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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꿈과 과감한 혁신으로 만든 전주 대변혁

전주시 민선8기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다. 민선8기는 ‘강한 경제 전주, 다시 전라도의 수도로!’라는 시정목표를 세우고 개발·문화·관광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각종 규제 완화와 산업화를 통해 경제 발전과 일자리 창출을 계획하고 있다. 시민들의 변화에의 열망에 부응하기 위해 조직 개편, 시정연구원 설립, 종합경기장 개발, 왕의 궁원 프로젝트 등 강한 경제 도시를 만들기 위한 개혁의 기반을 다진 한 해였다. 전주에 새로운 미래를 열어줄 대변혁의 새바람이 계묘년 새해에도 기대된다. 과감한 규제 개혁 민선8기는 전주에 강한 경제를 가져올 것을 천명했다. 하지만 경제력은 오직 행정의 힘만으로는 갖춰지지 않는다. 민간이 투자해야 산업이 활성화되고 지역경제의 순환이 일어난다. 민간의 투자를 행정이 막을 이유가 없다는 기조 아래, 시는 법에서 규정하지 않은, 지역이 만든 규제를 과감히 풀어서 민간이 스스로 투자할 수 있는 동력을 만들어 낼 계획이다. 먼저 시는 속도감 있는 개발과 규제 개편을 위해 지난 10월 조직개편을 통해 대규모 개발사업과 재개발 및 재건축 업무를 전담하는 광역도시기반조성실을 시장 직속으로 설치했다. 동시에 9월 ‘전주시정연구원 설립 및 운영 조례’를 제정해 시정 발전을 이끌 싱크탱크 역할을 수행할 시정연구원 설립을 진행 중이다. 전주시는 각종 도시개발행위 시 사업 지연을 예방하기 위해 용적률, 건축물 높이 및 고도지구 층수 제한 등 각종 도시계획 관련 규제를 완화하고 행정절차 간소화를 추진해왔다. 또한 도심 내 주차장 부족 문제를 고려해 시가지경관지구 내 건축제한기준을 완화, 건축물 용도와 관계없이 부설주차장 설치기준을 초과한 규모의 지하주차장을 설치할 수 있도록 했다. 새로운 랜드마크로 전주 대혁신 이끈다 민선8기는 전주가 오랫동안 안고 있던 최대 과제인 종합경기장, 대한방직 터 개발에도 빠르게 착수했다. 전주시는 이 두 곳을 전주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만들 계획이다. 우선 시는 종합경기장 개발 방향을 시민의 숲으로 재생하는 기존 구상에서 대규모 컨벤션센터와 호텔 등 고부가가치 마이스(MICE) 산업 중심으로 전환했다. 전국 도청소재지 중 컨벤션센터가 없는 지역은 전주시가 유일하다. 이에 시는 먼저 2023년 상반기까지 완료를 목표로 노후화된 야구장 철거에 착수했다. 철거공사를 내년 6월까지 마무리하고 모든 행정절차를 마친 뒤 철거부지에 대해 안전 펜스와 부지 정리 등 안전시설을 설치, 관리기관인 시설관리공단과의 협의를 거쳐 지역축제 등의 행사공간으로 우선 활용할 계획이다. 민간이 소유한 옛 대한방직 부지개발에도 민선8기는 적극적인 자세로 임하고 있다. 우범기 시장은 지난 8월 ㈜자광 회장과 공개적으로 만나고 대한방직 부지개발을 통해 새로운 관광자원 개발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룩하자는 내용의 대화를 나눴다. 그리고 시는 발암물질인 석면이 사용돼 도시미관은 물론 시민의 건강을 해치는 옛 대한방직 부지 내 폐공장 건물을 철거할 것을 요청했고, ㈜자광은 이 요청을 적극 수용해 석면 건축물 철거를 현재 추진 중이다. 왕의 발자취가 새겨진 천년도시 전주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이자 오백 년 조선왕조의 본향으로 곳곳에 유서 깊은 역사와 문화자원을 품고 있다. 그리고 ‘한국관광 100선’에 초기부터 6회 연속 선정된 한옥마을이 있는 대한민국 대표 문화·관광의 도시다. 우선 시는 전주의 관광산업을 견인할 ‘왕의 궁원 프로젝트’를 추진한다. ‘왕의 궁원 프로젝트’는 경기전과 전라감영을 비롯한 조경단, 객사, 오목대, 이목대 등 전주의 다양한 유적과 유무형 자산을 한데 엮어 거대한 문화자원으로 만드는 1조 원 규모의 프로젝트다. 또한 지난 8월 개정된 ‘고도 보존 및 육성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기존 경주, 부여, 공주, 익산 등 4대 고도 외에 추가로 고도가 지정 가능해짐에 발맞춰 전주가 고도(古都)로 지정받기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으며, 후백제 왕도 역사골격 조성도 추진한다. 전통·현대 어우러진 글로벌 문화관광도시 전주시는 지난 8월 중국 메이저우시와 청두시, 일본 시즈오카현과 함께 ‘2023년 동아시아 문화도시’로 선포됐다. 이는 천년 역사의 전통문화 인프라와 콘텐츠 등 전주의 관광 문화 거점으로서의 가치를 인정받은 것으로, 2023년에 개·폐막식과 한·중·일 문화장관회의를 비롯해 다양한 문화예술 교류사업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시는 관광산업을 전주 전체로 확장하기 위해 아중호수와 한옥마을을 연결하는 ‘전주 관광 케이블카’를 설치해 동부권과 연계하고, 호남제일문 주변에 녹지 공원과 문화복합관광거리를 조성하는 ‘호남제일문 대표관광지 조성사업’으로 관광권을 북부권까지 넓힐 계획이다. 또 한옥마을을 중심으로 ‘야간경제·관광특구’도 조성하며, 전주의 출입문인 전주역세권 도시재생 뉴딜사업에도 만전을 기하고 있다. 이밖에 한옥마을 규제도 완화할 계획이다. 관광 트렌드에 맞춰 전통음식 외 일식·중식·양식 등 모든 음식을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하고, 도로변의 건축물 층수 제한을 2층으로 확대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차세대산업으로 빛나는 전주의 미래 전주시는 새로운 성장엔진으로 작동할 미래산업에 힘을 쏟고 있다. 시는 내년 상반기에 산업통상자원부로부터 상생형 전주 일자리를 지정받기 위한 준비를 진행 중이다. 또 수소시범도시로서 수소 인프라 구축을 통해 수소경제를 선도하고 있다. 현재 운영 중인 송천·삼천충전소에 이어 지난 11월 평화동에 1시간당 300㎏ 이상 충전할 수 있는 세계 최초이자 최대 규모의 수소충전소를 건립했고 2023년까지 2곳을 추가로 세워 총 5개소의 수소충전소를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시는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전주시는 드론 산업에도 힘을 쏟고 있다. 전주-완주 상생발전 물꼬 민선8기 전주시는 전주가 광역도시로 성장하기 위한 기틀을 다지고 있다. 전주가 100만 광역도시로 거듭나기 위해서는 전주를 둘러싸고 있는 완주군과 하나의 공동체로서 상생하는 것이 필수다. 교통, 관광, 산업 등 다양한 측면에서 협력을 통해 양 지역의 장점을 극대화하고 함께 발전할 수 있다. 시는 행정과 지역 경제가 획기적인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완주와 상생 발전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전주시는 지난 11월 전북도청에서 ‘전주·완주 상생협력 사업 추진 협약식’을 갖고 소통과 협력을 통해 양 지역이 상생발전할 수 있는 ‘상생협력사업’을 공동 추진하기로 했다. 우선 추진이 가능한 ‘수소경제 중심도시 도약 협력사업’과 ‘완주전주 상생 상관저수지 힐링공원 조성사업’을 선정해 진행하기로 했다. 이밖에 도와 양 시·군은 생활밀착형 사업부터 SOC등 대규모 사업까지 사업의 경중과 무관하게 양 지역 주민의 생활편익을 높이고 동반성장이 가능한 사업을 지속 발굴·추진하기로 했다. 치매 안심 도시 전주 민선8기는 전주를 치매 걱정 없는 도시로 만들기 위해 치매 예방 및 치매환자 관리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 우선 시는 치매 노인에게 전문적인 보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공립치매전담형 종합요양시설’ 건립을 2026년 말 개원을 목표로 추진하고 있다. 지난 9월 우범기 전주시장은 치매 환자 및 가족 지원 예산을 대폭 늘려 치매안심센터 사업에 역점을 두도록 주문했다. 그리고 전주시 치매안심센터와 협약을 맺은 전주지역 37개 의료기관에서도 만 60세 이상 시민은 무료 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치매 검진의 접근성을 높였다. 우범기 전주시장 “천년 전주 위상·자부심 되찾겠다” “취임 후 지난 6개월은 전주에 대변혁을 일으키기 위한 기반을 다지는 시간이었습니다. 시민들의 전주 변화와 발전에 대한 큰 열망을 믿고 천년 전주의 위상과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거침없이 나아가겠습니다.” 우범기 전주시장은 “전주는 후백제의 왕도였고 조선 500년 건국의 뿌리이자 호남을 관할하던 전라감영이 있던 도시였다”면서 “당시에 전주의 위상이 높았던 건 농업사회에서 강한 경제력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인데 70~80년대 산업화가 시작되면서 전주는 발전에 뒤처지고 말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 시장은 전주의 재도약을 위해서는 강한 경제의 복원이 필수라고 진단했다. 우 시장은 “우리 후손들이 대대손손 지키면서 살 수 있는 도시를 만들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강한 경제”라면서 “전주는 문화, 예술, 체육, 관광, 역사, 종교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무궁무진한 자산을 갖고 있는데, 이를 활용해서 산업화하고 일자리를 만드는 데엔 지금까지 소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뒤처진 발전을 따라잡고 전주의 자부심을 되찾기 위해 큰 그림을 그리고 과감한 변화와 속도감 있는 개혁을 추진할 것”이라며 “여러 분야에서 불필요한 규제를 없애고 발로 뛰는 빠른 행정을 통해 지역발전을 막아온 벽을 허물겠다”고 밝혔다. 그는 전주의 일대 변혁과 대도약을 위한 과정에서 시민과의 소통과 시민의 참여도 강조했다. 우 시장은 “우리 후손들이 계속 살 수 있는 땅을 만들기 위해서 전주가 어떻게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시민들의 목소리가 필요하다”면서 “전주시민들의 현명한 선택과 열망에 보답하기 위해 전주도 대규모 사업을 해낼 수 있다는 것을 보여드리겠다”고 강조했다.

  • 기획
  • 강정원
  • 2022.12.19 18:31

[전주시의회 2022년도 하반기 결산] 소통과 협력으로 시민과 함께하는 전주시의회

지난 7월 개원한 제12대 전주시의회는 ‘소통과 협력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전주시의회’라는 기치를 내걸고, 시민에게 신뢰받는 의회상 정립을 위해 쉼 없이 달려왔다. 전체 의원 35명 중 21명이 새 인물로 바뀐 전주시의회는 전반기 원구성을 시작으로 끊임없이 시민에게 신뢰받고 믿음을 주는 지방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시민의 뜻을 최우선으로 받들며 66만 전주시민과 함께 전주의 청사진을 그린 2022년 하반기 의정활동을 의장단 및 각 상임위원회를 중심으로 간추려 본다. 이기동 의장 “자치분권시대, 시민과 함께 전주의 미래 준비하는 의회 구현” 새롭게 시작된 제12대 전반기 전주시의회를 이끌고 있는 이기동 의장은 ‘소통과 협력으로 시민과 함께 하는 전주시의회’를 만들기 위해 혼신의 힘을 기울였다. 이 의장은 동료 의원들이 잠재적 역량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5개 연구단체를 구성·운영·지원하고, 토론회 및 강연회 등의 다양한 활동을 통해 연구하는 의회상을 정립해왔다. 특히 올해 32년만의 지방자치법 전면 개정·시행에 따른 의회의 인사권 독립이 안착하는 것에도 크게 기여했다. 새로 도입된 정책지원관제 제도를 효율적으로 정착시켜 전문성을 강화하는 등 입법·정책 중심의 의회로 거듭나기 위해 노력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시민과 현장에서 소통하는 의회를 통해 진정한 민의를 실현하는 의회를 구현하기 위해서도 혼신의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이 의장은 “시민 한 분 한 분의 행복이 곧 전주의 미래이고 우리가 지향해야 할 목표”라면서 “시민의 기대에 부응하면서 전주가 한 차원 더 도약하는 길을 만드는 데 의회가 앞장서겠다”며 앞으로도 시민의 변함없는 관심과 성원을 부탁했다. 이병하 부의장 “원활한 의정활동 지원 최선” 제12대 전반기 전주시의회의 발전과 미래를 선도하고 있는 이병하 부의장은 의회의 열정적이고 전문적인 의정활동을 통해 풀뿌리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고 가시적 의정 성과를 창출해왔다. 이 부의장은 “제12대 의회는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라는 지방의회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면서도 행정사무감사와 시정질문, 상임위원회 및 연구단체 활동 등을 통한 다양한 입법 정책의 대안 제시로 시민의 복리증진에 역점을 둔 의정활동을 펼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 “지방분권 시대를 맞아 지방의회가 지방자치의 중심으로 거듭나고 있는 가운데 전주시의회 또한 부단히 발전하고 변화하며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면서 “답습된 관행을 탈피하고 획일화된 지역의 미래가 아닌 전주시만이 가질 수 있는 고유한 정체성과 특색으로 전주시만의 내일을 만들어 가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도 의장과 함께 의원들을 지원하는 울타리 역할을 통해 전주시 발전의 초석이 되겠다”고 약속했다. 운영위원회 체계적인 의회 운영 및 역량 강화 주력 운영위원회(김동헌·온혜정·김세혁·김성규·김윤철·남관우·천서영·최서연·한승우 의원)는 의회의 전반적 업무가 원활하고 체계적으로 운영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운영위는 회기 일정을 확정하며 각종 조례의 발의와 안건 심의에 대한 전문성을 높이고, 연구하는 의회를 만들기 위해 의원들의 역량 강화 연찬회를 개최하는 등 효율적인 의정활동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해왔다. 아울러 의원연구단체의 입법활동과 정책개발 등 체계적인 의정활동의 지원을 아끼지 않았으며, 내실 있고 효율적인 의회 운영을 통해 의정활동이 시민 복리 증진과 지역경제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청렴하고 바른 의회 상을 구현하는데 힘을 모았다. 또 발전적 의회정치 구현을 위한 10여 차례의 간담회와 함께 조례 제․개정안 등 20여 건의 안건을 심도 있게 심의했다. 특히, ‘전주시의회 사무 기구 설치 및 직원 정수조례’의 일부 개정을 통해 지방자치법 개정에 따라 올 상반기부터 시행된 지방의회 인사권 독립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행정위원회 시민 목소리 반영되는 합리적인 행정 실현 행정위원회(정섬길·최명권·김세혁·김정명·남관우·박형배·이보순·최주만 의원)는 시민의 편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행정 추진을 위해 최선을 다했다. 행정위는 시민의 목소리가 시정에 제대로 반영되고 전주시의 예산이 투명하고 적재적소에 집행되었는지 수시로 점검하는 등 집행부 감시·견제에 노력하고 있으며, 건전한 재정운영을 통해 지역 간 균형발전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데도 열정을 다했다. 또 ‘전주시부패행위 신고처리 및 신고자 보호 등에 관한 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통해 부패행위 신고 기한을 확대·운영함으로써 부패행위 신고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고자 노력했다. 아울러 코로나19 이후 재개장한 화산체육관 및 빙상경기장, 한옥마을 인형극장 건립부지·전주종합경기장 개발부지, 각종 도서관·공유재산 사업현장 등을 방문해 추진상황 및 운영 실태를 점검하는 등 현장 중심의 의정활동을 펼쳤다. 복지환경위원회 시민 복리 증진·쾌적한 환경 조성 주력 복지환경위원회(이남숙·김학송·이병하·장재희·채영병·최서연·최지은·한승우 의원)는 시민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안정적인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환경보전에 중점을 둔 활동을 펼쳤다. 복지위는 갈수록 다양하고 복잡해지고 있는 복지 수요에 맞춰 ‘전주시 아동·청소년 부모 및 대물림 방지 법률지원 조례안’, ‘전주시 선택 예방접종 지원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 등을 통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전주시 폐기물 처리시설 설치촉진·운영 및 주변지역 지원 등에 관한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통해 민원이 제기되는 사항을 명확히 규정하여 입법통제기능을 강화하고자 노력했다. 특히 ‘전주시 1인 가구 사회적 고립 및 고독사 예방지원 조례안’을 제정해 고독사를 예방하기 위한 지자체의 책무를 다하고 전주시민의 삶의 질 향상에 기여했다. 또 최근 스토킹 범죄가 강력 범죄로 이어져 심각한 사회문제로 야기되고 있는바, 이에 ‘전주시 스토킹범죄 예방 및 피해자 조례안’을 발의해 신속하게 보호대책을 마련했다. 문화경제위원회 문화예술 진흥·지역경제 활성화 노력 문화경제위원회(송영진·전윤미·김동헌·김윤철·박혜숙·신유정·온혜정·이성국·장병익 의원)는 시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예술 진흥과 코로나19 장기화로 침체된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했다. 문경위는 ’전주첨단벤처단지 운영 조례 전부개정 조례안‘을 통해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첨단산업도시로 성장할 수 있도록 전주첨단벤처단지의 효율적인 관리·운영에 필요한 사항을 규정했다. 특히 다양화된 소비유형과 시장 환경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응하기 위하여 ‘전주시 농산물 통합마케팅 전문조직 육성 및 활성화 지원 조례안’을 제정했다. 이는 산지유통조직의 규모화·전문화를 통한 안정적인 판로 확보 및 지역 농가 소득 증대에 밑거름이 됐다. 또 ‘전주시 사회혁신센터 민간위탁관리(재위탁)동의안’의 경우 민간위탁의 성과가 미흡한 점을 들어 부결해 직영체제로 전환하는 등 전반적으로 내실 있는 운영을 위해 노력했다. 도시건설위원회 쾌적하고 안전한 친환경 도시 만들기 노력 도시건설위원회(박선전·이국·김성규·김원주·김현덕·양영환·천서영·최명철·최용철 의원)는 무분별한 개발을 억제하며, 쾌적하고 안전한 친환경 생태도시를 만드는 데 온 힘을 다했다. 도건위는 소규모주택 정비사업을 통한 주거환경개선과 구도심 활성화를 촉진하고자 ‘전주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안’을 일부 개정했다. 특히, ‘전주시 안전취약계층에 대한 안전환경 지원 조례안’을 제정해 기존화재취약계층 지원사업을 포함, 재난·안전사고로부터 안전을 확보할 수 있는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안전용품의 제공 및 시설 개선 등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자 노력했다. 또 ‘전주시 도시계획 조례 일부개정 조례안’을 통해 도심 속 이미 개발된 시설 부지를 활용한 태양에너지 설비 확대 및 탄소중립 실현을 도모하고자 했다. 아울러 효과적인 범죄예방을 위해 관계기관과의 협의 구축으로 안전한 도시 환경조성에 이바지하고자 ‘전주시 범죄예방 도시디자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마련했다.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건전하고 효율적인 재정 운용 주력 예산결산특별위원회(최주만·이성국·김성규·김윤철·김정명·신유정·이국·이보순·장병익·장재희·채영병·천서영·최용철·최지은 의원)는 코로나19 이후 어려워진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예산이 투명하고 적재적소에 쓰일 수 있도록 노력했다. 예결위는 한정된 재원을 효율적으로 배분해 불균형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고, 예산 편성과 심사는 물론 집행이 적재적소에 사용되도록 집행부에 대한 견제와 감시에 힘을 쏟았다. 특히 새롭게 진행되는 사업에 대해서는 적정성 및 시민의 의견 반영 여부 등을 검토해 전주시 미래 비전을 제시하는 등 민관이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충실히 했다. 또 2조 4331억 원 규모의 내년 본예산안을 심의하며 포스트코로나 이후 위기 극복을 위한 민생지원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한 예산이 편성될 수 있도록 노력했다.

  • 기획
  • 강정원
  • 2022.12.18 18:14

[지역 상생의 길 - KTX광명역세권에서 배운다] ⑮ ‘상생협약’ 중소상인 넘어 광명시민에게도 긍정 영향

이케아 입점으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이케아와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가구유통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가구문화의 거리에 공영주차장이 건립됐다. 광명시는 가구문화의 거리에 24억원을 들여 13면의 주차장을 확보했다. 2015년 6월 10일 공영주차장 건립공사가 마무리됐다. 이 주차장은 낮에는 가구문화의 거리를 찾는 이용객들이 사용하며, 야간에는 지역주민들이 무료로 사용했다. 가구문화의 거리 주차장 개장식 / 사진제공 = 양기대 의원실 이후 2017년 5월 1일 광명전통시장 주차장이 개장되면서 가구문화의 거리 주차장에는 광명시 시민건강증진센터가 세워졌다. 이는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제안으로 시작됐다. 광명시는 이케아 측에 공공의료서비스가 취약한 광명동 구도심 주민을 위해 기존 주차장 부지에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제안했고, 이케아는 938㎡, 지상 6층 규모의 시민건강증진센터 건립을 위한 설계를 완료하고 2017년 5월 12일 착공식을 거행했다. 광명시 주민건강증진센터 기공식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24억 원가량의 사업비가 투입된 시민건강증진센터는 2018년 1월 완공됐다. 어린이 건강 체험관, 공공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는 보건분소 등의 시설이 들어섰다. 이케아와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의 상생협약의 결과물은 또 있다.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은 이케아 입점저지 투쟁의 산물로 2014년 11월 20일부터 5년간 무상임대를 조건으로 2개 구역 1,147㎡의 가구홍보전시관을 제공받았다. 그러나 조합 측의 기대와는 달리 홍보관은 P1 주차장에 위치하고, A·B구역으로 나뉘어 주차장을 사이에 두고 80m 이상 떨어져 있었다. 이에 가구조합은 이케아 매장 입구와 가까운 A구역을 임대하고 여기에서 발생되는 임대료 수입으로 B구역을 홍보관으로 운영하려 하였으나 유동인구가 적어 임대가 여의치 않았다. 홍보관에 집중 유치하려던 대형 가구업체 브랜드는 본사의 반대로 입점을 취소하여 홍보관은 2년 6개월 동안 빈 공간으로 방치되어 있었다. 그러나 2017년 8월 5일 KTX 광명역세권 아파트 입주자를 위한 가구전시관, 이삿짐센터와 청소 및 인테리어업체가 복합적으로 입주하면서 여기에 전시되는 가구의 50% 이상은 광명시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참여를 조건으로 해 이케아와 조합 간 상생의 큰 상징인 가구홍보관은 정상운영의 계기를 맞았고 향후 상생의 가능성을 열 수 있었다.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광명패션유통사업협동조합 역시 롯데쇼핑과 상생협약을 체결했다. 그 결과 롯데쇼핑은 광명동 패션문화의 거리에 31면 주차장 건립을 지원하기도 했다. 다만 31면 주차장이 한꺼번에 들어갈 수 있는 부지 확보가 어려워 13면 주차장과 18면 주차장 2개로 나누어 조성했다. 1차로 2016년 2월 22일 18면 주차장이 완공됐고, 2차로 2016년 5월 18일에 13면 주차장도 완공됐다. 패션문화 주차장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광명시는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프리미엄 아울렛 입점으로 전통시장과 가구문화의 거리, 패션문화의 거리에서 공영주차장을 확보할 수 있었다. 덕분에 상생의 혜택이 중소상인들을 넘어 광명시와 광명시민에게 확대되는 효과를 거두었다. 중소상인과 대기업의 상생은 나비효과를 일으키면서 광명시 전체로 퍼져나간 것이다. 아울러 추후 광명시 전통시장과 중소기업의 상생발전과 함께 상호협력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BIZ EXPO)’도 마련됐다. 2013년 5월 14일, 코스트코에서 ‘제1차 전통시장 및 기업 비즈 엑스포’가 열렸다. 이케아 역시 2015년 8월 30일 비즈 엑스포를 개최했다. 2016년 7월 9일, 롯데프리미엄 아울렛에서 열린 비즈 엑스포에 참가한 업체들은 전부 광명시 관내 중소기업이었다. 이들 중소기업 관계자들은 중소기업에서 생산, 판매하는 상품을 홍보할 기회가 없는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서 홍보 기회를 얻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비즈 엑스포를 담당했던 김성수 광명시 기업지원팀장 말을 들어보자. “비즈 엑스포에 참여하려는 중소기업들이 많았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은 홍보가 가장 어려운데 비즈 엑스포를 통해 긍정적인 홍보 효과를 거두고 있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려고 하는 거죠. 중소기업 제품은 비즈 엑스포 행사를 해도 소비자들이 보지도 않고 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소기업 제품을 할인해서 팔아도 싸구려라는 인식을 하는 것 같아 안타까울 때가 있어요. 좋은 제품을 만들어도 소비자들이 외면을 하니 중소기업의 어려움이 가중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이거든요. 비즈 엑스포에 참가하는 업체는 믿을 수 있는 기업이라는 사실을 강조하고 싶습니다.”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과정을 백서로 발간했다. 전국 지자체, 전통시장, 유통 관련 단체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었다. 아울러 2017년 5월 26일에는 ‘지속 가능한 상생발전을 위한 제1회 동반성장 포럼’을 개최했다. 광명시 동반성장 포럼 / 사진제공=양기대 의원실 이날 포럼에서는 광명시와 (사)동반성장연구소 간 동반성장 문화 조성 및 확산을 위한 협약을 체결하고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의 ‘민선 6기 광명시 상생협력 모델의 성과와 의미’에 대한 기조발표 후 서용구 숙명여대 교수와 김용한 엠아이전략연구소 박사 등이 주제발표를 했다. 이어 정운찬 이사장이 좌장을 맡아 상생모델 발굴과 지역경제 발전방향에 대한 폭넓은 토론이 진행되었다. 이 자리에서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대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이 국가적 화두인데 다른 지자체와 정부에 좋은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한다며 이번 포럼에 그치지 않고 동반성장 문화 조성과 확산을 위해 전문가들과 함께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진심이 통한 것일까. 광명시는 2016년 10월 21일 대구 엑스코에서 열린 ‘2016년도 제13회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우수 지자체 분야 국무총리 표창을 수상하는 영예를 안았다. 중소기업청이 주최하고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주관한 박람회였다. 광명시는 지난 8년간 허허벌판으로 방치되었던 KTX광명역세권을 활성화하기 위해 코스트코, 이케아, 롯데 프리미엄 아울렛을 유치하는 과정에서 광명시와 전통시장, 중소상인 간 상생협약을 체결하여 골목상권 보호에 전력을 다하였고 전통시장에 대한 각종 지원사업에 집중한 결과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공로를 크게 인정받아 기관표창을 수상하게 됐다. 또한 광명시는 대한상공회의소가 주관하고 산업통상자원부와 유통산업연합회가 후원하는 ‘제2회 유통업 상생·협력문화 확산사업’ 공모에서 전국 최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되었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에 대형 유통매장을 유치하면서 전통시장과 중소상인의 갈등과 반발에 직면하였으나 적극적인 중재와 과감한 지원으로 대형 유통기업과 중소상인 간 상생협력을 이끌어 내었으며 더 나아가 동반성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한 것을 높게 평가받아 2016년 12월 8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표창을 수상하였다. 광명시는 KTX광명역세권 개발과 중소상인 지원이란 두 마리의 토끼를 잡으려고 노력했고 예상한 것보다 더 많은 성과를 이뤄냈다. KTX광명역세권 개발은 지역경제 활성화, 일자리 창출 효과 외에도 광명시 중소상공인들이 연대를 강화하면서 스스로 발전할 수 있는 기회를 주었다. 광명시와 중소상인들이 신뢰관계를 구축하는 결과도 만들어냈다. KTX 광명역세권 활성화로 광명시 도시브랜드 가치가 수직 상승했고 도시의 경쟁력 또한 강화될 수 있었다. 그로 인해 광명시는 수도권 위성도시의 한계에서 벗어나 대한민국 중심도시로 자리매김하는 기회를 만들어냈다. 당연하게도 이런 광명시의 성공적인 상생 사례를 벤치마킹을 하려는 발길이 요즘도 끊이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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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3 18:57

[지역 상생의 길 - KTX광명역세권에서 배운다] ⑧ 이케아 광명점 개점, 대한민국 1호 매장

양기대 당시 광명시장은 광명시청에서 2011년 12월 27일 이케아 유치를 발표했다. 이케아는 양 시장의 기자회견 이틀 뒤인 12월 29일, 광명역세권 부지 78,198㎡ 매매계약을 체결했다. 이때만 해도 광명 가구문화의 거리에 영업중인 33개의 가구유통판매점의 중소상인들은 이케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하여 구체적인 입점 반대 행동에 나서지 않았다. 하지만 이들은 이케아의 실체에 대해 구체적으로 알게 되면서 동요하기 시작했다. 이케아는 조립식 가구, 침구류, 주방용품, 욕실용품 등을 판매하는 세계적인 가구전문기업이자 종합주방용품회사로 1943년 스웨덴의 잉바르 캄프라드(Ingvar Kamprad)가 설립했다. 당시 이케아는 전 세계 42개국에 345개의 점포를 보유한 다국적 기업이지만, 국내 진출은 처음이었다. 2012년 1월 광명시 가구협회는 광명시에 이케아 입점 반대 의사를 전달하면서 ‘입점 전면 백지화’를 요구했다. 이케아가 광명시 가구유통판매업체 뿐만 아니라 대한민국 전체 가구업계에 지각 변동을 일으킬 수 있다는 위기감을 느끼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광명시는 부지계약까지 마친 이케아 입점을 취소할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광명시는 광명시 가구협회와 이케아의 상생방안을 논의하는 자리를 마련한다. 2013년 1월 8일과 9일 두 차례에 걸쳐 상생방안을 협의했지만, 예상대로 순조롭지 않았다. 이때 신세희 기업경제과장은 중소상인들에게 이미 이케아가 진출해 있는 일본과 중국을 방문하자고 권유했다. 이케아에 대해 전혀 모르는 상태에서 막연하게 추측하는 것보다 현장을 직접 보고 대응책을 마련하는 것이 현명하다는 판단이었다. 코스트코-이케아 입점 저지 대책위원회(대책위) 관계자들은 광명시 공무원들과 함께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 4곳을 방문했다. 이들은 일본 도쿄에서 2006년에 개점한 이케아 후나바시 매장과 2008년에 개점한 이케아 신마사토 매장을 방문했다. 중국 상하이에서는 2006년에 개점한 슈후이 매장과 2011년에 개점한 베이차이 매장을 방문했다.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을 둘러본 대책위 관계자들은 이케아에 대해 막연히 상상할 때보다 더 심각한 위기감을 느꼈다. 매장의 엄청난 규모가 그들을 압도했다. 이들 이케아 매장 방문객이 연간 300~500만 명에 이른다는 사실 또한 놀라웠다. 이케아 광명점은 1년에 5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었다. 실제로 2015년 한 해 동안 이케아 광명점을 찾은 소비자는 67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게다가 이케아의 가구는 국내 제품보다 가격 경쟁력이 뛰어나 국내 가구시장을 심각하게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제기됐다. 특히 30~40대의 젊은 층이 이케아 가구를 선호한다는 조사결과는 가구업계의 위기감을 고조시켰다. 이상봉 가구유통사업협동조합 이사장의 말을 들어보자. 이 이사장은 이케아는 코스트코와 달리 유치 발표만으로도 국내 가구업계에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한다. “우리 가구판매유통업은 이케아가 들어오기 전부터 타격을 입었어요. 가구는 매년 새로 사는 게 아니라 교체 주기가 상당히 긴 편입니다. 짧게는 2~3년이지만 길게는 10년까지도 갑니다. 그래서 소비자들은 쉽게 구입을 결정하지 않습니다. 가구 구매를 계획했던 소비자들이 이케아가 들어온다는데 조금만 기다렸다가 사자, 이런 심리를 갖게 된 겁니다. 이케아가 개점도 하기 전에 매출이 거의 40% 이상 하락했어요. 상당히 고전했습니다. 가구는 상품 특성상 매장이 굉장히 커야 합니다. 고정비용이 많이 들 수밖에 없는 업종이죠. 매출은 떨어지는데 고정비용은 계속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어려움이 많았습니다. 실제로 중국와 일본은 이케아의 진출이 가구기업의 쇠퇴로 이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와 있었습니다. 광명에 이케아가 진출하면 광명시뿐만 아니라 경기도 내의 중소상인들이 심각한 타격을 입고 몰락할 것으로 예상됐습니다. 위기감을 느끼는 건 당연했어요.” 신세희 과장 역시 일본과 중국의 이케아 매장을 직접 보고 놀랄 수밖에 없었다. 특히 대책위 관계자들의 반응 때문에 입장이 난처했다고 털어놓았다. “일본이나 중국은 이케아나 코스트코가 입점한다고 하면 미리 자국의 중소상인들을 보호하는 정책을 추진합니다. 일본과 중국에서 그런 현장을 확인한 것이죠. 일본은 전철역에서 내리면 바로 관련 중소기업 제품 판매장들이 있는 게 보입니다. 이케아 매장은 잘 보이지 않는 구석진 곳에 있죠. 중국은 이케아 매장 옆에 큰 건물을 지어 자국 기업을 미리 입점시켜 이케아와 차별화된 전략으로 명품 가구를 팔게 했습니다. 중소상인을 지원하는 시스템이 체계적으로 잘 되어 있었던 거죠. 대책위 관계자들이 그것을 보고 더 화를 낼 수밖에 없었죠. 일본과 중국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외국기업을 유치했는데, 우리는 그렇지 않았기 때문이죠. 대책위 분들에게 피해가 가지 않게 우리가 더 노력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되었죠.” 광명시는 대책위의 건의를 받아들여 이케아 입점이 광명지역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하고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용역을 실시하기로 결정했다. 이 와중에 이케아는 광명시와 사전협의 없이 2013년 1월 31일 주택과에 매장 건물 건축허가 신청을 접수했다. 한국 진출이 처음인 이케아는 모든 절차를 법대로 진행하겠다는 입장이었다. 이 사실이 알려지자 대책위는 크게 분노했다. 한국 정서를 무시한 듯한 이케아의 태도는 대책위를 자극할 뿐이었다. 결국 대책위는 경기도의회 경제민주화특별위원회에 이케아 입점을 제한해 줄 것을 요구하는 ‘광명 KTX 역세권 이케아 입점에 따른 중소상인 생존권 관련 청원서’를 제출한다. 이케아가 광명시에 건축허가를 요청했지만 건축심의는 경기도에서 진행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대책위는 청원서를 통해 경기도 건축심의위원회에서 이케아 건축심의를 하기 전에 경기도 차원에서 상권영향조사를 해달라고 요구하면서, 상권영향조사가 중소상인들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결과가 나온다면 입점 취소 등의 조치를 해달라고 주장했다. 또한 경기도의회에 건축심의를 하기 전에 상권영향조사를 즉시 시행할 수 있도록 결의문을 채택해 ‘경제민주화 실현’에 앞장서 달라고 부탁했다. 이케아 입점을 놓고 대책위의 위기감은 점점 더 고조되고 있었다. /양기대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경기 광명시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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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12.13 18:57

취임 1주년 맞은 서양열 전북사회서비스원장 "사회서비스 대상자·종사자 행복 위해 앞장"

“‘전북도민의 행복미래 파트너’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비빌 언덕이 되겠습니다.” 지난해 12월 전북사회서비스원이 출범하면서 초대원장으로 취임한 서양열(51) 원장의 포부다.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20년을 보낸 현장 전문가로, 사회복지학과 교수로, 시민사회 활동가로 다양한 활동을 전개해 온 서 원장은 지난해 출범을 기점으로 도내 사회서비스 기관에서 일하는 현장 종사자 300여명을 만나고, 소규모 협회들과 협약 등을 추진하면서 사회서비스에서 일하는 분들이 함께 행복을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첫돌을 맞은 전북사회서비스원의 서 원장을 만나 전북사회서비스원이 나아갈 방향과 미래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지 1년이 되셨습니다. 지난 1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지난해 11월 첫 출근을 시작한 이후로 1년여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무에서 유를 창조한다는 것이 이렇게나 어려운 과정임을 절실히 실감하는 시절을 보냈습니다. 1년이 10년처럼 지난 듯합니다. 서비스원은 첫 시작부터 민간에서 운영하던 사회서비스 기관을 서비스원이 모두다 운영할거라는 불안한 오해를 받았습니다. 현장에서 보내는 불안한 시선을 극복하는 게 가장 중요한 과제였습니다. 민간 현장에 있는 분들에게 이해를 구하고, 많은 충고를 들어가면서, 때론 부족한 실수도 해가면서 현장의 오해를 조금이나마 풀어 온 과정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그렇다면, 현장의 불안한 시선을 극복하기 위한 노력은. “모든 일을 뒤로하고 현장을 찾아가서 이야기를 들었던 ‘찾아가는 사서원’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이 사업은 지난 1년을 견뎌내 온 가장 큰 자양분이 되었습니다. 이와 함께 소규모 사회서비스 기관과 릴레이 간담회 및 협약식이 기억에 남습니다. 직원 2명이 20여명의 장애인분들을 케어하며 최저임금 정도의 수준으로 특별한 지지와 지원을 받지 못했던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이 사회서비스원의 교육, 연수 등을 통해서 많은 격려와 위로를 받았고, 자신들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 자체로 응원이 되었다는 말씀을 주셨습니다. 이렇게 현장과의 소통하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전북사회서비스원 출범 후 올 한 해 동안 어떤 사업을 추진하셨나요. “도민에게 든든한 사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하기 위해서 소규모 사회서비스 기관의 경영컨설팅지원, 역량강화교육지원, 시설안전점지원사업을 지원했습니다. 사회서비스 기관이 존중받는 현장이 되도록 인권보호지원사업과 인권보호체계 구축사업을 추진하며, 일하는 분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소진예방지원사업 등을 시행하고, 사회서비스 기관과 함께하기 위해서 지역복지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전북복지희망포럼, 소규모협회와 협약 등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또한, 사회서비스 공공성 강화를 위해서 종합재가센터 2개소, 지역사회서비스 지원단 등 12개소의 산하 시설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그동안 현장에서 운영하기 어려운 기관 운영, 교육, 연수, 품질향상, 바우처기관지원, 법정의무교육 지원, 전북형 돌봄체계 마련 등을 통해서 도민들이 사회서비스 기관을 안전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했습니다.” 도내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전북사회서비스원에 거는 기대가 클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의 이야기를 다 들을 수는 없었지만, 300여명의 분들을 만나서 듣게 된 핵심적인 기대는 대략 세 가지 정도입니다. 첫째는 사회서비스원이 많은 기관을 직접 운영하기보다 민간 기관들을 체계적으로 지원하여 품질을 높여 달라는 것이었고, 둘째는 소규모 기관의 품질향상 지원, 교육 및 연수 지원, 셋째는 현장과 함께하는 서비스원으로 기능해 달라는 요청이었습니다. 모든 기대를 충족하기에는 여전히 부족하지만 현장의 욕구에 대응하기 위해 전심을 다하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는 전북장애인주간보호시설협회, 전주다함께돌봄협회, 한국재가장기요양협회, 전북장애인시설협회, 전라북도사회복지협의회, 14개 시‧군사회복지협의회, 전북자원봉사센터 등과 협약을 추진하고 사업을 전개했으며, 광역지원 기관 중심의 위탁을 우선적으로 추진해 나가고 있습니다. 특별히, 민간지원팀과 지역사회서비스지원단, 종합재가센터 등을 통해 민간과 협업하고 민간 사회서비스 기관을 든든하게 지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도내 사회서비스 분야의 과제는 무엇인가요. “도내 사회서비스는 직능별, 지역별 격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직능별로 안정적인 직능과 처우가 낮은 직능이 함께 있는 것이 주요한 문제입니다. 상대적으로 낮은 처우를 받고 일하는 분들을 위한 특별한 지원대책이 필요합니다.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대체인력지원센터, 장기요양기관 등에 대한 관심과 지원이 매우 절실합니다. 또한, 지역별로도 사회서비스 기관 및 사업에 대한 격차가 발생하고 있습니다. 인구가 적은 지역은 어린이집이나 요양원도 운영이 어려운 실정이어서 이에 대한 공적 책임 강화에 대한 특단의 대안이 마련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은 가지고 계신가요. “쉽지는 않지만, 정부와 지자체에 지속적으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다행히 다함께돌봄센터, 지역아동센터 등은 처우가 조금은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만 다른 직능들과는 차이가 많이 나는 상황이어서 지역사회 차원에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 함께 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대체인력지원센터의 생활임금 도입, 장기요양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의 소진예방지원 등 현장에서 제기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발걸음을 함께 하겠습니다.” 출범 당시 ‘전북도민의 행복미래 파트너’가 되겠다고 하셨습니다. “행복한 일상을 살아가는 것은 모든 사람들의 바람일 것입니다. 행복은 뜬구름 같지만 사실 매우 구체적으로 느끼는 감정입니다. 사람들이 행복을 느끼는 여러 가지 이유 중에는 존중받으면서 일하고, 의미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자존에서 출발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사람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은 특별히 행복한 자존감이 있어야 행복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행복해지고 그 마음으로 도민에게 행복을 주는 파트너가 되도록 분위기를 만들어 가겠다는 마음입니다.” 전북사회서비스원은 어떤 ‘행복미래’를 그리고 있나요. “‘사람, 현장, 행복’. 첫 출발과 함께 마음에 새긴 단어입니다. 전북사회서비스원이 주목받는 것이 아니라 사회서비스원을 만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고,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져서 도민의 행복지수가 올라가는 미래를 그리고 있습니다. 행복미래를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사회서비스 기관을 끊임없이 지지하는 체계를 만들고, 사회서비스 기관의 품질향상을 지속 지원하고, 사회서비스 기관에서 일하는 분들이 응원과 지지를 받는 사회서비스원이 되도록 만들어 나가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께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1년 밖에 지나지 않아서 여전히 오리무중입니다. 그래도 그동안 보내주신 지지로 지금까지 걸어왔습니다. 앞으로도 안으로는 투명하고 선진적인 경영체제를 마련하고, 밖으로는 1700여개의 소규모기관 돌봄종사자를 집중 지원하면서 현장에서 일하는 분들에게 힘이 되는 전북사회서비스원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지난 1년 보내주셨던 응원과 질책 모두 감사드리며, 도민에게 사랑받는 조직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더욱더 노력하겠습니다. 많이 사랑해 주세요.” 서양열 전북사회서비스원장은 전주 출신으로 숭실대학교대학원 석사과정을 졸업하고, 지역 시민단체 활동, 비영리법인 설립 및 운영, 지역사회복지관, 노인복지관, 노인일자리사업 전문가로 30여 년 동안 지역사회현장전문가로 활동하는 등 시민사회·사회서비스현장·학계에서 활동하면서 지역사회가 인정하는 전문성과 광범위하고 폭 깊은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서 원장은 1991년 기독교사회운동 및 참여자치전북시민연대 활동을 통해서 지역 활동을 시작했으며, 전주시 평화동 자원봉사시범마을 조성활동을 통해 사회복지에 몸담았고, 전북기독교사회복지연구소 사무국장, 김제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 나누는사람들 설립, 전북노인일자리 추진본부 설립, 전주완주사회복지사협회 설립, 전주효자시니어클럽 설립, 한옥마을 주막 천년누리봄 설립, 한국노인복지관협회 전북지회 활성화, 전북희망나눔재단 창립, 전주복지재단 설립 활동 등을 통해서 연대와 협력이라는 지역복지의 미래를 보여주고 있다. 서 원장은 사회서비스 분야 및 노인 돌봄 및 일자리 분야에서 특별한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사회서비스 분야에서는 사회서비스 바우처 사업 평가위원(사회보장정보원), 장기요양기관 평가위원(건강보험공단)등을 통해 사회서비스 분야에 대한 경험을 가지고 있으며, 노인 돌봄 및 일자리 분야에서는 ‘독거노인원스톱지원센터’ 설립 및 운영, 어르신들이 운영하는 한옥마를 주막 ‘천년누리봄’ 등의 다수의 노인일자리 브랜드를 만들어가는 선도적 역할을 수행해 왔다. 교육 분야에서도 순천청암대학 노인보건복지학과 초빙교수, 한일장신대 사회복지학과 겸임교수, 전주기전대학 겸임교수 등을 통해 사회서비스 현장에서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지지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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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정원
  • 2022.12.11 17:34

이은미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원장 “혁신 사업 통해 기능 고도화할 것”

편집자 주 이은미(56)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원장은 지난달 18일 제9대 원장으로 취임해 기관 출범 이래로 역사상 ‘첫 내부 출신 원장, 첫 여성 출신 원장’이란 타이틀을 갖고 있다. 10년이면 강산도 변하는데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은 20년 넘게 지역 중추기관으로 어느덧 성년의 나이가 됐다. 그동안 전북도의 산하 기관으로서 기관 명칭이 두번이나 바뀌고 구성원과 조직은 10배 넘게 늘어났다. 한해가 가기 전 전북일보와 인터뷰 자리를 가진 이 원장에게 앞으로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세부적인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원장실에 들어서니 취임 축하 화분이 많습니다. 그만큼 주변에서도 축하 인사가 많았을 것 같은데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신임 원장으로 취임 소감을 말씀해 주세요. “원장으로 취임한 이후 요즘 전북도의회 등 다녀야 할 곳도 많고 대외 활동이 많아져 눈코뜰새 없이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2001년 입사 후 20여년이 넘는 시간을 오로지 진흥원과 전라북도 농생명‧바이오산업의 발전을 위해 달려온 힘든 과정들을 보답받는 것 같아 더욱 소중하고 감사한 마음입니다. 또한 개인적인 영광과 더불어 타이틀이 주는 기대에 부응하기 위한 책임감도 큰 만큼 사명감을 가지고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현실에 안주하지 않고 기관이 변화되고 혁신하도록 잘 이끌어 나가겠습니다” 전북 도민에게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을 간단히 소개해 주신다면.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은 전라북도의 농생명‧식품 및 바이오산업 육성을 목적으로 2000년에 설립돼 전북생물벤처기업지원센터, 전북생물산업진흥원을 거쳐 현재의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으로 거듭났습니다. 다양한 인프라 자원과 지역 내 우수한 제품의 국내‧외 판로 개척 지원, 패키지 디자인, 현장 실무형 우수 인력 양성 등 산업 전반에 걸쳐 지원하는 원스톱 벨류 체인(one-stop value chain) 시스템을 갖추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지역 특화자원의 가치창출을 위한 연구개발 R&D센터 및 제품생산지원 GMP공장, 제품의 성분검사와 안전성을 평가하는 식품분석센터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첫 내부 출신 원장이자 여성 원장으로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임기 동안 포부를 말씀해 주신다면. “전북 유일의 농생명‧바이오 전문기관으로서 내실있게 다져온 수행 성과들을 재조명하고 기관의 기능과 역할을 더욱 고도화해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혁신적인 사업 발굴을 통해 농생명‧바이오분야 산업 생태계를 융복합 미래 신산업으로 확대‧발전시키고 그린바이오산업 기반 강화와 융합 신기술 발전을 통한 시장 확산 및 산업역량 제고를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또한 전북 혁신도시로 이전한 국‧공립 연구기관 간 연계 강화에 있어 주도적인 역할을 해 전라북도가 ‘농생명 산업 수도’로 도약하는데 앞장서겠습니다. 이를 위해 지속가능한 바이오산업 발전을 위한 차별화, 연구 개발(R&D) 역량 확대, 기업혁신 생태계 조성, 일자리 생태계 구축, 재정자립도 제고, 내부 역량 향상 등 진흥원 6대 혁신전략을 확립하고 기관 경영방향에 대한 전 직원 공감대 형성을 통해 기관 경영환경 내실화를 적극 추진하겠습니다” 전북은 예로부터 농도(農道)로 잘 알려져 있는데 지역 발전을 위한 농식품산업은 향후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까요. “전북 14개 시‧군마다 각 지역에서 자라나는 특화작물을 이용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농식품 기업 및 농촌과 연계된 기업들을 적극 육성하고 지역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 나가야 합니다. 현재 전라북도에는 전주 미나리, 군산 보리, 익산 마, 정읍 지황, 남원 추어, 김제 콩, 완주 생강, 진안 홍삼, 무주 천마, 장수 오미자, 임실 치즈, 순창 장류, 고창 복분자, 부안 오디 등 각 시‧군별 대표적인 작물들이 육성되고 있습니다. 그 중 남원, 임실 등 6개 시‧군이 포함된 동부권 클러스터의 경우 지난 2010년부터 2021년까지 총 1587억원을 지원받아 육성 중에 있으며 특히 임실의 경우 치즈클러스터 지원을 통해 2021년 기준 매출액 44억원, 신규고용 17명, 체험관광객 141만명을 동원하는 등 많은 성과를 거두기도 했습니다. 최근 소비자 기호에 맞도록 포장디자인 등 패키징을 개선하고 기존 상품을 밀키트 제품화 하는 등 응용상품 개발을 통해 틈새시장을 공략할 수 있도록 공동 연구 및 시장 개척 지원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신임 원장으로서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에서 꼭 이루고 싶고 구상 중인 중점 사업이 있다면. “전북 농생명‧식품산업은 전북 제조업 중에서 사업체 수 22.7%, 종사자 수 23.2%, 출하액 24.2%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으며 연 평균 5%를 상회하는 꾸준한 성장세를 유지해 지역경제 성장을 견인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매출액 기준 10억원 미만, 고용 인원 10명 이하 영세기업의 비중이 70% 정도로 제일 크고 매출액이 커질수록 기업 수가 줄어드는 피라미드 산업구조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러한 구조를 타파하기 위해 앞으로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은 ‘대표기업 육성사업’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성장 가능성이 큰 기술기반 혁신형 유망기업을 선발해 단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전주기 육성 프로그램을 통해 전북을 대표하는 스타 기업 육성체계를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보다 체계적인 지원을 위해 매출액 10억원 미만부터 100억원까지 단계별 혁신기업 선정과 프로그램 차별화 집중 지원, 단계별 지원 기간 종료 후 상위 단계 재지정 심의 등을 차례로 추진해 나가고 전라북도 농생명 스타 유망기업을 육성해 나가고자 합니다” 전북 도민에게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민선 8기 도정 슬로건인 ‘함께 성공, 함께 혁신, 새로운 전북’을 만드는데 앞장서고자 전북 농생명혁신클러스터 구축, 스마트친환경 농업 허브, 활력 넘치는 농산어촌 조성, 농어업 경쟁력 강화를 통한 농도 전북의 성공을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은 원천 기술개발부터 생산, 마케팅에 이르기까지 종합적인 지원 시스템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전라북도가 명실상부 대한민국의 농생명 산업 수도로 자리매김하고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의 중심지가 되기 위한 중심타자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것을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임직원들과 함께 약속드립니다” 이은미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원장은 전북대에서 화학공학‧생물공학 박사를 취득했으며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 역사상 첫 내부원장, 첫 여성원장이다. 지난 2001년 전북생물산업진흥원(현재 전북바이오융합산업진흥원)에 입사한 이은미 원장은 기획실 실장, 산업혁신 본부장직을 역임하며 풍부한 경험을 쌓았다. 또한 대통령직속 지역발전위원회 전문위원, 농림축산식품부 과학기술위원회 농산식품분과위원장,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연구개발특구진흥재단 비상임이사 등의 역할을 수행하며 농생명‧바이오 전문가로 인정받고 있다.

  • 기획
  • 김영호
  • 2022.12.07 17:29

‘2022 무주, ‘무주다움의 완성’ 파란불

민선 8기 출범과 함께 희망을 장전했던 임인년(壬寅年) 한 해가 저물고 있다. 실외 마스크 착용 자율화로 다소 풀리는 듯 보였던 코로나19 상황은 재감염 사례와 확진자의 증가로 다시금 긴장일로에 있고 연이은 북(北)의 도발과 이태원 참사, 기후변화와 지방소멸 위기 등의 어지러운 국내·외 정세는 다사다난(多事多難)했다는 말을 실감케 했다. 지역을 가리지 않고 들이닥친 암울한 현실과 시나브로 위기가 된 상황들을 헤쳐 나가야 했던 2022년, 그 치열했던 시간을 되짚어봤다. △황인홍 군수 재선, 기존 사업들 원활 추진 황인홍 군수의 재선으로 ‘군정의 연속성’ 측면에서 유리한 고지에 서게 된 무주군은 지금도 ‘무주다움의 완성’과 ‘군민행복의 실현’을 향한 쉼 없는 전진을 계속하고 있다. 침체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을 마중물로 지방소멸대응기금 168억 원을 확보했으며 정보통신 분야를 비롯한 문화재와 관광, 일자리, 투자유치, 산림, 환경, 농업, 상수도 등 37개 공모에서도 354억여 원(국 · 도비 포함)의 사업비를 확보하며 동력을 키웠다. 이외에도 상반기 지방재정 집행실적 도내 1위, 지자체 전환사업 우수기관 선정, 지자체 재정분석 2년 연속 우수기관 선정, 농업기술 보급혁신 평가 최우수, 통합마케팅조직 운영실적 평가 최우수, 시·군 일자리정책 평가를 비롯한 세외수입 운영실적 평가 우수, 국가 재난관리 유공 평가 장려 등 다방면에서 두각을 나타내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태권시티 무주’ 완성에 한 발 더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사업을 지역의 최우선 정책과제로 채택해 대통령 공약을 비롯한 도지사 공약에도 반영시키는 등의 성과를 냈던 무주군은 ‘태권시티’ 완성에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에 관한 타당성 용역비 확보에도 사활을 걸고 뛰었다. 국회와 관련 부처·기관들을 찾아다니며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의 필요성을 주장해왔으며 이를 범국민 운동으로 확대해 대학원대학 개념의 태권도 전문 교육기관으로서의 설립 토대를 다져왔다. 이외에도 세계태권도문화엑스포 등 35개국 6천여 명이 참가했던 국내·외 태권도대회를 비롯해 태권도 국제 융합 콘퍼런스 등을 개최하고 태권도 보급과 인재양성을 위한 학생 및 어르신 태권도 시범단 & 학교 태권도 선수부 육성·지원에 주력했다. 태권마을 조성사업(커뮤니티센터, 문화센터 등)은 현재 공정률 50%로 2023년 완공 예정이다. 태권도원은 태권도 전용 공간과 박물관 등을 토대로 2022 추천 웰니스 관광지로 선정(전라북도 유일)됐다. △일터, 쉼터, 삶터로서도 완벽하게 ‘일터·쉼터·삶터가 조화로운 건강한 무주’ 실현에도 박차를 가한 한 해였다. 행정에 미래세대팀을 신설해 지방소멸 위기에 대응해온 무주군은 지난 8월 지방소멸대응기금 투자계획 행안부 평가에서 B등급을 받으며 168억 원을 확보(2022년~2023년 사업비)했다. 무주군은 △정주여건 개선과 인구 증가, △관계인구 확대 등에 관한 전략을 세우고 관·생태계 재창조, 농촌·의료·복지·에너지 개선 등 3개 분야 9개 사업을 발굴해 호평을 받았다. 지방소멸대응기금은 고랭지 스마트 팜 조성과 청년센터 조성, 군립요양병원 건립 운영, 장애인 통합 돌봄 지원 체계 구축 등에 사용할 계획으로 무주다움의 완성과 지방소멸 위기를 극복하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농촌중심지 활성화, 신재생에너지 융·복합지원 확대, 안성칠연지구 & 부남금강변 관광자원화, 남대천 주변 경관조성사업 추진 등 또한 무주를 특색 있는 지역으로 발전시키는 기반이 될 전망이다. △미래세대를 위한 무주 청소년과 청년 등 미래세대를 위한 환경을 조성하는데도 심혈을 기울였다. 초·중·고·대학생 453명에게 3억 4000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했으며 학생들의 진로 탐색을 돕기 위해 20개 학교의 특기 적성과 12개 학교의 방과 후 프로그램을 지원했다. 여기에 코딩과 웹툰 등의 프로그램을 운영했던 방과 후 마을학교, 기숙사형 학원 입소를 도왔던 인재육성사관학교 운영 등도 톡톡히 한몫을 했다. 이밖에도 청년 농업인 육성과 청년가게 임차료 지원 등을 통해 청년들이 들어와 살고 싶은 무주를 만드는 데 주력했으며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공모에 선정(9억 원)되면서 일자리 기반을 다졌다. 농업 유통기업과 스마트 팜, 중소기업, 청년사업장에는 인건비와 복리후생비 등을 지원할 예정이다. 농어촌 빈집 정비(100동)와 주택개량 사업(50동) 등을 추진해 쾌적한 정주 여건도 개선했다. △무주다움을 뿌리 내리다 무주만의 역사, 문화, 예술 등 ‘무주다움’의 뿌리를 공고히 하며 자긍심을 키웠다. 400여 명의 군민들이 동참했던 ‘조선왕조실록 묘향산 사고본 적상산사고 이안행렬 재연’ 행사는 조선 472년의 역사 기록을 옮겨와 296년간 지켜냈던 사고의 고장 무주의 위대한 시작을 대내·외에 각인시키는 계기가 됐다. 30여 년간 마을 주민들이 손수 대마를 경작하고 삼베를 직조하면서 계승·발전시켜온 삼베짜기(적상면 치목마을)는 올해 8월 전라북도 무형문화재로 지정됐으며 문화재 야행을 비롯한 문화학교 운영, 문화예술단체를 지원하는 등 군민이 직접 참여해 즐길 수 있는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데 힘썼다. 특히 ‘호생관 최북 바람처럼 살다’는 문화의 생산과 소비자 주체로 군민을 참여시킨 최초의 악극이라는 점에서 눈길을 끌었다. 복합문화도서관을 착공(3월)해 문화거점시설(공공도서관, 가족센터, 생활문화센터 등) 탄생에 대한 기대를 키웠으며 무주산골영화제는 국내 영화제 지원 사업에서 최우수 영화제로 선정됐다. △군민 안전권 확보에 주력 코로나19 극복과 군민 안전권 확보에 주력했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한 철저한 방역과 확진자 역학조사 및 자택 소독 등의 체계적 대응, 안심숙소 운영과 재택치료키트 및 처방의약품 문전배송, 1:1 건강모니터링 등 확진자 재택치료 지원에 최선을 다했으며 전 군민을 대상으로 3차 재난기본소득(1인당 10만 원)도 지급했다. 소상공인 등 관내 236곳에는 방역 물품비를 지원했다. 군민안전과 중대재해 제로화를 위해 행정에 안전관리팀을 신설했으며 전 군민 군민안전보험(농기계사고 후유장애 등 20개 항목 보장)가입·운영(26건 2억여 원 지급)에도 힘썼다. 범죄취약지역에 CCTV 등 방범시설물을 설치했으며 재해위험지구 등도 정비했다. 이외 주기적인 농기계 안전사고 및 산림재해예방 교육 추진, 안전보조구 지원, 농업인 재해 안전마을과 산불안전공간을 조성하는 등의 노력을 펼쳤다. ●… 황인홍 무주군수 인터뷰 "22년의 결실이 ’23년 무주를 틔우는 씨앗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선거와 군정 등 누구보다 바쁜 한해를 마감하고 있는 황인홍 무주군수의 말이다. 황 군수는 "실외에서는 마스크 착용이 자유로워졌다고는 하지만 코로나19가 여전한 상황에서 2022년은 여러 가지로 힘든 한 해였고, 혼란스러운 국내·외 상황까지 변수로 작용하면서 지역의 고충은 이루 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무주의 경우 민선 7기에 세웠던 군정목표와 비전을 8기에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국제 태권도 사관학교 설립 추진을 위한 준비절차를 속도감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스포츠·관광과 농업, 지역개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희망을 충전할 수 있었다"며 "국제 태권도사관학교 개교를 위해, 지방소멸 우려지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해, 또 내년 완공을 앞둔 복합문화도서관과 군립요양병원 조성사업이 차질 없이, 부실 없이 추진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지켜봐주시고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 기획
  • 김효종
  • 2022.12.05 16:12

[뉴스와 인물] 이경윤 전북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 "지역 콘텐츠 발굴에 힘쓸 것"

지난 10월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이 제4대 대표이사를 맞았다. 취임 이전부터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문화비서관을 지낸 사실이 알려져 관심을 불러일으킨 이경윤(56) 대표이사다. 지난 2016년 재단 공식 출범 이후 재단 안팎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기에 더욱 더 신임 대표이사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 대표이사의 목표는 ‘문화와 관광으로 사람을 품은 전라북도’ 만들기다. 이 대표이사로부터 재단이 나아가야 할 방향과 세부 계획 등에 대해 들어봤다. 취임하신 지 약 2개월이 지나고 있습니다. 취임 소감이 어떠신지요. “이 자리까지 오는 데 여러 가지 우여곡절이 있었습니다. 전북이 태생은 아니기 때문에 도내 문화예술·관광을 빠른 시간 내 파악하는 것에 어려움이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문화예술·관광 등에서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최대로 발휘해 도내 문화예술·관광 발전을 위해 온 힘을 다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도 있습니다. 앞으로 정말 잘해야겠다는 생각이죠. 도민과 도내 문화예술·관광 활성화 위해 두 팔 걷고 나설 것입니다.” 재단 공식 출범 이후 안팎으로 조용한 날이 없었습니다. 지금까지도 문화예술·관광계가 코로나19로 인한 피해가 완전히 복구되지 않은 상태라 재단의 역할이 더 중요할 것 같은데요. “그동안 재단은 ‘집행자’의 역할을 해 왔습니다. 국·도비 등 보조금 형태의 사업을 집행하는 집행자의 역할에 집중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앞으로는 단순한 집행자의 역할을 떠나 예술인-향유자, 예술인-예술인 등 관계를 매개하는 역할이 될 것입니다. 이를 위해 재단 스스로가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역량을 강화할 예정입니다. 직원 교육, 여러 기관 벤치마킹, 정책 보강, 기초단체 재단 협력, 거버넌스 구축 등 다양한 노력을 하는 게 재단이 앞으로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대부분 타지에서 근무하고, 행정 분야에 집중된 이력에 문화예술계 이해도가 낮을 것이라는 우려가 있는데요. “전북에서 살지는 않았지만 제집 드나들 듯 오간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전북도에 관한 관심과 애정은 이전부터 있었습니다. 전주 전통문화 도시 지정·무주 태권도원 유치·지역 사찰 등 문화관광 자원 개발 보수 등을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며 전북도가 많은 관광자원, 수려한 자연환경, 문화예술 강점을 가진 지역이라는 것도 알고 있었습니다. 도내에서 근무한 경험은 거의 없기 때문에 문화예술·관광 관련 현장도 방문하고 공부하면서 도민들의 우려를 해소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북을 대한민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에서 문화예술·관광의 허브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하셨는데요. “전북은 가장 한국적이면서도 가장 세계적인 것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전통·역사문화와 수려한 관광자원입니다. 재단은 새로운 것을 발굴하기 위해 시간·비용을 들이기보다는 기존에 가지고 있었던 자원을 최대로 활용하는 데 집중할 것입니다. 다른 지역이나 그동안의 재단 콘텐츠와는 차별점이 있는 전략을 세우고 끊임없이 개발을 위한 제안을 할 생각입니다. 실직적인 수익 모델과 접목되는 비즈니스 전략을 수립해 지역 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입니다. 명실상부한 문화예술·관광 콘텐츠 생산 기지의 최전선으로 만드는 데 일조하겠습니다.” 문화예술에 비해 관광에 대한 지원이 약하다는 지적도 있었습니다. “재단은 지난해부터 국비 사업 유치 등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재단에서도 웰빙에 행복과 건강을 더한 웰니스 관광, 일과 휴가의 합성어로 휴가지에 머물면서 일을 병행하는 워케이션, 치유·생태 관광, 섬·종교·미식 관광 등 다양한 형태의 관광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순례길 활성화나 섬 문화 형성 등도 구상 중에 있습니다. 앞으로 새로운 시대의 조례에 맞는 상품을 개발해 지자체와 연계해 다양한 콘텐츠를 만들어낼 계획입니다.” 그동안 전북을 돌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곳이 있었는지요. “많은 곳을 다녔지만 새만금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오랜 시간 완성되지 않고 개발이 진행 중이지만 전북을 책임질 수 있는 곳이 새만금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입니다. 어마어마한 부지를 가지고 있고, 개발할 수 있는 콘텐츠도 너무 많기 때문입니다. 또 전에 부안 월명암 낙조를 본 적이 있는데, 정말 반했습니다. 인생은 일출만 아름다운 게 아니고 일몰, 석양이 더 아름답다는 것을 깨닫게 해 준 곳입니다. 사실 시장에 가는 것도 좋아합니다. 이틀에 한 번씩은 주변 시장을 찾아 삶의 현장을 보며 ‘나’를 반성하는 시간을 가지기도 합니다.” 임기 동안 어떤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요. “그동안 재단이 어떠한 평가를 받았는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첫 번째로는 앞으로 재단이 일을 잘한다는 평가를 받았으면 합니다. 사업이나 프로그램 등 홍보도 적극적으로 하고, 재단 내 직원 역량도 강화해 앞으로는 좋은 평가를 받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두 번째로는 도내 문화예술인·관광업계 등이 소외 받지 않도록 끊임없이 소통하는 기관으로 자리매김할 것입니다. 또 재단은 공공기관이기 때문에 사회에 공헌하는 조직이 되기 위해 ESG 경영, 지역 간의 메세나 등도 강화할 생각입니다.” 마지막으로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재단에 많은 관심과 애정 가져 주시길 바랍니다. 재단 설립 목적에 맞게 여러 가지 문화 행사나 관광 프로그램 등을 개발해 다양하고 차별화된 사업을 추진할 테니 많이 참여해 주시길 바랍니다. 지역 문화예술·관광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재단뿐만 아니라 도민들의 노력도 중요합니다. 같이 노력했을 때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재단은 앞으로 지역이 가지고 있는 자원을 활용해 콘텐츠를 발굴하고 산업화·상품화해 지역 경제에도 힘이 되도록 하겠습니다.” 이경윤 전라북도문화관광재단 대표이사는 전남 신안 출신으로, 전남대 행정학을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행정학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1996년 국회의원 비서관을 시작으로 행정부, 공공기관, 청와대 등에서 문화관광 관련 업무를 장기간 수행한 인물이다. 그는 문화관광부장관 정책보좌관, 저작권단체연합회 센터장, 아시아문화개발 사무국장, 아시아문화원 경영본부장·민주평화교류센터장, 문재인 전 대통령 비서실 문화 비서관 등을 지냈다. 타지에서 근무한 이력이 대부분이지만 전북도를 위한 사업을 여러 차례 추진했다. 그는 무주 곤충박물관 건립, 완주 위봉사 및 익산 미륵사지 복원, 정읍 내장사, 남원 실상사 등 향교 보수 사업 지원 협조, 전주를 전통문화 도시로 지정하기 위한 국고 지원 계기 마련, 전주-광주-부천 등 국제영화제에 대한 지속적인 재정적 지원 시스템을 지원하는 등 이전부터 전북도의 문화예술·관광 등에 관심과 애정을 쏟았다. 이밖에도 저작권 권리침해 방지를 위해 24시간 작동되는 불법추적시스템을 개발하고 국립아시아문화전당 설립 기반 마련, 이건희미술관 건립 추진 및 전국 순회전시 방안 마련, 대통령 주제 올림픽 선수단 격려, BTS 등 한류 기여자 격려 행사를 마련하는 등 다양한 활동을 해 왔다.

  • 기획
  • 박현우
  • 2022.12.04 17:05

[전주한지로드]⑩에필로그: 전통·산업 두 마리 토끼⋯한지의 고장 명성을 지켜라

한지는 전주 출판, 서예, 공예 문화의 원류이다. '전주한지로드'는 이러한 인식에서 출발한 기획이다. 앞선 보도에서는 한지의 역사성과 우수성, 확장성 등을 차례대로 짚었다. 이 과정을 통해 한지산업이 직면한 과제를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전문가의 조언을 얻어 한지가 나아갈 미래 방향을 살펴봤다. 조선시대 전국 한지의 40%가량을 생산했던 한지의 본고장 전주. 그 명성은 여전히 유효할까? 결론부터 얘기하면 산업적 측면에서는 그렇다. 다만 전통적 측면에서는 그렇지 않다. △한지의 고장 명성 '흔들'⋯전통한지 보존·계승 힘써야 전주한지는 근대부터 현대까지 산업화 측면에서 발전을 이뤘다. 이 산업화는 한지의 품질 균일화, 대량 생산을 말한다. 생활 양식이 바뀌었고 전주는 품질, 용도에 따른 다양한 한지를 만들어냈다. 이러한 면에서 전주한지는 타 지역에 비해 앞서 있다. 여전히 한지제조업체 수도 전국에서 가장 많다. 그러나 산업화에 치중하다 보니 전통한지 계승 측면에서는 타 지역에 뒤처진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인터뷰에서 문경전통한지 김춘호 전수조교가 "지금은 대부분 한지를 판매하는 데만 열을 올리지, 좋은 한지를 만드는 데는 열을 올리진 않는다"며 전주에서부터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전통한지를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말한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임현아 한지산업지원센터 연구개발실장은 "전통한지 계승 차원에서는 약간 한발 뒤로 물러나 있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전통한지 제조기술을 잃어버린 것은 아니다. 최근 문화재 보존용지로 전주한지를 사용하면서 전통한지에 대한 인식을 다시금 하게 된 것"이라고 했다. 임 실장은 "전주한지의 명성에 맞지 않게 장인(국가·도 무형문화재)이 부재하고, 산업화 용도에 맞춰 수입산 원료(닥나무)를 사용하면서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 등 씻을 수 없는 오점을 남기고 있다"며 "문화재 보존용지는 장인과 함께 국내산 원료, 전통 제조방식에 가치가 부여되지만 다른 용도의 한지는 이와 같은 조건이 필수 조건은 아니다. 그러나 이러한 조건들이 전주한지의 오점으로 남는다면 이에 대한 개선은 분명히 필요하다"고 밝혔다. 전통 측면에서는 장인들이 전통한지를 지속적으로 생산할 수 있도록 국내산 원료 확보, 판로 확보, 제조 기술 보존 등 국가 차원의 정책이 필요하다. 산업 측면에서는 새로운 제품 개발 등 민 차원의 대응이 요구된다. 특히 장인들은 판로 확보와 관련해 국가 차원의 전통한지 수요처 발굴, 수매제도 도입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국내산 원료 확보와 관련해서도 현재 전주시가 선도적으로 닥나무를 계약재배하고 있지만, 이는 아주 적은 규모다. 이와 관련 국민대 김형진 교수는 한지 원료의 안정적인 공급을 위해 닥나무 생산 향도마을 지정, 닥나무 수집 조합 설립(농협 하부조직 검토), 닥나무 은행제도 도입 등 장기적인 정책 시행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전통·산업 두 마리 토끼 잡아야⋯전통한지 정의·법률 필요 임 실장의 말처럼 지금 전주한지는 전통과 산업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아야 하는 시점에 있다. 이를 위해서는 전통과 산업을 정확히 구분해 바라봐야 한다. 그러나 현재는 전통한지에 대한 정의, 전통한지에 대한 법률이 부재하다.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의 구분을 위해서라도 전통한지에 대한 명확한 정의가 필요하다. 전주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에서는 전통한지란 국내산 닥나무를 주원료로 이용하고 반드시 목재, 기타 펄프는 사용하지 않아야 하며 전통 제조 방식에 따르되 고해와 건조 공정만 동력을 이용해 제조한 한지를 뜻한다고 정의한다. 사람마다 기관마다 내리는 정의는 다르지만, 국내산 닥나무를 사용해 손으로 만든다는 것은 전통한지를 규정하는 두 가지 본질적인 특성이다. 현재는 유명무실해진 '한지품질표시제' 역시 미비점을 보완해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한지품질표시제는 한지 생산자, 제조 방식, 재료 원산지 등 한지품질을 좌우하는 제반 사항을 표기해 한지의 신뢰성을 확보하고, 한지 보급 활성화를 유도하기 위해 추진됐다. 구매자에게 정확한 정보를 제공해, 전통한지가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도록 하겠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박후근·배관표 씨가 발표한 논문 '전통한지 정책의 현황과 문제 분석: 입법방안 도출을 위해'에 따르면 한지품질표시제 등록업체 수가 2017년과 2018년에는 각 41개, 2019년에는 12개였지만 2020년과 2021년에는 정보 자체가 없었다. △전통한지·기계한지 영역 구분⋯한지, 새로운 용도 개발 중요 한지는 용도에 따라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의 영역 또한 구분된다. 그리고 이 영역에 따라 품질, 가격 차별화가 이뤄져야 한다. 전문가들이 "모두가 전통한지를 할 필요는 없다"고 하는 것도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다만 모든 한지가 전통한지로 둔갑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조현진 한지연구소장은 "전통은 전통대로 흘러가고 현대는 현대대로 흘러가야 한다"며 "전통한지는 대중성, 소비성이 있는 소재가 아니다. 전통한지만으로 한지의 저변을 확대하기엔 제약적 요소가 많다. 보다 넓은 시장을 개척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조 소장은 "이제는 시대에 맞는 새로운 용도 개발을 통해 실용성과 편리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며 "전통한지와 기계한지에 맞는 분야 즉 각각의 분야에서 한지가 아니면 안 되는 분야, 다른 것으로 대체할 수 없는 분야, 이 분야를 찾는 것이 우리의 과제"라고 했다. △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 속도내야 현재 한지와 관련된 가장 큰 현안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다. 한지 관계자들은 "장인들이 돌아가시기 전에 등재되지 않으면 기술이 없어질 수 있다"며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에 속도를 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지살리기재단 이사를 맡고 있는 국민대 김형진 교수는 "현재 전승되고 있는 기록유산이 후세까지 길이 보전돼 지속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기록유산의 주체인 한지 초지술이 계승돼야 한다"며 "또 한지가 지니는 무형의 가치, 문화가 후대에 전승돼 한민족의 정신과 정기를 유구히 남기기 위해서도 유네스코 무형유산 등재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어 김 교수는 "한지가 유네스코 무형유산으로 지정되면 많은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응원할 뿐만 아니라 한지의 소비 진작을 통한 근원적인 육성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16 18:50

[신팔도명물] 김제특미 친환경 '지평선 쌀'

김제 특미인 친환경 ‘지평선 쌀’이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주목받고 있다. 김제시는 쌀재배단지 계약 농가들을 대상으로 '지평선 쌀'로 공동브랜드화 했으며, 농가들은 과학 영농과 토양 개량으로 우수한 쌀 품질을 위해 노력해 왔다. 유통과정도 철저히 하고 있다. 금만과 공덕농협, 김제농협과 서김제농협 쌀 조합 공동사업법인, 이택 영농조합법인 등 생산 RPC 5곳에서 점검해 하자가 발생하지 않도록 관리 체계도 확고히 하고 있는데, 이같은 노력들이 맺은 결실이라는 평이 나온다. 그동안 김제시는 지평선 쌀 품질 개량과 제값 받기 운동을 위해 많은 노력을 벌여왔으나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한 게 사실이다. 김제 지평선 쌀의 품질이 나빠서가 아닌 유통이나 홍보 그리고 일반 소비자들의 인식을 바꿔놓는 데 실패했기 때문으로 풀이되고 있다. 김제는 쌀의 주산지다. 쌀을 가지고 살아가는 고장이 쌀의 우수성을 확보하지 못하면 바로 농업이 죽는다. 김제 농민들은 자부심을 갖고 ‘지평선 쌀’이 한국 최고의 명품 쌀로 확인받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최근 한국식품연구소에서 실시한 식미 테스트 평가에서 김제 쌀은 단백질 함량이 6.7~7.07%, 아밀로스 함량 17.2~18.2%로 일반 쌀과 비교해서 매우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으며, 식미치 또한 일반 쌀 6.0보다 높은 6.62~7.14로 나타나 전국에서 가장 우수한 쌀로 증명됐다. △전북 대표 ‘김제 지평선 쌀 ’ 호남평야의 중심부로 전국 쌀 생산량의 1/40을 생산하는 김제시는 천혜의 자연조건을 갖춘 곡창지대로 삼한시대부터 동양 최대의 수리시설인 벽골제를 건설할 정도로 농경문화의 꽃을 피웠던 도작 문화의 발상지이며, 농민의 숨결이 풍요롭게 살아 숨 쉬는 쌀의 본고장이다. 친환경 ‘지평선 쌀’은 쌀알에 윤기가 흐르고, 미질이 좋으며, 쌀 특유의 구수한 맛과 찰기가 뛰어난 게 특징이다. 밥을 지으면 보기에도 반들거리는 윤기에 밥알이 살아있고 단맛보다 구수한 우리 맛을 자아낸다. 또한 ‘지평선 쌀’은 김제시 공동브랜드 중 하나로, 고품질 안전 농산물을 소비자에게 공급하기 위해 우수농산물 관리시설(GAP 시설)을 구축, 가공하며 GAP 인증을 통한 엄격한 품질관리로 소비자에게 올려지는 지평선 쌀은 정부에서 품질을 인증하는 쌀 중 최고라 자부할 뿐만 아니라 세계 어느 곳에 내보여도 으뜸을 자신할만한 전라북도 대표 쌀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여기에 공덕농협이 출시한 '상상 예찬 골드 쌀'이 중앙평가에서 2년 연속 우수상을 받아 농림수산식품부 Love 미(米)인증 브랜드 쌀로 인정된 데 이어 새만금 농산 '무농약 쌀 지평선', 이택영농조합법인 ‘방아 찧는 날 골드 쌀'이 전북 대표 브랜드 쌀로 선정돼 김제 생산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소비자들로부터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 △국내 최고 밥맛 소비자 사로잡다 친환경 ‘지평선쌀’은 전국 으뜸농산물품평회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할 정도로 전국 최고의 쌀로 인정을 받았다 김제시는 2022년 지평선 쌀 재배를 위해 1,362ha의 면적에 계약재배를 완료하고, 국내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하고 있다. 김제에서 생산되는 고품질 쌀, 신동진 품종이 전라북도라는 지역적 한계로 인해 경기미에 비해 뒤지지 않는 밥맛을 자랑하고 있다. 지평선 쌀은 국내 최고 품종인 신동진벼를 선정해, 우량 보급 종자를 농가에 공급하는 한편, 모판처리제, 광역방제비, 기능성 자재 등을 지원해 고품질 쌀 생산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단백질 함량이 6% 이하인 벼에 대해서는 포대당 일정 금액의 장려금을 지원한다. 이는 고품질 쌀 생산을 위해 질소질 비료의 과다 사용을 억제하고, 전국 최고 밥맛이 나는 쌀을 생산한다는 것을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함이다. 한편 김제시는 전국 고품질 브랜드 쌀 경진대회에서 지평선 쌀을 생산하는 3개 RPC에서 입상하는 우수한 성적을 거둬, 김제 쌀의 우수성을 전국에 알린 바 있다. △지평선 쌀’ 캐나다 20톤 첫 수출 김제시 공동브랜드인 친환경 ‘지평선 쌀’ 20톤(10kg 2,000포)이 지난 8월 NH 농협무역을 통해 캐나다에 첫 수출길에 올라 쌀의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수출된 지평선 쌀은 드넓은 평야, 풍부한 일조량 등 최상의 자연조건에서 재배되어 미질이 우수한 최고의 밥맛을 자랑하는 신동진 품종이다. 김제시는 고품질 쌀 브랜드 육성을 위해 지평 산 쌀 재배단지를 구성해 관리하고, 원료곡 관리, 보급종자 지원, 생산장려금 지원 등 다양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최우수 고품질 쌀 육성을 위한 김제시의 정책과 농민들의 노력으로 황금 들녘 김제에서 생산되는 지평선 쌀의 품질은 대한민국 최고라고 자부한다. 김제시는 캐나다 수출뿐만 아니라 11월 중에는 미국에 지평선 쌀 20톤을 수출할 예정이어서 지평선 쌀 세계화와 쌀값 폭락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농민들의 어려움을 조금이나마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북생생장터, 김제쌀 등 최대 40% 할인 판매 김제시는 가을철을 맞아 관내에서 생산된 우수한 농특산품을 최대 40%까지 할인하는 프로모션 행사를 오는 11일까지 전북생생장터에서 진행한다. 이번 프로모션은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과 '지평선 김제’기획관으로 진행된다. '김제쌀 사는 날‘ 기획관에서는 전국 최대의 곡창지대 김제시의 특산물인 지평선쌀을 최대 30% 할인 가격으로 구매 할 수 있다. ‘지평선 김제’기획관은 김제시 농특산물을 대상으로 운영하는 기획관으로 최대 40% 할인 판매하며 누룽지, 버섯류, 한우, 축산가공품 등 다양하고 우수한 지역 농특산품을 구매할 수 있게 구성했다. 이번 프로모션을 통해 전북대표 농산물 쇼핑몰인 전북생생장터에서 김제시 지평선 쌀과 농특산품 등을 전국민에게 홍보 판매해 지역농가 소득 창출과 더불어 소비자에게는 저렴하고 안전한 지평선 쌀을 공급하고 있다. 김제=최창용 기자

  • 기획
  • 최창용
  • 2022.11.10 17:33

[전주한지로드]⑨세계 속 한지 이야기: 동양 종이, 서양 예술품 복원에⋯"한지 주목하는 나라 늘어날 것"

한국의 전통종이인 한지를 주목한 곳은 이탈리아 바티칸박물관 이외에도 또 있었으니, 세계 3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인 프랑스 루브르박물관이다. 그곳에서는 부서지고 빛바랜 고미술품, 고가구, 고서적 등을 옛 모습 그대로 복원하고 보관하는 데 한지를 쓰고 있다. 동양의 종이가 서양의 예술품 복원에 활용된 것으로, 복원용 종이로서 한지의 유럽 내 확장 가능성을 보여준다. 한지는 2016년부터 루브르박물관에 수출되기 시작해 2017년 신성로마제국 시대 막시밀리안 2세가 쓰던 책상의 부서진 손잡이를 복원하는 데 사용됐다. 특히 합스부르크 왕조의 황제 막시밀리안 2세의 책상을 복원하는 데 전주한지가 활용된 것이 알려지며 더 화제가 됐다. 이 밖에 한지는 로스차일드 컬렉션 판화 일부를 복원하는 데도 긴요하게 쓰였다. 프랑스 풍속화가 장 오노레 프라고나르의 작품 14점과 샤를 르모니에의 작품 4점 등 총 18점도 한지를 이용해 복원했다. 종이는 문화재 복원 작업의 필수 재료로 그림, 가구, 조각 등에 있는 구멍이나 흠집을 메우고 보존하는 데 폭넓게 활용된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등 전 세계 복원용 종이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종이는 일본의 화지이다. 몇 년 사이 한국의 한지도 복원용 종이로서 가능성을 인정받고 있는 추세다. 현재 전 세계에서 복원용으로 사용되는 종이의 시장 규모는 약 4조∼4조 6000억 원대로 추산된다. 한지가 차지하는 시장 점유율은 1%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지의 세계 시장 인지도와 시장 점유율을 높이는 것은 앞으로 풀어가야 할 과제이다. 그나마 세계 유수의 박물관에서 한지가 사용되기 시작한 것은 우수한 품질 덕분이다. 루브르박물관, 바티칸박물관 관계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하는 한지의 강점은 '내구성'과 '안정성'이었다. 루브르박물관은 그림의 여백을 복원하거나 망가진 부분을 복원할 때 얇고 튼튼한 한지를 덧대 작업한다. 한지의 안정성이 높아 원본이 손상될 위험이 적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내구성, 안정성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이 전통한지의 제작 방식인 '외발뜨기(흘림뜨기)'이다. 전통한지는 닥나무를 쪄서 껍질을 벗기고, 이를 잿물로 삶아 으깬 반죽(닥 섬유)을 황촉규(닥풀) 물에 푼 다음 대나무발을 이용해 종이를 떠낸다. 이때 외발뜨기로 닥 섬유를 가로, 세로로 교차시킨다. 우물 정(井)자 방식으로 한지를 뜨기 때문에 섬유질이 촘촘해 질기고 단단한 내구성을 자랑한다. 반면 쌍발뜨기(가둠뜨기)로 세로로 뜨는 화지는 한쪽 방향으로 잘 찢어지는 단점이 있다. 또 전통한지의 원료인 국내산 닥나무는 섬유의 길이가 길어 다른 나무보다 강도가 높다. 이러한 한지의 내구성과 안정성은 보존이 중요한 예술품 복원에 핵심적인 요소이다. 실제로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특정 방향으로만 물질을 하는 개량 방식인 가둠뜨기 한지에 비해 여러 방향으로 물질을 하는 전통적인 초지 방식인 흘림뜨기 한지가 방향별 강도 차이가 작은 것으로 나타나 전통한지가 강도와 치수 안정성에서 우수한 종이임을 확인할 수 있다. 또 주원료가 수입산 닥인 한지보다 국내산 닥인 한지가 대체적으로 강도가 더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RCPAL) 에우제니오 베가(eugenio veca) 부소장도 복원용 종이로써 한지의 우수성을 알아본 인물 중 한 명이다. 그는 전통한지가 뛰어난 이유로 일일이 손으로 떠서 만드는 '수초지', 화학제품을 사용하지 않고 천연재료로 만드는 '중성지'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복원용 종이는 어떤 화학제품도 섞이지 않아야 한다"며 "연구소에서는 재질보다 산도(PH)를 중요하게 생각한다"고 했다. 산도가 높으면 종이가 빨리 망가져 원본에 손상을 입힐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종이를 하얗고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 화학제품을 사용하면 산도가 높아진다"며 "천연재료를 활용해 수제로 만드는 한지는 화학 반응을 쉽게 일으키지 않는 산도 7.8 정도의 중성지로써 보존·복원용으로 적합하다"고 말했다. 전통한지는 화학제품인 양잿물이 아닌, 콩대·볏집대·고춧대·메밀대·깻대 등으로 자연산 잿물을 만들어 사용한다. 그는 "첫 번째 테스트는 종이를 아주 뜨거운 온도로 부식시켜 종이의 색깔, 구김 정도를 본다. 이 테스트를 통과하면 복원가가 종이를 직접 사용하면서 접착성, 편의성 등을 검사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과학적 시험·평가를 통과하면 인증을 받게 된다. 연구소 내에는 종이박물관이 있는데 종이의 역사와 고문서의 복원 과정 등을 개괄적으로 살펴볼 수 있다. 에우제니오 베가 부소장은 "1966년 피렌체를 관통하는 아르노 강이 대홍수로 범람해 박물관과 성당 등에 전시·보관된 수천 점의 문화재가 소실되거나 손상됐다. 그 당시 수해를 입은 문화재 복원에 일본 화지가 쓰였다"며 "이러한 영향으로 이탈리아에서 문화재 보존·복원과 관련된 제도, 기술이 일찍부터 발달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제는 한지의 우수성이 알려지며 그 수요도 점차 늘고 있다"며 "한지가 이탈리아, 프랑스를 넘어 스페인, 영국, 독일 등의 대형 박물관과 미술관에도 공급되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지 대중화를 위한 제언도 잊지 않았다. 그는 "공공이 아닌 민간 영역 복원가들은 한지를 구하기가 어렵다고 이야기한다. 판로가 확대되려면 공공뿐만 아니라 민간 영역까지 범위를 넓혀야 한다"며 "한국이 유럽 보존·복원시장에 관심을 갖고 유통망 구축에 신경을 써줬으면 한다"고 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09 18:36

[뉴스와 인물]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 만들 것"

지난 9월 전북도립미술관 제5대 관장으로 이애선(54) 관장이 취임했다. 주로 타지에서 근무했지만, 현장 경험부터 교육·행정 업무 등 다양한 활동을 했던 것으로 알려져 도내 문화예술계에서는 우려와 기대의 시각이 공존한다. 취임하자마자 도내 14개 시·군 미술 현장을 돌아보고, 도내 미술단체·협회 등과 만남을 주선하는 등 도내 문화예술과 미술계에 대해 빠르게 파악해 가고 있다. 전북도립미술관을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만들기 위해 두 팔 걷고 나선 이애선 관장을 만나 도립미술관이 나아갈 방향과 개선해야 할 문제점 등을 들어봤다. - 먼저 취임 소감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많은 분들께 감사 인사 올리고 싶습니다. 14개 시·군 미술 현장도 돌아보고, 한자리에 모여 연석회의도 하고, 전북미술협회와 전북 민족미술인협회 회장단 등과 만났습니다. 매일매일 많은 분들을 만났는데 다들 따뜻하게 환대해 주셨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에 많은 관심 보여 주시고, 환대해 주신 모든 분들께 너무 감사합니다. 보내 주신 관심과 애정이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 전북 미술계에 대해 이해도가 낮을 것이란 우려도 있는데. "많은 분들이 우려하는 점을 인지하고 있습니다. 지역을 잘 모른다는 것은 저도 인정합니다. 지역에서 꾸준히 미술 활동을 하거나 미술 관련 연구를 하셨던 분들에 비하면 당연히 부족합니다. 일일이 따지면 교육·행정 업무에만 집중된 것도 맞습니다. 하지만 오해는 풀고 싶습니다. 취임 전 사람들이 직업을 물어보면 저는 한국 근현대미술사를 연구하는 연구자라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많지 않습니다. 또 제 직업은 미술사학자, 미술이론가, 전시 기획자, 비평가입니다. 미술사학자와 미술이론가들이 지역 미술을 알게 되는 것은 '논문'을 통해서입니다. 전북도 미술을 연구한 논문은 많지 않습니다. 저는 국내 미술사학자 중에서 매우 드물게 지역 미술사를 8년 연구했습니다. 지역 미술사를 연구하는 새로운 방식도 제안하고, 지역 미술을 다시 보게 하는 토대가 되는 연구를 해 본 적이 있습니다. 어느 정도 기본은 갖춰 온 것입니다. 많은 분들이 우려하시는 부분을 인정합니다. 하지만 그것을 연구할 수 있는 굵직한 토대를 갖춰 왔으니 조금만 더 지켜 봐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전북도립미술관이 가진 장점과 단점을 꼽는다면. "전북도립미술관은 국립현대미술관과 더불어 상급 지방자치단체인 특별시, 광역시 및 도가 운영하는 서울시립미술관, 부산시립미술관, 광주시립미술관, 대전시립미술관, 울산시립미술관, 대구미술관, 경기미술관, 경남도립미술관, 제주도립미술관, 전남도립미술관 등과 함께 대한민국 미술계를 이끌어가는 핵심 미술관입니다. 저희의 가장 큰 문제점은 예산·인력 부족입니다. 접근성이 낮은 지리적 위치에 있어 관람객이 감소하는 것은 부차적인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광주시립미술관과 비교해 보면 저희 예산보다 3배 가까이 많습니다. 학예 인력도 광주시립미술관은 9명, 저희는 3명입니다. 열악한 미술관으로 꼽히는 경남도립미술관 학예 인력보다도 적은 인력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2021년 3명의 학예 인력이 만든 미술관 전시는 다른 미술관과 비교했을 때 의미 없는 전시도 아니고, 부족하지도 않습니다. 예산이 조금만 더 보강되면 더 빛나는 전시 열매를 보여 줄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으로 만들겠다고 하셨는데요. "전북도립미술관은 완주군 구이면에 위치해 있습니다. 비교적 전주시에서는 가까운 편이지만, 14개 시·군 전체를 보면 접근하기 불편한 곳에 있습니다. 접근의 어려움을 '오세요!'로 해결할 것이 아니라 '저희가 갈게요!'로 해결해야겠다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향유'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또 도내 미술사 구축, 연구를 위해서는 중요한 소장품이 절대적으로 필요합니다. 소장품 부분에서는 조금 아쉽다는 생각입니다. 그리고 저희는 후원회가 없습니다. 이전에는 있었다고 들었는데, 그것을 복구해서 소장품을 기부하고 증여하는 미술 문화가 만들어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것이 '공유'에 해당하는 부분입니다. 정리하자면 온전히 '나'라는 사람 혼자만 열려 있다고 해서 열린 미술관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열려 있다고 느끼는 당사자들과 하나의 네트워크나 망이 형성돼야 열리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지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실질적인 것을 주고받으면서 '향유와 공유가 있는 열린 미술관'을 만들겠다는 의미입니다." - 전북 미술계가 풀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두 달밖에 안 된 관장이 도내 미술계의 문제를 지적하는 게 적절한가 싶습니다. 다만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미술 이론가가 없다는 것입니다. 미술이라는 것이 1980년부터 급격하게 변하기 시작했습니다. 이전에는 작가가 만들었다는 사실이 중요했지만, 이후부터는 작가와 전시 기획자, 미술 이론가를 놓고 봤을 때 차지하는 비중이 동일하게 됐습니다. 14개 시·군과 각 대학의 상황을 파악한 결과 미술 이론과가 하나도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도에서 미술 이론가를 자생적으로 재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말입니다. 굉장히 심각한 문제입니다. 작가와 미술 이론가가 동시에 붙어야 하는데 그게 없다는 거죠. 전시회를 열기 전 학예사가 가장 먼저 찾는 사람이 미술 이론가입니다. 전시·작품에 대해 비평해 줄 수 있는 사람을 찾는 것이 가장 크다는 것이죠. 도내 미술계의 입장은 모르겠지만, 제가 보기에는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 말씀해 주신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대안이 있을까요. "우리 미술관이라도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미대 학생, 철학과나 인문학과 학생들에게 미술 이론을 배울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작가의 작품, 전시, 연구(논문). 3박자가 이뤄져야 주목받게 되고, 후속 연구가 한 번 더 나오게 되고, 빛나게 되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 임기 동안 어떠한 청사진을 그리고 계신지요. "저의 빛나는 성과나 큰 사업을 통해 전북도립미술관이 주목받는 것보다는 내실을 튼튼히 하고 싶습니다. 미술관의 학예사들이 조금 더 자신의 일을 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 싶습니다. 이를 위해서 인력과 예산을 최대한 확보할 생각입니다. 또 14개 시·군으로 파고드는 미술을 하고 싶습니다. 특히 전북 미술사 구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전북 미술 연구 논문이 지속적으로 나올 수 있도록 토대를 구축하고, 임기 후에도 연구가 이어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고 싶은 마음입니다. 제 임기 동안 반드시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하고 임할 것입니다." - 도민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주어진 조건을 탓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주어진 일은 주어진 바탕 안에서도 최선을 다해 다음 단계로 넘어가는 것에 집중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우려하시는 바가 큰 것을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것이 단점이나 폐해로 나타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여러분들이 미술관에 보여 주는 관심, 애정 잊지 않을 것입니다. 기대가 크기 때문에 우려도 크고, 비판도 크다고 생각합니다. 모두 다 끌어안고 갈 것입니다. 도내 곳곳에서 미술을 즐길 수 있고, 미술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데 노력하겠습니다. 마지막으로 드리고 싶은 말씀은 모악산에 오시거든 저희 미술관도 들러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은 작품과 전시가 있는 곳이라고 자부합니다. 마음이 쓸쓸해도, 기뻐도 오셔서 그림과 함께 해 주시길 바랍니다. 편한 옷 입고 오셔도 괜찮고, 땀 흘리고 오셔도 괜찮습니다. 모든 관람객을 환영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애선 전북도립미술관장은 고창 출신으로 홍익대 경제학과, 동 대학원 미술사학과 석사(서양미술사), 박사(한국미술사)를 졸업했다. 그는 미술 애호가이자 작품 소장가로 미술과 인연을 맺기 시작해서 자원봉사자를 거치며 고고학, 역사학 및 미술사, 동시대미술에 대한 관심이 고조돼 대학원에서 미술사 석·박사를 마친 특이한 이력을 소유하고 있다. 이 관장은 석사 과정에서 일본 화단의 서양근대미술 변환 과정을 추적해 일본 후기 인상주의의 새로운 미술사적 의의를 제시하는가 하면, 박사 과정에서 20세기 전반기 서구와 일본 미술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한국 근대미술을 새롭고 깊이 있는 시각에서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미술 교육·전시·연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약했다. 국립현대미술관, 문화체육관광부, 홍익대 교수학습지원센터, 남원시립김병종미술관 등에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했다. 홍익대 박물관 학예업무를 총괄하고 경주 솔거미술관 전시 기획을 맡기도 했다. 서울시립미술관 소장품, 국립현대미술관 이건희컬렉션 해제 연구원까지 맡는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홍익대 미술대학, 미술대학원 강사와 서울디지털대학교 객원교수,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섭외이사, 한국근현대미술사학회 부설 근현대미술연구소 상임연구원 등으로 활동했다.

  • 기획
  • 박현우
  • 2022.11.06 16:58

[전주한지로드]⑧세계 속 한지 이야기: 이탈리아 문화재 보존·복원 시장서 인정⋯"미래 생각한 복원, 한지 매우 유용"

세계에서 가장 작지만, 가장 큰 나라 바티칸. 바티칸은 면적으로는 지구상 국가들 중 가장 작지만, 전 세계 12억 명 이상의 가톨릭 신자와 교회, 교구를 통솔하는 바티칸 교황청이 자리하고 있다. 바티칸 궁전 안에 있는 바티칸박물관은 미술관, 도서관, 기념물 등을 포괄하는 공간으로 르네상스 시대 거장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라파엘로 등의 작품을 비롯해 고대 로마·이집트 유물, 역대 교황이 수집한 미술품과 고문서 등 모두 7만여 점의 예술품을 소장한 세계 최대 박물관 가운데 하나다. 바티칸박물관은 대영박물관, 루브르박물관과 함께 세계 3대 박물관으로 꼽히기도 한다. 바티칸 시국은 1984년 국가 전체가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등재된 문화유산의 보고다. 바티칸박물관은 이러한 보물의 집합소이다. 그만큼 오래된 유물이나 작품이 많다. 특히 고문서는 훼손되는 경우가 더 흔하고, 이를 보존·복원하기 위해 여러 종이가 사용된다. 이 문화재 보존·복원 시장은 일본 화지가 선점한 상황이다. 한국의 한지가 그 틈새를 뚫고 바티칸박물관 등 유럽시장에 진출했다는 것은 우수성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지닌다. 한지가 이탈리아 문화재 보존·복원에 본격적으로 활용되기 시작한 건 10년이 채 되지 않는다. 2014년 수교 130주년을 맞은 한국과 이탈리아는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같은 해 10월 로마에서 문화유산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앞서 같은 해 6월 밀라노에서 열린 한지 워크숍에 참가한 이탈리아의 복원 전문가들이 자발적으로 한지연구동호회 '그룹 130'을 결성하며 유럽에서도 한지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기 시작했다. 이듬해인 2015년에는 이탈리아 교황 요한 23세 박물관에 소장돼 있는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 복원에 한지를 사용하기로 하면서 화제가 됐다. 교황 요한 23세 지구본은 바티칸 접견실에 두고 외빈을 접견할 때마다 활용하던 교황의 애장품이다. 둘레 4m가 넘는 거대한 지구본으로 가톨릭사에서 중요한 문화재로 평가받는다. 2016년에는 신현세 장인이 만든 경남 의령한지 2종이 이탈리아 문화부 산하기관인 국립기록유산보존복원중앙연구소(ICRCPAL)로부터 기록유산 보존·복원 용도로 적합하다는 공식 인증서를 받았다. ICRCPAL은 한지를 활용해 이탈리아의 기록유산인 성 프란체스코의 카르툴라, 로사노 복음서, 사르데냐 가문의 문장집, 243 음악책, 피에트로 다 코르토나 그림 등 5종을 보존·복원하는 데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2018년 ICRCPAL과 바티칸박물관은 한지를 이용해 기록유산 2개, 카타콤베 벽화 복제화 5점, 성 루카 아카데미 그림 1개를 추가로 보존·복원했다고 발표했다. 2019년에는 마이모니데스의 의심 가득한 자들을 위한 지침서, 시리아 가톨릭 성서, 카말돌리 수도사 도서관의 플라비오 비온도 활자 인쇄본 2권이 한지를 활용해 보존·복원 처리됐다. 2020년에는 전주 성일한지 2종이 ICRCPAL에서 기록유산 보존·복원용 종이로 인증받았다. 또 2017년 11월에는 전주한지로 복본한 고종황제 서한이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전달되면서 전주한지에 대한 국내외적인 관심 또한 커졌다. 당시 김승수 전주시장과 김혜봉 세계종교평화협의회 의장은 바티칸 성 베드로 광장에서 열린 수요 일반 알현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나 전주한지로 복본한 고종황제 서한을 전달했다. 서한은 1903년 즉위한 비오 10세 교황이 고종황제에게 보낸 친서에 대한 답장으로, 1904년 주불공사 민영찬이 전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서한은 비오 10세 즉위를 축하하고, 건강하길 바란다는 내용이 담겨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시는 고종황제 서한과 함께 당시 뮈텔 조선교구 교구장이 보낸 서한 등 50여 장도 전주한지로 똑같이 재현해 기증했다. 서한에는 러일전쟁과 한국 천주교 규모 등 당시 조선 상황 등이 담겨있다. 복본은 교황청 비밀문서고에 원본과 함께 소장돼 있다. 바티칸박물관에서는 현재도 한지를 활용해 문화재를 복원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을 함께한 인물이 있으니, 그는 바티칸박물관의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이다.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은 2014년 밀라노 한지 워크숍에 참여하며 한국과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그는 현재도 한지를 사용해 로마 카타콤베 그림들을 복원하고 있다. 그는 "카타콤베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는 그림들이다. 화려하지 않은 작품처럼 보일 수 있지만 기록으로 남는 아주 중요한 작품"이라며 "그림이 139개나 있다. 현재 약 20∼30개를 복원했고 나머지 100개가 남아 있기 때문에 아주 긴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복원은 대개 원본 종이와 캔버스 사이에 한지를 넣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그는 "복원에서 가장 중요한 건 작품의 원모습을 최대한 유지하는 것"이라며 "내가 복원한 결과물이 최선이 아닐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미래에 '제거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는 게 중요하다. 더 좋은 기술이 나왔을 때 재복원할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옛날 복원 방식은 종이를 붙인 다음 색깔을 다시 덧칠해 입히는 거였다. 그렇게 되면 나중에 때가 묻어서 색깔이 변한다. 그래서 먼 미래를 생각하고 복원하는 게 중요하다"며 "한지의 경우 아주 얇지만 매우 튼튼하기 때문에 복원에 매우 유용하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도 500여 년간 여러 차례 덧칠됐다. 1982년 최첨단 기법을 동원한 대대적인 복원 작업 끝에 그림을 덮고 있던 먼지와 때, 덧칠 등이 제거되면서 본래의 화려한 색채와 형태가 되살아났다. 키아라 포르니치아리 종이복원팀장은 "이탈리아에는 수많은 고문서, 고서화가 있다. 한지를 활용한 문화재 복원 수요도 점차 확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지는 산화도(ph) 정도에 따라 최대 8000년까지 지속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내구성과 보존성이 뛰어나다. 그는 "한국과의 교류를 통해 한지를 지속적으로 사용할 수 있길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의 한지장들은 소중한 존재"라며 "이탈리아에는 더 이상 그런(전통종이를 만드는) 장인들이 없다. 이 때문에 이탈리아에서도 전통종이를 만들기 위해 연구하고 있다. 한국의 위대한 전통이 잘 보존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1.02 18:20

[뉴스와인물] 유희철 전북대병원장 "의료인력 유출 막아야 지역의료체계 붕괴 막는다"

유희철(59) 전북대학교병원장이 지난해 7월 말 취임한 후부터 전북의 의료체계 붕괴에 대한 현실을 자각하고, 이를 이겨내기 위한 정책개발에 집중해왔다. 필수전공의가 지역을 빠져나가는 등 지역 의료공백 현상을 보면서 유 병원장은 정부와 전북도에 도움을 요청했다. 복지부에 인턴 수 증원을 요청하고, 병원 내 필수의료과에 대한 수당지급을 추진하는 등 여럿 정책들도 추진하고 있다. 전북일보는 유 병원장을 만나 현재 전북의 의료체계에 대한 서비스를 진단하고, 대책 등을 들어봤다. 최근 필수의료인력의 부족으로 지역의료체계가 붕괴가 가속화되고 있습니다.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전문 과목의 신입 전공의 지원율이 매우 낮은 편이고 이러한 미충원 지속현상은 결과적으로 수련환경의 악화와 지역의료 안전망 붕괴라는 현실로 다가오고 있습니다. 실제 2022년도 전공의 전국 모집 결과, 소아청소년과, 산부인과, 외과, 흉부외과 등 국민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 전문과목에 대한 전공의 지원율이 크게 낮아졌습니다. 2018년도 전공의 모집에서 전공의 충원률이 101% 였던 소아청소년과는 28%대로, 외과와 산부인과는 각각 76%, 80%로, 57%를 기록하였던 흉부외과는 47%대로 추락했습니다. 우리 전북대학교병원도 2022년도 모집결과, 산부인과를 포함하여 병리과, 방사선종양학과, 진단검사의학과 레지던트 1년 차 지원자는 여전히 없는 상황입니다.” 필수의료 분야의 전공의들이 지원이 적은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필수 전문 과목의 특성상 수련과정의 업무강도가 높아지고 의료진의 노령화와 심신 소진으로 귀결 결국 인력 부족이 심화될수록 업무량이 증가해 신규 지원 자체를 기피하는 악순환이 반복되게 됩니다. 특히 외과, 산부인과, 흉부외과 등 외과계 필수의료과는 타과에 비해 업무강도가 높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대우받지 못하는 열악한 근무환경, 현실과는 다른 비정상적으로 낮은 의료수가로 인한 상대적 박탈감, 업무 특성상 의료사고의 위험도가 높은데 특히 불가항력적인 무과실 의료사고임에도 불구하고 민형사상 책임을 스스로 벗어나거나 도맡아야하는 사법제도 등을 원인으로 꼽을 수 있습니다.더 불어 향후 인구가 감소하여 잠재적 수요층이 감소하게 되거나 의료수가가 현실화되지 않아 수익 창출에 불리한 진료과목들은 여전히 지원을 기피하고 있습니다. 이에 인구감소와 고령화에 맞는 필수의료인력 수급방안과 적극적이고 효과적인 필수의료 지원 정책이 조속히 마련되어야 합니다.” 의료인력의 유출이 지역 의료공백을 더 가속화 한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이를 막을 대책은. “우수한 의료인력이 지역에 잔류할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하는데 가장 먼저 개별 병원들이 임금 격차 해소 및 정주 여건 강화 등 방안 모색을 위해 최선을 다해야 하겠고, 정부 육성 지원과목과 같은 필수 진료과 육성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정부차원의 동반 노력이 절실합니다. 이에 본원도 전북권역 책임의료기관으로서 정부 육성 지원과목 등 필수 전문과목 전공의 확보를 위해 광역자치단체인 전라북도와 인재육성을 위한 격려수당 지급을 검토 중입니다. 우리병원은 선제적으로 자체 별정수당 지급하고 있으며, 전국 최고수준의 급여 인상 등 중・장기적 로드맵을 수립하였고 지원을 촉진하는 대책들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전공의의 수도권 선호 및 인기과 쏠림, 전공의 정원 감축 및 전공의 특별법 시행, 수련기간 단축 등으로 전공의 부족은 더욱 심화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의 국립대병원이 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공공의료 확충 예산 지역거점 국립대병원 투입’ 등의 전폭적인 정부지원이 필요함을 다시 한 번 강조 드리고 싶습니다.” 최근 정부에 인턴 수 증원을 요청하셨습니다. “의료진들이 지역에 잔류할 수 있는 대책들을 마련해야 하는데 우선적으로 지역내 의료진 확보를 위한 인적 풀(pool)의 확충이 필요합니다. 의과대학 졸업 후 수련을 시작하는 인턴정원의 수도권과 비수도권 격차를 줄여야 지역의료 붕괴를 막을 수 있습니다. 우리 전북대병원은 142명 졸업생 수의 31.6%인 45명이 인턴정원으로 배정되어 평균인 57.2% 보다 적은 현실입니다. 이 때문에 졸업생 중에는 모교 병원의 진입 장벽이 높아 타 지역으로 가야만하는 안타까운 상황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지역 의과대학 인재들이 의사의 시작점인 인턴부터 권역내 책임의료기관에서 출발 할 수 있도록 비수도권 정원 확대와 우선 배정이 고려되어야 하며, 연속된 수련과정인 레지던트도 지원자가 저조한 필수 진료과목에도 지원할 수 있도록 행정적, 재정적 지원이 아예 법으로 정해지는 고민과 배려가 꼭 필요합니다.” 마지막으로 전북일보 독자들과 도민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병원장 취임 이후 전 직원이 고객의 시각으로 고객의 다양한 요구에 맞는 환자중심 문화를 안착시키고 병원의 신뢰도를 높이기 위해 봄케어 캠페인을 시작했습니다. 캠페인의 슬로건이 ‘사람을 봅니다’인데, 여기서 ‘본다’는 것은 단순히 바라보는 것을 넘어 역지사지의 관점에서 이해하고 배려하는 마음을 담은 사람중심의 병원을 만드는 작은 실천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캠페인 진행 후 심사평가원이 실시한 3차 환자경험평가(2021년 5월~11월 조사, 2022년 발표)에서 환자만족도 전체평균이 국립대병원 중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고객만족도가 향상되고 있습니다. 또 2022년 자체적으로 실시하고 있는 외부고객만족도 조사의 VOC(고객의 소리) 의견 중 의료진, 직원, 진료경험(투약/검사/회진 등)의 긍정 의견이 1분기 66.23%에서 3분기 80.0%로 긍정적 의견과 칭찬의 의견이 높아졌습니다. 앞으로도 봄 케어 캠페인을 통해 환자중심의 문화를 안착시키고 병원 신뢰 이미지 제고의 초석을 다지면서 발전하는 전북대학교병원을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많은 응원을 주시고, 지켜봐 주시기 바랍니다. 전북대학교병원은 사람을 봅니다.” 유희철 전북대병원장은 전주 출신인 유 병원장은 전주신흥고등학교와 전북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했다. 전북대 학생처장을 역임했으며 전북지역암센터 소장, 한국간담췌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이식학회 상임이사 등으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그는 충청·호남권 최초로 혈액형불일치 간이식, 간암환자에서 로봇을 이용한 대량 간절제술에 성공해 화제를 모으는 등 간담췌 및 이식외과 분야의 최고 권위자로 인정받고 있다. 각 분야의 최고 베스트 닥터를 소개하는 ‘EBS 1 명의’편에 소개된 바 있다. 유 병원장은 공공의료체계에 대한 확대‧ 발전에 대한 각종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최근 수면 위로 다시 드러난 ‘공공의대’ 설립이 의료인력 부족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봤다. 유 병원장은 “공공보건의료를 확대하고 발전시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며 이런 일을 위한 교육기관 설립에 반대할 이유가 없다”면서 “정부부처와 관련기관의 충분한 협의를 거쳐 공공보건의료인력 양성을 포함하는 공공보건의료의 종합적인 발전방안 수립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다양한 방식의 지역의료발전 방안이 함께 논의된다면 지방 의사인력 부족(의료 불균형 문제)에 대한 부분도 해소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공공의대 설치 찬성입장을 표명했다.

  • 기획
  • 최정규
  • 2022.10.30 16:18

[전주한지로드]⑦국내 한지 이야기: 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전국 시군 힘합쳐

우리나라의 전통 종이인 한지(韓紙)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려는 움직임이 본격화된 것은 지난해 4월 29일 '전통한지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추진단(현 한지살리기재단)'이 발족하면서부터다. 발대식 이후 한지살리기재단은 안동(2021년 6월 25일), 문경(2021년 9월 30일), 전주(2021년 11월 25일), 서울 종로(2022년 3월 24일)에서 릴레이 학술포럼을 열고 전통한지의 가치를 조명하며 세계유산 등재 분위기를 조성해왔다. 다음 달 25일에는 완주에서 제5회 학술포럼을 개최할 계획이다. 지난 10일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에서 '한지의 날' 제정 선포식을 열었다. 한지의 날은 매년 10월 10일이다. 한지는 아흔아홉 번의 손길을 거친 뒤 마지막 사람이 백 번째로 만진다고 해서 백지라고 부른다. 한지의 날을 10월 10일로 정한 것도 '10×10=100'이라는 의미가 담겨 있다. 이날 행사에선 한지도시협의회의 공동체 선포문 낭독도 이어졌다. 선포문에는 '세계 제일 우리 종이,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의 역사와 문화를 세계에 널리 알린다', '한지의 세계화를 위해 한지 산업 진흥과 국가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앞장선다'는 내용이 담겼다. 한지살리기재단 이배용 이사장은 "전통한지는 우리나라의 고유한 자산이며 세계적 문화유산이지만, 아쉽게도 이 사실을 많은 사람이 잘 알지 못한다"며 "이제 우리 모두 한지의 우수한 가치를 재인식하고 전파해야 할 때"라고 말했다. 이배용 이사장의 말처럼, 사실 한지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 등재는 늦은 감이 있다. 중국의 전통 종이인 선지(宣紙)는 2009년, 일본의 전통 종이인 화지(和紙)는 2014년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에 등재됐다. 한지의 우수성, 전통성 등을 생각했을 때 아쉬운 대목이다. 한지살리기재단은 내년 3월께 문화재청에 한지를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는 서류를 제출할 계획이다. 등재 목표는 2024년 또는 2026년이다. 우리나라는 종묘제례 및 종묘제례악, 판소리, 강릉단오제, 강강술래, 남사당놀이, 영산재, 제주칠머리당 영등굿, 처용무, 가곡, 대목장, 매사냥, 줄타기, 택견, 한산모시짜기, 아리랑, 김장문화, 농악, 줄다리기, 제주해녀문화, 씨름, 연등회 등 21개의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한국의 탈춤을 신청한 상태로, 한지가 그 뒤를 이을 전망이다. 유네스코가 세계의 귀중한 기록물을 보존·활용하기 위해 선정하는 세계기록유산은 1997년부터 2년마다 선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세계기록유산은 훈민정음(1997년), 조선왕조실록(1997년), 직지심체요절(2001년), 승정원일기(2001년), 조선왕조 의궤(2007년), 해인사 대장경판 및 제경판(2007년), 동의보감(2009년), 일성록(2011년), 5·18민주화운동 기록물(2011년), 난중일기(2013년), 새마을운동 기록물(2013년), 한국의 유교책판(2015년), KBS특별생방송 '이산가족을 찾습니다' 기록물(2015년), 조선왕실 어보와 어책(2017년), 국채보상운동 기록물(2017년), 조선통신사 기록물(2017년, 한일 공동) 등 16건이다. 훈민정음, 조선왕조실록, 직지심체요절, 승정원일기 등 세계기록유산 대부분은 한지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질기고 견고한 한지가 있었기에 수많은 기록유산이 보존·계승될 수 있었던 것이다. 전문가들은 많은 기록유산이 등재된 것은 한지의 질적 우수성에서 비롯됐다고 강조한다. 이 이사장은 "모든 역사의 기록, 예술, 문화는 한지가 있었기 때문에 보존될 수 있었던 것"이라고 강조하며 "우리 선조들의 숭고한 기록 정신이 새겨진 한지가 현대화, 기계화에 밀려 지키기 어려운 한계에 다다랐다. 이제는 더 이상 시기를 놓치지 말고 유네스코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해야 하는 중차대한 과제가 우리 앞에 놓여있다"고 말했다. 전국 자치단체도 한지살리기재단을 중심으로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한지 세계유산 등재에 공동 대응해 나가고 있다. 한지살리기재단 한지도시협의회에는 현재 전북 전주·완주·임실, 경북 문경·안동·청송, 경남 의령·함양, 충북 괴산, 경기 가평, 강원 원주 등 11개 시·군이 참여하고 있다. 인류무형문화유산은 다섯 가지 등재 기준이 있다. 무형유산협약 제2조에서 규정하는 무형문화유산에 부합해야 하고, 세계 문화 다양성 반영과 인류의 창조성을 입증해야 한다. 신청 유산에 대한 적절한 보호 조치도 마련돼 있어야 한다. 관련 공동체·집단·개인들이 자유롭게 사전 인지 동의하면서 최대한 폭넓게 신청 과정에 참여해야 한다. 신청 유산은 당사국 무형문화유산 목록에 포함돼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한지를 만들기 위해 사용하는 원료, 도구, 초지 방법 등에서 중국, 일본과 차별화된 특성을 갖고 있다. 특히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를 수급하기 위해서는 재배부터 수확, 가공까지 지역민의 집단화된 노동력이 필요하다. 한지 제조에 공동체 문화가 담겨 있는 셈이다. 이와 관련 임돈희 동국대 석좌교수는 학술포럼에서 "한지가 등재되려면 유네스코가 공동체 중심의 무형문화유산을 중시한다는 점에 착안해 공동체를 어떻게 규정하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 밝혀내야 한다"며 "한지의 고유성과 특별성을 부각하고, 역사성보다는 현재 살아있는 주민에 의해 향유되는 무형문화유산임을 강조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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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22.10.19 18:52

[전주한지로드]⑥국내 한지 이야기: 원료 직접 재배·수작업 제조⋯시간·정성의 결과물

"종이를 모르는 사람에게는 이 종이가 전통의 종이라 강조하고 싶지도 않습니다. 그저 내 종이를 아는 사람들이 날 찾아주면 그게 행복한기라요." (문경전통한지 삼식지소 中) 지난해 7월 문화재청은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로 김삼식, 신현세, 안치용 씨를 인정했다. 기존 국가무형문화재 한지장 보유자는 홍춘수 씨뿐이었는데, 3명이 늘며 총 4명이 됐다. 김삼식 한지장은 9세부터 한지 만드는 일을 했다. 올해 만으로 79세이니 70년이 다 됐다. 문경전통한지는 10월부터 3월까지만 한지를 생산한다. 한지를 만든다는 것은 닥나무를 재배하는 것, 잿물을 내리는 것도 한지를 만드는 것이다. 그는 한지의 원재료인 닥나무와 부재료인 황촉규를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2004년부터 3000평 규모에 닥나무를 심어 직접 재배하고 있다. 닥나무는 1년생만 사용한다. 1년 생산량은 그해 기후에 따라 달라지지만 평균 6000㎏ 정도이고, 이는 한지 1만 3000장∼1만 5000장을 생산할 수 있는 양이다. 황촉규는 200평 규모로 1년 생산량은 약 500㎏이다. 수입닥, 양잿물, 화학약품 등 손쉽고 값싼 방법이 있지만 장인은 한지를 만드는 데 필요한 닥나무, 황촉규, 고춧대 등을 모두 손수 재배한다. 닥나무 껍질도 직접 긁는다. 전통 방식 그대로다. 고된 몸과 지난한 시간이 그 비용을 다 치러낸다. 문경전통한지가 자리한 경북 문경시 농암면은 밭농사가 많은 시골로 닥나무가 많았다고 한다. 겨울이면 닥나무 주인이 닥을 거두어 주니 한지를 만들기엔 최적의 조건이었다. 그러나 농촌의 인구 감소와 고령화로 닥나무 수급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 닥나무를 기르고 수확하고 삶고 껍질을 벗겨 백피를 만드는 일련의 작업은 많은 노동력과 시간을 필요로 한다. 지난달 말 경북 문경전통한지에서 만난 김삼식 한지장의 아들 김춘호 전수교육조교는 가을 햇살을 받으며 하늘로 곧게 뻗은 닥나무를 가리켰다. 그는 "닥나무가 거의 사라져 가고 있다. 경북 의성군 신평면에 닥나무가 많았다. 15년 전에 갔을 때는 백닥이 약 20톤 가까이 나왔다. 그런데 지난해 가보니 1.5톤 밖에 생산이 안 됐다"며 걱정했다. 문경전통한지가 닥나무를 직접 재배하게 된 것도 이처럼 닥나무 수급이 어려워지면서부터다. 김 전수조교는 "전통한지 값을 제대로 받아야만 닥나무 수급도 원활해 진다"며 "태국과 필리핀 등에서 표백된 닥을 수입하고, 쌍발뜨기로 한지를 만들면서 전통한지라고 팔면 안 된다. 그러면 전통한지는 가격 경쟁력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값을 제대로 못 받으니 원재료를 생산하는 이들에게 돈을 많이 줄 수 없다. 악순환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지를 다 전통한지로 만들 필요는 없다. 그런데 모든 한지가 전통한지인 것처럼 이야기하는 건 잘못된 것이다. 그래야 전통한지를 하는 사람들이 다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삼식, 김춘호 부자는 '귀한 것은 누군가 찾게 돼 있다'고 믿는다. 노동집약적인 전통한지산업은 결국 고급품을 만들어 낼 수밖에 없다. 내가 쉽게 만든 건 다른 사람도 쉽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다. 김 전수조교는 "빚을 내며 닥나무를 심은 건 고급 종이를 필요로 할 것이라는 판단이 있었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종이와 물이 저렴하다고 인식해 왔지만 세월이 변했다. 이젠 그렇지 않다"며 "전통한지를 하면 팔 데가 없다고 하는 건 거짓말이다. 영업을 안 한 지 벌써 10년이 넘었다"고 했다. 2008년 겨울 루브르박물관이 문경전통한지를 방문했다. 그 인연을 시작으로 루브르박물관은 현재까지 문경전통한지에 한지를 주문한다. 김 전수조교가 2000년 가업을 이어받기로 했을 때, 그는 두 가지를 결심했다고 했다. 첫째는 전통한지만 한다. 둘째는 유럽에 판매한다. 그는 "루브르박물관이 처음 주문한 양이 200장이었다. 사람들은 그게 돈이 되느냐고 묻는다. 돈이 문제가 아니다"라며 "유럽은 보존·복원용으로 대부분 일본 화지를 쓰고 있다. 그런데 그 시장에 우리가 비집고 들어갔다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려면 전통한지를 잘 만들어내야 하는데, 그는 우리나라는 준비가 미흡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하향평준화된 한지의 품질을 향상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 그는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에 대해서도 "전주가 바뀌지 않으면 우리나라 전통한지는 제대로 갈 수 없다"며 애정 섞인 조언을 건넸다. 그는 "지금은 대부분 한지를 판매하는 데만 열을 올리지, 좋은 한지를 만드는 데는 열을 올리진 않는다"며 전주에서부터 천연재료, 전통방식으로 만드는 전통한지를 늘려갔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또 정부에서 한지은행 제도 같은 걸 만들어 일정량의 전통한지를 수매하는 방안도 고려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국가무형문화재 공개행사가 있었던 지난달 말 괴산한지체험박물관에서 만난 안치용(63) 한지장은 커다란 돌통에 닥섬유와 닥풀을 잘 풀고, 앞으로 옆으로 물질하며 창호지를 뜨고 있었다. 이날은 닥풀로 불리는 황촉규가 나올 시기가 아닌 관계로, 그 대용으로 마당에 심어진 윤노리나무를 잘라 사용했다. 무엇보다 눈길을 끈 건 돌로 된 지통이었다. 안 한지장은 "한지는 물 온도와 기온이 낮은 추운 날씨에 뜨는 것이 가장 좋다"며 "온도가 높으면 황촉규가 잘 삭는다. 돌통이 수온을 일정하게 유지해 한여름에도 한지를 뜨는 게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3대째 가업을 이어오고 있는 안 한지장 역시 닥나무와 황촉규를 직접 재배해 사용한다. 그는 1994년부터 닥나무를 재배하기 시작했다. 그가 운영하는 신풍전통한지의 1년 생산량은 한지 3만~3만 5000장 정도로 자체 수급하지 못하는 닥나무는 충북 제천·단양·충주 등에서 구매해 사용한다. 안 한지장은 괴산한지체험박물관장이기도 하다. 이곳에는 그가 수십 년 전부터 수집한 한지 관련 유물을 비롯해 3대 째 한지를 만들며 쓰던 도구들이 전시돼 있다. 그는 "선조들은 다 본 책, 글씨 연습한 종이를 버리지 않고 이를 붙이고 꼬아서 생활용품으로 만들었다"며 요람에서 무덤까지 함께한 한지의 가치를 강조했다. 그는 전통한지를 제작을 고수하면서도 기능성을 더한 한지의 현대화, 대중화에 힘쓰고 있다. 1986년 황토한지, 백토한지를 시작으로 짚벽지, 낙엽한지, 흑색한지 등을 개발했다. 관련 특허만 10여 건이 넘는다. 안 한지장은 "한지도 현대적 감각에 맞게 변해야 발전할 수 있다"며 "벽지와 장판, 수의 등 한지가 현대사회에서도 유용한 생활용품으로 자리 잡는 데 일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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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문민주
  • 2022.10.12 18:26

[팔도축제]  순창장류축제 오는 10월14일 개막

전라북도 순창에서는 오는 10월14일부터 16일까지 ‘세계인의 입맛, 순창에 담다’ 라는 슬로건으로 “제17회순창장류축제”가 순창 발효테마파크, 순창전통고추장민속마을 일원서 열린다. 문화체육관광부 지정 문화관광축제인 ‘제17회 순창장류축제’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중단됐다가 3년 만에 전면 대면 방식으로 개최된다. 순창은 한국의 전통 소스인 ‘장’으로 유명한 고장이다. 순창에서 매년 가을 한국의 전통장류를 소재로 한 순창장류축제가 열리는데 전통장류를 소재로 한 체험 프로그램과 문화공연, 전시 및 판매 등 약 60여개의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진행되며, 순창고추장으로 만든 매콤하고 감칠맛 넘치는 음식들을 맛볼 수 있다. 어른들을 위한 건강힐링체험,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만들기 체험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온 가족이 모두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중요 행사이벤트를 살펴보면 발효테마파크 잔디광장 이벤트무대에서 군민과 관광객이 함께하는 ‘도전 다함께 꽃추장 만들자’ , 조선 태조 이성계가 순창에서의 고추장 맛을 잊지 못해 진상토록 했다는 설화를 토대로 현대식으로 각색한 행렬 퍼포먼스 ‘순창고추장 임금님 진상행렬’, 순창의 장류소스로 요리해서 관광객들에게 시식의 기회를 주는 ‘순창장류 떡볶이 오픈 파티’ 등 이 준비되어있다. 또한 축제 기간 붉은 옷을 입고 행사장을 방문하면 고추장을 비롯한 순창의 농특산물 구매 시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등 재밌는 이벤트들도 준비 중이다. 개막식에는 초대가수 주현미, 김다현 등이 출연하고 폐막식 1부에는 송대관, 신성, 한혜진 등이 폐막식2부에는 강진, 소명 등의 유명가수 공연도 볼 수 있다. 더욱이 비대면으로 축제를 즐길수 있도록 “스마트 순창장류축제 베타버전”을 오픈했는데 구글플레이, 애플스토어에서 네이버 제페토 앱 설치 후 순창장류축제를 검색, 접속하면 된다. 순창군은 3년 만에 축제가 정상 개최되는 만큼 안전하고 활력 있는 축제를 만들고 볼거리, 먹을거리, 체험거리가 풍성한 축제장을 만들기 위해 모든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한편, 한국지방신문협회 회원사 들은 대한민국의 지방축제활성화를 위해 각 지자체 등의 협조를 받아서 매주 진행되는 중요 축제 관련 기사게재, 금주에 진행되는 전국 모든 축제일정을 요약한 “팔도축제”를 게재하여서 지방 축제의 홍보와 더불어 직접적인 축제 관광객 모객을 통한 축제 활성화에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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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북일보
  • 2022.10.07 08:30

[전주한지로드] ⑤ 한지를 지키는 사람들: 지자체 관심·지원 중요⋯전통한지 보전·계승 역할

전주 서서학동 흑석골 개천과 천변을 따라 늘어선 평화제지, 문성제지, 청보제지, 우림제지, 호남제지, 문산한지, 고궁한지⋯. 6·25 전쟁 이후 20여 개의 한지 제조공장이 들어섰던 흑석골은 1990년대 초반 정부의 환경 규제로 공장들이 팔복동으로 집단 이전하기 전까지 한지 생산이 왕성하게 이뤄졌던 곳이다. 그래서 사람들은 그곳을 '한지골'이라 불렀다. 그 많던 사람과 공장은 사라지고 없지만, 전주한지의 탯자리인 흑석골을 지키는 기관이 생겼다. 올해 5월 개관한 전주천년한지관이다. 전주천년한지관은 전국 최초의 한지 관련 R&D 연구기관인 한국전통문화전당 한지산업지원센터에 이은 또 하나의 한지 거점공간이다. 전통한지 보전·계승에 대한 자치단체의 의지가 엿보이는 부분이다. 이처럼 전주한지가 명맥을 이을 수 있었던 데는 민간 영역에서 한지를 지켜온 한지장들의 노력과 함께 공공 영역에서 자치단체의 관심·지원이 큰 영향을 끼쳤다. △한지산업지원센터 이은 한지 거점공간 '전주천년한지관' 전통한지를 생산·체험·전시하는 한지복합문화공간인 전주천년한지관은 총 83억 원을 투입해 지상 2층 규모로 지어졌다. 1층에는 초지·도침·건조 등 전통한지를 제조·체험할 수 있는 공간이 조성됐다. 2층에는 전시실과 사무실 등 문화·사무공간이 마련됐다. 한지관은 한지산업을 문화산업으로 보고 전통 방식의 한지 제조 기술을 보전·계승하는 데 그 목적이 있다. 인미애 전주천년한지관 실장은 "경제 논리로 한지를 만드는 게 아닌, 한지를 생산했던 대표적인 장소의 복원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나아가 전통한지 제조 방식을 경험하는 장소로 만들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한지관에서는 국내산 닥나무, 천연 잿물, 황촉규(닥풀), 대나무발 등 전통적인 재료와 도구를 사용해 전통 제작 기술인 흘림뜨기(외발뜨기)로 전통한지를 제작한다. 건조도 온돌, 목판 등 전통적인 방식을 따른다. 최근 한지 제조공장에서 볼 수 있는 외국산 닥나무, 양잿물, 가둠뜨기(쌍발뜨기) 등이 아닌 전통적인 원료와 공정을 복원해 한지를 제조한다는 데 그 의의가 있다. 전통 방식으로 만든 한지의 우수성은 이미 과학적으로 입증된 바 있다. 국립산림과학원에 따르면 닥나무 껍질(인피섬유)은 길이가 길고 두께가 얇아 종이로 만들어질 때 섬유끼리 서로 잘 엉키는 부분이 많아 견고한 구조를 갖게 된다. 닥나무 껍질을 종이 원료로 만들 때도 천연 잿물을 사용해 순한 처리 과정을 거치기 때문에 인피섬유의 손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이렇게 제조된 원료는 중국이나 일본에는 없는 우리나라 고유의 종이뜨기 기법인 흘림뜨기에 의해 잘 찢어지지 않는 강한 종이로 만들어진다. 지난달 29일 찾은 전주천년한지관. 1층 초지방에는 곽교만, 박신태, 오성근 한지장과 후계 교육생이 있었다. 한지 제조 체험을 위해 방문한 초등학생들이 한바탕 휩쓸고 지나간 후였다. 세 한지장과 후계 교육생은 한지관에 상주하며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만들고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이들 한지장은 전주 흑석골에서 시작해 팔복동, 완주 소양면 등에서 수십 년간 한지를 만들어왔다. 한지 제조공장이 하나둘 문을 닫으며 잠시 손을 놓기도 했지만, 한지관 개관과 함께 다시 손에 하얀 닥나무 섬유를 묻히고 있다. 이들은 누가 먼저랄 것도 없이 콩대·볏집대·고춧대·메밀대·깻대를 직접 보관했다가 천연 잿물을 만들고, 각종 도구와 설비를 손보는 등 열정 가득하다. 곽교만, 박신태, 오성근 한지장은 "전주한지는 1970∼1980년대 찾는 곳이 많아 산업화가 빠르게 진행됐다. 사람들이 많이 찾으니 하루에 100장 뜰 걸 300장, 400장씩 떠야 했다. 하지만 전통을 중시하는 지금에 와선 그게 오히려 독이 됐다"고 했다. 한지 생산이 기계화·기업화되면서 전통 수공업에 의한 한지 생산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그러면서 이들은 "전주한지장들이 전통 방식으로 한지를 못 만드는 게 아니다"라며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전주 전통한지를 보전·계승하는데 일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전주시 조례, 전담팀 구성⋯한지 판로 개척·확대 추진 "전주는 한지에 대한 행정의 관심과 지원이 많아 부럽다." 한지를 취재하며 타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이다. 한지의 본고장인 전주의 경우 실제로 자치단체 차원의 지원이 많은 편이다. 법제처 국가법령정보센터를 통해 국내 한지 관련 조례 현황을 보면 광역·기초자치단체 6곳에서 조례를 제정·운영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북도와 전주시가 각각 '전라북도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조례', '전주시 한지산업 육성 및 지원 조례'를 통해 한지산업을 지원하고 있다. 특히 전주시는 전통문화유산과 내 한문화팀을 구성해 전통한지 보급을 위한 사업들을 수행하고 있다. 전주시의 대표적인 지원 정책은 2017년부터 6개 농가를 대상으로 닥나무를 재배·수매하는 '전주산 닥나무 수매사업'이다. 한지산업지원센터에 따르면 한지의 원료인 닥나무의 연간 수요량은 847톤이고, 이 가운데 국내산 닥나무는 230톤 정도로 추정된다. 나머지 부족량은 태국과 중국, 베트남, 라오스 등지에서 조달하고 있다. 이에 전주시와 한지산업지원센터는 전주한지의 정체성 확보와 안정적인 원료 공급을 위해 닥나무를 수매하기 시작했다. 2017~18년에는 관리만 진행하다가 2019년 11톤, 2020년 6톤(수해 영향), 2021년 8톤을 수확했다. 올해 기준 닥나무 재배 면적은 모두 2만1527㎡(6512평)이다. 판로를 넓히기 위한 다양한 정책적 시도도 이어졌다. 최근에는 전주시와 문화재청, 신협중앙회가 지난 2020년 체결한 전통 한지 문화유산 보전과 활용을 위한 업무협약에 따라 경복궁 창호 전주한지 바르기 행사를 진행했다. 전주산 닥나무로 제작된 전통한지는 내년 3월까지 조선시대 4대 궁궐과 종묘의 창호 보수사업에 지원될 예정이다. 또 그동안 시는 공공기관, 교육기관, 금융계, 종교계 등을 대상으로 표창장과 임명장 등에 전통한지를 사용하도록 독려해왔다. 도내 병원, 장례식장을 대상으로는 전주한지수의를 홍보했다. 한지수의는 1벌 당 A4 크기 전통한지 약 550장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품질보증은 한지 인증기관인 한지산업지원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 기획
  • 문민주
  • 2022.10.05 18:07

[참여&소통 2022 시민기자가 뛴다] 엘리자베스 2세 서거로 보는 상속

‘런던 브릿지가 무너졌다’ 영국 왕실과 정부가 여왕의 사망 사실을 전파할 때 쓰는 말이라고 한다. 1952년 2월 사망한 부왕 조지 6세의 뒤를 이어 왕위에 올라 70년 동안 재임한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서거가 2022년 9월 8일(현지시간) 오후 6시 30분 공식 발표되었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는 열흘 간 국장으로 치러졌고, 영국의 가장 오랜 군주였던 고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의 장례식은 9월 19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웨스트민스터 사원에서 엄수됐다. 이로써 영국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왕세자의 자리에 있던 인물인 찰스 3세는 영국과 14개국으로 이루어진 영연방 왕국의 국왕으로 즉위하였다. 찰스 3세는 새로운 왕으로서 영국 왕실의 재산을 관장하게 되지만, 상속을 받는 것은 어머니인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에 한정되고, 미국 경제지 포브스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각종 투자와 예술품, 보석류, 부동산 구매 등을 통해 축적한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은 약 5억 달러(약 7000억 원)로 알려졌다. 영국에서는 국왕 후계자에게 상속세가 발생하지 않아 찰스 3세는 약 2800억 원 상당의 상속세는 내지 않아도 되는 특혜를 누린다. 우리나라 역시 민법 제997조에 따라 사망으로 인하여 상속이 개시된다. 상속은 고인의 죽음과 동시에 진행되므로 누구든 당면하게 되는 문제이다. 상속의 순위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직계존속, 형제자매 4촌 이내의 방계혈족 순위로 상속인이 되고, 배우자는 직계비속, 직계존속과 동순위로 공동상속인으로 직계비속 또는 직계존속 상속분의 5할을 가산하여 상속 받는다. 상속개시와 함께 상속인의 의사나 인식 여부와 관계없이 피상속인의 재산이 상속인에게 포괄적으로 승계되는데 찰스 3세처럼 어머니로부터 막대한 재산만을 상속 받는다면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상속에 따라 채무 역시 승계되므로 상속받는 재산보다 채무가 더 많다면 상속이 전혀 반갑지 않게 된다. 상속으로 인하여 원치 않는 채무를 부담하는 것을 막기 위해 우리나라는 상속인에게 상속재산을 승계하지 않는 것을 택할 수 있도록 상속포기와 한정승인 제도를 두고 있다. 우선 상속포기는 상속인이 상속개시 후 포괄적 상속재산과 상속채무의 승계를 포기하는 것이고,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개월 내에 상속개시지 관할 가정법원에 상속재산포기 심판청구를 하여야 한다. 주의할 점은 공동상속인의 일부가 상속을 포기한 경우 다른 상속인의 상속분의 비율로 그 상속인에게 귀속되므로 상속 채무를 면하고자 상속포기를 하는 경우에는 4촌 이내의 혈족까지 모두 상속 포기를 해야 한다. 또한 상속포기를 함에 있어 가장 많은 궁금증은 피상속인이 가입해 놓은 보험금을 받을 수 있냐는 것인데, 대법원은 “보험계약자가 피보험자의 상속인을 보험수익자로 하여 맺은 생명 보험계약에 있어서 피보험자의 상속인은 피보험자의 사망이라는 보험사고가 발생한 때에는 보험수익자의 지위에서 보험자에 대하여 보험금 지급을 청구할 수 있고, 이 권리는 보험계약의 효력으로 당연하게 생기는 것으로서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라고 할 것이다”라고 판시하고 있어(대법원 2004년 7월 9일 선고 2003다29463 판결), 상속인의 보험금청구권은 상속재산이 아니라 상속인의 고유재산이므로 상속포기 신고를 하였더라도 수령 할 수 있다. 다음으로 한정승인은 상속인이 상속에 의해 취득한 재산의 한도 내에서만 피상속인의 채무와 유증을 변제 할 책임을 지는 조건으로 상속을 승인하는 것이다. 한정승인 역시 상속개시 있음을 안 날로부터 3월 내 상속재산의 목록을 첨부하여 상속한정승인 신고를 하고, 상속인은 상속받은 재산 범위 내에서 상속채무에 대한 책임을 부담한다. 그런데 한정승인의 경우 법원으로부터 심판문을 받았다 하더라도 한정승인 절차가 종료되는 것이 아니라 심판문을 받은 후 5일 이내에 채권자 통지 및 신문 공고를 하고, 상속재산파산 또는 청산 절차를 거쳐야 한다. 엘리자베스 2세의 개인 재산 대부분은 찰스 3세가 물려받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런데 엘리자베스 2세는 3남 1녀를 두었다. 우리나라 민법의 상속 순위만 놓고 보면 상속을 받지 못하거나 조금밖에 받지 못하는 동순위의 나머지 형제들은 불만이 생길 수밖에 없다. 이런 경우 나머지 형제들은 정해진 상속인을 위해 법적으로 남겨야 하는 상속재산 일부인 유류분을 청구하는 것을 고려해 볼 수 있다. 영국과 미국을 제외한 대부분의 국가가 이 제도를 채용하고 있고, 우리나라도 1977년 민법 개정으로 유류분 제도를 신설하였다. 민법상의 유류분권리자는 피상속인의 직계비속·배우자·직계존속·형제자매 등의 근친자에 한하며 유류분의 비율은 피상속인의 직계비속, 배우자, 직계존속은 그 법정상속분의 1/2, 피상속인의 형제자매는 그 법정상속분의 1/3이다. 이 청구권은 상속의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을 한 사실을 안 때로부터 1년, 상속개시부터 10년이 경과하면 시효에 의해 소멸한다. 유류분 계산의 요소가 되는 유류분권자의 순상속분액은, ‘법정상속분’이 아닌 유류분권리자의 특별수익을 고려한‘구체적 상속분’에 기초해 산정해야 하는데, 상속재산 파악을 위해 사망일이 속한 달의 말일부터 1년 이내에는 안심상속원스톱서비스 신청이 가능하고, 금융감독원, 가까운 은행, 우체국, 농·수협단위조합 등에 직접 방문하여 금융감독원 상속인금융거래조회서비스를 신청할 수 있다.<끝>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우아롬 법부법인 한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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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6 17:24

[문화&공감 2022 시민기자가 뛴다] 빛을 통한 ‘주름-삶’ 화폭에 녹아들다

탄소섬유는 수많은 탄소원자가 결정 구조를 이루어 길게 늘어선 분자 사슬로 이루어진 섬유다. 가늘지만 인장강도와 강성도가 높고 고온과 화학물질에 대한 내성이 우수하고 열팽창이 적어 항공기, 자동차, 담배 필터, 각종 스포츠 등에 사용되고 있으며 사용처를 다방면으로 늘리고 있다. 이와 더불어 탄소섬유를 이용해 바이올린과 거문고 등 악기와 가구도 만들어진 걸 보았는데 순수미술로의 융합을 하는 작가가 있다. 주름의 형상과 어우러지는 빛을 통해 재료의 물성을 시각적으로 선보이는 서양화가 이강원 작가다. 보자기를 묶었을 때 비닐을 묶었을 때의 주름이 가지는 고유의 운동성과 유연성의 평면적 표현이 탄소섬유를 만나 입체적이고 추상적인 이미지로 생동감을 배가 시킨다. 주름-삶 각 각의 주름은 빛에 의해 만들어지고 주름은 우주를 형성하는 다양한 프렉탈 구조를 지니며 주름은 현 실태와 그 분신으로서 우주를 보는 세계의 거울이라고 작가는 말한다. 주름에 내포된 숨겨진 의미를 성찰하고 삶의 의미를 찾고자 하는 긴 시간의 여정이 그림에 고스란히 담겨있다. 작가는 삶이 만드는 흔적과 괘적을 빛과 주름이라는 형상으로 구현해 내고자 했다. 구상과 추상의 경계에서 작업하는 작가는 일상의 사물에 비친 빛과 주름을 통해 우리 삶에 대해 이야기를 그림으로 들려준다. 비닐을 꽁꽁 묶었다. 어떤 그림엔 김장을 하고 맛이 변하지 말라고 김장독에 비닐을 묶은 것처럼 보이기도 하고, 어떤 작품은 엄마가 내게 음식을 싸주며 혹시나 운반할 때 흘릴까봐 꽁꽁 싸매던 반찬이 생각난다. 매우 현대적이고 독창적인 형상의 작품들임에 분명하지만,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 김치가 생각나고 엄마가 그리워진다. 새로운 매체 탄소와 융합하다 문화와 산업이 공존하고 한국탄소산업진흥원이 있는 전주. 전주팔복예술공장에서 탄소와 예술이 만났다. 전북대 링크플러스 사업단과 전주문화재단, 한국탄소산업진흥원등 3개 기관의 공동 협력을 통해 나온 결과물이다. 신소재로 각광받고 있는 탄소를 예술 매체로 활용함으로써 탄소의 새로운 모습을 볼 수 있도록 기획한 전시다. 탄소섬유지원과 워크숍, 기술지원을 함께 함으로서 지역 작가들에게 탄소작품이라는 새로운 도전의 기회를 제공했다. 이 기회에 이강원 작가는 탄소를 융합해 작업을 시작했다. 유치원 아이들과 선생님이 전시를 보며 이야기를 나누는 모습이 좋아 보인다. 평면 위에 빛에 의한 천의 주름으로 명암과 음영의 극한대비를 통한 작업에서 평면을 입체로 환원시키는 작업들에서 탄소를 만나 입체적인 작업을 만들어냈다. 탄소섬유가 가진 물성 자체를 주제로 녹여내며 가공된 탄소섬유를 자연물의 형태로 환원하며 보여주는 에너지의 순환을 담은 작품이다. 그림이 크고 무거울 것 같지만 탄소섬유의 장점인 초경량으로 한손으로도 불끈 들 수 있는 장점이 돋보인다. 자유롭게 유영하다 작가는 탄소섬유의 물성을 활용해 현대미술의 구상적. 비구상적 표현을 확장시키고자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 “변화를 두려워하지 않고 꾸준한 변화를 모색하면서 새로운 시도와 연구하는 자세를 추구할 때 매너리즘에 빠지지 않는 진일보적인 작업을 할 수 있다.”-작가노트 중에서 평면회화작업을 반입체, 또는 입체작업으로 변환시키는데 적합한 초경량의 신소재인 탄소섬유의 물성을 활용하여 현대미술의 구상적-비구상적 표현을 함에 있어 다양한 실험적 작업을 통해 새로운 소재의 탄소미술장르를 펼쳐 보이고 있다. 탄소섬유는 이 작가를 통해 어떻게 새롭게 탐구되고 발현되는가. 작가는 처음으로 접하는 생소한 탄소섬유라는 매체를 가지고 본인 작업에 탁월하게 응용을 했다. 탄소섬유의 강점을 되살려 입체감 있는 작품을 만들고 가볍고 내구성이 단단한 작품으로 새롭게 재창조했다. 탄소예술이 이 작가를 통해 확장 될 수 있는 대목이다. 작가는 50여년 현대미술 작업에 몰두해온 세월이 결코 쉽지만은 않았다고 한다. 많은 고뇌를 했던 시간이었다. 좀 더 깊이와 품격을 갖춘 작업을 한다는 게 말처럼 쉽지 않아 고단한 예술의 길 되돌아가기엔 너무 멀리 왔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변화에 대한 두려움이 없었으며 창작에 대한 열정이 식지 않기를 바랄 뿐이라며 묵묵히 새로움에 대한 기대감으로 작업실로 향한다고 한다. “새로운 작업 재료에 대한 연구를 하는 것이 재미와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 탄소섬유를 이용한 입체적 회화표현 양식은 새롭고 다양한 현대미술의 한분야로 작업세계를 구축할 수 있을 것 같다. 새로운 재료의 소재를 통해 시대에 맞는 유니크한 작업을 해보고자 한다.”고 작가는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 말을 잇는다. 전주에서 더욱 꽃피울 탄소 예술에 대한 기대가 이강원작가의 작품으로 한층 관심이 쏠리고 있는 가운데 새로운 작업에 대한 궁금함과 용기가 더해져 향후 어떠한 작품으로 변화될지 궁금해져 온다.<끝> 이강원 작가는 원광대학교 미술교육과와 홍익대학교 미술교육대학원을 졸업하고, 미국 미시간 주립대학교 국제전문가 초청 프로그램을 수료했다. 한국과 미국, 프랑스 파리, 중국 등 17회 개인전을 했으며 한국미술협회 전라북도 지회장상, 한국예총 전북지회장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대한민국미술대전 운영위원, 전북미술대전 초대작가, 전북도립미술관 작품수집 추천위원, 전북미술원로작가회 전시운영위원장 등을 역임하고 있다. 작품 소장처로는 국립현대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중국사천성 남정미술관, 제주국제고등학교, 전주고등학교가 있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최지영 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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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2.09.21 16: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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