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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열번째 시집 '수양버들' 펴낸 김용택시인

공항에서 무심코 직업란에 '시인'이라고 썼다가 "시인은 직업이 아닙니다"라는 말을 들었다. 괜히 머쓱해 져 '무직'이라고 바꿔적고 나니 왠지 가슴이 서늘해 진다.'초등학교 2학년'을 졸업한 지 8개월. 시 쓰는 '끈'이 떨어졌으니 시도 쉰다.그런데, 봄이다. 꽃이 피고, 꽃잎이 바람에 흩날리면, 시인은 어찌할 바를 몰라 시를 쓴다. 김용택 시인(61)은 "그래서 봄에 시를 많이 쓴다"고 했다.이번에 나온 열번째 시집 「수양버들」(창비)은 2~3년 전 학교에서 아이들과 부대끼고 있을 때 써놓은 것들이다. 한 편마다 200~300번은 족히 본 것 같은데, 내놓고 보니 허점이 많다. "나는 시집이 괴롭다".그럴 때면 아무 것도 없이 빈 몸으로 아름다운 삶을 살던 때로 돌아간다. 시골 농촌의 삶을 저항적으로 표현하던 시절, 빛나는 정신으로 오직 책과 문학이 좋았던 시절, 어머니 말을 받아 적었더니 시가 되었듯이 자연이 하는 말을 받아 적으면 시가 된다."꽃이 어떻게 피어나는데요…. 그래서 난 꽃을 노래합니다."그의 시집 곳곳에서 꽃들이 피어나는 것은 사람에게 감동을 주는 것은 다름 아닌, 생명이기 때문. 시인은 언제나 그렇게 해왔듯 자연을 그리고, 피폐된 농촌을 바라본다."내가 마지막으로 가르쳤던 아이들이 12명이었는데, 그 중 5명이 내가 가르쳤던 아이들의 자식들이었습니다. 엄마 아빠가 이혼해 시골 할머니 손에 맡겨진 내 아이들의 아이들을 보면서 많이 울었지요."가난이 되물림되는 땅. 어린 두 딸을 고향에다가 버리는 제자들을 보며 그는 자신의 고향이 슬픔의 땅이 되는 것이 가슴 아프다. 그러나 '가난은 배고픈 봄날처럼 길고 멀'어, 상처받은 이 땅으로 '이리 날아오라는, 말이 안 나온다'.책 표지는 그윽한 단원 김홍도의 '마상청앵도(馬上聽鶯圖)'. 그림을 보는 순간 언젠가 '수양버들'로 시를 쓰겠다 마음 먹었다. 20년이 흐르고 나서야 '수양버들'이란 시가 찾아왔다. 그림 하나로 '색의-마상청앵도'라는 시도 하나 더 얻었다. 시란 쓰고 싶다고 써지는 것이 아니다. 이처럼 어느날 자연스럽게 나를 찾아오는 것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9.04.03 23:02

[책의 향기] 복효근 시인 여섯번째 시집 '마늘촛불'

"얇게 저며놓은 마늘쪽에 초록색 심지 같은 것이 박혀 있는 게 마치 촛불 같았습니다. 무심코 된장에 찍어 씹어 삼키는데 심지에 불이 붙은 것 마냥 헛헛한 속을 밝혀주더군요. 저 역시 누군가에게 자신을 오롯히 태워 환하게 밝혀주는 존재가 되고 싶었어요."복효근 시인(46)이 여섯번째 발자국 「마늘촛불」(애지)을 내려놓았다. 그는 수줍음이 많은 대신 차분하게 대상을 관찰하고 그것에 대한 속 깊은 이해를 할 줄 안다. 자연과 내밀하게 교감하고 그것의 애환과 인간의 애환을 읽어낼 줄 아는 그의 시선은 결코 평범하지 않다.'이 마을 숲엔 몇 십 년 묵은 / 아름드리 상수리나무가 모여 산다 / (…) 나무를 쳐댈 때마다 나무는 굵은 눈물 같은 상수리를 / 한 소쿠리씩 쏟아냈을 것이다 / 벗겨진 제 상처를 안으로 오그리며 / 나무는 더 멀리 가지를 뻗었을 것인데 / 그 가지 끝에 새들이 둥지를 틀었다.' ( '상수리나무 스승' 중에서)둥치도 있고 큰 생채기도 있는 상수리나무에 새가 둥지가 틀었다. 새들의 터전을 마련해준 나무는 모든 것을 희생하는 모성을 연상시킨다. 야생화를 좋아해 자연의 높이로, 깊이로 이르는 길을 쏘다닌 지 벌써 10여년 째. 빛깔과 고요로 쏟아놓은 자연의 비밀한 소리에 자신의 귓가를 슬며시 내려놓는 시가 많다.그는 그닥 철학적이지도 종교적이지도 않은 자질구레한 일상에도 관심이 많다.'삶은 곧 숙제'라는 관념적인 명제를 어린아이 숙제장에 동그라미를 그려주듯 얹혀놓은 시 '숙제와 폐타이어'와 아파 누워있는 그가 심심할까봐 병실 바닥에 앉아 천연덕스럽게 마늘을 까는 아내를 소재로 한 '아줌마, 아내'엔 그녀를'곰같은 여자'라고 하면서도 애정으로 수긍하는 그의 면면이 드러난다.시가 일상성을 싸안고 인정하면서 그것으로 돌아가는 그의 삶과 닮아있다. 덮고 나면, 눈썹달이 환히 뜨는 미소가 번진다.남원 출생인 그는 1991년 계간 「시와 시학」으로 등단, 시집 「당신이 슬플 때 나는 사랑한다」 「버마재비 사랑」「새에 대한 반성문」 등을 펴냈다. 시선집으로는 「어느 대나무의 고백」이 있다. 편운문학상 신인상, 시와시학 젊은시인상을 수상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소동호 전북대 교수 단편집 '무지개단장' 출간

"집안 이야기가 되다보니 막상 가난한 안방살림을 보여주는 것 같아 부끄러운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작게는 개인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넓게 생각하면 일제강점기 한 가족사를 통해 암울했던 한 시대를 읽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그의 고향은 남원군 대산면 대곡리. 이 조용한 마을도 근·현대사의 거친 풍랑을 피할 수는 없었다.소동호 전북대 교수(63)가 일제시대부터 6·25전쟁까지를 관통하는 개인의 성장과 변화, 그리고 사회적 모순을 리얼한 필치로 묘사, 「무지개 단장」(신아출판사)을 펴냈다."아버지께서 돌아가실 때 후손들에게 우리 집안의 내력을 남겨놓으시겠다고 하셨지만, 그보다 먼저 병환을 얻으셨습니다. 그래서 아버지가 나에게 주신 숙제라고 생각하고 제가 대신 쓰게 됐습니다. 하지만 제 입장에서는 모르는 부분이 많아서 증조할아버지 이상 그 윗대에 대해서는 쓰지 않았습니다."평범한 소시민의 유년 시절과 학창시절, 결혼과 청년시대, 그리고 교원이라는 사회적 신분의 경험을 통해 직면했던 현실은 한 시대의 자화상. 편협적이거나 일방적으로, 다소 감정적으로 굴절된 관점에서 바라볼 수 밖에 없는 일제강점기를 그러나 그는 사실적으로 담담하게 풀어놓았다.소교수는 "내 기억 속에 남겨진 일들 중에서 그 일과 관련된 사람들의 증언과 술회를 토대로 쓴 책"이라며 "10여년 간 자료를 모으며 사실대로만 옮겨보겠다는 생각으로 용기를 냈다"고 덧붙였다."근·현대사는 사상적·정치적 측면에서만 부각되는 경향이 강합니다. 그 시대를 살았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있는 그대로 전하면서 생생한 근·현대사를 들려주고 싶었죠."소교수는 이번에는 일제시대부터 6·25까지 조부와 부친 등의 이야기를 담았지만, 2권에는 자신과 자신의 가족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이웃집 사는 이야기로 봐달라"고 웃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아동문학가 서재균씨 에세이집 '귀향'묶어

그에겐 인생의 전환점이 참 많았다.사범학교를 졸업하고 초등학교 교사로 발령나 선생 노릇을 했다.가장 안정적인 직업을 헌신짝처럼 내던지고 선택한 신문기자의 길. 하지만 이 길도 녹록치 않았다.뉴스를 쫓아 밤낮이 따로 없는 고통스런 길을 접고 마지막 자유를 얻었다고 느낄 무렵, 이번엔 전북문인협회에서 그를 불렀다. 냉정하지 못한 성격 덕분에 문인협회 회장직을 맡았던 그는 '어정쩡한 모습으로 주춤거리며 일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적었다.서재균 아동문학가(76·사진)가 펴낸 「귀향」(신아출판사)엔 전북 언론사의 과거와 현재가, 맨몸으로 부대껴 쓴 글쟁이로서의 고독한 시간이 담겼다.'교직 생활이 철저한 울타리 없는 감옥의 권위주의 사회였다면, 신문사는 울타리 없는 감옥의 자유분방한 민주주의 사회였다.'고 적었을 만큼 그는 언론인의 삶을 동경했다.하지만 신문사에 몸담은 것이 일생일대 최대의 실수라고 여기기까지 긴 시간이 요구되진 않았다.독자 확보·지면 제작·임금·복지시설·판촉 경쟁의 압력으로 새로운 신문사를 선택했고, 회사 존폐 위기에 처해 언론인도 먹고 살아야 한다는 깊은 고민과 방황의 시간이 계속됐기 때문.때문에 젊은 기자들의 불평과 불만, 현실과 이상의 괴리로 볼멘 소리가 이어질 때마다 그의 사무실은 그들의 고백성사 자리로 자주 활용됐다.아동문학인들과 호주머니를 털고 말술로 서로를 위로하며 더 진지하게, 실랄하게 이야기를 나눴던 지난 시간은 전북지역 아동문학이 더 탄탄한 뿌리를 갖게 한 시간이 됐다."이제껏 무엇을 얻으려고, 무엇을 찾으려고, 무엇을 발견하려고 허둥지둥 살아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사람이 태어나 큰 일, 큰 사람은 못 되어도 밥 굶지 않고, 나쁜 짓 않고 살고 있다면 그만 아닙니까. 행복의 조건이 소박하다는 것을 이제야 깨닫습니다."무주 출생인 그는 전북일보에서 첫 발을 디딘 이래 전라일보, 전북도민일보에서 언론인으로 몸을 담았으며, 동화집 「햇빛이 노는 개울가」「아름다운 선물」「산철쭉」 등 다수를 펴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제12회 시와 소리의 만남

망각의 대지에 기억을 소생케하는 3월이다.27일 오후 3시 스타상호저축은행에서 열리는 '제12회 시와 소리의 만남'엔 '아프리카 시인'으로 알려진 황학주 시인이, 프랑스 시세계로 안내할 조한경 전북대 교수가 초대됐다. 국회의원 장세환씨가 '초우''적과 흑의 블루스'으로 색소폰 연주를 선보이는 특별한 만남도 준비됐다.황시인은 '사라지던 모습' '버스' '노랑꼬리 연'을 들이민다.고단한 퇴근 길. 그는 댓살 하나에 온몸을 의지한 '노랑꼬리 연'을 바라본다.하늘을 날 수 있는 댓살을 갖고 싶었다고 했다. 꼬리를 자르면서라도 사랑에 닿아야만 했기 때문이리라.노랑꼬리 연이 바람 위로 뜨는, 사랑하기에 가장 좋은 시절을 노래한다.줄포 비포장 길을 소재로 한 '사라지던 모습'. 얼굴이 벌개진 하늘이 논길 끝에 앉아 더운 숨을 들이키며 다시 그 길을 돌아보는 시선엔 쓸쓸함과 애잔함이 녹아있다.조한경 전북대 교수는 보들레르의'교감''여행으로의 초대'네르발의'박복한 자여'를 선보인다.불어로 된 시를 직접 읽고, 부가 설명을 덧대 시에 관한 이해도를 높일 예정.광주 출생인 황씨는 1987년 시집 「사람」으로 등단, 시집 「저녁의 연인들」, 「루시」, 「내가 드디어 하나님보다」 등을 출간했다. 시선집으로는 「슬픔의 온도」, 「상처학교」 등이 있으며, 산문집 「당신, 이라는 여행」, 「아카시아」 등이 있다.서울대 학사·석사·박사 학위를 취득한 조 교수는 「변혁의 시대와 문학」「서예문예사조」「한국어 한자-불어사전」 등을 펴낸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전북작가회의 27일 월례문학토론회

한국작가회의 전북지회(회장 이병천)의 월례문학토론회 '당신의 첫, 그리고 네가지 색깔의 봄'이 27일 오후 6시30분 최명희문학관에서 열린다.월례문학토론회는 전북작가회의가 회원들의 창작역량을 독려하기 위해 창작집을 낸 회원들과 그들의 작품을 화두로 만나는 자리. 이번에는 문신 최기우 장창영씨 등 첫 작품집을 낸 신진작가들과 두번째 시집을 낸 이병초씨가 함께 한다.토론회 문을 여는 '봄을 부르는 노래'는 유강희 시인이 문신씨의 시집 「물가죽 북」을 통해 생활의 곤란함으로 각박해진 이 시대의 서정의 의미를 되새겨 본다. 아름다운 시편들이 시인의 육성으로 낭송될 예정.두번째 순서인 '동토를 녹이다'는 신귀백 영화평론가가 최기우씨의 희곡집 「상봉」을 특유의 재기 넘치는 시선으로 읽어낸다. 세번째 순서인 '꽃이 몸을 여는 소리'는 경종호 시인이 장창영 시인의 「동백, 몸이 열릴 때」를 감각적으로 응시한다.네번째 순서인 '봄에게 쓰다'는 박경원 시인이 바라본 이병초 시인의 「살구꽃 피고」. 첫 시집을 상재한 이후 내용과 형식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마지막에는 '작가의 말'이 덧붙여질 예정. 문신 최기우 장창영씨는 모두 전북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시베리아 원주민의 역사' 등

▲ 시베리아 원주민의 역사 - 시베리아이야기 제대로 알기제임스 포사이스 저/ 솔/ 3만5000원동경 60도와 북위 50도 사이에 위치한 곳. 시베리아는 아시아 대륙의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크기로 미국보다도 더 큰 영토를 가지고 있다. 러시아는 물론 다른 지역들과의 관계에서 전략적으로 중요한 거점. 영국의 언어학자인 저자는 시베리아에 관한 총체적인 내용과 민족지학적 정보를 아우르는 광대한 정보를 통해 시베리아를 이야기한다. 국내에서 찾기 힘들었던 시베리아의 문화, 역사서로 시베리아 원주민들의 이야기가 어떻게 왜곡됐는지, 우리는 어떤 시각을 가져야 할지 생각하게 도와준다.▲ 보틀마니아 - 생수의 진실, 알고 마시나요?엘리자베스 로이트 저/ 사문난적/ 1만5000원「보틀마니아」는 '천연' '순수'라는 말에 감춰진 생수 산업의 실태와 공공의 물에 대한 소중함을 전하는 책으로 생수에 대한 진실만을 담았다. 7000개 이상의 자국 브랜드와 수입 브랜드 생수가 판매되는 미국은 소위 '생수의 천국'. 다국적 기업의 생수공장과 그 유통과정이 과연 수돗물보다 믿음직한 것인지 저자는 질문을 던진다. 생수를 생산하고 유통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탄소와 플라스틱병이 자연환경에 끼치는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는 것. 물 부족 현상이 점점 심해져 가고 있는 현실에서 식수를 관리하는 방안도 제안하고 있다.▲ 세계화를 둘러싼 불편한 진실 - '세계화' 그 뒤에 감춰진 사실카를 알브레히트 이멜, 클라우스 트렌클렌 저/ 현실문화/ 1만5000원콩고에서 벌어진 분쟁 때문에 우리나라 휴대폰 가격이 싸지고, 어제 식탁에 올랐던 스테이크는 원시림 벌목과 관련이 있다면?이 책은 최신의 자료를 바탕으로 세계화 관련 그래픽 자료와 그 이면에 감춰진 사실들의 연관성을 통해 일방적인 세계화 맹신을 질타한다. 식량, 건강, 교육, 환경, 외채 등 14개 주제와 80개 항목으로 나눠 다각적이고 밀도있게 분석한 생생한 시사 리포트. '국경 없는 세상'이 아닌 자본과 상품만이 자유로운 약육강식의 정글이 바로 세계화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걷는 것이 쉬는 것이다 - 걷고 싶은 우리 길 23곳 소개김산환 저/ 실천문학사/ 1만4900원바쁜 일생생활은 그저 걷는 것마저도 힘들게 만든다. 이 책은 번잡한 도시를 벗어나 옛길을 걸으며 안식과 쉼을 생각할 수 있는 '쉬는 시간' 같은 책. 가족과 연인, 친구와 함께 걸으며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걷고 싶은 우리 길 23곳에 대한 정보가 담겨있다. 특히, 빠른 개발로 언제 사라질지 모르는 꼭 가봐야 할 우리길이 해당 지역 지도와 먹거리, 볼거리, 숙박시설까지 상세하게 실려있다. 걷는데 필요한 간단한 지도와 걷는 코스마다 난이도를 표기해 선택하기 편리하다.

  • 주말
  • 이지연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안도현 시인 '시작법' 출간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너에게 묻는다' 전문단 세 줄의 이 시는 어느 한 순간 쉽사리 씌어진 듯 하지만, "나의 경험 중에 나만의 시각으로 바라본" 시적 경험을 바탕으로 수없는 행갈이의 시행착오와 마침표를 찍을 것인가 말것인가라는 "쩨쩨하고 치사한" 고민 끝에 탄생한 것이다.안도현 시인(48·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이 대학으로 간다고 했을 때, 많은 사람들은 행여 그의 시가 변할까봐 걱정을 했었다. 하지만 외려 더 잘된 일 같다. 그로 인하여 이 세상에 좋은 시인들이 더 많아지지 않을까, 기대가 된다."시에 매혹돼 살아온 지 30년입니다. 여전히 시는 알 수 없는 물음표이고, 도저히 알지 못할 허공의 깊이입니다. 시를 무엇이라고 말할 자신이 없으므로 다만 '시적인 것'을 탐색하는 것으로 소임의 일부를 다하고자 합니다."시인이란 역시 사람의 마음을 훔치는 사람. '안도현의 시작법'이란 부제가 붙은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한겨레출판)를 읽다보면 슬쩍 펜을 들고 싶어진다.'많이 쓰기 전에, 많이 생각하기 전에, 제발 많이 읽어라. 시집을 백 권 읽은 사람, 열 권 읽은 사람, 단 한 권도 읽지 않은 사람 중에 시를 가장 잘 쓸 사람은 누구이겠는가?'시 창작 강의 첫 시간에 반드시 읽어야 할 시집 목록을 프린트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는 시인. 그는 '제발 시를 쓸 때만 그리운 척하지 마라. 혼자서 외로운 척하지 마라. 당신만 아름다운 것을 다 본 척하지 말라. 모든 것을 낭만으로 색칠하지 마라. 이 세상의 모든 슬픔을 혼자 짊어진 척하지 마라'며 '척'을 금지하지만, 시인의 시는 그리우며, 외로우며, 아름다우며, 낭만적이며, 또 슬프지 않았는가.'시를 쓰려거든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쓰고, 엉덩이로도 쓴다고 생각하라. 가슴으로는 붉고 뜨거운 정신을 찾고, 손끝으로는 푸르고 차가운 언어를 매만질 것이며, 엉덩이를 묵직하게 방바닥에 붙이고 시에 몰두하라.'하지만, 우리나라만큼 시인이 많은 나라도 흔치 않을 것이다. 시인은 "수천 명의 시인이 책상 앞에 웅크리고 앉아 있는 시의 나라라면 적어도 시적인 일들이 곳곳에 넘쳐나야 마땅하다"며 "시를 쓰는 기술과 훈련이 아니라 영혼의 생산자로서 시인이 된다는 일이 무엇인가를 따져보고 싶었다"고 말했다.「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는 2008년 5월 중순부터 11월 말까지 한겨레신문에 연재한 원고에다 대폭 손질을 가하고 내용을 보탠 것. 시작법과 더불어 한국어로 쓴 시의 정수를 맛보는 즐거움이 과외로 있다.그로 인하여 이번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시쓰기를 가슴에 품게 될 것 같다. 살랑, 불어오는 봄바람도 시가 될 수 있지 않을까.

  • 주말
  • 도휘정
  • 2009.03.27 23:02

[책의 향기] 최명희문학관-경남문학관 29일 교류협정 등

▲ 최명희문학관 경남문학관 29일 교류 협정전라도와 경상도가 문학의 경계를 허문다.최명희문학관(관장 장성수)과 경남문학관(관장 이광수)이 29일 최명희문학관에서 '문학이여! 경계를 넘어 춤추어라'를 열어 교류협정식을 맺고, 다채로운 문학행사를 마련한다.지역의 문학을 발전시켜 한국 문학사의 새로운 토대를 얹기 위한 취지.전주 한옥마을 탐방을 시작으로 경남지역 문인인 아동문학가 임신행씨와 성선경 시인의 작품집 사인회로 첫 행사를 연다. '우포늪 홍보대사'로 알려진 임씨는 생태동화 분야를 처음 개척한 작가. 성 시인은 자성적 고뇌와 성찰적 시심을 보여주는 시세계를 펼쳐왔다.극예술연구회 '봄날에'소속인 정민영·최순금씨의 판소리 공연, 전주·진해팀의 동화구연 대결, 「혼불」을 테마로 한 경남 지역 시인들의 시 낭송과 소설 낭독, 경남 지역의 시노래패 '가시연'의 공연이 이어질 계획.문학을 사랑하는 시민이라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문의 063) 284- 0570.▲ 전북문협신문 창간호 발행한국문인협회 전북지부(회장 이동희)가 '전북문협신문 창간호'를 발간했다.28대 이동희 회장 취임과 더불어 주요 사업과 함께 임원진을 소개했고, 전북문인협회 회원들의 신간 소개가 담겼다. 국제펜클럽 전북지회장에 선임된 아동문학가 안도씨,'제13회 창조문학대상'시 부문 대상을 수상한 김계식 시인의 소식 등과 함께 4월 25일 최명희문학관과 한옥마을에서 열릴 예정인 '2009 전주문인대회' 까지 전북문협 회원과 시·군지부 소식까지 꼼꼼히 챙겼다.이동희 회장은 "'전북문협신문'을 통해 골방과 광장, 작가와 사회를 연결하는 통로로 그 역할에 충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등

▲ 세상을 바꾼 예술 작품들 - 책을 통해 만나는 예술가들의 삶이유리, 임승수 저/ 시대의 창/ 1만4500원베토벤, 찰리 채플린, 존 레논 등 시대를 충실하게 받아들이면서도 세상을 바꿔나가고자 했던 예술가들을 모두 만날 수 있는 책. 사진과 작품을 통해 볼거리를 제공하고 그들의 작품과 삶을 간주곡이라는 이름으로 담아 이해를 돕는다. 비전공자가 바라본 시각에서 서술해 평소 예술과 거리가 멀다고 느꼈더라도 다가가기 쉬울 것. 무엇보다 자세히 알지 못하더라도 일상 생활에서 쉽게 접할 수 있었던 노래와 그림, 사람이 등장해 관심을 한껏 끌어 올린다. 우리나라 민요를 비롯해 26개의 테마가 실려있다.▲ 지식의 반전 - 당신이 알고있는 지식은 가짜?존 로이드, 존 미친슨 저/ 해나무/ 1만5000원「지식의 반전」은 이미 영국 아마존에서 베스트셀러로 등극한 책이다. 많은 사람들이 이 책에 매력을 느낀 것은 다름 아닌,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다. 흔히 가장 높은 산은 에베레스트라고 생각하고 전화를 발명한 사람은 알렉산더 그레이엄 벨 이라고 말하지만, 어느 누구도 그 사실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 이 책은 당연하게 생각했던 이런 사실들을 하나씩 짚어가며 '진짜 사실'을 알려준다. 재치 넘치는 위트가 더해진 230개 지식이 13가지 주제로 구성됐다.▲ 욕망하는 테크놀로지 - 문명의 이기들은 어떻게 발명됐나이상운 외 8명 공저/ 동아시아/ 1만6000원전기는 왜 110이나 220볼트일까? 휴대전화는 갈수록 얇아지고 카메라 화소수는 왜 높아지는 걸까? 상식적인 물음을 던지며 시작하는 이 책은 한국을 대표하는 과학 기술자들의 '기술'에 대한 성찰이다. 시계부터 자전거를 비롯해 우리가 당연시 쓰고 있는 휴대전화와 인터넷 그리고 휴머노이드까지, 그 역사와 사회문화적 의미를 다루고 있다. 일상적으로 사용하는 현대 문명 이기들이 어떻게 발명됐고 우리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풀어낸 것.▲ 지식의 단련법 - 쏟아지는 정보 잘 활용하는 방법다치바나 다카시 저/ 청어람미디어/ 1만3000원신문과 인터넷, 뉴스, 개인과 기관 할 것 없이 방대한 양의 정보가 쏟아져 나온다. 이 많은 정보들 중에서 어떤 것을 활용 해야 할 지, 어떤 정보들을 어떻게 정리하고 버려야 할 지 고민된다면 이 책이 해답이다. 오랫동안 기자 생활을 해온 저자는 자신의 체험을 통해 몇 가지 방법과 조언을 공개한다. 아주 간단한 프로세스인 정보의 입력과 출력, 그리고 그 '사이'의 과정에서 진행된다는 것. 1장 '정보의 입력과 출력'부터 12장 '회의하는 정신'까지 그 노하우가 모두 담겨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지령 60호' 맞은 전북지역 계간 종합문예지 '문예연구'

1994년 3월 창간호를 시작으로 최근 2009년 봄호를 발간, 통권 지령 60호를 기록한 계간 종합 문예지 「문예연구」(문예연구사).전북에서 발행되는 「문예연구」 60호는 60갑자의 주기를 맞는다는 것 이외에도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여러 문예지들의 부침 속에서도 지역을 기반으로 발행되는 문예지가 종간이나 결간 없이 역사를 이어오기가 쉽지 않기 때문.「시와 반시」(대구), 「시와 사상」(부산), 「다층」(제주도), 「리토피아」(인천) 등 지역에서 뿌리를 두고 있는 문예지들이 시만을 다루고 있는 것에 반해 「문예연구」는 시와 소설, 수필과 비평까지 아우르는 종합 문예지라는 점에서 그 위상과 역할은 특별하다. '톨스토이 탄생 170주년 기념특집' '포스트 모더니즘' '작가연구시리즈' 등 기획특집과 근대문학 자료 발굴 등 의미있는 작업들을 해왔으며, 그 노력을 인정받아 2005년과 2006년에는 우수잡지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도 한국문화예술위원회로부터 '2009 우수문예지'로 선정돼 공공도서관과 군부대 등에 「문예연구」가 기증된다.「문예연구」의 역사는 전북지역의 열악한 재정 형편을 감안한다면 발행인의 의지와 편집진의 노력 없이는 불가능한 일이다. 발행인은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 편집인은 이보영 전북대 명예교수, 주간은 강연호 원광대 교수, 편집장은 이종호 신아출판사 편집국장이 맡고 있으며, 정양 우석대 명예교수와 전정구 전북대 교수, 공종구 군산대 교수, 유성호 한양대 교수, 문학평론가 최명표씨 등이 편집위원으로 참여해 왔다.이들은 "'문학은 새로운 시대의식을 형상화할 수 있는 가장 소중한 인간정신의 소산이다. 문학성보다 상업성에 의해 움직이고 있는 시대, 새로운 문예지평을 열어가는 문학인들에게 활동할 무대를 마련해 주고 그를 통해 바르고 아름다운 문단을 건설하겠다'는 창간 당시의 열정과 의지를 되새기며 독자들에게 다가가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밝혔다.「문예연구」 60호 기획특집은 소설가 박경리다. 최유찬 연세대 교수가 '박경리의 초기소설과 '삼대의 사랑''을, 김만수 인하대 교수가 '비극적 운명에 대한 적극적 해석'을, 고려대 박사과정을 수료한 허연실씨가 '절대적 속도를 가진 자의 여유로움과 상상력'을 통해 박경리의 문학세계를 집중조명했다.그밖에도 신작시, 단편소설, 수필, 시평, 소설평, 영화평론, 평론, 서평 등 다양한 장르에서 작품들이 수록됐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소설가 이익상, 그는 생활문학의 선구자

소설가 성해(星海) 이익상씨.조선일보 기자로 출발해·동아일보 학예부장·매일신보 편집국장으로 재직했다.신석정·김해강 시인 등 걸출한 문인들의 든든한 버팀목 역할을 자처하기도 했다.전북문단의 1세대이자 '조선프롤레타리아예술가동맹(KARF)'의 발기인, 하지만 세간의 연구자들 관심에서 제외돼 이젠 이름조차 낯선 존재가 돼 버렸다. 젊은 나이에 유명을 달리한 데다 작품이 정리되지 않으면서 신경향파로 분류된 채 방기돼왔던 것.문학평론가 최명표씨(48·사진)가 출간한「이익상 단편소설 전집」(현대문학)은 망각의 뒤편으로 사라질 뻔했던 그의 문학적 공로를 되짚은 의미있는 결실이다. 본래 3권으로 기획됐으나,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작고문인 선집 발간사업에 선정돼 1권만 우선 발간하게 됐다.최씨는 이익상씨를 생활 문학의 선구자라고 집약했다. 식민지 주민들의 궁핍한 생활상의 세목에 애정을 갖은 휴머니스트이자, 사회적 책임감으로 고민했던 지식인이었다는 사실을 강조했다.그 증거로 비정치적인 다양한 군상들을 작품 속에 등장시켰다는 점을 꼽았다. 「번뇌의 밤」에선 유학 간 남편을 기다리는 여성이, 「흠집」에선 목의 상처로 괴로워하는 여성이 나온다. 「남극의 가을밤」「새끼 잃은 검둥이」에선 소년을, 「위협의 채찍」에선 농민을 끄집어냈고, 「구속의 첫날」「대필연서」엔 자신의 밥벌이가 됐던 기자의 삶이 고스란히 담겼다. 개인적 한계로 세상과의 대결에서 실패하거나 방황한, 그래서 사회적 환경에 순응하는 인물이 대다수를 이뤘다고 설명했다.그는 소설에서 인물들이 처한 일상이 식민지 사회의 무방향성과 소통의 단절로 비극성이 행간에서 확대됐다며 신경향파 특질은 찾아내기 힘들다고 평가했다.최씨는 "그가'카프'를 탈퇴한 이후 묘사 위주 소설이 아닌 '말하기'를 통해 지식인으로 책임감을 표출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었다"며 "적극적이진 않았으나, 민중들의 아픔을 위로하는 대오에 서서 지식인들이 동참하기를 기대했다"고 평가했다."문학사 변두리에 방치돼 있던 그의 유산을 정리하는 일은 시간과 경비, 품이 많이 들었지만, 늦게나마 출간된 것이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유명 작가 중심의 편애적인 연구풍토를 지양하고, 작가의 전 작품을 대상으로 종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일에 더욱 충실하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봅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우리 이름' 찾으면 자연과 역사가 보여요"

전직 역사교사가 전북 지역 우리말 지명에 대한 유래와 의미 등을 40여년에 걸쳐 조사·연구한 끝에 우리말 지명 연구서로는 처음, 책으로 엮어 관심을 끌고 있다.장수고와 전주 우아중 교감을 역임한 임공빈씨(66·완주군 구이면 광곡리 화원마을)가 최근 도내 주요 지명의 근원과 유래, 뜻의 원래 우리 말을 연구 분석한 「내고향 우리 이름」(완주문화원)을 펴냈다.임 전 교감이 역사교사로서 40년 가까이 교직에 몸 담으면서 옛 현(縣)이상 고을과 산 강 등 우리 이름의 근원을 찾아 연구한 결과물이다.전주 모래내. 모래내는 시장 옆을 흐르는 냇물 이름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는 더 거슬러'모래'의 연원을 따라가보면, 머리(산)에서 온 것과 마을과 같은 말로 보는 경우가 있다며 '머리내'로 보면 으뜸이 되는 내로 인식되고, 마을로 보면 마을을 지나가는 내로 해석된다고 적고 있다.임 전 교감은 "세계화 물결 속에 우리 말과 우리 지명이 점점 사라지는 대신 외래어가 판을 치고 있어 안타까왔다"면서 "문화가 상품이고 국가 자원시대인 만큼 종합문화의 축소판이라 할 수 있는 우리 지명에 대한 우리 이름을 연구했다"고 출간 배경을 밝혔다.특히 그는 본래 우리 말로 된 고유의 지명이 일제에 의해 1914년 모두 개명되어 한자 이름만 남게된 것이 가장 통탄할 일이다고 목청을 높였다."일제가 민족 말살정책과 조세수탈 목적으로 우리 지명을 모조리 한자 표기로 바꿔 순수한 우리말 이름이 없어지고 100년 가까이 한자 이름을 쓰고 있는 것이 역사를 가르치는 교사로서 가장 안타까웠죠."임 전 교감은 평생을 우리 지명연구에 매달린 것과 관련, "우리 지명에는 면면히 이어온 우리 민족의 혼과 얼이 담겨있는 만큼 우리 민족 정신을 찾아 계승 발전시키는 것이 우리의 정체성과 미래를 창조할 수 있다"고 밝혔다.그는 "전주를 온 고을, 광주를 빛 고을이라 하는 것은 한자 해석에 불과할 뿐 우리 말 지명이 아니다"면서 "이같은 잘못을 알기 위해서도 우리말 지명연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그는 혼자서 고대 문헌과 기록 등을 찾아 연구하다보니 어려움이 많아 주요 지명 연구에만 제한됐기 때문에 앞으로는 자연마을 단위를 대상으로 연구에 나설 계획이다고 전했다.임 전 교감은 전주 사범과 전북대 사학과, 원광대 교육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전북교원 향토사연구회장을 역임했고 현재는 전라지명연구회 회장으로 활동중이다.

  • 주말
  • 권순택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부모는 자녀 인생의 길라잡이

엄마 꽁무니만 쫓아다니던 아들이 머리 좀 커졌다고 엄마를 무시하기 일쑤다. 친구들에게는 사근사근 말도 잘 하는 놈이 엄마 말이라면 눈에 쌍심지를 켜고 덤벼든다. "엄마는 몰라도 돼!". 아들이 내뱉은 한마디에 엄마들은 서운하고 서글프지만, 아이들은 나를 이해해 주고 다독여줄 사람은 엄마밖에 없다는 것을 알고 있다.대한민국 모든 10대와 엄마들을 위한 책, 「엄마의 이름으로 너의 꿈을 응원한다」(다산에듀).부모와 자녀의 소통을 고민하는 '엄마들의 모임'에서 자녀교육팀장으로 활동하고 있는 박자숙씨(49)가 부산교육대에 다니고 있는 아들 변형목씨가 고등학교 재학 시절 보냈던 300여통의 편지를 정리해 묶은 것들이다."아들이 고등학교 시절 유난히 공부나 친구들과의 문제 때문에 힘들어 했어요. 그런 아들을 보며 마음을 전하고 싶은데도 아들이 기숙사에 있다보니 편지로밖에 할 수가 없었죠."편지에는 엄마 이야기 보다 역할 모델이 될 수 있는 위인들의 이야기를 담았다. 이 책 저 책 뒤적이며 아들의 흔들리는 마음을 잡아줄 수 있는 좋은 말들도 찾아 옮겼다."자녀의 인생을 응원하지 않는 부모는 없습니다. 다만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모르는 거죠. 하지만 요즘 아이들과 대화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먼저 다가서야 하고, 꼭 충고가 필요한 상황이라면 자녀의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부드럽게 충고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말로 하다보면 싸움이 되기 일쑤. 박씨는 "편지는 쓰는 입장이나 읽는 입장이나 한번더 생각하게 된다"고 말했다.전주 출생으로 원광대 도시계획공학과를 졸업한 박씨는 제일직업전문학교에서 부원장으로 오랫동안 근무했다. 최근에는 청소년들이 상황에 따라 적합한 책을 골라 읽을 수 있도록 도서 목록을 정리한 책을 준비하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20 23:02

[책의 향기] "신화는 인간을 이해하는 도구"

"신은 인간들이 만들어 낸 것입니다. 그러다 보니 당연히 신화에는 인간의 욕망과 욕구가 담기기 마련이죠. 결국 신화를 읽는다는 것은 역사와 사상, 그리고 인간을 이해하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매주 화요일마다 전주시 호성동 주민자치센터에서 '그리스 로마 신화와 고전 미술의 이해'를 강의하고 있는 오남석씨(58). 30년을 국가정보원에 몸 담으며 명함도 없이 살아왔다면, 지난해 말 공로연수에 들어가면서 부터는 '신화연구가'로 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다."오랜 공직생활 중에 저 역시 막연한 관심으로 시중에 나와있던 책들을 한두권 읽으며 신화와 고전미술 세계에 다가가게 됐습니다. 우연히 로마와 파리 등 몇 개국을 다녀올 기회가 주어졌는데, 책으로만 봐왔던 서양의 고대 문화를 접하고 벅찬 감동과 신선한 충격을 받았죠."신화의 토대는 신 보다 우리, 즉 인간중심으로 이루어진 올림포스신앙이자 종교라는 주장에 공감하고 매료됐다는 오씨. 최근에는 강의를 하면서 「그리스 로마 신화 바로 보기」(대흥출판사)를 펴냈다.그동안 많은 출판사와 작가들이 출간해 온 그리스 로마 신화가 흥미 위주의 접근이었다면, 「그리스 로마 신화 바로 보기」는 신화의 배경과 이면에 주목하고 있다. 어차피 창작할 수 없는 영역. 오씨는 "그리스 로마 신화와 관련해 수많은 책들을 비교 분석해 10여권의 책에서 객관적인 에센스만을 축출했다"고 소개했다."신화의 세계가 방대하다 보니 대부분의 책들이 전체적인 흐름보다는 각각의 에피소드가 주는 흥미에 초점을 맞추고 있어 체계적으로 이해하는 데 있어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강의용으로 만들어져서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내용을 도식화하고 관련된 사진과 그림, 표를 삽입했다는 점에서 이해하기는 쉬울 겁니다. 계곡이 아닌, 신화의 능선을 보는 거죠."복잡한 듯 얽혀있지만, 신화의 능선을 따라가다 보면 길이 보인다. 오씨는 "신화를 공부하면 서양문화에 대한 이해도 높일 수 있다"며 "많은 사람들에게 그리스 로마 신화의 진짜 속 이야기를 전해주고 싶다"고 덧붙였다.오씨는 전북대 법과대학과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국방대학원을 수료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13 23:02

[책의 향기] '진선진미' 전주음식을 논하다

'천년 전주 음식의 DNA, 문화적 원형질을 찾아라'.전주음식의 인문학적 접근이 시도됐다. 전주음식의 진정한 명품화를 위한 도전이다. 전주음식의 차별성이 있으면서도 없다며 '익숙한 것과의 결별'을 시도한 책 「전주음식」(민속원)이 출간됐다.'토착 향촌세력이 먹었던 서민풍 가정식 백반이 전주백반이었다.' 근대기를 포함한 전주음식의 역사문헌은 박경하 중앙대 교수가 맡았다. 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와 이기복 우리민속문화소 연구원이 전주음식을 '슬로푸드'로 보고 콩문화의 재발견에 주목했다. 전주콩나물과 전주비빕밥에 각인된 콩의 DNA를 분석한 것. 송화섭 전주대 교수는 교동과 풍남동을 통해 전주음식의 뿌리찾기를, 골목 깊숙히 숨어있는 맛집 이야기를 풀어갔다. 장지훈 경기대교수가 유가·노장사상 등 동양철학에 입각해 전주음식의 '진선진미(盡善盡美·선한 것을 다하고, 아름다움을 다했다)' 경계를 탐구했다. 우자원 우석대 교수는 길 따라 맛따라 음식기행에 나선 꼼꼼한 이야기를 들이민다."중국 음식이 세계화가 왜 됐는지 아십니까. 향신료를 제거했기 때문입니다. 아구는 못 생겼다고, 뱀장어는 뱀 같다고 해서 안먹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음식에 관한 금기에 얽매여 있던 때였죠. 이처럼 음식은 바로 철학적·심리학적 문제입니다. 전주음식이 세계화 되면, 한국음식이 세계화 됩니다. 이 장벽을 넘기 위해 무엇이 필요한지, 우리는 그것을 주목한 겁니다."(주강현 제주대 석좌교수)"미쉐린 별 세 개를 지닌 유명한 일본 스시집 주인이 가장 관심사는 다름 아닌 쌀, 원료에 있었습니다. 찰진 쌀, 그리고 그 쌀을 섞어주는 비율이 스시의 맛을 좌우한다고 하더군요. 그런데 우리는 먹을거리의 '주소 성명'을 얼마나 알고 있을까요. 건강한 먹을거리, 생태적 미각, 안전한 전통식품에 담론 없이는 브랜드 가치를 확보하기가 힘듭니다." (박경하 중앙대 교수)"전주음식에 관심을 갖고 학제간 벽을 턴 것은 전주음식의 정체성이 흐트러졌다는 문제의식에 기인했습니다. 그렇지만 전주의 시각에 갇혀서는 안되죠. 객관적인 시각에서 식재료, 맛, 서비스, 산업화 가능성을 검토했습니다. 이런 책은 다시 나오기 힘들 것이라고 감히 자부합니다." (송화섭 전주대 교수)우리민속문화연구소가 전주시의 '전주음식 스토리개발사업'에 공동 참여한 연구결과물이다. 왕도도 없고 정석도 없는 맛의 비밀을, 로컬푸드 운동을 요구하는 시대적 요구와 '딱 맞아떨어진' 책으로 평가받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3.13 23:02

[책의 향기] 쇄를 거듭하며 사랑받는 한국문학작품들

얼마 전 조정래의 대하 역사소설 「태백산맥」이 200쇄 돌파라는 의미 있는 기록을 세웠다. 한국문학 작품 가운데 다권본으로는 첫 기록이다.200쇄라고 하면 단일 책이 출간 이후 모두 200번 인쇄됐다는 뜻이다. 통상 한 번 인쇄할 때 3000~5000부를 찍는 것이 일반적인데 출판사와 작품에 따라 적게는 수백 부에서 많게는 수만 부씩 찍기도 한다.따라서 쇄수가 많다는 것이 반드시 많이 팔렸다는 것을 의미하지는 않지만 여러 번 쇄를 거듭했다는 것은 그만큼 작품이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보여준다.그렇다면 「태백산맥」처럼 쇄를 거듭하며 오랫동안 읽힌 문학작품들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태백산맥」에 앞서 1978년 출간된 조세희의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이 2005년 한국문학 작품 가운데 처음으로 200쇄를 돌파해 현재 245쇄까지 찍었다. 누적 판매부수도 100만 부를 훌쩍 넘긴 대표적인 한국문학 스테디셀러다.최인훈의 「광장」도 161쇄를 기록하고 있으며 이청준의 「당신들의 천국」은 문학과지성사 판이 117쇄, 열림원 전집 판본이 18쇄를 찍어 도합 135쇄다.2001년 출간된 김훈의 「칼의 노래」도 개정판을 합쳐 모두 148쇄를 찍었다.모두 1700만 부 이상이 팔린 전 10권으로 된 이문열의 「삼국지」도 1권 기준으로 139쇄까지 인쇄됐으며 김정현의 소설 「아버지」도 출판사를 한차례 바꾸며 모두 145쇄를 인쇄했다.이와 함께 124쇄를 넘긴 박완서의 「그 많던 싱아는 누가 다 먹었을까」, 114쇄를 넘긴 이은성의 「소설 동의보감」 등도 100쇄를 넘긴 대표적인 문학작품들이다.시집 중에서는 류시화의 시집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2005년 출간된 이후 단기간에 무려 240쇄를 기록하고 있으며 권정생의 「몽실언니」(118쇄), 안도현의 「연어」(109쇄) 등의 동화도 100쇄 이상 꾸준히 출간되고 있다.법정스님의 대표 에세이 「무소유」는 173쇄까지 나왔다.외국 문학작품 가운데에도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개미」가 모두 165쇄까지 나온 것을 비롯해 파트리크 쥐스킨트의 「향수」,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 미하엘 엔데의 「모모」 등이 쇄를 거듭하며 꾸준히 읽히고 있다.

  • 주말
  • 연합
  • 2009.03.13 23:02

[책의 향기] 고전 소설에 담긴 과학·공포·괴기가 선사하는 즐거움

▲ 고전 읽기의 즐거움 - 서양 고전작가 90명의 작품과 생애마이클 더다 저/ 을유문화사/ 1만8000원저자는 미국 워싱턴 포스트 북 월드의 편집 기자이자 문학 평론 부분에서 퓰리처상을 받은 문학 애호가. 그가 평생을 읽어온 책 중에서 일반 독자에게는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고전으로 전혀 손색 없는 90여 작품을 골라 해설한 책이다. 서양 고전 작가 90명의 작품과 더불어 그들의 생애를 실었으며, 교훈이나 역사적 의의를 강요하지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도록 초점을 맞췄다. 일반 독서인들의 처지를 충분히 고려 한 것. 과학, 공포, 괴기, 아동 등 다양한 고전 소설을 읽는 즐거움을 선사한다.▲ 지식의 충돌 - 18권의 책들이 펼치는 논리 싸움권정관 저/ 개마고원/ 1만2000원이 책은 18권의 책들이 벌이는 시합을 전해주는 독특한 형식의 서평을 모은 것이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는 책들이 다른 주장을 펼치는 것을 중심으로 그들이 부딪치는 갈등을 살펴보는 것. 9쌍의 책들은 각자에게 주어진 사안에 대해 서로 다른 주장을 팽팽하게 펼쳐 나간다. 서로에게 비판적이거나 상반된 견해를 펼치는 두 책을 함께 읽어나가는 방식을 통해서 새로운 사유의 지류들을 제시하고 있다. 독특한 방식의 책 읽기는 책과 세계를 바라보는 두 가지 시선의 매력을 전한다.▲ 권력의 병리학 - 권력과 사회적 조건과의 관계는폴 파머 저/ 후마니타스/ 1만8000원시대와 사화에 상관없이 가난한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질병에 더 노출되고 고통 받는다. 책은 이 모든 것이 권력의 병리 증상으로서 사회적 조건과 밀접하게 연관돼 있으며 우리가 누리는 풍요와 안락과도 연관이 있다고 말한다. 우리가 이를 외면하고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말하는 것이다. 저자는 의사이자 인류학자로 아이티, 페루, 러시아 등 세계 여러 곳에서 가난한 사람들을 치료해 왔다. 보건과 인권, 평등한 사회를 주장하며 많은 저술 활동을 하고 있다.▲ 이헌석이 듣고 쓴 이럴 땐 이런 음악 - 53가지 상황에 적합한 음악 소개이헌석 저/ 돋을새김/ 1만8000원문득 음악을 듣고 싶은 순간이 있지만 어떤 음악을 누구와 들어야 할지 막막하다면 이 책이 해답이다. 음악평론가, 음악전문 출판 기획자, 다수의 음악 방송 게스트 등 이 분야에서 오랫동안 경력을 쌓은 저자가 직접 들어보고 선별한 노래들이 소개돼 있다.이 책은 '나른한 오후, 아무 일도 하고 싶지 않을 때', '노을이 내리는 저녁, 연인과 함께', '지친 사람에게 힘을 주고 싶을 때' 등 총 53가지 테마를 통해 다양한 상황 속에서 어떤 음악을, 누구의 노래를 들으면 좋을지 이야기하고 있다. 음악 평론가의 입장에서 전문적으로 쓴 글이 아니라 솔직하고 재미있게 담겨있고 읽는 이들도 쉽게 공감할 수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3.1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