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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문학예술' 전북지부 재출범…회장 안영 시인

서울에서 발행되는 계간 문예지 한국문학예술을 통해 문단에 데뷔한 전북의 시인과 작가들이 전북지부를 재결성해 새로운 도약의 발판을 마련했다. 전북지부는 지난 22일 전주시내 한 음식점에서 전북문학관 이운룡 관장이 배석한 가운데 한국문학예술을 이끌어가고 있는 고창 출신의 시인 박남권 발행인과 전주 출신의 시인 이소연 주간 등 회원 15명이 모여 창작의 열기와 활성화를 다짐했다.이들은 3년 전 지부를 결성하고도 그동안 게으름을 피웠다는 자성 아래 각자 혼자만이 감당할 수밖에 없는 게 창작 행위이고 자기와의 싸움이며 고독과의 싸움이라 하지만 마음을 하나로 묶어 동도의 에너지를 재충전하자고 의욕에 찬 발언들을 쏟아냈다. 이 자리에서 박남권 시인은 해마다 전북지부 회원 특집란을 기획하여 작품을 발표하고, 또한 개별 작품을 매년 1회씩 발표할 수 있도록 지면을 충분히 할애하겠다고 격려하였다. 회원들은 격월제로 모임을 갖고 각자의 작품 낭독과 작품에 대한 토론을 통해 성숙된 모임이 되도록 노력하자고 의견을 모았다.새 집행부는 안영 시인을 지부 회장으로, 표수욱 시인을 사무국장으로 선출했다. 이날 모임에는 전주의 박종식김병구 소설가, 김영후김길수백봉기김금남신수미강진숙 박옥자표수욱 시인, 익산의 정순연 시인, 김제의 강민숙 시인 등이 참석했다. 한국문학예술은 지난 2002년 가을호를 창간호로, 계간으로 발행되고 있다. 매년 시화전시낭송문학기행 등의 행사를 갖고 있으며, 신인상 작품을 공모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25 23:02

부조리한 세상 날카롭게 비판

〈거시기 하네요〉. 책 제목이 도발적이다. 세상을 향해 비판의 목소리를 내고 싶은 마음이 담긴 제목이다. 수필가 겸 아동문학가인 이상우 씨의 에세이집(신아출판사). 수필집으로는 지난 2003년 〈자동차 시대에서 휴대폰 시대까지〉 이후 11년만에 낸 2번째다. 저자는 자신의 경험과 시사적인 문제들을 주 소재로 삼아 동서양의 역사를 넘나들며 부조리한 사회 현상들을 날카롭게 꼬집고 있다. 보수와 진보, 애국과 애민, 친일과 종북 등 첨예한 문제들도 종횡으로 분석하고 나름의 해법을 제시한다. 저자 자신이 기독교 장로이지만, 오늘의 교회가 안고 있는 문제들을 거침없이 해부한다. 여기에 생활의 단상들이 숨고르기를 해준다. 고향에서 뒤늦게 농사를 짓는 재미, 자서전을 써서 팔았던 무용담, 숫자에 대한 생각, 무지개 색깔을 통한 문화창작 이야기, 한글예찬, 짐멜이 쓴 〈돈의 철학〉을 읽고 느낀 소회 등의 산문들을 엮었다.신은 이미 인간 지배를 포기했다. 무소불위 하나님은 야곱을 마음대로 선택하고 자유자재로 요리하였다. 그때는 인간 모두가 복종하였다. 그런데 이제는 성직자들도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양의 탈을 쓴 이리로 겉을 위장한 성직자들은 하나님처럼 행동한다. 예수가 이미 하나님을 대신해서 인간이 된 이후 모두가 하나님인 줄 착각하고 있다. 예수를 따르는 일은 무서운 하나님이 아니라 인자하고 희생하는 인격자인데, 거짓 성직자들은 희생보다는 권위를 먼저 행사하려 한다. 약자를 보호하기 위한 강자와의 투쟁이 아니라 강자 위에 군림하기 위한 쟁투이다. 예수는 자기의 권력을 포기했기에 위대한 것인데 말이다.신앙인으로서 할 말이 많은 듯, 저자는선과 악종교와 노동정치와 종교한국 교회는 죽었다 등을 탐닉하는 사람들로 묶었으며, 에필로그에 잘못된 성직자들의 자세를 위와 같이 정리했다.저자는 또 보통 사람들은 억울한 일에는 열을 내며 사생결단을 결의하면서, 부끄러운 짓에 대하여는 구렁이 담 넘어 가듯 가려한다며, 조금이라도 남의 인격을 존중하고, 나의 권리는 낮추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는 따뜻한 마음을 서문에 붙였다.2007년 전북경찰청 정보통신담당관으로 명예퇴직한 저자는 전북경찰문인협회 부회장전북아동문학회 부회장 등을 지냈다. 콩트집 〈엄마 이야기 아들 이야기〉, 역사서 〈암탉이 울어도 수탉은 날개만 친다〉, 어린이 교양서 〈이야기 소학〉, 전기 〈지저스 스토리 리더십〉, 자서전 〈이승만 시대에서 노무현 시대까지〉 등의 저서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25 23:02

'산사나이'가 그려낸 고향 산천의 정기

영호남수필문학협회 전북회장 김정길 씨(61)가 네 번째 수필집 〈자연의 속살, 그 경이로움〉을 냈다(신아출판사). 수필가뿐만 아니라 자연사랑 운동과 우리전통지리 부활운동에 남다른 열정을 쏟아온 영원한 산사나이이기도 한 그는 모악산지킴이 회장과 전북산악연맹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기도 하다. 저자는 2001년 등산안내서인 〈전북 백대명산〉, 2012년 〈전북명산과 문화유적〉, 올해 〈모악산의 역사문화〉 발간을 통해 전북지역 산에 대한 깊이를 더하고 산 문화에 대한 일반의 이해를 넓혔다.2003년 〈수필과 비평〉으로 등단, 성실하게 수필밭을 일궈온 저자는 2005년 수필집 〈어머니의 가슴앓이〉 이후 2008년 〈지구를 누비는 남자〉, 2011년 〈내 마음의 텃밭〉 등 3년마다 한 권씩 3권의 수필집을 냈다. 이번 수필집 역시 전작에 이어 3년만이다.저자는 이번 책 머리에나의 글쓰기의 본바탕은 조상들이 대대로 뿌리를 내려온 고향산천의 정기가 서린 자연이다. 자연은 내 마음과 영혼의 안식처이자 문학 소년의 가슴을 어루만져 주던 요람이다는 말로, 그의 문학이 자연과의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강조했다. 1부 구름정원, 2부 묵향 다향 지향에 취하다, 3부 고장 난 대한민국 시계, 4부 기저귀 그 인생의 지킴이, 5부 동방의 으뜸 철차산 신선놀이에 걸쳐46편의 수필이 담긴 이번 수필집 역시 그 연장선에 있다. 혼불의 요람 노적봉, 금강 벼룻길, 충북 제천 청풍호, 구천동 33경, 전남 순천 선암사, 경주 불국사, 임실 옥정호, 영일만 호미곶 등 발길이 닿은 전국 곳곳의 자연과 역사가 숨쉬는 곳들을 저자의 따뜻한 시선으로 그리고 있다.소재호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남향성(男向性)으로 고담준론(高談峻論)을 내닫는다. 문장은 유려하고 소재 배치는 절묘하여 하나의 작품으로서 그 문학적 완성도가 매우 높다고 했다. 아동문학가 안도 씨는그의 수필에서 따스한 온기를 느낄 수가 있다. 포근하고 정겨운 천성에서 우러난 글이기 때문이다. 찬란하지 않고 우아하며 원색보다는 비둘기 빛이거나 진주 빛이다고 거들었다. 수필가 이종희 씨는 자연을 호흡하며 발견한 속살을 수필이라는 장르로 녹여내어 독자의 시선을 끌어들이는 마력이 있다. 그 세심한 관찰력에서 얻은 지식은 삶의 지혜로 삼을 만한 가치가 있는 주옥같은 글로 엮었다고 추천사에 붙였다.임실 출신의 저자는 전주상공회의소 기획진흥실장과 행촌수필문학회 4대 회장을 지냈으며, 현재 전북문인협회 수필분과 위원장, 전북수필 부회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25 23:02

[황갑연 외 '인문고전읽기'] 동서양 아우른 13편의 고전 인문학 가치 찾아내다

인문학의 위기! 신물 나게 들어본 소리이지만, 언제 인문학이 위기가 아닌 적이 있었던가? 그렇다면 인문학은 무엇인가? 필자는 인문학은 인간이라는 존재의 삶에 궁극적인 문제를 던지고 다양한 출구를 통하여 그것을 해소하는 과정과 관련된 학문 활동이라고 생각한다. 인문학에는 결정된 답이 없다. 인문학이 인간의 삶에 관한 궁극적인 성찰과 해소에 관한 활동이라면 인문학은 몇 권의 인문학 서적을 읽고서 그것과 관련된 정보나 지식을 습득하는 교양 수준에 그쳐서는 안 되고 자신의 일상적인 삶에 그것을 적용해보고 문제 해결에 다양한 출구를 스스로 제시하였을 때 인문학의 가치가 발현될 수 있을 것이다.전북대 출판문화원에서 출간한 〈인문고전읽기〉는 전북대 인문대학 재직 교수와 강의전담교수 13인에 의해 저술된 교양강의 교재이다. 흔히 고전에 인생의 답이 있다고 하지만, 절대 한 권의 고전으로서는 만족할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없다. 그렇다면 몇 권에서 찾아야 하는가? 이는 숫자 놀음이 아니다. 〈인문고전읽기〉는 한 학기 강의 분량에 맞추어 저술되었기 때문에 소개된 고전이 많지는 않다. 동서양 고전을 6대 7로 구성하여 철학과 문학을 위주로 총 13권의 고전을 소개하였다. 모든 고전 소개에 동일한 형식을 제시하였다. 우선 강의교재이기 때문에 학습목표를 소개하고, 다음 주요 용어작가의 생애와 시대배경텍스트해제더 읽어 볼 거리더 생각해 볼 거리참고문헌 순으로 소개하였다. 텍스트해제에서 고전의 중핵을 소개하고 있기 때문에 이것만을 보아도 그 고전의 핵심 내용은 충분히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소개된 고전은 다음과 같다. 〈맹자〉(맹자)〈채근담〉(홍자성)〈오디세이아〉(호메로스)〈소크라테스의 변론〉(플라톤)〈하이쿠 기행〉(바쇼)〈당시 삼백수〉(손수)〈태평천하〉(채만식)〈삼국연의〉(나관중)〈돈키호테〉(세르반테스)〈햄릿〉(셰익스피어)〈젊은 베르터의 고통〉(괴테)〈변신〉(카프카)〈이방인〉(카뮈). 1학기 강의 직후 강의만족도 설문조사를 해보니 흥미로운 사실이 발견되었다. 가장 인기가 높은 고전은 그리이스의 영웅 오디세우스의 귀향 모험기인 호메로스의 〈오디세이아〉였다. 그런데 오디세이아에 관한 이해 수준은 가장 낮았다. 왜 그럴까? 만화 그리이스 로마 신화의 영향 때문인 것 같다. 만화로 그려진 그리이스 로마 신화는 재미있지만, 신화 속에 내재된 서양인들의 가치관에 대해서는 올바르게 파악하려는 노력이 부족했던 것 같다. 우선 오디세이아에는 아레테(arete), 즉 덕이라는 개념이 출현하는데, 일반적으로 동양인들이 갖고 있는 개념과는 상당히 다르다. 아레테는 인간뿐만 아니라 사물 일반의 훌륭한 혹은 좋은 상태를 의미한다. 훌륭한 전투 기능을 발휘하는 전사도 덕을 갖춘 사람이고, 직물을 잘 짜는 사람도 역시 덕을 갖춘 사람이다. 이러한 덕을 통하여 공동체 전체의 운명을 담당하는 사람이 바로 영웅인 것이다. 다음으로 학생들에게 관심의 대상이었던 작품은 바쇼의 하이쿠였다. 하이쿠는 일본어 5,7,5음의 총 17음으로 된 일본의 정형 서정시이다. 가장 짧은 시이지만, 단순하고 쉬우면서도 계절과 감정 그리고 풍물 등을 간결하게 묘사한다. 이러한 하이쿠는 우리말에도 얼마든지 응용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말로는 더욱 짧게 묘사할 수밖에 없지만, 그것을 통하여 학생들의 어휘 사용능력을 제고할 수도 있다. 가장 비인기 고전은 〈당시 삼백수〉였는데, 원인은 딱 한 가지이다. 즉 한자의 고통 때문이다. 사실 한자는 인문학의 전유물로 생각하지만, 자연과학과 너무나 밀접한 관련을 맺고 있다.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과학의 원리와 법칙은 모두 한자로 구성되어 있다. 따라서 한자의 의미만 알고 있어도 자연과학의 원리와 법칙의 개괄적인 의미는 알 수 있을 것이다. 일반적으로 〈소크라테스의 변명〉으로 알려져 있지만 〈인문고전읽기〉에서는 변명 대신에 변론으로 수정하였다. 변명은 사실관계를 회피하는 인상을 주지만, 소크라테스는 법정에서 자신에게 제기된 고발과 고소인 그리고 아테네 시민들에게 당당하게 자신의 삶과 철학을 개진하면서 자신에게 부과된 죄목들을 하나하나 반박하였다. 따라서 당연히 변명이 아니라 변론이어야 한다. 또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진 작품도 이곳에서는 〈젊은 베르터의 고통〉으로 표기하였다. 사실 고전은 현대 우리의 삶과 결코 격리되지 않았다. 진리와 가치는 본래 시공의 제한을 받지 않는다. 맹자의 교우 관계를 보면 이점을 바로 알 수 있다. 맹자는 당시 천하에서 교우할만한 사람을 찾지 못하면 옛사람의 서적으로 통하여 그와 교우할 수 있다고 한다. 그것을 맹자는 상우(尙友)라고 하였다. 이처럼 고전은 우리의 가까운 벗의 교훈 혹은 인생담인 것이다. 필자는 고전을 읽으면서 해석의 적부(適否) 문제에 너무 신경 쓸 필요는 없음을 강조하고 싶다. 동양고전만을 보더라도 학술회의장에서 오역 문제로 가끔 다투기도 하지만, 이는 전문학자 혹은 주석(註釋)쟁이의 몫이고, 고전에서 독특하게 계발 받은 것이 있다면 그것이 고전에 대한 자신의 이해인 것이다. 물론 바뀔 수는 있지만, 적어도 그 시간만큼은 자신과 고전이 그 방식에 따라서 교통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고전의 매력이다. △대표 집필자인 황갑연 교수는 중국유가철학을 전공한 전북대 철학과 교수다. 한국양명학회 회장과 전라문화연구소장을 지냈으며, 전북대출판문화원장 보직을 맡고 있다. 〈동양철학과 문자학〉 〈공맹철학의 발전〉 등의 저서와, 〈심체와 성체(心體與性體)〉 번역서가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25 23:02

신문 게재 칼럼 내용별로 엮어

전북여고 교장과 원광보건대 교수를 지낸 김형중(67)씨가 두 번째 칼럼집 <당신도 하고 싶었던 이야기들>을 냈다(도서출판 국보). 2007년부터 올 5월까지 전북일보와 한국문학신문, 원광보건대 학보에 게재한 칼럼들을 내용별로 엮은 책이다.인생! 삶은 부메랑이이다언어! 말은 생각을 담는 도구다자녀교육! 다시 생각해보자나눔과 배려!뒷모습이 아름다운 사람들문화!다문화 사회의 현실등 5장으로 구성됐다.저자는 다른 사람의 장점보다는 결점을 찾아내려 한다거나, 실수를 꼬집어 지적하여 면박하는 언행은 냉정한 사람들의 몫이다. 사람들은 그런 사람과 어울리기를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 상호 존중이 인간의 기본적 예의다고 인생편의 화두로 꺼냈다.언어편에서는 인간 본연의 모습을 감추고 산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일이다. 우리가 날마다 입 밖으로 내뱉는 말 속에는 그 사람의 평소 때의 생각이 그대로 스며들어 있는 것이다. 즉 말은 자신의 마음에 있는 생각에다 지혜를 담아 표현하는 것이다. 말의 폭력은 행동의 폭력보다도 더 아프고 잔인하다고 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자녀교육과 관련, 저자는 자녀들이 생각하고 귀담아 들어줄 때, 그도 마음을 살며시 다가 설 것이다. 부모자식 간의 신뢰가 바로 소통의 길이다고 적었다.나눔과 배려에서는 소박한 삶에서 단조로운 생각으로 이해득실을 계산하지 않고서 나를 필요로 하는 곳에 따뜻한 손을 내밀면서 짓는 아름다운 미소가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다. 서로의 도움이 곁들여지는 삶의 풍경은 한 폭의 정감 있는 한국화가 될 것이다고 보았다.문화편의 서두는 오랜 세월 지켜온 소중한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운 문화의 트랜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여 융화시켜간다면 매우 자연스러울 것이다고 적었다. 시인(계간 <문예연구>로 등단) 겸 수필가(<격월간 <수필시대> 등단)이기도 한 저자는 <허수아비들의 노래> 등 3권의 시집과 칼럼집 <도전하는 사람이 아름답다>를 냈다. 현재 중국 옌타이대 객좌교수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8 23:02

19세기 서양에서 바라본 한국 문학

한국의 문학이 19세기 영미권에서 어떠한 방식으로 논의되고 소개되었을까. 전주대 김승우 교수(국어교육과)가 한국 문학과 문화를 연구했던 19세기 서구인 9명의 연구를 한데 모아 책으로 펴냈다. <19세기 서구인들이 인식한 한국의 시와 노래>(소명출판).우리에게도 잘 알려진 제임스 게일, 호머 헐버트,엘리 랜디스, 프레더릭 밀러를 포함 클로드 샤를 달레, 에른스트 오페르트, 위리엄 그리피스, 모리스 쿠랑, 애나 스미스 등 9명의 서구인들의 한국시가관, 한국문학관, 한국문화관, 한국관을 살펴볼 수 있는 책이다.저자에 따르면 서구인들이 남긴 19세기 중엽까지 한국 관련 기록은 중국이나 일본에 비할 때 그 분량이 매우 적을 뿐만 아니라, 내용 역시도 단편적이거나 부정확한 경우가 대부분이다. 한국의 역사와 문화를 독립적으로 다루려는 시도가 있었던 것은 19세기 중엽 이후 프랑스 신부들의 역할이 중요했다고 저자는 보았다. 그 실체를 확인할 수 있는 저작이 달레의 <한국천주교회사>(1874년). 이 책은 천주교의 박해와 순교자들의 약전 위주로 구성됐지만, 교회사를 본격적으로 서술하기에 앞서 한국의 전반적인 사정을 ‘서설’로 풀어놓았고, 그 중 한국의 유흥문화 일부가 소개됐다. 달레는 여기서 기녀의 신분과 기예, 유랑 예능패의 황동과 폐단을 언급했고, 판소리를 일종의 극으로 규정하면서 명창이 더늠을 확대해 가는 특색에 관해서까지 설명하고 있다고 소개했다.1890년대에 나온 서구인들의 한국 관련 저작은 대부분 문호 개방 이후의 견문을 반영하고 있다. 그 가운데에서도 프랑스인 서지학자 모리스 쿠랑의 <한국서지>는 획기적이라 할 만하다는 게 저자의 평가다. 쿠랑은 한국시가의 층위와 특징에 관해 여러 중요한 견해를 내놓았다. 이러한 쿠랑의 관심이 추후 한국의 극에 대한 고찰로까지 이어진다는 사실은 주목해야 할 사항이라고 보았다.1890년대를 기점으로 프랑스 신부들이 이끌어 왔던 한국 관련 연구는 점차 영미권 개신교 선교사들이 주도하며, 특히 게일은 한국의 시와 문학에 대한 자신의 견해를 잡지에 기고하기도 했다. 제임스 게일과 더불어 1890년대 중반부터 한국문학 및 시가 분야의 논의를 이끌었던 또 다른 영미권 선교사는 호머 헐버트. 1896년에 잇달아 발표한 <한국의 성악(Korean Vocal Music)>과 <한국의 시(Korean Poetry)>에서 헐버트는 한국시가가 서구의 것과 근본적으로 다르다는 상호적 관점을 전제하면서 그 주요 갈래와 특질을 세세하게 분석했다. 시가에 대한 관심으로부터 촉발된 헐버트의 연구는 소설에 대한 관찰과, 극에 대한 논평으로 이어졌다. 영국 성공회 소속 의료 선교사였던 랜디스는 <한국 어린이들의 노래(Rhymes of Korean Children)>에서 한국의 여러 동요 작품을 정확히 음사 및 영역하기 위해 공을 들이는 한편, 주요 어구에 상세한 해제까지 덧붙임으로써 한국 동요의 특질을 잘 보여줬다. 1900년대 들어 미국인 선교사 프레더릭 밀러는 가사를 한국시가의 대표적 갈래로 부각시켰고, 한국시가의 구성 원리와 요소를 정교하게 탐구한 점, 강약율 모형을 바탕으로 한국시가의 율격을 진단한 점 등은 이전 시기 논자들에게서는 발견하기 어려운 새로운 시도로서 눈여겨볼 만하다고 김 교수는 설명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8 23:02

이영환 〈아버지의 부모역할과 아동발달〉아버지, 헌신자에서 양육자로

대부분의 사회에서 아버지는 자녀를 직접 돌보기보다는 어머니가 자녀를 잘 돌볼 수 있도록 지원하는 간접적 방법으로 자녀 양육에 참여하여 왔다. 이러한 아버지의 역할은 산업혁명을 거치면서 생계유지자로서의 도구적 역할이라 규정되어 왔으며, 어머니는 돌봄의 주체로서 표현적 역할을 담당해 왔으며, 아동학의 주요 연구주제도 어머니가 아동발달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초점을 두어 왔다. 그러나 20세기 말 기혼여성의 취업 증가 현상은 가족의 삶과 아버지 역할에 변화를 가져 왔다. 더 이상 아버지는 자녀양육에서 잊혀진 헌신자가 아니라 자녀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 적극적 양육자로 인식하기 시작한 것이다. 이제 우리사회의 키워드는 아버지이며, 대중매체에서 묘사하는 아버지 모습은 친구같은 아버지, 양육적인 아버지이다. <아버지의 부모역할과 아동발달>은 과거의 좋은 아버지가 좋은 부양자였다면, 오늘날, 그리고 미래사회에서 좋은 아버지는 어떻게 정의될 수 있을까, 충분히 좋은 아버지가 되고 싶어 하는 남성들에게 국가와 사회는 무엇을 어떻게 지원하여야 하는가 하는 문제를 담고 있는 책이다.〈아버지의 부모역할과 아동발달〉은 모두 4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진화론적 관점과 사회문화적 관점에서 아버지를 살피고 있다. 수컷이 아버지가 되는 진화적 과정을 살피면서 인간과 동물을 구분하는 새로운 단서로서 아버지의 돌봄을 이야기한다. 거의 모든 조류와 포유류의 경우 번식을 위한 짝짓기가 끝나면 수컷은 새끼에 대한 투자를 중단하지만 인간 아버지는 지속적으로 자녀를 돌보며, 특히 부부관계가 끝난 뒤에도 자식에게 계속 투자하는 유일한 종인 것이다. 또한 아버지에 대한 사회문화적 기대는 어머니 역할에 비해 매우 다양하다. 가부장적 아버지, 생계부양자 아버지, 양육적인 아버지 등 아버지 모습은 시대의 흐름과 사회문화적 변화 속에서 진화되어 왔으며 지금도 진화중이다. 2부에서는 한국 아버지의 부성(父性) 찾기를 시도하였다. 전통사회의 아버지는 가장으로서 자식들의 엄격한 훈육자였으며, 1960년대 산업화 이후에는 생계부양자 역할이 강조되었다. IMF를 거치면서 아버지들은 가부장적 권위의 쇠퇴와 실직, 가족으로부터의 소외와 삶의 고단함을 말하기 시작하였다. 아버지가 생계부양자 역할에 버거워하고 있는 반면, 어린 자녀를 둔 기혼여성의 취업 증가라는 사회적 변화에 따라 아버지의 자녀양육참여는 피할 수 없는 시대적 요구이다. 아버지들에게 자녀 돌봄에 대한 책임은 일과 대체되는 것은 아니며, 아버지의 일에 자녀 돌봄이라는 영역이 추가되는 것이다. 오늘날의 한국 아버지들은 자녀를 위해 더 많은 시간 일을 해야 하지만, 자녀와 더 많은 시간을 보내는 것이 좋은 아버지라는 양립하기 어려운 갈등에 마주하고 있는 셈이다. 3부에서는 아버지가 아동발달에 미치는 직접적, 간접적 영향에 관한 연구들을 정리하였다. 아버지의 양육 참여는 자녀의 사회?정서 및 성격 발달, 인지 발달과 성취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며, 아버지 자신의 심리적 성숙과 조화로운 부부관계 및 친밀한 아버지-자녀 관계 형성에 긍정적이다. 특히 3부 9장에서는 아버지-자녀관계에서 관심을 두어야 하는 9가지 이슈를 다루고 있다. 세상에 태어나서 첫 1년 동안 어린 아기가 아버지를 통해서 세상에 대한 신뢰를 배우는 애착발달에 대한 설명, 걸음마 시기 자녀와 쉽게 상호작용하기 위한 자녀의 기질에 대한 이해, 자녀양육에서 아버지의 온정과 통제 등 9가지 이슈는 아버지들이 아동발달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함으로써 양육적 아버지가 되는데 중요한 팁을 제공한다.4부에서는 21세기 아버지인 새로운 아버지를 위한 제언을 하고 있다. 오늘날의 아버지들은 좋은 부양자를 넘어서 자녀의 삶에 직간접적으로 참여하고자 하지만 현실적으로는 생활수준의 향상과 자녀양육비용의 상승으로 생계유지자 역할이 오히려 더 강조되고 있으며, 사회적경제적 성공을 이루지 못한 아버지들은 가족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한다는 좌절감에 빠져들게 한다. 반면 어머니의 급격한 취업률에 비교하여 아버지의 자녀양육참여는 증가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오늘날의 아이들은 과거의 아이들보다 부모와 함께 하는 시간이 현저하게 감소되었다. 세계 여러 나라들이 아버지들이 자녀 양육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도록 하기 위해 어떤 정책들을 펼쳤지 살피면서 아버지가 자녀출산과 양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는 가족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앞으로의 사회는 어머니의 취업이나 이혼의 증가와 같은 가족구조의 변화로 인해 어머니 없이 성장하는 아동은 더욱 많아질 것이다. 아버지의 양육 참여를 이끌기 위해서는 아버지들 스스로 자녀양육 참여의 필연성과 중요성을 인식하여야 하며, 이를 지지하기 위한 정책적, 법적, 제도적 뒷받침이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저자는 전북대 아동학과 교수로 재직중이다. 한국보육지원학회장을 지냈다. 〈마음의 힘 키우기〉(공저) 〈사이좋은 친구, 함께하는 우리〉(공정) 등의 저서가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7.18 23:02

전주 출신 우지혜씨 로맨스 소설 인기몰이

소문이 좋게 난 책이라서 기대가 큰 책이었어요. 오늘 출근 할 때 정거장 앞에 있는 화단에 키도 작고 이파리도 몇 뜯어져 있고 고개도 숙인 참 볼품없는 모양새의 해바라기를 봤어요. 그 볼품없어 보이는 모습이 홀로 사랑을 품고 자라는 남주의 모습과 오버랩 되고 아름답게 활짝 펴 있는 책 표지가 사랑받고 있는 남주의 모습과 같아서 책 제목 참 잘 지었구나 싶더라고요. 청어람에서 나온 신간 <해바라기 피다>에 대한 독자의 서평이다. 인터넷 사이트에서로맨스 소설가로 활약하는 전주 출신 우지혜 씨(34)가 지난 연말 <앙트레로 시작할까요?>를 시작으로 <해바라기 피다>까지 6개월 만에 4권의로맨스 소설을 냈다.인터넷 로맨스 소설 사이트(로망띠끄)에서 작가로 활동하는 수가 수백 명이지만, 우 씨처럼 짧은 기간에 4권의 책을 내면서 일약 유명 작가로 떠오른 경우는 흔치 않다. 특히 3권째 <경계를 넘다>와 4권 <해바라기 피다>는 서적 유통 관련 판매 사이트에서 100위권 안팎의 순위에 오르는 기염도 토하고 있다. 3권과 4권은 2쇄 인쇄에 들어갔다.대학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한 우 씨가 작가로 데뷔한 것은 7년간 다니던 외국계 제약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던 중 지난해 습작삼아 인터넷에 올린 소설이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다. 어려서부터 책을 가까이 했으나 작가의 꿈을 꿔본 적이 없었습니다. 회사를 그만두고 잠시 쉬면서 여러 곳으로 여행을 했고, 여행기를 써보았습니다. 일기형식의 여행기를 쓰다 보니 재미가 없어 여기에 상상력을 보탰습니다.우 씨는 자신의 글을 본 지인들의 평가가 좋아 인터넷 사이트에 올릴 수 있는 용기를 얻었다. 그 스스로도 글쓰기가 재미가 있어 꼬박 10시간 컴퓨터에 앉아 있을 때도 있다. 많을 때는 A4용지 크기 10매를 쓰기도 하며, 평균 4~5매의 글을 올린다. 그가 올린 소설의 클릭 건수가 8000여건을 상회하고 있다.그는 로맨스 소설에 대한 고정 관념을 깰 필요가 있다고 했다. 10대, 20대만이 아닌, 30대 이상 독자들도 적지 않으며, 단순히 연애 소설에 국한되는 게 아니란다. 청춘 남녀의 고민과 애환도 담고, 현실에서 이루지 못하는 문제들을 소설을 통해 판타지를 채워주고 대리만족도 느낄 수 있단다.소설 속 주인공이 꼭 너더라는 말도 합니다. 그러나 경험이 있어야 소설이 나오는 것은 아니며, 경험하지 못했기 때문에 오히려 상상력을 더 발휘할 수도 있다고 봅니다.그는 저녁 한강변을 산책하면서 아이디어를 떠올리기도 하고, 주변에서 소재를 끄집어내기도 한다. 그가 내세우는 여성 주인공들은 한결같이 당당한 여성이다. 의존적인 여성상을 탈피해 자기주장이 강한 캐릭터에서 카타르시스를 맛보는 독자들이 많은 것 같다고 했다. 여유 있고 능력 있는 남주인공에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을 등장키는 게 로맨스 소설의 정형인 데,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똑똑하고 잘 난 쪽으로 잡아보았습니다. 정형화 된 틀을 벗어난 그런 변화 때문에 좋아들 하는 것 같습니다.그는 아직도 쓸 소재는 무궁무진하단다. 시작은 로맨스로 했고 당분간 계속 로맨스로 가겠지만, 자신이 생기면 스릴러 서스펜스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고 했다. 얼마 전 탈고를 마친 <그 겨울에 봄이 오면>도 출간을 기다리고 있다. 스스로 약속한 한 해 5권의 책 출간 목표를 조만간 달성하는 셈이다. 그는 머리를 식힐 겸 재충전을 위해 2~3개월간 아프리카 여행계획을 세워두고 있다.처음에 걱정이 많았던 아버지 우찬도 씨(세무사)는 딸을 열렬히 응원하는 독자가 됐다. 다만 그의 로맨스가 현실에서도 고공행진 하기를 바라면서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7 23:02

석정 문학 더 깊어진다

(사)신석정기념사업회 출범식이 11일 오후 5시 전북도청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소재호 석정문학관장 사회로 진행된 이날 출범식에는 송하진 전북도지사와 김광수 도의회 의장, 허소라 전 석정문학관장이운룡 전북문학관장김남곤 시인안도현 시인신동욱 연세대 명예 교수 등 200여명의 문인들과 석정의 아들인 신광연씨(전 동아일보 기자) 등 유족들이 참석했다.사업회 윤석정 이사장은 석정 시인은 세대가 바뀌어도, 세월이 흘러도 더 그리워지는 시인이다며, 사업회의 출범으로 지역에서는 물론, 전국적으로 석정 문학이 더욱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2권의 시집을 내기도 한 송하진 도지사는 축사를 통해 전주시장 시절에 버스정류장에 시 1편씩을 게재했고, 도청 야외광장에 주기적으로 시를 붙일 계힉이다며, 사업회 출범을 계기로 석정 문학을 더 높이 기려 전북문화예술의 자양분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업회는 신석정 문학의 위상을 높이기 위해 국내 최고 수준의 상금을 건 문학상을 제정, 시상할 계획이라고 소개했다. 공모를 통해 중견 문인을 대상으로 1명에게 3000만 원을, 신예 작가를 중심으로 1명에게 500만 원의 상금을 수여한다는 것. 문학상의 재원은 석정의 아들인 사업가 신태연씨가 매년 5500만원을 출연하기로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4 23:02

일본인이 쓴 관동대지진 조선인학살 책 잔잔한 파문

조준형 특파원= 일본인들이 1923년 간토(關東)대지진 당시 조선인들에게 자행한 학살을 다룬 책이 일본 사회에서 잔잔한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프리랜서 저술가인 가토 나오키(47加藤直樹)씨가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을 소재로 3월 펴낸 '9월, 도쿄의 길 위에서'가 현재까지 일본에서 1만 1천 부 이상의 판매 실적을 거뒀다고 도쿄신문이 11일 보도했다. 간토대지진 조선인 학살은 91년 전 도쿄(東京), 요코하마(橫浜) 등 간토 지역에 서 발생한 대지진 당시 '조선인이 폭동을 일으켰다. ', '조선인이 우물에 독을 탔다'는 등의 유언비어가 확산하면서 6천 명 이상의 재일 조선인들이 일본 군인과 경찰, 민간인 자경단 등에 의해 학살된 사건을 말한다. 아베 정권의 우경화 흐름 속에 한국 혐오 서적들이 잇따라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상황에서 일본 과거사의 '치부'를 다룬 책이 이 정도로 팔린 것은 주목할 만한 일로 평가되고 있다. 도쿄에서 빈발한 혐한(嫌韓)시위가 가토 씨에게 집필 동기를 제공했다. 혐한 시위가 끊이지 않았던 도쿄 신오쿠보(新大久保)에서 나고 자란 그는 도쿄신문과의 인터뷰에서 혐한 시위대가 '불령조선인(不逞朝鮮人일본에 불복종하는 조선인)'이라는 글자가 적힌 플래카드를 든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도로에서 조선인을 죽이자'는 말이 사용된 것은 간토대지진 이후 처음이었다"며 "과거와 현재가 직결됐다"고 말했다. 그는 책을 쓰기 위한 취재 과정에서 조선인 학살 사실을 아예 모르는 이들이 많음을 알게 됐다면서 "일반 민중이 가깝게 연관된 사건일수록 빨리 잊고 싶어하는 심리가 작용한 것 아닐까"라고 말했다. 일본 정부의 진상은폐 속에 여태 조선인 학살의 정확한 희생자 숫자는 물론 유골의 행방조차 확인되지 않고 있다. 그러던 중 지난해 6월 주일한국대사관 이전 과정에서 조선인 사망자 중 일부인 290명의 신상명세, 피살 일시, 장소, 상황, 학살 방식 등이 기록된 피해자 명부가 발견되면서 한.일 시민단체 등에 의해 일본 정부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제기되고 있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7.11 23:02

영원한 '청년 시인', 평생 시론 오롯이 담아내

류근조는 일평생을 언어의 집에서 살고 있는 시인이다. 그는 언어로 식사를 하고, 언어로 옷을 차려 입고, 언어로 생각을 다듬는다. 그만큼 그에게는 언어라는 기호가 그의 온 존재를 떠받치고 있는 기둥과도 같다. 익산 출신의 류근조 시인(74, 중앙대 명예교수)이 10번째 시집 <고운눈썹은> 이후 7년만에 낸 새 시집 <지상地上의 시간>에 붙인 정유화 시인(서울시립대 교수)의 찬가다. 류 시인이 시집을 출간한다는 것은 목숨 하나를 새롭게 탄생시킨다는 의미를 지닌다고도 했다. 평자는 미당의 국화 옆에서가 인생의 격정기를 거쳐 비로소 마음의 평안을 찾게 된 누님처럼, <지상의 시간>도 삶의 희로애락을 거쳐 비로소 시적 평정의 세계에 안착하고 있다. 그의 시는 격정적이지도 않고 인위적이지도 않다. 평정의 시학시론에 의해 창조된 시들은 거의 모두 차분하면서도 생동적이고 자연스러우면서도 미학적이다고 했다. 평생의 시론을 오롯이 담아낸, 영원한 청년 시인을 <지상의 시간>이 보여준다는 것이다.시인은 11번째 시집 출판의 변을 통해 2006년 10번째 시집과 전집까지 낸 마당에 새 시집 발간에 큰 의미를 두지 않는다면서도, 삶과 죽음을 일원적인 관계로 설정해놓고 마지막 이승에서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보려고 한 하나의 언어로 지은 존재의 집 이다고 무게를 실었다. 1부지상의 시간은 자연의 설비와 같은 좀 무거운 주제를, 2부 향수가게는 가벼운 연시풍의 시를, 3부 성형미인은 현실 풍자의 시들을, 4부 씨앗은 근원적이거나 아픈 체험과 생활 속의 풍경을, 5부 나는 나를 배달시킨다에서는 속사에 얽힌 여러 명상적인 시들을, 6부여숙旅宿에서는 동유럽과 지중해, 핀란드, 노르웨이 등을 여행하면서 느꼈던 시상들을 모았다.1966년 <문학춘추>로 등단했으며, 11권의 시집과 산문집 <캘린더 속의 계절>, 학술서 <소비시대의 문학> 등을 저술했다. 그의 <문학전집>과 시집 <날쌘 봄을 목격하다> 등 7종의 저서는 최근 하버드대와 미시간대학 소장 도서가 됐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1 23:02

노경식 산문집 〈압록강 이뿌콰를 아십니까〉우리 연극사 생생한 증언 담아

‘노경식희곡집’ 제7권 〈연극놀이〉를 끝권으로 하고, 이 책을 세상에 내놓은 것이 2012년 3월 달의 일.이른바 극작가 생활 50여 년에 그동안 써온 희곡작품 40편을, 다른 쪽 작품 라디오나 TV드라마는 제외하고 내나름 총정리해서 묶어낸 셈이었다. 그 속에는 ‘달집’과 ‘소작지’의 내 탯자리 남원 땅과,‘정읍사’‘징게맹개 너른들’‘하늘도 울고 땅도 울고’(萬人義塚) 등등 전라도를 소재로 한 작품들도 끼어 있다. 앞으로 나의 여건과 시간이 허하면, 내 고향 남원을 소재로 한 향토적 작품을 하나쯤 더 생산해 봤으면 하고 나름대로 꿈꾸고 열심히 준비를 하는 중이다. 희곡집을 완간하고 나자 주위의 가까운 연극인 친지들 몇몇이, 인제는 연극계 관련 칼럼과 에세이 등 “짧은 글들”을 한번 묶어내는 것도 좋지 않을까 권하는 것이었다. 해서 불감청이언정 고소원이라고 이곳저곳 흩어진 자료를 모아서 묶어본 것이 〈노경식산문집〉이다. 책의 편제는 대략 7장으로 구성되었다. 나의 이력서 격인 ‘죽을 때까지 이 걸음으로’, 기행문과 에세이 및 축가, ‘서울연극인의 날’ 선언문, 남북의 화해 및 평화통일을 위해 순수 연극예술 교류를 추진했던 ‘서울평양연극제’의 활동 상황, 그리고 연극계 여러 친지들의 서책에 부친 ‘축하의 글’, 연극계 원로와 고인이 되신 연극인사들에 관한 회고와 추도사 등.그러니까 40여 년 전, 우리 연극계는 전북 군산 출생의 ‘英美戱曲 번역의 불꽃 같은 삶’을 살다간 한 才媛이 있었다. 그녀 박영희(1941-1973)는 군산국민(초등)학교와 군산여중을 졸업하고, 서울의 정신여고와 이화여대 영문학과 졸업 및 고대 대학원을 거친 열혈 연극인이었다. 그당시 연극활동을 위한 희곡작품이 부족하고 모든 것이 열악한 시절에 박영희는 훌륭한 영어실력과 빼어난 무대언어 감각으로, 서구 영미연극계의 새로운 사조와 작품과 현역작가를 번역 소개함으로써 우리의 연극예술 발전에 크게 기여하고 발군의 성과를 발휘했다. 1971년의 한 해 동안에는 그의 번역극만 무려 7편이나 무대에 올라서 명동 극장가를 누볐다. ‘꽃피는 체리’‘슬픈 카페의 노래’‘잉여부부’‘사랑을 내기에 걸고’ 등.해서 술자리에서 내가 한 말.“서울 명동 바닥에 연극 포스터가 모두 박영희 번역이다. 야, 박영희가 한국연극 죄다 말아 묵을래?”“내가, 뭘? 자기네들이 작품 없다고 달래잖아! 호호.…”그런 그녀가 불의의 교통사고로 천만 뜻밖에도 새파란 나이 30대에 유명을 달리하게 되었다. 우리는 그녀의 아타까운 죽음을 기려서, 〈슬픈 카페의 노래〉 (박영희번역극집) 한 권을 연극인 모금으로 간행하고, 젊은 연극인을 위한 ‘영희연극상’(ITI, 국제극예술협회 한국본부 주관)을 설립, 故 朴英姬를 추모했다. 그리하여 2008년도의 〈한국현대연극 100년 인물연극사〉 책에서는 내가 박영희를 회고하였으니, 人傑은 어디 가고 咳唾(해타)만 남았는가! 특히나 ‘칼럼’ 중에는 수년 전 고맙게도 전북일보사 청탁으로 쓰게 된 짧은 글 ‘타향에서’도 끼어 있다. 매월 한 편씩 반년 가까이 집필한 것으로, ‘중단할 수 없는 발걸음’ ‘남원시립도서관을 위하여’ ‘동편제에 홀린 사나이’ ‘해란강아 말하라’ ‘춘향제 구경가세!’ ‘연극인 박동화 선생을 기리는 계절’ ‘6월의 달력을 넘기며’ 등등. 내 나름대로 고향에 대한 애틋한 정감과 우리 연극계 일들에 관한 주제이다. 짧은 글들이니까 심심 파적으로 한번쯤 일독해 보는 것도 무용의 일은 아닐 것이라는 생각이다. 이래저래 지난 해에 〈노경식산문집〉을 세상에 내놓고 보니 한국 연극계 일각에서는 과분한 칭찬(?)을 받기도 했다. 어느 연극계 선배님 말씀. “감히 ‘演劇遺事’라고 할 수는 없고 ‘演劇散步’쯤은 될 수 있겠다! 허허…” 추신 한 가지. 엊그제 우리 군산에서 열린 ‘제32회 전국연극제’(6.14-7.3)에 심사위원으로 참가, 전주 및 군산의 연극인 동지 여러분의 따뜻한 친절과 심심한 배려에 감사하는 마음 금할 수 없었다. △노경식씨는 남원 출신으로, 1965년 서울신문 신춘문예로 등단. 백상예술대상 희곡상(3차례) 한국연극예술상(1983) 서울연극제 대상(1985) 동아연극상 작품상(1989) 大山문학상(희곡, 1999) 동랑 유치진 연극상(2003) 한국희곡문학상 대상(2005) 한국예총예술문화상 대상(연극, 2009) 대한민국예술원상(예술, 2012)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7.11 23:02

정동섭 전북대 교수 역서 '우수학술도서' 선정

전북대는 정동섭 교수(스페인중남미학과)의 역서인 스페인 문학의 사회사(도서출판 나남)가 대한민국학술원의 우수학술도서에 선정됐다고 8일 밝혔다.중세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스페인 문학을 총정리한 이 책은 1600쪽이 넘는 방대한 분량으로, 정동섭 교수를 비롯해 카를로스 블랑코 아기나가 미국 캘리포니아대 교수, 훌리오 로드리게스 푸에르톨라스 스페인 마드리드주립대 교수 등 3명이 참여해 3년에 걸쳐 번역해 모두 5권의 책으로 완성됐다. 이 책은 중세부터 현대까지 스페인 문학사를 형성한 역사와 사회적 요인을 마르크스주의적 관점에서 서술하고 있다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고려대 서어서문학과를 졸업한 정동섭 교수는 스페인 마드리드주립대에서 석사학위를, 마드리드국립대에서 스페인 현대소설에 대한 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으며, 한국예술종합학교에서 영화이론 및 영화사를 전공했다. 정동섭 교수는 이 책은 스페인 문학의 흐름을 역사적 맥락 안에 구조화하기 위해 서문형식으로 역사적이고 사회적인 흐름을 개괄하고 있다면서 스페인 역사 속의 문화와 문학 속의 역사를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 문학·출판
  • 정진우
  • 2014.07.09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