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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산시립도서관, 9월 독서의 달 다양한 문화행사

익산시립도서관이 9월 독서의 달을 맞아 시민들을 위한 다채로운 문화행사를 마련했다.모현도서관에서는 오는 13일 유리판 위에 모래 입자를 그려서 환상적인 모래의 움직임을 나타내는 샌드 아트(Sand Art) 공연이 열린다. 또한 각 자료실에서는 작년에 이어 사서와 함께하는 1주 1책 추천도서를 배포한다. 추천도서는 2013년 8월부터 금년 7월까지 1년 동안 일주일에 한 권씩 추천된 도서를 모아 책으로 제작한 것으로 사서추천 뿐만 아니라 명사추천도서가 포함돼 있다.16일부터 30일까지는 도서관 독서회원을 대상으로 시청각자료를 대출해 주는 이벤트가 마련된다. 평소 도서관 내에서만 열람할 수 있었던 영화 DVD 등을 빌려볼 수 있다. 17일부터 19일까지 3일간은 2013년도 과월호 잡지를 선착순으로 받을 수 있는 지난 잡지와의 만남행사가 열린다.2014년 한권의 책 독후감 공모전과 사씨남정기 원화전시회, 오디오북 체험 등 다양한 행사를 개최해 시민들이 책과 가까워 질 수 있도록 풍성한 볼거리와 체험 기회를 제공한다.특히 26일 모현도서관에서 열리는 북콘서트(Book Concert)에는 재즈피아 공연과 책 잘 읽는 아이로 키우는 독서놀이법 이은주 작가초청강연회가 마련돼 독서의 즐거움을 누릴 수 있다.9월 독서의 달 행사와 관련한 기타 자세한 사항은 익산시립도서관 홈페이지(http://lib.iksan.go.kr)를 참고하거나 전화(859-3731~2)로 문의하면 된다.

  • 문학·출판
  • 엄철호
  • 2014.09.03 23:02

제1회 지평선문학상에 강신재 시인

제1회 지평선문학상의 수상자로 강신재 시인(64)이 선정됐다. 김제 문인협회는 회원과 출향 문인을 대상으로 수준 높은 작품 활동과 함께 지역 예술의 초석을 다진 공로를 심사한 결과 강 시인을 첫 수상자로 결정했다고 2일 밝혔다. 강 시인은 전주 출신으로 지난 1997년 시 ‘탑(塔)’으로 ‘한국시’ 신인상을 수상하며 등단했다. 이후 시집 <바다로 간 부처>, <샵(#)의 음계로>, <견훤의 성>을 출간했다. 지난 2008년 제1회 석운문화상, 2010년 김제 시민의장 문화장을 받았다. 이에 앞서 2009년에는 김제문인협회 회장을 지냈다. 강 시인은 “김제문협이 40년을 넘겨 지평선문학상을 만들었고 그 첫 번째 수상자로 선정돼 큰 영광이다”며 “역대 훌륭한 문인들이 전국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가운데 김제문협의 끝자리에 있는 사람이 먼저 상을 받은 것은 앞으로 김제문협의 발전에 밑거름이 되라는 뜻으로 생각한다”는 소감을 밝혔다.그는 이어 “부디 이 상이 지역에서 활동하는 문인에게 힘이 되고 김제문협의 활력으로 작용하길 소망한다”고 덧붙였다. 심사위원인 정군수 한국문인협회 전북지회장은 “강신재 시인은 오래 전부터 벽골제 옆 지평선 마을에 살며 농경문화의 정서에 맞닿은 시를 발표해왔다”면서 “은발의 머리로 소녀같이 수줍은 미소를 짓는 시인은 시집에서 자연을 노래한 성숙한 시를 선보였다”고 평했다.제1회 지평선문학상의 시상은 오는 11월27일 김제문화예술회관에서 이뤄진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09.03 23:02

군산출신 독립운동가 삶을 기리다, 추모문집 〈이인식과 그 시대〉

‘애국지사 춘고(春皐) 이인식 선생 기념사업회’가 독립운동가 이인식 선생의 행장과 그를 추모하는 글을 묶어 문집으로 편찬했다. ‘이인식과 그 시대’(홍익재). 군산 임피 출신의 이인식 선생(1901~1963)은 서울보성고보 3학년 재학중이던 1919년 3월 학생독립운동을 주도했으며, 자신의 자택에서 학생 대표들이 모여 독립운동 계획을 숙의하던 중 일경에 체포돼 10개월간 서대문 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전답(24만여평, 현 시가 200억원 상당)을 팔아 만주로 가서 상해 임시정부의 독립자금으로 바쳤다. 조국 광복에 따라 환국한 뒤 1953년 임피중학교 교장으로 취임, 생애 마지막 10여 년을 고향에서 교육자로 후학 양성에 헌신했던 인물이다.1962년 건국훈장을 받았으며, 국립현충원 애국지사 묘역에 안장된 선생을 기리기 위해 1993년 제자들을 중심으로 기념사업회가 결성돼 월명공원에 그의 동상을 세웠다. 기념사업회(회장 박성래)는 매년 3월1일 서울 현충원 묘역에서 추모식을, 광복절에는 추념식을 올리며 선생을 추모하고 있다.이번 문집 발행도 그를 기리는 사업의 일환. 추모문집 편찬위원회(위원장 송봉규)를 꾸려 선생의 삶을 조명했다. 송봉규 사업회 고문, 한상언 전북대 교수, 이영룡 군산문화원 감사, 정선만 임피중 교장, 김영구·한현자 씨가 다양한 각도에서 선생의 삶을 들여다보고, 각계 인사 30여명이 쓴 추모의 글, 언론에 보도된 글, 선생과 관련된 사진들을 엮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8.29 23:02

물리학자 정종구 박사가 펴낸 〈눈으로 듣는 음악〉

“우리가 음악을 들을 때 수학을 떠올리지 않는 것처럼 수학 정리를 증명할 때 음악 이론을 생각하지 않는다. 고대 그리스는 그렇지 않았다. 음악은 뮤즈 여신들이 관장하는 모든 예술과 과학을 가리켰다. 철학이 과학을 함의하던 고대 그리스에서 수학과 음악은 동일 학문이었다. 협화음과 불협화음에 관한 규칙을 정하고 각 음정이 수학적으로 협화음을 이루기 위해서다.”고분자 물리학자인 정종구 박사(66)가 음악과 과학의 관계를 깊이있게 조명한 <눈으로 듣는 음악>을 펴냈다(나눔사). 저자 스스로 어려서부터 음악을 접하며 직접 무대에 설 만큼 수준급 실력을 갖춘 음악적 소양을 바탕으로 접근한 책이다. 저자는 이 책을 ‘음악물리학’이라고 칭했다.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 아리스토제누스, 유클리드, 갈릴레오, 데카르트, 케플러, 니체, 헤겔, 쇼펜하우어, 다윈, 에디슨, 아인쉬타인 등 서양의 과학과 철학사에서 획을 긋는 이론과 업적을 남긴 인물들이 음악에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분석했다. 또 신라와 고려, 조선에 이어지는 악보의 역사, 세종대왕과 세조의 놀라운 절대음감, 조선의 예와 악 등 한국 음악에 담긴 과학을 소개하고 있다.저자는 또 바흐·헨델·베토벤·모차르트·하이든·멘델스존 등의 음악세계와 과학·철학자들의 관계 등을 씨줄날줄로 엮었다. “청력을 완전히 잃은 베토벤은 더욱 내면의 세계로 들어가 머리로 작곡한다. 베토벤에겐 생물학적 청각이 전혀 중요한 게 아니다. 그는 머리와 가슴 속에 존재하는 음의 세계로 돌아갔다. 청력을 잃은 베토벤은 연주를 눈으로 들으며 바이올린을 연주했다.”음악이 청각적 요소로 그치지 않다는 점을 설명한 것이다. 저자는 또 청중에게 전달하려는 모든 감정을 연주자 자신이 느끼고 그 감정을 표현해냄으로써 청중이 동일한 분위기에 감싸이도록 자극을 주는 감정이입을 강조했다.“이름을 남긴 위대한 음악가와 과학자들은 통찰력과 창조성, 철학, 감성과 예술적 탤런드를 갖춘 사람들이다. 그들은 탁월한 직관으로 지각을 응축하고 심화시키며, 음악이나 과학적 현상에 감정이입이 가능한 사람들이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8.29 23:02

소설가 이성수 씨 〈구수내와 개갑장터의 들꽃〉손화중 통해 본 동학농민혁명 정신

동학농민혁명은 수십만의 인물이 참여하였다. 혁명의 정신과 가치는 그들이 흘린 땀과 피의 산물이다. 그렇지만 행적이 잘 알려지고 조명된 인물은 전봉준, 김개남 등 극소수에 불과하다. 저자는 이런 현실이 안타까워 일반에 알려지지 않은 인물과 사실들에 주목했다. 만약 손화중의 가담이 없었더라면 고부민란으로 끝났을 동학농민혁명이었다. 손화중은 동학농민혁명의 전반을 기획하고 연출했던 인물이지만 그는 전봉준 김개남 보다 덜 알려져 있다. 그래서 〈구수내와 개갑장터의 들꽃〉의 주인공으로 손화중을 선택했으며 주변인물의 행적을 탐색하여 조명했다. 그가 활약했던 지역을 중심무대로 삼았다. 비록 소설이지만 상상에만 의존하지 않았다. 역사가가 밝혀낸 사실을 바탕에 깔고 남아있는 여백을 상상으로 매웠으며 사실이 갖는 딱딱함을 미학적 감성으로 풀었다. 손화중 외에도 홍낙관, 송문수 등 실존인물을 200여명이나 등장시켰다. 그 동안 반란으로 매도되어 숨죽여 살아 왔던 참여자와 후손들의 억눌린 숨결이 유난하게 느껴져서 되도록 많은 인물의 행적과 숨겨진 사실을 끄집어냈다. 손화중을 통해 지식인의 고뇌와 역할을 그렸다. 손화중의 휘하에서 광대의 신분으로 천민부대를 이끌었던 홍낙관을 통해서는 신분사회의 모순을 파헤쳤다. 가공인물이지만 객주 이덕만과 일본인 가와모토를 등장시켜 자본의 힘과 외세의 영향을 살폈다. 또 무장구수내 기포와 의병의 배후지로 지목되어 일제에 의해 강제로 폐쇄된 개갑장터와 석교포구를 통해 민중들의 설움과 갈등을 재현했다. 아무리 중요한 사실과 인물이라도 기록되지 않으면 전설이나 풍문이 되고 만다. 수많은 사람들의 피와 땀이 모여 만들어낸 혁명이지만 따로 떨어지면 그 가치를 제대로 평가받지 못하기에 떨어져 나간 조각을 소설의 형식으로 찾아 맞춰 동학농민혁명을 그렸다.조선의 후기사회는 극심한 혼돈의 시기였다. 유교를 중심으로 형성된 가치와 규범에 균열이 생겨 일어난 현상이다. 가장 주목해야 할 사실은 자본이 정치에 개입하기 시작했고 돈이 끼어들자 모든 것이 변해 너도나도 돈을 쫓았다. 요즘으로 말하면 일당독재의 시기였다. 세력의 균형이 깨져서 권세가들의 횡포와 전횡이 극에 달했다. 그들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고 매관매직을 공공연히 자행하였다. 그들에게서 관직을 산 자들은 탐관오리가 되었다. 학정과 수탈이 조직적으로 조장된 셈이다. 또 권세가들은 외세와 결탁하여 뱃속을 채우기에 바빴고 도처에 만석꾼이 생겨났다. 어떤 자본에서도 도덕과 윤리를 찾아 볼 수가 없었다. 돈에는 무지막지함만 있을 뿐 나라와 백성은 없었다. 오로지 약육강식의 논리만 작동하여 500년이나 유지되어 왔던 신분질서마저 흔들거렸다. 결국 그 여파의 피해는 정보에 어둡고 힘이 없는 백성들에게 고스란히 돌아갔다. 민중들의 삶은 처참했고 탈출구가 없었다. 하소연 할 곳조차도 없었지만 견제 받지 않는 권력의 눈에는 아무 일도 아니었기에 원성에 귀 기울이기보다는 억누르기에 바빴다. 이때 동학의 평등사상이 백성들 사이에 퍼져 자리를 잡기 시작했다. 정도령의 출현으로 이씨 조선이 망할 것이라는 정감록의 예언에 모두 솔깃했다. 그 당시 동학은 기댈 곳 없는 백성들에게 큰 어깨였다. 손화중은 호남지역에서 가장 신망이 높고 세력이 큰 동학지도자다. 정감록의 예언에 맞물려 그에게 거는 기대로 동학 교인들이 모여들었다. 전설의 선운사 석불비결록 탈취를 계기로는 일반 백성들의 기대와 요구마저 구체화되기 시작했다. 그의 명성은 날로 높아져갔다. 한편 전봉준은 고부군수 조병갑의 재임명에 반발하여 고부민란을 일으켰다가 실패하고 무장현으로 숨어들었다. 여러 차례의 설득으로 손화중과 함께 무장현 구수내 마을에서 동학농민군 4000여명을 이끌고 기포하기에 이른다. 소설은 1899년의 흥덕 영학당사건에서 끝을 맺었다. 동학농민군은 관군의 힘으로 진압되지 않았다. 막강한 일본군의 전략과 전술의 힘으로 진압되었다. 참으로 어처구니가 없는 일이었다. 역사는 돌고 돈다는 말이 있다. 요즘을 들어다 보면 120년 전과 달라진 것이 별로 없다. 자본의 윤리와 도덕이 점점 고약해져 간다. 권세가들은 진실을 왜곡하여 민중들의 눈과 귀를 가리고 권세를 이용해 재산을 모은다. 양심의 가책을 느끼기는 커녕 그러지 못하는 것을 오히려 아쉬워하는 지경이다. 고부민란도 조병갑의 재임명이 도화선이다. 친일파들이 도처에 발호하며 드러내놓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균형이 점점 깨지고 있어 조선후기사회와 닮은 구석이 너무 많다. 자칫하다가는 균형을 잡으러 국민들이 나서야 할지 모를 일이다. 소설을 읽은 독자들은 동학농민혁명을 이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고 하며 교양도서로 선정되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다고 한다.동학농민혁명의 정신과 가치로 무장한 균형 잡힌 국민들이 많아져 역사가 반복되지 않았으면 좋겠다.△소설가 이성수 씨는 고창 출신으로, 장편소설 〈꼼수〉〈혼돈의 계절〉을 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8.29 23:02

차기 도립미술관장 장석원 전남대 교수 "전북 작가 육성, 아시아 미술 중심지로"

아시아 현대미술전 개최, 지역 작가 육성을 위한 레지던시, 도내 미술의 역사를 정립하는 자료 구축 등 이 3가지를 함께 추진하며 도립미술관의 역할을 수행하겠습니다. 차기 전북도립미술관장으로 뽑힌 장석원 전남대 교수(62)는 지역 작가의 경쟁력을 길러 아시아권에서 교류를 추진하고 동시에 도내 현대미술의 가치를 높이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오는 2016년 8월까지 2년간 도립미술관을 이끌 그는 이번 관장 공모에 응모하면서 3가지 목표를 제시했다. 먼저 모두 6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아시아 현대미술전을 연다는 구상이다.그는 국내 미술시장은 1000억 원이지만 중국은 4조5000억 원으로 이미 미국을 능가한 상태다며 다른 아시아 작가를 전북에 불러들이고 도내 작가가 다른 아시아 국가로 진출하도록 기반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아시아의 전통과 현대적 가치, 역동성을 반영해 앞으로 문화 예술의 대외적인 진로의 기로에서 전북이 중요한 역할을 하도록 초석을 놓겠다고 덧붙였다.아울러 그는 그동안 도립미술관이 미흡했던 청년 작가의 육성에도 의지를 보였다. 그는 심사를 통해 해마다 5~10명의 작가를 선정해 연말 전시 지원 등으로 사람을 키우겠다며 전북이라는 울타리에서 벗어나 큰 시장에서 빛을 보게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지역의 미술사를 정립하기 위한 연구활동과 작품 구입도 병행할 계획이다. 도립미술관의 작품구입비 2억 원 가운데 반절을 도내 미술의 역사성을 복원하는데 활용한다는 방안이다. 그는 자료 구축이 선행돼야 필요할 때 외부에 작가를 소개할 수 있다며 구술 자료 모음과 논문 작성, 관련 전시 등을 통해 이를 이루겠다고 말했다.도립미술관의 현안인 오는 10월 예정된 독일 인상주의전은 최대한 보완해 진행할 예정이다. 그는 흥행성을 염두한 대형 전시는 국공립 전시관에 맞지 않지만 미술관의 대외적 관계와 현재 상태를 고려해 최대한 내실을 기하겠다며 국내 근대 미술의 명작을 함께 전시해 우리가 겪은 근대성과 서구 문화가 겪은 근대성을 비교사유할 수 있는 형태로 구성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그는 도립미술관에서만 들을 수 있는 고품격의 강의를 마련하는 한편 공간적 접근성을 높이고 권위적인 이미지를 해소하기 위해 시민이 직접 창작에 참여하는 공간도 소망한다면서 도내 미술계 외 문화예술계와의 소통도 강화하겠다는 다짐을 나타냈다. 장석원 교수는 김제 출신으로 전주고와 홍익대 회화과를 졸업했으며, 광주비엔날레 예술감독 등을 지냈다.

  • 문학·출판
  • 이세명
  • 2014.08.26 23:02

혼불학생문학상 장원 이제인양 '우리가 꿈꾸는 나라'

“우리도 자리에 가만히 있으라는 선내 방송을 듣고 절대 움직이지 않았거든요. 어른들 말만 들으면 구조될 줄 굳게 믿었어요. 배가 뒤집히기 전에 해경 경비함과 헬기도 봐서 구조되는 건 시간문제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시간이 가면서 그 믿음은 희박해졌어요. 차츰 줄어들던 공기처럼 말이에요.”“그랬구나. 많이 힘들었지? 나도 가슴에 총알을 맞고 죽어갈 땐 무척 아팠단다. 마침 저기 있구나.”증조할아버지가 한곳을 가리켰다. 증조할아버지와 다른 사람들과 함께 달려가고 있었다. 증조할아버지의 손엔 죽창이 꼭 쥐어져있었다. 얼마쯤 달리던 사람들이 기관총을 맞고 쓰러졌다. 그 속에 증조할아버지도 있었다. 한손으로 피가 솟는 가슴을 누른 증조할아버지는 고통에 몸부림치며 소리를 질렀다. 그러면서도 죽창은 손에서 놓지 않았다. “나라가 백성 무서운 줄 알았더라면 내가 저렇게 죽진 않았을 거다. 너도 꽃다운 나이에 이렇게 죽지 않았을 거고.” (혼불학생문학상 대상 수상작 ‘우리가 꿈꾸는 나라’ 중에서)제4회 혼불학생문학상 장원에 전주상업정보고 이제인 학생(1년)의 ‘우리가 꿈꾸는 나라’가 선정됐다. 세월호 사건에 동학농민혁명의 인물을 등장시켜 혁명의 전개과정과 사상을 소개하고, 이 시대의 아픔까지 담은 수작으로 평가 받았다. 대상 수상자인 이제인은 “많은 사람들이 잘못된 세상을 바로 잡으려다 목숨을 잃었다는 것, 그리고 그분들 때문에 세상이 조금씩 바뀌었다는 것을 잊지 않겠다”면서, “2014년 갑오년에도 세월호 사고로 많은 사람들이 목숨을 잃었지만, 이제는 사람들이 억울하게 목숨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동학농민혁명’을 주제로 한 올해 혼불학생문학상은 지난 5월부터 7월까지 3개월 동안 도내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작품을 모집, 총 37개 학교에서 1133명의 학생이 응모했다. 부안고 김성준(2년)의 ‘반발’과 전일고양영빈(2년) ‘생존’이 차상을, 군산고 강건해(3년)의 ‘끝나지 않은 싸움’과 전북여고 안지민(1년)의 ‘아버지’, 동암고 이동호(3년)‘별의 다리’, 전주여고 차지민(3년)의 ‘녹두몽’, 부안고 최해찬(2년)의 ‘풀꽃 반지>’ 차하를 수상하는 등 총 42명의 학생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우수교사상은 김동규(전주여고), 노애란(부안고), 정민섭(전북여고) 교사가 수상했다. 대상과 차상 수상자에게 전북도교육감상과 각각 200만원과 100만원이 수여되는 등 모두 1000만원의 장학금이 전달된다. 심사는 박태건·문병학·문신·김전경 시인과 김선경·서철원·이병천 소설가, 박예분 아동문학가, 최기우 극작가 등 16명의 문학인들이 맡았다. 이병천 심사위원장은 “올해는 단편소설·희곡·시나리오 등 문학작품의 체계를 갖춘 작품들이 많이 출품됐으며, 오랜 시간의 공력이 들어간 작품들도 눈에 띄었다”면서 “고등학생들이 동학농민혁명에 대해 스스로 탐구하는 시간을 가진 것만으로도 혼불학생문학상은 특별한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전주문화방송이 주최하고 혼불기념사업회와 최명희문학관이 주관한 혼불학생문학상은 <혼불>의 작가 최명희 선생의 문학정신을 함양시키기 위해 도내 고교생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공모전. 그동안 ‘새만금’과 ‘전라도 사투리’, ‘전라북도 사랑이야기’등 매년 전북도 문화콘텐츠 중 하나를 주제로 선택해 진행해왔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8.25 23:02

질퍽하게 묻어나오는 해학 속 부조리한 사회 날카로운 비판

딱 맞고 가뿐한 옷을 입은 듯 군더더기 없이 칼을 휘드르는 그는 역시 고수였다. 그는 이번 시집에서도 누구 시인지 이름 없어도 대번에 알아볼 수 있을 예의 특출한 검법으로 독자를 사로잡는 휘황한 검광을 뿌리고 있다.조기호 시인의 새 시집 <그 긴 여름의 이명과 귀머거리>에 붙인 평론가 호병탁 시인의 평이다. 인간과문학사(발행인 서정환)가 조 시인의 이번 시집을 빛나는 시 100인선21번째로 선택했다.시력 60여 년 동안 1000편이 넘는 전통 서정시를 써온 조 시인은 그동안 16권의 시집을 냈으며, 1권의 시집을 이번에 더 보탰다.시가 삼백이면 옳지 못한 생각이 없다는 말이 있지만, 조 시인은 이미 이를 넘어서 어떤 경지에 이르고 있는 것 같다. 이제 그가 자연에서 낚아채 우리에게 내미는 서정은 금산사에 만개한 벚꽃처럼 절정에 치닫고 있다.시집에 담긴 귀신사 남근석을 분석한 호병탁 시인의 찬사가 이렇게 이어졌다.혼돈의 세월천년 학하늘 우는 소리곁전주성동화잿배기마을 우화등 7부에 걸쳐 99편의 시편마다 시인 특유의 해학이 질퍽하게 묻어난다. 서민들의 애환을 짠한 눈길로, 그렇게 만든 사회를 향해 날카로운 시선도 만날 수 있다. 아파트의 아침, 생일빵, 아침 출근길, 술안주 등과 같은 주변의 일상이 소재가 되기도 하고, 전봉준 장군이 체포됐던 피노리 등 역사적 장소와 석정 시인눈먼쟁이 진동규 등 인물이 시로 형상화 되기도 했다.시인은 옛날 같으면 나이 열일곱에 호패를 차고 시집도 갈 나이인데 이 녀석이 자꾸만 늙어지려 한다. 내가 사는 일은 내 시가 자울자울 졸지 않고 늙은 시 안 되도록 깨우는 것이다는 간단한 인사로 시에 대한 식지않는 열정을 드러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8.22 23:02

전북대 'SSK 개인기록연구실' 〈압축근대와 농촌사회〉개인기록 통해 본 '압축성장'의 현대사

20세기 중반 이후 한국을 비롯한 동아시아 여러 나라들은 매우 큰 폭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하였다. 동아시아의 이처럼 유례없는 압축 성장은 당연히 세계적으로 학술적, 정책적 관심의 대상이 되어, 그 원인에 대한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그간의 연구 성과를 아주 간단하게 요약하면, 압축 성장의 핵심 동력은 국가에 있다. 즉 서구사회와 달리 이미 강력하게 구축되어 있었던 국가의 관료기구, 대중과 시장을 설득하고 동원할 수 있었던 국가의 능력, 국가 관료의 근대적 마인드 등이 동아시아의 빠른 성장을 가능하게 한 주요 요인이라는 것이다.전북대학교 SSK 개인기록연구실 연구팀이 주목하고 있는 연구의 주제는 동아시아의 압축 성장이 개인, 마을 공동체, 지역사회에서 드러나는 양상이다. 예를 들면 국가에 의해 계획된 근대화 정책이 구체적인 현장, 즉 지역사회, 마을, 그리고 마을 주민과 어떤 방식으로 만나게 되는가, 주민들은 근대화 정책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떻게 해석하는가, 그리고 지역사회의 단위에서 국가(정책)과 마을(주민)의 만남이 어떤 결과를 만들어내는가 하는 것이 우리 연구팀의 주요 관심이다. 이것은 동아시아의 경제성장에 대한 그 동안의 연구들과는 관점과 방법론에서 뚜렷한 차이를 지닌다. 주로 거시 지표를 중심으로 전체 사회의 성장과 변화를 추적하는 기존의 연구와 달리, 우리 연구팀은 거시 지표에서는 드러나지 않는 작은 사람들의 삶 속에서의 변화를 들여다본다. 그 자그마한 생활세계 속에서 비로소 지역사회와 마을 공동체 내에서 진행된 구체적인 근대 경험이 모습을 드러낼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이 주목한 자료는 개인기록, 특히 한 개인이 스스로의 생활을 기록한 일기이다. 일기는 한 개인이 자신의 경험과 생각들을 적어놓은 사적인 기록이다. 그러나 일기를 쓰는 개인의 경험과 생각들은 자신이 속한 사회문화적 환경 속에서 이루어지고 형성된다. 따라서 일기는 한 개인이 보고 듣고 느낀 바를 통해서 과거의 역사적 사건이나 사실들을, 당시의 시공간적 상황에서 가장 생생하게 복원할 수 있는 중요한 사회적 자원이다. 조금 개념적으로 정리하면 일기는 변화하는 사회와 문화 속에서 개인의 물질적, 사회문화적, 정신적 위치 정보를 담고 있기 때문에, 전체 사회 또는 민족국가 수준의 사회변동과 지역사회 및 공동체 수준의 변동 사이의 상호작용 과정을 개인의 경험을 통해 보여준다. 또한 일기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시간 순서로 정리한 시계열 자료이다(어떤 공식자료도 하루 단위로 수십 년간의 역사를 기록하지는 않는다). 즉 일기는 총체적이고 역사적이며 현장적이고 구체적이다.지난 3년간 우리는 임실군 신평면의 한 농민, 최내우(1923-1994)의 일기(〈창평일기〉)를 해독, 입력, 해제, 출판하면서 보냈다(전북대출판문화원, 이정덕 외) 〈창평일기〉는 1969년부터 1994년까지 약 26년 동안의 일상을 하루도 빠짐없이 기록한 놀라운 기록이었다. 일기 속에는 개인, 가족, 마을공동체 세계가 고스란히 담겨있다.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그들이 경험하는 국가와 시장, 문명, 도시, 이념 등이 세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즉 일기 속의 세계는 개인과 마을이 접촉하고, 수용, 적응, 대응하는 근대, 즉 해석된 근대의 세계이다. 이 책은 연구팀이 3년 동안 현대 지역사의 자료창고인 일기 분석을 통해 얻어낸 결과를 묶은 첫 번째 성과물이다. 책은 크게 2부로 나뉘어 있다. 1부는 일기를 비롯한 개인기록에 접근하는 연구팀의 시각과 연구방법을 정리하였다. 그리고 2부에서는 〈창평일기〉의 내용을 통해서 한국사회의 압축근대와 지역사회 및 주민 생활의 변화를 분석한 글들을 모아 실었다. 이 책을 통해서 일기 속의 세계에서 발견되는 지역 현대사가 현대 한국사회의 성장과정과 어떻게 다른지, 또 어떻게 결합되어 있는지를 소소하게 발견해가는 즐거움이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국가의 제도와 법률 너머에서 마을사회만의 질서와 윤리가 작동하고 있음을 발견하고, 국가가 권장하는 농업 기계화, 신품종 및 새로운 농업기술에 직면한 농민들의 인식과 수용태도를 확인하는 것도 새롭다. 또한 국가의 거대한 개발정책이 마을주민을 어떻게 설득해서 추진해 가는지, 주민들은 또 이것을 어떻게 해석하고 대응하는지를 살펴볼 수도 있다.서구의 한 역사학자에 의하면, 개인기록은 그동안 역사학과 사회과학에서 간과되었던 작은 사회변동이 보다 근본적인 변동을 이끌어내는 방식을 이해하는 데 유용한 자료이다. 이 말은 공식적인 역사에 자신들의 목소리를 담지 못했던 평범한 사람들의 삶이 전체사회의 큰 역사와 연결되어 있고, 결국 평범한 사람들에 의해 역사는 만들어지는 것이라는 뜻으로 이해할 수 있다. 이 책은 이러한 인식에 기초한 지역 현대사 분석의 한 매듭이면서, 향후 보다 다양한 자료들 간의 비교를 통해 시간적, 공간적으로 확장된 범위에서의 비교분석을 시작하기 위한 출발점이기도 하다.△필자 이성호 씨는 전북대 SSK개인기록연구실 전임연구원으로 재직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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