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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내 안의 물고기 등

▲ 내 안의 물고기 - 인체 진화의 역사 추적닐 슈빈 저/ 김영사/ 1만 3000원인간의 진화는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35억 년에 걸친 진화의 역사를 추적하는 이 책은 부극 엘스미어 섬에서 발견된 발이 있는 물고기 화석 '틱타알릭'으로부터 인간 신체의 기원을 찾고 있다. 인간의 신체구조를 이해하기 위해 고생물학과 발색유전학을 바탕으로 인간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증명하는 것. 인체의 해부구조가 물고기와 놀랍도록 유사하다는 사실을 주장하는 저자는 그를 통해 인간의 몸이 왜 특정한 방식으로 문제를 일으키는지 규명하고 있다. 물고기의 신체 구조를 수정해 사용하고 있는 인간의 몸은 딸꾹질과 탈장, 수면 무호흡 등을 겪게 된다는 흥미로운 주장도 찾을 수 있다.▲ 타워 - 사회 축소판 빌딩 도시국가배명훈 저/ 오멜라스/ 1만원높이 2,408m, 674층 규모에 인구 50만을 수용할 수 있는 공간 '빈스토크'. 이 책은 지상 최대의 건축물이자 도시국가인 빈스토크를 무대로 펼쳐지는 이야기 여섯 편을 담고 있다. 19층 비무장 지대부터 670층 전망대까지 이 공간 안에는 부정부패, 이념 논쟁, 부동산 문제 등 정치, 경제, 외교, 전쟁, 연애사가 모두 담겨 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모습과 똑같다는 것. 작가는 일상에서 느끼는 감정을 이 가상의 공간에 감각적이고 재치 있게 풀어놓았고, 능청맞은 풍자로 웃음까지 더했다.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소재와 작가의 위트가 넘치는 책.▲ 거위, 맞다와 무답이 - 사람과 자연은 동등한 객체최성각 저/ 실천문학사/ 9,800원소설가이자 환경운동가인 저자의 생태소설. 저자와 2년을 함께한 두 거위의 이야기가 담겨있다. '맞다'와 '무답이'라는 이름을 가지게 된 두 거위와 작가의 동거는 인간의 '친화력'과 삶의 본질에 대해 질문하게 만든다. 또한 생명과 자연환경의 소중함을 말하고 자연 위에 군림하는 인간에게 일침을 가하며, 인간과 자연이 동등한 객체라는 것을 거듭 강조한다. 슬픔 속에서도 유머를 읽지 않는 작가 특유의 화법으로 끊임없는 감동을 선사하고 함께 실린 삽화가 이야기를 더욱 생생하고 풍부하게 전해준다.▲ 그래도 언니는 간다 - 고달픈 대한민국에서의 생존법김현진 저/ 개마고원/ 1만 1,000원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저자만의 방법으로 꼬집어낸 통쾌한 책. '88만원 세대 칼럼'을 모아 만들어냈다. 이 책은 사회적 문제의 현장에 직접 뛰어 든 저자가 경험한 이야기들을 진솔하게 풀어내며, 우리의 심정을 대변한다. 20대, 여성, 비정규직 회사원, 재개발지역 세입자, 고학생 등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 저자가 깔끔하게 써 내려간 이야기는 시대와 세상을 비판하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열정이 느껴진다. '배고픈 청춘'이자 '가난뱅이 된장녀'인 20대에게 그럼에도 불구하고 꿈은 꾸라는 저자의 한 마디가 가슴에 와 닿는다.

  • 주말
  • 이지연
  • 2009.06.26 23:02

[책의 향기] 강영숙 세 번째 소설집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

강영숙(43)씨의 세 번째 소설집 「빨강 속의 검정에 대하여」(문학동네 펴냄) 속 등장인물은 대체로 외로워보인다. 실제로 막 실연한 이들도 있고, 가족이나 친구 없이 홀로 살아가는 이들도 있는데 그렇지 않은 인물들에게까지도 주위에 누가 있고 없고와는 무관하게 작품집 전반에 외로움이 흐른다.회사원 겸 소설가로, 또 두 아이의 엄마로 외로움을 느낄 새도 없는 바쁜 일상을 보내고 있을 것 같은 작가는 이렇게 외로운 이들을 잔뜩 불러모은 데 대해 "외롭지 않나요? 혼자도 외롭고, 여럿이어도 외롭고, 또 여럿이어서 외롭고……"라고 하며 담담하게 웃는다.이런 말투는 소설의 문체와도 닮았다. 하나같이 외롭고 고독한 이들의 단조로운 일상을 '쿨’한 듯, 무심한 듯 담담하게 그려내는 작가의 어조에는 그러나 큰 덩치 안에 세심함을 감춘 '자이언트 언니’('자이언트의 시대’ 중)와 같은 따뜻함이 있다. 그 따뜻함은 작품 속에서 주위 사람들과의 연대라는 형태로 나타난다.표제작 속 주인공 령은 매립지에 들어선 신도시 아파트에 혼자 사는 여성 직장인이다. 사는 곳에도 애착이 없고, 직장에서도 동료들과 쉽게 어울리지 못하는 그의 권태로운 일상이 제3자인듯 무심한 령의 시선을 따라 그려진다. 그러나 직장 동료가 함께 교외 나들이를 가자고 제안한 이후 령의 삭막하고 메마른 일상에 보일듯 말듯한 생기가 돋아난다.또 다른 수록작 '갈색 눈물방울’에서도 외로운 이들의 연대가 힘을 발휘한다. 5년을 만난 남자친구과 헤어진 후 치통보다 더한 실연의 아픔에 시달리던 화자는 새로운 도전을 위해 영어학원에 찾아가지만 예상치 못한 영어 실어증이 찾아와 수업시간 내내 땀만 흘리다 돌아온다. 그 실어증이 치유된 것은 같은 빌라에 사는 동남아 여자가 실연의 아픔보다 더한 치질의 통증으로 신음하는 것을 보고 도와준 이후였다.간단한 말 한 마디 입 밖에 내지 못했던 주인공이 동남아 여자가 돌아간 후 수업시간에 자신이 지어낸 동남아 여자의 삶 이야기를 유창한 영어로 쏟아내는 장면은 '강영숙표’ 유머가 묻어나는 인상적인 장면이다.작가는 "등장인물들이 다 힘들고 외롭지만 죽지는 않는다. 그게 중요하다"고 웃으며 "피로 맺어지지는 않지만 같은 시간대, 같은 공간에 있는 가까운 사람들과의 일상적인 연대 하에서 외로움을 극복하는 그런 순간들을 포착하고 싶었다"고 말한다.총 아홉 편이 수록된 이번 작품집에서 눈에 띄는 점 중 하나는 자연재해가 심심치 않게 등장한다는 점이다. 태풍과 사이클론, 지진, 쓰나미 등 인간을 무력하게 만드는 자연재해들이 직간접적으로 등장해 단조로운 일상 속에 녹아든다.전작들을 통해 환상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렬한 이야기들을 선보여왔던 그는 "이번 작품들이 전작에 비해 기가 빠진 듯한 느낌을 줄 것도 같은데 한 템포 정도 천천히 가고 싶은 욕구가 있었다"며 "요즘 읽는 책들도 음악처럼 강하다가 따뜻하다가 하는 강약 있는 것들"이라고 말했다.

  • 주말
  • 연합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동국대 선학과 교수인 현각스님 '날마다 좋은 날'

불교에서 선(禪)은 불립문자(不立文字), 교외별전(敎外別傳)이라고 한다. 문자를 활용하지도 않고 경전 문구에 의존하지도 않고, 오로지 이심전심으로 마음과 마음을 통해전달되는 것이라는 뜻이다.그래도 옛 스님들의 선 이야기는 어록처럼 발췌돼 수많은 선 문집으로 전해진다. 중국 남송 때 간행된 '벽암록(碧巖錄)'(1128년)과 '무문관(無門關)'(1228년)은 선을 다룬 불교문집 가운데 백미로 꼽힌다.동국대 선학과 교수인 현각스님이 '벽암록'과 '무문관'에서 33가지 이야기를 골라 현대인이 일상에서 귀한 가르침으로 삼을 수 있도록 설명한 「날마다 좋은 날」(시공사)를 펴냈다.중국 조주스님(778-897)은 생전에 500개가 넘는 선화를 남기고 그중 100개 정도는 후세에 길이 남는 화두가 돼 '고불(古佛)'이라고도 불린다.조주스님에게 한 스님이 "조사 달마께서 인도로부터 온 까닭이 무엇입니까?"라고 묻자 조주스님은 앞마당의 잣나무를 가리키며 "뜰 앞의 잣나무다"라고 대답한다.또 한 스님이 "저 잣나무에도 불성이 있습니까?"라고 묻자 조주스님은 서슴지 않고 "있다"고 대답한다. 조주스님의 이런 대화는 이미 부처가 돼 있는 잣나무의 본성을 꿰뚫어보지 못하는 제자의 어리석음을 날카롭게 베는 말로 풀이된다.조주스님은 어떤 스님에게 "여기에 일찍이 왔던 적이 있던가?"라고 묻고 "왔었습니다"라는 답을 듣자 "차나 마셔라(끽다거.喫茶去)"라고 말한다. 그곳에 왔던 적이 없다고 말한 스님에게도 조주스님은 "차나 마셔라"라고 말한다. 이를 지켜보던 원주스님이 "왜 똑같이 차나 마시라고 하시냐"고 따지자 조주스님은 또 "원주야, 차나 마셔라"라고 말한다.조주스님의 '뜰앞의 잣나무', '끽다거'등의 가르침에 대해 저자 현각스님은 "우리가 일상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의 중요성을 간과하지 않고 범상치 않은 통찰력으로 정신세계를 인도한 것"이라고 설명한다.그러면서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나 뉴턴의 사과와도 일맥상통하는 것으로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반드시 깨우쳐야 할 가르침"이라며 "조주스님의 잣나무는 이 시대의 우리에게 다른 형태의 사물로 탈바꿈해 보여집니다. 여러분은 무엇이라고 이름지어 답을 내놓으시렵니까?"라고 묻는다.

  • 주말
  • 연합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부안문화원 '부안민장치부책' 번역본 출간

1901년 부안 재판과정을 한눈에 아우르는 책이 발간됐다.부안문화원이 출간한 「부안민장치부책」 번역본은 당시 백성들이 지방 수령에게 올린 청원서나 고소장 즉 민장, 소장, 소지 등을 모아 그것을 해석한 책이다. 당시 관이 소송의 진행과 처리 등을 간단히 요약, 부본이 필요했기 때문에 기록된 것이다.이 책의 출간이 의미있는 것은 1901년 3월부터 8월까지 부안군 지방통치·재판·사회제도를 비롯해 갑오개혁과 광무개혁을 거친 부안민들의 구체적인 생활상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다. 흥덕이 부안으로 잘못 게재됐던 부분이 정정됐고, 당시 사람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내려온 지명들을 정확히 알 수 있게 됐다.본래 원본은 「민장치부책」으로 서울대 규장각에 소장돼 있었다. 김선경 서울대 규장각 한국학 책임연구원이 「한국지방사자료총서-민장편」에 이 자료에 관한 소개만 써놨다가 5개월간 번역에 몰두해 출간하게 됐다.특히 여성의 사회적 위치를 가늠할 수 있는 재밌는 사료로도 주목을 모은다.총 11명의 조선시대 여성들이 다양한 이유로 소를 제기하는 모습이 등장한다. 집안의 가장으로 논밭을 빼앗겨 다시 돌려달라는 소도 있는가 하면, 안방에 침입한 남성을 고발하는 소도 있다. 중요한 점은 여성도 남성과 똑같은 법적 지위로 처리했다는 대목이다. 죄를 지은 사람에겐 벌도 내렸지만, 좋은 일을 한 이들에겐 상을 주라는 권고 사항도 담겼다.김원철 부안문화원장은 "부인군민들의 생생한 삶의 흔적이 남아있는 책"이라며 "조상들이 남긴 문화자원과 역사를 발굴함으로써 그 시대의 지혜를 배우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김 연구원은 "1901년 근대 초기 격변기에 부안군 사람들은 어떻게 살았으며, 국가 제도는 어떻게 변화하였는지 다양한 시대의 흐름을 읽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김씨는 연세대 사학과를 졸업하고 경희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한국지방자료총서-민장편」등에서 편집과 소개등을 맡았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김홍신씨 에세이집 '인생사용설명서' 펴내

소설가 김홍신(62)씨가 인생을 알차고 뜻깊게 살기 위한 조언을 일곱 가지 물음 속에 담아 풀어낸 에세이집 '인생사용설명서’(해냄 펴냄)를 출간했다.저자가 지난해 100여 회에 걸친 대중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전파하고자 했던 메시지를 정리해 묶은 것이다.'당신은 누구십니까’나 '왜 사십니까’와 같은 근원적인 물음부터 '누구와 함께하겠습니까’, '지금 괴로운 이유는 무엇입니까’ 등의 물음까지 깊은 사색을 요하는 물음들을 던지며 인생의 의미를 일깨운다.인생 선배의 잔소리처럼 들릴 수도 있을 조언들을 좀더 효과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저자 자신의 생생한 경험을 들려주기도 한다.37년 6개월간 담배를 피우며 "죽는 날에도 담배를 입에 물고 죽겠다"는 수필까지 썼던 저자는 "세상을 끌고 가도 시원찮은데, 담배한테 끌려다니겠는가?"라는 스승의 말에 한순간 금연한 경험을 들려주며 스스로 끌어가는 삶의 중요성을 강조한다."세상은 뱃심으로 살아야 합니다. 세상에 끌려다니며 산다는 것은 바보짓입니다. 이 세상에 태어난 것은 우리의 의지가 아니지만, 헤쳐나가야 할 미래는 우리 스스로 만들어야 할 우리의 것입니다."(35쪽)김수환 추기경의 선종 이후 온 나라를 뒤흔든 추모 물결을 보면서 김 추기경이 남긴 '베풂’의 미덕을 되새기기도 한다."베풂은 너그러움이고 너그러움은 곧 자유로움입니다. 반대로 받기만을 원함은 욕심이고 곧 구속입니다. 사람으로 태어나 누구인들 구속되기를 바라겠습니까? 베풀지 않고 받기만을 갈구하면 스스로의 영혼을 구속하는 셈이 됩니다."(110쪽)책 말미에서 저자는 "단 한 번밖에 주어지지 않는 인생을 보다 풍요롭게 살기 위해서는 스스로 인생사용설명서를 갖춰야 한다"며 "지금도 결코 늦지 않았다"고 강조했다.192쪽. 1만2천800원.

  • 주말
  • 연합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강준만 전북대교수 '대한민국 소통법' 출간

'대한민국, 통하였느냐!'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부엉이 바위에서 내던진 운명은 주류의 단단한 껍질을 벗겨보고자 했던 한 풍운아의 깊은 좌절과 절망감에서 비롯됐다. 그의 등장이 한국 민주주의 청신호였던 반면, 그의 죽음은 적신호가 됐다.강준만 전북대 교수(53)가 출간한 「대한민국 소통법」(개마고원)은 '커뮤니케이션 코리아'를 위해 정치·경제·사회 영역의 불통을 구조적·심리학적으로 분석한 책이다.강 교수는 '소통의 구조적 장애'를 통해 정치·경제적인 권력자들이 대중매체를 독식했고, 대중매체는 정치·경제적 경로를 더욱 고착화시켰다고 설명했다. 그러다 보니 대중매체는 소통의 균형감각을 길러주기보다 '내 의견'을 강화하는 데 쓰이면서, 양 극단의 의견만이 난무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것이다.'정치와 소통'엔 소통에 대한 문제의식이 담겨 있다. 그는 '우리가 지도자와 권력을 가진 자들의 소통 능력을 문제삼는 일엔 익숙하지만, 과연 우리 사회가 전반적으로 소통을 중요하고 높게 평가하는가 하는 점은 외면하고 있다'며 '소통은 다소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성급은 금물, 아니 죄악일 수도 있다'고 적었다. 금배지를 달기 위해 난장판 국회에 뛰어드는 현 상황과 연결되는 대목이다.결국 그는 진정 소통을 원한다면 그 정치·경제적 기반에 주목해야 한다고 했다. 인프라를 외면한 채 소통 부재의 책임을 개인과 집단에게 물어서는 답이 나오지 않는다는 것. 정치·경제적 기반은 문화를 생산하고, 문화는 다시 정치·경제적 기반을 생산하는 과정을 반복하기 때문에, '원인'과 '결과'의 구분은 어려우며, '결과'가 '원인'으로 부활하는 순환관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강조했다.그는 노 전 대통령이 서거 전 남긴 '정치하지 마라'를 곧 '정치하라'고 말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는 메시지로 받아들였다. 노 전 대통령의 생명공양(生命供養)을 계기로 불통됐던 '운명의 형식'에 대해 눈을 번쩍 떠야 한다는 것.△예산과 인사의 투명성 확보 △권력구도를 시민사회로 이전 △정치인들의 자원봉사 활동을 자율적 의무화 △인물중심의 정치로 변화 △인물중심의 지지모임으로 변화 등 구체적인 처방법도 제시했다.강 교수는 "'사람다운 세상' 을 만들겠다고 나섰던 노 전 대통령이 내몰렸던 마지막 벼랑에서 우리는 새로운 운명의 형식을 창조해야 한다, 답은 먼 곳에 있지 않다"고 마무리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리제 마이트너 등

▲ 리제 마이트너 - 물리학자 리제 마이트너의 삶샤를로테 케르너 저/ 양문/ 1만 2,000원세계적인 과학자 아인슈타인이 '우리들의 마담 퀴리’라 불렀던 여성과학자 리제 마이트너. 그녀는 그 당시 보수적인 유럽 사회 분위기로 인해 독일 연구소에서는 여성에 대한 편견과 마주쳤고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교수권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나치에 생명의 위협을 느껴 도망치고 10동안 망명자로 고통스러운 시간을 보내면서도 핵분열 해석, 원자폭탄 제조에 힘을 쏟았지만 여성이자 유대인이라는 이유로 노벨상을 받을 수 없었던 것. 평생 물리학만을 벗 삼은 여성과학자의 삶과 동정심 많고 따뜻한 마음을 만날 수 있는 책. 과학이 사람과 세계의 행복을 위한 도구로 쓰여야 한다는 확고한 그녀의 생각을 만나보자.▲ 모든 것을 살아 있게 하라 - 호주 눙가바라 원주민의 공존법칼-에릭 스베이비, 텍스 스쿠소프 저/ 뜰/ 1만 3,000원저자이자 스웨덴 지식 경영학 교수인 스베이비는 눙가바라 원주민에게 지구에 부담을 적게 주는 방법을 배우리라 믿고, 눙가바라족의 마지막 이야기 전수가 텍스 스쿠소프를 만난다.지상에서 가장 오랜 세월을 살아온 호주의 눙가바라 원주민은 수 만년의 세월을 견디며 인간과 지구가 함께 공존할 수 있는 그들만의 모델을 만든 것. 땅, 인간, 동물을 지속시키는 것을 사명으로 땅을 팔거나 교환하지 않는다. 땅이 인간을 소유한다고 믿기 때문. 인간뿐 아니라 땅에 속하는 모든 것이 동등하며 미래 세대를 위해 땅을 돌볼 책임이 있다는 것이 그들의 입장이다.▲ 아티스트를 위한 멘토링 - 예술가 지망생을 위한 지침서이언 잭맨 저/ 아트북스/ 1만 2,000원창의적인 삶을 사는 아티스트들의 삶은 어떨까?레오나르도 다 빈치부터 데이미언 허스트까지 전 세대의 예술가들이 모여 예술가로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에게 영감의 원천을 얻는 방법을 소개한다. 예술가 지망생에서 어마어마한 금액의 작품을 만들어 내는 유명 예술가 되기까지의 창작 과정을 충동과 생계, 의미로 풀어냈다. 그들의 삶과 예술을 '어떻게 배울 것인가’'외부의 영향이 예술가를 만들다’ 등 총 16개 주제로 설명한 것. 책 마지막에는 예술가에 관한 간단한 인물소개와 원서에는 없던 관련 도판을 더해 작품 이해를 도왔다.▲ 웰 에이징 - 건강하게 늙는 장수비결 소개박상철 저/ 생각의 나무/ 1만 3,000원100세 장수인들을 직접 만나서 밝혀낸 고령사회를 대비하는 생활습관 목록. 건강에 대한 올바른 지혜를 통해 100세를 대비하는 건강서인 이 책은, 노령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바탕으로 했다. 노화에 대한 인식변화를 기점으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지키기 위해 바꿔야 할 올바른 먹을 거리, 운동 방법들을 풀어 놓는다. 노화 자체만으로는 우리의 몸에 별다른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며 문제를 일으키는 일상생활과 사회적 측면에서의 문제점을 동시에 살펴보는 것.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의 삶을 성실하게 살아가면서 내일을 준비하는 고령인들의 삶의 태도도 배우게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9.06.19 23:02

[책의 향기] 장태윤 시인 '잎새에 맺힌 별' 펴내

"감수성이 무디어 변죽을 울리는 메아리만 되는 것이 아닌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의 가슴에 잔물결로나마 다가설 수 있다면 더할 나위가 없지요."장태윤 시인(75)이 일곱 번째 시집 「잎새에 맺힌 별」(신아출판사)을 펴냈다. 머리가 히끗히끗 잎새에 맺히는 덧없는 인생에 관한 시보다는 반짝이는 예지를 확인한 시가 더 많다. 시도 결국 인생을 철학적으로 관조하기 때문이다.고희를 무색케하는 서정시를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기라성 같은 스승 문하에서 문학을 접한 이유가 컸다. 석정 선생과 가람 선생으로부터 가르침을 받았던 그는 역사구원 혹은 사회구원에 지나치게 매몰되지 않는, 그만의 확고한 서정시 세계를 구축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또한 대학시절 김해성, 황길현, 채만묵, 김종곤, 김유택, 서완석, 허소라씨와 함께 '청도동인회'를 결성했던 것이 시적 역량을 쌓는데 큰 도움이 됐다고도 했다. 그때의 내밀한 체험이 질료가 돼 따뜻한 가슴과 강인한 생명력을 갖춘 시세계로 확장할 수 있었다는 것이다.등산 마니아이기도 한 그는 매주 산을 오르며 시상을 착안해 자연을 소재로 한 시가 유난히 많다. 시'객관산','오서산'에선 풀내음 물소리 따라 나서는 그가 보이고, 시'노을꽃'에선 누룩과 꼬두밥이 몸 섞어 낳은 하늘 태우는 노을꽃에 취한 그가 보인다.보릿고개에 바닥 긁히는 소리로 속 타들어가던 뒤주가 이제는 천덕꾸러기가 된, 과거와 현재의 명암을 상징적으로 묘사한 시'뒤주'에선 사라져가는 문명에 대한 성찰도 담겼다.그는 앞으로도 상투성을 거부하고 인식의 그물망에서 건져 올리고 싶다고 말했다. 그것이 서정시의 날을 곧추세우는 일일 수도 있고, 또다른 시세계의 확장일 수도 있겠지만, 곰삭은 시로 깊고 뜨거운 가슴을 드러내고픈 바람뿐이라는 말로 대신했다.임실 출생인 그는 1990년 「한국시」로 등단, 시집 「난꽃 바람꽃 하늘꽃」, 「물소리 바람소리」 등을 펴냈으며, 국민훈장 목련장, 제8회 백양촌 문학상, 제10회 전북 예술상 등을 다수 수상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12 23:02

[책의 향기] 시인 송재옥, 열여섯편의 연작시 '시간 구워먹기'

시인 송재옥씨(74·정읍시 산외면)가 열여섯편의 연작시 '시간 구워먹기'와 함께 세번째 시집 「시간 구워먹기」(신아출판사)를 내놨다.'시간을 구워먹는다'는 낯선 표현은 시인으로서 그의 세계관이 한층 깊어졌다는 의미. 두번째 시집 후 7년 여 만에 내놓은 세번째 시집에서 시인의 시각은 주변에서 우주적으로 확장됐다.송씨는 "우리는 일상생활 속에서 시간을 의식하지 못한 채 잊고 살아가는 것 같다"며 "어떻게 보면 시간이 아깝게 흘러가고 있다는 생각이 우리가 많은 시간을 구워먹고 있다는 데 이르렀다"고 설명했다.문학평론가 이운룡씨는 "송재옥 시인의 연작시 '시간 구워먹기'란 시공간의 영원성, 인류 역사에 대한 우주적 신비세계를 시적 감각과 직관력으로 통찰하는 탐구 작업의 한 모형"이라고 말했다."지난 7년여 동안 자신감을 잃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시다운 시 한 편 쓰지 못한 주제에 가까스로 구출한 시들이라 제 구실을 할 수 있을지 궁금하지만, 어느 때는 절벽상태로 꽉 막혀 끙끙대면서도 책임이 느껴져 붓을 멈출 수가 없었습니다. 그저 내 시가 세상에 나와 읽혀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그는 "내 즐거움은 문우들과 어울려 동행하고 있다는 것"이라며 "답지 않은 시라도 선후배 문인 동료들이 잡아주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그러나 깊이와 혜안, 풍자가 있는 시들. 1991년 「표현(表現)」 신인작품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나온 송씨는 '어머니, 이제야 문안을 용서하소서'로 시작되는 시 '表現 문학'에 위기에 처한 자신의 모지(母誌)가 다시 부활하길 바라는 마음을 절절하게 담아놓기도 했다.정읍 산외 출생으로 '열린시문학상'과 '모악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한국문인협회·전북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표현문학회 등에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6.12 23:02

[책의 향기] 오영자씨, 첫번째 시집 '나의 어머니'

무명실로 짜서 지은 광목 치마 같은 시어들로 그는 어머니를 부른다.첫번째 시집 「나의 어머니」(신아출판사)를 펴낸 오영자씨(47). 2004년 '나의 어머니'란 시로 「시사문단」을 통해 등단한 그에게 어머니는 시를 쓰게 하는 원천이다."자신의 삶은 뒤로 하고 가족들을 위해 희생하는 어머니를 보며 나는 그렇게 살지 말아야지 했는데…. 제가 자식을 낳고 보니 어머니는 정말 위대하더군요. 살다보면 우연찮게 힘든 일이 많은데, 그 때마다 어머니의 삶을 되짚으며 힘을 얻습니다."자신의 첫 시집을 늙은 어머니에게 건넸을 때의 기쁨을 깊이 간직하고 있다는 오씨는 가슴 뜨겁게 어머니에 대한 시를 풀어놓았다.'문학기행'과 '신앙 시'를 따로 묶어둔 것도 특징. 이청준 생가, 김영랑 생가, 가람 생가 등 문인들의 흔적들을 찾아다니다 보면 숙연해 짐을 느낀다는 오씨는 "내 마음을 가다듬는다는 뜻에서 문학기행 후 남은 기억들을 시로 옮겼다"고 말했다. '신앙 시'는 "글을 쓸 수 있는 귀한 달란트를 하나님께 받았다"고 생각하는 오씨에게 당연한 것."말할 수 없는 가슴앓이로 혼자 끙끙거리다가 세상에 혼자인 것 같은 막연한 생각이 들어 마음이 혼란스러울 때가 있었습니다. 그 때 삶의 친구처럼 기적 같은 글이 찾아왔습니다. 훌륭한 시인이 되기 보다는 겸손하게 열린 마음으로 시를 쓰고 싶습니다.""기교는 부족하지만 많은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글을 쓰고 싶다"는 오씨. 2005년 「시사문단」 수필부문 신인상을 수상한 그는 다음에는 수필집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 주말
  • 도휘정
  • 2009.06.12 23:02

[책의 향기] "청소년 자기계발서가 경제체제 강요"

어린이와 청소년에게 "이렇게 하면 잘 살 수 있다"는 처세술을 가르치는 자기계발서가 계속해 서점가에 쏟아져 나오고 있다.이런 책들이 성장기의 청소년들을 현재의 경제체제에 맞는 개인으로 길들여 간다는 지적이 제기됐다문화평론가 서동진 계원디자인예술대 교수는 어린이 문학 비평전문지인「계간 창비어린이 2009 여름호」에서 '신세계의 어린이문학, 자기계발문학' 비평을 통해 오늘날 자본주의가 '자기계발의 윤리'를 개인에게 강요하고 있으며 어린이 문학도 이를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사람들이 자신의 '인적 자본'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요즘 사회의 스토리텔링(이야기하기)은 사람이 아니라 자기(自己)에 초점을 맞추며 모든 이야기를 '자기를 대하는 나의 이야기'로 바꿔 버린다는 것.어린이문학에서 최근 명사(名士)문학이 위인전을 대체한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서 교수는 지적했다.그는 "위인전은 시대의 덕목이나 가치를 변화무쌍한 인생에서 펼치는 위인들을 보여주지만, 명사문학은 영웅적 개인이면서도 '나는 나다'라는 자폐적인 세계에 갇혀 있는 인물들의 판박이 같은 삶을 보여주는 동어반복"이라고 주장했다.서 교수는 최근 베스트셀러가 된 빅뱅의 '세상에 너를 소리쳐!'에 대해서도 "웃음의 십계명, 긍정적 사고방식, 칭찬하기 같은 자기계발과 관련한 경영학 혹은 심리학적 지식들이 쏟아내는 테크닉들이 뒤섞여 있다"고 비판했다.서 교수는 "자기계발서가 위험한 것은 새로운 경제체제가 자신에게 걸맞은 사람의 꼴을 빚어내고자 만들어낸 대표적인 글쓰기의 장르이기 때문"이라며 "인간의 모습을 상상하는 데 가장 큰 역할을 했던 문학이 경제적 삶의 세계가 강요하는 모습을 은연중에 쫓아 그리고 있다"고 말했다.또 만화평론가 이명석 씨는 '착한 어린이만큼 재미없는 게 있을까' 비평에서 현재 만화 속 어린이 주인공들은 어른을 능가하는 천재적 능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게임 지향적' 모습이라고 지적했다.이 씨는 "지금의 아이들은 '나쁜 짓은 하지 않을 테니 내 방에서 뭘 하든 신경쓰지 마'라는 비겁한 협정을 어른과 맺고 있다"며 "만화의 근원적 힘은 순수함과 무모함, 상상력 등 어린이의 잠재력에서 나온다. 소년과 소녀는 그런 꿈을 가져도 된다"고 강조했다.창비어린이 여름호는 창간 6주년 기념으로 마련한 '이야기가 있는 동시'에 이상교, 김용택, 윤동재, 안도현, 김은영, 서정홍, 안학수, 김응 등 중견과 신인 시인들이 이야기를 담아 쓴 시들도 선보였다.

  • 주말
  • 연합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극작가 노경식씨 '하늘만큼 먼 나라'

"모두 한 배 새끼들인데, 하늘만큼 떨어져 있어야만 돼?"한 이산가족의 절규가 극작가 노경식씨(70)의 희곡 '하늘만큼 먼 나라'의 모태가 됐다.이산가족 제 2세대들의 재회를 어떻게 수용하느냐에 초점을 맞춰 이데올로기와 혈육의 정을 담은 이야기. 극단 산울림은 이 작품으로 대한민국 연극제에서 대상과 남녀 최우수 연기상, 연출상까지 거머쥐었다.노씨는 "1985년 KBS 남북 이산가족 캠페인이 있은 직후 쓰게 됐다"며 "북한의 2차 핵실험 등 잇단 도발과 관련해 분단상황이 화해로 해결되기 어려운 국면에 접어들어 착잡한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고 했다.이번에 출간된 희곡집  「하늘만큼 먼 나라」(연극과 인간)는 '오돌또기','불타는 여울','삼시랑','강 건너 너부실로','만인의총','타인의 하늘' 등 총 7편을 통해 피지배계층이 사회적 상황에 의해 초래된 삶의 질곡을 조명했다. 구어적 대사로 풀고, 극적인 사건을 대조 혹은 평행으로 배치해 시대상황과 개인 또는 집단의 관계에 관한 질문을 던진다.이재수의 난을 소재로 쓴 작품 '오돌또기'역시 마찬가지. 그는 교당과 민당의 싸움을 극 중반에서 끝내고, 민란을 만들었던 구신부와 무차별 복수극을 연출했던 이재수의 인간적 고뇌와 고독에 초점을 맞췄다."타고난 게으름과 안이한 성정으로 3~4년을 허송헤월 보내다 머릿말을 써주신 차범석 선생과 삽화를 그려주신 원로서예가 설봉 선생이 유명을 달리하게 됐습니다.올해 안에 5권 완간 약속을 했는데, 벌써 6월이니 마음만 바빠지네요."남원 출생인 그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철새'로 등단, 한국연극협회, 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및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백상예술대상 희곡상''한국연극예술상(1983)' '서울연극제 대상(1985)''동아연극상 작품상(1989)''대산문학상(1999) ''行願문화상(문학부문, 2000)''동랑 유치진 연극상'(2003)' 등 다수를 탔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허호석 동시집 '햇살의 첫동네'

"고집스럽게 소년 소녀를 위한 시를 써왔습니다. 가난하지만 꿈과 희망을 간직한 첫동네에 밝은 햇살이 가득했으면 하는 바람에서 폈지요."허호석 시인(71)의 동시집 「햇살의 첫동네」 는 동심의 씨앗을 뿌려놓은 결과물이다. 신작 50여편과 독자들이 골라준 30여편 등 총 90여편을 실었다.산열매, 산딸기, 까치둥지 등 자연이 등장하는가 하면 꽃밭 그리기, 비의 발자국 등 자연과 문명의 경계가 모호한 제목도 눈에 많이 띈다.동화적 상상력으로 무장, 소재와 시어에서 풍기는 밝고 천진난만한 시들이 많은 반면 지난 6년간 천천히 써내려갔기에 여러 번 곱씹고 싶은 묵직한 아름다움도있다."'씨 뿌리기'의 경우 아이들의 눈에서 옮겼지만, 그 대상에 대한 사유를 풀어낸 시입니다. 늘 새로움이 없는 시에서 탈피하고 싶었는데, 해놓고 보니 무난하게 나온 정도네요."그가 동시를 쓰게 된 것은 고등학교에서 재직하다가 초등학교로 옮긴 이후부터. 친구들과 싸운 날은 모든 것이 다 삐뚤어지게만 보이고, 화내는 것과 참는 게 어렵다고 투덜거리는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활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한때는 방 안을 뒹굴던 몽상가였지만, 현기증 나는 속도의 바퀴에 실려 이제는 적당히 위무하고 세상을 다독이는 말을 쓰는 시인이 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 속에 들어가 달콤한 호수를 즐겼으니, 한평생 행복했던 셈이죠. 눈을 감는 그날까지 동시를 쓰고 싶습니다."진안 출신인 그는 38년간 교직에 몸담으면서 1981년 「월간문학」으로 등단, 진안문인협회 회장을 역임했다.「풀꽃목걸이」 등 6권의 시집과 수필집 「보이지 않는 옷」 등을 펴낸 바 있으며, 한국동시문학상, 전북문학상, 한국아동문학작가상 등 다수 수상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모악문예 '청소년을 위한 문화유산에 말걸기' 발간

김제시 진봉면 심포리 망해사. 북향으로 지어 문만 열면 센 바닷바람이 들어오고 겨울 내내 응달이 지는 곳이다. 신하가 조정에서 하늘의 달을 바라보듯 임금을 기다린다는 뜻을 담아 지어졌다. 새만금방조제가 완공되자 바다를 기다리는 절이 됐다는 우스갯소리가 나돌기도 했다.김제 금산리 금산교회는 전북 문화재 136호. 기역자 교회당의 원형이 고스란히 보존됐기 때문이다. 남녀유별을 위해 한쪽 날개는 남자자리, 다른쪽 날개는 여자자리로 만들어졌다. 옛날 당회록의 기록과 100년도 더 된 낡은 풍금이 이 거룩한 성전을 현재까지 지키고 있다.청운사는 오래된 건축물이나 국보급 문화재가 거의 없는 절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절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은 주지인 도원 스님 때문. 생산 불교를 통한 농촌 살리기로 백련을 심어 새하얀 연등인 백련축제를 열고 있어서다. 2006년 청와대가 추석 대통령 선물로 이곳에서 생산되는 백련차를 준비했을 정도로 전국 최고의 브랜드 가치를 갖추게 됐다.사단법인 모악문예가 출간한 문화유산해설서「청소년을 위한 문화유산에 말걸기」 엔 김제를 배경으로 한 국보급 문화재가 오롯히 담겼다.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영자씨(50·만경여자고등학교 교사)와 임상기 전 김제문인협회장이 지난 3년간 발품 팔아 엮었다. 김씨는 "보통 문학기행이나 역사탐방은 많지만, 도내의 문화유적에 관한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는 적절한 해설서가 없었다"며 "관리 소홀로 문화유산이 점차 사라져가고 있는 것도 아쉬워 전문용어나 수치, 통계 없이 딱딱하지 않게 쓰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고 말했다.임씨 역시 "문화재가 생활과 동떨어진 기념물이 아니라 바로 나의 집과 마당처럼 삶의 중심에 있는 것"이라며 "문화재라는 타임머신을 타면 과거로 돌아갈 수도 있지만, 먼 미래를 새롭게 창조할 원동력을 얻을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고 설명했다.미륵불을 모신 금산사 미륵전, 육각다층석탑에서부터 김제동헌, 김제 전교비 등을 소재로 탑의 층수 세는 법, 보살과 부처의 구별법 등을 엮은'김제판 나의문화유산답사기'.「따라쓰는 문화책 성산1~3호」,「너른 들 너른 마음」에 이은 모악문예 다섯 번째 시리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고인 관련 서적 무분별 출간 자제를"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측이 고인과 관련한 서적을 무분별하게 출간하는 것을 자제해 줄 것을 당부하고 나섰다.노 전 대통령측은 3일 오후 홈페이지 '사람사는 세상 봉하마을'에 비서실 명의로 올린 '고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 출간과 관련해 부탁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에서 이 같은 뜻을 밝혔다.비서실은 이 글에서 "노 전 대통령 서거 이후 고인의 뜻과 생애를 기리는 작업의 일환으로 많은 출판사에서 노 전 대통령과 관련한 서적을 기획, 추진, 발간하고 있다"며 "노 전 대통령의 인생과 철학을 조명해 보려는 출판계의 움직임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그러나 "유가족이나 책임있는 참모들과의 동의없이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이 무분별하게 출간될 경우 내용과 취지의 정확성을 담보하지 못한 내용들이 국민들에게 잘못 전달돼 뜻이 왜곡되거나 고인에게 누가 될 수 있다"고 비서실은 우려를 표명했다.비서실은 "유가족과 참모들 입장에서는 노 전 대통령의 정치철학, 인생역정, 말씀록, 비전 등이 가급적이면 체계적으로 엮어져 정확한 취지와 방향으로 국민들에게 전달됐으면 하는 바람을 갖고 있다"며 "장례절차가 끝나는대로 고인의 뜻을 살리는 출판기획을 강구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비서실은 또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의 발간을 기획하는 분들은 저희와 반드시 사전에 상의할 것을 부탁드리고, 이미 공개된 것이라 하더라도 노 전 대통령이 직접 쓴 글이나 연설, 육성 등을 포함시킬 경우 반드시 협의하는 절차를 거쳐주실 것을 요청드린다"고 강조했다.비서실은 노 전 대통령 관련 서적에 대한 출간 문의는 이메일(help@knowhow.or.kr)로 하되 발간 취지와 제목, 목차, 노 전 대통령 관련 부분, 연락처 등을 기재해 줄 것을 당부했다.

  • 주말
  • 연합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채만식 장편소설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

채만식(1902-1950)의 장편소설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예옥 펴냄)가 원본 사진자료와 함께 출간됐다.방민호 서울대 교수가 엮어 500부 한정본으로 출간한 이 책에는 채만식이 1933년 조선일보에 연재했던 소설을 직접 스크랩하고 교정 본 자료의 사진과 이를 바탕으로 한 원문 텍스트와 현대어 텍스트를 함께 실었다.채만식은 교정 과정에서 당초 '인형의 집을 나와서'였던 제목을 '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로 바꾸고, 내용을 과감히 삭제하거나 덧붙이면서 오·탈자도 바로잡았다.「인형의 집을 나온 연유」는 입센의 희곡 '인형의 집'을 모티프로, 1930년대 조선의 여성현실을 해부한 소설이다. 주인공 '임노라'가 '인형의 집' 속 노라처럼 집을 박차고 나온 이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중산층 가정부인이었던 임노라는 온갖 고난에 맞서면서 제본공장의 노동자가 되어 자신의 삶을 개척해나간다.방 교수는 이 소설에 대해 "입센의 '인형의 집'과 베벨의 '부인론'을 섭렵한 그 너머의 소설"이라며 "그는 입센이나 베벨을 흡수하면서도 그들의 시대 현실과 자신의 시대 현실 사이에 가로놓인 거리에 대한 인식을 자신의 작품 안에 기입해 두고자 했다"고 말했다.한편 방 교수는 채만식의 유족이 소장한 친필 원고 및 자료를 바탕으로 2006년 그의 처녀작인 「과도기」를 '채만식 문학 원본사진자료집' 첫 번째 책으로 출간한 바 있으며, 이번 책에 이어 또 다른 채만식의 미발표·미간행 작품을 묶은 세 번째 원본 사진집도 출간할 예정이다.

  • 주말
  • 연합
  • 2009.06.05 23:02

[책의 향기] 광복군 류시보 실록수기집 '조국이여, 민족이여'

반복된 월북, 월남. 월북 했을 땐 남쪽의 첩자로 오인 받았고, 월남 했을 땐 중국 공산당으로 몰렸다.중국 하남성 개봉에서 광복군 제1지대에 입대 활동했던 류시보씨(1925∼1994)는 국난의 희생자.격랑의 현대사를 온몸으로 겪어낸 그의 유고작이 15년 만에 빛을 보게 됐다.그의 딸 류경란씨와 남편 김대곤 전북대 교수가 출간한 광복군 류시보 실록수기집 「조국이여, 민족이여」(신아출판사)는 지난 3년간 한자로 뒤범벅된 육필 원고를 한글로 옮기고, 광복회 등을 통해 광록군 1지대에 대한 기록, 임시정부 관련 인사들을 포함한 사진과 증언 사료를 꼼꼼히 수집한 결실이다."장인어른은 역사의 현장에서 구르는 수레바퀴가 되셨습니다. 남쪽과 북쪽 모두 사상적인 의심을 받았거든요. 김구 선생이 그를 위해 신원보증을 해서 풀려난 적도 있었습니다. 결국 살아남기 위해 선택한 것은 군인이었어요. 특무대 공개토벌, '4·3 항쟁' 등에 참여하면서 이데올로기로 인한 갈등을 많이 겪으셨습니다. 세상이 조용할 때 책을 내고 싶다고, 지금은 때가 아니라고 하셨기에 이제야 출간된 겁니다."김 교수는 류씨가 정의감이 투철하고, 강직한 분이었다며 광복군으로 활동한 부친 류소우씨의 영향으로 외아들인 그와 사촌형까지 모두 이데올로기를 위해 목숨을 바쳤지만, 역사적 조명을 못 받아 아쉬웠다고 설명했다. 류씨가 '아름다울 줄 알았던 조국이 이다지도 추할 줄 알았다면 패가망신까지 감수하면서 독립운동에 종사하지 않았을 텐데'라고 솔직히 적었던 대목은 이런데서 연유한다.이번 실록수기집 출간은 광복사의 역사적 조명이라는 점에서도 가치가 있다. 그간 광복사가 미얀마까지 진출했다는 말은 오고 갔으나, 실제 이를 뒷받침하는 역사적 사료가 없었던 것. 하지만 미얀마를 거쳐 중국에서 난민선을 타고 환국했던 그의 행적을 통해 뒷받침됐다.딸 류씨는 "'4·3항쟁' 을 겪으면서도 가해자의 입장이 아니라 양민과 서민 편에서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했던 분이였다"며 "고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로 정국이 혼란과 갈등이 빚어지는 시점에서 아버님의 존재가 더욱 크게 다가오는 이유 " 라고 설명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6.05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