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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향기] '엄마'의 힘…1분기 한국문학 전성시대

신경숙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돌풍 속에 올 1.4분기 한국문학 매출이 작년 같은 기간 대비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23일 인터넷서점 예스24에 따르면 올해 1-3월 소설과 시, 에세이를 포함한 한국문학 매출액은 작년 동기보다 37.4%가량 증가했다. 매출 권수 기준으로는 81%가 늘었다.교보문고의 집계에서도 1.4분기 한국문학 매출 권수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6.2% 성장했다.이는 에세이로 분류되기도 하는 빅뱅의 책 '세상에 너를 소리쳐'를 제외한 수치로, 빅뱅의 책을 포함하면 매출 권수는 교보문고 기준으로는 44.7%, 예스24 기준으로는 100% 급증한다.이 같은 한국문학의 약진은 지난해 11월 출간돼 5개월 만에 제작부수 67만 권을 돌파한 신경숙의 소설 '엄마를 부탁해'의 압도적인 선전 때문이다.'엄마를 부탁해'는 20-30대 여성독자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예스24에서만 3만2천여 권이 판매돼 2위를 기록한 공지영의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의 두 배 이상이 팔렸다.예스24는 "'엄마를 부탁해'는 한국문학의 주 소비층인 여성독자의 영향력을 실감하게 했다"며 "'엄마를 부탁해'는 20대 여성독자가 25.2%, 30대 여성독자가 28.3%로 전체 독자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고 분석했다.이와 함께 공지영 작가는 '네가 어떤 삶을…' 외에도 올해 출간된 에세이 '아주 가벼운 깃털 하나'가 인기를 얻고 소설 '즐거운 나의 집'과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도 꾸준히 팔리며 한국문학의 선전에 힘을 보탰다.이밖에 황석영의 소설 '개밥바라기별', 노희경 에세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 법정 스님 에세이 '아름다운 마무리' 등도 1.4분기 사랑받은 한국문학 작품들이다.

  • 주말
  • 연합
  • 2009.04.24 23:02

[책의 향기] 춘천 김유정문학제 24~26일 개최

"김유정의 소설 속 주인공 `점순이'를 만나보세요."강원 춘천시는 향토색 짙은 단편소설을 남기고 요절한 김유정(金裕貞.1908~1937년) 선생을 기리는 문학제를 24~26일 신동면 증리 김유정문학촌에서 갖는다고 22일 밝혔다.김유정기념사업회 등이 마련한 이번 행사에는 사흘 동안 학술세미나, 백일장, 소설 낭송대회, 김유정문학상 시상식, 문학현장 답사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문학제 첫 행사로 24일 국립춘천박물관 강당에서 김유정 소설의 내용과 형식을 주제로 학술세미나를 갖는데 이어 25일에는 김유정문학촌에서 전국의 대학생과 일반인이 참가하는 산문백일장과 낭송대회 등이 개최한다.문학제 마지막 날인 26일 오전에는 서울 청량리역에서 경춘선 기차를 타고 김유정의 삶과 작품세계를 들으며 김유정역까지 도착하는 문학기행열차도 운행한다.이와 함께 소설 `봄봄', `동백꽃'에 등장하는 점순이의 이미지를 닮은 여성을 찾는 행사와 풍물장터 등 행사기간 다양한 볼거리가 마련될 예정이다.1908년 춘천시 신동면 증리 실레마을에서 태어난 김유정 선생은 '동백꽃' 등의 근대 단편소설을 남기고 1937년 타계했으며 2002년 그의 생가터에 건립된 김유정문학촌에서는 매년 그를 추모하는 다양한 행사가 열리고 있다.

  • 주말
  • 연합
  • 2009.04.24 23:02

[책의 향기] '국가의 사생활' 등

▲ 국가의 사생활이응준 저/ 믿음사/ 1만 1,000원통일 이후의 대한민국을 그린 장편소설. '만일 통일이 된다면?' 이라는 질문을 바탕으로 분단국가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문제의식을 추리극으로 풀어냈다. 통일은 됐지만 분단된 두 세계의 계속되는 갈등과 그 가운데 온갖 사회악이 난무하는 통일 대한민국을 묘사한 것. 작가는 특유의 치밀한 분석력을 바탕으로 어두운 현실 풍경을 생생하게 묘사했으며 다양한 책과 논문을 참조하여 완성도를 높였다. 정교한 복선과 빠른 전개로 이어지는 긴장감도 큰 매력. 시인으로 등단해 소설과 영화 각본가, 감독으로 활동한 저자는 각 장면을 선명하고 강렬한 영화 필름처럼 담아냈다.▲ 진화하는 결혼스테파니 쿤츠 저/ 작가정신/ 2만 5,000원누구든 꼭 해야하는 제도로 생각했던 '결혼'에 대한 생각이 바뀌고 있다. 전 세계적으로 결혼하는 사람을 줄고 있지만 이혼을 늘어나고 출산율도 급격히 떨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 이 책은 통계 자료를 바탕으로 결혼 제도의 앞날을 조심스럽게 예측해 본다. 인류의 시작부터 현대까지 아시아, 아프리카, 유럽 등 세계의 결혼과 관련된 자료를 취합하고 분석한 것. 결혼의 기원과 결혼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 결혼의 방향 등을 점쳐본다. 과거 이뤄졌던 다른 나라들의 결혼 형대와 중국의 영혼결혼 같은 독특한 문화도 만나볼 수 있다.▲ 와인의 정치학타일러 콜만 저/ 책보세/ 1만 3,900원우수한 와인 포도 생산 지역은 어떻게 결정되며 소비자들은 정말 자신이 원하는 와인을 구매하고 있는 걸까?와인 전문가로 알려진 저자는 와인 라벨 이면에 숨겨진 와인 산업과 정치적 메커니즘을 폭로한다. 와인 유통업자, 정치집단, 환경론자, 논평가 등이 와인의 생산부터 와인을 마시는 행위까지 지배하고 있다는 것. 프랑스와 미국의 와인 역사와 와인 등급이 결정되는 과정, 그리고 소비자가 와인을 결정하는 순간 이뤄지는 받는 영향에 대해 이야기 한다.▲ 야구 교과서잭 햄플 저/ 보누스/ 1만 2,000원이 책은 야구 칼럼니스트인 저자가 메이저리그 전 구장을 찾아 다니며 관전하고 기록한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었다. 점수를 내기 위해 '치고 받는 것'이 아닌 많은 세밀한 기술들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가는 '게임 야구'에 대해 말하는 것. 다양한 구질을 설명하기 위해 공의 궤도와 그 공을 던지기 위한 그립 등 투구 전반에 대해 먼저 설명한다. 사인, 보트, 마운드 전략 등 실전에서 투수와 연관된 지식들도 정리돼 있으며 스스로 타순을 짤 수 있을 정도로 세세한 설명이 담겨있다.

  • 주말
  • 이지연
  • 2009.04.24 23:02

[책의 향기] 수필가 고 최선옥씨 유고집 '하얀 축복'

수필집 「추억의 잎새를 태우며」를 출간한 뒤 눈을 감은 고 최선옥씨(68).당뇨 투병 중 글쟁이의 꿈을 버리지 못해 2002년 전북대 평생교육원 수필창작반에 발을 디뎠다.이듬해 신인상을 받으며 수필가로 등단, 아름다운 60대로 주목을 모았던 그가 세상을 떠난지 벌써 1년이 됐다.남편 김순기씨(71)는 그간 공개되지 않았던 원고들을 모아 유고집 「하얀 축복」(신아출판사)을 출간했다. 김씨는 지난해부터 아내가 받았던 수업을 들으며, 유고집을 준비해왔다."집사람이 2집까지 출간하길 바랬는데, 이루지 못한 게 못내 아쉬웠습니다. 등단 이전에 썼던 글들도 많아 본인은 절대 출간하지 않았을 테지만, 추억이 담긴 것들이라 모두 넣었어요. 수필창작반 지인들도 아내를 추억하며 글들을 실어주셨습니다. 그저 감사합니다."최씨는 딸 뻘 되는 수강생도 있는데, 패배한 모습을 보이기 싫어 스스로를 많이 다잡았다고 적었다.'누가 뭐라 해도 뒷걸음치지 말자. 내 인생의 마지막 도전일지도 모르니까.'죽음에 담담히 맞설 수 없어 불안해했던 심경, 바보가 되자는 스스로의 다짐까지 행복한 해피엔딩을 준비하기 위한 이야기가 담겼다.많은 시가 읊어졌고, 많은 밤을 하얗게 지새웠던 젊은 날의 로맨스도 하얀 축복으로 남았다."혼자 밥 먹을 때 아내가 가장 생각납니다. 그래도 홀로서기 실습을 시키고 떠나 괜찮아요. 하늘에서도 여기서처럼 여장부 역할을 했으면 좋겠네요. 먼 곳에서 평안하게 잘 지내길 소망합니다."아내를 추억하는 김씨의 마지막 말은 긴 여운이 남았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유응교 전북대 교수 시집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

그에게 시와 건축은 하나다.독수리 날개와 같은 T.W.A 공항이나 하얀 돛단배 같은 시드니의 오페라 하우스가 상징과 비유의 대표작.'장미 꽃 같은 그대'를 노래한 시나 비발디의 사계의 화려한 연주는 음악의 상징과 비유, 은유다.시를 짓는 건축가 유응교 전북대 교수(64·건축학과)가 지난해 출간했던 시집에 30편을 덧붙여 「그리운 것이 아름답다」 를 펴냈다. 건축과 관련된 시 모음집이다."외국 대학에서는 건축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한 학기 시만 쓰도록 합니다. 시에 맞는 건물을 설계하라는 주문도 해요. 시의 감수성이 디자인 감각을 발달시킨다고 믿기 때문이죠. 건축도 시도 결국은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아니겠습니까."그의 7대조 할아버지가 수원성을 쌓은 주인공. 성을 튼튼하게 쌓으려면 아름답게 만들어야 한다는 철학을 물려준 할아버지는 시조를 늘 읊었다며 그 덕분으로 자신도 건축을 공부하고, 시를 쓰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촛불과 혼불''풍자와 해학''동결된 음악''독도의 독백'으로 시적 영감 속에 나타난 건축물들이 표현됐다. 건축물을 통해 바라본 종교와 죽음, 선과 악 등 담론들이 시적 감수성에 얹어 편안하게 다가온다.그는 10여년 전부터 지인들에게 꽃과 음반, 시집을 선물해왔다. 많은 사람들이 아름다운 마음으로 시심을 잃지 말고 행복한 삶을 살았으면 좋겠다는 것이 소박한 바람.1996년 「문학21」 시 부문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한 그는 전북예술문화상 등을 수상한 바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김남곤 시인 네번째 시집 '녹두꽃 한 채반'

"오늘은 큰 맘 먹고 그동안 세상을 향해 가려놓았던 검은 휘장을 걷어치고 햇볕 가운데로 나갈 결심을 한다. 오랜만이라서 그런지 동공을 찌르는 햇살이 시디시다, 몇 번쯤 눈을 감았다 떴다 하는 동안 세상의 물체는 정연해 보이고 정신도 맑게 트인다."문단에 발을 디딘지 30년. 세번째 시집 「새벽길 떠날 때」가 나온 지 7년이 됐으니, 참 오랜만이다. 시인 역시 "되게 느림보다"며 얼굴을 붉힌다.어지러운 세상, 그의 정갈한 시를 다시 만나니 마음과 눈이 환해지는 듯 하다. 전북예총과 전북문인협회 회장을 지낸 김남곤 시인(72·전북일보 대표이사 사장)이 네번째 시집 「녹두꽃 한 채반」(신아출판사)을 펴냈다.'아예 신문지로 태어나지 말았어야 했네 / 이 몰골로는 그대 눈 빠지게 기다리는 문전에 / 도달할 수 없을 것 같네 / 꺾어진 관절이며 문드러진 안면으로 / 어찌 그대 무릎 위에 걸터앉아 / 세상사 안위를 살피게 할 수 있겠는가 / 고맙게도 나를 허상이라 불러주게 / 그 허상으로 불러주는 날 / 어느 가난한 수레에 누더기로 실려 / 그대와 다시 입 맞추게 될 / 재생의 나라로라도 가질는지 누가 아는가.' ('파지' 전문)고향 땅에서 평생을 '신문쟁이'로 살아온 시간들. 그의 시 역시 언제나처럼 고향 사람들이 살아가는 삶의 테두리 안에 생명으로 살아있다. 금산사, 만성리, 부안 우포, 청보리밭, 모래내 시장, 황방산, 이 씨 간장집 등 젊은 날 힘든 줄 모르고 곳곳을 누비며 취재를 하던 그 때의 애정으로 그는 시를 쓰는 것이다."이제 내 나이도 시든 저녁노을쯤 된다. 무엇을 더 바라겠는가."유난히 떠나간 이들에 대한 시들이 많다. 기념사진으로 찍어놨는데 영정사진이 돼버린 아버지 어머니의 '사진 이야기', 기자로 만났지만 속 깊은 정을 나누었던 소설가 최명희를 그린 '묘지', 동료 언론인 박준웅씨가 곁을 떠나는 날 썼던 '슬픈 논객' 등 속정 깊은 시인은 때로는 차분하면서도 때로는 격정적인 그리움으로, 죽음으로 인한 이별을 그리고 있다."사람을 사람답게 사랑하고 사람의 값을 사람의 값으로 셈할 줄 아는 그런 고뇌의 시를 쓰고 싶었는데 쉽지가 않았다"는 시인. 몸을 낮게 숙인 시인의 시는 '가물어 못이 바짝 마른 저 산하에' 빗줄기같은 시다. 신동욱 최승범 이기반 허소라 이운룡 송하선 등 시평을 남긴 문단의 원로들 역시 "시와 사람이 다르지 않다"고 전한다.시인은 완주에서 태어나 1979년 「시의 의식」을 통해 등단했다. 전북문인협회장, 전북예총연합회장, 한국문인협회 이사, 한국예총 이사 등을 지냈으며, 전북문화상과 전북문학상, 문예한국상, 목정문화상 등을 수상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유고집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

오주석. 세상은 아직도 그를 그리워 한다.옛 그림에 대한 깊이 있는 안목과 폭넓은 인문학적 교양, 빼어난 글솜씨로 우리 미술의 아름다움을 널리 알리고 그 가치를 환기시키는 데 힘을 쏟았던 미술사학자. 2005년 2월, 그가 지병으로 세상을 떠난 지 4년이 되는 지금 유고집 「오주석이 사랑한 우리 그림」(월간미술)이 나왔다.오주석을 잊지 못하는 벗들이 꾸린 유고간행위원회가 동아일보(2000년 4월 19일~10월 4일)와 잡지 「북새통」(2003년 5월~2004년 12월)에 연재됐던 짧은 글들을 정리해 만든 아담한 책이다.일간지에 매주 글을 싣는다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알면서도 그는 늘 논문보다 대중을 상대로 한 글에 심취해 있었다. 제한된 지면에 옛 그림이 담고 있는 풍부한 상징과 숨겨져 있는 이야기를 충분히 전달하기가 쉽지 않은 일이지만, 그는 옛 그림이 지닌 가치를 잘 알고 있었기에 대중들에게 우리 옛 그림을 알리는 데 마음을 기울였다.이번 유고집에서도 그는 신윤복의 '월하정인도'와 김홍도의 '씨름', 김명국의 '달마도' 등 아는 듯 하지만 잘 모르는 스물일곱점에 담긴 이야기들을 들려주고 있다.책을 펴내며 오주석이 남긴 말은 고만고만한 글들이 지나치게 주관적이라고 핀잔을 주실 분도 계실지 모르겠지만, 나름으로는 정성을 다했고 또 될 수 있는 대로 깨끗한 마음으로 쓰려고 노력했다는 것. 그는 "옛 그림 속에서 그린 이의 숨겨진 마음을 찾는 숨바꼭질에도 빛과 그늘이 있다. 보일 듯 말 듯 오래도록 찾아보았어도 도무지 알 수 없어 마음이 어두워졌던 적도 있고, 술래잡기 끝의 발견처럼 하찮은 것 같아도 제 맘이 너무 좋아서 크게 외치고 싶어 바르르 떤 적도 있다. 작지만 이 책 곳곳에 그런 자취가 스며 있다"고 고백했다.신문 연재를 제안했던 이광표 동아일보 기자는 "짧은 분량 안에 이토록 다양한 정보와 의미를 담아 내고 이를 멋진 문장으로 살려 내기 위해 그는 수없이 생각하고 쓰고 고치기를 거듭했다"며 "이제 그는 더 이상 세상에 없지만, 그가 남긴 글들은 아직 생생하다"고 말했다. 미술사가 강우방씨도 유고간행위원회를 대표해 "우리 옛 그림을 그만큼 꼼꼼히 읽어 내려고 애쓴 미술사학자도 드물 것"이라며 그를 그리워 했다.오주석은 서울대 동양사학과와 같은 대학원 고고미술사학과를 졸업했다. 코리아 헤럴드 문화부 기자를 거쳐 호암미술관 학예연구원, 국립중앙박물관 학예연구사, 간송미술관 연구위원, 연세대 겸임교수 등을 지냈다.

  • 주말
  • 도휘정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불평 없이 살아보기' 등

▲ 불평 없이 살아보기월 보웬 저/ 세종서적/ 1만 1,000원'침묵을 지키면 불평만 잔뜩 늘어놓은 다름 찜찜한 기분이 드는 일은 없을 것이다'(본문 131쪽)이 책은 우리 삶에서 일상화된 불평이 얼마나 큰 해악인지 말한다. 그리고 불평이 사라졌을 때 삶의 질이 얼마나 개선될 수 있는지도 보여준다. 부정적인 생각이 부정적인 일을 부르고 결과 또한 나쁘다는 것. 저자인 월 보웬 목사는 미국 한 시골 마을에서 '불평제로 프로젝트'를 시작했고 이것은 미국 전역으로 퍼졌다. 책 또한 프로젝트의 일환. 행복한 에너지와 열정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해피 해피 스마일요시모토 바나나 저/ 민음사/ 1만 5,000원일본의 인기 웹사이트 '호보 일간 이토이 신문'에 연재했던 단편 54편을 일러스트와 함께 엮었다. 저자가 세 살짜리 아들을 키우며 겪은 일상의 에피소드가 에세이 형식으로 담겨있다. 어린 아들의 기상천외한 상상력과 천진난만한 행동들을 이야기로 풀어내면서, 아이의 눈을 통해 본 세상을 전한다. 어른들을 위한 장난감이라고 할 만큼 기발한 디자인과 독특한 요소가 살아있는 북디자인 장치가 재미있다. 저자의 인간적이 면과 상상력, 유머가 살아있는 책.▲ 대통령을 위한 과학 에세이이종필 저/ 글 항아리/ 1만 3,500원복잡한 경제나 미묘한 문화판, 험한 정치판에도 어울리는 과학?저자는 실험실에 매여있던 과학을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곳에 풀어 놓았다. 물리학적 공간의 현상이 세상 속의 권력이나 사람들의 관계에도 비슷한 대칭성을 띠게 될 것인지 알아보고 반대로 세상의 현상들이 과학적으로는 어떤 운동인지, 끊어짐과 연속인지 등도 알아본다. 정치, 문화, 사회, 인간 크게 네 부분으로 나눠져 세상일을 과학적으로 설명하고 있다. 과학대중화에 대한 대담한 역발상이 돋보이는 책.▲ 특강한홍구/ 한겨레출판사/ 1만 4,000원우리나라의 근 현대사를 놓고 뜨거운 논쟁이 계속 되는 가운데 역사학사 한홍구 교수가 우리 눈앞에 벌어지고 있는 사건과 쟁점을 주제 삼았다. 온갖 추측성이 난무한 역사적 관점을 제대로 잡아보고자 한 것. 저자는 '소망으로서의 역사'가 아니라 '사실로서의 역사'를 말하며 지금 이 순간 우리가 꼭 짚어봐야 할 한국 현대사 8가지 쟁점을 지극히 상식적인 차원에서 살펴보자고 제안한다. 저자 특유의 입담과 통찰력이 돋보이는 책으로 우리가 사는 오늘이 대한민국 현대사를 이뤄간다는 사실을 새삼 느끼게 될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23일 책의 날…책 나눔·낭독회 풍성

오는 23일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이하 '세계 책의 날')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가 열린다.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는 올해 행사의 초점을 소외계층과 취약계층의 독서진흥에 맞추고 '희망을 주는 책 읽기'라는 주제로 전국 곳곳에서 낭독회를 개최한다.서울 여의도 이룸센터에서는 당일 오후 3시부터 신경숙 작가의 인기 소설 '엄마를 부탁해' 낭독회가 열린다.낭독회에는 장애인 관객들도 초청되며 신경숙 작가가 참석한 가운데 연극배우 이항나 씨와 수화 낭독자가 함께 소설을 낭독할 예정이다. 또 이날 낭독회에서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관객들에게 책과 장미꽃을 나눠줄 계획이다.전국 교보문고 지점에서는 4월 한 달 동안 낭독회가 열린다. 분당점에서는 16일 정호승 시인의 작품을 성우 배한성 씨가 낭독하며 17일 전주점에는 성우 문선희 씨의 목소리로 문태준 시인의 작품을 만날 수 있다. 23일에는 광화문점에서 동화작가 황선미 씨의 '마당을 나온 암탉'과 노경실 작가의 '짝꿍 바꿔주세요', 박효미 작가의 '일기도서관'이 낭독된다.한국출판인회의는 20일부터 이달 말까지 '사랑 두 배, 책값 절반! 북리펀드로 책 보내기' 행사를 벌인다.출판인회의와 네이버 등이 추진하는 '북리펀드 도서'로 선정된 도서 120종, 1천200세트를 출판인회의 홈페이지에 마련된 '2009 세계 책의 날' 코너를 통해 구입한 뒤 이를 학교나 소외시설, 국군장병에게 기증할 수 있으며 책값의 절반은 포털사이트 네이버가 지원한다.기증할 책은 아동, 청소년, 대학/성인도서 세트 중에서 고를 수 있다. 아동도서는 권정생의 '랑랑별 때때롱' 등 9권으로 구성된 '내 마음의 풍금소리' 세트를 비롯해 '학교종이 땡땡땡' (10권),'운동장의 풀꽃'(8권), '자습시간에 떠든 사람'(7권) 등 3만3천550~4만1천900원대의 세트로 구성됐다.출판인회의는 또 23일 서점 반디앤루니스 코엑스점을 찾는 독자들에게 책과 장미를 선물하는 행사를 연다.'세계 책의 날'이 과거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연인에게 책과 장미꽃을 선물했던 것에서 유래한데 착안한 행사로 공지영 작가와 방송인 이금희 씨 등이 참석해 독자들에게 직접 책과 장미를 나눠줄 예정이다.이밖에 21일과 22일 오후 11시30분에는 KBS를 통해 특집 2부작 다큐멘터리 '읽기 혁명'이 방송된다.어린 아이에게 책을 읽혀야 하는 이유와 책을 읽는 동안 우리 뇌 속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다룬 다큐멘터리로 '한 살 아기에게 책을 읽혀라'와 '읽지 못하는 시대' 편이 방송된다.'세계 책의 날'은 스페인의 카탈루냐 지방에서 사랑하는 사람에게 책과 장미꽃을 선물했던 '세인트 조지' 축제일과 세르반테스와 셰익스피어가 1616년 4월 23일 같은 날 사망한 것에 착안해 정해진 날로 유네스코가 1995년 총회에서 지정했다.

  • 주말
  • 연합
  • 2009.04.17 23:02

[책의 향기] 이남기씨 시집 '사랑하는 이유'

'착하게 살아라.'그가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들은 선배들의 첫 마디였다.요령껏 사는 것도 착한 삶일 수 있겠지만, 아들에게 되물림하는 말은 그것 뿐.오랜 망설임 끝에 내어 놓은'착한' 시집 「사랑하는 이유」(신아출판사)의 이남기씨(54)다.느닷없는 친구의 전화에도 "그래, 방금 갈게."라고 반갑게 나설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할 만큼 소박한 성품의 소유자. 시집엔 찌그러져도, 고통스러워도 자기 본연의 모습대로 살아가길 원하는 그만의 고집이 투영돼 있다.인간의 부질없는 욕망을 비웃기라도 하듯 시행착오를 거듭하는 인간에게 깨달음을 전하는 '허수아비'와 관용도 긴장도 쉬이 베풀지 않던 자신을 향한 '존재' 등 적당히 웃고 살아가는 모습이 되지 못한 가시돋힌 엄나무 같은 시들이 많다."여기에 내놓은 시들도 내일 보면 또 후회할 것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용기를 냈습니다. 팔지 못한 세월 몇 단을 지게 위에 얹어놓고 다시 시를 생각해보고 싶었거든요. 세상을 향해 쌓았던 둑을 허무는 일에 좀 더 매진하려 합니다. 그래야 제가, 그리고 시가 더 너그러워지고 원만해질 것 같습니다."전주시청 여성청소년과에 재직중인 그는 장수 출생으로 1997년 「문예사조」로 등단해 전주문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이준섭시인 스포츠 동시집 '운동장…' 펴내

'빙판은 하늘이다 / 훨훨 날아다닌다 / 멈춰섰다, 빙그르 돌아본다 // 다시 물결치듯 돌고 돌다 / 한 마리 학처럼 날아올 때 / 물비늘 같은 음악이 흐른다.' (시 '돌아나오는 하늘 가락' 중에서)스포츠 동시집 「운동장 들어올리는 공」(정인출판사)의 출간 자체가 이준섭 시인(63)의 동시 세계 모습이다. '피겨 여왕' 김연아에 빠져 대한민국이 은반 위에 놓여져 있다고 해도 될 만큼 스포츠 열기는 오래됐지만, 동시집 소재로 등장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6년 전부터 90여편 작품을 고르고 골라 80편을 한 권으로 발간했습니다. 메모를 하면서 종목별 경기장을 다녀봤고, 스포츠 뉴스를 관심있게 지켜봤어요. 「체육대백과사전」도 수없이 찾아봤죠."운동회 날 눈부시게 흩날리는 오색 꽃가루인 오자미 던지기, 환호소리로 운동장을 들어올리는 청백달리기 등 추억 너머로 들여다 본 '운동회날'이 있다. 큼지막한 함박꽃이 피어나는 순간이다.체육 시간의 공놀이, 배구, 턱걸이, 평행봉, 줄넘기 등을 '휭휭' '씽씽' 그려냈다. 잠자리처럼 날아 올라 배드민턴을 치는 오누이를 보며 '종이학 날려 보내기'로 표현한 시인의 감각이 도드라진다.체조선수를 물총새로, 햇살가루를 쏟아내는 바퀴살을 사이클 경기로 빗댄 눈부신 표현들이 많다.물구나무 서기를 매일 할 정도로 운동을 좋아해 비롯된 관심이다."이번 세계피겨스케이팅선수권대회에서 271.71 점을 기록하면서 우승한 김연아 선수를 보면서 이제 스포츠도 예술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들었습니다. 감동이 전해지는 그 경지는 같다는 뜻이죠. 이젠 국악과 클래식 음악에 눈을 돌려 이를 소재로 한 동시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부안 출생인 그는 1980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로 등단, 동시집 「대장간 할아버지」, 「내 짝꿍 개똥참외녀석」, 「아이들이 우르르 쏟아내는 아침 햇살」, 「황금빛 은행나무 할아버지」 등 다수를 출간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극작가 노경식씨 희곡집 '정읍사2' 묶어

그가 파고 들어간 길은 오롯한 외길이었다.극작가 차범석씨는 그를 황톳길의 소 달구지로 비유했다.빠르지도 느리지도 않은 속도로 흙먼지를 뒤집어쓴 채 묵묵히 갈 길 가는 모습이 극작가로서 30여편이 넘는 창작 희곡을 배출하면서 자신의 정체성을 분명히 한 것과 닮아 있다."무대 공연에 올려진 희곡이 꼭 32편 입니다. 많다면 많고 적다면 적은 숫자죠. 쓸만한 작품이 몇이나 되고, 건질 수 있는 것은 얼마나 될까 고민도 들지만, 천직으로 알고 살았습니다. 희곡만 가지고는 생활이 어려워 아르바이트도 많이 했고, 출판사에서도 일했고, '전원일기'도 썼어요. 워낙에 생긴 그릇이 작고 생각이 얕아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가는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희곡집 「정읍사 2」(연극과 인간)를 출간한 극작가 노경식씨(70)의 소회다. 누군가 경제학을 전공하고 어쩌다가 작가가 되었소라고 물을라치면 "글쎄요, 그냥 '나일론 뽕'이죠, 머."하고 멋적게 웃는 그다.'소작지''탑''부지 1·2''하늘 보고 활쏘기''북''정읍사' 등 이 책의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주인공들은 대다수가 피지배 계층이다. 북쟁이, 약초꾼, 짚신장수 등 비천한 직업을 가진 이들의 불행은 곧 사회적 상황에 의해 초래된 삶의 질곡. 구어적 대사로 풀고, 극적인 사건을 배치해 시대상황과 개인 또는 집단의 관계를 조명한 것이 작품의 특징이다.'정읍사'는 백제가 남긴 가요를 완전히 허구화한 작품. 북장수의 집안 일가족, 어떤 연유로 헤어지게 됐으며, 어떻게 살아왔는지 상상력으로 디테일하게 극화해 공연을 본 소설가 정광용씨가 '거짓말도 그럴듯하게 잘 했다'고 할 정도로 아주 흡족해하셨다고 전했다. 그는 이 작품으로 한국일보의 백상예술상 희곡상을 탔다."'딴따라'를 접할 기회가 많아 알게 모르게 내 피와 영혼 속에 하나의 어떤 접신의 경지가 마련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봅니다. 처음엔 5권의 책을 한꺼번에 내놓을 요량으로 준비를 서둘렀으나, 타고난 게으름과 안이한 성정으로 3, 4년을 허송헤월 보내다 차범석 선생과 원로서예가 설봉 선생이 유명을 달리하게 됐습니다. 올해 안에 5권 완간 약속으로 저의 불민함을 탓하며, 두 어른의 명복을 빕니다."남원 출생인 그는 경희대를 졸업하고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 '철새'로 등단, 한국연극협회, 한국문인협회, 민족문학작가회의 회원 및 이사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한국백상예술대상' 희곡상''한국연극예술상(1983)' '서울연극제 대상(1985)''동아연극상 작품상(1989)' '대산문학상'(1999) '行願문화상'(문학부문, 2000)''동랑 유치진 연극상'(03) 등 다수를 탔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33년 출판 인생 보따리 풀어

33년째 한길사를 이끌며 책을 만들어온 김언호(63) 한길사 대표가 그동안 2500여 권의 책을 만들며 겪었던 일들과 인물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의 공화국에서」를 출간했다.저자는 씨알 함석헌과 작곡가 윤이상, 언론인 송건호, 리영희 등 한길사에서 책을 출간한 인물들의 이야기와 함께 저작물 출간 과정에서 있었던 일들을 회고한다.고등학생 시절부터 「사상계」를 읽으며 함석헌의 글을 접했고 그의 강연이 있는 날에는 열일 제쳐놓고 강연을 들으러 갔을 정도로 함석헌에게 몰두했던 저자는 함석헌을 '꽃을 가꾸시는 소년 같은 할아버지'로 기억한다.함석헌에 대한 저자의 열정은 이후 한길사에서 함석헌 전집을 내는 것으로 이어졌고 1988년 20권으로 출간됐던 전집은 최근 보강을 거쳐 30권으로 재출간되기도 했다.또 1988년 10월 독일 베를린에서 윤이상을 만나 인터뷰한 저자는 당시 세계가 그의 곡을 연주하고 연구하는데 막상 조국에서는 제대로 연주되지도 않고 논의하고 연구하는 것이 금기시되고 있는 게 안타까워 한길사를 통해 그의 음반을 출반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기도 했다.그러나 당국의 불허로 「윤이상 음악전집」은 출간되지 못했고 1991년에야 레코드를 내기위해 준비한 원고들을 모은 「윤이상의 음악세계」가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저자는 이 밖에도 송건호의 '해방전후사의 인식'과 리영희의 '대화', 박현채의 '민족경제론' 등 한길사가 펴낸 책을 중심으로 해당 책의 저자들과 책 출간에 얽힌 기억들을 더듬는다.또 「자본의 시대」 등을 쓴 영국의 사회경제학자 에릭 홉스봄이 1987년 한길사를 방문했던 당시의 이야기와 '로마인 이야기'의 국내 출간을 위해 로마까지 날아가 시오노 나나미를 만났던 이야기 등을 풀어놓는다.저자는 "이 작은 책은 시대 상황을 외면하지 않고 시대상황을 보다 아름답게 구현해내려는 현인들과 펼친 한 출판인의 출판운동 보고서"라며 "이 책을 통해 나는 저자ㆍ출판인ㆍ독자들이 연대하고 성찰하는 이성과 지성의 공화국을 보여주고 싶다"라고 말했다.

  • 주말
  • 연합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책 표지는 어떻게 만들어질까

북디자인(Book design)은 책의 얼굴이자 첫인상을 결정하는 표지를 만들어내는 중요한 작업으로 출판에서 날로 그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최근 출간된 「지금, 한국의 북디자이너 41인」(프로파간다 펴냄)은 북디자이너에 초점을 맞춰 30여년에 이르는 국내 북디자인의 발자취를 한눈에 훑어볼 수 있는 책이다.책은 국내 북디자이너 1세대인 정병규출판디자인의 정병규 대표와 안상수 홍익대 교수, 서기흔 경원대 교수부터 현재 활발하게 활동 중인 30대 초반의 북디자이너까지 국내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북디자이너 41명과 그들의 북디자인 작품 1000여권을 소개한다.북디자이너들은 북디자인에 입문한 경위부터 북디자인의 영감이 어디에서 오는지 등에 대한 공통의 질문에 답하며 자신의 북디자인 철학을 이야기하는 한편 직접 고른 자신의 작품에 대해 디자인 콘셉트와 작업 당시의 일화를 들려줘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수록된 북디자인 작품은 모두 디자이너 자신이 직접 선정한 작품으로 주요 출판사를 통해 발행된 대중 단행본부터 작가주의적 북디자인까지 디자이너들의 개성을 한눈에 엿볼 수 있는 작품들로 구성됐다.정병규 대표는 자신의 작품 중 이윤기의 '어른의 학교'를 소개하며 "제목으로 쓴 서체는 가끔 TV 뉴스 화면으로 나오는 '감사원'이라는 글씨에서 힌트를 얻은 것"이라며 200번이 넘게 제목을 썼다는 일화를 들려준다.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 「개미」와 홍세화의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조정래의 「태백산맥」 등의 표지를 만든 서기흔 교수는 자신의 북디자인 스타일에 대해 "내 경우, 분명한 관점, 사유와 시적 감수성, 세련된 말 걸기, 충분히 묻고 답하기, 명상, 집중하고 몰입하기, '왜'라고 의심하기, 자존심 걸기 등 일련의 과정을 반복하는 사이 콘셉트나 스타일이 생겨난다"고 말한다.출판사는 향후 책의 영문판을 제작해 외국에도 국내의 북디자인을 소개할 예정이다.

  • 주말
  • 연합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우리땅 걷기 신정일 이사장 '꿈 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

전국이 '걷기' 열풍이다. 곳곳에 새로운 산책로가 조성되는가 하면, 걷기와 관련해 다양한 축제와 대회가 열리고 있다.「꿈 속에서도 걷고 싶은 길」을 펴낸 사단법인 우리 땅 걷기 이사장 신정일씨 역시 길 위에서 먹고 쉬고 자는 사람이다. 한달이면 수차례씩 도보 여행을 다니며 전국 10대 강은 물론, 40여개 산을 올랐다. 영남대로와 삼남대로, 관동대로에도 발자취를 남겼다. 이름도 없는 길들을 어루만지듯 30여 년간 국토 순례를 하며 체득한 것은 다름 아닌, 길 속의 문화와 역사. 사람살이에 대한 이치였다."길에서 다시 길을 만나게 되고, 길에서 사람을 만나게 됩니다. 걷다보면 실타래처럼 엉킨 여러가지 생각들이 정리되는데, 세상에서 가장 어려운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를 다시 긍정적으로 설정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살아있다는 것은 끊임없이 새로운 길에서 다시 새로운 길로 나아가는 것이지요."허준은 "약보(藥補)보다 식보(食補)가 낫고, 식보보다 행보(行補)가 낫다"고 했으며, 다산 정약용 역시 걷는 것을 청복(淸福), 즉 '맑은 즐거움'이라고 했다. 그들의 말이 틀리지 않다. 신씨 역시 "걷는다는 그 사실이 인간에게 주는 것들은 너무도 많다"며 "사흘 동안 맑은 공기 마시며 마음 비우고 경치 좋은 곳을 걸으면 보약 한 재 먹는 것보다 낫다"고 말한다.걷기를 시작하면서 사물을 만나고, 만나는 사물들은 말을 걸어온다. 신씨는 "사물들을 이해하고 나아가 나를 만나는 경이로운 체험을 하며 사람은 '스스로 자(自)'에 '그러할 연(然)'인, 자연이 된다"고 말했다.책은 경기도와 강원도, 충북, 충남, 전북, 전남, 경북, 경남 등 지역별로 나눠 마흔곳의 길을 소개한다. 반나절이나 하루 정도 여행하면 좋을 코스. 사진과 지도, 꼭 봐야할 명소, 총 거리와 소요시간까지도 꼼꼼하게 실어놓아 마음만 먹으면 쉽게 찾아갈 수 있다.전북에서는 '고창 해리 흥골에서 선운사까지' '장수 천천에서 용담댐까지' '문수사에서 장성의 측백나무 숲으로 가는 길' '지리산 둘레길 1·2구간' '김제 귀신사에서 원평까지' '회문산 자락 지나 섬진강 적성강변까지'가 소개됐다.무엇보다 길에 얽힌 다양한 전설과 유래 등 '길 위의 철학자'인 신씨만이 들려줄 수 있는 이야기들이 기다리고 있다. 딱딱한 아스팔트에서 벗어나는 순간 부드러운 흙길이 기다리고 있다.책을 읽는 것만으로도 그 길에 담긴 철학을 배울 수 있는 책. 그러나 읽다보면 정말로 걷고 싶게 만드는 책이다.

  • 주말
  • 도휘정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나쁜 돈' 등

▲ 나쁜 돈 - 가치 떨어진 달러의 위험한 흐름케빈 필립스 저/ 다산북스/ 1만 5,000원닉슨 대통령의 정치 보좌관으로 출발해 지난 30년간 미국의 경제와 정치, 정책에 관해 쓴 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저자의 새로운 책. 제목인 「나쁜 돈」은 가치가 떨어진 달러와 거대해진 금융 부문의 변동성, 불량 상품들로 인한 위험한 흐름을 암시한다.본문은 총 7부로 나눠져 금융과 정치, 석유, 외교, 전쟁 등의 주제에 관한 역사적 맥락을 짚고 어리석은 전략들은 적나라하게 폭로한다. 미국의 현 주소와 정책에 일침을 가하는 책.▲ 스타트 신드롬 - 행복한 출발, 어떻게 시작될까김진세 저/ 위즈덤하우스/ 1만 2,000원정신과전문의가 시작을 위한 처방전을 내놓았다. 학교에서는 끝없는 시험을 강요하고, 직장에서는 승진시험과 이직, 결혼 등 인생의 끝없는 도전을 요구한다. 인생의 긴 여정에서 출발이 각기 다른 이유를 살펴보고 거꾸로 출발의 의미는 무엇인지 되새기는 책이다. 수없이 반복되지만 한 번도 두려움 없이 시작해 본 적은 없다. 낯선 환경에 겁먹고 실패를 두려워하는 마음에 움츠러들었다면 행복한 출발을 제시하는 작가 김진세씨의 행복한 출발을 따라가보자.▲ 나는 어떤 사람일까 - 진정한 자신의 모습 발견하기키스 하리라 저/ 리더스북/ 1만 5,000원내가 보는 나와 타인이 보는 나는 어떻게, 왜 다른가?이 책은 '버클리성격검사프로그램'을 통해 진정한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안내하는 책이다. 표현력 스타일, 작업 스타일, 정서적 스타일, 지적 스타일의 다섯 가지로 자신의 모습을 살펴볼 수 있다. 이틀 안에 자신의 모습을 구체화 할 수 있는 것.스스로 검사하고 각 성격특질별 설명과 점수별 해석이 실려 있어 점수를 도출하고 결과 해석까지 바로 할 수 있다. 자기계발과 심리학이 접목된 실용서.▲ 통찰력 사전 - 사마천의 사기 명언 300편 엄선김원중 저/ 글항아리/ 1만 5,000원'일어날 때 반드시 쇠락할 것을 염려하고, 편안할 때는 반드시 위태롭게 될 때를 생각하라.'이 책은 사마천의 「사기」에 나오는 3백여 편의 명언을 엄선하여 수록한 책이다. 36개의 장으로 구별된 본문의 처세의 규범에 대해 이야기한다. 각각의 문장이 생기게 된 역사적 맥락을 자세히 담아놓아 어느 곳을 펼치더라도 역사적 풍미와 지혜를 엿볼 수 있다. 현대 사회의 각 분야에서도 활용할 수 있는 지혜와 통찰의 힘이 한 줄 한 줄 느껴질 것이다.

  • 주말
  • 이지연
  • 2009.04.10 23:02

[책의 향기] 이재숙 시인 첫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

"바람은 끊임없이 하늘을 흔들었고, 가을 숲은 낱알의 꿈들이 쏟아졌으며, 밤엔 수줍은 온갖 것들의 수런거림으로 잠들 수 없을 때마다 끄적거렸습니다. 제 시는 이런 꽃이나 바람의 소리를 엿듣고 베낀 것들에 불과합니다. 밤에 쓴 것들도 별이나 작은 벌레들이 들려준 이야기였어요. "캔버스를 무대로 자연과의 조우해왔던 이재숙씨(57·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 부회장). 그가 이번엔 시인으로 변신했다. 첫 시집 「젖은 것들은 향기가 있다」(새김)엔 지상에 파다하게 꿈틀거리는 생명력에 주목한 시들이 많다. 문명으로부터 오염된 도시적 냉소가 아니라, 지상의 꽃바람, 생명이 움트는 소리, 반짝이는 하늘의 별꽃들이 그의 시 속에 가지런히 모여 있다.뒷간에 뒹굴던 나무 한 토막이 우주의 범종을 치는 성물이었다는 탄식이나 고사리를 꺾는 아낙의 모습에 동화돼 '잠언'을 읽어내는 것을 보면, 맑고 순수한 시심으로 부지런히 사물을 관찰하는 그의 면모가 엿보인다.'한 세상을 닫아버린 문 / 한 세상으로 나가는 문 / 그 자리엔 아름다운 딱지가 앉는다 / (…) 한 세상 사랑한다는 것은 / 배꼽 하나 / 슬그머니 남기는 일이다.' ('배꼽 부근' 중에서)기독교 신앙 세계의 꼭짓점에 자신의 실존적인 문제에 관한 성찰도 담겼다. 외로움이나 고독감에 빠지지 않고, 신의 축복으로 승화시켜 생의 길을 풀어낸 것."삶이 줄곧 공부하는 일"이라는 그는 "단 한 사람에게라도 백 번을 읽힐 수 있는 시를 쓰고 싶다"고 덧붙였다.무주 출생인 그는 1999년 「자유문학」으로 등단했다. '제14회 열신시문학상(2004)' '제1회 국제해운문학상 대상(2007)' 을 수상했으며, 전북문인협회 부회장을 맡았으며, 한국문인협회·전북시인협회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03 23:02

[책의 향기] 장두원씨 '언론, 그 일그러진…'

1980년 5월 21일, KBS 보도본부 차장이던 그는 광주시민 참살 현장을 단독으로 방영했다.당시 모든 언론이 정부에 의해 철저히 통제돼 5·18일 참사도 보도 금지 상태. 그는 즉각 해직됐고, 언론 통·폐합으로 전국 900여명의 언론인들도 갈 곳을 잃었다. 그는 언론인·공무원을 포함해 8900여명의 복직운동을 위해 투쟁의 선봉에 섰다.1993년 KBS 전주총국장에 재직 당시 기자들을 대상으로 촌지 안받기 운동을 이끌어냈다. 출입 기자실에서 축의금 명목으로 월급 급여의 몇 배가 되는 돈이 주어졌던 관행이 언론 통제의 또다른 방법이라고 직시했던 것. 그 공로로 전주시 문화상, 사선문화상을 타게 됐다.민주화 투쟁의 들머리에서 대한일보와 KBS 기자 등으로 활동해오던 장두원 아시아투데이 부회장(70·사진)이 「언론, 그 일그러진 자화상」(정은출판)을 출간했다.그는 3대째 독립운동가 집안의 핏줄을 타고 났다. 불의를 보면 못 참는 성격으로 원칙을 강조한 삶을 살았으나, 스스로도 부끄러운 기억이 많다고 할 정도로 책임과 의무를 방기한 언론에 대해 강한 질타를 해왔던 그다.자기 고백 또는 참회록 성격을 띄는 책이지만, 핏대를 올리며 목소리를 높였던 그가 책 속에서 뛰쳐나올 것만 같다. 대한일보의 햇병아리 기자 시절부터, 막혔다 터졌던 광주 민주화 보도, 그 뜨거웠던 5월의 함성, 엇박자로 추진됐던 해직자 명예회복 등 언론의 빛과 그림자가 꼼꼼하게 기록됐다.중국 정부의 제지에도 불구하고 4세기 고구려의 무용총과 각저총 벽화가 훼손된 모습을 담아내 우리 문화의 정수 찾기에도 각별한 노력을 기울였던 시절, 고은 시인, 소설가 이문열씨 등 한국 작가가 노벨 문학상 유력 수상자로 떠오를 수 있도록 공을 들였던 이야기가 솔직담백하게 담겼다."과거를 반성하되, 젊은 언론인들이 사명감을 갖고 각자의 직분에 충실해주기를 바라고 싶은 마음에서 썼습니다. 성공한 기자는 못 되더라도 기자로서 부끄럽지 않게 살았다고 자부합니다. 큰 욕심없이 현재까지 지켜온 삶의 원칙들을 지키는 삶을 살겠습니다."김제 출생인 그는 대한일보, KBS 방송총국을 등을 거쳐 현재까지 언론에 몸담고 있으며, 현재 아트비전 감사, 세종대 신문방송학과 겸임교수, 한국문학번역금고 상임이사를 맡고 있다.

  • 주말
  • 이화정
  • 2009.04.03 23: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