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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멸의 백제] (302) 15장 황산벌 21

양쪽 기마군 선두는 순식간에 부딪쳤다. 마주 보고 전속력으로 달려온 터라 양쪽 모두 엄청난 탄력이 붙었기 때문이다. 와앗! 칼을 내려치기 직전에야 백제군이 우레같은 함성을 내질렀고 윤진의 호위무사들이 신라군 선봉 장수의 호위무사 10중 7을 떨어뜨렸다. 그것은 백제군의 몸놀림이 가벼웠기 때문이다. 경장 차림이어서 몸을 비틀고 움츠리며 솟기까지 하는 데다 말 무게도 가벼워서 속력은 거의 갑절이다. 와앗! 눈 한번 깜박인 다음 순간 윤진은 신라군 장수가 바로 10보 앞에 나타난 것을 보았다. 어리다. 흰 얼굴, 이를 악물고 칼은 치켜들고 있었는데 필사의 기백이 드러났다. 그러나 어쩌랴. 이쪽은 백전노장, 싸움은 필사의 기백만으로는 안 돼. 다음 순간 신라군 장수가 칼을 내려쳤고 윤진이 몸을 비틀면서 칼등으로 칼을 받았다. 쇳소리와 함께 말들이 부딪쳤고 다음 순간 윤진이 손을 치켜들면서 칼자루로 신라군 장수의 턱을 쳤다. 턱뼈가 부서진 신라군 장수가 머리를 젖혔을 때 윤진이 왼손으로 멱살을 쥐었다. 그리고는 말에 박차를 넣으면서 앞으로 달렸다. 손에 멱살을 잡힌 신라군 장수가 늘어진 채 윤진의 말 앞장 앞에 놓여졌다. 신라군 장수를 잡아라! 뒤를 따르던 백제군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다. 오오, 왔느냐? 김흠춘이 반가운 표정으로 다가갔지만 주위의 장수들은 침통한 표정이다. 잘 싸웠다. 김흠춘이 떠들썩한 목소리로 말하고는 반굴의 머리를 받아 쥐었다. 지금 김흠춘은 백제군이 말 꼬리에 매달아서 보낸 반굴의 머리통을 쥐고 서 있다. 윤진이 반굴의 머리를 잘라 보낸 것이다. 너는 역사에 남을 것이다. 고개를 든 김흠춘이 소리쳐 말한다. 신라는 이긴다. 이긴자의 손에 역사가 씌어지는 것이다. 너는 영웅으로 기록된다. 그러나 이번 2차 돌격에도 신라군 5천은 거의 궤멸했다. 주장(主將)으로 보낸 대장군 김흠춘의 아들 화랑 반굴이 단 1합에 백제군 주장(主將) 윤진에게 사로잡혀 머리통만 보내진 것이다. 소장이 가겠습니다. 대장군 김품일이 말했다. 이번에는 1만 기마군으로 좌우에서 협공을 하겠습니다. 2만이건 3만이건 우리 피해를 줄일 수는 없다. 김유신이 그렇게 말했지만 곧 고개를 들더니 김품일을 보았다. 백제군 5천을 다 죽이려면 신라군은 3만 5천 정도 사상자를 내야 될 것이다. 그러나 이곳을 돌파해야 사비도성에 닿는 것이다. 당군(唐軍) 총사령 소정방과 약속한 날이 이틀밖에 남지 않았다. 이러다가는 황산벌에서 이틀을 다 보낸다. 백제 기마군은 정예다. 그러나 이번에 계백이 이끌고 온 기마군은 지금까지 겪었던 백제군하고는 다르다. 붉은 귀신이다. 두 차례에 걸친 전투로 김흠춘의 기마군 1만이 사분오열 되어서 4천 정도만 남았다. 그때 김유신이 고개를 들고 김품일을 보았다. 가거라. 예. 총사령. 김흠춘은 아들 반굴을 죽여 아군의 사기를 일으키려 했지만 오히려 그 반대가 되었다. 명심하라. 예. 총사령. 김품일이 어깨를 부풀리고 김유신을 보았다. 두 눈이 번들거리고 있다. 같은 실수는 반복하지 않겠습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3.13 20:55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문신 시인 - 윤흥길 장편소설 ‘문신’

삼월도 한 열흘 지나자 봄비가 내렸다. 본디 그러한 모양인지, 봄비 내리는 하늘은 이마 언저리까지 무겁게 내려와 있다. 손바닥으로 싹 훔쳐내듯 봄비 그치고 나면, 부쩍 높아진 하늘 아래 빈자리마다 다투어 꽃이 필 것이다. 그래서일까. 봄비는 생명의 전령처럼 공중을 달아나기 바쁘다. 이렇게 봄비에 유난한 이유는 윤흥길의 장편소설 <문신> 때문이다. 집필에서 출간까지 20년 거장 윤흥길의 필생의 역작 같은 수사는 잠시 접어두기로 하자. 어차어피 <문신>의 진면목은 그러한 수사가 아니더라도 밤하늘에 콱 박혀 있는 별만큼이나 도드라지게 되어 있다. 그것은 윤흥길이라는 큰 작가에 대한 믿음처럼 정확한 일이다. 오히려 <문신>에서 눈여겨 읽고 싶은 지점은, 봄비에서 연상된 것처럼, 낮게 드리워진 시대와 역사의 무게를 버티며 각자의 삶을 쥐고 흩어져가는 개인의 생명력이다. 약간의 비약을 감안한다면, 겨우내 얼었던 땅속까지 스미어 세상을 향해 생명의 활력을 밀어 올리는 봄비의 상징은, 장편소설 <문신>에서 전쟁에 끌려가는 남정네들이 자기 몸에 먹물을 스며들게 하는 행위에 닿는다. 전쟁에 나가 죽을 경우 시신으로라도 귀환하고자 하는 욕망에서 생겨난 부병자자(赴兵刺字) 풍습은 죽음보다는 삶을 향한 무의식적 욕망을 드러내는 것 같다. 죽어서도 돌아오겠다는 지극한 생명력은 소설 속 인물들이 저마다 심중에 새긴 각오와 다를 바 없다. 천석꾼 최명배의 물욕이 그렇고, 폐병을 핑계로 끊임없는 자책과 자학으로 스스로를 소모해가는 장남 부용이 그렇다. 이종사촌 배낙철과 어울려 유약한 사회주의자가 된 둘째 아들 귀용과 야소구신으로 불리는 최명배의 큰 딸 순금도 다르지 않다. 최명배가 1937년 중일전쟁을 정점으로 파국으로 치닫는 우리 민족의 무거운 그림자를 연상시킨다는 점에서, 소설 속 인물들은 캄캄한 시대의 어둠을 헤어나가기 위해 처절하게 몸부림친다. 이처럼 윤흥길의 장편소설 <문신>은 이마를 무겁게 내리누르는 시대와 역사의 틈바구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숨통을 틔워가는 인물들의 몸부림을 유려한 문장으로 곡진하게 펼쳐ㅂ인다. 큰 문제에 대해 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문신>은 다른 말 할 것 없이 큰 소설이다. 이 소설을 읽지 않는다고 해서 봄꽃이 아니 필 리 없지만, 짧아지는 봄밤을 큰 소설로 지새우는 일도 봄꽃의 향을 더하는 일임에 틀림없을 것이다. *문신 시인은 2004년 전북일보와 세계일보 신춘문예에 시가, 조선일보와 동아일보 신춘문예에 동시와 문학평론이 각각 당선되어 다방면에서 글쓰기를 해오고 있다. 그동안 시집 <물가죽 북>, <곁을 주는 일>과 문학연구서 <현대시의 창작 방법과 교육>을 냈으며, 지금은 <문예연구>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3.13 20:55

[신간] 전북여성회관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까지 ‘한눈에’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센터장 이윤애)가 개관 50주년 기념 자료집 <전북여성과 동행 50년>을 발간했다. 전라북도여성회관에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까지에 이르는 지난 50년의 발자취를 돌아보고 나아갈 50년의 이정표를 밝힌다. 이 책자 머리에는 1967년 3월 전라북도여성회관 기공식부터 2018년 11월 개관 50주년 기념식에 이르는 센터의 연표를 실었다. 시대별 특징과 사진자료와 함께 실어 센터의 어제와 오늘을 한눈에 살펴볼 수 있도록 했다. 이어 태동기, 안착기, 도약기, 변화기, 과도기, 전환기, 번영기에 이르는 센터의 변화발전상을 분석했다. 고사동, 금암동, 덕진동을 거친 센터의 시대별 모습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했다. 역대 관장과 센터장의 인터뷰도 곳곳에서 찾아볼 수 있어 눈길을 끈다. 재임 당시 역점사업과 운영방침을 비롯해 기관장으로서 느낀 보람과 어려움을 담았다. 여성능력개발교육과 전북광역전북여성새로일하기센터, 양성평등사업, 동아리 활동 등 여성의 꿈을 응원하는 프로그램도 소개한다. 교육강사, 동아리활동, 취업성공 후기에서는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를 만난 이웃들의 정다운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앞으로의 성장과 과제도 제시한다. 이 내용은 제2회 전북여성미래포럼 주제발표문과 중장기발전계획의 내용을 바탕으로 구성했다. 센터가 사회의 다양한 영역에서 성별에 따른 격차를 해소하고 성평등 허브기관으로서 위상을 강화하고 지역의 젠더이슈와 현안과제에 대한 대응력을 높이기 위해 다양한 축의 새판 짜기가 요구된다게 골자다. 이윤애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장은 전라북도여성회관이 재단법인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로 전환되는 과도기를 거치면서 이전의 공식으로 생성된 자료들이 모두 전라북도 본청으로 이관폐기되어 관련 자료를 찾기가 어려웠다면서 개인들이 소장하고 있는 자료와 언론에 보도된 자료, 관련 인사들의 오래된 기억을 소환해 겨우 50년의 역사를 기록해나갈 수 있었다고 편찬후기를 전했다. 1968년 11월 전주시 고사동에서 전라북도여성회관으로 개관한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는 지난해 개관 50주년을 맞았다. 이듬해인 1969년에는 김기옥 초대 관장이 부임했다. 이후 두 번의 청사신축을 거쳐 2002년에 재단법인 전북여성발전연구원에 수탁운영된다. 과도기를 거쳐 2005년에 재단법인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로 자리 잡아 현재에 이르게 된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3.13 20:55

[신간] 작은 시인들, 문학을 그리다… 전북문학관 청소년 문학집

청소년들의 작품을 한데 모은 문학집이 출간됐다. 전북문학관이 지난해 실시한 2018 전북문학관 인문학클래스를 통해 공부한 학생들의 작품을 엮은 것이다. 문학집에는 김한결, 김채성, 마서경, 정은영, 유다혜(고등학교 2학년)와 강채연, 김다영, 김신정, 김예원, 김진성, 김지우, 소유진, 송준우, 양다인, 이가연, 이수현, 임예인, 이혜원, 정채은, 최다은, 최수아(고등학교 1학년) 등 인문학클래스 참가 학생들이 마음을 담아 쓴 작품이 수록됐다. 또 유다혜, 정은영의 수필과 김신정, 양다인의 소설도 함께 실렸다. 문학집 제목인 <작은 시인들, 문학을 그리다>에서 엿보이듯 학생들은 자신의 생각을 조심스럽지만 강단있게 문학으로 표현해냈다. 서툴지만 저마다 개성이 드러나는 작품이 빼곡하다. 인문학클래스는 문학에 관심있는 도내 고교생 40여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전북문학관에서 열렸다. 인문학클래스 강사로 나선 정재영 시인은 지난 2018년에는 10회에 걸쳐 청소년 문학 강연을 했는데 참여하는 학교도 다양해졌고 열정의 깊이도 더욱 단단해졌다며 전북 청소년 문학이 발전할 수 있도록 이렇게 씨를 뿌리는 작업을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책 말미에는 편집위원으로 참여한 학생들이 작성한 편집후기가 실려있다. 시작은 이렇다. 우리는 행복했다. 우리 스스로 문집을 만들면서 배워가는 모든 것이 행복하다. 미래의 혹은 이미 시인으로 부를 수 있을, 학생들의 소중한 작품들을 살펴보는 시간을 가지면 어떨까.

  • 문학·출판
  • 천경석
  • 2019.03.13 20:55

[신간] 고삼곤 에세이 칼럼, 2023년 새만금잼버리축전 아리랑

새만금 바닷가 부안 삼간평 마을 출신인 고삼곤 씨가 전북일보, 경향신문, 기독교신문 등에 40여년간 게재해왔던 새만금 관련 칼럼과 기고문 중 최근 작품을 간추려 엮었다. 25번째 고삼곤 에세이칼럼 <새만금잼버리축전 아리랑>(도서출판 북매니저)에는 2023년 새만금에서 개최되는 국제스카우트잼버리대회가 성공적으로 개최되기를 기원하는 저자의 소망도 담겨있다. 저자는 2023년 세계 청소년 잼버리에 참가하는 170개 국가 모두가 자국 고유의 집을 짓고 홍보기념관을 운영하게 되면 대한민국은 세계 최고의 관광왕국이 될 것이라고 소망했다. 또한 문대통령께 드리는 국민청원서를 통해 새만금에 세계 각국 집짓기운동을 하도록 조치해달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저자는 한국문협 인성교육개발위원 전북소설가협회 회원이며 전북문협, 전주문협, 부안문협, 표현문학 회원으로도 활동하고 있다. 1989~1993년 전라문예대학 강사와 한국유머만담가 모임 대표 회장을 역임했다. <어느 간첩의 독백>, <불효자는 웁니다> 등을 저술했으며 지난 2016년에는 세계로 비상하는 새만금을 널리 소개하기 위해 장편소설 <새만금 아리랑>을 펴내기도 했다. 30여년 가까이 새만금과 관련한 에세이와 칼럼, 장편실화소설을 언론과 문학작품집에 게재해오고 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3.13 20:55

[신간] 국제PEN한국본부, 2019년 1·2월 PEN문학상 수상작 엮어내

국제PEN한국본부가 2019년 12월호를 발간했다. PEN은 Poets, Playwrights의 P, Editors, Essayists의 E, Novelists의 N의 첫 알파벳을 딴 명칭이다. 국제PEN한국본부는 1954년 설립했으며 1978년 한국PEN문학상을 지정했다. 이번 호에서는 2018년 PEN문학상 수상자 특집을 통해 심사평과 수상소감, 작품을 실었다. 지난해 12월 11일 서울 여의도에서 열린 2018PEN문학상 시상식 사진과 함께 송운현원영시조문학상 유성규 파고다 선서외, 시 가영심 마음의 날개, 시 손수여 숨결, 그 자취를 찾아서, 소설 신덕재 바보 죽음, 수필 이연숙 다리 밑 풍경, 아동문학 박성배 꼬리에 리본을 단 꼬마 쥐, 평론 이명재 세계문학 넘어서기, 특별상 국중하, PEN해외작가상 미서부지역 이현숙, PEN우수지역위원회상 빈명숙 대전지역위원회장의 글이 수록됐다. 문학상 수상작품 외에도 회원들의 동시, 동화, 평론, 희곡, 외국문학, 시, 시조, 단편소설, 수필 작품도 만날 수 있다. 지역위원회 소식과 회원들의 출판 및 간행물 소식도 소개하고 있다. 오경자 국제PEN한국본부 부이사장은 권두칼럼에서 문인 자신이 사회적 소명자임을 똑바로 인식할 때 문학은 빛을 발하고 생명력이 넘칠 것이다. 문인들의 복지를 위해서 목소리를 높일 필요가 있고 문단은 그 일을 위해 힘을 합쳐 나가야 한다고 전했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3.13 20:55

[불멸의 백제] (301) 15장 황산벌 20

그러나 화청이 이끌고 돌아온 백제 기마군은 1천여기, 500기의 전상자를 냈다. 신라군 5천기를 격파한 대승을 이루었지만 화청의 얼굴은 그늘이 졌다. 달솔, 다시 한번 갔다 오겠소. 장검의 피를 겉옷에 닦으면서 화청이 말했다. 화청의 수염에도 피가 튀어서 붉게 물들었다. 아니, 이번에는 제2진이 간다. 계백이 머리를 저으며 말했다. 김유신도 지리를 아는 이상 한꺼번에 5만 대군을 쏟아붓지는 않을 것이야. 그때 신라군 진영에서 북소리가 다급하게 울리더니 함성이 올랐다. 좋아. 가거라. 김흠춘이 다급한 북소리 사이에서 외치듯 말했다. 이번에야말로 신라군의 기세를 올려야 한다. 그렇지 못하면 사기가 떨어진다. 예. 대장군. 소리쳐 대답한 장수는 화랑 반굴, 김흠춘의 아들이다. 18세, 무용이 뛰어나 아비 김흠춘뿐만 아니라 총사령 김유신한테도 사랑을 받는 영재다. 김흠춘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반굴을 보았다. 알았느냐? 네 이름을 세상에 떨칠 기회다. 너는 신라의 영웅이다. 예. 대장군. 장하다. 아들아 불쑥 그렇게 말했기 때문에 반굴이 고개를 들었고 주위의 장수들이 일제히 긴장했다. 김흠춘은 지금까지 한 번도 그렇게 부른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때 주르르 눈물을 쏟은 반굴이 허리를 굽혀 절을 하더니 몸을 돌렸다. 김흠춘이 반굴의 뒷모습만 보았을 때 함성이 일어났다. 반굴이 말에 올라 칼을 치켜든 것이다. 이번에는 2차 공격이다. 김흠춘 휘하의 기마군 5천이 반굴을 앞장세워 다시 백제군 진영으로 돌입한다. 옳지. 달려오는 신라군을 본 윤진이 손바닥으로 허벅지를 쳤다. 윤진은 지금 마상에 앉아 있다. 뒤쪽 제2진의 기마군 1500기가 숨을 죽인 채 윤진의 명을 기다리고 있다. 고개를 돌린 윤진이 좌우에 서 있는 부장(副將) 오다와 다까시를 차례로 보았다. 나는 정면에서 부딪칠 테니 너희들은 좌우로 벌어졌다가 제2대가 먼저, 제3대는 3등분한 마지막 부분을 쳐라. 하! 오다와 다까시가 일제히 대답했다. 지금 김흠춘의 5천 기마군은 제1차 접전 때 백제군이 그랬던 것처럼 3열 종대로 길게 뻗쳐 달려오고 있다. 백제군의 심장부까지 쑤시고 들어오겠다는 기세다. 북소리가 더 다급해졌고 아직 2리(1km) 거리지만 신라군의 기세는 창이 날아오는 것 같다. 북소리와 함성, 말굽 소리가 산천을 진동했고 멈춰선 백제군의 말 떼가 웅성거렸다. 기세에 압도당한 것 같다. 그때 윤진이 장검을 치켜들고 소리쳤다. 진격! 그 순간 윤진이 말에 박차를 넣었고 1진 5백기가 한 덩어리가 되어 달려나갔다. 한 호흡쯤 후에 오다와 다까시가 제각기 기마군 5백기씩을 이끌고 좌우로 벌어지면서 뛰쳐나갔다. 2,3진이다. 이번에도 백제군은 입을 꾹 다물고 달렸기 때문에 말굽과 장식 소리만 울린다. 함성을 지르지 않는 것은 계백 기마군의 전통이다. 기(氣)를 몸 안에 품고 있다가 결정적인 순간에 한꺼번에 뱉기 때문이다. 앞장선 윤진의 앞에는 호위 기마군 10여기가 뭉쳐서 달리고 있다. 그들 눈에 달려오는 신라군 선두가 보였다. 선두에 선 장수가 있다. 그 장수도 호위 기마군에 둘러싸여 있었지만 멀리서도 눈에 띄었다. 흰 얼굴, 투구에 긴 꿩 털 두 개가 붙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3.12 20:55

[불멸의 백제] (300) 15장 황산벌 19

화청이 장검을 어깨에 걸치고는 말을 달린다. 4자(120㎝)짜리 장검이어서 휘두르면 엄청난 검풍(劍風)이 일어난다. 흰 수염을 흩날리며 붉은색 겉옷이 바람에 펄럭였고 장검은 햇살을 받아 반짝인다. 화청이 이끈 기마군은 한 덩어리가 되었다. 모두 왜군으로 백제 땅에서의 전투는 처음이다. 그러나 영주 계백을 모시고 왜국을 종횡무진 석권했지 않은가? 백제군의 기마군은 아리타, 타카모리, 후쿠토미 등을 토벌하고 나서 받아들인 혼성군, 그러나 그것이 오히려 계백을 중심으로 돌처럼 뭉쳐졌다. 붉은 불덩이가 달려가고 있다. 이번에도 모두 입을 꾹 다물고 앞쪽을 응시한 채 질풍처럼 달린다. 모두 가죽 갑옷만 걸친 경장 차림이어서 전마(戰馬)는 가벼워진 몸이라 두 배의 속력을 낸다. 말굽 소리만 땅을 울리고 있다. 이제 신라군과 3백보로 가까워졌다. 그때 화청이 장검을 번쩍 치켜들었다. 종대로! 벽력같은 단 한마디의 외침. 쏘아라! 백제군과의 거리가 300보가 되었을 때 김신생이 악을 쓰듯 소리쳤다. 그 순간이다. 김민생이 눈을 부릅떴다. 백제군이 먼지구름 속에서 뒤로 주욱 밀려가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라군 진영에서는 일제히 화살이 날아갔다. 하늘을 뒤덮은 화살은 마치 검은 구름 같다. 앗! 김민생의 뒤쪽에서 놀란 외침이 일어났다. 보라. 먼지가 걷히면서 백제군이 보이지 않는다. 갑자기 뒤로 물러선 것 같다. 그러나 아니다. 백제군의 좌우가 속력을 늦추면서 종대 대형을 만들었기 때문이다. 그때 빗발 같은 화살이 백제군 진영으로 덮어씌우듯이 떨어졌지만 서너기 밖에 맞지 않았다. 말도 쓰러진 것이 두어필 뿐이다. 그러나 백제군은 어느새 50여보 앞으로 덮쳐왔다. 김민생의 심장 박동이 거칠어졌다. 그동안 수십번 기마전을 치렀지만 이렇게 날래고 이렇게 잘 훈련된 기마군은 처음이다. 이것이 모두 왜군이라니. 와아앗! 백제군이 가까워지자 신라군이 함성을 내질렀다. 지금 백제군은 화살 대형으로 쑤시고 들어온다. 앞장선 장수는 흰수염을 가발처럼 흩날리고 있다. 치켜든 장검이 햇살을 받아 번쩍였다. 거리가 30여보. 그때서야 백제군에서 함성이 울렸다. 백제! 흰 수염의 장수가 벽력처럼 외치자 뒤를 따르는 기마군이 일제히 함성처럼 따른다. 백제! 다음 순간 백제군 장수가 장검을 휘둘러 신라 선봉의 기마군을 쳤다. 한칼에 베인 신라군이 말과 함께 곤두박질을 치며 엎어졌고 곧 양쪽 기마군이 부딪쳤다. 따르라! 신라군을 벤 화청이 다시 장검을 휘두르면서 소리쳤다. 화청의 앞으로 호위기마군이 가로막았고 송곳처럼 뚫고 나간다. 화청은 말이 속력은 줄였지만 거침없이 나가고 있는 것에 만족했다. 말고삐를 채면서 화청이 다시 소리쳤다. 우측으로! 잘 훈련된 기마군이다. 화청의 뒤를 따르는 백제군은 곧 송곳처럼 신라군 진영을 쑤시면서 우측으로 방향을 틀었다. 신라군은 넓게 퍼져 있어서 길이 트인다. 화청도 다시 옆으로 달려드는 신라군의 창을 칼로 쳐내면서 그 반동으로 휘둘러 목을 쳤다. 그때 누군가 소리쳤다. 신라군 장수를 베었다! 베었는지 확인할 수는 없었지만 그 소리에 백제군이 일제히 함성을 뱉는다. 와앗! 화청은 앞쪽이 트인 것을 보고 숨을 들이켰다. 빠져나왔다. 첫 번째 접전은 이겼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9.03.11 20:35

[불멸의 백제] (299) 15장 황산벌 18

옵니다! 다케다가 소리쳤지만 계백은 먼저 보았다. 4리(2km) 앞 쪽 들판에 가득히 펼쳐져 있던 신라군 중앙이 좌우로 벌어지면서 먼지구름부터 일어났다. 기마군이다. 기마군으로 짓밟겠다는 의도다. 이쪽도 기마군, 앞쪽을 응시한 채 계백이 입술 끝을 올리며 웃었다. 신라군은 이쪽과 비슷한 기마군을 내놓을 것이다. 신라군 입장에서 생각해보면 그렇다. 적으면 밀리고 많으면 손해다. 그렇다면, 고개를 돌린 계백이 장수들을 보았다. 우리는 1500기로 돌파한다. 누가 가겠는가? 제가 가겠소! 윤진, 화청, 다케다가 동시에 소리쳤다. 고개를 끄덕인 계백이 입을 열었다. 덕솔 화청이 1진, 덕솔 윤진이 2진, 다케다는 3진이다. 먼저 화청이 저놈들을 쳐라. 달솔, 고맙소. 화청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계백을 보았다. 무성한 흰 수염이 잠깐 불어오는 가을 바람에 흩날렸다. 화청이 힐끗 푸른 하늘에 시선을 주었다. 구름 한 점 떠있지 않은 하늘은 짙은 바다색이다. 달솔, 날씨가 참 좋소. 그렇구만. 태연의 하늘도 맑았지만 이곳이 더 푸른 것 같소. 함성이 울리면서 말굽소리에 땅이 진동을 했다. 계백이 고개를 끄덕였다. 화청의 고향은 대륙의 태연이다. 태연유수 이연의 휘하 장수였다가 이연이 수(隋) 양제에게 반란을 일으키자 도망쳐 백제에 귀순했다. 나이가 66세. 지금 앞쪽의 신라군 총사령 김유신과 동갑이다. 그때 화청이 말고삐를 채면서 계백에게 소리쳤다. 달솔! 가겠소! 가게. 계백이 화청의 옆 얼굴에 대고 짧게 말했다. 군더더기 말이 필요없는 것이다. 그저 시선 한번 부딪치고 말 한마디 툭 던지는 것 만으로도 서로의 심중(心中)이 전해진다. 말머리를 돌린 화청이 박차를 넣더니 숨 다섯 번도 안 쉬었을 때 백제군의 한쪽이 무를 자른 듯이 떼어지면서 곧 한덩어리가 되어 신라군을 향해 돌진했다. 붉은색 갑옷, 붉은색 천을 두른 백제군 1500기다. 마치 불길이 신라군을 향해 번져가는 것 같다. 엇! 저쪽! 옆에서 지르는 소리에 김민생은 고개를 들었다. 앞쪽 백제군 진영 우측이 쩍 갈라지는 것처럼 보이더니 기마군이 이쪽으로 달려온다. 거리는 이제 2리(1km) 정도. 붉은 옷자락이 펄럭였고 밝은 햇살에 창검이 번쩍였다. 그러나 이번에도 백제군은 기합소리, 함성도 지르지 않는 것 같다. 이쪽이 어지럽게 함성과 외침을 뱉고 있었기 때문에 아직 못 느끼지만 가깝게 다가가면 섬뜩해진다. 마치 귀신부대 같다. 김민생이 허리에 찬 칼을 뽑아들고 소리쳤다. 쳐라! 이런 상황에는 전술이 필요없다. 이리저리 가라고 명을 내리면 오히려 혼란이 일어난다. 눈앞에서 덮쳐오는 적을 두고 나누고 돌고 붙으라고 소리칠 경황도 없다. 필요한 것은 사기다. 반드시 쳐 죽이고 밀고 나가겠다는 기백, 이것이 승부를 가른다. 김민생은 흠춘군(軍)의 선봉장. 용장(勇將)이다. 42세. 수십번 전쟁을 치른 백전노장. 진골 왕족이기도 하다. 김민생이 옆에 바짝 붙어 따르는 화랑 반굴을 보았다. 대장군 김흠춘의 아들. 18세. 이번에 첫 춘전이다. 반굴이 김민생의 선봉대로 자원해서 온 것이다. 이제 백제군과의 거리가 500여 보로 가까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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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10 20:01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여정 다 함축된 시집”

이번 시집은 지금까지 살아온 인생 여정이 다 함축된 것입니다. 전근표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하늘을 머리에 이고> 출판기념회가 지난 8일 오전 11시 전주 완산구 연가 무궁화홀에서 열렸다. 이날 행사에는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을 비롯해 서정환 신아출판사 사장, 소재호 시인, 류희옥 전북문인협회장, 임병찬 전북애향운동본부장, 김남곤 시인, 전영배 대한노인회 전주시지회장 등 도내 원로문인과 인사들이 참석해 축하의 인사를 건넸다. 이 책에 서문을 쓴 소재호 시인은 이번 시집에 대해 소개하며 이 책에는 시 작품뿐만 아니라 기행문과 산문이 함께 실려 있어 시인이 인생의 한 매듭을 짓고 넘어가는 듯한 느낌을 준다며 이 시의 제목인 하늘은 신, 인간윤리, 삶의 좌우명 등 많은 의미를 함축한다고 생각한다. 특히 시 속에 가장 많이 등장하는 아버지를 통해 어르신을 공경할 줄 아는 시인의 삶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 축하 인사를 전하는 자리에서 윤석정 전북일보 사장은 내가 아는 전근표 시인은 부모를 섬기고 고향을 사랑하는 마음이 지극한 사람이다면서 전 시인의 이러한 효심과 애향심은 평소 정을 나누길 좋아하는 성심에서 비롯된 것 같다. 앞으로 시인으로서 더 정진하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시낭송에는 류혜원홍명희 씨가 나서 전 시인의 작품 늙은 고목나무의 슬픔과 하늘을 머리에 이고를 잔잔한 음악에 맞춰 읊었다. 전근표 시인은 참석자들에게 감사인사를 전하며 지금까지의 시집에서는 아버지에 대한 사랑을 떠날 수 없었다. 많이 부족한 글이지만 묵을 수록 깊은 향기가 나고 살아 숨 쉬는 시를 쓸 수 있도록 더욱 정진하겠다고 밝혔다. 진안 출신인 전근표 시인은 육군 제3사관학교를 졸업한 후 중령으로 군복무를 마치고 하림 상무이사를 지냈다. 2008년 <한국시>로 등단, 한국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제6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아버님! 하늘나라 그곳에도 꽃은 피었나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꿈의 노래(해를 품은 아버님 사랑)> 등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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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경
  • 2019.03.10 20:01

[불멸의 백제] (298) 15장 황산벌 17

잘 싸웠다. 계백이 소리쳐 말했다. 이곳은 웅치산성 아래쪽, 3영의 군사가 다 모였다. 이번 전투는 백제군의 기습 공격으로 신라군 선봉대를 흩트렸다. 좌우를 펼치고 달려들던 신라군 선봉대는 백제군이 갑자기 방향을 트는 바람에 저희들끼리 겹치고 아군의 화살에 맞는 혼란이 일어났다. 백제군은 재빠른 기마전술로 물러나 다시 모였고 신라군은 지금도 정비 중이다. 신라군과의 거리는 4리(2km) 정도, 아직도 먼지에 덮인 신라군 진영을 바라보면서 계백이 말했다. 앞쪽에는 3영의 대장, 장수들이 다 모여 있다. 이제 신라군은 5만 병력을 믿고 한꺼번에 덤볐다가 저희들끼리 죽이는 일이 없도록 조심할 것이다. 계백이 번들거리는 눈으로 장수들을 보았다. 황산벌은 기마군 대군이 전투를 하기에는 좁은 곳이야. 그것을 안 김유신은 한꺼번에 대군을 몰아넣지 않을 테니 너희들의 무용(武勇)을 마음껏 펼쳐 보일 수가 있다. 수백 명 장수들의 눈빛이 강해졌다. 한낮, 아직 정오도 안 되었다. 한차례 싸움에서 신라군 선봉군 1만을 혼란에 빠뜨린 백제군 5천은 사상자도 수백 명 정도다. 신라는 그 10배의 손실을 입었다. 계백이 목소리를 높였다. 들어라! 이번에는 김유신이 정예군을 뽑아 우리 3영의 진을 깨뜨리려고 올 것이다! 그러니 우리는 5천이 한 덩이가 되어서 친다! 와앗! 장수들이 일제히 함성을 뱉었다. 그야말로 사기충천, 모두 생사(生死)를 잊은 표정이다. 대부분이 왜군 장수다. 본국에서 신라군을 맞아 서전에서 혼란에 빠뜨렸다는 자긍심이 넘쳐흐른다. 전군(全軍)을 쏟아부을 수는 없다. 김유신이 차분한 표정으로 말했다. 좁은 구덩이 안에서 혼전이 벌어지면 숫자가 많은 쪽이 불리하다. 김품일과 이번 서전에서 혼란에 빠졌던 선봉대장 김흠춘도 고개를 끄덕였다. 김유신의 본진 앞, 잠깐 멈춰선 대군의 대장군 둘이 총사령과 함께 전략을 논의하고 있다. 김유신이 둘을 번갈아 보면서 말을 이었다. 백제군이 잘 훈련되었다. 기마군의 진퇴가 능란하고 전의(戰意)가 펄펄 솟아오른 것이 멀리서도 보인다. 적은 죽기를 각오한 자세입니다. 김흠춘이 어깨를 늘어뜨리면서 말했다. 허나 우리 신라군은 대군(大軍)임을 믿고 느슨해져 있었습니다. 계백이 처자를 왜국으로 보냈다는 소문이 아직 덜 퍼진 것 같습니다. 이번에는 김품일이 말했다. 왜군 병사들에게 그 소문이 다 퍼졌다면 사기가 떨어질 텐데요. 아니다. 쓴웃음을 지은 김유신이 고개를 저었다. 우리가 알 정도니 이미 소문이 다 퍼졌을 것이다. 아니, 그러면. 그것이 오히려 백제군 주력인 왜병의 사기를 더 북돋웠을 거야. 우리도 이겨서 고향으로 돌아간다는 생각을 할 테니까. 두 대장군의 시선을 받은 김유신이 쓴웃음을 지었다. 김흠춘, 이번에는 선봉군 5천을 뽑아 백제군과 정면으로 부딪쳐라. 5천 대 5천으로. 예, 총사령. 김흠춘이 어깨를 부풀리고 대답했을 때 김유신이 품일에게 말했다. 너도 5천 기마군을 뽑아 대기해라. 네가 2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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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7 20:43

[신간] 홍상화 소설 ‘30-50 클럽’, 최빈국 한국경제의 기적

소설 <거품시대>로 고도성장의 그늘과 욕망의 거품을 보여준 홍상화 작가가 한국의 국가 지도력을 높이 샀다. 홍 작가의 신작 소설 <30-50 클럽>(한국문학사)에는 한국이 30-50 클럽에 일곱 번째로 가입한 사건을 서사 전면에 띄우고 있다. 앞서 클럽에 가입한 미국일본독일영국프랑스이탈리아는 모두 식민지를 착취한 덕분에 자본을 축적할 수 있었지만 한국은 피식민지로서 강국에 착취를 당하면서도 자본을 축적해 어려운 관문을 헤쳐나갔다고 강조한다. 홍작가는 그 성공요인을 밝히기 위해 집요하게 파헤친다. 이 소설은 총 4부로 구성돼 있으며 다소 무거울 수 있는 주제를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기 위해 대화체 형식을 취하고 있다. 제1부 한국의 국가 지도력, 미국을 뛰어넘다:1961~2016과 제2부 세계로 뻗는 한국, 트럼프 시대의 미국은 어디로 가는가? :2017~2018은 재미경제학자와 소설가의 심층 대담이다. 제3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 그 사이 한국의 선택은?과 제4부 미중 간의 경제전쟁과 한반도 비핵화의 길는 경제학과 사회학을 전공한 중국 전문가와 소설가의 깊이 있는 대화록이다. 홍상화 작가는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경제학과를 거쳐 1989년 장편 <피와 불>을 발표하면서 작품활동을 시작했으며, 저서로는 <거품시대> <불감시대> <정보원> <사랑의 멍에> <동백꽃>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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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경
  • 2019.03.06 20:23

[신간] 안도현 시인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

안도현 시인의 문학적 감수성과 신철 화가의 따뜻한 회화가 만나 시 읽기의 참맛을 선보인다. 시집 <이 시를 그때 읽었더라면>(모악출판사)에는 안도현 시인이 선정한 유명 시인의 시 65편이 담겨 있다. 황동규, 이성복, 정희성, 천양희, 도종환, 송찬호, 함민복, 김해자, 장석남, 문태준, 손택수, 박성우 등 거장부터 중견과 신진에 이르기까지, 한국 시단을 이끌어가는 쟁쟁한 시인들의 빛나는 작품이 수록돼 있다. 시집 곳곳에 보물처럼 자리하고 있는 신철 화백의 감성적 그림도 보는 즐거움을 더한다. 이번 시집에 수록된 시인 65명의 개성 넘치는 시 65편에 대해 안도현 시인은 소재를 발효시킨 후 언어의 체로 걸러낸 시라면서 하나같이 섬세하고 가무스름하고 당당하고 쌉쌀하고 여릿여릿하다고 말했다. 시인은 그 시편들의 행간에 숨어 있는 의미를 특유의 섬세한 언어로 독자들에게 소개한다. 독자들은 시인의 해설을 통해 또 다른 시적 질문과 만나고, 그에 대한 응답을 발견하면서 진정한 시 읽기의 맛을 알아간다. 시인은 어떤 사람일까? 이 물음에 안도현 시인은 시를 읽는 일로 생을 통과하고 있는 사람이 시인이라고 답한다. 남의 시를 읽지 않는 시인은 시인이 아니라 허영에 갇혀서 시인으로 행세하고 싶을 뿐이라고도 말한다. 누군가의 마음 한쪽을 적시기 위해서는 남의 시를 꾸준히 읽어야 하고, 그렇게만 한다면 세상의 모든 말과 우주의 예사롭지 않은 기미를 날카롭게 알아챈다고 강조한다. 안 시인의 말에는 좋은 말 한 마디, 빛나는 문장 하나를 품고 외롭지 않은 삶을 살아갈 수 있는 비결이 녹아있다. 안도현 시인은 1961년 경북 예천에서 태어났으며 1984년 동아일보 신춘문예를 통해 등단했다. <서울로 가는 전봉준> <외롭고 높고 쓸쓸한>을 비롯해 <북항>까지 10권의 시집을 냈다. 소월시문학상, 윤동주상, 백석문학상, 임화문학예술상 등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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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태경
  • 2019.03.06 20:23

[신간] 월랑 전근표 시인 네번째 시집 ‘하늘을 머리에 이고’

우리는 태어나 죽음을 맞는 순간까지 한평생 같은 길을 가고 있는 나그네들입니다. 월랑 전근표 시인이 네 번째 시집 <하늘을 머리에 이고>(신아출판사)의 출간소식과 함께 시 쓰기에 대한 새 꿈을 알려왔다. 인생이라는 길을 걷는 동안 겪게 되는 수많은 경험들, 이를 자연 그대로 기록하는 것이 자신에게는 한편의 시였다고 전근표 시인은 말한다. 인간 본성의 선한 바탕에 과거 삶의 경험과 현재 사회현상을 시공을 초월한 자연에 접목한 시를 쓰겠다는 것. 시인은 그것이 곧 바람직한 미래 인간성 복원을 위해 아름답게 표현할 수 있는 한 편의 언어적 파노라마가 되어야 한다고 다짐해왔다. 이 시집은 백두산아! 천지에 새 꿈 넘치게 하라 연꽃 하늘을 머리에 이고 초승달 어머니의 강 통일이여 오라 여행 및 문학기행기 등 모두 7부로 나눠져 있다. 시와 산문이 함께 실려 있어 문집의 성격에 가깝다. 하지만 이 책의 저자인 전근표 시인은 본인의 네 번째 시집이라고 명명하고 있다. 이에 대해 소재호 시인은 시를 앞세워 더욱 문향(文香)을 드러내고 싶었던 시인의 의중이 담긴 것으로 보았다. 서문을 쓴 소재호 시인은 시인의 경륜만큼이나 시가 성숙되어 있으며 그 아우라와 감동성으로 연유하여 볼 때 문예 작품으로서 매우 높이 평가받을 만하다고 여겨 진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 시인은 벌써 시집 네 번째를 상재하는 마당임에도 시 공부를 게을리 하지 않는다며 그는 지난 적 군문에서나 기업의 장에서 높은 위치의 리더로서 혼신의 힘으로 소속인의 사명을 다하던 그 전력 못지 않게 오늘에도 문학공부의 열의가 매우 뜨겁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호병탁 시인은 해설에서 전근표의 작품에는 난해한 어휘나 비틀린 어법이 전혀 없어 아무런 걸림돌 없이 쉽게 이해된다면서 전 시인은 문사로서의 자기 도야에 안일을 돌보지 않는 작가정신을 가지고 있다고 평했다. 전근표 시인은 2008년 한국시로 등단해 한국시문학대상 등을 수상했다. 2015년 한국문인협회 진안지부 제6대 회장을 역임했다. 시집 <아버님! 하늘나라 그곳에도 꽃은 피었나요> <사랑합니다! 아버지> <꿈의 노래(해를 품은 아버님 사랑)> 등을 발간했다. 전북문인협회 공로상과 진안 에술상 등을 수상했다. 한편, 전 시인의 네 번째 시집 <하늘을 머리에 이고> 출판기념회는 8일 오전 11시 전주 중화산동 연가에서 원로 문인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다.

  • 문학·출판
  • 김태경
  • 2019.03.06 20:23

[전북일보 신춘문예 작가들이 추천하는 이 책] 장창영 시인 - 오창렬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전북일보 신춘문예는 한국 문단의 등용문으로, 그동안 치열한 문학정신을 가진 작가들을 배출해왔습니다. 문단을 살찌우며 문학의 바다를 항해하고 있는 이들, 전북일보 신춘문예 출신 작가들이 아끼고 귀하게 여기는 책을 소개합니다. 장르 제한 없이 전북이라는 공간적 배경을 두고 3년 이내 출간된 작품을 독자에게 추천할 예정입니다. 주말 남쪽에는 매화가 한창이었다. 향기를 머금은 매화가 좋다는 이야기를 듣고 길을 나선 참이었다. 하지만 올봄만큼은 봄나들이가 그리 유쾌하지 않았다. 으레 봄이면 화사하게 터지는 섬진강변 벚꽃 이야기며 지리산을 불태울 노고단의 철쭉 이야기도 미세먼지가 다 삼켜버렸기 때문이다. 한반도를 뒤덮은 미세먼지에 내내 시달려서인지 좀처럼 잠이 오지 않는다. 잠 못 이루는 밤에 오창렬의 시집을 꺼내 읽는다. 눈 밝은 시인은 무심한 세상에서 그만의 독법으로 읽어낸 이야기를 나긋나긋하면서도 조곤조곤 풀어 놓는다. 그 흐름이 장대하기가 이를 데 없다. 그동안 내가 알던 시인에게 이런 구석이 숨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도도한 물결이 시집 곳곳에 출렁거린다. 그 와중에도 시인은 자모음의 결합 같아서/바람도 허물지 못하는 적막 한 채(적막)를 치는 거미와 같은 소소한 일상을 놓치지 않는다. 그래서인지 시인이 세상에 던지는 이야기는 자식 걱정에 늘 안타까운 눈을 하고 있는 어머니(열아흐레 달)나 기약 없이 불현듯 찾아오는 사랑(덜컹거리는 창문)의 다른 이름으로 읽히기도 한다. 첫 시집 <서로 따뜻하다>로 많은 평자와 독자의 사랑을 받은 바 있는 오창렬은 계간지 <시안>에 하섬에서로 등단한 시인이다. 첫 시집에서 보여주었던 세상을 보는 맑은 눈은 이번 시집에는 더 깊고 따뜻해졌다. 그의 두 번째 시집 <꽃은 자길 봐주는 사람의 눈 속에서만 핀다>의 갈피에는 그가 이 힘들고 어두운 세상 너머에서 발견한 따뜻한 사람 냄새와 충만한 생명이 넘실거린다. 이 화창한 봄날에 꽃들은 지천에 피고 지다가 오창렬의 시 속에 가만 문을 열고 들어와 흐드러진다. 눈 속에서 피어난 봄길 밝히는/노오란 촛불 한 그루(복수초)도 매혹적이지만 저 꽃과 꽃 사이의 여백이 오히려 꽃(여백)이라는 구절에 이르면 지리산 바래봉을 빼곡하게 메우고 있을 철쭉이 눈에 밟힌다. 이처럼 그의 시집 곳곳에는 사방에서 이 봄을 찬란하게 사르고 있을 복수초며 철쭉, 벚꽃, 산수유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빛나고 있다. 이 봄, 누군가를 그리워하며 허전하거나 설렘으로 마음이 들뜨는 이라면 이 시집을 구해 읽기를 권해본다. 운이 좋으면 오후 5시 무렵은 그늘이 깊어지는 시간(그늘을 재어보다)라는 구절처럼 마음에 오래오래 남는 시구절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시를 읽다 보면 밤은 짧고, 어쩌면 이대로 끝이 나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처럼 당신도 이 시인과 만나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지 모른다. 이 봄날에는. * 장창영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2003 전북일보 신춘문예 시 부문에 당선됐다. 불교신문서울신문 신춘문예에도 당선돼 창작활동을 하고 있으며,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창작지원사업에 선정되기도 했다. 시집으로 <동백, 몸이 열릴 때>와 문학이론서 <디지털문화와 문학교육> 등을 펴냈다. 그동안 다녀온 여행기를 여행잡지 <뚜르드 몽드>에 연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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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6 20:23

[불멸의 백제] (297) 15장 황산벌 16

백제군 중앙군의 맨 선두는 십인장 사이또, 허리 갑옷만 걸치고 상반신은 붉은 천으로 감았는데 장검을 치켜들고 있다. 24세, 이마에도 붉은 띠를 매어서 불덩이가 날아가는 것 같다. 뒤를 따르는 9명의 기마군도 모두 왜군. 말발굽 진동이 땅을 울렸고 말들의 거친 숨소리만 들릴 뿐 사이또 조(組)는 입을 꾹 다물고 있다. 그 뒤를 바짝 붙어 달리는 모리, 혼다, 나까무라의 조(組)도 마찬가지. 본국(本國) 백제 땅에서 적과 처음으로 부딪치는 싸울아비의 감동으로 모두 머릿속이 하얗게 비어있다. 계백 중앙군 2천기가 이렇게 돌진한다. 쏴라! 백제군이 와락 가까워졌기 때문에 선봉군 중군의 대장 김동천이 소리쳤다. 그 순간 달리는 말 위에서 화살을 재고 있던 수백의 궁수가 일제히 활시위를 당겼다가 놓았다. 거리는 3백보. 그러나 쌍방이 마주 보고 달려가는 터라 화살이 닿은 무렵에는 2백보 거리가 된다. 유효사거리다. 어엇! 그때 김동천의 입에서 신음이 터졌다. 불덩이가 두 개로 쪼개진 것이다. 달려오던 백제군이 그야말로 도끼로 통나무를 쪼개듯이 2개로 좍 갈라졌다. 그 순간 백제군에서도 화살이 쏘아 올려졌다. 앗! 김동천이 놀란 외침을 뱉었고 뒤를 따르던 신라군의 함성이 뚝 그쳤다. 으음. 김동천이 눈을 부릅뜨고 안장에 매단 방패를 꺼내 몸통을 가렸다. 이제 백제군은 비스듬히 앞쪽을 지나간다. 거리는 2백보, 그 순간 백제군이 쏜 화살이 날아왔다. 신라군이 쏜 화살은 대부분 백제군이 갈라진 빈 공간으로 쏟아진다. 아앗! 뒤쪽에서 신음과 외침이 울렸기 때문에 김동천이 잠깐 해찰을 하다가 어깨에 충격을 받고는 몸을 비틀었다. 윽! 저절로 신음이 터지면서 손에 든 방패가 떨어졌고 몸이 기울어졌다. 화살에 맞은 것이다. 쳐라! 선봉 바로 뒤쪽에서 달리던 중군(中軍)의 선봉대장 다께다가 버럭 소리쳤다. 그 순간 처음으로 왜군에게서 함성이 터졌다. 이얏! 목이 찢어질 것처럼 기성을 지른 왜군의 기세가 벌떡 올라갔다. 지금까지 불덩이 귀신처럼 숨소리도 내지 않고 달려오던 왜군이다. 왜군의 함성이 진동했다. 다께다는 이제 선봉대가 신라군 선봉 좌측과 부딪치는 것을 보았다. 부딪치면서 밀고 나간다. 다께다는 반으로 쪼개진 우측군을 맡고 있었는데 좌측군은 야마노가 지휘한다. 죽여라! 다께다가 다시 소리쳤고 기세가 오른 왜군이 함성으로 응했다. 오. 선봉군 중심에 있던 김흠춘이 저도 모르게 탄성을 뱉었다. 이쪽은 지대가 조금 높아서 백제군이 다 보인다. 보라. 백제군 중심의 기마군 2천여기가 반으로 뚝 갈라지더니 좌우로 비스듬히 달려가 신라군을 친다. 그리고 좌우에서 달려오던 1천여기의 백제군이 방향을 틀어 중앙군의 뒤를 받쳐주고 있다. 빈틈이 없다. 좌우의 백제군을 맞으려고 곧장 달려나가던 양쪽 신라군이 허둥대다가 중앙군 선두와 섞여지고 있다. 저런. 김흠춘이 탄식했다. 겹쳐진 신라군은 무용지물이다. 그때 백제군이 다시 방향을 틀어 산성 쪽으로 돌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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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6 16:24

[불멸의 백제] (296) 15장 황산벌 15

중군(中軍)의 김유신도 선봉군 앞쪽에 붉은 막이 펼쳐져 있는 것을 보았다. 백제군이다. 맑고 개인 날씨, 먼지가 가라앉은 황산벌 앞쪽에 마치 붉은 꽃밭이 펼쳐져 있는 것 같다. 장관이다. 쓴웃음을 지었지만 김유신의 입에서 저절로 탄성이 터졌다. 그때 김품만이 옆으로 다가와 말했다. 총사령, 선봉대가 공격을 할 것 같습니다. 중앙의 기마군을 내보내겠지요. 그렇구나. 제가 기동군으로 좌우를 협공할까요? 그럼 아군끼리 겹친다. 김유신이 고개를 저었다. 백제군이 벌려선 위치가 좁다. 그곳에 대군(大軍)이 들어가면 숫자가 적은 쪽이 유리하다. 과연. 김품만이 김유신을 보았다. 계백이 움직이지 않는 이유가 그것 때문이군요. 왜군 기마군이 잘 훈련되었다. 거리가 4리(2km) 정도가 되었으나 벌려선 붉은색 기마군은 정연했다. 김유신이 다시 칭찬했다. 얕보면 안 된다. 기다려라. 계백이 앞쪽을 응시하며 말했다. 김유신의 본군(本軍)은 움직이지 않겠지만 선봉군은 멈춰설 수가 없다. 주군, 김흠춘의 기마군도 빈틈이 없습니다. 옆에 선 다께다가 감탄했다. 그런데 장비가 무겁게 보이는군요. 그렇다. 계백의 얼굴에 웃음이 떠올랐다. 말에 쇠갑옷을 입혔고 기마군 장비가 너무 무겁다. 형식에 매어있다는 증거다. 기마전에서 우리가 유리합니다. 다께다가 분위기에 들떠 움칠거리는 말을 달래면서 말했다. 다께다는 계백령의 신하였기 때문에 계백을 주군(主軍)으로 부른다. 그때 앞쪽 장수가 소리쳤다. 선봉군이 옵니다! 계백도 보았다. 김흠춘의 선봉군이 공격을 시작한 것이다. 먼저 선봉군 중앙의 기마군이 화살촉 모양이 되어 달려 나오고 있다. 그 뒤를 삼각으로 이룬 기마군 2천기 정도가 따른다. 계백이 좌우를 둘러보았다. 좌우의 기마군은 그물 모양으로 벌어지고 있다. 끝쪽이 앞으로 나와 그물 안으로 백제군을 끌어들이려는 것이다. 김흠춘의 기마군은 1만, 백제군의 2배다. 이윽고 계백이 소리쳤다. 3면 동시 공격! 그 순간 고수가 격렬하게 북을 쳤다. 백제군의 북소리는 높고 여운이 적다. 그때 계백이 허리에 찬 장검을 뽑아 들고 말에 박차를 넣었다. 백제군이 옵니다! 부장 성진이 소리쳤지만 김흠춘은 마상에서 앞을 노려본 채 대답하지 않았다. 3개대로 나뉘어졌습니다! 성진이 두 번째 소리쳤을 때 김흠춘이 잇사이로 말했다. 부딪쳐라! 백제군은 넓게 퍼져 있는 것 같더니 갑자기 3덩어리가 되어 달려온다. 눈 깜빡할 사이다. 마치 꽃밭이 3개의 불덩이로 나누어진 것 같다. 빠르구나. 그 와중에도 김흠춘이 감탄했다. 백제군이 금방 가까워졌기 때문이다. 와앗! 백제군을 맞으려는 신라군이 일제히 함성을 질렀기 때문에 천지가 울렸다. 이쪽의 전고(戰鼓)도 더 격렬하게 울렸고 땅은 달리는 말굽 소리로 흔들렸다. 그런데 백제군 쪽은 조용하다. 함성이 안 들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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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9.03.05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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