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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회 채만식문학상에 이시백 작가 '나는 꽃도둑이다'

제11회 군산시 채만식문학상 수상자로 이시백 소설가(58)가 선정됐다. 수상작은 소설‘나는 꽃도둑이다’.심사위원회(위원장 이태동)는 “작품을 관통하는 새로운 시각과 해석은 민중에 관한 과거 형상화를 근본적으로 일신하는 놀라운 성과로, 가진 자와 힘 있는 자의 타락뿐 아니라 기층민중들의 비속한 삶을 가차없이 풍자한 채만식의 비판적 문학정신을 풍부하게 계승한다고 평가해 수장작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나는 꽃도둑이다’는 청계천변을 삶의 적소(適所)로 삼은 민중들의 일그러진 초상과 다문화사회의 그늘이라 할 주변부 인간들의 다양한 표정을 풍부한 현장언어로 담아낸 수작으로 평가받았다.특히 김치공장 공장장, 분식집 사장, 환경미화원, 안목사, 그리고 다양한 상인들의 일상을 통해 자본주의와 경쟁, 배타적 민족주의, 안일주의로 무장한 채 이주 노동자와 탈북민들을 차별하고 자기 몫에 집착하는 작금의 세태를 보여주고 있다. 작가는 이들의 모습을 가감없이 그리면서, 이들 삶을 구조화하고 있는 전시행정과 성장주의 경제정책, 허울뿐인 녹색성장 등의 사회정치현실을 신랄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 씨는 경기도 여주 출신으로 중앙대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88년 ‘동양문학’ 소설부문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권정생 창작기금(2010), 아르코 창작기금(2012), 조지훈 창작기금(2013)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이일권
  • 2014.09.24 23:02

이운룡 시인 문학인생 50년 기념 시낭송콘서트

이운룡 원로 시인(76, 전북문학관장)의 문학인생 50년을 기념하는 시낭송콘서트가 27일 오후 2시 전북문학관에서 한국시낭송 전북연합(회장 표수욱) 주최로 열린다. 1964년 <현대문학> 추천을 통해 등단한 이 시인은 13권의 시집과 11권의 문학평론집을 내며 반세기에 걸쳐 전북문단과 한국문단을 살찌웠다.시낭송가 표수욱 회장은 기계적이고 이기적인 자아 중심의 산업화 디지털사회에서 궁극적으로 문화와 문명생활은 시문학의 생활화에서 찾을 수밖에 없고, 시문학의 생활화는 곧 일상화된 시 음송에서 시작된다고 할 수 있다며, 등단 50년을 축하하고 원로 시인의 시와 함께 시심에 젖어보기 위해 이 시인을 초대했다고 밝혔다.시낭송은 표 회장을 비롯해 김주순, 송경임, 김금남, 김혜숙. 장세원, 황순득 씨 등 7인이 참여한다. 또 이 시인의 시에 곡을 붙인 작은 집 한 채를 작곡가 유성원씨가 노래하고, 김동수 백제예술대 명예교수의의 강평으로 이 시인의 시문학 한 평생을 돌이켜보는 시간도 챙겨 놓았다. 김동수 시인은 시인의 개성미라고 할 명상과 철학적 깨달음의 시, 직관적 인식과 경이로운 이미지의 명징한 암시성 등을 재음미하는 기회다말했다.이 시인은 전북대 국문학과 출신으로, 조선대에서 문학박사를 받은 후 중부대 교수로 정년 퇴직했다. 국제펜클럽 한국본부와 한국문학평론가협회 이사세계한인작가연합 부회장한국문인협회 자문위원한국현대시인협회 고문 등으로 활동했다. 한국문학평론가협회상, 조연현문학상, 월간문학 동리상, 한성기문학상, 동양문학상, 서울신문 향토문화대상, 2003대한민국 향토문학상, 전라북도 문화상, 전주시 풍남문학상, 전북문학상, 모악문학상, 백양촌문학상, 작촌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23 23:02

여행과 영화제 둘 다 즐기는 방법...박소영 〈봄에는 전주, 가을에는 부산〉

매년 영화제가 열릴 때마다 봄에는 전주, 여름엔 부천, 가을엔 부산으로 영화제 여행을 해온 박소영씨가 그간의 영화제 여행 기록을 모아 책으로 냈다. 〈봄에는 전주, 가을에는 부산〉(두베).“영화 자체만을 즐기려면 사는 지역과 가까운 곳에서 열리는 영화제에 가도 충분하지만, 여행과 영화제 둘 다 즐기고 싶다면 집과 멀리 떨어진 도시를 고르는 것이 좋다. 보통 영화제에서 선보이는 작품들은 1~2년 후에나 정식 개봉하는 경우가 많은데, 보고 싶은 신작을 미리 스크린에서 접할 수 있다는 것은 정말 매력적이다. 영화제에서만 상영되고 국내 개봉은 요원한 영화도 매우 많으니, 영화제 소식이 들려오면 상영작 체크부터 해두자.”이 책은 어떤 영화제에 갈지 정하기, 영화제에 관한 정보 검색하기, 여행 일정 짜기, 보고 싶은 영화 고르기, 영화 예매하기, 숙소 구하기, 짐 챙기기 등 준비해야 하는 것들을 하나하나 세심하게 짚어준다. 저자는 전주한옥마을, 전동성당, 경기전, 전주 객사, 전주 향교, 자만벽화마을, 남부시장 청년몰 등 볼거리와 과 오래된 맛집도 함께 곁들였다.“독립영화, 실험영화, 다큐멘터리 등에 초점을 맞추면서 전주국제영화제는 이제 독자적 노선을 충실히 걷고 있다. 전주국제영화제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바로 전주에서 열린다는 것이다. ‘예향’이라 불리는 이 도시는 우리 전통의 향기를 잘 간직하고 있어 둘러보기에도 좋고, 맛있는 음식들은 즐거운 덤이다. 한국의 멋과 맛을 궁금해하는 외국인 친구들과 즐기기에도 모자람이 없다”는 게 저자의 시선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19 23:02

삶·사물 이면에 가려진 맨 모습을 찾다...류인명 시인 두 번째 시집 〈둥지에 부는 바람〉

경찰 공무원 출신의 류인명 시인이 두 번째 시집 <둥지에 부는 바람>을 냈다(신아출판사). 2010년 첫 시집 <바람의 길> 이후 4년만이다. “첫 시집을 낸 뒤로 내 설익은 낱말들이 마음 한 구석에 내내 지워지질 않고 있었다. 두 번째 시집은 새롭게 변해보려 했지만 여전히 머리에서 가슴까지의 거리가 먼 것만 같다”류 시인은 자신의 시에 이렇게 겸양을 하면서도 “완성된 그림 하나를 위해 다시 퍼즐을 맞추어가며 삶과 사물의 이면에 가려진 맨 모습을 찾기 위한 불면의 밤을 멈추지 않으리라”고 시에 대한 열정과 의지를 밝혔다.소재호 시인은 작품해설을 통해 “류인영 시인은 불성이 깊어서 그의 사유는 장차 완전한 공(空)에 이르고자 한다. 그러나 종교적 논리에 함몰되어 시적 체계나 시적 구조 갖춤을 등한히 않는다”고 평했다. 또 시가 자연스럽고 수수하다고 했다. 현란한 수사나 번뜩이는 기교를 배격하면서도 시의 체질과 구조 감춤음은 오히려 탁월하고 절묘하다고 했다. 작품 하나하나가 인생행로의 변곡점을 넘으며 짙은 철리(哲理)를 내포한다는 평을 곁들였다.‘삶이 던지는 물음’‘네 그리움의 징검다리를 딛고’‘상相이 상相이 아닌 줄 알면’‘마음은 언제나 날개를 달지만’등 4부로 나누어 67편의 시를 묶었다.시인은 부안 출신으로, 2006년 <한국 시>로 등단했다. 현대불교문인협회, 온글문학, 경찰문학, 전북불교문학 회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19 23:02

시심에 아프게 녹아든 원초적 그리움...허호석 시인 8번째 시집 〈산벚꽃〉

‘참하게 살아온 산들이 / 어둠을 촛불로 밝히다 /피지 못한채 산화한 / 4월의 영령들을 불러 모아 / 축제의 봉화가 올랐다’허호석 시인의 시 ‘산벚꽃’의 도입부다. 이 시는 서울 사당역, 신설동역, 선릉역, 공릉역, 수락산역 등 5곳의 역에 게재되 많은 사람들에게 친숙한 시가 됐다.이 시를 표제로 허 시인이 또 한권의 시집을 냈다. 8번째 시집이다(신아출판사).안도현 시인은 추천사를 통해 허호석 시인의 시를 관통하는 배경음이 ‘물소리’다고 했다. 진안 상전이 고향인 허 시인이 물에 잠긴 고향을 생각하거나 마음속의 이상향을 물소리를 떠올리고, 거기서 동심을 찾는다. 같은 맥락에서 이 시집의 주조도 ‘그리움’이라고 보았다. “허호석 시인은 원초적인 그리움 때문에 시를 쓴다고 할 수 있다. 먼 그리움의 대상을 아프게 시에 데리고 오는 일, 그게 시와 시인의 역할임을 이 시집은 말하고 있다”는 것이다.‘들풀’‘장독대’‘느티나무’‘냇가에서’‘아버지’‘어머니’‘귀향’‘산골 학교’‘까치집’‘외딴집’‘코스모스’‘수몰민’‘용담호’등의 시 제목으로도 아련한 그리움이 뭉실 묻어난다.‘찔레꽃’‘아름다운 구속’‘지금 어디에’‘봄날은 간다’ 4부에 걸쳐 80여편의 시가 수록됐다.38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허 시인은 〈월간문학〉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진안예총 회장을 지냈다. 시집 〈햇살의 동네〉, 동시집 〈하얀비〉 등 17권의 저서를 냈다. 현재 국제펜클럽 자문위원, 진안예총 명예회장, 한국아동문학회 부회장 등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19 23:02

김용옥, 손바닥수필 〈관음108〉삶은 苦海의 자맥질 참회하며 觀世音하다

한 사람이 알면 얼마나 알며 한 사람이 살면 얼마나 살랴. 손바닥수필 〈관음108〉(수필세계사)을 쓰면서, 적어도 자신의 인생이라도 알자고 문학의 덕성을 빌려 사유했다.현대인에게 예수는 에디슨만큼 큰 편익을 주지 못했다. 스티븐 호킹이 블랙홀이론을 설하건 부정하건, 천동설이나 지동설에도 관계없이 먼 과거처럼 지구는 여전히 돌고 있다. 이상적인 민주주의 국가들도 매양 부정부패한 정치 속에 분열되고 있으며 종교인이 범람할 지경이어도 지구상에 온전한 평화란 없다. 그 혼란 속에 나는 이순을 넘었다.그 긴 시간의 흐름 속에 만난 인연들이 모여서 내 인생의 살과 뼈를 이루었다. 첫 인연은 좋은 부모요, 두 번째 인연은 종교심이요, 세 번째 인연은 동반자인 책과 예의 삶을 견디게 해준 등대요 지팡이요 스승이다. 나는 허방을 딛는 듯이 늘 비틀거렸다. 산다는 것은 고해(苦海)의 자맥질이었다.나는 세 개의 관상동맥을 시술하고 뼈 마디마디 관절염으로 시달리면서, 의약의 도움으로 조금 더 살게 되었다. 정신 차려 육십갑자 인생을 돌아보니 제대로 산 것 같지 않아 잠을 줄이며 정진한 마음공부라도 제대로 정리해 보고 싶었다. 한 깨달음으로 백百을 꿰뚫는다고 교만을 떨면 아무것도 못 얻는다. 그래서, 잘못 살고 헛되이 살고 어리석게 산 인생을 참회하는 심사로 산책소요하며 관세음(觀世音)하기 시작했다. 만물과 인간마다 두루 스승이었다. 진즉에 알았으면 잘 살았을 거라고 생각하겠지만, 살아 보아야 겨우 깨닫기라도 하는 것이다.인간과 만물은 무엇이고 어떤 의미인가? 어떤 인연으로 나와 맺어지는가? 고해인생이란 게 이렇게 별 볼일 없는 것인가? 끊임없이 질문하는 일이 대답을 얻게 했다.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나는 등에 칼을 맞기도 하고 타인을 도구 삼아 복을 얻기도 했다. 세상살이는 요지경이었고 요지경이므로 관세음을 한 것이다.날마다 부지기수의 글이 쏟아진다. 그러나 수없이 많은 글을 다 읽지 못한다. 현대인은 볼거리 놀거리로 살기에도 시간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그런 이들이 1분쯤 글 한 꼭지 얼른 읽고, 자식과 부모가 함께 머리와 가슴을 열고 대화하고 소통하면 좋겠다.사람은 하루에도 오만 가지 생각을 하는 존재다. 자물쇠도 열쇠도 없는 두뇌와 마음에 드나드는 생각이 사람을 평강하게도 괴롭게도 한다. 그 보이지도 잡히지도 않는 것들을 생활 속의 언어로 붙잡았다. 사람꽃을 만나고, 최고최대의 도서관인 자연을 읽고, 종교심과 예술관을 정리하며 관음 한 편 쓸 때마다, 우선 나 자신부터 거듭났다. 관음108번째는 어머니의 십훈(十訓)이다. -남의 것은 똥보다도 더럽다. 한 입 갖고 두 일 하고 두 귀로는 한 일밖에 못한다. 참을 인(忍) 셋이면 살인도 면한다. 봄처럼 부지런해라.-등등, 어머니가 자랄 적에 우리 형제들에게 이르신 말씀 그대로 썼다. 아주 쉬운 그 말씀이 삶의 진리요 철학인 걸 이제야 깊이 깨달은 것이다. 〈관음108〉은 나 자신을 교육하고 재창조하는 과정이었다.지금 이 글을 쓰는 내 한 날의 소망은 지혜로운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공부해서 아는 사람이 아니라 사유해서 지혜를 낳은 사람을 만나는 것이다. 이런 진정성으로 쓴 5매 내외의 손바닥수필을 수필전문잡지 〈수필세계〉에 3년간 연재했다. 그것을 대구에 있는 출판사 수필세계사에서 손바닥수필집 〈관음108〉로 상재해 주었다.나는 시인, 수필가이기 전에 늘 읽는 자다. 하루라도 읽지 않으면 잘못 산 거 같다. 읽고 사유하는 사람이 사람답게 살 것이다.*시인이자 수필가인 김용옥 씨는 중앙대 영문과를 졸업했으며 〈시문학〉으로 등단했다. 〈누구의 밥숟가락이냐〉 등 4권의 수집과, 〈생각 한 잔 드시지요〉 등 8권의 수필집, 화사집 〈빛 마하 생성〉을 냈다. 한국pen위원회 언어보존위원. 〈수필세계〉 편집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9.19 23:02

전성옥 씨〈판소리 깊이듣기 - 적벽가〉민중과 함께 한 예술 대중에 더 다가가야

소리판에서 좌상(座上)이 소리꾼에게 묻는다.적벽가를 부를 줄 아십니까?파격도 보통 파격이 아니다. 반상(班常)의 구분이 엄연히 살아있던 시대에 양반(兩班)이 상인(常人)인 소리꾼에게 경어를 쓴다는 것은 사회적 통념상 있을 수 없는 일이다. 물론 소리꾼 중엔 어전광대(御前廣大)가 되어 당상관인 정삼품의 관직을 받은 이도 있다. 그러나 그 벼슬은 명예직에 불과했다. 계급적 신분 역시 면천(免賤)은 될지언정 양반이 경어를 쓸 정도의 신분상승은 기대할 수 없었다. 양반이나 중인 출신인 비가비라 할지라도 소리꾼 대다수가 하층민이었기에 함께 휩쓸려 천대받기 십상이다. 아직 배우지 못했습니다.좌상의 어투가 달라지며 하대하기 시작한다. 그럼, 춘향가는 할 줄 아는가?그것도 모릅니다.좌상은 이제 소리꾼을 아예 대놓고 무시한다. 심청가는 할 줄 아냐?판소리 전성기 때의 일화다. 필자가 박동진 명창(朴東鎭 1916~2003) 생전에 그에게서 들었던 이야기다. 적벽가가 얼마나 귀한 대접을 받았는지를 강조할 때 박 명창은 이 얘기를 꺼내곤 했다. 이렇게 높임을 받던 적벽가가 판소리의 전반적인 퇴조 속에서 제일 먼저 절멸의 위기를 맞고 있다. 일제 강점기 때부터 지속되고 있는 소리판의 여성화 탓이다. 적벽가는 웅장하고 씩씩한 호령조의 가장 남성적인 판소리여서 여성화된 소리판에서 멀어져 갈 수밖에 없었다. 적벽가 사설은 한문체나 한시 등으로 짜인 대목이 많아 판소리 전승자나 청중 모두 어렵게 여기는 것도 이유 중의 하나다. 그래서 자칫 전승을 소홀히 하면 적벽가는 박제되어 소리박물관에서나 찾게 될 날이 올 수도 있다.역설적으로 판소리의 세계화가 이루어진다면 적벽가가 첨병 역할을 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 적벽대전은 그 내용이 동양 3국뿐 아니라 서양까지 널리 알려진 얘기여서 적벽가라는 새로운 예술형태로 세계인의 가슴 속에 쉽게 파고들 수 있다. 19세기 프랑스의 대문호 빅토르 위고(Victor-Marie Hugo)가 쓴 소설을 뮤지컬로 만든 레미제라블이 세계무대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듯이 적벽가를 앞세워 세계 문화시장에 진출할 수 있다. 누구는 적벽가가 중국 얘기가 아니냐고 할지 모른다. 적벽가는 〈삼국지연의〉를 단순히 판소리화한 것이 아니다. 적벽대전의 줄거리를 씨줄로, 우리민족의 정서를 날줄로 다시 짠 우리의 예술이다. 적벽대전의 얼개가 우리의 장단과 가락이라는 새로운 옷을 입으면서 전혀 다른 형태의 예술로 모습을 바꾸었다. 탈바꿈의 과정을 거치면서 한층 격조 높은 판소리 예술로 재탄생한 것이다. 중국인들이 적벽가를 들으면 시샘을 해도 단단히 할 일이다. 자기 나라 얘기를 가져다가 이웃 나라에서 독창적인 예술로 만들었으니 말이다. 졸저 〈판소리 깊이듣기 - 적벽가〉는 판소리의 전승 유형을 소개하고 이를 서로 비교 분석하면서 적벽가를 쉽고 깊이 있게 이해하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구상했다. 이를 위해 적벽가 중 가장 길고 짜임새가 있다는 평을 받는 박동진 명창의 1974년판 적벽가 완창음반 사설을 중심 텍스트로 삼았으며 이를 23개 대목으로 나눴다. 그리고 대목 순서에 따라 사설을 소개하고 주석을 달았으며 각 대목마다 소리풀이란 항목을 따로 두었다. 적벽가의 사설은 박동진 명창이 녹음한 소리를 채록, 전라도말을 포함해 들리는 그대로 표기했으며 한자를 병기했다. 사설 가운데 의미가 통하지 않거나 불분명한 부분은 무형문화재 조사보고서의 내용으로 보완했다. 그리고 주석을 달 때 특정 단어의 풀이보다는 사설 전체의 흐름과 이해에 중점을 뒀다. 간추려 소개한 고사도 그 같은 맥락을 따랐다. 소리풀이는 앞서 소개한 대목의 판소리 유파 별 창법과 장단 등의 특성, 판소리 어법(語法)과 미감(美感) 등 판소리 고유의 예술성을 설명했다. 따라서 졸저는 특정 대목만 따로 떼어 읽어도 되게끔 구성했다. 또 통독하면 적벽가 전체를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판소리 전성기 때 귀한 대접을 받던 적벽가의 매력(魅力)은 과연 무엇일까? 졸저 〈판소리 깊이듣기 - 적벽가〉는 그 매력을 탐구하는 과정의 소산이랄 수 있다. 또 판소리 감상의 즐거움을 쉰세대가 신세대에 전하고 싶었다. 위대한 문화유산을 온전히 넘겨주는데 일조해야 한다는 의무감마저 느꼈기 때문이다. 독자들이 이 책을 통해 판소리의 맛과 멋을 조금이라도 접해 호기심이 인다면 소리판을 직접 찾지 않을까? 필자의 소박한 바람이다.판소리가 본디 민중의 희로애락과 함께한 예술이었음을 되새긴다면 대중과 멀어지는 판소리는 더 이상 존재의 의미가 없다. 판소리가 대중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여러 노력들이 뒤따라야 한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점점 더 높아지고 있는 이유가 거기에 있다.△저자 전성옥 씨는 연합뉴스 로 활동하며 판소리에 대한 애정을 쏟았다. 〈역주본 춘향가〉 〈판소리 기행〉 등의 저서를 냈다. 연합뉴스 방콕특파원과 전북취재본부장을 거쳐 현재 기획위원으로 재직 중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12 23:02

한국 시민 · 사회운동 조명한 책 2권

● 차병직 변호사 〈사건으로 보는 시민운동사〉- 작은 권리 찾으려는 일반 시민들의 치열한 싸움의정부 법조비리 사건에서부터 2000년 대선정국을 뒤흔든 낙천, 낙선운동, 경제민주화 물꼬를 튼 소액주주 운동 등 시민운동단체들이 적극적으로 관여한 20개 현대사 사건을 한데 모았다.저자인 차병직 변호사는 참여연대 창설 당시 사법감시센터 실행위원으로 출발해 협동사무처장과 집행위원장 등을 지낸 한국시민운동의 산증인으로 꼽힌다.차 변호사는 흔히 한국현대사를 거대한 이데올로기의 전장으로 이해하려는 경향에 맞서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고, 소외된 작은 권리를 찾기 위한 일반 시민들의 치열한 싸움의 측면을 강조한다.창비. 272쪽. 1만5000원.● 조대엽박영선 등 〈감시자를 감시한다〉- 20살 청년이 된 참여연대 역할 분석평가전망1994년 9월 10일 참여민주주의와 인권이 실현되는 민주사회 건설을 목표로 참여연대가 만들어졌다.참여연대는 이후 국민기초생활보장법과 부패방지법 제정 등 입법 성과는 물론 1996년 13만명의 노인들이 노령수당을 받을 수 있도록 한 판결을 이끌어내는 등 그동안 우리 사회에서 의미 있는 사회운동의 첨병 역할을 자임해왔다.조대엽 고려대 교수(사회학)와 박영선 참여사회연구소 연구실장 등 15명이 20살 청년이 된 참여연대의 그간 역할에 대한 분석과 평가, 전망의 보고서를 엮어 펴냈다.이매진. 496쪽. 2만5000원.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9.12 23:02

'북한판 걸그룹'에 비친 北 정책방향

‘북한판 걸그룹’으로 불리는 모란봉악단에 대한 분석을 통해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의 의중과 정책 방향을 추론한 책이다. 저자는 통일연구원 연구원으로 10년간 근무하고서 동아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모란봉악단은 김정은의 직접 지시로 결성돼 2012년 7월 시범공연한 이후 최근까지 북한 기념일에 반드시 공연하고 있다. 공연은 조선중앙방송을 통해 여러 차례 녹화 방송됐고, 이들의 노래는 북한 방송의 배경음악으로 자주 등장한다.저자는 모란봉악단 공연이 김정은 정권의 시작과 이어져 왔을 뿐 아니라 화려한조명, 현대식 전자악기, 패션과 머리 스타일 등에서 기존의 북한 공연과는 내용과 형식 모두 눈에 띄는 차이를 보인다는 데 주목한다.아울러 김정은 집권 이후 북한 언론이 모란봉악단에 대해 “사회주의 강성국가 건설의 최후 승리를 위한 대진군을 힘있게 선도해 나가는 제일 나팔수”로 부를 만큼 대대적으로 선전한다는 점에도 의미를 부여한다.인민대중의 사상 학습을 위한 정치적 도구로써 음악을 중요시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음악정치를 계승하되 새로운 변화를 추구하려는 ‘김정은식 음악정치’가 모란봉악단을 통해 구현된다는 것이 저자의 분석이다.도서출판 선인. 323쪽. 2만6000원.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9.12 23:02

신석정 시인 '사회 현실 참여' 시 13편 공개

목가시인으로 알려진 신석정(1907~1974) 시인의 현실 참여 의식이 담긴 미공개 시들이 공개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신석정 연구자인 허소라(78·군산대 명예교수) 시인은 10일 “석정 선생이 돌아가신 후 보관해왔던 ‘피 - 에레나에게 주는 시’와 ‘젊은 군상’ 등 신 시인의 시 13편을 공개했다.이번에 발굴된 시들은 ‘부활한 예수의 노래 - 이리떼에게 보내는 만가’와 ‘지리산’ 등 주로 1945년 전후에 쓰인 작품이다.이중 상당수 시에 ‘인민’과 ‘해방’ 등 사회정치적인 단어가 사용됐다.특히 ‘젊은 군상’에서는 김기림과 임화, 오장환 등 동료시인이 처한 현실을 압축적인 단어로 표현해 눈길을 끈다.허 시인은 1974년 7월 신석정 시인의 장례식이 끝난 뒤 유품을 정리하는 과정에서 이들 시를 발견했다고 밝혔다.신 시인의 추천으로 등단한 허 교수는 “석정 선생은 목가시인으로만 인식돼 왔지만 역사적·정치적으로 불합리한 현실을 접하면 항상 뛰어든 시인이었다”며 “이번시들을 통해 석정 선생이 사회참여에도 적극적이었다는 사실이 확인된 만큼 시인에 대한 재평가가 필요하다”고 말했다.허 교수는 이어 “석정은 서정시인 또는 참여시인이라는 이분법을 거부하고 통합을 실천한 시인”이라며 “석정 선생님이 타계한 1970년대나 이후 1980년대까지는 미공개 시를 공개하는 게 조심스러웠지만 지금은 열린 시대라고 판단해 공개해도 좋겠다고 판단했다”고 뒤늦게 이들 시를 공개한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신 시인이 자연과 역사 인식을 함께 시 세계에 녹인 민족주의적 성향의 시인”이라고 주장했다.신석정 시인은 1907년 전북 부안에서 태어나 동국대 전신인 불교전문강원 국문과에서 수학했다. 1931년 10월 ‘시문학’ 3호에 참여, 김영랑·박용철·정지용·김현구 등과 더불어 1930년대 한국 시단을 이끌며 지사적인 삶을 살았던 시인이다. 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9.11 23:02

한국문인협회 완주지부 창립, 지부장에 윤이현 아동문학가

(사)한국문인협회 완주지부가 지난 4일 봉동읍 화심생에서 30여명의 회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창립총회를 갖고 출범했다. 백봉기 전북예총사무처장(수필)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총회에서 참석자들은 아동문학가 윤이현 씨(72)를 초대 지부장에 만장일치로 선출하고, 부지부장에 박은주(시) 이승수(수필)조윤수(수필) 씨를, 감사에 이소애(시)박순웅(시) 씨를 각각 선출했다. 사무국장은 김한하(시) 씨, 편집주간은 정선옥(희곡, 완주문화의 집 관장) 씨가 맡았다.전북 14개 시군 중 마지막으로 문인협회를 창립한 완주군은 앞으로 국악협회와 사진작가협회 등 다른 협회와 함께 완주예총을 설립할 수 있는 조건을 갖추게 됐다. 윤이현 초대지부장은 완주는 일찍이 예술문화가 발달하고 걸출한 문인들이 많이 배출됐다며 뒤늦게 출발했지만 지역문예 진흥과 활성화를 위해 지역문인들의 창작활동을 적극 지원하고 나아가 전북문학의 발전에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앞으로 완주의 혼이 담긴 문집 발간과 문학상 제정, 청소년백일장대회, 예술제, 시화전 등 문학으로 완주를 홍보하고 세상을 아름답게 가꾸는 일에 진력하겠다고 덧붙였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9.11 23:02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