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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박물관 유물정보, 93%까지 공개

현재 3.5% 수준에 머무는 국립박물관의 유물정보 공개율이 2017년까지 92.8%로 높아진다.문화체육관광부는 20일 국립박물관과 국공립대학 및 사립대학 박물관이 관리하는 국가유물정보와 관련해 ‘국가유물정보서비스 선진화’ 추진계획을 발표했다.우선 3.5% 수준인 국립박물관의 대국민 유물정보 공개율을 2017년까지 92.8% 선으로 향상시키기로 했다.문체부는 “이는 기존의 국가유물정보에 대한 인식을 관리 중심에서 공개·활용 중심으로 전환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고고, 회화, 자기 중심의 유물 정보 관리체계를 넘어 민속사와 자연사까지 망라하는 표준유물 관리체계를 확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립중앙박물관을 중심으로 모든 국공립 대학과 사립대학 박물관이 참여하는 ‘국가유물표준화위원회’를 상설화하기로 했다.아울러 국가유물정보 관리표준(안)을 제정하고 표준유물관리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통합해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도록 추진할 예정이다.동시에 유물 정보를 산업적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산업과 민간에서 활용률이 높은 유물 정보를 중심으로 순차적으로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국가문화유물 데이터베이스 구축 가이드도 제정할 계획이다. 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1.21 23:02

알기쉽게 풀어낸 역사·정의, 김재영 전북대 교수 〈조선의 옥사〉·〈세상사람들의 정의 이야기〉

김재영 전북대 명예교수(정치학)가 <조선의 옥사, 바로알기>와 <세상 사람들의 정의 이야기>를 연달아 펴냈다(한국학술정보).<조선의 옥사~>는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과장하고 왜곡한 옥사(獄事)들을 재조명했다. 저자는 “왕들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총애하던 대신이나 그들의 가족조차도 아무런 기준 없이 살해했고, 역사가들은 이런 사실들을 자신의 시각에서 혹은 과장하고, 혹은 왜곡했다”며, “그 후 작가들도 대개 그대로 받아들여 무고하게 죽은 자들의 억울함을 풀 길이 더욱 멀어졌다”고 집필 배경을 설명했다.즉, 조선의 옥사에서 신원되지 못한 자들에 관한 변명과 그 의미를 분석하는 데 중점을 뒀다. 억울한 옥사가 많았던 정권 초기와 사화, 당쟁을 중심으로 청소년을 포함해 독자들이 알기 쉽게 엮었다.태조의 왕씨 수장, 태종의 척신 척결, 세종 선정의 빛과 그림자, 세조대의 여인들, 성종비 윤씨의 원혼, 갑자사화, 중종일가의 사람 죽이기, 을사사화, 기축년의 무옥 등 9장으로 구성됐다.<세상 사람들의~>는 ‘정의’가 과연 무엇이며, 왜 필요한지 동서고금의 사례로 보여주고 있다. 성서의 정의·고조선의 8조 법금 등 고대사회의 정의관에서 부터 소피스트·소크라테스·아리스토텔레스·플라톤의 정의론·공자의 인(仁)사상, 스콜라철학의 정의, 마키아벨리의 실질적 정의론, 루소의 사회계약론, 정주자의 성리학, 사회주의 정의론, 한국의 자연관 등을 통해 저자는 정의의 역사적 내력을 추적했다. 또 한국사회 공존의 틀을 위협하는 문제들을 짚은 저자는 정의의 실현 조건으로 ‘더불어 사는 지혜’를 제시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7 23:02

아동문학가 안도 씨 평론집 〈동심〉동화·동시 나아갈 방향 제시 '눈길'

“피카소는 동심을 가꾸는 데 40년이 걸렸다면서 가장 지혜로운 삶은 동심으로 살아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런데 일부 사람들은 아직도 동심이라 하면 유년의 유치한 생각이나 설익은 행동 그 자체를 동심으로 여긴다. 그래서 심지어는 아동문학인들과 아동문학 자체를 시피보는 경향이 있다.”아동문학가 안도씨는 “아동문학은 신변잡기나 쓰고, 현학적 시어들을 과시하는 문학과는 거리를 둬야 한다”고 분명히 선을 긋는다. 초벌로 구워낸 문학에 동심으로 정제된 유약을 바르고 태어나는 게 아동문학이란다. 그래서 아동문학을 하고 있는 기성작가나 아동문학을 하겠다는 지망생들은‘동심과 아동문학의 관계’를 연구하고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충고한다.그가 아동문학 평론집 <동심 童心>을 낸 배경이다(신아출판사). 저자는 이 책에서 아동문학에 대한 잘못된 통념을 지적하고, 동화·동시의 나아갈 방향을 제시했다.동화와 관련, 그는 ‘스토리텔링의 요리사’가 되라고 주문했다. 뻔한 스토리가 아닌 진솔한 스토리를, 재미를 담은 감성을, 멀티채널의 활용을, 독자의 공감을 형성하는 피드백을 역설했다. 또 판타지는 동화의 씨앗인 만큼 건강한 판타지 동화의 개척이 필요하고, 그리스·로마 신화와 같은 서양 신화에 길들여진 우리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찾아줘야 한다고 보았다. 또 동시의 소재로 자연·가족·이웃·체험·추억·아이들의 심리·아이들의 눈과 세상의 모든 것에서 어떻게 만나야 할 지, ‘가슴속의 동시 끄집어내기’‘영혼이 담긴 동시쓰기’에 대해 구체적 사례를 들어 설명했다. 저자가 2011년부터 1년 6개월간 교통방송을 통해 소개했던 전북문학 이야기도 수록했다. 심재기·김계식·정군수·소재호 시인과 서정환 신아출판사 대표를 조명했다.해방공간의 신석정 동요 ‘함박눈’, 아동문학가 윤이현의 동시 세계, 전북대 교수로 정년 퇴임한 후 늦깎이로 동시 부문에 등단한 유응교의 동시세계, 동화작가 양봉선의 <동화로 만나는 중국신화>에 대한 평설을 통해 전북 아동문학의 어제와 오늘을 읽게 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7 23:02

[15. 망부(亡夫)의 한 상사별곡(相思別曲)-상] 사별한 남편 연모하는 규방가사

상사별곡은 규방(閨房)가사이다. 내방(內房)가사, 부녀가사라고도 명명된 이런 가사들은 여탄형(女嘆型)이 주종을 이루지만, 이 외에 계녀(誡女)형, 야유(野遊)형, 기행(紀行)형 등의 유형으로도 대별된다. 특히 상사별곡이라는 명칭의 규방가사들이 많고 필사과정에서 조금씩 변이된 이본(異本)성의 가사들이 있기도 하지만, 이 작품처럼 전혀 별개의 상사별곡들도 많다. 이 가사는 필자에게 수강을 했던 익산군 함열읍 석매리에 사는 정대위 군으로부터 영인하여 받은 것으로 증조모가 소장해 오던 것인데 작자는 확실치 않다고 했다.규방가사의 창작과 수용, 향유의 분포가 영남에 국한 되었다고 보는 견해가 지배적인데, 이 상사별곡은 전북 완주군 봉동면에서 발견된 홍규권장가와 더불어 호남의 규방가사라는 점에서 큰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사용된 어휘가 전라방언이 많고, 특히 ㄱ의 ㅈ화 구개음화현상이 뚜렷하며 ㅎ 도 ㅅ이나 ㅆ 으로 바뀌는 음운변화를 보더라도 그렇다. 본문 중 한국충신 손중낭께 전하야다고라는 가사구로 보아 창작한 시기는 서기 1897년 광무 1년 이후일 것으로 보인다. 이 해는 고종 34년으로 그해 10월 일제에 의해 황제즉위식을 갖고 국호를 대한제국이라 했기 때문이다. 이 가사는 사별한 남편에 대한 연모의 정이 곡진할 뿐만 아니라, 상사의 한을 극복하기 위한 방법으로 산천을 유람하는 기행형을 취하고 있다는데 그 특성이 있다. 조선조 여인네들에게 있어 남편이란 하늘과 같았고 또 그렇게 믿고 살아왔다. 그런 남편이 갑자기 득병하여 횡사하는 건 하늘 무너지는 슬픔이며 극복할 수 없는 괴로움이다. 더불어 뼈 속 깊이 파고드는 상사의 그리움은 치유할 길은 없는 절망이었다. 그러나 이 작품에서는 산천을 유람하면서 그러한 고독과 괴로움을 극복한다는 것으로 일관한다는 다소 허구성까지 내포하고 있다. 구성을 보면 여자로 태어나 부덕을 닦은 숙녀로 성장한 후, 정혼에 따른 교배례(交拜禮), 초야정사와 신행(新行), 득병과 망부의 한 등 4단락으로 이루어진 상사(相思)의 정과 명산대천과 무변창해(無邊滄海) 유람, 악양루와 고소대의 승경(勝景), 봉황대와 강동의 범주(泛舟) 등 3단락의 유람기행, 1단락의 과부의 애소(哀訴)와 경계(警戒) 등 3부문으로 되어 있다. 어찌 보면 상사별곡과 기행가사 두 편을 묶어놓은 듯 보이는 이러한 구성은 조선 말기 개화하는 과정에서 이루어진 규방가사의 변이형태라 할 수 있을 것 같다.그렁저렁 성인하여 십 오 세가 당도하니옥안운발(玉顔雲髮) 고운 얼굴 만인 중에 빼어나매우리부모 이르기를당 명황 시절의 양귀비(楊貴妃)가 갱생한 듯한나라 시절의 왕소군(王昭君)이 갱생한 듯아무도 우리 천하는 우리 딸이 무쌍(無雙)이라인근 읍의 유명하기로 구혼하는 매파(媒婆)들이만수산의 구름이요영주의 호결 뫼듯 사방으로 오고갈 제우리 부모 나를 두고 이아니 고를소냐직서(直書)하기 일을 삼아 각별히 가릴 적에영웅군자 얻으려고 주사야택(晝捨夜擇) 하건마는 천생만민(天生萬民) 하올 적에 각각 짝이 있는지라하늘이 정한 배필(配匹) 인력으로 어찌할까상사별곡의 허두(虛頭)는 하늘과 땅, 해와 달이 차고 기울면서 우주만물이 생성하는 운행의 법칙 따라 각기 남자와 여자로 태어난다는 철학적 해석으로 시작된다. 주로 남자의 몸으로 태어나지 않고 여자로 태어남이 분하다는 게 아니라, 인간으로 태어남을 기뻐하는 것으로 그려졌다. 즉 남자나 여자로 태어나는 데에 초점이 있는 게 아니라, 짐승이 아닌 인간으로 태어나는 것에 오히려 관심이 더 큰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재수 교수는 남자에겐 요조숙녀가 필요하고, 여자면 군자호구가 짝이 되어야 하는데 이 양성의 화합으로만 인간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다고 하였다. 앞에서 말한 바와 같이 상사별곡에서도 이와 유사한 경향을 취하여 여자로 태어난 것을 한탄하거나 강한 불만을 토로하는 그런 일반적인 여탄류의 패턴으로 흐르지 않았다. 2, 3세에 아버지와 어머니라는 말을 배우기 시작하여 7, 8세에 이르러서 공자, 맹자, 안자, 증자의 가르침을 받고 부모에게 효도와 형제간의 우애를 익힌다. 그리고 여자의 덕목의 하나인 침선(針線)과 자수(刺繡)와 방적(紡績)을 배운 후, 나이 15세 꽃다운 나이에 들면 각별히 배필의 취택과정을 밟게 되는 순서가 상세하게 진술되고 있다. 부모의 눈에는 자신의 딸이 당나라 때 절세미인이라던 현종의 비 양귀비보다도 아름답고, 한나라 원제(元帝)의 궁녀였으나 흉노와의 친화정책으로 흉노족장에게 시집간 왕소군보다 더 예쁘고 아름답다고 비유하며 우리 천하는 우리 딸이 무쌍(無雙)이라고 기염을 토한다. 그런 보옥(寶玉)같은 딸이었기 때문에 구혼하는 매파들이 만수산에 구름이요라 자랑하지만 인간의 뜻보다 오히려 하늘의 뜻에 따라 이뤄진 운명을 어찌할 수 없다는 기박한 운명론이 바탕에 깔려 있다. 궁합을 보고 길일을 택한 후 다시 중단(中段)을 보아 각종 옥살(獄煞)을 피하도록 완벽을 기했던 혼사였지만, 종국에 가서는 그것도 무용지물이었다는 허망함을 노래한 규방여인의 한 맺힌 상사별곡이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1.17 23:02

동초제 창시 김연수 판소리 인생 조명 책 발간

현대 판소리의 양대 산맥이라 할 수 있는 동초제(東超制)의 창시자 김연수(1907~1974)의 생애와 판소리를 집중 조명한 책이 발간됐다.최동현 군산대 교수는 김기형 고려대 교수, 김석배 금오공과대 교수, 김종철 서울대 교수 등 10명의 저자와 함께 동초 김연수의 고향인 전남 고흥군의 지원을 받아 동초 김연수의 생애와 판소리를 펴냈다.이 책은 김연수의 판소리를 종합적으로 정리한 최초의 기록으로 동초의 출생에서부터 업적, 그의 예술혼을 더듬어 간다. 또 동초제 판소리 다섯바탕의 미학과 특징, 인물 형상 등을 자세하게 다루고 있다. 동초제는 여러 판소리 명창들의 소리 중 좋은 점만 골라 재탄생시킨 판소리 계파로 동편제, 서편제, 만정제, 박녹주제, 보성제 등과 함께 국내에서 세가 큰 판소리 계파 중 하나다.최 교수는 김연수의 수제자였던 오정숙은 김연수를 성스러운 분이라고까지 치켜세웠다. 반면 판소리를 음악적으로 연구한 학자 중에는 김연수의 소리를 여지없이 깎아내린 사람도 있었다면서 김연수의 판소리가 이전의 판소리와는 다를 것이라는 전제로부터 출발했다고 책을 펴낸 이유를 밝혔다.그는 김연수의 판소리는 전통적인 판소리와는 다른 목표를 가지고 만들어진 소리였다며 그는 연극적인 판소리를 지향했고, 판소리의 연극성을 극대화해 20세기 판소리의 가장 중요한 전략인 연극적인 특성에 주목했다고 말했다.최 교수의 말처럼 책 안에는 동초가 창극 운동에 평생을 바쳤다는 점을 자세하게 설명하고 있다.동초는 당대의 명창 유성준 문하에서 수중가 한판을 떼었고, 서울에 올라와 조선성악연구회에 입회, 송만갑 문하에 입문하여 흥부가와 심청가를 배웠다. 1936년에는 정정렬 문하에서 적벽가와 춘향가를 전수하면서 판소리 다섯바탕을 모두 섭렵했다.그 후 판소리 연구와 전수에 여생을 바치며 조선성악연구회 이사, 조선 창극좌 대표를 역임하고 김연수창극단과 우리 국악단을 창단해 창극 이론을 실천했다.최 교수는 김연수의 판소리를 종합적으로 수록한 책은 처음일 것이라며 그러기에 기본적인 사항만을 담았고, 이 책에 담긴 김연수에 관한 평가는 최종적인 것이아니다. 이 책을 계기로 김연수에 관한 논의가 본격화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연합뉴스

  • 문학·출판
  • 연합
  • 2014.01.16 23:02

전북문학상 시상식…서정환·김계식·이경아씨 수상

전북문인협회(회장 정군수)가 주최한 제25회 전북문학상 시상식이 11일 전주시 완산구청 대강당에서 성황리에 열렸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완주 도시사, 조배숙 전 국회의원, 선기현 전북예총회장, 허소라 전 석정문학관장, 소재호 석정문학관장, 전북문인협회 회원 등 250여 명이 찾아 수상자들을 축하했다. 제25회 전북문학상은 수필가 서정환씨와 김계식이경아 시인이 수상했으며, 수상자들은 각각 상패와 창작지원금 200만 원을 받았다. 정군수 회장은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세 분은 치열한 창작력과 사려 깊은 화합정신으로 전북문단의 발전에 큰 빛이 되는 분들이라며 앞으로도 더욱 정진하여 한국문학의 찬란한 지평을 열어가는 문인이 되시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서재균 심사위원장(아동문학가)은 심사평을 통해 많은 후보자들 가운데서도 이날 수상하게 된 수상자들은 워낙 돋보이는 문인들이었다면서 이목윤김경희안도정군수 심사위원 모두의 의견일치로 수상자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전북문학상을 수상한 순창 출신의 수필가 서정환 씨는 1970년 신아문예사와 신아출판사를 설립, 명문기업장수상을 받은 문인이면서 출판인으로, 1994년 계간 <문예연구>지 수필부문 신인상으로 수상하며 등단했다. 수필집 <황의순 추모문집> <동백꽃 사연>등이 있다. 정읍 출신의 김계식 시인은 전주교육장을 지냈다. 2002년 <창조문학>으로 등단했으며, 시선집 <자화상> 등 13권의 시집을 출간했다. 군산 출신의 이경아 시인은 초등학교 교사로 재직했으며, 1965년 성원문학상으로 등단했다. 시집 <물 위에 뜨는 바람> 등 5권을 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3 23:02

"임실은 옛부터 전략요충지였다"

육군 35사단을 받아들이면서 임실이 최근 새로운 군사도시로 부상했지만, 임실은 이미 고대부터 전략적 요충지였다. 백제와 고려를 거쳐 조선으로 이어지는 동안 임실에 14개의 산성과 13개의 봉수대가 있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임실문화원(원장 최성미)이 군산대박물관의 도움을 받아 지표조사를 토대로 발간한 <임실의 산성과 봉수>에서 산성과 봉수의 구체적 위치와 규모 등이 밝혀졌다.지표조사는 지상에 분포되어 있는 정도만 정리하여 놓았기에 완벽할 수는 없지만 이를 근거로 대대적인 발굴 조사가 이루어진다면 고대 임실의 위치를 확인할 수 있을 것입니다. 내 주위에 산재되어 있는 모든 유물유적을 알고, 알아야 잘 보존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최정미 원장은 <임실의 산성과 봉수>이 또 하나의 역사를 기록하는 것이며, 임실의 역사 문화유산에 대한 자긍심을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북도 기념물로 지정된 임실 성미산성에 대한 발굴조사만 이루어졌을 뿐 다른 산성에 대한 고고학적 조사가 미미한 실정에서 임실문화원은 2012년 군산대박물관과 지표조사 계약을 체결하고 조사를 진행했다.이번에 발간한 이 책은 그 성과물. 임실군의 역사고고학적 배경과 함께, 주변 마을 사람들을 대상으로 한 면담조사를 바탕으로 현지 조사를 통해 산성의 축조기법규모잔존 현황내부 시설들을 정리했다. 14개 산성은 성미산성 외에 관촌면 방현리신평면 대리관촌면 슬치리성수면 월평리덕치면 장암리삼계면 덕계리삼계리 2곳세심리흥곡리오수면 둔덕리 산성 등이다. 또 변방의 급한 소식을 가장 신속하게 중앙에 전달하는 통신방법인 봉수가 임실군에서 10여개소 발견됐으며, 더 많은 봉수가 조사될 가능성도 있다고 조사단은 밝혔다.임실군에 산성과 봉수가 밀집 분포된 것과 관련, 조사단은 삼국시대 때 교통의 중심지와 전략상 요충지라는 고고지리적인 요인과 관련이 깊다고 보았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0 23:02

우리 고장 큰 인물의 겨레사랑 '물씬'

사람이 세상에 나 가장 귀한 소치는 인륜이 있음으로서다. 군신 부자는 인륜의 으뜸이니 임금은 어질고 아비는 인자하고 자식은 효도하고 그런 연후에 나라를 이룩하고 능히 무량한 복록을 누리는 것이로다. (동학농민혁명 무장포고문 중에서, 1894년)국가의 성립 조재의 총괄적 기초는 무엇일까요. 종교이겠습니까. 권력이겠습니까. 정의이겠습니까. 이것이 모두 국가 존립에 관한 근본적 사실의 일부를 표징함에 불과한 것이요, 전적 근본관념을 천명할 수 없습니다. 그러므로 전적 진리를 통일하여 어떠한 국가제도에 있어서도 그 성립과 존재의 사실을 구체적으로 설명하려면 민중의 장유활동이라고 할 수 밖에 없습니다.<김병로 국가의 근본의와 민중의 자유중에서, 1932년)대개 한 지방의 성격은 그 지방의 민요에 나타나거니와, 전라도 민요의 대표적인 홍타령은 아이고 어쩔거나하는 비창한 가사와 아이고 대고 흥 성화가 났네의 후렴곡으로 맺는다. 이것은 백절불굴의 굳센 이지로서 자기의 역경을 극복해 나가겠다는 굳은 신념이 없는 까닭이다. 우리는 새해부터 굳센 의지를 갖도록 노력해야겠다.(고형곤 전라도적인 것중에서, 1960년)사단법인 전북향토문화연구회(회장 이치백)가 발행한 전라문화연구24집이 전북인 근대 명논설 20선을 특집으로 다뤘다. 여기에는 구 한말 한글전용과 의무교육 실시를 주장한 이기의 일부벽파론, 의병장 임병찬의 대마도 유배일기,의병장 이석용의 日主 睦仁에게 보내노라, 김영상의 항일단식 절명사, 이병기의 시조와 그 연구, 김상기의 동학란, 박한영의 一言訛傳害濫洪水, 김환태의 비평문학의 확립을 위하여, 하경덕의 연합군 환영사, 이영춘의 농촌위생연구소 설립 취지서, 김성수의 부통령 사퇴서, 윤제술의 민주국국 선언문, 정인승의 민족사적으로 본 조선어학회 사건, 이강오의 한국의 신흥종교, 송준호의 택리지와 이중환, 이규태의 한국인의 의식구조가 포함됐다.이치백 회장은 이들은 각계 각층에서 나라와 겨레의 발전을 위해 가장 선두에서 활동했던 우리 고장의 큰 인물들이다며, 그 명성으로나 내용에 있어서 그야말로 우리 국가를 대표할 만한 자랑스런 명논설로 우리 고장 선각자들의 겨레사랑의 정신을 새삼 느꼈다고 간행사를 통해 밝혔다. 명 논설은 1894년 동학농민혁명 때를 기점으로 삼았고, 생존인물의 글은 제외했다. 장명수 주명준 허소라 오하근 박순호 최병운 이희환 소재호 김남곤 이경재 박명규 이치백씨가 선고위원으로 참여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0 23:02

재치있는 언어로 풀어낸 로맨스 소설 〈앙트레로 시작할까요?〉

전주 출신의 우지혜 씨는 인터넷 로맨스 소설 사이트(로망띠끄)에서 꽤 유명한 ‘인사’다. 지난해 7년간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습작삼아 올린 ‘소설’이 독자들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전자책 발간으로 이어졌다. 〈여름, 찬란한 그들〉. 감독의 입장이 아닌, 팬과 배우의 관계로 배우의 외국 팬 미팅 자리에서 만나 드라마 제작을 하면서 진행되는 사랑 이야기다. 독자들의 반응과 탄탄한 글 구성력을 인정받아 전자책으로 발간한 데 이어 종이 책 발간을 앞두고 있다.이에 자신감을 가진 우 씨가 인터넷 연재소설과 별도로 장편소설 〈앙트레entree로 시작할까요?〉를 냈다(다향). 종이책 소설로는 첫 저서며, 역시 로맨스 소설이다. 매력적인 레스토랑 셰프와 위대(胃大)한 여자간 사랑 이야기다. 일상에서 펼치는 청춘남녀간 사랑의 줄다리기가 유쾌하면서도 재치 있는 언어로 전개된다. 저자는 두 소설 모두 자신의 경험담을 모티브로 삼았단다. 실제 한 남자 배우가 좋아 회사를 그만 둔 뒤 그 배우가 외국에서 팬 미팅 행사를 갖는다는 사실을 알고 그 나라로 여행을 갔으며, 그 추억을 모티브로 소설로 만들었다. “여유 있고 능력 있는 남주인공에 청순가련형의 여주인공을 등장키는 게 로맨스 소설의 정형인 데, 여주인공의 캐릭터를 똑똑하고 잘 난 쪽으로 잡아보았습니다. 정형화 된 틀을 벗어난 그런 변화 때문에 좋아들 하는 것 같습니다.”성균관대에서 유전공학을 전공한 저자는 학창시절부터 책읽고 글쓰기를 좋아했지만 이렇게 단숨에 소설책까지 낼 줄은 본인도 생각지 못했단다. 전주에서 세무사로 활동하는 우찬도 씨가 아버지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10 23:02

[14. 홍규권장가 (하)] 가난 이겨낸 조선 여인의 슬기

한심하다 이내몸이금의옥식(錦衣玉食) 쌓였을 제전곡(田穀)을 몰랐더니일조(一朝)에 빈천(貧賤)하니이대도록 되었는가이목구비 같이 있고수족이 성성하니제 힘써 치산(治産)하면어느 누가 시비하리저런 욕(辱)을 면하리라분한마음 깨쳐먹고치산범절(治産凡節) 힘쓰리라김 부자 이 부자는씨가 근본 부자리오밤낮없이 힘써 벌면낸들 아니 그러할까오색 당계(唐系) 오색실을줄줄이 자아내어 육황기 큰 베틀에필필(匹匹)이 끊어내니한림(翰林) 주서(注書) 조복(朝服)이며병사(兵使) 수사(水使) 융복(戎服)이며녹의홍상(綠衣紅裳) 처녀치장청사폭건(靑絲幅巾) 소년의복 원앙금 수(繡) 놓기와봉황단 문채(文采)놓기(중략)딸아 딸아 아기 딸아시집살이 조심하라 어미 행실 본을 받아괴똥어미 경계(警戒)하라딸아 딸아 아기 딸아어미 마음 심란하다여자의 유행(有行)에부모 형제 멀었으니 명춘(明春) 3월 봄이 되면너를 다시 만나리라나이 15세가 되자 고르고 또 골라서 강 절강의 반가(班家) 손부(孫婦)로 출가를 하게 되지만, 끼니를 이을 수 없는 가난의 극한상황에 처한다. 매파의 말이나 집안만을 보고 혼인한 경우 민요나 규방가사에서 흔히 대할 수 있는 상황이다. 가난의 어려움을 겪어보지 못한 화자는 난생 처음 배고픔의 고통이나 슬픔을 극복할 수 없는 절망에 갇혀 어찌할 바를 모르지만, 이내 슬기롭게 이를 극복하기 위한 적극적인 방편을 제시한다. 이것이 인고와 인종을 바탕으로 하여 어려운 현실을 타개해왔던 조선조 여인들에게서 찾아볼 수 있는 미덕이요, 슬기였다.이 단락에선 비단 옷과 기름진 밥을 먹으며 유복하게 살아 왔던 화자는 거친 밭곡식의 음식이 어떤 것인지 꿈에서라도 몰랐는데, 하루아침에 가난에 처한 자신을 보며 한심하다 이 내 몸이 금의(錦衣) 옥식(玉食) 쌓였을 제/ 전곡(田穀)을 몰랐더니 일조(一朝)에 빈천(貧賤)하니라며 가난의 서러움을 절절히 토해낸다. 가난의 극한상황에 처해보지 않은 사람들은 그 서러움이 어떤 것인지 알지 못하는 법이다. 그러나 작중화자는 이런 가난에 머무르거나 절망을 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이를 극복하는 방편으로 치산의 방법을 선택한다. 즉 수족(手足)이 성성하니 제 힘써 치산(治産)하면/ 어느 누가 시비(是非)하리라며 극한의 가난을 탈출하기 위한 피땀 어린 고된 살림살이를 꾸려나감으로써 집안을 일으켜 치부(致富)할 수 있다는 여장부의 모습으로 등장한다는 것이다. 베를 한 필 두필을 짜서 팔며, 관복이나 여성의 녹의홍상(綠衣紅裳) 옷 짓기, 소년의복과 노인핫옷 만들기, 원앙금침 수놓기를 하되, 낮엔 육행기(肉杏機) 베틀에서 두 필(匹)의 베를 짜고 밤엔 바느질 다섯 가지를 해서 돈을 모은다. 이 외에도 누에치기와 닭이나 개, 돼지 기르기 등 육축(六畜)짐승을 길러내어 장에 내다팔아 돈을 번다. 그리고 전답을 사들여 농사짓기로 부를 일구어서 시집온 지 10년 만에 가산이 10만에 이르는 큰 부자가 된다. 치부한 재산으로 훌륭한 스승을 모셔다가 아들 형제 잘 가르쳐서 과거에 급제시킴으로써 내외 해로(偕老) 부귀(富貴)하니 팔자도 거룩하다라 만족해한다. 시집가는 딸에게는 아름다운 부부금술과 바른 행동거지, 처신범절과 칠거지악을 조심해야하고 가산을 탕진해 거지신세를 면치 못한 괴똥어미를 언제나 경계 삼으라고 훈계하고 있다. 내 나이 쉰 살이나 남편에게 조심하기 화촉동방(華燭洞房) 첫날밤과 일분(一分)인들 다를소냐라며 지천명의 나이에도 부부는 언제나 신혼 첫날밤처럼 살아야 한다고 초심(初心)을 강조한다. 정성스런 손님맞이(接賓客)와 절약과 검소를 바탕으로 한 올바른 세간 살이 방법을 이르며 무당 같은 미신에 빠져서도 안 된다고 가르치고 있다. 그리고 다시 한 번 하루아침에 가산을 탕진하고 거지로 전락해버린 괴똥어미를 상기시키며 착하게 살면 복을 받고 음란하면 재앙이 온다는 복선화음(福善禍淫)을 경계하고 있다. 결사에 이르러 금지옥엽 같은 딸을 연이어 안타깝게 부르며 시집살이 조심하고 어미의 행실을 본받아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은 어머니는 또 한 번 괴똥어미와 같은 나태하고 허랑한 여자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시집가는 딸에게 간곡하게 호소하며 심란한 어미의 심사를 술회한다. 여자의 행실 여하에 따라 부모 형제간의 정의(情誼)가 달렸음을 경계하고 내년 봄이 되면 다시 딸을 만나기 위해 올 것이라 위로하면서 자신과 시집가는 딸의 위안의 방편으로 장형의 홍규권장가를 맺고 있다.

  • 문학·출판
  • 기고
  • 2014.01.10 23:02

소재호 신임 석정문학관장 "시인 해변학교 개설 문학토론"

“석정 선생님은 문학적으로 한국문단에 우뚝 섰을 뿐아니라 전북문단을 기름지게 만들었습니다. 석정을 기리는 것은 개인의 영예가 아니라 전북문학, 나아가 한국문학을 곧추 세우는 일입니다.”초대 허소라 시인에 이어 제2대 석정문학관 관장직을 맡은 소재호 시인(68)은 석정 시인의 전국 문학사적 위상과 이미지를 바탕으로 문학관의 외연을 넓히는 데 관심을 갖겠다고 말했다.이미 석정문학회 회장을 맡아 석정 관련 활동에 깊숙이 발을 디딘 소 시인은 고교시절(전주고) 석정으로부터 직접 수업을 받았던 제자이기도 하다. 작고한 이병훈·황길현·김민성 시인을 비롯, 허소라 전 회장·이기반·최승범·김남곤·정군수·안도 시인, 홍석영·오하근 원광대 명예교수 등이 석정 선생과 직간접적으로 연결된 전북의 대표적 문인들이다.“석정문학회에서 발간하는 문학지에 게재할 원고를 청탁하면 전국 각지의 문인들이 기꺼운 마음으로 응해줍니다. 석정의 문학적 위상을 말해주는 것이죠. 석박사 학위 논문과 문학평론으로 석정 선생의 시가 지금도 연구되고 새롭게 조명될 만큼 석정이 남긴 문학적 발자취는 넓고 깊습니다.” 석정 시가 이미지적으로도 현대시의 흐름에 빛을 바래지 않으며, 세류에 영합하지 않은 선비 정신·민족정신을 고스란히 보여준다는 점에서 추앙받는다고 설명했다.실제 지난해 10월 한 달간 석정문학관을 찾은 방문객이 2000명에 이르는 등 문학관을 찾는 이들의 발길일 끊이지 않고 있단다. 소 관장은 이런 에너지들을 모아 부안지역의 특성을 살려 여름철 시인 해변학교를 개설해 문학기행과 토론, 심포지엄 등의 행사를 열 계획이다. 또 석정 시 달력과 작은 책자의 시집 발간을 준비중이다.석정의 대표작인 ‘촛불’의 의미를 되새길 수 있게 대형 초를 제작해 문화 상품으로 내놓을 구상도 내놓았다.소 관장은 석정문학관이 석정의 문학을 기리는 데 머무르지 않고 부안 출신 문인들을 모으고, 미술관의 역할까지 겸해 부안의 문화를 아우르는 공간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미당 문학관과 최대 고인돌 군이 있는 고창과 연계할 경우 국내 최고의 문학벨트가 될 것이란 점도 강조했다.남원 출생의 소 관장은 1984년 ‘현대시학’으로 등단, 전북문단 주간·전북문인협회장·원광문인협회장·전북예총 이사 등을 맡았다. 전주완산고 교장을 지냈다. 시집 ‘이명의 갈대’, ‘용머리 고개 대장간에는’ 등을 냈다.석정문학관은 부안읍 선은리 고택 주변 1만6870㎡(5300여평)의 부지에 들어서 있다.‘촛불’을 비롯한 석정의 5개 대표시집과 유고시집, 친필원고, 생활유품 등이 상설전시실에 전시되고 있으며, 서한·도서 등 5000여점의 유물이 보관된 수장고, 시비(詩碑)가 설치된 시비 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07 23:02

2014 전북일보 신춘문예 당선자들 뒷 이야기

문학인의 등용문인 신춘문예는 우리 사회의 자화상이기도 하다. 수 천편의 응모작 속에는 다양한 사회 군상과 삶의 애환들이 담겨 있다. 전북일보 2014년 신춘문예에 접수된 1400여편의 작품들 중에도 정치적 혼란, 분단 상황, 소외계층의 힘든 생활, 경제적 모순, 왕따 문제, 가족의 해체, 사회부조리 등의 문제들이 시와 소설수필 등으로 분출됐다.참여자들은 초등학교 어린이부터 80대 노인까지, 국내뿐 아니라 미국캐나다오스트레일리아 등 해외에서도 본보 신춘문예에 관심을 보였다. 습작으로 재미삼아 신문사 여기저기에 제출한 사례도 있고, 매년 단골손님으로 내는 응모자도 있다. 당선 연락이 되지 않을까봐 외국에 나갔을 때 연락처를 알려주려는 응모자, 외국 거주 응모자를 대신해 연락처를 남긴 국내 친지 등은 당선에 대한 믿음과 기대를 가진 경우다. 예선과 본선 심사위원들의 심사평을 종합하면 올 본보 신춘문예 본선에 오른 작품들의 경우 대체로 수준급이었으며, 특히 당선작으로 뽑힌 당선 작가들에 대한 앞으로 활동에 큰 기대를 걸었다. 본보 당선자 4개 부문에서 시와 동화 부문은 20대에서, 수필과 소설은 40대에서 당선자가 배출됐다. 나이 든 당선자가 많았던 때에 비해 극적이지는 않지만, 당선되기까지 뒷이야기와 사연이 많은 것은 마찬가지다. 시 당선자인 노동주씨(29, 김제)는 전주교대를 졸업하고 현재 김제 진봉초등학교 교사로 재직중이다. 대학시절 문학동아리에서 활동하던 그의 재능은 동아리 선배들이 먼저 알아보았다. 선배들이 용돈을 모아 본격적인 시 공부를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단다. 2010년 본보 신춘문예 본선에 오른 적도 있으며, 3번 도전 끝에 당선의 영예를 안았다. 군대에 있는 동안 공백이 오히려 에너지를 응축하는 계기가 된 것 같다고 할 만큼 신춘문예를 앞두고 집중적으로 시를 썼다. 당선작인 시소가 있는 풍경역시 시가 잘 안돼 학교 교무실에 앉아 밖을 바라보다 영감을 얻어 응모 이틀 전에야 완성시킨 작품이란다. 시를 건축물에 비유해 기둥을 손질하면 모든 얼개를 다시 짜야 하듯 퇴고 과정이 가장 어렵다고 했다.수필 당선자인 한경희씨(43, 김제)는 원광대 사회복지학과와 군산대 영문과 대학원을 졸업했으며, 인터넷신문 시민기자로 활동했다. 수필에 본격적으로 입문한 것은 2년 전 원광대 평생교육원에 적을 두면서부터며, 방송문화진흥원 주최 방송비평상, 홍천문인협회 주최 해가람여성문예공모전 '큰상'을 받은 경력을 갖고 있다. 한씨는 삶에 회의가 들거나 의미를 찾지 못하는 사람들이 삶의 의미를 찾는 과정으로 수필을 접했으면 좋겠다고 했다. 노년 혹은 퇴직자들도 수필을 통해 자신의 삶을 성찰할 수 있을 것이라고 수필예찬을 곁들였다.개인적으로는 기존의 수필 형식을 고집하지 않고 다양한 시도를 해보고 싶단다. 기성 문단에서 부정적으로 볼 수 있겠지만, 시 혹은 소설을 접목시키는 작업이 그 예다. 당선 소식이 준비운동을 채 끝내기 전에 울린 마라톤 출발 신호 같았다는 소감으로 더 많이 공부하겠다는 각오다. 동화 당선자 김정미씨(29)는 제주도에서 대학까지 졸업한 후, 현재 서울에서 사보기자 프리랜서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본보 신춘문예와 함께 연말 〈어린이동산〉잡지에 중편 동화가 뽑히는 겹경사를 맞았다. 전북과는 특별한 인연이 없지만, 사랑의열매사보 취재차 전북을 방문해 좋은 이미지를 갖고 있단다.어려서부터 글짓기대회를 휩쓸었던 그는 동화가 좋아 직장을 접고 2년 전부터 동화 공부를 본격적으로 시작했다. 사보 기자는 생업이며, 동화를 쓸 때 참 즐겁고 행복하단다. 무난하게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생각했는데 동화를 쓰면서 어린 시절 상처를 문득 발견하고 치유받기도 한다고 동화의 매력을 설명했다. 아직 미혼인 그는 멀리 보고 결혼 후 자녀에게 들려줄 수 있는 좋은 작품들을 쓰고 싶다고.소설 당선자 고동현씨(44, 경기 화성)는 성균관대 산업공학과 출신으로, 대학시절 문학동아리 활동을 하며 소설가의 꿈을 키웠다. 그 꿈을 향해 본격적으로 나선 것은 7년 전 자신이 다니던 한국까르푸가 한국에서 철수한 게 계기가 됐다. 소설탄생동인 모임에서 활동하며 전업 작가의 길을 모색했으나 문단과 현실의 벽 앞에 힘든 시절을 겪었다. 그는 그 과정을 자신과의 싸움이라고 했다. 2편의 장편소설과 1편의 중편, 20여편의 단편소설을 습작하는 과정이 그의 문학적 역량을 키웠다. 철도문학상 수상과 대한민국 디지털작가상을 수상하면서 그 가능성을 열었다. 그의 소설에는 아프거나 소외받고 상처받은 사람들이 많이 등장한다. 앞으로 카프카의 소설처럼 환상과 현실의 경계 사이에서 고민하고 삶의 본질을 묻는 글들을 쓰고 싶다고 했다.본보 신춘문예 시상식은 15일 오후 2시 본사 7층 회의실에서 열릴 예정이다.

  • 문학·출판
  • 김원용
  • 2014.01.03 23:02

문학평론가 이경호 에세이집 〈사랑의 황금률〉

국내에서 한 해에 시상하는 문학상은 어림잡아도 수백 개에 이른다. ‘동인문학상’이나 ‘이상문학상’처럼 유명 언론사나 문예지에서 제정한 문학상도 있고 문학 동호인들끼리만 조촐하게 수상자를 선정해 서로에게 알리는 문학상도 존재한다.지방자치제가 시행되면서 문학상은 더 늘어나는 추세다. 지역의 발전을 도모하려면 문화행사에 대한 투자가 필요하다는 취지로 해당 지역 출신 문인을 기리는 문학상이 활발하게 제정되고 있는 것이다.문인들의 처지를 감안하면 등단의 기회를 제공하고 개개인의 문학적 성취를 대내외에 알리는 역할을 하는 이런 문학상이 많으면 많을수록 좋을 것 같지만, 문학평론가 이경호 씨는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는 문학상에 유감을 표한다.이씨는 에세이집 〈사랑의 황금률〉에서 그 많은 문학상이 제각기 독특한 위상과 역할을 감당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황금알).문학상의 내실보다는 명분을 앞세우기에 급급해서 빚어진 결과라고 그는 지적했다.이씨는 무엇보다도 각각의 문학상이 자기만의 색깔을 갖춰야 한다고 주장했다.특히 작고 문인의 유업을 기리는 취지에서 문학상이 제정된 경우에는 작고 문인의 문학관을 계승하거나 그것과 유사한 문학 작업을 선보이는 작품들 속에서 수상작을 선정해야 한다고 했다.“문학의 다양한 가치를 보존하고 발전시키는 일에 ‘소월문학상’과 ‘김수영문학상’의 역할이 구분되지 않는다면 구태여 두 가지 문학상이 함께 존재할 이유가 없다. (중략) 이러한 유명무실의 결과가 어쩌면 문학에 대한 관심의 위축과 결부된 것 같아서 마음은 더욱 착잡하기만 하다.”(60~61쪽)이씨는 문인 지망생들에게 등단을 미끼로 금품 헌납과 같은 뒷거래를 알선하는 ‘등단 뚜쟁이’, 편협한 기준 또는 상업적인 목적을 위해 작가들의 작품을 평가해주거나 홍보해주는 역할을 하는 문학평론가 등 문학 현장의 어두운 현실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는다.더불어 우리 문학계의 그릇된 ‘청탁과 투고’ 관행이 창작의 열정과 능력을 갖춘 문인들에게 돌아갈 기회를 앗아가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꼬집는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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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합
  • 2014.01.03 23:02

[13. 홍규권장가] 혹독한 시집살이 이겨낸 여인의 미덕

이 가사는 전북 완주 봉동에서 살아온 소두영 씨의 부인인 광산김씨가 소장해 오던 규방가사를 전북대의 김준영 교수가 수집한 것으로 자신이 1983년에 편찬한 <고전문학집성>에 소개한 가사작품이다. 그는 김씨 부인의 말에 따라 시집오기 전 익산 왕궁에서 외조부가 홍규권정가를 필사해주었다고 그 내력을 밝히고 있지만 작자는 미상이다. 그러나 이 작품은 김익주의 손녀라는 구체적 진술과 배행(陪行) 온 오라비조차 돌아가자 할 정도로 어려운 시집살이 등이 괴똥어미전과 너무도 혹사한 규방가사로 복선화음가(福善禍淫歌)와도 상통된 부분이 많은 부녀가사이다. 복선화음가는 조선조 말 김한림의 종손 부인이 지은 규방가사로 이 홍규권장가와도 유사한 작품이다.규방(閨房)가사는 내방(內房)가사, 부녀가사 등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주로 시집가는 딸에게 어머니가 자기 친정의 문벌이나 혼전생활을 말하고 출가한 시가의 어려운 가정형편 속에서도 자신의 처신, 치산(治産), 태교, 교육 등을 훈계하는 것을 목적으로 창작 유전되어 온 여류작품이다. 주로 부부생활과 시부모 모시기(事舅姑), 제사보시기(奉祭祀), 손님접대(接賓客), 태교, 육아, 교육, 치산(治山), 행동거지(行身), 항심(恒心) 등을 중요덕목으로 삼고 있어 현대여성들에게도 귀감이 될 만한 온고지신의 귀중한 자료라 할 수 있다. 이러한 가사들은 주로 여성을 가르치기 위한 계녀(誡女)형이 주종을 이루고 있지만, 과부가 되어 독수공방의 외로움을 한탄한 상사형(相思型), 화전놀이 같은 야유형(野遊型), 남편을 따라 바깥세상을 유람하는 기행형 등으로 대별된다. 본디 규방가사는 국문학계에선 영남지방 양반가에서 시작되고 분포된 문학장르로 알려져 왔지만, 호남에서도 창작, 유전되고 있는 작품들이 근년에 발굴됨에 따라 그러한 주장만을 인정하기 어렵게 되었다. 김준영 교수의 홍규권장가를 비롯해 필자가 졸저 옛시 옛노래의 이해(2008)에 소개한 고창 지역의 상사별곡(相思別曲), 동명이작(同名異作)의 치산가(治産歌) 1, 2가 그것이다. 어화 세상 사람들아 이 내 말씀 들어 보오 불행하다 이 내 몸이 여자가 되어나서김익주의 손녀 되어 반벌(班閥)도 좋거니와금옥(金玉)같이 귀히 길러 오륙 세 자란 후에 여공(女工)을 배워내니 재주도 비범하다월하(月下)에 수(繡)놓기는 항아(姮娥)의 수법(手法)이오월지예의 깁 짜기는 직녀(織女)의 솜씨로다 (중략)백화(百花)방초(芳草) 화원상(花園上)에 춘경(春景)도 구경하고청풍명월 옥규(玉閨)중에 달빛도 구경하고신신(新新)별미 다담상(茶啖床)도 입맛 없어 못 다 먹고 원앙금침 홍규 중에 책자도 구경하고세시(歲時)복랍(伏臘) 좋은 때에 쌍륙(雙六)도 던져보고설앙 옥비 시비(侍婢)들과 투호(投壺)도 던져보고즐거이 지내더니 십 오세라 연광(年光)차니고르고 다시 골라 강호(江湖)에 출가하니가산(家産)이 영체(零替)하여 수간두옥(數間斗屋) 청강상에사벽(四壁)이 공허하니 우린들 있을 손가 홍규권장가는 모두 252행 504구의 장형 규방가사이다. 서사와 본사 결사의 3단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서사엔 여자로 태어난 한 많은 자신의 삶의 사연을 들어 보고 후세에 경계삼기를 바라는 내용으로 되어 있다. 방년 15세가 될 때까지 반벌(班閥) 좋은 김익주의 손녀로 태어나서 금옥같이 귀하게 자라나서 오륙 세에 수놓기와 비단 짜기를 배우기 시작하였다. 10세에 열녀전과 효경편(孝經編)을 익히니 행동거지와 처신범절을 칭찬하지 않는 자가 없는 아름다운 규수, 즉 어엿한 아름다운 아가씨인 홍규(紅閨)로 성장함을 발단으로 하였다. 비단 옷과 좋은 음식이 많으니 굶주림을 어찌 알며, 온갖 꽃들이 가득한 화원에서 봄날을 마음껏 즐기고, 청풍명월 아름다운 규방에서 달빛을 맞으며 그림처럼 아름답게 살아가는 규방여인의 모습이 더욱 선연하다. 새롭고 맛있는 다담상(茶啖床)도 맛보고 원앙 비단금침 규수 방에서 서책도 읽어가며 섣달 제야엔 쌍륙(雙六)도 던지며 즐긴다. 설앙과 옥비같은 계집종들과 투호(投壺)도 던져가며 즐거이 보내다보니 어언 15세 성년이 되어 출가할 때가 당도했다는 것이다. 친정의 부모들이 고르고 또 골라서 출가하여 반벌좋은 강절강의 손부가 됐지만 시가는 한 두간 밖에 안 되는 가난하고 초라한 집이었다. 배행(陪行) 온 오라비조차 눈물을 흘리며 되돌아가자고 했으나, 누이동생은 마땅히 남편을 좇아야 한다는 여자의 운명적인 삼종지의(三從之義)를 말하며 그건 오라비의 실언(失言)이라 강변(强辯)하는 아름다운 여인의 미덕이 이 작품 내면에 흘러내린다. △전일환 교수 한국문학의 원천, 전북문학의 미학기획칼럼을 새해부터 매주 금요일 책과 세상면으로 옮겨 연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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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4.01.03 2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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