자로 만든다','가해 학생을 자꾸 학교밖으로 내보내는 식으로만 처벌해 낙인을 찍으면 오히려 개선이 안될 것 같다'등…학교폭력의 가장 큰 문제는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 우리의 자녀들이고 이웃인데도 정부가 제 3자적 입장에서 대책을 내놓고 있다는 점이다.학교폭력이 사라지려면 '나 자신이 귀중한 존재이면 다른 사람도 귀중한 존재로서 존중받아야 한다는 정신적인 면'을 학생들에게 인문학의 교육을 통해 지속적으로 가르쳐야 한다.한국은 6·25전쟁이후 지난 60여년동안 경제성장을 부르짖으며 숨쉴틈없이 달려왔다. 그 과정에서 물질만능·개인·이기·일등지상주의등의 부작용이 야기됐고 그 결과로 나타난 현상중의 하나가 학교폭력이 아닌가 한다.그런데도 정부가 처벌위주의 대책을 내 놓는다면 학교폭력은 우선 겉으로는 수그러질지 몰라도 더욱 음성화, 횡포화되고 학교는 학생을 지도·선도하는 곳이 아니라 감시하고 고발하는 살벌한 공간이 되는 부작용이 우려된다. 국가나 개인을 힘들게 하고 치유를 위해 많은 재정을 투입해야 하는 학교폭력은 정신적인 문제이고 학생들은 정신적으로 미완성의 상태에 놓여 있다.그런만큼 남을 배려하고 존종하는등 정신적으로 충분히 성숙할 수 있도록 중·고교시절부터 국·영·수의 입시위주가 아닌 문학과 사학및 철학등 인문학에 대한 교육을 강화해야 한다.총선과 대선을 앞둔 시점에서 우선 표심을 얻기 위해 단기적으로 우선 곪은데만 치유할 것이 아니라 장기적인 관점에서 왜 곪았는가에 대한 본질적인 원인치료가 중요하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02.23 23:02

만연된 의심 풍토 경계하자

중국 명나라 말엽의 유학자인 홍자성이 지은 책인 채근담(菜根譚)에'쓸데없는 의심을 삼가라'는 의미를 담고 있는 한 얘기가 나온다.공자가 제자들과 함께 제나라로 가던 중 양식이 떨어졌다.그들은 나무껍질과 풀을 뜯어 먹으며 허기를 달랠 정도였다.지친 몸을 이끌고 어느 마을에 이르게 되자 제자들은 방을 구해 공자를 쉬게 했다. 제자인 안회는 마을을 돌아 다니며 곡식을 구해와 밥을 지었다. 밥이 뜸을 들 무렵 잠에서 깨어난 공자는 오랜만에 맡아 보는 밥 냄새에 문을 열고 밖을 내다 봤다.그런데 그때 마침 안회가 밥솥뚜껑을 열고 손으로 밥을 한 움큼 걷어내 먹는 모습을 목격하게 됐다. "평소 저토록 예의가 없던 안회가 아니었는데 여러날 굶주리다보니 자기도 모르게 손이 나간 모양이구나"하고 공자는 미루어 짐작했다.안회가 차려온 밥상을 받은 공자는 "방금 잠들었을 때 꿈을 꾸었는데 조상님들이 나타나서 하시는 말씀이 밥이 다 되거든 조상께 먼저 제를 올리고 먹으라고 하더구나"하고 말했다.안회는 이 말이 무슨 뜻인지 금새 알아 차리고 대답했다."제가 지은 밥으로는 제를 올릴 수가 없었습니다. 제가 솥뚜껑을 열자 바람이 불어 흙덩이가 쌀밥위에 떨어졌습니다. 흙이 묻은 밥으로 제를 올리는 법은 없지 않습니까" 그러면서 다된 밥속으로 흙이 스며들까봐 얼른 손으로 한 움큼 건져낸 다음 버리기가 아까워 자신이 먹은 것이라고 해명했다.공자는 잠시나마 제자를 의심한 자신이 부끄러워 "남을 믿지 못하겠거든 차라리 속아 넘어갈지언정 의심하는 일은 없도록 하라"며 다른 제자들에게 말했다. 최근 1~2개월 사이에 익산시청 공무원 2명이 억울한 옥살이 누명에서 벗어났다. 뇌물 수뢰 혐의로 구속돼 4개월여 동안 옥살이에 나섰던 사무관 A씨가 지난 15일 혐의 입증 부족 등으로 무죄를 선고 받았는가 하면 '위계공무방해'란 흔치않은 죄명으로 50일간 옥살이를 한 환경직 공무원 B씨가 지난 1월 증거 불충분 등으로 법정 투쟁 2년여만에 무죄를 선고 받았다.무죄를 선고받자 그들은 "더 이상 나 같은 억울함을 당하는 공무원이나 시민이 없었으면 한다"며 악몽같은 일을 떠올리며 가장 먼저 눈시울을 붉혔다.그 누군가(?)의 의심에서 비롯돼 평생 경험해서는 안 될 크나큰 인생의 시련을 겪은 그들이 하루빨리 마음을 추수려 예전의 활기찬 모습으로 되찾아 가길 바라면서 익산사회의 고질적인 병폐인 '의심병'을 다시한번 지적해 본다.사실 요즘 지역사회 곳곳을 기웃거리다보면 시도때도 없이 듣는 말이 있다.확실히 알지 못하거나 믿지 못해 이상하게 생각하는 것을 뜻하는 말이 바로 '의심'인데 최근들어 이 말을 더욱 자주 듣고 있다.심지어 익산시청 주변에서도 이같은 '의심(疑心)'이란 단어가 부쩍 많이 나돌고 있으니 혹시 지역사회 전반에 의심병 풍토가 만연된것 아닌가 크게 걱정될 정도다."무슨 민원과 관련된 일을 하려고 하면 혹시 관련 업체나 업자하고 유착돼 일을 하지 않느냐는 의심을 받아 일 자체를 하기가 두렵다"고 말하는 공무원도 종종 있다. 또 어떤 이는 "배를 갈라 속을 드러내 보일 수도 없고 …"하면서 날로 확산돼 가고 있는 지역사회의 의심 풍토 분위기를 크게 우려했다.의심병은 지역사회 갈등과 반목만을 싹트이게 하면서 더 나아가 시민 모두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결국 익산의 경쟁력을 떨어 뜨리게 될 것이다.아무쪼록 익산 시민 모두는 지역의 밝은 미래를 위해 공자가 제자들에게 한 말을 다시한번 나무 뿌리를 씹듯 음미하고 실천하는데 보다 적극적으로 나서보면 어떨까.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02.21 23:02

새는 한쪽 날개로 날지 못한다

공항이란 항공기의 이·착륙및 여객·화물의 운송을 위한 시설을 말하는 것으로 매우 중요한 인프라(infrastructure)라고 할 수 있다.인프라는 경제활동의 기반을 형성하는 기초시설을 의미한다. 동북아 국제중심지역을 지향하는 새만금의 개발을 위해 현재 가장 기본적으로 절실한 인프라가 무엇인가.국내외 대규모 기업들의 투자유치를 위한 국제공항이다. 국제공항은 국제적인 인적·물적교류에 있어 가장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기 때문이다.새만금 방조제가 완공되고 새만금 내부개발이 이미 시작돼 있으며 외자 유치를 운운하는 상황에서 새만금이 비상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인 인프라인 국제공항건설의 현주소는 어떠한가.한마디로 정부의 소외속에 안개속이다. 정부의 제4차 공항개발 중장기종합계획(2011~2015)에도 새만금 및 경제자구역내에 산업이 활성화될 때 공항시설을 확충 검토한다고 돼있고 지난해 3월 새만금 마스터플랜의 발표때도 개발이 본격화되는 오는 2015년께 활주로 추가 필요성을 검토하는 것으로 돼있다.백날 '검토'수준에 그치고 있으며 이같은 정부의 공항시설의 확충검토는 수요창출을 유인하는 인프라시설인 공항을, 수요를 감안해 공급을 하겠다는 얼토당토않은 앞뒤가 맞지 않는 발상이라고 할 수 있다.진정한 새만금 개발에는 안중에도 없고 총선때나 대선때 '노루 뼈다귀 우려먹듯이' 새만금을 이용만 하려는 얄팍한 면모를 드러내고 있지 않은지 의구심이 들 뿐이다.그동안 경제적인 타당성을 내팽겨친채 정치적인 논리를 앞세워 공항을 건설, 얼마나 많은 국내 공항들이 제대로 활용되지 못하고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가. 현재 인천공항을 제외한 국내 14개 공항가운데 흑자를 내고 있는 공항은 김포·김해·제주공항등 3곳에 불과하고 나머지 청주·무안공항등 11개 공항은 활주로 활용률이 거의 10% 미만으로 적자에서 허덕이고 있다.그런데도 동북아 국제중심을 외치면서 국가나 전북의 미래에 경제적 희망을 던져 줄 새만금지역의 국제공항건설을 미루는 이유는 무엇인가.국제공항이 건설돼야 국제적으로 인적·물적교류가 이뤄져 투자유치가 이뤄지고 개발이 가속화된다는 상식을 모르는 것은 아닐 것이다.홍콩·싱가포르·대만의 카오슝·중국 상해등은 국제무역항은 물론 국제공항이 있어 세계 유수의 경제도시로 발돋움할 수 있었다. 새만금도 국제무역항과 공항이 함께 갖춰져 있어야 활기를 띨 수 있다.항만의 경우 군산항이 있는데다 새만금 신항만을 건설키 위해 오는 3월 방파제가 착공된다. 한쪽 날개는 단 셈이다. 그러나 국제공항의 건설만은 아직도 오리무중인 만큼 조기건설을 위한 대책마련에 나서야 한다.그야말로 정치논리가 아닌 진정한 경제논리를 앞세워 미 공군의 관제통제속에 많은 제약요인이 있는 군산공항을 어설프게 확장, 국제선 항공기를 취항토록 할 것이 아니라 새만금 내부에 별도의 국제공항을 건설하는데 총력을 경주해야 한다.새는 한쪽 날개로 날 수 없듯이 새만금도 국제공항이 없이 무역항만만 있는 한쪽 날개로는 동북아 중심지역으로 비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안봉호
  • 2012.02.14 23:02

예의염치 모르는 익산 정치판

체면을 차릴 줄 알고 부끄러움을 아는 마음이 염치다. 제갈량과 함께 중국 2대 재상으로 불리는 관중(管仲)은 '예의염치(禮義廉恥)'를 국가의 네 가지 근본이라고 했다.'예와 의'는 나라를 다스리는 기본 틀이고, '염과 치'는 청렴과 부끄러움을 아는 품격이다. 그는 '이 가운데 하나가 없으면 나라가 기울고, 두 가지가 결여되면 위험에 빠지며, 셋이 무너지면 근간이 뒤집히고, 넷을 모두 갖추지 못하면 망한다'고 지적했다.나라의 운명을 좌우할 정가 최대 이벤트 행사의 하나인 4·11 총선이 두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예비 후보자들의 잰걸음도 날로 분주하다. 지난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전국 총선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따르면 이날까지 245개 선거구에 모두 1699명이 등록을 마쳐 6.9대 1란 경쟁률을 기록했다.7대1에 육박하는 높은 경쟁률이다.익산을 포함한 도내 모든 선거구도 바글바글하다. 다음달 23일 예비후보 등록이 마감되면 경쟁률은 더욱 치솟을것이 분명하다. 높은 경쟁률을 일찌감치 예상했지만 실제 상황으로 정확히 이어지고 있는 이유가 뭘까. 새로운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강렬한 열망이 다가올 총선에서의 관심과 기대로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사실 지금의 18대 국회는 우리를 너무 자주 실망시켰다.한마디로 말해 코미디언 같은 정치인들에 의해 코미디 같은 장면들이 많이 연출됐다. 우리에게 익숙한 18대 국회의 장면은 싸움이요, 막말뿐이다.출범 첫해인 2008년만 보더라도 해머와 전기톱, 소화기가 동원된 여야 간 집단 패싸움이었다.그것도 동네 뒷골목도 아닌 여의도 국회 한가운데서... 이후에도 툭하면 폭력과 난투극이 계속 이어지더니 급기야 무협소설에서나 등장하는 공중부양하는 모습과 1980년대 시위현장에서 볼 수 있었던 최루탄 터지는 모습도 우리는 국회를 통해 지켜봤다. 국민이 원하는 모습은 분명 이것이 아닌데도 말이다.국민들이 가만히 있을 리가 있겠는가.지난해 치른 두 차례의 재보궐 선거와 통큰 양보로 유력 대선 후보로 급부상한 안철수 열풍을 통해 우리는 그들 정치권에게 분명한 경고음을 울렸다. 4·11 총선에서의 국민적 관심과 기대가 클 수밖에 없는 분명한 이유다. 하지만 민심이 뿜어대는 메시지가 이처럼 강렬하지만 익산지역 일부 예비후보자들의 행보를 가만히 지켜보고 있노라면 19대 국회에서도 별로 달라질것 같지 않은 실망감이 우선 든다.변화와 반성이 필요하다고 말들을 하지만 기존 정치인의 못된 버릇들이 여전히 답습되고 있다.우리사회에서 '몰염치한' 집단으로 투영되는 기성 정치인 못지 않게 그들의 일부는 면역주사라도 단단히 맞고 이번 총선에 나선냥 염치를 아예 내팽겨친채 실망스런 행보를 벌써부터 보인다.민심이나 민의 챙기기에 앞서 그들은 경쟁후보 헐뜯기에 치중하며 과열·혼탁선거를 은근히 부추기고 있고, 겉으로는 지역발전은 물론 정치 쇄신과 개혁을 내세우면서도 정작 관심을 보이고 있는것은 공천 줄대기가 우선이고 직업적(?) 선거 브로커들의 조종에 의한 꼭두각시 놀이에 마냥 휘둘이고 있다. 정치적 소신과 철학을 좀처럼 찾아볼수 없는 일부의 행보에서 우리는 다시한번 크게 실망한다.제 능력과 분수를 정말 모르는것 같아 심지어 답답함마저 든다.흔히 일을 시작하기 전에 우리는 적정기간의 인턴과정을 통해 교육을 받는다. 그 직업군에 적합한 능력과 인격을 배우기 위함이다. 정치를 하겠다고 이번 총선에 나선 일부 후보자에 있어 본격적인 정치에 나서기에 앞서 예의염치 훈련을 먼저 받았으면 한다. 그것이 국민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가 아니겠는가.아무쪼록 알곡과 쭉정이를 제대로 걸러내는 익산 유권자들의 지혜가 지금 그 어느때보다 필요한것 같다.19대 국회는 분명 18대와 달라야 하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02.07 23:02

달을 가리킨 손가락만 보는 경찰

터질 것이 터졌다. 최근 불거진 도내 한 여행사의 정관계 전방위 로비사건을 두고 하는 말이다. 사실 특정 여행사가 도의회와 도청, 교육청의 해외여행 사업권을 독식하다시피 한다는 소문은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또 여행사와 관청간의 부패 고리도 업계에서는 상식으로 통했다. 따라서 사건이 터지자 이번 기회에 경찰이 비리유착 구조의 실체를 파헤치고 관청은 제도적 개선책을 내놓을 것으로 기대됐다. 하지만 그런 기대는 무너지는 분위기다. 경찰은 얼마 전 도청 공무원에 대한 무차별 악성 문자 메시지 발송 사건을 수사하다 뜻밖의 대어를 낚았다. 문자를 보낸 여행사 대표의 사무실에서 도내 정관계 공직자에게 보낸 선물과 금품 명단을 찾아낸 것이다.문제는 언론이 보도한 '여행사 로비 스캔들'을 대하는 경찰의 수사 방식과 태도다. 예컨대 언론이 달을 가리키고 있는 데 경찰은 손가락만 쳐다보고 있는 것이다. 여기서 달이 관행화된 비리유착 구조라면 손가락은 단순한 로비 명단이다. 전북일보가 수사 상황 보도보다 여행사와 관청의 부패 구조 실상을 전달하는데 무게를 두는 것도 그런 연유다.돌이켜보면 경찰은 수사 초기에 결정적 증거 확보를 위한 압수수색 시기를 놓쳤고 피의자에 대한 신병확보도 게을리 했다. 그 틈에 여행사 대표는 연루된 인사와 말을 맞추고 증거를 인멸하는 시간을 충분히 확보했을 것이라는 지적이다.지금 경찰은 금품 로비 명단에 수사의 초점을 맞추고 있다. 그러나 정작 경찰이 주시할 부분은 도내에 널리 퍼져있는 유착 구조다. 그런 의미에서 경찰이 확보한 금품 명단은 이번 사안의 본질을 뒷받침해주는 여러 방증 중의 하나일 따름이다.이 때문에 경찰 내부에서조차 '경찰이 요즘 같은 모습으로 어떻게 검찰과 수사권 조정 문제를 다투겠느냐'는 자조 섞인 한숨이 나온다고 한다. 더구나 스스로 '사법처리 문제는 검찰과 협의 하겠다'고 말한 사실을 보면 경찰의 수사 의지와 수준을 알 수 있다. 이 정도면 경찰은 로비 명단 수사만 끝내고 검찰에 몸통 수사를 넘겨야 한다. 엊그제 부임한 장전배 전북경찰청장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경찰만이 달은 못보고 손가락을 보는 것은 아니다. 로비에 연루된 해당 기관 또한 오십보백보다. 사건이 터진지 보름이 지나도록 전북도와 도의회는 여행사 유착 사건에 대한 사과와 개선책을 거부했다. 오히려 제 식구 감싸기로 문제가 없다는 입장만 되풀이하다 최근에야 슬그머니 어설픈 대책을 내놨다. 여기에다 공직사회에서 사건의 발단이 된 악성 문자 피해 공무원을 원망하는 상황도 문제다. 자신들의 허물을 부끄러워하기보다 다른데서 핑계거리를 찾는 태도는 범죄보다 더 나쁘다.또 있다. 일각에서는 경찰과 언론이 4.11총선 예비후보를 흠집내고 있다는 비판을 제기한다. 하지만 생각해보자. 주민을 대표해 국회의원이 되겠다는 인물을 검증하는 일이야말로 언론과 사법기관의 몫 아닌가. 더구나 두달여 남은 총선의 시급성과 중대성을 감안하면 공개수사와 실명 보도를 해야 오해의 소지가 없다. 누군지 모르는 익명 보도야말로 흑색선전을 불러와 유권자의 판단을 흐리게 한다. 이름을 감추면 억울한 피해자도 생긴다. 이런 까닭으로 있지도 않은 음모론을 제기하며 이번 사태를 물타기하는 자들을 색출해 허위사실유포죄로 처벌해야 마땅하다. 여행사와 관청간 유착구조의 본질에 대한 수사는 놔둔 채 로비 명단에만 집착하는 경찰, 허물을 모르고 수사 결과에 촉각을 세우는 도청과 도의회는 더 이상 달을 가리킨 손가락만 쳐다보지 말고 진짜 달을 직시해야 한다.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02.03 23:02

진단과 처방이 다른 고속철 민간개방

정부는 지난해 12월 27일 코레일의 철도운영 독점타파와 경쟁 도입을 위해 신설 고속철도(KTX)의 민간운영자를 선정하겠다고 발표한 후 일각의 반대의견에도 불구하고 사업제안 설명회를 개최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정부의 정책은 아무리 신중해도 나쁠게 없다. 잘못된 정책은 시행착오를 낳고 세금의 낭비를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올바른 정책이란 충분한 검토와 분석이 전제되고 공감대가 형성돼야 한다. 그러나 정부의 이번 사업제안에 대해 관련단체나 국회의원들이 섣부른 정책이라며 반발에 나서고 있어 혼란이 일고 있다. 정부가 도입하려는 고속철도의 민간경쟁체제 도입 취지에 대한 반론이 나름의 설득력을 갖고 있기 때문이다.정부정책에 반대하는 사람들은 먼저 '민간 부문이 들어와 경쟁을 하면 서비스가 개선되고 운임이 인하된다'고 하는 부분에 공감하지 않는다. 서비스가 개선되고 운임이 인하된다는 데 반대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문제는 수요예측, 비용계산 등 그 근거를 치밀하게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들은 프랑스, 독일 등 철도선진국 대부분은 간선 철도를 독점형태로 운영하고 있다고 말한다. 자연독점시장인 철도는 경쟁이 비효율적이기 때문이라는 주장이다.또 하나는 코레일이 만성적자이고 방만하기 때문에 도로와 항공처럼 민간 기업을 참여시켜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위해 관제도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고 하는 부분.이에 대해서도 철도는 노반과 궤도, 차량, 전차선, 신호통신, 관제가 유기적으로 결합해 움직이는 시스템 산업이기 때문에, 시스템이 흐트러지면 사고와 직결되고 비효율이 발생한다고 역설한다. '철도는 레일에 금만 가도 신호가 사라지며 열차를 정지시킨다. 자동차가 도로와 신호를 주고받으며 주행하는가? 그럼에도 도로와 항공에 비교하며 각자 따로 놀아도 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분할을 쉽게 생각한다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라고 반발하고 있다.시장경제논리에 의거, 경쟁체제를 유도한다고 하는 부분에 대해서도 '철도는 이미 경쟁하고 있다'고 강조한다.'만약 서울에서 목포로 가려는 사람이 자신의 기호나 형편을 고려해 철도가 아닌 버스나 승용차, 또는 항공기를 이용하기로 결정했다면 선택은 끝난 것이다. 반대로 철도를 이용하기로 마음을 먹었다면 어떤 기준으로 이용하겠는가'라고 반문하고 있다.'가장 가까운 역에서 자기가 필요로 하는 시간대에 가장 빨리 가는 열차를 이용할 것이며, 원하는 시간에 빨리 갈 수 있는 열차가 있는 데도 A사를 선호한다고 해서 다음에 오는 A사의 열차를 기다리는 고객이 몇이나 될 것인가. 중요한 사실은 선로를 공동으로 사용하는 복수 사업자의 경우 경쟁의 우위는 고객이 가장 선호하는 시간대에 열차운행권을 확보하는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따라서 선로 배분권과 관제권을 갖고 있는 정부에 대한 로비가 필연적이며 거래비용의 증가와 자원의 낭비만 초래할 것이라는 반론을 제기하고 있다.코레일의 경영에 문제가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개선을 해야지 철도산업의 시스템을 흔들면서까지 체제를 바꾸려는 시도는 철도의 경쟁력을 더욱 약화시키지 않을까 우려된다. 정부의 이번 사업제안에 대해 반대의견이 나오고 있는 것에 대해 정부관계자들이 불쾌한 생각만 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차분하게 설명회나 토론회에서 나오는 의견들을 수렴하고 절충점을 찾아서 철도산업 미래의 청사진을 그려도 늦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 오피니언
  • 정대섭
  • 2012.01.17 23:02

특종과 낙종

기자사회에서 흔히 쓰는 말이 있다. 아끼다 X됐다', 특종을 잡고서도 타이밍을 놓쳐 결과적으로 낙종을 할 때, 또는 너무 뜸을 들이거나 민감한 사안이어서 확인 과정에 신중을 기하다가 결국 보도 시점을 놓친 경우에 이런 푸념의 넋두리를 종종 내뱉는다. 사실 물먹이고 물먹고하는 것이 기자의 생리이기는 하지만 기자들에게 있어 가장 두려운 것은 낙종이다.  경쟁 기자의 특종 기사는 늘상 쓰디 쓴 자책으로 돌아오기 때문이다. 어떤 기자가 특종기사를 썼을 때 이를 다루진 못한 낙종 기자들은 상대적으로 수명이 몇년간 단축되는 듯한 심한 스트레스를 받고 있으니 특종과 낙종 사이에서 하루 하루를 살아가는 기자들의 심적 부담감이 과연 어느 정도인가를 쉽게 엿볼수 있는 대목이 아닐수 없다. 최근 기사 한 건을 낙종했다. 주변에서는 특종도 아니고, 낙종도 아니다고 말할수 있겠지만 스스로의 평가에서는 분명 낙종이다. 기자들이 자주 쓰는 시체말로 아끼다 X된 낙종기사는 다름아닌 지난 4일 발표된 승진 내정자 등 익산시 정기인사와 관련된 이런저런 뒷담화다. 사실 이번 인사는 종전 그 어느 때보다 대규모 승진이 예견되면서 일찌기부터 비상한 관심을 불러왔다. 이런 사실을 잘 알고 있기에 기자는 공직자들의 궁금증을 풀어주는 인사향방 등을 예측해보고자 최고 인사권자인 시장을 만날때 마다 대화 내용을 중심으로 인사 관련 기사를 올렸다.나름대로의 기자 직감과 판단에서 인사 기사를 내심 비중있게 다루다보니 청사 안팎에서 떠도는 갖가지 인사 관련 소문을 덤으로 주워 담는 어부지리도 거뒀다. 취재과정에서 듣게 된 소문은 몇몇의 인물(?)들이 전형적인 인사브로커들의 능력 과시 행태를 자행하고 있다는것인데 자신의 활약 여하에따라 승진이 좌지우지될수 있는냥 거드름을 피우고 이에 현혹된 일부가 애걸에 나서고 있다는 얘기다. 좀더 자세히 말하자면 속칭 바람잡이가 승진 후보자들에게 접근해 동변상련 심정으로 함께 걱정하는척 하다가 그 누구를 찾아가 애원해보면 마치 해결될수도 있는것 처럼 은근슬쩍 권유하고, 일부 공무원은 곧바로 그 누구 찾기에 나서 인사청탁에 나서고 있는 등 웃지못할 코메디가 실제 연출되고 있다는게 소문의 핵심이다. 참으로 어처구니 없고 황당스런 얘기가 아닐수 없다. 특히나 그 누구로 하여금 부당한 인사청탁이 들어오면 오히려 그 청탁자에게 불이익을 안기는 시장의 인사스타일을 수년간 지켜 본 기자에게 있어 이같은 소문은 일고의 가치도 없기에 그냥 묵살됐다. 무슨 말(소문)이 돈다면 이는 나름대로 근거가 있어 그런 것일 테니 잘 취재해보라는 뜻에서 기자들이 가장 많이 듣는 충고 가운데 하나인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겠냐? 잘 파봐라는 얘기가 뒤늦게 생각나 혹시나 하는 마음에서 취재에 나섰다. 절박한 심정에서 지푸라기라도 잡아보겠다고 나선 순진한 공무원들이 교묘한 꾀임에 빠져 헛고생을 하지 않도록 좀 더 일찍 확인하고, 더 깊게 파고 들어 경종을 울리지 못한 후회감이 밀려왔다. 시기를 놓친 보도는 특종이 아니라 분명 낙종이다고 스스로에게 채찍만 가 해 질 뿐이다. 하지만 이번주(11일~12일)에 대규모 전보인사가 예정돼 있어 아직 특종 기회는 남아 있다. 인사를 앞둔 공직자들의 절박함과 초조함을 악용한 브로커들이 여전히 활개를 치고 있고, 이에 부하뇌동하는 일부 공무원들이 아직까지 이런 해괴망측한 소문의 중심에 서 있기 때문이다. 실제 상당수 특종 기사들의 취재 단서는 떠도는 말, 즉 소문에서 시작된다. 소문을 잘 다루는 기자가 특종을 터뜨릴 가능성도 그만큼 높다는 사실을 뒤늦게나마 꼭 입증하고 싶지만 한편으로는 그 누군가가 특종 기사의 중심 인물로 부디 거론되지 않기를 바라는 간절함이 드는 이유가 뭘까.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2.01.09 23:02

전북 국회의원에게 길을 묻는다

새해다. 국민들의 변화욕구가 그 어느 때보다 크다. 욕구는 분노와 절망에서 비롯됐다. 올해는 국민의 대표와 국가 지도자를 선출한다. 변화와 교체의 두 축이 정국을 관통하면서 기존의 정치행태가 정면으로 거부당하는 모습이다. 정치는 사실 우리의 삶과 사회를 결정짓는다. 정치는 바로 그곳에서 길을 묻고 목표를 찾아야 한다. 그럼에도 정치인들은 사회를 읽는 정치를 하지 않고 정치판만 좇는 정치를 한다. 일단 그게 편하고 쉽기도 하지만 국민의 고통을 해결할 능력의 한계 때문으로 여겨진다. 그런 의미에서 평생을 국가와 국민에게 헌신한 '민주주의자 김근태'가 세상을 떠난 일은 커다란 아픔과 회한으로 다가온다. 빚을 진 마음으로 고인의 명복을 빈다.다시 정치로 돌아가자. 전북의 정치가 가관이다. 최근 '도민 76.5%, 인물 교체 원해'라는 전북일보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는 '주민의 삶을 고민하고 해결해달라'는 유권자의 욕구를 현역 의원들이 충족시키지 못했다는 반증이다. 사회적 관점이 아닌 그저 정치적 관점에서 정치를 했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그러나 현역 의원을 바꿔야 한다는 여론을 당사자들은 애써 거부한다. 연어는 거슬러 올라가야 살지만 정치인이 여론을 거스르면 망한다. 여론이 민심이고, 민심이 바로 천심인 까닭이다. 순천자(順天者하)는 흥(興)하고 역천자(逆天者)는 망(亡)한다고 하지 않던가.그래서다. 도내 현역 국회의원들의 대답을 듣고 싶다. 질문은 하나다. 불출마냐, 현 지역구 출마냐, 타 지역 출마냐다. 판단을 돕기 위해 고언한다.전주 완산갑 신건 의원. 무소속 출마해 민주당 후보를 꺾었다. 그는 국정원장 시절 불법도청 사법처리에 대한 명예회복을 고향에서 받는 게 목적이라고 했다. 주민들이 명예회복 시켜줬다. 더 이상 뭘 바라는지 모르겠다.전주 덕진 정동영 의원. 수도권 출마를 묻는 질문에 '그 것은 전주시민을 모독하는 일'이라고 답한다. 되묻는다. 그럼 대통령선거에서 떨어지고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일은 시민에 대한 모독인가 아닌가.군산 강봉균 의원. 보좌관이 알선수재로 실형을 받았는데 죄송하다는 말이 없다. 뭐가 급했는지 현역의원으로는 드물게 예비후보로 등록했다. 측근 관리도 못하는데 나랏일을 어찌할지 궁금하다.익산갑 이춘석 의원. 초선치고 의정활동을 잘했다는 평가다. 하지만 도민의 이익을 챙긴 일이 눈에 확 들어오지 않는다. 큰 정치를 하는 모양인데 큰물이나 적진으로 뛰어드는 고민이 필요하다.익산을 조배숙 의원. 여성 혜택에 힘입어 12년간 금배지를 달고도 다시 여성 우대를 주장한다. 지난 지방선거 때 측근이 익산시장 공천을 좌지우지하려는 녹취록이 공개됐다. 돌아 온 대답은 보도에 대한 항의였다.정읍 유성엽 의원. 똑똑하나 외곬수다. 타협과 절충이 없다. 괜찮은 덕목이지만 무소속은 효율성이 떨어진다. 세상을 혼자 살 수만은 없는 이치다. 더 이상 품을 넓히지 못한다면 거취를 고심해야 한다. 남원·순창 이강래 의원. 민주통합당 대표 경선에 나섰다. 지역구를 되돌아 보자. 당 소속 남원시장과 순창군수가 도중하차해 재선거를 치렀다. 수신제가치국평천하(修身齊家治國平天下) 아니던가.김제·완주 최규성 의원. 지역구인 완주와 전주의 통합에 대한 입장이 없다. 기득권을 지키려는 느낌이 든다. 그런 열정으로 LH(한국토지주택공사)를 지켜냈으면 좋았으리라는 생각이 든다.부안·고창 김춘진 의원. 도당위원장으로서 별로 한 일이 없다. 장세환 의원의 불출마를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며 안타까워 했단다. 시대가 던지는 메시지에 너무 둔감한 것 아닌가?

  • 오피니언
  • 김성중
  • 2012.01.06 23:02

익산시 졸속심의 예산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익산시 2012년도 살림 예산이 7,827억원으로 지난 23일 최종 확정됐다.하지만 이번 예산 심의·편성와 관련해 시의회는 자신이 존재하는 이유에 대해 다시한번 곰곰이 되새겨봐야 할 것 같다. 시민을 섬기고 미래를 지향하지 않는 권력은 결국 무너질 수밖에 없고, 무소불위의 권력을 가졌다고 으스대는 정치인은 결코 시민들의 지지를 얻지 못할 것이기 때문이다. 요즘 익산 지역사회에서는 시의회가 희한한 논리를 앞세워 이미 확보된 국·도비 지원금까지 삭감하는 등 무차별적인 칼질을 휘둘렀다며 거센 후폭풍이 일고 있다. 시장을 겨냥한 발목잡기, 시의원 재량사업비 미편성에 대한 보복성, 집행부 길들이기 등 묻지마식 졸속 예산 심의를 빈축·비난하는 갖가지 수식어들이 공직사회를 중심으로 총동원되고 있을 정도다.더구나 시의회가 이같은 질타를 의식한 탓인지 그 모든 책임과 원인을 집행부에 떠넘기는 등 적반하장식의 무책임한 정치인 행태 답습을 고집하고 나서면서 양 측간의 극한 감정적 대립은 말 그대로 점입가경이다.시의회는 "예산 편성권이 집행부 고유 권한이듯 심의·의결권은 시의회의 고유권한인데 이를 두고 미주알고주알하는것은 대의회·대시민 협박을 하는것이다"며 집행부를 향해 적극 맞받아 치고 있다.맞는 말이다. 견제와 감시는 의회의 고유 권한이고 시민들이 위임해준 신성한 책무로 예산 심의·의결권은 분명 그들의 고유 권한이다.하지만 여기서 짚어봐야할 대목이 있다. 이번 예산 심의과정과 그 결과를 지켜보면서 그들에게 합리적이고 체계적인 예산심의를 제대로 펼쳤는지 먼저 묻는다. 그들이 '심사숙고'의 결과라는 평을 내놓은 이번 심의는 그러나 마치 시민의 세금을 가지고 무소불위의 권력남용에 악용한 모양새를 스스로 만들어내지 않았는가 하는 의구심을 좀처럼 떨쳐버릴수가 없기 때문이다.실제 그들의 일부는 예산을 심의하는 현장에서 민원인에게 전화를 직접 걸어 관련 예산을 살려줄까 말까하는 등 타협에 나섰다가 이를 지적하는 동료 의원과 험한 막말이 오가는 볼썽사나운 장면을 연출한 후 슬그머니 예산을 통과시켰는가 하면, 자신의 선거구 사업비 유치를 위해 엿바꿔먹기(?)식으로 서로 주고받는 '빅딜'도 마다하지 않했다.또한 시장의 시책업무추진비 대폭 칼질에 이어 부시장의 업무추진비 전액을 삭감한것도 한번 되짚어봐야 할 지적 사항이다. 유례없는 예산 칼질이 과연 객관적인 분석 등을 통해 최종 판단된것인지를 재차 묻는것인데 '한번 맛 좀 보라'는 식으로 융단폭격을 가한것처럼 비춰졌기에 던지는 질문이다.물론 일부 자치단체가 업무추진비를 쌈짓돈 쓰듯이 선심성 재원으로 마구 사용하고 있어 보다 투명한 예산 편성을 위해서는 철저한 사전 심의 및 검토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렇지만 업무추진비 난도질은 해도 너무한것 같다.사실 시책추진비란 자치단체장의 정당한 공무 활동비로 기업유치, 국비확보 등 지역발전을 위해 나름대로 유익하게 사용되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무려 2억5000여만원이나 삭감한채 겨우 3000만원만 세워준것은 차라리 일을 하지 말고 앉아서 놀아라는 논리로밖에 해석되지 않는다.시의회가 스스로의 비난을 자초했다고 어찌 말하지 않을수가 있겠는가. 졸속 예산 심의는 결국 시민만 멍든다.시민의 호주머니에서 그 예산이 나오기 때문이다. 앞으로는 그 어떤 이유에서든 시정 살림살이의 근본을 흔들어 비난을 스스로 자초하는 졸속 예산 심의를 절대 벌여서는 안될 것이다.아울러 예산안의 타당성에 대해 충분히 설명하는 성실한 태도와 함께 자존심을 앞세운 감정적 대립에 앞서 진솔한 대화를 기반으로 정략을 배제한채 타협점 찾기에 적극 노력해 주길 더불어 집행부에게도 주문한다.

  • 오피니언
  • 엄철호
  • 2011.12.27 23:02

김완주 지사와 김승환 교육감

전북도의회와 전북도 교육청간의 관계가 심상치 않다. 최근의 상황을 지켜보면 양측간 불신과 갈등의 골이 상당히 깊어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를 지경이다. 도 교육감의 행정사무감사 출석요구와 불출석 대응, 도 교육청이 발의한 조례안의 잇단 부결 등 양측이 감정대립이 갈수록 심화되고 있는 양상이다.결코 좋은 모습은 아니다. 서로에게 상처만 주고 있다.먼저 교육청의 경우, 이번 도의회 교육위의 잇단 조례안 부결로 김승환 교육감의 핵심 교육정책이 일단은 제동이 걸렸다. 도의회 교육위가 부결처리한‘전북 학생인권조례안’과 ‘전북 시민감사관 구성·운영에 관한 조례안’등은 교육감이 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는‘인권과 청렴, 혁신’등의 핵심 정책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할 조례들이다.도 교육청은 부결된 조례안은 다음 회기때 다시 올리겠다는 입장이나, 현재의 상황이라면 다음 회기때도 의회를 통과하기는 장담하기 어렵다.도의회도 감정대응이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는 없지만, 교육행정의 개혁을 내걸고 진보 교육감으로서는 상당한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처럼 자꾸 시기를 놓치다 보면 임기를 넘길 수도 있다.도의회의 제동에 대해 전교조에서는‘교육의원들의 반개혁적 발목잡기’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러나 진짜 문제는‘소통 부족’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이는 도의회의 출석요구에 대한 도지사와 교육감의 대응방법을 비교하면 다소 단순해진다.김완주 도지사는 김승환 교육감과 마찬가지로 이번 도의회 행정사무감사때 출석요구를 받았다. 현행 법규상으로는 가능하지만, 기관의 수장이 본 회의가 아닌 상임위에 출석하는 건 다소 이례적이다. 해당 상임위(문화관광건설위, 교육위)가 이를놓고 내부적으로 적잖은 찬반논란이 있었던 것도 이같은 이유이다.이들의 도의회 상임위 출석요구 날짜는 공교롭게도 이달 21일로 똑같았다. 그러나 대응방법은 상이했다.김 지사의 경우, 서면으로‘(출석요구일은) 중요한 사유로 인해 출석이 어렵다’며 행정부지사의 대리출석 요청했다. 김 지사는 21일 민주당 중앙당이 개최한 당 소속 전국 시·도지사 연석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상경했다. 김 지사는 대신 중앙당 회의가 끝난 후 비공개로 상임위원회와 간담회를 가질 것을 제안했다. 이에 상임위는 흔쾌히 승락했고, 양측이 모두가 껄끄러울 수 있는 도지사의 도의회 상임위 출석문제는 매끄럽게 정리했다.반면 김 교육감은‘불출석’이란 강공책을 선택했다. 교육감은 당일날 지역 국회의원의 출판기념회 등에 참석했다.‘불출석의 정당한 사유’라고 볼 수 없는 이유로, 도의회 교육위원들은 강력 반발했다. 그리고 교육감의 선택에 대한 대가는 적지 않았다. 최악의 경우, 김 교육감의 핵심 정책들이 좌초될 상황마저 우려됐다.좀더 현명한 선택이 아쉬운 대목이었다. 김 교육감의 스타일에 비춰볼때 교육감이 직접 김 지사와 같은 방법을 택하기가 어렵다면 핵심 참모들이 나섰어야 했다. 도의회와 대립이라는 극단적 상황을 맞게 된 책임에서 참모들이 자유로울 수 없는 배경이다.김 교육감의 개혁 정책이나 비전이 아무리 좋아도 현재 법규상 도의회의 의결을 거치지 못하면 빛을 보지 못한다. 한낱‘이상(理想)’으로 끝날 수도 있다. 민주주의란 생각이 다른 상대와 끊임없이 대화하고, 이해를 구하는 지난(至難)한 과정이기도 하다. 진보의 선명성만을 내세우다 모든 것을 그르치는 우(愚)를 범하지 않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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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호
  • 2011.11.29 23:02

군산차사(群山差使)라

함흥차사(咸興差使)란 조선 태조가 함흥에 있을 때 태종이 태조의 환궁을 권유하기 위해 보냈던 사신을 일컫는다. 차사란 중요한 임무를 위해 파견했던 임시직을 의미한다. 조선 초기에 태종였던 이방원이 2차례의 난을 일으켜 혈육을 제거하고 왕위에 오르자 태조 이성계는 아들 방원에게 실망하여 고향인 함흥으로 가버렸다. 이에 태종은 태조에게 여러 차례 차사(差使)를 파견하여 환궁을 권유했으나 태조는 이를 거부하고 사신으로 오는 자를 모두 죽여 버렸다고 전해진다.이 때문에 어디 갔다가 아무 소식도 없는 것을 함흥차사라고 한다. 최근 몇년 전부터 6월말이나 12월말이 지나 전북도의 정기인사가 이뤄지게 되면 군산차사(群山差使)란 말이 회자되고 있다.군산 부시장으로 발령만 받으면 전북도로 다시 돌아올 줄 모르는 꽉막힌 부단체장의 인사교류를 두고 만들어진 말이다.다른 시군의 부단체장은 2년 정도 근무하게 되면 관행적으로 인사교류를 통해 도청으로 복귀하고 있는데 유독 군산시와는 이같은 인사교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장재식 전 부시장이 지난 2006년 3월부터 지난 2009년 2월 중도하차할 때까지 3년가까이 군산에서 근무했고 최근에는 이학진 부시장이 그 이후부터 현재까지 2년 9개월동안 근무하고 있다.전북도와 자치단체간 인사교류협약을 보면 부단체장은 도지사와 시장이 협의해 조정한다고만 돼 있어 협의가 잘 이뤄지지 않을 경우 기한없이 군산에서 근무할 수 있다.인사교류가 잘되지 않는 이유가 어디에 있든지간에 전북도와 관계가 좋아질 리는 없다. 도지사와 시장사이의 정치적 힘겨루기에서 비롯됐든지, 부시장 개인이 원하지 않든지간에 인사교류는 지방행정의 상생발전을 도모하고 자치단체간 협조체제증진을 위해 이뤄지고 있는 점을 고려할 때 부시장의 인사교류를 개인적인 문제로 국한할 수 없다.부시장의 인사문제와 관련, 현재 행정곳곳에서 파열음이 발생하고 있다는 게 군산시 공무원들의 이야기다.전북도와의 관계가 예전같지 않아 도시계획분야등 도와의 업무협조사안이 원활하게 해결되지 않고 있다는 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최근 군산 미장지구 택지개발사업과 관련된 감리용역문제로 인한 군산시 공무원들의 징계사안도 부시장의 인사갈등에서 비롯되고 있다는 해석이 분분하다.특히 순수하게 도비보조를 받는 사업조차 제대로 지원되지 않아 시민들에게 적지 않은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는 우려까지 고개를 들고 있는 게 현실이다.부시장의 인사교류는 부시장 한 개인의 문제가 아닌 공적인 문제라고 할 수 있다.군산시의 한 공무원은 전북도 직원들과의 교류가 종전같이 원활치 않을 뿐만 아니라 업무협조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면서 이학진 부시장을 개인적으로 존경하지만 이제 군산을 떠나 전북도와 군산시간 인사교류가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고 털어 놓았다.전북도의 다음 정기인사에서 부시장인사를 두고 더 이상 군산차사란 말이 나오지 않았으면 한다. 전북도와의 원활한 협조관계를 통한 군산시의 발전을 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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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봉호
  • 2011.11.25 23:02

‘익산 갑·을’은 경쟁자 아니다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익산의 2개 선거구 유지가 사실상 확정됐다.국회 선거구획정위가 지난주 윤곽을 드러낸 내년 4·11 총선에서의 분할·통합 선거구 조정안에따르면 기존 선거구 8곳을 분할하고, 5곳은 합하는 안으로 가닥을 잡아가면서 그동안 통합 대상지역으로 조심스럽게 거론 됐던 익산시가 포함되지 않았기 때문이다.익산시는 10월말 현재 인구 31만2,088명으로 인구 상한선(최대 31만406명 기준)을 1,600명 이상 상회하고 있어 국회의석 2자리를 현행대로 유지할수 있다.물론 이같은 내용의 획정안은 앞으로 국회 정치개혁특위를 통해 최종 확정돼야 하지만 기준인구 부족으로 통합 위기로까지 내몰렸던 익산의 입장에서보면 우선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수 없다.특히나 주민등록 인구 기준일이 8월말로 정해질수도 있다는 소문이 한때 지역사회에 공공연하게 나돌아 인구 2,443명이 부족한 익산은 합구가 불가피할것으로 전해지면서 그 어느때보다 바짝 긴장했던 2명의 현역 국회의원들은 이번 2개 선거구 사수 소식이 무엇보다 반가운 희소식으로 그간의 깊은 시름을 잠시 내려 놓게됐다.사실 익산의 이번 2개 선거구 사수는 시민 모두의 열정에서 비롯된 값진 결과다.인구늘리기 시책을 꾸준히 추진해 어느 정도 성과를 거뒀던 익산시는 지난 8월말 기준 30만9천명 수준이면 2개의 지역구를 사수할 것으로 보고 내심 안심하고 있었다.그러나 지난 9월에 열린 국회 선거구획정특위에서 인구 상한선을 31만2,000명으로 늘리는 안이 유력하게 검토되자 비상이 걸렸다. 익산시는 곧바로 대학생과 기업체 종사자 등을 대상으로 한 ‘내 고장 주소 갖기 운동’ 등 사활건 인구늘리기에 들어가 다양한 인구 유입책 추진을 통해 결국 자력으로 19대 총선 기준인구 상한선을 넘겨 2석의 선거구를 지켜낼수 있게 됐다.‘지성이면 감천’이라고 했던가.익산시를 중심으로 시민들이 똘똘뭉쳐 소기의 목적을 달성한 것이다.하지만 이같은 값진 성과속에서 뭔가 찝찝한 뒷얘기가 자꾸 들려오고 있어 안타깝다.국회의원 2석을 꼭 사수했어야 했냐고 반문한다.지역발전을 이끌 수레바퀴를 1명이 끄는것보다 2명이 나서 함께 끄는게 더 생산적이고 효율성도 높음에도 불구하고 이같은 얘기가 지금도 자꾸 들려온다.그들의 얘기를 가만히 듣다보면 나름대로 설득력 있게 전해온다.지역발전도 좋지만 먼저 지역민간의 화합을 우선적으로 일궈내야 하기에 국회 2석 사수의 필요성을 그다지 크게 느끼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즉, 현재의 익산사회에서 악의적 모함과 음해 등이 난무하면서 점차 병들어 가는 이유에 대해 그들은 2석의 국회의원을 둔 톡톡한 댓가로 여겼다.서로를 지역발전을 이끌 동반자로 여기기에 앞서 경쟁자로 생각해 지역 민심을 양분화시키는 근본적인 원인 제공자로 갑·을 양 국회의원을 성토하고 있었던 것이다.어찌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됐나 재차 안타까움만 들 뿐이다.사실 이런 얘기를 들으면서 본인(기자) 역시 이에대한 적당한 변명및 설명의 말이 문득 떠오르지 않는다.익산발전에 결코 도움이 되지 못하는 지역사회의 흉흉한 민심 발원지로 갑·을 양 지역위원회를 내심 지목하고 있었던것 아닌가 생각된다.아무쪼록 이제 변해야 한다. 익산 시민만 큰 피해를 입기 때문이다.남의 발목을 잡기 보다는 서로를 격려하고, 남의 탓을 하기보다는 내 탓이라는 여유로운 마음을 가져보자.그래야만 지역민 모두가 똘똥뭉쳐 지켜낸 국회의원 2석 사수가 더 값진 보람으로 남지 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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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엄철호
  • 2011.11.22 23:02

[데스크창] 되살아난 밀실야합의 망령

야합(野合)의 사전적 풀이는'좋지 못한 목적으로 서로 어울림'이다. 부정적인 의미가 강한 이 말은 과거 1970·80년대에 자주 등장했던 용어로, 공정한 게임 보다는 권모술수나 밀실협상 등의 뒷거래가 난무했던 암울한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다. 지금은 구시대적 유물이 됐지만, 당시 정치판에서는 꽤나 성행했다.그런던 용어가 망령처럼 되살아났다. 그 것도 지역의 살림을 책임질 단체장을 선출하는 2011년도 지방선거판에서 말이다.남원시장 재선거에서 후보간에 시장자리와 국회의원 자리를 나눠갖기로 합의했다는 이면 합의각서가 공개됐고, 순창군수 선거에서는'인사권 등 군수 권한의 3분의 1을 주겠다'며 예비후보자를 매수하려 한 사건이 발생했다. 모두가 충격적인 사건들로, 설마하며 마지막까지 기대를 버리지 않았던 유권자들은 커다란 혼란에 빠졌다.특히 순창군수 선거에서 예비후보자 매수과정에서 당사자들이 나눈 대화내용은 기가 찰 정도이다. 녹취록에 담긴 이들의 대화는 거침이 없었고, 군수권한이 마치 자신들의 것인냥 거리낌 없이 흥정을 했다.전형적인 밀실야합으로, 유권자들을 얼마나 우습게 봤으면 이처럼 말도 되지 않은 뒷거래를 서슴없이 했을까하는 생각이 든다. 이들에게 유권자는 안중에도 없어 보였다. 또한 이들에게 인물이나 정책선거 등 정정당당한 선거는 애초부터 관심 밖이었던 것 같다. 한편으론 그럴러면 왜 선거에 출마해 유권자들을 찾아다니며 허리를 굽히면서까지 한표를 부탁하고 다니는지 모르겠다.내부자 고발이나 당사자의 공개로 드러난게 그나마 다행이다. 그렇지 않았다면 유권자들은 두눈 벌겋게 뜬 채 그대로 당할 뻔 했다. 아니, 이들은 대화내용이나 행태를 보면 과거 언젠가는 우리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당했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마저 든다.현재 중앙정치 무대는 서울시장 후보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의 박영선 후보를 꺾고 범야권 단일후보로 선출되면서'기존 정당의 붕괴'라는 말이 나돌고 있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고 있다. 한층 높아진 유권자의 정치의식은 타성에 젖어 있는 기성 정당체제의 재편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지역에서는 아직도 과거 정치 패러다임에 물들었던 정치인들의 야합과 결탁 등 시대착오적인 선거행태들이 버젓이 벌어지고 있다. 한심스러울 따름이다. 앞으로 지방정치의 후진성을 보여주는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 같아 더욱 부끄럽다.이같은 상황을 시대의 흐름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한 몇몇 구시대적 정치인들이 지방정치판을 흐려 놓고 있는 것으로만 치부하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 모든 책임은 구성원들에게 있다. 구성원들의 선택이 지역 정치토양을 제공했고, 그 속에서 현재의 정치판이 만들어졌기 때문이다.이제는 그 고리를 끊어야 한다. 이는 오롯이 유권자의 몫이다. 과거의 잘못된 정치에서 벗어나 새로운 정치판을 짤 것인지, 아니면 과거로 회귀할 것인지는 오직 유권자들의 선택에 달려있다. 이번 선거에서 유권자의 힘을 보여줘야 할 때가 왔다. 오는 10월 26일 재보궐 선거에서 유권자들의 현명한 선택을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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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준호
  • 2011.10.25 23:02

[데스크창] 공무원 자세 아직 멀었다

"경상도등 타지역의 공무원들은 어느 사업가가 행정기관과 연계된 일을 추진하다가 계획대로 되지 않으면 '아쉽다. 안타깝다. 조금만 더 노력하면 잘될 것이다'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하는 반면 도내 공무원들은 '그럴줄 알았다, 힘들 것으로 우려된다'고 부정적으로 전망한다"충남에서 오직 기술개발에만 몸담고 있다가 개발된 기술로 군산에서 세계적인 사업을 벌이고 있는 군산 출신의 한 사업가는 "공무원들이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으니 전북이 발전할 수 있겠는가"하면서 한숨을 쉬었다.그는 "다른 지역과는 달리 도내 공무원들이 아직도 권위적이고 부정적, 소극적이라는 점을 느꼈으며 그동안 객지에서 고향인 전북의 낙후원인이 정치적소외에 있는 줄만 알았으나 전북도 내부에 있었슴을 실감하게 됐다"고 솔직히 털어 놓았다.군산 2산단 소재 한 기업체의 임원은 행정의 불합리성에 따른 재정부담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어 이의 개선책마련을 행정에 적극 호소하려고 해도'소위 행정에 찍혀 보복이나 당하지 않을까'우려하면서 하소연조차 제대로 못하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군산출신의 한 기업체 부사장도 '공무원들의 비위를 건드리지 않고 도움을 받기 위해서는 전북도나 군산시 공무원들에게 잘 보여야지요'하면서도 "'잘 보여야지요'하는 것은 아직도 도내 공무원들의 권위적인 자세가 여전함을 반증하는 것"이라고 실토했다.이같은 이야기를 군산시 공무원들에게 건네면 '말도 되지 않는 소리다. 아직도 그런 공무원이 있는가'라고 펄쩍 뛰면서 되레 묻기 일쑤다.물론 민원인에게 권위적이고 부정적이며 소극적인 자세를 갖는 공무원은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그러나 행정수요자인 민원인들로부터 '찍히면 힘들다. 잘보여야 한다, 소극적이고 부정적이며 권위적'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는 것자체가 문제다.민원인들이 왜 이같은 생각을 갖게 됐는지를 공무원들은 스스로 반성해 봐야 한다.최근들어 공무원생활을 그저 호구지책으로 삼고 있을 뿐 '자신이 왜 공무원으로서 생활을 하고 있는지'에 대해 성찰하는 공무원의 모습을 찾아 보기 어렵다.불합리한 행정행위를 하고 있다는 것을 뻔히 알면서도 이를 개선, 어떻게든 행정수요자들에게 도움을 줘야겠다고 혼신을 다하는 공무원도 만나보기 힘들다.권위적인 행정으로 민원인이 고충을 받고 쓸모없이 많은 자금이 소요돼도 그것은 '민원인의 고충이고 돈'일 뿐 내 자신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일이라며 '강건너 불구경'하는 공무원이 아직도 비일비재하다.'공무원들의 자세가 틀렸다'며 쓴소리를 하면 '절대 그렇지 않다'며 반박했던 공무원들도 퇴직후 행정현장을 접하고 공무원들에게 비난의 화살을 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전북의 낙후원인이 정치적소외가 아닌 우리 내부에 있었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고 있는 한 기업인의 실토를 거듭 반추해야 할 것이다.진정으로 민원인의 입장에 서서 민원인의 일을 나 자신의 일처럼 처리하는, 적극적이고 긍정적이며 서비스정신으로 공무에 임할 때만 전북은 낙후의 그늘에서 벗어나지 않을 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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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9 23:02

[데스크창] 농협개혁의 화두는 '농민본위'

국회 김성수의원(한나라당. 양주동두천)은 이번 국감에서 '18대 국회 여러 가지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가장 큰 것이 농협의 사업구조 개편이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농협 개혁은 그동안 한두번 거론된 것은 아니지만, 농협 창립 50주년을 맞는 올해 그 어느때보다도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구조개편에 나서면서 온 국민의 관심을 끌고 있다.농협 구조개편은 사실 급변하는 시대변화와 농업주변의 환경변화 등에 따라 50년된 낡은 옷을 새단장하는 의미가 있다. 구조적인 문제가 비리를 양산하고, 정작 대접받아야 할 농민들이 농협에 끌려가는, 비정상적 운영을 개선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결국 향후 미래농업을 일정부분 떠안고 가야 할 숙명적인 농협의 길을 새롭게 모색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다시말해 이번 구조개편은 그야말로 환골탈태의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 늙고 병든 농업농촌에 새희망을 안고 들어오는 귀농자들처럼, 강한 다리와 튼튼한 어깨를 만들어 가야 한다.내년 3월로 예정된 농협중앙회의 사업구조개편 작업은 현재시점에서 8부 능선을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그럼에도 다시 논의에 올리는 것은 구조개편 작업이 자칫 '온전한 개혁' 보다는 '주변적 환경'을 먼저 고려해 본말을 전도시키지나 않을까 하는 우려에서다.한마디로 농협 개혁의 제1 화두는 '농민 본위'라고 생각한다.조합원인 농민이 주인인 것이다.주인인 농민들이 반대하는 개혁은 옳은 길이라 볼 수 없다. 아무리 좋은 개혁안이더라도 농민과 협의하고 설득해 만들어가야 한다.최근 정부가 국회에 밝힌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자본지원계획'에 반발의 목소리가 높게 일고 있다.농협중앙회가 사업구조개편을 위해 6조원을 지원해 달라고 요구한 데 대해 2조원을 삭감, 4조원만 지원하는 안을 내놓았기 때문이다. 1조원의 현물출자에 농협중앙회의 3조원 차입에 대한 이자 1500억원을 지원하겠다는 것이 주된 내용이다.이같은 정부안에 실질적인 조합원 대표라 할 수 있는 이사 조합장 89%가 거부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이사조합장들은 "정부지원에 매달리지 말고, 농협이 스스로 자본금을 마련하는 것이 대안", "정부안 받지 말고 우리 힘으로 구조개편을 하는 것이 답" 이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일부에서는 구조개편안이 농협 이사회와 대의원회의에서 부결될 가능성까지 우려하고 있다.급기야 농협중앙회는 국회 농림수산식품위원회에 '농협중앙회 사업구조개편 관련 정부지원 계획 검토'라는 제목의 의견서를 제출하고 정부의 지원 규모와 방식 등의 문제점을 조목조목 언급하며 '수용불가' 입장을 공식화했다.국회도 농협의 목소리에 힘을 보태고 있다.농림수산식품위원회가 최근 국무총리를 방문해 농협 부족자본금 지원을 촉구했다.농식품위는 정부가 '농협법' 개정당시 농협 사업분리에 필요한 부족자본금을 지원하겠다고 수차례 밝힌만큼 정부가 약속을 이행해야 한다고 압박했다.8부 능선을 넘은 50년만의 농협개혁. 그러나 사업구조개편의 근본취지인 경제사업 활성화에 정부와 농협의 견해차이를 극복할 답안이 절실한 형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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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2 23:02

[데스크 창] 전북개발공사에 대한 오해와 진실

"익산지역 주민들의 감사 전화가 빗발치고 있을 정도입니다.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이런 좋은 아파트를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해 준 것에 대해 무척 고마워하는 인사말이 하루에도 수십통씩 걸려오고 있습니다. 일부 언론에 보도된 내용은 다소 과장된 것으로 실상은 익산 지역민들의 만족도가 매우 높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익산 배산 에코르 10년 공공 임대아파트를 건립해 조만간 분양에 나설 예정인 전북개발공사의 한 고위 관계자(?)가 지난 7일 기자와의 전화통화에서 밝힌 말이다. 무주택 서민들을 위해 공공기관에서 분양하는 임대아파트라고 여기기엔 공급가가 너무 턱없이 높아 '무늬만 공공 임대아파트'란 지역의 거센 비판 여론을 전하며, 이같은 가격을 책정하게 된 이유를 묻는 기자에게 그는 순간의 망설임조차 없이 이런저런 얘기를 전했다.황당하고 어처구니가 없었다. 기자의 입을 빌어서가 아니라 전북개발공사 홈페이지만 들여다보더라도 터무니 없이 높은 공급가를 질타하는 서민들의 울분과 원성으로 가득차 있는데 말이다.그는 분명 딴나라 사람일게다. 그의 말은 지나친 자화자찬이며 사실과도 맞지 않는 궤변(?)이다. 공급가 책정에 앞서 무주택 서민들의 내집 마련을 위해 익산지역 아파트 전세가의 80%를 반영했다는 등 나름대로의 주변 정황을 들어 타당성을 설명했지만 그의 말처럼 익산 현지 실정을 충분히 담아냈다는 것은 단정하건데 어불성설이다. 전용면적 25평 및 31평의 임대아파트를 입주하기 위해서는 각각 7500여만원,1억4000여만원에 가까운 거액의 임대보증금을 먼저 마련해야한다. 여기에 30여만원의 임대료와 관리비이자 등 거의 100만원에 육박하는 생활비를 입주와 동시에 매달 별도로 내야한다.이를 감당할 서민들이 얼마나 있겠는가. 많은 입주 희망자들이 이견없이 대체적으로 만족하고 있다는 전북개발공사의 황당한 주장을 도저히 납득할 수 없고 이해조차 할수 없다는 설명이다.전북개발공사에서 생각하고 있는 서민 기준이 도대체 어떤 것인지 사뭇 궁금하다. 내집 마련 꿈을 꾸며 그동안 수년간에 걸쳐 입주만을 학수고대 해오다가 엄청난 거액의 입주조건 때문에 어쩔수 없이 입주를 포기하고 있는 수많은 무주택 서민들의 울분과 설움이 전북개발공사의 귀에는 전혀 들리지 않는것 같아 그저 답답하고 안타까울 뿐이다.지금 익산지역 무주택 서민들은 평생을 꿈꿔 온 내집 마련의 기대가 하루아침에 허망한 꿈으로 날아가 버렸다며 여기저기서 탄식의 소리를 쏟아내고 있다.일각에서는 익산에 실수요자가 많은 것을 악용해 전북개발공사가 한 몫 단단히 챙기려고 집장사에 나섰다는 소문도 공공연하게 떠돌고 있다. 아닐것이다. 전북개발공사는 전북도가 100% 지분 출자를 통해 설립된 산하 공기업이다. 서민들의 주거안정을 위해 전력을 다한다는 경영 방침을 강조하고 있는 그들이 어찌 무주택 서민들을 상대로 돈벌이에 나섰겠는가.분명 오해일 것이다. 헛소문과 불필요한 오해는 반드시 바로 잡아야 한다. 하지만 전북개발공사를 둘러싼 이같은 흉흉한 소문과 오해는 그 누가 풀어줄 사안이 아니다. 전북개발공사 스스로 풀어야 할 숙제다.아무쪼록 전북개발공사는 아직도 많은 무주택 서민들이 혹시나 하는 기대속에서 공급가 인하를 간절히 바라며 실낱같은 희망과 기대의 끈을 놓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하루빨리 간파하고 오해불식에 적극 나서줬으면 하는 바람을 던져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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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11 23:02

[데스크창] '나는 정치인이다'로 승부를

민주당 손학규 대표가 지난 6월 한국신문편집인협회 초청으로 전국 일간지방송사 정치부장들과 2시간여에 걸쳐 포럼을 가진 적이 있다. 국민들의 관심사로 당시 정국을 달궜던 복지문제와 야당 통합, 내년도 총선 예상 등이 자연스레 화두가 됐다. 손 대표는 이날 이런 저런 답변과 포부, 평소 생각들을 내놓았으나 정작 별 뉴스거리가 없다는 게 정치부장들의 불만이었다. 속내를 털어놓지 않고 원론적인 이야기에 그치면서다. 손 대표는 한 술 더떠 대변인 등에게 뉴스거리를 만들지 말라고 한단다. '손 대표는 뉴스거리 만드는 걸 싫어하는 분'이라는 게 그날의 유일한 뉴스거리라는 우스갯말로 당시 포럼이 마무리됐다.평소 솔직한 것으로 알려진 손 대표 마저도 외부를 향해 정치적 속내를 그리 쉽사리 드러내지 않는다. 정치인들이 어떤 문제에 대해 갖고 있는 진짜 생각이 무엇인지 가까운 측근들도 헷갈릴 때가 있단다. 아니 '진짜 마음'이 있는지 의문이 생기기도 한단다.1026 재선거를 앞두고 치러진 민주당 남원시장 후보 경선을 두고 지금도 말들이 많다. 정년이 몇 년씩이나 남은 고위 공직자 2명이 사표를 내고 출마한 것도 그렇고, 당 후보로 적합하지 않은 인물까지 경선에 참여시킨 것도 구설수에 올랐다."전도가 양양한 공직자들이 공천권을 쥐고 있는 지역위원장과 협의 없이 무작정 사표를 던지고 후보에 출마했겠느냐", "많은 후보들을 참여시키는 것이 내년 총선을 앞두고 위원장의 위상을 높이는 전략이지 않겠느냐" 등등의 의문이 꼬리를 물었다.민주당 남원지역위에서 오랫동안 당원 생활을 했다는 한 인사는 공천권을 가진 이강래 의원(지역위원장)이 속마음을 열었다면 그렇게 많은 후보들이 과열경쟁에 나서지 않았을 것이며, 경선과정과 경선후 지역의 민심을 갈기갈기 찢지 않아도 됐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속내를 들키지 않는 게 그동안 정치인들의 능력으로 치부된 게 아닌가 싶다. 많은 사람들을 거느려야 하고, 유권자들에게 골고루 지지를 받기 위해 현실적으로 자신의 생각과 색깔을 확실히 드러내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점을 모르는 바 아니다.하지만 시대가 달라졌다. 한 방송사에서 진행하는 '나는 가수다'에 국민들이 그토록 열광하는 것은 가수의 능력에다 진솔하고 열정을 가졌기 때문이다. 능력만 있고 진솔함이나 열정이 없다면 그 무대에 서기도 어려울 뿐아니라 곧바로 퇴출이다. 자신의 모자람과 부끄러운 자화상까지도 솔직하게 보여줌으로써 그 가수는 오히려 사랑을 받는다. 정치에도 그대로 적용될 수 있는, 사회적 현상이라고 본다.'내가 몇 선 국회의원인 데' 목에 힘만 잔뜩 주거나, 무색무취한 자세로 떨어지는 표나 받으려 하는 정치인들에게 더 이상의 무대는 없을 것이며, 또 그런 무대는 국민들이 외면할 것이다. 진정성이 없는 정치인이라면 큰 열정을 가진 후배에게 무대를 열어주는 게 시대적 흐름이라고 본다.내년 총선을 향해 입지자들의 움직임이 빨라지고 있다. 입지자들의 한마디 한걸음이 모두 정치적 활동으로 이해되는 시기다. 공식적인 선거운동이 허용되지 않는 상황에서 입지자들마다 잔뜩 머리를 굴려 최대한 많은 표밭을 갈려고 한다. 입지자도 힘들고, 유권자도 별 관심이 없다. '나는 정치인이다' 프로그램이 있다면, 입지자의 능력과 열정, 진솔함을 유권자들이 걸러낼 수도 있을 텐데. 내년 총선에서는 진정성을 가진 정치인들이 활개를 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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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1.10.04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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